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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사망 후 처음 치러지는 리비아 제헌의회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연기설이 흘러나오는 등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19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지난해 10월 41년간의 장기독재 끝에 반군에 사살된 카다피가 1969년 9월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43년 만의 자유선거다. 무소속 2639명을 포함해 4013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고 정당도 35개나 이름을 올려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리비아를 이끌 정치체제와 헌법을 정할 제헌의회는 무소속 후보들만이 출마하는 지역구 의원 당선자 120명과 정당 추천을 받아 의원이 되는 80명 등 총 200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선거는 사실상 부족 간의 경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0여 개 부족으로 구성된 리비아는 겉으로는 근대국가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부족에 기반을 둔 나라다. 유력한 정당이나 정파가 없다. 각 지역구에서 승리할 120명의 당선자들은 사실상 부족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가능성이 높아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의회 내에서 합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성공 여부와 더불어 리비아의 통합을 불투명하게 하는 가장 큰 변수는 카다피 정권 퇴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치안 불안이다. 대도시는 혁명 이후 경찰과 정부군이 질서를 잡아 가고 있지만 소도시에서는 여전히 잦은 부족 간의 전투로 많게는 한 번에 5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역 민병대가 공항이나 국경지대 등 굵직한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는 등 과도 정부인 국가과도위원회(NTC)의 위상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중부 타르후나 출신 무장 세력들은 3일 자신들의 지도자가 실종되자 당국에 조사를 요구하며 4일 무력으로 수도 트리폴리 공항을 점령했다. 타르후나는 카다피를 지지하던 주요 지역 중 하나다. 선거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선거 일정을 7월로 늦춘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4000명이 넘는 후보자들을 일일이 검증하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선거 연기의 이유다. 선관위는 “예정대로 실시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최근 미국을 방문한 무스타파 아부샤구르 부총리는 “후보 검증 절차나 투표용지 인쇄 등 예정대로 선거를 치르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많다”며 “라마단 시작인 7월 20일 전에는 선거가 치러지겠지만 아마도 당초 예정된 선거 일정은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8일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유엔 대륙붕 한계위원회(CLCS)가 7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키노토리(沖ノ鳥)를 대륙붕 기점인 영토(섬)로 인정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8일 주장했다. 그러나 CLCS 위원으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CLCS 회의에 참석한 박용안 서울대 명예교수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권고문에는 오키노토리를 섬으로 인정했다는 문장이나 설명 또는 발표가 전혀 없다”며 “오키노토리를 기점으로 한 대륙붕 확장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섬으로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결의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박 교수는 “8일 교도통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쿄에서 남쪽으로 1700km 떨어진 남태평양 환초(산호초)에 솟은 바위인 오키노토리는 만조 때 대부분이 바다에 잠기는 남북 1.7km, 동서 4.5km의 암초로 섬이 아니지만 일본은 1988년부터 관측시설 등 인공구조물을 설치한 후 섬이라고 주장해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일 25년형을 선고받을 때까지만 해도 비교적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84·사진)이 6일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이며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토라 교도소 병원 관계자는 “무바라크가 호흡곤란을 비롯해 고혈압과 쇼크 증세가 같이 오는 등 ‘위험한’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가 숨을 쉴 수 있도록 5번이나 산소 호흡기를 이용해야 했다”며 “교도소에서 군 병원으로의 이송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민주화 혁명 시위대 강경 진압을 방조한 혐의로 2일 25년형을 선고받고 토라 교도소에 수감될 당시 무바라크는 건강을 이유로 울면서 2시간 반 정도 교도소에 들어가길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물러난 이집트의 30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84)이 2일 법정에서 2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사실상 종신형이다. 하지만 일부 혐의는 무죄판결을 받은 데다 핵심 측근 상당수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 분노한 시민들이 격렬한 항의시위에 나섰다. 