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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은 북한의 책임을 묻는 과정이 마무리되고 다음 과정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는 한국과 미국 등 각국이 북한을 상대로 한 각종 제재를 확대 강화하는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을 간접 규탄한 의장성명의 의미는?안보리 의장성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정부가 모든 외교력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못한 데다 지난달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북한 비난 성명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문구 하나하나가 국제정치적 협상의 산물일 수밖에 없는 안보리 협의 과정을 고려하면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한국 정부가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목표로 삼았던 것은 △북한의 공격 책임을 명시적으로 거명하고 △이를 규탄(condemn)하며 △향후 유사사건의 재발 방지를 명시하는 것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책임을 직접 거명하지는 못했지만 성명의 전체적인 내용으로 볼 때 이런 메시지를 모두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의장성명은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개탄하고(2항), 북한의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린 한국의 조사 결과에 깊은 우려(deep concern)를 표명하며(5항),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7항)’는 표현을 통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책임자에 대한 조치(4항)와 한국에 대한 공격이나 적대행위 방지(8항) 등 북한에 대한 요구사항도 우회적으로 반영됐다.하지만 중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북한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대목(6항)은 대북 규탄의 선명성을 흐리게 만들었다.중국은 협상 초기부터 ‘북한이 과잉 대응할 빌미를 주면 안 된다’는 논리로 북한을 직접 거명해 규탄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중국은 공격(attack)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문안 협상에서는 이를 행위(act) 또는 사건(incident)으로 바꾸자고 주장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해야 했다. 중국은 또 한국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 대신 ‘유의한다(take note)’는 표현으로 물 타기를 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절반의 성공’北에 간접적 경고 메시지 전달아쉬움 남지만 소기목적은 달성향후 조치 어떻게 되나‘先천안함 後6자’ 기조 반영자금차단 등 대북제재 강화할 듯北 어떤 반응 보일까재발 방지 약속땐 ‘대화’열려계속 부인하며 추가도발 할수도○ 안보리 이후 대화 또는 제재의 갈림길이달 중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해 한미 연합훈련과 21일 열리는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는 안보리 이후 한미동맹 차원의 대북 제재 등 대응 조치를 논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한의 은행을 통해 움직이는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북한이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해 한반도에서 긴장을 유발시킬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은 7일에도 “정의의 결사대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총의가 결집된 의장성명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은 스스로에도 큰 부담이 되는 만큼 섣불리 도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결국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이후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함으로써 긴장 상태에서 탈출할 출구를 찾을지, 아니면 계속 대결구도를 이어갈지는 전적으로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천안함 사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전문외교통상부 번역[1] 안보리는 2010년 6월 4일자 대한민국 주유엔 대사 명의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81) 및 2010년 8월 8일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유엔 대사 명의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94)에 유의(note)한다.[2] 안보리는 2010년 3월 26일 한국 해군 함정 천안함의 침몰과 이에 따른 비극적인 46명의 인명 손실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개탄(deplore)한다.[3] 안보리는 이러한 사건(incident)이 역내 및 역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4] 안보리는 인명의 손실과 부상을 개탄(deplore)하며,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한국 국민과 정부에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명하고, 유엔 헌장 및 여타 모든 국제법 관련 규정에 따라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이번 사건 책임자(those responsible for the incident)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5]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한국 주도하에 5개국이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비춰(in view of) 깊은 우려를 표명(express the Security Council's deep concern)한다.[6]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유의한다.[7] 이에 따라(therefore)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attack)을 규탄(condemn)한다.[8] 안보리는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러한 공격이나 적대 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underscore)한다.[9] 안보리는 한국이 자제를 발휘한 것을 환영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stress)한다.[10] 안보리는 한국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하고, 분쟁을 회피하고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적절한 경로를 통해 직접 대화와 협상을 가급적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평화적 수단으로 한반도의 현안들을 해결할 것을 권장한다.[11] 안보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천안함 침몰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지난달 4일 천안함 사건이 안보리에 회부된 지 35일 만이다.성명에는 명시적으로 북한을 공격 주체로 표시하는 표현이나 문구는 포함되지 않았다.