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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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journar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2~2025-12-22
대통령44%
남북한 관계14%
국방10%
외교10%
정치일반7%
칼럼3%
산업3%
검찰-법원판결3%
기업3%
사건·범죄3%
  • 인도 “사거리 5000km ICBM 이틀내 시험발사”

    인도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곧 시험발사하겠다고 밝혔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사거리 5000km의 ICBM인 ‘아그니-Ⅴ’를 17∼19일 인도 동부 오리사 주 휠러 섬에서 시험발사하겠다고 밝혔다. 높이 17m, 지름 2m, 무게 50t 규모로 1t 이상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아그니-Ⅴ는 사거리를 감안할 때 아시아 전역과 유럽 일부 지역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다. 현재 ICBM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이스라엘 정도다. 인도가 ICBM 등 첨단 무기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은 숙적 관계인 파키스탄, 중국 등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키스탄은 사거리 7000km의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DRDO의 총 책임자인 아비나시 찬더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그니-Ⅴ는 (군사)전략적 선택의 ‘게임 체인저(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될 것”이라며 “네댓 차례 시험발사가 성공할 경우 빠르면 2014년까지는 실전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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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랜젤리나’ 커플 7년만에 공식 결혼… 날짜-장소는 아직 안정해

    미국 할리우드의 대표 스타커플인 ‘브랜젤리나’ 커플이 7년 만에 공식적으로 결혼을 한다. 브래드 피트(48)의 매니저 신시아 페트 단테는 13일 피플과의 인터뷰에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36)가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혼 일자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2005년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에 출연하면서 교제를 시작한 피트와 졸리는 정식 결혼절차를 밟지 않았지만 7년간 사실상 부부관계로 지내왔다. 브랜젤리나 커플은 졸리가 피트를 만나기 전 캄보디아에서 입양한 첫째 매독스(11)를 비롯해 제3세계에서 입양한 팍스 티엔(9) 자하라(7·여) 등 3명의 입양자녀, 그리고 실제 둘 사이에서 낳은 샤일로(6·여), 이란성 쌍둥이남매 녹스·비비엔(4) 등 6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졸리의 약혼반지를 제작한 졸리의 개인 보석상 로버트 프로콥 씨는 ”피트가 작업 일반에 일일이 신경을 쓰며 열심히 참여했고 반지의 면면이 완벽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11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을 방문한 졸리가 이 반지를 끼고 나타났는데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반지의 가격이 약 25만 달러(약 2억8362만 원)를 호가할 것으로 평가했다. 두 사람은 평소 동성결혼 합법화를 찬성하며 “모든 사람이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하지만 1월 한 인터뷰에서 피트가 “더 결혼을 미루는 건 아이들에게 못할 짓인 것 같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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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단-남수단 석유분쟁… 전면전 위기

    남수단 분리 독립 9개월 만에 수단과 남수단이 전면전을 치를 위기에 처했다. 남수단이 10일 무력으로 국경 인접지역과 석유 분쟁지역을 탈취한 것에 맞서 수단은 전군에 동원령을 발동했다. 수단은 아프리카연합(AU)이 주도하는 남수단과의 평화협상장에서도 철수했다. 영국 BBC방송은 11일 이틀째 계속되는 양측의 충돌이 지난해 7월 분리 독립 이후 가장 큰 교전이라고 보도했다. AU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즉각 전투를 중단하고 양국 정상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10일 남수단이 탈취한 헤글리그 지역은 양국 국경에 인접한 대표적인 분쟁지역으로 하루 11만5000배럴인 수단 석유생산량의 절반을 정제하는 시설이 있다. 헤글리그는 현재 국제사회가 수단 영토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단 측은 “남수단의 헤글리그 탈취는 사상 최악의 영토 침탈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남수단 정부군(수단인민해방군)의 대변인 필립 아게르는 “1956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양측이 국경을 획정한 이래 헤글리그는 한 번도 수단 영토인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석유 생산지역 소유권과 수입 분배 문제를 완벽히 매듭짓지 않은 상태에서 분리 독립을 해 계속 분쟁을 벌여 왔다. 매장량 60억 배럴로 아프리카 석유매장량 5위인 수단 전체 유전 중 75%가 남수단에 있다. 하지만 정제시설 및 송유관, 수출항 등 석유 인프라가 모두 몰려 있는 수단으로서는 남수단의 유전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두 나라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은 경제적으로 중요한 남코르도판 지역과 유전지대이자 풍부한 목초지인 아비에이에서도 군사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살파 키르 남수단 대통령은 12일 “결코 군대를 철수하지 않을 것이며 유엔이 수단 정부군에 아비에이 철수를 촉구하지 않으면 우리가 다시 점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은 “남수단이 전쟁을 선택했다”며 비난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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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시라이, 中공산당 정치국원 지위도 정지

