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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과 박찬호(이상 오릭스)가 전지훈련 중간평가에서 A학점을 받았다. 라쿠텐 김병현은 C학점. 일본 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후반기로 접어든 가운데 스포츠닛폰은 19일자에서 올해 처음 일본에 진출했거나 팀을 옮긴 24명의 외국인 선수에 대한 평점을 매겼다. 오릭스 투타의 핵심 박찬호와 이승엽은 A를 받았다. 24명 중 A를 받은 선수는 둘을 포함해 3명뿐이다. 김병현은 아직 3년간의 실전 공백을 메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 이승엽, 쏟아지는 칭찬 릴레이 삼성과 오릭스의 연습경기가 열린 19일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 취재진의 관심은 이승엽에게 집중됐다. 때마침 이날은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선수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양준혁 SBS-ESPN 해설위원, 삼성 신인시절의 은사인 백인천 전 감독 등이 구장을 찾았다. 경기 전 이승엽의 토스 배팅을 지켜보던 선 감독은 “하체 훈련이 잘돼 있다. 승엽이가 준비를 열심히 한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양 위원도 “워낙 타격 메커니즘이 좋은 데다 열심히 훈련을 한 만큼 올해는 부활할 것”이라며 “다만 타격 시 준비 자세가 급하다. 확실히 중심을 뒤로 가져간 뒤 배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이승엽의 밝은 표정이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승엽이가 정말 야구를 잘하고 열심히 할 때의 얼굴로 돌아온 게 반갑다”고 했다. 이날 5번 타자로 출장한 이승엽은 7회 세 번째 타석에서 곽동훈의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 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리는 등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스포츠닛폰은 “자신감 있는 타격과 장타력이 살아났다”고 평했다. ○ 박찬호, 높아지는 기대감 박찬호는 “숙련된 투구 기술과 안정감이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에서도 박찬호에 대한 기대는 크다. 선발요원들이 속속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탓이다. 지난해 17승을 거둔 에이스 가네코 지히로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최소 3개월은 마운드에 설 수 없다. 젊은 선발 고마쓰 사토시가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했고 빠른 공을 던지는 외국인 선수 피가로는 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이래저래 박찬호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10승 투수 기사누키 히로시가 있지만 개막전 당시 컨디션에 따라 박찬호가 1선발로 등판할 수도 있다. 미야코지마에 남아 있는 박찬호는 20일 펼쳐진 2군 상대의 시뮬레이션 피칭에서 13타자를 상대해 삼진 5개를 잡는 호투를 선보였다. 15일 첫 청백전 때 시속 137km였던 직구 최고 구속은 142km까지 나왔다. 투구 수는 47개. 그는 25일 청백전에 이어 3월 5일이나 6일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김병현은 투구 밸런스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신문은 3년간의 실전 공백을 우려해 평점 C를 줬다. 라쿠텐은 김병현에게 충분히 시간을 갖고 감각을 되찾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병현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출전하는 1군에 포함됐다.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의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캠프 마지막 날인 17일.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담당기자들과 캠프 정리를 겸한 대화 시간을 가졌다. 오카다 감독은 “실력으로 보나 그간의 성적으로 보나 이승엽(35)과 박찬호(38)는 우리 팀의 베스트가 아닌가”라며 “둘의 활약 여부에 우리 팀의 올 시즌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1일 캠프 시작부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 오릭스 담당 일본 기자들은 올 시즌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이승엽-30홈런은 기본 이승엽의 화려한 부활에는 이견이 없었다. 데일리스포츠의 기쿠치 요타 기자는 “40홈런을 쳐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요미우리에서는 큰 부담을 등에 지고 있었고 최근 2, 3년간 출장 기회도 제대로 없었다. 하지만 오릭스에선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다. 못해도 30홈런은 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주니치스포츠의 나카야 히데키 기자는 “이승엽이 전성기의 스윙을 하고 있다. 오카다 감독과 코치들로부터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서면 왠지 모르게 칠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33개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른 T-오카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4번 타자인 T-오카다 뒤에서 5번이나 6번을 칠 이승엽이 아무래도 더 많은 찬스를 가질 수 있다.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동시에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퍼시픽리그에는 다루빗슈 유(니혼햄), 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 와쿠이 히데아키(세이부) 등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가 즐비하다. 센트럴리그에 비해 구장 규모도 크다. 20홈런을 예상한 스포츠호치의 기쿠치 요코 기자는 “20홈런도 적지 않다. 퍼시픽리그에서는 20∼25개만 쳐도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박찬호-10승만 해준다면 박찬호에 대해서는 기대와 불안이 엇갈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경력은 인정하지만 생소한 일본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다. 요미우리신문의 기타타니 게이 기자는 “메이저리그와는 공도, 마운드도, 선수들도 다르다. 적응력이 관건”이라며 “다행히 박찬호는 감독, 코치는 물론이고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순조롭게 적응한다면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몇 년간 불펜투수로 뛴 탓에 선발투수로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느냐에 주목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나이에 따른 체력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직 제대로 실전을 본 적이 없어 예상 승수를 꼽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닛칸스포츠의 오시타니 겐지 기자는 “이제 겨우 연습경기 하나를 치렀다. 