유엔 안보리는 9일(현지 시간)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 중국 등 안보리 주요국이 합의한 의장성명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이에 앞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8일 오후 열린 전체회의에서 ‘P5(5개 상임이사국)+2(한국 일본)’ 간에 합의된 초안을 회람했다. 15개 이사국들은 본국에 보고절차를 거친 뒤 이날 오전 성명을 정식 채택했다.11개항으로 된 A4 용지 한 쪽짜리 의장성명은 천안함이 공격(attack)받았다는 점을 적시하면서 이 같은 행위를 규탄(condemn)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한국에 대한 추가 공격이나 적대행위 등 재발방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성명에는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한국)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추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5항)며 “결론적으로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7항)로 돼 있다.성명은 또 “이번 사건 책임자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4항)며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런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8항)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도 유의한다”(6항)며 북한 측 주장도 언급하고 있다.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9일 성명을 내고 “안보리가 북한의 천안함 공격을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환영한다”며 “북한은 안보리 의장성명의 정신을 존중해 천안함 도발에 관해 분명하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정하게 판단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천안함 사건의 당사자인 남북한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합의 문안이 나오기까지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주변국들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미국=한국과 함께 안보리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과시하는 한편 한국에 대해 결의안 대신 공동성명으로 대응 수위를 낮추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핵 확산 방지를 위해 6자회담이 필요했던 미국은 이번 의장성명으로 천안함 사건의 안보리 논의를 일단락 짓고 6자회담 재개의 여지를 열었다.반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로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또 하나의 갈등요소를 만들었다. 중국이 서해에서의 한미 연합훈련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6월 초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으나 중국이 “시기가 적당하지 않다”며 거절하는 일도 일어났다.▽중국=우방국인 북한을 챙기면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재확인했다. 안보리 논의 과정에서 ‘규탄(condemn)’ 표현을 허용하되 북한을 직접 거명하는 것은 안 된다는 뜻을 관철시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대국임을 과시했다. 또 안보리 표결 과정에서 반대나 기권을 통해 북한을 옹호하는 자신들의 태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결의안 상정을 반대함으로써 한중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일단 피했다. 하지만 북한이 명백히 잘못했음에도 북한을 편든 것은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과의 협력에 한계가 있음을 한국에 인식시켰고, 중국에 대한 불신을 키운 측면이 있다. 중국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외면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우선시한 것은 ‘책임 있는 이해 관계자’의 모습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에도 실망을 안겨줬다. ▽일본=시종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시했다. 지난달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의 북한 비난 성명 채택 과정에서도 중국을 가장 강하게 압박해 한국은 천안함 외교에서 일본에 빚을 지게 됐다. 성명 문안 조정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함으로써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으로 불편해진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기회도 마련했다.▽러시아=안보리의 대북 조치에 적극적인 반대도, 분명한 태도 표명도 하지 않으면서 나름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한국에 파견한 전문가 그룹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언론에 부정확한 정보를 흘리는 등 몸값을 올리려는 모습도 보였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중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한미 서해 연합훈련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를 선언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사진)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외국 군함이 황해(서해)를 포함한 중국 근해에 진입해 중국의 안전과 이익에 영향을 주는 활동을 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서해 연합훈련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친 대변인은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우리는 이미 유관 부문에 이에 대한 엄중한 관심과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 대변인은 “유관 각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친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중국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중국 외교부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관련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긴장을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수준으로 말해왔다. 이에 한국 정부는 8일 중국이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해 “훈련 실시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문제”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한미 연합 훈련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이뤄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자주적으로 판단해 그 결정에 따라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훈련의 성격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부는 독도단체 대표가 시게이에 도시노리(重家俊範) 주한 일본대사에게 돌멩이를 던진 사건이 일제강점으로 피해를 본 한국인들의 개인청구권을 시사한 일본 정부의 태도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7일 시게이에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시하는 등 신속히 대응한 만큼 이 사건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사관 측이 현장에서 돌발적인 상황임을 목격한 만큼 일단 한일관계 전반에 악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측도 8일 “이 사건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게이에 대사는 (이 사건에) 화가 나기보다는 놀랐다. 돌을 던진 그 사람의 행동은 너무 위험했다. 