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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재단은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제35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년 연속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와 가족을 격려했다. 올해 호암상은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신석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47)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정종경 서울대 교수(62) △공학상 김승우 KAIST 명예교수(70) △의학상 글로리아 최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48) △예술상 구본창 사진작가(72) △사회봉사상 김동해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61)이 수상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됐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 등 삼성 주요 경영진과 수상자 가족 및 지인 등 27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시상식에는 지난해 호암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한국 문학계를 축하하는 뜻에서 스티브 셈산드베리 노벨문학상위원회 위원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제정했다. 올해까지 총 182명의 수상자에게 361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반도체 경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범용 D램 가격이 최근 두 달 연속으로 두 자릿 수 상승률을 나타내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PC 등 정보기술(IT) 기기 업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 동안 미리 메모리 재고확보에 나서며 가격 상승을 이끈 영향이다.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4 8Gb(1Gx8)의 5월 평균 거래가격은 2.10달러로 전달보다 27.3% 올랐다. 4월에도 22.2%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급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정점을 찍었던 7월(2.10달러) 수준이다. 해당 제품 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실망감 속에서 전고점 대비 35.7% 떨어진 1.35달러로 내려 앉았었다.범용 D램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IT 기기 제조사들의 메모리 반도체 ‘사재기’가 꼽힌다.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사들이 상호관세 90일 유예 기간을 활용해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여기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3사가 일부 구형 DDR4 모델을 단종하기로 결정하며 단가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DDR4 다음 세대인 DDR5 역시 가격이 오름세다. DDR5 16Gb(2Gx8)의 지난달 평균 거래가격은 4.80달러로 전달 대비 4.35% 상승했다.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지금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으로 개선되는 모습이었으나 PC, 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까지 회복세를 보이며 증권사들의 전망치도 상향조정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9일 기준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삼성전자의 올 2분기(4~6월) 매출은 77조101억 원으로 3개월 전에 내놨던 전망치(74조6965억 원)보다 3.1%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매출 전망치도 18조8747억 원에서 20조2690억 원으로 7.4% 증가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세계 곳곳에서 브랜드 슬로건 ‘Life’s Good(라이프스 굿·인생은 좋다)’을 앞세워 선한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다. LG전자 미국법인은 최근 지역 생태계 보존 활동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손수 만든 새 둥지 150여 개를 회사와 직원들 집 앞마당 등에 설치했다. 새 둥지는 도시 내 서식지를 잃은 조류의 안식처로 활용된다. 미국법인 임직원들은 또 뉴저지주 북미 사옥에 조성된 폴리네이터 정원에 100여 종의 토종 식물을 새롭게 심는 등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폴리네이터 정원은 벌, 나비 등 수분 매개 곤충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정원이다. LG전자의 폴리네이터 정원은 한국 기업 최초로 국립야생동물연맹의 야생 서식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LG전자 카자흐스탄법인은 최근 키르기스스탄 국립대학교(KNU) 및 국립기술대학교(KSTU)에서 대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Life’s Good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가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혁신에 기여하고 기술로 사람들의 일상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는 점들을 다뤘다. 국내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LG전자 임직원으로 구성된 ‘라이프스굿 봉사단’과 ESG 대학생 아카데미 구성원들은 서울 강동구 암사재활원을 찾았다. 봉사단은 장애 아동·청소년들과 짝을 이뤄 보물찾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했다. LG전자는 2014년부터 대한사회복지회 암사재활원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어린이날, 명절에 라이프스굿 봉사단이 방문해 시간을 보내거나 가전제품 기부 및 가전 사용법 교육, 명절 후원금 전달 등의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그룹은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로 삼아 친환경 신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GS칼텍스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저탄소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청정 수소 공급을 위한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대표적이다. 