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리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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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나리 기자입니다.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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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4~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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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이 책의 발끝을 잘랐나

    출판계 사재기 감시기구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소설가 겸 수필가 남인숙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자음과모음)에 대해 ‘사재기 의심’ 결정을 내렸다. 센터가 서점들로부터 구매 기록을 받아 살펴본 결과 여러 사람이 일정 기간 반복적으로 이 책을 구매해 동일 주소지에서 받아본 것이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출간된 이 책은 주요 서점의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었다. 출판사는 “사재기는 없었다”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곧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예정이다. 윤철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장은 “사재기를 부인한 출판사에 과태료를 부과한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도서 사재기는 출판사가 자신의 책을 다량으로 구입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림으로써 판매를 촉진하는 것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따라 과태료 최고 1000만 원이 부과되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재발하는 출판계의 고질병이기도 하다.○ ‘키 작으면’ 사재기했던 책?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2008년 9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8건의 사재기 의심 사례를 적발했고 이 중 5건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지난달 과태료 상한선이 1000만 원으로 인상되기 전에는 300만 원이 최고액이었다. 한 출판사 대표는 “일단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면 최소 1만 부가 나가도 순이익이 2000만 원가량 되니 과태료는 ‘껌값’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본보는 출판사 대표, 영업부장들로부터 사재기 실태를 들어봤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이 대형 서점을 돌며 책을 한 권씩 구입하는 ‘방문 사재기’의 경우 한 사람이 딱 한 권만 산다. 서점들이 사재기를 막기 위해 한 명이 여러 권을 사도 판매 집계에는 한 권만 적용하기 때문이다. 출판사는 이렇게 사온 책들을 서점의 비표(도장)를 지워 다시 출고한다. 특수 약물을 써서 지우기도 하고 얼룩이 남으면 절삭기를 이용해 2∼3mm씩 잘라내기도 한다. 한 출판사 대표는 “서점에서 동일한 책들 가운데 살짝 ‘키가 작은’ 책은 사재기 후 다시 출고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 독서카페 서평 이벤트도 이용일부 인터넷 ‘독서카페’나 ‘서평카페’에서 열리는 서평 이벤트도 이용한다. 누리꾼들이 책을 산 뒤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출판사가 책값을 입금한다. 회원은 공짜 책을 얻고, 출판사는 매출을 올리면서 독자 서평까지 챙긴다. 이들을 연결해준 독서 카페 운영자들이 출판사로부터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 사인회도 마찬가지다. 독자 외에도 서점 직원들이 사인을 받는데 이는 출판사가 해당 서점에서 구매한 책들이다. 단속과 엄포에도 불구하고 왜 사재기가 근절되지 않을까. 한 출판사 관계자는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이유로 꼽았다. 정가 1만 원짜리 책을 사재기할 때 인터넷 서점을 통해 구입하면 10% 할인을 받아 9000원에 살 수 있고, 책은 다시 6000원을 받고 재출고할 수 있다. 결국 3000원만 쓰면 1만 원짜리 책 한 권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한 대형 서점 관계자는 “1분 단위로 판매량의 이상 증가를 살피는 등 여러 사재기 방지책을 내놓았지만 지능적으로 변하는 사재기를 미리 차단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 201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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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국주의 상징 욱일승천기 국내 日만화서 버젓이 펄럭

    미국 뉴욕 뉴저지 주 한인 등이 23일 일본의 욱일승천기에 대해 ‘일본 전범기 퇴출을 위한 시민모임’을 결성한 가운데, 국내에 번역돼 소개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욱일승천기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한국에서 유통되는 일본 번역물 가운데 욱일승천기가 나오는 만화 장르는 다양하다. 특히 일본 우익세력을 대표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만화가들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가와구치 가이지 작가의 군사물인 ‘침묵의 함대’(서울문화사)가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의 핵잠수함인 ‘야마토’를 둘러싼 정치 군사 사회 문제를 다룬 이 만화에는 곳곳에서 욱일승천기가 등장한다. 지난해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후지타 요이치 감독의 군사물 애니메이션 ‘은혼’도 마찬가지다.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에도 욱일승천기가 나온다. 군대를 배경으로 한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서는 욱일승천기가 프로그램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부터 등장하며, ‘원피스’ ‘짱구는 못 말려’와 같은 케이블 TV 애니메이션에도 변형된 욱일승천기가 나온다. 일본 작가들이 만화 표현 중 하나인 ‘집중선’을 그리면서 욱일승천기에 대한 논란을 교묘히 피해간다는 의견도 있다. 집중선은 만화 속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중요한 선언이나 다짐을 할 때, 혹은 자랑스럽거나 긍지에 차 있는 상황에서 배경에 빨간 선으로 그려진다. 이 같은 변형된 모양까지 넓은 의미의 욱일승천기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박석환 만화평론가(39)는 “만화에 전범기인 욱일승천기가 등장하는 것은 문제 삼아야 한다. 국가적 정체성이나 자부심을 드러낼 때 변형된 욱일승천기가 나오는데 단순한 만화적 표현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작품도 있다”고 말했다. 욱일승천기는 일본 국기에 그려진 빨간색 동그라미(붉은 태양) 주위에 퍼져나가는 붉은 햇살(旭光)을 그린 깃발로, 메이지 유신 이후 구 일본 제국 시대에 사용한 일본군의 군기다. 1870년 16줄기의 햇살이 그려진 욱일승천기가 일본제국 육군기로 지정됐으며 이와 유사한 기가 1889년 일본 제국 해군 군함기로도 지정되면서 일본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되자 과거 독일의 나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 모양의 하켄크로이츠처럼 사용이 금지됐지만, 자위 목적으로 창설된 해상자위대가 다시 군기로 제정하면서 부활했다.23일 결성된 ‘일본 전범기 퇴출을 위한 시민모임’은 “독일은 전후 하켄크로이츠를 퇴출시켰는데 일본은 전범기를 오히려 자위대의 깃발로 채택했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일본 선수들의 욱일승천기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피해를 겪은 아시아 국가들에 욱일승천기 퇴출 운동에 동참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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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도전과 탐색을 쌓아올린 건축가 40인의 공든탑

