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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도쿄 올림픽의 막이 올랐지만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관심은 시들하다. 올림픽 경기 96%가 무관중으로 열리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TV로 응원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27·LA 에인절스) 선수의 경기를 더 보고 싶어 할 정도다. 일본 온라인 뉴스매체 ‘제이캐스트’가 1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독자들을 상대로 ‘도쿄 올림픽과 오타니 선수의 활약 중 어떤 것을 보고 싶은지’ 설문조사를 벌였다. 3188명 중 346명(11%)이 올림픽을 보고 싶다고 응답했다. 오타니의 경기를 보고 싶다고 응답한 사람은 896명(28%)으로 세 배 가까이 많았다. 어느 것도 보기 싫다는 응답한 이는 1783명(56%)이었다. 일본민간방송연맹에 따르면 일본 지상파와 민영방송은 총 450시간 동안 올림픽 경기를 중계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245시간,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224시간 중계한 것에 비해 약 2배로 늘었다. 특히 NHK가 지상파와 위성방송 채널로 일본 대표팀의 거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그러다보니 NHK 위성방송의 오타니 경기 생중계가 줄어들게 돼 “오타니 경기를 보여 달라”는 목소리가 트위터 등에서 나온다고 제이캐스트는 전했다. 일본 주요 신문들은 23일 일제히 올림픽 관련 사설을 실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 도쿄신문, 마이니치신문 등은 우려의 목소리를,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등 우익 성향의 매체들은 대회 개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사히는 이번 올림픽을 “분열과 불신 속에서 막을 여는, 이례적이고 이상한 올림픽”이라고 했다. 산케이는 “이런 시기야말로 (올림픽 개최가) 필요하다. 스포츠의 저력을 선수들이 보여주길 바란다”고 썼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도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8년 전 도쿄 올림픽을 직접 유치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3일 대회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올림픽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슬그머니 발을 뺀다는 것이다. 일본 민영방송 TBS가 22일 보도한 아베 전 총리의 개회식 불참 기사에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5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코로나19를 이긴 증거로서 올림픽 개최를 약속해 놓고 개회식에서 도망가다니 비겁한 남자” “조금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증거” “총선이 가까워져 눈에 띄고 싶지 않은 것” 등 비판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아베 전 총리뿐 아니라 집권 자민당 의원 상당수도 개회식 참석을 망설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정부의 올림픽 강행에 부정적인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개회식에 참석하면 가을 총선거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마이니치에 “관중석에 앉아 있다가 사진이 찍히면 분명 비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 여론이 특히 아베 전 총리에게 집중되는 것은 그가 도쿄 올림픽 유치의 1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해 “후쿠시마의 (원전) 오염수는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는 연설을 해 대회 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 때는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등장해 도쿄 올림픽을 세계에 알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될 무렵 사상 최초의 ‘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한 것도 그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당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2년 연기’를 제안했지만 아베 총리가 ‘1년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림픽 취소나 연기, 무관중 경기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아베 전 총리는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을 고집했었다. 조직위는 올림픽 개회식에 IOC 위원과 각국 정상 등 해외 인사 800명, 국내 인사 150명 등 총 9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애초 올림픽 관계자 등 1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0분의 1로 줄었다. 조직위는 개회식 연출을 맡았던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 씨를 해임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개그맨 출신인 그는 과거 상대 개그맨과 얘기를 주고받다가 “유대인 집단학살 놀이를 하자는 말이지”라고 말한 게 문제가 됐다. 어떤 차별도 금지하고 있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고바야시 씨의 문제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유튜브 등에 확산되고 있다. 유대계 국제인권단체인 사이먼비젠탈센터는 고바야시 씨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IOC 사정에 밝은 올림픽 관계자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서양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발언으로 메가톤급이다. 해임으로 끝낼 게 아니라 선수 입장만 하는 등으로 모든 개회식 연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회식 연출과 관련해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개회식에 등장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내 비판받았던 총괄책임자 사사키 히로시(佐¤木宏) 씨가 3월 사임했고, 과거 학창 시절 동급생을 ‘이지메(집단 따돌림)’한 문제로 음악 감독 오야마다 게이고(小山田圭吾) 씨가 최근 물러났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자동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전기자동차를 앞세워 현대자동차와 중국 자동차 기업이 적극 진출하고 있어 일본 자동차 업계가 경계해야 한다고 현지 언론에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양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 1700억 엔(약 1조7700억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다. 신설 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5만 대로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동차 판매량(53만 대)의 약 30%에 이른다. 연내 가솔린차 생산을 시작하고 2022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일본 업체들의 점유율은 96.8%에 이른다. 