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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의장직을 맡았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인공지능(AI)은 글로벌 협업을 요구한다”는 행사 후 소회를 남겼다. 2일 최 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번 주 APEC CEO 서밋에서 모든 기업인이 던진 질문은 ‘어떻게 해야 글로벌 AI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는가?’ 하나였다”며 이같이 썼다. 그는 “각자의 강점을 보완하며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누구도, 어떤 기업도, 어떤 국가도 고립된 채로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서밋을 마무리하며 저는 앞으로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약속을 제안했다”며 “APEC 역내 디지털 및 AI 격차를 해소해 모든 경제가 새로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혁신을 이끌고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 창출을 함께 하는 협력이 필요하다”며 “어느 누구도,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모든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단순한 경제 주체가 아니다. 사회 형성의 파트너”라며 “우리의 다음 과제는 이 논의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한국의 황금기를 향해.” 엔비디아가 회사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한국 헌정 영상을 올렸다. 엔비디아는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나라, 역사상 가장 빠른 산업화를 이룬 한국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국과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협력 기대감을 드러냈다.영상 제목은 ‘한국의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현재 조회수는 40만 회다. 이날은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에 총 26만 장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을 우선 공급하기로 한 날이었다. 이 영상은 한국 산업 발전 역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 문화와 산업에 대한 칭찬을 이어갔다. 한국말 음성 설명에 영어 자막이 달렸다. 엔비디아는 “철강, 반도체, 전자제품, 선박, 자동차 그리고 기술을 통해 전 세계 가정에 한국의 이름을 알렸다”며 한국의 산업화 역사를 담은 흑백 사진을 보여줬다. 이어 영상은 “그리고 하나의 불꽃이 피어났다. 바로 스타크래프트”라며 1990년대 PC방 돌풍으로 시작해 e스포츠 강국이 된 한국을 조명했다. 엔비디아는 “PC방이라는 새로운 경기장이 탄생했고 엔비디아 지포스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장비가 됐다”고 전했다. 지포스는 엔비디아가 1999년 출시한 GPU다. 엔비디아는 최근 전 세계에 부는 한류 열풍도 조명하면서 “(세계는) K-팝, K-드라마, K-뷰티, K-스타일에 빠졌고 떠오르는 세대는 한국의 황금기를 향해 더욱더 높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또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새로운 종류의 인공지능(AI) 팩토리와 함께 AI 혁명이 도래했다”며 “한국이 반도체에 이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영상은 “삼성, 현대, SK, 네이버, LG” 등 한국의 주요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며 “산업혁명에서 AI혁명으로 한국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릴레이 정상회담은 글로벌 통상 질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만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가운데 APEC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가교 역할을 맡아 외교적 입지를 넓혔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한국에 모인 글로벌 경제 리더들의 투자 유치를 확보하며 경제적 파급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 ‘세기의 회담’으로 미중 무역갈등 완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외교 슈퍼위크’의 하이라이트는 미중 정상회담이었다. 부산 김해공항 내 접견장인 나래마루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관세, 희토류 등 주요 현안에서 1년간 휴전을 맺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이뤄진 이번 미중 합의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무역전쟁의 궤도가 바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미중 간 치열한 줄다리기 속에 의장국인 한국의 중재로 ‘경주선언’이 채택된 것 역시 성과로 꼽힌다. 정상회의 기간 굵직한 양자회담을 거치며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도 중요한 관문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중국, 일본 정상이 모두 한국을 찾게 되면서 난제로 평가받던 외교적 과제들의 물꼬가 트인 것. 넉 달 가까이 교착상태가 이어져 왔던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고, 30년 숙원 사업이었던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서 막혀 있던 한미 관세·안보 협력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 최악으로 치닫던 한중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들에 합의하고 강경 우익으로 평가되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와 셔틀외교를 이어가기로 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자국 이기주의가 횡행하는 국제질서에서 한국이 중견국들을 연결하는 가교 외교의 가능성이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7조4000억 원 예상 효과 뛰어넘을 듯”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공지능(AI) 반도체부터 K푸드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제 효과도 나타났다. 