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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지막 바람은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것”이라던 ‘국민타자’ 이승엽(35·오릭스·사진)이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감하고 내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종착지는 친정팀 삼성이 유력하다.이승엽의 부친 이춘광 씨는 19일 “승엽이가 일본 생활을 끝내고 내년에 한국에 오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이승엽은 18일 소프트뱅크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뒤 일본 생활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오릭스는 이승엽의 거취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린 뒤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엽은 지난해 12월 오릭스와 1년간 연봉 1억5000만 엔(약 22억1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내년까지 2년 계약을 했다. 본인이 원했다면 내년에도 팀에 남을 수 있었다.이춘광 씨는 “올해 승엽이가 오릭스의 외국인 선수로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 강했다”고 전했다. 또 그는 “5월 둘째 아들 은엽이가 태어났는데 시즌 중반부터 자식 양육 문제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전해 가족 문제도 귀국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이승엽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8개 구단 어디와도 계약할 수 있지만 신인 시절부터 9년간 몸담았던 삼성 유니폼을 입을 게 확실시된다.올해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삼성 감독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하다면 힘이 남아 있을 때 빨리 이승엽을 데려오고 싶다. 한 해에 30홈런을 충분히 칠 수 있는 실력이다. 한국 야구의 흥행과 발전을 위해서도 꼭 와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한 바 있다. 삼성 구단 역시 “이승엽은 우리 선수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라고 했다. 2003년 삼성에서 한 시즌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운 이듬해 일본 롯데에 진출한 이승엽은 8년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파란만장한 선수 생활을 했다. 2005년 롯데에서는 30홈런을 치며 저팬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요미우리 이적 첫해인 2006년에는 타율 0.323에 41홈런, 108타점이라는 최고 기록을 남겼다. 이를 바탕으로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 엔(약 442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했으나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1, 2군을 전전하다 작년 시즌을 끝으로 방출됐다. 올해 오릭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재기를 꿈꿨으나 타율 0.201에 15홈런, 51타점의 평범한 성적을 올렸다. 일본 통산 성적은 타율 0.257에 159홈런, 439타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삼성 외 구단 영입 땐 보상금 28억 내야 ▼ 이승엽은 자타가 인정하는 삼성맨이다. 본인도 삼성행을 희망해 왔고 삼성도 이승엽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승엽의 삼성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돈으로만 따져도 삼성 외에는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단을 찾기 힘들다. 이승엽은 8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됐지만 FA 자격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국내 FA와 달리 전 소속 구단인 삼성에 우선협상권이 없다. 따라서 NC를 제외한 8개 구단 모두와 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을 제외한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데려가려면 막대한 보상금을 삼성에 지급해야 한다. 이승엽이 2003년 6억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기 때문에 선수 보상이 없으면 28억3500만 원(FA 취득 직전 연봉의 450%), 선수 한 명을 주더라도 18억9000만 원(300%)을 내야 한다.이승엽의 몸값은 별도다. 한때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였다. 이승엽의 실력을 인정한다면 연봉 10억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 한국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받은 7억5000만 원이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부친 이춘광 씨 “한국서 유종의 미 거둬야죠” ▼“이제 일본 생활은 접고 한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죠.”이춘광 씨(68·사진)는 아들의 국내 복귀를 반겼다. 그는 올해 초부터 아들이 일본에서 돌아오기를 바랐다.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자 “한국으로 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설득했다. 이승엽은 “오릭스와 2년 계약을 했고 일본에서 명예회복을 한 뒤 돌아가겠다”고 버텼지만 올 시즌 직후 귀국을 결심했다. 아직 힘이 남아있을 때 고국에서 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승엽이는 일본에서 큰 꿈이 있었던 게 아니다. ‘일본 야구를 경험하러 간다’고 했다. 그렇게 8년이나 일본에서 뛴 한국 선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엽이가 마지막까지 잘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바 롯데와 요미우리 우승을 도왔고 3번이나 30홈런 이상을 쳤으니 한국 선수로서 자존심은 지켰다고 본다”고 했다.그는 “류중일 감독이 ‘승엽이가 필요하다’고 한 만큼 이제는 삼성 구단에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친정팀 복귀를 희망했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승엽은 자타가 인정하는 삼성맨이다. 본인도 삼성 행을 희망해 왔고 삼성도 이승엽의 복귀를 반기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승엽의 삼성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돈으로만 따져도 삼성 외에는 그를 받아들일 수 있는 구단을 찾기 힘들다.2003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일본 프로야구 롯데에 진출한 이승엽은 8년 만에 한국에 돌아오게 됐지만 FA 자격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국내 FA와 달리 전 소속구단인 삼성에 우선협상권이 없다. 따라서 NC를 제외한 8개 구단 모두와 계약할 수 있다.하지만 삼성을 제외한 다른 구단이 이승엽을 데려가려면 막대한 보상금을 삼성에 지급해야 한다. 이승엽이 2003년 6억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기 때문에 선수 보상이 없으면 28억3500만 원, 선수 한 명을 주더라도 22억5000만 원을 내야 한다.이승엽의 몸값은 별도다. 한때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였다.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는 한 해에 평균 7억5000만 엔(약 111억 원)을 받았다. 올해 오릭스로 이적하면서 1억5000만 엔(약 22억1000만 원)으로 줄었지만 한국 프로야구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높은 금액이다.