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

이은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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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 국제부를 거쳤고 정책사회부 교육/노동팀, 사회부 사건팀 데스크를 지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랩 디지털뉴스팀장으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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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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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인태사령관 “中, 남중국해 인공섬 최소 3곳 군사기지화”

    존 아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중 최소 3곳이 완전히 군사기지로 바뀌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2015년의 언급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대부분의 주변 나라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또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전함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날 남중국해를 정찰 중인 해군 초계기 ‘P-8A 포세이돈’ 내부에서 이뤄진 AP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미스치프 암초, 수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등 3곳을 사실상 군사기지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최근 20년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꾀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것이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 인공섬에 대공 미사일, 레이더 교란 장비, 전투기 및 격납고 등을 속속 배치했다. 이것이 중국이 바다에서도 공격 능력을 확장하려는 분명한 신호라는 의미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 경로인 남중국해를 지키는 것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며 주변국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대대적인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로 인해 남중국해 상공을 통과하는 각국 민항기가 중국의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올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억지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억지에 실패하면 싸워서 이기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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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포로들 “푸틴이 러 전체를 속여… 이미 패배”

    “러시아군은 이미 패배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생포된 러시아군 포로들이 19일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국군의 실상을 폭로했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만한 충분한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며 “많은 러시아군이 전쟁의 목적을 납득하지 못해 사기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20일 영국 일간지 미러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에게 생포된 러시아 병사 6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국민들에게 “푸틴 대통령에게 맞서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군인인 알렉세이 젤레즈냐크는 “푸틴 대통령은 사전 경고도 없이 병원, 도시, 민간인을 폭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용감하고 단결됐으며 무기 없이도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스타파예프 무그사트는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파시스트로 만들었고 러시아 전체를 속였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며칠 동안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의 침략 행위는 수백 년 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해안방위 126사단 소속 이고리 루덴코는 “푸틴 대통령은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한꺼번에 거대한 구덩이에 던진다. 군대를 철수시켜라”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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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軍 “푸틴은 거짓말쟁이…러시아는 이미 패배했다”

    “러시아군은 이미 패배했다.” 우크라이나군에게 생포된 러시아군 포로들이 19일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국군의 실상을 폭로했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만한 충분한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것”이라며 “많은 러시아군이 전쟁의 목적을 납득하지 못해 사기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20일 영국 일간지 미러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에게 생포된 러시아 병사 6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국민들에게 “푸틴 대통령에 맞서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군인인 알렉세이 젤레즈냐크는 “푸틴 대통령은 사전 경고도 없이 병원, 도시, 민간인을 폭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용감하고 단결됐으며 무기 없이도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스타페브 무그사드는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파시스트로 만들었고 러시아 전체를 속였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며칠동안 지하실에 숨어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의 침략 행위는 수 백 년 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해안방위 126사단 소속 이고르 루덴코는 “푸틴 대통령은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한꺼번에 거대한 구덩이에 던진다. 군대를 철수시켜라”라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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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남중국해 인공섬 최소 3곳 군사화 완료”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이 20일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중 최소 3곳이 완전히 군사 기지로 바뀌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겠다는 2015년의 언급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대만, 필리핀, 베트남, 말레시아 등 주변 대부분 나라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또한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전함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날 남중국해를 정찰 중인 해군 초계기 ‘P-8A 포세이돈’ 내부에서 이뤄진 AP통신 인터뷰에서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미스치프 암초, 수비 암초, 피어리 크로스 암초 3곳을 사실상 군사 기지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최근 20년 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꾀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것이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 인공섬에 대공 미사일, 레이더 교란장비, 전투기 및 격납고 등을 속속 배치했다. 이것이 중국이 바다에서도 공격 능력을 확장하려는 분명한 신호라는 의미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 경로인 남중국해를 지키는 것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며 주변국과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대대적인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이로 인해 남중국해 상공을 통과하는 각국 민항기가 중국의 미사일 사정거리에 들어올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주된 목표는 억지를 통해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것”이라며 억지에 실패하면 싸워서 이기는 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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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서 우버택시 모는 아프간 前재무 “국민 배신하고 비참한 실패”[사람, 세계]

