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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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wish@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사회일반42%
사건·범죄13%
교육13%
검찰-법원판결10%
사고10%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인사일반3%
  • 의정부 아파트 위층 가족에 칼부림 30대, 자택서 숨진채 발견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아래층 주민이 위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 23분경 의정부시 민락동의 한 아파트에서 ‘사람이 칼에 찔렸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는 40대 남편과 아내, 초등학생 딸 이 다친 것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부부는 얼굴 등에 열상을 입었으며, 특히 아내가 피를 많이 흘렸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딸은 공격당하지는 않았지만 찰과상을 입고 매우 놀라 병원 치료를 받았다.출동한 경찰은 피의자 유모 씨(36)가 범행 직후 자신이 사는 집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해 자택 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경찰은 화장실에서 흉기로 자해한 유 씨를 발견했으며,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피해자 가족은 이날 아침 딸의 수련회 등교를 배웅하기 위해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엘리베이터가 아래층에서 멈춘 순간 유 씨가 탑승하면서 범행이 시작됐다. 유 씨와 남편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아내와 딸은 비상호출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가 중간층에 멈춰 문이 열리자 먼저 내렸다고 한다. 소음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이 아내와 딸을 집 안으로 숨겨준 뒤 즉시 119에 신고했다. 남편도 뒤따라 내린 뒤 계단을 통해 아파트 밖으로 급히 피신했다. 피신을 도운 주민은 “이른 아침 ‘살려 달라’는 소리에 현관문을 열어 피해 가족을 집 안으로 들였다”며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현관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경찰은 유 씨가 피해자 가족과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였던 점에 비춰 볼 때 ‘묻지 마 범행’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유 씨와 피해자 가족은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층간소음 관련 아파트 민원이 접수되거나 경찰에 신고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해당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으며 직업은 따로 없었다. 또 경찰은 유 씨 소유의 자택이 최근 법원 임의 경매에 넘어간 사실이 확인돼 경제적인 상황이 범죄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 구체적인 동기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유 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함께 범행 당시 음주했거나 약물을 투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의정부=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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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범죄단지 주인 대부분이 정부 고위직…경찰, 조직에 ‘이사가라’ 흘리기도

    캄보디아로 납치돼 감금·착취를 당하는 한국 청년이 급증하는 가운데, 피해자와 국제기구는 그 배경으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를 지목하고 있다. 일부 고위 관료가 범죄조직과 결탁해 ‘뒷배’ 역할을 하면서 범죄조직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해외 체류 한국인의 귀국을 지원하는 단체인 한인구조단에 따르면, 이 단체는 2022년 하반기부터 캄보디아 한인회 등과 협력해 취업 사기를 당한 뒤 현지에 감금된 20, 30대 청년층을 구출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인구조단 관계자는 “월 최대 20~30건의 구조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납치·고문·살인으로 이어지는 중범죄에 현지 정부 대신 민간단체가 나서야 하는 배경 역시 캄보디아 정부의 부패 때문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분석이다.지난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감금된 뒤 탈출한 한 30대 남성은 “현지 경찰은 (범행이 발각되면) 조직에 ‘이사 가라’고 흘리기도 한다”며 “웬치(범죄단지)도 주인이 대부분 정부 고위공무원이라 경찰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더라도 (조직이) 사전에 다 알 수 있다. 조직은 매달 치 수익을 수만 달러씩 주인에게 상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캄보디아는 180개국 중 158위에 머물렀다. 실제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120억 원 규모의 피싱 범죄를 저질러 2월 현지 경찰에 체포된 한국인 강모(31) 씨 부부는 6월께 현지 경찰에 6000만~70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법무부가 수사관을 급파해 재검거를 요청했고, 이들은 7월 다시 체포됐다.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발표한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고위 정부 관료와 자문위원들이 사기 행위가 이루어지는 시설과 부동산을 사유화해 재정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사기시설 운영자나 소유주를 단 한 명도 체포하거나 기소하지 않았다. 검사와 판사들은 기소기각·무죄판결·감형을 조건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국제앰네스티도 7월 보고서에서 “확인된 사기시설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급습 이후에도 운영을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한 생존자는 보고서에서 “경찰이 조직의 부역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해도 결국 우두머리에게 전달된다”고 증언했다.캄보디아 범죄조직의 급증세는 중국발 ‘일대일로(一帶一路)’ 투자 이후 형성된 범죄 인프라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부터 중국의 대규모 자본이 캄보디아로 유입되며, 시아누크빌 등 특별경제구역(SEZ)에 카지노·호텔·리조트가 속속 건설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범죄 네트워크가 경제특구에 유입돼 온라인 도박 산업을 장악했다.그러나 2019년 중국 정부의 압력으로 캄보디아 내 온라인 도박이 금지되자, 사용되지 않던 카지노와 호텔이 ‘온라인 사기’ 시설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약한 법 집행과 만연한 부패가 겹치면서 캄보디아가 온라인 사기의 온상이 됐다”고 지적했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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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납치, 인도는 1000명 구출 성과…한국은 범죄 수습만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고문 끝에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뒤늦게 현지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미 적극적인 ‘탈출 작전’을 벌인 인도·말레이시아 등과 비교하면 한발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캄보디아는 최근 동남아시아 온라인 범죄의 주요 거점으로 떠올랐다. 미얀마·태국 접경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단속이 강화되면서, 범죄조직 상당수가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이들은 고임금 구인광고로 아시아 각국 청년들을 유인해 감금·폭행하며 불법 온라인 사기나 도박사이트 운영에 동원해 왔다.이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자국민 구출 작전을 벌인 나라는 인도와 말레이시아다.말레이시아 정부는 2022년 캄보디아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붙잡힌 자국민 100여 명을 직접 구조했다.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현지 범죄 거점을 급습하고, 피해자들을 집단 송환하는 형태였다.