이승엽의 실력을 인정한다면 연봉 10억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종전 한국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받은 7억5000만 원이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승엽 대신 이대호? 이승엽과 결별하게 된 오릭스가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29)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19일 "오릭스가 한국의 오른손 거포 이대호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승엽은 방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오릭스 그룹으로서는 마케팅 차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 선수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이승엽의 성적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오릭스는 내년에도 이승엽을 안고 갈 계획이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이 갑자기 한국행을 택하면서 오릭스는 대안으로 이대호를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이대호에게는 한신과 롯데, 라쿠텐 등도 관심을 갖고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환골탈태(換骨奪胎) 롯데와 명불허전(名不虛傳) SK. 16,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 2차전은 위와 같은 말로 요약될 수 있다. 롯데는 예년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됐고, SK는 전통의 명가다웠다. 명승부 끝에 1승씩 나눠가질 만했다.○ 롯데가 달라졌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는 연속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결정적인 수비 실수 하나에 와르르 무너지기 일쑤였다. 허약한 불펜 때문에 역전패를 허용한 적도 많았다.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 2차전을 승리하고도 내리 세 번을 패했다. 올해 롯데는 한층 단단해졌다. 16일 1차전에서 롯데는 9회 말 1사 만루의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6-7로 졌다. 양승호 감독의 말처럼 “경기 내용상 5, 6점 차로 이겨야 할 경기”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예전 같았으면 3연패가 유력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은 침착했다. 17일 2차전에서 선발 송승준의 호투와 전준우의 결승 홈런으로 4-1로 이겼다. 그 배경에는 3루수 황재균의 몇 차례 결정적인 호수비가 있었다. 3회에는 포수 강민호가 정근우의 2루 도루를 저지했고, 6회에는 1루 주자 박재상을 견제사로 잡아냈다. 롯데는 1, 2차전을 치르는 동안 실책을 1개도 하지 않았다. SK의 실책은 3개나 된다. 위기 상황에서는 임경완과 김사율이 불펜을 책임졌다. 조직력에서라면 최고로 인정받는 SK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SK는 여전했다. “올해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한 건 나 혼자뿐이었다.” 프로 18년차 베테랑이지만 SK 유니폼을 입고 처음 포스트시즌에 나선 최동수의 고백이다. 8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진 뒤 최동수는 SK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꼈다. 그런데 모든 선수가 ‘내일부터는 이길 수 있다’라고 말하고 다니더란다. 실제로 SK는 내리 3경기를 이겨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4년간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 우승한 경험은 선수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자산이다. 박정권이나 정근우, 박재상 등은 큰 무대에서 경기 중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여유롭다. 동시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한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톱니바퀴가 굴러가듯 호흡이 척척 맞는다. 져도 진 것 같지 않고, 이겨도 기뻐하기보다는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팀이 바로 SK다. 두 팀은 19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사도스키(롯데)와 송은범(SK)을 선발로 내세워 3차전을 치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롯데 송승준은 올 시즌 13승(10패)을 거두며 팀의 든든한 선발진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가을잔치에선 힘을 못 썼다. 2008년부터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3패에 평균자책은 15.88이나 됐다. 사직구장에서도 2패를 했다.송승준은 17일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늘 지면 집에 못 간다”고 했다. 동네 주민들이 패전투수가 되면 돌아오지 말라고 했단다. 그런 그가 “첫 플레이오프 선발 등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3년 연속 고배를 마셨던 준플레이오프가 아니라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이날 송승준은 사직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고 5안타 3볼넷 1실점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타선에선 전준우의 선제 2점 홈런과 강민호의 쐐기 솔로포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로써 롯데는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홈 12연패를 끊었다. 롯데가 사직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건 1999년 10월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6-5로 이긴 뒤 4383일 만이다.이날 경기는 31안타를 주고받은 전날과는 정반대였다.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균형이 깨진 건 6회 롯데 공격 때였다. 손아섭이 3루 쪽 빗맞은 안타로 출루한 1사 1루. 전준우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SK 선발 고든의 3구 직구(시속 145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선제 2점포를 날렸다. SK는 ‘타구가 외야 관중의 손을 맞고 넘어갔다’며 2루타라고 주장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으로 인정됐다. 롯데는 2사 후 왼쪽 안타를 날린 홍성흔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강민호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포효했다.롯데는 3-1로 앞선 8회 강민호가 SK 세 번째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수비에선 3루수 황재균이 빛났다. 그는 7회 수비 2사 2, 3루에서 정상호의 빗맞은 땅볼을 오른손으로 직접 잡아 아웃시키는 등 2번이나 실점 위기를 막았다. 홈런 1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전준우는 2차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씨티은행 상금 100만 원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100만 원 상당의 숙박권을 받았다. 그는 “올해는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준비를 많이 했다. 몸쪽 공을 노리고 있었던 게 홈런이 됐다”며 “사직 홈경기의 포스트시즌 12연패를 끊은 만큼 앞으로 홈 12연승을 하겠다”며 웃었다.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19일 문학에서 3차전을 치른다.부산=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최근까지만 해도 한국 프로야구는 일본식 스몰볼이 대세였다. 지난 4년간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성근 전 SK 감독이 그랬고,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그랬다.