제구력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구위 자체를 평가하긴 이르다. 워낙 훌륭한 경력을 가진 선수이니 그에 상응하는 성적을 내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오키나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초푸, 초푸 상, 박 상….’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의 오릭스 캠프에서 동료 선수들은 박찬호(38)를 이처럼 다양한 호칭으로 부른다. 왜 그럴까.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뛰었던 박찬호는 일본 전지훈련 첫날 팀 동료들과의 미팅에서 편하게 ‘찹(Chop)’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찹(CHop)’은 박찬호의 영어이름 ‘Chan Ho Park’의 알파벳을 줄인 말이다. 이를 일본식으로 발음하면 초푸가 된다.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어린 선수들은 여기에 존칭을 뜻하는 상(∼さん)을 붙인다. 그마저도 어려운 선수들은 그냥 박 상이라고 부른다. 박찬호의 미국 스타일은 이뿐 아니다. 박찬호는 16일엔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 박리혜 씨를 위해 훈련을 하루 쉬고 도쿄에 갔다. 일본 선수들의 눈에는 분명 이례적이다. 그리곤 17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오전 11시경 미야코지마로 돌아와 예정대로 불펜 피칭을 했다. 그는 “가족의 안정은 내겐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팀 동료들은 그의 자기 관리에 더 놀랐다. 박찬호는 “도쿄에 가서도 비는 시간을 이용해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했다. 어디에서건 내게 필요한 훈련은 한다”고 했다. 이 소식은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귀에도 들어갔다. 오카다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온다고 했을 때 경력만 믿고 건방지게 굴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지켜보니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우리 젊은 선수들이 그런 자세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팀에 합류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빅리거답게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박찬호다.미야코지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오릭스 전훈캠프의 이승엽“신한불란(信汗不亂·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의 시민구장 출입구에는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1995년 오릭스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고 오기 아키라 감독이 남긴 말이다. 오기 감독은 이 같은 노력으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를 키웠고,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절치부심하고 있는 이승엽(35)은 바로 이곳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17일 만난 이승엽은 “전지훈련에서 이렇게 열심히 훈련하기는 신인 시절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연습 많이 하는 사람은 못 이긴다는 걸 절감하고 있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이 큰 자극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을 가진 이승엽에게도 오릭스 캠프의 훈련 강도는 생각 이상이다. 베테랑이 많은 다른 팀과 달리 오릭스는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강한 팀을 만드는 방법은 훈련밖에 없다. 지난해 퍼시픽리그 홈런왕(33개) T-오카다는 이승엽과 띠동갑이다. 그런 오릭스에서도 이승엽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신인 선수 위주의 특별 타격 조에 편성되는 것이다. 2차례에 걸쳐 티 배팅을 하고, 프리 배팅을 끝내면 1시간 내내 이어지는 특별 타격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도 예외는 없었다. 5이닝 홍백전을 끝낸 뒤엔 어김없이 특타를 했다. 이승엽은 등에 10장의 파스를 붙이고 있었다. 손바닥도 곰발바닥처럼 울퉁불퉁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이 같은 과정이 그의 타격감을 살려주기 위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의 배려임을 알기 때문이다.○ 쇼다 고조 코치, 그리고 김성근 감독 이승엽의 강훈련은 롯데 시절이던 2005년에도 효과를 봤다. 일본 데뷔 첫해 부진하자 김성근 현 SK 감독이 롯데 인스트럭터로 부임했다. 당시 이승엽은 시즌 중에도 하루 1000개의 배팅을 했다. 손바닥 껍질이 벗겨진 상태에서 “저는 할 수 있습니다”를 외치며 스윙을 계속했다. 그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그해 30홈런, 2006년 41홈런을 칠 수 있었다. 오릭스엔 쇼다 고조 타격코치가 있다. 쇼다 코치는 2009년 김 감독의 SK에서 코치를 하다 지난해 오릭스로 돌아왔다. 쇼다 코치는 이날 이승엽을 부르더니 “타격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면 SK 야간 훈련에 가서 더 방망이를 휘둘러라”는 농담을 던졌다. 18일부터 오릭스가 SK가 훈련 중인 오키나와로 옮기기 때문이다. 그는 또 “김 감독으로부터 ‘승엽이는 연습을 좋아하는 선수’라고 들었다. 그 말씀대로 열심히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최근 몇 년간 야구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요미우리에서 뛸 때는 한두 경기 못 치면 라인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위축됐다. 하지만 이곳에서 정말 마음껏 땀을 흘리며 야구의 재미를 되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17일 평가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1차 캠프를 끝낸 이승엽은 18일 오키나와 본섬으로 이동해 삼성, 야쿠르트, 요미우리 등과의 연습 경기에 참가한다.미야코지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38·사진)는 아시아 출신 투수로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124승을 거뒀다. 같은 팀의 이승엽(35)은 일본에서 7년간 144홈런을 비롯해 한일 통산 468홈런을 쳤다. 올해부터 한솥밥을 먹는 둘이 맞대결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한국 대표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이 15일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자체 홍백전에서 성사됐다. 그것도 공 1개의 단판 승부. 결과는 박찬호의 판정승이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쌀쌀했지만 박찬호는 이날 등판을 자원했다. 오버페이스를 우려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만류했지만 스스로 페이스를 찾는 데 익숙한 17년 메이저리거답게 백팀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2일 메이저리그 마지막 승리를 거뒀던 플로리다전 이후 첫 실전 등판이었다. 