    대학시절 ‘건축학개론’ 수업에서 만난 첫사랑의 집을 지어주고(영화 ‘건축학개론’), 아내와의 별거를 꿈꾸며 강원 평창올림픽 건축프로젝트에 목숨 걸고(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불혹의 나이에도 완벽한 신체 비율과 외모를 자랑하는 건축사무소 대표(드라마 ‘신사의 품격’). ‘밤샘작업, 1인 사무실의 영세함, 용역비 감소에 따른 경영난 등 건축사의 실상을 완벽히 무시한 미화’라는 지적도 있지만, 올 상반기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가장 주목받은 직업은 건축가였다. 이 책은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건축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건축 입문서로 읽기 적당하다. ‘르네상스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탈리아 필리포 브루넬레스키를 시작으로 주철 건축의 기본을 만든 미국의 제임스 보가더스, 독특하고 창의적인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 건축에 미학을 입힌 스위스 르코르뷔지에, 전후 일본을 복구하면서 일본 모더니즘을 열었던 단게 겐조 등 유명 건축가 40명의 삶과 건축세계를 설계도와 작품 사진을 곁들여 소개했다. 전 세계 건축역사 전문가 36명이 쓴 글을 영국의 건축역사·비평가 케네스 파월이 엮었다. “역사상 위대한 건축가들은 대개는 박식가였다”는 엮은이의 말처럼 금세공인과 조각가 수업을 받았던 브루넬레스키는 건축뿐 아니라 선박 건조에도 풍부한 지식을 지니고 있었다. 수학자 출신의 영국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은 기하학 전문지식을 이용해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당을 지었다. ‘시대를 앞서갈 것, 새로운 재료와 기술에 대한 도전과 탐색을 멈추지 말 것.’ 책이 강조하는 ‘빌더(builder)’의 역할이자 존재이유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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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SNS 장악하는 자 정치를 지배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의 30년 철권통치를 무너뜨리기도, 지지 기반이 확실치 않던 버락 오바마 후보를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도 한다. 새롭게 변화하는 정보화 정치 시대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은 악성 댓글과 정보의 신뢰성 부족 등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가 주요 선거와 정책의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는 미국 시러큐스대 정치학 박사로 IT와 정치, 정보화시대 민주적 거버넌스 등을 연구하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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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강연기획사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

    스물여덟 살 청년은 겁이 없었다.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졸업과 동시에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취업, 경영학석사(MBA)를 준비하던 청년은 누가 봐도 ‘엄친아’였다. 인생의 전환점은 친구 5명과의 술자리에서 던진 농담이었다. “재미있으면서 의미 있는, 그런 건 왜 없지? 우리가 한 번 해볼까?” 국내 최초의 강연기획 문화기업 마이크임팩트의 한동헌 대표(30)는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강연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2009년 3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다니며 재미삼아 기획한 강연콘서트 ‘청춘, 냉정과 열정사이’의 5000석 표가 순식간에 매진되자 그 길로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2010년 1월 창업 후 KBS2 ‘남자의 자격’의 강연편 ‘청춘에게 고함’, 청춘을 대상으로 한 강연콘서트 ‘열정락서’, 청춘들을 위한 축제 ‘청춘페스티벌’ 등 히트작을 잇달아 내놓았다. 창업 2년 반 만에 직원이 50명으로 불어났는데 평균 연령이 27세다. 최근 그가 내놓은 ‘청춘 고민상담소’(엘도라도)는 ‘두려움’ ‘스펙’ ‘조바심’ ‘한계’ 등 청춘이 버려야 할 10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한 강연을 엮은 책이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 마이크임팩트의 복합문화공간인 엠스퀘어에서 만난 그는 “‘강연’하면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편견을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선배나 어른들로부터 조언이나 이야기 듣는 걸 좋아했는데 그런 것도 넓은 의미의 강연입니다. 대학생 때 학과에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학생들이 듣지 않고 도망가려 한 적이 있어요. 기획 연사 강연 구성 이런 것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기대를 품게 하는 강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문화콘텐츠로서 강연이 갖는 힘은 무얼까요. “잘 읽은 책 1권보다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강연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요. 강연은 사람이 직접 말하는 것을 보고 듣고 진정성을 체감하고 ‘아우라’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죠. 인간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존재예요. 고대 그리스에 광장이 생겨난 것도 그렇죠. 역설적으로 현대사회는 사람들끼리 더 많이 연결돼 있음에도 그런 의견을 나눌 장이 부족합니다. 맘껏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의 답에 확신을 갖는 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청춘’이라는 콘텐츠가 앞으로 식상해질 수도 있을 텐데요. “제가 젊으니 청춘이 가장 크게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지고 있어요. 서른에 접어든 여성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원더우먼’ 강연, ‘지적 된장남’들을 위한 강연파티 ‘메디치’, ‘중년 고민 상담소’ 등으로 강의 소재를 넓혀가고 있어요.” 강연기획가로서 한 대표의 자산은 3000명이 넘는 명사 네트워크다. 총 300회가량의 강연에 1300명이 넘는 명사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석했다. 한 달에 100건씩 연 1000건이 넘는 강연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연사뿐 아니라 ‘3차 산업혁명’ 저자 제러미 리프킨,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등 외국 학자들의 내한강연도 성사시켰다. 올해 안으로 기 소르망 프랑스 파리국립대 교수, 아시아 여성 최초의 하버드로스쿨 종신교수인 석지영 씨도 초청할 예정이다. 강연기획으로 시작한 기업은 강연 전문 에이전시, 교양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카데미스쿨, 복합문화공간 운영 등으로 업무영역이 날로 커가고 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분이 와서 ‘고맙다. 좋은 일 한다’는 말씀을 하시면 뿌듯하더라고요. 저희 강연을 듣고 바뀌는 분들이 하나둘 모인다면 그게 곧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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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에 ‘책 보는 법’ 연재 중인 강창래 작가 “좋은 책? 좋아하는 책 읽으세요”

