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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공개 밀착 행보가 뒤늦게 영상으로 공개됐다. 두 정상은 서로에게 한껏 가까이 몸을 기울인 채 대화하며, 시종일관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러시아 국영방송 전러시아 국립 TV·라디오 방송사(VGTRK) 소속 파벨 자루빈 기자는 8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두 정상이 푸틴 대통령의 전용 리무진 ‘아우루스’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게시했다. 나란히 열병식을 참관한 뒤 리셉션 오찬 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다. 영상 속에서 두 정상은 어깨가 맞닿을 정도로 서로에게 몸을 최대한 기울이고 있었다. 영상에 배경 음악이 삽입돼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손 동작을 섞어가며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데 푸틴 대통령의 말에 김 위원장이 박장대소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자루빈 기자가 공개한 또 다른 영상에는 두 정상이 일대일로 비공개 회담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도 담겼다. 대표단이 배석한 1시간 30분 동안의 확대 회담 이후 통역가만 대동하고 진행한 단독 회담이다. 영상에는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발언을 메모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고,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신중한 표정으로 듣고 있는 모습도 담겨있다. 당시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 초청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도 새로운 회담이 “곧 열릴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건강과 성공을 기원했다고 한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이 8일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 설치에 공개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헌법 101조에 따르면 사법권은 법원에 있다고 돼 있고, 특별재판부를 헌법 개정 없이 국회가 논의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공개 회의 도중 나온 첫 반대 의견이다. 이날 법관 출신인 박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특위) 전체회의에서 “만약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받을지도 의심스럽지만 위헌제청 신청이 들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란재판을 통해 내란 사범을 정확히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니면 두고두고 시비가 될 수 있다”며 “실제로 (내란특별재판부를 통해) 재판을 했다가, 재판부 구성 자체를 놓고 위헌이 나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지나”라고 지적했다.박 의원은 또 “자꾸 법원을 난상 공격하는 것은 잘못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작년과 재작년 영장이 발부됐다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지귀연 재판부의 영장 기각 및 대법원 파기환송에 불만이 있다면 그 부분만 딱 집어서 지적하고 법원 스스로 개혁하게 유도해야지, 국회가 나서서 직접 공격하고 법안을 고친다는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 삼권분립 정신을 무시하고 계엄을 발동해 총칼을 들고 들어온 것과 똑같다”고 했다.그러면서 “국회가 힘이 세다고 마구잡이 공격하는 것은 자칫 우리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문에서 나왔던 ‘권력 행사의 절제’의 자세와도 맞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박 의원의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에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일단 특위나 당 차원에서 논의된 사항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전 위원장은 “현재 당 차원에서 공식 적용하는 용어는 ‘내란특별재판부’가 아니라 ‘내란전담재판부’”라며 “현행법에서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데 위헌성·위법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 등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4일 “계엄해제 표결 방해 의혹은 정치공세”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비상계엄 해제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추 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이어 “비상계엄 당일 또는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한 번쯤 소상히 이야기하는게 좋을 것같다”며 지난해 12월 3일 전후 자신의 행적을 공개했다. 다음은 추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그날의 일들이다.“12월 3일 밤 저녁 여의도에서 만찬을 하고 오후 10시 30분경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뉴스를 통해 계엄을 알고 국회로 이동했다. 오후 10시 39분 집에서 국회로 출발하면서 오후 10시 40분에 중진회의를 국회로 소집할 것을 지시했다.”“당대표실에서도 최고위를 국회로 소집했다. 그리고 중진회의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오후 10시 46분에 최초로 의총소집을 국회로 했다. 이동하는 와중인 오후 10시 59분에 정무수석에게 갑자기 계엄이 무슨 상황이냐고 제가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하고 3분간 통화했다.”“의총 소집을 지시한 13분쯤 뒤인 오후 10시 59분에 전체 의원에게 문자 공지가 나가게 됐다. 오후 11시 2분에 당대표실에서 국회 출입동제로 당대표 주재 최고위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하는 통지가 왔다.”“통제 상황 때문에 국회 출입이 어려우니 최고위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했다고 생각했다. 그 후 최고위 장소 변경에 따라 지도부가 당사로 이동하니 의총 장소도 변경해야겠다고 결심해 오후 11시 9분에 의총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오후 11시 11분경 총리한테 전화를 드렸다. 약 7분간 통화가 끝나고 오후 11시 20분경 당사에 도착했다. 이후 오후 11시 22분경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전화를 받고 약 2분 5초간 통화했다.”“대통령과 통화한 이후에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과는 반대로 의원총회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변경하고 국회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이동했다. 