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잦은 작전 등 세밀한 야구를 중심으로 한 스몰볼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대부분 구단이 이를 따라했다. 하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는 자율을 중시하는 미국식 빅볼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고 있는 롯데와 SK가 대표적이다. 15일 미디어데이. 양 팀 사령탑(롯데 양승호 감독,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이례적으로 선발 투수를 미리 공개했다. 양 감독은 장원준, 송승준, 사도스키를 1∼3선발로 내세운다고 발표했다. 이 대행은 한 술 더 떠 4인 선발 로테이션을 밝혔다. 양 감독은 “코치들한테 다승 순으로 하자고 진작 이야기했다. 어차피 경기 후 발표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행 역시 “곧 알게 될 사실을 감출 필요가 뭐 있나. 한국 프로야구가 발전했다는 증거다”라고 했다. 개방적인 사령탑들 덕분에 양 팀 벤치는 항상 시끌벅적하다. 양 감독은 17일 2차전에 앞서 전날 9회말 결정적인 병살타를 친 손아섭을 불러 “오늘은 고개 숙이지 말고 만세 불러라”라며 공개적으로 응원을 보냈다. 이 대행 역시 기자들 앞에서 전날 2점 홈런을 친 안치용에게 “오늘 하나 더 부탁한다”고 격려했다. 경기에서도 꼭 필요할 때가 아니면 번트를 대지 않고, 작전보다는 선수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빅볼을 바탕으로 양 감독의 롯데는 올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고, 이 대행의 SK는 지난주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완파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류중일 삼성 감독도 “내년에는 더 화끈한 야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상위 3개 팀의 선전으로 내년 한국 프로야구에는 빅볼이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환상 수비 황재균이 MVP”▽양승호 롯데 감독=선발 송승준이 잘 던졌고 전준우와 강민호가 잘 쳐 이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3루 수비를 잘해준) 황재균이 MVP라고 생각한다. 사직구장에서 플레이오프 승리는 1999년 이후 12년 만이라고 들었다. 올해 선수들을 잘 만나서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정규시즌 2위와 플레이오프 홈구장 승리다. 감격적이다.■ “졌지만 분위기는 최고” ▽이만수 SK 감독 대행=졌지만 선수들이 잘했다. 선발 고든은 잘 던졌다. 6회 말 전준우 타석 때 나온 실투 하나에 경기 흐름이 갈렸다. 몸쪽으로 사인이 났는데 가운데로 몰려 홈런을 맞았다. 상대 선발인 송승준은 올해 본 것 중에 가장 잘 던진 것 같다. 지긴 했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너무 좋다. 홈에서 열리는 3차전에선 자신 있다.}
롯데 송승준은 올 시즌 13승(10패)을 거두며 팀의 든든한 선발진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가을잔치에선 힘을 못 썼다. 2008년부터 포스트시즌 4경기에 등판해 3패에 평균자책은 15.88이나 됐다. 사직구장에서도 2패를 했다. 송승준은 17일 선발 등판을 앞두고 "오늘 지면 집에 못 간다"고 했다. 동네 주민들이 패전투수가 되면 돌아오지 말라고 했단다. 그런 그가 "첫 플레이오프 선발 등판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3년 연속 고배를 마셨던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이날 송승준은 사직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고 5안타 3볼넷 1실점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홈 12연패를 끊었다. 롯데가 사직에서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건 1999년 10월 17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6-5로 이긴 뒤 12년 만이다. 이날 경기는 31안타를 주고받은 전날과는 정반대였다.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균형이 깨진 건 6회 롯데 공격 때였다. 손아섭이 3루 쪽 빗맞은 안타로 출루한 1사 1루. 전준우는 SK 선발 고든의 3구 직구(시속 145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기는 선제 2점포를 날렸다. SK는 공이 넘어가기 전에 외야 관중이 공을 잡았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공은 담장을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는 2사 후 홍성흔이 왼쪽 안타를 날린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강민호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으며 포효했다. SK는 7회말 최정의 내야안타와 이호준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박정권이 1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계속된 1사 2, 3루에서 김강민과 정상호가 범타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는 3-1로 앞선 8회 강민호가 SK 세 번째 투수 이승호를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솔로포를 날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홈런 1방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전준우는 2차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돼 시티은행 상금 100만 원과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100만 원 상당의 숙박권을 받았다. 양 팀은 하루를 쉰 뒤 19일 문학에서 3차전을 치른다.사직=이헌재기자 uni@donga.com사직=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 롯데는 6-6으로 맞선 9회말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황재균의 2루타와 조성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양승호 감독은 대타 손용석 카드를 꺼냈다. “초구 공략을 잘하고 맞히는 재능이 있어 외야 뜬공이라도 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손용석은 초구에 투수 앞 땅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어 롯데는 김주찬이 고의볼넷을 얻어 1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타자는 전 타석까지 안타를 3개나 친 손아섭.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다섯 번째 투수로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렸다. 정우람은 초구를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선택했다. 그런데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타자가 딱 치기 좋게 높게 들어왔다. 손아섭은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러나 잘 맞은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가 병살타로 연결됐다. 기사회생한 SK는 위기 뒤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상호는 연장 10회초 롯데의 여섯 번째 투수 부첵의 2구 직구(시속 142km)를 끌어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결승 솔로포를 날렸다. 정우람은 10회말 수비에서 롯데의 클린업트리오(전준우 이대호 홍성흔)를 범타 처리하며 7-6 승리를 마무리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완파한 SK는 시종 롯데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0-3으로 뒤지다 3-3 동점을 만들었고 4-4 동점에서 6-4로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 4년간 3번의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던 김성근 전 감독과 이만수 대행의 야구가 강한 힘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포스트시즌 연장 승부는 41번째, 플레이오프는 16번째. 