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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극심한 더위 속에서도 높은 효율과 성능을 구현하는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 개발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LG전자는 3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고온 건조한 사막 지역, 고온 다습한 열대 지역 등 ‘혹서지’ 환경에 최적화된 HVAC 기술 공동 연구를 부산대·사우디 킹사우드대·셰이커 그룹과 진행하기로 협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사우디에 제품을 설치하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수집한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성능과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G전자는 혹서지 환경에 적합한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 제품을 개발해 제공하고 셰이커 그룹은 설치·운영을 맡는다. 부산대와 킹사우드대는 시험 환경 조성과 운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술 검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기반 ‘AI 엔진’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집중 검증한다. AI 엔진은 실내외 온도 변화에 따라 냉방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실내에 사람이 없으면 절전 모드로 전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LG전자 관계자는 “한랭지 연구에 더해 혹서지에서의 연구를 강화해 글로벌 HVAC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추겠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5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서 약 145km를 달려 CJ제일제당 미국 보몬트 공장에 도착했다. 4만1300m²(약 1만2500평) 규모의 이 공장은 CJ의 미국 내 K푸드 제조 공장 6곳 중 규모가 가장 크다. 하루에 생산하는 만두는 16만 개에 달한다. 2019년 가동한 이 공장은 늘어나는 K푸드 수요에 따라 설비를 확충하다 보니 현재는 김밥용 김, 한국식 소스, 면류 제품, 볶음밥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생산 기지가 됐다.공장 안에 들어서자 익숙한 고기만두 향이 진동했다. 만두 수백 개가 일렬종대로 배치돼 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비비고 왕교자’뿐 아니라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비고 찐만두’가 포장 기계에 투입된 후 3초 만에 플라스틱 포장재에 담겨 운반 중이었다. 이 만두는 지난해 미국에서 8400만 개가 팔렸다. 이 외에도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바다의 해삼 모양 같은 한국 고유의 ‘미만두’도 만들어지고 있었다. 과거 미국에서 팔리던 중국, 일본 스타일과는 다른 K만두다.● CJ그룹, 미국서 1만3000명 고용 CJ제일제당이 2019년 미국 냉동식품 2위 기업 슈완스를 약 2조 원을 들여 인수한 후 2020년부터 비비고 만두는 북미 식료품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만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미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냉동만두 시장에서 42%의 점유율로 시장 선두 자리에 올랐다. 1978년 지역사무소를 내면서 미국에 진출한 이후 약 5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미국 매출은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3649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4조7138억 원으로 급등했다.K만두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선보인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K푸드 생산 기지를 잇달아 확충하고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서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착공했다.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m²)의 부지에 건설되며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 원 규모다. 2027년 완공 시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생산 시설이 된다. CJ그룹은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 총 7개 계열사가 미국 29개 주에서 1만3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근로자 수가 가장 많은 부문은 CJ제일제당이 포함된 식품 부문으로 92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대한통운 3300여 명, 바이오 부문 300여 명, CJ ENM에서도 230여 명이 일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목표는 3년 내 비비고를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브랜드로 키워내는 것이다. 슈완스의 페데리코 아레올라 브랜드마케팅 경영리더(CMO)는 “음료나 스낵 시장에는 ‘오레오’처럼 연 매출 10억 달러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드물다”며 “비비고가 최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손녀도 감탄… K푸드 전도사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제품뿐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도 미국에 전파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부터 미국에서 열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 ‘더 CJ컵’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K푸드를 알리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마무리된 ‘더 CJ컵 바이런 넬슨’에서도 ‘비비고 컨세션’을 운영해 만두, 닭강정, 비빔밥 등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손녀 카이 트럼프가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비비고 만두 등을 맛본 그는 “한국 음식이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냉동피자, 디저트 등을 주로 생산해 왔던 슈완스 현지 직원들에게는 수시로 만두, 김치, 김, 밥 등의 한국 음식을 맛보게 해 K푸드 DNA를 서서히 이식하고 있다. 4월엔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 마셜에서 ‘슈완스 요리 챌린지’를 열고 50여 명의 지역 고교생들에게 김치와 볶음밥을 만드는 과정을 선보이며 K푸드를 알렸다. 지역사회와의 융합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다. 