한일관계에 안타까운 사건이다”라면서도 “한국이 한 일이 아니라 한 개인의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한국 정부가 신변안전을 책임져야 할 외교사절에게 위해를 가한 사건인 만큼 자칫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당국자는 “일본 내의 반응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우익이 이 사건을 이슈화할 경우 양국 국민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언론은 8일자 조간신문에 이 사건을 짤막하게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사회면에 ‘주한대사에 돌 던진 남자 연행’이라는 제목으로 “한일 양국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 문제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경과를 간략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등도 ‘일본대사에 투석’이라는 제목의 단신 기사를 실었다. 한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7일 시게이에 대사를 향해 10cm 크기의 돌덩어리를 던진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50)에 대해 외국사절에 대한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中-日과 차별화자원확보-물량공세와 달리 문화 공유하며 ‘틈새’ 접근阿의 ‘박정희 열풍’ 새마을운동 현지서 큰 관심… 경제협력 기반 구축에 활용 얼마 전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은 제나위 멜레스 에티오피아 총리 측근으로부터 책 한 권을 구해 줄 수 없냐는 요청을 받아 책을 구해 줬다. 이 책의 제목은 ‘박정희는 어떻게 경제강국 만들었나’. 1970년대 대통령경제2수석비서관을 지낸 오원철 씨가 2006년에 펴낸 책이었다. 주콩고민주공화국(콩고민주공) 한국대사관도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델로 삼겠다는 조제프 카빌라 콩고민주공 대통령에게 같은 책을 선물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6일 “콩고민주공 에티오피아 세네갈 르완다 우간다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통점은 1960년대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방식에서 21세기 아프리카 국가발전의 모델을 찾으려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검은 대륙 아프리카 국가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우리에겐 자원 및 경제안보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의 기자 세르주 미셸 씨는 2008년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실상을 파헤친 저서 ‘차이나프리카’에서 “한국은 떠오르는 중국의 경쟁국”이라고 썼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은 걸음마를 막 시작한 단계여서 한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개발경험과 경제협력 시장을 찾아내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프리카 개발·경제협력 로드맵은 ①불신에서 신뢰로→②개발협력 안착화→③경제협력의 인프라 구축→④틈새시장 공략으로 요약된다.○ 불신에서 신뢰로 지난달 25일 콩고민주공에서 만난 현지 농업부 관계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이달 시작하는 농촌마을 추엔게 개발사업에 대해 “왜 한국이 협정서에 빨리 서명하지 않느냐. 미국과 중국 등 그 협력사업을 노리는 국가가 많다. 한국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당시는 협정서 서명을 불과 2주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개발을 빌미로 한 식민 착취를 경험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원조 공여국에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냉전시대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쟁에 이용되면서 생겨난 선진국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문화를 공유하며 진정한 파트너라는 인식, 즉 마음을 얻는 것을 아프리카 협력의 1순위로 삼고 있다. ○ 개발협력 안착화 외교 소식통들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박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모델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코트디부아르와 세네갈 정부는 한국 정부에 먼저 새마을운동 전수를 요청했다. 새마을운동은 농촌개발, 의식개혁(교육), 보건의료 시스템의 개혁으로 집약된다.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개발에 앞서 국민 의식개혁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다. 콩고민주공 농업부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식은 한국의 1948년 이전과 같다고 보면 된다. 그들에게 한국인처럼 근면함과 일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박 전 대통령 모델을 장기집권의 근거로 악용하려는 의도를 견제하는 것도 한국 외교의 또 다른 과제다. ○ 경제협력 인프라 구축 최근에는 개발협력을 넘어 경제협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순석 주에티오피아 대사는 “한국이 G8을 넘어 G5까지 가려면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개발협력)을 넘어 고기를 함께 잡아야(경제협력) 하지만 한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성철 주콩고민주공 대사도 “한국 기업은 약간의 위험 요소만 있어도 진출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2006년과 2008년 한-아프리카 경제협력회의(KOAFEC)를 열었지만 아프리카와의 무역 규모는 전체 무역 규모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콩고민주공 정부 관계자는 “사람들은 중국산 짝퉁 삼성 LG 제품이 질이 좋지 않은 점을 알면서도 삼성과 LG 제품을 동경해 짝퉁을 구입한다. 그런데 왜 삼성이나 LG는 우리나라에 진출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콩고민주공은 젖기를 기다리는 마른 스펀지다. 기업들이 오기만 하면 손을 잡고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리스크를 안고 아프리카에 뛰어들기에는 투자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2006년 1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개발기금을 설립했으며 일본도 2008년 일본국제협력은행에 아프리카 투자 배정기금을 설치했다.○ 틈새시장 공략 한국의 아프리카 경제협력 전략은 국영기업이 리스크를 부담하며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중국식이 될 수는 없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이 첫 번째 해답”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유선전화는 보급률이 매우 낮은 반면 휴대전화 보급 성장률이 연간 50%에 이른다는 것이다. KT가 르완다에 개설한 와이브로 국가통신망이 성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아프리카 정부가 한국의 농촌기술을 통해 식량위기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한국식 농업기술 투자도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식량안보와도 연계된다.아디스아바바·킨샤사=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콩고민주共 농업장관 “코리아 농촌개발 경험 배우고 싶다” ▼ 조제프 카빌라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은 3월 한국을 방문한 뒤 자국에 돌아가 노르베르 카틴티마 농업장관(사진)을 불러 이렇게 물었다. “왜 우리는 그동안 작물을 대량 재배한 뒤 수출해 성장하는 길을 찾지 않았습니까.” 