제한적으로 출입 가능하다는 걸 확인하고 오후 11시 32분경 의총장소를 다시 국회로 변경지시했다.”“이후 오후 11시 33분경 당사에 같이 있던 일부 동료의원들과 함께 국회로 이동했다. 2차 국회출입 전면 통제로 다시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하게 되는데 이는 임시집결이었다. 거기서 의원총회를 개최하자는 의미가 아니었다.”한편 추 전 원내대표는 이날 “저를 포함한 국민의힘 의원 누구도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몰랐다”고도 주장했다. 전날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브리핑에서 “비상계엄 논의가 시작된 건 지난해 3월 정도부터”라며 “그때부터 (여당) 원내대표가 계엄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 재차 반박한 것이다.그는 “지난해 3월에 원내대표도 아니었고 지역구 의원으로서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다”며 “특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려면 구체적인 정황 증거라도 확보하고 의혹을 제기를 해야한다. 소설이나 억측 추측에 의해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증거를 제시하라”고 말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대한빙상경기연맹이 국제 대회 조직위원회를 사칭한 이메일에 속아 60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국제 대회에 출전시키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연맹은 올해 초 국제대회 조직위 등을 사칭한 계좌에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 상당을 송금했다. 먼저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6차 대회를 앞둔 올해 1월 대회 조직위로부터 현지 체류비 사전 청구서와 입금 계좌를 이메일로 받았다. 이에 3900만 원을 계좌로 송금했다.비슷한 시기에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2024-2025 ISU 쇼트트랙 주니어 월드컵 3차 대회 관계자로부터도 체류비 등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고, 2100만 원을 송금했다.하지만 이후 이 메일들이 해당 조직위로부터 발송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연맹은 올해 7월 뒤늦게 피해 사실을 확인해 서울 송파경찰서에 신고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장바구니 물가가 출렁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불합리한 유통 구조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농축수산물 유통 구조의 합리적 개혁에도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바구니 물가가 매우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말로 농축수산물 가격 변동은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며 “추석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는데, 물가 불안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세심하고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재도약 관련 발언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최대 핵심 과제 중의 하나가 잠재성장률 제고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 핵심의 근간인 제조업 재도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발국의 추격,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무역 질서의 재편 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 지금 더이상 과거의 성공 방식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며 “남보다 빨리, 또 잘 따라가기 하는 전략을 넘어서 남들이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까지도 앞서서 개척하고 선도하는 K-제조업 재도약 방안 수립에 속도를 내야 되겠다”고 했다. 최근 잇따른 통신사 또는 금융사 해킹 사고 관련해서는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문제는 이처럼 사고가 빈발하는 데에도 대응 또는 대비 대책이 매우 허술하다는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보안 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잘못된 인식이 이런 사태의 배경은 아닌가 한번 되짚어 봐야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안 사고를 반복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징벌적 과징금을 포함한 강력한 대처가 이뤄지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준비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제조업 4대 강국을 목표로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창출하기 위한 AI 대전환과 차세대 성장엔진 육성하기 위한 주력 업종 초성장 프로젝트 등 5개 분야에 걸친 K제조업 재도약 추진 전략이 보고됐다”고 밝혔다.이어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조선, 바이오 등 총 5개 분야를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방산, 우주, 통신산업 빠졌다. 이들 산업이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AI 대전환 등 시장 변화에 맞게 노동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AI 리터러시, 즉 AI 문해력, 활용력 키우는 교육 필요하다”고 주문했다.이 대통령은 “AI 과학인재를 육성하는 특목고를 지방에 많이 지으면 지역균형발전 도움되지 않을까”라며 “AI 대전환을 지역균형에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나경원이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또 충돌했다. 이번에도 ‘선수 논쟁’이 불거졌다. 추 의원은 6선 의원이자 법사위원장이고, 나 의원은 5선이다.4일 법사위 개의 전 국민의힘은 나 의원의 법사위 간사 선임 안건을 바로 상정해 줄 것을 촉구했고, 추 위원장은 상정을 거부했다. 앞서 2일에도 벌어진 상황이 이날 재현된 것.추 의원은 잠시 회의장을 비운 나 의원에 대해 “초선 의원들에 대해 불미스러운 발언을 했다. 국회 품격과 동료 위원 명예를 훼손한 사안”이라며 “위원장으로 매우 유감을 표한다. 나 의원의 2일 “초선은 가만있어!” 발언을 꼬집은 것. 