레이커스 최초의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유니폼에 비비고 로고 노출을 하고 레이커스의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보몬트=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경제단체 가운데 16%만이 올 하반기(7~12월) 글로벌 경영 환경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 무역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세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본 것이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OECD 경제산업자문위원회(BIAC)의 ‘2025 경제정책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BIAC에는 한경협을 포함해 45개국 경제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36개 회원국 경제단체가 답변했다. BIAC 조사에 따르면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올 하반기 경영 환경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가을 조사에서는 경영 환경을 ‘좋음(Good)’으로 평가한 비율이 78%에 달했으나 올해는 16%로 1년 만에 62%포인트 줄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경제단체의 97%는 높아진 무역 장벽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국 중 60%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정책 등 무역정책 변화로 인해 자국 GDP의 0.5%포인트 이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37%는 GDP의 0.25%포인트 이상 감소를 내다봤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기업들의 투자 전망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전체의 76%가 내년에 투자가 ‘완만히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19%로 줄었다. 전체의 70%는 투자가 ‘완만히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BIAC은 이번 조사와 관련 “글로벌 기업들은 무역장벽 확대와 지정학 갈등 속에서 더 이상 자국 정책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란-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지역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씨(30)가 최근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 서울지사에 입사했습니다. 2020년 SK이노베이션 산하 에너지 계열사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SK그룹을 퇴사하고 컨설팅 회사로 옮긴 것입니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최 씨는 이직 직전까지 북미사업 총괄 조직인 ‘패스키’ 소속이었습니다. 재계에서는 최 씨의 이직에 대해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근 주요 그룹 총수 일가 자녀들 사이에서 글로벌 컨설팅 회사가 일종의 ‘경영수업 실전 학교’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는 여러 산업군을 넘나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각종 사업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미리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죠. 전략 수립, 시장 분석, 신사업 개발 등 회사의 큰 그림을 구상하는 역량을 빠르게 기를 수 있는 환경입니다. 덕분에 기업 후계자들에게 이보다 나은 실전 경영 코스가 없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훈련한 대기업 총수 자녀는 최 씨 외에도 적지 않습니다. 최 씨의 누나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은 2015년부터 2년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습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2009년 현대중공업에서 6개월가량 재무팀 대리로 근무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 컨설턴트로 1년 9개월 동안 일했습니다. 이후 2013년 현대중공업 수석부장으로 복귀했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씨 역시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해외 명문대 졸업, 그룹 계열사에 잠시 근무하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이직, 그룹 복귀’라는 경로가 이제 재계 후계자들의 경영 참여 전 공식처럼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들의 컨설팅사 경력이 ‘스펙 쌓기’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 역량 확보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이른바 ‘3% 룰’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에 2일 여야가 합의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기업이 최소한의 경영 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후속 입법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 룰은 기업 이사회 멤버인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제도다.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내이사에 대해 이미 시행하고 있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는 사외이사까지 ‘합산 3%’ 적용을 확대했다. 그만큼 최대주주와 관계 없는 인물이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등 기업 적대세력이 감사를 선출해 이사회에 넣을 경우 인수합병(M&A) 등 민감한 안건을 이사회에서 논의하고 채택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특히 3% 룰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론이 아니었던 데다, 전날까지 이번 개정에서 제외되는 기류였던 터라 재계의 충격이 더욱 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을 2명 이상으로 늘리는 안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여러 명 뽑으면 선출하는 이사 수만큼 투표 용지를 주고 이를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수 주주가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인다. 재계 관계자는 “3% 룰뿐 아니라 이번에 여야 합의된 상법 개정안 내용 하나하나가 대부분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우려가 많이 나오던 ‘주주충실 의무’ 신설이 대표적이다. 