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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람들은 ‘아름다움(beauty)’을 경험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폴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거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70)의 입에선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반복해서 나왔다.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그는 “느린지, 드라마틱한지, 감동적인지와 관계없이 청중은 결국 마음을 울리는 곡을 듣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197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세 최연소로 우승한 뒤 국제적 명성을 얻은 지메르만은 이달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모두 여섯 차례 공연을 가진다.● “모두 다른 조성 가진 24곡 연주” 지메르만은 앞서 1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첫 번째 공연을 펼친 데 이어 서울 롯데콘서트홀(13·15·18일)과 부산콘서트홀(2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22일)에서 리사이틀을 이어 간다. 이번 공연은 전주곡을 뜻하는 ‘프렐류드(Prelude)’를 주제로 다소 독특하게 구성된다. 지메르만은 “그동안의 프로그램은 베토벤 후기 소나타 세 곡처럼 특정 작곡가나 유명한 작품들로 구성된 경우가 많았다”며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름다운 소품들을 무대에 올리기가 늘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서 이런 아쉬움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바흐가 1722년 발표한 이 작품은 서로 다른 24개의 조성을 가진 곡들을 하나의 사이클로 엮은 곡집. 이번 무대에서 지메르만은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18명의 작곡가 작품 가운데, 서로 다른 24개 조성의 프렐류드를 선별해 연주한다. 때문에 이번 리사이틀은 공연 전까지 연주 곡목을 공개하지 않는다. 주최 측은 “짧게는 40초, 길게는 10분에 이르는 곡들을 공연마다 다른 구성으로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이런 ‘깜짝 공연’을 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뭘 연주할지 나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저는 연주회를 그저 치르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곡을 연주해야 할지 계속 궁리하고 있어요. 오늘 좋아하는 곡과 다음 달 좋아하는 곡이 달라질 수 있듯, 우리의 감각과 생각은 늘 바뀌니까요.”● “한국 피아니스트들 놀라워”‘완벽주의자’로 알려진 지메르만은 공연마다 자신의 피아노 주요 부품을 손수 챙겨 다니는 걸로도 유명하다. 연주 도중 촬영이나 소음에도 매우 엄격한 편이다. 지메르만은 “나는 장인이자 까다로운 연주자”라며 “그렇다고 완벽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관객과의 만남을 개인적이고 친밀한 시간으로 여기기 때문에, 객석에서 녹음을 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면 깊은 배신감을 느낍니다. 음악은 그런 걸로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이 아니잖아요.” 지메르만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2003년 첫 내한 이후 2018년 한국을 다시 찾았고, 이후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이어 왔다. 그는 손으로 급성장하는 모양의 그래프를 그리며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클래식 음악 수준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세계 주요 콩쿠르에서 수없이 수상하며 놀라운 재능을 보여 주고 있다”고 했다. 지메르만에게 “지금 시대에도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고, 또 사람들이 들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그의 입에선 다시 한 번 ‘아름다움’이 등장했다.“우리의 삶을 아름다운 것으로 채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이미 세상에는 피와 살인이 낭자한 영화도 너무 많고, 폭력도 넘쳐나니까요. 아직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번 프로그램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출신 작곡가들의 곡이 나란히 있기도 합니다. 한두 번 정도 연주하게 될 것 같아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유럽에서 우리는 들러리이자 노예였지만, 아시아에서 우리는 주인이 될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1821∼1881)는 1881년 독자들에게 러시아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늘 주변부에 머물렀던 러시아가 아시아에선 주도적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러시아가 지난 300년 동안 동아시아를 향해 품어 온 야망과 반복된 좌절의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학계에서 주목받는 국제사가로, 반도체 개발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을 다룬 ‘칩워(Chip War)’의 저자가 썼다. 표트르 대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지도자들은 수차례 ‘아시아로의 전환’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저자는 그 원인을 러시아가 끝내 벗어나지 못한 ‘유럽적 렌즈’에서 찾는다.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이 유럽에 놓인 국가 구조 속에서, 아시아는 지속적으로 자원을 투입하고 관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공간이었다는 것. 과도한 낙관주의로 출발한 아시아 전환은 물류 현실, 엘리트 내부의 이견, 군사적 패배 앞에서 번번이 꺾였다. 책은 러시아가 아시아로 발돋움하려던 순간들을 정밀하게 보여 준다.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하와이까지 확장됐던 러시아의 태평양 제국 구상은 물론이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교통의 중심이 되려 했던 19세기 말의 낙관 등을 담았다. 공산주의 확산을 매개로 아시아 패권을 모색했던 스탈린 시대의 전략까지, 러시아의 동진사는 기대와 좌절이 반복된 역사였다. 저자는 푸틴 정부의 ‘신동방 정책’ 또한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북극항로 개발이 경제적 잠재력은 크더라도 막대한 인프라 비용과 환경적 위험이라는 ‘과거의 실패 패턴’을 반복할 소지가 있다는 예측이다. 물론 러시아의 아시아 진출 실패담만 비추는 책은 아니다. 왜 러시아가 반복해서 같은 꿈을 꿨는지, 그리고 그 꿈이 왜 늘 유럽으로 되돌아갔는지를 차분히 설명한다. 