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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금협상이 노사 합의로 마무리됐지만 회사 내 최대 노조인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이탈이 이어지며 과반노조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향후 반도체(DS)부문과 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회사와 각각 별도로 협상하는 분리 교섭 방침을 밝혔지만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28일 오후 3시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6만8464명으로 한때 7만6000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 8000명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12만8881명으로 초기업 노조가 과반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이 인원의 절반인 6만4400명 선을 지켜야 한다. 현재 조합원 수는 이 기준선보다 4000여 명 많은 수준이다. 과반노조가 되면 해당 노조가 근로자대표로 간주되기 때문에 복수노조 체제에서는 과반노조 지위가 중요하다.잇따른 조합원 탈퇴의 원인은 이번 합의안에 대한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이다. 합의안 찬반투표 당시 DS 중심의 초기업노조의 찬성률은 80.6%였다. 여기에 반대했던 20% 가량 직원들이 초기업노조를 탈퇴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노사합의에 따라 DS부문 직원들은 1인당 6억 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반면, DX부문 직원들은 600만 원 자사주를 받는 데 그친 상황이다. 초기업노조를 탈퇴한 DX부문 직원들은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제3노조인 동행노동조합 등에 가입하고 있다. 이에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조직 쇄신안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DS부문과 DX부문을 분리하는 ‘투트랙 교섭 체계’로 개편하겠다”며 “각 부문의 특수성과 현안을 반영할 수 있도록 집행부를 DS 5명, DX 3명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협상 과정에서 ‘파운드리 이직을 돕겠다’, ‘DX 못 해먹겠다’ 등 부적절하고 경솔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도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반도체 수출 호조에 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다만 전체 산업 지수가 여전히 100을 밑돌아 비관적인 편인 데다, 대기업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기지표는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해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생산비를 끌어올리면 체감경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체감경기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아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4.0포인트 상승한 98.9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2022년 10월(99.0)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아진 수치다. 월간 상승 폭도 2023년 5월(4.4포인트)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기업 인식을 판단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제조업 생산, 신규 수주, 재고 등 지표에 설문조사 결과를 더해 산출한다.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중동 전쟁에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중심의 수출 호조에 5월 제조업 CBSI는 100.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업황과 자금 사정 등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2022년 8월(102.9) 이후 3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업황 개선 등으로 기업심리가 개선됐다. 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장기 평균보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본다”며 “비제조업은 수입처 다변화로 원자재 수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물동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대기업-중소기업 경기 온도 차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온도 차를 보였다. 대기업 CBSI는 전월보다 3.4포인트 오른 103.4로 2022년 6월(104.1)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0.6포인트 떨어진 96.2였다. 2025년 10월 1.7포인트 하락한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이 팀장은 “5월 중소기업 실적은 업황이나 자금 사정은 개선됐지만 제품 재고 누적이 하락을 주도했다”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서 중소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2026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8.6으로 전월(87.5) 대비 11.1포인트 상승해 기준선 100에 근접했다. 4월과 5월 두 달 연속 80대에 머물렀던 지수가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제조업 BSI는 101.7로 3개월 만에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업종 BSI는 122.2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제조업·비제조업 기업 모두 경영의 어려움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제조 기업 중 32.8%, 비제조 기업 중 18.0%가 각각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려움이라고 답변했다. 이 외에 불확실한 경제 상황, 내수 부진 우려 등의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반도체 수출 호조에 제조업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다만 전체 산업 지수가 여전히 100을 밑돌아 비관적인 편인 데다, 대기업과 격차를 벌리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기지표는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해 수출 대기업 중심의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본격적으로 생산비를 끌어올리면 체감경기가 악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체감경기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아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4.0포인트 상승한 98.9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2022년 10월(99.0)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아진 수치다. 월간 상승 폭도 2023년 5월(4.4포인트)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기업 인식을 판단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제조업 생산, 신규 수주, 재고 등 지표에 설문조사 결과를 더해 산출한다. 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중동 전쟁에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 중심의 수출 호조에 5월 제조업 CBSI는 100.8로 전월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업황과 자금 사정 등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2022년 8월(102.9) 이후 3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 업황 개선 등으로 기업심리가 개선됐다.