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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사진)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의혹을 부인하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민 특검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며 “다만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15년 전 제 개인적인 일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 특검이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 특검은 부산고법 부장판사였던 2008년 4월 재산공개 당시 태양광 소재 업체인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2009년 상장된 네오세미테크는 경영진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2010년 3월 말경 상장 폐지돼 거래가 정지됐는데, 민 특검은 거래 정지 전인 1∼3월경 보유 주식 1만2036주를 전량 처분해 1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 특검은 네오세미테크 오모 전 대표를 비롯해 이 업체 사외이사였던 양재택 변호사와 대전고, 서울대 동기 동창이다. 이 밖에도 민 특검과 동문인 대전고 출신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이근영 전 금감원장도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보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민 특검이) 투자를 하게 된 경위는 동창의 소개로 그 당시 20∼30명의 동창이 함께 벤처 투자의 일환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도에 대해 조언을 주었다고 하는 분은 투자를 소개한 지인하고는 다른 사람이고, 증권사에 근무하는 분으로 업체 관계자는 전혀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네오세미테크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25년 전 매수해서 15년 전 매도한 것으로 특검과 아무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은 양평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권 침해가 있었는지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주식 거래’ 의혹을 부인하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민 특검은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개인적인 주식 거래와 관련한 논란이 일게 돼 죄송하다”며 “다만 주식 취득과 매도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 사항이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15년 전 제 개인적인 일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특검 수사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특별검사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 특검이 주식 거래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민 특검은 부산고법 부장판사였던 2008년 4월 재산공개 당시 태양광 소재 업체인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주식 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2009년 상장된 네오세미테크는 경영진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2010년 3월 말경 상장 폐지돼 거래가 정지됐는데, 민 특검은 거래 정지 전인 1~3월경 보유 주식 1만2036주를 전량 처분해 1억 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 특검은 네오세미테크 오모 전 대표를 비롯해 이 업체 사외이사였던 양재택 변호사와 대전고, 서울대 동기 동창이다. 이 밖에도 민 특검과 동문인 대전고 출신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이근영 전 금감원장도 네오세미테크 주식을 보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특검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민 특검이) 투자를 하게 된 경위는 동창의 소개로 그 당시 20~30명의 동창이 함께 벤처 투자의 일환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도에 대해 조언을 주었다고 하는 분은 투자를 소개한 지인하고는 다른 사람이고, 증권사에 근무하는 분으로 업체 관계자는 전혀 아니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네오세미테크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다. 25년 전 매수해서 15년 전 매도한 것으로 특검과 아무 관련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한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김건희 특검 조사를 받은 양평 공무원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했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10·15 부동산 대책의 복잡한 규제에 부동산 실수요자뿐 아니라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혼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대책 발표 당일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해 “(10·15 대책 후에도) 변화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틀 뒤인 17일 다시 자료를 내 “생애 최초도 주택 가격 15억 원이 넘으면 주택담보대출은 4억 원으로 제한된다”고 번복한 것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15일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 주담대 한도를 주택 가격 15억 원 이하는 6억 원, 15억 원 초과 시 4억 원, 25억 원을 초과하면 2억 원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됨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70%에서 40%로 대폭 강화된다고 밝혔습니다. 초강도 대출 규제와 규제지역 지정에 따른 규제가 겹친 탓에 이날 금융위와 출입기자단의 질의응답 현장에선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기존에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LTV 70% 내에서 주담대 최대한도 6억 원이 보장됐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질문도 나왔습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일정 소득 등 조건을 충족하고 가구 구성원 모두가 과거에 주택을 소유했던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도 (새로운 규제가) 적용이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여타 정책대출, 신혼부부에 대한 배려 등에 대해서는 변화가 하나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도 ‘주담대 최대한도 6억 원 등 기존 규정이 유지되나’라는 질문에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면 25억 원의 집이라도 기존 규제대로 주담대 최대한도는 6억 원”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17일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 역시 주택 가격에 따라 주담대 최대한도가 달라진다는 내용의 새로운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에는 생애 최초 주택 대출을 포함해 온갖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규제당국의 헷갈릴 정도로 복잡한 규제에 대출 실수요자의 당혹과 혼란도 당분간 이어질 듯합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빚을 다 갚아 거래가 끝난 고객의 신용정보를 허술하게 다룬 한 저축은행이 올해 8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1500만 원을 부과받은 사실이 19일 드러났다. 임원들의 급여를 갹출해 대주주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약 6억 원대 급여를 지급해 올해 2월 경고를 받은 저축은행도 있었다. 지난달부터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 원으로 상향되며 시중은행에 비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예금이 늘고 있지만 정작 고객 돈을 만지는 저축은행 임직원들은 내부 통제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자산 건전성 우려를 키웠던 저축은행이 갖가지 내부 통제 문제까지 일으키며 저축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산 1위 저축은행, 징계 및 과태료도 1위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2025년 8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상호금융업권 징계 조치 현황’에 따르면 저축은행, 상호금융업 기관과 임직원에 대한 징계는 총 468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100건이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업권에서 한 달에 적어도 8건의 징계가 있었던 셈이다.