인도 정부는 2024년 한 해 동안만 770명의 자국민을 구출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캄보디아 인도 대사관은 캄보디아 경찰에 구체적인 수사 단서를 제공하며 합동 작전을 벌였고, 2022년부터 최근까지 3년 동안 약 1000명의 인도인을 구출했다.대사관 직원이 직접 수색·확보·송환 절차에 참여했으며, 일부 구출 작전에는 인도 내무부 인력이 파견되기도 했다.반면 한국 정부는 이번 대학생 피살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현지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경찰은 ‘코리안 데스크(Korean Desk)’ 설치를 추진하며 현지 경찰과의 공조 체계를 구축 중이다.그러나 인도·말레이시아처럼 정부 주도의 ‘탈출 작전’이나 구조 인력 투입 체계는 마련돼 있지 않다. 외교 소식통은 “현재 한국의 대응은 범죄 발생 후 수습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캄보디아 내에 감금·착취 피해자가 적지 않은 만큼, 정부 차원의 사전 탐지·구출 작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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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들 “현지 경찰, 신고해도 시큰둥”… 경찰, 뒤늦게 ‘코리안 데스크’ 설치나서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보이스피싱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 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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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비극’에 경찰 뒷북…이제야 ‘코리안 데스크’ 협의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이 취업 사기나 감금 등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지만, 한국 외교·치안 당국의 대응 체계는 현장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뒤늦게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한인 범죄 전담 경찰)를 설치하는 방안을 현지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12일 현지 교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2023년 11월 미얀마·라오스·태국 접경의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 지역에 있던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반면 캄보디아 경찰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범죄조직의 위치나 내부 정보를 신고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캄보디아의 한 웬치(범죄 단지)에 갇혔다가 탈출한 30대 남성은 “조직 관계자가 ‘우리는 경찰·고위 공무원과 깊게 연관돼 있어 적발로부터 안전하다’며 가담을 권유했다”며 “사실상 현지 경찰이 범죄 조직의 뒷배인 셈”이라고 주장했다.보이스피싱 대응 전문가인 오영훈 부산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자국민 피해가 없고 조직의 소비 활동이 현지 경제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에 소극적이었던 측면이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속출하는 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한국 수사기관의 국제 공조 역량이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직원 15명 가운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경찰 인력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3명에 불과하다. 지난달에야 1명을 추가 파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대사관에 신고했더니 ‘번역기를 돌려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는 안내만 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공권력의 공백 속에 범죄조직을 스스로 추적하는 ‘자경단’까지 등장했다. 한국인 대상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여권 사본, 주거지 등을 공개하는 익명 채널이 텔레그램에서 활동 중이다. 올 8월 캄보디아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박모 씨(22)가 범죄조직의 강요로 마약을 투약하는 영상도 이런 채널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자경단 채널 운영자 천마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지 피의자 검거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신상을 공개한다”고 밝혔다.정부는 뒤늦게 총력 대응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달 중 국가수사본부장을 캄보디아에 파견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합동 수사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정부에 현지 경찰 조직에 파견돼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코리안 데스크 설치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부산=김화영}

    • 202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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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들에 추석편지 썼어요” 한글 배우고 새 삶 여는 어르신들

    “매일 보아도 물리지 않는 귀여운 딸들, 올해 추석도 한가위만 같아라.” 579돌 한글날을 일주일 앞둔 2일, 조현만 씨(78)가 삐뚤빼뚤한 글씨로 편지를 써 내려갔다. 경기 성남시 수정노인종합복지관의 한글 학교 ‘말모이 문해학교’에서는 이날 추석을 맞아 가족에게 편지를 쓰는 수업이 열렸다. 어르신들은 책상에 코가 닿을 만큼 고개를 숙인 채 글쓰기에 집중했다. 어려운 글자가 나오면 공책을 뒤적이거나 옆 사람에게 “매느리(며느리)는 어떻게 써?”라고 물었다. 한 어르신은 수십 번 지우개로 고쳐 쓴 끝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아”라는 문장을 완성했다. 3년 전 ‘늦깎이 학생’으로 입학한 ‘글모음 3반’ 어르신 11명은 현재 초등학교 5, 6학년 과정을 배우고 있다. 올해까지 이수하면 초등학교 학력을 인정받는다. 평균 나이 75세인 이 반의 어르신들은 수업 전날부터 설레서 자다 깨기를 반복한다고 한다. 조 씨는 “평생 까막눈으로 살았는데, 이젠 은행도 혼자 간다”며 “한글은 배우면 배울수록 참 고맙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경자 씨(69)는 “한글을 배운 덕분에 처음으로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글로 썼다”며 웃었다. 교사 박순미 씨(66)는 “ㄱ(기역)자 쓰기도 어려워하셨던 분들이 글을 배우며 자신감을 되찾는 모습을 지켜보니 뭉클하다”고 했다. 이처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지원으로 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실은 전국 400여 곳에 이른다. 지난해 새로 한글 공부를 시작한 어르신은 약 2만 명. 올해 8월 문해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열린 ‘제14회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는 1만5528명의 어르신이 출품했다. 키오스크 사용 경험을 시로 표현해 교육부 장관상을 받은 조원호 씨(72)는 “처음엔 어려웠지만, 글을 배워 상도 타니 자식들이 더 좋아한다”며 웃었다. 조 씨는 충남 예산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다. 교육부 ‘성인 문해 능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기본적인 읽기·쓰기를 못 하는 ‘비문해 인구’는 146만 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139만9000명(95.8%)으로 대다수다. 60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1명은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문해 교육이 단순한 배움의 기회를 넘어 고령층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이 없으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기 쉽다”며 “문해교육은 복지 차원을 넘어 어르신들이 고립감을 벗고 일상의 선택권과 주도권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글을 배우는 것은 세상과 다시 연결되는 일”이라며 “간판을 읽고 은행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경험이 자신감과 효능감을 회복하게 하고, 뇌 자극을 통해 치매 예방 효과도 크다”고 강조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성남=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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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1명 탑승 ‘가자구호’ 선박, 이스라엘軍에 나포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정부는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8일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 국제 네트워크 ‘자유선단연합(FF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한국 시간)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선단에는 한국인 김아현 씨(27)도 탑승해 있었다. 