모든 주주의 입맛에 맞춰 경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앞으로 기업 이사와 임원에 대한 주주들의 소송이 늘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재계는 충실 의무를 부여하는 대상을 ‘주주’ 대신 ‘전체 주주’로 바꿔 이를 방지하자고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재계는 기업 이사나 임원이 관리자의 주의를 다해 권한 내 행위를 했다면 그로 인해 회사가 손해를 입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 ‘경영 판단의 원칙’을 상법 개정안에 담아야 한다고 요청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기업 배임죄 특례법’(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배임죄 조항 손질 등 경영권 안정을 위한 후속 입법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는 현행법상 배임죄가 형법,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법 등으로 흩어져 있어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에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거의 없는데, 벤처기업에만 적용되는 차등 의결권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씨(30)가 SK E&S를 퇴사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으로 이직했다. 국내 주요 그룹의 2·3세들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경영 수업의 통로로 삼고 있다. 컨설팅 회사 특성상 짧은 시간에 다양한 경험을 쌓고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압축적으로 단시간 내에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 최인근 씨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산하 에너지 계열사 SK E&S(SK E&S)를 퇴사하고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 입사했다. 1995년생인 최 씨는 미국 브라운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2020년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직 직전까지 북미사업총괄 조직인 ‘패스키’(Passkey)에서 근무했다. 국내 주요 그룹의 2·3세들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3년 안팎의 경험을 쌓고 그룹의 주요 보직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최 씨의 큰누나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은 2015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2년간 근무 후 2017년 SK바이오팜에 팀장으로 입사해 SK 경영에 참여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2009년 현대중공업에서 6개월 가량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다 스탠퍼드대 MBA를 딴 후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한국 지사 컨설턴트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컨설턴트로 근무한 지 1년 9개월 후인 2013년 6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했다.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 담당으로 일하다 현재 휴직 중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인 서민정 씨(34)는 베인앤컴퍼니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여름철 휴가지로 해외보다 국내를 선호하며 휴가비로 평균 53만5000원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직장인 여름휴가 계획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직장인 800명이 조사 대상이다. 응답자 81.6%는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이 중 83.5%는 국내 여행을 선호했다. 해외 여행을 계획한 직장인은 일본(50.9%)과 동남아(45.4%)를 주로 택했다. 일정은 ‘2박 3일’(38.9%)이 가장 많았고 이어 ‘3박 4일’(22.7%), ‘1박 2일(21.3%) 순이었다. 국내로 가는 ‘미니 휴가’가 대세로 자리잡은 것이다. 반면 ‘4박 5일’ 답변은 8.6%, ‘5박 6일’은 4.3% ,‘6박 7일 이상’은 2.9%에 그쳤다. 1인당 휴가 예산은 지난해(48만9000원)보다 9.4% 증가한 평균 53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휴가 예산은 지역별 격차가 뚜렷했는데, 서울 지역 직장인은 1인당 휴가비로 77만6000원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전남 지역 직장인은 39만3000원에 그쳤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의 예상 지출액이 66만6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52만7000원), 40대(49만4000원), 50대(44만6000원)의 순으로 나타났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미래성장-신사업에 공격적 투자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미래 경영’을 화두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ㅜ기존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경영 효율화와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관세 부과와 같은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라는 미래 성장동력에 집중하며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SK는 사내 독립기업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AI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집중시키기로 했다. 중복 사업의 비효율을 걷어내고 미래 핵심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SK는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관세장벽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미래 성장 사업과 신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LG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중 50조 원 이상을 미래 성장 사업·신사업에 할당했다. LG그룹은 도전과 변화의 DNA를 강조하며 ‘ABC(AI, 바이오, 클린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해 미래를 준비하고 실행할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철강 공급과잉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의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통상무역 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지 기업과 손을 잡고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인도 최대 철강그룹인 JSW그룹과 현지 일관제철소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미래 세대의 ‘기준’이 될 만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계열사들의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플랫폼과 