2023년 한국남동발전과 여수산단 청정 수소 밸류체인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또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 전남도 및 여수시와 ‘CCU(탄소 포집활용) 메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친환경 연료와 관련해서는 2023년 국내 최초로 바이오항공유(SAF) 시범 운항을 완료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나리타 공항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다이올 등 화장품, 농업, 산업 원료로 사용되는 화이트바이오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의 다이올은 ‘그린다이올’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국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다. GS건설은 친환경 신사업으로 ‘프리패브’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프리패브 공법은 자체 공장에서 모듈을 사전 제작한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환경오염과 소음,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건설기술이다. GS건설은 2020년 해외 모듈러 기업 인수를 시작으로 프리패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23년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해 친환경 목조 프리패브 주택으로 지속가능한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GS리테일은 한국ESG기준원의 2024 정기 평가에서 역대 최고 수준인 ‘통합 A+’ 등급을 획득했다. 회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재해 유형별 물리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자산손실률을 공시하는 등 체계적인 환경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편의점은 환경 경영의 대표 사례다. 친환경 인증 상품을 확대하고 ‘스마트에너지관리시스템’, 태양광 설비 등을 구축해 에너지 절감 성과를 달성했다. 또 E-순환거버넌스와 폐전자제품 선순환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2년 연속 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키우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경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배터리 선도업체로서 지위를 견고히 하기 위해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운영 중이던 생산성 향상 및 품질 개선 지원 제도의 범위를 국내 파트너사에서 해외 파트너사까지 확대했다. 단기 과제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는 물론 현지화 기반의 밸류체인 구축, 신기술 발굴 지원 등 중장기 과제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파트너사와의 상생을 위한 금융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동반성장 투자지원펀드’가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금융기관에 예치한 자금을 기초로 협력회사에 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대출펀드로 2020년 1500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투자지원펀드를 통해 파트너사가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설비 투자나 운영 비용의 경우 파트너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금융지원이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절 전에는 정해진 지급 기일보다 조기에 대금을 지급해 원자재 대금 결제,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파트너사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납품대금연동제를 도입해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파트너사와 나누고 있다.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 문화 확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도급심의위원회를 구축해 계약 전후로 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자체적으로 내부 심의를 실시하고 있다. 나아가 자율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해 파트너사와의 분쟁을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구를 마련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LG유플러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 ‘평촌 2센터’에 액체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고 시험 운영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에서 냉각 솔루션의 기술 실증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LG전자가 LG유플러스에 공급하는 액체 냉각 솔루션은 ‘냉각수 분배장치(CDU)’다. 데이터센터에서 작동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냉각수를 흘려보내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고성능 연산이 요구돼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발열량도 크다. 이러한 열을 식히고 관리하는 데는 기존 공기 순환 방식의 공랭식보다 냉각수로 직접 식히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다. LG전자는 기술 실증에 나서는 CDU가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 냉각수를 내보내 에너지 효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연산이 늘어나 발열량이 커졌을 때 이를 센서로 감지해 냉각수를 더 많이 흘려보내고, 반대로 평상시에는 데이터센터 유지관리를 위한 적정량의 냉각수만 사용한다. CDU는 액체 기반이라 누수로 인한 시설물 훼손이 없도록 누수 전용 센서도 갖추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기술력과 고효율 냉각 솔루션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열관리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3일(현지 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시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 스마트폰, PC, 자율주행차 등 화웨이의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제품들을 한데 모은 이곳에서 방문객들의 관심은 최근 출시된 ‘화웨이 메이트북 폴드’에 집중됐다. 이 제품 주위로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메이트북 폴드는 접으면 13인치, 펼치면 18인치 대화면이 되는 폴더블 노트북이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힌지’는 매끄러운 모양새를 갖췄고, 무게도 1.16kg으로 일반 노트북(통상 1.5∼2.0kg)보다 가벼웠다. 