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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파업 직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노사가 본교섭을 시작한 지 156일 만에 사상 초유의 반도체 파업 위기를 일단 넘긴 것이다. 최대 쟁점이었던 적자 사업부 성과급은 1년간 수억 원대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20일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열린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에 서명하고 손을 맞잡았다. 21일 예고된 파업을 보류하기로 했다. 두 차례에 걸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이 결렬되며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가 파업일을 1시간여 앞두고 합의에 이른 것이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총파업을 유보하고 조합원 찬반 투표를 22일부터 27일까지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 측 대표인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은 “잠정합의가 상생의 노사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최 위원장과 손을 맞잡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노사가 대화로 해결했다는 것이 K의 저력을 보여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막판까지 협상의 뇌관이었던 반도체(DS) 내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은 연간 30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1년 동안 상한선 없이 지급하기로 했다. 메모리뿐 아니라 적자를 본 비메모리 사업부도 1년간 수억 원대 성과급을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이듬해부터는 반도체 전체(공통) 40%, 사업부별 60%로 성과별 차등을 주기로 했다. 또 10년간 노사가 합의한 최소 영업이익을 뛰어넘으면 총영업이익의 12%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기로 했다. 다만 세후 전액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로 주기로 했다. 또 상생협력기금을 노사공동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협렵업체 지원 프로그램 등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잠정 합의안은 재직 노조원 과반의 지지를 받으면 2026년도 임금협약으로 확정된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의 극적 타결에는 정부 측 적극 중재가 주효했다. 초유의 반도체 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해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거기에도 적정한 선이 있지 않느냐”고 밝혔고 이후 노사 교섭이 재개됐다. 노사 합의 이후 청와대는 “국가와 국민 모두를 위한 노사의 대승적 결단에 감사하다”며 “끝까지 중재에 임해준 노동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수원=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일인 21일을 한 시간 앞두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사상 초유의 반도체 생산 셧다운 위기를 피했다. 18일부터 50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20일 오전 한때 교섭 불성립으로 파국 위기를 맞았으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긴급 중재로 재개된 심야 교섭에서 접점을 찾았다. 156일간 이어진 노사의 벼랑 끝 대치는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폭발한 사내 ‘노노(勞勞) 갈등’은 조직 문화에 무거운 상흔을 예고하고 있다.● 막판 진통 끝 한 발씩 양보노사는 20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자율교섭에서 이번 사태의 최대 뇌관이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非)메모리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배분을 두고 팽팽한 진통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특별경영성과급 배분 방식은 ‘공통 부문 40%, 사업부 60%’다. 반도체(DS) 부문 총재원 중 40%는 소속 부서의 실적(흑자·적자)과 무관하게 전 직원이 평등하게 나누는 ‘기본급’ 성격의 몫이며, 나머지 60%는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철저히 차등 지급하는 몫이다. 다만, 적자 사업부인 비메모리에 대해서는 2027년부터는 공통 부문 몫의 60%까지만 제한적으로 지급받도록 상한선이 씌워졌다. 올해 300조 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초호황 성과를 전체 반도체 부문 모두가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적자 사업부에 왜 성과급을 주냐고 할 수 있지만, 메모리 파운드리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이고, 이들에 대해 동기부여를 주는 데 다행히 회사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간 관심을 모았던 성과급 재원 규모는 ‘영업이익 12%(기존 성과급 1.5%+특별경영성과급 10.5%)’로 타협했다. 노조(15%)와 사측(10%)이 기존 주장에서 한 발씩 물러선 것이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최소 영업이익 요건을 달성할 때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은 세금을 제외하고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지급된 자사주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남은 3분의 1은 2년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특별 성과급 유지 기간은 SK하이닉스와 동일한 ‘10년간 제도화’로 매듭지었다. 또 협력업체들과의 이익 공유를 위해서 상생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도 채택됐다. 이는 노사공동이 합의해 ‘상생협력기금’ 형식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극적인 타결 직후 노·사·정과 재계는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교섭장을 빠져나온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향후 삼성전자 노사 관계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 측 대표로 나선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장(부사장) 역시 “이번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출발점이 되도록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벼랑 끝 교섭을 직접 중재한 김 장관은 이번 사태를 ‘성장통’에 비유하며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갈등을 대화로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 막판까지 살얼음판… 노조 투표는 변수잠정 합의로 21일 예정됐던 파업은 무기한 유보됐고, 노조는 22∼27일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투표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합의안은 전면 백지화된다. 이 경우 타협을 이끈 현 노조 집행부는 총사퇴나 재신임 등 거센 책임론에 직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돼 유예됐던 총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진다. 초유의 파업은 피했지만 성과급 격차에 따른 분열은 불씨로 남았다. DS 부문 위주로 협상이 전개되며 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소외감이 임계치를 넘었기 때문이다. 흑자를 유지한 스마트폰(MX) 사업부는 내년 초 역대 최저 수준의 OPI를 걱정해야 할 처지인 반면, 만년 적자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단지 DS 부문에 속했다는 이유로 억대 성과급을 보장받게 돼 반발이 극에 달했다. 이는 전례 없는 노노 갈등으로 번졌다. 