오늘날 급변하는 유라시아 지정학에 대한 냉철한 시선을 갖도록 돕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72)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제8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 아바도 신임 음악감독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립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일할 수 있어 무척 영광”이라며 “최근 국립심포니와 멋진 경험을 함께했기 때문에 이런 음악적 경험을 더 심화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바도 감독과 국립심포니는 2023년 오페라 ‘노르마’와 지난해 ‘베르디 레퀴엠’ 등 두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세계적인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로도 유명한 아바도 감독은 1992년부터 7년 동안 독일 뮌헨 방송교향악단을 이끌며 악단의 입지를 높였단 평가를 받는다. 2028년 12월까지 3년간 국립심포니를 이끌 예정인 아바도 감독은 “음악에서는 ‘듣는 행위’와 ‘유연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음악이 호흡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립심포니는 아바도 감독이 합류한 뒤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갑고도 뜨거운’이란 주제로 아바도의 음악 철학과 오케스트라의 방향성을 담은 첫 무대를 선보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언젠가부터 새해가 되면 ‘무엇을 들을까’가 하나의 이벤트가 됐다. 발매 연도와 상관없이 새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인기를 끄는 이른바 ‘새해송’이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올해 1월 1일 오전 1시, 음원 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정상에는 걸그룹 아일릿의 ‘럭키 걸 신드롬’(2024년)이 올랐다. 청량한 멜로디에 ‘행운’이라는 직관적인 메시지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2위를 차지한 ‘이루리’(2019년) 역시 희망적인 제목과 “모두 다 이뤄지리”라는 노랫말 덕분에 해마다 연초면 소환되는 ‘새해 연금송’으로 자리 잡았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연초만큼은 기분 좋은 기대를 품고 싶어지는 법이다. 새해의 설렘을 ‘노래’로 한 번 더 끌어올려 보는 건 어떨까. 대중음악 전문가들에게 새해에 듣기 좋은 다양한 새해송을 추천받아 봤다. ● “이겨 버리겠다”는 새해의 기상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은 ‘도전과 용기’를 북돋우는 노래가 잘 어울린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멋진 경기를 펼칠 거라고 다짐했던 말들은 오늘은 무효야. 이번엔 이겨 버리겠어.”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의 정규 3집 ‘역성’(2024년)에 실린 ‘리턴 매치’는 새해 각오에 과감한 추진력을 부여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진솔한 태도로 각자의 승리를 쟁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69년 비틀스의 정규 12집 ‘애비 로드(Abbey Road)’에 실린 명곡 ‘히어 컴스 더 선(Here Comes The Sun)’도 새해의 희망과 잘 어울리는 노래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글로벌K컬처센터장은 “생기 넘치는 멜로디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힘을 얻고자 하는 가사가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나온 올데이프로젝트의 ‘페이머스(Famous)’를 새해 자신감을 북돋우는 곡으로 꼽았다. 그는 “‘올데프’는 지난해 하나의 ‘현상’이라 할 만큼 대중적 반응을 이끌어낸 팀”이라며 “아직 유명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나아가려는 태도를 새해에 가져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과한 비장함을 덜어내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여러 전문가들이 유머와 여유가 배어 있는 장기하의 노래를 추천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정규 앨범 ‘별일 없이 산다’(2009년)에 수록된 ‘느리게 걷자’를 추천하며 “때로는 보폭이 작은 걸음의 힘을 믿어 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나른한 통기타 선율과 “죽을 만큼 뛰다가는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친다”는 가사가 조급함을 달래준다. 2022년 발표된 장기하의 솔로곡 ‘부럽지가 않어’를 추천한 서정민갑 평론가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며 살고 있다”며 “이 노래처럼 코믹한 시선으로 긴장을 풀고 한 해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잔잔한 연주로 숨 고르는 새해속도와 효율, 첨단이 일상이 된 시대 가사 대신 선율로 숨을 고르게 하는 연주곡을 들어 보는 건 어떨까.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와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이 협연한 ‘Spiritual’(1997년)을 추천한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인공지능(AI)과 국제 정세 등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 곡은 ‘인간적인 음악’이 무엇인지 다시 환기시킨다”고 설명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나온 노르웨이 트럼페터 마티아스 아이크의 ‘호프(Hope)’를 추천했다. 임 평론가는 “트럼펫과 피아노 솔로가 애수 어린 선율을 감싸며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연주곡”이라며 “첨단이라는 이름의 창이 찔러오고, 희비와 부침이 삶을 마모시키는 새해에도 곳곳에 희망이 여울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언젠가부터 새해가 되면 ‘무엇을 들을까’가 하나의 이벤트가 됐다. 발매 연도와 상관없이 새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이유로 인기를 끄는 이른바 ‘새해송’이 등장한 것이다.실제로 올해 1월 1일 오전 1시, 음원 사이트 멜론 실시간 차트 정상에는 걸그룹 아일릿의 ‘럭키 걸 신드롬’(2024년)이 올랐다. 청량한 멜로디에 ‘행운’이라는 직관적인 메시지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다. 2위를 차지한 ‘이루리’(2019년) 역시 희망적인 제목과 “모두 다 이뤄지리”라는 노랫말 덕분에 해마다 연초면 소환되는 ‘새해 연금송’으로 자리 잡았다.팍팍한 일상 속에서도 연초만큼은 기분 좋은 기대를 품고 싶어지는 법이다. 새해의 설렘을 ‘노래’로 한 번 더 끌어올려보는 건 어떨까. 대중음악 전문가들에게 새해에 듣기 좋은 다양한 새해송을 추천받아봤다. ● “이겨버리겠다”는 새해의 기상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은 ‘도전과 용기’를 북돋는 노래가 잘 어울린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멋진 경기를 펼칠 거라고 다짐했던 말들은 오늘은 무효야. 이번엔 이겨 버리겠어.” 싱어송라이터 이승윤의 정규 3집 ‘역성’(2024년)에 실린 ‘리턴 매치’는 새해 각오에 과감한 추진력을 부여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며 “진솔한 태도로 각자의 승리를 쟁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1969년 비틀즈의 정규 12집 ‘애비 로드’(Abbey Road)에 실린 명곡 ‘히어 컴즈 더 선’(Here Comes The Sun)도 새해의 희망과 잘 어울리는 노래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글로벌K컬처센터장은 “생기 넘치는 멜로디와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힘을 얻고자 하는 가사가 조화를 이룬다”고 했다.