이로써 SK는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4연승을 달렸다. 반면 롯데는 1999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포스트시즌에서만 홈 12연패를 당하며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SK)과 장원준(롯데)이 선발 등판한 이날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김광현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8안타 4실점, 장원준은 5이닝 동안 홈런 1개 등 9안타 4실점 한 뒤 물러났다. 양 팀은 4시간 30분에 걸쳐 장단 31안타를 주고받는 타격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집중력에서 SK가 한발 앞섰다. 2차전은 17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사직=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정말 드라마 같은 경기”▽이만수 SK 감독대행=감독대행 맡은 뒤 이런 경기는 처음이다. 정말 드라마 같은 경기였다. 9월 9일에도 롯데에 1-8로 뒤지다가 역전승한 적이 있는데 감독대행으로 드라마를 많이 만들고 있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다. 지난해까지 매년 결혼기념일이 한국시리즈와 겹쳐 챙기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는데 오늘은 무조건 승리해서 집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었다. “초반 도망 기회 못살려”▽양승호 롯데 감독=초반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기회를 못살려 후반까지 어렵게 경기를 했다. 그래도 강한 SK 불펜에 맞서 우리 타자들이 잘 쫓아갔다. 9회 말 찬스(무사 1, 3루와 1사 만루)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아쉽다. 선수들이 항상 잘할 수만은 없으니까 어쩔 수 없다. 준플레이오프에서 SK도 1차전에서 패한 뒤 3연승하더라. 내일은 꼭 이기겠다.}

SK 중심 타자 최정은 정규 시즌에서 20번이나 몸에 공을 맞았다. 9월 3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이용찬으로부터 오른 무릎 뒤 오금에 공을 맞고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근 한 달 만에 복귀했지만 사구 후유증을 떨쳐내진 못했다. 8일부터 시작된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최정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3차전까지 14번 타석에 서 안타를 한 개도 못 쳤다. 두 번의 출루는 공교롭게도 모두 몸에 맞는 볼이었다. 1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지나가던 최정을 불러 세웠다. 이 대행은 “아무리 못 쳐도 난 널 믿는다. 긴장하지 말고 이거다 싶으면 막 휘둘러도 된다”라고 주문했다. 말을 마친 뒤엔 장난스럽게 최정의 볼을 꼬집은 뒤 엉덩이를 툭툭 두들겼다. 그러곤 1∼3차전과 마찬가지로 최정을 3번 타순에 집어넣었다. 이 대행의 믿음은 잠자던 최정의 해결사 본능을 깨웠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0-0으로 팽팽하던 3회 1사 1, 2루에서 KIA 에이스 윤석민의 몸쪽 직구(시속 144km)를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결하며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5회 무사 2, 3루에서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타점을 올렸고, 8회 무사만루에서는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했다. 최정은 이날 3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깜짝 선발’ 윤희상은 6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첫 승을 따냈다. 전날까지 2승(1패)을 올린 SK는 최정과 윤희상의 활약을 발판 삼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다. 8월 중순 김성근 감독의 전격 사퇴 후 갑작스럽게 SK 지휘봉을 잡은 이 대행은 한동안 지도력에 물음표를 달고 다녔다. 경기 중 파인 플레이가 나오면 선수들보다 더 좋아하고 스스럼없이 선수들과 주먹을 부딪치는 모습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 대행 취임 후 19승 1무 18패를 거두며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준플레이오프에서 1패 후 3연승으로 KIA를 완파하며 준비된 지도자임을 입증했다. 이 대행은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일 뿐이다. 선수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내 믿음에 선수들이 보답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는 SK 톱타자 정근우가 선정됐다. 정근우는 기자단 투표에서 65표 가운데 23표를 받아 안치용(22표), 박정권(20표)에게 간발의 차로 앞섰다. 4경기 성적은 타율 0.529(17타수 9안타)에 6득점 3도루. SK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정규 시즌 2위 롯데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벌인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윤희상, 200% 능력 발휘”▽이만수 SK 감독대행=이번 시리즈 시작 전에 우리 팀이 열세라는 평가가 많아 자존심이 상했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인 선발 투수 윤희상이 자기 능력의 200%를 보여줬다. 플레이오프 상대인 롯데전에서 올해 우리 선수들이 잘해왔다. 롯데가 많이 긴장할 것이다. ■ “중심타자들 몸 무거웠다”▽조범현 KIA 감독=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시리즈 내내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게 패인이다. 중심타자들의 몸이 전반적으로 무거웠고 욕심이 앞서 스윙이 컸다. 올 시즌 드러난 부족한 점을 겨울훈련 때 보완해 내년 시즌에는 더 강한 팀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 ■ “SK투수 공 충분히 공략”▽양승호 롯데 감독=1, 2차전을 보니 SK가 올라오겠다 싶었는데 예상대로 됐다. SK 정근우가 컨디션이 아주 좋아 보인다. 정근우는 수비를 흔들어 놓기 때문에 출루를 막는 데 주력하겠다. 우리 타자들이 긴장하지 않고 정규 시즌 때처럼 해준다면 SK 투수들의 공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1승 1패. 하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1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SK 선수단은 밝은 모습으로 훈련을 했다. 9일 2차전에서 뒤지던 경기를 연장 접전 끝에 뒤집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게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지만 1차전 패배 후에도 팀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SK 안치용은 “동료 선수들이 다 그러더라. 우리가 언제 포스트시즌에서 이기고 시작한 적 있느냐고. 큰 경기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이라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역전의 명수였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먼저 두 경기를 내준 뒤 4승 2패로 우승했고 2008년에도 1차전 패배 후 내리 4연승했다.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처음 두 경기에서 패한 뒤 내리 3연승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올해 유일한 걱정거리는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만수 SK 감독대행은 경기 전 “선발 고든이 5회까지 80개만 던져줬으면 바랄 게 없겠다”고 했다. 이후에는 탄탄한 불펜으로 승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의미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고든은 1회초 선두 타자 이용규를 상대로 12개의 공을 던졌다. 