    3월의 어느 날 해가 진 미국 수도 워싱턴. 혼다 어코드 한 대가 포토맥강 다리를 건너 조지워싱턴대 케네디센터 앞에 섰다. 우버 택시를 기다리던 여대생 두 명이 뒷좌석에 탔다. 둘은 “날이 너무 춥다”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를 떨어뜨렸다. 최악의 날”이라며 수다를 떨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그들은 요금에 4달러(약 4900원)를 추가해 ‘팁’으로 결제했다. 기사는 승객들이 내린 후 다음 호출을 확인했다. 그의 이름은 할리드 파옌다(41). 7개월 전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의 재무장관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8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공격으로 정부가 무너졌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20년간 이어오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끝이었다. 한때 한 해 6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의 국가 예산을 주물렀던 파옌다는 지금 미국에서 우버 기사로 일하며 아내와 자녀 4명의 생계를 근근이 책임지고 있다. 그는 “우리는 조국과 국민을 배신했고 비참하게 실패했다”고 18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파옌다는 열한 살 때인 1992년 아프가니스탄 내전을 피해 가족과 파키스탄으로 이주했다. 2002년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자 고국에 돌아와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사립대’를 공동 설립했다. 2008년 미 일리노이대 유학 중 ‘풀브라이트 장학금’도 받았다. 지난해 1월 그는 40세의 젊은 나이에 아프가니스탄 재무장관에 올랐다. “정치에 나서지 말라”는 주변의 반대에도 아슈라프 가니 당시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었다. 파옌다의 어머니는 2개월 전이었던 2020년 11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좋은 병원에도 200달러(약 24만5000원)짜리 인공호흡기가 없어 코로나19를 앓던 어머니가 숨진 것이다. 모친의 죽음이 사무쳤던 그는 더 이상 이런 고통을 겪는 국민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장관직을 수락했다. 불과 7개월이 지난 지난해 8월 탈레반의 공세에 수도 카불이 함락 직전에 몰리자 가니 대통령은 사태의 책임을 장차관들에게 돌리며 히스테리를 부렸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파옌다는 같은 달 10일 장관직을 사임하고 아내와 자녀들이 미리 도피해 있던 미국으로 건너갔다. 5일 뒤인 8월 15일. 전날 늦게 잠들어 오후 2시에야 일어난 파옌다의 휴대전화에 옛 동료의 문자 한 통이 와 있었다. “슬픈 날이다.” 이날 탈레반은 카불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하고 정부를 무너뜨렸다. 당초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던 가니 대통령 또한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하기도 전에 거액의 현금을 챙겨 해외로 도피했다. 각료들의 단체 채팅방에는 사태에 대한 분노와 충격의 반응이 가득했다. 파옌다는 “우리는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20년간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무너지기 쉬운 ‘카드로 만든 집’을 지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각료 중 몇몇이 마지막 순간에 도둑질을 선택해 국민을 배신했다고 전했다. 승객들은 그의 외모와 억양을 보곤 “어디 출신이냐, 미국에서의 삶은 어떠냐”고 묻는다. 그는 “적응하는 중”이라고 답한다. 술 취한 승객에게 욕설을 듣는 일도 잦다. 하루 6시간 우버 기사로 일하며 150달러(약 18만2000원) 정도를 번다. 그는 일과를 마치면 현관에 혼자 앉아 아프가니스탄 노래를 듣는다. 탈레반이 ‘금지곡’으로 지정한 곡들이다. 파옌다는 “자녀들에게 아프가니스탄의 노래, 시, 역사는 물론 국민들의 투쟁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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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애틀랜타 총격사건 1주기…바이든 “인종차별-여성 혐오와 싸워야”

    지난해 3월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한 8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사건이 벌어진 지 1주기인 1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 여성 혐오와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에서 “1년 전 오늘 아시아계 운영 사업장 3곳을 공격한 한 총격범 때문에 8명이 비극적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끔찍한 살인은 미국 공동체를 뒤흔들었고, 이 국가가 인총차별과 여성 혐오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혐오, 그리고 이런 극단주의 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총기 폭력이라는 전염병에 맞서 싸우기 위해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를 일깨웠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 이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애틀랜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 지도자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느낀 괴로움과 공포에 대해서도 경청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아시아계 혐오 정서가 만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의 조부모들은 집은 나서길 두려워하고,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폭력의 목표물이 돼 총에 맞아 쓰러졌다”며 “그 가족들은 미국의 길거리를 걸어가면서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간다”고 지적했다. 희생자 중 대다수가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들은 그들의 인종은 물론 성별 때문에 (혐오의) 표적이 되는 복합적인 피해를 경험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다시 살려올 순 없지만 그들이 숨진 사건은 ‘반(反) 아시아 정서와 성별에 기반한 폭력’이라는 이 국가의 오랜 잔재를 무시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폭력을 두려워않는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마사지업소 3곳에서는 당시 21살이었던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의 총격에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백인 남성과 백인 여성 각각 1명 씩 등 총 8명이 숨졌다. 사건 초기 경찰은 범인의 범행 동기를 ‘성(性) 중독’이라고 밝혔으나, 목격자는 범인이 범행 당시 ‘중국인을 모두 죽여야 한다’는 취지의 인종 혐오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미국의 아시아계에 큰 충격을 안겼고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동안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롱은 지난해 7월 조지아주 체로키 카운티 법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그는 끝까지 자신의 범행을 뉘우치거나 희생자들에게 사과한다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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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스러운 재블린’ 미사일, 러 탱크 무력화… 전쟁 판도 바꿨다