이집트 형사재판부는 이날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법정에서 열린 공판에서 “시위대를 숨지게 한 경찰의 강경 진압을 ‘방조한’ 혐의”로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하비브 엘아들리 전 내무부 장관에게 법정최고형인 25년형을 선고했다. 아흐메드 리파트 재판장은 판결문에서 “무바라크의 30년 집권은 이집트의 암흑시기”라며 “시위대 유혈진압을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스민혁명으로 물러난 지도자 가운데 최초로 법의 심판을 받은 사례이자 이집트 역사상 유죄를 선고받은 첫 번째 국가원수다. 그러나 선고를 지켜봤던 이집트 국민의 반응은 환호보다 탄식이 컸다. 최고형을 선고했는데도 종신형이나 사형이 아닌 이유는 살인이나 교사 혐의가 아닌 방조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경찰 수뇌부 6명에겐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무바라크와 두 아들 가말, 알라에게 적용됐던 2건의 부정부패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민의 기대와 어긋난 이번 선고는 이미 예정된 시나리오였다”고 논평했다. 재판에 관여한 사법부 인사들이 대다수 무바라크 정권 시절 임명돼 피고 측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혁명 기간 850여 명이나 숨졌음에도 “공권력이 직접 관여했단 증거가 없다”며 지난해 1월 25∼31일 목숨을 잃은 약 240명에 대한 살인 혐의만 적용했다. 부패 혐의 역시 30년 독재 기간 중 대표적 친무바라크 기업인 ‘살렘’과 연루된 호화빌라 5채 매입과 천연가스 독점판매 단 2건만 법정에 세워졌다. 핵심 증인인 후세인 살렘 회장은 스페인으로 도망가 법정에 세우지도 못했다. 판결에 실망한 국민들의 분노는 재스민혁명의 재래(再來)를 방불케 할 만큼 거셌다. 혁명 시위대의 본거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는 1만 명 이상이 운집해 “살인자 처형”을 외쳤다. 알렉산드리아와 이스마일, 수에즈 등지에도 수천 명이 모여 항의집회를 열었다. 시위희생자 유족모임은 “이따위 촌극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측은 항소 의견을 밝혔다. 이집트는 3심제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번 선고는 16일부터 열리는 대선 2차 투표란 화약더미에 불쏘시개를 던진 격”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결선투표에 오른 2명의 후보는 무바라크 정권에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끄(71)와 무슬림형제단이 공개 지지한 무함마드 무르시 자유정의당 총재(61)다. 선고 직후 무르시 총재는 “대통령이 되면 다시 재판을 열겠다”며 민심을 다독인 반면, 샤피끄 후보는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며 사법부 편을 들었다. 선글라스를 끼고 법정에 출석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선고 내내 간이침상에 팔짱을 끼고 누워 눈을 꼭 감은 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두 아들도 굳은 표정으로 줄곧 꾸란을 암송하는 모습이었다. 두 아들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향후 주가 조작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을 예정이어서 교도소에 다시 수감됐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과 러시아가 15개월째 계속되는 시리아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예멘식 모델’이라는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예멘식 모델은 ‘독재자의 신변 안전 보장과 망명 신청 수용→평화적 권력 이양→정국 안정화’ 순으로 이어진다. 34년간 독재를 휘두른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70)은 올 1월 장기집권에 마침표를 찍고 미국으로 향했다. 권력은 당시 부통령이었던 최측근 인사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67)에게 이양됐다. 살레의 출국 전날에는 예멘 의회가 그의 재임 기간 통치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면책을 인정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 모델에 최종 합의할 경우 부자세습을 통해 42년째 시리아를 철권통치 해온 바샤르 알아사드 체제가 무너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푸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음 달에 열릴 미-러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18일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예멘식 모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달 초 직접 푸틴에게 제안한 바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자인 러시아도 이미 오래전부터 자체적으로 예멘식 모델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의 합의 가능성이 기대된다. 하지만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NYT는 “러시아 지도자들은 시리아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이 없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간에 걸쳐 시리아에 무기 판매와 경제 지원을 해온 러시아는 그동안 시리아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예멘 모델이 시리아와는 딱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살레가 퇴진할 때는 부통령 하디가 권력을 넘겨받으면서 정국이 안정됐지만, 시리아의 경우 알아사드가 물러나면 그를 대체할 인사가 없다. 