    책을 고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잘 차려놓은 밥상’ 앞에 앉는 것. 이른바 ‘올해의 책’ ‘○○대 권장도서 100선’ ‘꼭 읽어야 할 고전시리즈’ 등은 목록만 살펴봐도 유식해지는 느낌이다. 문제는 재미와 소화능력. 다종다양한 ‘좋은 책(혹은 좋다고들 하는 책)’이 반드시 흥미롭게 읽히거나 충실히 이해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북 칼럼니스트 강창래 작가(53)는 둘 사이의 간극을 날카롭게 지적해왔다. 16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나를 위한 책, 내가 좋아하는 책을 선택하는 것으로 책을 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는 1일부터 페이스북에서 ‘강창래의 책이야기: 책을 보는 10가지 관점’을 연재하고 있다. 그는 “책의 홍수시대에 ‘읽기 전에 고르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책에 대한 고정관념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연재 동기를 밝혔다. 연재 첫 순서로 선보인 ‘포르노 소설이 프랑스 대혁명을 일으켰다고?’는 프랑스 민중이 계몽주의자들의 위대한 저작물보다 비슷한 시기에 쓴 ‘그들의 포르노그래피’를 읽었으며 이것이 곧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의 단초가 됐다는 내용. 대표적인 예가 1761년 장 자크 루소가 쓴 연애소설 ‘신(新)엘로이즈’다. 독자들이 귀족과 평민, 계급이 다른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을 통해 사회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했다는 설명이다. “1년 뒤 출간된 사회계약론은 혁명 이전에 베스트셀러였지만 읽은 사람이 주로 지식층이고 많이 잡아야 100명 정도였습니다. ‘신엘로이즈’는 115쇄를 찍었고 출판업자들이 책을 못 대 시간당 대여료를 받고 빌려줄 정도였어요. 대부분의 사람이 ‘북 콘서트’처럼 낭독 형식으로 독서를 즐겼다는 걸 감안하면 영향력이 어마어마했던 셈이죠.” 2부에선 ‘아무도 읽지 않은 책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다’, 3부에선 ‘시대의 지배구조와 타협하며 살아남은 고전들’을 다룰 예정이다. 그는 “고전이 지배계층에 적응하지 않았다면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권위자나 전문가들이 좋다고 해서 의심 없이 넘어가선 안 된다. 전공자에게나 고전이지 모두에게 고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권장도서, 필독도서 목록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런 도서 목록은 죄책감만 심어줍니다. ‘100권 읽기’ 같은 독서운동이 활발했던 1990년대에 자란 세대들이 외려 책과 멀어진 이유는 텍스트에 대한 달콤한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강요하지 마세요. 책은 종착점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정류장 같은 겁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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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천만화대상 송동근 씨 “연도-사건 중심 역사만화 틀 깨고 싶었어요”

    올해 ‘2012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의 부천만화대상 시상 결과는 이례적이라고 평가됐다. 송동근 만화가(42)의 학습만화 ‘피터 히스토리아’(부제: 불멸의 소년과 떠나는 역사 시간여행)가 인기 웹툰 등을 제치고 수상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학습만화가 대상을 수상한 것은 상 제정 이래 8년 만에 처음이다. 축제 개막식이 열린 15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난 송 작가는 “생각지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면서 “새로운 학습만화의 지평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피터 히스토리아’는 약 5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에서 태어난 13세 소년 페테루가 영생을 얻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인류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겪어 나간다는 내용을 그렸다. 페테루는 지역에 따라 표트르, 베드로, 피터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등장한다. 주인공이 이솝과 함께 팔려 가는 그리스 노예가 되는가 하면 예수의 제자가 되는 등 역사적 인물들과 호흡한다는 점에서 “학습만화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 작품”이라는 평을 들었다. 어린이 교양월간 ‘고래가 그랬어’에 2007년 초부터 2009년 1월까지 약 2년 간 연재된 뒤 지난해 2권짜리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송 작가는 대구 계명대 사학과를 2년 만에 중퇴하고 1993년 상경한 뒤 만화가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 낮에는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밤에 만화를 배웠다. 2000년 웹진 이코믹스에서 ‘만화왕’으로 데뷔해 몽상만화 ‘지문사냥꾼’, 경제만화 ‘펠릭스는 돈을 사랑해’ 등에 참여했다. “발생연도에 집착하고 누가 어떤 사건을 터뜨렸는가에만 주목하는 역사만화를 답습하고 싶지 않습니다.” 송 작가는 “암기식 역사 교육 영향으로 정보 나열에만 충실한 것이 기존 역사만화들의 맹점”이라며 “기존 학습만화들의 형식은 교과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조선사에 눈을 돌렸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나약한 국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조선은 찬란한 역사를 지닌 나라입니다. 그 훌륭했던 부분들이 가려지고 있는 게 안타까워요.” 그는 역사만화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지나가는 한 컷에도 당시 의복, 음식, 언어습관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책을 쌓아 두고 공부 중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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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시리아 사태 뒷얘기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지난해 초 ‘아랍의 봄’으로 장기 독재정권이 물러난 국가들이다. 일부 과도기적 혼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도 있지만 대체로 민주화 수순을 잘 밟아가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반면 시리아는 혁명이 발생한 지 17개월이 지났지만 권력을 부자세습한 아사드 정권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시민 학살과 시위대 탄압으로 사망자 수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추산 2만 명을 넘어섰다. 시리아 사태 속보가 연일 이어지는 와중이라 이 책의 등장은 반갑다. 2006년부터 민주화 혁명을 겪기 직전인 2010년까지 시리아 주재 일본대사를 지낸 저자는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나 시리아 담론과 국제 정세의 분석을 시도했다. 우선 시리아와 인근 아랍국가 간의 관계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언론에도 알려지지 않은 일들을 비교적 상세히 전달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시리아 사태를 꾸준히 보도해온 아랍의 알자지라TV가 현장과 동떨어진 취재원들로부터 증언을 전달받아 현장보고 형식으로 보도했다는 사실이나, 고문 학살의 상징으로 떠올라 반정부 시위의 열기를 고조시켰던 13세 소년 함자 알카티브의 사망 원인은 시신 부검 결과 고문이 아닌 총에 맞은 것으로 판명됐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의도적으로 반정부 단체가 내세우는 사실들을 폄하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저자가 사망자 수나 실제 상황과 관련한 반정부 단체의 발표가 과장이 많다는 생각에 경도된 것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새로운 팩트를 추가했다면 훨씬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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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에펠탑이 그렇게 부러웠나… 영국이 ‘런던 에펠탑’ 올리려던 사연

