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김준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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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준일 기자입니다.

jikim@donga.com

취재분야

2026-03-01~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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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동네사장님]망하면 일용직으로

    어둠이 가시지 않은 25일 오전 4시 서울 구로구 구로2동의 인력시장에서 만난 최모 씨(43)는 한때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 사장님이었다. 2002년 강서구 화곡동에 생활용품점을 차렸던 그는 매출 부진을 겪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3년 닥친 수해로 창고가 잠기면서 빚을 지기 시작했다. 급한 마음에 당시 월이율이 40%나 되는 사채를 쓴 게 문제였다. 그는 “불어나는 이자에 빚이 1년 만에 5배로 늘면서 2억 원이 넘는 부채를 지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채권 추심에 시달리다 부인과 이혼한 그는 지금 막노동을 하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신세로 전락했다.○ 자영업자 10명 중 8명 “빚 있어”강도 높은 노동과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억대 채무와 이자에 시달리며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출을 받아 가게를 열었는데 장사가 잘돼 부채를 갚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난에 시달리다 사채까지 쓰면서 빚만 불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중소기업중앙회가 4월 23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자영업체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부채상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8명 이상(84.3%)은 돈을 빌려 경영을 하고 있었다. 빚이 있는 자영업자의 평균 부채 금액은 1억1364만 원이었다. 대부분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지만 일부는 미등록 대부업체(1.5%)나 일수(1.9%)로 돈을 조달하면서 고리의 늪에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빚쟁이 사장님’들이 내는 이자는 한 달 평균 94만 원이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자영업자 70%가량은 원금 상환은 엄두도 못 내고,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형편”이라고 말했다.동아일보 취재팀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만난 고깃집 사장 한모 씨(57) 역시 빚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2001년 호프집을 열었던 그는 2002년 월드컵 특수로 한때 호황을 누렸다. 그 바람을 타고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165m²(약 50평)짜리 순댓국집도 열었지만 입지 선정을 잘 못해 손님이 들지 않아 개업 10개월 만에 4억 원을 까먹었다. 사업을 정리한 뒤 다시 2009년 강서구 화곡동에 호프집을 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원재료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장사가 안 되자 카드 빚을 내고 빚을 막기 위해 카드 돌려 막기를 하면서 사채에까지 손을 댔다. 한 씨는 “지난해 사채로 약 1300만 원을 끌어 쓰면서 빚이 2억 원이 됐다”며 “올해 2월에는 자동차까지 처분했는데도 돈을 다 갚지 못해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망하면 일용직·노점상 전전빚에 허덕이다가 가게를 접어도 자영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자영업자는 회사원과 달리 퇴직금이나 실업급여 수당이 없어 재기할 발판도 없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올해 1월부터 자영업자도 폐업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했지만 25일 현재 가입자는 가입 대상자(350여만 명)의 0.27%인 9489명에 불과하다. 형편이 빠듯해 달마다 고용보험료(기준 보수에 따라 3만4650∼5만1970원)를 내기 어렵고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고용보험은 사업 개시일부터 6개월 내에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폐업으로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최소 1년간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여력이 있으면 다시 빚을 내 재창업을 하지만 돈을 조달할 방법이 없으면 일용직이나 노점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와플 노점상을 하는 박모 씨(48·여) 역시 작지만 자신의 가게가 있는 번듯한 사장님이었다. 2004년 마포구 공덕동에 66m²(약 20평)짜리 고깃집을 차렸지만 식당 운영 경험도 없고, 경기도 나빠 장사가 안됐다. 하루 15시간 동안 일을 했지만 적자였다. 개업 석 달 만에 월세 90만 원도 못 내는 처지가 됐고, 카드 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돼 거리로 나와야 했다. 그는 와플 기계를 돌리기 위해 바로 옆 김밥가게에서 전기선을 끌어와 쓰면서 한 달에 전기요금으로 5만 원씩 내고 있지만 매일 12시간씩 일을 해도 남는 돈은 하루 평균 1만5000원에 불과하다. 가난한 사장님들은 일용직 일터를 주선해 주는 인력사무소나 대리운전업체도 수시로 찾는다. 자영업자들이 자주 찾는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오는 사람의 3분의 1은 자영업을 하다 문을 닫았거나, 사채를 쓰다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 못하는 전직 사장님들”이라고 말했다. 한 대리운전업체 관계자도 “가게를 냈다가 망해서 보증금 날리고 오는 자영업자도 많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부채 문제를 방치할 경우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불안 요소까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두 소상공인진흥원 원장은 “자영업자 부채가 감당할 만한 수준을 넘고, 사업에 실패한 자영업자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면 사회 불안 요인이 된다”며 “정부가 서둘러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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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절도범 추적해보니 ‘낯익은 미녀’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사는 김모 씨(41·여)는 자신의 집에 둔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80만 원 상당의 이탈리아 명품 불가리 지갑 안에는 현금 80만 원과 10만 원권 자기앞수표 10장,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20일 김 씨의 자기앞수표가 은행에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폐쇄회로(CC)TV를 조회했다. CCTV에 담긴 범인은 20일 김 씨 집에 놀러왔던 1995년 미스코리아 선 출신 탤런트 최윤영 씨(37·사진)였다.이날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서울 강남경찰서에 나온 최 씨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20일 오전 평소 친하게 지내는 김 씨의 집에 놀러가 차를 마셨다. 김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최 씨는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발견했다. 최 씨는 작별 인사를 나누며 몰래 지갑을 품 안에 숨기고 나온 뒤 은행을 찾아 수표를 자신의 계좌에 입금했다. 강남경찰서는 최 씨를 절도혐의로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미스 뉴욕 출신으로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최 씨는 영화 ‘투사부일체’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고 서울 청담동에서 요가업체를 운영하다 2010년 사업가와 미국 뉴욕에서 결혼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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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동네사장님]“가족과 함께 밥 먹어 봤으면…”