당초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컨설팅이 예상했던 APEC의 경제적 효과 약 7조4000억 원보다 실제 수치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APEC CEO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에 향후 5년간 총 90억 달러(약 13조 원)의 직간접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AI, 반도체, 2차전지, 미래차, 바이오 등 정부 육성 전략산업에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맷 가먼 최고경영자(CEO)가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2031년까지 인천 및 경기 지역에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총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국내 기업들과 엔비디아의 전략적 AI 인프라 동맹 구축도 주요 경제 성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와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총 26만 장을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블랙웰은 현재 엔비디아가 판매 중인 최신 GPU로 전 세계적인 ‘AI 붐’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을 빚는 제품이다. 정부 관계자는 “엔비디아 GPU는 한 장에 약 1억 원으로 최소 20조 원이 넘는 규모”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를 중심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통신, 반도체, 스마트 의료 등 핵심 기술을 중소기업에 개방하며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등 동반 성장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SK는 이달 14일 산업통상부와 ‘2025년 산업부-SK그룹 기술나눔 행사’를 열었다. SK그룹의 기술나눔은 2014년 SK하이닉스에서 시작한 후 2021년부터 그룹사 차원으로 확대됐다. 259개 중소·중견기업에 392건의 특허를 무상 이전했다. 특히 올해 나눔대상 기술은 SK그룹이 선도하는 기술 분야인 통신, 반도체, 화학·소재와 신기술 분야인 스마트 의료 관련 특허들로 이뤄졌다. 대표 기술로는 △SK텔레콤의 ‘생체인증 기반 전자 처방 서비스 인증 시스템’과 불법 유포·복제를 방지하기 위한 ‘디지털 동영상 콘텐츠 제공 시스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결함 자동분류 시스템’ △SK실트론의 ‘슬러리 재생장치’ △SK이노베이션의 ‘나노입자 제조용액’ 등이 있다. 이 중 생체인증 기반 전자 처방 서비스 인증 시스템은 의료기관에서 종전의 종이 처방전이 아닌 전자 처방전을 생성한 후 환자의 생체정보 인증을 거쳐 약국으로 전송하는 기술로 가장 많은 기업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과 같은 ‘사베코 바이러스’ 계열을 표적으로 한 백신 후보물질 ‘GBP511’의 글로벌 임상 시험 계획을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사베코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위 계열로 현재의 변이주뿐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포함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식이 아닌 계열 전체에 유효한 백신을 개발해 향후 관련 바이러스 및 변이주를 한번에 예방하는 범용 백신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GBP511의 임상은 호주의 18세 이상 건강한 성인 약 500명을 대상으로 2028년까지 안전성 및 교차 면역반응 등에 대한 주요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GS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를 계기로 세계 각국 리더들에게 그룹의 비전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선보였다. 계열사별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충해 ‘글로벌 GS’로의 도약을 모색한다.GS그룹은 28∼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그룹의 비전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담은 홍보 영상을 상영했다. 1분 분량의 영상은 메인 행사장 로비와 기둥, 주차장, 백스테이지 등 주요 공간에서 상영된다. 에너지·유통·건설 등 핵심 사업뿐 아니라 디지털·AI 전환 전략을 접목한 혁신 여정을 시각적으로 담아냈다.GS칼텍스는 같은 기간 APEC CEO 서밋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에너지(Energy for Sustainable Life)’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했다. 전시는 ‘지속가능한 내일을 함께 구축하자(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라는 APEC 공식 테마에 맞춰 GS칼텍스의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여정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전시 부스는 경주예술의전당 3층에 마련됐다. 미래 에너지, DAX(디지털&AI 변환·Digital & AI Transformation), 미래형 주유소(Energy Plus Hub) 등 세 가지 핵심 테마를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비전과 미래 전략을 소개했다.전시 공간은 대형 LED 스크린과 파사드가 결합한 미래형 디자인으로 꾸며졌다. 각 구역에서는 GS칼텍스의 미래 비전과 사업 모델을 체험형 콘텐츠로 만날 수 있다. 특히 관람객들은 부스 내에 설치된 비콘 디바이스를 통해 특별 영상 콘텐츠를 감상했다. 영상은 1967년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 정유사로 출범한 GS칼텍스의 60여 년간의 기술혁신과 글로벌 협력의 역사를 되짚었다.GS칼텍스는 기업 문화와 핵심 가치를 반영한 브랜드 굿즈도 선보였다. 안전 강조 캠페인을 상징화한 임직원 안전 피규어 ‘가디’와 ‘세이피’, GS칼텍스의 탄소 저감 신사업 중 하나인 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교육용 크리에이티브 키트가 대표적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G화학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이자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고 기술 및 제품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PCR) 개발이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업계는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LG화학은 2019년 7월 고부가합성수지(ABS)를 재활용해 만든 ‘PCR 화이트 ABS’를 세계 최초 개발해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플라스틱 원료의 한 종류인 ABS는 가공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어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TV나 공기청정기, 냉장고, 건조기와 같은 가전제품의 외장재에 사용된다. LG화학은 연간 약 200만 t에 달하는 ABS를 생산,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재활용 ABS는 소비자로부터 사용 후 버려진 가전제품을 파쇄한 후 재활용이 가능한 ABS만 따로 분리·추출해 만들어 진다. LG화학은 1년이 넘는 연구 끝에 나프타로 만든 비(非)재활용 ABS와 물성이 같은 재활용 ABS를 개발했다. 