금감원의 징계 조치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권의 기관에 대한 징계는 79건이었다. OK저축은행은 징계 조치 총 28건으로 가장 많았다. OK저축은행은 올해 저축은행업권 1위로 올라선 회사다. 이 은행은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한 금융당국과의 약속을 어기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 자료를 허위 제출하고, 소속 직원이 예적금 만기가 지난 장기 미연락 고객 적금을 임의로 해지해 횡령한 것이 적발돼 징계 조치를 받은 바 있다.저축은행, 상호금융업권에 대한 과태료 부과 건수는 총 37건으로 액수는 25억4000만 원이었다. △저축은행 28건(21억9600만 원) △상호금융업권 9건(3억4400만 원)으로 저축은행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과태료 규모로도 OK저축은행이 8억9600만 원으로 최대였다.● 임원 급여 갹출해 대주주에게 넘긴 곳도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해 1∼11월 빚을 다 갚은 고객들의 신용정보를 규정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가 8월 금감원으로부터 과태료 1500만 원을 부과받았다. 금융거래가 종료된 고객의 개인신용정보 4940건에 대해 접근 권한 강화 조치를 해야 함에도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3월엔 안국저축은행이 정당한 사유 없이 대주주에게 총 5억825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금감원 검사로 들통났다. 안국저축은행은 주주총회에서 임원 3명의 급여를 인상하고 2014년 9월부터 약 7년간 이 임원들의 급여를 갹출해 대주주에게 매달 500만∼1000만 원씩 지급했다.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에는 이 대주주에게 돈을 줄 목적으로 이사직을 부여하고 실제 업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급여 3953만 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 저축은행의 임직원 2명은 2013년부터 무려 10년간 지인에게 사적으로 돈을 빌려주면서 규정을 어기고 직원 명의의 계좌를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안국저축은행에 기관경고, 관련 임원에게는 문책경고와 과태료 3600만 원 상당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 원으로 늘어나 저축은행 예금이 늘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은 고객 보호를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내부 통제 담당 준법감시인들을 두고 은행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업권 임원에 대한 징계 조치 128건 중 80.5%(103건)는 경징계(주의, 주의경고)에 그쳤다. 주의가 75건(58.6%)으로 가장 많았으며 주의경고 28건(21.9%),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14건(10.9%), 직무정지 8건(6.3%), 해임권고 3건(2.4%) 순이었다. 강 의원은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업권에 대한 징계 조치의 절대적 대부분이 주의, 견책 등 경징계와 과태료 처분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있어 재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제재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하나금융지주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과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5년간 100조 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한다고 16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전 관계사가 참여하는 ‘경제성장전략 TF’를 구축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벤처·중소기업 활성화 등 생산적 금융에 84조 원을,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 포용금융에 16조 원을 각각 지원한다. 하나금융은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현재 정부가 150조 원 규모로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에 10조 원을 선제적으로 지원한다. 이는 국민성장펀드 민간 재원(75조 원)의 약 13% 수준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투자 지원을 위한 △모험자본 공급 2조 원 △민간펀드 결성 기여 6조 원 △첨단산업 투자 1조7000억 원 △지역균형발전 투자 3000억 원 등 총 10조 원 규모의 그룹 자체 투자자금도 별도로 조성된다. 이로써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맞춤형 투자를 지원한다. 특히 하나벤처스는 민간 모펀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4조 원 규모의 자펀드 조성을 지원해 벤처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하나금융은 인공지능(AI)·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성장산업대출’ ‘산업단지성장드림대출’ 등 특판 상품을 신설해 50조 원 규모의 대출을 시행한다. 수출입 중소기업의 공급망 강화를 위한 14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환 리스크 관리, 외국환 컨설팅 등 종합금융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포용금융에 쓰이는 16조 원 중 12조 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경영 안정 자금, 보증서 대출을 지원한다.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매년 지역신용보증재단 출연금을 기반으로 1조2500억 원 수준의 보증서 대출을 공급한다. 또 1조1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특판 대출도 시행할 예정이다. 매년 100억 원 수준의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정상 차주라도 상환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차주를 선별해 장기 분할 상환, 금리 감면 등 신속한 채무 조정을 지원한다. 청년·서민 등 금융 취약 계층에게는 5년간 4조 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한다. 하나금융은 포용금융에 쓰이는 16조 원 중 12조 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경영 안정 자금, 보증서 대출을 지원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손쉽게 수익을 내왔던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그룹의 대전환을 만들고, 금융이 필요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진정성 있게 포용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이든 지방이든 지역과 관계없이 주택 1채를 갖고 있다면 29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한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16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0억 원짜리 주택을 사려고 할 경우 현금 6억 원이 필요하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가 유지된다.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 ―연소득 1억 원이다. 서울 강북의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라면 다른 대출이 없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6억 원까지 가능하다. 생애 최초라 LTV는 70%가 적용되지만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이번 규제로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줄지만 생애 최초는 모두 6억원까지 가능하다. 만약 생애 최초가 아닌 무주택자는 15억 원 미만 아파트를 매수하려 한다 해도 LTV 40%가 적용돼 6억 원까지 받을 수 없다. 12억 원 아파트는 최대 4억8000만 원, 10억 원 아파트는 4억 원으로 준다.” ―1주택자이지만 아이 학교 문제로 서울 강남권 학군지에 전세로 가려 한다. 전세대출이 얼마나 줄어드나. “현행 규제가 유지되는 28일까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출 한도를 다 채웠어도 서울 등 수도권 전세대출을 최대 2억 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9일부턴 DSR을 40%까지 채운 ‘영끌자’라면 전세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번 규제는 1주택자 임차인의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이 DSR에 반영된다. 연 소득이 1억 원인데 이미 DSR이 35%(연 원리금 상환액이 3500만 원이라는 뜻)라면 28일까지는 2억 원까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29일부턴 금리 4%를 가정했을 때 대출 한도가 1억2500만 원으로 7500만 원 줄어든다. 지방 1주택자가 서울에 전세를 구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서울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를 갖고 있다. 