이어 추 위원장은 나 의원에게 “돌아와서 해당 발언을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 의견을 표명하라”고 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은 나 의원의 관련 발언을 문제삼아 품위유지 의무 위반 징계안을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이에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나 의원을 대신해 “나 의원이 잠깐 이석했는데 민주당의 자식과도 같은 특검이 또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 하겠다고 찾아와 있어 현장에 대응할 분들이 필요해 잠깐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추 의원의 사과 요구에 나 의원은 답하지 않았다. 대신 법사위로 돌아와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 참여하던 도중 “간사 선임은 국회법에 규정되어 있다”며 “그런데 위원장께서 마음대로 간사 선임 안을 안 올려준다”고 말했다. 이에 추 위원장은 “5선씩이나 되시면서 신상 발언이 공청회 관련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을 구분도 못 하십니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5선씩이나가 뭡니까. 5선씩이나가”라며 “위원장님 그 발언 취소하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 안에서도 나 의원의 ‘초선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초선인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3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나 의원 발언 관련 진행자의 질문에 “그 발언만큼은 부적절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초선 의원이 44명이라고 설명했다.다만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추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법과 관례를 짓밟는 추 위원장의 독선적이고 폭압적인 의사 진행에 대해 국민의힘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서울 관악구의 한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숨지게 한 40대 점주가 퇴원하는 대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경에 인테리어 수리 비용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현재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3일 뒤에는 일반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경찰은 김 씨가 퇴원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퇴원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씨는 전날 오전 10시 57분경 관악구 조원동의 한 피자 가게에서 체인 본사 임원인 40대 남성과 인테리어 업자인 60대 남성,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인테리어 업자 남녀는 부녀지간으로 확인됐다. 흉기는 매장 주방에 있던 칼이었다.경찰은 “살려달라”는 절규 섞인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신고자는 현장에 있던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3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A 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해당 체인은 창업 점주들에게 교육비 약 300만 원, 주방 장비 2300만∼2800만 원 등 총 50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 타일, 바닥 등 인테리어 비용은 별도다. 본사 측은 동아일보에 “가맹점주가 인테리어를 직접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업체 선정에 대해 조언을 해줄 뿐 인테리어와 관련한 어떠한 리베이트도 받지 않는다”고 해명한 바 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중심부에서 언덕을 오르내리는 전차인 푸니쿨라가 탈선해 15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푸니쿨라는 ‘낭만의 노란 전차’로 불리며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본을 여행할 때 한번쯤 타봐야 할 명물로도 꼽히는 교통수단이다. 3일(현지 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경 푸니쿨라 구조 내에서 케이블이 풀리면서 차량이 통제력을 잃었다. 전차는 그대로 언덕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고, 길가 건물을 들이받은 후 전복됐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최소 1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중상을 입은 부상자도 많아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 현지 구조 당국은 아직 사상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신들은 사상자 중에 외국인들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리스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아 사상자 중에 한국인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에서는 부상자 중에 한국인 여성 1명이 포함돼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사고가 난 푸니쿨라는 리스본 시내에서도 핵심 관광지구로 꼽히는 바이샤 역사지구와 바이루 알투 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리스본 도심의 가파른 언덕을 오가는 푸니쿨라 3개 노선 중에서 가장 긴 구간을 운행하며 인기 관광지를 연결한다. 1885년부터 지금까지 이 구간을 140년간 운행했다. 언덕이 많은 리스본의 좁고 가파른 길을 오가는 이 노란 푸니쿨라는 특유의 낭만적인 풍경으로 관광 명물로 자리잡았다. 리스본 시 입장에서는 매년 35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핵심 관광 자원이다.이번 사고는 퇴근 시간대 발생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현지 언론들은 승객은 물론, 지나던 행인 중에서도 사상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외신 보도를 통해 전해지는 현장 사진 등을 살펴보면 노란색 푸니쿨라 한 대가 선로 옆으로 뒤집혀 심하게 부서져 있다. 각종 잔해와 연기도 현장을 뒤덮었다. 포르투갈 정부는 사고 다음 날인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비극적인 사고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상호관세는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린 법원의 판단에 견제구를 날렸다. 대법원에서 마저 같은 결론이 나오면 한국 등 다른 나라와 체결한 무역합의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상호관세 관련 소송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 사건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미 법원은 1심과 2심 두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각국에 부여한 상호관세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2심 판결은 10월 14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효력 발생 전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연합이 우리한테 거의 1조 달러를 주는 합의를 체결했다”며 “우리가 (소송에서 지면) 그걸(합의를) 되돌려야만 할 것으로 짐작한다. 