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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초전도 양자컴퓨터 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과학자 세 명에게 돌아갔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가까워지며 2022년에 이어 3년 만에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다시 수상자가 탄생한 것이다. 노벨상 분야별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5000만 원)로 공동 수상자들은 이를 나누게 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 시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노벨 물리학상은 존 클라크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미셸 드보레 미국 예일대 및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교수, 존 마티니스 UC샌타바버라 교수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거시적 양자역학적 터널링과 전기회로에서의 에너지 양자화의 발견” 공로를 인정하며 이들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이들의 노벨상 수상을 이끈 것은 1984년과 1985년에 발표한 ‘조지프슨 접합’ 구조에 대한 논문이다. 이들이 공동 저술한 이 논문의 핵심은 아주 작은 양자 수준의 미시 세계에서나 발견되던 ‘양자 터널링’ 현상을 거시적인 초전도체에서 구현했다는 것이다. 고전 역학에서는 물질이 넘을 수 없는 ‘에너지 장벽’이 존재한다. 그런데 미시 세계에서는 작은 입자들이 마치 터널을 뚫고 이동하는 것처럼 장벽을 통과하는, 이른바 양자 터널링 현상이 발생한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초전도체로 만든 전자 회로에 절연막을 끼운 조지프슨 접합 구조를 개발해 초전도체에서 양자 터널링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조지프슨 접합은 현재 가장 유력한 양자컴퓨터 방식으로 거론되는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근간을 마련했다. 양자컴퓨터의 연산 단위인 ‘큐비트’는 0과 1이 명확히 구분돼야 연산이 가능한데, 양자 터널링 현상이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현재 양자컴퓨터 분야를 선도하는 IBM과 구글 모두 양자 터널링 현상을 활용한 초전도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알랭 아스페 프랑스 파리사클레대 교수 등 과학자 3명이 양자컴퓨터 구동의 기본 원리인 ‘양자 얽힘’ 현상을 규명해 상을 받았다. 통상 노벨위원회가 같은 분야에서 연달아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정호 연세대 융합과학기술원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됐을 때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고 막대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금융, 물류 등의 산업에서 그동안 복잡해서 하지 못했던 최적화 작업이 가능해지고 제약, 신소재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물질 개발이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해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 중 한 명인 클라크 교수는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과학 예산 삭감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의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당시에 전혀 몰랐다”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기초과학 연구를 계속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상황이 ‘재앙’이라며 “이번 행정부가 물러나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양자 터널링양자 수준의 미시 세계에서 작은 입자들이 넘을 수 없는 ‘에너지 장벽’을 통과하는 현상. 마치 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다고 해서 양자 터널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글 출신의 노벨 수상자가 탄생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3명 중 2명이 구글 출신이다. 미셸 드보레 미국 예일대 및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샌타바버라) 교수가 현재 구글 양자 인공지능(AI) 조직에서 양자 하드웨어 수석 과학자를 겸임하고 있으며, 존 마티니스 UC샌타바버라 교수도 2014∼2020년 7년간 구글에서 양자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마티니스 교수가 이끌던 구글 양자 하드웨어 프로젝트 팀은 2019년 53큐비트(양자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 규모의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다. 시커모어는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양자 우월성’을 달성한 첫 사례로 꼽힌다. 마티니스 교수는 2023년 동아일보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이 양자컴퓨터 강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 간 자유로운 이동이 중요하다”며 “구글에 갈 수 없었다면 산업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마티니스 교수의 과업을 이어받은 드보레 교수는 지난해 세계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10의 25제곱년이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해결해 화제가 된 구글의 양자컴퓨터 ‘윌로’ 개발을 이끌었다. 이로써 구글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는 5명이 됐다. 지난해에는 구글 부사장을 지낸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노벨 화학상에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알파폴드2’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연구원이 공동 수상했다. 딥마인드는 구글의 AI 조직이다. 구글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이 상은 수상자들의 업적과 기초 연구의 힘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발견은 우리가 차세대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끊임없는 영감을 준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이달 1일(이하 현지 시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미국의 의약품 관세가 잠정 연기됐다. 