이용규는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 들어오면 커트를 해내며 고든을 괴롭혔다. 3번 타자 이범호 역시 12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했다. 1회 고든이 던진 투구 수는 29개나 됐다. 길었던 1회를 무사히 벗어난 뒤 고든은 KIA 타선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2회 야수 실책 등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안치홍의 보내기 번트가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고든은 결국 5와 3분의 1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몫을 다했다. 투구 수는 82개였다.경기 초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던 SK는 6회초 1사 만루 찬스에서 ‘난세 영웅’ 안치용이 중견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승기를 잡았다. SK는 2-0으로 앞선 6회 이후 박희수-정대현-정우람-엄정욱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2승(1패)째를 거둔 SK는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반면 다 잡은 듯했던 2차전을 총력전 끝에 내준 KIA는 시종 답답한 흐름이었다. 조범현 KIA 감독은 경기 전 “방망이 좀 신들린 듯이 펑펑 칠 수 없나”라며 타격에 기대를 걸었지만 이날 KIA 타선이 친 안타는 4개에 불과했다. 3루를 밟은 선수가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동안 잊혀졌던 그가 예상 밖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SBS의 짝짓기 프로그램 ‘짝’의 노총각 노처녀 편에 ‘남자 4호’로 등장한 것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가 한때 잘나가던 프로야구 선수였다는 사실을. 4번의 트레이드와 3번의 방출의 아픔을 겪은 ‘저니맨’(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이었다는 것을. 혹자는 또 안다. 그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제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했다는 것을.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팀의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최익성(39)이다. 지난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언제나처럼 씩씩했다. 그는 노란 표지의 책 한 권을 내밀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새로 펴낸 책이란다. 그가 물었다. “요즘 포털사이트에 제 이름을 검색하면 뭐라고 나오는 줄 알아요?” 답도 그가 했다. “어떤 곳에선 기업인이라고 나오고 또 다른 곳에선 탤런트라고 나와요. 신기하지 않아요?” 그랬다. 천직이던 야구를 내려놓은 뒤 그는 더 바쁘게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 기업인 최익성지난해 초 그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야구인생을 담은 ‘저니맨’이란 책을 펴냈다. 그런데 출판사와 갈등을 빚은 끝에 스스로 출판사를 경영하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회사가 RJ컴퍼니다. RJ는 ‘Real Journeyman’의 줄임말이다. 이번에 새로 낸 책은 ‘0.0069’란 생경한 제목이 달려 있다. 이 숫자는 하루 24시간을 분으로 환산(1440분)했을 때 10분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밴드를 이용한 운동에 하루에 10분만 투자해 건강을 지키자는 건강 실용서다.선수 시절 그는 알아주는 ‘몸짱’이었다. 밤낮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렸던 그는 우람한 근육을 자랑했지만 잔근육이 약했다. 그래서 유독 부상이 잦았다. 양쪽 어깨, 팔꿈치, 발목, 무릎 등등 안 다친 곳이 거의 없어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렸다.부상 후 재활을 시작할 때 항상 옆에 있던 물건이 바로 밴드였다. 재활에도 좋지만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데도 효과가 좋아 많은 야구선수가 활용한다. 최익성은 “밴드는 싸고, 쉽고, 간단하고, 어디서든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살려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유명 출판사와도 이 책의 판권 계약 협상을 하고 있다. ○ 탤런트 최익성2005년 SK에서 방출된 것을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프로야구를 떠났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미국 독립리그와 멕시코, 대만까지 문을 두드렸다. 마지막으로 야구를 내려놓은 것은 2007년이다. 잠시 쉬던 그는 2009년 드라마 ‘공포의 외인구단’을 통해 탤런트로 돌아왔다. 올해 개봉한 영화 ‘굿바이 보이’에서도 단역으로 출연했다. 영화 한 편, 드라마 한 편이 전부이지만 그는 엄연히 배우다.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하다. 최근 출연한 ‘짝’이 화제를 모으면서 섭외 전화를 많이 받는다. 그는 “작은 배역이라도 시간만 맞으면 가리지 않고 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 야구인 최익성 야구장은 떠났지만 야구와의 인연까지 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부터 한 인터넷TV(IPTV)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삼성 전담 ‘편파 해설’도 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출연한 ‘짝’에서 “지금 하고 있는 출판 사업으로 2000억 원을 버는 게 인생의 목표”라는 다소 허황돼 보이는 꿈을 이야기했다. 만약 2000억 원을 벌면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그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야구에 내가 번 모든 것을 돌려주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의 마지막 꿈은 야구팀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 팀이 아니라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팀이다. 방출되거나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줄 수 있는 팀이다.최익성은 “나만큼 많이 쫓겨나 본 선수가 있나. 그들의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어떻게 해야 그들이 일어설 수 있는지도 안다. 상위 10%가 아닌 하위 90%의 선수들, 그래서 이리저리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저니맨들을 위해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한국 여자럭비 대표팀은 6번 싸워서 모두 졌다. 15점을 올리는 동안 239점을 내줬다. 출전에 의의를 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한국 여자럭비 팀은 중고교와 대학에 한 곳도 없다. 럭비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모아 훈련시킨 뒤 급박하게 출전했으니 득점을 한 것만 해도 박수칠 일이었다. 문제는 2014년 아시아경기가 인천에서 열린다는 것. 홈에서 똑같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대한럭비협회는 올해 초 다시 공개 선발전을 열었다. 이번에 뽑은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 인천 대회에서는 3위 안에 들자는 원대한 목표까지 세웠다. 라디오 PD부터 일간지 기자, 대학생과 고등학생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선수들이 첫 테스트를 통과했다. 처음 24명으로 시작했지만 훈련과 일을 병행하기 힘든 선수들이 차례차례 떨어져 나갔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난 선수도 있었다. 