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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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13~2026-02-12
사회일반46%
사건·범죄23%
검찰-법원판결10%
산업3%
사고3%
인사일반3%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교육3%
  • 스몸비, 도로 위 또 다른 위협… 어린이 절반 “걷다 스마트폰 봐요”

    보행 중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스몸비(스마트폰+좀비)족’ 역시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건널목을 건너며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비율은 85.3%로 집계됐다. 2021년 85.8%, 2022년 85.7%, 2023년 85.5%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다. 건널목에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보행자가 점차 늘고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을 걸으면 주변의 위험 요소를 파악하기 어렵다. 전방 주시율은 15% 감소하고 시야 폭도 56% 줄어든다.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 거리도 짧아져 갑작스러운 위험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많은 어린이가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해 위험이 크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행정안전부, 교육부, 삼성전자와 함께 올해 4, 5월 전국 17개 초등학교 435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3주간 ‘어린이 보행안전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어린이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어린이(54.0%)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보행안전 애플리케이션(앱) ‘워크버디’의 경고 알람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 보행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보행 중 교통사고로 상처를 입은 12세 이하 어린이는 2680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2135명)과 비교해 25.5% 늘면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린이가 걸으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워크버디를 시범 도입한 결과 경고 알람 횟수가 앱 설치 초기 1일 6.5회에서 3주 후 5.0회로 줄었다. 실제로 학교 앞 교차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어린이 비율도 약 35% 감소했다. 서울 구로구는 올 8월부터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자동으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통학로 스몸비 방지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위험한 보행 습관을 갖게 되면 이를 바로잡는 데 큰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어릴 때부터 안전한 보행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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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 중” 메시지 보내는 사이… 사고 위험 23배로

    “운전 중이야.” 시속 40km로 달리며 스마트폰에 다섯 글자를 입력하던 순간이었다. 도로 끝을 알리는 신호등이 붉게 켜지자 기자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이미 멈춰야 할 지점을 2m 지나 옆 차로까지 침범해 있었다. 16일 경북 상주시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 진행한 ‘스마트폰 사용 여부에 따른 제동거리 실험’에서 배홍근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제동거리가 늘어난 데다 차로 유지도 어렵다”며 “실제 도로였다면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사고 위험 23배↑기자는 주행 조건을 바꿔 가며 여러 차례 실험을 반복했다. 직선도로에서 달리다 멈추면서 핸들을 꺾으니 제동거리는 5m나 늘었다. 곡선 구간에서는 휴대전화를 들자 주행이 더욱 불안정해졌다. 운전에만 집중할 때와 달리 메시지를 보내거나 검색하는 동안 시속 40km를 유지하지 못했고, 중앙선을 침범하기도 했다. 속도를 시속 50km로 높인 상태에서는 급제동 상황을 늦게 인식해 건널목을 지난 뒤에야 멈췄다. 배 교수는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며 “조금이라도 늦게 상황을 인지하는 순간 경상이 중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한다. 위반 시 벌점 15점과 7만 원 이하의 범칙금(승용차 기준 6만 원)이 부과된다. 2021년 헌법재판소는 “휴대전화를 단순 조작하더라도 전방 주시율이 떨어져 사고 위험이 커진다”며 해당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실제 운전자들의 습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올해 2월 발표한 ‘2024년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운전 중 스마트기기 사용률은 36.6%로, 최근 몇 년간 40% 안팎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 교통부 산하 자동차운송안전청(FMCSA)의 보고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는 운전 중 문자 전송이 사고 위험을 23.2배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메모(9배)나 독서(4배) 등 나머지 34개 조사 항목보다 압도적으로 위험도가 높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속도를 낮추는 행위도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메디신’에는 20대 운전자 45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터와 시선 추적 장치를 이용한 실험 결과가 실렸다. 논문은 시뮬레이터 실험 결과를 토대로 “운전자는 휴대전화 사용 시 속도를 줄여 위험을 상쇄하려 하지만, 감속해도 사고가 날 공산은 여전히 크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위험 인식 3년째 하락 실제로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스마트폰 사용 중 발생한 교통사고는 3310건, 이로 인한 사망자는 63명, 부상자는 5056명에 달했다. 해마다 600건 이상이 반복된 셈이다.문제는 위험성 인식이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리서치가 올 8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운전 중 카카오톡·문자메시지를 절대 보내서는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년간 감소했다. 특히 2023년과 비교하면 72%에서 66%로 줄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인이나 통화에 대한 경각심도 각각 5%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차량 내 터치스크린 등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한 것도 주의 분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신 차량의 경우 터치스크린을 통해 내비게이션과 음악 연결, 차량 설정까지 가능하다. 임채홍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손끝 감각만으로 조절하던 물리적 다이얼과 달리 터치스크린은 시각적 주의를 끌어 시선 이탈 시간을 늘린다”며 “운전 집중도를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트라이원스 황두남 변호사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단순히 범칙금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사고 발생 시 과실로 인정돼 업무상 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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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마약상 “캄보디아 선물 전달땐 130억 지급”… 코카인 해외 운반 나선 헤드헌터 기업 상무

