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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사건 어떻게 됐더라?” 할 때 정작 결말을 모르는 경우가 있지 않으셨나요? 사건은 ‘수사기관의 수사나 당사자의 소 제기’로 시작되지만, 결국 ‘법원의 판결’로서 끝이 납니다. 사건의 시작과 끝 사이, 법정에선 치열한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벌어지고 이 내용이 판결문에 기록됩니다. 법정의 가장 앞자리, 1열에서 사건의 디테일과 결말을 전해드립니다.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리프트에 올랐습니다. 리프트를 타고 이동한 곳은 2층 대법정. 도착한 그곳에는 장애인 수십 명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죠.이들이 이곳에 모인 건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숙연 대법관)의 공개변론이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이날 법정에서 다룬 문제를 쉽게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1층에 있는 편의점, 약국, 카페 등 소규모 매장에 휠체어를 타고 드나들 수 있는 경사로가 없다. 이런 문제를 국가가 24년간 방치했다면, 위법하다 볼 수 있을까. 또 장애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까. 단순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각종 시설에 접근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매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제적인 부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경제적인 비용이 든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행정입법 부작위’(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구하는 소송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이 사건 판결 선고 이후, 장애인 접근권이 아닌 다른 사안에 대한 ‘행정입법 부작위’의 경우 같은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이렇듯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 보니, 대법원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개변론을 연 것입니다. 이날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공개변론은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죠.〈전원합의체란 무엇일까요?〉대법원에는 3개의 소부가 있고, 각 소부는 대법관 4명으로 이뤄져있습니다. 대법원은 일단 소부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기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사건이나 사회적으로 파장이 예상되는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회부됩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편의점에 가지 못한 장애인들사건의 시작은 2018년이었습니다. 지체장애인 등 3명이 GS리테일과 정부를 상대로 “장애인들의 편의점 이용이 부당하게 제한되고 있다”며 차별구제 청구 소송을 낸 것이죠. 1998년에 만들어진 구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은 ‘바닥면적 합계가 300㎡ 이상인 소매점’만 경사로 등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바닥면적 합계가 300㎡ 이상인 소매점’이 너무 적다는 점이었습니다. 2019년 기준 전국 편의점 중 1.8%만이 이 경우에 속했죠. 이에 장애인인 원고 측은 “국가가 해당 시행령을 20년 넘게 개정하지 않아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 접근권이 제한됐다”며 국가배상을 청구했습니다.앞서 1심과 2심은 “정부의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특기할 만한 점이 있습니다. 2심 재판 중인 2022년 4월 해당 시행령이 개정되었는데요. 경사로 등을 설치할 의무가 있는 소매점 기준을 ‘바닥면적의 합계가 50㎡ 이상의 시설’로 낮춘 겁니다.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주목하는 쟁점은 2가지였습니다. 첫째, 국가가 옛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장기간 개정하지 않은 것이 ‘입법 부작위의 위법성’으로 볼 수 있는지. 즉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둘째, 위법성이 인정된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하는지.이날 공개변론에서는 위 두 쟁점에 대해 양측의 변호인단과 참고인들이 열띤 주장을 펼쳤습니다. 첫 번째 쟁점부터 따라가보겠습니다.● 국가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나?국가가 면적 제한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 장애인등편의법 시행령을 24년간(1998년~2022년) 개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위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원고 측 대리인 이주언 변호사는 “시행령이 만들어진 1998년부터 20여년 간 통계를 보면 전국에 면적 300㎡ 이상 시설이 0.1%에서 5% 남짓”이라며 “결국 해당 시행령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헌법상 기본권에 해당하는 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측은 “부족하나마 국가는 장애인 접근권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장애인 관련 각종 제도와 법률 제·개정을 열거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매점 접근권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진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등 대체수단이 많다는 특성이 있다”고 했습니다.양측의 변론이 끝나고선 대법관들의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눈에 띄었던 것은 정부 측 변론에 대한 질책이 포함됐다는 점입니다.대표적으로 오경미 대법관은 “24년간 이런 상태가 유지됐다는 것은 편의점, 약국, 카페, 제과점 등 많은 곳에서 장애인들이 활동하지 못했다는 뜻인데 피고 측에서 이를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권리라고 이야기하는 데에 조금 놀랐다”라며 “그 말은 장애인에게 집에만 있으면서 온라인 쇼핑만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조희대 대법원장 또한 “전체 시설 중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비율을 50%라도 해놓아야 ‘우리는 할 만큼 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현재 3~5%밖에 안 되는 수치를 보면, 입법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있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국가가 배상해야 하나?이날 변론은 약 3시간 30분간 이어졌습니다. 양측이 쟁점마다 팽팽히 맞섰기 때문입니다. 그 두 번째 쟁점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국가의 ‘입법 부작위’가 위법하다면, 이를 이유로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생기는 걸까요?이에 대해 원고 측은 “수차례 개정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오랜 기간 방치해왔기 때문에 원고들이 상당한 침해를 받은 것”이라며 “입법 부작위가 접근권 침해의 근본적인 원인이므로 인과관계가 상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국가 재정 문제로 배상책임 자체가 부정돼선 안 된다”며 손해배상금으로 각 500만 원을 언급했습니다.반면 정부 측은 시행령 내용과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족한 점, 법을 제·개정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고의·과실이 없는 점을 들어 반박했습니다. 참고인으로 나선 안병하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접근권 침해로 인해 어떠한 현실적 손해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증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는 원고 측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서경환 대법관은 “이번 손해배상 금액에 따른 파급효과가 문제”라며 “현재 지체장애인이 약 21만 명인데 이분들께 100만 원씩만 지급해도 2100억 원이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배상 책임 자체가 인정되는 게 중요하다”며 “1인당 100만 원, 그보다 적은 10만 원이라도 인정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휠체어 이용자라고 해서 누구나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이냐”는 권영준 대법관의 질문에는 “아니다”라며 교도소에 수감 중이거나, 장애인 거주 시설 등에 수용돼 소매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예외로 언급했습니다.