    19세기 말 영국이 프랑스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질투해 ‘런던 버전 에펠탑 디자인 콘테스트’를 열었다? 1889년 프랑스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이 세운 에펠탑은 명실공히 파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이를 경계한 과거 영국 건축가들이 에펠탑을 능가할 ‘런던 그레이트 타워’ 디자인 공모전에 경쟁적으로 제출한 디자인 고문서가 발견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7일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건설회사 타워는 1896년 런던을 상징할 만한 탑에 대한 디자인 콘테스트를 열었다. 촉망받는 건축디자이너 총 69명이 앞다퉈 제출한 디자인은 대다수가 에펠탑을 모태로 둔 ‘에펠탑 판박이’였다. 이 가운데 1위를 차지한 건축가 스튜어트, 매클래런, 던은 공동작품으로 에펠탑(약 320m)보다 무려 65m가 더 높은 탑을 디자인해 상금 500기니(약 93만 원)를 받았다. 원형이 에펠탑을 모사한 듯한 2등 작품에도 250기니(약 46만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건축가 세 사람의 런던 그레이트 타워는 재정난을 겪으면서 47m짜리 1층만 지은 후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마저 1907년 헐리고 그 자리에는 이번 런던올림픽 축구경기가 열렸던 웸블리 경기장이 세워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은 유럽 최고층 빌딩 ‘샤드’(310m)를 런던브리지 남서부에 지으면서 100여 년 전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샤드는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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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틀린 현실을 우울한 유머로… 오늘 개막 부천국제만화축제서 특별전 최규석 작가

    2003년 아기공룡 둘리의 탄생 스무 돌을 기념해 명예 주민등록증이 발급될 무렵, 만화계 일대에 파란을 일으킨 대학생이 있었다. 만화가 최규석(35)의 상명대 만화과 졸업작품 ‘공룡 둘리’는 확실히 문제작이었다. 초록빛 아기공룡을 추레한 국방색 파충류로 설정한 뒤 프레스에 마법의 손가락까지 잘린 이주노동자로, 허영심 많은 또치는 매춘부로, 희동이는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폭력전과자로 그려놨기 때문이다. 처절한 현실에 섞인 우울한 유머는 데뷔작 ‘공룡 둘리’ 이후로도 계속됐다. 2년 후 자취방 경험을 살려 발표한 ‘습지생태보고서’로 그는 스타 만화가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은 올해 6월 KBS2 ‘드라마스페셜’로도 제작됐다. 제목만 본 사람들은 “요즘 환경 만화책도 내고 좋은 일 하네”라고 엉뚱한 덕담을 건넸지만, 여기서 ‘습지’는 비가 새들어 축축한 반지하 자취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였다. 만화입시생들의 좌충우돌을 담은 ‘울기엔 좀 애매한’으로 지난해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대상을 수상했던 최 작가의 특별전이 15일 개막하는 이 만화축제에서 열린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질끈 묶은 꽁지머리, 짙은 콧수염. 최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난 그는 강렬한 인상만큼 생각도 뚜렷했다. 하지만 그가 그리고 싶어 하는 건 ‘모호하고 애매한 것들’이라고 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건 분노라든가 우애, 사랑 이런 이름이 붙어 있는 통속적이고 전형적인 감정들을 제외한 느낌들, 말로 설명하면 찌질해지고 사소해지는 상황들이에요. 입이 있어 외치지만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제 작품의 단골 소재입니다.” 그는 불편한 진실을 능청스럽게 전달하는 재주가 있다. 군대 행정실 ‘의자’가 전화 줄에 목을 매 자살하는 이야기로 부속물 취급을 받는 군인들의 삶을 풍자한 ‘자살 방조’(2004), 가위바위보로 사회의 모든 규칙을 전하는 이야기가 담긴 우화집 ‘지금은 없는 이야기’(2011)가 대표적이다. 최 작가는 사회 비평집이나 평론서를 많이 읽는다고 했다. 최근엔 진보 논객 6명이 쓴 ‘우파의 불만’(글항아리)을 읽었는데 (다문화사회를 비판하는) 반(反)이주론자들의 담론을 분석한 박권일 씨의 글이 반가웠다고 소개했다. “이전부터 반이주론자들이 진화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는데 이자스민 씨가 국회의원이 되고 (조선족 오원춘의) 수원 여성 살인사건이 터지면서 뒤늦게 이슈가 되더군요. 얼마 전 불거진 컨택터스 사건 같은 용역폭력 문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어요.” 사회 정의에 관심이 많은 그가 만화가로서 그리고 싶은 만화는 재미있는 만화다. “진지한 주제를 재밌게 푸는 건 스토리텔링이 가진 힘이죠. 모든 소통의 생명은 재미입니다. 제 만화가 재미있게 널리 읽혔으면 좋겠어요.”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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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르타주 만화 ‘굿모닝 예루살렘’ 국내 출간한 佛작가 기 들릴

    만화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세 가지 충분조건. 첫째는 빼어나거나 개성적인 그림, 둘째는 매혹적인 스토리, 마지막은 작가의 상상력이다. 하지만 때로 상상력이 거세된 ‘날것 그대로의’ 사실을 담은 만화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수 있다. ‘르포르타주 만화’가 바로 그렇다. 프랑스 만화가 기 들릴(46)은 자타가 공인하는 제3세계 탐방 르포르타주 만화가다. ‘평양’(2003), ‘굿모닝 버마’(2007)에 이어 최근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굿모닝 예루살렘’은 국제구호단체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근무하는 아내를 따라 1년 동안 예루살렘에서 체류했던 경험담을 그린 작품. 세계 최대 출판만화축제인 앙굴렘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올해 최고 작품상인 황금야수상을 수상했다. 들릴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머물렀던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이 만화였다”고 말했다. 그의 만화는 엄숙한 메시지엔 관심이 없다. “그저 재미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는 것이 작품의 목표”라고 한다. 분리장벽 아래서 크로키(단시간에 그리는 스케치)를 하다 폭탄 소리에 놀랐던 경험, 각각 금, 토, 일요일에 문을 닫는 무슬림, 유대인, 기독교인 상점 적응기 등은 외신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이다. 보통 사람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도시에서 체류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터. 들릴은 “나는 새로운 도시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이 즐겁다”며 “폐쇄적인 나라라고 해서 사람들까지 꽉 막혀 있진 않다. 그들은 외지인인 나에게 친절했고 나 역시 그 나름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평양’은 일부에서 북한을 왜곡된 이미지로 그렸다는 비판도 받았다. 들릴은 “평양은 마치 1953년으로 돌아가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전형적인 서구의 시각으로 배우고 자랐기 때문에 내 만화가 100% 객관적일 순 없다”고 이를 수긍했다. 유령도시로 치부하던 외신보도와는 달리 평양은 분주히 오가는 행인들, 도로를 지나다니는 자동차들, 깨끗하게 청소된 거리가 있었다. 그가 더욱 르포르타주 만화작업에 열을 올리게 된 계기다. 최근 북한 김정일의 사망, 미얀마의 부분적 민주화 등 그가 다녀온 나라들이 차례로 큰 변화를 겪었다. 그는 “아웅산 수치가 외국을 방문한다든가 하는 버마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북한은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같은 체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프랑스 만화계는 지난 15년간 ‘아이들을 위한 만화’에서 어른 독자를 위한 만화 제작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에 앞장서는 만화가 중 하나다. “아직도 대다수 유럽인들은 버마나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잘 모릅니다. 어른들이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정보를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만화만을 만들 의무는 없어요.”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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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칼-활 금메달 뒤엔 ‘멘붕’ 막는 책 있었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결국 승리를 거머쥐는 국가대표 ‘멘털 갑(甲)’들은 어떤 책을 읽고 ‘멘붕(멘털 붕괴)’을 막았을까?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로 꼽히는 사격과 양궁에서 금메달 6개를 포함해 9개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선수들의 심리훈련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9일 오후 태릉선수촌의 ‘북카페(도서실)’ 도서 대출대장을 살펴본 결과 레슬링 펜싱 배드민턴 빙상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독서로 마인드컨트롤을 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생각 버리기 연습’ ‘네 안의 적을 길들여라’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등 자기주문형 도서의 대출빈도가 높았다. 바쁘고 고된 훈련시간을 쪼개 틈틈이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 선수가 많았던 것.다독가로 알려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남자 50m 권총 2관왕 진종오(33·KT). 그는 출전을 앞두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다가 KT스포츠단 권사일 단장에게서 건네받은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을 읽으며 내면을 다스렸다.여자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양궁대표팀도 다양한 심리훈련을 거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한양궁협회 반미혜 홍보담당 대리는 “몇 년 전 협회장이 론다 번의 ‘시크릿’을 권장도서로 삼아 모든 선수가 읽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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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문화의 정치와 지역사회의 권력구조: 안동과 안동김씨 外