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나온 올데이프로젝트의 ‘페이머스’(Famous)를 새해 자신감을 북돋는 곡으로 꼽았다. 그는 “‘올데프’는 지난해 하나의 ‘현상’이라 할 만큼 대중적 반응을 이끌어낸 팀”이라며 “아직 유명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나아가려는 태도를 새해에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반대로 과한 비장함을 덜어내자는 제안도 이어졌다. 여러 전문가들이 유머와 여유가 배어 있는 장기하의 노래를 추천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첫 정규 앨범 ‘별일 없이 산다’(2009년)에 수록된 ‘느리게 걷자’를 추천하며 “때로는 보폭이 작은 걸음의 힘을 믿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나른한 통기타 선율과 “죽을 만큼 뛰다가는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친다”는 가사가 조급함을 달래준다.2022년 발표된 장기하의 솔로곡 ‘부럽지가 않어’를 추천한 서정민갑 평론가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며 살고 있다”며 “이 노래처럼 코믹한 시선으로 긴장을 풀고 한 해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잔잔한 연주로 숨 고르는 새해속도와 효율, 첨단이 일상이 된 시대 가사 대신 선율로 숨을 고르게 하는 연주곡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와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이 협연한 ‘Spiritual’(1997년)을 추천한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인공지능(AI)과 국제 정세 등으로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이 곡은 ‘인간적인 음악’이 무엇인지 다시 환기시킨다”고 설명했다.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나온 노르웨이 트럼피터 마티아스 아이크(Mathias Eick)의 ‘호프(Hope)’를 추천했다. 임 평론가는 “트럼펫과 피아노 솔로가 애수 어린 선율을 감싸며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는 연주곡”이라며 “첨단이라는 이름의 창이 찔러오고, 희비와 부침이 삶을 마모시키는 새해에도 곳곳에 희망이 여울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로베르토 아바도(72)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제8대 음악감독으로 선임됐다.아바도 신임 음악감독은 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립심포니의 음악감독으로 일할 수 있어 무척 영광”이라며 “최근 국립심포니와 멋진 경험을 함께 했기 때문에 이런 음악적 경험을 더 심화시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바도 감독과 국립심포니는 2023년 오페라 ‘노르마’와 올해 ‘베르디 레퀴엠’ 등 두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세계적인 지휘자인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조카로도 유명한 아바도 감독은 1992년부터 7년동안 독일 뮌헨 방송교향악단을 이끌며 악단의 입지를 높였단 평가를 받는다. 2028년 12월까지 3년간 국립심포니를 이끌 예정인 아바도 감독은 “음악에서는 ‘듣는 행위’와 ‘유연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음악이 호흡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립심포니는 아바도 감독이 합류한 뒤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차갑고도 뜨거운’이란 주제로 아바도의 음악 철학과 오케스트라의 방향성을 담은 첫 무대를 선보인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부담감과 책임감을 무대에서 좋은 음악으로 승화시키겠습니다.” 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2000년생 바리톤 김태한(26·사진)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자신감에 차 있었다. 2022년 금호 영아티스트 콘서트로 데뷔한 뒤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한 그는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음악가로 선정됐다. 금호아트홀 역사상 성악가가 상주음악가가 된 건 처음이다. 김태한은 이날 간담회에서 “젊은 음악가로서, 프로그램을 기획 선정할 수 있는 상주음악가가 돼 영광”이라고 했다. 김태한은 올해 이곳에서 라틴어로 탈(mask)을 뜻하는 ‘페르소나(persona)’를 주제로 모두 4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8일 ‘신년음악회’에서 작곡가 8명이 쓴 오페라 독창 아리아를 독백 형태로 엮어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4월), ‘사랑’(7월), ‘고독’(10월)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오페라 가수라는 직업의 특성을 ‘페르소나’란 단어에 담고 싶었다”며 “다양한 색깔로 무대를 꾸려 나가겠다”고 했다. 어렸을 적 록 가수를 꿈꾸던 김태한은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는 “예술고 실기를 준비하면서 독일 가곡을 접하고 매력을 느꼈다”며 “당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처음 접하고 정말 좋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는 3년 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직후 “슈퍼스타가 되겠다”고 말했던 바 있다. “당시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처럼 여러 나라를 오가며 공연하는 삶을 간단히 표현한 거였습니다. 지금 제게 슈퍼스타는 ‘(관객들이) 믿고 듣는 가수’인 것 같습니다. 꾸준히, 천천히 성장하면서 언젠가는 그 반열에 오르고 싶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부담감과 책임감을 무대에서 좋은 음악으로 승화시키겠습니다.”6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만난 2000년생 바리톤 김태한(26)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자신감에 차 있었다. 2022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데뷔한 뒤 202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한 그는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음악가로 선정됐다. 금호아트홀 역사상 성악가가 상주음악가가 된 건 처음이다. 김태한은 이날 간담회에서 “젊은 음악가로서, 프로그램을 기획 선정할 수 있는 상주음악가가 돼 영광”이라고 했다.김태한은 올해 이곳에서 라틴어로 탈(mask)를 뜻하는 ‘페르소나(persona)’를 주제로 모두 4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타인의 눈에 비치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표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8일 ‘신년음악회’에서 작곡가 8명이 쓴 오페라 독창 아리아를 독백 형태로 엮어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관계’(4월), ‘사랑’(7월), ‘고독’(10월)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오페라 가수라는 직업의 특성을 ‘페르소나’란 단어에 담고 싶었다”며 “다양한 색깔로 무대를 꾸려나가겠다”고 했다.