또한 특수 제작된 색소를 넣어 흰색을 띠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LG화학은 지난해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난연 소재로 미국 인증 표준 난연성 테스트인 UL94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V-0 등급을 받았다. V-0 등급을 받으려면 소재에 수직으로 불을 붙였을 때 10초 안에 스스로 불이 꺼져야 한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특수 난연화 공정을 통해 과불화화합물(PFAS) 없이도 소재가 열에 더 잘 견디도록 했다. 여기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더해 탄소배출량도 줄였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한국광고주협회가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미래 광고 전략과 미디어 동향 등을 논의하기 위한 ‘2025 한국광고주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기업, 언론사, 학계 인사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노승만 한국광고주협회 회장은 “건전한 미디어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광고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광고주의 밤’ 행사에선 광고주가 뽑은 올해 신문기획상과 프로그램상, 마케터상, 공로상 등의 시상식이 열렸다. 동아일보의 ‘코러스노믹스 2.0 美서 뛰는 한국기업들’ 시리즈 등 4편이 신문기획상을 수상했다. 동아일보는 2022년 ‘모두를 위한 성장 넷 포지티브’와 2023년 ‘위기-기회 갈림길에 선 AI’, 지난해 ‘韓 첨단기술 경쟁력 위협하는 기술유출 실태’ 시리즈에 이어 4년 연속 신문기획상을 받았다. 올해의 프로그램상으로는 KBS2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등 5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훨훨 날아오른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익 10조 첫 돌파SK하이닉스가 올 3분기(7∼9월) 198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조4489억 원과 11조383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61.9% 늘어났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실적 호조는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투자를 늘리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SK하이닉스가 올 3분기(7∼9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4조4489억 원과 11조3834억 원으로 각각 39.1%, 61.9% 늘었다고 29일 공시했다. 인공지능(AI) 붐이 단기 과열에 그칠 것이란 이른바 ‘AI 거품론’을 잠재울 수 있는 성적표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내년 물량까지 완판”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 역시 처음이다.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적자를 내던 SK하이닉스는 같은 해 4분기에 346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날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이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이 회사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 전반의 내년 생산 물량이 모두 사전 판매됐다. 회사는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2027년까지 ‘타이트하게(빠듯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10∼12월)에 차세대 HBM4 출하를 시작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 9월 개발한 차세대 HBM4가 고객의 성능 요구를 충족하고,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에 HBM4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호실적은 AI 시장의 변화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I 시장이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에서, 실제 사용자들이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추론’ 단계로 확장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가 올해 연평균 10%대 후반, 내년에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매출이 137억 달러를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HBM 부문에서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56%로 1위를 이어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수요가 회복되며 초호황기에 진입했다”며 “2017∼2018년의 클라우드 중심 호황기와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형태의 슈퍼사이클”이라고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등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요가 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했고,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영업이익이 127% 늘었다. 2017∼2018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50% 안팎까지 치솟았는데, 올 3분기는 47%로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회사는 “HBM 생산 확대로 설비 투입이 늘고 있지만 공정 특성상 생산량을 무한정 늘릴 순 없다”며 “이러한 구조적인 제약이 장기 호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 설비 투자를 늘리고 생산 일정도 앞당길 계획이다. 청주 M15X 팹(공장)은 첫 클린룸(청정실)의 문을 열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장비 반입은 통상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뜻한다. 또 올해 건설을 시작한 용인 1기 팹도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7~9월)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4조4489억 원과 11조3834억 원으로 각각 39.1%, 61.9% 늘었다고 29일 공시했다. 인공지능(AI) 붐이 단기 과열에 그칠 것이란 이른바 ‘AI 거품론’을 잠재울 수 있는 성적표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내년 물량까지 완판”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 역시 처음이다. 2022년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매 분기 적자를 내던 SK하이닉스는 같은 해 4분기에 3460억 원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가파른 영업이익 증가세를 나타냈다.