대법원은 위 쟁점들을 검토해 최종토론을 거친 뒤 선고할 예정입니다. 판결 선고는 2~4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58·사법연수원 18기·사진)이 헌재 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됐다. 헌재가 소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이번이 5번째다. 헌재는 24일 열린 재판관회의에서 임명 일자와 나이 기준으로 선임 재판관인 문 재판관을 헌재 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출했다. 국회가 이종석 전 헌재 소장의 후임자를 아직 선출하지 않은 것에 따른 조치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문 재판관은 1992년 부산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해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재판관에 취임했다. 헌재는 2007년 이강국 전 소장(4대)부터 2017년 이진성 전 소장(6대)까지, 또 직전인 이종석 전 소장(8대)도 제때 취임하지 못하고 4번이나 권한대행 체제를 겪은 바 있다. 당분간 ‘6인 체제’ 운영도 불가피하다. 이종석 전 소장과 같은 날 퇴임한 이영진 김기영 재판관의 후임 후보자를 국회가 아직 선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헌재 재판관은 대법원장과 대통령, 국회가 3명씩 지명하는데, 최근 퇴임한 3명은 모두 국회가 선출한다. 국민의힘은 여야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관례대로 합의해 추천하자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원내 1당이 3명 중 2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헌재는 ‘헌재 마비’ 사태를 피하기 위해 14일 재판관 정족수 7명을 채워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그러나 재판관 간 의견이 엇갈리거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은 심리와 선고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위헌 결정, 탄핵 심판 등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해 6인 체제로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각종 재판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재판 지연”이라며 신속한 판결을 주문했고, 야당은 “검찰의 쪼개기 기소”라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1년 안에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재판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1심 선고까지만 2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보기엔 주요 정치인이 되면 재판도 마음대로 지연시킬 수 있구나 (생각하실 것)”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김정중 서울중앙지법원장을 향해 “신속하고 엄정한 판결로 민심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법원장은 법관 부족 문제를 호소하면서 “최소 4개 재판부 이상 증가돼야 집중 심리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다음 달 15, 25일로 각각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의 생중계를 요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청률 4%, 이명박 (전) 대통령이 8∼9% 나왔다”며 “(이 대표 선고 생중계 시) 시청률이 그것과 비교할 수 없게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재판받는 장면을 노출시키라는 것은 굉장한 인권침해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법원장은 “(생중계는) 재판장 허가 사항”이라며 “재판부가 잘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재배당 신청을 수원지법 재판부가 거부한 것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 재판에서 신진우 판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라고 인정했다”며 “신 판사가 이 대표에게 불리한 심증과 예단을 갖고 향후 (이 대표) 재판에 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세윤 수원지법원장은 “종전 사건(이 전 부지사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기 때문에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도 비판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 대표는 ‘쪼개기 기소’ 하고, 김 여사에 대해선 ‘병합 불기소’를 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동일한 범죄를 놓고 여러 혐의가 입증되는 과정에서 ‘왜 함께 연결된 사람은 불기소하느냐’고 법원이 지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각종 재판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재판 지연”이라며 신속한 판결을 주문했고, 야당은 “검찰의 쪼개기 기소”라고 응수했다.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1년 안에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재판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1심 선고까지만 2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보기엔 주요 정치인이 되면 재판도 마음대로 지연시킬 수 있구나 (생각하실 것)”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김정중 서울중앙지법원장을 향해 “신속하고 엄정한 판결로 민심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법원장은 법관 부족 문제를 호소하면서 “최소 4개 재판부 이상 증가돼야 집중 심리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다음 달 15, 25일로 각각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의 생중계를 요구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청률 4%, 이명박 (전) 대통령이 8~9% 나왔다”며 “(이 대표 선고 생중계 시) 시청률이 그것과 비교할 수 없게 높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재판받는 장면을 노출시키라는 것은 굉장한 인권침해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법원장은 “(생중계는) 재판장 허가 사항”이라며 “재판부가 잘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민주당은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재배당 신청을 수원지법 재판부가 거부한 것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재판에서 신진우 판사는 쌍방울 대북송금이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이라고 인정했다”며 “신 판사가 이 대표에게 불리한 심증과 예단을 갖고 향후 (이 대표) 재판에 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김세윤 수원지법원장은 “종전 사건(이 전 부지사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기 때문에 제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반박했다.야당은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도 비판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이 대표는 ‘쪼개기 기소’ 하고, 김 여사에 대해선 ‘병합 불기소’를 한 것이 아니겠느냐”며 “동일한 범죄를 놓고 여러 혐의가 입증되는 과정에서 ‘왜 함께 연결된 사람은 불기소하느냐’고 법원이 지적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법연수원 23기), 황진구 서울고법 부장판사(54·24기),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59·19기) 등 37명이 대법관 후보 심사에 동의했다. 