도요타자동차가 30.3%, 다이하쓰공업이 17.1%, 혼다가 13.8%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건설하며 진출했는데 대부분 가솔린차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네시아에서 1547대를 팔아 도요타 판매량(16만1256대)의 0.9%에 그쳤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9년 대통령령으로 국내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지원책을 실시하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같은 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사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 CEPA 체결로 한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되자 현대차는 2019년 11월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원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해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1조3000억 원 규모로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의 동남아 공략은 차량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이동’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8년 인도네시아 승차 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에 투자해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으로 자카르타, 싱가포르에서 전기차 호출 승차 사업에 나섰다. 기아는 전기차를 활용한 도심물류 실증사업을 싱가포르에서 추진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중국 창청자동차(長城汽車)가 옛 제너럴모터스(GM) 공장을 인수해 지난달부터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시작했고 2023년 안에 전기차 생산에도 착수할 계획을 내놓았다. 김경화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인도네시아에선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CEP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로 한국 자동차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 등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에 소극적이다. 2013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시행한 소형 친환경차 진흥책의 지원을 받아 이미 가솔린차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마쳤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전기차 투자 경쟁에서 밀리면 과거 가전제품과 휴대전화에서 시장을 잃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도 한국, 중국 업체에 빼앗기기 쉽다”고 전했다. 경차에 주력하는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은 21일 도요타 등이 설립한 공동출자회사에 자금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각 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동화와 자동 운전 연구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연합 움직임을 동남아 시장 수성 전략의 하나로 풀이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자동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전기자동차를 앞세운 현대자동차와 중국 자동차 기업이 진출해 일본 브랜드가 위협받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양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에 1700억 엔(약 1조7700억 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있다. 위치는 수도 자카르타 근교다. 신설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15만 대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53만 대)의 약 30%에 이른다. 연내 가솔린차 생산을 시작하고 2022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96.8%에 이른다. 도요타자동차가 30.3%, 다이하쓰공업이 17.1%, 혼다가 13.8% 등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건설하며 진출했는데 대부분 가솔린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대통령령으로 국내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같은 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경제협력협정(EPA)을 체결했다. EPA 체결로 한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 부품 대부분 관세가 철폐된 것이다. 그러자 현대차는 2019년 11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에 소극적이다. 2013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시행한 소형 친환경차 진흥책의 지원을 받아 이미 가솔린차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마쳤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들이 전기차 투자경쟁에서 밀리면 과거 가전제품과 휴대전화에서 시장을 잃은 것처럼 자동차 시장도 한국, 중국 업체에 빼앗기기 쉽다”고 전했다. 경차에 주력하는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은 21일 도요타 등이 설립한 공동출자회사에 자금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각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동화와 자동운전 연구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연합 움직임도 동남아 시장 수성 전략의 하나로 풀이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4년 만에 도쿄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에서 미국과 일본이 대만 문제와 인도태평양 등 중국 견제를 위한 협력을 강조한 반면 우리 정부는 협의 결과를 전하면서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의 모호한 스탠스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 ‘넘버2’인 웬디 셔먼 부장관은 21일 한미일 협의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이 지속적으로 긴밀한 협조를 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셔먼 부장관은 회견에서, 일본 외무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행동, 대만해협 등 지역 정세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일과 달리 우리 외교부가 협의 결과를 전하며 낸 보도자료에는 이런 내용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은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이 언급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달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외교부는 이런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셔먼 부장관은 이날 저녁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셔먼 부장관은 미 행정부의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대북 강경파로 꼽힌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에 앞서 도쿄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 인사 중 처음으로 일본인 납북 피해자 가족들과 만났다. 방한 기간 중 북한 인권과 중국 문제 등에 대해 높은 수위의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셔먼 부장관은 방한 뒤 몽골에 이어 25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을 방문한다. 미 국무부는 21일(현지 시간) 셔먼 부장관이 25, 26일 중국 톈진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난다고 발표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일본 도쿄 올림픽 개회 선언 문구에서 ‘축하’라는 표현이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도쿄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23일 대회 개회 선언 때 ‘축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적 의미가 담긴 표현을 개회 선언에 담지 못하도록 선언 예문을 정해놓고, 구체적인 내용을 미리 승인 받게 하고 있다. 