이 노트북의 가장 큰 특징은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하모니’를 적용한 첫 노트북이라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OS인 윈도에서 독립해 시장에 판매할 수준의 자체 OS를 만든 것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에도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체한 하모니 OS 기반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70’을 출시했다. ICT 업계 관계자는 “OS는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가장 밑바탕이 되는 시스템”이라며 “한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여전히 미국 빅테크 OS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체 OS로 독립한다는 것은 상징적”이라고 했다.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화될수록 중국 첨단산업의 자립 역시 여러 분야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OS 자립도 현실화되며 중국 ICT 업계가 ‘탈(脫)미국’ 생태계 완성에 한발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화웨이 메이트북 폴드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 X90’ 반도체가 탑재됐다. 화웨이는 공식적으로 메이트북 폴드가 어떤 칩을 쓰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기린 X90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7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국 언론은 5나노 공정이 적용됐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최신 제품의 3년 전 수준에서 1, 2년 전 수준으로 바짝 쫓아왔다는 의미다. 외부에서는 미국의 대중 장비 반입 제재로 중국 기업들의 7나노 이하 첨단 공정 진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지만 5나노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또 다른 중국 테크 기업인 샤오미도 최근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모바일용 3나노 프로세서 ‘쉬안제O1’을 공개했다. 쉬안제O1은 샤오미 신형 스마트폰 15S 프로에 탑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모바일용 3나노 프로세서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3곳뿐이다. 다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쉬안제O1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반도체 업계가 절대적 우위에 있던 메모리는 이제 더 이상 ‘초격차’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최대 D램 회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범용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DDR5를 넘어 이제 최첨단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CXMT는 이미 HBM 3세대인 HBM2E를 상용화했고, 2026년 4세대인 HBM3, 2027년 5세대 HBM3E를 내놓겠다는 로드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면 CXMT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간의 격차가 기존 6∼8년에서 3, 4년까지 줄어들 수 있다. 선전에서 만난 중국 테크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이렇게 자립에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의 견제가 거세진 결과”라며 “이제 대중 제재를 거스를 수 없는 현실로 보고 중국 정부와 기업이 자체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선전=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서울대 블루카본사업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해양 생태계를 복원하는 신소재인 ‘마린 글라스’ 사업 협력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마린 글라스는 해조류 및 미세조류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성 유리 소재다. 물과 만나면 녹아 조류의 영양분이 되는 미네랄 이온으로 바뀐다. 환경 오염으로 파괴된 조류를 복원해 해양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린 글라스는 용해되는 속도와 제품의 형태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어 활용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단단하고 무거운 구(球) 형태로 만들면 유속이 빠른 환경에서도 미네랄 성분이 쉽게 흩어지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조류 등 해양 생태계는 육상 생태계와 비교할 때 ‘블루카본(탄소)’의 흡수 속도가 빠르고 저장 용량이 많다. 이 때문에 마린 글라스를 활용할 경우 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글로벌 블루카본 시장 규모가 연평균 41% 성장해 지난해 약 966조 원에서 2030년 약 700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24일(현지 시간) 중국 광둥성 선전시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경진대회’ 시상 현장은 마치 월드컵 축구 경기를 방불케 했다. 독일, 스페인, 나이지리아, 케냐, 필리핀, 브라질 등 전 세계 48개국에서 온 179개 팀 소속 참가자 수백 명이 수상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상자가 발표되자 곳곳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기쁨에 펄쩍 뛰어오르는 수상자도 눈에 띄었다. 올해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세르비아 크라구예바츠대 팀의 미하일로 크네제비치 씨(28)는 “이번 수상으로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크라구예바츠대 팀은 혈액 투석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해 상을 받았다. 중국 기업 화웨이가 2016년 처음 개최한 화웨이 ICT 경진대회가 올해 9회째를 맞았다. 전 세계 대학생과 교수가 참여하는 이 대회를 단순한 대학생 기술 경진대회로만 보기는 어렵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중국 측 ‘핵심’인 화웨이가 전 세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주최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화웨이 ICT 경진대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가 참가했다. 전 세계 100여 국가에서 21만 명 이상의 교수 및 학생들이 지난해 말부터 예선을 시작했다. 