처음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한 박찬호는 3번 타자 고토 미쓰타카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2사 1루에서 이승엽을 상대했다. 박찬호의 손을 떠난 공이 왼손 타자 이승엽의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자 이승엽의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았다. 하지만 타구는 뻗지 못하고 좌익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경기 후 박찬호는 “홈런 치라고 한가운데로 던진 공인데 플라이를 치면 어떡하느냐”고 농담을 던졌고 이승엽은 “공이 바깥쪽으로 몰려 생각대로 잘 밀어 쳤는데…”라고 응수했다. 박찬호의 노련미는 2회에 더 빛났다. 아롬 발디리스와 히다카 다케시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무사 1, 2루 위기. 박찬호는 쓰보이 도모치카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린 뒤 아라카네 히사오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4사구 없이 2이닝 3안타 무실점의 호투.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38km가 나왔고 커브와 투심패스트볼 등을 골고루 던졌다. 아라카네 타석 초구 때에는 세트 포지션에서 글러브에 손을 넣었다가 멈춤 동작 없이 그대로 공을 던져 보크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연습 경기여서 주자를 다시 귀루시킨 뒤 경기를 진행했다. 박찬호는 “보크와 다른 규정들을 심판에게 물었고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추워 걱정했지만 생각대로 잘됐다”고 말했다. 오카다 감독은 “제구력이 좋았고 안정감이 있었다. 볼 끝 움직임이 좋아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제대로 못 잡는 것 같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이승엽은 4회 2번째 타석에서 1, 2루를 꿰뚫는 안타로 홍백전 3경기 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다. 한편 라쿠텐 김병현은 구메지마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안타 1실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8개 구단 가운데 요즘 가장 시끄러운 구단은 롯데다. 지난해 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경질을 시작으로 이대호와의 연봉 조정 다툼, 신생 구단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입성 반대 등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바로 우승이다. 롯데는 그 희망을 ‘팬들의 사랑과 함께한 30년, 2011 정상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담았다. 나머지 구단들도 올해 목표를 캐치프레이즈로 표출하고 있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대부분 팀들은 해마다 팬들을 상대로 공모를 해 캐치프레이즈를 바꾼다. 올해도 6개 구단이 새 캐치프레이즈를 정했거나 채택할 예정이다. 지난해 ‘근성의 LG, 팀워크의 트윈스’를 채택했던 LG는 올해도 이와 비슷한 ‘팀워크와 근성의 LG! 승리의 트윈스!’를 내놨다. 반면 두산과 넥센은 다르다. 지난해 ‘All In V4! Hustle Doo 2010!’을 사용했던 두산은 올해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쓴다. 연도만 2010에서 2011로 바꿨다. 우승에 목마른 두산은 올해도 지난해처럼 우승에 다걸기(올인)한다. 넥센은 2009년 이후 3년째 ‘Go for the Championship’이다. 언제가 될지 몰라도 챔피언이 될 때까지 캐치프레이즈 교체는 없다는 게 이장석 대표의 의지다.○ 여전히 배고픈 SK와 KIA 지난 4년간 3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는 그동안 캐치프레이즈에 ‘우승’이나 ‘V(승리)’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지난해는 ‘Go Green! Enjoy Baseball!’이었고 그전 3년간은 ‘Fan First! Happy Baseball!’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Do dream! SK Wyverns! Let's go V4!’라며 우승을 기치로 내걸었다. 10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KIA도 우승의 꿈을 담은 ‘New Challenge! Let's Go V11’을 내놨다. 선동열 감독을 2선으로 퇴진시키고 류중일 신임 감독을 임명한 삼성의 캐치프레이즈는 ‘Yes We Can’이다. 김인 사장은 “팬들의 우려를 잘 극복하고 성공적인 구단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짧고 굵은 일본의 슬로건 한국에 비해 일본 구단들은 짧고 간결한 슬로건을 주로 사용한다. 박찬호와 이승엽을 영입한 오릭스는 ‘신 황금시대에’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김태균의 소속팀 롯데의 슬로건은 ‘화(和) 2011’이다. 롯데는 지난해에도 ‘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이범호(KIA)의 전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해낸다’ ‘이긴다’ 등의 어미인 ‘다’의 가타카나 표기 ‘ダ’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임창용의 야쿠르트는 ‘POWER OF UNITY∼ 마음을 하나로’라며 단결력을 강조했다. 김병현의 라쿠텐은 ‘Smart & Spirit 2011 똑바로’라는 슬로건을 사용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내심 금메달 15개를 기대했죠. 3위에 그쳤지만 스키 등 설상 종목에서 많은 메달을 땄고, 미래 한국 빙상을 책임질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본 게 큰 수확입니다.” 최근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겨울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은 역대 최다인 금메달 13개를 비롯해 은 12개, 동 12개 등 총 37개의 메달을 땄다. 김종욱 선수단장(55·한국체대 총장·사진)은 1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겨울올림픽을 유치할 수준의 진정한 겨울 종목 선진국이 되려면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지만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크로스컨트리는 스키에 왁스를 바르는 게 무척 중요하다. 일본 팀에는 왁스만 전문적으로 발라주는 독일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이번엔 크로스컨트리 여자 프리스타일 금메달을 딴 이채원(하이원)의 스키에 왁스를 발라줬다. 평소 기록이 뒤지던 이채원이 일본 선수를 제친 데는 그런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런 세세한 부분을 우리도 준비할 때가 됐다.” ―3관왕 이승훈 등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는데…. “골프 선수 박세리의 성공 이후 ‘박세리 키즈’가 탄생하지 않았나.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빙상장마다 피겨를 하겠다는 아이들이 가득 찬다. 