또 알아사드는 러시아가 망명 압력을 넣더라도 최후까지 버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정권 때 수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하마 학살을 비롯해 너무 많은 대량학살을 자행했기 때문에 단죄가 두려워서라도 권력에 끝까지 집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25일 시리아 홈스 주 훌라에서는 정부군과 알라위파로 구성된 친정부 민병대원들의 무차별 공격으로 10세 이하 어린이 32명을 포함해 최소 92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에 처참한 어린이들의 시신이 공개되면서 국제적인 분노가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주민들 말을 인용해 “칼을 무자비하게 휘두르거나 거리 위, 건물 할 것 없이 18시간 동안 주택 밀집지역을 가차 없이 포격해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죽었다”고 전했다. 집중적으로 총을 맞아 숨진 어린이도 있고 온 가족이 몰살된 경우도 있다. 시리아 국영언론은 이번 공격이 무장 테러단체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웨스트윙 벽면에는 매주 수십 장의 대통령 사진이 새로 걸렸다가 떼어진다. 1970년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재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관례다. 하지만 3년째 제자리인 사진이 한 장 있다. 대통령 집무실 책상 앞에서 한 흑인 소년이 허리를 굽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사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이 한 장의 사진이 “오바마의 강력한 지지 기반에 흑인이 있으며, 그가 여전히 (흑인 사회의) 강력한 상징으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대선 후보, 그리고 대통령 재임 중에도 오바마는 인종 관련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사진의 주인공은 메릴랜드 주에 사는 제이컵 필라델피아 군. 2009년 당시 다섯 살배기 소년 제이컵은 국가안보회의(NSC) 2년 근무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는 아버지 칼턴 필라델피아 씨를 따라 백악관에 왔다. 백악관에 근무하다 떠나는 직원 가족이 요청할 경우 대통령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경우가 많다. 필라델피아 씨는 대통령과의 사진촬영이 끝난 뒤 집무실을 나서려다 “아이들이 대통령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합니다”라며 돌아섰다. 이어 아들 제이컵이 대통령에게 다가가 “당신의 머리카락이 내 것하고 같은 것인지 궁금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흔쾌히 “직접 만져볼래?”라며 허리를 숙여줬다. 제이컵은 주저하다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만져보니 어때?”라고 묻자 제이컵은 “제 거랑 똑같아요”라고 대답했다.사진을 찍은 백악관 사진기사 피트 소자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진이 이렇게 오래 대통령 집무실에 걸릴 줄은 몰랐다”며 “백악관 참모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국 대통령이 기꺼이 머리를 숙여서 소년이 만져볼 수 있도록 해줬다는 데서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고문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씨도 “사진 속 제이컵이 대통령에게 ‘나하고 똑같은 머리카락이네’라고 말하며 ‘나도 언젠가 이곳(백악관)에 있게 될지 몰라’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추론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 여덟 살인 제이컵의 꿈은 대통령이라고 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2일 세계 최대 정원 및 원예 박람회인 첼시 플라워쇼 쇼가든 부문에서 황지해 작가(사진)의 작품 ‘DMZ 금지된 화원’이 금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경계초소, 6·25 참전 한국군과 영국군의 군번줄로 만든 조형물과 이산가족의 편지를 담은 유리병들로 장식한 낡은 철책 등 전쟁의 폐허 속에 원시림으로 소생한 비무장지대를 정원으로 표현해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점쳐졌다. 쇼가든 부문에 한국인의 작품이 출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작가는 지난해 아티즌가든 부문에 ‘해우소’를 출품해 금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최고상을 수상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선견지명이 부족함을 탓해야 할까. 페이스북의 기업공개로 마크 저커버그 CEO(28)는 200억 달러의 돈방석에 앉았지만, 미처 페이스북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굴러 들어온 복을 걷어찬 이들도 있다.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팰러앨토에 건물을 갖고 있는 페즈먼 노자드 씨(43)가 대표적이다. 2005년 당시 숀 파커 페이스북 사장은 노자드 씨에게 “당신이 보유한 팰러앨토 유니버시티 애버뉴 165의 사무실을 임대해주면 5만 달러(약 5847만 원)어치의 주식을 팔겠다”고 제안했다. 노자드 씨는 당시 페이스북 사무실을 찾아가는 등 흥미를 보였지만 그의 부동산 투자 파트너는 제안을 거절했다. “우리 사업은 부동산이지 투자가 아니다”라는 이유였다. 당시 노자드 씨가 사무실을 임대해주고 페이스북 주식을 샀더라면 지금 그는 5000만 달러(약 584억 원)를 손에 쥘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저커버그 씨의 하버드대 친구였던 조 그린 씨는 아버지 말을 고분고분 들어 억만장자의 기회를 놓친 경우다. 그린 씨는 하버드대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페이스북의 전신 격인 ‘페이스매시’ 개발 참여자였다. 저커버그 씨로부터 페이스북 창업에 대한 제안을 받았으나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그린 씨의 아버지가 “더는 ‘저커버그 프로젝트’에 관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은 까닭에 공동개발자가 되지 못했다. 사랑을 찾기 위해 페이스북을 포기한 여성도 있다. 페이스북 광고 판매 부서에서 근무하던 앨리 페도토스키 씨(28)는 미혼녀가 짝을 찾는 내용의 ABC방송 TV 리얼리티 쇼 ‘배철러렛(미혼 여성)’에 출연하기 위해 2010년 1월 사표를 냈다. 