대법원은 올 12월 27일 퇴임하는 김상환 대법관(58·20기)의 후임 대법관 후보 37명을 21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천거된 78명 중 37명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법관은 35명, 변호사는 2명이다. 마 고법 부장판사와 황 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이다. 수석재판연구관은 전원합의체 등 상고심 심리를 보조하는 자리로 ‘대법관 등용문’으로 불린다. 김 고법 부장판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장을 맡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했던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56·22기)도 후보에 포함됐다. 여성으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55·27기)과 윤경아 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55·26기)가 이름을 올렸다. 정 법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17일 임기가 만료된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임으로도 검토 중이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 대법관은 3명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는 다음 달 5일까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후보들을 심사한 후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들 중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55·사법연수원 23기), 황진구 서울고법 부장판사(54·24기),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59·19기) 등 37명이 대법관 후보 심사에 동의했다.대법원은 올 12월 27일 퇴임하는 김상환 대법관(58·20기)의 후임 대법관 후보 37명을 21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천거된 78명 중 37명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법관은 35명, 변호사는 2명이다.마 고법 부장판사와 황 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이다. 수석재판연구관은 전원합의체 등 상고심 심리를 보조하는 자리로 ‘대법관 등용문’으로 불린다. 김 고법 부장판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장을 맡아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으로 1조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의대 증원 집행정지 사건을 심리했던 구회근 서울고법 부장판사(56·22기)도 후보에 포함됐다.여성으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55·27기)과 윤경아 춘천지법 수석부장판사(55·26기)가 이름을 올렸다. 정 법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17일 임기가 만료된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임으로도 검토 중이다.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 대법관은 3명이다.대법관후보추천위는 다음달 5일까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후보들을 심사한 후 3명 이상의 후보자를 추천한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들 중 1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대법관에 임명되려면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윷놀이 도박에서 돈을 잃자 지인의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한 60대에게 징역 35년이 확정됐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62)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12일 확정했다. 김 씨는 2022년 11월 전남 고흥군의 한 컨테이너에서 피해자의 몸에 휘발유를 들이부은 뒤 불을 붙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피해자 포함 4명과 윷놀이 도박을 하다 돈 20만 원을 잃었는데 피해자가 윷놀이를 그만두겠다며 자리를 이탈하려 하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2도 화상 등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개월 뒤 숨졌다. 또 김 씨는 피해자를 피보험자로 하고, 수익자를 자신으로 하는 보험을 가입해 보험금을 탄 혐의도 함께 받았다. 앞서 김 씨는 피해자가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사건 이후 김 씨는 보험회사에 자신이 실수로 난로를 넘어뜨렸는데 피해자가 화상을 입었다고 거짓말을 해 보험금 8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징역 35년과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김 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을 신고하면 자신의 병원비를 부담하지 않을까 봐 피고인의 범행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4개월 동안 참혹한 고통 속에서 생명을 잃었다”면서 “범행의 죄책이 매우 중함에도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질책했다. 김 씨는 2심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수도권 명문대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합동아리를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 투약한 30대 동아리 회장 A 씨가 성폭력 혐의로도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촬영물 등 이용 협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전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피해 여성에게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또 수많은 남성에게 돈을 받고 텔레그램 등으로 피해자와의 집단 성관계를 알선한 혐의도 있다. 마약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에 교제하던 여자친구에게 20만 원을 송금받고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를 판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그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에선 예비적 공소 사실로 추가된 마약류 수수 혐의와 음행매개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음행매개죄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개해 간음하게 하는 죄를 말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수도권 명문대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연합동아리를 운영하며 마약을 유통, 투약한 30대 동아리 회장 A 씨가 성폭력 혐의로도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촬영물 등 이용협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전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된 피해 여성에게 성관계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또 수많은 남성에게 돈을 받고 텔레그램 등으로 피해자와의 집단 성관계를 알선한 혐의도 있다. 마약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엔 교제하던 여자친구에게 20만 원을 송금받고 향정신성의약품인 LSD를 판 혐의를 받는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그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 혐의는 유죄로 봤지만, 여자친구에게 LSD를 판매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대신 2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마약류 수수 혐의와 음행매개죄를 유죄로 판단했다. 음행매개죄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개해 간음하게 하는 죄를 말한다. 