영문판 개회 선언 예문엔 ‘셀러브레이팅(celebrating·축하하며)’이란 단어가 들어 있다. 앞서 1964년 당시 히로히토(裕仁) 일왕은 도쿄 올림픽 때 “제18회 근대올림피아드를 축하하며, 도쿄 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했다. 이번 대회 개회식에 참석하는 해외 정상급 인사가 20명보다 적을 것이라고 교도통신이 이날 전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있었던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약 40명)의 절반 수준이다. 이번 올림픽 유치 당시 일본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개회식 참석 보류 의사를 관계자에게 전했다고 NHK가 이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 올림픽에 바람 잘 날이 없다. 대회 개막을 불과 나흘 앞둔 19일 개회식 음악감독 오야마다 게이고 씨(52)가 사임했다. 과거 동급생을 ‘이지메(집단 따돌림)’ 한 것에 대해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앞서 여성 비하 논란으로 2월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이, 3월엔 개·폐회식 총괄책임자가 물러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조직위 관계자들이 ‘이번 (도쿄) 대회는 저주받았다’며 탄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야마다 씨는 19일 트위터에 “조직위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여러분에게 질타를 받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장애인인 동급생을 이지메했다고 스스로 밝혔던 1994년과 1995년의 잡지 인터뷰가 문제가 됐다. 그는 동급생 2명한테 억지로 옷을 모두 벗게 하거나, 배설물을 먹게 하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털어놨다. 조직위가 14일 올림픽 개회식 음악감독 4명 중 한 명으로 오야마다 씨를 선임하자 인터넷에서는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양성과 조화’를 기본 이념으로 내세우는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야마다 씨가 16일 공식 사과문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장애인 단체가 조직위에 설명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AP통신, BBC 등 해외 언론까지 비판 대열에 가세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조직위는 애초 개회식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야마다 씨 해임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비판이 커졌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개회식 이미지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해 조직위에 압력을 가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0일 전했다. 조직위는 19일 오야마다 씨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또 오야마다 씨가 맡았던 4분 분량의 개회식 오프닝 음악도 삭제하고 다른 음악으로 바꾸기로 했다. 도쿄 올림픽 관련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던 인기 그림책 작가 사이토 노부미 씨(43)도 20일 활동 중지 의사를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과거 저서 등에서 선생님을 이지메하고 선천성 질환이 있는 어린이에 대한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인터넷에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올림픽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2월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라는 발언으로 ‘여성 멸시’ 논란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 당시 조직위원장(전 총리·84)이 사임했다. 한 달 후엔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켜 개회식에 등장시키자는 아이디어를 냈던 개·폐회식 총괄책임자 사사키 히로시 씨(67)가 논란이 일자 사임했다. 사사키 씨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 ‘슈퍼 마리오’ 분장으로 깜짝 등장하게 하는 연출을 지휘했다. 도쿄 올림픽과 거리를 두려는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도쿄 올림픽 최고 등급 후원사 도요타자동차가 올림픽 개회식 불참 의사를 19일 밝힌 데 이어 다른 후원사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NTT, NEC, 후지쓰 등 후원사들도 개회식에 불참하기로 했다. 일본항공(JAL)은 불참을 검토 중이다. 도쿄신문은 “각 회사는 개회식이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것을 불참 사유로 들고 있지만 올림픽 개최에 뿌리 깊은 반대 여론이 있는 상황에서 사장이 개회식에 참석할 경우 소비자 반발이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등 3대 경영자 단체 수장들도 개회식에 초대받았지만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주한 일본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총괄공사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성적(性的)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외교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으로 유감”이라고 19일 밝혔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소마 공사에 대한 인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소마 공사의 발언이 한일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한 것에 대해 “어떠한 상황, 맥락 아래에서 한 것이라도 외교관으로서 극히 부적절한 발언이고, 대단히 유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마 공사의 일본 송환 등 구체적인 조치를 묻는 질문에 가토 장관은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가 엄중 주의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외공관 직원의 인사에 대해서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이 (소마 공사의) 근무지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 (인사 배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모테기 외상은 15일부터 21일까지 과테말라, 자메이카 등을 순방 중이어서 현재 일본에 없다. 요미우리신문은 “소마 공사가 문 대통령의 대일본 자세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으로 비판했다고 보고 일본 정부는 소마 공사를 경질할 계획”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쿄 올림픽 최고 등급 후원사 중 한 곳인 도요타자동차가 올림픽과 관련한 TV 광고를 내보내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23일 열리는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 스폰서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도 보류하기로 했다. 올림픽 주요 후원사의 이런 결정은 이례적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타 준(長田准) 도요타 홍보담당 임원은 19일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도쿄 올림픽에 대해 “여러 가지가 이해되지 않는 올림픽이 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림픽 광고 송출을 보류하고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 등 회사 고위 간부들도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요타 측이 이미 제작해 놓은 TV 광고를 방송에 내보내지 않기로 한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교도통신은 “도요타 측이 TV 광고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저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일본에선 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다.