우리는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와 합의를 체결했고 다른 나라와도 체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율 인하’를 지렛대로 각국과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왔다. 합의의 조건 중 하나인 상호관세가 무효화될 경우 무역 합의도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한편 한국은 올해 7월 30일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조건으로 미국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미국 정부가 하버드대에 지급하던 연방 재정 지원금을 중단하려던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3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의 앨리슨 버로우스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올해 4월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근절 등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2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 지급을 동결한 바 있다.당시 트럼프 정부는 교내 정책 변경을 요구했고, 하버드대는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지원금 중단 결정을 내리자 하버드대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버로우스 판사는 이날 결정문에서 “보조금 중단으로 영향을 받는 연구와 반유대주의 사이에는 현실적으로 거의 관계가 없다”며 정부의 조치가 행정절차법과 수정헌법 제1조, 민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미 수정헌법 제1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민권법 제6장은 인종이나 피부색, 출신 국가 등을 근거로 차별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한편 공개된 결정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4월 11일 하버드대에 10개 요구사항을 보냈다.△미국의 가치와 제도에 적대적인 외국인 학생의 입학을 제한 △채용과 입학 분야를 포함해 모든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 프로그램 폐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짧은 인사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국회의장실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우 의장은 김 국무위원장과 열병식 참관 전 수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이날 중국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우 의장은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오른쪽 방면의 가장자리에 자리했다.시 주석 오른쪽 옆 자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왼쪽 옆 자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앉았다.정치권에선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의 조우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의전 위치상 두 사람의 만남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여 기대가 낮아진 상황이었다.그러나 열병식 참관 전 만남이 성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열병식 이후 리셉션 등에서 추가적인 만남이 있었는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우 의장은 전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만날 경우) 한반도 평화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와 같은 것이 아마 공통 관심사일 테니 그런 점에서 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한편 우 의장은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리셉션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먼저 시 주석에게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회의(APEC) 참석을 당부했다.이어 푸틴 대통령에게는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130개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며 우 의장에게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북러 정상회담 기회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면 좋겠는지‘를 물었다. 우 의장은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 지금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경기 파주의 유해화학물질취급 시설서 탱크를 청소하던 근로자 2명이 다쳤다. 지난달 순천에서 탱크 사고로 3명이 숨진데 이어 또 사고가 터지자 탱크 작업 근로자에 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3일 오전 10시경 경기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위험물 취급업장(유해화학물질취급시설)에서 50대 남성과 60대 남성이 탱크 청소 작업 중 부상을 당했다. 작업자 1명은 보호복과 마스크를 착용 후 탱크 내부에 들어가 청소를 하다가 추락해 화학물질(시클로헥산)에 노출되며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근로자는 추락한 작업자를 구하려다 화학약품에 닿아 화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현장 도착시 자체 구조된 상태로 병원이송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남 순천에서도 탱크 작업 근로자가 사고를 당했다.지난달 21일 오후 1시경 순천일반산업단지 레미콘 공장에서 지상 간이 화학탱크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작업자가 탱크 내부로 떨어졌다. 이후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탱크 내부로 진입한 작업자들도 의식을 잃었다. 사망자 3명이 생명을 잃기까지 10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3일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을 향해 “합의가 안 되더라도 (의견이 다른) 개인에 대한 비난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참으로 높다. 