한국 빙상에도 이승훈, 모태범, 이상화 같은 스타가 탄생한 이후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을 보고 자란 박도영이 이번 대회 여자 스피드 팀 추월에서 금메달을 땄다.” ―열악한 환경에서 좋은 선수가 나오는 걸 보면 신기할 지경이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이 될 줄 누가 알았나. 삼성전자처럼 우리 선수들에겐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게 있다. 새삼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낀다.” ―한국체대 출신들이 이번 대회 한국 메달의 62.2%(23개)나 차지했다. “한국체대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조금만 긴장을 늦추면 뒤처진다. 한국체대에 입학하는 선수들은 김연아나 박태환 같은 특급 선수는 아니지만 소질이 있는 선수이다. 한국체대는 올 때는 2진급일지 몰라도 국가대표급이 돼서 졸업하는 학교다. 전 세계적으로도 우리 같은 대학은 거의 없다.” ―젊은 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승훈이나 모태범, 이상화 등은 이제 국내 지도자가 아니라 국제 지도자가 되어야 할 선수들이다. 이를 위해선 영어 등 어학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 선수생활 후에 세계 기구나 협회에서 일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번지점프, 전방 초소 근무, 야구장에서 활쏘기 등 기상천외한 훈련으로 유명한 한국 양궁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미얀마에서 치르기로 해 화제다. 대한양궁협회는 국가대표 1차 평가전을 다음 달 13일부터 5일간 미얀마 양곤에서 열기로 하고 경기장 시설 등을 알아보고 있다. 이번에 선발되는 대표 선수들은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대표 선발전을 외국에서 치르는 가장 큰 이유는 날씨 때문이다. 한국은 3월에도 날씨가 쌀쌀하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런데 많고 많은 나라 중에 왜 미얀마에서 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걸까. 황도하 양궁협회 부회장은 “중국 호주 등을 고려했으나 이들 나라는 한국의 경쟁국이다. 대표선수들의 훈련 장면 등을 비디오로 찍고 합동 훈련을 하면 정보 유출의 위험이 있다. 반면 미얀마는 날씨가 좋고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말했다. 미얀마 국가대표팀의 이상봉 코치도 든든한 지원군이다. 전지훈련을 겸한 이번 선발전에는 남자부 오진혁 임동현 이창환 김우진 구동남 진재왕 김성훈 김주완과 여자부 김문정 주현정 윤옥희 기보배 장혜진 최현주 정다소미 한경희 등 16명이 참가한다. 2, 3차 선발전은 다음 달 말과 4월 중순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장을 찾은 A 씨는 경기를 보다가 타석에 선 B 선수의 최근 성적이 궁금해졌다. A 씨가 스마트폰을 꺼내 야구 기록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자 관련 기록이 상세히 펼쳐진다. 이어 스마트폰으로 맥주를 주문하자 관중석을 오가던 아르바이트생이 맥주를 갖다 준다. 이르면 몇 년 안에 이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갖춘 엔씨소프트와 최첨단 구장으로 지어질 창원 야구장의 결합이 만들어낼 장면이다. 엔씨소프트가 제9구단 창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8일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담당 상무는 “우리 회사의 기업목표는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들자’는 것이다. IT 기업답게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여가 놀이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아빠와 아들이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고, 집에 돌아가서는 야구 게임을 하며 서로 소통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2년 전부터 일본 게임제조업체 닌텐도가 대주주인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IT 기업이 운영하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과 소프트뱅크의 사례를 연구했다. 이 상무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도 했다. 어린이들이 야구장 그라운드를 밟고, 투수가 던지는 공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 초반 상승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창단 우선협상자 선정 발표 직후인 오전 11시 30분경 잠시 약세로 돌아섰으나 곧바로 상승 전환하며 전날보다 4.04% 오른 21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한 지난해 12월 22일 주가가 21만200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6.60%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위한 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9구단 창단 기준을 확정한 뒤 창단 기업과 연고지는 유영구 KBO 총재에게 일임했다. KBO는 온라인업체인 엔씨소프트와 창원시에 9구단 우선협상권을 주기로 했다. 4월 2일 시즌 개막 전에 창단 승인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로써 1982년 6구단 체제로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는 1986년 빙그레(한화), 1990년 쌍방울(현 SK) 창단에 이어 9구단 시대가 열리게 됐다. 9구단은 이르면 2013년 1군 경기에 나선다. 그러나 큰 산은 넘었지만 선수 수급 등 풀어야 할 문제는 남아있다. ○ 새 구단 창단에 찬성 7, 반대 1 오전 9시에 시작된 이사회는 1시간 50분 만에 끝났다. 유 총재는 신규 구단의 창단에 대해 각 구단의 반응을 물었다.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은 찬성했다. 반면에 롯데는 “30대 기업 중 하나가 9구단 창단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장병수 사장은 엔씨소프트와 창원시가 9구단 우선협상자로 결정된 것에 대해 “우리는 입장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남은 과제는 엔씨소프트는 2009년 매출 6347억 원에 영업이익 2338억 원으로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 수급. 기존 8개 구단의 대승적인 양보가 필요하다. 야구규약에는 신생 구단이 창단하면 2년간 신인선수 2명에 대한 우선지명권을 받고 각 구단 보호선수(20명)를 뺀 1명씩을 데려올 수 있다. 그러나 1, 2군을 합쳐 50∼60명에 이르는 선수단 규모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이에 따라 몇 년이 지나도 마이너리그(2군)에만 머무는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하는 미국 프로야구의 룰5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구성과 전용 구장 및 숙소 확보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500억∼600억 원이 소요된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롯데가 대기업이 새 구단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빙그레와 쌍방울의 창단 당시 자료를 참고해 충분히 투자하겠다”는 견해다. ○ 10구단 창단 가능할까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10구단 창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구단 사장도 “현재 선수 수급으로는 10구단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9구단 체제로 갈 경우 매주 한 팀이 3경기를 쉬게 돼 경기 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따라 KBO는 창단을 희망하는 2개 기업에 대해 제10구단 창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 관계자들도 프로야구 10구단 체제에 찬성하고 있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프로야구단이 늘어야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도 산다. 