이주비 대출 규제를 받나. “이주비 대출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영향 등을 감안해 이번 규제 대상이 아니다. 현행과 동일하게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중도금 대출은 6·27 대책 당시 6억 원 대출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고 이번 규제에서도 제외됐다.” ―15일에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수 계약을 했는데, 대출은 아직 못 받았다. “시행일 전일인 15일까지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납부 사실을 증명하면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적용 지역을 제외한 마포 등에선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진 적용받지 않아 당장 실거주 의무는 없다. 다만 주담대를 받는다면 6·27 규제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실거주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이번에 묶인 경기 과천 아파트를 계약하려고 한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내년 4월까지인데, 이후에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하겠다고 신고하면 매매가 가능한가. “올해 12월부터는 매매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하려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의 퇴거일이 임박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매수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허가일로부터 최장 4개월 안에 잔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이전받고 실거주하겠다고 소명해야 한다. 세입자로부터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증빙자료도 첨부해야 한다.” ―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예정 지역 빌라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조합 설립 전인데, 매도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라도 재개발 구역에서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조합을 설립했거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건축 구역에선 조합설립인가 전까지만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만약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진 재건축·재개발 구역 주택이라면 매매 거래는 가능해도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이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앞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고 한다. 달라지는 점이 있나.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 때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비규제지역의 경우 전용면적 85m² 이상은 100% 추첨제로 선정하지만, 조정대상지역은 50%, 투기과열지구는 80%를 가점제로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점이 높을수록 유리해지는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그대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따라서 향후 분양을 받더라도 실거주 의무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매하면 수도권에 3년 전매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도 계약일로부터 3년간은 매매할 수 없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서울이든 지방이든 지역과 관계없이 주택 1채를 갖고 있다면 29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한 전세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16일부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0억 원짜리 주택을 사려고 할 경우 현금 6억 원이 필요하다. 다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는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가 유지된다. 이재명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연소득 1억 원이다. 서울 강북의 12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대출이 얼마나 가능한가.“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라면 다른 대출이 없을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6억 원까지 가능하다. 생애 최초라 LTV는 70%가 적용되지만 15억 원 이하 주택은 최대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이번 규제로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주담대가 줄지만 생애최초는 모두 6억 원이 유지된다. 만약 생애 최초가 아닌 무주택자가 15억 원 미만 아파트를 매수하려 한다 해도 LTV 40%가 적용돼 6억 원까지 받을 수 없다. 12억 원 아파트는 최대 4억8000만 원, 10억 원 아파트는 4억 원으로 준다.―1주택자이지만 아이 학교 문제로 서울 강남권 학군지에 전세로 가려 한다. 전세대출이 얼마나 줄어드나.“현행 규제가 유지되는 28일까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출 한도를 다 채웠어도 서울 등 수도권 전세대출을 최대 2억 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9일부턴 DSR을 40%까지 채운 ‘영끌자’라면 전세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이번 규제는 1주택자 임차인의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이 DSR에 반영된다. 연 소득이 1억 원인데 이미 DSR이 35%(연 원리금 상환액이 3500만 원이라는 뜻)라면 28일까지는 2억 원까지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29일부턴 금리 4%를 가정했을 때 대출 한도가 1억2500만 원으로 7500만 원 줄어든다. 지방 1주택자가 서울에 전세를 구할 때에도 마찬가지다.”―서울에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를 갖고 있다. 이주비 대출 규제를 받나.“이주비 대출은 재건축·재개발 사업 영향 등을 감안해 이번 규제 대상이 아니다. 현행과 동일하게 대출 한도가 6억 원이다. 중도금 대출은 6·27 대책 당시 6억 원 대출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았고 이번 규제에서도 제외됐다.”―15일에 서울 마포구 아파트 매수 계약을 했는데, 대출은 아직 못 받았다.“시행일 전일인 15일까지 주택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납부 사실을 증명하면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등 적용 지역을 제외한 마포 등에선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진 적용받지 않아 당장 실거주 의무는 없다. 다만 주담대를 받는다면 6·27 규제에 따라 6개월 이내에 실거주해야 한다.”―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이번에 묶인 경기 과천 아파트를 계약하려고 한다. 세입자의 계약 기간이 내년 4월까지인데, 이후에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하겠다고 신고하면 매매가 가능한가.“올해 12월부터는 매매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수하려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세입자의 퇴거일이 임박했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매수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허가일로부터 최장 4개월 안에 잔금을 납부해 소유권을 이전받고 실거주하겠다고 소명해야 한다. 세입자로부터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증빙자료도 첨부해야 한다.”―서울 성북구의 재개발 예정 지역 빌라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 조합 설립 전인데, 매도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가.“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라도 재개발 구역에서 ‘관리처분인가’ 전까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조합을 설립했거나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더라도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재건축 구역에선 조합설립인가 전까지만 조합원 지위를 넘길 수 있다. 만약 조합원 지위 양도가 불가능해진 재건축·재개발 구역 주택이라면 매매 거래는 가능해도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 이 경우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앞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고 한다. 