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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호랑이’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도 드라이버샷 비거리에서 남부럽지 않을 때가 있었다. 2005년 우즈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316.1야드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두 번째 장타자였다. 하지만 어느덧 우즈도 장타자와의 대결이 부담스러운 나이가 됐다. 부활을 노리는 우즈가 25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개막하는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신예 장타자들과 함께 라운드한다. 대회조직위원회가 23일 발표한 조 편성에 따르면 우즈는 27세인 더스틴 존슨, 게리 우들랜드(이상 미국)와 1, 2라운드에서 대결한다. 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존슨은 올해 평균 비거리가 311.8야드로 2위에 올라 있다. 우즈는 지난해 셰브런 월드챌린지 대회에서 존슨과 같은 조에서 경기하면서 존슨의 장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지난주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우들랜드도 평균 비거리가 299.5야드(8위)에 이른다. 우들랜드는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18번홀(파5)에서 337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리기도 했다. 우즈는 297.9야드로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36승을 거뒀고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지만 캐리 웹(37·호주)은 한 번도 ‘골프 여제’로 불린 적이 없다. 전성기였던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렌스탐이 2008년 은퇴한 뒤 그의 세상이 오는가 했지만 혜성처럼 등장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여제 자리를 물려받았다. 오초아의 은퇴 후에는 신지애(미래에셋)와 최나연(SK텔레콤), 청야니(대만),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등이 번갈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다. 부상까지 겹쳐 한동안 부진하던 웹이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세계여자골프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어젖히고 있다. 웹은 21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RR도넬리 LPGA 파운더스컵 최종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러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에게 6타 뒤진 공동 5위에서 3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연달아 버디를 잡아내며 대역전에 성공했다. 웹의 맹렬한 기세 앞에 스탠퍼드는 3타를 잃고 5위(9언더파 203타)로 밀렸다. 웹은 3주 전 열린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도 아리무라 지에(일본)에게 2타 차 역전 우승을 거뒀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이자 LPGA 통산 38승째. 한편 웹은 상금을 청소년 골프육성재단과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우승 상금 20만 달러 중 10만 달러는 복지 재단에, 나머지 10만 달러는 대지진 피해를 입은 일본에 전달하기로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홀인원 이벤트에 참가하시겠습니까. 참가비는 1만 원입니다.”19일 제주 라온골프클럽에서 손모 씨는 레이크 코스 6번홀(파3·168야드)에 들어가기 직전 캐디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 홀인원을 하면 라온레저개발㈜이 제주 한림 재릉지구에 짓는 119.965m²(36평) 리조트 한 채를 준다는 것이었다. 분양가 3억9314만 원짜리로 국내 홀인원 경품 사상 최고가다. 그는 설마 하는 마음에 이를 한 귀로 흘려 넘겼다. 평생 한 번 하기 힘든 홀인원을 위해 1만 원을 낼 마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런데 하필이면 확률적으로 4만분의 1이 넘는다는 홀인원이 이때 나왔다.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주위에선 곧바로 “와∼” 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하지만 함성은 곧바로 아쉬운 탄식으로 바뀌었다.라온골프클럽은 지난해 8월 15일부터 1년간 홀인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회원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지만 일반 내장객은 1만 원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일반 내장객인 손 씨는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눈앞에서 대박 경품을 놓쳤다. 이 홀에서는 지난해 10월 회원 김모 씨가 홀인원을 했다. 골프장 측은 “이벤트가 끝날 때까지 홀인원을 하는 사람이 더 나오지 않으면 리조트는 김 씨의 단독 소유가 된다”고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반론보도문동아일보는 지난 3월 21일 “1만원 아끼려다…홀인원 경품 4억 날려” 제목의 기사에서 3월 19일 제주 라온골프클럽 레이크 코스 6번홀에서 손모 씨가 1만원이 아까워 경품 행사 참가신청을 하지 않았다가 홀인원하고도 4억원 가량의 경품을 놓쳤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손모 씨는 홀인원한 티박스의 위치는 경품행사가 적용되는 티박스가 아니었고, 골프클럽 측에서 경품 행사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았았으며, 손 모씨가 1만원이 아까워 참가신청도 하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 왔습니다.}