이흥후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체들이 전반적으로 장기 평균보다 경기를 낙관적으로 본다”며 “비제조업은 수입처 다변화로 원자재 수급 차질이 완화되면서 물동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중소기업 경기 온도 차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온도 차를 보였다. 대기업 CBSI는 전월보다 3.4포인트 오른 103.4로 2022년 6월(104.1)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0.6포인트 떨어진 96.2였다. 2025년 10월 1.7포인트 하락한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이 팀장은 “5월 중소기업 실적은 업황이나 자금 사정은 개선됐지만 제품 재고 누적이 하락을 주도했다”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서 중소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2026년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98.6으로 전월(87.5) 대비 11.1포인트 상승해 기준선 100에 근접했다. 4월과 5월 두 달 연속 80대에 머물렀던 지수가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제조업 BSI는 101.7로 3개월 만에 기준선을 웃돌았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 업종 BSI는 122.2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았다.하지만 제조업·비제조업 기업 모두 경영의 어려움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제조 기업 중 32.8%, 비제조 기업 중 18.0%가 각각 원자재 가격 상승을 어려움이라고 답변했다. 이 외에 불확실한 경제 상황, 내수 부진 우려 등의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 노조의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마감을 하루 앞두고 비(非)반도체 중심의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이 법원에 투표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번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삼성전자 내 반도체(DS)부문과 모바일, 가전 등 디바이스경험(DX)부문 간 성과급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투표 마감 하루 전인 이날 오후 3시 기준 찬반투표 참여 비율은 92.74%로 총선거인 5만7302명 중 5만3146명이 참여했다. 이번 투표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투표자 상당수는 이번 협상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받게 된 DS부문 소속으로 찬성 표심이 우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제1노조인 초기업노조 조합원 가운데는 1인당 최대 6억 원가량을 수령할 수 있게 된 메모리사업부 직원이 2만4000명(33.8%)으로 가장 많다. 여기에 1인당 4억70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반도체연구소·경영지원 등의 DS 공통조직 직원이 2만2000명, 2억1000만 원을 수령하는 파운드리·시스템LSI 소속이 1만7000명이다. 반면 DX부문 직원들은 연봉의 최대 50%가 한계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외에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제3노조인 동행노조는 이날 수원지법에 찬반투표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재용 동행노조 위원장은 “성과에 따른 보상을 탐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울타리 안에서 불합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수원지법은 앞서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명이 15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했던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DX부문 직원들이 DS부문 중심 초기업노조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교섭권 중지를 요청했던 것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교섭요구안이 그 내용 자체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잠정합의는 노노(勞勞) 갈등을 넘어 주주 권리 침해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는 이날 삼성전자에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회사가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성과급 잠정합의가 위법이며 사업 성과의 처분권은 주주총회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액트는 가처분 신청 및 주주대표 소송 등 4대 사법 절차 추진을 위해 지분 1.5% 결집에 나설 예정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안에 열이 빠져나가는 전용 통로를 별도로 설계하는 ‘iHBM’ 기술을 26일 공개했다. 열 배출 소자 ‘ICE’를 HBM 내부에 직접 심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보다 열 저항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8세대 HBM인 HBM5부터 적용된다. HBM은 메모리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다. AI 수요가 늘면서 층수를 더 높이고 속도도 올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성능이 좋아질수록 열도 더 많이 난다는 게 문제였다. 특히 HBM 내부에서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 연결 구간은 열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이 부위의 발열을 잡는 기술이 차세대 HBM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혀 왔다. SK하이닉스가 내놓은 해법은 그 자리에 열 배출 소자를 직접 심는 것이다. ‘ICE’는 전기는 통하지 않으면서 열만 잘 전달하는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졌다. 기존 HBM은 내부 열을 칩 본체를 한 번 거쳐 바깥으로 빼냈는데, iHBM은 열이 가장 심한 지점에 ICE를 넣어 열만 곧장 빠져나가는 별도 통로를 뚫은 셈이다. 열이 나는 곳 바로 옆에 ‘환기구’를 뚫어준 것과 비슷한 원리다. 덕분에 같은 환경에서도 온도가 낮게 유지되고, 극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 기술은 HBM5부터 적용된다. SK하이닉스는 이 기술이 기존 양산 공정에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량 생산에 무리가 없고, 고객사 입장에서 큰 설계 변경 없이 도입할 수 있어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에 순차 적용해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과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패키지 개발 담당)은 “iHBM은 메모리 설계 역량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발열 최소화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며 “AI 환경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며 AI 메모리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내부에 열이 빠져나가는 전용 통로를 만든 ‘iHBM’ 기술을 26일 공개했다. HBM 내부에 일체형 냉각 요소 ‘ICE’를 적용해 열 배출 경로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열 저항을 30%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8세대 HBM인 HBM5부터 이 기술이 적용된다. HBM은 메모리 칩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AI 연산에 필요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다.