달라지는 점이 있나.“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 때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비규제지역의 경우 전용면적 85m² 이상은 100% 추첨제로 선정하지만, 조정대상지역은 50%, 투기과열지구는 80%를 가점제로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점이 높을수록 유리해지는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그대로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구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따라서 향후 분양을 받더라도 실거주 의무는 생기지 않는다. 다만,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매하면 수도권에 3년 전매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도 계약일로부터 3년간은 매매할 수 없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초과 25억원 미만 주택은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그동안 대출규제에서 제외됐었던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에도 부동산 ‘불장’ 조짐이 계속되자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강도 높은 수요 억제책을 내놓은 것이다.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의 경우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내는 스트레스 금리의 하한이 현행 1.5%에서 3%로 16일부터 상향 조정된다. 스트레스 금리는 대출 심사 시 미래 금리상승 위험을 반영해 실제 대출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해 DSR을 산정하는 제도다. 향후 금리가 오를 때 고객이 과도한 이자를 부담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실제 대출금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심사 기준에만 적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향후 금리 인하 시 발생할 수 있는 차주별 대출 한도 확대 효과가 일정 부분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또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는 주택가격 구간별로 차등 적용해 고가일수록 한도가 줄어든다. 그동안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는 일률적으로 6억 원이었지만, 16일부터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 원 △15억 초과 25억 원 이하는 4억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한도가 설정된다. 단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은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기존 한도인 6억 원을 유지한다.29일부터는 1주택자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그 이자 상환액을 DSR 산정 시 포함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연간 5만2000여 명이 규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 원 차주가 전세대출 2억 원을 받으면 DSR 비율에 14%가량, 1억 원 차주가 2억 원을 받으면 7.4%가량 반영될 것으로 금융위는 추정했다.그간 전세대출은 서민 주거권 안정을 위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하지만 임대인의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집값을 자극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 규제에 포함시킨 것이다. 금융위는 우선 1주택자 전세대출에만 DSR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시행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인 확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당초 내년 4월로 계획된 은행권의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높이는 조치는 내년 1월에 조기 시행하기로 했다. 위험가중치를 높이면 은행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주담대 공급 축소 압력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을 줄이겠다는 것이다.이날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된 서울 21개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에는 기존 규정에 따라 강화된 대출 규제가 즉시 적용된다. 우선 무주택자가 규제지역 내 주담대를 받을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낮아진다.전세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규제지역 내 3억 원이 넘는 아파트를 새로 살 수 없다. 또 규제지역 내 3억 원 초과 아파트를 취득한 사람 역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 1억 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는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신규 지정에 따라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담보대출의 LTV 비율도 기존 70%에서 40%로 낮아진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곽지역은 15억 원 초과 주택이 많지 않아서 직접적인 대출 규제 대상에서는 포함되지 않는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은 국토부와 금융위가 같이 함께 운영하는 정책모기지 디딤돌, 보금자리론 등이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배려가 필요한 주택금융은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를 앞두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세제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다”며 이번 대책에 직접적인 증세 방안이 담기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규제지역과 대출 규제 확대만으로는 집값을 잡기 어렵다는 일각의 요구를 반영해 보유세 강화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세 조작 등 국민 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 교란 행위를 엄격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하면서 불법·편법 부동산 거래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 카드’로 보유세 강화 예고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구 부총리는 부동산 대책 관련 질의에 “세금으로 수요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 공급을 늘려서 적정 가격을 유지하는 데 (정책의)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세제 관련 방향성만 이번 대책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1주택자에게 주는 감면 혜택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부추긴다는 지적에는 그도 “문제의식은 충분히 있다”고 공감했다. 이에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보유세 체계 전반을 개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형평성을 위해 주택 수가 아닌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하자는 주장에 구 부총리는 “집이 하나 있는데 20억 원이고, 다른 사람은 5억씩 세 채라 15억 원이면 고민할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실거주하는 집 한 채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거나 20∼30년 장기 보유한 주택을 팔 때 주는 혜택을 줄이는 데 대한 반발도 예상돼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부동산 거래 감독 및 세무조사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허위 과장 광고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범람하고, 부동산 시세 조작도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며 “관계 부처가 이런 시장 질서 일탈 행위를 바로잡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도 이날 ‘디지털 토크 라이브’ 행사에서 “부동산 시장을 소위 교란하는 이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며 “자기 돈으로 산 것이라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 교란과 관련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국세청이나 감독 조직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세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의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를 전수 조사해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 전역+경기 일부’로 규제지역 확대정부는 또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카드도 들여다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집값 상승이 가팔랐던 서울 마포·성동구 중심의 ‘한강벨트’와 경기 과천시와 성남시 분당구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실제 거주할 집만 살 수 있기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해진다. 2개 이상 시도에 대해 투기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권으로 이를 지정할 수 있다. 