지난달 25일 현지에서 만난 카틴티마 장관은 이 일화를 들려주며 한국과의 농촌개발협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달 콩고민주공 수도 킨샤사의 농촌마을 추엔게에서 7월부터 농업 인프라와 생산성 향상 교육이 통합된 농촌 개발을 시작해 한국의 선진농법을 전수할 계획이다. 카틴티마 장관은 “현재 추엔게 마을의 많은 토지가 경작지로 쓰이지 못하고 잡초만 무성한 상태”라며 “한국인들이 범람하는 콩고 강물을 막아 쌀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콩고민주공의 식량위기에 대처할 힘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콩고민주공이 극심한 식량난에 처한 원인으로 국민의 근면성 부족과 함께 독재 정권 시절 농장의 강제 국유화, 국가가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대신 단숨에 돈을 벌기 위해 광산 개발에 의존한 점, 내전으로 인한 농업용 토지 인프라의 붕괴 등을 꼽았다. “한국도 전쟁을 겪었다는 점에서 우리와 공통점이 있더군요. 한국이 전후에 급격히 성장한 힘을 배워 우리 국민에게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울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킨샤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노동신문에 ‘당 중앙’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후계체제 구축과의 관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조선노동당대표자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빛나는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며 당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44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9월 당 대표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당 중앙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974년 2월 제5기 8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정치위원회 위원이 된 직후부터 노동신문이 그를 지칭했던 표현이다. 이에 따라 노동신문에 등장한 당 중앙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3남 김정은을 가리킨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 당 중앙이라는 표현은 여러 차례 등장했지만 1980년 김 위원장의 후계체제가 공식화된 이후 당 중앙은 과거를 회상하며 김 위원장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주로 사용됐다. 이번에 노동신문에 등장한 당 중앙은 맥락상 과거 회상형이 아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한 문장에서 김정일과 당 중앙위원회, 당 중앙이 함께 나와 다른 뜻으로 쓰였다는 점에서 당 중앙은 김정은을 암시하는 표현일 것”이라며 “북한은 지난달 열린 최고인민회의 전에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소집해 김정은을 정치국 위원으로 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나는 중국인들이 싫다. 중국인들의 원조가 대규모이고 속도가 빠른 점은 마음에 들지만 질이 낮은 게 문제다. 우리가 못산다고 그 정도도 모를 것 같나.” 지난달 25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만난 현지 정부 관계자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다른 콩고민주공 사람들도 비슷한 말을 했다. 원조 공여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원조 현장을 취재하러 간 기자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중국은 콩고민주공 등 아프리카에 대규모 원조를 쏟아 붓고 있는 원조 대국이다. 그런데 왜 현지인들은 중국을 싫어하는 것일까. 현지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대규모 건설과 토목사업을 차관 형식으로 원조하고 있지만 부실 공사 때문에 도로가 금방 파손되는 등 현지인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차관 형식으로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해주고 있다. 한국의 2008년 아프리카 원조액은 1억 달러였지만 중국의 2007년 원조액은 179억 달러였다. 그런 중국이 ‘묻지마’식 투자를 하고, 중국 기업과 중국 노동자를 대거 참여시키며 사업을 독식해 현지인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원조를 받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세계 각국이 오랫동안 원조를 계속하다 보니 아프리카 정부 인사들이 원조를 당연시하거나 공여국에 기회를 주는 것처럼 거드름을 피우는 풍조가 만연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콩고민주공의 노르베르 카틴티마 농업부 장관은 기자를 만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이달 시작하는 농촌개발 사업지 선정과 관련해 “왜 수도 킨샤사의 농촌 마을을 선택했나. 더 대규모로 했어야 하지 않나. 한국을 잘 아는 내가 장관을 할 때 기회를 잘 포착하라”는 말을 서슴없이 했다. 에티오피아의 외교소식통은 “에티오피아 정부는 웬만한 원조는 원조로 생각하지 않는다. 대규모 원조가 아닌 소규모 원조는 거절해버린다”고 말했다. 이한곤 주케냐 한국대사는 이를 ‘원조피로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한-아프리카 포럼에서 아프리카 원조를 현재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럴 때일수록 현지인들이 공여국에 갖기 쉬운 불신과 원조피로증이라는 ‘2개의 장벽’을 넘을 전략이 절실하다. 전영숙 에티오피아 KOICA 사무소장은 “정성스러운 원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에게 베풀 때 더 겸손해지고 더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할 때다.윤완준 zeitung@donga.com}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북한 대사가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한국의 외교적 행보와 관련해 현지의 한국대사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위협적인 말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6월 11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에 초청받은 안희정 주남아공 북한대사는 스타디움 화장실에 들어가는 김한수 주남아공 한국대사를 따라가 뒤에서 팔을 잡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요”라며 위협조로 말했다. 이는 한국이 북한과 수교한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거나 비난하는 성명을 요청하는 외교전을 펼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북한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거나 한국과 접촉한 국가의 외교부를 상대로 현지 공관을 통해 항의하거나 성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규탄 성명을 발표한 한 북한 수교 국가에서는 한국 외교관이 해당국 외교부 당국자와 접촉한 직후 북한 외교관이 해당국 외교부를 방문해 성명 철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아프리카에서 농업생산성 향상과 보건의료, 교육시스템 전수 등 새마을운동의 3가지 요소가 통합된 새로운 방식의 농촌개발 원조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KOICA는 8월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주의 아르시 지역에 새마을운동 방식의 농촌개발을 위한 봉사단을 파견한다. 시니어 단원을 포함해 5, 6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아르시 지역에 한국의 선진농법을 전수할 예정이다. 