초기업노조 독주에 반발한 DX 직원들은 18일 법원에 ‘임금교섭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밀실 교섭안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법정 다툼을 불사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일인 21일을 한 시간 앞두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사상 초유의 반도체 생산 셧다운 위기를 피했다. 18일부터 50시간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20일 오전 한때 교섭 불성립으로 파국 위기를 맞았으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긴급 중재로 재개된 심야 교섭에서 접점을 찾았다. 156일간 이어진 노사의 벼랑 끝 대치는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성과급 배분을 둘러싸고 폭발한 사내 ‘노노(勞勞) 갈등’은 조직 문화에 무거운 상흔을 예고하고 있다.●막판 진통 끝 한 발씩 양보노사는 20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자율교섭에서 이번 사태의 최대 뇌관이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非)메모리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배분을 두고 팽팽한 진통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특별경영성과급 배분 방식은 ‘공통 부문 40%, 사업부 60%’다. 반도체(DS) 부문 총재원 중 40%는 소속 부서의 실적(흑자·적자)과 무관하게 전 직원이 평등하게 나누는 ‘기본급’ 성격의 몫이며, 나머지 60%는 각 사업부 실적에 따라 철저히 차등 지급하는 몫이다. 다만, 적자 사업부인 비메모리에 대해서는 2027년부터는 공통 부문 몫의 60%까지만 제한적으로 지급받도록 상한선이 씌워졌다. 올해 300조 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초호황 성과를 전체 반도체 부문 모두가 공유하겠다는 취지다.김 장관은 이에 대해 “적자 사업부에 왜 성과급을 주냐고 할 수 있지만, 메모리 파운드리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이고, 이들에 대해 동기부여를 주는 데 다행히 회사가 수용했다”고 말했다.그간 관심을 모았던 성과급 재원 규모는 ‘영업이익 12%(기존 성과급 1.5%+특별경영성과급 10.5%)’로 타협했다. 노조(15%)와 사측(10%)이 기존 주장에서 한 발씩 물러선 것이다. 다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최소 영업이익 요건을 달성할 때만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은 세금을 제외하고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지급된 자사주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이 가능하다.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남은 3분의 1은 2년 동안 매각이 제한된다. 특별 성과급 유지 기간은 SK하이닉스와 동일한 ‘10년간 제도화’로 매듭지었다.또 협력업체들과의 이익 공유를 위해서 상생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도 채택됐다. 이는 노사공동이 합의해 ‘상생협력기금’ 형식으로 운용될 전망이다.극적인 타결 직후 노·사·정과 재계는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교섭장을 빠져나온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내부 갈등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향후 삼성전자 노사 관계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 측 대표로 나선 여명구 삼성전자 피플팀장(부사장) 역시 “이번 합의가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들어갈 출발점이 되도록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벼랑 끝 교섭을 직접 중재한 김 장관은 이번 사태를 ‘성장통’에 비유하며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갈등을 대화로 해결했다”고 평가했다.●막판까지 살얼음판…노조 투표는 변수잠정 합의로 21일 예정됐던 파업은 무기한 유보됐고, 노조는 22∼27일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투표에서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합의안은 전면 백지화된다. 이 경우 타협을 이끈 현 노조 집행부는 총사퇴나 재신임 등 거센 책임론에 직면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돼 유예됐던 총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커진다.초유의 파업은 피했지만 성과급 격차에 따른 분열은 불씨로 남았다. DS 부문 위주로 협상이 전개되며 가전·모바일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소외감이 임계치를 넘었기 때문이다. 흑자를 유지한 스마트폰(MX) 사업부는 내년 초 역대 최저 수준의 OPI를 걱정해야 할 처지인 반면, 만년 적자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는 단지 DS 부문에 속했다는 이유로 억대 성과급을 보장받게 돼 반발이 극에 달했다. 이는 전례 없는 노노 갈등으로 번졌다. 초기업노조 독주에 반발한 DX 직원들은 18일 법원에 ‘임금교섭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데 이어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밀실 교섭안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법정 다툼을 불사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파업을 이틀 앞둔 삼성전자 노사는 19일 그동안 갈등을 겪던 성과급 지급 규모 등 굵직한 쟁점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다만 메모리사업부가 얻은 성과를 적자를 보는 ‘비(非)메모리’ 사업부에 얼마나 배분해야 하는지를 두고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해야 이번 성과급 협상에서 소외된 TV와 모바일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반발과 박탈감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노조는 같은 반도체(DS) 부문이라면 적자 사업부에도 억대 성과급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자율 타결이 불발될 경우 직권 조정안을 내기로 했다. ● 간극 좁힌 핵심 쟁점… 남은 건 ‘배분 방식’이날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영업이익 일부를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보장하는 ‘제도화’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아갔다. 노조는 앞서 기존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이 연봉의 최대 50%로 상한선이 주어진 데 대해 반발해 왔다. 반면 사측은 기존 OPI를 유지하되, 영업이익이 200조 원이 넘거나 업계 1위를 유지하면 특별보상을 얹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메모리 호황 사이클을 고려해 3년간 한시적으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명문화를 통해 한 발 물러섰다. 노조 역시 그동안 10년 동안 영업이익 배분을 보장해 달라던 요구를 ‘5년 보장’으로 낮추며 접점을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규모 역시 ‘영업이익 15% 전액 현금’을 고수하던 노조가 ‘영업이익13%, 자사주 2%’ 절충안을 내놓고, 사측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타협의 실마리를 잡았다. 다만 성과급을 어떤 사업부에 얼마나 나눠 줄지를 놓고 노사 대치가 이어졌다. 대규모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삼성전자 DS 부문에 일괄적으로 똑같이 나눠줄 몫(공통)과 개별 사업부의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할 몫(사업부)의 비율을 두고 노사가 입장 차이를 보였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이 무너지면 직원들의 근로 의욕이 꺾일 것이라며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을 최소화하려 했다. DS 부문 전체는 대규모 이익을 냈지만 수조 원대 적자를 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가 문제였다. 