미래 기술 확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수소 기술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사전 계약에 들어간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동화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인 기아의 ‘더 기아 PV5’가 대표적이다. PV5는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이라는 기치 아래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변화할 수 있으며 패신저와 카고 모델을 시작으로 오픈베드, 라이트 캠퍼, 내장·냉동탑차 등 다양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국격을 높이고 올해 민간 주도 누리호 4차 발사 등 새로운 도전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한화는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위성, 탐사 등 전반을 아우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큐셀 등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GS그룹은 친환경 사업을 늘리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저탄소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2023년 한국남동발전과 여수산단 청정수소 밸류체인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GS건설은 친환경 신사업의 일환으로 ‘프리패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패브 공법은 공장에서 모듈을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환경오염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이다. 또한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통해 부산 기장군에서 첨단 순환여과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육상 연어 양식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을 그룹 비즈니스에 적극 도입해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된 도입 분야는 구매·생산, 영업, 마케팅, 고객관리 영역이다. 롯데 화학군은 지난해 구매·생산 분야에서 과제를 진행하며 업무 역량을 향상했다. 롯데케미칼은 AI가 고객이 원하는 색상 조합을 찾아내는 합성수지 컬러 매칭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해 일일 생산성을 50% 개선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원자재 시황 분석과 계약 단가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 비용 관리와 원료 수급에 효율성을 더했다. 내년 창립 130주년을 앞둔 두산그룹은 장수 비결로 ‘변화 DNA’와 이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동력 발굴 노력’을 꼽는다. 대표적인 계열사는 두산에너빌리티로 가스터빈과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해 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발전 주 기기 부문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380㎿(메가와트)급 후속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항공 엔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에 삼양식품이 시가총액 10조 원을 처음으로 넘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달 27일 종가 기준 10조490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겼다. 삼양식품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54위로 두산(10조7570억 원), 현대글로비스(10조2975억원), 삼성전기(10조1210억원), HD현대(10조163억 원) 등과 비슷하다. 삼양식품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일 130만 원을 넘은 데 이어 27일 133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1년 전(66만2000원)의 두 배로 치솟았다. 해외에서 불닭 챌린지 열풍이 시작된 2016년 말만 해도 삼양식품 주가는 4만 원대였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100만 원을 넘기며 1주당 100만 원 이상인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4∼6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을 1352억 원으로 작년 동기(895억 원)보다 5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5546억 원으로 30.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약 20%로 5% 안팎인 다른 식품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양식품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7일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13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23% 올렸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밀양 2공장이 문을 열며 생산량이 늘어나 해외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에 삼양식품이 시가총액 10조 원을 처음으로 넘었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이달 27일 종가 기준 10조490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겼다. 삼양식품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54위로 두산(10조7570억 원), 현대글로비스(10조2975억원), 삼성전기(10조1210억원), HD현대(10조163억 원) 등과 비슷하다. 삼양식품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20일 130만 원을 넘은 데 이어 27일 133만4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가는 1년 전(66만2000원)의 두 배로 치솟았다. 해외에서 불닭 챌린지 열풍이 시작된 2016년 말만 해도 삼양식품 주가는 4만 원 대였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16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100만 원을 넘기며 1주당 100만 원 이상인 종목을 일컫는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4~6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을 1352억 원으로 작년 동기(895억 원)보다 5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5546억 원으로 30.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약 20%로 5% 안팎인 다른 식품기업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이른다. 