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날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이고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이 회사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제품 전반의 내년 생산 물량이 모두 사전 판매됐다. 회사는 “HBM 제품의 수요 대비 공급이 2027년까지 ‘타이트하게(빠듯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SK하이닉스는 4분기(10~12월)에 차세대 HBM4 출하를 시작해 내년에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 9월 개발한 차세대 HBM4가 고객의 성능 요구를 충족하고,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반도체 ‘루빈’에 HBM4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SK하이닉스의 이번 호실적은 AI 시장의 변화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I 시장이 대규모 모델을 ‘학습’하는 단계에서, 실제 사용자들이 AI 서비스를 활용하는 ‘추론’ 단계로 확장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가 올해 연평균 10%대 후반, 내년에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이날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매출이 137억 달러를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HBM 부문에서는 출하량 기준 점유율 56%로 1위를 이어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왔다”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수요가 회복되며 초호황기에 진입했다”며 “2017~2018년의 클라우드 중심 호황기와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형태의 슈퍼사이클”이라고 진단했다. 중장기적으로 자율주행, 로보틱스 AI 등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요가 등장하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1% 증가했고,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은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영업이익이 127% 늘었다.2017~2018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50% 안팎까지 치솟았는데, 올 3분기는 47%로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회사는 “HBM 생산 확대로 설비 투입이 늘고 있지만 공정 특성상 생산량을 무한정 늘릴 순 없다”며 “이러한 구조적인 제약이 장기 호황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SK하이닉스는 내년에 설비 투자를 늘리고 생산 일정도 앞당길 계획이다. 청주 M15X 팹(공장)은 첫 클린룸(청정실)의 문을 열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장비 반입은 통상 본격적인 양산 준비를 뜻한다. 또 올해 건설을 시작한 용인 1기 팹도 일정을 앞당길 방침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한국 배터리 3사의 3분기(7∼9월) 성적표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선방한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나란히 적자를 냈다.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공통 악재 속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비중이 수익성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삼성SDI는 28일 3분기 매출 3조519억 원, 영업손실 5913억 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였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2조8200억 원으로 23.2%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6301억 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와 미국 관세 정책으로 ESS용 배터리 수출이 위축돼 전 분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온 역시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 여파로 3분기 영업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의 적자 규모를 1200억∼1300억 원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배터리업계에서 가장 먼저 ESS용 리튬인산철(LFP)를 북미에서 양산한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은 5조6999억 원, 영업이익은 6013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7.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4.1% 늘었다. 4분기(10∼12월)에는 삼성SDI와 SK온도 ESS용 배터리의 북미 생산량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미국 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 ESS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했고, 내년 말까지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추가해 연간 총 3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한국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연구개발(R&D) 투자액도 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SNE리서치의 ‘중국 선두 제조사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ATL의 지난해 매출은 3620억 위안(약 69조 원)으로 한국 3사를 합친 48조4784억 원보다 약 42% 많았다. 영업이익 또한 한국 3사를 합쳐도 CATL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CATL의 영업이익은 507억 위안(약 10조 원)이었는데, 이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이 5754억 원, 삼성SDI가 363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SK온(배터리 사업부)은 1조127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CATL의 R&D 인력은 2만346명으로 한국 3사 평균(3087명) 대비 약 7배 많았다. SNE리서치는 “CATL은 전체 인력의 15% 이상을 R&D에 배치하고 있으며 연매출의 5∼7%를 지속적으로 R&D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구조 차이도 CATL의 경쟁력에 일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CATL은 ‘원재료-소재-셀-팩-재활용’까지 수직계열화하며 원가와 생산단계별 납품 소모 시간을 줄였다. 또 CATL은 정부 정책 지원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대규모 설비투자(CAPEX)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네트워크 확장을 지속해왔다. 