    “러시아의 최신 전차도 ‘성스러운 재블린(St. Javelin)’ 앞에선 나약할 뿐이다.”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지원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 전쟁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대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들이 대전차 미사일 앞에 속절없이 파괴되자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무기를 ‘성자(聖子)’에 빗대고 있다. 지상전에서 예상 밖으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는 ‘정체불명의 미끼’라고 불리는 신무기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러 전차, 대전차 미사일에 속수무책 이탈리아 군사 프로젝트 그룹 오릭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현재까지 전차 214대를 포함해 전투차량 1292대를 잃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65대를 포함해 총 343대를 잃은 것과 비교해 4배 가까운 손실이다. 다만 양국의 전차 등 기갑무기 손실 비율은 러시아가 4%, 우크라이나가 6%로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낙관하긴 이른 상황”이라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지상전에서 고전하는 주요 요인으로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미사일이 꼽힌다. 미국, 영국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재블린, 엔로(NLAW) 등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대량으로 지원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대전차 미사일이 총 1만7000기에 달한다”며 현대전에서 전례가 없는 규모라고 전했다. 영국은 엔로 3615기를 보냈고,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은 1000∼5000기의 대전차 미사일을 지원했다. 재블린과 엔로는 기갑부대를 무력화하기 위해 개발된 최첨단 무기다. 과거의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장치와 미사일이 케이블로 연결돼 있어 목표물을 맞힐 때까지 사수(射手)가 자리를 뜰 수 없었고 파괴력도 약했다. 사수 위치가 노출돼 피격될 위험도 컸다. 이에 비해 재블린, 엔로는 무선 방식으로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사수는 쏘고 바로 피하면 된다. 또 높이 치솟았다가 전차의 가장 약한 상부를 타격하는 ‘톱어택(Top Attack)’ 방식이어서 파괴력도 크다. 전쟁 초기에는 광활한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군 전차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현재는 아파트나 빌딩 등 엄폐물이 많은 도시 내 시가전이 많아 러시아군 전차들은 곳곳에서 날아드는 재블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스위치 블레이드’라고 불리는 최첨단 ‘자폭 드론’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15일 미국 NBC가 보도했다. 최대 80km를 날아가 전차나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어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 양상이 크게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대형 전함이 전투기와 잠수함의 공격에 취약성을 드러내며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듯, 전차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 요격 피하려 극비 신무기 동원러시아는 이스칸데르-M 등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신형 무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30cm 길이의 다트 촉처럼 생긴 이 무기는 방공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무선 신호를 생성한다. 상대가 요격용 열 추적 미사일 등을 엉뚱한 곳에 발사하도록 ‘미끼’ 역할을 한다. 미국 미들베리국제학연구소(MIIS) 제프리 루이스 교수는 “러시아가 이를 사용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용병도 투입할 예정이다. CNN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둘 다 가용 전력의 90%가 남아있는 상태인 것으로 미국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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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후쿠시마 앞바다서 규모 7.3 지진… 도쿄도 ‘흔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16일 오후 11시 36분 진도 7.3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됐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진도 9.1에 비해서는 약하지만 수도 도쿄에서 건물과 지반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진원 깊이는 약 60km로 알려졌으며 후쿠시마현에서 홋카이도에 걸쳐 진도 6~1의 지진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후쿠시마현, 미야기현 등에 1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올 수 있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기상청은 “바다나 해안 근처는 매우 위험하다. 해안에 있는 사람들은 즉시 자리를 피하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도쿄에서 일부 시민들이 흔들림을 느꼈고 방송 카메라에도 집기 등이 흔들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자정 현재 흔들림은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전국 210만 가구에서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지역별로는 도쿄 19만 호를 비롯해 니카다현, 후쿠시마현, 이와테현, 아오모리현 등에서 정전 사례가 보고됐다. 도호쿠신칸센, 야마가타신칸센, 아키타신칸센 등 일본 동부 주요 JR철도 노선은 운행이 중단됐다. 일본 하네다공항의 활주로로도 봉쇄됐다. 하네다 공항은 김포공항과 왕복 노선이 운행되던 공항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날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본부를 설치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우선 생명을 지키는 행동을 하고, TV 라디오 인터넷 등으로 정보를 수집해달라”고 당부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지진은 최대 진도 9.1 규모의 강진이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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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무기 개조해 러軍 조준…우크라 ‘정비사 어벤저스’ 떴다

    “우리를 겨누던 러시아군 무기들이 다시 그들을 겨누도록 개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자동차 관련 TV프로그램 진행자인 정비사 올렉산드르 페드첸코 씨(38)는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정비소 직원들과 둘러앉았다. “우리 군인들을 어떻게 도울지 아이디어 회의를 했는데 놀랍게도 직원들 중 상당수가 군용 무기의 작동 방식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페드첸코 씨는 주변의 용접공과 기술자들까지 불러 모아 ‘정비사 어벤저스’를 꾸렸다.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전장에서 손상된 러시아군의 무기를 넘겨받으면 아군이 이 무기를 다시 쓸 수 있도록 고치고 개조하는 게 이들이 스스로 부여한 임무였다.○ 정비사들, 위험 무릅쓰고 무기 개조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군에 맞서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아군을 돕는 필사적 ‘재능 기부’에 나서며 조직적인 저항을 펼치고 있다. 15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군 장갑차와 탱크 등을 파괴하고 나면 본체에서 중기관총 등 무기를 떼어낸다. 우크라이나 보병이 사용할 휴대용 무기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기계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민간인 기술자들이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수도 키이우 등에서는 자동차 정비소가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무기를 만드는 ‘지하 무기 제조공장’ ‘사설 병기창’ 등으로 탈바꿈했다. 정비공 등 기술자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결성해 속속 가세하고 있다. 러시아군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나눠 줄 화염병도 이곳에서 상당수 만들어진다. 무기 개조에 참여한 정비사들은 “전쟁 초기 우리는 무력감을 느꼈다. 우리가 소총을 들고 있었다면 전쟁터에서 10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나라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현행법 위반이지만 조국을 구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페드첸코 씨는 “우리는 언제든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무기들을 넘겨받아 실전에 곧바로 사용하고 있다. 그 덕에 키이우를 압박해 오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농민들, 트랙터로 러 무기 끌어와 우크라이나 농민들도 나섰다. 이들은 거리에서 노획한 러시아군 장갑차, 탱크, 미사일발사차량 등을 트랙터로 견인해 우크라이나군에 넘기고 있다고 1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도시 외곽에서는 러시아군이 트랙터를 몰고 나온 농민들에게 탱크, 장갑차 등을 빼앗기는 일도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 장갑차가 농민이 모는 트랙터에 묶여 질질 끌려가자 황급히 뒤쫓아 달려가는 러시아 병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이들 농민에게는 ‘우크라이나 수송군’이란 별칭도 붙었다. “우크라이나에선 숙녀에게 나이를, 남자에게 연봉을, 농민에게 대공미사일 발사차량의 출처를 묻지 말라” “농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탱크들을 훔치기 시작한 지 10여 일 만에 비공식적으로 유럽에서 5번째로 큰 군대가 됐다” 등의 농담과 찬사가 트위터에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언제든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대담하게 트랙터로 전차, 탱크를 노획하는 우크라이나 농민들의 모습은 저항의 상징이 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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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겨누던 무기, 러 겨누도록”…‘무기 개조’ 정비사 어벤저스