미국 정부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며 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의 예산안 부결로 인한 ‘셧다운’으로 관세 관련 인력까지 감축되며, 국내 바이오 업계의 혼선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언론 폴리티코는 1일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투자 등에 관한 협상에 돌입하며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이 없는 기업은 이달 1일부터 브랜드의약품과 특허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 가던 화이자는 지난달 30일 미국에 700억 달러(약 98조1000억 원)를 투자하고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제공하는 대신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받기로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화이자와의 계약이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고 싶어 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계약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주에도 유사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부과가 일시 중단되며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미국 행정부의 방침이 계속 번복되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관세 부과 시기가 언제가 될지 예측이 어려운 데다 미국의 셧다운 사태로 관세 부과와 관련한 인력까지 줄어 문의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브랜드의약품과 특허의약품이 수출 시 어떻게 분류되는지, 미국 공장이 있는 기업들은 어떻게 관세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등 세부 가이드라인이 전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고 셀트리온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일라이릴리의 공장을 인수해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높은 미국 공장 운영비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차라리 관세를 온전히 부담하는 편이 나을지도 고민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에서는 옷을 세탁하지 않습니다. 세탁하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율적이라 지상에서 미리 임무 기간 내내 입을 수 있는 옷을 충분히 보내줍니다.” 최초의 한국계 미국 우주비행사인 조니 김(41)이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등 우주청 관계자들과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우주청은 지난달 2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우주비행사 조니 김과 국내 최초로 실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이민 2세대인 조니 김은 아버지의 가정폭력 등으로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이를 극복하고 미국 해군에 입대했다. 미군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샌디에이고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을 수료한 뒤 1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미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에 발탁됐다. 그는 올 4월 NASA의 ISS 임무를 위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났으며, 올 12월까지 8개월 동안 ISS에서 과학 조사 임무 등을 수행한다. 그는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조니 김은 “한국인들이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그것이 얼마나 큰 영감을 주는지를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축하 메시지를 건넸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이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미국의 의약품 관세가 잠정 연기됐다. 미국 정부가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며 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중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의 예산안 부결로 인한 ‘셧다운’으로 관세 관련 인력까지 감축되며,국내 바이오 업계의 혼선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미국 언론 폴리티코는 1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 미국 투자 등에 관한 협상에 돌입하며 관세 부과 계획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이 없는 기업은 이달 1일부터 브랜드의약품과 특허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협의를 이어가던 화이자는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미국에 700억 달러(약 98조 1000억 원)를 투자하고 낮은 가격에 의약품을 제공하는 대신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받기로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번 화이자와의 계약이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고 싶어하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계약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주에도 유사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관세 부과가 일시 중단되며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계속 미국 행정부의 방침이 계속 번복되면서 혼선이 커지고 있다. 관세 부과 시기가 언제가 될지 예측이 어려운데다, 미국의 셧다운 사태로 관세 부과와 관련한 인력까지 줄어 문의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브랜드의약품과 특허의약품이 수출 시 어떻게 분류되는지, 미국 공장이 있는 기업들은 어떻게 관세에서 제외할 수 있는지 등 세부 가이드라인이 전혀 나와 있지 않은 상황이라 업계에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팜이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고 셀트리온이 미국 뉴저지에 있는 일라이릴리의 공장을 인수해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들은 높은 미국 공장 운영비와 인력비를 감안하면 차라리 관세를 온전히 부담하는 편이 나을지도 고민하고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우주에서는 옷을 세탁하지 않습니다. 물이 매우 무겁기 때문인데, 옷이 더러워지면 세탁하는 것보다 그냥 버리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입니다. 지상에서는 임무 기간 내내 입을 수 있도록 충분한 옷을 보내줍니다.”최초의 한국계 우주비행사인 조니 김이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및 우주청 관계자들과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우주청은 지난 달 2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 중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과 국내 최초로 실시간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우주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민 2세대인 조니 김은 아버지의 가정폭력 등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이를 극복하고 미국 해군에 입대한 뒤 미군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샌디에이고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해군에서 조종사 훈련을 수료한 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로 발탁됐다.