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더 많은 층을 쌓고 속도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성능이 올라갈수록 열도 더 많이 난다는 게 문제였다. 특히 HBM 내부의 베이스다이와 AI 고속 다이 간에 초고속 신호를 주고받는 연결 구간(D2D PHY)은 열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이 부위의 발열을 잡는 기술이 차세대 HBM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왔다.SK하이닉스가 이번에 내놓은 해법은 열이 집중되는 그 자리에 열 배출 소자를 직접 심는 것이다. ICE라고 이름 붙인 이 소자는 전기는 통하지 않으면서 열은 잘 전달하는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졌다. 기존 HBM은 내부에서 생긴 열을 칩 본체를 한 번 거쳐 바깥으로 빼내는 구조였는데, iHBM은 열이 가장 심한 지점에 ICE를 넣어 열만 빠져나가는 별도의 통로를 만들었다. 덕분에 열이 빠져나가는 저항이 기존보다 30% 이상 줄었고, 온도가 높고 부하가 심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이 기술은 차세대 제품인 HBM5부터 적용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 기반의 패키징 공정을 적용해 안정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객사의 기존 시스템 환경과도 높은 설계 호환성을 갖춰 고객들은 큰 설계 변경 없이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AI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에 이 기술을 순차 적용해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과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패키지 개발 담당)은 “iHBM은 메모리 설계 역량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발열 최소화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며 “AI 환경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며 AI 메모리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원 1인당 최대 연간 6억∼7억 원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과 SK의 다른 계열사에서도 성과급 제도 개편이 새로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아직 성과급 제도 개선 문제만 매듭짓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최고실적 동기부여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하반기(7∼12월) 중 구체적인 보상 방식을 협의하기로 했다. 2022년 역대급 실적을 내고도 기준이 없어 별다른 추가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노조 측 문제 제기를 사 측이 수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하람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지부장은 “올해 삼성전자 임금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보상 수준을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역시 초과이익성과급(OPI) 산출 방식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택하기로 하고 상반기(1∼6월) 중 직원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신훈식 삼성전기 존중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말 교섭 개시 당시 2800명 정도였던 조합원 수가 현재 4100명 수준으로 늘었다”며 “성과보상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사내 분위기가 커진 결과”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앞서 영업이익의 10% 성과급 지급을 확정했던 SK하이닉스의 경우 SK 내부 박탈감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SK그룹을 ‘하이닉스, 미들닉스, 로우닉스’로 나누는 자조적인 계급 분류법이 회자된다. 초호황을 누리는 SK하이닉스를 정점으로 인공지능(AI) 바람을 탄 SK텔레콤, SK스퀘어 등은 ‘미들닉스’, 적자를 본 SK온이나 SKC 등은 ‘로우닉스’로 부르는 것이다. 삼성 역시 ‘큰형’ 격인 삼성전자에 대비해 나머지 계열사 직원들이 스스로 ‘삼성후자’로 자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발 성과급 후폭풍은 대만까지 퍼지고 있다. 이날 쯔유(自由)시보와 중스(中時)전자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성과급 15% 삭감설’이 도는 대만 TSMC 직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노조 사례를 본떠 파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TSMC는 올해 560억 달러(약 84조8000억 원)에 이르는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배제된 삼성전자 제3노조인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은 26일 수원지방법원에 투표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 동행노조를 제외한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들의 잠정합의안 투표율은 투표 4일째인 25일 오후 5시 10분 기준 87.4%로 집계됐다. 이번 투표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가 올 1분기(1∼3월) 중남미·중동·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메모리 원가 상승에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3480만 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 중 1290만 대를 출하해 3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23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점유율이다. 중남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가성비 제품’으로 꼽히는 갤럭시 A시리즈였다.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폭넓은 가격대의 포트폴리오로 시장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중동 시장은 소비심리 둔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메모리 비용 상승이 겹치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100만 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이 가운데서 갤럭시 S26과 A시리즈를 앞세워 34%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했다. 동남아에서도 삼성전자가 460만 대를 출하해 점유율 21%로 1위를 차지했다. 시장 전체가 9% 줄어든 데다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대비 19% 오른 34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갤럭시 S26의 초기 판매와 브랜드 투자, 채널 확장 등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였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주관한 2026년 상반기(1∼6월) 해상풍력 고정가격 계약 입찰이 마무리되면서 에너지 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입찰 결과는 6월 중 개별 통보될 예정이지만,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이유는 지난해보다 하락한 입찰 상한가 때문입니다. 올해 입찰 상한가는 고정식 기준 kWh(킬로와트시)당 171.229원인데, 이는 지난해 176.565원보다 3.02% 하락한 것입니다. 