    “하루도 쉬는 날이 없으니 재충전이 안 되네요.” 23일 오전 2시경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골목 전통시장’ 인근 하모니마트 사장 김민수 씨(35)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손님이 뜸한 시간에 꾸벅꾸벅 졸다가 계산대 앞에 선 손님을 뒤늦게 발견하고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김 사장과 함께 보낸 24시간, 기자는 딱 하루만 지켜보는데도 두 다리가 퉁퉁 부었다. 대형마트 점장으로 일하던 김 씨는 지난해 3월 족저근막염이 매우 심해져 직장을 관뒀다. 그는 “발바닥이 아파 어쩔 수 없이 퇴사했지만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아 가게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퇴직금으로 전세 대출금을 갚고 다시 대출을 받아 지난해 5월 8일 편의점을 열었다. 하지만 현재 김 씨의 일은 더 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더 줄었다. 마진을 줄여 주변 가게에 비해 판매가를 낮췄지만 매출은 약간는 데 반해 순익은 그대로였다. 김 씨 가게는 24시간 문을 열지만 직원은 김 씨와 아내 이화연 씨(33) 둘뿐이다. 이 씨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김 씨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맞교대로 일한다.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은 교대시간 때 가게를 함께 정리하는 한두 시간이 전부다. 전 직장에서 하루 11시간을 일하던 김 씨는 오히려 사장님이 된 뒤 근무시간이 3시간 더 늘었다. 좁은 공간에서 일하고 퇴근 이후에는 잠자기 바쁘다 보니 몸무게는 1년 새 7∼8kg 늘었다. 부부는 식사시간이 따로 없다. 김 씨는 출출할 때면 팔리지 않아 유통기한이 지난 빵이나 우유, 김밥으로 끼니를 때운다. 가끔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을 때도 있지만 한 명이 서 있기도 힘든 좁고 밀폐된 창고에서 박스 위에 앉아 허겁지겁 먹기 일쑤다. 화장실에 갈 때도 가게 문을 잠그고 뛰어 갔다 와야 한다. 낮에는 이 씨가 가게를 지켰다. 가정주부였던 이 씨는 처음 가게로 출근할 때는 바깥일도 하고 남편을 돕는다는 생각에 설레기도 했지만 살림과 가게 두 마리 토끼를 잡느라 이제는 고단하기만 할 뿐이다. 이 씨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점. 아이는 어린이집 교사나 할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5월 5일 어린이날에도 이 씨는 가게를 지키고 아침에 일을 마친 남편이 졸린 눈을 비비면서 딸과 함께 공원에 갔다. 이 씨는 “딸이 더 크면 엄마 아빠가 함께 해주지 못하는 빈자리를 더 크게 느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부부의 월 순수입은 180만 원, 시간당 2500원이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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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나, 변호사인데” 경찰에 전화까지… 겁없는 보이스피싱