    문화의 정치와 지역사회의 권력구조: 안동과 안동김씨(김광억 지음·서울대출판문화원)=안동 김씨를 대상으로 한 민족지적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의 지역사회에서 문화가 어떻게 정치적 자원으로 작동하는지를 밝혔다. 3만 원. 부정변증법 강의(테오도르 아도르노 지음·세창출판사)=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를 대표하는 사상가 아도르노가 1965, 66년 겨울학기에 프랑크푸르트대에서 열었던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3만9000원. ○ 문학 미로의 정원(리앙 지음·은행나무)=1970년대 대만의 고도 성장기를 배경으로 남성중심주의 탈피를 비롯한 가치관의 변화, 대만인의 정체성 문제 등을 대만 작가의 시선으로 날카롭게 그렸다. 1만3000원. 네 가지 비밀과 한 가지 거짓말(방현희 지음·자음과모음)=한국인 아버지와 그 집안의 핍박으로부터 일본인 어머니를 잃은 남자 ‘장’은 프랑스, 일본 여자에게 가학적인 섹스를 강요한다. 피학적 사랑의 고통과 희열을 정면으로 다뤘다. 1만3000원. ○ 실용·기타 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배지원 지음·남해의봄날)=열 살짜리 평범한 한국 소녀인 저자가 영국 초등학교에 다니며 작문 숙제로 쓴 동화. 쌍둥이 토끼 로리와 도리의 학교생활 적응기, 재기발랄한 친구들과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1만2500원. 1억원대 집짓기 워너비 하우스(이세정 지음·주택문화사)=월간 ‘전원속의 내집’ 에디터로 10년간 수많은 주택을 답사한 저자가 1억 원대의 한정된 건축비로 30, 40평대의 주택을 지은 사례 17가지를 소개한다. 마당 있는 집을 로망이라 말하지만 정작 주택 자체에 대해 무지한 독자들에게 권한다. 1만5000원. 잠보, 탄자니아(손주형 지음·이담북스)=카메라를 도둑맞고 뺑소니 차주가 오리발을 내밀어도 괜찮다. 세렝게티 초원의 평화로운 동물들에게서 경외심을 느끼고 맨발로 뛰노는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를 보면 탄자니아에 흠뻑 빠지게 되지 않을까. 두 달간의 탄자니아 파견 근무를 다녀온 환경전문가가 기록한 글과 사진집. 1만5000원. 과학은 없다(맹성렬 지음·쌤앤파커스)=미확인비행물체(UFO) 연구자인 저자가 현대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의 진실을 파헤친다. 또 UFO와 미스터리서클, 초능력과 죽음 뒤의 삶이 향후 과학의 경계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검토한다. 1만8000원.}

    •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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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그대는 명동스타일… 울퉁불퉁한 1950, 60년대를 감싸주다

    한반도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곳, 분초를 다투며 달라지는 패션의 공간, 최대 외국인 관광객 방문지, 보행인구 최고 밀집지역…. 명동의 이 같은 모습은 7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명동이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소비 공간이자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왔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근대 여성들을 현대로 끌어오게 한 명동이라는 공간을 분석한다. 여성학자인 저자는 ‘6·25전쟁 이후 1950년대와 1960년대 소비문화를 통해 탄생한 명동은 과연 여성들의 해방구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간다. “‘박씨’하고도 긴 듯한 쟈�을 가진 투피스 스타일이 오바코트를 입은 것보다 한층 경쾌하고 씩씩해 보인다.” 명동의 일류 양장점인 국제 양장사를 운영하던 최경자 씨가 1959년 여성지 ‘여원’ 1월호에 기고한 ‘여성들의 거리패션’ 촌평이다. 이 글을 읽은 당시 독자들이 자신의 뒤태나 옷차림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니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날 패션지나 여성잡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션 분석과 팁의 기원이 1955년 ‘여원’의 패션모드 화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겨울철 돋보이는 눈 화장법’ ‘사무실에서, 데이트 나갈 때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등의 기사들이 이미 1950, 60년대 잡지에 나온다. 전쟁을 겪고 난 지 얼마 안 돼 패션을 논할 만큼 일상을 되찾은 여성들이 놀랍다. 책에 따르면 명동은 여성들이 어울려 돈 쓰고 치장하는 공간만은 아니었다. 여성들은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옷을 디자인하는 양장점, 헤어스타일을 가꾸는 미용실에 들르던 여성들이 재봉과 미용 기술에 시선을 돌렸고, 차례로 노동과 사회 진출에 눈을 뜨게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후 여성들을 지배했던 분위기는 ‘배워야 산다, 배우고 싶다, 일하고 싶다’로 요약된다. 저자는 당시 대중매체가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전쟁 과부들을 포함해 여성들에게 미용 재단 간호 등의 직업을 소개하면서 사회 진출을 장려했던 기사와 사진들을 통해 이 같은 분위기를 세밀히 짚어냈다. 올 초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린 ‘임응식 사진전: 기록의 예술, 예술의 기록’ 속 명동 사진들과 서울역사박물관의 ‘서울 반세기 종합전3: 명동이야기’를 관람한 독자라면 한층 더 반가움을 느낄 만하다. 기존의 명동 관련 전시가 ‘명동백작’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봉구나 시인 박인환 등의 눈을 빌려 명동을 남성 예술인들의 낭만적인 문화공간으로 조명했다면, 이 책은 명동에 ‘여성’이라는 젠더를 투영시켜 명동이 당대 여성들의 소비문화 노동의 장소였음을 밝혀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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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사진에 담은 5일장 풍경