그중 단 179개 팀이 결선에 진출했고 이날 18개 팀만 클라우드, 프로그래밍 등 부문 대상을 받았다. 수상자들이 환호하고 뛰면서 기뻐하게 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선 싱가포르, 필리핀, 모로코 등 세계 각국 학생들이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 ICT 경진대회 수상은 이 분야 능력을 갖췄다는 ‘보증수표’”라며 “수상자 대상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하거나 선배들이 입사 추천을 하는 등 후속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대회 우승 후 화웨이에 입사한 타오 청미안 씨는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강도 높은 실험과 훈련을 한 것이 실무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화웨이 입사 때는 화웨이 ICT 경진대회 수상 이력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2013년 대학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개편하는 ‘화웨이 ICT 아카데미’ 사업에 나섰다. 이후 이를 확장하며 경진대회도 열었다. 대회를 통해 전 세계 ICT 인재를 발굴하고 화웨이의 사업 기회도 넓히는 게 목표다. 화웨이 ICT 아카데미는 산업 현장 변화에 맞춰 최근 화웨이의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됐다. 지난해 기준 100여 국가의 3000개 이상 대학이 화웨이와 협력해 130만 명 이상의 ICT 인재를 교육했다. 현재도 매년 30만 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황위 화웨이 글로벌 공공사업부 교육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인공지능(AI) 시대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의 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며 “화웨이가 ICT 아카데미와 경진대회를 운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선전=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경진대회 수상으로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인정을 받게 돼 감격이 크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인재들이 참여하고 교류하며 생태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24일(현지 시간) 중국 선전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정보통신기술(ICT) 경진대회. 올해 혁신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세르비아 크라구예바츠대 팀의 미하일로 크네제비치(28)는 수상소감을 묻는 본보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크네제비치의 팀은 인공지능(AI) 컴퓨팅을 활용해 신장 기능 저하로 혈액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치료받는 방법을 개발해 경진대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이번 화웨이 ICT 경진대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지원자가 참가했다. 전세계 100여 국가의 21만 명 이상 교수 및 학생들이 경연을 펼쳤다. 지난해 17만여 명보다 약 20% 늘어난 수치다. 올해 179개 팀이 결선에 진출해 18개 팀이 클라우드, 프로그래밍, 네트워크 등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했다.화웨이 경진대회는 매년 전세계 ICT 교수, 학생들이 모여 실력을 뽐내고 교류하는 자리로 인공지능(AI), 반도체, 클라우드, 통신 등에서 혁신을 보여준 팀에 상을 수여하고 있다. 2016년 첫 수상자를 배출하고 올해 9회를 맞았다. 화웨이는 2013년 대학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개편하고 관련 인프라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화웨이 ICT 아카데미 사업에 나섰는데 이후 생태계 확대의 일환으로 경진대회도 열기 시작했다. 경진대회를 통해 더 많은 ICT 인재를 발굴하고 전세계 화웨이의 사업 기회도 넓히는 것이다.학생들은 경쟁을 통해 ICT 역량을 강화하고 화웨이를 비롯한 ICT 업계 취업에 이점을 얻고 있다. 2019년 경진대회 우승 후 화웨이에 입사한 타오 청미안은 “대회 준비 과정에서의 강도 높은 실험과 훈련은 우리의 실무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며 “특히 화웨이 입사 면접 과정에서 화웨이 ICT 경진대회 수상 이력이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전세계 ICT 인재들이 참여하는 만큼 수상자도 다양한 나라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중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필리핀, 나이지리아, 모로코 등 각국 대학 출신 학생들이 대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 ICT 경진대회 수상은 이 분야 ‘보증수표’와 같아서 화웨이뿐만 아니라 ICT 업계 경쟁사, 협력사들이 선호하는 스펙”이라며 “화웨이는 수상자 대상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하거나 선배들이 직접 회사에 입사 추천을 하는 등 후속 지원도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경진대회의 바탕이 되는 화웨이 ICT 아카데미는 산업 현장의 변화에 맞춰 꾸준히 개선되며 화웨이의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100여 국가 3000개 이상 대학이 화웨이와 협력해 130만 명 이상의 ICT 인재를 교육했다. 현재 매년 30만 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가장 큰 특징으로 교육과정에 화웨이 인증 자격증을 결합한 점이 꼽힌다. AI, 빅데이터, 보안 등 약 20개 분야로 나뉘고 지난해 말 기준 학생 3000여 명이 인증을 통과했다.화웨이와 함께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선전직업기술대의 송룽 전자통신공학원 원장은 “인증 시스템은 기업과 대학이 윈윈하는 모델”이라며 “기업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확보하고 학생들은 인증을 따는 것만으로도 취업이 유리해진다”고 말했다.황위 화웨이 글로벌 공공사업부 교육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시대 교육은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의 역량 강화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며 “학생들이 졸업 후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충분한 실습 기회가 제공되고 교수, 교사들도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 화웨이가 ICT 아카데미와 경진대회를 운영하는 이유다”라고 했다.