부진을 거듭하던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박찬호(38)가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다운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호투로 4월 12일로 미뤄진 소프트뱅크와의 개막전 선발 등판도 유력해졌다. 박찬호는 21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3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3차례 실전 등판에서 매 경기 4점 이상을 내주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는 이날 구석구석을 찌르는 날카로운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야쿠르트 타선을 제압했다. 투구 수는 53개. 박찬호는 1회 2사 후 왼손타자 다케우치 신이치에게 오른쪽 2루타를 맞았지만 조시 화이트젤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에는 1사 1루에서 가와시마 게이조를 투수 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4회에는 삼자 범타로 처리했다. 다만, 2회에 보크를 범해 위기를 자초한 게 옥에 티였다. 2회 1사 후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은 뒤 폭투를 범했고 보크 판정까지 받아 1사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미야모토 신야와 가와모토 료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박찬호는 일본에서 가진 5차례의 실전 가운데 3차례나 보크를 범해 엄격한 일본 심판들의 보크 판정을 피하는 게 급선무로 떠올랐다. 같은 팀 왼손 타자 이승엽(35)은 5번 1루수로 나가 3타석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첫 타석은 땅볼로 물러났고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랐지만 마지막 타석에선 삼진을 당했다. 그는 타율 0.188에 1홈런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야쿠르트 마무리 투수 임창용(35)은 팀이 1-0으로 앞서 8회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센트럴리그 소속인 임창용은 29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코하마와의 개막전을 준비한다. 한편 오릭스와 롯데 등이 소속된 퍼시픽리그는 절전 대책의 일환으로 4월 한 달간 동일본 대지진 피해를 본 동북지역에 한해 야간경기를 열지 않기로 했다. 센트럴리그 역시 4월 3일까지 동북지역 경기는 낮에 열고 올 시즌 내내 9회 이후 연장전을 치르지 않기로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내 인생에 초록불(Green Light)이 켜진 것 같다.” 20일 2011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2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시간9분11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압데르라힘 굼리(35·모로코)는 결승테이프를 끊은 직후 비에 젖은 잠실주경기장 트랙에 입맞춤을 했다. 2008년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5분30초로 3위에 오른 그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2시간5분대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는 2007년 런던 마라톤에서 2위(2시간7분44초)를 했고 2009년 시카고 마라톤에서도 2위(2시간6분04초)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2등만 많이 했다. 이번 대회에서 2등 꼬리표를 떼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던 그는 처음 밟은 한국 땅에서 우승 한을 풀었다. 우승상금은 8만 달러(약 9030만 원). 20대까지 5000m와 1만m 등 장거리를 주로 뛰었던 그는 30세가 된 2007년에야 마라톤선수로 전향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내게도 마라톤은 오랜 꿈이었다. 그런데 막상 뛰어 보니 궁합이 정말 잘 맞았다”고 했다. 굼리는 “비를 예상하지 못해 우천용 레이스 신발을 준비하지 못했다. 발이 계속 미끄러졌고 25km 지점부터는 허벅지와 종아리에 근육통까지 왔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좋을 성적으로 우승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페셔널에게 나이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실력 향상에 집중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번 참가 모두 우승… 서울과 찰떡궁합”▼엘리트 여자부 우승 구타두 번 참가해서 모두 우승. 100% 우승 확률이다.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로베 구타(26·에티오피아) 얘기다. 여자 엘리트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구타는 심하게 몸을 떨었다. 경기 내내 내린 비 때문에 극심한 추위를 호소했다.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는 추위로 손이 떨렸다. 하지만 얼굴은 환한 표정이었다. 에이전트와 통역사를 쳐다보며 “행복해요”를 연발했다. 구타는 서울국제마라톤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는 2009년 대회에서 2시간25분37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1년을 건너뛰고 참가한 올해 대회에서 2시간26분51초로 다시 정상에 올랐다. 두 번 참가해 두 번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우승해서 정말 행복하다”고 웃음 짓던 구타는 “지난 대회에서도 출발할 때 날씨가 상당히 추워 고생했다. 올해는 경기 내내 더 추웠다. 기록이 지난번보다 떨어진 것 같지만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타의 최고 기록은 2006년 함부르크 마라톤 대회에서 작성한 2시간24분35초다. 유독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 구타는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가 평탄하고 한 번 뛰어봐서 그런지 페이스 조절에 성공한 것 같다”며 “나와 잘 맞는 코스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구타는 “외국인 선수 중 2회 우승자는 많지만 3회 우승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년 대회에도 참가해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대회 3회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성후 경화여고 국제교류부장 부인상=2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2일 오후 1시 02-3010-2231}

