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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투기를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거래행위 등을 가려내기 위해 내년부터 농지취득 심사를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내년 8월부터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행정시와 읍면에 농지위원회를 설치한다. 투기 우려 지역이나 관외 거주자, 농업법인이 농지를 취득하려면 농지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내년 5월부터 농지 취득자의 직업과 영농 경력 증명도 의무화했다. 기존에는 농지 활용 계획을 담은 농업경영계획서만 통과하면 농지 취득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 직업과 영농 경력을 의무적으로 기재하고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3년에 한 번 이뤄지던 농업법인 실태조사는 해마다 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특히 농업법인이 세무서에 신고한 매출 자료를 행정기관이 쉽게 받아 볼 수 있도록 관련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농업법인의 목적 외 경영에 대한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농지는 자경 목적이 아니면 소유할 수 없지만 농사를 짓지 않는 행위가 적발되더라도 농사를 시작하거나 땅 매각 시 불이익이 없어 ‘가짜 농부’의 농지 매입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농지 취득 심사체계를 강화하면 이 같은 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난달 온라인을 통해 거래된 중고 김치냉장고에 있던 현금 1억1000만 원(사진)의 주인이 밝혀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6일 중고 김치냉장고의 외부 밑바닥에서 발견된 5만 원권 지폐 2200장(1억1000만 원)의 주인이 서울에 살던 60대 여성 A 씨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김치냉장고는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 물품 업체를 통해 제주로 배송됐다. 경찰은 5만 원권 현금과 함께 발견된 약국 봉투와 병원 퇴원 기록, 현금이 발견된 봉투에 적힌 필적, 지문 등을 감정해 A 씨의 신원을 밝혀냈다. A 씨 가족이 유품을 정리하면서 견적을 내기 위해 찍어둔 김치냉장고 사진과 제주도로 보내진 김치냉장고가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 돈은 A 씨가 수령한 보험금과 재산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 사망 직후 가족들은 해당 김치냉장고를 현금이 부착된 사실을 모른 채 중고 물품 업체를 통해 처분했다. 중고 물품 업체도 냉장고 수평을 맞추기 위한 종이 뭉치로만 생각하고 봉투에 든 내용물은 확인하지 않았다. 신고자인 50대 B 씨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김치냉장고를 배송 받은 후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김치냉장고 외부 밑바닥에 붙어 있는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5만 원권이 100∼200여 장씩 10여 개로 나뉘어 비닐에 싸인 채 테이프로 바닥에 붙여져 있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숨졌으며 경찰은 현재 보관하고 있는 현금을 A 씨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신고자 B 씨는 유실물법에 따라 신고액 가운데 5∼20% 범위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난달 온라인을 통해 거래된 중고 김치냉장고에 있던 현금 1억1000만 원의 주인이 밝혀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달 6일 중고 김치냉장고의 외부 밑바닥에서 발견된 5만 원권 지폐 2200장(1억1000만 원)의 주인이 서울에 사는 60대 여성 A 씨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김치냉장고는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 물품 업체를 통해 제주로 배송됐다. 경찰은 5만 원권 현금과 함께 발견된 약국 봉투와 병원 퇴원 기록, 현금이 발견된 봉투에 적힌 필적, 지문 등을 감정해 A 씨의 신원을 밝혀냈다. A 씨 가족이 유품을 정리하면서 견적을 위해 찍어둔 김치냉장고 사진과 제주도로 보내진 김치냉장고가 일치한 것도 확인했다. 이 돈은 A 씨가 수령한 보험금과 재산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A 씨 사망 직후 가족들이 현금이 부착된 사실을 모른 채 중고 물품 업체를 통해 처분했다. 중고 물품 업체도 냉장고 수평을 맞추기 위한 종이 뭉치로만 생각하고 봉투에 든 내용물은 확인하지 않았다. 신고자인 50대 B 씨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김치냉장고를 배송 받은 후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김치냉장고 외부 밑바닥에 붙어 있는 현금 뭉치를 발견했다. 