한편 A 씨는 서울남부지법에서 ‘마약 동아리’와 관련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무료 인공지능(AI) 법률상담 서비스 ‘AI 대륙아주’를 출시한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하자 대륙아주 측이 8일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대륙아주 측은 변협이 징계를 결정하면 소송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어서 ‘리걸테크(Legal-Tech)’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륙아주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변협의 징계로 홍보가 불가능한 점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적법성 여부와 상관없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20일 선보인 AI 대륙아주는 ‘AI 변호사’라 불리며 법률 문의에 24시간 무료로 답변해왔다. AI 챗봇이 질문 키워드를 추출한 다음 관련 법률·유사 사례 검색을 거쳐 답을 주는 방식이다. 5만5000여 명이 7개월 동안 약 10만 건의 문의를 남길 만큼 반응도 상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변협은 대륙아주와 대표변호사 5명 등에 대해 징계 개시를 청구했다.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 상담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변협 징계위원회는 조만간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대륙아주 측은 “변호사법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한 것”이라며 변협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규철 대표변호사는 “AI 대륙아주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이라며 “구체적인 사건이나 법률사무에 대한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대륙아주 측은 징계위에서도 이런 내용을 적극 주장하는 한편 징계가 결정되면 법무부 이의 신청은 물론이고 소송도 검토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서는 리걸테크 산업 성장이 필연적인 만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병준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리걸테크는 기술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라며 “리걸테크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업무와 할 수 없는 업무를 명확히 구분해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대리운전기사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리운전기사도 노조를 조직해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부산 소재 대리운전업체 에프엔모빌리티가 대리운전기사 A 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에프엔모빌리티는 대리운전기사들과 동업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대리운전업체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고객의 콜이 들어오면 기사를 배정하는 식으로 운영해왔다. A 씨는 2017년 10월 에프엔모빌리티와 동업 계약을 맺고, 이듬해 부산대리운전산업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는 에프엔모빌리티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소송을 냈다. 1, 2심은 대리운전기사도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기사들이 업체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만 고객을 배정받을 수 있고, 수수료 액수 등을 업체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점 등이 근거였다. 기사들이 업체의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 관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4년가량 심리한 끝에 같은 결론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동업계약서에 따라 기사들이 업체에 내야 하는 수수료, 업무 수행 시 준수할 사항이나 받아야 할 교육 등을 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 해지까지 가능했다는 점에서 지휘·감독 관계도 존재한다”고 판시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고려아연을 운영하는 최윤범 회장 측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영풍(장씨 집안)·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자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의 자사주 매입 결의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라며 관련 절차를 중지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 최 회장 측 7% 내외 확보할까 고려아연은 2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항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대항공개매수란 회사의 경영권을 노리고 주식을 매집하는 공개매수에 대항해 같은 주식을 더 높은 가격으로 매수하는 맞불 전략을 말한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은 대항공개매수 기간(4∼23일) 동안 주당 83만 원씩, 총 3조1000억 원을 들여 전체 주식의 18.0%(372만6591주)를 확보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주당 가격을 영풍·MBK보다 8만 원 높은 83만 원으로 책정했다. 관심은 고려아연이 자사주 약 7%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중립을 지킬 것이 유력한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7.6%), 고려아연의 기존 자사주(2.4%) 등을 제외하면 고려아연이 자사주 7%를 더 취득할 경우 영풍·MBK의 과반 주식 보유를 막을 수 있다. 현재 최 회장 측 고려아연 주식은 33.99%,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은 33.13%로 엇비슷하다. 만약 영풍·MBK 연합이 4일 다시 공개매수가를 인상하게 되면 공개매수 기간은 10일 더 늘어난다. 최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 18%로 설정한 것에 대해 “7∼8% 정도의 주식을 확실하게 매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간담회 내내 “영풍·MBK는 (고려아연에) 적합하지 않은 경영진이라고 확신한다”는 등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다.● 영풍 측 “자사주 가치 40% 이상 떨어질 것” 영풍·MBK 연합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고려아연 이사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동시에 주주 이익을 해치는 배임 행위를 막아 달라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영풍·MBK 연합 측은 “매입한 자사주는 취득 후 6개월간 매각이 불가능하다”며 “공개매수 종료 후 고려아연의 주가가 이전 가격(주당 55만 원 수준)으로 회귀한다면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가치는 최소 4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프리미엄으로 실질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MBK 연합 측은 또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 한도는 5조8497억 원이 아니라 실제로는 586억 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외 투자 등으로 적립한 자금을 써야 하는데 이것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 의결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양측이 공개매수와 대항공개매수로 맞붙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4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은 영풍·MBK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종료일이다. 