현재는 강남구 압구정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와 용산구 일부 지역 등이 지정돼 있다.서울 전역을 포함해 과천시, 성남시 분당구, 안양시 등 경기 일부 지역까지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재는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만 지정돼 있다. 규제지역에서는 집을 살 때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에서 40%로 줄어들고,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등으로 세금도 더 내야 한다.주택 대출과 관련해서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에 대해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DSR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는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갭투자가 집값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전세대출도 규제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DSR은 ‘내가 번 돈 중 대출 갚는 데 쓰는 비중’으로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하지만 전세대출마저 옥죄면 서민의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이 보이자 금융당국이 추가 대출 규제를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이미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강화와 함께 금융권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지난해처럼 올 연말에도 ‘대출 보릿고개’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신한-농협은 초과… 하나-국민도 턱밑까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중 농협은행, 신한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금융당국에 보고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경영계획 기준 정책성 상품 제외)를 이미 초과한 상태다.농협은행은 금융당국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로 2조1200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이미 지난해 말보다 2조3202억 원(목표 대비 108.9%) 늘어났다. 8월 말(3조8246억 원)에는 목표 대비 180.4%까지 불었고, 이후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을 유도해 대출 총량을 줄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지난달 말 기준 1조9668억 원으로 목표치(1조6375억 원)의 120.1%에 달한다. 다른 은행들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턱밑까지 차오른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8651억 원, KB국민은행은 1조7111억 원으로 각각 목표 대비 각각 95.0%, 85.3% 수준까지 올라왔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4581억 원으로 목표 대비 32.8%였다.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 규모 역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입주자 잔금 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 수요가 2금융권까지 내려오다 보니 목표치를 넘어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규제 예고… 연말 ‘대출 보릿고개’ 우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는 내년 대출 허용 한도를 낮추는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대출 총량을 맞춰야 하는 시중은행과 2금융권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접수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은행권은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가계대출 총량을 조절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 주담대 등 자금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지난해 연말처럼 올해도 대출 절벽이 재현될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총량 관리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일부 은행이 신규 대출 물량을 제한해도 모든 은행이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출 절벽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도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대출 접수를 중단하는 등 자체 관리 방안에 돌입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도 대출 여력이 많지 않아 연말이 될수록 신규 대출을 내주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불장 재현 조짐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대출 규제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주택의 경우 대출 문턱을 더 높이는 규제 등 모든 카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민주당이 12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논의한 대로 이번 주 내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연말 대출 절벽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 대출 보릿고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실수요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이번 주에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협의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넉 달여 만에 내놓는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이번 대책에는 일정 금액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를 강도 높게 줄이고, 전세대출도 대출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를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이번 주 내 적절한 시간에 (주택시장)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 불안은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치고 가계 부담 증가, 소비 위축 등으로 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할 수 있는 국가적 현안”이라며 “당정은 높은 경계감을 갖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현안 해결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고 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규제지역 LTV는 40%인데 당국은 고가 주택에 대해서만 이 한도를 줄인다. 또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에 전세대출을 포함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으로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를 막을 방침이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규제지역)을 확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부동산 ‘불장’ 조짐이 다시 일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 넉 달여 만에 ‘3차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려는 이유는 앞선 6·27, 9·7 대책에도 집값이 좀처럼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1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이번 대책엔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에 대해 대출 한도를 강도 높게 줄이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주택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아 이를 ‘핀셋 규제’하려는 것이다.