김 씨가 속한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또 “피랍 지점은 자유항행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배를 나포하고 선원을 체포하는 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씨는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김 씨가)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지속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됐으며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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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1명 탑승 ‘가자지구’ 선박, 이스라엘軍에 나포

    한국인이 탑승한 가자지구 구호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정부는 “조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 당국에 지속해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8일 팔레스타인 지지 활동가 국제 네트워크 ‘자유선단연합(FFC)’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경(한국 시간)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단 11척이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선단에는 한국인 김아현 씨(27)도 탑승해 있었다.김 씨가 속한 ‘개척자들’ 등 시민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구금자를 즉시 면담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또 “피랍 지점은 자유항행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배를 나포하고 선원을 체포하는 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김 씨는 분쟁 지역인 가자지구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통해 (김 씨가) 신속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석방될 수 있도록 지속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선박과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됐으며 곧 추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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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좌석 안전띠는 선택 아냐”… 의무화에도 착용률 28%에 그쳐

    “뒷좌석에서도 안전띠를 해야 하는 거예요?” 지난달 25일 경기 오산시 원동 오산요금소.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아 단속된 50대 승용차 운전자가 당황스럽다는 듯 경찰에게 물었다. 운전자는 안전띠를 하고 있었지만 뒷좌석에 탄 10대 자녀 2명이 모두 착용하지 않은 것. 이날 취재팀은 오산요금소에서 진행된 경찰의 뒷좌석 안전띠 단속 현장을 동행했다.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을 포함해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 지 7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착용 의무 여부조차 모르는 시민이 많은 현실이다.● 의무화 7년, 여전한 착용률 부진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단속된 차량은 11대. 이 가운데 4대가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이었다. 나머지 7대는 운전자 안전띠 미착용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이었다. 승합차를 몰던 50대 운전자는 작업복을 입은 외국인 5명을 태우고 있었는데, 이들 모두 뒷좌석 안전띠를 하지 않아 적발됐다. 운전자는 “나는 매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뒷좌석 미착용도 운전자 책임이란 사실을 확인한 뒤 떨떠름한 표정으로 교통 단속 단말기에 서명했다. 다만 현장에서 뒷좌석 안전띠 착용 여부를 단속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달리는 차량을 일일이 멈춰 세우고 창문을 내리게 하는 것은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틴팅(선팅) 차량이 대부분이라 내부 확인이 쉽지 않았다. 실제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사례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거란 게 현장 경찰의 설명이다. 2018년 9월부터 모든 도로에서 뒷좌석을 포함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됐다. 기존에는 고속도로에서만 의무였지만 확대 적용됐다. 뒷좌석 탑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과태료 3만 원이 부과되고, 13세 미만 어린이라면 6만 원까지 올라간다.뒷좌석 착용률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정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28.1%에 불과했다. 뒷좌석 탑승객 10명 중 7명 이상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것. 2018년(18.2%)보다는 높아졌지만 지난 5년간 30% 전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좌석 못지않게 치명적인 위험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은 앞좌석 못지않게 위험할 수 있다. 뒷좌석에는 에어백 등 추가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시속 48km 속도에서 차량이 정면충돌했을 경우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뒷좌석의 중상 가능성은 최대 16배, 사망 위험은 9배로 각각 커진다. 게다가 뒷좌석 탑승자가 앞좌석을 덮치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착용률이 낮은 건 인식 부족과 제도적 허점 때문이다. 한국리서치가 8월 8∼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인식을 설문한 결과,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을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9%에 불과했다. 운전석(76%), 조수석(64%)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또 뒷좌석의 경우 ‘안전띠 미착용 경고장치(SBR)’가 보편화되지 않은 것도 착용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국내 자동차 안전 기준에 따르면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SBR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뒷좌석 경고장치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일부 수입 차량이나 최신 차들이 자율적으로 탑재하는 수준이다. 뒷좌석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것이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기부터 습관 교육 필요”특히 주로 뒷좌석에 탑승하는 경우가 많은 청소년의 미착용률이 더 높다는 것도 우려할 부분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전국 중고교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률은 44.4%로 집계됐다. 