    지난달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충칭 시 전 당서기(63·사진)가 25일 공산당 서열 25위인 정치국원 지위마저 정지당했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정지 이유가 ‘심각한 규율 위반’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 전 서기가 2006년 비리로 숙청된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시 당서기와 같은 비극을 맞을지 주목된다. 천 전 서기는 낙마 이후 정치국원 신분을 박탈당한 뒤 체포돼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고 2009년 보석으로 석방됐다. 또 관영 중국 중앙(CC)TV는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52) 씨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영국인 닐 헤이우드 씨(사망 당시 41세)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안이 재조사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헤이우드 씨는 지난해 11월 충칭에서 숨지기 전에 보 전 서기의 부인으로부터 아내와 이혼하라는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망사건에 대해 보 전 서기 부인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보 전 서기는 중국 공산당 차세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혀 왔으며 최측근 왕리쥔(王立軍) 충칭 시 부시장의 미국 망명 기도 사건으로 서기직에서 해임됐다. 보 전 서기 사건은 그가 중국 권력을 분점하는 태자당(공산당 혁명 원로의 자제들)의 대표 주자여서 권력투쟁으로도 비쳐 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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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阿 두번째 여성대통령 탄생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에서 아프리카 두 번째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5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빙구 와 무타리카 말라위 대통령(78)의 후임으로 권력을 승계한 여성 부통령 조이스 반다(62·사진)가 7일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프리카 여성 대통령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라이베리아 엘런 존슨설리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반다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딴 ‘조이스 반다 재단’을 설립해 저소득 계층의 소녀들과 고아들의 교육에 앞장서 온 여권운동가 출신이다. ‘전국 말라위 여성기업인협회’를 세워 여성들의 경제 자립을 위해서도 힘써 왔다. 1999년 말라위 사상 두 번째로 치러진 민주 총선에 민주국민당(DPP)의 전신인 통합민주전선(UDF) 후보로 출마해 의원이 된 그는 여성·아동·자치부장관과 외교장관을 지냈다. 2009년엔 부통령이 됐으나 같은 DPP 소속인 무타리카 대통령과 권력 승계를 둘러싸고 불화를 빚으면서 2010년 DPP에서 추방당해 국민당(PP)을 설립했다. 무타리카 대통령은 동생인 피터 무타리카(72)를 외교장관으로 기용하고 2014년 대선 후보로 내세우려 했다. 대통령 사망 후 정치권 일각에서는 피터 외교장관을 옹립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승계한다는 헌법에 따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관철됐다. 숨진 무타리카 대통령은 세계은행(WB) 경제전문가 출신으로 2004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식량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경제성장을 이끌어 주목을 받았으나 2009년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독재 성향을 드러내며 원조 공여국과의 사이가 틀어져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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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난 스페인 ‘성매매 온상’ 오명까지…

    발렌티나가 ‘거리의 여인’이 된 건 두 달 전쯤이었다. 모국 루마니아를 떠나 스페인의 화려한 호텔에서 번듯하게 일하고 싶었던 그녀의 꿈은 한 남성을 만나면서 산산조각 났다. 스페인에서의 새로운 생활과 일자리를 도와줄 것이라 믿었던 그는 인신매매범이었다. 그는 그녀를 폭행하고 거리로 내몰았다. “긴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받는 스페인에서 매매춘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스페인의 느슨한 국경 단속과 부실한 관련법 체계로 발칸반도에서 많은 여성이 스페인으로 넘어오지만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인신매매범들의 손아귀에 빠져들고 있다. 2010년 스페인 정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만∼40만 명인 매매춘 여성 중 90%가 인신매매 피해자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또 인신매매범에 의해 매춘을 하게 된 여성들 중 30%는 발렌티나와 같은 사연을 지닌 발칸반도 여성들이다. 스페인은 2010년까지 불법 이민자 인신매매 금지법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1990년대 서유럽 각국은 소련 붕괴 후 경제 침체에 빠진 동유럽권 여성들이 대거 유입돼 인신매매단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노력들이 유야무야되자 공공연하게 매매춘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혔다. 이 때문에 돈을 벌겠다며 선진 유럽국가로 밀입국하는 발칸반도 여성들은 인신매매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달 스페인 경찰이 인신매매단에서 구출한 루마니아 출신 열아홉 살 소녀의 손목에는 소녀가 진 빚 2500달러(약 282만 원)를 표시한 숫자와 소유권을 표시하는 인신매매단의 바코드가 새겨져 있었다. 매매춘에 대한 끊임없는 수요는 스페인에 ‘매춘 관광지’라는 불명예를 안겨줬다. 과거에는 주로 중년 남성이었던 매매춘의 고객이 최근에는 주말 배낭여행으로 스페인을 찾는 젊은이들로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바르셀로나 여성민권위원회는 “디스코를 추러 갔던 젊은이들이 이제는 사창가로 몰려들고 있다”며 “매매춘이 여행객들에게 오락의 일종이 됐다”고 비난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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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화前 색소 주입해 형형색색 병아리로… 美 ‘예쁘지만 잔인한’ 부활절 선물 논란