    ‘캄보디아에서 130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코카인을 운반하던 국내 기업 임원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웬치(범죄단지)’에서 대학생 박모 씨(22)를 고문·살해한 중국인 중 1명이 2년 전 발생한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사건 공범임이 밝혀진 가운데 캄보디아를 거친 마약 관련 범죄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달 5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마약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제모용 왁스에 숨긴 코카인 약 5.7kg(시가 11억2400만 원 상당)을 들여와 캄보디아로 운반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명문대 출신 기업 상무인 A 씨가 단순한 사기 피해자가 아니라 고수익을 노리고 자발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국내 헤드헌터 기업의 상무로 재직 중이던 A 씨는 지난해 3월 메신저 ‘와츠앱’에서 자신을 세계은행(World Bank) 직원이라고 소개한 B 씨로부터 ‘캄보디아의 한 은행에 당신 명의 계좌에 1050만 달러(당시 약 130억 원)가 있다.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테니 캄보디아 은행 직원에게 건넬 선물을 전달해 달라’는 취지의 제안을 받았다. 이에 A 씨는 B 씨의 지시에 따라 자물쇠로 잠긴 캐리어를 건네받았고,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던 중 세관 검색에서 적발돼 체포됐다. 검찰은 A 씨의 왕복 항공권 결제가 캄보디아 현지에서 이뤄진 점 등을 토대로, 현지 마약 밀매 조직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A 씨는 “B 씨를 세계은행 직원으로 믿었으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A 씨가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보험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어 국제 금융기관에 대한 이해도가 일반인보다 높다”며 고의성을 인정했다. 캄보디아 마약 밀매 조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반인을 운반책(일명 ‘지게꾼’)으로 모집하는 사례는 꾸준히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캄보디아에서 70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밀반입한 조직원 19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일당 1000만 원을 주겠다’며 지게꾼을 구하고, 항공편과 체류비를 모두 지원했다. 지게꾼들이 적발돼 구속되더라도 소모품처럼 ‘꼬리 자르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약류 밀수 범죄도 증가세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해외에서 들여온 마약류 밀수 사범은 2023년 1235명(전체 마약 사범의 4.5%), 지난해 1126명(4.9%), 그리고 올해 1∼8월에만 1158명(7.5%)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 이미 전년도 수치를 넘어선 만큼, 증가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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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EC 기간 경주서 ‘반미-반중’ 대규모 시위 예고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각종 정치성향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미중 정상이 나란히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반미(反美)·반중(反中) 성격의 시위가 열리면서 행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APEC 정상회의 주간인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집회·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신고한 단체는 모두 12곳이다. 이들은 황리단길, 대릉원, 경주역 일대 등에서 15건의 크고 작은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행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옥외집회 주최 측은 시작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은 회의 개막이 다가올수록 신고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된 단체 대부분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시민단체다. 보수단체 ‘자유대학’은 27일부터 30일까지 황리단길 인근 도로에서 2000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예고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으며, 최근에는 서울 도심에서 ‘차이나 아웃’ ‘짱깨(중국인 비하 표현) 반대’ 등의 구호를 내건 반중 시위를 벌여 논란이 됐다. 금속노조 산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등 진보 성향 단체는 24일부터 30일까지 경주에서 반미 구호를 내건 집회를 예고했다.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라는 단체도 다음 달 1일 서울에서 출발해 경주로 향하는 ‘투쟁 참가단’을 모집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한미 통상 갈등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퍼포먼스 시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 등은 한미 통상 갈등과 국내 정치적 긴장 상황 속에서 반미·반중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정상회의를 준비해 왔는데 집회로 인해 행사는 물론이고 외교적으로도 문제를 빚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시위로 인해 각국 정상단과 시민들의 이동 과정에서 큰 교통 혼잡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05년 부산 APEC 회의 당시 반APEC 단체 등 2만여 명이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여 교통이 마비된 바 있다. 경찰은 만반의 준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고된 집회 장소가 정상회의 주 행사장인 보문관광단지와 직선거리로 7km 이상 떨어져 있어 행사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일을 대비해 대비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신고 단체에 행정지도를 통해 주 행사장과 떨어진 지역에서 평화적으로 집회를 진행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집회 관리와 교통 통제를 위해 전국 87개 기동대 등 일일 최대 1만8000여 명의 경력도 투입된다. 경찰은 21일부터 경계를 강화하고, 28일부터는 경북·부산경찰청에 ‘갑호비상’을 발령해 경계를 한층 높일 계획이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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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없으면 그냥 가요”… 신호 없는 교차로, 사고는 1.5배

    15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청량종합도매시장 입구 앞 사거리. 신호등이 없는 이 교차로 근처에선 2018∼2022년 5년 동안 24건이 넘는 사고가 났다. 그중 보행자가 화물차 등에 치여 크게 다친 사고만 4건에 달한다. 교차로 가로등 한편에 일시정지 표지판이 있었지만 멈추는 차들은 보이지 않았다. 30분간 이곳을 지나간 100여 대 중 표지판을 지켜 멈춘 차는 한 대도 없었다. 보행자가 건너면 잠시 속도를 줄이긴 했으나, 대부분은 슬금슬금 앞으로 움직였다. 각 방향에서 차들이 동시에 진입하며 경적 소리가 잇따랐다. 보행자가 차에 치일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곳에서 도매점을 운영하는 백모 씨(68)는 “사거리에 신호가 없어 엉키는 경우가 많은데도 빨리 달리는 차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 운전자는 “사람이 없는데 일시정지를 안 한다고 문제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일시정지 표지 자체를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도 있었다.● 비신호 교차로 사고, 1.5배 많아 도로교통법 제31조는 교차로 통행 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일시정지 표지가 설치된 곳에서는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반드시 완전히 정차해야 한다. ‘일시정지’는 바퀴가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주변 상황을 확인한 뒤 출발하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조항은 1995년 신설됐으나 30년이 지난 지금도 운전자 상당수가 일시정지 표지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거나, ‘서행 표지’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에서 일시정지 표지를 지키는 운전자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일시정지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만 연평균 687건에 달했다. 두 도로가 엇갈리면서 신호등이 없는 비신호 교차로는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경찰청 조사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중 절반에 가까운 48.7%(연평균 9만5982건)가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이 기간 사고가 가장 잦았던 비신호 교차로 10곳에서만 총 526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중상이 53명, 경상이 675명이었다. 