페이스북 비상장 주식도 포기했다. 페도토스키 씨는 회사를 떠나던 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게 최고인 것을 하기 위해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사랑이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TV쇼에서 만났던 약혼자 로베르토 마르티네즈 씨와 지난해 11월 결별했다. 사랑도 얻지 못한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지난해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민주화 혁명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집트 대통령 선거가 이틀(2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부동층으로 남아있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명의 후보 중 선두그룹으로 꼽히는 5명은 구체제 인사와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다. AP통신은 “혁명 주도 세력과 세속주의자, 좌파세력이 마땅한 후보를 내놓지 못함에 따라 국민들이 무바라크 체제 전 요직 인사들을 선택할지가 선거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14일) 여론조사에서 40.8%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암르 무사(76)는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무바라크 체제에서 주유엔 이집트대사와 이집트 외교장관, 아랍연맹 사무총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무사는 가장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바라크 정권 출신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지난해 아랍연맹 사무총장 재직 당시 민주화 혁명이 일어나자 공개 지지해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무사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25년간 무슬림형제단에 몸담으면서 무바라크 체제에 저항해 온 민주화 운동가 출신의 압델 모네임 아불포투 (61)다. 온건 이슬람주의자인 그는 서민층에서 인기가 높다. 무슬림형제단의 공식 후보인 무함마드 무르시 자유정의당(FJP) 대표(61)와 무슬림형제단의 지지표를 나눠 가져야 하는 것이 약점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무사와 아불포투의 2파전을 뒤흔들 ‘다크호스’로 무바라크 체제 마지막 총리를 지낸 아흐메드 샤피크(71)를 꼽고 있다. 공군 지휘관 출신으로 2월 2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의 배후로 지목되는 그는 군부와 산업계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샤피크는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 모델로 꼽으며 공개적으로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옹호해왔다. 샤피크는 1차 투표는 19.9%의 지지율로 무사에게 더블스코어로 뒤지지만 결선투표에서는 접전이거나 오히려 이기는 것으로 조사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는 전과 경력이 문제가 돼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무슬림형제단의 알 샤테르 대신 출마한 무르시와 1952년 이집트 혁명을 일으켰던 가말 압델 나세르 전 대통령이 주창한 아랍민족주의를 추종하는 나세르주의자인 함딘 사바히 존엄당 대표(58)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미국 주식회사(Corporate America)’를 이끄는 금융과 정보기술(IT) 업종의 두 스타 최고경영자(CEO)의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미국 언론이 연일 포화를 쏟아 붓고 있다. 한 명은 금융회사 모럴해저드의 전형으로 불리는 무모한 파생상품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봤고, 다른 한 명은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허위 학력 기재’로 물러났다. 미국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기업과 금융회사의 병폐를 수술하기 위해 4년 가까운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이번 사태의 파장은 심상찮아 보인다. 》 ■ 야후 톰슨, 학력위조 들통… 취임 4개월 만에 퇴진야후 최고경영자(CEO) 스콧 톰슨(사진)이 학력위조 의혹으로 취임 4개월 만에 사임했다. 13일 야후는 톰슨 CEO의 사직을 발표하고 글로벌 언론담당책임자인 로스 레빈슨이 대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임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은 학력 위조 의혹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학력 위조 의혹은 야후 지분의 5.8%를 보유한 주요 기관투자가인 서드포인트가 이달 초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톰슨이 스톤힐대에서 컴퓨터공학과 회계학 학사학위를 받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회계학 학위만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이로써 야후는 8개월 만에 CEO를 4번이나 교체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0%의 수익 감소를 겪은 야후는 지난해 9월 캐럴 바츠 전 CEO를 해고한 뒤 팀 모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임시 CEO로 임명하고 1월 톰슨에게 바통을 넘겼다. 당시 구글에 밀려 고심하던 야후는 이베이 자회사이자 결제서비스업체인 페이팔의 대표인 톰슨을 야심 차게 영입했다. 하지만 그는 뜻밖의 학력위조 스캔들로 ‘야후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난달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 2000명을 해고하고 50여 개의 서비스를 정리하기로 한 톰슨의 야심 찬 개혁 작업은 결국 물 건너갈 위기에 놓인 것. 