꿈나무들이 프로에 진출하는 길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김종 교수(스포츠산업)는 “프로야구단이 생기면 투자 대비 직간접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직접고용 효과가 600∼1000명, 지역 상권 등 경제 효과는 20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야구장을 찾은 A씨는 경기를 보다가 타석에 선 B선수의 최근 성적이 궁금해졌다. 스마트폰을 꺼낸 A씨가 야구 기록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자 관련 기록이 상세히 펼쳐진다. 이어 스마트폰으로 맥주를 주문하자 관중석을 오가던 아르바이트생이 맥주를 갖다 준다. 이르면 몇 년 안에 이 같은 상황이 현실이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IT) 기술을 갖춘 엔씨소프트와 최첨단 구장으로 지어질 창원 야구장의 결합이 만들어낼 장면이다. 엔씨소프트가 제9구단 창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8일 이재성 엔씨소프트 홍보담당 상무는 "우리 회사의 사명은 '세상 사람들을 더 즐겁게 만들자는 것'이다. IT 기업답게 더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엔씨소프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여가 놀이 문화를 만들 것"이라며 "아빠와 아들이 야구장에서 야구를 즐기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야구 게임을 하며 서로 소통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2년 전부터 일본 게임제조업체 닌텐도가 대주주인 미국프로야구 시애틀과 IT 기업이 운영하는 일본프로야구 라쿠텐과 소프트뱅크의 사례를 연구했다. 이 상무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도 했다. 어린이들이 야구장 그라운드를 밟고, 투수가 던지는 공의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 초반 상승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창단 우선 협상자 선정 발표 직후인 11시 30분 경 잠시 약세로 돌아섰으나 곧바로 상승 전환하며 전날보다 4.04%오른 21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KBO에 창단 의향서를 제출한 지난해 12월 22일 주가가 21만 2000원에서 19만 8000원으로 6.60%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을 위한 길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9구단 창단 기준을 확정한 뒤 창단 기업과 연고지는 유영구 KBO 총재에게 일임했다. KBO는 온라인업체인 엔씨소프트와 창원시에 9구단 우선 협상권을 주기로 했다. 4월 2일 시즌 개막 전에 창단 승인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로써 1982년 6구단 체제로 시작된 한국 프로야구는 1986년 빙그레(한화), 1990년 쌍방울(현 SK) 창단에 이어 9구단 시대가 열리게 됐다. 9구단은 이르면 2013년 1군 경기에 나선다. 그러나 큰 산은 넘었지만 선수 수급 등 풀어야할 문제는 남아있다. ● 새 구단 창단에 찬성 7, 반대 1=오전 9시에 시작된 이사회는 1시간 50분 만에 끝났다. 유 총재는 신규 구단의 창단에 대해 각 구단의 반응을 물었다. 롯데를 제외한 7개 구단은 찬성했다. 반면 롯데는 "30대 기업 중 하나가 9구단 창단 대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장병수 사장은 엔씨소프트와 창원시가 9구단 우선협상자로 결정된 것에 대해 "우리는 입장이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 선수 수급 등 산 넘어 산=엔씨소프트는 2009년 매출 6347억 원에 영업 이익 2338억 원으로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해결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 수급. 기존 8개 구단의 대승적인 양보가 필요하다. 야구규약에는 신생구단이 창단하면 2년간 신인선수 2명에 대한 우선 지명권을 받고 각 구단 보호선수(20명)를 뺀 1명씩을 데려올 수 있다. 그러나 1, 2군을 합쳐 50~60명에 이르는 선수단 규모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이에 따라 몇 년이 지나도 마이너리그(2군)에만 머무는 선수를 현금 트레이드하는 미국 프로야구의 룰5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 구성과 전용 구장 및 숙소 확보 등을 포함하면 최소한 500억~600억 원이 소요된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롯데가 대기업이 새 구단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빙그레와 쌍방울의 창단 당시 자료를 참고해 충분히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 10구단 창단 가능할까?=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10구단 창단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 구단 사장도 "현재 선수 수급으로는 10구단은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9구단 체제로 갈 경우 매주 한 팀이 3경기를 쉬게 돼 경기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긴다. 이에 따라 KBO는 창단을 희망하는 2개 기업에 대해 제10구단 창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 관계자들도 프로야구 10구단 체제를 찬성하고 있다.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프로야구단이 늘어야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도 산다. 꿈나무들이 프로에 진출하는 길이 더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김종 교수(스포츠산업)는 "프로야구단이 생기면 투자 대비 직간접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직접 고용효과가 600명~1000명, 지역 상권 등 경제 효과가 2000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메이저리거는 권위를 인정받는다. 일본 야구의 영웅인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구단 회장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았을 때 “빅리그에서 뛰는 한국 투수들은 대단하다. 공도 빠르고 컨트롤도 좋다. 무엇보다 배짱이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가 말한 한국 빅리거 중 으뜸은 박찬호(38·오릭스)였다. 바로 그 박찬호가 손수 밀대를 들고 마운드를 정리한다(사진). 불펜 피칭을 시작하기 전엔 포수를 향해 꾸벅 인사를 하고 피칭이 끝나면 악수를 청한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거둔 박찬호가 말이다. 