한 해 평균 175건, 즉 이틀에 한 번꼴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신호 교차로와 비교하면 그 위험이 극명히 드러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21∼2023년 비신호 교차로에서 사고가 발생한 건수를 연평균 약 5만9192건(61.0%)으로 추정했다. 신호 교차로(3만7787건)의 1.5배에 이른다. 모든 교차로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일시정지 표지마저 유명무실하니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없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용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일시정지 표지를 늘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 사항은 아니라 여전히 없는 곳이 태반이다. 또한 설치된 표지마저 중구난방인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승국 한국교통연구원 팀장은 “‘완전히 정지하라’는 뜻의 일시정지 표지를 ‘천천히 가라’는 서행 표지판과 나란히 세워둔 황당한 경우도 있다”며 “잘못 설치된 일시정지 표지는 오히려 운전자에게 혼선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일본·미국, 강력한 단속으로 사고 줄여 일시정지 준수가 문화로 정착한 해외에선 사고 감소 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교차로에 일시정지 표지를 설치한 결과 시가현(2022년)에서는 사고 건수가 약 12% 줄었고, 나라현(2021년)에서는 장소별로 많게는 약 79%까지 사고 건수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정지 표지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일본은 사고 위험이 큰 교차로에서 수시로 단속을 벌여, ‘도마레(止まれ·일시정지)’ 표지 앞에 3초 이상 멈추지 않으면 9000엔(약 8만5000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약 56만6000건이 적발됐을 정도로 엄격하다. 미국은 처벌 수위가 더 높다. 텍사스주는 일시정지 위반을 신호 위반과 동일하게 취급해 최대 750달러(약 100만 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한국(6만 원)의 16배가 넘는 수준이다. 버지니아주는 2009년 주정부 조사에서 주야간 모두 90% 이상의 일시정지 준수율을 기록할 만큼 정착된 상태다. 이 지역의 범칙금은 250달러(약 33만 원)로 한국의 5배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시정지 표지가 있으면 차량, 보행자 관계없이 완전히 멈췄다가 가야 하는데, 이런 일시정지 관련 정보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홍보와 계도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비신호 교차로선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건너려는 보행자 있어도 정차해야스쿨존·빨간 점멸등선 무조건 정지‘우측 도로 우선통행’ 등 숙지 필요신호등이 없는 비신호 교차로에서는 운전자의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몇 년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일시정지’ 관련 규정도 달라졌다. 운전자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원칙은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비신호 교차로에서 운전자는 반드시 서행해야 한다. 특히 일시정지 표지판이 있거나 건널목에 보행자가 있으면 완전히 정차해야 한다. 2022년 7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돼 보행자가 건널목을 건너려 할 때도 정차해야 한다. 이는 건널목 바깥에서 보행자가 접근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를 어기면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선 더 엄격하다. 스쿨존 내에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에선 모든 차가 일시정지해야 한다. 보행자가 있든 없든 마찬가지다. 이 규정은 2022년 1월에 신설됐다. 체구가 작은 어린이들은 도로 주변 시설물에 가려져 운전자의 시야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고, 어린이가 갑자기 도로에 뛰어드는 경우 운전자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긴 변화다. 점멸 신호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빨간 점멸등 앞에서는 정지선 전에 완전히 멈춰야 하며, 정지선이 없을 때는 교차로 진입 전에 정차해야 한다. 노란 점멸등일 경우엔 정차 의무는 없지만 반드시 속도를 줄여 서행해야 한다. 점멸등 위반 역시 신호 위반으로 간주돼 범칙금 6만 원이 부과된다. 또 비신호 교차로에서는 우측 도로, 폭이 넓은 도로에서 진입하는 차에 통행 우선권이 있다. 우측 도로에서 오는 차와 폭이 넓은 도로에서 진입하는 차에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직진하거나 좌회전하려는 차는 이미 교차로에 들어와 있는 차에 양보해야 한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비신호 교차로에서 일시정지 표지나 점멸 신호를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사고가 날 경우 미준수, 점멸 신호 미준수 등이 드러나면 중대한 과실로 적용돼 과실 비율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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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단속 비웃는 범죄조직, 국경마다 비밀 도주로 팠다

    18일 오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동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남부 국경도시 바베트. 베트남 국경 검문소 인근 식료품점 앞에 지프 1대와 승합차 2대가 잇따라 멈춰 섰다. 트렁크에는 PC 모니터와 데스크톱 본체 10여 대가 실려 있었고, 차량 안에는 현지인과 다른 피부색의 여성들이 짙은 화장을 한 채 앉아 있었다. 인근 주민은 “이 지역은 정전이 잦아 컴퓨터를 쓸 일이 거의 없다”며 “저런 사람들은 대부분 로맨스 스캠 같은 온라인 범죄에 동원되는 중국계 조직원”이라고 귀띔했다. 프놈펜, 시아누크빌 일대에 몰려 있던 온라인 사기 조직원들이 최근 단속을 피해 바베트 등 캄보디아 국경 지대로 대규모 ‘야반도주’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국경을 넘어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까지 활동 무대를 넓히는 정황도 포착됐다. 한국 정부가 캄보디아 당국과 합동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핵심 조직이 인접국으로 거점을 옮기면서 검거와 피해자 구조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날 기자가 찾은 바베트는 프놈펜이나 시아누크빌 등지에서 도주한 조직원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통했다. 국경을 넘으면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까지 약 62km에 불과해 차로 1시간 남짓이면 이동할 수 있다. 한 바베트 주민은 “바베트로 온 이들 중 상당수는 대형 웬치(범죄단지)에 있던 중국계 조직원들”이라며 “베트남으로 밀입국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범죄조직, 국경마다 비밀 도주로 팠다”… 中 SNS선 ‘돈다발 구인’[캄보디아 범죄 사태] 캄보디아 범죄 현장베트남 접경으로 야반도주캄보디아 접경지역 ‘웬치’ 수십곳… 태국-라오스 등 인접국 도주 목적“거점 옮겨가며 범죄 재개 가능성”… 韓-캄보디아 합동 단속 난항 우려“국경지대에서 검문검색을 피할 수 있는 속칭 ‘개구멍’이라 불리는 비공식 통로가 여러 곳 있습니다.”캄보디아 남부 국경도시 바베트에서 만난 한 현지 주민은 “한 번 국경을 넘으면 정부 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아 캄보디아를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오후 4시 바베트 도심은 개발도 채 되지 않아 황폐한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곳곳에는 중국어 간판과 허름한 카지노가 한 건물 건너 하나씩 늘어서 있었다.국경 지역으로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삼엄했다. 검문소 주변 도로에는 국경을 오가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차량 검색 탓에 편도 1차로는 꽉 막혀 있었다. 검색대 앞에 선 10명 중 3명가량은 현지인과 피부색이 달랐고, PC와 모니터 등 장비를 여럿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현지 주민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조직범죄에 대한 단속을 피해 인접국으로 근거지를 옮기려는 범죄조직원이라고 했다.