‘골프 황제’로 군림하던 타이거 우즈(36·미국)가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것은 2009년 11월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자택에서 의문의 교통사고가 나면서부터다. 곧이어 웨이트리스와 포르노배우 등이 포함된 성 추문이 불거졌고 섹스중독 치료를 받았다. 우즈는 지난해 4월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했지만 1년 가까이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과도 이혼했다.어느새 한물 간 선수가 되어버린 우즈에게 새 사랑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14세 어린 여대생 앨리스 존스턴(22)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0일자 온라인 판에서 우즈가 전처 노르데그린과 닮은 금발의 여대생 존스턴과 몇 달째 만나고 있으며, 요트에서 함께 지내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연예정보 사이트인 레이더온라인닷컴을 인용해 존스턴의 친아버지는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제프 라흐티이고, 양아버지는 우즈의 에이전트사인 IMG의 고위 임원이라고 전했다.그의 양아버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을 희망하는 존스턴을 우즈에게 소개해 줬다는 것.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출신인 존스턴은 현재 플로리다 주에 살면서 오하이오 주에 본교가 있는 노스우드대의 웨스트팜비치 캠퍼스에 다니고 있다. 이 학교는 우즈가 최근 주피터에 새로 구입한 6000만 달러(약 677억 원)짜리 대저택과 가깝다.한편 AFP통신은 우즈의 전처인 노르데그렌이 우즈의 대저택 근처에 새 집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노르데그렌의 새집은 우즈의 집과 불과 16km 떨어져 있으며 구입가는 1200만 달러(약 135억 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프로 선수를 제외하면 내가 겪어본 최고의 골퍼다.” 얼마나 잘 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에게서 이 같은 찬사를 들었을까. 주인공은 강속구로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존 스몰츠(44·전 애틀랜타·사진)다. 그는 22년간 활약하며 213승 154세이브에 탈삼진 3084개를 기록했다. 운동 신경이 뛰어난 그는 골프와 볼링에도 일가견이 있다. 우즈와 개인적으로 라운드를 하는 골프 친구이기도 한 그의 핸디캡은 4. 2009시즌 뒤 은퇴한 그는 골퍼로서 제2의 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은 17일 스몰츠가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 대회에 출전한다고 전했다. 무대는 4월 29일부터 조지아 주 발도스타 킨덜루 포레스트GC(파72)에서 열리는 사우스조지아 클래식. 주최 측은 스몰츠에게 스폰서 초청 선수로 참가할 것을 권했고 그는 이 제의를 받아들였다. 스몰츠는 “실패는 두렵지 않지만 아마 실패할 것 같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지,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프로야구에선 2명의 ‘일본 U턴파’가 뛴다. 두산 이혜천(32)과 KIA 이범호(30)다. 2008년 두산에서 연봉 1억5000만 원을 받았던 이혜천은 일본에서 두 시즌을 보낸 뒤 돌아와 계약금 8억 원과 옵션 등 최대 11억 원에 사인했다. 2009년 연봉 3억3000만 원을 받았던 이범호는 친정 한화 대신 KIA 유니폼을 입으며 계약금 8억 원 등 총 12억 원을 받는다. 대개 프로선수의 몸값은 성적이 좌우하지만 둘은 특별하다. 이혜천은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19경기에 출전해 1패, 평균자책 5.09에 그쳤다. 2009년에도 1승 1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 3.65로 좋지 않았다. 이범호는 48경기에 나가 타율 0.224, 4홈런, 11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올렸다. 둘 다 2군에 있던 시간이 많았다. 이혜천은 야쿠르트와의 2년 계약이 끝난 뒤 방출됐고 이범호는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복귀를 택했다. 국내 구단 소속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돌아온 사례는 KIA 이종범이 원조다. 1997년 연봉 1억1000만 원을 받았던 그는 2001년 시즌 도중 복귀하며 3억5000만 원에 계약했다. 활동 기간이 짧아 실제 받은 액수는 훨씬 적었지만 3억5000만 원은 그해 리그 최고 연봉이었다. 이후 U턴한 정민철과 정민태 역시 가기 전보다 훨씬 많은 몸값을 받으며 금의환향했다. 2006년 LG에서 연봉 5억 원을 받았던 이병규는 지난해 컴백하면서 연봉이 줄었지만 국내에 있을 때 고액 연봉자였던 데다 나이와 일본에서의 성적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적은 몸값은 아니었다. 일본에서는 체면을 구겼지만 돌아와서는 대부분 이름값은 했다. 특히 요미우리에서 2년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 6.28에 그쳤던 정민태는 2003년 복귀하자마자 17승(2패)을 올리며 다승왕과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일찌감치 이혜천을 왼손 선발로 낙점했다. 이혜천은 13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삼진 7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범호는 15일 복귀 무대에서 3번 3루수로 출전해 LG를 상대로 3타수 2안타 1타점(결승타)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일본 U턴파 환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일본에서 실패해도 돌아오면 반겨준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게 문제다. 