선전=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간 수준의 신체와 지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정보기술(IT) 산업의 격전지로 부상하며 전 세계 첨단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단순 반복 작업 위주로 활용됐던 로봇은 인공지능(AI)을 만나 더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까지 해내며 최근 산업 현장 곳곳에 투입되고 있다.22일 산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본격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 2월 ‘휴머노이드 100’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10년 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최대 60조 달러(약 8경64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생성형 AI가 디지털 영역을 넘어 물리 세계로 확장되면서 방대한 변화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관심이 큰 대표 국가는 중국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출원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건수는 중국 5688건, 미국 1483건, 일본 1195건, 한국 368건 등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가 45억 위안(약 8700억 원) 규모의 로봇을 생산해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 갤봇, 중칭 로봇테크, 러쥐로봇 등 6곳이 각 1000대 이상 로봇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유니트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h1은 2월 온라인에서 대당 65만 위안에 한정 판매했는데 순식간에 완판된 것으로 전해진다.미국 테슬라는 2021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처음 공개했다. 이후 고도화 과정을 거쳐 테슬라는 올해 로봇 수천대를 생산해 자체 생산 라인에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옵티머스의 춤추는 모습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미국 로봇기업 어질리티로보틱스의 디짓은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입돼 창고 정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피규어AI의 로봇 피규어02는 미국 BMW 공장에서 부품 조립 등에 활용하고 있다.후발주자인 한국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올 뉴 아틀라스를 연내 생산 공장에 시범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 개발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한편 미래 로봇 추진단을 신설해 사업 강화에 나섰다.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 오준호 KAIST 명예교수가 맡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은 안 의사의 숭고한 뜻이 담긴 우리의 유산입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8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만난 구혜정 여사(77)와 이상현 ㈜태인 대표(48) 모자가 한목소리로 했던 말이다.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녀인 구 여사는 아들 이 대표와 함께 지난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일본 소장자가 출품한 유묵 ‘녹죽(綠竹·푸른 대나무)’을 9억4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범LS가(家)의 일원인 이들 가족이 안 의사 유묵을 한국에 들여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엔 구 여사의 배우자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이 또 다른 유묵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날마다 청아한 이야기를 나누는 분)’을 2억9000만 원에 낙찰받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했다. 이 유묵은 2017년 보물로 지정됐다.안중근의사숭모회에 따르면 안 의사의 유묵은 현재 60여 점이 남아 있다. 상당수가 일본 등 해외를 떠돌며 국내로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 숭모회 관계자는 “해외에 있는 안 의사 유묵은 최소 10여 점으로 소장자들이 갈수록 비싼 값을 불러 환수가 점점 어려워지는 실정”이라며 “이렇게 (이 대표 가족이) 사재를 털어 안 의사 유묵이 우리 땅을 밟게 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구 여사는 “녹죽 역시 공공기관에 기탁해 학술기관에서 연구에 활용하고 더 많은 시민이 안 의사 유묵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들 모자의 ‘안중근 숭모’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중근의사기념관은 신관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전 국민에게 ‘벽돌 한 장 가격’만큼만 후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구 여사는 “2010년에 아들 부부의 첫째 손자가 태어나면서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기부에 나섰다”며 “기부를 계기로 안 의사 존재가 내 삶에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아들 이 대표는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읽고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동양평화론은 안 의사가 투옥 중에 쓴 미완의 저서로 한국, 중국, 일본 등 3국이 뭉쳐 전 세계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대표는 “강대국에 둘러싸여 이리저리 휩쓸리는 지금의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3월 일본이 발행했던 안 의사 초상 엽서를 안중근의사기념관에 공개하며 시민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안 의사 기념 우표 등 관련 자료 15건을 안중근의사기념관에 기부한 바 있다. 