이는 앞좌석 미착용률(12.1%)이나 고속버스 미착용률(25.6%)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임채홍 수석연구원은 “아동의 경우 신체 구조상 골격이 미성숙해 충격에 더 취약한 데다, 머리가 몸에 비해 크고 무거워 목 부상 위험도가 높다”며 “또 평생의 생활 습관이 형성되는 결정적인 시기인 만큼 이 시기의 안전 의식이 성인이 돼서까지 굳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 발생 시 더 큰 금전적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라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트라이원스 소속 황두남 변호사는 “교통사고에서 피해자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경우 피해자의 과실이 인정돼 손해배상액에서 일정 부분이 공제될 수 있다”며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받을 때도 본인 과실 부분은 배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해외는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 90%… 벌금-경고장치 효과독일-아일랜드-미국 한국의 3배 수준과태료 최대 95만 원-SBR 의무화해외 선진국은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90%를 웃돈다. 강력한 단속과 높은 벌금 등이 높은 착용률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뒷좌석 안전띠 경고 시스템 도입도 착용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독일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일랜드 95%, 오스트리아·아이슬란드 93%, 영국 92%, 프랑스 88% 등 순이었다. 미국도 82%로 한국(28.1%)의 3배에 가깝다. 해외에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으로 착용률을 높였다.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1차 단속(Primary Enforcement)’ 제도를 통해 경찰이 안전띠 미착용만으로 차량을 정지시키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미국 운수부 산하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1차 단속 제도가 있는 주에서는 안전띠 착용률이 약 3%포인트 높다. 해외의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과태료는 우리나라(3만 원)보다 훨씬 높다. 프랑스에선 135유로(약 22만 원), 네덜란드는 190유로(약 31만 원)다. 이탈리아에선 최대 326유로(약 54만 원)뿐 아니라 운전자 벌점 5점도 부과한다. 영국은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시 최대 500파운드(약 95만 원)의 벌금을 매긴다. 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도 2023년 뒷자리에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벌금 100파운드(약 19만 원)를 물었다. 안전띠 착용을 유도하기 위한 경고 시스템을 도입하는 나라도 많다. 미국은 2027년 9월부터 모든 신차에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 경고장치(SBR) 장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경고한다. 운전 중 안전띠를 풀면 최소 30초 동안 경고등이 깜빡인 뒤 경고음이 울리는 식이다. 유럽연합(EU)은 이미 2019년부터 뒷좌석 SBR을 적용 중이다. 아시아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2020년부터 제조한 승용차에 뒷좌석 SBR 도입을 의무화했다. 인도에서도 올 4월부터 제조 차량 뒷좌석에 의무적으로 SBR을 탑재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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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 ‘지역번호+120’ 민원 안내창구로 운영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주요 민원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정부가 정부민원안내콜센터(110)와 지자체 콜센터(지역번호+120)를 안내창구로 운영한다. 콜센터에서는 민원 신청 방법과 서비스 복구 현황을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9일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민원안내콜센터와 지자체 콜센터, 기관별 ‘민원전담 지원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국민신문고·통합보훈 등 온라인 민원은 방문·우편 등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민원인은 콜센터를 통해 가까운 접수처와 이용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에서도 대체 서비스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교통법규 위반 등 생활안전 신고는 온라인 ‘안전신문고’ 대신 유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도로교통법 위반은 경찰 민원콜센터(182),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주정차 등 소방안전 신고는 119로 접수하면 된다. 그 외 생활안전 민원은 지자체 민원실에서 유선 또는 방문으로 처리한다.행정안전부는 이번 상황을 악용한 피싱 사기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정부지원 대출, 소비쿠폰 지급, 모바일 보안앱 설치 등을 빙자한 기관 사칭 피싱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의심스러운 문자·전화를 받으면 반드시 확인하고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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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권 경기북부경찰청장 취임…“불법과 범죄자에 엄정하고 단호하게”

    “범죄 피해 상황에서 국민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곳은 경찰뿐입니다.” 김동권 심임 경기북부경찰청장(54·간부후보생 46기)이 29일 열린 취임식에서 “행복한 경찰, 안전한 경기 북부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신임 청장은 “불법과 범죄자에게는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하고, 사회적 약자와 주민에게는 ‘따뜻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악질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범의 심판대에 세운다’는 의지와 행동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경찰 내 건강한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신임 청장은 “불합리한 업무 행태나 불필요한 대기관행 등을 개선하고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복한 경찰관이 주민의 안전과 행복을 더 잘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는 처음 경찰서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변함없이 강조하고 당부하는 말”이라고 했다. 김 신임 청장은 경남 함안군 출신으로 1998년 경찰에 입직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장 △경찰청 홍보담당관 △서울 송파경찰서장 △경찰청 국제협력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8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대변인을 거쳐 29일 경기북부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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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류 떼러 연차 냈다” 정부망 마비후 첫 평일 민원대란

    “주말에 정부24 사이트가 마비돼서 일을 못 봤어요. 어쩔 수 없이 연차를 썼습니다.”29일 서울 동대문구청을 찾은 회사원 김모 씨(27)는 여권 업무를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연차를 내고 구청을 찾았다며 이렇게 말했다.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이후 첫 평일인 29일, 전국 행정기관에는 주말 내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이 문을 열자마자 방문한 최모 씨는 “직장에서 제 시간 안에 보내야 하는 우편물이 있었는데 주말 내 문제가 생겨 불안한 마음에 (우체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이모 씨(32)도 “사업 계약상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주말 내내 발급이 안 돼 (센터를) 찾았다”고 했다.현장에서도 서비스 마비로 인한 불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경 광화문우체국 무인우편접수기 4대는 전산 오류로 이용이 중단됐다. 9시 2분에는 우체국 직원이 우편접수기에 ‘장애 발생’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9시 반경 우체국을 찾은 윤모 씨(50)도 “평소에 사용하던 무인접수기가 먹통이라 하마터면 등기를 못 보낼 뻔했다”고 말했다.서비스 중단이 이어지며 대체 서비스를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동대문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최모 씨(42)는 “주말 새 ‘우체국에 맡기지 못해 (편의점을) 찾았다’며 택배를 맡기는 손님이 늘었다”고 말했다. X(구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정부24 대신 접속해 서류를 발급할 수 있는 웹사이트 목록이 정리돼 올라오기도 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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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치매 판정후 운전 적성검사 응시자 95%가 통과, 계속 운전대 잡아