이혜천과 이범호는 구단의 환대에 어떻게 보답할까.이승건 기자 why@donga.com@@ ▼日프로야구 퍼시픽리그, 내달 12일 개막… 센트럴리그는 25일 강행▼박찬호 이승엽(이상 오릭스), 김태균(롯데), 김병현(라쿠텐) 등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내달 12일 정규 시즌 개막을 맞게 됐다. 가토 료조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는 17일 “센트럴리그는 예정대로 25일 개막전을 치르고 퍼시픽리그는 2주 후인 4월 12일 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라쿠텐의 홈구장인 센다이 크리넥스 스타디움과 롯데의 홈구장인 마린 스타디움 등은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크게 손상돼 경기를 치르기 힘든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지진 피해가 덜했던 요미우리 등 센트럴리그 6개 구단은 예정대로 25일 개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선수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가 16일 공식적으로 개막 연기를 주장하고 나섰고, 미야모토 신야(야쿠르트) 가네모토 도모아키(한신) 등 스타 선수들도 “개막전을 강행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재일교포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일본 대지진과 관련한 구호활동에 전념하겠다며 당분간 공식 경기 일정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도쿄에 머물고 있는 추성훈은 14일 소속사인 스페셜조인트그룹을 통해 “20일로 예정된 네이트 마쿼트와의 UFC128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지진 피해를 본 친척과 재일교포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분들을 위한 안전 대책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이런 비상사태에 공식 행사와 개인 훈련을 하는 것보다는 작은 보탬일지라도 다각적으로 구호작업을 벌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는 경기 강행을 통해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에게 힘을 주고 있다. 14일 일본 기후 현 나가라가와 구장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두 팀인 요미우리와 한신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렸다. 지진 발생 후 첫 시범경기다. 홈 팀인 요미우리 관계자는 “경기장이 진앙과 멀리 떨어져 있어 관중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 팀 경기는 기후 현에선 1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는다.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 사명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구단이 입장 수입(한국과 달리 일본 시범경기는 입장료를 받는다)과 물품 판매 수입 전액을 지진 피해자를 위해 내놓기로 한 방침이 사전에 알려졌기에 이날 구장은 1만3411명의 팬으로 빼곡히 들어찼다. 주니치 역시 나고야돔에서 열릴 예정인 17일 히로시마전과 18∼20일 라쿠텐전을 자선경기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 역시 전액 지진의연금으로 기부한다. 선수들의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장을 맡고 있는 한신의 아라이 다카히로는 “선수회 차원에서 성금이든 물품이든 되는 대로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회는 상세한 지원책을 협의한 뒤 15일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는 개인적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주니치의 다니시게 모토노부는 200만 엔(약 2744만 원)을 내놓았다. 도호쿠고교를 나온 다르빗슈 류(니혼햄)도 트위터를 통해 20만 명 넘는 팔로어에게 복구를 빨리 할 수 있도록 도움을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아리무라 지에, 바바 유카리 등은 1라운드만 치른 채 취소된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대회 때 즉석 사인회를 열었고, 모금활동을 계속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 한편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복귀 무대로 기대를 모았던 도쿄 세계피겨선수권대회(21∼28일)는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14일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 세계선수권대회를 정해진 기간에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회 연기나 취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출범 30년째를 맞은 프로야구가 롯데카드를 새로운 타이틀스폰서로 영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4일 롯데카드와 2011시즌 공식 타이틀스폰서 계약을 하기로 합의하고 23일 조인식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간 후원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에서 투구 스피드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스피드건의 제조사나 각도, 위치에 따라 스피드가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구단 전력분석팀이 잰 스피드는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가장 좋은 위치에서 가장 좋은 장비를 쓰기 때문이다. 종전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선수는 KIA 한기주다. 2007년 5월 27일 SK와의 경기에서 전광판에 159km를 찍었다. SK 엄정욱(2004년)과 롯데 최대성(2007년)이 158km로 뒤를 잇는다. 그 기록을 LG의 새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사진)가 깼다. 