올 4월 NASA의 ISS 임무를 위해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났으며, 올해 12월까지 8개월간 ISS에서 과학 조사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그는 ISS에서의 생활을 소개하며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물 마시는 법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그가 호스에서 물을 내보내자 물이 동글동글한 물방울 형태로 떠다니기 시작했다. 조니 김은 “이곳에서는 표면 장력이 지배적인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액체가 완벽한 구 형태로 뭉쳐진다”며 떠나니는 물방울에 다가가 마시는 모습을 보여줬다.그는 내달 있을 누리호 4차 발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도 보냈다. 조니 김은 “우주 비행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국인들이 담대하게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그것이 얼마나 큰 영감을 주는지 꼭 말씀 드리고 싶다”며 축하 메시지를 건냈다.더불어 그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는 미래 인재들에게 “삶은 언제나 도전과 예상치 못한 놀라움으로 가득차 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 순간 우리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일어서고, 그 이후에 어떤 행동을 하느냐다. 희망을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강인함을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AI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공유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소라(Sora)’를 출시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번에 출시하는 앱은 지난해 2월 오픈AI가 공개한 AI 영상 제작 소프트웨어 ‘소라’와 같은 이름으로 지어졌다. 이 앱은 단순히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성한 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영상도 볼 수 있게 해준다.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영상이 노출되며, 자신의 외형을 반영한 AI 아바타와 목소리를 생성해 영상에 추가할 수도 있다. 영상은 최대 10초 길이로 만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소라 앱이 틱톡, 인스타그램 등 ‘숏폼’ 중심의 SNS와 경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픈AI가 (소라 앱을 통한) 광고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소라 앱으로 제작된 영상에 AI가 생성한 영상임을 알 수 있도록 워터마크가 표시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 앱은 아이폰의 운영체제인 ‘iOS’에서 먼저 출시됐으며 안드로이드 버전도 빠른 시일 내 공개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김철홍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47)가 세계 의생명공학 분야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 의생명공학아카데미(IAMBE) 석학회원으로 선정됐다. IAMBE 석학회원은 국제의생명공학연맹이 의학·생명공학 분야에서 탁월한 학문적 업적과 국제적 리더십을 보인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김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국내 현역 교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김 교수는 광음향 및 초음파 융합 영상 분야를 개척한 연구자로, 피부·혈관 질환과 암 진단에 활용되는 비침습적 정밀 영상 기법 연구의 석학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한 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성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빅테크들이 이제 수익화를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확실한 ‘캐시카우’ 쇼핑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빅테크들의 AI 쇼핑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젊은층 타깃한 ‘즉시 결제’ 기능 도입오픈AI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자사 AI 챗봇 ‘챗GPT’에 채팅창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먼저 적용되며, 캐나다의 ‘쇼피파이’ 거래 제품들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쇼피파이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MZ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와 속옷 브랜드 ‘스킴스’ 등도 입점돼 있어 젊은층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챗GPT가 사용자의 쇼핑을 위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긴 했지만, 최종 구매는 소비자가 웹사이트로 이동해 진행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챗GPT 채팅창에 ‘100달러 이내 생일 선물을 하고 싶은데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추천 제품들이 나열되고, 그중 엣시나 쇼피파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이뤄진 거래 건에 대해 수수료를 받게 된다. 회사는 향후 온라인 쇼핑몰 내 장바구니처럼 여러 품목을 담을 수 있는 ‘다중 품목 카트’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픈AI가 쇼핑 기능을 도입한 것은 챗GPT 구독 매출 외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챗GPT 주간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무료로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쇼핑·결제 기능으로 새로운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향후 다양한 지역의 판매자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캐시카우’ 사냥 쇼핑에 AI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캡제미니 리서치 연구소가 2024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소비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의 소비자가 AI가 추천한 제품을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5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퍼플렉시티도 AI 챗봇에 쇼핑 기능을 도입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 전자 거래 시스템인 ‘페이팔’과 협력해 즉시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도 ‘자동 결제’ 기능을 개발했다. ‘매주 금요일에 우유를 배달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AI가 자동으로 결제 과정을 처리해주는 것. 