또 내란전담재판부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상당히 높다”며 “과거 반민주적 반헌법적 내란 세력과 단절하고 새 대한민국 만들라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명령들을 실현할 하나의 그릇으로 오늘 정부조직법에 대한 총의를 모을 토론을 하게 된다”며 “책임있는 정부여당이니만큼 질서있고 치열하게 토론하시고 내려진 결론은 또 질서있게 잘 따라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도 “치열하게 본인들 의견과 생각을 충분히 밝혀주시라”며 “합의를 이루지 못해도 어떤 생각 하고 있고 서로 다름이 틀리지 않다는 거 확인하는 자리돼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당부드린다”며 “개인에 대한 비난은 절대 안 되고, 사람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자”고 요청했다. 최근 검찰 개혁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통령실 그리고 민주당 구성원들끼리 날선 말들을 주고 받으면서 논란이 발생한 점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정책 의원총회를 마치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청회, 이후 당정 협의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평양 회담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형제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을 위해 함께 투쟁할 것이다. 앞으로도 형제적인 의무로 러시아를 도울 용의가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게 계속 러시아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한이 쿠르스크(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격전지) 해방을 도왔다. 귀국의 장병들이 용감하고 영웅적으로 싸웠다는 점에 주목하고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국민 전체에게 따뜻한 감사의 말을 전해달라”고 말했다.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 중인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양자 정상회담 직전 연회가 끝난 후 한 차량에 같이 탑승해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차에 타기 전 두 정상은 서로 상석(조수석 뒷 자리)에 앉길 권하다가 결국 푸틴 대통령이 앉았고, 김 위원장은 그 옆에 앉았다.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이 차에 함께 탔다.두 사람이 탄 차는 외관 등으로 미루어 러시아가 만든 ‘아우루스 세나트’로 추정된다. 다만 번호판은 중국어가 있어 중국 번호판 형식이었다. 아우루스 세나트는 푸틴 대통령이 취임식이나 해외 국빈 방문 등 공식 행사에서 이용하는 러시아제 최고급 리무진 세단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이 차를 선물하기도 했다.회담장은 중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이 묵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마련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사이에 두고 각각 왼쪽 오른쪽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던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회담 전 모두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먼저 시작했다. 그는 “북한의 특수부대는 새 조약을 완전히 준수해 쿠르스크 지역 해방에 참여했다”며 “러시아 국민을 대표해 현대 신나치즘과의 공동 투쟁에 참여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조약 체결 이후 여러 방면에서 우리 두 나라의 협조가 강화됐다”며 “조약 의무에 따라 현대적인 군대, 인민과 함께 투쟁했는데 (푸틴) 대통령께서 여러 기회를 평가해주시고 높이 평가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6월 북러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대한 조약을 체결한 뒤 밀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당신과 러시아 인민을 위해서 할 수 있고 해야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의무로 간주하고 모든 걸 다해서 도울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를 향해 수차례 “형제, 자매”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이날 회담에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이 배석했다. 북한 측 배석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식 회담은 1시간 반 넘게 진행됐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대표단이 동석한 정식 회담이 끝난 뒤에도 비공식 단독 회담 형식으로 약 1시간 가량 다시 일 대 일 대화를 이어갔다고 러시아 언론은 전했다. 총 2시간 반 가량 대화를 나눈 셈이다. 이후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차까지 안내하는 동안 “우리에게 오라”며 러시아로 초청했다고 외신은 전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억대 금품을 건네고 사위 인사 청탁을 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3일 오후 추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휠체어를 타고 특검 조사를 받으러 나온 이 회장은 조사 도중 혈압 등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조서 열람 없이 귀가한 바 있다. 이날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 회장을 금일 오후 2시에 재소환해 어제 마치지 못한 조서 날인절차 및 추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 회장에게 뇌물죄와 알선수재죄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회장은 2022년 대선 직후 김 여사에게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억대 장신구 3종을 건넸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전날 특검에 출석한 이 회장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채 휠체어를 타고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이 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사위인 박 전 실장의 인사 청탁을 위해 금품을 건넸다는 자수서 내용과 동일하게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에게 뇌물죄가 적용될 경우 공여자까지 처벌된다. 