    부활절(8일)을 앞두고 미국 내 일부에서 염색된 병아리(사진)를 부활절 선물로 주고받는 사람들이 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색색의 그림으로 꾸민 달걀을 전해주며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풍속을 넘어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염색된 채 태어난 병아리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부화 사흘 전 달걀에 식용색소를 주입하면 연두색, 보라색, 노란색, 파스텔 분홍색 등으로 염색된 병아리가 나온다.하지만 색색의 마시멜로를 연상시키는 병아리들은 몇 주가 지나면 털갈이를 하기 때문에 본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이 때문에 염색된 병아리를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흥미를 잃어버리고 장난감처럼 병아리들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뉴욕타임스는 2일 보도했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해마다 부활절만 지나면 (단체에 맡겨지는) 병아리들로 넘쳐난다”고 전했다. 갓 태어난 병아리에 스프레이를 뿌려 염색한 뒤 온라인상에서 도매로 파는 업자들도 있다. 달걀에 색소를 주입해 파는 이들은 “식용색소는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에 주사로 색소를 주입하는 것은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도 거세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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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2시간 풀코스 점심, 이젠 신화속 이야기”… 경제위기에 ‘빨리빨리’ 확산

    “코스 요리에 와인을 곁들인 오찬은 이제 신화나 마찬가지다.” 애피타이저에서부터 디저트까지 세 가지로 구성되는 완벽한 코스 요리, 붉은 와인을 곁들여 맛보는 데 최소 2시간에서 최장 4시간…. 프랑스 점심식사 하면 떠오르는 통상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음식문화로는 최초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까지 지정된 프랑스 가스트로노미(미식)가 빠른 속도로 패스트푸드에 밀려나고 있다. 경제난으로 느긋한 점심식사의 여유를 즐기는 프랑스 시민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 파리 중심가에서 비스트로를 운영하고 있는 셰프 오티스 레베르 씨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샌드위치를 들고 야외에서 간단히 점심을 때우려 한다”고 한탄했다. 프랑스인들은 지금까지 모든 음식을 한꺼번에 맛보는 샌드위치를 천박한 음식으로 여겼지만 파리 시내 곳곳의 미국식 샌드위치 체인점 ‘서브웨이’에는 점심 때마다 길게 줄이 늘어선다. 음식평론가 프랑크 피네라바루 씨는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식사 중 15% 이하만이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프랑스인들이 샌드위치를 먹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고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위기가 직장인들을 “더 빨리 더 값싸게 먹고 일하라”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 한 조사에 따르면 20년 전 1시간 30분이었던 평균 점심시간이 최근 22분으로 급격히 단축됐다. 프랑스에서 한 해 동안 팔리는 샌드위치는 약 20억 개다. 하지만 비록 샌드위치를 먹어도 프랑스인들은 미식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시민은 “우리는 패스트푸드 샌드위치를 먹어도 정해진 식사시간에만 가며, 재료를 엄선해 프렌치 가스트로노미를 살린 프랑스식 샌드위치로 새롭게 탄생시킨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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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전역 ‘가짜 대학’ 피해 속출

    인도 북부 알리가르 시에 있는 망갈라야탄대에 다니는 아남 나크비 씨(22·여)는 요즘 매일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교사가 되기 위해 2년간 다니던 학교가 알고 보니 정부에서 인가를 받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학위가 아무런 효력이 없는 종잇조각인 것이다. 나크비 씨는 “학교는 우리들의 꿈을 갖고 놀았다. 이제 우리는 꿈꿀 수조차 없게 됐다”고 분노했다. 나크비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요즘 인도에선 늘어나는 청년 수, 높은 교육열로 인해 고등교육 수요가 급증하자 국가에서 인가받지 못한 대학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세계 인구 2위인 인도(2011년 기준 12억1019만 명)에서는 청년층인 15∼24세 인구가 해마다 500만 명씩 늘어나고 있다. 고등교육위원회는 최근 ‘가짜 대학’ 21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위원회가 이들 대학이 등록한 주소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허위였으며 심지어 일반 상점의 이름을 교명으로 도용한 곳도 있었다. 또 대학 건물로 사원이나 어둑어둑한 좁은 공간을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신고된 교육기관 3만1000개 중 정부 인가를 받은 곳은 4532곳뿐이다. 국립대의 학위 남발도 지적되고 있다. 2010년 정부 조사 결과 인도 남부의 국립 라얄라시마대는 2년간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는 전공의 박사 학위자를 무려 2660명이나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델리 교외에는 공학, 경영학, 약학, 간호학 등 다양한 전공의 온라인 수업을 듣기만 하면 바로 학위를 100% 제공한다는 콜센터와 작은 원룸 사무실도 넘쳐나고 있다. 가짜 대학에 속아 농지를 팔거나 평생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잃은 부모도 숱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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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무함마드 암르 이집트 외교장관 “아랍의 봄 이뤄낸 이집트, 이젠 경제성장할 차례”

    “봄은 언제나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감을 의미합니다. 보다 더 자유롭게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민주사회를 이룩하는 것, 정의로운 가치를 요구하는 이 모든 것이 ‘봄’입니다.” 이집트 대표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무함마드 암르 이집트 외교장관(70·사진)은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30년 통치를 무너뜨린 건 민주화 혁명 단계를 밟는 다른 국가들에 충분히 귀감이 될 만하다”고 강조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해 7월 외교장관에 취임한 암르 장관은 “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공동성명이 나온 만큼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좋은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집트가 지금은 경제 침체, 관광객 수와 해외 투자액 감소에 직면했지만 단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더 건실한 나라로 태어나기 위한 회복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옛) 소련 붕괴 후 동유럽권이 시행착오를 겪었듯 장기간 구축된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체제를 세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5월 대선을 치르는 이집트 국민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질에 대해 암르 장관은 “한마디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지도자는 새롭게 태어난 이집트를 아랍지역의 맹주로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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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단 메리도르 이스라엘 부총리 “北-이란 같은 불량국가들 핵개발 막아야”