업계에서는 학력 위조 의혹을 바로 시인하지 않고 거짓 해명으로 회피하려 했던 톰슨의 대응 방식도 사임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톰슨이 사임 직전 이사회와 몇몇 동료에게 “이사회가 학력위조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 며칠 전 갑상샘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난 것일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톰슨이 현재 암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 JP모건 다이먼, 23억달러 파생상품 손실로 낙마 위기미국 최대 상업은행 JP모건체이스를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뛰어난 위험관리 능력으로 JP모건이 금융위기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해 월가에서 ‘가장 미움을 덜 받은 금융 CEO’라고까지 불렸던 사람. 그런 CEO가 파생상품 투자로 하루아침에 23억 달러(약 2조6400억 원)가 날아가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나자 시장의 충격은 더 크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그가 명성을 쌓는 데에는 30년이 걸렸지만 잃는 데에는 45분으로 충분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재무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최근 은행의 파생상품 투자를 규제하는 금융개혁법안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금융개혁의 당사자가 됐다. 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전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일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꼼꼼하기로 유명한 그가 이번 일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맡고 있는 뉴욕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이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JP모건은 14일 파생금융상품 투자 손실 책임을 지고 이나 드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사임하고 후임으로 매트 제임스 글로벌 채권책임자가 정해졌다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여제(女帝)의 위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6일에 이어 1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했다. 특히 이번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선거는 미니 총선으로 불린 선거여서 더 굴욕적이다. 독일 최대의 주로 유권자가 1320만 명(인구 1800만 명)에 이르는 이곳은 내년 총선의 표심을 엿볼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았다. 뒤셀도르프가 주도인 이곳은 독일 최대의 산업기반을 가진 ‘제조업 독일’의 상징이어서 패배의 충격도 더 크다.메르켈 총리의 기민당 득표율은 2010년 선거 때 34.6%였지만 이번에는 26.3%로 추락했다. 기민당 사상 최저 득표율이다. 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나쁠 줄은 몰랐다. 메르켈 총리는 선거 참패에 대해 “쓰리고 고통스러운 패배”라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면서도 “이번 선거가 나에 대한 투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독일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메르켈 총리의 긴축정책과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에 대한 독일의 지원 방식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반면 사민당은 지난번 선거보다 4.6%포인트 오른 39.1%의 지지를 얻었다.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도 11.3%를 득표했다. 두 당은 과반으로 무난히 연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군소 정당에 대한 지지도 상승했다. 기민당의 연방정부 파트너인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FDF)은 8.6%를 얻었다. 이번 기민당의 패배는 메르켈 총리의 긴축정책의 패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민당의 여성 정치인 아이콘으로 부상한 하넬로레 크라프트 주 총리는 “우리는 주민의 목소리를 중심에 놓았다”고 말했다. 크라프트 주 총리는 주 정부 지출을 늘려 복지 혜택과 경기 부양에 힘썼고, 그 결과 재정적자가 늘어나긴 했지만 높은 지지를 얻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 세력들이 ‘종교적 징집 면제 인정’ 논란으로 내분을 일으키면서 이스라엘 정치권이 ‘문화적 내전’에 빠져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보수 리쿠드당과 연정 파트너를 맺은 정당들은 최근 ‘정통파 유대교(하레딤) 신학생 병역특례법’을 둘러싸고 격렬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전했다. 강경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제3당 베이테누당이 하레딤 청년 신학생들에 대한 징집면제 특례법 폐기를 주장하자 연정의 다른 한 축인 제4당 샤스당이 반발하고 나선 것. 이로 인해 이스라엘 연정은 하레딤 문제로 붕괴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8일 의회해산안 통과 직전 야당인 제2당 카디마당과 손을 잡으면서 간신히 파국을 막았다. 갈등이 불거진 것은 이스라엘 최고법원이 2월에 평등권 위배를 이유로 특례법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부터. 18세 이상 이스라엘 남녀는 모두 의무적으로 군에 입대하지만, 하레딤 청년 신학생들은 군 복무를 면제받는다. 2002년 7월 통과된 법에 의해 신학생들은 총을 메는 대신 정부보조금 명목의 연금을 지원받으면서 종교 연구로 대체 복무를 해왔다. 