이들 모자는 이제 광복 80주년, 안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안 의사를 기리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구 여사는 “지난 10년 동안 명창 안숙선 선생에게서 배움을 이어오는 등 판소리에 관심이 많다”며 “안 의사의 일대기를 담은 ‘안중근전’ 공연을 개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립합창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안 의사를 주제로 합창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 8월 합창 공연을 개최할 것”이라며 “안 의사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가능하면 녹죽 유묵도 무대에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가족이 매입한 안 의사 유묵인 녹죽과 일통청화공은 8월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 열리는 국가유산청 광복 80주년 특별전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동아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동아경제 人터뷰’ LS家 구혜정 여사-이상현 대표 母子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으로 향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3년 만에 2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의 외국인 투자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세계 1위를 유지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로 인해 글로벌 산업 투자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를 늘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동아일보가 한국경제인협회와 함께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 세계 FDI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으로 유입된 FDI가 185억5600만 달러(약 25조80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63.9% 감소한 수치다. OECD가 발표한 중국 FDI는 2022∼2024년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2021년(3440억7500만 달러)의 20분의 1(5.39%)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번에 나온 중국의 지난해 FDI 규모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공식 FDI(1160억 달러·약 161조 원)와 비교하면 차이가 적지 않다. OECD는 각 국가의 기업이 국외 자회사 등으로 자국에 우회 투자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순수 집행액 기준으로 FDI를 집계한다. 급속한 대중 FDI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 확대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미중 갈등으로 중국 수출입, 제조를 제한하는 각종 규제가 생겨나며 대중 투자 리스크가 커졌다”며 “과거에는 중국 내수 시장을 노리고 투자하는 기업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가 노골화되며 대중 투자의 이점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은 이제 해외 자본 없이 자체 자원으로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FDI 유입 감소에 크게 아쉬워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유입된 FDI는 3079억400만 달러(약 428조4000억 원)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미국의 FDI는 2020년까지 1000억∼2000억 달러대 수준을 보이다가 2021년 4033억5200만 달러로 크게 뛰면서 중국을 역전했다. 한경협은 “트럼프 1기(2017∼2020년) 때부터 시작된 공급망 이전 압박으로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2021년 본격화됐다”며 “바이든 정부 역시 압박 기조를 이어가면서 외국인 투자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한국으로의 FDI 유입도 줄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 유입된 FDI는 152억2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0% 줄었다. 반면 ‘중국 대체지’로 부상한 동남아시아 투자가 늘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향한 FDI는 지난해 각각 382억3000만 달러와 242억1200만 달러로 중국을 추월했다. 아이폰 제조사로 유명한 대만 폭스콘이 중국 생산비중을 줄이고 베트남 등 대체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한 게 대표적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은 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에서 어떤 기회를 노려야 할지 깊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미국 시장 내 기존 중국 제품·서비스를 대체한다거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국 중심의 첨단 기술 생태계에 더 긴밀히 편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9일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조선 재건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화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민철 한국해양대 교수에게 의뢰해 발간한 해당 보고서는 미국이 2037년까지 상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해군 군함 등 403∼448척의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발의된 조선 및 항만 인프라법과 미 해군의 2025 군함 퇴역 및 신규 건조 계획을 토대로 추산한 수치다. 보고서는 한국 조선 기업들이 미국의 LNG 수출 증가에 맞춰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선박 건조에 나설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LNG 수출 물량의 일정 부분을 미국에서 만든 LNG 운반선을 통해서만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전략상선단이 대부분 중형급 선박으로 구성된 만큼 중형급 선박을 주로 만드는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이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미국 측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 해군 함정에 대해선 신규 건조나 유지·보수·정비(MRO)를 당장 한국에 맡길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그 대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함정의 작전 능력과 기술을 고도화해 수주 및 수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에스원은 자사 범죄예방연구소가 2022∼2024년 고객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도난 범죄 건수가 2022년 대비 33% 감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에스원은 “최근 사회 전반에 보안 인프라가 강화돼 도난 범죄가 감소세를 보인다”며 “다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현금을 노린 생계형 범죄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에스원 분석에 따르면 전체 도난 범죄의 38.4%가 범행 도중 포기하고 미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원은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인지하거나 보안업체 직원이 출동하는 등 보안체계 때문에 심리적 압박을 느껴 도주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에스원의 CCTV 상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9% 증가하는 등 CCTV를 찾는 수요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도난 범죄의 상당 부분은 현금을 노린 생계형 범죄였다. 2022∼2024년 도난 범죄 가운데 피해 금액 100만 원 미만 소액 절도가 81.8%를 차지했다. 