반면 알선수재죄가 적용되면 금품을 받은 측만 처벌 대상이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 시간)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서 “인류는 평화나 전쟁, 대화나 대립, 공생과 제로섬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인류 문명의 진보에 설 것이며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 걸어나갈 것이고, 세계 각국 인민들과 손잡고 인류 운명공동체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시 주석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서서 “중화민족은 강권에 굴하지 않으며 폭력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연설했다.그는 “중국 항일 전쟁은 매우 힘들었던 위대한 전쟁이고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중국 인민들은 근대 이래 외세 침입에 맞서 완전히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또 “빛과 어둠, 진보와 반동이 서로 힘겨루기 하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 함께 공동의 적에 맞서 싸웠다”며 “중국 인민들은 막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러내면서 세계 평화를 지켜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치켜세웠다.그러면서 “신(新)시대를 맞이해 전국의 모든 민족은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노선을 걸어나가며 위대한 항전 정신을 이어가고 용감히 전진해 중국 현대화를 이어 강국 건설, 민족 부흥의 위대한 위업을 위해 단결하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연설을 마친 시 주석은 곧장 차량에 탑승해 열병식에 나선 병력들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동지 여러분 고생이 많습니다“ ”동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지 여러분 수고가 많습니다” 등 각 부대를 마주할 때마다 인사를 건넸다. 이에 장병들은 “주석님, 안녕하십니까”라고 화답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열병식이 내려다보이는 톈안문 망루에 오르는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바로 왼쪽에서 대화를 이어갔다.검정색 양복 차림을 한 김 위원장은 이날 전용 차량에서 내린 뒤 레드카펫을 밟으며 귀빈들을 직접 맞이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 앞으로 걸어들어갔다. 이후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와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김 위원장의 입장 순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입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바로 앞이었다. 이후 기념촬영이 이어졌는데 시 주석 부부가 가운데, 김 위원장은 바로 왼쪽에, 푸틴 대통령은 오른쪽에 섰다.기념 촬영을 마친 뒤에는 즉석에서 3자 회담이 열리듯 시종일관 북중러 정상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톈안문 망루를 향해 걸어갔다. 이동 과정에서도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왼쪽에, 푸틴 대통령은 오른쪽에 자리 잡았다. 일렬로 이동해야하는 상황일 때는 시 주석이 가장 앞에 서고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 순으로 걸음을 옮겼다.이동하는 내내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등 또는 어깨를 두들기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김 위원장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해 3자간 이야기가 오고 가기도 했다. 이야기가 오가는 도중에 세 정상은 시종일관 환하게 웃는 표정이었다.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에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참석한 이후 66년 만에 처음이다.한편 이날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열병식 행사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전날 주애는 김 위원장과 함께 열차편으로 베이징역에 도착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북중러 3자 정상 회담’에 대해 우리 정보당국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위원장은 서로 행사 순서가 떨어져있어 조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3일 열병식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삼각 연대’를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오늘 오후 늦게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중은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 수행하고 있고 리설주 여사와 김여정 당 부부장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동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 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로 방러 카드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북중러 3국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판단했다. 이 의원은 “북중러가 한꺼번에 모여 회담할 경우 그것이 국제 사회에 던지는 군사안보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기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라고 했다. 대신 북중·북러 등 양자간 릴레이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견인해 체제의 활로를 열겠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로 판단하고 있다”며 “러시아 편중 외교 탈피와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중국의 지지 확보 및 미국의 변화 유인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6000명을 3차 파병할 계획”이라며 “전투 공병 1000명이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한다. 기존 파병군은 후방에서 예비전력으로 주둔 중이고, 현지 지도부 교체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10월 10일 당 창건 80주년과 내년 초가 유력한 9차 당대회를 본격 준비하고 있다”며 “10월 10일 약 1만 명 이상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하고, 10만여 명의 대규모 집단체조도 5년 만에 다시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9차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자가용 소유를 허용하고 파병 전사자 등 민심 관리로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480만 t의 곡물 생산 등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외화 및 물자 확보 등 노력 중”이라고 했다.