● 베트남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야반도주’앞서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일대 ‘웬치(범죄단지)’에선 한밤중에 조직원들이 짐가방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와 검은 비닐로 포장한 PC 등을 길가에 늘어놓은 채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들은 40인승 버스에 줄지어 올라타거나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서둘러 떠나갔다. 현지 경찰은 범죄조직원들이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으로 도주하기 위해 캄보디아 국경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외에도 크레이툼, 오스마크, 보코산 등 캄보디아 전역의 국경지대에는 이미 수십 곳의 웬치가 형성돼 있다. 이들 지역은 태국·베트남·라오스 등 인접국과 도로로 연결돼 차량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19일 라오스의 한 교민은 “비엔티안의 산지앙 지역(중국계 거주 밀집 지역)에 캄보디아 범죄단지와 유사한 형태의 건물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며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조직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5월에는 미얀마에서도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남성 장모 씨(36)가 태국 국경 인근 미야와디의 범죄단지에 감금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미야와디는 중국계 온라인 사기조직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진 지역이다.범죄조직의 활동 무대가 캄보디아 국경 밖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캄보디아 정부의 합동 단속도 사실상 ‘허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캄보디아 정부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며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주요 범죄조직들이 국경을 넘어 도주한 상황에서 실질적 단속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캄보디아 내 남은 웬치들도 대부분 국경과 인접해 있다. 추가 단속에 나서더라도 조직원들이 라오스나 베트남 등으로 재이동할 가능성이 크다.이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군사적 조치 또한 배제해선 안 된다”며 “우리 국민의 희생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중단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中 소셜미디어선 ‘온라인 유인글’ 여전현지에서는 “단속을 피해 거점을 옮길지라도 언제든 다시 사람을 모집해 범죄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중국 내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캄보디아 취업’을 미끼로 한 유인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샤오훙수(小紅書)에는 돈다발, 고급 식당, 5성급 호텔을 배경으로 “캄보디아에서 돈을 벌고 있다”, “궁금하면 물어보라”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한국 내에서 유통된 유인글이 ‘급구’, ‘고수익 알바’ 등 단순 모집 문구에 그쳤던 것과 달리 중국 게시물은 실제 현금 다발이나 고급 차량, 요트, 식사 장면 등을 함께 게시하며 ‘성공한 삶’을 연출하고 있다.바베트=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바베트=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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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범죄조직, 국경마다 비밀 도주로 팠다”…中 SNS선 ‘돈다발 구인’

    “국경지대에서 검문검색을 피할 수 있는 속칭 ‘개구멍’이라 불리는 비공식 통로가 여러 곳 있습니다.”캄보디아 남부 국경도시 바베트에서 만난 한 현지 주민은 “한 번 국경을 넘으면 정부 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아 캄보디아를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오후 4시 바베트 도심은 개발도 채 되지 않아 황폐한 분위기였다. 그럼에도 곳곳에는 중국어 간판과 허름한 카지노가 한 건물 건너 하나씩 늘어서 있었다. 국경 지역으로 가까워질수록 분위기가 삼엄했다. 검문소 주변 도로에는 국경을 오가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차량 검색 탓에 편도 1차로는 꽉 막혀있었다. 검색대 앞에 선 10명 중 3명가량은 현지인과 피부색이 달랐고, PC와 모니터 등 장비를 여럿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현지 주민들은 이들 중 상당수가 조직범죄에 대한 단속을 피해 인접국으로 근거지를 옮기려는 범죄조직원이라고 했다. ● 베트남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야반도주’앞서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일대 ‘웬치(범죄단지)’에선 한밤 중에 조직원들이 짐가방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와 검은 비닐로 포장한 PC 등을 길가에 늘어놓은 채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들은 40인승 버스에 줄지어 올라타거나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서둘러 떠나갔다. 현지 경찰은 범죄조직원들이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으로 도주하기 위해 캄보디아 국경지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프놈펜과 시아누크빌 외에도 쯔레이톰, 오스마크, 보코산 등 캄보디아 전역의 국경지대에는 이미 수십 곳의 웬치가 형성돼 있다. 이들 지역은 태국·베트남·라오스 등 인접국과 도로로 연결돼 차량 등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19일 라오스의 한 교민은 “비엔티안의 산지앙 지역(중국계 거주 밀집 지역)에 캄보디아 범죄단지와 유사한 형태의 건물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있다”며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조직이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올해 5월에는 미얀마에서도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남성 장모 씨(36)가 태국 국경 인근 미야와디의 범죄단지에 감금돼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미야와디는 중국계 온라인 사기조직의 주요 거점으로 알려진 지역이다. 범죄조직의 활동 무대가 캄보디아 국경 밖으로 확산하면서 한국-캄보디아 정부의 합동 단속도 사실상 ‘허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캄보디아 정부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며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주요 범죄조직들이 국경을 넘어 도주한 상황에서 실질적 단속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다. 캄보디아 내 남은 웬치들도 대부분 국경과 인접해 있다. 추가 단속에 나서더라도 조직원들이 라오스나 베트남 등으로 재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군사적 조치 또한 배제해선 안 된다”며 “우리 국민의 희생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캄보디아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중단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中 소셜미디어선 ‘온라인 유인글’ 여전 현지에서는 “단속을 피해 거점을 옮길지라도 언제든 다시 사람을 모집해 범죄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에도 중국 내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캄보디아 취업’을 미끼로 한 유인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샤오홍슈(小红书)에는 돈다발, 고급 식당, 5성급 호텔을 배경으로 “캄보디아에서 돈을 벌고 있다”, “궁금하면 물어보라”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었다. 한국 내에서 유통된 유인글이 ‘급구’, ‘고수익 알바’ 등 단순 모집 문구에 그쳤던 것과 달리, 중국 게시물은 실제 현금 다발이나 고급 차량·요트·식사 장면 등을 함께 게시하며 ‘성공한 삶’을 연출하고 있다.바베트=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바베트=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202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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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경찰, 구조-구금된 한국인 59명 오늘 추방 예정”