유가공 공장과 사육장, 정미소 등 농촌 인프라 건설도 병행한다. KOICA는 탄자니아와 르완다에도 봉사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특히 아르시 지역에서는 농촌개발뿐만 아니라 2008년 시작된 가족계획 및 모자보건 개선 프로젝트와 초등학교 건립 사업이 통합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오로미아 주의 협력사례는 에티오피아 전역에 한국형 통합 농촌개발 모델이 파급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숙 에티오피아 KOICA 사무소장은 “한국형 아프리카 원조는 일본처럼 자원 개발의 속내를 드러내는 에너지 협력이나 유럽처럼 돈과 사업만 던져주는 물질 원조가 아니라 주민들의 정신 개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6년 한국이 아디스아바바에 설립한 참전용사촌초등학교의 제미차엘 일마 교장은 “한국에서 파견된 봉사단 교사들의 활동적이고 성실한 태도가 학생과 교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의 농촌 마을 추엔게에서도 7월부터 농업 인프라와 생산성 향상 교육이 통합된 농촌 개발을 시작한다. KOICA는 2012년까지 315만 달러를 들여 제방과 관개수로 등 농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벼농사와 채소밭 시범 운영 등을 통해 선진농업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조혜승 콩고민주공 KOICA 주재원은 “추엔게 마을은 콩고 강의 범람으로 우기에 경작지의 극히 일부만 사용하고 있다”며 “농촌개발을 통해 쌀 생산량이 약 10배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 정부는 추엔게의 생산성 향상이 킨샤사의 식량난을 해소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노르베르 카틴티마 콩고민주공 농업 장관은 “앞으로 콩고민주공 전역에서 KOICA와 농촌개발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콩고민주공 내에서는 “한국은 우리의 모델”이라며 한국을 배우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김성철 주콩고민주공 대사는 “한국에 연수를 다녀온 콩고민주공 고위공무원을 중심으로 한-콩고민주공의 관계를 다루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 국무회의’가 구성되기도 했다”고 말했다.아디스아바바·킨샤사=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천안함 침몰사건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관할권인 한국 영토에서 일어났습니다. 한국이 아닌 ICC 협약 조인국도 이 사건을 ICC에 회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3국 정부와 천안함 사건의 ICC 회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와 열린북한방송, 국회인권포럼이 15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북한 반인도, 반평화 범죄 종식을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인권단체 프리덤나우의 제러드 겐저 대표(사진)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겐저 대표는 미국 워싱턴에 있는 글로벌로펌 DLA파이퍼의 변호사로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자문변호사를 지내기도 했다. 겐저 대표는 천안함 사건이 ICC의 기소 대상인 전쟁범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ICC는 ‘적국 또는 적군 소속 개인을 기만적으로 살상하는 것’을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단순한 기습공격은 전쟁범죄가 아니지만 천안함 사건은 적대행위 종식을 규정한 1953년 정전협정 위반이기 때문에 “북한의 고의적 기만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겐저 대표는 “북한의 인권탄압을 반인도 범죄로 ICC에 회부하는 것은 북한이 ICC 설립을 결의한 로마협정 조인국이 아니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나서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며 “그러나 천안함 사건은 로마협정 조인국인 한국 영해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회부 요청만 있으면 즉각 조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겐저 대표는 “회부 주체는 로마협정 조인국이라면 어느 정부나 가능하다”며 “남북관계로 볼 때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ICC에 회부하는 것은 부담이겠지만 다른 국가가 회부하도록 물밑외교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14일 “우리 사회 일부와 북한이 정부에 대해 6·15공동선언을 이행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핵개발이나 핵실험, 남북대화 중단, 통행 차단, 나아가 천안함 사태 등 각종 도발을 통해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오히려 북한”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은 지금의 남북관계 상황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북한이 천안함 무력 공격에 대해 명백하고 객관적인 증거와 과학적인 결론마저 부인하고 ‘서울 불바다’ 등의 위협을 하는 것은 북한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6·15공동선언을 존중하면서 남북대화를 통해 이행문제를 협의해 나간다는 기존의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와 관련자 처벌 등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핵개발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북한의 변화와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대중평화센터가 15일 주최하는 6·15정상회담 10주년 행사에는 통일부 엄종식 차관이 참석하기로 했다. 당초 통일부는 현인택 장관과 엄 차관이 각각 국회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과 강원 속초시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모두 10주년 행사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속초 행사에는 엄 차관 대신 김천식 통일정책실장이 참석하기로 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6·25전쟁 때 유엔군으로 전투병을 보낸 16개 참전국 외에도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인도 이탈리아 등 5개국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파견해 한국을 도왔다. 특히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 3국은 전후 한국의 재건을 돕기 위해 ‘스칸디나비아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국립의료원을 세워 한국 공중보건 시스템의 선진화 기틀을 닦았다.》포화 속 로맨스스웨덴팀 의사 - 간호사 결혼… 현지 언론에 크게 소개돼6개월간 3000여 차례 수술○ 스웨덴 의료진의 전쟁 속 로맨스 칼 그루네발트 씨(89)는 스웨덴의 1차 한국 파견 의료팀 소속 소아과 의사로 6개월 동안(1950년 8월 24일∼1951년 2월 24일) 근무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북부의 달라르나 지역에 거주하는 그루네발트 씨는 기자의 전화를 받고 잠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15분 뒤에 다시 전화를 걸자 그루네발트 씨는 “우리 국제의료팀은 인도주의 실천을 위해 한국에 파견됐다. 부산에 도착해 보니 일회용 반창고도 제대로 없었다”며 60년 전의 기억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는 “한국인은 끝까지 고통을 참으면서 부상을 이겨냈다”며 이런 한국인의 모습은 그가 힘든 시기를 겪을 때마다 극복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스웨덴 의료진은 6개월 동안 약 3000회의 수술을 하는 등 헌신적인 지원을 했다. 그루네발트 씨는 부산의 스웨덴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스웨덴 간호사 엘사 라르손 씨와 사랑을 키웠고 귀국 직후 결혼을 했다.