반면 한국은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고, OEM 중심의 외부 수요에 의존하면서 수익성과 투자 여력 모두 제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 Group plans to highlight Korea’s competitiveness in artificial intelligence (AI), semiconductors, and other futuristic technologies at the 2025 APEC Summit, which opens on Oct. 31 in Gyeongju. Led by SK Chairman Chey Tae-won ― who also serves as chair of the APEC CEO Summit ― the group is channeling its full capabilities to ensure the success of the event. The “Future Tech Forum”will be held as part of the CEO Summit’s side program. The four-day forum, running from Oct. 27-30, will present Korea’s strengths across six key industries: AI, defense, digital assets, future energy, retail and shipbuilding. SK Group will host the “Future Tech Forum AI” session under the theme of “National AI Ecosystem.” The forum will take place on Oct. 28 at the Munmu Hall in Gyeongju Expo Grand Park. There, Ha Jung-woo, Senior Secretary to the President for AI Strategy, will deliver a presentation titled “Korea’s Strategy and Experience in Joining the World’s Top Three in AI.” Panel participants include Matt Garman, CEO of Amazon Web Services (AWS); Choi Soo-yeon, CEO of Naver; Kim Kyung-hoon, Head of OpenAI Korea; and Choi Ye-jin, a distinguished professor at Stanford University’s Human-Centered AI Institute. They will exchange views on the future of the global AI ecosystem. Chairman Chey is expected to deliver a keynote address proposing strategies for building a sustainable AI eco-system among APEC member economies. On the same day, the “K-Tech Showcase” will open in the outdoor special exhibition area of the Gyeongju Expo Grand Park, featuring cutting-edge technologies from major Korean corporations. SK Group will present its “AI Data Center Solution,” integrating the AI capabilities of SK hynix, SK Telecom, SKC, and SK Enmove. SK Group has been mobilizing maximum resources for APEC. “Chairman Chey has been engaging with political and business leaders in countries including China, Japan and the United States, encouraging their participation in APEC and the CEO Summit,” an SK Group official stated, “We hope the APEC Summit ― which is returning to Korea after 20 years ― will serve as a catalyst for sustainable growth in Korea and the global community.”Lee Min-Ah omg@donga.com}

SK그룹은 31일 경북 경주시에서 개막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미래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글로벌 협력을 추구할 계획이다.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임직원들은 APEC 성공 개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은 CEO 서밋의 부대 행사 ‘퓨처테크포럼’ 중 AI 주제를 맡는다. 퓨처테크포럼은 이달 27∼30일 열리며 AI와 조선, 방산, 유통, 가상 자산, 미래에너지 등 6개 미래산업 분야에서 한국의 역량을 소개한다. SK그룹은 ‘국가 AI 생태계’를 주제로 ‘퓨처테크포럼 AI’를 주관한다. 28일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열리는 퓨처테크포럼 AI에서는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이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한국의 전략과 경험’을 소개한다. 또 매트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글로벌 AI 석학인 최예진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 교수 등이 나서 AI 생태계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CEO 서밋 의장이기도 한 최태원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마련을 위한 전략을 제안할 예정이다. 같은 날 경주엑스포대공원 야외특별관에서는 ‘K테크 쇼케이스’가 열린다. 한국 주요 기업의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SK그룹은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C, SK엔무브 등의 AI 역량을 한데 모은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소개한다. SK그룹은 성공적인 APEC 개최를 위해 그룹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 회장은 미국, 일본, 중국 등을 찾아 현지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며 APEC 및 CEO 서밋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27일로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내거나 행사를 여는 대신 차분한 정중동(靜中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적 성과로 ‘실용주의’ 리더십을 입증하겠다는 이 회장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3주년 당일인 27일 별도의 행사 없이 평소처럼 경영 현안을 챙길 예정이다. 그는 2022년 회장 취임 당시에도 취임사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고, 이달 24일 이건희 선대 회장 5주기 추도식에서도 대외 메시지 없이 사장단과 비공식 오찬을 갖고 생산 현황과 조직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의 침묵은 내부 위기감 고조와 맞물려 있다. 이 회장은 올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 경영진부터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며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는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주며 위기론이 절정에 달하던 시점이었다. 