북한의 대남 정책 관련해서는 “전환이나 재조정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어 단시일 내 남북 관계 개선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재명 출범 이후 일부 태도 변화의 여지도 감지된다고 봤다.한편 국정원은 방중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위원장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박 의원은 “국가 정상급의 순서와 우 의장의 순서가 약간 떨어져 있다고 한다”며 “상대측에서 만남을 원한다면 조우가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의미 있는 만남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라고 전했다.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2일 “분명한 건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을 9월에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3일 정책 의원총회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공청회, 이후 당정 협의, 25일 국회 본회의 처리 등 구체적인 타임라인도 제시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검찰개혁도 결국 민생을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싸움만 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고 치열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며 “인신공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최대한 자제가 아니라 근절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방안 관련해서는 “지금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고 계속 조율하고 토론하고 있다”며 “내일 정책 의총과 목요일 법사위 주관 공청회 통해서 의견 듣고, 정무적 판단까지 포함해서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검찰의 보완 수사권 존폐 여부에 대해서는 “9월 25일 이전에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9월 25일은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날짜다. 김 원내대표는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 요청한 상태인데, 어느 한 주장이 유출되는 경우가 있어 논의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5일 중수청을 어디로 둘 것인지 결정한 다음에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구체적이고 안도 많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 설치가 위헌이라는 주장 관련해서는 “하나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세월호 특별재판부를 사법부에서 추진한 적도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내란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귀연 판사의 행태라든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 일련의 문제들을 보면 내란 재판이 잘못되는 거 아닌지 불안감이 증폭된다”며 “사법부가 단초를 제기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수사 중인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 상병 특검 등 3대 특검의 수사 인력과 권한을 강화하는 ‘더 강력한 3대 특검법’ 처리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각 특검 수사 지켜보면 정말 가관이다. 윤석열과 김건희를 둘러싼 범죄 행위와 추가 의혹이 꼬리를 물고 드러나고 있는데 국민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대 특검 모두 수사 대상과 범위, 인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 윤 전 대통령의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 여부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 관련해서는 “공개여부는 법사위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일단 법사위에서 판단한 후에 필요하면 지도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서는 “체포동의안이 올라오면 (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을 통해 찬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제 법안 관련해서 김 원내대표는 “배임죄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 판단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고 필요한 법을 다시 만들더라도 문제가 된다면 폐지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요청했으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주식 양도세 관련 대주주 기준 등에 대해서는 “정부가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조속히 결론이 나지 않아 투자자 걱정은 있으실 것 같다”며 “조세 정상화 측면과 자본시장 정상화 두 측면인데, 정부가 (두 가지 측면을) 잘 알기에 결정이 늦어지는 거 아닌가 싶다”고 예측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이 2일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이 담긴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 영상을 차라리 공개하자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영상을 열람한 뒤 일부 내용을 잇달아 언론에 전하자 차라리 전부 공개해 판단을 받자고 맞받아친 것이다.신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인권침해한 게 없다’는 특검의 주장을 국민들이 안 믿으니까 민주당 의원들이 가서 보고 없다고 했다. 저는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본인들은 보고, 왜 국민들에겐 안 보여주냐, 이것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왜 또 보여줄 수 없다고 얘기하냐”며 “지금까지 온갖 인격침해적 발언을 다 해놓고 이러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만 보고 본인들 입맛에 맞는 설명만 하는 건 반민주적”이라며 “CCTV 공개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동의할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되면 다 보여주고 공개하는 게 맞다”고 했다.다만 신 의원은 당 차원에서 CCTV 공개를 요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번 논의해 보겠다”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