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전쟁 중의 로맨스’라는 제목으로 현지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아내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한국에서의 추억이 묻어 있는 물품들, 특히 아내가 좋아하던 탱화는 그의 집안 곳곳에 걸려 있다고 한다. 그루네발트 씨는 “부산에서 우리 부부가 구입한 세라믹 반지를 평생 간직해 왔다”고 말했다. 때로는 24시간 쉬지 않고 근무해야 하는 전시 병동에서 피어난 로맨스는 그루네발트 씨 부부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1차 파견자 48명 가운데 5명이 스웨덴인 또는 미국인, 캐나다인과 결혼하거나 약혼하는 등 인연을 맺었다. ○ 이탈리아 간호사의 한국 사랑 “한국은 저에게 제2의 조국입니다. 그 당시 젊은 날의 정열이 오늘도 나를 붙들어주곤 합니다.” 이탈리아 적십자 소속으로 6·25전쟁 때 간호사로 활약했던 알마 파스쿠토 씨(100·여)는 최근 로마 파리올리의 자택을 찾은 이탈리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국방무관 서남열 대령에게 60년 전의 기억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50년 9월 20일 의료진의 한국 파견을 결정했다. 군의관과 군 약제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의료팀은 나폴리 항구에서 미국 군함 제너럴랭핏호를 타고 30일 만에 부산항에 도착했다. 파스쿠토 씨는 “이탈리아 적십자병원은 서울 영등포의 학교(현 신길초등학교)에 자리를 잡고 미8군 의료부대와 함께 활동했다”고 말했다. 150개의 침상에서 시작해 200개로 늘어난 이탈리아 병원에서는 입원환자 7041명과 외래환자 22만9885명이 치료받았다. 평생을 혼자 살아온 파스쿠토 씨는 쾌활하고 자유분방하던 당시의 에피소드도 전했다. “땅에 닿지 않는 치마를 입은 우리에게 함장이 부산으로 향하는 동안 갑판에 나오지 말라고 했어요. 강풍이 불면 치마가 위로 올라가 수병들에게 이상한 광경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요. 하하하.” “외부 기온이 영하 26도로 내려갈 정도로 서울이 너무 추웠어요. 추위를 이기며 병원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여자 간호사들끼리 돈을 쓰기 위해 도쿄에 가자고 ‘모의’했죠. 미군 장교를 구워삶아 수송기를 타고 무작정 도쿄에 도착한 뒤 갖고 있던 달러를 펑펑 썼어요. 그러다가 도쿄 주재 이탈리아대사관 직원한테 발각됐죠. 강제소환이라도 당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대사님이 저녁을 사주면서 위로해 줬죠. 그래서 처녀들끼리 스트레스를 푼 뒤에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열심히 일했어요.” 파스쿠토 씨는 “영광스러운 임무를 함께 수행하던 사람들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10명 미만”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참전 전투병이 대부분 18∼20세의 젊은 청년이었던 것과는 달리 한국에 파견된 의사와 간호사들은 대부분 30대 이상의 나이였다.헌신적 의료활동伊, 軍-민간인 23만명 치료인도-노르웨이-덴마크도 병원船등 보내 환자 진료○ 병원선 등을 통한 지속적인 협력 덴마크는 1951년 3월 의사와 간호사, 의료종사원들을 태운 병원선 유트란디아를 한국에 파견했다. 유트란디아의 임무는 부상한 유엔군을 치료하는 것이었지만 민간인 부상자가 늘어나자 병원선 책임자인 코리 함메리히 씨는 유엔군 측과 협상을 벌여 한국군과 민간인 부상자뿐만 아니라 아프고 허약한 아이들의 치료까지 맡았다. 유트란디아는 부산항과 전방을 오가다 1952년 가을부터는 인천항에 정박해 활동했다. 유트란디아에서 근무했던 코리 벨렌도르프 씨는 2008년 6월 22일 덴마크 일간지 일란드포스텐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한국인들이 덴마크의 참전에 대해 아직도 잊지 않고 고마워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의료팀과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된 병상 60개 규모의 이동외과병원(NORMASH)을 1951년 7월 개설했다. 서부전선에 처음 설립됐던 노르웨이 이동외과병원은 의정부를 거쳐 동두천에 자리를 잡아 3년간 환자 9만 명을 치료했다. 인도는 의사와 위생병들로 구성된 야전의무부대를 파견했다. 위생병들은 인도 공수사단에서 공수훈련을 받은 군인들이었다. 실제 인도가 운영한 야전병원의 공수의무분대는 1951년 경기 문산에서 벌어진 미군 187공수연대전투단의 작전에 참가해 의료지원을 했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 스칸디나비아 3국 전쟁뒤에도 남아 국립의료원 세워 ▼대학병원 주임교수들 파견… 한국에 선진의술-철학 전수 “스칸디나비아 3국의 의료진이 한국에 전수한 것은 선진의술이나 첨단의료장비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의사의 기본 자질을 배웠습니다. 환자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성심을 다해 치료하는 것, 그것은 의사로서 내 평생의 철학이 됐습니다.” 국립의료원 인턴 1기 출신인 박인서 한국·스칸디나비아재단(한스재단) 이사장(75)은 11일 인턴 시절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립의료원장, 삼성제일병원장을 지냈다. 한스재단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3국과 국립의료원의 의학 및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1968년 설립됐다. 국립의료원은 1958년 스칸디나비아 3국 정부와 유엔 한국재건지원단(UNKRA)의 도움으로 탄생했다. 6·25전쟁 때 스칸디나비아 3국은 대규모 의료진을 파견했다. 이들 정부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폐허가 된 한국을 위해 의료단을 남기고 국립의료원을 세웠다. 의료단은 1968년까지 국립의료원을 통해 한국에 선진 의술을 전파했다. 당시 국립의료원은 의료진과 시설 수준에서 동양 최고의 병원이었다. 1960년 4월 한국의 의대생 30명이 전문의 수련을 위해 의료원의 인턴 1기로 첫발을 내디뎠다. “공교롭게 당시 4·19혁명이 일어났어요. 부상당한 학생들이 몰려들었죠. 그때 외국인 교수들이 수술 받을 환자와 입원할 환자를 질서정연하게 나누고 침착하게 치료하는 모습을 보고 ‘선진의학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국립의료원의 외국인 교수들이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면서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당시 정계 인사들도 선진 의술의 덕을 보기 위해 국립의료원을 찾았다. 박 이사장은 “외국인 의사들은 그 인사들을 특별하게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들에게 환자는 다 똑같은 사람일 뿐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스칸디나비아 3국은 대학병원의 주임교수를 대거 파견했다. 그들은 환자대장과 병리검사대장 등 관련 기록 등을 꼼꼼히 남겼고 이는 국립의료원 내 박물관에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스칸디나비아 정부는 인턴들에게 선진의학을 직접 접할 유학의 기회도 제공했다. 박 이사장은 노르웨이 장학기관에서 전액 지원을 받아 1년간 노르웨이 대학병원에서 연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65년 국립의료원 출신의 첫 전문의들이 배출됐다. 박 이사장은 “외국인 의사들이 없었다면 한국 현대의학의 발전 속도가 상당 기간 늦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국립의료원은 개원 50주년 행사 때 당시의 의료진과 가족들을 초청했다. 