노조는 DS 전체 직원이 성과급의 70%를 나눠 가진 뒤 나머지 사업부가 30%를 나눠 갖자고 주장했다. DS 직원 모두가 수억 원씩 가져갈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사측은 막판 교섭에서 ‘공통 4, 사업부 6’의 비율로 지급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노조가 이처럼 적자 사업부 직원들에게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려는 데는 노조 조직유지를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고 본다. 초기업노조가 삼성전자 첫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소속 조합원들을 챙겨야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의 ‘4 대 6’ 비율만 적용해도 적자 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평균 2억 원 안팎의 성과급을 쥐게 될 전망이다. 만약 노조 요구안(7 대 3)이 관철될 경우 수조 원의 적자를 낸 사업부 직원조차 4억 원에 가까운 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 “밤 10시 최종 결단” 밝혔지만… 합의 지연 배분 방식 등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당초 19일 오후 7시로 예정됐던 교섭 종료 시점은 오후 10시로 연기됐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이날 오후 7시 20분경 브리핑에서 “사측과 노조 양측이 (중노위가) 제시한 안을 검토 중”이라며 “오후 10시나 10시 30분쯤 노사 합의가 되거나 조정안이 나올 것 같다”고 했지만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협상은 이어졌다. 만약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실제 파업 철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박 위원장은 “노조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사측이 동의하면 조합원 투표에 부쳐야 한다”며 “투표에 부쳤다가 부결되면 파업으로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도 파업 시작에 대비한 노사 양측의 공방이 팽팽하게 이어졌다. 사측은 전날 법원의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에 따라 쟁의 기간에도 평상시 수준인 7087명(안전 업무 2396명, 보안 작업 4691명)을 필수 인력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노조 측은 “기본권 제한 인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비조합원을 우선 배치해 달라”고 맞서며 신경전을 벌였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노조의 파업 예고일인 21일을 이틀 앞두고 핵심 쟁점에 대한 간극 좁히기에 나섰다. 그동안 평행선을 달리던 노사 양측은 파업 시 예상되는 최대 100조 원 손실 우려와 정부의 압박에 상당 부분 견해차를 좁혔지만, 합의안 도출을 두고 막판 진통이 이어졌다. 19일 삼성전자 노사는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이틀째인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12시를 넘겨서까지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다. 중재에 나선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오후 10시나 10시 30분쯤 노사 합의가 되거나 조정안이 나올 것 같다”고 했지만 이를 훌쩍 넘긴 것이다. 막판까지 합의를 어렵게 만든 쟁점은 ‘메모리 성과급 배분’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DS)부문 내 적자를 보는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상당한 성과급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주장했다. 그동안 노사 입장 차이가 컸던 ‘영업이익의 OO%’ 성과급 명문화 여부에선 노사 간 접점이 좁혀졌다. 당초 노조는 10년 동안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날 5년으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에 ‘수용 불가’ 방침이었던 사측은 3년 적용 후 재논의를 제안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삼성전자 노사 간 입장차가 일부 좁혀진 것은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는 등 사회적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노위는 사후조정 회의 초반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노사가 서로 양보하고 있어 자율적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정부도 재차 노사 합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삼성전자 파업이 가져올 악영향을 모두가 알면서도 우리 사회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온 국민이 바라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사가 합의해 임금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더라도 완전한 타결은 아니다. 삼성전자 노조 규정에 따라 잠정 합의안은 반드시 재적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는 총회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만약 총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타결은 백지화된다. 이 경우 현 노조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논란이 불거지며 노조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거나, 예정됐던 21일 총파업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임원요? 파리 목숨에 스트레스만 엄청난데 뭣 하러 합니까. 잘릴 걱정 없이 부장으로 오래 남아서 성과급 챙기는 게 진짜 승자죠.” 최근 국내 대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이른바 ‘만년 부장 예찬론’이다. 초유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빚어낸 천문학적 ‘로또 성과급’이 ‘승진=성공’으로 통하던 직장인들의 오랜 성공 공식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기계적인 이익 공유로 직급이나 개별 기여도와 무관하게 일괄 배분되는 성과급이 일반적인 예상 금액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굳이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는 어려운 자리를 피하려는 ‘보상의 역설’이 사회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다.● 성과급으로 임원만큼 버는 평사원 속출 18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252조7042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노사 합의를 전체 직원(3만4549명)에게 적용하면 1인당 평균 7억3000만 원가량을 쥐게 된다. 노사 협상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역시 로또 당첨금에 맞먹는 파격적인 현금 보상이 점쳐진다. 이러한 ‘잭팟’은 직장인들의 오랜 목표였던 승진 동기를 단숨에 꺾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등기 임원의 평균 보수는 각각 9억200만 원, 7억4400만 원이었다. 올해 일반 직원이 7억 원대 성과급을 받게 되면 평사원이나 부장급이 과거 임원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고용 불안과 법적 책임을 짊어지는 임원이라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느니, 든든한 고용 안정을 누리며 만년 부장으로 성과급을 챙기는 게 낫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다. 당장 돈이 되는 부서로 쏠리는 현상도 심각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익 창출의 핵심인 메모리 사업부 잔류 희망이 압도적인 반면에, 미래 핵심 먹거리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나 시스템LSI 사업부는 외면받고 있다. 사내 엘리트 코스로 꼽히던 해외 주재원 역시 소속이 해외 사업부로 변경돼 ‘로또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피 대상 1호’로 전락했다. 