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도 채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DSR은 ‘내가 번 돈 중 대출 갚는 데 쓰는 비중’으로 연 소득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DSR에서 제외됐다. 전세대출마저 옥죄면 서민의 주거 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집을 사는 ‘갭투자’가 집값을 끌어올려 전세대출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국토교통부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규제 지역)을 확대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 외에 마포, 성동, 경기 성남 분당 등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 방안이 거론된다.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보유세를 산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매기는 기준인 과세표준은 주택 시세에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적용한 공시가격에 공정비율을 곱해서 산정한다. 올해 공동주택의 시세 대비 공시가격은 평균 69%다.다만 세제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내부에서는 공정비율 상향처럼 세제를 직접 건드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류다. 이 때문에 이번 대책에서 공정비율 상향 등 보유세 인상안은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3차 대책의 효과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정부의 공급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에 수요 억제로 집값을 잡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 확실한 공급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정부가 세제 카드를 미적거리는 점도 부동산 기대심리를 못 꺾는 이유”라고 꼬집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정부가 6·27 가계부채 대책과 9·7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은행들은 정부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해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00%~4.11%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연 4.00%로 가장 낮았고, 우리은행이 연 4.11%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모두 4%대를 기록한 것이다.은행들이 금리 문턱을 높여 대출 증가세를 막고 있는 것은 정부가 내놓은 6·27 가계부채 대책 때문이다. 은행들은 하반기(7~12월)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줄였고 수도권 주담대는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됐다. 9·7 대책은 규제 지역 내 주택 담보인정비율(LTV)을 50%에서 40%로 낮추는 등 대출을 옥죄는 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됐다.주담대 금리가 고공행진하는 동안 은행 예대금리차 확대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가 변하지 않는 한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과 예금금리간 격차(예대금리차)는 평균 1.572%포인트였다. 지난해 8월(0.314%포인트) 대비 1년 새 1%포인트 넘게 뛴 것이다.서울 집값 상승폭이 4주째 확대되는 등 부동산 시장 ‘불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츤도 나온다. 최근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성동·마포·광진 등 ‘한강벨트’ 지역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전세대출에도 적용하는 방안이 다시 논의될 수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이 방안을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뤄왔었다. 하지만 전세대출이 사실상 매매가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시행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하지만 정부가 6·27에 이은 9·7 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만큼 규제만으로는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정부의 주담대 규제가 은행의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어지고 연말이 되면 은행권이 최대 수익을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결국 대출 실수요자들만 고통받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추가 규제 카드를 즉각 발표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버전의 규제들을 검토 중”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불법 사금융업자가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계속 연락해 추심한다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하면 된다.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이미 돈을 갚았다면 금융감독원에 무효 소송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원리금 반환뿐만 아니라 불법 추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금융위원회는 2일 “7월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후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건수가 약 33% 늘어났다”며 국민들이 주로 궁금해한 내용들과 구체적 대응 방안 등을 안내했다. 이자 또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을 맺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추심 연락을 계속할 경우 금감원 혹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할 수 있다. 무료 채무자 대리인 지원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연락과 추심을 전부 대리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제도다. 채무자 대리인이 선임되기 전에도 금감원이 불법 추심자에게 법적 대응 중인 사실을 알리고 추심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하는 등 초동 대응에 나선다. 불법 사금융업자가 SNS에 신상과 대부 계약서 등 개인정보를 유포했을 경우에는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신고하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다. 원금과 이자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돈을 이미 갚은 경우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 무효 소송을 통해 이를 반환받을 수 있다. 지인 추심 등 불법 추심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반사회적 대부 계약 피해자도 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2일 이재명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국내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 소프트뱅크처럼 인공지능(AI) 등 글로벌 산업 투자의 첨단에 서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핵심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구안’을 가진 기업이 펀드 운용사(GP)를 맡아 투자할 기업을 정하고, 금융권이 여기에 자금을 대서 투자 규모와 성공률을 모두 높일 수 있다. 이 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유망 스타트업 기업 육성은 물론이고 반도체, 배터리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의 자금 조달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 금융권 모두 “금산분리 완화 필요”AI 등의 산업에서 기업들 사이의 ‘쩐의 전쟁’이 벌어진 후 국내 기업의 자금 조달 제약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AI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금산분리 규제 탓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금융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CVC를 금산분리로 묶어 놓은 곳은 한국뿐인데, CVC가 GP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은행도 같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모두 금산분리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첨단산업의 전문성이 높아져 갈수록 ‘투자 난도’가 오르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등의 기술은 이제 일반 투자회사의 역량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투자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 구조가 됐는데, 이를 기업이 주도하는 CVC로 풀어 보자는 것이다.