    10년 전 경증 치매 판정을 받은 임모 씨(82)는 여전히 운전대를 잡고 있다. 아내와 단둘이 사는 임 씨는 시장이나 병원에 갈 때 직접 운전할 때가 많다. 최근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잊거나 모자 같은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임 씨는 “수시 적성검사도 통과했고 아직 운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체 치매 진단 환자 100명 중 6명가량은 임 씨같이 수시 적성검사를 신청해 운전면허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면허 갱신 시험을 치른 치매 환자의 95%가 합격하거나 판정을 유예받아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는 상태가 들쑥날쑥해 운전하기에 위험한데 제도가 지나치게 관대해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 시험 응시한 치매 환자 10명 중 9명 합격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 판정으로 운전적성판정위원회 심의를 받은 1235명 중 불합격자는 58명(4.7%)에 그쳤다. 779명(63.1%)은 ‘운전 가능’ 판정을 받았고, 398명(32.2%)은 유예 처분을 받았다. 즉, 수시 적성검사를 받은 치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사실상 면허를 유지한 셈이다. 2022년에도 913명 중 868명(95.1%), 2023년에도 1376명 중 1286명(93.5%)이 면허를 유지했다. 치매 환자 100명 중 6명은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수시 적성검사를 받는다. 지난해 치매 환자 1만8568명이 운전면허 적성판정 대상자로 분류됐고, 이 가운데 임 씨처럼 진단서를 제출해 수시 적성검사를 받은 이는 1235명(6.7%)이었다. 나머지 8006명(43.1%)은 검사를 받지 않아 면허가 자동 취소됐고, 4988명(26.9%)은 사망 등으로 면허가 말소됐다. 4339명(23.3%)은 판정이 연기됐다. 지난해 치매 환자 중 1177명(6.3%)은 면허를 유지한 셈이다. 도로교통법 82조와 시행령 42조에 따라 치매는 법적으로 운전면허 결격 사유다. 운전자가 치매로 장기 요양 등급을 받거나 6개월 이상 입원 치료를 하면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경찰청에 명단이 통보된다. 경찰청은 이들을 ‘운전 적성판정 대상자’로 지정하고 전문의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1차 통보에 응하지 않으면 2차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를 끝내 내지 않으면 한 달 뒤 면허가 취소된다. 도로교통공단은 진단서를 제출한 환자에 대해 운전적성판정위원회를 열어 수시 적성검사를 진행한다. 위원장·정밀감정인·내외부 위원 등 7명이 진단서와 자기질환기술서를 검토하고, 출석한 환자에게 증상과 운전 필요성 등을 질의한다. 출석위원 과반 찬성으로 ‘합격’ 판정을 받으면 면허를 유지하고, 불합격 시 면허는 취소된다. 유예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1년 뒤 재검사를 거친다.● “실차 주행평가 등 운전 능력 평가 도입해야” 전문가들은 치매는 초기 단계부터 인지 기능 저하와 길 잃기 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실제로 운전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병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는 약물 복용 여부 등 관리 상태에 따라 초기에도 운전에 지장을 주는 신체 현상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깨비시장에서 1명이 사망한 교통사고를 낸 74세 운전자 A 씨도 사고 직후 초기 치매 진단을 받았다. 2023년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뒤 3개월간 치료제를 복용하는 등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운전면허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결국 교통사고를 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운전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실효성 있는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운전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본인이 직접 운전하는 차량을 활용해 주행 평가를 실시하고, 인지 기능 검사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의료계와 학계 전문가는 물론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서와 함께 논의하여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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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멧 없이 이어폰 끼고 질주하는 자전거… 하루 15건 ‘꽈당’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2교 인근. “자전거 안전하게 타세요”라는 경찰의 말에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던 시민이 멈추며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그는 도로교통법상 의무인 헬멧도 착용하지 않았다. 이상범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최근 음악을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이어폰을 낀 채로는 주변 소리를 듣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사고 4년 새 최고 이날 강남서의 자전거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 현장을 동행해 보니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자전거를 타는 운전자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공유자전거를 타는 운전자의 헬멧 착용률이 낮았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커브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계장은 “한강 직선코스에서는 시속 30km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가 흔하다”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경찰에게 “전기자전거인 ‘자토바이’가 인도에서 달릴 때 특히 위협적”이라고 호소했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가해 교통사고는 5571건으로, 하루 15건꼴로 발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8.3% 늘었다. 2020년 5667건에서 2023년 5146건으로 감소세를 이어 가던 자전거 교통사고가 지난해 증가로 전환해 4년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오토바이 사고가 7.7% 줄고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이동장치(PM) 사고가 6.6%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전거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 수도 4년 만에 6000명을 넘어섰다. 자전거 교통사고는 PM 사고보다 사망률도 높다. 지난해 자전거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치사율)는 1.3%로, PM(1.0%)을 앞섰다. 특히 자전거 운전자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치사율도 함께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60대 운전자가 일으킨 사고의 치사율은 2.0%, 70세 이상은 4.2%였다.● 청소년 사이 번지는 ‘노 브레이크’ 픽시 자전거 눈에 띄는 건 미성년자가 자전거를 타다 사고를 내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18세 미만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자전거 교통사고는 1461건으로 집계됐다. 10건 중 3건꼴로 18세 미만이 일으킨 셈이다. 전년(940건) 대비 1.6배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기어가 고정된 ‘픽시(fixie) 자전거’의 제동장치를 제거해 빠른 속도를 즐기는 주행 방식이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며 ‘도로 위의 무법자’로 떠오르고 있다. 픽시 자전거는 브레이크 대신 페달을 후진하듯 역방향으로 돌려 속도를 줄인다.