    캄보디아 경찰이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59명을 17일(현지 시간) 추방할 예정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아직 송환 인원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16일 “캄보디아 당국에 의해 구조되거나 다른 범죄로 구금된 한국인 59명을 한국대사관과 협력해 17일 본국으로 송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총 63명이 현지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고 밝혔고, 15일 이 중 2명이 먼저 국적기를 통해 귀국했다. 해당 발표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과 논의된 부분이 아니다”라며 “현지에서 캄보디아 당국과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항공편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번 주말까지 61명의 국내 송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한국 정부가 조기 경보 신호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확산 조짐을 보여 왔다. 이들은 2020년대 초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인접국 청년을 주 표적으로 삼다가, 2022년 무렵부터 대만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올해 5월 한국 정부에 “캄보디아 등 동남아 범죄단지에서 수십만 명이 강제로 온라인 사기에 동원되고 있다”며 긴급 대응을 요청했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는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22배 급증했다. 미국 의회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올해 7월 보고서에서 “중국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로 옮겨와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식 신종 사기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초기에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였지만 코로나19로 중국 국경이 봉쇄되자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주변국 청년으로 대상을 바꾸었고, 이후 소득 수준이 높은 한국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대만과 일본, 태국 등은 자국민 구출 작전을 벌이며 적극 대응했지만 한국 정부는 이를 개별 사건으로만 인식해 범죄단지 확산의 구조적 징후를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22년 당시 대만 당국은 캄보디아 정부와 공조해 자국민 144명을 탈출시켰고, 태국은 1000명 이상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은 피해가 본격화되던 시기에도 현지 실태 조사나 구출 작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AI·미래정책연구실장은 “범죄 대상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쳐 있음에도, 일본과 대만은 빠르게 대응한 반면 한국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이는 명백한 대응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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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5개월전 韓에 ‘캄보디아 범죄조직’ 경고했다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이 인접 동남아 국가에서 대만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표적을 옮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산하 기구가 다섯 달 전 우리 정부에 긴급 대응 필요성을 통보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 정부가 조기 경보 신호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OHCHR은 올 5월 한국 정부에 ‘긴급 대응 필요성’을 통보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 사기단지 내) 다양한 국적의 수십만 명이 온라인 사기나 범죄 조직 운영에 강제로 동원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김건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는 2022년 11건에서 지난해 221건으로 22배 이상 폭증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 급증이 ‘예고된 사태’였다고 지적한다. 범죄단지 조성 초기에는 주된 표적이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태국 등 캄보디아 인접국의 청년이었지만, 2022년 무렵부터 대만과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까지 확산하는 구조적 패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캄보디아 내 ‘웬치(범죄단지)’의 뿌리는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의회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보고서에서 “중국 범죄조직이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로 이동해 ‘돼지 도살(Pig Butchering)’ 등 신종 사기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초기 표적은 같은 중국인이었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 국경이 봉쇄되자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베트남와 말레이시아, 태국 청년 등으로 표적이 옮겨갔다. 이후 조직은 소득 수준이 높은 대만과 일본, 한국으로 차례대로 영역을 확대했다.당시 베트남과 태국 당국은 1000명 이상의 자국민을 구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2022년 대만과 일본 당국 또한 캄보디아 구직 사기에 대한 공식 경고문을 발령하고 피해자 구조 작전에 나섰다. 이 무렵 대만 당국은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해 144명의 자국민을 탈출시키기도 했다.반면 같은 시기 한국 정부는 상황을 ‘개별 사건’ 수준으로만 판단해 범죄 단지 확산의 구조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까운 국가인 대만·일본이 경보를 울리고 피해자 구조에 나섰고, 한국에서도 유사 사례가 보고되기 시작했지만, 경보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AI·미래정책연구실장은 “범죄 대상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쳐 있음에도, 일본과 대만은 빠르게 대응한 반면 한국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이는 명백한 대응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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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대응팀 오늘 캄보디아로…“연락두절 한국인 80여명”

    캄보디아 현지에서 연락이 끊겨 생사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한국인이 최소 8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5일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한 합동 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해 캄보디아 경찰과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사기 사건에 대한 본격 대응에 나선다. 하지만 현지 실종자 가족들과 교민 사이에선 “피해를 호소할 때는 듣지 않다가 이제야 움직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소 80명 연락두절, 정부 부실 대응 한몫” 14일 외교부는 “올해 1∼8월 취업 사기로 캄보디아에 입국해 현지 공관에 감금 피해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은 총 330명이며, 이 중 260여 명이 종결되고 70여 명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220여 명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 중 10여 명의 안전 여부도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들 80여 명에 대해 “어디 구금돼 있는지 정확한 소재지는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당국에 적발돼 현지 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한국인도 63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온라인스캠 등에 가담한 피의자 신분이다. 최근 잇따른 캄보디아 내 납치·고문 사건을 감안하면 실종된 이들 중 상당수는 ‘웬치(범죄단지)’ 등에 감금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에도 ‘가족·지인이 캄보디아에서 연락이 끊겼다’는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고 있어 실종 규모는 늘어날 수 있다. 