제미나이는 현재 일부 협력사와 해당 기능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수익화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30억 달러(약 18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3.5배 성장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적자 폭 역시 약 50억 달러(약 7조200억 원)에서 약 80억 달러(약 11조2300억 원)로 1.6배가량 늘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11월 27일 오전 1시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에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다. 우주항공청은 26일 ‘누리호 4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을 11월 27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만약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발사 예비일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로 설정했다. 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0시 54분부터 오전 1시 14분 사이로 정해졌다. 정확한 발사 시간은 발사 전날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누리호가 새벽 시간에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사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km에서 지구 오로라, 우주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당 고도에 진입하기 위해서 발사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우주청의 설명이다. 4차 발사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외에도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 위성 12기가 부탑재 위성으로 실린다. 현재 발사 전 위성의 최종 점검인 ‘선적전검토회의’가 완료됐고, 위성들은 10월 말까지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로 입고될 예정이다. 이번 4차 발사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지만 누리호의 제작과 조립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했다.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남은 5, 6차 발사 역시 한화가 주관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을 통한 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성능 강화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온 빅테크들이 이제 수익화를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확실한 ‘캐시카우’ 쇼핑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빅테크들의 AI 쇼핑 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젊은층 타깃한 ‘즉시 결제’ 기능 도입오픈AI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자사 AI 챗봇 ‘챗GPT’에 채팅창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먼저 적용되며, 캐나다의 ‘쇼피파이’ 거래 제품들에도 곧 적용될 예정이다. 쇼피파이는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의 MZ세대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뷰티 브랜드 ‘글로시에’와 속옷 브랜드 ‘스킴스’ 등도 입점돼 있어 젊은층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그간 챗GPT가 사용자의 쇼핑을 위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긴 했지만, 최종 구매는 소비자가 웹사이트로 이동해 진행해야 했다.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챗GPT 채팅창에 ‘100달러 이내 생일 선물을 하고 싶은데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추천 제품들이 나열되고, 그중 엣시나 쇼피파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외부 사이트로 이동하지 않고도 챗GPT 내에서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픈AI는 챗GPT를 통해 이뤄진 거래 건에 대해 수수료를 받게 된다. 회사는 향후 온라인 쇼핑몰 내 장바구니처럼 여러 품목을 담을 수 있는 ‘다중 품목 카트’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픈AI가 쇼핑 기능을 도입한 것은 챗GPT 구독 매출 외 또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챗GPT 주간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하지만 상당수가 무료로 챗GPT를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쇼핑·결제 기능으로 새로운 매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향후 다양한 지역의 판매자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빅테크 ‘캐시카우’ 사냥쇼핑에 AI를 활용하는 소비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프랑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캡제미니 리서치 연구소가 2024년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소비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의 소비자가 AI가 추천한 제품을 실제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52%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이 같은 성장세를 반영하듯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퍼플렉시티도 AI 챗봇에 쇼핑 기능을 도입했다. 퍼플렉시티는 오픈AI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 전자 거래 시스템인 ‘페이팔’과 협력해 즉시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 구글의 ‘제미나이’도 ‘자동 결제’ 기능을 개발했다. ‘매주 금요일에 우유를 배달해줘’와 같은 명령을 내리면 AI가 자동으로 결제 과정을 처리해주는 것. 제미나이는 현재 일부 협력사와 해당 기능 도입을 추진 중이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만큼 이커머스 시장에서 빅테크들의 수익화 경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오픈AI의 연간 매출은 약 130억 달러(약 18조2600억 원)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약 3.5배 성장했지만, 대규모 투자로 인해 적자 폭 역시 약 50억 달러(약 7조200억 원)에서 약 80억 달러(약 11조2300억 원)로 1.6배가량 늘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누리호의 네 번째 발사가 11월 27일 새벽 1시경에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의 첫 단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발사에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탑재돼 발사될 예정이다.