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면서 멈추는 ‘스키딩’ 같은 묘기를 부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픽시 자전거의 최고 시속은 약 80km로, 자동차와 맞먹는다. 이런 픽시 자전거의 브레이크를 제거할 경우 급정거가 필요한 상황에서 빠르게 멈추기 어려워 사고 위험이 커진다.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실험 결과 시속 10km일 때 브레이크가 없는 픽시 자전거의 제동거리는 브레이크가 있을 때의 5.5배로 늘어났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제동거리의 차이는 더욱 커졌다. 실제로 올 7월 관악구에서는 픽시 자전거로 내리막길을 달리던 중학생 한 명이 멈추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대전에서는 택시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픽시 자전거를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경찰은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를 타는 경우도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17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 18세 미만 아동이 여러 차례 적발돼 부모에게 통보가 이뤄졌음에도 부모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아동학대 방임으로 보호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안전수칙 알리고 헬멧 대여도 활성화해야”자전거를 탈 때 가장 지키지 않는 안전 수칙으로는 보행로 주행 금지가 꼽힌다. 지난해 자전거와 사람 간 발생한 사고 중 약 30%는 보행로로 다니던 보행자와의 사고였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도 차에 해당되기 때문에 보행로로 달릴 수 없다. 자전거도로가 없다면 차로 가장자리로 다니거나 인도에서 자전거를 끌며 걸어야 한다. 건널목도 마찬가지다. 경찰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 시 보행로 주행 등 법규 위반이 빈번하지만 인식 자체가 부족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며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교차로에서 자전거와 차량이 충돌할 경우에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주행 방법을 모르는 운전자도 많다. 자전거로 좌회전을 할 때는 차량 신호에 맞춰 주행해서는 안 된다. 대신 직진 신호에 따라 이동한 뒤 모서리에서 다시 왼쪽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우회전 시에는 차량의 사각지대에 들어가지 않도록 서행하며 차량을 먼저 보내는 것이 좋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조사 결과 자전거 또는 PM 이용 경험이 있는 운전자 702명 중 63%가 교차로 좌회전 방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음주운전도 문제다. 자전거를 술에 취해 타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칙금 3만 원이 부과된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10만 원이다. 하지만 이를 모르거나, 알아도 안 지키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적인 변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공유 자전거를 사용할 때 헬멧도 함께 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면 사고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전거와 자동차가 공존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사고 시 책임 등 도로교통법 내용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日, ‘스마트폰 주행’에 범칙금… 덴마크 ‘자전거 고속도로’ 확충처벌-인프라-교육 삼박자로자전거 사고 예방 나선 선진국자전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해외에서는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각종 제도를 도입해 왔다. 일본 경찰청은 내년 4월부터 자전거 교통법규 위반에 따른 범칙금 제도를 시행한다. 자전거 운행 중 스마트폰 이용에는 1만2000엔(약 11만3000원)을 부과한다. 신호 위반 시엔 6000엔(약 5만6000원)을, 이어폰 착용이나 우산 사용시에 5000엔(약 4만7000원)을 각각 물린다. 일본이 자전거 사고에 칼을 빼 든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에는 음주운전, 신호 위반 등 14개 위험 행위로 3년 안에 2차례 이상 적발된 14세 이상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안전 강습을 받게 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지난해부턴 자전거 음주운전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50만 엔(약 47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자전거 천국’이라고 불리는 덴마크는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안내한다. 밤이면 흰색 전조등과 빨간색 후미등을 켜야 하며, 이를 달지 않으면 벌금을 물린다.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기 전에는 명확한 수신호를 보낼 것” “추월하기 전에는 왼쪽 어깨 너머를 살필 것” 등 명확한 지침도 제공한다. 자전거 통행을 위한 인프라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덴마크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자전거 고속도로’를 개설했다. 보행자 및 차량 통행과 분리돼 있고, 별도의 표시가 있어 자전거 운전자들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다. 2012년부터 10여년간 286.6km에 달하는 노선이 개통됐다. 2045년까지 코펜하겐 일대에는 850km가 넘는 60여 개의 노선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유럽은 어린이 대상 자전거 교통안전 교육도 활발하다. 독일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체계적인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과정에는 경찰이 직접 참여해 안전수칙을 지도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시험을 치러 합격한 학생에게는 면허증을 발급한다. 학생들은 실제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며 교통 표지판을 읽는 방법, 손으로 우회전이나 좌회전을 표시하는 법 등을 평가받는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 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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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가짜 기지국 7∼10일내 배송, 韓고객도 있어” 中서 버젓이 활개

    “한국인 고객도 2명이나 있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소형 기지국(펨토셀) 판매 업체는 23일 텔레그램으로 동아일보 취재팀에 이렇게 말하며 판매 내역을 공개했다. 해당 업체는 “한국 세관 통관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택배회사가 다 알아서 처리한다”고 했다. 이어 “7∼10일 안에 배송 가능하다”며 “원하면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직접 거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비는 최근 경찰이 수사 중인 ‘KT 소액결제’ 사건에서 가입자 정보를 빼내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짜 기지국과 같은 형태로 추정된다. 경찰은 중국인 피의자들이 KT 가입자의 정보를 탈취해 소액결제로 돈을 빼돌린 사건에서 이 장비가 사용됐는지 확인 중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이런 방식의 개인정보 탈취 범죄가 기승을 부렸고, 최근에는 일본·베트남 등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결국 국내에도 같은 범죄 수법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최소 1만 달러에 거래… 기기 AS까지펨토셀은 원래 이동통신사가 전파가 약한 지역의 통화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하는 합법적 장비다. 그러나 개인이나 민간업자가 임의로 설치하면 전파를 불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돼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특히 장비를 개조해 통신사 인증 절차를 우회하거나 강제로 휴대전화 신호를 잡도록 만들면 ‘가짜 기지국’이 되고, 주변 휴대전화의 가입자 정보를 강제로 연결해 탈취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대량의 스팸·보이스피싱 문자 발송에 활용되기 때문에 2차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동아일보 취재팀이 업체가 공유한 판매 페이지를 확인한 결과, 4G·5G용 가짜 기지국 장비는 대당 1만 달러(약 1393만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신호를 더 잘 잡는다”고 광고하는 프리미엄 모델은 1만8000달러(약 2500만 원)에 달했다. 