그렇게 5개월여를 달려온 선수들이 이달 초 큰일을 냈다. 2일 인도 푸네에서 열린 국제럭비위원회(IRB)-아시아럭비협회(ARFU) 아시아 여자 7인제 대회에서 한국 여자럭비 사상 공식 국제대회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순위결정전에서 라오스를 17-12로 꺾고 1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대표팀 출범 후 공식 경기 전적은 1승 9패가 됐다. 선수가 모자라 팀 엔트리 12명을 채우지 못하고 10명만이 출전해 이뤄낸 쾌거였다. 이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18일 여자럭비 국가대표 선수단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격려하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떳떳하게 경쟁해서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김 총리의 생각”이라며 “어려움을 딛고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도전정신 및 공정경쟁의 가치와 부합하는 것으로 귀감이 될 만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호 여자럭비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럭비는 좋은데 장래가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호 코치도 “국내에 여자럭비팀이 없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총리가 관심을 가져주면 여자럭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한국 여자 럭비대표팀은 6번 싸워서 모두 졌다. 15점을 올리는 동안 239점을 내줬다. 출전에 의의를 뒀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한국 여자 럭비 팀은 중고교와 대학에 한 곳도 없다. 럭비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모아 훈련시킨 뒤 급박하게 출전했으니 득점을 한 것만 해도 박수칠 일이었다. 문제는 2014년 아시아경기가 인천에서 열린다는 것. 홈에서 똑같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대한럭비협회는 올해 초 다시 공개 선발전을 열었다. 이번에 뽑은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 인천 대회에서는 3위 안에 들자는 원대한 목표까지 세웠다. 라디오 PD부터 일간지 기자, 대학생과 고등학생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선수들이 첫 테스트를 통과했다.처음 24명으로 시작했지만 힘든 훈련과 일을 병행하기 힘든 선수들이 차례차례 떨어져 나갔다.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팀을 떠난 선수도 있었다. 그렇게 5개월여를 달려온 선수들이 이달 초 큰일을 냈다. 2일 인도 푸네에서 열린 국제럭비위원회(IRB)-아시아럭비협회(ARFU) 아시아 여자 7인제 대회에서 한국 여자 럭비 사상 공식 국제대회 첫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순위결정전에서 라오스를 17-12로 꺾고 1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해 대표팀 출범 후 공식 경기 전적은 1승 9패가 됐다. 선수가 모자라 팀 엔트리 12명을 채우지 못하고 10명만이 출전해 이뤄낸 쾌거였다. 이에 김황식 국무총리는 18일 여자럭비 국가대표 선수단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격려하기로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떳떳하게 경쟁해서 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 김 총리의 생각"이라며 "어려움을 딛고 승리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도전정신 및 공정경쟁의 가치와 부합하는 것으로 귀감이 될 만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한동호 여자럭비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럭비는 좋은데 장래가 없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동호 코치도 "국내에 여자 럭비팀이 없기 때문에 대표팀 선수 수급이 어려울 실정"이라며 "총리가 관심을 가져주면 여자 럭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최종 라운드에서 왜 오렌지색 의상을 입나요?” “필드에서 날 돋보이게 할 수 있으니까요.” 미국의 차세대 골프 스타 리키 파울러(23·사진)는 패션 감각도, 솔직담백한 언행도 톡톡 튀었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후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이 없던 그가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9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 파울러는 옷은 물론이고 모자와 신발까지 오렌지색으로 장식하고 필드에 나섰다. 전날까지 13언더파 단독 선두였던 파울러는 300야드를 훌쩍 넘는 장타로 3타를 더 줄여 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는 2006년 양용은(KB금융그룹)이 기록한 14언더파 270타를 뛰어넘는 코스레코드다.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6타 차가 날 정도의 압승이었다. 우승 상금은 3억 원. 파울러는 “이번 우승을 계기로 앞으로 PGA투어 등에서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 5년 뒤 세계 최고의 골퍼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작년 대회 우승자인 양용은은 파울러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며 추격에 나섰지만 4타를 잃으며 4위(5언더파 279타)에 그쳤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성기 시절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종 라운드에 입고 나오던 빨간색 티셔츠는 상대 선수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미국의 차세대 스타 리키 파울러(23)는 4라운드가 되면 항상 오렌지색 의상을 입는다. 출신 학교인 오클라호마주립대의 상징색이다. 갤러리들의 눈에는 즐거울지 몰라도 파울러의 오렌지색 옷은 상대 선수들에게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았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매 대회 4라운드에서 오렌지색 옷을 입었지만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파울러가 한국에서 프로 첫 우승 꿈을 키워가고 있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달렸던 그는 7일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도 1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5언더파 137타로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파울러는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날씨와 코스가 너무 편안하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프로 첫 우승이다. 남은 이틀간 더욱 집중해 오렌지색 옷을 입고 첫 우승 트로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1타를 줄인 양용은(KB금융그룹)과 2타를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합계 5언더파로 공동 선두가 됐다. 모중경(현대스위스저축은행), 브론슨 라카시(호주)도 선두 대열에 합류했다.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프로야구 LG가 4강 숙원을 풀어줄 새 사령탑으로 7일 김기태 수석코치(42·사진)를 선임했다. 전날 박종훈 전 감독의 자진 사퇴 뒤 김성근 전 SK 감독, 선동열 전 삼성 감독 등이 새 감독 하마평에 올랐으나 LG는 내부 승진을 택했다. 계약 조건 등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LG가 김기태 카드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선수단 장악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쌍방울, 삼성, SK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기태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거포로 이름을 날렸지만 인간적으로도 ‘사나이’로 통했다. 