    “우리를 겨누던 러시아군 무기들이 다시 그들을 겨누도록 개조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자동차 관련 TV프로그램 진행자인 정비사 올렉산드르 페드첸코 씨(38)는 지난달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정비소 직원들과 둘러 앉았다. “우크라이나군을 어떻게 도울지 아이디어 회의를 했는데 놀랍게도 직원들 중 상당수가 군용 무기의 작동방식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페드첸코 씨는 주변의 용접공과 기술자들까지 불러 모아 ‘정비사 어벤저스’를 꾸렸다.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전장에서 손상된 러시아군의 무기를 넘겨받으면 아군이 이 무기를 다시 쓸 수 있도록 개조하기 시작하는 게 이들이 스스로 부여한 임무였다.● 정비사들 ‘무기 개조’ 재능 기부‘정비사 어벤져스’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재능 기부를 결합한 조직적인 저항을 펼치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15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러시아군 장갑차와 탱크 등을 파괴하고 나면 본체에서 중기관총 등 무기를 떼어낸다. 우크라이나 보병이 사용할 휴대용 무기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기계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민간인 기술자들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 키이우 등에서는 자동차 정비소가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무기를 만드는 ‘지하 무기 제조공장’, ‘사설 병기창’ 등으로 탈바꿈했다. 정비공 등 기술자들은 자발적으로 팀을 결성해 속속 가세하고 있다. 러시아군에 맞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나눠 줄 화염병도 이곳에서 상당수 만들어진다. 무기 개조에 참여한 정비사들은 “엄밀히 따지면 현행법 위반이지만 조국을 구하는 게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페드첸코 씨는 “우리는 언제든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무기들을 넘겨받아 실전에 곧바로 사용하고 있다. 그 덕에 키이우를 압박해오는 러시아군의 진격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농민들, 트랙터로 러 무기 끌어와우크라이나 농민들도 나섰다. 이들은 거리에서 노획한 러시아군 장갑차, 탱크, 미사일발사차량 등을 트랙터로 견인해 우크라이나군에 넘기고 있다고 13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도시 외곽에서는 러시아군이 트랙터를 몰고 나온 농민들에게 탱크, 장갑차 등을 빼앗기는 일도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군 장갑차가 농민이 모는 트랙터에 묶여 질질 끌려가자 황급히 뒤쫓아 달려가는 러시아 병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기도 했다. 이들 농민들에게는 ‘우크라이나 수송군’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우크라이나에선 숙녀에게 나이를, 남자에게 연봉을, 농민에게 대공미사일 발사차량의 출처를 묻지 말라”, “농민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탱크들을 훔치기 시작한 지 10여일 만에 비공식적으로 유럽의 5번째로 큰 군대가 됐다”는 등의 농담과 찬사가 트위터에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언제든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대담하게 트랙터로 전차, 탱크를 노획하는 우크라이나 농부들의 모습은 저항의 상징이 됐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일부 농민들은 전쟁 물자를 수집하거나 고철로 팔기 위해 러시아군 무기를 훔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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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우크라에 2억달러 무기 추가지원… 러 “수송車 공격할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한 2억 달러(약 2500억 원)의 자금을 12일 승인했다. 침공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승인한 3억5000만 달러(약 4375억 원)와 합하면 약 7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군 전차 부대를 괴롭히는 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또한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이 무기를 수송하는 차량을 공격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 지난해부터 1조5000억 원 지원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해외원조법에 근거해 할당된 2억 달러를 우크라이나 방위를 위해 배정하라고 지시했다. 이 돈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군사 교육 및 훈련을 지원하는 데 활용된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월부터 지원한 안보 원조까지 더하면 현재까지 총 12억 달러(약 1조5000억 원)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였다”고 밝혔다. 미국은 유럽에 배치된 미군의 재블린 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을 폴란드,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보낸 뒤 다시 우크라이나 서부로 옮길 방침이다. 특히 ‘탱크 킬러’로 불리는 재블린은 러시아 전차와 탱크를 격파하는 데 상당한 위력을 발휘해 우크라이나에서 ‘성스러운 재블린’으로 불린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1주일간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이 1만7000기라고 전했다. 슬로바키아에 있는 S-300 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에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미국의 무기 지원은 단순히 위험한 행동일 뿐 아니라 그 무기를 실은 호송대를 (러시아의) 합법적인 공격 목표물로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해 러시아군과 직접 맞서 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는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충돌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 러 ‘이스칸데르’ vs 우크라 ‘재블린’로이터통신은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사용한 주력 무기를 상세히 분석했다. 러시아는 침공 당일인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파괴하기 위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이스칸데르-M’ 100발 이상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등에 쏟아부었다. 러시아 흑해함대 또한 최대 사거리가 2000km인 칼리브 순항미사일을 사용해 주요 도시를 타격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에서 지원받은 재블린, NLAW 등 대전차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기갑부대를 파괴했다. 터키에서 들여온 무인항공기(드론) ‘바이락타르 TB2’ 또한 초소형 스마트 폭탄으로 러시아군 탱크를 폭격했다. 무너진 빌딩 등을 ‘엄폐물’로 삼은 우크라이나군과 이들을 포위한 러시아군 사이에 공성전(攻城戰)이 벌어지며 전쟁이 장기화할 기미를 보이자 다급해진 러시아는 다연장로켓(MLRS)을 포함해 국제 사회가 사용을 금지한 비인도적 무기인 진공폭탄과 집속탄까지 무차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11일 유엔은 러시아가 인구 밀집 지역에 집속탄을 사용했다는 신뢰할 만한 보고를 접수했다며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규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우크라이나 의료시설과 의료진, 구급차에 대한 공격 29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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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키이우 24km앞 진격 ‘시가전’… 폴란드 접경 서부에 미사일 공격