그것도 정규 시즌이 아닌 시범경기에서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연습경기에서 158km를 던졌던 리즈는 1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회 선두 타자 강동우를 상대로 던진 2구가 160km로 기록됐다. 전광판에는 159km가 찍혔지만 포수 뒤에 자리 잡은 각 구단 전력분석팀의 스피드건에는 160km가 나왔다. 리즈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당시 162km까지 던진 적이 있어 시즌 중 이 기록을 갈아 치울 가능성도 있다. 리즈는 불같은 강속구를 앞세워 한화 타선을 5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투구 수 66개 가운데 직구가 42개였다. LG가 11-10으로 승리. 일본에서 돌아온 두산 이혜천은 삼성과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뽑아내며 3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산은 삼성을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SK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의 호투에 힘입어 롯데를 5-1로 눌렀고, 넥센은 KIA를 4-3으로 이겼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피겨 여왕’ 김연아(고려대)의 복귀 무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도쿄 세계피겨선수권대회(21∼28일)가 11일 발생한 일본 도호쿠 대지진의 영향으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국제빙상연맹(ISU)은 지진 이튿날인 12일만 해도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 장소인 요요기 스타디움은 피해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여진이 계속되고 도쿄와 멀지 않은 후쿠시마 현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긴박해지자 대회를 연기하거나 장소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세계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관전차 독일 인젤에 머무르고 있는 오타비오 친콴타 ISU 회장은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스케이팅연맹으로부터 일단 대회를 치르기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나리타 공항이 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등 사태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또 그는 “1961년 미국의 비행기 사고로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취소된 적이 있다. 일본에 가는 것 자체를 고민하는 선수도 있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대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된다면 첫 훈련이 열리는 20일 입국할 예정이다.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골프 등은 경기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오릭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던 12일 오릭스-요미우리전을 포함해 12, 13일 예정된 시범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특히 김병현의 소속팀이자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센다이를 연고지로 하는 라쿠텐은 홈구장인 크리넥스 스타디움이 크게 파손돼 25일로 예정된 정규 시즌 개막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미국 뉴욕 양키스에서 뛰는 이가와 게이는 가족의 안부를 살피기 위해 구단의 허락을 얻어 일시 귀국한다.J리그가 주말 전 경기를 취소한 데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도 13일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 중인 나고야와 가시마의 경기 일정은 다음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축구대표팀 알베르토 차케로니 감독과 코치 4명도 지진 피해를 우려해 12일 이탈리아로 출국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다수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도 11일 1라운드만 치른 채 중단됐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선두를 달리던 이보미(하이마트)와 송보배는 우승 상금의 50%를 나눠 받게 됐다. 하지만 공식 우승자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JLPGA는 18일부터 가고시마 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티포인트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도 취소한다고 13일 발표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1일 일본 도호쿠와 도쿄 등에서 발생한 강진의 영향으로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중단되는 등 일본 스포츠계도 혼란에 빠졌다. 도쿄와 가까운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 야쿠르트의 경기에서는 6회가 끝난 뒤 발생한 지진으로 선수와 관계자, 팬들이 그라운드 가운데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야쿠르트 임창용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은 한 40대 팬은 “이렇게 큰 진동을 느껴보기는 처음이다. 조명탑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넘어지는 줄 알았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경기는 바로 중단됐고 선수와 팬들은 재빨리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효고 현 아카시 구장에서 열린 라쿠텐과 롯데의 경기는 지진의 직접 피해는 없었지만 8회 초 공격이 끝난 뒤 중단됐다. 