삼성전자 DS 소속의 10년 차 직원은 “성과급은 받을 수 있을 때 받아야 하니 지금 주재원은 ‘폭탄 돌리기’가 됐다”고 했다. ● “근로의욕 떨어져”… 노동시장 이중구조 확산 대기업의 ‘로또 성과급’ 확산에 ‘일할 맛이 안 난다’며 근로의욕 저하를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기업과 처우 격차가 커지고 있는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대표적이다. 경제부처의 한 4급 공무원은 “가뜩이나 처우가 벌어져 민간 기업 이직이 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 성과급이 이공계 기피 현상을 완화해 줄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실제 학교에선 ‘박사를 하며 시간을 보내느니 반도체 호황일 때 하루빨리 기업으로 가 성과급을 받겠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동국대 시스템반도체학부에 재학 중인 권모 씨(21)는 “대기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나를 포함해 최대 석사까지만 진학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커져 국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 2차 협력사들에선 핵심 인력들이 대기업 신입 공채로 재지원하는 현상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임원은 “사내에 대기업 이직을 위한 스터디가 암암리에 운영되고, 대기업 채용 전형일에는 연차를 내는 직원이 속출한다”고 토로했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최모 씨(31)도 최근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인공지능(AI)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최 씨는 “성과급을 많이 주는 SK하이닉스 등에 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상치 못한 대규모 이익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보상 체계와 사회적 인식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이나 사회에 필요한 게 무엇일지 고민해볼 시기”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예정일이 다가오자 외신들도 이번 사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 파업이 단순한 회사의 손실을 넘어 한국 경제와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귀국길에 발표한 대국민 사과 내용을 보도했다. 로이터는 앞서 11∼1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중재로 열린 사후조정이 결렬된 점을 언급하며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삼성전자)의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 회사의 고객 중에는 엔비디아와 AMD, 구글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로이터는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파업이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가운데 21조∼31조 원가량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도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 파업이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초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삼성전자의 파업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공급망에 연결된 1700여 개 협력업체에도 파장이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한국의 수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파워업은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의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현재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AI 인프라 핵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작은 차질만 발생해도 고객사들이 마이크론 등 경쟁사로 물량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정부가 노동계에서 반발하는 ‘긴급조정권’ 검토를 공식화하며 삼성전자 노사 중재에 나선 것은 반도체 파업이 일반 제조업과 비교할 수 없이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웨이퍼를 투입해 칩 하나를 만들기까지 4∼7개월이 걸리는 데다 24시간 돌아가는 1000여 개 공정에서 시간 지연이나 미세 손상이라도 발생하면 투입된 모든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한다. 18일간 파업에 100조 원 손실 추산액이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8가지로 나뉜다. 실리콘으로 주재료인 웨이퍼 기판을 만드는 것부터 그 위에 반도체 회로를 그려 넣는 ‘포토’, 반도체 구조를 만드는 ‘식각’, 이후 반도체가 전기적인 특성을 갖도록 하는 ‘증착’과 ‘이온’ 등으로 이어진다. 핵심 공정 사이 세부 공정도 수백 개 있을 뿐 아니라 고도화된 메모리 칩일수록 8대 공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고객 요구에 따른 ‘맞춤 제작’(커스텀) 반도체일수록 공정 횟수가 더 늘어난다. 통상 업계에선 D램 제작에 4개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작에 7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본다. 게다가 공정과 공정 사이에는 ‘Q타임’이라는 정해진 대기 시간이 있다. 예를 들어 A 공정에서 B 공정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기준보다 조금만 넘어가도 공기 중 산소나 미세먼지와 반응해 불량품이 속출하게 된다. 파업으로 일부 공정에 병목현상이 생겨 Q타임이 늘어나면 수개월 전부터 만들어 온 웨이퍼까지 전량 폐기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파업에 대비해 14일부터 신규 웨이퍼 투입을 줄이고 공정 간 속도를 조절하는 ‘웜다운(Warm-down)’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는 자동차나 조선처럼 파업 종료 후 즉각 생산을 재개하기도 어렵다. 공장의 모든 조건을 다시 맞춰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간 파업해도 회복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최대 100조 원 손실이 예상되는 초유의 반도체 파업이 가시화되자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달아 노조 사무실을 찾는 등 각계가 실타래를 풀기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섰다. 김 장관은 16일엔 삼성 사장단 면담을 진행하는 등 직접 노사 중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노사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정부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지도 파업 사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삼성 파업 전운 속 17일 노사 다시 만나나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김용관, 한진만, 박용인 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 4명은 15일 오후 2시 20분경 경기 평택캠퍼스 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초기업노조) 사무실을 찾았다. 약 40분간 면담에서 사장단은 파업 전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요청했지만 노조 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일정 몫의 성과급 지급 제도화를 수용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삼성전자 사장단 18명은 “노사 문제로 국민과 주주, 정부에 심려를 끼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반도체는 24시간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장치 산업이므로 파업은 결코 안 된다. 