정부가 국산 공급망 확대를 외치면서 정작 입찰 단가를 낮춘 것에 대해 ‘엇박자 정책’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단가를 낮출수록 국내 기업들이 입찰하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한 에너지기업 임원은 “자재비, 인건비, 금융 비용 등 공급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입찰 상한가를 전년 대비 3% 이상 낮추는 것은 시장 상황을 거스르는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국내에 생산 설비가 없는 해외 기업들은 한국 기업들이 맞추기 어려운 낮은 단가를 내밀며 프로젝트 입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른 에너지기업 직원은 “생산 설비가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수주해 봐야 품질 보장이 되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낮은 입찰 단가는 터빈 등 해상풍력 핵심 기자재 선정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기술력과 운영 안정성이 주요 평가 요소였다면, 이제는 가격 경쟁력이 우선시되는 분위기라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중국 터빈 제조사들이 국내 생산기지를 활용해 사실상 ‘택갈이’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타워, 하부구조물 분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핵심 공정을 베트남 등 저비용 국가에서 수행하고 국내에서는 단순 조립만 진행할 경우, 국내 산업 생태계의 역량 확보에도 한계가 생기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과거 태양광 산업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분야는 중국산 등 해외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고사한 바 있습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반도체란 무엇인가 A to Z 주식 투자자 2명 중 1명꼴, 말 그대로 ‘한 집 건너 한 집’이 반도체 기업의 주주인 대한민국. 스마트폰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자동차로 이동하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반도체는 낯선 산업이 아니다. 하지만 정작 이 손톱만 한 칩이 왜 국가 패권과 기업의 명운을 가르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은 반도체의 역사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등 반도체 핵심 용어 10가지를 정리했다. 또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 기술 흐름과 함께 반도체를 둘러싼 한국 미국 중국의 기술 패권 전쟁까지 한 지면으로 모두 짚어 봤다.⟫매일 아침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에 버스 탈 때 쓰는 교통카드, 집에서 내려 먹는 커피머신, 거기에 항상 이용하는 자동차까지. 이들 안에는 모두 반도체가 들어 있다.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반도체는 현대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현대인은 반도체 없이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 왜 이 손톱만 한 칩을 놓고 국가 명운을 걸고 경쟁하는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생산해 어떻게 연간 수백조 원의 영업이익을 벌 수 있는지, 지구 최고의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라팹’ 프로젝트로 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슈퍼사이클(초호황)을 맞아 관심이 커진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아봤다.● 품귀 대란에 테라팹 구상도 나와“요새는 누구를 만나기만 하면, 메모리를 달라는 얘기를 듣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속 대한민국 성장전략’ 세미나 강연에서 한 말이다. AI 서버,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스마트폰·PC·TV 등 소비자용 제품에 들어갈 메모리 물량까지 줄어드는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금 전 세계 반도체는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HBM·D램·낸드까지 동시 품귀 현상이 벌어지는 시기다. 세계 2위 D램 모듈 기업 대만 에이데이터(ADATA)의 천리바이 회장도 지난해 10월 “4대 메모리 제품이 동시에 부족한 건 30년 업력 사상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올해 생산하기로 한 HBM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1∼3월) 거둔 영업이익만 94조8431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 수요처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 스마트폰·PC뿐 아니라 모빌리티, 로봇, 우주항공, 산업용 AI까지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의 확산과 자율주행, AI 적용으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절대량이 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단계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반도체 수가 늘고, 수요 증가에 따라 반도체 단가가 같이 오른다. 빅테크들이 원하는 만큼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급기야 직접 반도체 공장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 3월 테슬라·스페이스X·xAI를 총동원한 ‘테라팹’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그는 TSMC와 삼성이 최대로 공급해도 필요한 반도체 수요의 2%에 불과하다며 텍사스에 1단계 550억 달러(약 80조 원), 완전 구축 시 최대 1190억 달러(약 173조 원)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달아오르는 반도체 패권 4파전 최근 반도체 패권 전쟁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4강 구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은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반도체 지원법으로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8월에는 인텔 지분 9.9%를 사들여 최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인텔의 국유화’로 규정했다. 일본은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의 설욕을 노리며 10조 엔(약 95조4000억 원)을 투입해 도요타, 소니 등 8개 기업이 공동 출자한 파운드리 ‘라피더스’를 앞세워 2나노 첨단 공정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 장비 수출 통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YMTC가 낸드 270단을 개발,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한국의 승부처는 결국 HBM으로 대표되는 첨단 반도체다. HBM은 현재 한국이 사실상 독점하는 영역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7%로 1위였고, 삼성전자가 22%, 미국의 마이크론이 21%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두 기업을 합산하면 전체 HBM 시장의 80% 안팎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거세게 추격하고 있지만 한국과의 HBM 기술 격차가 아직 몇 년에 달한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정부는 2024년 3440억 위안(약 69조 원) 규모의 3기 반도체 투자 기금을 출범시키며 첨단 반도체 등에 투자했다. 이 자금을 등에 업고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CXMT가 HBM 개발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는 3년 정도 난다. 낸드플래시 제조사인 YMTC는 294층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SMIC가 EUV 장비 없이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만으로 7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했으나, 수율이 아직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반도체 핵심 용어 10가지반도체의 역사는 1947년 벨 연구소의 트랜지스터 발명으로 시작됐다. 반도체(半導體)는 평소엔 전기가 통하지 않다가, 열이나 불순물을 주입하면 전기가 흐르는 물질이다. 전기의 흐름을 0과 1로 제어해 음악 재생부터 인공지능(AI) 언어 이해까지 모든 디지털 연산을 구현한다. 