대부분 현금을 노린 범죄였고 이 밖에 담배, 식료품 대상 범죄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난 범죄의 70.6%가 심야 시간대인 0시∼오전 6시에 발생했다. 특히 무인점포는 해당 시간대에 81.8%가 발생해 심야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대한상공회의소는 딜로이트 컨설팅과 공동 연구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지방혁신 레시피, 메가 샌드박스’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첨단 모빌리티, 금융 클러스터 등 12개 모델을 제시했다. 첫 번째 메뉴인 ‘제조+AI’는 글로벌 톱5 제조 경쟁력을 지닌 한국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이다. 대표지로 울산(자동차·조선·석유화학), 창원(기계·부품·원자력), 포항(제철·이차전지), 광양(제철), 여수(석유화학) 등이 꼽혔다. 두 번째 메뉴인 ‘첨단 모빌리티’는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모빌리티에 로봇, 유통, 자율주행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라는 방안이다. 제조 기반이 탄탄한 경북과 개활지가 발달한 전북 등이 추천지에 올랐다. 보고서는 “해외도 첨단 모빌리티 시장 조성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획기적인 규제 해소와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대한상의는 “적은 리소스(자원)로도 큰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혁신 메뉴를 지자체에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역 지자체가 실제 적용해 볼 수 있는 실행 아이템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 관심 있는 지자체는 각 지역 상의를 통해 연락 달라”고 덧붙였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첨단 기술을 활용해 노후 건물의 안전 관리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각종 사고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어서다. 15일 에스원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통합관제 솔루션 ‘블루스캔’의 올 1분기(1∼3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3% 증가했다. 블루스캔은 건물 내 주요 설비에 센서를 부착해 누수,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건물 관리자에게 통보해주는 시스템이다. 자동으로 사고를 감지한 뒤 알림을 보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관공서와 학교 등의 공공시설에서 해당 서비스 도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스마트 건물 관리’는 건물의 노후화와 맞물려 앞으로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공건축물 가운데 건설 후 30년 이상 지난 노후 건물의 비율은 2021년 23.2%에서 2029년 43.3%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건물이 노후화하면 정전, 누수,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관리 인력이나 예산이 신축 건물에 비해 부족해 ‘안전 리스크’가 커진다. 이 부분을 스마트 건물 관리로 보완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전북 군산시의 한 관공서는 오전 2시경 시간당 130mm에 달하는 폭우가 갑자기 쏟아지자 배관이 역류하고 기계실 누수가 발생했다. 에스원 블루스캔이 문제를 즉각 탐지해 바로 알리며 피해를 최소화시켰다. 서울 용산구청은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화재 감시 솔루션을 도입했다. AI 솔루션 업체인 라온피플의 ‘라온센티넬’로 영상 분석에 특화된 솔루션이다. 주차장 내 미세한 불꽃과 연기를 조기 탐지해 문제가 생기면 알람 및 소화 시스템과 연동한다. KT에스테이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서비스-융합서비스’ 공급자로 선정돼 자체 개발한 스마트 통합관제서비스를 전국 공공기관에 도입하고 있다. 건물 주요 설비를 모니터링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AI 등의 기술을 통해 건물 안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이동식 스크린(TV·모니터) 시장을 겨냥한 가전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21년 ‘스탠바이미’ 출시로 이동형 TV 시장의 문을 연 LG전자는 4년 만인 올 2월 말 스탠바이미2를 선보인 데 이어 4월 말 더 큰 화면과 넓은 가동범위를 갖는 스윙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2023년 무빙스타일 출시로 참전한 후 올 하반기(7∼12월) LG전자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기자가 최근 2주일 동안 최신 제품인 LG 스윙을 써 보니 이동의 간편성과 넓은 가동범위가 장점이었다. 받침대 아래 바퀴가 달려 있어 거실, 침실, 서재를 오가며 집 안 어디서든 콘텐츠 시청을 즐길 수 있었다. 모니터를 지탱하는 모니터암은 높게는 어깨부터, 낮게는 허리 아래까지 조절할 수 있다. 침대에 누워 있거나 바닥 또는 의자에 앉는 등 시청하는 상황에 맞게 높낮이를 맞출 수 있는 것이다. 또 스윙은 32인치로 스탠바이미2(27인치)보다 화면이 커졌고 화질도 쿼드HD(QHD)에서 울트라HD(UHD)로 향상됐다.이처럼 스탠바이미2보다 기능들이 업그레이드됐지만 가격은 더 싸다. 출고가 기준 스탠바이미2는 129만 원이고 스윙은 104만9000원이다. 가격 차이의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유무다. 스탠바이미2는 최대 4시간 지속되는 배터리가 내장돼 전선 없이 이용 가능하다. 반면 스윙은 전원 케이블을 콘센트에 꽂아 써야 하는 유선 제품이다. 무게도 받침대를 포함해 스탠바이미2는 15.2kg인 데 비해 스윙은 21.2kg으로 6kg이 더 나간다. 모니터 가동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무게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대를 무겁게 만든 결과다. 