이 회장의 위기의식은 이후 현장 중심 경영 강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올 7월 테슬라와 23조 원 규모의 AI6 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데 이어 8월에는 애플로부터 ‘스마트폰의 눈’으로 불리는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의 설계 및 위탁 생산 계약을 따냈다. 글로벌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수주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이 회장이 7, 8월 미국 출장 중이던 시기와 맞물린다. 그가 빅테크 기업과의 신규 수주 관련 논의에 직접 관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실적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7∼9월)에는 연결 기준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조10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8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2022년 2분기(4∼6월) 14조1000억 원 이후 최대치다. 연말을 앞두고 굵직한 일정이 산재한 것도 ‘조용한 3주년’의 배경이다. 이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최고경영자(CEO) 서밋 참석을 앞두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리더들과의 회동을 준비 중이다. 내년 AI·반도체 시장 주도권이 걸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공급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이 회장이 직접 주도할 올해 삼성 인사도 주목된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단행하던 인사를 최근 2년간 11월 말로 앞당겼으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번 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근로자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62·사진)는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체포 및 구금 사태에 대한 유감 표시였다. 그는 “이번 사안의 해결을 위해 연방정부, 관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인 켐프 주지사는 2019년 조지아주 제83대 주지사로 취임해 2022년 재선에 성공해 지금까지 재임하고 있다. 그는 “조지아주가 12년 연속 ‘기업 하기 가장 좋은 주’로 인정받았다”며 “기업 성공이 곧 지역사회 성공이라는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등 한국 기업이 110곳 이상 진출한 조지아주는 미국 내 대표적인 ‘K산업기지’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주에 투자하는 모든 기업을 ‘조지아 기업’으로 여긴다”며 “특히 현대차, LG, SK 등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조지아주의 미래 산업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켐프 주지사는 미국 비자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연방정부에 해외 제조업 근로자들이 최장 90일 정도 미국에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제조업 비자(Manufacturing Visa)’ 도입을 건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제조 시설 건설과 운영을 지원할 고숙련 제조 인력의 단기 체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켐프 주지사는 “배터리, 식품 제조 공장에 들어가는 첨단 장비를 설치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자들이 필요하다”며 “이들은 미국에 남아 미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본국으로 돌아가는 인력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기술 인재들이 공정한 대우 속에서 미국 경제와 조지아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켐프 주지사는 이날 한국에 도착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만났다. 25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조지아주에 생산 시설이 있거나, 짓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연이어 만날 예정이다. 같은 날 한국에 온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도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등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대미 투자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번 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근로자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사진·62)는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근로자 체포 및 구금 사태에 대한 유감 표시였다. 그는 “이번 사안의 해결을 위해 연방 정부, 관계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공화당 소속인 켐프 주지사는 2019년 조지아주 제83대 주지사로 취임해 2022년 재선에 성공해 지금까지 재임하고 있다. 그는 “조지아주가 12년 연속 ‘기업하기 가장 좋은 주’로 인정받았다”며 “기업 성공이 곧 지역사회 성공이라는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메타플랜트 등 한국 기업이 110곳 이상 진출한 조지아주는 미국 내 대표적인 ‘K-산업기지’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주에 투자하는 모든 기업을 ‘조지아 기업’으로 여긴다”며 “특히 현대차, LG, SK 등 한국 기업들의 투자는 조지아주의 미래 산업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최근 켐프 주지사는 미국 비자 제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연방 정부에 해외 제조업 근로자들이 최장 90일 정도 미국에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제조업 비자(Manufacturing Visa)’ 도입을 건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제조 시설 건설과 운영을 지원할 고숙련 제조 인력의 단기 체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켐프 주지사는 “배터리, 식품 제조 공장에 들어가는 첨단 장비를 설치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숙련된 기술자들이 필요하다”며 “이들은 미국에 남아, 미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라 본국으로 돌아가는 인력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기술 인재들이 공정한 대우 속에서 미국 경제와 조지아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켐프 주지사는 이날 한국에 도착해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을 만났다. 25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조지아주에 생산 시설이 있거나, 짓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연이어 만날 예정이다. 