크게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연산·제어를 담당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뉜다. 다음 핵심 용어 10가지를 알면 반도체 기사의 내용은 절반 이상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1. 그래픽처리장치(GPU) 원래 게임 그래픽용으로 개발됐지만 현재 AI 시대의 주인공이 된 반도체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데이터를 순서대로 처리하는 ‘직렬형 두뇌’라면, GPU는 수만 개 코어가 같은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형 두뇌’다. AI 학습과 추론은 병렬 연산의 무한 반복이어서, GPU는 AI 가속기(AI 및 머신러닝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하드웨어)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2. D램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이다. 데이터의 임시 기억 장치로,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지만 기기의 전원이 끊기면 저장했던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는 휘발성 메모리다. 비유하자면 자료를 꽂아두는 책장이 아니라, 자료를 펼쳐 놓고 작업을 할 수 있는 책상에 가깝다. 현재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1983년 D램 개발에 뛰어들었고, 1992년 세계 최초 64Mb D램을 내놓으며 메모리 강자로 올라섰다.3. 고대역폭메모리(HBM)GPU 옆에 붙어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초고성능 D램으로, AI 시대 ‘품귀’의 아이콘이 됐다. D램 칩을 수직으로 쌓고 미세한 구멍으로 관통 연결해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가 2010년 AMD와 스펙 논의를 시작해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 6세대 HBM4까지 발전했으며, 앞으로는 엔비디아·구글·아마존 등 빅테크가 자사 AI 가속기 설계에 맞춰 규격을 직접 요구하는 ‘커스텀(맞춤형) HBM’ 시대가 열리고 있다.4. 낸드플래시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이다. 컴퓨터의 ‘책장’ 역할로,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이동식저장장치(USB)·스마트폰·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핵심 부품이다. 추론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용 SSD 수요가 폭발하면서 HBM과 함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5. 텐서처리장치(TPU)·신경망처리장치(NPU) 시스템 반도체, 즉 비(非)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특정 목적(AI 연산)에 최적화해 설계된 주문형 반도체(ASIC)다. TPU는 구글이 2016년 개발한 제품으로, 현재 구글 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유사 칩은 NPU라 부르며, 애플 A시리즈와 퀄컴 스냅드래건에 내장된 AI 가속 엔진이 바로 NPU다.6. 팹리스 공장 없이 설계와 판매만 하는 반도체 기업 유형을 일컫는다.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퀄컴·AMD가 대표적이며, 생산을 위탁해 설계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칩을 직접 만들지 않지만 ‘무엇을 만들지’를 결정하는 설계 권력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7. 파운드리 설계 없이 위탁 생산만 담당하는 반도체 기업 유형이다. 대만 TSMC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독주하고, 삼성전자가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인텔은 미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뒤늦게 뛰어들어 애플·엔비디아 등을 고객으로 유치하며 추격 중이다.8. 웨이퍼·수율 웨이퍼는 모래에서 추출한 실리콘으로 만든 얇은 원판으로 반도체의 원재료다. 수율은 웨이퍼 한 장에서 나오는 정상 칩의 비율을 일컫는 말로, 1000개 중 900개가 정상이면 ‘수율 90%’가 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1%포인트의 차이가 수천억 원의 이익 격차로 이어진다.9.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반도체 회로를 웨이퍼에 새기는 노광 공정의 최첨단 장비다. 빛의 파장이 13.5nm(1nm는 10억분의 1m)로 기존 장비(193nm)보다 훨씬 짧아, 머리카락 굵기의 1만분의 1 수준의 초미세 회로를 그릴 수 있으며, 대당 장비 가격은 1500억 원 이상이다. 네덜란드 ASML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EUV 없이는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것은 아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EUV 수출을 통제한 이유다.10. 미세공정(나노미터·nm) 반도체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해 성능은 높아지고 전력 소모는 줄어든다. 현재 TSMC와 삼성이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으며, 인텔은 1.8나노급 18A 공정을 준비 중이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삼성전자 노사 간 추가 교섭을 유례없이 직접 중재한 것은 마지막 쟁점인 적자 사업부 성과급 지율 비율을 놓고 양측의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철도 파업 등을 주도했던 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와 공감대를 이루면서 막판 극적 타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심이 돼 노사를 협상장으로 적극 이끌어 내는 한편 이재명 대통령 등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노조를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긴급조정권을 가진 노동부는 일찌감치 법적 행사 요건을 검토하고 행사 시기 등을 저울질하며 기반을 다졌다.● 정부, 노동계와 ‘접점’ 만들며 대화 설득김 장관은 이날 삼성전자 노사 간 잠정합의 이후 브리핑을 열고 “우리 앞에 놓인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힘을 믿는다”며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해 해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 위기는 지난해 12월 노사 상견례 후 시작된 본교섭이 잇따라 중단되면서부터 감지됐다. 3월 초에는 중노위가 노사 협상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가 합법적인 쟁의권까지 얻게 됐다. 4월 들어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5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했고 과반노조 지위를 얻어 협상력이 한층 강해졌다. 파업 분위기가 고조되자 이달 7일 정부는 노사 양측에 사후조정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11일부터 28시간 동안 이어진 1차 사후조정은 성과없이 끝났다. 노조는 “파업 종료 때까지 추가 대화는 고려하지 않는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김 장관은 15, 16일 노조와 삼성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협상 재개를 설득했다. 노조를 만나서는 “불모지에서 노조를 만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았냐”며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후 노조가 재협상으로 돌아섰다. 노사 합의로 18일 재개된 2차 사후조정에서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노동법 전문가인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단독 조정에 나섰다. 20일 오전 3차 사후조정이 결국 결렬됐지만, 성과급 제도화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선 이미 노사 간 이견을 좁힌 상태였다. 