고객 약속을 어기면 신뢰 자산을 잃게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파업 후에 대화하겠다”고 파업 강행 의지를 보인 노조는 이날 오후 노동부 장관 면담 이후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 교섭위원 교체 등이 이뤄질 경우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 예정된 김 장관과 삼성 사측의 면담 결과에 따라 이르면 17일 노사 간 협상 재개 가능성도 점쳐진다. ●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나오나… 노동계 반발은 변수 노사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영업이익의 일정 몫의 성과급 제도화’를 둔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파업 강행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삼성 사상 초유의 반도체 파업에 따른 국가 경제적 손실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긴급조정권의 법적 요건과 발동 시기 검토 착수에 나섰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 10명 중 1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1700여 개 협력업체가 있다”며 “절대로 파업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상당한 우려와 걱정의 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은 노조 파업이 국민 경제를 해치거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행사한다. 발동 즉시 파업을 30일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해야 하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직권 조정과 강제 중재에 나선다. 긴급조정권은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25일간 물류 대란이 빚어지자 행사된 바 있다. 4개월 뒤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때는 불과 3일 10시간 만에 재차 발동됐다. 당시에도 물류대란이 현실화된 데다 고액 연봉을 받는 조종사를 향한 ‘귀족 노조’라는 싸늘한 여론이 발동 명분을 줬다. 하지만 긴급조정권이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약한다며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조종사 노조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2010년 대법원 판결까지 다퉜다. 이번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관련해서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4일 성명을 내고 “산업 규모가 크고 국가 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로 단체행동권을 제한할 순 없다”고 반발했다. 청와대는 긴급조정권을 실제 행사할지에 대해 노사 대화가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상태다. 이 수석은 “바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의 일정 몫으로 ‘제도화’해 달라는 요구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초기 단계부터 여론이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 총파업 돌입을 앞두고 막판 대화 조율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인 성과급 제도화 등을 둘러싼 뚜렷한 입장 차만 재확인하며 끝내 평행선을 달렸다. 사측의 조건 없는 대화 촉구에도 노조 측이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사상 초유의 반도체 라인 총파업이 가시화하고 있다.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측에 공문을 보내 기존에 제시했던 유연한 성과급 제도 개편안을 재확인하며 대화 재개를 요청했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밝혔다.다만 전날 노조 측이 협상 재개 조건으로 내걸었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 투명화와 상한(연봉의 50%) 폐지 등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사측은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OPI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선택하라는 투명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며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제도를 신설해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이에 대해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 공문 발송 직후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잘 이행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예고된 파업 일정이 모두 종료된 이후에나 대화 테이블에 앉겠다며 사실상 파업 강행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삼성전자 노조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대규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고해, 실제 단체행동이 이뤄질 경우 핵심 사업인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업계 안팎에서는 파업 장기화 시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파업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이뤄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가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알파세대’ 과학 영재부터 국내외 석박사급 유학생을 아우르는 폭넓은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섰다. 14일 LG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공계 우수 인재 350여 명을 초청해 기술 혁신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LG 테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012년 시작된 이 행사는 그룹의 대표적 인재 관련 행사다. 올해는 초청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국내 석박사 위주에서 수도권 영재·과학고 학생 100명과 9개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까지 포함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 친숙한 젊은 글로벌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행사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를 비롯해 9개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기술 리더 71명이 총출동했다. 권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LG는 구성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며 “여러분의 기술이 세상과 만나는 데 LG가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서울과학고 출신 이홍락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가 학생들을 위한 특별 토크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AI, 로봇, 모빌리티 등을 다루는 기술 강연과 함께 계열사 간 융합 성과를 알리는 ‘원(One) LG’ 세션이 신설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대한전선이 1만 t급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스칸디 커넥터’호를 8월 국내에 들여온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팔로스’호에 이은 두 번째 선박 인수로, 급성장하는 해상풍력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시공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사들인 이 배는 한 번에 7000t 분량의 케이블을 싣고 바닷속에 선을 설치할 수 있다. 