    러시아가 1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함락하기 위해 도심 24km 앞까지 진격하는 등 총공세를 펼치자 우크라이나군이 매복 공격으로 러시아군 전차를 패퇴시키는 등 결사항전으로 맞서고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0km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야보리우 군사시설에도 미사일 30발 이상을 발사해 13일 기준 최소 35명이 숨지고 134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다. 이 시설은 미군과 나토, 우크라이나군 간 연합훈련장으로 쓰였고 나토의 무기가 들어오는 곳이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동쪽과 남쪽을 주로 공격했던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한 공격까지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2일 후방 전투부대를 전방으로, 기갑부대가 키이우를 북, 서, 동쪽에서 포위하는 식으로 병력을 재배치한 뒤 키이우 도심 24km 앞까지 진격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도시들은 폐허가 됐고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했다. 키이우로 도달하는 주요 길목인 북쪽 이르핀에서는 러시아군 탱크가 무차별 포격을 가하자 우크라이나 또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이르핀강의 교량을 모두 폭파했다. 키이우 동쪽 브로바리에서도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대량살상무기인 진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로켓 발사대(TOS-1A)가 설치된 탱크 등 약 30대의 러시아군 전차가 지나가는 길목에 매복해 있다가 공격을 퍼부어 전차 일부를 파괴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 대령급 고위 장교 1명도 전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습 공격을 받은 일부 전차가 검은 연기에 휩싸이자 러시아군이 퇴각하는 동영상도 공개됐다. 키이우는 인구의 절반(200만 명)만 남은 채 도시 내부를 요새화하고 항전에 나선 상태다. 러시아는 야보리우 군사시설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서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공항도 공습했다. 루마니아와 가까운 이 도시는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이 대피한 체르니우치와 약 100km 거리다.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막힌 러시아군이 생화학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남부 멜리토폴에서는 이반 페도로우 시장이 12일 머리에 검은 봉지를 뒤집어쓴 채 러시아군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13일 인근 드니프로루드네의 예벤 마트베예프 시장 또한 납치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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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취재 NYT 출신 美기자, 러군 총격에 숨져

    13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 이르핀에서 강을 건너 대피하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촬영하던 전 미국 뉴욕타임스(NYT) 소속 브렌트 르노 기자(51)가 러시아군의 총격에 숨졌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해외 언론인, 특히 미국인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현장에 같이 있다 부상당한 그의 동료 후아인 씨는 “러시아군이 갑자기 우리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르노 기자가 목에 총을 맞았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에 “매우 충격적이다. 푸틴에게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이유”라며 “동맹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 남부 아칸소 출신인 르노 기자는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 멕시코의 마약 전쟁 등 분쟁 지역 취재로 유명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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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서 러軍 총격에 前뉴욕타임스 기자 1명 사망·1명 부상

    우크라이나 북부 소도시 이르핀에서 전쟁을 취재하던 미국 언론인이 13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동료 한 명도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외국 언론인, 특히 미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르핀 당국에 따르면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NYT) 소속 기자로 활동했던 브렌트 르노 씨(51)가 취재활동 도중 목에 러시아군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이르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곳이다. 키이우 경찰서장은 숨진 르노 씨의 미국 여권 사진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과거 NYT 기자증,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체 담요에 덮인 그의 시신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보여주려던 국제 언론인까지 살해했다”고 밝혔다. 미국 퓰리처재단에 따르면 르노 씨와 그의 형 크레이그 르노는 ‘형제 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분쟁지역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해 아이티 대지진 현장, 멕시코의 마약 전쟁 등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르노 씨와 함께 있다가 부상당한 동료 후아인 씨는 당시 이들이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촬영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누군가의 차를 얻어 타고 검문소로 향한 뒤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았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생자가 미국 사회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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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엔 장수 못바꿔” 바이든-마크롱, 우크라 전쟁에 지지율 ‘쑥’[글로벌 포커스]