판매자들은 장비의 사양뿐 아니라 구체적인 범행 활용법까지 안내했다. “설치하면 문자메시지를 수천 건 보낼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보이스피싱 공격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암시했다. 장비 성능도 상세히 홍보했다. 일반 모델은 반경 500m∼1km에서 시간당 5000∼1만 건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고, 프리미엄 모델은 3km 범위에서 시간당 3만∼5만 건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3년 품질보증, 2개월 이내 무상수리(AS)까지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결제는 가상화폐로 진행되며 주문·발송·도착 단계로 나눠 분할 결제가 가능했다. 기자가 거래 안정성을 묻자 판매자는 한국·말레이시아 고객과 주고받은 대화 캡처를 보여주며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한 업자는 기기 제조 장소를 묻자 “중국에서 만들어진다”면서 “선전(深圳)시”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해외서 10년 넘게 기승… 국내 대응은 미흡 가짜 기지국을 이용한 범죄는 중국에서 이미 2012년부터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13년 중국 공안은 반경 3km 내 휴대전화 신호를 탈취해 피싱 문자를 발송한 범죄 조직 72곳을 적발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수법이 중국 인근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2023년 베트남에선 가짜 펨토셀을 이용한 피싱 사건을 벌인 일당이 적발돼 정부가 주의를 당부하는 공문을 내렸다. 일본 총무성도 올 5월 유사 사건이 발생하자 휴대전화 간섭·피싱 문자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에서도 뒤늦게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KT는 이번 사건 이후 내부망에 펨토셀 추가 설치를 차단하는 임시 조치를 5일부터 시행했다. 다른 통신사들도 실시간 모니터링과 신규 개통 제한에 나섰다. 경찰은 23일 KT 서버 추가 침해 정황을 확인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라며 국내 보안체계 미비를 지적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해킹 기술은 계속 고도화되지만 국내 기업들의 대응 체계는 여전히 2010년대 수준”이라며 “보안 제품과 서비스 수준도 해외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경고했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조승연 기자 cho@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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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참사 유족, 청년 159명에 비빔밥 제공

    이태원 핼러윈 참사 유가족이 20일 청년의 날을 맞아 159명의 청년에게 비빔밥을 대접했다. 159명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수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추모공간 ‘별들의 집’에서 ‘청년의 날 함께 나누는 비빔밥’ 행사(사진)를 열었다. 참여 유족 20여 명은 밥과 콩나물, 무생채, 달걀부침, 고추장 등 재료를 각자 집에서 정성껏 준비해 왔다. 그간 유가족 간담회에 도움을 준 대학생과 추모제에 참여했던 청년, 시민단체 관계자, 진보당 손솔 의원 등이 별들의 집을 찾아 비빔밥을 나눠 먹으며 뜻을 함께했다.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손님으로 들렀다. 유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대부분이 청년 나이대”라며 “지난 3년간 연대해 준 청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고(故) 이재현 군(사망 당시 16세)의 어머니 송해진 씨(49)는 “여러 재료가 모여 하나가 되는 비빔밥처럼 저희 부모들도 함께 힘을 모았다”고 덧붙였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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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지 말고 차 보고 걸으세∼” 트로트로 배우니 사망사고 뚝 줄어

    “우리 아들딸 소원이 곧 어르신들 안전이에요!” 연단에 오른 정혜화 전북 군산경찰서 교통계 순경이 어르신들을 향해 힘 있는 목소리로 외쳤다. 17일 군산서와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군산시 미원동 적십자평생대학에서 어르신 150명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열었다. 교육 현장은 공연장을 방불케 했다. 정 순경이 “교통안전 트로트를 준비했어요. 손뼉 치며 따라 부르면 건강은 덤입니다”라며 영상을 틀자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합창으로 화답했다. “뛰지 말고 차를 보고 걸으세, 차 오는 쪽을 보고 고개를 돌리세” 등 가사가 구수한 선율에 얹히자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보행 사고 블랙박스 영상을 시청할 땐 곳곳에서 “아이고” “어매야” 같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어르신 ‘눈높이’ 맞추니 예방 효과 높아군산서는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어르신 맞춤형 교통안전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 일방향 홍보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현장에선 ‘안전하게 건널목 건너기’ 실습도 했다. 모형 신호등과 건널목을 구현한 카펫을 설치한 후 ‘신호등이 깜빡일 때는 건널목에 진입하지 않기’ ‘횡단 전 자동차가 오는지 고개를 돌려 먼저 확인하기’ 등 기본 수칙을 연습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시니어 교통홍보단’이 먼저 시범을 보인 뒤 어르신들이 직접 따라 하며 연습했다. 시니어 교통홍보단은 어르신들이 주축이 돼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고령자 밀집 장소에서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는 모임이다. 군산서가 올해 2월 전국 최초로 어르신만으로 홍보단을 꾸려 운영 중이다. 문태호 군산서 교통관리계장은 “또래 어르신이 홍보할 때 훨씬 편하고 진정성 있게 받아들인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단원 53명이 이달 기준 총 210곳을 찾아 어르신 1만2600명을 만났다. 홍보단에서 활동 중인 한용희 씨(66)는 “나고 자란 지역에서 안전에 앞장선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무단횡단하는 이들이 눈에 자꾸 밟혀, 내가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교육 후에는 안전카트 기념품을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형광 소재 장바구니 카트는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반사재를 부착해 보행 시 운전자의 눈에 쉽게 띄도록 했다. 교육에 참여한 고길자 씨(82)는 “안전벨트라고 생각하고 맨날 들고 다닐 거다”라며 웃어 보였다. 문 계장은 “어르신 교통안전 캠페인은 눈높이 교육이 핵심”이라며 “트로트, 율동 같은 선호 방식을 접목하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물품을 배부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행 중 사망자 절반은 65세 이상 군산시는 노인 인구가 전체 20%를 넘는 초고령 도시다. 군산시 인구 25만6000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5만3000명(20.7%)이다. 지난해 군산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24명 중 15명(62.5%)이 노인이었고,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사망자 7명 중 6명도 65세 이상이었다. 군산시 대명동 군산화물역 사거리는 불과 3년 전만 해도 ‘고령보행자 사고다발 지역’이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역전종합시장이 위치하고, 각종 병의원과 어르신들이 모이는 쉼터 등이 자리 잡고 있어 고령 보행자가 특히 많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이 일대에서 6명의 노인이 길을 건너다 죽거나 다쳤다. 하지만 이곳은 지난해 노인 사고 ‘0건’을 기록했다. 경찰이 어르신 교통안전 교육을 집중하고 시설을 정비한 덕분이다.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안전방지턱’ 기능을 갖춘 고원식 건널목을 설치했고, 하반기(7∼12월)에는 무인 교통단속 장비를 설치해 과속 운전을 적극 단속했다. 또 노면 위 ‘노인보호구역’ 표기를 기존보다 두 배 크기로 확대해 운전자가 쉽게 인식하도록 했다.