우주항공청은 26일 ‘누리호 4차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고 누리호의 발사 예정일을 11월 27일로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만약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발사 예비일은 11월 28일부터 12월 4일까지로 설정했다.발사 예정 시간은 27일 새벽 12시 54분부터 새벽 1시 14분 사이로 정해졌다. 정확한 발사시각은 발사 전날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누리호가 새벽 시간에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 발사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실릴 예정이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고도 600km에서 지구 오로라, 우주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해당 고도에 진입을 하기 위해서 발사 시간을 새벽 시간으로 설정했다는 것이 우주청의 설명이다.4차 발사에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 외에도 산학연이 개발한 큐브위성 12기가 부탑재위성으로 실린다. 현재 발사 전 위성의 최종 점검인 ‘선적전검토회의’가 완료됐고, 위성들은 10월 말까지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로 입고될 예정이다.이번 4차 발사 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지만 누리호의 제작과 조립은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했다.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남은 5, 6차 발사 역시 한화가 주관할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세계적인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날드, 글로벌 대표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연매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95억 달러(약 4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의 총 매출인 642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하지만 2028년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MSD는 특허 방어를 위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고 나섰다. 이것이 세계 3대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한국 대전에 있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만나게 된 계기다. 최근 MSD와 알테오젠이 개발한 SC 제형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을 만나 승인 이후 알테오젠의 변화와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오랜 개발 끝에 ‘키트루다 큐렉스(이하 큐렉스)’가 FDA 승인을 받았다. 기분이 어떤가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그게 항상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기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 MSD의 사업 방향과 잘 맞았던 것 같다. 이제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문제는 없는지 환자들에게 잘 맞는지 등을 꼼꼼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 승인을 받아서 홀가분해진 면도 있지만 긴장되는 면도 있다.큐렉스에 적용된 알테오젠의 SC 플랫폼 기술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에 대해 설명해달라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구조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효소다. 피하에 있는 히알루론산은 세포와 세포를 끈끈하게 연결하고 있어 약물이 혈관까지 도달하는 것을 방해한다. 특히 항체처럼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바이오의약품은 더더욱 어렵다.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면 고용량의 바이오의약품도 혈관까지 전달될 수 있다. 즉 SC 제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히알루로니다제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ALT-B4는 인간의 정자에서 발견되는 ‘PH20’과 또 다른 히알루로니다제를 재조합해 새롭게 만든 물질이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약 300개의 변이체를 만들었고, 그 중 ALT-B4는 가장 안정성이 높고 수율이 높은 물질이었다. 물질의 안정성은 상업화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피하지방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SC 물질이 쉽게 부서져버리면 그만큼 투여하는 의약품의 용량이 커진다. SC 물질이 불안정한 경우 4~5배까지 용량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큐렉스의 경우 IV 방식의 키트루다보다 약 2배정도 높은 용량을 투여한다. 그만큼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2028년 만료되면 많은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큐렉스가 경쟁력이 있을까IV 제형을 맞는 것이 환자에게는 꽤 부담이 된다. 수 시간동안 주사를 맞고 있어야 하는데, 암 환자 중 여러 개의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2개만 맞더라도 반나절이 다 지나가는 거다. 미국은 종합병원뿐만 아니라 IV 제형의 주사를 맞으러 가는 ‘인퓨전 센터’가 있다. 병원은 물론이거니와 센터를 예약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항상 대기 시간이 길고 예약 시간을 잘못 잡으면 제 때 주사를 맞기도 어렵다. SC 제형은 1~2분이면 투여가 가능하니 환자나 의료진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2028년에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더라도 그 전에 SC제형으로 약을 바꾼 환자는 다시 IV 제형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MSD는 특허가 만료되기 전까지 최대한 IV에서 SC로 전환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마일스톤이 1조4000억 원대다.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로열티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나MSD랑 로열티 계약을 맺을 때 마일스톤에 해당하는 1조4000억 원도 로열티 방식으로 받기로 했다. 로열티로 받는 총 금액이 1조4000억 원이 되면 마일스톤을 모두 수령하는 셈이고, 이후부터는 진짜 로열티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3~4년 정도면 마일스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11월 즈음에는 유럽에서도 큐렉스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MSD 내부적으로는 2027년까지 전체 환자의 40%가 SC 제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큰 문제없이 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고, 이 비율이 유지된다면 상당한 로열티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특허가 만료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많다. 