일본 오키나와 미야코지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오릭스 선수들이나 이들을 취재하는 일본 언론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건 당연하다. 특별해 보이는 사람이 특별하지 않게 행동하고 있어서다.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이만한 경력을 쌓고 일본에 온 외국인 선수는 거의 없었고 이렇게 소탈하게 행동하는 경우는 더욱 없었다. 6일에는 박찬호가 지난해 10승(12패)을 거둔 오른손 투수 기사누키 히로시(31)로부터 포크볼 그립을 배우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가 한참 어린 후배에게서 뭔가를 배우려는 자세를 보인 것이다. 정작 박찬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내게 여러 가지를 배려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이슈가 되는지는 몰라도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병현(32)의 일본프로야구 라쿠텐행을 이끈 호시노 센이치 감독(63)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호시노 감독은 주니치 사령탑이던 1999년 한국인 3인방(선동열 이상훈 이종범)을 앞세워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선동열 전 삼성 감독(48)과의 관계는 특별하다. 좋은 스승과 제자 사이로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대표적인 지한파인 호시노 감독은 앞으로 김병현과는 어떤 관계를 맺을까.○ 호시노와 선동열 ‘국보 투수’로 불렸던 선 감독은 선수 시절 남에게 싫은 소리를 거의 들은 적이 없다. 그런 선 감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호되게 꾸짖은 사람이 바로 호시노 감독이다. 주니치 입단 첫해인 1996년 선 감독은 일본 야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을 거듭했다. 특히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은 모습을 보이자 ‘열혈남아’로 유명한 호시노 감독의 분노가 폭발했다. 선 감독은 “내 야구 인생에 그렇게 혼난 것은 처음이었다. 호시노 감독으로부터 바카야로(바보 녀석), 고노야로(이 녀석) 등 온갖 욕을 다 들었다. 그 따위로 야구할 거면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었다”며 “곧바로 2군으로 내려갔는데 2군은 세탁도 안 해 주더라. 손수 속옷을 빨며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고 회상했다. 호시노 감독은 이듬해 다시 선 감독에게 기회를 줬고, 선 감독은 주니치의 수호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선동열과 김병현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시절 김병현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메이저리거 김병현을 혼낸 사람이 선 감독이다. 지각대장으로 유명했던 김병현은 2001년 한 연말 시상식장에 20분 정도 지각을 했는데 이를 본 선 감독이 김병현을 따로 불러 놓고 꾸지람을 했다. 김병현의 광주일고 16년 선배이기도 한 선 감독은 “남의 행사에 늦게 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심하게 야단을 쳤다. 두 사람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의 투수코치와 선수로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었다. ○ 김병현과 호시노 마무리 투수 부재에 고민하고 있는 호시노 감독은 김병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최근 “김병현이 한신의 수준급 마무리 투수인 후지카와 규지보다 낫다”는 말까지 했다. 김병현 역시 호시노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태도다. 지난달 30일 라쿠텐의 홈구장인 미야기 K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병현은 “호시노 감독은 한국에서도 ‘열혈’로 유명한 분이다. 호시노 감독의 뜨거움에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현은 또 “중간 계투이건 패전 처리이건 팀이 맡기는 대로 내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는 각오도 밝혔다. 선 감독은 “호시노 감독은 말을 듣지 않거나 훈련을 게을리 하는 선수를 싫어한다. 병현이가 성실히만 한다면 충분히 재기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22, 23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라쿠텐의 연습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호시노 감독과 선 감독, 김병현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힘든 프로야구 타격 7관왕인 이대호(29·롯데)의 자존심을 무너뜨린 금액은 7000만 원이었다. 7억 원을 요구한 이대호에게 맞서 롯데 구단은 6억3000만 원을 고집했고 결국 연봉조정까지 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연봉조정위원회는 20일 구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대호는 “앞으로는 누구도 연봉 조정 신청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후배 선수들은 구단에서 주는 대로만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2001년 이후 10년 만에 연봉 조정을 신청한 선수가 등장한 일본 프로야구에선 선수의 손을 들어줘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세이부 에이스 와쿠이 히데아키(25)가 그 주인공이다. 와쿠이는 지난해 팀 내 최다인 14승(8패)을 올렸다. 그런데 구단은 지난해 연봉과 똑같은 2억 엔을 제시했다. 서너 차례의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와쿠이는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28일 연봉조정위원회는 조정금액으로 2억5300만 엔(약 34억1000만 원)을 확정했다. 와쿠이로서는 구단의 최초 제시액보다 5300만 엔(약 7억1400만 원)이나 더 받게 된 것이다. 와쿠이와 이대호의 연봉 조정은 여러 면에서 차이가 난다. 이대호의 경우엔 양측이 제시한 금액 가운데 한쪽 손만 들어줬다. 한쪽은 웃지만 다른 쪽은 울게 되는 구조다. 반면 와쿠이와 세이부 구단은 금액란이 비어 있는 계약서를 연봉조정위원회에 제출했다. 위원회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액수를 결정해 양측에 통보했다. 또 이대호는 자신의 의사를 위원회에 직접 밝힐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와쿠이는 21일 의견 청취를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90분간 자신의 주장을 피력했다. 와쿠이는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자신의 실적을 중심으로 위원들에게 자신의 정당성을 호소했다. 위원회 구성에서도 일본은 변호사 2명에 호리우치 쓰네오 전 요미우리 감독 등 3명이 나섰다. 