사람 좋고 농담도 잘해 선후배들의 신뢰가 돈독했다. 하지만 ‘아니다’ 싶은 일에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2군 감독이던 지난해 1군에서 2군으로 내려온 한 투수가 경기에서 태업성 투구를 하자 10점을 줄 때까지 교체를 하지 않았다. 1군 수석코치로 올라온 올여름에는 팀이 계속 부진하자 먼저 삭발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야구에 대한 예의와 팀플레이, 선후배 간의 위계 등을 중시한다. 지도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2군 코치로 재직할 때 사카모토 하야토 등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을 키워냈다. LG로 옮기기 위해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을 때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비롯해 구단 수뇌부가 상당히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모시던 감독님이 그만둔 지 하루 만에 감독이 돼 마음이 불편하고 얼떨떨하다.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 살 때 드라이버로 40야드를 날린 준비된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스무 살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잡초’ 양용은(39·KB금융그룹). 걸어온 인생이 달랐던 만큼 둘은 골프 스타일도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6월 US오픈 이후 4개월 만의 리턴매치에서 둘은 나란히 상위권을 달리며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뽐냈다. 6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US오픈에서 역대 최소타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매킬로이는 시종 여유가 넘쳤다. 300야드를 훌쩍 뛰어넘는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손쉽게 버디를 잡았다. 1m 내외의 짧은 퍼트를 할 때는 연습 스윙도 하지 않고 곧바로 공을 때렸다. 10번홀에서 보기, 11번홀에서 세컨드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했을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매킬로이와 동반 라운드를 한 양용은은 화려함 대신 꾸준함으로 승부했다. 드라이버샷에서는 매킬로이에게 20야드 이상 뒤졌다. 파5홀에서 매킬로이가 투온을 하려고 아이언을 잡을 때 그는 하이브리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정교함으로 거리의 핸디캡을 극복했다.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기록한 양용은은 4언더파 67타로 매킬로이에게 1타 앞서며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경기 후 양용은은 “어릴 때 정식으로 골프를 배운 게 아니어서 여전히 골프 스윙이 몸에 익지 않다. 가끔씩 아마추어처럼 헤드업도 한다.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킬로이는 스윙 기술이 훌륭하다. 더블 보기를 한 뒤 버디를 3개나 잡는 등 “US오픈 우승 후 정신력도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양용은은 네댓 개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잘 활용하며 거리의 불리함을 극복해낸다. 일관성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둘은 7일 오전 2라운드에서 다시 맞붙는다. 홍순상(SK텔레콤)과 아마추어 이수민(18·육민관고)은 나란히 3언더파를 쳐 매킬로이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는 6월 US오픈에서 역대 최소타인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하며 새로운 골프 황제 탄생을 알렸다. 당시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챔피언 조에서 함께 라운드를 하며 대관식을 지켜봤다. 양용은은 매킬로이에 10타 뒤진 공동 3위였다. 양용은이 4개월 만에 자신의 텃밭으로 매킬로이를 불러들여 리턴 매치를 벌인다. 6일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 1,2라운드에서 이들은 지난주 미국 프로골프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진명)과 맞대결을 펼친다. 세 선수는 6일 오전 11시 10분 1번 홀에서 티오프를 한다. 양용은은 "이 대회에 3번 출전해 2번 우승했고 한 번도 3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매킬로이 역시 "이번에도 양용은과 멋진 대결을 펼치고 싶다"며 응수했다. 시즌 3승째를 노리는 홍순상(30·SK텔레콤)은 초청 선수 리키 파울러(23·미국), 장타자 김대현(23·하이트)과 6일 오전 7시44분 10번 홀에서 출발한다. 잘 생긴 외모와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이들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7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에서 막을 올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 조편성도 흥미롭게 됐다. 한국 여자 골프의 미국 진출 빅3로 이름을 날렸던 박세리(34), 김미현(34), 박지은(32)이 같은 조로 7일 오전 9시 56분 1라운드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에서 코리아 군단이 통산 100승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들은 박세리가 25승을 김미현이 8승, 박지은이 6승을 거둬 39승을 합작했다. 박지은은 "1세대로 꼽히는 언니들과 3명이 같이 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어린 후배들이 큰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선배로서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최나연(SK텔레콤)은 세계 1위 청야니(대만), 크리스티 커(미국)와 이날 10시 40분 타이틀 방어를 향한 시동을 건다. 이들 보다 한 조 앞서는 미셸 위, 신지애,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묶였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왕년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사진)는 이제 ‘지는 태양’이다.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우즈는 2009년 말 불거진 성 추문 이후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스포츠 선수 가운데 가장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4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 순위에서 우즈는 5500만 달러(약 657억 원)를 평가 받아 선수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해 평가액 8200만 달러(약 979억 원)에 비해 액수가 크게 줄었지만 2위에 오른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데러(스위스·26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필 미켈슨(미국)이 2400만 달러로 3위, 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영국)과 미국프로농구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미국)가 2000만 달러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여자 선수로는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가 900만 달러로 8위에 올라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스포츠 팀 브랜드 가치에서는 미국프로야구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가 3억4000만 달러(약 4060억 원)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억6900만 달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2억6400만 달러로 3위에 올랐고, 박주영의 소속팀 아스널은 1억5800만 달러로 8위.