돈은 5만 원권이 100∼200여 장씩 10여 개로 나눠 비닐에 쌓인 채 테이프로 바닥에 붙여져 있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이미 숨졌으며 경찰은 현재 보관하고 있는 현금을 A 씨 가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신고자 B 씨는 유실물법에 따라 신고액 가운데 5∼20% 범위에서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내 1호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으로 추진했다가 개원을 하지 못한 제주지역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의료재단과 합작한 비영리 병원으로 전환된다. 27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에 따르면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추진한 중국 뤼디(綠地)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는 최근 국내 척추 전문 치료병원인 우리들병원 의료재단과 합작법인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 지분은 우리들병원 75%, 녹지제주 25%로 각각 나눈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작법인은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에 녹지제주가 소유하고 있는 녹지국제병원 건물 등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인수 금액은 54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들병원 측은 줄기세포 치료와 암 수술, 건강검진 등을 담당하는 비영리병원으로 녹지국제병원을 운영할 예정이다. 녹지제주는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설립 허가를 받은 후 건축 신축, 운영인력 채용 등을 거쳐 2017년 8월 제주도에 병원개설허가를 신청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2018년 12월 ‘내국인 진료 제한’을 조건부로 병원개설허가를 내줬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측이 조건부 허가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3개월 동안 병원을 개원하지 않자 제주도는 청문절차를 거쳐 2019년 4월 개설허가를 취소했다. 이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는 가운데 1심은 제주도가 이겼지만 2심에서 녹지제주 측이 승소해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2009년 서귀포시 토평동과 동홍동 일원 153만9013㎡에 병원과 휴양콘도, 리조트 등을 건설하는 헬스케어타운 사업계획을 마련했으며 2011년 뤼디그룹과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2만8163m²에 47병상 규모의 녹지국제병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776억 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대규모 행사가 제주지역에서 펼쳐진다. 섬아트문화연구소는 2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2021 작가미술장터, 제주-샛보름미술시장’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젊은 예술가들이 제주의 자연 바람과 사람의 희망, 미래 등을 담은 창작예술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만든 대규모 아트페어다. 샛보름은 제주어로 동풍 또는 큰 바람을 의미한다. 바람과 함께해 온 제주도민들의 삶, 제주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했으며 지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기약하자는 뜻도 담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제주메세나협회 등이 후원한다. 참여 작가는 제주지역 79명, 도외 22명 등 101명으로 회화, 입체, 설치, 사진, 영상미디어, 퍼포먼스, 공예 등의 분야에 작품 400여 점을 출품한다. 오프라인 행사는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제주시 조천읍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다음 달 12일부터 31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시민갤러리에서 각각 열린다. 온라인에서는 홈페이지를 비롯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에서 29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마련된다. 섬아트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 가정 한 작품 걸기’, ‘1기업 1작품 갖기’가 문화운동으로 확산하고 젊은 유망작가들이 마음껏 창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추석에 보름달이 차듯 한라산 최정상 백록담분화구에는 물이 가득 찼다.14호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한라산 고지대에 10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18일 백록담은 만수 장관이 펼쳐졌다.이 날 안개와 구름으로 백록담분화구가 가렸다가 오후들어 잠깐씩 만수 모습을 드러냈다.올해 최고 수위를 보인 가운데 보름정도 지나면 절반가량 물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유리를 새로운 제품으로 생산하는 시설이 들어선다. 제주시는 ㈜깨끗환경이 제주시 도평동 7200m² 용지에 폐유리 자원화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관련 절차를 이행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폐유리를 자원화하는 시설은 제주지역에서 처음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폐유리를 자원화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업과 협의를 마쳤으나 지난해 중단한 적이 있다. 이번 사업은 민간기업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연간 최대 1만 t의 폐유리를 재생하거나 건축자재로 재활용하는 자동화 처리시설 및 장비를 갖추고 내년 상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이 자원화시설에선 소주병과 맥주병을 세척, 소독한 후 생산 회사에 보내고, 그 외에 잡병과 깨진 유리를 색깔별로 분류, 파쇄한 후 유리 제조회사에 보낸다. 재활용하지 못하는 폐유리에 대해서는 공정을 거쳐 골재나 마감재 등의 건축자재 제품으로 만든다. 