이날 오후 김 장관이 다시 막판 중재에 직접 나서면서 노사 타결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긴급조정권 압박 ‘투트랙’ 전략 먹혔다 정부는 노사 간 대화를 적극 지원하면서도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하며 협상 진전을 압박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즉시 30일간 파업을 멈추고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노사는 중노위의 ‘강제 중재’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 정부는 파업 시작과 동시에 긴급조정권을 행사하는 방안까지 열어 두며 법적 발동 요건과 행사 시기를 면밀히 검토했다. 17일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18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20일에도 “노동조합이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적정한 선이 있지 않느냐”며 압박을 이어 갔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도 노사 협상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500만 주주 사이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 시기에 노조가 제 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협상 타결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전남 신안 해역에서 추진되는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해송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 인근 해상에 504MW급 단지 2기를 조성하는 총 1GW 규모 사업이다. 글로벌 그린에너지 투자개발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가 사업을 총괄하고, 산하 개발사 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COP)가 프로젝트 개발을 맡고 있다. 양사는 해저케이블 생산·시공을 아우르는 턴키 체계로 외부망과 내부망 해저케이블 전체를 통합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LS전선과 한국전력기술이 연계한 협력 모델이 처음 적용된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PVN) 산하 발전사 PV파워, 현지 기업인 나수(NASU)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18일 베트남 응에안성 떤마이 지역에서 ‘뀐랍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기반 시설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총사업비는 23억 달러(약 3조3000억 원) 규모로,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약 220km 떨어진 응에안성 뀐랍 지구에 1.5GW급 LNG 복합화력발전소와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2030년 12월 상업 운전 개시가 목표로 이날 착공식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와 레띠엔쩌우 베트남 부총리 등 양국 주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프로젝트에 자사의 ‘특화 에너지-산업 클러스터(SEIC)’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근 첨단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단순 전력 공급을 넘어 베트남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은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 수차례 면담하며 사업 기반을 다져왔다. 추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 착공은 베트남 전력난 해소와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의 초석”이라며 “2030년 상업 운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가진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성과급 지급 규모와 제도화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서 사후조정을 진행한 노사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19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도 쟁점은 성과급 상한 폐지의 제도화 여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묶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폐지해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이익에서 투자비를 뺀 ‘경제적 부가가치(EVA)’ 토대의 기존 OPI 제도가 회사 재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만큼 영업이익 연동 방식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이다. 성과급 지급률 한도와 관련해서는 사 측 의견과 정부 조정안이 결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사 측과 중노위 조정안 모두 기존 OPI 한도(연봉의 50%)는 유지하되,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는 한도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DS부문은 사실상 성과급 상한이 사라지게 된다. 다만 중노위 조정안에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고 절반은 즉시 처분 가능, 나머지 절반은 1년간 매각을 제한하는 조건이 붙었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의 지급 기한을 놓고도 사 측은 ‘3년 지속’을 명문화하는 안을 내놨고, 중노위 조정안도 2026년부터 3년간 지급하는 조건을 담았다. 성과급 재원 규모에서도 여전히 간극이 크다.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고정할 것을 요구하는 노조 주장에 반해 사 측은 OPI 재원을 ‘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중 선택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영업이익 200조 원 초과 시 OPI와 별도로 9∼10%를 추가 배분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존 ‘업계 1위 달성 시’로 모호했던 추가 배분 기준을 구체적인 수치로 바꾼 것이다. 노사정은 19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협상하고, 타결이 안 되면 20일까지도 회의를 연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의에 배석한 박정범 중노위 조정과장은 ‘노사가 접점을 찾았느냐’는 질문에 “찾아가고 있다”고 답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가진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도 성과급 지급 규모와 제도화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는 결론을 내지 못한 채 19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노조는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묶인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폐지해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업이익에서 투자비를 뺀 ‘경제적 부가가치(EVA)’ 토대의 기존 OPI 제도가 회사 재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만큼 영업이익 연동 방식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이다.성과급 지급률 한도와 관련해서는 사 측 의견과 정부 조정안이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 측과 중노위 조정안 모두 기존 OPI 한도(연봉의 50%)는 유지하되,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는 한도를 두지 않는 방향으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DS부문은 사실상 성과급 상한이 사라지게 된다.다만 중노위 조정안에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고 절반은 즉시 처분 가능, 나머지 절반은 1년간 매각을 제한하는 조건이 붙었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의 지급 기한을 놓고도 사 측은 ‘3년 지속’을 명문화하는 안을 내놨고, 중노위 조정안도 2026년부터 3년간 지급하는 조건을 담았다.성과급 재원 규모에서도 여전히 간극이 크다.