    “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 정권의 손에 핵 기술, 핵 물질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위험하고 무책임한 정권들의 핵 개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핵 안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스라엘 대표로 참석한 단 메리도르 부총리(65·사진)는 26일 서울 W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란의 위협은 한국과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질서의 안정 및 평화와 직결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핵에너지 장관과 정보 장관을 겸하고 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이란 핵 문제가 독특한 점은 시리아를 제외한 모든 아랍 국가가 핵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군사적 목적의 이란 핵개발은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커넥션에 대해 그는 “북한과 이란 핵 개발은 핵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란이 개발하는 핵무기는 지하드, 하마스 등 테러리스트 손에 넘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라고 운을 뗀 뒤 “미국 정부도 군사적 대응은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지만 이는 최후의(the last) 선택이다.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 만큼 전쟁 없이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 제재이며,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더 많은 국가가 동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마치 섬처럼 고립됐지만 이란은 문화, 경제, 기업 등 다방면에서 다른 국가들과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이란의 핵개발 배경에 대해 1980년대에 8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른 뒤 필요성을 느꼈고, 중동의 맹주가 되려고 하며,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의 봄’에 대해 “‘봄’은 아주 멋진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테러가 만연해 국방에만 매달려야 한다면 아랍의 봄은 ‘아랍의 겨울(Arab winter)’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화 과정을 거친 이집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선거로 정권을 장악했다는 현실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100년 후 이스라엘의 미래를 어떻게 기대하느냐고 묻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적 자원”이라며 “교육과 과학 기술에 끊임없이 투자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메리도르 부총리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졌지만 주변의 위협 등 처해 있는 현실이나 공유하는 가치관이 비슷하다”며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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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둘라 2세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 “핵 밀수 차단 글로벌 시스템 서울서 마련”