삼양식품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일부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27일 삼양식품의 목표 주가를 13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23% 올렸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밀양 2공장이 문을 열며 생산량이 늘어나 해외 비중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해외 시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인 가구 1000만 시대’가 굳어지면서 생활용품, 먹거리, 각종 서비스 등이 1인 가구를 주 소비층으로 삼아 재편되고 있다. 과거 4인 가족을 기본 단위로 삼았던 유통업계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1002만1413가구로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통계청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030년에는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소형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인 가구 타깃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용 요리컵 제품은 솥밥, 계란찜, 국, 생선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전제품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족 단위로 제작됐던 밥솥이 1∼2인용 소형 모델로 다변화되는 것이다. 쿠첸의 ‘머쉬룸’, 쿠쿠의 ‘미니 소담밥솥’, 신일전자의 ‘미니밥솥’ 등이 대표적이다. 초소형 정수기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SK매직은 협소한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한 ‘초소형 플러스 직수 정수기’를 선보였으며, 독일 친환경 브랜드 브리타는 1인 가구 맞춤형 미니 정수기 ‘리켈리’ 신규 컬러 모델을 1인 가구가 많은 한국, 일본에서만 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여름철 시즌을 겨냥해 빙수 제품을 1인용 컵빙수 형태로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팥빙 젤라또’, ‘망빙 파르페’ 등의 제품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270만 개를 돌파했고, 할리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컵빙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맛과 모양새는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여 혼자서도 온전히 빙수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음식 서비스에서도 1인 가구 대상 메뉴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한그릇’ 카테고리를 통해 BBQ 치킨의 1인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치킨은 대개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메뉴로 인식되는데, 이를 1인용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늘어나는 1인분 배달 수요에 맞춰 배민은 한그릇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가구업계에서도 소형 주거 공간에 적합한 1인용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오피스텔과 원룸 등에 적합한 크기의 암체어 ‘도도 부클 패브릭’을 출시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41)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걱정이 커졌다. 수수료가 계속 올라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다. 오 씨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지만 주문 10건 중 9건은 배달앱을 통해 들어와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 서울시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의 약 절반인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결제시스템(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조사(14곳) 및 온라인 조사(172곳)를 병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1년여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 조사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배달 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매장’(43.3%), ‘모바일상품권’(7.9%) 등의 순이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7%로, 자영업자들의 높은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가 나타났다. 배달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24%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중개·광고 수수료로 구성된다. 배달앱 주문으로 100만 원을 벌면 24만 원이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발표한 외식업 점주 502명 설문에서도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를 꼽았다. 이들 중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했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배달앱 총수수료에 상한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도 7.2%에 달했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배달 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수수료를 절반씩 분담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우대수수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서울 동대문구에서 5년째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모 씨(41)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로 걱정이 커졌다. 수수료가 계속 올라 매출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다. 오 씨는 “수수료가 부담이 되지만 주문 10건 중 9건은 배달앱을 통해 들어와 배달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6일 서울시는 치킨,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의 약 절반인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곳의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조사한 결과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결제시스템(POS)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조사(14곳) 및 온라인 조사(172곳)를 병행했다. 