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개최에 찬성하는 의견이 33%, 반대가 55%였다. 전날에는 마이니치신문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 ‘(올림픽을) 즐길 기분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48%, ‘원래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17%였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다만 도요타는 대회 관계자 이동을 위한 차량 3340대는 예정대로 제공한다.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삼성전자 파나소닉 코카콜라 등과 함께 올림픽 후원사 중 등급이 가장 높은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14개사 가운데 하나다. 도요타에 소속돼 있거나 도요타가 후원하는 선수 약 200명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다. 도요타의 올림픽 광고 송출 보류를 전한 요미우리신문의 온라인 기사에 19일 오후 7시 현재 47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올림픽 광고 보고 싶지 않다. 잘한 결정이다” “엉망인 올림픽에 도요타가 응원하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다” 등 대부분 도요타의 결정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다른 기업들도 올림픽 시기에 맞춘 TV 광고에 소극적이다. 현재 도쿄가스, 에네오스(ENEOS), 미쓰이부동산, 파나소닉 등이 간헐적으로 스포츠 관련 광고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데 일본 정부가 강행해 올림픽 후원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올림픽의 전체 750개 경기 중 96.5%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올림픽 후원사들은 오프라인 행사도 취소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도요타는 고도의 자동운전 기능이 탑재된 차량 시승 행사와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행사장을 만들려던 계획을 접었다. 파나소닉도 영상과 음향기기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경기장에 부스를 설치하려던 방안을 보류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쿄 올림픽 최고 등급 후원사 중 한 곳인 도요타자동차가 올림픽과 관련한 TV 광고를 내보내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23일 열리는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 스폰서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도 보류하기로 했다. 올림픽 주요 후원사의 이런 결정은 이례적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나가타 준(長田准) 도요타 홍보담당 임원은 19일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도쿄 올림픽에 대해 “여러 가지 것이 이해되지 않는 올림픽이 돼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올림픽 광고 송출을 보류하고,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 등 회사 고위 간부들도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도요타 측이 이미 제작해 놓은 TV 광고를 방송에 내보내지 않기로 한 이유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교도통신은 “도요타 측이 TV 광고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저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일본에선 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더 많다.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 개최에 찬성하는 의견이 33%, 반대가 55%였다. 전날에는 마이니치신문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는데 ‘(올림픽을) 즐길 기분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48%, ‘원래부터 기대하지 않았다’는 대답이 17%였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다만 도요타는 대회 관계자 이동을 위한 차량 3340대는 예정대로 제공한다.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진행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삼성전자, 파나소닉, 코카콜라 등과 함께 올림픽 후원사 중 등급이 가장 높은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14개사 중 하나다. 도요타에 소속돼 있거나 도요타가 후원하는 선수 약 200명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다. 도요타의 올림픽 광고 송출 보류를 전한 요미우리신문의 온라인 기사에 19일 오후 4시 현재 4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올림픽 광고 보고 싶지 않다. 잘한 결정이다”, “엉망인 올림픽에 도요타가 응원하면 세계에 웃음거리가 된다” 등 대부분 도요타의 결정을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대한체육회가 17일 오전 일본 도쿄 주오구 하루미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숙소에 걸었던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결국 내렸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15일 파견 직원을 통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尙有十二·아직도 신에게는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에서 따온 문구다. 일본 언론은 곧바로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문제 삼았다. 한 극우 단체는 16일 한국 선수촌 앞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앞세워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한국 선수단은 정치적인 선전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결국 IOC의 요청을 따르기로 했다. 그 대신 IOC에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같은 규정을 적용해 달라는 입장을 전해 약속을 받아냈다. 17일부터 한국 선수단 숙소에는 ‘범 내려온다’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대신 내걸렸다. 지난해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판소리 ‘수궁가’에서 범이 내려오는 장면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 큰 인기를 끈 곡이다. 하지만 욱일기와 관련된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18일 욱일기를 든 한 일본 극우단체가 올림픽선수촌 앞에서 시위를 하는 과정에서 한 회원이 현장을 취재하던 한국 사진기자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현지 경찰의 제지로 더 이상 불상사는 없었다. 정확한 시위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인, 바보 등의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며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IOC가 대한체육회에 약속한 욱일기 관련 내용이 얼마나 지켜질지 관심을 모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7일 “모든 선수들이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선수촌은 선수들이 평온하게 머물도록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한편 대한체육회가 선수촌 식당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섭취하지 않도록 한국 선수단에 별도 도시락을 지급하는 일에 대해서도 일본의 일부 인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7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은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재료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밝혔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 대표팀 소속”이라고 보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사진)도 17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유 위원이 IOC 위원 중 첫 확진자다. 