    "핵 테러 위협에 맞서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과 안전한 핵시설 운영, 핵 및 방사능 물질의 불법적인 이동 방지를 약속하기 위해 모두가 모였습니다. 의장국인 한국과 함께 '서울 코뮤니케'를 이끌어내는 게 요르단의 목표입니다." 핵안보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압둘라 2세 이븐 후세인 요르단 국왕(50)은 "많은 노력들이 뒤따르는 시급한 현안인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핵 안보가 모든 나라의 국익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감색 정장에 다홍색 넥타이를 맨 압둘라 국왕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동아일보 취재팀을 반겼다. 그의 곁에는 아들 후세인(18) 왕세손과 국왕의 여동생 라이야 빈트 알 후세인 공주(26)도 함께였다. 국왕은 네 번째, 후세인과 동양지역학을 전공해 일본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라이야 공주는 두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한다. 압둘라 국왕은 "나의 아버지도 중요한 외교적 행사가 있거나 해외순방을 할 때 나를 무수히 데리고 가셨고 그 때 아버지로부터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며 "내 아들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회원국 모두가 핵 밀수 방지에 동참하는 이니셔티브 내놓을 것" 북한의 위성발사와 이란 핵개발 사태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핵 안보에 대한 긴장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압둘라 국왕은 한국과 공동으로 핵 밀수에 대항하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 물질이 전 세계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각각의 나라들로 흘러들어가는 핵 밀수를 막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르단 정부가 이번 회의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이른바 '핵 밀수 대응팀(Counter-Nuclear Smuggling Team)'의 확대다. 압둘라 국왕은 "이미 요르단 정부는 국립 안보연구소 관계자를 포함해 세관, 인터폴 연락 사무관 등을 포함한 핵 밀수 대응팀을 운영해왔다"며 "요르단은 다년간 쌓인 지식과 경험으로 협력할 것이다. 2014년 다음 핵 안보 정상회의까지 모든 회원국들이 핵 물질의 밀수를 막기 위한 법과 정책들을 개선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장을 마련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번 회의가 방사능 물질의 불법 획득을 막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물질은 종종 보관에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고 연구용, 군사용, 의료용, 산업용 등으로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방사능 테러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공조가 더욱 요구된다고 압둘라 국왕은 강조했다. 핵무기를 제거하기 위해 핵 확산 방지가 가장 먼저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 요르단의 입장이다. 국왕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체제를 지켜야 하며, 핵 시설 공개 및 핵에너지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 국제 감시단 파견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행위 등을 통해 투명성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요르단은 아랍의 봄 속 '안정의 오아시스'" 요르단은 시리아,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과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다. 여러 나라에 둘러싸인 만큼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 또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한차례 격변을 치른 중동 지역에 속해 있으면서도 비교적 변화의 소용돌이를 조용히 넘겨 주목을 받기도 했다.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우리는 '안정의 오아시스(oasis of stability)'로 남아 있었다"고 말한 뒤 어깨를 으쓱했다. 요르단이 안정적인 정국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국왕은 "요르단은 이미 아랍의 봄이 시작되기 10년도 더 전부터 포괄적이고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착수했다"며 "일부 개혁은 (국가 구성원의) 광범위한 합의를 도출해 부드럽게 진행됐지만 요르단도 일부 개혁에 대해선 이익단체들의 저항을 받아 시위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위들은 실업률이나 더딘 경제성장, 혹은 개혁속도나 방향에 대한 좌절감과 불만을 표출하는 데 그쳤지 개혁 그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랍의 봄은 국민과의 대화를 늘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다른 나라와는 달리 시위 첫날부터 경찰들을 무장해제 시켰고 시민들의 집회나 행진에 대한 통제를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요르단은 '대화위원회'를 만들고 헌법 수정안에 대해 검토하는 위원회를 설립해 지난해 9월 헌법의 3분의 1을 수정했다. 또 새로운 민주주의 기구들을 출범시키는 등 전반적인 국가정책의사결정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국왕은 "요르단이 평화로운 정치 변동과 포괄적인 합의민주주의의 지역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해결에 있어서도 요르단은 중요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해왔다. 요르단의 끊임없는 협상 중재 노력 덕분에 올 1월 양국의 협상가들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테이블에 앉히는 데 성공했다. 압둘라 국왕은 "중동 지역에는 15~29살에 해당하는 청년들만 1억명이 넘는다. 그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고, 멋진 직업을 갖고 재능을 키우며 끊임없이 그들의 꿈을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평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의와 국제사회의 합법성에 기초한 실질적인 평화만이 이스라엘과 인근 지역의 진정한 안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2명 중 1명꼴 페이스북 이용해…소셜미디어 적극 활용국왕의 부인 라니아 왕비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 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는 편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책을 수립할 때도 SNS로 접하는 민의가 잘 반영되느냐는 질문에 국왕은 "물론이다. 정부관계자나 지도자와 같은 의사결정자들이 평화나 정의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와 같은 가치들에 대해 옳은 결정을 하도록 강력히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얼마 전 요르단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200만 명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이는 전체 인구(약 600만 명)의 3분의 1정도"라고 말했다. ○ 요르단 청년들이 한강의 기적 배워가길 희망 압둘라 국왕은 이번 회의에 장남 후세인을 비롯해 청년 수행단을 대동했다. 국왕은 "한국은 요르단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에게 롤 모델과 같은 나라다. 이번 기회를 통해 요르단 청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돌아가 한국의 교훈, 한강의 기적 등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한국전력은 4억6000만 달러를 투입해 요르단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를 준공하면서 민자발전(IPP) 중동 진출의 첫 시동을 걸었다. 이번 사업은 요르단 정부가 발전전력 구입을 100% 보장하고 전력요금 지급을 보증함에 따라 투자지분 80% 기준으로 25년간 매출액 12억 달러, 순이익 2억2000만 달러의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발전용량은 요르단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1%를 점유하게 된다. 요르단 정부는 또 최근 코리아 글로벌 에너지(주)(KGEC)와 사해 및 와디 아라바 지역 석유 및 가스 탐사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양국 간 산업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국왕은 "한국은 요르단에게 있어 매우 특별하고 중요한 에너지 파트너"라며 "에너지, 수자원, 인프라 구축 등 수많은 잠재력이 다양한 분야에 펼쳐져 있다. 요르단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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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하 녹는 그린란드 ‘희토류 러시’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고 있는 그린란드 빙하를 기회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빙하 속에 숨겨져 있는 ‘희토류 러시’를 꿈꾸는 광물업자들이다. 독일 일간 디벨트는 21일 “지구 온난화가 그린란드에 서식하는 곰 등에게는 슬픈 소식이지만 광산개발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제적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시험채취권을 따낸 호주의 ‘그린란드 광물·에너지 탐사(GMEL)’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없는 남부 크바네피엘의 암석지반에는 약 650만 t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빙하 속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의 희토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크바네피엘은 빙하가 녹아 암석과 자갈이 드러난 높은 언덕배기에 위치한 습지대로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도 이 지대를 ‘지구상에서 희토류가 가장 많이 매장된 지역 중의 하나’라고 밝혔다. GMEL은 “암석에서 희토류를 채취하는 기술 투자비만 약 23억 달러(약 2조6082억 원)로 기술 상용화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자연계에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금속원소’인 희토류는 휴대전화, 노트북,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 등 전자제품 생산 과정에 많이 쓰인다. 2010년 미국 지질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매장량은 약 9900만 t이며 최대 매장량 국가인 중국에 이 중 36∼37%인 3600만 t 정도가 매장돼 있다. 특히 중국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차지해 사실상 독점체제다. 희토류 외에도 그린란드 빙하 지대에는 아연, 철광석, 우라늄 등 다양한 광물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린란드가 새로운 자원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디벨트는 “광석의 경우 약 4억5700만 t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돼 최소 25년 정도는 세계 수요량을 끄떡없이 책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셰브런 등 12개 글로벌 석유기업이 7만1000km²에 이르는 서부 해안지역의 탐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독일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는 지난 500년간 그린란드 빙하의 5분의 1이 사라졌다며 이런 추세라면 그린란드 빙하는 앞으로 2000년 안에 완전히 녹아 사라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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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도널드의 역사’ 스키너 은퇴 선언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를 9년 가까이 이끌어 온 최고경영자(CEO) 짐 스키너(67·사진)가 은퇴를 선언했다. 맥도널드는 스키너가 6월 30일까지 근무하고 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돈 톰프슨(48)에게 CEO 자리를 넘겨줄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스키너는 이사회에서도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11월 CEO에 오른 스키너는 총 41년간 맥도널드에 근무했다. 그는 혁신과 성장을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매장 신설로 덩치를 키우던 기존 전략을 폐기하고 2003년 도입한 ‘플랜 투 윈’ 프로그램으로 맥도널드를 패스트푸드산업 부문 최고 자리에 올려놓았다. 플랜 투 윈은 다양한 메뉴를 새로 만들고, 양질의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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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신나리]‘테헤란의 봄’은 올까