    9일 대통령선거를 치른 한국을 포함해 올해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브라질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대선과 총선 등이 실시되는 ‘정치의 계절’이 도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반영하듯 주요국 정상들의 지지율도 요동치고 있다. ‘전시(戰時)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 때문인지 현직 최고 지도자로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혼란 때부터 시작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반등했다. 러시아에 대한 초강경 제재를 주도하며 ‘서방의 지도자’를 자처한 덕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11월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반등세가 이어질지 관심이다. 다음 달 대선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재선에 무난히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다.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일본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안보 이슈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10월로 예정된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한다. 브라질, 필리핀, 홍콩 등에서도 새 지도자가 탄생한다.○ 지지율 회복한 바이든… ‘경제’가 변수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통해 하원 435석 전체, 상원 100석 중 35석을 새로 뽑는다. 집권 민주당은 현재 하원 다수당이고 상원은 야당 공화당과 50석씩 양분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최소 한 곳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역대 정권의 첫 중간선거마다 여당이 평균 하원 29석을 잃으며 패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전방위적 러시아 제재를 단행하자 여론이 바뀌고 있다. 공영라디오 NPR가 이달 1, 2일 양일간 미국 성인 13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47%를 기록했다. 지난달 15∼21일 조사보다 8%포인트 올랐다. 최근 40년 중 최고치로 치솟은 미국 소비자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올해 1월 20일 퀴니피액대의 조사에서 지지율이 33%까지 떨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냉전 때 옛 소련과 치열한 체제 경쟁을 벌였던 기억이 선명한 미국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러 정책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NPR 조사에서 “러시아 경제 제재에 찬성한다”는 답이 83%에 달했다. “에너지 가격이 올라도 러시아 제재에 찬성한다”는 답 역시 69%였다. 현재 흐름이 중간선거 때까지 이어질지는 향후 경제 상황에 달렸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제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을 악화시킨다면 중간선거에서 높은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 눈앞에 둔 마크롱다음 달 10일, 24일 각각 대선 1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리한 상황이다. 16년간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을 이끈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해 12월 은퇴하고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유럽의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넘어선 ‘유럽 방위군 창설’ 등을 거론하는 등 국제안보 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3일 프랑스24에 따르면 최근 주요 언론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1차 투표에서 28%,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가 17%를 얻어 두 사람이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결선투표에서 56.7%를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사회당 소속의 안 이달고 파리 시장 등 좌파 후보들은 지지율이 미미하다. 마크롱 대통령이 승리하면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프랑스 싱크탱크 장조레스재단은 “국가적 위기가 닥치면 프랑스 국민은 깃발을 들고 국가원수 뒤에 줄을 선다”고 평했다. 미 CNN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 프랑스 대선 판도를 결정했다고 분석했다. 오창룡 고려대 노르딕-베네룩스센터 교수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결선투표 상대가 누가 되든 마크롱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된다.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영국과 안보동맹 ‘오커스’를 결성한 호주도 5월 21일 총선을 치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중도우파 집권 자유당이 중도좌파 야당 노동당에 뒤지고 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 편에 서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등 각종 반중 정책을 주도한 스콧 모리슨 총리는 차기 총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최근 1위를 달리는 앤서니 앨버니즈 노동당 대표를 ‘친중’이라고 비난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 남미, 좌파 부활 ‘핑크타이드’ 유력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은 10월 2일 대선을 치른다.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방역 실패 이후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2003∼2010년 집권했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야권 후보로 급부상하며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속노동자 출신인 룰라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보우사 파밀리아’(빈민층 현금 지급) ‘포미 제루’(기아 제로) 등 복지정책을 주도해 저소득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2018년 재직 중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지만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고 대권에 재도전할 채비를 갖췄다. 5월 대선을 실시하는 콜롬비아에서도 과거 반정부 무장투쟁을 주도한 좌파 구스타보 페드로 상원의원이 ‘첫 좌파 대통령’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그는 집권에 성공하면 비상사태를 선포해 경제난, 코로나19, 인신매매 등 강력범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을 치른 페루와 온두라스에서도 모두 좌파가 승리한 상황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도 좌파 지도자가 등장하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필두로 중남미 곳곳에서 좌파 지도자가 출현한 2000년대 초중반의 1차 ‘핑크타이드’(온건 사회주의 정권의 잇따른 집권)에 이은 2차 핑크타이드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주의 탄압’ 홍콩-필리핀-헝가리도 선거반중 활동을 한 사람에게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는 홍콩 국가보안법을 2020년 제정한 후 민주 인사를 대대적으로 탄압하고 있는 홍콩에서도 5월 8일 임기 5년의 새 행정장관이 나온다. 당초 지난달 18일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캐리 람 행정장관이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며 선거를 연기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38개 직능별 선거위원회가 구성한 선거인단이 후보를 지명하면 중국 총리가 임명하는 간선제다. 홍콩 시민은 투표권이 없고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낙점하는 구조여서 ‘거수기 투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선출된 람 장관이 재선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렁춘잉(梁振英) 전 행정장관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하루 뒤 실시되는 필리핀 대선에는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 마르코스 주니어가 출마했다. 1965년부터 1986년까지 21년간 장기 집권하며 수많은 반대파를 탄압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남긴 상흔이 여전하지만 마르코스 주니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0%대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0대 이하 젊은층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독재를 경험하지 못한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력한 지도자’상을 내세우고 있는 마르코스 주니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딸 사라를 부통령 후보로 기용했다. 전설적인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또한 대선에 도전했지만 마르코스 주니어의 지지율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집권 후 ‘동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릴 정도로 극우 민족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다음 달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앞선 두 번의 총선에서 그의 재집권을 저지하지 못한 야당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중도우파 후보 마르키저이 페테르 호드메죄바샤르헤이 시장을 단일 후보로 내세웠다. 영국 BBC는 오르반 총리에게 패했던 과거 야권 후보들과 달리 마르키자이 시장은 총리와 비슷한 보수 성향에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오르반 총리가 힘든 선거를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日 참의원 선거-中 20차 공산당 대회지난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7월 25일 첫 참의원 선거를 치른다. 총 248석 중 124석을 뽑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대만 위협 등으로 안보 강화 여론이 높아지면서 보수 성향인 집권 자민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북방영토 반환은 일본 사회의 주요 의제로도 꼽힌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전통적으로 참의원 선거는 소비세, 세제개혁 등 경제 문제가 주요 의제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며 이런 흐름이 자민당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미국의 핵무기를 일본에 배치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주장하며 반중, 반러 정서가 강한 보수 유권자를 자극하고 있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소위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다. 이후 55년간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던 핵 보유를 아베 전 총리가 언급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원폭 피해지인 히로시마 출신인 기시다 총리는 비핵화 원칙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당내 입지가 비교적 약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거 전까지는 그가 아베 전 총리를 의식해 비핵화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지 않더라도 총선에서 승리한 후에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부터 11일까지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치른 중국은 양회 기간 중 경제성장 등 국내 의제에 집중한다는 관례를 깨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의제에 신경 썼다. 시 주석은 8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화상회담을 갖고 외교 해법을 통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중국 수뇌부가 양회 기간에 외국 정상과 회동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10월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시 제기될 국내외 비판을 미리 차단하고 전 세계로 확산되는 반중 정서를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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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 영부인, SNS 反戰여론 주도… ‘국민영웅’ 부상