다음 주 IOC 총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으로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아사히신문은 “수백 명 규모의 해외 선수단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도쿄도 확진자는 18일까지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 ABC방송은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4일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 달라”고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18일 도쿄 영빈관에 바흐 위원장 등 IOC 관계자를 초대해 40명 규모의 환영회를 열었다. 영빈관 주변에 모인 시위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가 발령된 상태에서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을 비판하며 “불필요한 파티 취소” 등의 구호를 외쳤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일본 공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한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잇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도에서는 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나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감염 확산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18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주오구 선수촌 내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수촌에 입촌 한 선수들 중 확진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감염된 선수의 국적, 성별, 나이 등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전날 선수촌에서 지내는 올림픽 관계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13일 문을 연 선수촌에서 모두 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선수촌 감염자 3명은 모두 같은 나라, 같은 종목 선수이거나 관계자”라고 전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7일 일본 나라타공항에서 받은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 호텔에 격리됐다. 조직위가 감염자를 집계해 발표한 1일 이후 18일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모두 5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는 1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해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의 감염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참가 선수와 관계자들이 입국하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는 이른바 ‘버블(거품) 방역’을 실시해 올림픽발 감염 확산을 막겠다고 했다. 하지만 소규모 선수단은 다른 일반 승객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고, 입국 수속을 위해 이동할 때도 일반인들과 동선이 겹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회 주최 측이 사실상 통제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항공편을 통한 감염”이라며 기내 감염이 도쿄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올림픽 관계자로 2~5월 일본에 입국한 미국, 영국 국적자 4명은 최근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13일 체포됐다. 이들은 밤 늦게 도쿄 시내의 바를 돌며 술을 마시는 등 올림픽 관련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 입국한 우간다 대표팀 중 남자 역도 선수는 16일 훈련지인 오사카에서 종적을 감췄다. 그는 “우간다 생활이 힘들다. 우간다로 돌아가지 않겠다. 일본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다. 아사히신문은 “해외 선수단의 일본 방문이 피크를 맞아 수백 명 규모의 입국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규정 위반이 잇따르고 있다. 버블 방역이 위험한 상태”라고 18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코로나19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17일 도쿄도의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1월 21일(1471명)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도쿄도 확진자는 17일까지 나흘 연속 1000명을 넘었다. 호주ABC 방송은 “올림픽 개회를 5일 앞둔 도쿄가 곤경에 빠진 모양새”라며 “지금 같은 수준으로 간다면 폐회식(8월 8일)이 열릴 땐 도쿄 확진자가 하루에 2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림픽에 대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 48%가 ‘즐길 기분이 아니다’, 17%는 ‘원래 기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5%에 그쳤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 ‘가능할 것’이라고 한 응답자는 19%에 불과했고, 65%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4일 스가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관중 입장을 허용해달라”고 제안했다. 15일엔 “올림픽 참가자들이 일본 거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릴 위험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바흐 위원장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걸어둔 현수막이 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헌장에 위반된다고 판단하는지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17일 도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의 기자회견에서 일본 NHK 방송 여성 기자가 대뜸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듣기로는 현수막을 철거한 것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캐묻는 뉘앙스였다. 혹시나 현장에 있을 한국 기자들을 위해 통역을 하던 두 한국인 여성 동시통역사도 예상 못했던 질문이었는지 한국어로 바꿔 얘기하면서 멈칫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어제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배너’가 수거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IOC 요청에 의해 (수거)됐다고 알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뤄진 조치라고 전해 들었다. 어떠한 메시지든 선수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논쟁을 피해 가려는 듯 했다. 막연하고 원론적인 설명에 일본 기자는 재차 “표현의 자유 문제 아니냐”고 따지듯 물었고 바흐 위원장은 “모든 선수들이 자유롭게 표현을 할 수 있지만 선수촌은 선수들이 평온하게 머물도록 보호받아야 하는 곳이다. 대다수 선수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는 말로 서둘러 답변을 마무리했다. 