    2009년 6월 테헤란은 부정선거(대선)에 항의하는 시위로 들끓었다. 시위 도중 총탄에 맞아 숨진 여대생 네다 아그하 솔탄(당시 27세)이 민주화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울분에 찬 시민들은 밤마다 집 옥상에서 하늘을 향해 ‘알라후 악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쳤다. 그 후 3년여가 지난 상황에서 테헤란에서 만난 교민에게 당시 상황을 물으니 “‘알라후 악바르’요? 그 소리 못 들은 지 한 2년 됐어요”라고 한다. 기자가 테헤란 시민들에게 “왜 이란에는 ‘아랍의 봄’ 같은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우린 아랍이 아니라 페르시아의 후예”라고 잘라 말하면서도 “우리가 조용했던 게 아니고 아랍의 봄이 2년 전 우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겉으로는 이렇게 말해도 시민들의 마음속에는 정권에 대한 반감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인상이 짙었다. 2일 치러진 총선 결과를 두고도 “다음 선거(대선)를 기약해야 한다. 지금은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답하던 택시 운전사와 “인풋(시민들의 개혁 노력) 대비 아웃풋(정부의 개혁 실천)이 적다 못해 거의 없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던 대학생이 떠오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어차피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까지다. 그때까지는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체념이라기보다는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이란의 저명한 학자인 파리데흐 파르히 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아랍의 봄이 더디 올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지금의 이란은 2011년 이집트나 튀니지보다는 1989년 톈안먼 사태 당시 중국과 비슷한 상태”라며 “이란의 현 체제는 미국 제재 같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자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겉으로는 이란 사람들이 통제가 일상화된 생활 속에서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마음속에 ‘봄’에 대한 갈망은 커 보였다. 야권은 지난해 초에도 반정부 시위의 일환으로 테헤란 중심부와 지역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그린 무브먼트’를 일으켰지만 정부군의 발 빠른 대응으로 다시 지하와 인터넷 네트워크로 몸을 숨겼다.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란에는 ‘이란은 결국 정복자를 길들이고야 만다’는 속담이 있다. 민초들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는 의미다. 테헤란의 침묵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숨고르기가 아닐까.신나리 국제부 journari@donga.com}

    • 2012-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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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5信]“국제사회 제재보다는 눈앞의 물가 더 걱정”

    “히잡은 어디서 구했어?” 테헤란 르포를 연재하기 시작하자 기자의 사진을 보고 지인들이 전화와 e메일로 많이 물어온 질문이다. 사실 기자가 둘러쓴 것은 진짜 히잡이 아니라 한국에서 가져간 스카프다. 취재비자를 받은 외신 여기자들은 무슬림이 아니라고 해도 이란 문화부에 프레스카드를 신청할 때 히잡을 착용한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서 급한 마음에 우선 스카프를 쓴 채 사진을 찍었다. 이란에선 여성은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각종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외국인 관광객도 예외는 없다. 테헤란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여성들에게 히잡을 쓰라는 기내 안내방송이 나온다. 기자는 스카프 밖으로 삐져나오는 뒷머리 때문에 시내 곳곳에 있는 종교경찰에게 끌려갈까봐 걱정하다가 결국 진짜 히잡을 구매했다. 상인은 “아가씨들에게 요즘 ‘핫’한 색”이라며 푸른색 페르시안 히잡을 추천해줬다. 하지만 5일 ‘이란의 바티칸 시티’로 불리는 콤 시를 방문했을 때 따가운 시선과 눈총을 견뎌내야만 했다. 이맘(이슬람 지도자)을 배출하는 신학교가 있는 이곳 여성들은 앞머리가 한 올도 나오지 않는 까만 차도르를 걸치고 다녔다. 동행했던 한 이란 청년은 수시로 “히잡을 똑바로 착용하라”며 주의를 줬고 “당신의 히잡은 (콤에서) 굉장히 불량한 색깔”이라고 지적했다. ‘불량한’ 히잡 때문에 종종 사건사고도 발생한다. 13일 이란 샤레코르드에서 불꽃축제인 ‘차르샨베 수리’를 구경하러 간 이란 여성 3명이 히잡이 불량스럽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당할 뻔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를 말리자 화가 난 경찰이 도로를 막고 최루탄을 쏴 2명이 다쳤다. 기자는 만나는 여성마다 ‘히잡이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지만 현지 여성들은 “패션의 일종”이라며 특별히 거추장스럽거나 불편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란 여성들 사이에서도 자유를 향한 바람이 조금씩 표출되고 있다. 한 시민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첫 선거 당시 남성의 복장·두발 자유와 여자들의 히잡 착용 의무화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젊은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재선 때 표를 잃었다”고 귀띔했다. 이란 여성들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히잡 같은 이슬람 전통만이 아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이스라엘의 공습위협 등 안보불안이 일상에 미치는 주름을 가장 먼저 피부로 느끼는 이들이 바로 여성들이다. 20일 시작되는 노루즈(페르시안력으로 한 해의 시작)를 앞둔 시장은 손님들의 발길로 붐볐다. 장을 보는 중년 여성들, 금은방이 밀집한 상가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은 “사실 제재보다도 노루즈가 되면 으레 물가가 10% 정도 오르는데 식재료를 양껏 못 살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채소값이 오르고 신혼 반지 금값이 뛰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에게서 문득 서울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잠시 그곳이 제재를 받는 특수한 지역이란 사실도 잊을 정도였다. 양파 가격을 흥정하던 주부 라지에 씨(46·여)는 “이란에 오기 전 생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 않냐”면서 “우리는 찢어지게 가난하지도, 제재로 핍박받지도 않는다”며 씩 웃었다. 고난 속에서 여성들은 더욱 강해지나 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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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4信]수교50돌 이란에도 한류열풍… 한국인 보면 “주몽” “대장금”