눈여겨보고 있는 의약품이 있나공개할 순 없지만 여럿 있다(웃음). 현재 글로벌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제약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는 단일항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리보핵산(RNA) 등 여러 가지 종류의 의약품에 ALT-B4 적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논의할 수 있는 제약사의 범위나 의약품 폭이 넓어진 것이다. 현재 경쟁사인 미국의 할로자임과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진행 상황이 어떤가?※세계적으로 S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두 곳 뿐이다. 지난해 11월 MSD는 할로자임의 SC 플랫폼 기술인 ‘엠다제’의 특허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이유로 특허무효심판(PGR)을 청구했다. 할로자임은 올해 4월 큐렉스가 엠다제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MSD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MSD가 청구한 특허무효심판 14건 중 현재 5건이 개시가 된 상황이다. (통상 미국의 특허심판원은 특허 무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경우 PGR을 개시한다.) 미국에는 특허청장의 재량권으로 PGR 개시를 거부할 수 있는 ‘재량적 거절(Discretionary Denial)’이라는 제도가 있다. 할로자임이 이 제도를 활용해 MSD의 PGR 개시를 거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두 기각된 상황이다.만약 할로자임이 임시금지명령을 신청하면 큐렉스의 판매 일정이 지연되지 않나그럴 가능성도 있지만 높다고 보지는 않는다. 법원이 임시금지명령을 내리려면 할로자임이 큐렉스의 판매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피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이 쉽지 않다. 아직 할로자임이 엠다제를 활용해 제품화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엠다제 특허에 대한 분석을 광범위하게 했고, ALT-B4는 엠다제와는 별개의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네이버는 검색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인공지능(AI) 브리핑’ 기능을 도입했다. AI 브리핑은 사용자의 검색 의도에 맞는 핵심적인 정보들을 보기 쉽게 요약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AI가 요약한 답변뿐 아니라 창작자 및 원본 콘텐츠의 출처까지 탐색할 수 있다. 정리된 답변을 제공하는 검색 기능, 다양한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플레이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트렌드를 소개하는 ‘숏텐츠’ 등 각 유형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AI 브리핑은 국내 사용자들의 콘텐츠 생산 및 소비가 활발한 주제에 대한 정보 제공에 강점을 보인다.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대한 정보 제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케데헌 서울 명소’에 대한 질의가 많아지며 AI 브리핑으로 영화에 등장한 서울의 주요 장소들을 요약해 보여주거나 ‘케데헌 국립중앙박물관’ 질의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인기 상품 구매부터 방문 정보를 정리해 제공했다. 여행지나 맛집을 검색할 때도 블로그에서 자주 언급되는 해당 지역 정보를 요약해 제공하거나 식당이나 카페에 대한 사용자 리뷰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식당의 대표 메뉴, 공간 분위기, 예약 방법 등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하는 특징을 요약해 보여준다. 네이버는 텍스트 검색을 넘어 이미지 검색에도 AI 브리핑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올해 7월 출시된 ‘렌즈xAI 브리핑’은 네이버 스마트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AI가 분석해 관련성이 높은 문서를 찾아 핵심 내용을 요약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령 와인 라벨을 찍으면 품종과 생산지 등 여러 정보를 요약해 보여준다. AI 브리핑이 도입된 이후 6월 기준 클릭률(CTR)은 기존 대비 8%, 최상단 영역 체류시간은 20%가량 증가했다. 플레이스 영역에서도 8월 기준 평균 체류시간은 10.4%, 추가 탐색 클릭률은 27.4% 늘었다. 네이버는 연말까지 AI 브리핑이 적용되는 분야를 전체 검색 질의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통합검색 옆 별도 공간에 ‘AI 탭’을 신설하고 커머스, 금융 등 서비스와 연동하는 ‘통합 에이전트’로 발전시킬 예정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기업인 맥도널드, 글로벌 대표 결제 브랜드 마스터카드의 연매출보다 더 많이 팔리는 의약품이 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약 295억 달러(약 4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키트루다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의 총 매출인 642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2028년 키트루다의 미국 특허가 만료된다. MSD는 특허 방어를 위해 정맥주사(IV) 제형이던 키트루다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하고 나섰다. 이것이 세계 3대 글로벌 제약사인 MSD와 한국 대전에 있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만나게 된 계기다. 2008년 LG화학 출신인 박순재 대표가 창업한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은 IV를 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SC 제형으로 변경하면 수시간이 걸리는 약물 투여 시간이 1∼2분으로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 기술의 중심에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로 불리는 플랫폼 기술이 존재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의 수분을 채워 주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주는 효소다. 히알루론산은 세포와 세포 사이를 끈끈하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연결을 끊어야 약물이 피부 조직을 통과해 혈관까지 도달할 수 있다. 즉 SC 제형으로 투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히알루로니다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알테오젠은 인간의 정자에서 발견되는 ‘PH20’과 또 다른 효소를 선택했다. 