미야기 현 센다이를 연고로 하는 라쿠텐 선수들이 가족들의 안부를 묻는 등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롯데 김태균은 IB스포츠를 통해 “여기는 피해가 없었다. 도쿄에 있는 아내(김석류 전 아나운서)도 무사하다”고 전했다. 일본야구기구는 12일 열릴 예정인 시범경기 6경기 중 야쿠르트-니혼햄전(도쿄 진구구장), 롯데-세이부전(지바 마린필드), 요코하마-라쿠텐전(요코하마 스타디움) 등 3경기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 외에도 각종 대회나 경기의 취소가 속출했다. J리그는 12, 13일 예정된 19경기(2부 리그 포함) 모두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2일부터 일본 후쿠시마 현 고리야마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아시아리그 챔피언 결정전 3경기도 모두 취소됐다. 11일 센다이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한 안양 한라 선수들은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고 있지만 후쿠시마 공항까지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하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도 정상 개최가 불투명하다. 이 대회는 일본 도쿄에서 21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대회 조직위 측은 “경기가 열리는 요요기 스타디움은 피해가 없다”면서도 “국제빙상연맹(ISU)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고치 현에서 열리고 있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 대회는 11일 1라운드를 치렀으나 남은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회에는 이보미(23·하이마트)를 비롯해 송보배 전미정 박인비 등이 참가하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저런 몸 갖고 야구 하면 반칙 아닙니까.”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과의 경기에 앞서 알렉스 로드리게스(36·뉴욕 양키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던 이범호(KIA)가 내뱉은 말이다. 늘씬한 키에 탄력 넘치는 몸, 그리고 야구공을 골프공처럼 날려버리는 파워. 완벽한 신체 조건에 잘생긴 외모까지 갖춘 로드리게스는 같은 선수가 보기에도 선망의 대상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야구 선수였다. 2001년 텍사스와 10년간 2억5200만 달러(약 2831억 원)의 대형 계약을 한 상태였다. 2004년 양키스로 이적한 뒤 그의 몸값은 더 뛰었다. 텍사스 시절 맺은 계약이 유효했지만 2007시즌 후 10년간 2억7500만 달러(약 3090억 원)에 계약을 경신했다. ○ 박찬호-이승엽의 日 오릭스 전체 연봉보다 많아 10일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가 발표한 메이저리그 고액 연봉 선수 자료에 따르면 그는 올해 3100만 달러(약 348억 원)를 받아 여전히 연봉 1위를 차지했다. 평균 연봉은 2750만 달러이지만 해마다 액수가 조금씩 달라진 데 따른 것이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 전체 선수의 연봉과 맞먹는 금액이다.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신인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8개 구단 등록 선수 406명의 연봉 합계는 353억3800만 원이었다.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SK의 팀 연봉(59억2900만 원)의 다섯 배가 넘는다. 국내 최고 연봉 선수인 두산 김동주가 받는 돈(7억 원)의 거의 50배. 한국보다 연봉 액수가 큰 일본 프로야구와 비교하면 최고 인기 팀 요미우리(39억1400만 엔·약 440억 원)보다는 적지만 박찬호와 이승엽이 소속된 오릭스(22억3690만 엔·약 303억 원)보다 많다.○ 쓰는 만큼 버는 장사 ‘악의 제국’답게 양키스 선수들이 대거 연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 C C 사바티아는 2300만 달러(약 258억 원)로 미네소타의 조 마우어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고, 주포 마크 테세이라는 2250만 달러(약 252억 원)로 공동 4위다.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양키스가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스타들을 활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최고 인기 팀답게 양키스 경기에는 관중이 꽉꽉 들어찬다. 팬들은 구장에서 먹고 마시고 주차료를 내고 각종 용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수익원은 바로 중계권료다. 폭스TV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위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18억 달러(약 2조241억 원)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낸다. 스포츠전문 케이블인 ESPN도 조 단위의 중계료를 지불한다. 폭스TV나 ESPN 같은 전국 방송의 중계권료는 30개 구단에 분배된다. 양키스는 이와는 별도로 몇 해 전 예스네트워크라는 지역 스포츠 케이블 방송국을 차려 성업 중이다. 여기서 나오는 광고 수입 등은 고스란히 양키스의 몫이다. 요즘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등 미디어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더 많은 중계권 수입을 올린다. 한마디로 쓰는 만큼 버는 장사인 것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릭스 에이스’ 박찬호(38), ‘라쿠텐 수호신’ 김병현(32), ‘센트럴리그 세이브왕’ 임창용(35·야쿠르트).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는 한국인 투수 3인방은 올해 이 같은 수식어를 얻을 수 있을까. 시범경기가 한창인 요즘 이들은 ‘필살기’를 다듬고 있다. 올 시즌 성패는 이들이 익히는 신(新)구종에 달려 있다.○ 박찬호를 살린 컷패스트볼 박찬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기록하며 야구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은퇴를 고민할 시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유는 바로 컷패스트볼이었다. 