혜택 대상은 2010년 한 해에만 6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특혜에 대해 세속주의 정당은 물론이고 일반 국민도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보아즈 놀 씨(34)는 “성인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한다는 건 기본가치”라며 “이스라엘 국민은 명백한 차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잇따른 경제난을 겪으면서 일을 하지 않는 하레딤의 경제 무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총인구(780만 명)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하는 하레딤은 예시바라는 교육기관에서 랍비로부터 유대교 경전인 토라와 탈무드를 평생 배우고 연구한다. 생활비 대부분은 국가에서 주는 연금에 의존한다. 낙하산 부대 출신인 네타냐후 총리는 “비행기에서 뛰어내리는 낙하산 부대원의 등에 무거운 짐이 있으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하레딤이 국가경제의 부담이라고 비유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카디마당의 샤울 모파즈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징집 문제에 공정한 해결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별다른 접점을 찾기 어려워 특례법 존폐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03년 미국의 이라크전쟁이 내부 토의를 거치지 않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사진)의 단독 결정이었다고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22일 출판될 회고록 ‘나에게 통한 방법들: 인생과 리더십’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NSC)와 상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미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이는 부시 전 대통령이 2010년 출간한 회고록 ‘결정의 순간들’에서 “나는 폭력을 원치 않아 이라크 침공에 반대 의견을 냈다”며 “(전쟁은) 오랜 고민 끝에 마지못해 지지한 사안이었다”고 언급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지 테닛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2007년 펴낸 회고록에서 “이라크전쟁에 대해 한 번도 정부 차원에서 진지하고 의미 있는 토론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파월 전 장관과 비슷한 증언을 내놓은 적이 있어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파월 전 장관은 이후 거짓으로 드러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험에 대한 2003년 2월 유엔 연설에 대해 “연설 당시에 대통령은 이미 ‘전쟁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외교와 국가안보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최고 자문기구인 NSC가 연설 전 소집된 적도 없었고 이후에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떠난 한국이지만 한순간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식 키우느라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그늘진 곳을 위해 시간과 건강을 바치며 살고 싶습니다.” 7일 연방 상원의 정식 인준에 따라 미국 한인으로는 세 번째로 종신직 연방판사(일리노이 북부지원 판사)가 된 시카고 변호사 출신 존 Z 리(한국명 이지훈·44) 씨를 키운 아버지 이선구 씨(72)와 어머니 이화자 씨(68)는 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리 판사의 뒤에는 독일에서 광원과 간호사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 와 자식들을 키운 부부의 삶이 있었다. 아버지 이 씨는 1965년 경제적 형편 때문에 독일로 가 아켄 광산에서 일하던 중 프랑크푸르트로 파견된 파독 간호사 1기인 이 씨와 만나 결혼했다. 1968년 첫아들 리 판사를 얻었지만 대전에 있는 외가에 아들을 맡겨야 할 만큼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부부는 각자 계약기간이 끝난 후 귀국 대신 1970년 미국 이민행을 결심했다. 리 판사는 두 살이었다. 미국 이민 후 부부 모두 공장과 병원에서 일하느라 리 판사는 집에 혼자 남겨지는 일이 많았으나 초등학교 때부터 1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 이 씨는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타이레놀을 주머니에 넣어서라도 학교에 보냈다.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 씨는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 ‘미국에 인종차별이 없다고 하지만 분명히 있다. 같은 조건이라면 백인이 선택된다. 남들의 두 배 이상 노력하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고 가르쳤다”며 “우리는 어렵게 살았지만 아이들만은 미국 사회에서 리더의 삶을 살기 바랐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7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이 수여하는 ‘탁월한 국제 지도자상(the Distinguished International Leadership award)’을 수상했다.}