회사는 두 효소를 재조합한 새로운 물질인 ‘ALT-B4’를 개발했다. PH20은 정자가 난자와 만날 때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난자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는 역할을 한다. 29일 대전 알테오젠 사무실에서 만난 전태연 알테오젠 부사장은 “두 효소를 재조합해 약 300개의 변이체를 만들어 더 안정성이 높고 수율이 높은 물질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알테오젠의 ALT-B4를 적용한 SC 제형의 ‘키트루다 큐렉스’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큐렉스의 판매가 시작되면 알테오젠은 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받게 된다. 로열티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4∼5%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SD는 2027년까지 키트루다 전체 환자의 40%가 SC 제형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 부사장은 “11월께 유럽에서도 큐렉스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큐렉스의 미국 판매 및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등을 고려하면 올해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SC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곳은 알테오젠과 미국의 할로자임 두 곳뿐이다. 특허가 만료되는 모든 블록버스터 약물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4월에는 할로자임이 MSD의 ‘키트루다 큐렉스’를 상대로 자사의 SC 기술 ‘엠다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전 부사장은 “이미 엠다제에 대한 특허 분석을 완료했고, ALT-B4는 엠다제와는 별개의 물질이기 때문에 특허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애플이 내년 인공지능(AI) 비서 시리(Siri)의 대대적 개편을 앞두고 이를 시험하기 위해 챗GPT와 유사한 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 시간) 애플의 AI 부서가 이 앱을 통해 시리의 새로운 기능을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앱의 내부 코드명은 ‘진리’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따온 ‘베리타스(Veritas)’로, 현재 애플 내부용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노래나 이메일 같은 개인 데이터 검색, 사진 편집과 같은 작업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챗봇들과 유사하게 다양한 주제의 여러 대화를 관리할 수 있고 과거 대화를 저장·참조하고, 이전 질문을 이어가며 장문의 대화도 지원한다.애플은 이 앱을 외부에 공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해당 앱을 두고 “시리 개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새 단장한 시리는 당초 지난해 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차례 지연된 끝에 내년 3월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성공할 경우 애플의 AI 경쟁력 회복에 도움이 되겠지만 실패 시 구글 등 다른 경쟁사에 더 뒤처질 위험이 큰 것으로 본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 17을 공개했지만 AI 플랫폼에 대해서는 크게 강조하지 않았다. 새로운 시리는 화면에 표시된 정보에 직접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기기를 더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한편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AI는 수십 년 만의 가장 큰 변화”라며 “우리가 반드시 이겨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이 기회를 잡을 것이며 필요한 투자를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15년 만의 대규모 개편에도 불구하고 혹평을 받고 있는 카카오톡이 결국 친구탭·숏폼탭을 개선하기로 했다. 카카오톡 개편 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28일 소프트웨어 기업 피엑스디가 카카오톡 개편이 있었던 2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에 달린 카카오톡 리뷰 1000개를 분석한 결과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를 차지했다. 앱의 만족도를 평가하는 ‘별점 평가’에서도 업데이트 이후 5점 만점에서 1점으로 평가한 리뷰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이번 업데이트로 목록형에서 격자형으로 바뀐 ‘친구탭’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격자형으로 바뀌며 마치 인스타그램처럼 원하지 않는 친구의 소식과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새롭게 만들어진 숏폼탭을 두고도 미성년자가 숏폼에 무제한 노출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는 숏폼탭의 경우 기존에는 고객센터를 통해 설정이 가능했던 미성년자보호조치를 숏폼탭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을 완료했다. 친구탭에 대해서도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내주 초 개선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탭과 숏폼탭 모두 개선 방안을 적극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업데이트 하겠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주요 정부 전산 시스템이 멈추는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전국에서 온라인 민원, 증명서 발급, 우편·예금 서비스 등이 중단돼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복구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29일 오전부터 각종 공공기관 민원 처리와 금융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월요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재는 26일 오후 8시 15분경 대전 유성구 국정자원 5층 전산실에서 비상전원인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이전하기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분리하던 중 불꽃이 튀며 발생했다. 약 21시간 45분 만인 27일 오후 6시에 모두 진화됐다. 단 1개 층이 불에 탔지만 740대 전산장비가 전소하면서 647개 정부 전산 시스템 가동이 중단됐다. 이 중 96개 시스템은 직접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배터리 노후화 문제, 작업자 과실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이틀이 지난 28일까지 온라인 민원 서비스 ‘정부24’와 ‘국민신문고’ 등 주요 정부 부처 홈페이지는 먹통인 상황이다. 공무원 업무에 필수적인 ‘온나라시스템’도 가동이 중단돼 다수의 국가 업무가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 인터넷 우체국 우편·택배 서비스와 예금·보험 등 금융 서비스가 중단되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금 인출과 택배를 이용하려는 시민들 사이에서 불편이 컸다.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노동포털 ‘노사누리’,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NEIS) 등도 먹통이 됐다. 