    러시아의 침공과 암살 위협에 굴하지 않고 결사 항전 의지를 강조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4) 못지않게 그의 동갑내기 부인 올레나 여사 또한 국민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각 240만 명, 14만 명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추종자를 보유한 그는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후 소셜미디어에 시시각각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사진과 동영상, 국민들을 독려하고 세계의 지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올리며 반전(反戰)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10일 미 CNN은 “올레나 여사의 온라인 게시물만큼 전쟁의 실상을 명확히 알린 것은 없다. 그가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위한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또한 그를 ‘우크라이나의 비밀 병기’라고 호평했다. 올레나 여사는 8일 우크라이나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 등 5개 언어로 올린 ‘나는 증언한다’는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이다.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러시아를 규탄했다. 올레나 여사는 고교 시절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 사귀어오다 2003년 결혼했다. 제작사 ‘크바르탈95 스튜디오’에서 방송작가로도 활동했다. 이 제작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2019년 대선에 출마하는 발판이 된 드라마 ‘국민의 종’을 만들었다. 그는 현재 남편과 떨어져 딸 올렉산드라(18)와 아들 키릴로(9)를 데리고 모처에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의 첫 번째 목표는 나이고, 두 번째 목표가 가족”이라며 부인과 두 자녀의 안위를 걱정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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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의 비밀병기는 영부인?…‘반전 SNS’로 국제사회 지원 호소

    러시아의 침공과 암살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결사 항전 의지를 강조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4) 못지않게 그의 동갑내기 부인 올레나 여사 또한 국민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각각 240만 명, 14만 명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추종자를 보유한 그는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후 소셜미디어에 시시각각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사진과 동영상, 국민들을 독려하고 세계의 지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올리며 반전(反戰)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10일 미 CNN은 “그의 온라인 게시물만큼 전쟁의 실상을 명확히 알린 것은 없다. 그가 우크라이나의 생존을 위한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레나 여사가 전 세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또한 그를 ‘우크라이나의 비밀 병기’라고 호평했다. 올레나 여사는 8일 우크라이나어,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로 올린 ‘나는 증언한다’는 공개 서한에서 “이번 전쟁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이다.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올레나 여사는 1990년대 중반 고교 시절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2003년 결혼했다. 제작사 ‘크바르탈95 스튜디오’에서 방송 작가로도 활동했다. 이 제작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연한 드라마 ‘국민의 종’을 만들었다. 평범한 교사가 대통령이 되어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이 드라마의 인기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실제 권좌에 올랐다. 남편의 집권 후 학교 급식 개선, 양성평등 운동 등에 주력했다. 딸 올렉산드라(18), 아들 키릴로(9)를 두고 있다. 올레나 여사는 2019년 미 패션지 보그 인터뷰에서 “남편이 처음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을 때 기쁘지만은 않았다”며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고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알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남편과 떨어져 두 자녀를 데리고 모처에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전쟁 발발 직후 “러시아의 첫 번째 목표는 나이고, 두 번째 목표가 가족”이라며 아내와 아이들의 안위를 걱정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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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한국 등 비우호국 지정 “빚, 루블화로 갚을것”