    마수걸이에 성공해 입이 찢어지는 아주머니, 몸집보다 큰 봇짐을 진 짐꾼, 고된 하루를 마치고 선술집에서 목을 축이는 사람들…. “장터에 가면 고향의 냄새와 맛, 소리와 감촉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저자가 198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국의 5일장 82곳을 다니며 기록한 사진집. 사라져가는 장터 문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책을 읽다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시골 장터가 많았던가’ 하고 놀라게 된다. 장이 서는 날과 지역 특산물 등 장터 정보도 꼼꼼히 적었다. 책 발간에 맞추어 서울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는 ‘정영신의 장터’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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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랍서 인기 삼계탕-김치전 소개해줄 출판사 찾습니다”

    드라마 ‘대장금’은 중동 지역의 드라마 한류를 이끄는 선봉에 서 왔다. 오색찬란한 빛깔과 이야기가 풍부한 한식이 ‘그림이 되는’ 소재인 데다 만국 공통의 관심사인 ‘먹을거리’를 다뤘다는 점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장금이 중동지역 TV에서 방영되기 전 이미 한식에 푹 빠졌던 아랍 여성이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 사는 프리랜서 번역가 가다 야신 씨(37)다. 그는 최근 아랍어로 된 한식 요리책 ‘한국 요리의 비밀’을 탈고했다. 아랍인이 아랍어로 쓴 최초의 한식 요리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68쪽 분량의 원고에는 한식 요리의 기본인 고추장 간장 된장에 대한 해설을 비롯해 미역국 불고기 김치전 삼계탕 등 47가지 메뉴의 간단한 조리법을 담았다. 최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한식은 아랍 지역에선 굉장히 신비로우면서도 생소한 음식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 전역에 한식당이 하나둘씩 생겨 한식을 맛본 이들 사이에서 직접 한식을 만들어보는 유행이 서서히 일게 됐다는 것. 그는 온라인에서 ‘가다 아줌마’로 통한다. 유튜브에서 ‘가다 아줌마’ 혹은 ‘Ghada 662’로 검색하면 한식 조리법을 소개한 10분 분량의 동영상 11개가 나오는데 조회수가 총 7000건이 넘는다. 그는 “알제리 이라크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각지에서 쇄도하는 질문들에서 한식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다 아줌마의 보물 1호는 한국 친구들이 선물한 한국어 요리책과 레시피를 스크랩한 자료들.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가 모아둔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책을 보고 요리하는 걸 좋아했던 그는 우연히 한식을 맛본 뒤 1994년부터 집 근처 한식당 여주인에게서 한식 요리법을 배워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 집 식단엔 한식이 빠지질 않아요. 한식 요리법이 손에 익어 시금치나물 무침, 배추김치, 부침개, 호박찌개 등으로 1시간이면 뚝딱 한상 차림을 내놓을 수 있어요.” 주로 빵과 치즈만으로 끼니를 때우는 이집트인들에게 한식은 건강식으로 통하지만 매우 비싼 음식이기도 하다. 조개 등을 넣은 시원한 해물탕은 해산물이 귀한 중동 사막지대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해물이 들어가 얼큰하고 시원한 짬뽕을 제공하는 한식당이 대부분이어서 이를 한국 음식으로 생각하는 현지인들도 많다. 그는 “짜장면과 짬뽕이 한국 고유 음식이 아니라는 점도 이 책에서 분명히 밝혔다”며 으쓱해했다. 한 달 전쯤 원고를 탈고한 그는 아랍 전역에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줄 한국 출판사를 찾고 있다. “시중에 영어로 된 중식, 일식 요리책은 많지만 한식 요리책은 턱없이 부족해요. 한식에 관심이 있는 아랍인들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절실히 필요합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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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믹배우, K-코믹스 전도사로… 부천국제만화축제 홍보대사 영화배우 김인권 씨 인터뷰

    “까치의 반곱슬 머릿결만 봐도 가슴이 설레죠.”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책을 앉은키만큼 쌓아두고 읽던 소년이 배우가 되어 어엿한 ‘K-코믹스’의 전도사로 나섰다.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2012)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김인권(35)을 1일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해운대’ ‘마이웨이’에서 조연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그는 이현세 작가의 만화를 빠짐없이 읽었다는 만화광이다. 그는 인생 최고의 만화 캐릭터로 ‘까치’를 꼽으며 남다른 만화 사랑을 고백했다. “초등학생 때 직접 만화를 그리기도 했어요. 같이 어울리던 친구 3명과 제가 주인공인데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는 작품이었죠. 저는 로봇들을 타고 다니고 일부 친구는 거지가 됐다는 조금 유치한 내용이긴 하지만요.” 만화가 연기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즐겨 봤던 만화 캐릭터의 눈빛을 떠올려 ‘우수에 찬 눈동자’ 같은 대본 지문 속 표현들을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됐다”며 “스토리라인에서 캐릭터가 성장해가는 모습들을 머릿속에 그려 갈 때도 유용하다”고 답했다. 주변에서는 코믹한 그의 캐릭터 때문에 직장인 만화 ‘용하다 용해 무대리’의 무대리나, 외모 때문에 좌절하는 주인공이 어떤 정장을 입으면 꽃미남이 된다는 일본 만화 ‘핸섬슈트’의 ‘변신 전 주인공’ 역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웹툰도 즐겨 본다는 그는 “직접 연출한다면 사소한 소품 하나하나가 이끌어가는 에피소드가 매력적인 최규석 작가의 웹툰 ‘습지생태보고서’를 꼭 영화화하고 싶다”면서 “양담배와 국산담배가 대화를 나눈다든가 하는 디테일을 살리면 꽤 재밌는 영화가 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어린이 만화 ‘뽀롱뽀롱 뽀로로’를 마스터한 딸 셋을 둔 아빠로서 이번 Bicof 2012 홍보대사로 임하는 그의 각오도 남다르다. “극장에 걸린 스파이더맨, 배트맨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외화들이 사랑받고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도 훌륭한 만화원작들이 영화화돼 K-코믹스가 세계를 주름잡는 계기를 만들길 기원합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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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학]詩의 세계에서 건져올린 과학의 샘물