유리조각을 그대로 매립했던 종전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주지역에서는 제주시 오라2동에 있는 한 업체에서 빈병과 폐유리를 노상에서 파쇄하는 등 관련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환경문제를 야기해왔다. 앞으로 환경정책 강화에 따라 빈병과 폐유리를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반출·반입을 금지하면 제주에서 발생하는 빈병, 폐유리에 대한 처리난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정이다. 깨끗환경 관계자는 “공장 가동으로 발생하는 먼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대부분 여과장치를 통해 걸러낼 뿐만 아니라 배출되는 양은 경유차 1대 운행에 따른 발생량에 불과하다”며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가파도에 또다시 재생에너지사업이 추진된다. 가파도는 풍력발전 등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가 추진됐다가 중단된 곳이다. 제주도는 ‘청보리 섬’ 관광지로 유명한 가파도가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 공모 사업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도서지역 디젤발전시설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고 한국전력공사가 주관한다. 가파도 소형도서 재생에너지 전환사업은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정부출연금 65억 원을 투입해 소규모 풍력발전기, 태양광발전시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설비를 갖추는 게 목표다. 제주도는 도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통해 재생에너지 설비 용지를 확보했으며 사업예산 및 재생에너지 발전과 사업 규모를 올해 하반기에 최종 확정한다. 가파도에는 전력사용량(최대 224kW)을 풍력발전으로 대체하는 발전기 2기가 2012년 설치됐으나 전력변환장치 등의 문제로 장기간 가동을 멈췄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올해 상반기 제주 관광시장의 소비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신용카드 매출 자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제주관광 소비영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관광객 소비금액은 1조3093억 원에 달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8434억 원에 비해 55.2% 늘어난 것이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 1조955억 원에 비해서도 19.5%가량 높은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 등으로 나가지 못한 내국인들이 제주로 몰려 관광을 즐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상반기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의 소비금액은 9652억 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1조2648억 원으로 관광소비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별 소비액을 보면 △1월 1124억 원 △2월 1684억 원 △3월 2140억 원 △4월 2663억 원 △5월 2824억 원으로 매달 꾸준히 늘었다. 거리 두기 등이 강화된 6월에는 2657억 원으로 주춤했다. 코로나19에 따라 전체 관광소비금액은 늘었지만 업종별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졌다. 렌터카, 특급 호텔, 콘도미니엄은 2019년 상반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특히 4월 렌터카 매출은 140%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반면 단체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전세버스, 1급 호텔, 여행사는 2019년 상반기에 비해 최대 90%가량 매출이 줄었다. 제주관광공사는 “신한카드 매출 데이터를 전체 카드 매출 금액으로 추정했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는 다소 다를 수 있고, 현금 사용액이 빠져 있다”며 “업종별 추이와 증감률을 중심으로 제주관광시장의 변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이중섭 화가(1916∼1956) 작품들이 제주에서 선보인다. 서귀포시는 5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70년만의 서귀포 귀향’을 이중섭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기증한 유화 6점, 수채화 1점, 은지화 2점, 엽서화 3점 등을 포함한 이중섭 원화 12점을 전시한다. 이중섭 화가가 1951년 6·25전쟁을 피해 서귀포에 머물 당시 남긴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해 ‘해변의 가족’ ‘아이들과 끈’ 등이다. 엽서화는 이중섭이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작품이며 은지화는 1950년대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람은 예약제를 원칙으로 하며 예약은 이중섭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현장 발권은 예약 마감 후 잔여 인원에 한해 이뤄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시간당 20명으로 관람객을 제한한다. 이중섭미술관은 이번 기증으로 이중섭 원화 작품 60점을 소장하게 됐다. 특별전 외에도 6일 이중섭 화가 기일을 기리는 창작뮤지컬을 비롯해 다음 달까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한편 서귀포시는 350억 원을 들여 기존 미술관을 허물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을 신축할 계획이다.