어렸을 적 록 가수를 꿈꾸던 김태한은 어머니의 권유로 성악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는 “예술고 실기를 준비하면서 독일 가곡을 접하고 매력을 느꼈다”며 “당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처음 접하고 정말 좋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그는 3년 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직후 “슈퍼스타가 되겠다”고 말했던 바 있다.“당시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처럼 여러 나라를 오가며 공연하는 삶을 간단히 표현한 거였습니다. 지금 제게 슈퍼스타는 ‘(관객들이) 믿고 듣는 가수’인 것 같습니다. 꾸준히, 천천히 성장하면서 언젠가는 그 반열에 오르고 싶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韓영화 그 자체… 별이 된 안성기(1952∼2026)‘한국 영화의 살아 있는 전설’ 배우 안성기(사진)가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1957년 다섯 살에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고인은 70년 가까이 200여 편에 출연하며 20세기 영화계 최고의 스타로 자리를 지켰다. ‘바람 불어 좋은 날’ ‘깊고 푸른 밤’ ‘라디오스타’ 등 숱한 대표작을 남겼으며, ‘실미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1000만 영화란 기록도 세웠다. “내 최고의 작품은 언제나 다음 작품”이라던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지 6일 만에 결국 우리 곁을 떠나갔다.》그가 내딛는 발걸음이 한국 영화가 걸어온 길이었다. 5일 영면한 배우 안성기는 ‘국민 배우’란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대한민국 영화의 전설이었다. 다섯 살 꼬마 배우로 데뷔해 70년 가까이 연기 외길을 지켜온 그는 한국 영화사(史) 전체를 훑어봐도 몇 손가락 안에 꼽을 배우다. 영화계 안팎에서 존경받았던 고인은 ‘후배들의 영원한 선생님’으로도 불렸다. 촬영 현장은 물론이고 사석에서도 예의 바르고 정도를 지켰다. 영화의 ‘사회적 영향력’을 믿었으며, 30년 넘게 국제구호기금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 사실상 연기 활동은 멈춘 상태였다. 투병 중에도 여러 영화제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으나 끝내 천상의 무대로 떠나갔다.● ‘천재 소년’에서 ‘국민 배우’로“1980년대에 영화며 광고며 정말 많이 쏟아졌죠. 보통 잘나갈 때 확 ‘땡기죠’. 주위에서 ‘메뚜기도 한철’이라 속삭이면 흔들리기 쉬워요. 하지만 전 자제했어요. 영화를 오래 하고 싶었고, 평생 할 거니까요.”(2006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1952년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5세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했다. 10년 넘게 아역으로 출연한 작품만 70여 편. 충무로에선 그를 “천재 소년”이라 불렀다. 하지만 1965년 ‘얄개전’을 끝으로 고인은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길 원했다. 베트남에 진출하려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배우의 길은 천명(天命)이었을까. 1977년 ‘병사와 아가씨들’로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고인의 화려한 날갯짓은 1980년대 꽃을 피웠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 불어 좋은 날’로 대종상 남우신인상을 받은 뒤 당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탄탄한 연기력과 폭넓은 인지도, 온화한 성격 그리고 “내 최고의 작품은 언제나 다음 작품”이라던 도전정신은 그를 넘볼 수 없는 스타로 만들었다.반공법에 연루된 아버지를 둔 청년 만수를 연기한 ‘칠수와 만수’(1988년)에선 시대의 아픔을 담아냈다. 저주받은 걸작으로 불리는, 국내 영화 최초 컬트물 ‘개그맨’(1989년)에선 한국의 찰리 채플린을 마주한 듯했다. 청춘의 부유를 담은 ‘고래사냥’(1984년) 속 노숙인 민우와 ‘깊고 푸른 밤’(1985년)의 야망에 찬 백호빈, ‘투캅스’(1993년)에서 세파에 찌든 조 형사와 ‘라디오 스타’(2003년)의 든든한 매니저까지. 그는 언제나 천변만화(千變萬化)했고, 그때마다 아름다웠다.● “품격을 보여준 삶에 경의를” 고인은 영화가 갖는 영향력과 가치를 믿는 배우였다. “영화로 표현되면, 그 사회는 거기까지 열려 있다”고 했던 그는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에 적극적이었다. 최초의 1000만 영화 ‘실미도’(2003년)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2007년), ‘아들의 이름으로’(2021년) 등이 그랬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노개런티였는데 거기에 사비까지 보탰다.“책임자들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이런 영화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에 계속 이런 영화에 출연하는 거죠.”‘가왕(歌王)’ 조용필과는 같은 중학교를 나온 60여 년 절친. 2003년 조용필은 ‘실미도’의 몇 장면을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에 쓰기도 했다. 2013년 나란히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이 별세한 뒤 각계에선 애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화려함보다 겸손을, 경쟁보다 품격을 보여준 삶에 경의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세대와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아, 우리 사회에 밝은 빛이 돼줬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고인을 평생의 지기(知己)로 여기는 배우 박중훈은 병마와 싸우던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안 선배님을 뵌 시간이 우리 아버지 뵌 시간보다 길어요. 안 선배님은 40년을 가까이서 뵀잖아요. ‘라디오 스타’나 ‘투캅스’ 같은 작품을 하나 더 찍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고인의 마지막 걸음은 대한민국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운구는 배우 이병헌과 이정재, 정우성, 박철민 등이 맡는다. 배창호 감독과 정우성이 조사를 낭독한다. 정부는 5일 고인이 한국 영화에 기여한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유족으로는 부인인 조각가 오소영 씨와 아들 다빈 필립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9일 오전 6시.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에서 열린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등 2관왕을 차지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도 시즌 1, 2에 이어 TV 부문 최우수 외국어시리즈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각색상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미국과 캐나다 방송·영화 비평가와 기자 600여 명이 소속된 ‘크리틱스 초이스 협회(CCA)’가 여는 이 시상식은 미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수상 가능성을 점쳐보는 지표로 꼽힌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그마저 떠났다.