    “별이 다 똑같은 별이 아님을 아는 데 10년이 걸렸다.” 소설 ‘은교’의 주인공 이적요 시인이 공대 출신의 제자 서지우를 두고 한 말이다. 시인과 제자가 경쟁적으로 좋아하는 여고생 은교. 세 사람은 어느 날 산행을 하고, 은교는 절벽 아래로 손거울을 떨어뜨린다. 시인은 목숨을 걸고 손거울을 찾아내 은교 손에 쥐여 주지만, 서지우에게 그 손거울은 다시 또 사면 그만인 ‘one of them’일 뿐이다. 그렇게 작품 속 ‘공대생’은 ‘태생적으로 낭만이 결핍된 인간’으로 그려진다. 합리적 이성의 최전선에 과학이 있다면 문학적 감성의 으뜸은 시일 터다. 정녕 과학과 시는 한데 어우러질 수 없는 것일까. ‘진정일 교수, 詩에게 과학을 묻다’의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시’와 ‘과학’은 창조로 통한다”고. 책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을 함축된 언어로 표현한 문학작품이 ‘시’라면, 자연의 법칙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단어들이 곧 ‘과학’이므로 둘은 깊은 대화가 가능하다. 저자는 한국시에 자주 등장하는 불 물 바람 꽃 나무같이 형상화된 자연에서부터 사랑 고통 등과 같은 추상적인 시어들을 과학을 이용해 설명한다. 시인 김소월의 ‘초혼’과 박인환의 ‘이국항구’에 쓰인 ‘사랑’의 의미를 비교하고, 호르몬 분비로 보는 생물학적인 ‘사랑’을 분석하는 한편,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겨나기까지 겪게 되는 특징들을 ‘본능적 욕구, 이끌림, 집착’이라는 3단계로 구분한 심리학 연구를 소개한다. 김동환의 ‘국경의 밤’에 등장하는 ‘바람 소리’와 ‘고기잡이 얼음장 끄는 소리’에서 소리 전달속도와 소리파의 사인곡선, 주파수로 옮겨가며 시와 과학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별빛부터 이슬까지’는 시적인 상상력과 감수성이 충만한 관찰, 간단한 실험을 통해 독자들을 자연과학의 세계로 초대하는 책이다. 망망대해를 거쳐 외딴 섬에 도착한 도마뱀 한 쌍이 후손을 낳고 점차 번성해 새로운 도마뱀 왕국의 기초를 세운다. 이들의 후손 중 시적 재능을 가진 도마뱀이 어느 날 두 마리의 선조 개척자를 회고하며 영웅 서사시를 쓴다면 모험과 기적을 다룬 세계 문학계의 위대한 신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우리가 다큐멘터리에서 만나는 도마뱀 한 마리는 어쩌면 ‘로빈슨 크루소’와 ‘오디세우스’의 후예일지도 모른다….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자이퉁’의 과학·철학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시종일관 유머와 재치 넘치는 표현으로 자연을 묘사한다. 부제는 ‘망원경을 버리고 시인의 눈으로 재구성한 자연관찰기’. 눈의 생성원리를 설명하는 대신 탄산수 제조기와 투명한 호스로 비와 눈을 직접 만들고, CD를 통해 햇빛과 인공 빛을 분광시키는 법을 소개한다. 형광등이 자외선 빛을 방사하는 원리와 빛이 합쳐져 흰색이 되는 원리가 아이팟에서 추출한 음악의 이동과 보관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데이터양을 줄이는 원리와 비슷하다는 설명도 인상 깊다. 책 속에 실린 일러스트레이션은 설명을 한층 돋보이게 해줄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유럽 동화책을 보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휴가철을 맞아 산과 바다로 떠나는 이들에게 당장 자연은 풍경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지 모르겠다. 하지만 돌이켜봤을 때 그곳에서 만진 조약돌, 푸른 숲 내음, 짭짤한 바닷물 등 자연 전체를 두루 경험한 여행이었음을, 나아가 자연과학은 결코 엄숙하고 차갑기만 한 것이 아님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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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나온 책]모던 아랑전 外

    ○ 문학 모던 아랑전(조선희 지음·노블마인)=인당수에서 돌아온 심청이 사실은 죽은 사람이라면, ‘금도끼 은도끼’의 나무꾼이 원래 원한 것은 금도끼였다면…. 익숙한 전래 동화들이 공포소설집으로 재탄생했다. 깜짝 놀라게 하는 의외성보다 기괴한 기분 자체를 즐기는 이에게 추천. 1만3000원. 황금광 시대(표명희 지음·자음과모음)=도박으로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한 ‘현’은 불어난 채무를 갚기 위해 다시 도박판으로 빠져든다.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인간 군상의 좌절과 깨달음을 그린 장편소설. 1만3000원. ○ 인문·학술 한 권으로 읽는 동양 미학(한린더 지음·이학사)=중국을 중심으로 동양 미학의 세계관을 정리한 책. ‘깊은 뜻은 형상 너머에 있다’는 부제처럼 예술작품의 객관적 미가 아닌 주관적 의미를 찾아내는 데 중점을 둔다. 2만8000원. 과학자들의 돈 버는 아이디어(이종호 지음·사과나무)=천재성과 아이디어로 학문적 성취 뿐 아니라 부와 명예까지 누린 28명의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1만3800원. 대한민국, 복지국가의 길을 묻다(조흥식 지음·이매진)=한국이 어떻게 복지국가를 실현해야 할지 모색한 책. 집필에 참여한 교수와 연구자들은 ‘한국형’ 복지 국가의 실현보다는 어떻게 복지국가로 이행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1만8000원. 언어로의 도상에서(마르틴 하이데거 지음·나남)=하이데거의 언어학 강연 6개를 묶어 언어의 본질에 이르는 그의 여정을 담았다. 하이데거 전문가인 고(故) 신상희 건국대 교수가 번역했다. 2만8000원. ○ 실용·기타 꿈을 이뤄드립니다(이채영 지음·달)=미국의 정치, 과학, 부동산, 법조계, 미술, 요리 등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한국인 9명을 인터뷰한 책.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는 저자가 심층적인 취재를 통해 9인의 열정과 꿈,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1만5000원. 저널리즘 생존 프레임, 대화·상태·전략(김사승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저널리즘의 의미와 생존방식을 대화, 생태, 전략이라는 세 가지 프레임으로 정리한다. 생존 프레임의 목적은 저널리즘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예측 가능한 변화로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2만5000원. 힐링(신병천 코칭·박자은 엮음·스마트인)=각종 코칭과 강연으로 좌절과 희망의 갈림길에 놓인 직장인들을 일으켜 세운 저자가 시대적 화두인 ‘힐링’을 이야기한다. 궁극적 행복의 원리에 바탕을 둔 ‘힐링 5원칙’을 중심으로 현대인들이 겪는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을 내린다. 1만3500원. 만화 판례헌법(1)(성낙인 지음·법률저널)=만화를 통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주요 판례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1만6000원.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사이토 히토리 지음·한성례 옮김·비전코리아)=인생을 4구 당구처럼 생각하기, 박수칠 때 퇴사하기, 학벌콤플렉스 극복하기…. 일본의 괴짜 부자 사이토 히토리가 전하는 ‘행복한 성공론’에 귀 기울여 보기. 1만3500원.}