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옛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48)과 김시남(46)이 첫 재판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살인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 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광석과 김시남에 대한 첫 공판을 1일 진행했다. 백광석은 추가로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재물 손괴, 주거 침입, 가스 방출과 상해, 절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7월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무단 침입해 백광석의 옛 동거녀의 아들인 중학생 A 군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신상정보도 공개됐다. 하지만 백광석과 김시남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백광석은 김시남에게 A 군 제압만 도와달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김시남이 주도해 A 군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시남은 살인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김시남은 공동주거침입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사건 현장에서 자신은 A 군을 붙잡기만 했으며, A 군이 정신을 잃은 모습까지만 보고 먼저 현장을 빠져 나왔다고 주장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폐그물이나 밧줄, 페트병, 잘게 깨진 미세 플라스틱, 양식장에 떠밀려온 스티로폼 등 해양 쓰레기를 처리하는 다양한 활동이 제주에서 펼쳐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관광객 등이 많이 몰리는 서귀포시 해안에서 ‘제주줍깅’ 캠페인을 벌인다. 4일 안덕면 사계해변, 11일 서귀포시 효돈동 쇠소깍해변, 18일 성산읍 신양해변에서 각각 정화 활동을 펼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정기적으로 해안 쓰레기 줍기 작업을 하면서 국제 연안 정화의 날에 쓰는 조사카드를 준용해 해안 쓰레기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5월 29일부터 6월 26일까지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와 김녕해수욕장, 곽지 한담해변 등지서 332kg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34.3%(1324개)가 담배꽁초였고 플라스틱 파편 19.3%(745개), 밧줄 등 끈 10.7%(415개) 등으로 집계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담배꽁초는 길가와 하수구 등에 버려졌다가 빗물 등에 떠밀려 해안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플라스틱 파편 외에도 90% 이상 플라스틱 재질인 담배꽁초가 바다로 들어가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면서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해안 정화 활동과 함께 운동과 레저를 즐기면서 해양 쓰레기를 줍는 활동도 늘고 있다.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빙’이 활발해지면서 수중이 깨끗해지고 있다. 수중 쓰레기는 일반인이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전문가들이 나서는 것이다. 김병일 태평양다이빙스쿨 대표는 “하천에서 밀려든 쓰레기와 어선에서 쓰다가 버린 어구, 수중에 버려진 낚싯줄과 봉돌 등이 조류에 밀려다니면서 연산호 등 해양생물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동료 다이버들과 쓰레기를 건져내고 있지만 양이 너무 많아 힘에 부친다”고 설명했다.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자발적이고 개별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쓰레기 줍기 참여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해안 쓰레기를 주워 오면 커피 등 음료 비용을 할인해주는 카페가 등장했다. 해양 쓰레기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비치코밍’도 주목을 받고 있다. 비치코밍은 해변(beach)을 빗질(combing)하듯이 쓰레기를 줍는 행위를 말하는데 재활용하는 작품 제작까지 포함한다. 해양 쓰레기인 부표로 새로운 제품인 캠핑박스를 제작해 크라우드펀딩으로 판매하는 사업자도 있다. 제주지역 해양 쓰레기 수거량은 2013년 8200t에서 2020년 1만6000t으로 매년 9∼10%씩 늘고 있다. 쓰레기 수거·처리 비용도 2016년 31억 원에서 지난해 75억 원으로 증가했다. 제주도는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아름다운 해안 가꾸기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해양 쓰레기 관리 계획과 청정바다지킴이 운영 등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해 심의하고 자문에도 응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가 다음 달부터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운영기간은 2년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제외한 제주도 상공, 해양에서 드론 상용화 모델 확보를 위한 11개 사업을 실증한다. 