‘국민배우’란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대한민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 1980년대 최고의 은막 스타였던 배우 안성기가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다섯 살 꼬마배우로 데뷔해 70년 가까이 연기 외길을 걸어온 그는 한국 영화사(史) 전체를 훑어봐도 몇 손가락 안에 꼽을 배우다. ‘얄개전’ ‘꼬방동네 사람들’ ‘바람불어 좋은 날’ ‘칠수와 만수’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겨울 나그네’ ‘투캅스’ ‘실미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2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한 고인의 대표작만 나열해도 한국 영화가 걸어온 길을 되짚을 수 있다.많은 영화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고인은 ‘후배 배우들의 영원한 선생님’으로도 불렸다. 영화 현장에선 물론 사석에서도 예의가 바르고 정도를 지켰다. 영화의 ‘사회적 영향력’을 굳게 믿은 고인은 좋은 작품이면 노개런티 출연도 서슴지 않았다. 30년 넘게 국제구호기금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도 활동했다.하지만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고인은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하긴 했으나, 최근 몇 년 간 사실상 연기 활동을 멈춘 상태였다. 투병 생활 중에도 여러 영화제나 시상식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으나 끝내 우리 곁을 떠나갔다. “1980년대 한창 시절엔 영화며, TV며, 광고(CF)며 정말 많이 쏟아졌죠. 보통은 그렇게 잘나갈 때 확 ‘땡기죠’. 주위에서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속삭이면 다들 흔들리기 쉬워요. 하지만 전 자제했어요. 왜냐하면 영화를 오래 하고 싶었고, 평생 할 거니까요.”(2006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천재소년’에서 ‘국민배우’로1952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5세에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10년이 넘는 아역 생활 동안 출연한 영화만 70여 편. 일찍이 충무로판에서 고인은 ‘천재소년’이라 불렸다. 하지만 ‘얄개전’(1965년)을 끝으로 그는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길 택했다. 베트남에 진출할 생각으로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고인에게 배우의 길은 천명(天命)이었을까. 영화 ‘병사와 아가씨들’(1977년)으로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연기 인생 2막의 시작이었다.고인의 화려한 무대는 1980년부터 시작됐다. 이장호 감독의 ‘바람불어 좋은 날’로 대종상 남우신인상을 받은 뒤 당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탄탄한 연기력과 폭넓은 인지도, 온화한 성격 그리고 “내 최고의 작품은 언제나 다음 작품”이라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도전정신은 그를 넘볼 수 없는 스타로 만들었다. 반공법에 연루된 아버지 탓에 해외에 나갈 수 없는 청년 ‘만수’를 연기한 ‘칠수와 만수’(1988년)에선 시대의 아픔을 담아냈다. 저주받은 걸작이란 재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영화 최초 컬트물 ‘개그맨’(1989년)에선 한국의 찰리 채플린을 마주한 듯했다. 청춘의 부유를 담은 ‘고래사냥’(1984년) 속 노숙인 민우와 ‘깊고 푸른 밤’(1985년)의 야망에 찬 백호빈, ‘투캅스’(1993년)에서 세파에 찌든 조 형사까지. 고인은 언제나 천변만화(千變萬化)했고, 그때마다 아름다웠다. 고인은 영화가 갖는 사회적 영향력과 가치를 믿는 배우이기도 했다. “영화로까지 표현되면, 그 사회는 거기까지 열려 있다”고 말해왔던 그는 시대정신을 담은 영화 출연에 적극적이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1000만 영화인 ‘실미도’(2003년)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2007년), ‘아들의 이름으로’(2021년) 등이 대표적인 작품. ‘아들의 이름으로’는 출연료를 받지 않은 것은 물론 제작에 사비를 보탰다.“당시 책임자들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이런 영화는 나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이기에 계속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에 출연하는 거죠.“영화에 대한 열정은 투병 중에도 꺼질 생각이 없었다.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에도 ‘종이꽃’(2020) ‘한산’(2022) 등에 출연하며 연기혼을 불살랐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이렇게 버텨 주는 게, 제가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여러 차례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큰 별 졌다” 애도 물결문화계 안팎에선 고인의 죽음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며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60년 넘게 활동하며 구설수 한 번 없었을 정도로 선한 인품을 가진 고인이었기에 지인들의 상실감은 더욱 컸다.고인과 수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명세 감독, 배창호 감독, 이장호 감독,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은 “믿음이 쌓인 감독 영화는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할 정도로 의리가 있었다”며 그의 별세를 안타까워했다.‘개그맨’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남자는 괴로워’ 등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명세 감독은 “지금까지 형과 작업할 때 한 번도 시나리오를 들고 만난 적이 없다”며 “당대 최고 스타와 소속사 없이 일대일로 만나 다음 작품을 결정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지나고 보니 행운이었다”며 조의를 표했다.고인은 많은 연출자들에게 언제나 머리 속에 ‘섭외 1순위’로 떠오르는 배우였다고 한다. ‘꼬방동네 사람들’ 등 수많은 영화를 함께 찍었던 배창호 감독은 그런 그를 “카멜레온 같다”고 했다. 배 감독은 “뚜렷한 카리스마를 지닌 배우라기보다는 어떤 색도 입힐 수 있는 무채색의 배우”라며 “고뇌, 우수, 사랑과 같은 기본적인 특질을 갖고 있는가 하면, 그 밖의 모습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 배우”라고 회상했다.고인을 평생의 선배이자 지기로 여겼던 배우 박중훈도 2025년 10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안 선배님을 뵌 시간이 우리 아버지 뵌 시간보다 더 길어요. 아버지는 제가 30대 초반에 돌아가셨으니까요. 안 선배님은 40년을 가까이서 뵀잖아요. ‘라디오 스타’나 ‘투캅스’ 같은 작품을 하나 더 찍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유튜브 링크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가수 임재범 씨(64·사진)가 “무대에서 물러나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임 씨는 4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은퇴 관련―안녕하세요. 