같은 날 한국에 온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도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등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대미 투자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헤드셋 형태의 확장현실(XR)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22일 출시했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기술이다. 메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이 분야에서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다음 세상’을 주도할 기기로 XR 헤드셋을 점찍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눈동자,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 제어갤럭시 XR은 그동안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우리말 ‘무한’의 뜻처럼, 사용자가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할 수 있는 무한한 공간과 가능성을 상징한다.이날 체험해 본 갤럭시 XR에는 사용자의 안구 움직임과 주변 공간,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헤드셋을 머리에 맞게 쓴 채 눈동자와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것이다. 눈이 안 좋은 사람도 전용 시력 교정 렌즈를 구매해 사용하면 된다.기자가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근처 한식집 괜찮은 데 있어?”라고 말하자 눈앞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지도가 펼쳐졌다. 이어 제미나이가 식당 리스트를 알려주고, 지도에 식당의 위치를 표시해 줬다. 추천해 준 식당 중 한 곳을 고르니,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와 별점이 한눈에 보였다. 식당 근처 길거리에서 걷는 것처럼 현실감 있는 ‘스트리트 뷰’도 생생하게 펼쳐졌다. 고개를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면 현실과 똑같이 식당 근처 풍경이 보였다.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이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돼 이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는 사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함께 인식한다. 헤드셋 너머로 현실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Pass Through)’ 상태에서는 화면 안에 나타나는 ‘서클 투 서치’로 눈앞에 있는 실물을 즉시 검색할 수 있다.갤럭시 XR 무게는 545g으로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약 800g)보다 가볍다. 출고가는 269만 원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운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 보급형을 앞세운 메타 퀘스트(499달러) 사이 가격대다. 일반 사용 시 최대 2시간, 동영상 시청 시 최대 2시간 30분 동안 쓸 수 있다.● 전용 OS로 모든 앱 사용 가능이날 삼성은 갤럭시 XR의 소프트웨어 분야도 강조했다. 갤럭시 XR에는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한 XR 기기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XR’이 최초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XR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모든 앱을 XR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애플 비전프로가 유튜브 등 전용 앱을 지원하지 않아 XR 기기의 한계로 지적되던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스마트폰에서 쓰던 앱들은 XR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가 공개된다.삼성은 향후 스마트 안경도 구글과 협력해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달 메타가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 분야다. 삼성전자는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내년 XR 시장이 올해 대비 2배로 커질 걸로 예측된다”며 “(갤럭시 XR은) 구글 등 업계 선두 파트너들과 XR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헤드셋 형태의 확장현실(XR)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22일 출시했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 세계를 넘나드는 기술이다. 메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가 이 분야에서 격전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다음 세상’을 주도할 기기로 XR 헤드셋을 점찍고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눈동자,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 제어갤럭시 XR은 그동안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우리말 ‘무한’의 뜻처럼, 사용자가 현실과 가상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몰입할 수 있는 무한한 공간과 가능성을 상징한다.이날 체험해 본 갤럭시 XR에는 사용자의 안구 움직임과 주변 공간,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다. 헤드셋을 쓴 채 눈동자와 손, 목소리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것이다.기자가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에서 갤럭시 XR을 착용하고 “근처 한식집 괜찮은 데 있어?”라고 말하자 눈앞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지도가 펼쳐졌다. 이어 제미나이가 식당 리스트를 알려주고, 지도에 식당의 위치를 표시해 줬다. 추천해 준 식당 중 한 곳을 고르니,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와 별점이 한눈에 보였다. 식당 근처 길거리에서 걷는 것처럼 현실감 있는 ‘스트리트 뷰’도 생생하게 펼쳐졌다. 고개를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면 현실과 똑같이 식당 근처 풍경이 보였다.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이 텍스트, 이미지, 음성, 영상 등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돼 이 같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는 사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함께 인식한다. 