태양광 드론을 활용해 해안선 상공을 모니터링하면서 해양 부유물을 처리하고 공유수면을 관리하는 등 해양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 통합플랫폼을 갖춰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과 연계해 사건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안심서비스를 제공하고 2020년부터 진행한 주유소 거점 도서산간지역 드론 물류배송도 확대하기로 했다. 드론특별자유화구역에선 기체 안전성 인증, 사전 비행 승인 등의 규제를 면제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증 기간을 5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4일 낮 12시 55분경 제주소방서에 제주시 도남동의 한 아파트에서 60대 남성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119 구조대원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A 씨(62)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다행히 A 씨는 허리와 무릎의 가벼운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였다. A 씨는 추락 전에 집에서 술을 한 병 반 정도 마셨는데 갑자기 ‘레펠(rappel)’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레펠은 밧줄 등을 이용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등반 기술이다. 주로 헬리콥터나 암벽 등반, 고층 빌딩 등에서 이뤄진다. A 씨는 집에 있는 밧줄을 아파트 베란다 추락방지 안전가드에 꽁꽁 묶었다. 그러고는 등산화까지 갈아 신고 안전장치 하나 없이 밧줄을 잡고 아파트 외벽을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3층 높이에서 그만 떨어졌다. 하강하면서 속도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다행히 떨어지는 순간까지 손으로 밧줄을 잡고 있어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시면서 예전에 군대에서 훈련했던 생각이 났다. 밧줄을 타고 아파트 밖으로 나오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20일 오전 제주시 마방목지 인근 람사르습지인 물장오리오름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된 통제소.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에 쓰레기가 대량으로 묻혀 있다는 제보를 받고 통제소 직원의 안내를 받아 현장으로 향했다. 통제소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해발 770m 지점의 숲에 들어서자 무너진 돌담이 보였다. 과거 표고버섯을 재배하거나 숯을 굽던 사람들이 숙소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의 일부는 무성하게 자란 산수국으로 가려져 있었다. 돌담 부근에 가로세로 각각 3∼5m의 흙 웅덩이에 쓰레기 조각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인력을 동원해 4일 쓰레기를 대량으로 수거했지만 쓰레기는 치워지지 않았다. 땅을 조금 파내자 술병, 비닐, 플라스틱 의자, 바구니 등이 무더기로 나왔다. 쓰레기가 묻힌 곳은 이곳만이 아니었다. 한라산국립공원 지역과 인접한 국공유지에도 각종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현재 통제구역인 한라산 고지대 오름인 큰드레에서도 쓰레기가 확인됐다. 하원수로길 인근에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슬레이트 건물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1970, 80년대 표고버섯을 재배하거나 벌채를 위해 장기간 기거하면서 나온 쓰레기를 그대로 둔 것이다. 당시 표고버섯 재배지는 70여 곳으로 알려졌다. 1970년 국립공원 지정 후에도 상당 기간 표고버섯 재배와 벌채가 이뤄졌다. 꿀을 수확하는 양봉 작업장에서도 쓰레기가 대량으로 나왔다. 한라산을 남북으로 잇는 산간도로인 5·16도로 수악교 부근에서 지난해 10월 자원봉사자들이 양봉 관련 쓰레기를 담은 80L들이 포대 수십 개를 수거했다. 쓰레기 수거 자원봉사단체인 한라산지킴이 이범종 부이사장은 “한라산을 지나는 5·16도로, 1100도로변에서 수거 활동을 하고 있지만 차량에서 버리거나 공사나 교통사고 후에 생기는 쓰레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깊은 숲속에는 주로 표고버섯 재배를 하면서 버린 쓰레기가 도처에 묻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라산국립공원 생태 보전을 위해 체계적인 쓰레기 수거 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올 4월에는 한라산국립공원 성판악 탐방안내소에서 불과 100여 m 떨어진 도로변에선 1970년대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쓰레기 더미가 확인됐다.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손으로 줍기 힘들 정도로 대량이었다. 이곳은 2019년 5월 굴착기 등을 동원해 하루에만 2t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한 현장이었다. 쓰레기가 땅속에 묻혀 있다가 폭우로 흙이 쓸려 내려가자 노출된 것이다. 쓰레기는 썩으면서 토양이나 동식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루미늄 캔은 완전히 썩는 데까지 80∼100년, 스티로폼은 50년 이상, 나무젓가락은 20년 이상, 플라스틱 용기는 50∼80년이 각각 소요되고 비닐봉지는 무려 400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깊은 숲속에 있는 쓰레기는 사람 손으로 일일이 걷어내고 지게로 운반해야 할 정도로 수거가 어렵다”며 “쓰레기 매립 여부 조사와 처리 등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밤사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곳곳에 강한 바람이 불고 많은 비가 내렸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 여수시 돌산읍에는 시간당 최고 42.5mm의 폭우가 내리면서 돌산읍과 봉산동 주택 10곳이 물에 잠겼다. 