기존 주주들이 83만 원을 제시한 최 회장 편에 선다면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영풍·MBK 측이 또다시 가격을 높여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두 집안 ‘쩐의 전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75년간 동업을 해온 고려아연과 영풍이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원이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취득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영풍과의 지분 확보 싸움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영풍 측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앞서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 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에 나섰으며, 고려아연은 이에 대응해 자사주 취득을 통한 경영권 방어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던 지난달 19일, 영풍과 MBK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에 해당한다”며 공개매수 기간(9월 13일~10월 4일) 동안 최 회장이 자사주를 취득할 수 없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지난달 27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양측은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맞붙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회사의 특별관계자가 공개매수 기간 동안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여전히 공정거래법상 영풍의 계열사이며, 영풍과 지분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과거 영풍의 장형진 고문 일가와 최윤범 회장 측 일가가 상호 협력해 고려아연을 지배했던 것은 맞지만 더이상 협력 관계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고려아연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풍과 고려아연은 ‘공동보유관계’가 아님이 상당히 증명되었다”며 “‘공동보유관계가 아니면 특수관계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현행법에 따라 고려아연이 영풍의 특별관계인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공동보유관계는 △주식 등을 공동으로 취득하거나 처분하는 행위 △주식을 공동·단독으로 취득한 후 상호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행위 등에 대한 합의가 있는 관계다. 그러나 재판부는 영풍과 고려아연이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 명시적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봤다. 그 근거로 고려아연이 영풍의 공개매수에 대해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한 점 등을 들었다.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은 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인수 시도를 저지하려면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으로 세운 회사다. 현재 고려아연은 최 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 씨 일가가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22년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최 씨 일가와 영풍그룹 장 씨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서 경영권 갈등을 빚어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누구보다 사법질서를 존중할 의무가 있는 변호사 출신 선출직 고위공무자가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안에 대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은폐하기 위해 가짜 증언을 만들어 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또 “계획적이고, 측근을 동원해 범행을 주도했으며 객관적 자료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검찰 “李, 허위 증언 활용해 무죄 받아내”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모 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16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 씨에게 이 대표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하는 등 검사 사칭 사건이 누명이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해당 재판에서 이 대표는 김 씨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보안성을 의식해 텔레그램을 통해 주도면밀하게 (김 씨에게) 접근했고, 수험생에게 답변을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처럼 증인신문 전날 변호인을 통해 숙지하게 했다”며 “동종 유사 사건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위 증언을 적극 활용하며 무죄를 받아내 범행이 중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최근 6년 동안 위증교사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195명 중 실형(69명)이 벌금형(12명)보다 많았다는 통계를 공개하면서 “벌금이 선고된 12명은 진지하게 자백, 반성하거나 피고인이 북한 이탈 주민으로서 우리 법질서에 무지한 경위 등 특별 참작 사유가 있는 경우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檢, 불리한 증거 감추고 짜깁기” 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저는 (김 씨에게) ‘있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기억을 상기해 보세요’라고, 사건을 재구성하라는 게 아니라 기억을 되살려 보라고 했다”며 “위증을 교사하고 했다면 (김 씨가) 제가 원하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해줄 이유가 뭐가 있냐”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불리한 증거는 감추고, 표지갈이 해서 짜깁기하고,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8명 사진에서 3명 사진만 잘라서 제출하고, 중요한 증거 목록에서 삭제하고, 참고인 진술조서 인용해서 써놓고 슬쩍 빼서 없다고 하는 이런 검찰이 어디 있느냐”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하면서 “이런 게 사건 조작, 증거 조작 아니겠느냐. 법을 왜곡한 범죄이자 친위 쿠데타”라며 “야당을 말살하려는 이런 (검찰의) 폭력적인 행위를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서면서는 “현실 법정에서의 재판뿐만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도 반드시 뒤따른다는 거를 이 나라 역사 최악의 정치 검사들은 깨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증교사 금고 이상 확정 시 대선 못 나가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2개 재판이 11월 잇달아 1심 선고를 앞두게 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 대표는 위증교사 사건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다. 먼저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결과가 11월 15일 나온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확정 판결이 나오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되고, 형량이 끝나는 시점으로부터 5년간 선거 출마가 불가능하다. 2027년 3월 대선 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11월 25일 1심 선고가 예정된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이 대표는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재판은 여러 사건이 병합되면서 대선 전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제 막 시작된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음주 뺑소니 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사진)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씨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직적으로 사법 방해 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점을 참작해 김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선고는 11월 13일 내려진다. 