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공장) 하나 짓는데 5, 6년 전에는 30조 원이라 했는데 이제는 물가, 인건비 등이 크게 올라 40조, 50조 원 든다는 말이 나온다”며 “이제 단일 기업의 투자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대기업 자본을 다 합쳐도 미국 빅테크 하나 못 따라가는 상황에서 기업이 혼자 모든 투자 부담을 떠안는 것은 무리”라며 “CVC 규제를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법 개정 검토 나선 공정위국내에서는 2021년 지주사가 투자할 수 있는 CVC 제도를 도입했지만 각종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CVC를 100% 자회사 형태로 소유해야 하고, 투자금을 조성할 때 외부 자금은 40%까지만 허용된다. 해외투자도 총자산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투자자를 모아 펀드를 만들고 주도적으로 투자하는 기업 GP 역할도 할 수 없다.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공정거래법 개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CVC 규제를 완화해 주거나 GP를 허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미 국회에는 CVC의 외부 자금 규제 비율을 50%, 해외투자 비율을 30%로 확대하는 등의 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 중이다. 다만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4%) 등 대기업의 금융회사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금산분리 핵심 규제는 완화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일 금산분리와 관련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점 폐해 없는,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우리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AI 산업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업과 정부의 요구가 맞아떨어졌을 때 매우 특수한 영역에 한정해 예외 조항을 얘기해 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건 ‘매우 제한된 영역’이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특혜를 허용하는 것이란 여당 내 일각의 지적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불법 사금융업자가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계속 연락해 추심한다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하면 된다.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이미 돈을 갚았다면 금융감독원에 무효 소송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원리금 반환뿐만 아니라 불법 추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금융위원회는 2일 “7월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후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건수가 약 33% 늘어났다”며 국민들이 주로 궁금해한 내용들과 구체적 대응 방안 등을 안내했다.이자 또는 원금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을 맺은 불법 사금융업자가 추심 연락을 계속할 경우 금감원 혹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채무자 대리인을 신청할 수 있다. 무료 채무자 대리인 지원 제도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연락과 추심을 전부 대리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해주는 제도다. 채무자 대리인이 선임되기 전에도 금감원이 불법 추심자에게 법적 대응 중인 사실을 알리고 추심을 즉시 중단하라고 경고하는 등 초동 대응에 나선다.불법 사금융업자가 SNS에 신상과 대부 계약서 등 개인정보를 유포했을 경우에는 금감원 불법금융신고센터에 신고하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할 수 있다.원금과 이자 상환 의무가 없는 불법 대부 계약이지만 돈을 이미 갚은 경우 반사회적 불법 대부 계약 무효 소송을 통해 이를 반환받을 수 있다. 지인 추심 등 불법 추심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다. 개정 대부업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반사회적 대부 계약 피해자도 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불법 사금융업자가 연 이자율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선이자 등을 부당하게 공제할 경우엔 금감원 홈페이지 ‘불법 사금융 지킴이’ 내 이자율 계산기 메뉴에서 연 이자율을 직접 계산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내년부터 채무가 탕감되거나 조정된다.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총 113만4000명의 빚 16조4000억 원을 탕감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새도약기금을 이용하는 방법을 문답(Q&A) 형태로 소개한다. ―새도약기금 지원을 받으려면 직접 신청해야 하나.“별도 신청 절차는 없다. 새도약기금이 금융회사로부터 대상 채권을 일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금융회사가 새도약기금에 채권을 매각할 때, 새도약기금이 상환능력 심사를 완료한 때 각각 채무자에게 개별 통지한다.” ―내가 지원 대상인지, 어떤 절차가 진행되고 있나 궁금하다.“새도약기금 홈페이지(www.newleap.or.kr), 새도약기금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본인 채무 매입 여부, 상환능력 심사와 결과, 채권 소각(탕감) 여부 등을 조회할 수 있다. 다만 본인 채무 매입 여부는 이달 말부터 금융업권별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니 그 이후부터 조회할 수 있다.” ―채무 탕감 혹은 조정 절차는….“새도약기금은 이달부터 연체채권 매입을 시작한다. 향후 1년간 협약기관으로부터 채권을 일괄 인수하면 행정데이터를 수집해 채무자의 보유 재산, 소득을 심사한다. 심사가 끝나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 또는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 없이 올해 중 우선 탕감을 추진한다.” ―7년 이상 장기연체됐지만 빚이 5000만 원 이상이어도 혜택을 받나.“새도약기금은 1인당 5000만 원 한도로만 소각(탕감)한다. 1인당 5000만 원 초과 채권 매입분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로 매각된다. 캠코의 일반적인 채권 관리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다.” ―탕감 기준인 ‘갚을 수 없는 경우’는 무엇인가.“중위소득 60% 이하(1인 가구는 월 소득 154만 원)이거나 생계형 재산(1t 이하 화물차, 생계용 어선 등)을 제외하면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는 경우다.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이다. 중위소득이 60%를 초과하거나 회수 가능 재산이 있지만 채무를 갚을 능력이 현저히 모자라는 경우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한다.” ―금융권에서 4400억 원을 기여하는데 업권별 기여 금액은….“은행권 3600억 원, 생명보험사 200억 원, 손해보험사 200억 원, 여신전문회사 300억 원, 저축은행 100억 원이다. 각 금융회사는 이사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새도약기금의 연체채권 매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기여금을 납입한다.” ―연체 기간이 7년보다 짧거나, 7년 이상이지만 이미 채무조정을 받았다면 혜택을 못 받나.“5년 이상 연체자에게는 새도약기금과 동일한 수준의 특별 채무조정(원금 감면 최대 80%, 분할 상환 최대 10년)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3년간 지원한다. 7년 이상 연체했는데 이미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사람들은 1인당 최대 1500만 원 한도로 은행권 신용대출 수준의 3∼4% 금리 대출 프로그램(총 5000억 원 규모)을 3년간 이용할 수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거의 20년 만에 제 이름으로 된 통장이 생겼어요.” 방과후 교사 장봉준 씨(55)는 몇 년 전 본인 명의의 통장을 갖게 됐다며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동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1억5000만 원이 넘는 빚을 졌다. 건설업 일용직까지 전전했지만 빚은 줄지 않았다. 그렇게 약 20년을 버티다 코로나19 직전 정부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사업에 지원해 빚을 탕감받았다.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고 통장을 만들 수 있으니 급여를 제대로 받을 수 있고 취업할 때도 더 떳떳하다. 