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252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보행 중 사망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3.8% 늘어난 920명에 달했다. 전체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1299명으로 절반이 넘었다. 유상용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노인 인구는 늘고 있지만 고령 보행자를 위한 안전 시설은 충분히 갖추지 못한 현실”이라며 “캠페인과 함께 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천천히 걸어도 안심… 노인 맞춤 건널목, 신호 최대 6초 늘려서울 노원역 등 245곳 신호 개선초당 보행거리 1m→0.7m로 완화“시간 압박 줄고 안전 체감도 높아져”서울 노원구 상계동 지하철 4호선 노원역 인근. 18일 장바구니를 든 어르신들의 느린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넜다. 이곳 보행 신호는 다른 곳보다 4초 길다. 지난해 10월부터 고령 보행자가 많은 노원역 일대 신호등의 녹색 불을 기존 25초에서 29초로 연장했기 때문이다. 인근에 사는 김태용 씨(76)는 “예전에는 신호가 끊길까 봐 서둘렀는데 이제는 여유 있게 건널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서울경찰청·자치경찰위원회와 함께 고령자 걸음 속도에 맞춰 건널목 녹색 신호를 연장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통시장과 병원 등 고령자 통행이 많은 곳을 우선 선정해 교통 상황과 현장 여건에 맞게 보행 신호 시간을 길게는 6초까지 늘린다.통상 보행 신호 시간은 초당 1m 걷는 속도를 기준으로 산출한다. 그러나 건널목을 건너던 고령자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끊이지 않자, 기준을 초당 0.7m로 낮춰 신호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이 조치는 교통안전과 직결된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건널목을 건너다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는 228명.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159명으로 69.7%를 차지했다. 고령 보행자는 일반인보다 걸음 속도가 느려 사고 위험에 특히 취약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 조사에서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초당 평균 보행 거리는 1.13m로 일반인(1.29m)보다 짧았다.한음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고령자는 인지 반응 시간이 길고, 보행 속도 역시 느리다”며 “신호 시간이 연장되면 고령 보행자가 시간적 압박감을 덜 느끼게 되고, 안전 체감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서울시는 지난해 123개 건널목의 신호 시간을 연장했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중구 신당역, 강북구 미아역 등 62곳에서 개선을 완료했다. 연말까지는 추가로 60곳을 확대해 총 122곳에서 고령 보행자 맞춤형 신호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 2025-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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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의 균형 변화에 美中갈등, 韓 민주주의 수호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이 설립 30주년을 맞아 한국 외교·안보 전략을 모색하는 국제학술회의를 16, 17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영국, 스웨덴, 싱가포르 등 6개국 석학 30여 명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불확실성에서 전략으로: 한국 외교·안보의 재설계’를 주제로 진행됐다. 17일 발표에 나선 김동중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 갈등의 핵심 원인은 힘의 균형 변화에 있다”며 “중국의 국력 향상과 향후 증가 전망이 갈등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존 닐슨라이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한국 외교안보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포퓰리즘과 권위주의로 대표되는 세계적 위기”라며 “민주주의 수호와 동맹의 재정립이 한국의 미래 전략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이 자리엔 자칭궈 중국 베이징대 교수, 시로야마 히데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 등도 참여했다. 16일엔 켄트 칼더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유라시아와 인도태평양의 새로운 지정학’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재승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은 “이번 행사는 연구원의 지난 30년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 외교·안보의 전략적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됐다”고 말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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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상 아이돌 모욕도 명예훼손” 10만원 배상 판결

    5인조 가상(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를 연기하는 멤버들이 자신을 비하한 누리꾼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버추얼 아이돌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아바타를 실제 인물이 모션 캡처 기술로 실시간 연기하는 것인데, 이들에 대한 모욕도 명예훼손이라고 본 것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8단독(판사 장유진)은 플레이브 멤버 예준·노아·밤비·은호·하민 측이 누리꾼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명에게 각 1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룹 멤버들의 외모를 비하하고, 이들을 연기하는 실존 인물을 조롱하는 글을 여러 차례 게시했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플레이브는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일 뿐 실제 인물과 동일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 판사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아바타는 단순한 가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사용자의 자기표현, 정체성, 사회적 소통 수단”이라며 “아바타에 대한 모욕 역시 실제 사용자에 대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플레이브는 2023년 데뷔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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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아바타 모욕은 실제 인물 명예훼손” 플레이브 손 들어줘

    5인조 가상(버추얼) 아이돌그룹 ‘플레이브(PLAVE)’를 연기하는 멤버들이 자신을 비하한 누리꾼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버추얼 아이돌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아바타를 실제 인물이 모션 캡처 기술로 실시간 연기하는 것인데, 이들에 대한 모욕도 명예훼손이라고 본 것이다.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8단독(판사 장유진)은 플레이브 멤버 예준·노아·밤비·은호·하민 측이 누리꾼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명에게 각 1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룹 멤버들의 외모를 비하하고, 이들을 연기하는 실존 인물을 조롱하는 글을 여러 차례 게시했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플레이브는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의 캐릭터일 뿐 실제 인물과 동일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 판사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아바타는 단순한 가상의 이미지가 아니라 사용자의 자기표현, 정체성, 사회적 소통 수단”이라며 “아바타에 대한 모욕 역시 실제 사용자에 대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플레이브는 2023년 데뷔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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