임재범입니다’란 제목의 영상에서 “이번 40주년 투어를 끝으로 무대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아름다운 날들 속에서 스스로 걸어나오는 것이 제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감사의 방식이라 생각했다”는 글을 올렸다. 1986년 록밴드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한 임 씨는 1991년 ‘이 밤이 지나면’을 발표하며 솔로로 전향했다. ‘고해’(1998년), ‘너를 위해’(2000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해 11월부터 데뷔 40주년 전국 투어 ‘나는 임재범이다’를 진행 중이며, 서울(17, 18일)에 이어 올 5월 앙코르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애넌버그 스쿨 강의실에선 조금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강의명은 ‘K팝 삐딱하게 보기: 지드래곤(GD) 사례’. 15주 동안 이어지는 4학점 강좌로, 제목 그대로 지드래곤이 수업의 소재이자 주제이다. 미국에서 예일대의 비욘세, 하버드대의 테일러 스위프트 강좌처럼 팝스타를 다룬 강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K팝 아티스트 한 명을 단독 주제로 삼은 교수 주도의 정규 강좌가 개설되는 건 처음이다. 강의를 맡은 이혜진 USC 언론정보학과 교수(사진)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GD를 무조건 찬양하는 수업이 아니다”라며 “한 아티스트를 통해 K팝의 문법을 바꾼 시도들을 살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GD, ‘롱 런’ K팝 가능성 보여줘” 2017년 USC 교수로 임용된 이 교수는 2019년부터 K팝 관련 강의를 해 왔다. K팝 산업과 팬덤을 폭넓게 다뤄왔지만, 그도 단일 아티스트로 수업을 개설하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GD 수업’을 정규 강좌로 만들기 위해 교육 과정을 평가하는 위원회 심사 등도 통과해야 했다. 그가 GD를 강의 주제로 택한 이유는 뭘까. “GD는 K팝 가수들이 20대에 잠깐 반짝이는 존재가 아니라 음악인으로서 30년, 40년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뮤지션에 가장 가까운 사례라고 봐요.” 이 교수가 GD에게서 눈여겨본 대목은 그가 지난해 8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뒤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었다. K팝 안팎에서 굳어진 ‘아이돌은 수명이 짧고, K팝은 일시적 유행’이란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인물이란 설명이다. 때문에 이번 강의는 단순히 GD의 히트곡이나 성과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아이돌의 데뷔 과정을 처음 공개한 빅뱅의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아이돌’이란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활동 방식, 2016년 샤넬 글로벌 앰배서더로 국내 아이돌 최초로 선정된 사례 등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했다.이 교수는 2000년대 아시아 중심의 한류에서 출발한 K팝이 이제 세계를 휩쓰는 음악이 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다양한 성공 사례가 쌓이고 있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건 더 이상 뉴스가 아닌 시대다.이 교수는 이런 흐름에 한국 음악의 특성이 작용했다고 봤다. 그는 “K팝은 1990년대 미 흑인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해외 청자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하다”며 “동시에 한국 사회가 음악적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고 재구성하는 데 능숙한 편”이라고 분석했다.“물론 남은 숙제도 적지 않아요. 빌보드 랭킹은 팬들이 힘을 모으면 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문화적으로 체감되는 건 별개의 문제죠. 여전히 미국 사회는 인종과 언어 장벽이 높아요. K팝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긍정적인 면만 존재한다고 봐선 안 됩니다.”이 교수는 “한국이 생각하는 ‘글로벌’과 글로벌 사회가 생각하는 ‘글로벌’은 다르다”며 “한국은 순위가 몇 위인지, 앨범 몇 장을 팔았는지 등 외양적인 성과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사회나 문화를 깊이 이해하려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만들려면”이 교수는 지난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K팝이 지닌 ‘확장성’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았다. “케데헌은 한국적 요소를 많이 담으면서도, 드로잉은 서양 느낌이 나게 하는 등 절묘한 문화적 조합이 있었어요. 매기 강 감독이 한국과 서구 문화 양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K팝이 롱런하려면 이렇게 교두보가 될 인물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K팝에서 ‘K의 색깔’은 어디까지 유지해야 할까. 그는 “접점을 찾는 게 쉽진 않지만, 영어로만 음악을 만드는 것도 답이라 보진 않는다”면서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요즘 K팝은 너무 잘 만들어요. 하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 미 시장에 도전하던 BTS가 보여줬던 ‘날것(raw)의 느낌’은 많이 사라졌죠. 제과점에 소보로빵도 있고 케이크도 있어야 하는데, 모두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만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스위프트나 폴 매카트니처럼 오래도록 사랑받는 K팝 가수들이 나오려면, 사람들이 처음에 K팝을 좋아했던 이유가 뭐였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 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애넌버그 스쿨 강의실에선 조금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강의명은 ‘K팝 삐딱하게 보기: 지드래곤(GD) 사례’. 15주 동안 이어지는 정규 학점 강좌로, 제목 그대로 지드래곤이 수업의 소재이자 주제이다. 미국에서 예일대의 비욘세, 하버드대의 테일러 스위프트 강좌처럼 팝스타를 다룬 강좌가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K팝 아티스트 한 명을 단독 주제로 삼은 정규 강좌가 개설되는 건 처음이다. 강의를 맡은 이혜진 USC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30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GD를 무조건 찬양하는 수업이 아니다”라며 “한 아티스트를 통해 K팝의 문법을 바꾼 시도들을 살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GD, ‘롱 런’ K팝 가능성 보여줘”2017년 USC 교수로 임용된 이 교수는 2019년부터 K팝 관련 강의를 해 왔다. K팝 산업과 팬덤을 폭넓게 다뤄왔지만, 그도 단일 아티스트로 수업을 개설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GD 수업’을 정규 강좌를 만들기 위해 교육 과정을 평가하는 위원회 심사 등도 통과해야 했다. 그가 GD를 강의 주제로 택한 이유는 뭘까.