    러시아가 자국에 대한 경제 제재에 동참한 한국 등 48개국을 ‘러시아에 대한 비(非)우호국가’로 지정하고 이들에 대해 달러가 아닌 루블로 채무를 갚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러시아가 보복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7일 러시아 정부는 미국 영국 일본 유럽연합 회원국(EU) 27곳, 캐나다 등을 러시아에 비우호적 행위를 한 국가 리스트에 올렸다. 러시아는 앞으로 이들 국가와 국민, 기업이 러시아 기업이나 개인과 거래할 때는 러시아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 개인이나 기업이 이들에게 외화 채무가 있는 경우 달러가 아닌 러시아 화폐인 루블로 지불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루블화 가치는 70% 폭락한 상태다. “루블화로 갚겠다”는 것은 달러 상환 의무를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세계시장에서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전자제품 소재 중 하나인 합성사파이어 수출 중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합성사파이어는 스마트폰 화면 등 전자제품, 마이크로칩, 발광다이오드(LED) 제조에 쓰인다. 우리 정부는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EU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배제한 방크로시야와의 거래도 단절한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푸틴의 지갑’으로 불린다. 다만 농산물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 지원, 에너지 관련 거래에 한해 미국이 거래를 허가한 은행 6곳과의 일부 거래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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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우크라에 전투기 지원 검토” 공식화… 러 “전쟁 개입으로 간주할 것” 거센 반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가 즉각 “우크라이나에 비행장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국가도 전쟁에 개입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 언론은 전날 미국이 폴란드에 미 F-16 전투기를 제공하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제 미그-29를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인접국 몰도바를 방문해 “폴란드가 보유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지를 매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원이 이뤄지면 (폴란드의 군사력) 공백을 어떻게 보충할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루마니아 등 인접국에서 비행한 것을 알고 있다.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군용기에 비행장 사용을 허가하는 일은 전쟁에 관여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전투기가 폴란드 비행장에서 뜨면 미국과 폴란드도 참전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미국과 나토는 그간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스팅어 대공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지만 전투기 지원은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가 공군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폭격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대공방어망에 격추당하는 러시아 전투기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1만7000기 이상의 재블린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등 서방이 ‘무기 지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바이든 미 대통령과 직통전화를 할 수 있는 암호화 통신장비도 제공했고 5일 이뤄진 두 사람의 통화에도 이 장비가 쓰였다. 다만 자국 영공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러시아를 무력화해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에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우크라이나 영공을 닫으면 제3차 세계대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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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방 제재에 러 신흥재벌 자산 100조원 날아가… 反푸틴 확산

    미국과 유럽이 3일(현지 시간)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 19명과 그들의 가족 및 측근 47명을 정조준해 자산을 동결하는 제재 대상에 올린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돈줄이자 권력 기반에 타격을 입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트롱맨’ 푸틴과 결탁해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사실상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과 자원을 지원하는 이들에게 상응하는 책임을 물으면서 동시에 크렘린궁 내부 자중지란을 노렸다는 것.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투기(정크) 수준으로 6단계 강등한 데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이날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8단계나 낮춰 국가부도보다 2단계 위인 CCC―로 조정한 것도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서방 제재가 점점 옥죄여 오자 러시아 일부 재벌과 지식인층에서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러시아 내부 상황은 폭발 직전”이라고 전했다.○ 푸틴 지원 재벌 무더기 제재미 백악관이 이날 발표한 제재 대상 1순위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69)다. 러시아 광물기업 메탈로인베스트 창업자인 우스마노프는 보유 자산이 195억 달러(약 23조6000억 원)다. 그는 독일 당국에 6억 달러(약 7260억 원)짜리 초호화 요트를 압류당했다. 러시아 건설회사 SGM그룹 소유주 아르카디 로텐베르크(71)도 제재 대상이 됐다. 로텐베르크는 12세 때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무술 삼보를 같이 할 정도로 ‘절친’이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는 예브게니 프리고진(61)도 포함됐다. 그가 운영하는 민간 군사업체 와그너그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암살 지시를 받은 용병 400여 명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으로 푸틴 대통령과 오랜 친구인 세르게이 체메조프(70)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백악관은 “러시아의 가장 큰 기업들 꼭대기에 앉은 이들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 푸틴 향한 역풍 감지… 계엄령설도미국과 서방의 연이은 제재 여파로 러시아 부호들의 재산도 급감했다. 이날 미국 CNBC 방송은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를 인용해 최근 러시아 상위 20대 부자 자산이 약 800억 달러(약 96조8000억 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총자산의 약 3분의 1 규모다. 자산 기반이 허물어질 위기에 처하자 ‘전쟁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러시아 재벌이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프리드만은 “전쟁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지난해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 대상이던 억만장자 올레크 데리파스카도 “무엇보다 평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러시아 주요 대학의 교수와 작가, 언론인을 비롯한 지식인층 1200명도 “이웃 나라에서 사람들이 죽어갈 때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공개 호소문을 발표했다. 러시아 외교부 산하 모스크바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들도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독립 언론인 알렉세이 코발레프는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러시아는 이미 도덕적으로 패배했다”고 했다. 침공 때부터 러시아 내부 언로(言路)를 틀어쥔 크렘린궁은 전쟁 실상을 보도한 독립 언론들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거나 폐쇄하며 탄압하고 있다. 러시아가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러시아 정부는 부인했지만 로이터는 “계엄령 소문이 돌자 해외로 떠나려는 러시아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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