자영업자들은 빚 탕감 이후 경제 활동의 ‘족쇄’가 풀린 것 같다고들 말한다. 빚이 장기간 연체되면 빚을 카드나 사금융 등으로 돌려막으며 빚이 더 불기 쉽다. 또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통장, 신용카드를 만들기 힘들고 취업에도 제약이 생겨 막막한 이들이 많다.● ‘새도약기금’ 출범으로 채무조정자 확대 1일 출범한 새 정부의 배드뱅크 ‘새도약기금’은 앞으로 약 113만 명의 채무를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무 조정 규모는 16조40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과거 윤석열 정부에서 시행한 소액연체자 지원사업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사업을 한 소상공인 중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하거나 폐업이나 휴업으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지원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새출발기금 신청자는 누적 14만9545명으로 15만 명에 육박했다. 이들의 채무액은 누적 24조308억 원 규모다. 빚 탕감 구제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캠코 등은 전체 새출발기금 채무조정 신청 채무자 중 누적 4만3788명의 채무 원금 약 3조9745억 원을 일부 매입하는 방식으로 약 70%의 원금을 감면했다. 과거 채무탕감 수혜를 본 이들은 이런 제도 덕에 인권도 보호받았다고 느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전에 경기 의정부시에서 음식점을 차렸던 정모 씨(37)도 채무조정으로 재기의 기회를 얻었다. 정 씨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개점 1년 만에 절반 넘게 줄어 2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 급하게 카드론과 저축은행 대출로 막아보려 했지만 빚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가게마저 헐값에 내놔야 했다.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의 빚 상환 독촉에 시달린 그는 “나름의 유명한 저축은행도 사채업체만큼 고압적으로 빚을 갚으라고 독촉해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며 “빚을 탕감받고 나서야 독촉이 끝나 다시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류 판매업을 하던 박모 씨(47)는 빚 6500만 원가량을 1500여만 원으로 조정받았다. 그는 “빚이 탕감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살았다’는 안도감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수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고통 받았는데 드디어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고 털어놨다.● “수혜자의 상환 능력 엄격히 심사할 필요” 다만 채무탕감 정책이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사를 엄격히 하고 채무자들을 위한 컨설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서민들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내주되, 갚을 능력이 있는지 좀 더 엄격하게 심사할 필요가 있다”며 “배드뱅크 규모가 커지면 대출을 내주는 금융기관들 역시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어떤 기준으로 채무조정 규모를 정할지 상식적인 수준을 제시해야 채무탕감에 대한 반발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과 SK가 챗GPT 개발업체인 오픈AI의 초대형 AI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뒤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규모가 워낙 커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이 밝혔다. 김 실장은 “2029년 기준이지만, 지금 삼성과 SK의 월 생산 웨이퍼양과 거의 버금가는 양을 한 회사가 사겠다고 의향을 밝혔다”고 말했다.오픈AI와 삼성, SK는 이날 5000억 달러(약 702조 원) 규모의 미국의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메모리 반도체 협력 파트너십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준으로 현재 생산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김 실장은 “지금 SK와 삼성이 운용하는 공장을 이론적으로 봐도 2배 정도 새로 지어야 한다”며 “우리나라 산업 정책이나 제조업 및 실물경제에도 너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재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산분리 빗장 43년만에 풀릴듯… “AI 투자 위해 정부 할수 있는 모든 지원”[한미 기업 ‘AI 동맹’] “금산분리 완화 검토”금융사 통한 자금조달 걸림돌 제거… 대통령실 “국민펀드 30조 AI투자”李, 삼성-SK-오픈AI 협력에, “글로벌 시장 이끌 상생 파트너십”올트먼 “한국과 함께 성공 써갈것”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는 규제다. 대기업이 금융회사를 지배해 편법 승계 등에 악용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해 1982년 도입됐지만 AI 등 첨단 산업을 위한 막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엄격한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구글이나 소프트뱅크 산하 펀드처럼 기업 주도 초대형 펀드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행 금산분리 제도는 또 금융계열사와 비(非)금융계열사 간의 대출과 투자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금융사들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선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참석했던 기업 관계자들은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를 완화하거나 아예 기업 펀드 운용사(GP)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기업 GP를 금융업으로 간주해 금산분리 규제에 위반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큰 금액을 투자할 수 있어도 유망 스타트업을 보는 선구안이 부족한데 선구안을 가진 대기업이 주도해 기업 GP가 허용되면 은행들이 믿고 같이 투자해 유망한 스타트업을 같이 키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2021년 대기업 지주회사 소속 CVC 설립을 허용했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소속 CVC는 100% 자회사 형태로만 설립할 수 있다. 또 외부 자금 조달 역시 총출자액의 40%만 할 수 있어 수백억 원 수준의 소규모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 임원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때 자금 조달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CVC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 검토에 대해 “AI 투자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해 삼성과 SK 등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풀어주겠다는 의미”라며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30조 원 이상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번에 만든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이런 메가 프로젝트의 에너지나 반도체 같은 중요한 전략 산업에 조인트(합작)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12월 출범할 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올트먼 CEO와의 접견에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한국은 모범적인 AI 선도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AI 확산은 반도체 없이 불가능하고 반도체는 삼성과 SK가 글로벌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기업이 체결한 LOI는 글로벌 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픈AI와의 협업이 국내 수출 확대,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삼성과 SK가 오픈AI와 함께 글로벌 AI 확산의 핵심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한국 제조업 베이스가 세계 최고고, 전 세계가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며 “한국과 함께 성공을 써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픈AI와 국가 AI 대전환 및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AI 생태계 지원, AI 기반의 지역경제 발전, 공공 AI 전환(AX) 촉진, AI 인재 및 스타트업 육성 등을 통해 한국이 AI 허브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해 가기로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