“GD는 K팝 가수들이 20대에 잠깐 반짝이는 존재가 아니죠. 음악인으로서 30년, 40년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뮤지션에 가장 가까운 사례라고 봐요.”이 교수가 GD에게서 눈여겨 본 대목은 그가 지난해 8년의 공백을 깨고 나온 뒤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이었다. K팝 안팎에서 굳어진 ‘아이돌은 수명이 짧고, K팝은 일시적 유행’이란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인물이란 설명이다. 때문에 이번 강의는 단순히 GD의 히트곡이나 성과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아이돌의 데뷔 과정을 처음 공개한 빅뱅의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아이돌’이란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활동 방식, 2016년 샤넬 글로벌 엠베서더로 국내 아이돌 최초로 선정된 사례 등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했다.이 교수는 2000년대 아시아 중심의 한류에서 출발한 K팝이 이제 세계를 휩쓰는 음악이 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시작으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다양한 성공 사례가 쌓이고 있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건 더 이상 뉴스가 아닌 시대다.이 교수는 이런 흐름에 한국 음악의 특성이 작용했다고 봤다. 그는 “K팝은 1990년대 미 흑인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해외 청자들에게도 비교적 익숙하다”며 “동시에 한국 사회가 음악적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고 재구성하는 데 능숙한 편”이라고 분석했다.“물론 남은 숙제도 적지 않아요. 빌보드 랭킹은 팬들이 힘을 모으면 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문화적으로 체감되는 건 별개의 문제죠. 여전히 미국 사회는 인종과 언어 장벽이 높아요. K팝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긍정적인 면만 존재한다고 봐선 안 됩니다.”이 교수는 “한국이 생각하는 ‘글로벌’과 글로벌 사회가 생각하는 ‘글로벌’은 다르다”며 “한국은 순위가 몇 위인지, 앨범 몇 장을 팔았는지 등 외양적인 성과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사회나 문화를 깊이 이해하려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테일러 스위프트 만들려면”이 교수는 지난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K팝이 지닌 ‘확장성’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꼽았다. “케데헌은 한국적인 요소를 많이 담으면서도, 드로잉은 서양 느낌이 나게 하는 등 절묘한 문화적 조합이 있었어요. 메기 강 감독이 한국과 서구 문화 양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이죠. K팝이 롱런하려면 이렇게 교두보가 될 인물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그렇다면 K팝에서 ‘K의 색깔’은 어디까지 유지해야 할까. 그는 “접점을 찾는 게 쉽진 않지만, 영어로만 음악을 만드는 것도 답이라 보진 않는다”면서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요즘 K팝은 너무 잘 만들어요. 하지만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 미 시장에 도전하던 BTS가 보여줬던 ‘날 것(raw)의 느낌’은 많이 사라졌죠. 제과점에 소보로도 있고 케이크도 있어야 하는데, 모두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만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테일러 스위프트나 폴 매카트니처럼 오래토록 사랑받는 K팝 가수들이 나오려면, 사람들이 처음에 K팝을 좋아했던 이유가 뭐였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가수 임재범 씨(64·사진)가 “무대에서 물러나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임 씨는 4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은퇴 관련-안녕하세요. 임재범입니다’란 제목의 영상에서 “이번 40주년 투어를 끝으로 무대에서 물러나려 한다”며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아름다운 날들 속에서 스스로 걸어나오는 것이 제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자 감사의 방식이라 생각했다”는 글을 올렸다.임 씨는 은퇴를 결심한 이유로 “무대에 서면 여전히 심장은 뜨겁지만, 그 뜨거움만으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제가 가진 것들이 하나둘 제 손을 떠나고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말로 꺼내려 하면 목이 메어 차마 여러분을 바라보며 전할 용기가 나지 않아, 마지막 순간에 글로 먼저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1986년 록밴드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한 임 씨는 1991년 ‘이 밤이 지나면’를 발표하며 솔로로 전향했다. ‘고해’(1998년), ‘너를 위해’(2000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큰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해 11월부터 데뷔 40주년 전국 투어 ‘나는 임재범이다’를 진행 중이며, 서울(17, 18일)에 이어 올 5월 앙코르 공연을 끝으로 무대를 떠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2’가 국내 누적 관객 800만 명을 돌파했다.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주토피아2’는 개봉 39일째인 3일 오후 기준 누적 관객 수 800만724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800만 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작품은 현재까지 ‘주토피아2’가 유일하다. 이는 지난해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모은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누적 관객 수 약 569만 명과도 격차가 크다. 국내에서 ‘800만 영화’가 나온 건 2024년 6월 개봉해 약 879만 명을 동원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다만 ‘주토피아2’가 1000만 영화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다. 개봉 7주차에 접어들며 흥행 열기가 다소 떨어진 데다, 박스오피스 순위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기준 박스오피스 1위는 ‘아바타: 불과 재’(26만800명)로, 누적 관객 수 535만6487명을 기록했다. 2016년에 나온 ‘주토피아’ 후속작인 ‘주토피아2’는 전작에서 거대한 음모에 휩쓸린 뒤 절친한 파트너가 된 토끼 주디와 여우 닉이 새로운 사건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2월의 어느 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던 여자는 도시로 향한다.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지면 어떤 기분일지 알고 싶어서. 남편에겐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다녀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낯선 남자의 아파트에 도착한 그는 ‘밀회’를 즐긴다. 