김 씨는 올해 5월 서울 강남구에서 차를 몰고 가다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뒤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시킨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 교사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시간까지 와 보니 더더욱 그날 내 선택이 후회된다”며 “열 번 잘하는 삶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겠다. 정신 차리고 똑바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선 김 씨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됐다. 8월 21일 김 씨 측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한 바 있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오래전부터 앓아온 발목 통증이 악화해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초범이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보석 신청을 인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재판부는 보석 허가 여부나 결정 시점 등을 밝히지 않았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누구보다 사법질서를 존중할 의무가 있는 변호사 출신 선출직 고위공무자가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핵심사안에 대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은폐하기 위해 가짜 증언을 만들어 냈다.”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하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또 “계획적이고 측근을 동원해 범행을 주도했으며 객관적 자료에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반성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검찰 “李, 허위증언 활용해 무죄 받아내”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1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김병량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모 씨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16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 씨에게 이 전 대표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하는 등 검사 사칭 사건이 누명이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해당 재판에서 이 대표는 김 씨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검찰은 “(이 대표가) 보안성을 의식해 텔레그램을 통해 주도면밀하게 (김 씨에게) 접근했고, 수험생에게 답변을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처럼 증인신문 전날 변호인을 통해 숙지하게 했다”며 “동종 유사 사건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위증언을 적극 활용하며 무죄를 받아내 범행이 중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최근 6년 동안 위증교사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195명 중 실형(69명)이 벌금형(12명)보다 많았다는 통계를 공개하면서 “벌금이 선고된 12명은 진지하게 자백, 반성하거나 피고인이 북한 이탈 주민으로서 우리 법질서에 무지한 경위 등 특별 참작사유가 있는 경우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檢, 불리한 증거 감추고 짜깁기”최후진술에 나선 이 대표는 “저는 (김 씨에게) ‘있는대로’ ‘기억나는대로’ ‘기억을 상기해보세요’ 라고, 사건 재구성하라는게 아니라 기억을 되살려 보라고 했다”며 “위증을 교사하고 했다면 (김 씨가) 제가 원하는 말을 한마디도 안해줄 이유가 뭐가 있냐”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불리한 증거는 감추고, 표지갈이 해서 짜깁기 하고,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8명 사진에서 3명 사진만 잘라서 제출하고, 중요한 증거 목록에서 삭제하고, 참고인 진술조서 인용해서 써놓고 슬쩍 빼서 없다고 하는 이런 검찰이 어디있느냐”고 주장했다.앞서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하면서 “이런 게 사건 조작, 증거 조작 아니겠느냐. 법을 왜곡한 범죄이자 친위 쿠데타”라며 “야당을 말살하려는 이런 (검찰의) 폭력적인 행위를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나고 법정을 나서면서는 “현실 법정에서의 재판뿐만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도 반드시 뒤따른다는 거를 이 나라 역사 최악의 정치 검사들은 깨우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증교사 금고 이상 확정 시 대선 못 나가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의 재판 중 2개 재판이 11월 잇달아 1심 선고를 앞두게 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 대표는 위증교사 사건 외에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받고 있다.먼저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결과가 11월 15일 나온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하는 등 2022년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확정 판결이 나오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되고, 형량이 끝나는 시점으로부터 5년간 선거 출마가 불가능하다. 2027년 3월 대선 전 벌금 100만 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431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11월 25일 1심 선고가 예정된 위증교사 사건의 경우 이 대표는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5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의혹 재판은 여러 사건이 병합되면서 대선 전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제 막 시작된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병역 기피로 국내 입국이 거부된 가수 유승준 씨(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48·사진)가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 정부를 상대로 한 비자 발급 관련 소송에서 두 차례 승소했지만 입국이 또다시 무산된 것이다. 28일 유 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리인 류정선 변호사(법무법인 혁신) 명의로 낸 입장문에 따르면 주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유 씨가 올 2월 신청한 재외동포 입국 비자 발급에 대해 거부 처분을 통보했다. LA 총영사관 측은 “법무부 등과 검토하여 유 씨에 대한 입국 금지를 결정했고, 2020년 7월 2일(2차 거부처분일) 이후 유 씨의 행위가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고 한다. LA 총영사관이 유 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세 번째다.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유 씨는 병역 기피로 입국을 거부당하자 2015년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입국 비자를 신청했다. 총영사관 측이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유 씨는 행정소송을 냈고 2020년 3월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LA 총영사관 측이 유 씨의 비자 발급을 다시 거부하자 유 씨는 2차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류 변호사는 “행정청이 사법부 확정 판결을 무시하고 위법한 처분을 계속하는 상황”이라며 “유 씨에 대한 인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유 씨는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소송을 재차 내는 한편 법무부의 입국 금지 결정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도 제기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2022년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번 편은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제 61화입니다.