한국은 이상일 KBO 사무총장을 비롯해 KBO 총재가 지명한 5명의 인사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결국 연봉 조정이 끝난 뒤 이대호는 7000만 원 때문에 울었고, 와쿠이는 7억 원 이상을 더 받는 승리의 V자를 그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27일 대법원 유죄 판결로 도지사직을 잃은 것과 관련해 올림픽 유치 활동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양호 평창 유치위원회 위원장(사진)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광재 도지사가 그동안 유치 활동을 열심히 해 줬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는 한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하는 것이다. 유치 활동에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또 “지난 두 번의 올림픽 유치 활동이 강원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유치전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유치위는 더욱더 정부 및 강원도와 협력해 반드시 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광재 지사가 지사직을 상실하면서 유치위원회 수석부위원장직도 자동으로 잃게 된 가운데 평창은 다음 달 14일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현지 실사를 받는다. 조 위원장은 이에 대해 “IOC의 실사는 국민과 정부의 관심 및 지원 상황, 유치 신청 시 제출한 보증 내용의 실행 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자리다. 도지사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이범호(30·사진)가 국내로 돌아온다. 친정팀 한화가 아니라 KIA의 유니폼을 입는다. KIA는 27일 이범호와 1년간 계약금 8억 원에 연봉 4억 원 등 총 12억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말 최대 3년간 5억 엔(약 67억 원)에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던 이범호는 한 시즌만 뛰고 한국 프로야구로 복귀한다. ○ 이틀 만에 이뤄진 전격 계약 3루 주전 싸움에서 밀린 이범호의 국내 복귀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추진됐다. 한화가 적극적으로 그의 영입에 나섰다. 시즌 후엔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의 올해 연봉(1억 엔)의 일부분을 부담할 수 있다고까지 밝히면서 이범호의 한화행은 당연한 듯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계약조건을 두고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낙심한 이범호는 소프트뱅크 잔류로 마음을 굳혔다. 하지만 거포 알렉스 카브레라까지 영입한 소프트뱅크는 이미 이범호를 전력 외로 분류하고 있었다. 연봉을 주지 않는 대신 조건 없이 자유계약으로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소식을 들은 KIA는 25일부터 전격적으로 이범호 영입작전에 뛰어들었다. 한 번의 만남 없이 전화로 이범호를 설득했다. 내심 국내 복귀를 바라던 이범호와의 협상은 물 흐르듯 진행됐고 27일 오전 계약에 합의했다. 이범호는 이날 일본 후쿠오카로 떠났다. 소프트뱅크 합류가 아니라 뒷정리를 위해서였다. ○ 명암 갈린 KIA와 한화 홈런 능력과 수비실력을 갖춘 수준급 3루수 이범호를 잡은 KIA는 확실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3루엔 김상현이 있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주전 3루수는 이범호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은 외야나 지명타자를 맡아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KIA 관계자는 “우리 팀엔 이용규 김원섭 등 발 빠른 왼손 타자가 많은 반면 오른손 거포가 부족했다. 이범호가 중심타선에 포진하면 김상현 최희섭 등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범호가 작년부터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 같더라. 한국에 와서 멋지게 재기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 팀이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는 것도 매력적으로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선수 부족으로 고전이 예상되는 한화는 이범호마저 KIA에 빼앗기게 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야구규약에 따라 KIA의 보호선수(18명)를 제외한 선수 중 1명과 이범호의 2009년 연봉(3억3000만 원)의 300%인 9억90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투수인 박찬호(38)와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56개)을 보유한 이승엽(35·이상 오릭스), 2개의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낀 김병현(32),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팀 준우승의 주역인 김태균(29·롯데)과 이범호(30·소프트뱅크).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야구 스타들이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 집결한다. 25일 김병현이 라쿠텐과 1년간 3300만 엔(약 4억5000만 원)에 계약하면서 올해 퍼시픽리그는 한국 별들의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센트럴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임창용(35·야쿠르트)까지 더하면 6명의 한국 선수가 일본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우선 김병현이 임창용의 길을 따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1999년 애리조나에서 데뷔해 2007년까지 9시즌 동안 54승 60패 86세이브에 평균자책 4.24를 기록한 김병현은 지난해 독립리그에서 잠시 뛰었을 뿐 3년의 공백이 있다. 때문에 3300만 엔이라는 ‘헐값’에 라쿠텐 유니폼을 입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보였던 기량을 회복하면 ‘제2의 임창용’이 될 가능성은 높다. 일본 진출 첫해인 2008년 30만 달러에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었던 임창용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3년간 총액 15억 엔(약 205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승엽과 김태균은 같은 1루수로서 피할 수 없는 거포 대결을 벌인다. 박찬호가 선발 투수로서 일본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할지도 관심사다. 풍성한 기록 잔치도 예고돼 있다. 박찬호는 통산 2000이닝 투구에 7이닝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병현은 14세이브를 더하면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한다. 임창용도 올해 36세이브를 하면 한일 통산 300세이브 고지에 오른다. 한일 통산 468홈런을 기록 중인 이승엽은 500홈런에 도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선수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그는 정식 선수는 아니다. 사람들은 통칭 불펜 보조 요원이라고 부른다. 그중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불펜 포수다. 불펜 포수는 경기가 아닌 불펜에서 투수들이 던지는 공을 받아주는 포수다. 화려함? 그런 것 없다. 대우? 보잘것없다. 미래에 대한 비전? 찾기 힘들다. 