전남에서는 산사태 우려가 있는 258곳 주민 1423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전북 군산시 어청도와 충남 보령시 외연도에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14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 등 일부 해안에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3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에 따라 항공과 선박 운항도 큰 차질을 빚었다. 23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제주공항을 출발하는 37편 등 총 86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제주에서 다른 지역을 오가는 5개 항로 여객선 8척의 운항이 취소됐다. 부산항 운영은 이날 낮 12시부터 전면 중단됐다. 경남 지역에서는 선박 1만3000여 척이 대피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문을 열고 집중호우 대비에 나섰다. 오후 5시 반부터 남강댐은 진주 방향으로 초당 200t, 사천 가화천 방향으로 초당 100t을, 밀양댐은 초당 50t을 내보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11시를 기해 태풍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중대본 비상근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태풍 오마이스는 23일 오후 11시 30분 무렵 남해안에 상륙한 뒤 이날 새벽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돼 동해상으로 빠져나갔다. 하지만 태풍의 영향이 남은 상태에서 가을장마를 불러온 정체전선과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 더해지면서 24일에도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24일까지 100∼3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제주도 산지에는 곳에 따라 최대 400mm 이상 ‘물폭탄’이 우려된다.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서해 5도, 울릉도·독도에는 최대 2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낮까지 시간당 70mm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겠다. 이번 비는 24일 오후 남부지방부터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은 25일 오전까지, 충북은 25일 오후까지 비가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도와 경상도 일부 지역은 26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오마이스(OMAIS)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인데 남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 언어로 ‘주위를 어슬렁거리는’을 뜻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창규 기자 kyu@donga.com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는 비대면 안심 관광지를 선정했다. 비대면 관광지를 선호하는 여행객 수요에 맞춰 이동인구가 적은 서귀포시 남원읍과 효돈동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제주관광공사의 현지답사와 주민 및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비대면 안심 관광지 10곳을 뽑았다. △감귤박물관 월라봉산책로 △마흐니숲길 △이승이오름 △고살리숲길 △서중천탐방로 △신흥리동백길 △영천악 △옥돔마을 △위미항 △남원항 등이다. 인터넷 사이트 ‘비짓제주’를 통해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유관기관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활용해 비대면 안심 관광지를 홍보한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23일 “관광지 주변 안심식당, 안전인증 숙소 등도 소개할 예정”이라며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즐기는 안전한 여행 문화를 조성하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에 산재한 작은 화산체인 오름이 대표적인 환경자산으로 부상했다. 우마를 키우고, 초가에 필요한 띠(제주 방언으로는 새), 땔감을 얻었던 노동의 공간에서 경관 감상, 휴양, 건강, 관광, 힐링 등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중요 환경자산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기자가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오름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름을 한라산과 더불어 제주의 대표적인 경관자원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123명 가운데 109명인 88.7%가 ‘그렇다’고 답했다. 오름의 가치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대표적인 자연경관(50.4%) △오름 탐방에 따른 심신 건강(14.6%) △지하수 함양(13.8%) △야생 동식물 서식(12.2%) △주민 삶의 터전(8.9%) 등의 순으로 판단했다. 오름에 조성한 인공림의 처리를 묻는 질문에 △간벌작업으로 자연식생과 조화롭게 해야 한다는 응답이 56.1%로 가장 많았고 △관리 후 산림자원 활용(30.1%) △제거(11.4%) △인공림 조성 확대(2.4%) 등으로 답변했다. 우마 방목 중단 등으로 초지에서 숲으로 변하는 오름의 자연 천이 과정에 대해서는 ‘초지와 숲의 공존 관리’가 65.0%로 가장 많았고 ‘자연 천이 과정을 밟도록 놔둬야 한다’는 응답은 25.2%로 나타났다. 