컷패스트볼(일명 커터)은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는 공이다. 빠른 슬라이더로 보면 된다.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는 커터를 무기로 수년째 부동의 마무리로 군림하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해 초 몸담았던 양키스에서 리베라로부터 커터 그립을 배웠다. 박찬호는 지난해 오릭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1년 넘게 연습한 컷패스트볼을 지난 시즌 막판 손에 익히는 데 성공했다. 이 공이 잘 들어가면서 미래를 갈등하게 됐다”고 밝혔다. 땅볼 유도에 제격인 커터를 잘 던지면 범타가 많아진다. 박찬호는 5일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서 커터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는데 “그립을 약간 바꿔볼까 해서 변화를 줬는데 실투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 김병현 부활의 열쇠는 싱커 김병현은 애리조나와 보스턴에서 86세이브를 거뒀던 2000년대 초반까지 싱커를 던질 필요를 별로 느끼지 못했다. 사이드암으로 시속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를 던졌고 프리스비(아이들이 갖고 노는 플라스틱 원반)처럼 변화무쌍한 슬라이더 역시 명품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3년간의 실전 공백 탓으로 구위가 떨어지자 싱커가 필요해졌다. 싱커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데 컷패스트볼과는 반대로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휜다. 일반적으로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약한 편이다. 공의 궤적이 잘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공이 싱커다. 실제로 히로시마와의 시범경기에서 김병현을 상대한 5타자 중 4타자가 왼손 타자였다. 김병현은 싱커를 적절히 구사하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기간 일본 야구에서 사이드암스로 투수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야마다 히사시 전 주니치 감독한테서 싱커를 배웠다.○ 주마가편이 될 임창용의 커브 3년간 야쿠르트의 뒷문을 굳게 지킨 임창용은 지난해까지 던진 구종만 갖고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시속 160km의 빠른 직구에 140km를 넘나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공략할 타자는 많지 않아서다. 올해는 여기에 너클 커브를 추가했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구종은 모두 다 빠른 편이다. 여기에 느린 구종 하나만 더하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훨씬 유용할 것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전에도 커브를 던질 줄 알았지만 실전에서는 거의 던진 적이 없다. 꺾이는 각도가 밋밋해 장타를 맞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임창용은 “해태 신인 시절 만루 위기에서 류중일 감독님(삼성)께 커브를 던지다 싹쓸이 안타를 맞은 후엔 거의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캠프에서 연습한 커브는 실전에서도 쓸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엽 1안타… 김태균에 판정승이승엽(35·오릭스)과 김태균(29·롯데)이 모처럼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9일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앞서 김태균은 타격 훈련 중이던 이승엽을 찾아가 인사했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해 5월 인터리그 이후 10개월 만이다. 기대를 모았던 화끈한 홈런 대결은 없었다. 경기 내용에서는 이승엽이 판정승을 거뒀다. 5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6회 오른손 투수 미쓰하라 아쓰히로로부터 우익수 앞 안타를 때리는 등 3타수 1안타에 몸에 맞는 볼 1개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0.200. 4번 1루수로 출전한 김태균은 볼넷 1개를 얻었을 뿐 두 차례 삼진을 당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수비 때 교체됐다. 오릭스가 3-1로 이겼다. 이승엽의 팀 동료인 박찬호(38)는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야쿠르트 임창용과 라쿠텐 김병현도 출전하지 않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성 추문에 이은 부진으로 세계 랭킹 5위까지 떨어졌지만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는 여전히 골프계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왕년의 ‘골프 황제’ 우즈가 7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 아마추어 골퍼들과 만난다. 나이키골프 코리아는 우즈가 4월 14일 ‘메이크 잇 매터(MAKE IT MATTER)’ 투어차 한국을 찾아 아마추어 골퍼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이 투어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진행되는 행사. 아마추어 및 주니어 골퍼들에게 골프를 스포츠로 즐길 수 있도록 격려하는 프로그램이다.우즈의 한국 방문은 2004년 제주 라온골프장에서 열린 스킨스게임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당시 한국 남녀 골프의 간판스타인 최경주 박세리 그리고 유럽의 강호 콜린 몽고메리와 스킨스게임을 했다.이 투어에 참가하려면 9∼27일 나이키골프의 메이크 잇 매터 홈페이지(twtour.nikegolf.co.kr)에 참가 신청을 하고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미션을 통과해야 한다. 나이키골프는 이들 가운데 심사를 통해 100명을 선발해 4월 초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또 나이키골프 공식 판매점에서 20만 원 이상의 제품을 구입하면 이 투어의 갤러리로 응모할 수 있다. 500명의 갤러리는 우즈의 샷 시연 및 필드레슨을 관람한다. 