이후 현수막 철거에 내민 ‘가이드 라인’의 어떻게 해석 적용했는지, 또 한국 선수단 현수막에 다른 국가나 특히 일본 선수단이 블편한 감정을 드러내거나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는지 등에 대해선 바흐 위원장이나 배석했던 IOC 관계자의 언급은 없었다. 질문 수가 제한됐다. 대한체육회는 선수촌에 ‘신에게는 5000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는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활용한 문구를 써서 내건 현수막을 16일 일본 극우 단체 등에서 문제 삼고 논란이 되자 IOC와 협의 끝에 17일 철거했다. 대한체육회는 IOC로부터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에 따른 철거를 요청받았다. 대신 IOC에게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같은 규정을 적용해 달라는 입장을 전해 약속을 받아내고 현수막을 내렸다. 바흐 위원장이 직접 IOC가 철거에 개입했지만 정작 중요한 결정 책임자인 자신은 모르고 있었다고 밝힘으로써 일본 정부와 IOC 간 어떠한 교감이 있었는지는 추후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IOC의 결정으로 한국의 현수막을 정치적 메시지라고 부각시킬 수 있는 것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바흐 위원장 기자회견에 앞서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은 “각자의 관점이 있겠지만 정치적 메시지 표현은 삼가야 한다. 모든 참가자는 세계를 하나로 묶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일부 언론 기자들조차 시대에 맞지 않는 IOC의 편파적 시각과 잣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대신해 ‘범 내려온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범 내려온다’는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대한민국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곡 이름이다. 지난해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판소리 ‘수궁가’에서 범이 내려오는 장면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TV광고와 온라인 매체를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한편 대한체육회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 식당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섭취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것에 대해 일본 집권 자민당 내에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대한체육회가 선수촌 인근 호텔에 급식지원센터를 만들고 원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과거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영양 관리 등을 위해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했다”며 “이번에는 방사성 물질 대책을 이유로 내세워 한국에서 가져온 식자재 등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측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자민당 외교부회를 이끄는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참의원 의원은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촌에 공급하는) 식재료는 대접하는 마음으로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며 “후쿠시마 주민의 마음을 짓밟는 행위”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자민당 내에서는 ‘(한국이) 그렇게까지 트집 잡는 것은 정말 불쾌하다’라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국민의힘이 9월 추석 전까지 대선 본경선 후보 4명을 확정하기로 했다. 최소 두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1차에서 8명, 2차에서 4명으로 후보자를 압축한 뒤 11월경 최종 대선 후보를 뽑겠다는 계획이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16일 경선준비위원회 3차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1차 컷오프로 8명, 2차 컷오프로 4명을 추려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주자들이 두 자릿수를 넘는 상황에서 두 차례의 컷오프를 통해 후보를 압축하고, 그 과정에서 최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 보겠다는 취지다. 준비위는 당내 예비경선 후보로 이미 등록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 강성현 씨 등 2명에 대해 20일 첫 면접을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두 차례의 컷오프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토론을 보장해 다시 한번 ‘흥행 몰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서 위원장은 “준비위가 난상토론을 통해 이달 말부터 (일정을) 하나씩 결정해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선 과정을 진두지휘하게 될 이준석 대표는 16일 보도된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나를 정계에 발탁한 이는 (그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몰리고 감옥에 가는 것을 보고 새로운 보수 정치를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이 대표는 “선거를 한 번도 치르지 못해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YTN 라디오에서 “한번 마음먹은 일에는 추진력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평가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에 대해 “젊은 세대가 전향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도쿄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놓고 한일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선 “서로 양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존경하는 정치인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16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냉각된 한일 관계에 관한 질문에 “나는 1985년생으로 (보수 정권 아래에서 군이 학생과 시민을 무력 탄압했던)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해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 한일 관계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세대는 전향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이 교착 상태라고 진단하고서 그는 “언젠가 한일 정치 지도자가 결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보다 나은 교섭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그사이에 많은 피해자가 세상을 떠났다. 피해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런 방식으로 되겠느냐”고 현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어 “외교 관계에서는 쌍방이 100%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일 양국도 국내 압박을 느끼더라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하는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 양국의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2002년 한일이 공동 주최한 월드컵 때 양국이 협력에 성공했다. 