오름의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자연과 조화롭게 최소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59.0%로 가장 많았다. 오름 훼손을 방지하는 대책으로는 △자연휴식년제 확대(38.2%) △친환경 탐방 방안 마련(26.8%) △탐방예약제(인원 제한·20.3%) △탐방 가능 및 불가능 오름 지정(9.8%) △오름 입장료 징수(3.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는 40∼50대가 61.0%, 20∼30대 26.8%, 60∼70대 11.4%였고, 오름 탐방 횟수는 10회 이상이 65.9%, 1∼10회 31.7%였다.● 오름 인식 변화 이번 조사를 통해 오름의 인식, 가치, 기능 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데 조선시대 문헌에서는 오름을 악(岳), 산(山)으로 표기했으며 제주 사람들은 ‘악을 오로옴(吾老音), 올음(兀音)이라 부른다’고 했다. 이후 ‘오름’이라는 용어는 기록에서 찾아보기 힘든데 일제강점기인 1937년 7월 25일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350개소는 화산이 분출할 때 생긴 것으로 도민들은 이를 오름이라고 부르며 산이라고 아니 한다’고 적고 있다. 오름은 민초들의 언어였던 것이다. 1530년 간행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오름을 악이나 산으로 표기했다. 내용은 대부분 거리를 기록한 것인데 장올악(물장오리), 원당악(원당봉), 성판악(성널오름), 성산, 산방산, 영주산, 고근산 등 풍경이 수려하거나 산정화구호가 있는 오름에 대해서는 따로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들 오름을 바라보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시선은 다소 갈린다. 육지의 산맥처럼 이어지지 않고 독립적으로 솟아있는 모습이 생경했기 때문이다. 김정(1486∼1521)은 유배 생활을 기록한 ‘제주풍토록’에서 ‘구릉은 있되 모두 홀로 떨어져 기울어져 있다. 둘러 휘감는 형세는 없고 오직 거대한 산이 활모양처럼 가운데 솟아있어 눈에 거슬릴 따름이다’고 표현했다. 이에 비해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1653∼1733)은 ‘산들이 별처럼 여기저기 벌리어져 있으니 온 섬을 들어 이름을 붙였다면 연잎 위에 이슬 구슬 형태라 하겠다’고 오름을 바라봤다. 제주 고지도에서 한라산 고지대 오름을 산 능선의 봉우리처럼, 저지대 오름을 독립된 산처럼 표기한 사례가 많다. 대동여지도, 제주삼읍도총지도 등 일부 고지도에서는 오름을 지맥처럼 표시했다. 풍수지리적 시각을 보여준 것이다. 신영대 제주관광대 교수는 “육지처럼 산맥이나 물이 연중 흐르는 하천이 없지만 제주지역 풍수에서는 한라산은 모체이고 오름은 지맥을 잇는 도체(導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질학적 가치 조명 제주 화산섬에 대한 본격적인 지질 연구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발표된 논문은 화산암, 화산층서, 지구물리 및 지질탐사, 고생물학, 지형, 화산성 퇴적층 등의 분야에서 400여 편이 나왔다. 국토 면적의 8%에 불과한 작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조사·연구가 이루어진 것은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오름은 이런 지질 연구를 거치면서 중요성이 확인됐는데 본보 1928년 7월 24일자 ‘식물학 지질학으로 하기대학 개최’ 기사를 보면 ‘화산 분화로 생긴 한라산과 350여 개 화산체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것으로, 조선교육회에서 교원을 대상으로 하기대학을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1930년을 전후해 화산체로서 오름의 가치가 처음 조명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1997년 오름의 종합적인 보고서로 볼 수 있는 ‘제주의 오름’을 발간했다. 오름을 ‘자그마한 산을 말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개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는 소화산체를 의미한다’고 했다. 오름을 제주시 210개, 서귀포시 158개 등 368개로 정했다. 2000년 이전에는 큰 화산의 중턱이나 기슭에 형성된 작은 화산 또는 주 화산의 화도가 갈라지거나 위치가 변해서 생겼다는 의미로 오름을 기생화산, 측화산 등의 용어로 불렀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된 결과 독립적인 단성, 복성 화산으로 나타나면서 최근에는 기생화산 용어를 쓰지 않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필요 화산체로서 연구 대상이던 오름은 1990년대 들어서 대중적 관심이 높아졌으며 미학적, 인문학적 관점도 나타났다. 경관자원, 생태관광, 트레킹, 힐링 등으로 연구 관심 분야가 넓어졌다. 진종헌 공주대 교수는 “제주인에게 오름은 삶과 죽음의 터전이자 일상과 노동의 무대였다가 1995년 김종철 선생의 ‘오름나그네’(1∼3권) 출간을 전후해 ‘여신의 아름다운 나신처럼’ 오름을 바라보는 심미적 피사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오름 오르기가 제주를 여행하고 경험하는 일반적인 방식이 되면서 대표적인 상징 경관의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오름이 제주지역 중요 환경자산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동안 학자들이 현장답사와 항공사진, 지질도 등을 기초로 화산체 여부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정의, 개수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오름의 수를 최대 400여 개로 주장하는 학자도 있고, 개발 등으로 원형이 사라진 오름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질 분야 외에 동식물 생태, 인문자원 등을 포함한 종합 조사가 필요하고,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 윤용택 제주대 교수는 “오름은 파헤쳐질 개발 예정지가 아니라 잘 보존하고 간직해야 할 자연·문화유산이다”라며 “환경, 역사, 위락, 심미, 생태 등의 오름 가치를 밝히기 위해 인문·자연·사회과학의 학제 간(여러 학문 분야가 참여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를 화산섬으로 본 최초의 인물은?