스윙은 독립한 1인 가구나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TV 대비 차지하는 공간이 작고 필요에 따라 컴퓨터, 스마트폰과 연결해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스탠바이미2의 경우 출시 이후 4월까지 국내 구매자의 44%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윙은 다만 기자가 평소 집에서 쓰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65인치 TV와 비교하면 콘텐츠 감상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화면 크기도 크기지만 패널이 액정표시장치(LCD)여서 OLED 대비 표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 다변화를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 하반기 이동식 스크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이동식 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내놓은 무빙스타일은 유선 제품이어서 스탠바이미 같은 무선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기존 무빙스타일에 OLED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거치대에 결합할 수 있는 스크린이 기존 스마트 모니터에서 OLED,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UHD 등 55형 이하 TV로 확장된 것이다. 42인치 OLED 패널을 탑재한 무빙스타일의 가격은 출고가 기준 228만9000원이다. 90만9000원인 43인치 LCD 모델의 2.5배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 전반적으로 신규 구매가 줄어들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이동식 TV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앞다퉈 제품군을 늘리고 가격 경쟁도 치열해지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9년 만에 ‘조(兆)’ 단위로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은 인공지능(AI)으로 바뀌는 산업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가파르게 성장하는 냉난방 공조(HVAC) 시장을 새 미래 먹거리로 삼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AI, 로봇, 오디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잦은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또 다른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열풍에 공조 시장 진출하는 삼성삼성전자가 플랙트 인수에 나선 이유로는 냉난방과 습도 등 공기 질을 관리하는 HVA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첫손에 꼽힌다. 특히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 공조 시장 규모는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약 140조 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시스템에어컨 등 개별 공조에 치중해 온 삼성전자로서는 플랙트 인수로 단번에 세계 중앙 공조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부상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공조 시장이 이렇게 커지는 데는 AI 열풍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데이터센터는 고도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고성능을 낼수록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과열을 막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그걸 해결하는 것이 공조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67억 달러였던 데이터센터 중앙 공조 시장이 2030년에는 2배 이상인 44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플랙트는 지난해 매출 7억3000만 유로(약 1조2000억 원)인 유럽 중앙 공조 1위(점유율 12.2%) 기업이다. 2, 3위인 스웨덴 스베곤(7.0%)이나 미국 캐리어(6.8%)와 격차가 작지 않다. 2020년 영국 이스트미들랜드 데이터센터, 2023년 핀란드 로바니에미 병원 등 공조 시설 시공 경험도 많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은 글로벌 공급 경험과 높은 설계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신규 진입 장벽이 높다”며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플랙트를 인수했다”고 인수 이유를 밝혔다. ● AI, 로봇, 공조까지… 보폭 빨라지는 삼성 M&A경제계는 최근 삼성전자의 M&A 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M&A 가뭄’에 시달리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동을 걸고 올해 본격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수한 주요 기업으로는 영국 옥스퍼드 시맨틱 테크놀로지스(2024년 7월·인수 가격 비공개), 한국 레인보우로보틱스(2024년 12월·2674억 원), 미국 마시모 오디오사업부(2025년 5월·약 5000억 원) 등이 있다. 최근 1년 새 삼성전자가 M&A에 투입한 자금은 최소 3조3000억 원이 넘는다. 이번에 새로 인수한 플랙트까지 포함한다면 삼성전자가 M&A를 한 기업의 업종은 AI, 로봇, 오디오, 공조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규모 역시 계속 커지고 있다.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가 단행한 가장 큰 3건의 M&A가 가장 최근 인수건인 플랙트, 마시모 오디오사업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순일 정도다.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AI와 로봇, 자율주행 등과 관련해 신규 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여유 자금은 112조6000억 원(현금, 현금성 자산 및 단기 금융상품 합산)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3월 주주총회에서 “로봇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하고 유망 기술 투자와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중앙공조(空調)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한다. 2조 원대 ‘빅딜’로 삼성전자가 2016년 9조2000억 원에 오디오 전문 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약 9년 만의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턴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7일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 인수(5000억 원) 이후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대규모 M&A를 성사시킨 것이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공항, 쇼핑몰 등 대형 시설에 설치하는 중앙공조 분야에서 유럽 내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7억3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7.4% 성장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해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해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