평범한 불륜 이야기처럼 보이겠지만, 소설은 여자가 뜻밖의 사건에 말려들며 서사의 흐름이 급격히 방향을 바꾼다. 그리고 끔찍한 결말은 예고 없이, 그러나 담담하게 펼쳐진다.‘이처럼 사소한 것들’(2021년)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사랑받는 클레어 키건이 1999년 데뷔작으로 발표한 단편소설집이다. 책에 실린 작품들은 키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주로 아일랜드 농촌을 주요 배경으로 한다. 작가는 전통적인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작동하는 폭력의 양상을 탐구한다. 하지만 국가와 제도의 억압 아래 스러져간 소녀를 위해 연대할 남성을 배치한 중·후기 작품과 달리, 20대 젊은 시절의 키건이 그려낸 세계는 훨씬 냉혹하다. 곳곳에서 잔인한 남성성이 등장한다. 이야기는 살인과 배신, 아이의 실종과 광기 등 극단적인 사건과 함께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각 단편은 짧지만 자명하다. ‘진저 로저스 설교’에선 성적 호기심을 가진 소녀의 선택이 한 남자의 삶을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밀어 넣는다. 사건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하는 소녀의 시선과,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어른들의 세계가 교차된다. 외도를 일삼는 남편에게 아내가 복수하는 ‘남자와 여자’, 아이를 잃은 부모의 고통을 기괴한 장치로 밀어붙이는 ‘여권 수프’ 등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 드러난다. 키건은 인물들의 심리를 과장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된 장면을 통해 불안과 슬픔을 신비롭게 부각한다. 이 소설들의 결말은 대체로 미묘하다. 완결된 교훈이나 단정적인 마무리 대신 독자가 이야기를 곱씹으며 상상하도록 여백을 남긴다. 읽고 나면 속이 더 답답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인물과 사건을 쉽게 놓아버릴 수 없다. 예상치 못한 방향이어도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게 만든다. 어떤 단편이 가장 인상적인지를 두고 팬들도 의견이 갈릴 만큼, 작품 15편은 저마다의 개성이 선명하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K팝 최정상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BTS·사진)이 드디어 돌아온다. 완전체로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건 2022년 6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일 “BTS가 3월 20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컴백 소식은 BTS 멤버들이 팬클럽 아미(ARMY)에게 보낸 자필 편지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 멤버들은 신년을 맞아 직접 손으로 쓴 편지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2026.03.20’이란 날짜를 적어 앨범 발매일을 암시했다. 리더인 RM은 “그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렸습니다”라고 했으며, 지민은 “우리가 만나는 해가 찾아왔습니다”라고 써 기대감을 부풀렸다. 다른 멤버들 역시 “드디어 생각했던 게 현실로!”(제이홉),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진), “올해도 즐겁게 함께 합시다. 사랑합니다”(슈가) “2026년엔 더 좋은 추억으로 갈 테니까 기대하세요”(뷔), “보고 싶네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정국)라고 인사했다. BTS는 2025년 12월 31일에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완전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새해를 맞았다. 멤버들은 “올해는 무사히 컴백해 앨범이 잘되면 좋겠다. 방탄소년단 대박 나자”고 전했다. BTS는 2022년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발매 이후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뒤 멤버들의 군 입대와 솔로 활동을 이어왔다. 같은 해 10월 ‘2030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콘서트’가 마지막 완전체 무대였다. 진과 제이홉이 2024년 6월과 10월 전역한 뒤, 지난해 6월 나머지 멤버 모두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빅히트뮤직은 “BTS 앨범과 공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K팝 최정상 보이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이 드디어 돌아온다. 완전체로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는 건 2022년 6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소속사 빅히트뮤직은 1일 “BTS가 3월 20일 새 앨범을 발매하고,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컴백 소식은 BTS 멤버들이 팬클럽 아미(ARMY)에게 보낸 자필 편지를 통해 먼저 공개됐다.멤버들은 신년을 맞아 직접 손으로 쓴 편지에서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2026.03.20’이란 날짜를 적어 앨범 발매일을 암시했다. 리더인 RM은 “그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렸습니다”라고 했으며, 지민은 “우리가 만나는 해가 찾아왔습니다”라고 써 기대감을 부풀렸다.다른 멤버들 역시 “드디어 생각했던 게 현실로!”(제이홉), “기다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진), “올해도 즐겁게 함께 합시다. 사랑합니다”(슈가) “2026년엔 더 좋은 추억으로 갈 테니까 기대하세요”(뷔), “보고 싶네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정국)라고 인사했다.BTS는 2025년 12월 31일에 팬 플랫폼 위버스에서 완전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새해를 맞았다. 멤버들은 “올해는 무사히 컴백해 앨범이 잘되면 좋겠다. 방탄소년단 대박 나자”고 전했다.BTS는 2022년 앤솔러지 앨범 ‘프루프(Proof)’ 발매 이후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 뒤 멤버들의 군 입대와 솔로 활동을 이어왔다. 같은 해 10월 ‘2030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콘서트’가 마지막 완전체 무대였다. 진과 제이홉이 2024년 6월과 10월 전역한 뒤, 지난해 6월 나머지 멤버 모두 병역의 의무를 마쳤다. 빅히트뮤직은 “BTS 앨범과 공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사진)가 미혼모 등 취약 계층을 위해 2억 원을 기부했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31일 “아이유가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아동권리보장원, 사랑의달팽이, 우양재단에 각각 5000만 원씩 모두 2억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혼모 지원과 보호 종료 아동의 자립을 위한 초기 비용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아이유는 2025년에만 산불 피해 지원에 2억 원, 어린이날 아동·청소년 지원에 1억5000만 원 등 모두 9억5000만 원을 기부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