지방자치단체가 1년여의 실제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조사에 참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배달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매장’(43.3%), ‘모바일상품권’(7.9%) 등의 순이었다. 배달 플랫폼과 모바일상품권 매출을 더하면 절반이 넘는 56.7%로, 자영업자들의 높은 온라인플랫폼 의존도가 나타났다. 배달 매출 중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평균 매출의 24%였다. 플랫폼 수수료는 배달·중개·광고수수료로 구성된다. 배달앱 주문으로 100만 원을 벌면 24만 원이 수수료로 나간 셈이다. 이는 1년 전인 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배달앱 내 상위 노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광고수수료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점주의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월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발표한 외식업 점주 502명 설문에서도 점주들은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으로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를 꼽았다. 이들 중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했다. 시민 단체를 중심으로 배달 앱 총수수료에 상한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 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도 7.2%에 달했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중 ‘배달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과 수수료를 절반씩 분담하는 가맹본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우대수수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공정거래위원회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인 가구 1000만 시대’가 굳어지면서 생활 용품, 먹거리, 각종 서비스 등이 1인 가구를 주소비층으로 삼아 재편되고 있다. 과거 4인 가족을 기본 단위로 삼았던 유통업계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수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3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수는 1002만1413가구로 처음으로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통계청은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030년에는 35.6%, 2050년에는 39.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소형 주방용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인 가구 타깃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인용 요리컵 제품은 솥밥, 계란찜, 국, 생선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전제품 시장 역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족 단위로 제작됐던 밥솥이 1~2인용 소형 모델로 다변화되는 것이다. 쿠첸의 ‘머쉬룸’, 쿠쿠의 ‘미니 소담밥솥’, 신일전자의 ‘미니밥솥’ 등이 대표적이다. 초소형 정수기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SK매직은 협소한 공간에서도 설치가 가능한 ‘초소형 플러스 직수 정수기’를 선보였으며, 독일 친환경 브랜드 브리타는 1인 가구 맞춤형 미니 정수기 ‘리켈리’ 신규 컬러 모델을 1인 가구가 많은 한국, 일본에서만 냈다.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도 여름철 시즌을 겨냥해 빙수 제품을 1인용 컵빙수 형태로 판매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팥빙 젤라또’, ‘망빙 파르페’ 등의 제품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130만 개를 돌파했고, 할리스,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도 컵빙수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리스 관계자는 “맛과 모양새는 유지하면서 용량을 줄여 혼자서도 온전히 빙수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배달 음식 서비스에서도 1인 가구 대상 메뉴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한그릇’ 카테고리를 통해 BBQ 치킨의 1인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고 26일 밝혔다. 치킨은 대개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메뉴로 인식되는데, 이를 1인용으로 간소화한 것이다. 늘어나는 1인분 배달 수요에 맞춰 배민은 한그릇 서비스를 전국 주요 지역으로 영역을 확대한 상태다. 가구업계에서도 소형 주거 공간에 적합한 1인용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샘은 오피스텔과 원룸 등에 적합한 크기의 암체어 ‘도도 부클 패브릭’을 출시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사진)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정치 후원단체 록브리지 네트워크의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는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록브리지 아시아가 조만간 신설될 예정이며, 정 회장이 한국·일본·대만을 총괄하게 된다. 록브리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 단체’로 통하며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인사들이 활동 중인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이 단체 소속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배경에는 그와 트럼프 주니어의 친분이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석했고 트럼프 주니어는 올해 4월 정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하기도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수학여행과 현장체험학습 장소의 대명사인 테마파크에 초등학교 단체 방문객이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일 삼성물산 에버랜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에버랜드를 찾은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방문객 수는 2만300명으로, 지난해 6만2900명에서 68% 감소했습니다. 이는 2023년 6만4700명 대비로도 69% 감소한 것입니다. 현장체험학습 방문객뿐 아니라 유아, 초등생 동반 가족 고객들도 40%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저출생 심화로 인한 초등학생 감소를 원인으로 꼽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1학년인 2012년생 인구는 48만4550명인데 초등학교 1학년인 2018년생은 32만6822명으로 30% 가까이 적습니다. 