스포츠 이벤트 가운데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결승전인 슈퍼볼이 4억2500만 달러(약 5075억 원)로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 기업 가치 부문에서는 나이키가 150억 달러(약 17조9100억 원)로 ESPN(115억 달러)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재미교포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은 ‘1000만 달러의 사나이’다.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뒤 지난달까지 그가 받은 상금은 1025만4294달러(약 121억 원)나 된다. PGA투어 프로 골퍼가 1000만 달러를 버는 건 신기한 일이 아니다. 그의 기록이 특별했던 건 한 번의 우승 없이 이만한 상금을 벌었기 때문이다. PGA투어에서 1승도 없이 1000만 달러 이상을 번 선수는 그를 포함해 3명밖에 없다. 나상욱은 3일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 불명예스러운 이 기록을 미련 없이 내려놨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첫 우승을 따낸 것이다. 3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PGA투어 가을 시리즈 첫 대회인 저스틴 팀벌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나상욱은 6언더파 65타를 치며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감격적인 첫 우승을 따냈다. 올해 2승을 거둔 장타자 닉 와트니(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다. PGA투어 211번째 도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우승 상금 79만2000달러(약 9억3000만 원)를 더한 나상욱은 올해 225만9465달러(약 26억6000만 원)를 벌어 상금 랭킹에서도 33위로 뛰어올랐다.○ 아마 시절 우즈와 동급 나상욱의 첫 우승이 이렇게 늦게 나오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마 시절 그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급 선수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여덟 살이던 1991년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아홉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은 뒤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각종 최연소 기록을 도맡아 썼던 ‘골프 천재’였다. 열두 살 때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 본선에 진출하며 미국골프협회(USGA) 주관 대회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고교 신입생이던 2001년에는 LA시티챔피언십, 나비스코 주니어 챔피언십, 핑피닉스 챔피언십, 오렌지볼 국제 챔피언십 등을 모조리 휩쓸었다. 2001년 미국 주니어 랭킹 1위도 그의 차지였다. 당시 세계 최고의 골프 인스트럭터로 평가받던 부치 하먼(미국)은 나상욱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그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하먼이 제자로 들인 아마추어 선수는 우즈와 나상욱 2명밖에 없었다. 나상욱은 스무 살이던 2003년 PGA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 210전 211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PGA투어는 만만치 않았다. 2부 투어와 아시아투어 등에서는 우승을 맛봤지만 PGA 투어에서는 번번이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2005년 FRB오픈과 그해 크라이슬러 클래식에서는 연장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고, 지난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준우승했다. 올해 노던트러스트오픈을 포함해 3위도 5번이나 했다. 이날도 와트니의 추격에 끝까지 애를 먹었다. 전반에 2타를 앞섰으나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동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15, 16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17번홀(파3)에서 1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 샷은 PGA투어닷컴이 꼽은 ‘오늘의 샷’에 선정됐다. 나상욱은 “더블 브레이크가 있는 S자 라인이었다. 이전에도 많이 연습했던 라인이라 자신 있었다. 퍼트를 하는 순간 생각대로 공이 굴러갔고 이 대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승 후 인터뷰에서 “어젯밤에도 2위로 대회를 마치는 악몽을 꿨다”며 “그동안 기대했던 우승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정말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 악몽은 이제 그만 나상욱에게는 불명예 기록이 또 하나 있다.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 1라운드 9번홀에서 기록한 한 홀 최다 타수 기록이다. 나상욱은 이 홀에서 무려 12오버파를 치며 16타 만에 홀 아웃 했다. 이는 PGA투어가 홀마다 스코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3년 이후 파4홀 최악의 타수다. 최근에는 샷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한 평론가로부터 ‘거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나상욱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방에 날릴 수 있게 됐다. 나상욱은 “한 번 우승을 계기로 우승을 자주하게 된 선수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나도 앞으로 더 자주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 PGA투어 가을시리즈는나상욱이 첫 승을 따낸 저스틴 팀벌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가을 시리즈(Fall Series)의 개막전이다. 올해 가을 시리즈는 이번 주말 프라이어스닷컴 오픈과 맥글래드리 클래식,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털 클래식까지 4개 대회가 열린다. 가을 시리즈는 2007년 플레이오프와 함께 만들어졌다. 정규 시즌 대회나 플레이오프에 비해 상금도 적고 지명도도 떨어져 중하위권 선수들이 주로 출전한다. 다음 해 PGA투어 시드를 유지하려면 그해 상금 랭킹이 125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이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많이 출전한다. 한국 골프의 에이스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도 그런 이유로 마지막 대회인 칠드런스 미러클 네트워크 호스피털 클래식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또 가을 시리즈 우승자는 향후 2년간 PGA 정규 투어 출전권을 부여 받는다. 이번에 우승한 나상욱도 2013년까지 풀 시드권을 따냈다.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도 자동 초청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급 선수들 가운데 가을 시리즈를 찾는 선수가 적지 않다. 가을 시리즈를 계기로 대성공을 거둔 선수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9년 가을 시리즈에서 한 차례 우승했던 맷 쿠차(미국)는 지난해 PGA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올해 페덱스컵 우승으로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은 빌 하스(미국)도 지난해 가을 클래식 개막전인 바이킹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재기를 꿈꾸는 타이거 우즈(미국)도 실전 감각 회복을 위한 무대로 가을 시리즈를 선택했다. 15년 만에 세계 랭킹이 50위 밖(51위)으로 떨어진 우즈는 6일 시작되는 가을 시리즈 두 번째 대회 프라이어스닷컴 클래식에 나상욱과 함께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