이달 9일에도 경기 성남경찰서에는 “캄보디아에 간 20대 아들이 지금 납치됐으니 2만 테더 코인(약 3000만 원)을 보내 달라고 한 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과 인천, 경남 함안 등에서도 이달 들어 비슷한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피해 확산에는 정부의 미흡한 대응 체계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피해자가 직접 위치와 연락처, 건물 사진, 여권 사본, 구조 요청 영상을 첨부하여 신고해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을 압수당한 채 웬치에 감금된 피해자들은 사실상 신고할 방법이 없다. 수사도 혼선을 빚고 있다. 전북경찰청이 종결 처리한 20대 실종 여성 사건을 두고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되자 서울경찰청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 여성의 가족은 3월 딸로부터 “위험에 처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손가락을 다친 사진을 받고 신고했다. 경찰은 당시 “안전을 확인했다”며 사건을 종결했지만, 여성이 귀국 요구를 거부하고 현지에 머무르자 범죄조직 가담설이 불거졌다. ● 한국-캄보디아 경찰, 합동 대응하기로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캄보디아 사건을 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책임”이라며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 피해자 보호와 신속한 송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캄보디아 정부와 긴급 접촉해 양국 경찰을 중심으로 ‘스캠 합동 대응 TF’ 구성에 합의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정부 합동대응팀 일원으로 15일 출국해 캄보디아 당국과 구금된 내국인 송환, 추가 경찰관 파견, 대학생 피살 사건 공동조사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경찰은 아세안 국가들과 공조해 ‘국제공조 협의체’를 출범시켜 동남아 내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사건에 대한 합동 작전, 웬치 단속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금 중인 63명을 특별 항공편을 투입해 1개월 내에 전원 송환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찰은 이달 중 대국민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해 피해 규모와 원인을 파악하고,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도 경찰관을 배치해 캄보디아 내 범죄 실태 등을 안내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주요 범죄 지역을 여행금지(여행경보 4단계) 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현지 교민사회는 정부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비판했다. 프놈펜 인근에서 건설 사업을 하는 권모 씨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한국인 피해자가 눈에 띄게 늘었지만, 대사관의 대응은 여전히 서류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한 피해자 가족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원이 정착돼야 한다”고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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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엘베서 위층 일가족에 흉기 난동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주민이 위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 23분경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칼에 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40대 남편과 아내, 초등학생 딸이 다친 것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부는 얼굴 등에 열상을 입었으며, 특히 아내가 피를 많이 흘렸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딸은 공격당하지는 않았지만 찰과상을 입고 매우 놀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출동한 경찰은 유모 씨(36)가 범행 직후 자신이 사는 집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해 자택 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흉기로 자해한 유 씨를 발견했으며,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겼으나 유 씨는 결국 숨졌다. 피해자 가족은 이날 아침 딸의 수련회 등교를 배웅하기 위해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서 멈춘 순간 유 씨가 탑승하면서 범행이 시작됐다. 유 씨와 남편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아내와 딸은 비상호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 멈춰 문이 열리자 먼저 내렸다고 한다. 소음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이 아내와 딸을 집 안으로 숨겨준 뒤 즉시 119에 신고했다. 남편도 뒤따라 내린 뒤 계단을 통해 아파트 밖으로 급히 피신했다. 피신을 도운 주민은 “이른 아침 ‘살려 달라’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 피해 가족을 집 안으로 들였다”며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현관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 씨가 피해자 가족과 평소 안면이 있는 사이였던 점에 비춰 볼 때 ‘묻지 마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유 씨와 피해자 가족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층간소음 관련 아파트 민원이 접수되거나 경찰에 신고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해당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직업은 따로 없었다. 또 경찰은 유 씨 소유의 자택이 최근 법원 임의 경매에 넘어간 사실이 확인돼 경제적인 상황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유 씨 시신의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함께 범행 당시 음주했거나 약물을 투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의정부=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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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청년 구조요청, 작년부터 매달 20~30건 접수”

    캄보디아에서 감금·착취를 당한 한국 청년이 민간단체에 구조를 요청하는 건수가 매달 20∼3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료가 범죄 조직과 결탁해 ‘뒷배’ 역할을 하면서 조직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해외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는 비영리법인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10월 현재까지 캄보디아에서 매달 20∼30건의 구조 요청이 접수되고 있다. 이 단체는 현지 한인회 등과 협력해 취업 사기를 당한 뒤 감금된 20, 30대 한국 청년들을 구출해 왔다. 중범죄 대응에 민간단체가 직접 나서야 하는 이유는 현지 공권력의 부패 때문이라는 게 피해자와 구조단의 공통된 증언이다. 지난해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 탈출한 한 30대 남성은 “현지 경찰은 조직이 발각될 것 같으면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귀띔한다”며 “웬치(범죄단지) 소유주 대부분이 정부 고위 공무원이라 경찰도 쉽게 들어가지 못한다. 조직은 매달 수만 달러를 상납하며 보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국제투명성기구 부패인식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80개국 중 158위(2024년 기준)에 머물렀다. 부패는 범죄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월 캄보디아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피싱범 강모 씨(31) 부부는 120억 원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7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올해 1∼8월 캄보디아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지만, 실제 회신은 6건(30%)에 그쳤다. 