속초 체험학습 사고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2022년 11월 강원 속초시 노학동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10대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졌는데, 올해 2월 재판부가 이 사건에서 인솔 교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이죠. 교원 단체들은 예측 불가능한 범위에서 일어난 사고이며, 전적으로 버스 기사의 과실로 일어난 일이라며 교사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체험학습 일정들이 취소되고, 교실 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체험학습을 대체하는 학교가 늘어났죠. 테마파크는 이제 중장년층을 공략하거나, 지식재산권(IP) 확대를 통해 성인 방문객을 유인할 만한 방법을 고심 중입니다. 에버랜드는국내 최초로 사계절 정원 구독 서비스 ‘가든패스’를 내놨습니다. 중장년층이 정원과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죠.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IP 모시기에도 적극적입니다. 에버랜드는 글로벌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와 함께 시원한 물을 테마로 한 여름축제 ‘워터 페스티벌’을 8월 24일까지 엽니다. 롯데월드는 다음 달 말까지 여름축제 ‘포켓몬 월드 어드벤처: 썸머 페스타’를 진행하죠. 피할 수 없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테마파크의 변신 노력이 성공을 거둘지 지켜봐야겠습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막후 실세 단체’로 통하는 록브리지 네트워크 아시아 총괄 회장을 맡는다. 록브리지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설립한 정치 후원단체로,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인사들이 활동 중인 곳이다. 올해 4월 정 회장의 초청으로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이 단체 소속이다. 25일 관가에 따르면 조만간 신설 예정인 록브리지 아시아의 총괄 회장을 정 회장이 맡기로 하면서, 한미 관계의 핵심 연결 고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푸본그룹의 리차드 차이 회장이 록브리지 대만을, 타다시 마에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회장이 록브리지 일본 이사장을 맡는다. 한국에 록브리지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고 아시아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을 정 회장이 책임지기로 한 것이다. 정 회장이 록브리지 아시아를 총괄하게 된 배경에는 그와 트럼프 주니어의 끈끈한 친분 관계가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오랜 친구 사이로,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방한 때 트럼프 주니어는 전용기를 타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자마자 경기 성남시 정 회장의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록브리지는 밴스 부통령과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가 2019년 공동 창립한 정치 후원 단체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테크업계 거물들이 거액을 후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기부한 타일러·캐머런 윙클보스 형제,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삭스, 투자업계 거물인 레베카 머서도 록브리지의 일원이다. 그 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도 모두 록브리지 소속이다. 재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과 록브리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록브리지가 대외 정책을 비롯한 미국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언제든 접근 가능하기 떄문에 관세 협상, 북한 문제 등에서 소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이 다음 달부터 배달 앱 상위 세 곳 중에서 쿠팡이츠에서 빠지면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서만 주문할 수 있게 된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우대 혜택을 주는 대신 경쟁사 입점을 철회하라는 배달앱 플랫폼의 요청을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민 온리’ 협약을 맺는다. 교촌에프앤비는 이 협약을 맺고 쿠팡이츠에서 빠지는 대신 우아한형제들로부터 교촌치킨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중개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기로 했다. 그 외 수수료 부담이 적은 공공 배달앱 땡겨요, 교촌치킨 자사 앱에서도 교촌치킨 주문이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협약에 따른 구체적인 우대 중개수수료율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에 입점한 점주는 매출에 따라 2.0∼7.8%의 중개수수료를 내고 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1위 우아한형제들이 자사 수익을 줄이는 것을 감수하고 매출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인 교촌치킨을 포섭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지난달 8일 오후 2시 일본 도쿄 시부야의 잡화점 로프트(LOFT) 매장. 1, 2층에서는 K뷰티 제품을 전면에 내세운 ‘코스메 페스티벌’이 한창이었다. 입구부터 3CE, 컬러그램, 롬앤 등 수십 개의 K뷰티 제품이 늘어서 있었고 10, 20대 일본 소비자들이 매대를 오가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K뷰티 브랜드 ‘어뮤즈’ 매대 앞에서 손등에 틴트를 발라보던 대학생 스즈키 요쓰바 씨(18)는 “틱톡에서 한국 인플루언서가 쓰는 영상을 보고 꼭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K뷰티 브랜드들이 해외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망에 속속 입점하면서 한국이 주류 화장품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342억7000만 엔(약 1조2600억 원)으로 전체 수입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2022년 프랑스를 제친 이후 3년 연속 1위다.K뷰티의 확산세는 전 세계 소비 중심인 미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17억1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샤넬, 디올 등 명품 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12억6300만 달러)를 처음으로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미국발 인기에 힘입어 유럽에서도 K뷰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영국 화장품 수출액은 1억4937만 달러로 전년(1억41만 달러) 대비 약 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폴란드 수출액은 161.9%, 네덜란드는 34% 등으로 급증했다.K뷰티의 선전은 K컬처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이돌 그룹 아일릿의 멤버 원희가 1월 라이브커머스에서 소개한 롬앤의 ‘듀이풀 워터틴트’는 방송 이후 판매가 급증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방송 당일인 12일부터 18일까지 매출은 전주 대비 122% 늘었다. 