그 사람 나를 보아도 나는 그 사람을 몰라요그대 나를 알아도 나는 기억을 못 합니다지난 며칠간 서초동에서는 이 곡이 여러 입에 오르내렸습니다.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은 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입니다.곡 ‘사랑이 지나가면’이 등장한 건 다름아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였습니다. 이달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 결심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는데요. 구형 전 최종의견을 밝히며 PPT 화면에 이 곡의 가사 일부를 띄웠습니다. 그러면서 “이 노랫말이 이 대표의 입장과 같아 보인다”고 했죠.●이재명은 김문기를 몰랐나검찰의 은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공직선거법 재판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이 내용을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코너에서 다루는 이유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 역시 대장동 사업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이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혐의가 적용된 발언은 크게 2가지입니다. 방송에 나와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몰랐다”고 한 점, 2021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부지 용도 상향 관련 질문에 “국토부 협박 때문이었다”고 발언한 점입니다. 오늘은 두 발언 중 대장동 사업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 “몰랐다” 발언 위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21년, 이 대표는 한 방송에 나와 ‘대장동 사업’ 실무를 맡은 김 전 처장을 아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한 적이 있죠.이에 대한 검찰의 시각은 간명합니다. 첫째,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둘째, 그럼에도 이 대표는 “몰랐다”고 말하면서 대장동 의혹과 거리를 두고 선거에 유리하게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관계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2009년 추석 선물을 보낸 점, 2015년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동행한 점 등을 들어왔습니다.이 대표 측은 2년가량 진행된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검찰이 제시한 사진처럼 김 전 처장을 만난 적은 있을지라도 수많은 직원 중 한 명이라 잘 알지 못하며, 당시 즉흥적인 질문과 답이 오가던 방송이라 의혹에 대한 자세한 경황을 설명하지 못하고 “몰랐다”고 표현했다는 취지입니다.이런 양측의 주장은 결심공판에서까지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정말 이재명은 김문기를 몰랐나?’ ‘모른다는 발언은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고의가 있었나?’이날 이 두 질문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아주 흥미롭게 전개됐습니다. 선고 직전까지 재판부를 조금이라도 더 설득하기 위해 각종 비유법들을 들었는데요. 그 재판 속 장면 장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아이유부터 이문세까지“너 아이유 알아?”이날 한참 최종 의견을 말하던 검찰의 입에선 이런 문장이 튀어나왔습니다. 검찰이 이 대표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언급하던 중이었습니다.“이 대표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가수 아이유를 들어, ‘너 아이유 알아?’라는 질문에 ‘아니 몰라’라고 답한 것은 현재 인식상태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해석입니다.”이 말을 풀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이 대표 측은 2021년 대담 방송 때 “몰랐다”고 한 것은 말 그대로 발언한 그 순간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이 보기엔 대담의 맥락상 “몰랐다”는 발언에는 다른 의도가 숨어있다고 반박한 겁니다. 그러면서 검찰은 아래와 같은 가상 상황을 가정합니다.#한 기자가 가수 A에게 질문을 한다. “같은 소속사 직원인 B 씨와 앨범작업을 하면서 만나거나 전화통화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가활동도 함께 했으며 열애설이 보도되고 있는데, B 씨라는 사람을 아십니까?”이때 가수 A는 이렇게 답한다.“B 씨는 하위 직원으로, 저와 말을 섞거나 어울릴 만한 직급이 아닙니다. 선물도 수백명에게 보낸 것 중 같이 발송된 것인데 제가 어떻게 B 씨를 압니까?”검찰이 이런 상황을 설정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여기서 가수 A는 이 대표를, 소속사 직원 B 씨는 김 전 처장을, 기자는 방송사 앵커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때 가수 A의 답변은 단순히 B 씨를 모른다는 뜻이 아닌, 그 사람과의 열애·교유 행위를 부인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즉 이 대표의 당시 발언은 ‘김 전 처장과의 관계를 부인’한 것에 가깝다는 취지죠.이문세의 곡 ‘사랑이 지나가면’도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습니다. 검찰은 “(이 곡의 화자가) 이 대표의 입장과 같다”며 곡에 대한 해석을 내놨습니다.‘화자에게 깊은 상처가 되는, 그래서 모르는 것으로 하기로 한 특정인과의 과거 경험에 대해 현재 심경을 표현한 곡’그러면서 “이 대표로서는 김 전 처장과의 교유 행위가 깊은 상처, 즉 불리한 사실이었기 때문에, 김 전 처장과 교유 행위를 했고 이를 다 알고 있었지만 방송에서 ‘모른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李 “궁예 관심법 같은 기소”검찰 주장에 대해 이 대표 측 변호사는 “궁예의 관심법 같은 기소”라고 비꼬았습니다.“‘김문기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것이 거짓말이라고 기소한 것은 ‘내가 네 마음을 다 읽고 있어. 너 거짓말하잖아’라는 식”이라며 “현대 과학이 아무리 발달했어도 엄두도 못 내는 신의 영역을 기소했다”고 말했죠.이 대표 측의 주장은 정리하면 크게 이렇습니다. 우선 ‘모른다’는 표현은 공직선거법 처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를 다시 볼까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입니다. 이때 ‘모른다’는 표현은 개인의 기억에 의존한 것일 뿐 ‘사실’의 영역이라고 볼 수 없어서, 허위인지 아닌지를 따질 필요조차 없다는 주장입니다.또 기존 대법원 판례를 들며 토론회라는 자리는 ‘공표’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합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생방송 대담프로그램은 당황스러운 질문도 오가는 자리이니 만큼 답변을 엄격히 적용하게 되면 출연자는 회피성 진술만 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토론 활성화 같은 방송의 목적을 달성할 수나 있겠냐”고 되물었습니다.이 대표는 검찰에 대해 수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김 전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은 짜깁기된 것”이라는 주장 등을 통해 검찰이 증거를 위조했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날 최후진술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선 이 대표는 “검사는 자기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의 정적이라 해서 그 권력을 남용해 증거를 숨기고 조작해서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감옥 보내고 결국 정치적으로 죽인다”면서 “저는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닙니까? 제가 이 나라의 적입니까?”라고 호소했습니다. ●11월 선고 따라 정치적 입지 달라져양측이 마지막까지 날선 공방을 벌인 이유는 선고 결과에 따라 지게 될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에게 공직선거법 재판은 아주 민감합니다. 공직선거법 재판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5년간 공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27년 차기 대선을 노리는 이 대표로서는 더욱 중요하겠죠. 반대로 무죄가 나오면 검찰을 향한 비판 수위가 거세질 전망입니다. 