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고정할 것을 요구하는 노조 주장에 반해 사 측은 OPI 재원을 ‘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중 선택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영업이익 200조 원 초과 시 OPI와 별도로 9~10%를 추가 배분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존 ‘업계 1위 달성 시’로 모호했던 추가 배분 기준을 구체적인 수치로 바꾼 것이다.노사가 줄다리기를 벌이는 사이 노조 내부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우려 속에 강성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이송이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 부위원장은 전날 노조 조합원이 모인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 버리는 게 맞다”고 발언했다. 노조원들의 파업 동참을 촉구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노조 지휘부)가 책임진다”며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삼성전자 노사 교섭 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긴급조정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반등에 찬물을 끼얹는 것을 넘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돌이키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청와대도 김 총리가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데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재확인했다.● ‘성과급 제도화’ 두고 평행선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앞서 11∼13일 열린 1차 사후 조정이 마라톤협상 끝에 결렬된 지 닷새 만에 노사가 다시 대화에 나서는 것. 노사도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보고 핵심 요구를 점검 중이다. 이번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다.‘성과급 제도화’는 두 번째 사후 조정 회의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성과급 규모에 대해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이 있지만, 제도화는 양측 모두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제도화란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 일정 몫을 매년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총리는 주말인 17일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청와대가 15일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의 파업은 즉시 중단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정 및 중재 절차를 진행한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도입 이후 4차례 발동됐다. 다만 아직까지 파업 이전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적은 없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한 17일에도 삼성전자 노사의 ‘샅바 싸움’이 이어졌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사 측과 미팅을 진행했고 (사 측이 1차) 사후 조정안보다 후퇴된 안을 납득할 수 있냐고 했다”며 “정부의 긴급조정 언급 이후 회사 태도가 변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金 “반도체 공장 하루 정지돼도 최대 1조 원 손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 총파업 시 천문학적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이날 “단 하루만 공장이 정지되어도 최대 1조 원의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파업으로 웨이퍼 폐기가 발생하는 경우 경제적 피해는 최대 100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에 대해 “(1분기 기준) 대한민국 수출 22.8%”, “전체 시가총액 26%” 등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국가 경제산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번 잃어버린 시장과 경쟁력은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체계가 다른 기업, 산업계로 확산할 경우 국내 산업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업을 우려하는 전문가 단체의 성명도 나왔다. 반도체공학회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총파업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노사 양측에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 시 노동계의 반발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제적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긴급조정권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대기업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선례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인 21일을 사흘 앞둔 1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화 호소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긴급조정권 발동 압박이 잇따르자 ‘파업 강행’ 방침을 밝히던 삼성전자 노조도 대화에 응했다. 이 회장은 16일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면서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강조했다. 해외 출장 중 급거 귀국한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 차례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 총리는 17일 대국민 담화를 내고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파업 긴급조정 검토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리의 담화문 발표 장소에는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가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참석했다. 초유의 반도체 파업으로 피해 손실이 100조 원으로 추정되고, 글로벌 공급망 타격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적극적으로 긴급조정권 검토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총리가 말한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노사가 사후조정을 시작한 만큼 그 조정 안에서 잘 해결되길 바라고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김 총리의 대화 호소에 노조의 강경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김 총리 담화 이후 “노사 화합이 될 수 있도록 조정에 성실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당초 11∼13일 중앙노동위원회의 1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이후 추가 대화 없이 18일간의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사측도 노조가 요구해 온 회사 측 대표교섭위원 교체를 받아들여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 피플팀장(부사장)으로 대표교섭위원을 바꿨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을 할 예정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파업은 국민뿐 아니라 사내 다른 노조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 부진, 증시, 환율 등 파업의 막대한 경제적 악영향을 감안해 노사 대화와 더불어 긴급조정권 발동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 파업 갈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직접 입장을 밝히며 고객과 국민을 향해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대기업 총수가 노사 문제로 공개 사과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당초 추가 대화 없이 21일 파업을 강행하겠다던 노조는 이 회장의 사과 이후 입장을 선회해 협상 테이블로 복귀했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 회장은 16일 오후 2시 25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면서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항상 저희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채찍질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삼성서울병원 내 감염 문제로 처음 고개를 숙였고, 2020년에는 경영권 승계 의혹과 무노조 경영과 관련해 사과했다. 