이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27개 프로젝트에 투입돼 약 1300km 길이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며 실전 검증을 마쳤다. 기상 악화 시에도 정밀한 위치 유지가 가능하며, 고사양 설치 장비를 갖춰 장거리 전력망 연결부터 단거리 HVDC 시공에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배 밑바닥이 평평하게 설계돼 수심이 얕고 조류가 거센 서해안 등 국내 연안에서의 시공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대한전선이 1만 t급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스칸디 커넥터’호를 오는 8월 국내에 들여온다고 14일 밝혔다. 기존 ‘팔로스’호에 이은 두 번째 선박 인수로, 급성장하는 해상풍력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시공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노르웨이 선사로부터 사들인 이 배는 한 번에 7000t 분량의 케이블을 싣고 바닷속에 선을 설치할 수 있다. 이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27개 프로젝트에 투입돼 약 1300km 길이의 해저케이블을 설치하며 실전 검증을 마쳤다. 기상 악화 시에도 정밀한 위치 유지가 가능하며, 고사양 설치 장비를 갖춰 장거리 전력망 연결부터 단거리 HVDC 시공에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배 밑바닥이 평평하게 설계돼 수심이 얕고 조류가 거센 서해안 등 국내 연안에서의 시공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LG가 2010년 이후 태어난 이른바 ‘알파세대’ 과학 영재부터 국내외 석박사급 유학생을 아우르는 폭넓은 미래 인재 확보에 나섰다.14일 LG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이공계 우수 인재 350여 명을 초청해 기술 혁신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LG 테크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012년 시작된 이 행사는 그룹의 대표적 인재 관련 행사다.올해는 초청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국내 석박사 위주에서 수도권 영재·과학고 학생 100명과 9개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까지 포함했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에 친숙한 젊은 글로벌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겠다는 포석이다.이날 행사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를 비롯해 9개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기술 리더 71명이 총출동했다. 권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LG는 구성원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긴다”며 “여러분의 기술이 세상과 만나는 데 LG가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행사에서는 서울과학고 출신 이홍락 LG AI연구원 최고AI과학자가 학생들을 위한 특별 토크 콘서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AI, 로봇, 모빌리티 등을 다루는 기술 강연과 함께 계열사 간 융합 성과를 알리는 ‘원(One) LG’ 세션이 신설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영업이익의 15%를 매년 성과급으로 달라.”(노조) vs “미래까지 약속할 순 없다.”(사측) 삼성전자 노사는 결국 성과급 규모를 영업이익의 일정 몫으로 ‘제도화’할지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정부 측 조정안도 이익이 많이 날 때에만 특별보상을 경쟁사만큼 해주자는 취지였다. 이에 노조는 “사측 협상안보다 오히려 퇴보했다”고 주장해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사측은 인공지능(AI)발 시장 격변기에 영구적으로 영업이익의 일정 몫을 고정비로 묶어둘 순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제로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연간 영업이익의 2배 가까운 돈을 올해 투자비로 쓰며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막판까지 맞선 ‘영업이익 15%’ 제도화13일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은 회사에서 만든 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사측의 성과급 상한제(연봉의 50%)가 그대로 있고, 이름만 바뀐 일회성 포상 제도도 있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보다 못 벌면 성과급을 제대로 못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중노위가 삼성전자 노사 주장을 참고해 만든 조정안은 기존 성과급 제도를 유지한 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매출 및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신 전체 성과급의 70%는 직원 수대로 나누고, 30%는 실적 기여대로 지급하는 노조안을 반영했다. 또 2026년 이후에도 비슷한 경영 성과를 내면 이 기준을 적용하도록 해 ‘일회성 포상’이란 노조의 불안을 잠재우려 했다. 올해 삼성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약 300조 원으로 전망되며, 업계 1위 달성이 유력하기에 성과급 재원으로 약 36조 원이 책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노조는 핵심 주장인 △기존 성과급 상한제 폐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활용 제도화 두 가지가 없다며 조정을 거부했다. 두 가지를 임금협상안 등에 문서화하자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반대로 삼성전자 사측은 ‘영업이익의 OO%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제도화가 특히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올해처럼 이례적인 대규모 성과가 나올 때는 특별 보상으로 경쟁사에 준하게 성과급을 주되, 반도체 경기가 침체될 때는 기존 제도로 성과급에 상한선(연봉의 50%)을 두는 이른바 ‘유연한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도체가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사이클 산업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침체기의 공격적 투자가 호황기의 ‘수확량’을 결정하며, 이때 비축한 현금이 다음 침체기를 견디는 방어막이 되는 구조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처럼 매년 영업이익의 15%가 고정비로 묶이면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할 때 기민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진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2년 만에 반등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회사가 단행한 대규모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AI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시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글로벌 빅테크들조차 영업이익의 100% 이상을 투자비로 쏟고 있다. 올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4대 빅테크 업체의 예상 연간 투자금은 총 7250억 달러(약 1080조 원)에 이른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1.7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아마존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800억 달러(약 119조 원)였는데, 올해 그 2배가 넘는 2000억 달러(약 298조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마이크론이나 중국 반도체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투자가 아니라 일회성 나눠 먹기를 시작한다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경한 노조에 사측 “지속 노력”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사측과 정부는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노조는 21일로 예정된 파업까지 추가 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파업까지 8일밖에 남지 않았다. 