6일 치러진 총선에서 어느 당도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한 그리스에서 제1당마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2차 총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극화된 분위기 속에서 그리스는 2차 총선을 향해 가고 있다”며 “시기는 다음 달 17일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지인 엘레프테로스 타이포스도 “모든 것이 6월 새로운 총선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전했다. 6일 치러진 총선 결과 우파인 신민주당은 108석을 차지해 1당이 됐지만 전체 의석(300석)의 과반수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신민주당과 함께 연정을 구성해왔던 여당인 사회당도 41석을 얻는 데 그쳐 두 당의 의석을 합치더라도 역시 과반에는 1석이 부족하다. 신민주당은 그리스독립당, 공산당, 극우주의 세력인 황금새벽당 등에도 연정 참여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연정 구성권한은 제2당인 시리자당(52석)으로 넘어갔다. 그리스 헌법에 따르면 정당들이 17일까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약 3주 안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신민주당과 사회당은 총선 전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머물고 긴축재정을 완수해 구제금융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는 “유로존에는 체류하겠지만 구제금융 조건은 수정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창당 10년 만에 제2당으로 부상한 시리자당은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에 채권 상환을 잠정 중단하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자”고 거듭 요구했다. 시리자당이 정부 구성권을 넘겨받았지만 연정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AFP통신 등은 전망했다. 그리스 좌파가 수십 년간 노선 차이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26석을 차지한 공산당은 이미 시리자당의 범좌파 연정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추방을 내세운 신나치 계열의 황금새벽당(21석)은 시리자당과 이념이 극명히 대립하고 있어 연정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 텍사스 주 러벅 시에서 성업 중인 ‘누드 가사 도우미 서비스’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월 문을 연 ‘러벅 판타지 가정부 서비스’로 전화를 걸면 미모의 가사도우미들이 찾아와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고객들은 ‘란제리 착용, 토플리스(상반신 누드), 완전 누드’ 3가지 중 하나를 택해 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다. 비용은 시간당 각각 75달러(8만5000원), 125달러(14만1000원), 170달러(19만2000원)로 비싼 편이다. 사장인 멜리사 보렛 씨(26·여)는 “집안 청소도 하고 스트립쇼를 구경하는 두 가지 이득이 있다. 그에 비하면 비용이 저렴하다”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보렛 사장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우미를 바라보는 것 외에는 신체 접촉을 일절 불허하기 때문에 ‘성 산업’이 아니다”라면서 “도우미와 함께 보안 직원도 파견해 신체 접촉이 이뤄지는지 감시한다”고 강조했다. 세 살짜리 딸을 둔 싱글맘이라고 밝힌 보렛 사장은 생계를 위해 스트립쇼 클럽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올해 초 생활정보 사이트 ‘크레이그 리스트’에 ‘벗고 청소해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내면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보렛 사장은 “첫날에만 웨이트리스로 버는 돈의 10배인 500달러를 버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전했다. 누드 도우미를 쓰는 주 고객층은 기업체 사장처럼 돈이 많거나 응급구조원처럼 시간이 부족해 집안일을 하기 힘든 사람, 공부하느라 방 치울 시간이 없는 공대 학생들로 알려졌다. 이 업체에는 여성 누드 도우미 4명과 함께 싱글맘들을 위해 정원 손질이나 기계 수리 등을 해주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 누드 도우미 4명도 일하고 있다. 경찰은 단속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러벅 시 경찰 관계자는 “신체 접촉이 이뤄지지 않으면 단속할 근거가 없는 데다 경찰들이 일일이 청소가 이뤄지는 장소를 지켜보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인도 북부 라자스탄 주에 사는 락스미 사르가라 양(18·사진)은 태어난 지 1년 만에 법적으로 혼인신고가 된 유부녀였다. 말을 배우고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유부녀가 된 것이다. 사르가라 양의 부모는 17년 전 딸을 결혼시키면서 딸이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만 데리고 살다가 성인이 되면 시집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시집에 보내지기 수일 전 자신이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사르가라 양은 부모에게 결혼을 무효로 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법원에 호소한 결과 25일 결혼 취소판결을 받아냈다. 인도에서 조혼이 취소된 역사적인 첫 사례다.BBC와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세계 여권운동가들이 사르가라 양의 성공이 인도에 만연한 18세 미만 여성 조혼 폐지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지난해 유니세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내 여성 조혼율은 44.5%로 네팔(51.4%)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인도에는 아동결혼금지법이 제정돼 있어 조혼을 시키다 발각될 경우 10만 루피(약 2400만 원)의 벌금형과 징역 2년형이라는 중형에 처해지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온 마을이 나서서 어린 신부를 화려하게 단장시키고 식을 꾸미는 등 조혼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조혼을 신고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적발 건수도 적은 편이다. 인도의 조혼에는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 결혼 지참금을 받을 수 있고 부양 책임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목적 때문에 빈곤층이나 지방에 만연한다. 