국제사회도 캄보디아 사법 시스템의 부패를 지적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정부는 불법 사기 시설 운영자나 소유주를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며 “검사와 판사들이 기소 기각이나 감형 대가로 뇌물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 역시 “적발된 사기 시설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급습 이후에도 그대로 운영됐다”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피해 사망자 전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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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부 아파트 위층 가족에 칼부림 30대, 자택서 숨진채 발견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주민이 위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 23분경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칼에 찔렸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40대 남편과 아내, 초등학생 딸 이 다친 것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부는 얼굴 등에 열상을 입었으며, 특히 아내가 피를 많이 흘렸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딸은 공격당하지는 않았지만 찰과상을 입고 매우 놀라 병원 치료를 받았다.출동한 경찰은 피의자 유모 씨(36)가 범행 직후 자신이 사는 집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해 자택 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흉기로 자해한 유 씨를 발견했으며,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피해자 가족은 이날 아침 딸의 수련회 등교를 배웅하기 위해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서 멈춘 순간 유 씨가 탑승하면서 범행이 시작됐다. 유 씨와 남편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아내와 딸은 비상호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 멈춰 문이 열리자 먼저 내렸다고 한다. 소음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이 아내와 딸을 집 안으로 숨겨준 뒤 즉시 119에 신고했다. 남편도 뒤따라 내린 뒤 계단을 통해 아파트 밖으로 급히 피신했다. 피신을 도운 주민은 “이른 아침 ‘살려 달라’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 피해 가족을 집 안으로 들였다”며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현관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유 씨가 피해자 가족과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였던 점에 비춰 볼 때 ‘묻지 마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유 씨와 피해자 가족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층간소음 관련 아파트 민원이 접수되거나 경찰에 신고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해당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직업은 따로 없었다. 또 경찰은 유 씨 소유의 자택이 최근 법원 임의 경매에 넘어간 사실이 확인돼 경제적인 상황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유 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함께 범행 당시 음주했거나 약물을 투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의정부=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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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범죄단지 주인 대부분이 정부 고위직…경찰, 조직에 ‘이사가라’ 흘리기도

    캄보디아로 납치돼 감금·착취를 당하는 한국 청년이 급증하는 가운데, 피해자와 국제기구는 그 배경으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를 지목하고 있다. 일부 고위 관료가 범죄조직과 결탁해 ‘뒷배’ 역할을 하면서 범죄조직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해외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는 단체인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한인회 등과 협력해 취업 사기를 당한 뒤 현지에 감금된 20, 30대 청년층을 구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인구조단 관계자는 “월 최대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납치·고문·살인으로 이어지는 중범죄에 현지 정부 대신 민간단체가 나서야 하는 배경 역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 때문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분석이다.지난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감금된 뒤 탈출한 한 30대 남성은 “현지 경찰은 (범행이 발각되면) 조직에 ‘이사 가라’고 흘리기도 한다”며 “웬치(범죄단지)도 주인이 대부분 정부 고위공무원이라 경찰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더라도 (조직이) 사전에 다 알 수 있다. 조직은 매달 치 수익을 수만 달러씩 주인에게 상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80개국 중 158위에 머물렀다. 실제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120억 원 규모의 피싱 범죄를 저질러 2월 현지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강모(31) 씨 부부는 6월께 현지 경찰에 6000만~70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법무부가 수사관을 급파해 재검거를 요청했고, 이들은 7월 다시 체포됐다.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발표한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고위 정부 관료와 자문위원들이 사기 행위가 이루어지는 시설과 부동산을 사유화해 재정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사기시설 운영자나 소유주를 단 한 명도 체포하거나 기소하지 않았다. 검사와 판사들은 기소기각·무죄판결·감형을 조건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국제앰네스티도 7월 보고서에서 “확인된 사기시설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급습 이후에도 운영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한 생존자는 보고서에서 “경찰이 조직의 부역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해도 결국 우두머리에게 전달된다”고 증언했다.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급증세는 중국발 ‘일대일로(一帶一路)’ 투자 이후 형성된 범죄 인프라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대규모 자본이 캄보디아로 유입되며, 시아누크빌 등 특별경제구역(SEZ)에 카지노·호텔·리조트가 속속 건설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범죄 네트워크가 경제특구에 유입돼 온라인 도박 산업을 장악했다.그러나 2019년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캄보디아 내 온라인 도박이 금지되자, 사용되지 않던 카지노와 호텔이 ‘온라인 사기’ 시설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약한 법 집행과 만연한 부패가 겹치면서 캄보디아가 온라인 사기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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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납치, 인도는 1000명 구출 성과…한국은 범죄 수습만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뒤늦게 현지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적극적인 ‘탈출 작전’을 벌인 인도·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하면 한발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캄보디아는 최근 동남아시아 온라인 범죄의 주요 거점으로 떠올랐다. 미얀마·태국 접경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단속이 강화되면서, 범죄조직 상당수가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이들은 고임금 구인광고로 아시아 각국 청년들을 유인해 감금·폭행하며 불법 온라인 사기나 도박사이트 운영에 동원해 왔다.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국민 구출 작전을 벌인 나라는 인도와 말레이시아다.말레이시아 정부는 2022년 캄보디아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붙잡힌 자국민 100여 명을 직접 구조했다.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현지 범죄 거점을 급습하고, 피해자들을 집단 송환하는 형태였다.