양국이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이 올림픽을 축하하고 최대한 지원할 의사를 보여주면 일본 측도 역사 문제에서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일본에 관심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한일 교류에 매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서 개최된 포럼에서 일본 정치가들과 교류한 적이 있다. (오사카 등) 간사이 지방을 여행한 경우도 있다”며 “단기적인 이익을 쫓는 게 아니라 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사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존경하는 정치인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는다. 한국의 경제발전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 후 독재자의 길을 간 것은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있다”며 “나를 정계에 발탁한 이는 (그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수감을 보고서 새로운 보수정치를 이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985년생으로 40세가 되지 않아 아직 대통령에 출마할 수 없다. 장래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 직무에 성공하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생각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가장 나서고 싶은 것은 국제관계 공부다. 일본이나 미국의 정치가와 교류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싶다”고 했다. 야권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선거를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고 미숙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본인의 인기가 매우 높고 어디에 가더라도 환영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가 잘 안 보일 것이다. 그것을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는 더욱 명확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입당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쪽에서 재촉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결단할 때까지 기다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서양식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다. 민주주의에 관해 긍정적으로 배운 것은 (정치 체제가) 다른 나라를 이끌게 됐더라도 어딘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경제, 교육, 국방 등 모든 면에서 남한에 대한 비교 우위가 없다. 흡수통일 되는 것을 매우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김 위원장의 생각을 추정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과 양국 정상회담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국 측은 양국의 현안과 관련해 ‘성과 있는 정상회담’을 강조한 데 비해 일본은 ‘정상끼리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은 15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전날 만난 일한의원연맹 회장단과의 합동 간사회의를 설명하며 “일본 의원들은 한일 간 어려운 현안이 있지만 문 대통령이 꼭 일본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회장 대행은 “전 세계에서 여러 나라 정상들이 한꺼번에 오기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외교적, 의전적으로 배려를 해도 많은 시간을 내기는 어렵겠지만 (일본 측이) 최대한 배려해서 모시고, 또 정상회담이 이뤄져 한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양국 정상이 만나 15분, 30분 회의하는 것, 의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양국 간에 어려운 현안이 개선되는 최소한의 성과가 마련되는 정상회담이어야 한다”며 “단순히 의전적으로 만나 ‘세이 헬로(안녕)’ 하고 헤어지면 양국 국민들의 실망이 더 커지고 앞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는 한국 측 시각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집권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도 14일 김 회장 등 한일의원연맹 4명의 회장단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올림픽 개회식 때 꼭 일본에 와 달라고 전해 달라. 환영한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요청이 ‘성과 있는 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니카이 간사장은 (정상회담 관련) 모든 것들은 자민당이 주도하니 자민당과 긴밀히 협의해 달라고 말했다”며 “그 취지는 한일-일한 의원연맹이 긴밀히 협의해 달라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일본 의원들은 성과를 따지지 말고 문 대통령이 와줬으면 좋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고, 우리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양국 의원연맹이 더 노력하자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일본 집권 자민당의 2인자이자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14일 김진표 회장 등 한일의원연맹 회장단 의원 4명과 만난 자리에서 도쿄 올림픽 개회식 때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요청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이날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의 예방을 받았다. 동석했던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의원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올림픽 개회식 때 꼭 대통령이 일본에 와 달라고 전해 달라.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지금 (방일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이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한일 간 주요 현안에 대해 성과가 있는 정상회담’을 전제로 방일을 초청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가와무라 의원은 “일한(한일) 간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특별히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하루빨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습돼 양국이 서로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 “이웃 국가 간 문제가 있어도 왕래하고 교류해 직접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니카이 간사장이 말했다. 앞서 한일의원연맹 의원들은 일한의원연맹 회장단과 함께 도쿄 참의원회관에서 합동 간사회의를 열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단은 1박 2일 일정으로 14일 방일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0일 오후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국립경기장 앞.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경기장임을 알리듯 도로 맞은편에 오륜 마크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기념촬영을 하려는 여행객 50여 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자기 차례가 오면 오륜 동그라미 사이로 얼굴을 내밀거나 오륜에 걸터앉아 자세를 잡았다. 카메라 화면 속에는 오륜마크 뒤로 국립경기장 모습까지 들어왔다. 올림픽 사진을 찍기에 최고의 명당이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기념촬영을 넘어 올림픽을 경험하기란 불가능하다. 국립경기장은 펜스가 쳐져 있어 접근할 수 없었다. 도쿄도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없다. 