    “쇼마 치니(당신은 중국인입니까)?” “살람(안녕하세요)?” 다음으로 이란에서 많이 들은 말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다 보니 동양인을 쉽게 구분하지 못하는 이란인들이 한국에서 온 기자를 중국인으로 착각한 모양이다. 하지만 “코레!”라는 대답은 마법과 같은 효력을 발휘했다. 한국에서 왔다는 대답에 시민들은 하나같이 “주뭉(드라마 ‘주몽’)!” “양금(드라마 ‘대장금’)!”을 외쳤다. 이란에서 방영됐던 한국의 인기 드라마 제목들이다. 이란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열풍이라고 할 정도로 대단하다. 이란 TV 채널3에서 방영된 주몽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송일국 씨가 2009년 이란을 찾았을 때 국빈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여주인공 소서노로 등장했던 한혜진 씨를 만나러 한국에 가겠다며 아버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청년의 에피소드를 택시 운전사에게서 전해 듣기도 했다. 이란 영화평론가 모하마드 타키 파힘 씨는 “이란에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부족하다 보니 시청자는 주몽 같은 외국 드라마에 열광할 수밖에 없다”며 “(주몽은) 사랑, 전투, 서스펜스를 폭넓게 다룰 뿐 아니라 한국의 기술력 성장을 잘 보여주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이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데에는 한국 기업의 역할도 크다. 장기간의 서방 제재로 독일과 일본의 전자제품들이 이란 시장에서 빠지면서 품질 좋고 가격경쟁력 있는 한국 전자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자동차시장에서도 기아의 프라이드는 푸조 등 다른 외제 차와 어깨를 견주며 ‘국민 자동차’의 반열에 오르고 있다.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이란과 한국. 한류 열풍이 한창인 이곳에서 이란인들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석유 금수조치와 금융제재에 동참하는 것을 어떻게 바라볼까? 상당수 시민들은 한국의 제재 동참은 물론이고 미국 주도의 최근 제재 자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표정이었다. 외려 기자에게 무슨 제재인지, 어떤 나라가 참여하는지 묻는 이들도 있었다. 금은방을 경영하는 한 상인은 “석유제재나 금융제재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지 않으냐”며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을 통해 한국의 제재 동참 소식을 미리 접한 일부 지식인층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학 강사인 알리 아스가르 바라티 씨(38)는 “한국이 안보 등 여러 이해관계를 따져 내린 결론이겠지만 안타까운 게 사실”이라며 “한국인들이 CNN이나 BBC 등 서구의 유력 매체들이 왜곡한 이란 상황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 택시 운전사는 “난 한국이 좋다. 중국과 러시아는 핵 개발을 도와주고 있어서 싫다. 그렇게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란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관리는 “비단 한국뿐 아니라 수많은 나라가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임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 “숱한 제재 속에서도 이란은 늘 여타 국가들과 긴밀한 경제협력의 끈을 놓지 않아 왔으므로 참여 국가들에 특별히 반감을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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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3信]“이란 엑소더스” 중산층에 이민 열풍