국립의료원 이홍순 부원장은 “당시 덴마크국립병원 마취과 의사 아버지를 따라왔던 어린 소년이 같은 병원의 마취과 의사가 돼 한국을 방문했다”며 “그는 폐허나 다름없던 한국의 발전상에 감격해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얼마 전 포울 호이네스 덴마크 대사도 이임 송별연에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모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뿌듯해했다”고 전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2000년 6·15공동선언의 산파 역할을 했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76·사진)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된 보수진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6·15선언에 대한 신념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는 10일 경북대에서 열린 대구지역 한반도평화포럼 초청 강연회에서 “반세기 불신과 대결의 냉전 끝에 어렵게 마련된 남북 화해협력 구도가 위기에 처하고 긴장이 조성됐다”며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는 우리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임 전 원장은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6·15선언 2항의 남북한 통일 방안과 관련한 합의가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화통일이나 흡수통일을 고집하는 한 남북관계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며 “(두 정상은) 평화와 통일에 이르는 긴 과정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촉진시키기 위한 협력기구로 ‘남북연합’(북측은 ‘낮은 단계의 연방’이라고 호칭) 형성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 전 원장은 최근 남북관계의 경색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6·15선언을 묵살하고 10·4정상선언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어렵게 쌓아올린 화해협력의 공든 탑이 무너졌다”며 “북한의 굴복과 급변사태를 기다리겠다는 잘못된 정책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는 것은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 전 원장은 “지금은 위기관리가 긴요하다”며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긴장을 완화해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일을 지향하는 적극적 평화를 만들기 위해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6·15선언이 합의한 대로 남북연합을 구성해 남북이 ‘사실상의 통일 상황’부터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만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핵 6자회담) 9·19합의에 따라 관계개선을 위한 북-미 협상, 정전상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4자회담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전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과의 협력관계도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북한 조선중앙TV가 12일 SBS 8시 뉴스가 방영한 남아공 월드컵 개막식 화면을 3분 정도 방영한 뒤 남아공과 멕시코의 월드컵 개막전을 녹화 방송했다. 조선중앙TV의 이번 방송에 대해 SBS는 한반도 지역 중계권을 단독 보유한 SBS와 북한조선중앙방송위원회 간 협상이 결렬된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의 월드컵 중계는 ‘무단방송’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SBS와 중계권 협상이 결렬된 이후 다른 루트를 이용해 방송을 녹화해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TV는 13일 오후 우루과이-프랑스전과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을 녹화 방송했다. 한국-그리스전은 14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감사원은 10일 천안함 폭침사건 중간 감사결과 발표에서 3월 26일 천안함 침몰 이후 인근에 있던 속초함이 발포한 레이더상의 물체가 새떼로 판명됐다는 군의 발표에 대해 “(해당 물체가) 반잠수정인지, 새떼인지 실체에 대해 결론 내리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로써 속초함이 추적한 물체의 정체는 또다시 미궁에 빠졌다. 감사원 박시종 정책안보감사국장은 이날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 레이더기지 영상,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정밀 조사했지만 실체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속초함 사격 후 레이더상의 물체가 흩어지는 현상이 있었다’는 군의 발표가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단정 지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2함대사령부가 새떼로 판단한 근거에는 불명확한 부분이 있다”며 “밤에 새떼가 날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고 속초함 레이더상의 물체가 육상으로 갔다는 부분도 레이더 장비의 문제로 나타난 허상이 그렇게 움직인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속초함 함장이 2함대사령부에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음에도 2함대사령부가 상부에 ‘새떼’라고 보고하도록 지시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중간 부대가 최초 상황보고를 추정, 가감하지 못하도록 한 보고지침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속초함은 발포한 뒤인 27일 0시 21분 “반잠수정으로 판단했다”고 보고했으나 이날 2시 51분 속초함의 최종 보고 내용은 새떼로 바뀌었다. 감사원은 “2함대사령부가 새떼로 보고하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국장은 “속초함 함장이 감사원 조사에서도 여전히 해당 물체를 반잠수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감사원은 “속초함이 미확인 물체에 대해 11시 1∼6분 격파사격을 했으며 13분에 물체가 소실됐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4월 1일 공개한 자료에서 물체가 오후 11시 5분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한 뒤 11분 장산곶 육지 안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10일 감사원의 천안함 폭침사건 중간 감사결과 발표를 통해 천안함 폭침사건의 몇몇 의혹이 해소됐다. 우선 감사원은 천안함 폭발 장면이 촬영된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감사원 박시종 행정안보감사국장은 ‘폭발 장면이 담긴 TOD 영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폭발 당시 TOD 영상을 본 합참 장교들이 있으며 군이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박 국장은 또 천안함이 침몰한 3월 26일 오후 9시 16분 해병 6여단의 방공기지 근무자가 청취한 소음에 대해 “백령도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 소음의 존재 때문에 침몰 시간이 오후 9시 22분보다 앞선 9시 15분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감사원은 감사결과의 상당 부분에 대해 “국가안보를 저해할 수 있는 군사기밀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속초함이 사건 당일 레이더상의 물체를 ‘신형 반잠수정’으로 판단한 근거, 2함대사령부가 이를 ‘새 떼’로 판단한 근거, 이런 2함대사령부의 판단을 감사원이 불명확하다고 본 근거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감사원은 또 2함대사령부가 천안함 침몰 며칠 전 전달받았다는 북한 잠수정 관련 정보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교신기록에 대해서도 “천안함을 호칭하는 명칭이 기밀에 속해 있고 이를 밝히면 부호를 전부 바꿔야 한다”며 비공개 사정을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해군전술지휘통제체계(KNTDS)와 TOD 영상을 다 보여주며 설명하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했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순수 경제관료, 희생양으로화폐개혁에 성난 민심 잡고 노동당 중심 경제난 극복 의지장성택 거쳐 김정은 옹립?