인도 정부는 2024년 한 해 동안만 770명의 자국민을 구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캄보디아 인도 대사관은 캄보디아 경찰에 구체적인 수사 단서를 제공하며 합동 작전을 벌였고, 2022년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약 1000명의 인도인을 구출했다.대사관 직원이 직접 수색·확보·송환 절차에 참여했으며, 일부 구출 작전에는 인도 내무부 인력이 파견되기도 했다.반면 한국 정부는 이번 대학생 피살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현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경찰은 ‘코리안 데스크(Korean Desk)’ 설치를 추진하며 현지 경찰과의 공조 체계를 구축 중이다.그러나 인도·말레이시아처럼 정부 주도의 ‘탈출 작전’이나 구조 인력 투입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한국의 대응은 범죄 발생 후 수습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캄보디아 내에 감금·착취 피해자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의 사전 탐지·구출 작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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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들 “현지 경찰, 신고해도 시큰둥”… 경찰, 뒤늦게 ‘코리안 데스크’ 설치나서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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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비극’에 경찰 뒷북…이제야 ‘코리안 데스크’ 협의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보이스피싱 대응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속출하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 중이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에 현지 경찰 조직에 파견돼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코리안 데스크 설치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 202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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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들에 추석편지 썼어요” 한글 배우고 새 삶 여는 어르신들

    “매일 보아도 물리지 않는 귀여운 딸들, 올해 추석도 한가위만 같아라.” 579돌 한글날을 일주일 앞둔 2일, 조현만 씨(78)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편지를 써 내려갔다. 경기 성남시 수정노인종합복지관의 한글 학교 ‘말모이 문해학교’에서는 이날 추석을 맞아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수업이 열렸다. 어르신들은 책상에 코가 닿을 만큼 고개를 숙인 채 글쓰기에 집중했다. 어려운 글자가 나오면 공책을 뒤적이거나 옆 사람에게 “매느리(며느리)는 어떻게 써?”라고 물었다. 한 어르신은 수십 번 지우개로 고쳐 쓴 끝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아”라는 문장을 완성했다. 3년 전 ‘늦깎이 학생’으로 입학한 ‘글모음 3반’ 어르신 11명은 현재 초등학교 5, 6학년 과정을 배우고 있다. 올해까지 이수하면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다. 평균 나이 75세인 이 반의 어르신들은 수업 전날부터 설레서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조 씨는 “평생 까막눈으로 살았는데, 이젠 은행도 혼자 간다”며 “한글은 배우면 배울수록 참 고맙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경자 씨(69)는 “한글을 배운 덕분에 처음으로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글로 썼다”며 웃었다. 교사 박순미 씨(66)는 “ㄱ(기역)자 쓰기도 어려워하셨던 분들이 글을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을 지켜보니 뭉클하다”고 했다. 이처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지원으로 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실은 전국 400여 곳에 이른다. 지난해 새로 한글 공부를 시작한 어르신은 약 2만 명. 올해 8월 문해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제14회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는 1만5528명의 어르신이 출품했다. 키오스크 사용 경험을 시로 표현해 교육부 장관상을 받은 조원호 씨(72)는 “처음엔 어려웠지만, 글을 배워 상도 타니 자식들이 더 좋아한다”며 웃었다. 조 씨는 충남 예산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교육부 ‘성인 문해 능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기본적인 읽기·쓰기를 못 하는 ‘비문해 인구’는 146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139만9000명(95.8%)으로 대다수다. 60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은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문해 교육이 단순한 배움의 기회를 넘어 고령층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이 없으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기 쉽다”며 “문해교육은 복지 차원을 넘어 어르신들이 고립감을 벗고 일상의 선택권과 주도권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글을 배우는 것은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일”이라며 “간판을 읽고 은행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경험이 자신감과 효능감을 회복하게 하고, 뇌 자극을 통해 치매 예방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성남=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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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1명 탑승 ‘가자구호’ 선박, 이스라엘軍에 나포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정부는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8일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 국제 네트워크 ‘자유선단연합(FF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한국 시간)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선단에는 한국인 김아현 씨(27)도 탑승해 있었다. 김 씨가 속한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또 “피랍 지점은 자유항행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배를 나포하고 선원을 체포하는 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씨는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김 씨가)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지속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됐으며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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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1명 탑승 ‘가자지구’ 선박, 이스라엘軍에 나포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정부는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해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8일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 국제 네트워크 ‘자유선단연합(FF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한국 시간)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선단에는 한국인 김아현 씨(27)도 탑승해 있었다.김 씨가 속한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또 “피랍 지점은 자유항행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배를 나포하고 선원을 체포하는 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씨는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김 씨가)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지속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됐으며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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