앞선 두 번의 사과는 부회장 때 했고, 회장 취임 이후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선 이 회장이 사과 대상으로 ‘전 세계 고객’을 가장 먼저 언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돼 반도체 공장이 멈출 경우 최대 10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고객사에 제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해 입게 되는 신뢰 저하 문제는 더 크다. 이 회장이 급히 귀국해 직접 사과한 것은 삼성전자 파업과 관련된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 등의 우려가 당초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이날 노사를 향해 화합을 호소했다. 그는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 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보자”고 말했다. 이 회장은 총파업 대응 방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대화 재개를 촉구하며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 장관급 인사가 파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파업 현실화 우려에 반도체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14일 김 장관은 X(옛 트위터)에 이번 파업으로 최대 10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긴급조정을 언급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의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날 중앙노동위원회가 16일에 노사 간 2차 사후 조정을 권고했지만 노조는 사 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밝히며 평행선이 이어지자 김 장관이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긴급조정권을 언급한 것이다. 주무 부처인 노동부도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에 대한 법률 검토에 나섰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세종=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며 21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 반도체 현장에선 이미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반도체 공정 셧다운에 대비해 생산량 조절 비상관리상황에 돌입했다. 14일 기준 파업 신청자 수는 4만3286명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전체 직원(약 7만7300명)의 약 56%에 달했다. 파업이 가시화되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X(트위터)에 “공장 정지 시 하루 최대 1조 원 정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며 “웨이퍼 가공에 5개월 이상 소요되고, 현재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된다면 최대 10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한다. 1700여 개 협력업체의 피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파업을 막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도체 라인 중단에 ‘100조 손실’반도체는 24시간 800여 공정이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첨단 공정으로 가동 중단 시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하는 산업이다. 2018년 삼성전자 평택공장이 정전으로 28분 가동이 중단됐을 때 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시간당 1071억 원, 하루 2조6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전면 중단의 경우 이보다 피해가 커지는 만큼 노조 파업 기간(18일) 전후를 포함해 30일가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 피해 손실이 100조 원까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파업에 대비한 비상관리상황에 돌입했다. 기존 반도체 생산 공정을 대체할 다른 생산 프로세스 가동을 시험하는 것이다. 적은 인원으로도 품질 기준에 맞춰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준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D램 생산 라인에서는 약 1만5000개의 웨이퍼 보관함을 전용 물류 장비에서 밖으로 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몫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요구에 전영현 DS부문장이 직접 15일 오전까지 구체 안을 내지 않으면 파업이라는 입장이다. 이미 DS부문 직원 56%가 파업 참가 의사를 밝혔고, 사내 메신저에서 활동명을 자신의 이름 대신 ‘5.21∼6.7 총파업’으로 바꾼 직원 수도 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美中은 韓 메모리 패권 도전 중한국에서 반도체 공장 파업이 현실화되는 사이 미국과 중국 테크 기업들은 속속 한국 반도체 패권에 도전 중이다. 미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 시스템스는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최근 공모가 희망가가 115달러에서 185달러로 뛰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 대항마’로 주목받는 세레브라스는 자사 반도체 설계에 HBM을 탑재하지 않는 새로운 AI칩을 개발해 TSMC가 생산 중이다. HBM이 주력인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메모리와 로직 칩이 결합하며 시장의 판이 바뀌는 셈이다. 메모리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다. KB증권은 삼성전자 파업으로 최악의 경우 D램의 3, 4%, 낸드플래시 2, 3%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만큼 ‘3%’는 경쟁 기업들에 큰 기회인 것이다. 실제로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3월 18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42.0% 오르는 동안 경쟁사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은 86.6%였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13일(현지 시간) 기준 각각 74.0%, 92.0% 상승했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을 맹추격 중인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기업은 노사 갈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불신 속에 빅테크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반도체는 셧다운으로 인한 타격이 워낙 커 파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며 “정부가 미리 긴급조정을 검토하면 노사에 압박으로 작용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