경험 부족한 3남 정은 대신 張 과도적 최고지도자 유력북한이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대대적으로 단행한 국방위원회와 내각 인사는 정치적으로는 ‘3대 세습’을 성공시키고 경제적으로는 화폐개혁 이후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두 가지 핵심 국가과제를 염두에 둔 과감한 인적 쇄신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장성택 북한 2인자로 급부상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국방위 부위원장에 오르며 권력의 2인자임을 공식화함에 따라 그가 유사시 북한의 최고권력자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탈북자 출신인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북한의 권력승계는 김정일 이후 곧바로 3대 세습으로 가기보다는 장성택에 의한 과도기적인 승계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나이가 어리고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김 위원장의 3남 김정은을 대신해 김일성 주석의 사위이자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 부장이 과도기적으로 최고지도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이용철 이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올해 4월과 6월 잇달아 사망하면서 후계구도 구축과 관련한 장 부장의 입지는 한층 강화된 상태다. 장 부장은 국방위 부위원장이 됨으로써 김 위원장 생전에 김정은의 후계체제 구축을 돕는 기능적인 후견인 역할을 하거나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유고 때 권력을 장악해 단기간에 후계체제를 완성하는 역할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장 부장은 2008년 하반기 이후 북한의 모든 중요 정책 현안에 개입하며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올해 2월 장 부장이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북한의 사회 경제적 혼란 수습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 부장은 올해 5월 3∼7일 김 위원장의 다섯 번째 중국 방문을 수행했으며 평양시 주택 10만 채 건설사업과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사업 등 중요한 경제사업도 직접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장의 부위원장 승진에 따라 북한의 국가 최고지도기관인 국방위의 부위원장은 종전의 이용무 차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오극렬 부위원장 등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일반 국방위원의 수는 올해 5월 14일 김일철 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의 해임과 장 부장의 승진에 따라 종전의 8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 내각 경제통에 당 관료 포진 북한 지도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내각의 경제 관련 수장들을 화폐개혁 및 인민경제와 관련한 주요 경제정책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올해 2월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내각에도 책임을 물은 것이다. 김영일 총리는 올해 2월 16일 김 위원장의 생일을 기념한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나타나지 않아 일찍부터 경질설이 나돌았다. 북한 지도부는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들이 장악하고 있는 내각의 경제요직에 70, 80대 고령의 노동당 인사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노동당의 지도를 통해 경제난을 극복하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영림 신임 총리(81)는 사회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치엘리트인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당내 서열 10위 이내의 실력자다. 김일성 주석의 책임서기(비서실장)를 세 차례나 지내고 1990년 국가계획위원장을 지낸 경제엘리트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7월 9년째 공석이었던 평양시 당 책임비서로 임명될 만큼 김 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열린 ‘천안함 사건 규탄 10만 군중대회’에서 보고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전 총리인 김영일과 박봉주는 노동당에는 직책이 없는 순수 경제 관료여서 당의 견제를 받았다”며 “인민생활 향상에 주력하겠다는 올해 신년공동사설을 뒷받침한다는 모양새를 갖추려 실세 총리를 임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신임 총리는 평양시 당 책임비서도 지낸 만큼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는 2012년까지 평양시를 새롭게 단장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인사는 국내 여론 관리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북한 지도부가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경제관료 출신들을 경질하고 보수적인 노동당 인사들을 내세운 것은 북한이 개혁 개방과는 거리가 먼 사회주의적 계획경제의 복원이라는 기존의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기 때문이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김락희 부총리, 김정일 동생 김경희 통해 경제 직언 ▼강능수 부총리, 주민 선전선동 전문가 이례적 중용박명철 체육상, 역도산 사위… 金위원장 말동무 노릇 북한이 7일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단행한 내각 인사 중 주목되는 인물은 새로 부총리로 기용된 김락희 황해남도 당 책임비서(77·여)다. 김 비서는 지난해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물가 폭등과 경제 마비로 인한 인민경제의 파탄 상황을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장성택의 부인)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 김 위원장의 동생 김경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선공보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선전선동을 맡아 온 강능수 노동당 부장(86)의 부총리 임명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대북 심리전 재개 등 천안함 사건 이후 강화되는 대북 압박에 대응해 주민을 단속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강 부장은 올해 초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최익규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 위원장은 2008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미국 교향악단 최초로 평양에서 공연했을 당시 문화상을 지냈다. 체육상에 임명된 박명철 국방위원회 참사(69·사진)도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의 말동무이자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박 참사는 일본 프로레슬링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역도산의 사위다. 국방위 부위원장에 오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이번에 부총리에서 물러난 박명선의 오빠이기도 하다. 북한 지도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를 체제 유지에 활용하기 위해 기존 체육지도위원장 자리를 체육상으로 승격한 것으로 보인다.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정부는 7일 주아랍에미리트 대사에 권태균 전 조달청장을, 주교황청 대사에 한홍순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권 대사는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을 지냈다. 한 대사는 1984년부터 교황청 평신도 평의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