이 재판은 지난 대선 이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줄줄이 기소한 사건(위증교사·대장동·쌍방울 등) 가운데 가장 먼저 법원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법원 판단에서 무죄가 나오게 되면, ‘검찰의 공소권 남용’ ‘정치보복성 수사’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는 거지요.우선 이날 검찰은 이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대법원 양형 기준상 최고형입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지위 같은 사법적 영역이 아닌 것은 생각하지 않고 죄질, 범행정황, 동종전과 등에 따라 구형한다”면서 여러 이유를 들었습니다. 상대방과의 표차가 0.7%포인트일 정도로 유권자 영향이 컸던 당시 대선 상황, 발언의 전파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반복적인 거짓말을 한 점 등입니다.이제 남은 것은 선고입니다.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리는 선고기일에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됩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일명 ‘법 왜곡죄·수사기관 무고죄’(형법 개정안)와 관련해 법원, 법무부, 형사정책연구원이 수사가 과도하게 위축될 우려가 크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26일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에 따르면 법원·법무부·형사정책연구원은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건태·김용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 왜곡죄·수사기관 무고죄 신설을 골자로 하는 두 형법 개정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3곳 외 의견 조회를 요청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법안은 현재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회부돼 있다.법 왜곡죄는 검사 등이 증거 은닉 등을 통해 법을 왜곡해 기소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이 의원이 올해 7월 발의했다. 이에 관해 법무부는 “사법방해 목적으로 남용돼 정상적인 수사 활동을 위축시키는 등 다양한 부작용 발생이 우려된다”며 “증거조작 등은 증거인멸, 직권남용과 같은 현행법상 기존 처벌규정으로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행정처 또한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도출된 경우 법 왜곡을 주장해 불필요한 고소·고발이 남발돼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동일한 법률관계에 대한 반복적인 분쟁이 불가피해져 법적 안정성에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형사정책연구원은 “현재의 직권남용죄 규정을 실질화시키는 방안과 함께 법 왜곡죄의 주체를 원래 취지대로 법관으로 확대 적용하고, 이를 기초로 고려될 수 있는 내용들을 논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검사 등이 형사 처분을 목적으로 증거를 위조하거나 재판에서 일정한 사실을 진술하거나 못 하도록 위계를 행사할 때 처벌하도록 하는 일명 ‘수사기관 무고죄’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정상적인 수사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근거로 신중검토 의견을 내놨다. 법무부는 “진실한 사실을 진술하거나 허위사실을 진술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위해 필요한 행위임에도 개정안의 적용 대상이 광범위하고 모호한 측면이 있어 정상적인 수사까지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며 “이는 결국 국가 수사역량 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다. 행정처는 “피의자가 범죄사실에 대한 자백이나 진술을 하고 당시 수사기관 위력이 없었다고 해도 고소·고발 등이 이뤄져 수사가 과도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범죄의 유무죄, 범죄사실의 진위와 관계없이 위 행위들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 무고에 해당하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형사정책연구원은 과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등 수사기관의 증거 조작 등이 문제가 된 경우 중한 처벌이 필요함은 긍정했으나, 수사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형사정책연구원은 “해당 규정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유력한 특정인을 위하여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 수사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선고를 앞두고 국회가 가진 모든 수단을 대표방탄에 악용하고 있다”며 “특히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한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위해 남용하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배임”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재판 1심 선고가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선거법 1심 평균 처리 기간보다 6배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대법원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김 전 대법원장 시절(2018~2023년) 선거법 1심 평균 처리 기간은 130.3일이다. 이에 반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기소 이후 799일 만인 올해 11월 15일 1심 선고 예정이다.선거법 처리 기간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김 전 대법원장 시절을 거치면서부다. 현행법에 따르면 선거법 사건 1심은 6개월, 2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마쳐야 한다. 그러나 김 전 대법원장이 취임하던 2017년 평균 102일 소요된 선거법 1심 판결은 그가 퇴임한 지난해 201일로 2배가량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288일까지 증가하면서 법정 기한을 훌쩍 넘었다.2심 판결 처리 기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대법원장이 취임한 2017년 평균 108일 걸린 선거법 관련 항소심은 그가 퇴임한 2023년에는 평균 180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평균 243일까지 증가했다.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또한 선거법 처리 기한을 지키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이 재판은 2022년 9월 8일 검찰의 기소 후 결심 공판까지 2년 걸렸다. 재판부가 중간 교체되고 이 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재판이 한동안 중단되면서 길어졌다. 최근 선거법 사건이 복잡해지는데다가 법원 내부에 ‘워라밸’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 같은 강행규정이 사문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정치권에서는 재판 지연 우려가 현실화가 됐다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신속히 마무리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가 890일 남은 제21대 대선(2027년 3월 3일 예정)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전에 2심과 상고심까지 모두 결론이 나야 한다는 취지다.앞서 검찰은 이달 20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에게 대법원 양형 기준표상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대선 과정에서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서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만약 1심 재판부가 이 대표 혐의를 일부라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하고 이게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는다. 동시에 피선거권을 5년간 잃게 돼 2027년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도 박탈된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