심지어 음식점에서 맥주 한잔 하며 응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가 올림픽 기간 내내 발령돼 술을 파는 도쿄 음식점은 문을 닫는다. TV로만 볼 수 있고, 응원 함성 없는 초유의 올림픽이 23일 막을 올린다.축제 분위기 사라진 도쿄 개최 도시인 도쿄도는 ‘예술문화의 도시 도쿄’를 세계에 알리려고 했다. 일본 국내외로부터 올림픽 관련 기획을 공모해 최종 13개 작품을 선정했다. 최근 ‘도쿄 도쿄 페스티벌 스페셜 13’이란 이름으로 전시를 시작했다. 국립경기장에서 도보로 약 10분 떨어진 곳에 골판지로 만든 높이 8m의 ‘도쿄성’이 설치됐다. 13개 작품 중 하나다. 10일 현장을 찾았을 때 사진을 찍거나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인근의 또 다른 작품인 차(茶) 마시는 공간 ‘고안(五庵)’도 분위기가 비슷했다. 현장 접수처에는 지나가던 여행객들이 간간이 들렀다. 대기 줄이 생기는 경우는 없었다. 도쿄도 미나토구에서 왔다는 고바야시 유카 씨(32)는 “친구와 근처를 지나가다 이 시설을 오늘 처음 봤다. 왜 언론에 보도가 안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언론들은 13개 작품을 거의 소개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구멍, 백신 부족, 올림픽 불참 선언 등 올림픽 관련 새로운 뉴스가 연일 쏟아져 예술 작품에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발걸음을 각종 해양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메인프레스센터 등이 몰려 있는 도쿄 오다이바 인근 해변 도시로 옮겼다. 주말이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은 드물었다. 곳곳에 일반인 출입을 막는 펜스, 교통통제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선수촌으로 향하는 도로에선 경찰차 수십 대가 모여 테러 대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13일 선수촌이 문을 열었다. 하지만 아무런 세리머니도 없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형형색색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 정열적인 춤을 추며 입촌하는 선수들을 맞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현지 연극단원들이 나와 공연을 했다. 이날 선수촌에 들어온 선수들은 베란다에 자국 국기를 걸고 조용히 개인실에 머물렀다. 선수촌 거리를 돌아다니는 이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원칙적으로 경기 시작 5일 전부터 입촌해 자신의 경기가 끝나면 이틀 이내에 퇴촌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한 올림픽’이 진행되고 있다.올림픽 개최에 즐거운 IOC 9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에도시대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목판화 ‘가나가와 앞바다의 거대한 파도’를 차용한 만평을 실었다. 높은 파도 속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힘겹게 나룻배를 젓고 있다. 반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서핑을 즐기며 “당케(고맙다)”라고 외쳤다. 만평의 제목은 ‘제5파’. ‘5번째 파도’라는 의미인데, 일본은 5번째 코로나19 유행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이 만평에는 IOC에 대한 일본의 불편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IOC는 올림픽이 개최되기만 하면 거액의 방송 중계권료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도쿄에 긴급사태가 발령되든 아니든 상관없다. 개회식 때 일반 관중은 국립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지만 IOC 위원들은 예외적으로 입장할 수 있다.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 무관중으로 인해 날아가 버린 티켓 수입, 코로나19 방역 비용 등에 대해서도 자유롭다. IOC는 올림픽 개최 도시 계약에서 정한 일정액의 비용만 지불하면 되고 추가 비용은 모두 일본이 부담한다. 이 때문에 올림픽 반대 시위에는 “IOC 물러가라”는 구호가 빠지지 않는다. 바흐 위원장이 8일 일본에 입국했을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일본에 안 왔으면 좋겠다”, “최악의 타이밍에 왔다” 등 부정적 의견이 잇달아 올라왔다. 점차 ‘기회’가 아니라 ‘위기’로 일본 정부 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올림픽 개최는 스가 정권에 위기이면서도 기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개최까지 가시밭길이지만, 일단 개최하면 스가 총리의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위기’로 흐르는 모양새다. 스가 총리는 ‘안전, 안심 올림픽’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구멍이 생기고 있다. 우간다 대표단 등 일본에 입국한 외국 선수들이 하나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일본인에 대한 백신 접종은 물량 부족으로 지난달 하순부터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도쿄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달 20일 3번째 긴급사태가 해제된 이후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13일 도쿄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49명으로 두 달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시민단체 ‘올림픽 필요 없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9일 도쿄지방법원에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다. 긴급사태 발령 아래 올림픽을 개최하면 코로나19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극단적인 이들의 행동이 아니다. 전반적인 여론도 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이다. 아사히신문의 6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 찬성은 34%에 그쳤고 연기(30%)와 취소(32%)를 합해 62%나 됐다. 개회식을 불과 열흘 앞둔 13일 보도된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취소 여론이 41%였다. 자민당 총재 선거 역사를 보면 현직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행 선거 제도로 정비된 1972년 이후 총재 선거에 나선 현직 총리가 패한 경우는 1번밖에 없다. 9월 말이 임기인 스가 총리도 두 달 후 총재 선거에 나선다면 재선이 유력하다. 현재 자민당 내에 “스가 총리가 총선의 간판 얼굴로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견은 있지만 총리 교체 목소리는 드물다. 하지만 올림픽 때 코로나19 상황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게 변수다. 국내 분위기를 띄울 호재로 여겼던 올림픽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돼 가고 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이냐’는 불만은 이미 일본 국내에 팽배해 있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는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전시한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일본의 당초 약속과 달리 강제노동의 역사를 제대로 전시하지 않았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지적에 대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해 왔다”고 억지를 부렸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지금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우리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그것들을 성실히 이행해 왔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15년 조선인 강제징용 현장인 군함도(端島·하시마) 탄광 등이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킬 때 한국 등의 반대를 의식해 “일부 시설에서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강제노역을 했다.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