    • 201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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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떡된 닭튀김? 괜찮아요 ‘야매요리’니까!

    소금을 ‘소금소금’, 후추를 ‘후추후추’ 넣고 밀가루 옷을 입힌 새우반죽에 계란 ‘로션’을 발랐다. 반죽은 그에게로 와서 ‘랍새우’, 랍스터 맛을 흉내 낸 새우가 됐다. 속세에서 품고 온 온갖 먼지를 서울 수돗물로 씻어낸 닭에 치킨파우더를 입히고 야심차게 튀겼다. 물결무늬 닭튀김을 기대했는데 물컹물컹한 ‘닭떡’이 됐다. 뭐, 그래도 괜찮다. ‘야매요리’니까. 네이버 토요웹툰 ‘역전! 야매요리’의 정다정 작가(21)는 실패가 두렵지 않다. 그가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건 부엌을 어지럽혔을 때나 ‘엄마 명의의 냉장고 속 재료’들을 건드렸을 때 뒤에서 날아오는 엄마의 ‘등짝 스매싱’뿐이다. 지난달 말 서울 광화문 카페에서 정 작가를 만났다. ―소금을 ‘소금소금’ 뿌리고, 오이를 ‘오잇오잇’ 썬다는 표현이 재밌다. “요리를 설명할 때 ‘소금 두 스푼 넣고, 오이를 가지런히 몇 mm 두께로 자르세요’ 하는 표현이 와 닿지 않았다. 그냥 단순하게 재료를 두 번 반복해서 말하니까 의도했던 느낌이랑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요즘은 독자들이 이런 표현법을 식상해하는 것 같아서 고민 중이다.” ―계량도 ‘아빠 숟갈 2개, 아빠 밥그릇 1개’ 하는 식인데…. “요리는 ‘감’인데 몇 g, 몇 스푼하면 머리 아프지 않나. 하지만 정식 레시피를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설탕 3g에 밀가루 6g이면 설탕과 밀가루를 1:2의 비율로 넣는다. 계량스푼 대신 아빠 숟갈을 이용하는 것뿐이다.” ―요리 웹툰을 그리게 된 연유는…. “원래 먹는 걸 무척 좋아했다. 지난해 9월 말쯤 요리 블로그를 통해 자유롭게 사진과 막 그린 그림, 간단한 레시피를 올렸는데 네이버 웹툰 관계자의 눈에 띄었다. 보통은 만화가 단계를 밟고 데뷔하는데 난 ‘야매’(일본어 ‘야미(暗)’에서 기원한 속어로 비정통적인 방법을 가리킴)로 데뷔한 느낌이랄까. 그렇다 보니 작품에 대한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게 일종의 콤플렉스지만 이 일은 내가 좋아하는 일들의 모자이크와 같다.” ―외고를 다니고 유학도 갔다 온 엘리트라고 들었다. “외고라고 하니까 다들 공부를 무지 잘했겠구나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다. 부산외고를 다니면서 ‘명문대 입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바라보고 사는 풍토에 적응하지 못하고 마음고생을 했다. 가출도 했다. 결국 1학년 마치고 외국 대학에 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혼자 갔다.” ―요리 웹툰 작가가 될 거라고 상상했나. “지난해 초 미국에서 고교 졸업을 하고 귀국했을 땐 그냥 입시준비생일 뿐이었다. 우연찮게 데뷔했지만 부모님은 탐탁지 않아 하셨다. ‘요리를 하려면 제대로 하든가 그게 아니면 공부를 열심히 하든가’ 하는 식이셨다. 나는 왠지 대학을 안 갈 것 같다 싶었고 그래서 이 일에 더욱 매달렸다.” ―웹툰을 연재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 또래라면 보통 길거리에서 파는 옷이나 액세서리에 눈길이 갈 법도 한데 나는 요즘 주방용품에 눈이 돌아간다. 요즘은 야채 탈수기가 그렇게 갖고 싶다. 샐러드 만들 때 물기가 있으면 짜증난다. 사회생활을 조금 일찍 경험했고 만나는 이들도 대체로 어른들이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넓어졌다. 노동의 소중함도 알게 됐다.”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즐겁게 실패하자! 실패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덤비자. 과정이 즐거우면 된다. 웹툰 독자층이 주로 청년층이다. 어른들이 하는 말씀과 별다를 바 없어서 실망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가 곧 산증인 아닌가. 20대 또래들의 영감이자 에너지가 되고 싶다.” 정 작가는 웹툰 연재작을 한데 묶어 곧 단행본을 낼 계획이다. 웹툰에서 소개했던 메뉴들을 요리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개선한 레시피도 부록으로 넣을 예정이다. “요리 따라하고 맛이 없다는 분들, 잘 따라하고 계신 겁니다”라며 넉살을 부리던 그가 인터뷰 말미에 한마디 툭 던졌다. “‘야매요리’의 생명은 실패인데, 요즘 요리 실력이 자꾸 늘어서 걱정이에요.”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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