대부분 불펜 포수들은 한두 해 하다 살길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그는 10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어쩔 수 없는 공백이 있긴 했다. 군 복무를 위해 2006년부터 2년간 마스크를 벗었다. 제대 후엔 연어가 태어난 강을 향해 회귀하듯 두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두산의 최고참 불펜 포수 김대진(27·사진)이다.○ 그림자를 선택하다 배명고 3학년이던 2002년 10월 어느 날 감독이 그를 불렀다. “두산에서 불펜 포수를 구한다는데 한번 해볼래?”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그는 선뜻 제안을 받아들였다. 홀어머니 밑에서 야구를 했던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취직을 하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 그는 불펜 포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다른 많은 불펜 요원들처럼 그도 선수로의 신분 상승을 꿈꿨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프로로 입단한 포수들은 송곳처럼 빠른 송구를 했고 번개처럼 방망이를 휘둘렀다. 자신의 한계를 절감한 그는 빛이 아닌 그림자가 되기로 마음을 바꿨다. “팀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이었다. ○ 가장 일찍, 가장 늦게 불펜 요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성실함이다. 선수들이 훈련하기 전 야구장에 나와야 하고, 경기가 끝난 뒤 뒷정리를 하고 야구장을 떠나야 한다. 이번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마찬가지. 특별타격조의 운동장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20분이다. 그의 출발 시간은 이보다 30분가량 빠르다. 미리 가서 공을 꺼내 놓고, 배팅케이지(타격 연습하는 그물망)를 설치하고, 피칭 기계도 꺼내 놓는다. 훈련이 시작되면 더 바빠진다. 투수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며 공을 던진다. 그는 하루 평균 1000개가 넘는 공을 받는다. 공을 받을 때 그에겐 원칙이 두 가지 있다. 한 개의 공이라도 대충 받지 않는다는 것. “야구는 투수의 공 한 개에 승패가 갈리는 운동”이라는 게 이유다. 또 하나는 절대 투수에게 ‘공이 나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투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목이 터져라 “파이팅”을 외친다. 쉴 때는 미트를 열심히 손질해 포구를 할 때 팡팡 하는 큰 소리가 나도록 한다. 그의 등번호는 두산 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빠른 ‘01’번이다.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 들어가는 그에겐 참 어울리는 번호다.○ 내 사랑 두산 그에게 두산은 가족과 같은 팀이다. 그는 “직장이기 이전에 끈끈한 형제애가 느껴지는 팀”이라고 했다. “9년 전에 야구와 두산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현재 그렇게 하고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선수들은 그를 단순한 불펜 보조 요원이 아닌 동료로 생각한다. 김경문 감독 역시 가끔 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등 그를 챙긴다. 이번 스프링캠프 출발 전에는 따로 불러 정장 한 벌을 선물하기도 했다. 어느덧 불펜 포수 10년 차가 된 그는 팀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팀이 이기면 기뻐했고,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을 때면 같이 울었다. “2001년이 마지막 우승이었으니 전 한 번도 선수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한 적이 없어요. 올해는 마지막에 함께 웃을 수 있지 않을까요?” 빛이 밝은 것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며 주변에 빛을 밝히는 그의 소망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이헌재 기자 uni@donga.com}

6년 전 이맘때도 그랬다. 이승엽(35·오릭스)은 절치부심하며 고향 대구에서 한겨울 바람을 가르고 있었다. 일본 진출 첫해였던 2004년 그는 야구 인생 최초로 좌절을 맛봤다. ‘국민타자’였던 그는 일본 투수들의 절묘한 제구력과 포크볼에 고전하며 타율 0.240에 14홈런, 50타점에 그쳤다. 명예 회복을 위한 길은 훈련밖에 없었다. 지난주 삼성 2군 훈련장인 경산볼파크에서 만난 이승엽에게선 당시와 비슷한 비장함이 엿보였다. 순둥이 같기만 하던 눈매는 날카로웠다. 그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면서 쉼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마음먹은 대로 타구가 나가지 않자 “나 자신에게 화가 난다. 몸 자체가 좋은 타격 자세를 기억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요미우리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그는 올시즌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명예 회복에 나선다.○ 시련 속에 더 강해졌다 이승엽은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2차전이 열린 지난해 10월 21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경기 직전 갑자기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를 대신해 1군에 올라온 선수는 쓰부라야 히데토시라는 무명 내야수였다. 이승엽은 “얘기를 듣는 순간 정말 비참했다. 미칠 것 같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느꼈지만 이름도 아니고 연봉도 아니다. 역시 프로는 실력과 성적이 나와야 한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연봉 1억5000만 엔에 오릭스와 계약한 그는 올해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승엽은 “1루 포지션엔 나 말고도 5, 6명이 경쟁한다. 내가 기회를 잡지 못하면 작년과 똑같은 꼴이 날 수 있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시련 속에 더 강해진 나를 느낀다”며 “오릭스는 자칫 갈 곳이 없어질 뻔했던 나를 살려준 구단이다.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팀 동료 박찬호, 경쟁자 김태균 박찬호(38)의 존재도 이승엽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일본 생활 8년 만에 한국인 팀 동료는 처음이다. 야구든 생활면이든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 김태균(29)에 대해선 묘한 경쟁 심리를 털어놓았다. 같은 퍼시픽리그에 속한 오릭스와 롯데는 올해 24번이나 맞대결을 벌인다. 이승엽은 “맞대결에서 태균이가 잘하고 내가 못하면 큰 상처가 될 것 같다. 태균이도 지지 않으려 하겠지만 나도 약한 모습을 보이긴 싫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내가 1루 땅볼을 많이 치는 편인데 1루수인 태균이가 잘해 주지 않겠는가”라고 농담을 던진 후 “그래도 임창용(야쿠르트)처럼 투타 대결이 아닌 게 다행이다. 서로가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국내에서 훈련을 마친 뒤 26일경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경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