행사 장소는 추후 확정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 이놈 봐라.” 이렇게 프로야구 두산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느낌이 꽂힌 이들에겐 충분히 기회를 준다. 몇 해 전부터 두산에선 매년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가 꾸준히 나왔다. 일명 김경문식 ‘화수분 야구’다. 이종욱(2006년)과 김현수(2007년)가 대표적이다. 2009년의 신데렐라는 정수빈이었다. 지난해엔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이성열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만년 유망주 투수 노경은(27)이 주목받고 있다.○ 삭발로 감독 눈에 띄어 성남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불린 노경은은 2003년 1차 지명으로 계약금 3억5000만 원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로 입단 후 제자리를 잡지 못했고 잔부상을 달고 살았다. 올해 일본 전지훈련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선수 생명의 위기 속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일본 출발 하루 전 삭발을 하고 나타난 그를 김 감독이 눈여겨봤다. 때마침 박정배의 부상으로 한 자리가 비었다. 노경은은 막차로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노경은은 “(2군 훈련장인) 이천에서 열심히 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삭발을 했는데 그걸 감독님이 유심히 보신 것 같다.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에서 그는 예전과 달라진 투수가 됐다. 4경기에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 1.50을 기록했다. 2월 23일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선 승리의 기쁨도 누렸다. 6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4회 등판해 김현수-김동주-최준석 등 클린업트리오를 모두 범타로 막았다. ○ 야구에 대한 간절함-열정 불태워 김 감독에게 왜 노경은을 점찍었냐고 물었더니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역대 김 감독이 기회를 준 선수들 역시 야구에 배고픈 선수들이었다. 이종욱은 현대에서 방출됐고 김현수 역시 지명을 받지 못한 신고 선수였다. 지난해 양의지 역시 시즌 초반 2군으로 내려가기 전 마지막 1군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주전으로 발탁됐다. 김 감독은 “경은이나 의지처럼 오랜 기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불태우는 선수가 커 올라올수록 팀이 강해진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근 들어 야구 아는 여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직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처럼 투수가 던지는 다양한 구종까지 아는 여자는 얼마나 될까. 2004년 개봉한 ‘아는 여자’(감독 장진)는 한 커플이 숲길을 걷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손을 잡고 걷던 여자가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한다. “포크볼이네.” 프로야구 두산 선수인 남자 주인공 동치성(정재영)이 여자의 주먹을 검지와 중지를 벌려서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둘의 인연은 거기까지다. 포크볼 그립까지 아는 여자는 “아프지 마, 이젠. 나 시합 구경 못 갈지도 몰라”라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설상가상으로 동치성은 의사에게서 3개월 시한부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사랑도, 야구도, 인생도 모두 끝날 위기에 처한 동치성은 자포자기한다. 이때 예전부터 동치성을 짝사랑해 온 한이연(이나영)이 다가온다. 동치성에게 한이연은 그냥 동네의 ‘아는 여자’다. 얼굴만 알 뿐 이름도 모른다. 이름 같은 걸 물어볼 이유도, 여유도 없다. 당장 3개월밖에 살지 못하는데 이름은 알아서 무얼 하겠는가. 그녀는 야구를 모르는 여자다. 동치성과 함께 TV로 야구를 보다가 나누는 대화는 이런 식이다. “1루 주자가 그냥 3루로 바로 뛰면 안 되나요?” “수비가 땅볼을 잡아서 확∼ 관중석으로 던지면 안 되나요.” “(때리는 시늉을 하며) 그냥 확∼. 안 돼요. 그러면.” 한이연은 동치성을 따뜻하게 대한다.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동치성이지만 한결같은 그녀를 위해 죽기 전에 한 번만 더 마운드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품는다. 마침내 마운드에 선 동치성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한다. 9회 말 2사 후 마지막 타자가 친 공은 투수 앞 땅볼. 1루로 던지면 완봉승이다. 이 순간 그는 생각한다. “내가 살아서 던지는 마지막 공이다. 오늘의 내 모습을 내가 아는 여자도, 날 아는 다른 모두도 잊지 못할 것이다. 모두 안녕.” 그러고는 공을 1루 측 관중석으로 던져 버린다. 황당해하는 감독과 코치에게 그는 “진짜로 궁금했어요. 땅볼 잡아서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되는지”라고 말하며 마운드를 내려온다. 남은 것은 해피엔딩이다. 시한부 진단은 오진으로 밝혀지고 동치성은 마침내 ‘아는 여자’에게 이름을 묻는다. 야구광 장진 감독의 영화답게 곳곳에 흥미로운 장면이 숨어있다. 등번호 27번을 단 동치성의 모티브가 된 선수는 당시 두산 박명환(현 LG)이다. 말미에 동치성과 한이연이 혈액형을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둘의 혈액형을 합치면 OB다. OB는 두산의 전신이다. 마지막 질문. 수비수가 땅볼을 잡아서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될까. 기록은 실책이 되고, 타자 주자는 2루까지 진루할 수 있다. 예전 2루에 있던 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던진 공이 주자의 헬멧을 맞고 관중석으로 들어간 일도 있었다. 주자는 안전 진루권을 얻어 홈을 밟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