헤드셋 너머로 현실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Pass Through)’ 상태에서는 화면 안에 나타나는 ‘서클 투 서치’로 눈앞에 있는 실물을 즉시 검색할 수 있다.갤럭시 XR 무게는 545g으로 경쟁 제품인 애플 비전프로(약 800g)보다 가볍다. 출고가는 269만 원으로 프리미엄을 내세운 애플 비전프로(3499달러), 보급형을 앞세운 메타 퀘스트(499달러) 사이 가격대다. 일반 사용 시 최대 2시간, 동영상 시청 시 최대 2시간 30분 동안 쓸 수 있다.● 전용 OS로 모든 앱 사용 가능이날 삼성은 갤럭시 XR의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조했다. 갤럭시 XR에는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한 XR 기기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XR’이 최초 탑재됐다. 안드로이드 XR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모든 앱을 XR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비전프로가 유튜브 등 전용 앱을 지원하지 않아 XR 기기의 한계로 지적되어 오던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스마트폰에서 쓰던 앱들도 XR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가 공개된다.삼성은 갤럭시 XR을 출발점으로 차세대 스마트 안경 등 폼팩터(모바일 기기의 형태)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스마트 안경도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다. 지난달 메타가 디스플레이와 AI를 탑재한 스마트 안경인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타일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XR 시장은 내년에 올해 대비 2배로 커질 걸로 예측된다”며 “(갤럭시 XR은) 구글 등 업계 선두 파트너들과 XR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붓는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이 무섭다. 한국에서는 특허 출원에서 등록까지 족히 2년은 걸리는데, 중국은 1∼2개월이면 마친다.”(국내 2차전지 대기업 임원) 과거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기술력으로 따돌려 왔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는 위기 의식이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막대한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 제조업을 기술 경쟁력 차원에서도 앞지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 산업경쟁력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 경쟁력이 앞선다”고 답한 국내 기업은 32.4%에 불과했다. 2010년 같은 조사에서는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 우위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89.6%였지만 15년 만에 이 비율이 57.2%포인트 급감했다. “한중 기업 간 기술 경쟁력 차이가 없다”는 응답은 45.4%나 됐고, 아예 “중국이 앞선다”는 답변도 22.2%에 달했다.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한국산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설문 응답 기업의 84.6%는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중국산 제품이 국산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하다고 답한 기업은 53%에 달했다. ‘중국산이 30% 이상 저렴하다’는 응답은 디스플레이, 제약·바이오, 섬유·의류 업종에서 많았다. 한중 기업의 생산 속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이 빠르다”는 답변은 응답 기업의 42.4%로 “한국이 빠르다”(35.4%)는 답변을 넘어섰다. 중국 산업의 성장이 3년 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한국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69.2%를 차지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은 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제조업에 쏟아붓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천문학적 자본을 쏟아붓는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이 무섭다. 한국에서는 특허 출원에서 등록까지 족히 2년은 걸리는데, 중국은 1~2개월이면 마친다.”(국내 2차전지 대기업 임원)과거 한국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을 기술력으로 따돌려 왔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는 위기 의식이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막대한 투자에 나서면서 한국 제조업을 기술 경쟁력 차원에서도 앞지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중 산업경쟁력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 경쟁력이 앞선다”고 답한 국내 기업은 32.4%에 불과했다. 지난 2010년 같은 조사에서는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 우위에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89.6%였지만 15년 만에 이 비율이 57.2%포인트 급감했다. “한중 기업 간 기술 경쟁력 차이가 없다”는 응답은 45.4%나 됐고, 아예 “중국이 앞선다”는 답변도 22.2%에 달했다.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한국산에 비해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설문 응답 기업의 84.6%는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중국산 제품이 국산 제품보다 30% 이상 저렴하다고 답한 기업은 53%에 달했다. ‘중국산이 30% 이상 저렴하다’고 응답은 디스플레이, 제약·바이오, 섬유·의류 업종에서 많았다.한중 기업의 생산 속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이 빠르다”는 답변은 응답 기업의 42.4%로 “한국이 빠르다”(35.4%)는 답변을 넘어섰다. 중국 산업의 성장이 3년 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한국 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한국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답변이 69.2%를 차지했다.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은 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제조업에 쏟아 붓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낮아지는 역진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