동북아 여행 독일 지리학자 겐테1901년 한라산 등정 후 높이 기록제주를 ‘화산(火山)섬’으로 처음 바라본 이는 누구일까. 1901년 한라산 정상에 올라가 높이 1950m를 기록한 독일 지리학자인 지크프리트 겐테(1870∼1904)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라산 높이를 기압계 등 과학장비로 최초 측정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라산을 측량한 1915년보다 앞섰다. 독일 퀼른신문에 실은 그의 여행기에서 ‘화산’ 용어가 등장했다. 겐테는 여행기에서 ‘화산을 향한 출발’ ‘한라산 분화구’ ‘현무암 응회암’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송성회 제주대 명예교수가 1994년 번역한 겐테의 한라산 여행기에 따르면 “용암류들이 바다를 향해 파괴적으로 질주하면서 남긴 거대한 흔적들을 알아본다.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져 강 하구 형상을 띠어 가는 두 개의 검고 널찍한 선을 이루며, 지구 내부의 유동성 용암이 바닷속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표현했다. 겐테는 한라산이 이미 화산지형임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하천 계곡이 화산 폭발로 형성된 이후 폭우에 의해 더욱 깊어진 것으로 추론했다. 겐테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주변을 항해하다 화산을 보고도 탐방하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동중국해상에서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른, 시칠리아섬 화산보다 2배 이상 높은 한라산을 본 뒤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비로운 섬’ 방문과 한라산 등산을 감행한 것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를 ‘화산’(火山) 섬으로 처음 바라본 이는 누구일까. 1901년 한라산 정상에 올라가 높이 1950m를 기록한 독일 지리학자인 지그프리트 겐테(1870~1904)를 주목해볼 수 있다. 한라산 높이를 기압계 등 과학적 장비로 최초 측정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일제강점기 일본이 한라산을 측량한 1915년보다 앞섰다. 독일 퀼른신문에 실은 그의 여행기에서 ‘화산’ 용어가 등장했다. 겐테는 여행기에서 ‘화산을 향한 출발’, ‘한라산 분화구’, ‘현무암, 응회암’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송성회 제주대 명예교수가 1994년 번역한 겐테의 한라산 여행기에 따르면 “용암류들이 바다를 향해 파괴적으로 질주하면서 남긴 거대한 흔적들을 알아본다.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져서 강 하구 형상을 띠어가는 두 개의 검고 널찍한 선을 이루며, 지구 내부의 유동성 용암이 바다 속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표현했다. 겐테는 한라산이 이미 화산지형임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하천 계곡이 화산폭발로 형성된 이후 폭우에 의해 더욱 깊어진 것으로 추론했다. 겐테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주변을 항해하다 화산을 보고도 탐방하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동중국해상에서 바다 위로 솟구쳐 오른, 시칠리아섬 화산보다 2배 이상 높은 한라산을 본 뒤 당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신비로운 섬’ 방문과 한라산 등산을 감행한 것이다.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인 ‘이승용 변호사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22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살인교사 혐의로 김모 씨(55)를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4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으며 그동안 캄보디아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머물던 김 씨는 6월 현지 당국에 적발돼 추방 조치된 후 18일 제주로 송환됐다. 이승용 변호사(당시 44세)는 1999년 11월 5일 오전 6시 48분쯤 제주시 삼도2동 제주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량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1년 뒤 수사본부가 해체되면서 22년간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프로그램에 김 씨가 직접 출연해 자신이 ‘살인 교사범’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김 씨는 방송에서 조직폭력배 두목인 백모 씨(2008년 사망)로부터 지시를 받고 부산 출신으로 ‘갈매기’로 불리는 동료 손모 씨(2014년 사망)에게 이 변호사를 살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살인교사 공소시효가 지난 줄 알고 사건 내막을 방송에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점,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일명 ‘태완이법’ 시행 등을 근거로 김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김 씨는 자백 동기에 대해 “이 변호사 처가 당시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는데 억울한 누명을 풀어 주고, 살해된 것을 설명해서 피해자의 원혼도 달래주면 유족 측으로부터 사례비를 받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