노조안을 받지 않으면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향후 법원 판결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 절차를 마무리했다. 사측은 파업이 시작되면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20일까지 이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파업 현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JP모건은 삼성전자 파업이 발생하면 올해 회사 영업이익이 40조 원 이상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삼성전자에 파업 여부를 묻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의 문의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가 팝스타 두아 리파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이미지 무단 사용 소송을 낸 건과 관련해 “이미지 사용권을 확인하고 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12일 리파 소송건에 대한 입장문에서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콘텐츠 제공 파트너사를 통해 해당 이미지의 사용권을 확인하고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리파는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1500만 달러(약 220억 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리파 변호인들이 미국 법원에 낸 소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TV 포장 상자 겉면에 리파의 사진을 쓰고 있다. 삼성 측에 사진 사용 중단을 요청했지만 삼성이 거부했다는 것이 리파 측 주장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콘텐츠 제공 파트너사를 통해 TV 포장 박스에 해당 이미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확인받은 후 2025년 미국에서 TV 포장 박스에 해당 이미지를 활용했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 측은 2025년 7월 리파 측이 TV 포장 박스에 해당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에 문제 제기를 한 후 즉시 포장 박스 중단 및 교체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 측은 “리파 측과 최근까지 대화를 해 왔다”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영국 출신의 팝 스타인 리파는 지난 2015년 싱글 ‘뉴 러브’로 데뷔했다. 데뷔 후 그래미 어워드에서 3차례 수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올 1분기(1∼3월) 전년 대비 급등한 실적을 거뒀다. 원유를 직접 생산하는 아람코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는 물론이고 이를 수입해 가공하는 국내 정유사도 조 단위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정제 마진에 의존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이익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커, 향후 유가가 하락할 경우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에 일제히 오른 석유사 실적 1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올 1분기 조정순이익(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36억 달러(약 49조4592억 원)였다고 밝혔다. 이런 대규모 순이익 발생에는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의 영향이 적지 않다.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전 세계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으나 아람코는 아라비아반도 내륙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가동해 우회 수출에 나섰다. 오히려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수혜를 본 것이다. 전쟁 전 하루 700만 배럴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 물량은 소폭 줄었으나 유가 상승분이 이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는 3월 들어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69.75달러(3월 23일)까지 치솟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아람코는 이번 분기 평균 수출 가격이 배럴당 76.90달러로, 직전 분기(64.10달러) 대비 20%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고유가로 인한 실적 상승은 다른 메이저 석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셸은 1분기 조정순이익 69억1800만 달러(약 10조175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영국계 BP 역시 31억9800만 달러(약 4조7039억 원)로 1년 만에 132% 급증했다.● 에쓰오일도 4년 만에 최대 이익 국내 정유업계 역시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11일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 1조231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쓰오일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였던 2022년 2분기(4∼6월) 이후 약 4년 만에 거둔 분기 최고 실적이다.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모두 1분기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이 유가가 채굴 가격 이상이면 무조건 수익이 나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 온 뒤 가공해서 판매하는 중간 가공 업체이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 정제 마진 등 수익을 좌우할 변수가 많다. 이번 대규모 이익 역시 전쟁 발발로 인한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컸던 만큼, 전쟁 이후 유가가 하락하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실제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6434억 원)은 전쟁 전 저가에 확보한 원유 가치가 판매 시점에 급등하며 발생한 ‘재고 관련 이익’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해 항공유, 경유 등 정유사가 만드는 석유제품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란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할 경우 현재 고가에 들여온 원유로 인해 반대로 분기당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편 이날 석유화학 업체인 롯데케미칼 역시 재고 이익 등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73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가 올 1분기(1~3월) 전년 대비 급등한 실적을 거뒀다. 원유를 직접 생산하는 아람코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는 물론 이를 수입해 가공하는 국내 정유사도 조 단위 영업이익을 냈다. 다만 정제 마진에 의존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이익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일시적 효과가 커, 향후 유가가 하락할 경우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쟁에 일제히 오른 석유사 실적1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올 1분기 조정순이익(일회성 비용 등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336억 달러(약 49조4592억 원)였다고 밝혔다.