행안부는 통신·보안 인프라 복구가 진행됨에 따라 28일 오후부터 직접 피해를 받지 않은 551개 시스템을 대상으로 순차적 재가동에 들어갔다. 행안부는 28일 오후 10시 기준 모바일신분증, 우체국 인터넷 예금 등 30개 서비스가 복구됐으며, 대전 본원 전체 네트워크 장비와 핵심 보안장비는 100%가 정상 작동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에 타는 등 직접 피해를 입은 96개 시스템은 정상화까지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로 정부 전산망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 발생 시 다른 지역 센터에서 시스템을 이어받아 가동하는 ‘이중화’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2023년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다중 지역 동시 가동 체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일부 시스템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가 정보 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경기 고양시에 사는 이모 씨(37)는 27일 집 근처의 음식점에 외식을 하러 갔다가 주거래 은행인 우체국의 체크카드 사용이 중지돼 30분간 곤욕을 치렀다. 이 씨는 “인터넷 뱅킹도 안 되고 카드 결제도 안 돼 결국 집에 있는 가족을 불러 계산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26일 발생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우체국의 우편 및 금융 서비스가 마비되며 시민들의 불편이 초래됐다. 우체국 금융은 주말 동안 입출금 및 이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보험료 납부·지급 등 모든 서비스가 중지됐다. 우편 서비스도 27일 배송 시스템을 오프라인 체계로 전환했으나 배송 지연 등 차질이 속출했으며, 온라인 택배 접수도 막혀버렸다.이에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출 이자를 내야 하는데 우체국 금융 서비스가 모두 마비돼 걱정이다” “명절이라 월요일에 우체국 택배를 부치려고 했는데 대기 시간이 상당할 것 같다”는 걱정스러운 의견이 쏟아졌다. 특히 택배 물량이 몰리는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요금이 저렴한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많아서다. 경남 남해군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정모 씨(40)도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체국 택배 접수가 중단돼 애를 태우고 있다. 그는 당초 이달 29, 30일 이틀간 1000건 넘는 떡 선물 세트를 우체국 택배를 통해 보낼 계획이었지만 대체 수단을 급하게 찾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우본)는 28일 오전부터 금융 및 우편 시스템을 재가동하고 서비스 점검을 시작했다. 그 결과 우체국 금융 서비스는 28일 오후 9시부터 정상 재개됐다. 택배 등 우편 서비스는 시스템 복구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상황이라 만약 정상화에 실패할 경우 29일은 우편물의 접수와 배송을 전면 오프라인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본은 금융 서비스 중단에 따른 피해와 관련해 신용 하락 시 원상복구 지원, 연체 및 지연 이자 배상 등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1개 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수백 개 전산 시스템이 사흘 넘게 먹통이 되면서 정부의 데이터 관리·복구 체계에 큰 구멍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정부 전산은 재난 상황에서도 3시간 이내 복구된다’던 정부의 기존 설명이 무색해졌고, 비상시 즉시 대체할 시스템도 사실상 없다는 점이 공개됐다.● 데이터 ‘이중화’ 체계 미비국정자원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의 주요 전산 시스템과 데이터를 통합 운영·관리하는 정부 정보기술(IT) 인프라 총괄 기관이다. 대전·광주·대구 3곳에서 1600여 개 전산 시스템을 분산 운영한다. 대전 본원에 전체 국가 정보시스템의 3분의 1 이상이 집중돼 있다. 이번 화재로 정부24, 국민비서, 인터넷우체국, 119 신고 시스템 등 647개 시스템이 동시 중단됐다.광주 분원은 경찰 112 신고·법무부·특허청·국세청 시스템을, 대구 분원은 ‘민생지원 소비쿠폰’ 등 복지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어 일부 서비스는 유지됐다. 그러나 대전 본원이 멈추자 다른 센터가 실시간으로 이를 대신하지 못해 1개 층 화재로 전국 대민 서비스가 마비되는 취약성이 드러났다. 정부는 “대전·광주 간 상호 복구 시스템은 최소 규모로, 시스템 구성이 제각각이라 순차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완전한 ‘쌍둥이 서버’로 설계되지 않아 즉각 전환이 어려웠다는 것이다.이번 사태로 ‘데이터 이중화’와 ‘재난복구(DR) 이중화’ 모두 불완전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데이터 이중화는 데이터를 여러 장소에 복사·보관해 한쪽 서버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지역에서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게 하는 조치다. DR 이중화는 데이터뿐 아니라 서버·네트워크·운영 환경까지 통째로 복제해 한쪽이 멈추면 다른 쪽이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는 체계다. 국정자원은 일부 데이터는 백업해 두고 있었지만, 운영 시스템 전체를 즉시 전환할 DR 이중화는 갖추지 못했다. 데이터 손실은 피했으나 복구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이유다.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서도 데이터 이중화 부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2023년 11월에도 정부 행정전산망이 대규모로 마비되자 정부는 DR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발표하며 “앞으로는 3시간 이내 복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여전히 미비한 체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재용 국가정보관리원장은 “지난해 (DR 이중화) 컨설팅을 마쳤고 올해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본격 전환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3년째 멈춘 ‘공주 DR 센터’… 예산도 축소충남 공주에 대전 본원을 보완할 DR 전용 클라우드 센터 건립 계획은 2012년 착수 이후 13년째 지지부진하다. 애초 2023년까지 개소할 예정이었지만 예산 문제로 올해 하반기로 개소 시점이 미뤄졌다. 2024년 편성된 251억5000만 원 예산도 집행되지 못했고, 올해는 16억1400만 원만 배정돼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국가 1등급 정보만이라도 다른 지역 센터에 실시간 백업해 두는 공간적 이중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업무 영향, 사용자 수 등을 합산해 90점 이상이면 1등급 정보다.전문가들은 정부 전산망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사회적 혼란으로 인한 비용을 생각하면 국가 1등급 정보는 즉시 전환 가능한 이중화 체계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도 “화재나 해킹 등으로 서버가 취약할 때 실시간으로 백업 서버가 동기화되는 액티브-액티브 방식이 아니면 데이터 손실을 막기 어렵다”며 “민원 서비스는 민간 클라우드까지 활용해 가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