롬앤을 운영하는 윤현철 아이패밀리SC 부사장은 “K팝 아이돌의 자체 콘텐츠에서 제품이 언급되면 외국인 매출이 급증하는 사례가 많다”며 “한류 콘텐츠를 통한 K컬처 확산이 팬덤 형성으로 이어졌고 이젠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K컬처와 결합한 K뷰티는 산업의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과거 대기업 중심이던 뷰티 시장이 인디 브랜드까지 고르게 성장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수출 중심의 일방적 마케팅에 집중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인디 브랜드들이 아마존이나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진출하는 추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올리브영은 인디 브랜드들의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리브영 입점을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나 소비자에게 올리브영 제품은 한 차례 검증을 거쳤다는 신뢰 의미로 수용된다”고 설명했다.국내 주요 뷰티 기업들도 K컬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끈 K팝 스타나 K드라마 배우를 적극적으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하는 것이다. 비건 뷰티 브랜드 ‘달바’는 K팝 그룹 세븐틴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자 일본 공략을 위해 2023년 세븐틴 멤버 호시를 아시아 글로벌 앰배서더로 선정했다. LG생활건강은 K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해외 여러 나라로 수출되는 등 인기를 끌자 지난해 7월 주연 배우 김지원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CJ그룹은 한류 종합 페스티벌 ‘케이콘(KCON)’ 현장에 올리브영 부스를 설치해 K뷰티 협력사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9∼11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케이콘 저팬 2025’ 현장에 109평 규모의 부스를 마련하고 40여 개 K뷰티 브랜드와 100여 개 제품을 일본 팬들에게 선보였다. 행사 기간 부스를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약 4만8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K컬처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K뷰티 지형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류 열풍이 태국, 베트남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확산되면서 케냐나 나이지리아 등 현지 기업들이 한국 화장품 중소기업에 직접 오퍼를 보내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유통망과 소득 수준 등을 고려할 때 본격적인 시장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도쿄=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로스앤젤레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16일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옌지공항에서 버스로 약 두 시간을 달려 도착한 지린성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의 ‘내두천’(나이터우취안). 백두산 자락에 있는 내두천은 농심의 생수 브랜드 ‘백산수’의 수원지다. 이곳은 원시림보호구역에 포함돼 있다. 인적이 드문 고요한 마을에 펼쳐진 하천을 뒤로하고 오르막길을 10분가량 걷자 해발 고도 670m에 깊이 1m의 넓은 수원지가 나타났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 사이로 용천수(湧泉水)가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용천수는 외부의 압력 없이 자연히 솟아 나오는 물로, 어느 계절이든 온도가 6.5∼7도로 유지돼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는 매일 2만4000t이 솟아 나오는데, 이 중 5000t이 백산수 생산에 쓰인다. 갓 솟아오른 원수(原水)를 떠서 한 컵 마셔보니 시원하고 청량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 용천수는 백두산 천지로부터 수원지까지 약 40년간 총 45km의 자연보호구역 지하 암반층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다. 40년은 국내외 생수 중 가장 오랜 자연 정수 기간이다. 자연 정수 기간이란 빗물과 눈이 지표면에 흡수된 뒤 지하 암반층을 통과하는 시간이다. 이 기간이 길수록 천연 미네랄 함유량이 높아지고, 불순물이 더 잘 걸러진다. 백두산의 화산 현무암은 거대한 천연 필터로 작용한다. 농심은 이 수원지에서 용천수가 많이 솟아나는 22개 지점에 장치를 설치해 원수를 수집하고, 지하 배관을 통해 3.7km 거리의 백산수 공장으로 보낸다. 농심 관계자는 “취수 과정에서 환경 오염이나 자연 파괴가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지에서 버스로 5분을 달리면 백산수 공장이 나온다. 농심은 2015년 2600억 원을 들여 29만1590㎡(약 8만8336평) 규모로 이 공장을 지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최대 100만 t의 생수를 생산할 수 있다. 공장은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갖춰 병입, 포장 등의 공정이 자동화되어 있다. 공정을 마친 백산수는 1.7km 떨어진 철도역으로 옮겨진 후 기차를 통해 약 1000km 거리의 다롄항으로 이동한다. 이후 선박으로 한국 경기 평택항 등으로 들어와 소비자를 만난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이사는 “생산 라인에는 독일 펜티어·크로네스, 캐나다 허스키 등 글로벌 설비업체의 기술이 적용됐다”며 “소위 고급 생수로 불리는 ‘에비앙’과 비교해도 설비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2년 12월 생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백산수의 누적 매출액이 1조1000억 원을 넘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의 ‘제주 삼다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 등과 생수 시장 3강으로 자리매김했다. 백산수 연간 매출은 2013년 240억 원에서 2015년 520억 원, 2019년부터는 1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농심은 올해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해 2030년까지 연 매출을 20%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상헌 농심 마케팅실장은 “현재 중국 위주로 발생하는 해외 매출의 비중(25%)을 2030년까지 30%까지 늘릴 것”이라며 “중국 외에 미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얼다오바이허=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