이런 대규모 순이익 발생에는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의 영향이 적지 않다.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전 세계에서 물류 차질이 빚어졌으나, 아람코는 아라비아반도 내륙을 직선으로 관통하는 송유관을 가동해 우회 수출에 나섰다. 오히려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수혜를 본 것이다. 전쟁 전 하루 700만 배럴이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 물량은 소폭 줄었으나 유가 상승분이 이를 압도한 것으로 분석된다.국제 유가는 3월 들어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69.75달러(3월 23일)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아람코는 이번 분기 평균 수출가격이 배럴당 76.90달러로, 직전 분기(64.10달러) 대비 20%가량 올랐다고 밝혔다.고유가로 인한 실적 상승은 다른 메이저 석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쉘은 1분기 조정순이익 69억1800만 달러(10조1757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영국계 BP 역시 31억9800만 달러(4조7039억 원)로 1년 만에 132% 급증했다.●에쓰오일도 4년 만에 최대 이익국내 정유업계 역시 에쓰오일을 시작으로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11일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이익 1조231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쓰오일 기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였던 2022년 2분기(4~6월) 이후 약 4년 만에 거둔 분기 최고 실적이다.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모두 1분기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다만 정유업계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이 유가가 채굴 가격 이상이면 무조건 수익이 나는 글로벌 메이저 석유회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한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온 뒤 가공해 파는 중간 단계의 ‘정제 마진’이 핵심이다. 만일 들여오는 석유 가격이 높아져 정제 마진이 하락한다면 손실을 보게 된다. 실제 에쓰오일도 1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6434억 원)은 전쟁 전 저가에 확보한 원유 가치가 판매 시점에 급등하며 발생한 ‘재고 관련 이익’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해 항공유, 경유 등 정유사가 만드는 석유제품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내부에서는 이란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할 경우 현재 고가에 들여온 원유로 인해 반대로 분기당 조 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한편 이날 석유화학업체인 롯데케미칼 역시 재고 이익 등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73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정작 노조 내부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 3대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이탈한 데 이어 1·2대 노조마저 충돌하며 ‘노노(勞勞)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위원장이 DX(가전·모바일 등 디바이스 경험 부문)를 챙기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교섭위원에게 ‘교섭 배제’ 등을 거론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개인 공격을 넘어 DX 조합원의 목소리를 지우겠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선 4일엔 3대 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이 초기업노조가 자신들을 ‘어용 노조’라 비하했다며 교섭단에서 전격 이탈하기도 했다. 근로자의 절반이 넘는 7만3000명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 측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총파업을 10여 일 앞두고 동시다발적인 내부 균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노노 갈등의 근본적 배경에는 반도체 직군에 집중된 성과급 요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내 다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교섭의 초점은 반도체가 되어 왔다. 실제로 현재 노조는 흑자를 낸 메모리사업부뿐 아니라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 대해서도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반면 메모리 원가 상승 등으로 실적 부담을 안은 DX 부문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면서 해당 직군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전자 노조는 가치나 이념이 아닌 이해관계에 매몰된 상황”이라며 “경제적 이해관계에 치중한다면 (노조가) 5개, 10개로 더 분화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구성원 권익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업을 둘러싼 노사 간의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반도체 웨이퍼 변질 방지 등을 이유로 노조의 쟁의행위(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수원지법은 5월 13일 2차 심문을 진행해 노조 측 입장을 들은 뒤 파업 전에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일 노조 상생지부장 등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법원의 일부 공정 쟁의행위 금지 결정에도 노조가 파업을 강행해 조업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 사 측의 판단이다. 반면 노조 측은 “면담을 앞두고 조합원의 심리적 위축을 노린 과도한 소송 남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성전자 노조가 정부의 중재를 받아들여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기로 했다. 노사가 공식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3월 27일 재교섭이 최종 결렬된 지 45일 만이다. 8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후 2시경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청장과의 면담에 이어 사 측까지 참여한 노사정 미팅을 거쳐 사후조정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은 11일과 12일 양일간 진행된다. 초기업노조는 “정부 차원에서 교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한편,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다”며 “정부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거듭된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여 내부 검토를 거쳐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후조정’은 노사가 합의하지 못한 채 조정이 결렬돼 파업 가능성이 높아진 사업장에 중앙노동위원회가 개입해 합의를 꾀하는 절차다. 보통 중노위가 노사 양측 주장을 검토해 중재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파업을 앞두고 삼성전자 노조는 3대 노조가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하고, 1·2대 노조마저 충돌하는 등 노노(勞勞) 갈등으로 결속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초기업노조가 정부의 사후조정 카드를 받아들이면서 총파업 이전에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이날도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강조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