    ‘핵개발 제재 와중에 이룬 쾌거!’이란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지난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올 2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도 받았다.11세 딸을 둔 30대 여성 씨민은 이란 체제에 염증을 느끼고 딸을 외국에서 교육받게 해야 한다며 이민을 주장한다. 중산층의 삶에 만족하는 남편은 이란에서 자식을 길러야 한다고 맞선다. 부부간 불화는 이혼 소송으로 이어지고 법정은 이혼을 허가한다. 영화는 소송 제기 후 판결이 나오기 전 아내가 친정으로 가 별거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주요 줄거리다. 줄곧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라고 묻는 이 영화는 변화하는 이란의 고민과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영화 속 씨민이 그랬듯 요즘 이란 중산층 속에서는 통제사회에서 벗어나고픈 욕구가 끓고 있다. 이란 사회의 이민 열풍은 조용하지만 강력하다. 경제적 여력이 뒷받침되는 이들 중 상당수는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으로 떠나고 싶어 한다. 정권에 대한 반감과 새로운 체제에 대한 갈증도 이민을 꿈꾸게 하는 큰 동력이다. 씨민처럼 “내 아들딸만큼은 더 좋은 곳에서”라고 외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란 엑소더스’는 청년층 실업과도 맞닿는다. 10일 여권을 위조해 서방세계로 밀입국 하려던 이란 출신 29세 유학생이 공항 당국에 적발됐다. 인도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던 그는 귀국 대신 덴마크와 캐나다로 몰래 가려다 붙잡혔다. 그는 체포 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이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 이란 교민은 “이란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실업률은 지난 10년간 14∼17%를 오가지만, 실질 실업률은 30%를 훌쩍 넘는다”고 전했다.영화에는 오랫동안 빚을 지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남편 대신 돈을 벌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치매 환자인 나데르의 아버지를 간병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저소득층이 겪는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사하르 씨(26·여)는 “씨민과 나데르 부부의 갈등이 남의 일 같지 않아 몰입해서 봤다”며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실제로 이란 사회에서 커지고 있는 문제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고위관계자나 보수 강경파들의 생각은 다르다. “영화가 그린 이란 사회는 서양이 보고 싶어 하는 ‘왜곡된 이란’”이라는 게 반대의 요지다.영화는 딸이 이혼하는 아빠와 엄마 중 누구와 살 것인지 관객들이 판단하도록 ‘열린 결말’로 끝맺는다. 기자가 만난 상당수 젊은 여성들은 이민 기회를 잡은 엄마를 선택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빠를 택할 것이라는 대답도 적지 않았다. 경제 제재와 안보 불안, 청년층 실업 등으로 주름진 생활이지만 이란의 전통에 여전히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산층이 살기에 괜찮은 사회라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이란 사회의 현주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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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운 감도는 테헤란을 가다 2信]아마디네자드 개혁, 민심 부글부글

    “이게 다 아마디네자드 때문이야!” 6일 이란 테헤란 시내의 택시운전사 라민 씨(47)가 뒷자리에 있는 한국 손님은 아랑곳없이 혼잣말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가 화가 난 건 숨 막히는 테헤란의 ‘교통지옥’ 때문만은 아니다. 2010년 11월 이후 석유값이 7배나 올라 택시영업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란 국민은 오랫동안 L당 1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석유를 마음껏 사용해왔다. 저렴한 석유가격은 세계 4위의 산유국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란은 정유시설이 부족해 국내 수요분을 인근 국가에서 들여와 충당하고 있지만 정부가 석유 등 생필품 가격 안정을 위해 막대한 간접보조금을 지급해온 덕분에 국민이 부담하는 석유값은 매우 낮았다. 원가가 700원 정도라면 정부가 600원을 보조해주는 셈이다. 보조금은 식품 등에도 적용된다. 길쭉한 빵인 난을 사는 데도 시민들은 제조 인건비 정도인 100원가량만 낸다. 밀가루는 재료비는 모두 정부 예산으로 지급한다. 서민층 밀집지역인 테헤란 남부에 가면 정부 쿠폰을 들고 와 밀가루, 식용유, 쌀 등을 사가는 시민들의 긴 줄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보조금이 연간 50억∼60억 달러(약 5조6000억∼6조7300억 원)였다고 하니 정부가 느끼는 부담이 어땠을지 상상이 된다. 특히 이란 정부에는 석유 수입이 가장 큰 예산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는 산유국’이란 의식과 저렴한 기름값은 사람들로 하여금 물 쓰듯 기름을 낭비하고 더 많이 차를 끌고 나오게 만든 원인이 됐다. 그 결과 오전 6시만 되어도 한국의 설날 민족대이동을 방불케 할 만큼 지독한 교통체증이 만성화됐다. 결국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이듬해인 2010년 11월 시민들의 석유 소비를 줄이고 유가를 현실화하기 위해 석유보조금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그 결과 이란의 석유 가격은 L당 700원으로 올랐다. 정부는 가구당 석유 사용량을 한 달에 60L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하면 일종의 할증료를 물리는 제도도 도입했다. 정부는 그 대신 소득 상위계층을 제외한 인구 97%에 1인당 매월 45달러(약 45만5000리알)씩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어린이까지도 일괄적으로 45달러가 나오기 때문에 4인 가족의 경우 매월 180달러가 들어온다. 아마디네자드 반대세력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지만 평소 석유 사용량이 적은 빈곤층은 적지 않은 액수의 보조금에 만족하며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박사과정을 밟는 한 이란 학생은 “중산층 이상은 예전처럼 기름을 마음 놓고 쓸 수 없어 대통령을 비판하지만 빈곤층은 통장으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개혁을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3월 2일 치러진 총선 결과에도 일부 반영됐다. 빈곤층이 밀집한 코 키로예와 보예 아마드 등의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무려 88%였다.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안보 불안에 더해 석유값마저 치솟아 중산층은 불만이 많지만 정부에 대한 항의로 직접 이어지진 않고 있다. 아자디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코르시드 씨(22·여)는 “2009년 (부정선거 의혹 시위진압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 아니겠나. 무서워서 말을 못할 뿐 가슴속에 불만은 한가득이다”라고 말했다. 시위를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체념도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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