오랜 전통이라 당장 바꾸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손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인도의 한 할아버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조상 대대로 해오던 풍습인데 정부가 도대체 왜 막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격분했다. 심지어 22일 라자스탄 주에서는 주민들이 40쌍의 조혼식을 막으려는 정부 관리들을 공격해 관리 12명이 부상했다.유니세프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8세 미만 여성 1000만 명이 결혼한다. 국제여성연구센터(ICRW)는 조혼 여성들이 18세 이후 결혼한 여성들보다 2배가량 더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6세에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둔 루크하마니 씨(26·여·인도)는 “결혼을 좀 더 늦게 했다면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배웠을 것이며, 지금처럼 땡볕에 벼를 베고 밭을 일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9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권운동가인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81)는 “수백만 소녀들의 권리와 존엄성을 강탈하는 인습은 사라져야 한다”며 ‘어린 신부 금지 이니셔티브’를 제창하고 나섰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평균 60∼70%의 조혼율을 보이며 아랍권에도 일부 남아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법무부는 곧 결혼 최저 연령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지난주 발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휴전안이 발효된 이후에도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에서 정부군이 유엔 감시단을 만난 인권운동가들을 즉결 처형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 본부를 둔 시리아 인권관측소는 “정부군이 분쟁지역인 하마를 방문한 유엔 감시단을 만나고 돌아오던 인권운동가 9명을 경기관총으로 처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하루에만 하마에서 31명이 숨지는 등 시리아 전역에서 6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코피 아난 유엔 아랍연맹(AL) 특사가 제시한 휴전안이 채택된 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12일부터 공식적으로 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각지에서 국지전이 발생하고 사상자가 꾸준히 나오면서 정부군이 휴전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시리아에 파견된 휴전 이행 감시단은 총 11명으로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아난 특사 측 대변인은 “시리아 정권은 휴전안을 이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인공위성 사진 등 믿을 만한 정보에 따르면 아직도 ‘완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감시단이 반군 거점도시인 홈스나 하마를 방문하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감시단이 떠난 직후 정부군의 포격이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감시단과 대화를 나누거나 접촉한 시리아인들은 정부군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 여성은 지나가는 감시단을 향해 “우리는 지금 도살당하고 있다. 태워지고 찢어지고 있다. 당신들이 진정한 감시단이라면 우리를 살려달라”며 울부짖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감시단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서북부 지역인 이들리브는 감시단에 대한 풍자와 냉소로 가득 차 있다고 24일 전했다. 감시단원을 흉내 내 푸른색 베레모와 선글라스를 쓴 학생들이 시각장애인처럼 지팡이로 땅을 두드리며 걷는 모습으로 감시단을 비꼬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흉내를 내던 한 학생은 알자지라TV와의 인터뷰에서 “이 땅에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1일 감시단 규모를 30명에서 300명으로 증원하는 결의안 2043호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해 2월부터 14개월간 계속된 시리아 유혈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9000명(유엔 추산)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영화 ‘러브스토리’의 남자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라이언 오닐(71·사진)이 전립샘암 2기 진단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피플지 최신호에 따르면 오닐은 인터뷰에서 “주치의가 완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알려줬고 병세가 호전되리라 믿는다”며 “가족과 친지들의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닐이 암 진단을 받은 것은 오랜 연인이었던 배우 파라 포셋이 200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3년 만이다. 1979년부터 연인이었던 둘 사이에는 아들이 있지만 포셋이 결혼에 동의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1990년대 후반 한때 결별했지만 2001년 오닐이 골수성 백혈병에 걸리면서 재결합했고, 오닐은 포셋의 간호 덕분에 백혈병을 이겨냈다. 그 이후 포셋이 2006년 항문암 진단을 받으면서 둘의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는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