    5일 인천 중구 인현동 동인천 전철역 안. 경찰은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우두머리를 검거하려 잠복하고 있었다. 먼저 검거된 조선족 조직원 이모 씨(37)가 경찰에 “우두머리와 전철역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 씨와 함께 대기하던 경찰의 휴대전화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변호사라고 밝힌 남성은 “누가 검거됐느냐”고 묻더니 “이 씨가 옆에 있으면 바꿔 달라”고 했다. 경찰이 이 씨를 바꿔주자 접선하기로 했던 조직 우두머리는 그대로 잠적했다. 전화를 건 건 변호사가 아니라 조직원이었던 것.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가 전화하면 검거된 피의자의 수사 정보를 알려줄 수밖에 없는 점을 노렸다”며 “실제 변호사 사무실 번호를 위장해 전화를 걸 정도로 치밀했다”고 말했다.서울 송파경찰서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짜고 국내 피해자들에게 16억 원 상당을 가로챈 3개 조직 16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려고 주부와 뇌성마비 장애인까지 조직원으로 끌어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까지 속이더니 경찰 번호를 수집해 경찰까지 속일 정도로 지능화됐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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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이 위험하다]보라매 도박 공원… 종묘 성매매 공원… 뚝섬 폭주족 공원…

    시민의 휴식처인 공원을 망가뜨리는 불청객은 유형별로 다양하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은 도박꾼, 종로구 종묘공원은 성매매 여성, 한강시민공원은 폭주족의 집결지다. 중구 서소문공원, 동대문구 간데메공원 등 무료 급식시설이 있는 곳 주변의 공원은 노숙인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주변에 학교가 많은 종로구 낙산공원과 광진구 중곡3동 마을공원 등은 10대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활용된다. 구로구 금천구 지역 공원에서는 조선족들이 소란을 피우는 일이 잦다.14일 오후 보라매공원에서는 50, 60대 남성 15명이 내기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김모 씨(52)는 “소일거리로 하는 건데 화투 좀 치면 어떠냐”며 웃었다. 근처에서 조깅을 하던 박모 씨(56·여)는 “내기게임을 하다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일이 많아 늘 불안하다”고 했다. 올 1∼5월 이 공원에서 벌어진 폭력 등 범죄 건수는 63건이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공원에서는 노인 성매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15일 종묘공원에 들어서자 백발의 남성들에게 슬며시 다가가 성매매를 권하는 속칭 ‘박카스 아줌마’ 서너 명이 눈에 띄었다. 올 들어 성매매로 단속된 건수도 20건에 달했다. 방문객 양모 씨(72)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종묘공원에 오는 노인들이 모두 성매매 남성으로 매도된다”고 말했다.서울 광진구 뚝섬에 있는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밤만 되면 들끓는 폭주족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주민 강모 씨(37·여)는 “초등학생인 두 딸과 저녁에 산책을 자주 나가는데 배달용 오토바이 수십 대가 몰려다니며 사람들을 위협한다”고 했다.노숙인이 점령한 공원 주변 주민들은 공원 자체를 없애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 강북구 은모루어린이공원은 화장실에 노숙인이 많이 몰려 구청에서 물을 끊는 바람에 화장실 악취가 동네를 뒤덮은 적이 있다. 주민 강모 씨(37)는 “냄새 때문에 공원을 피해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발 공원을 없애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소문공원에서는 여름이 되면 노숙인들이 속옷만 입고 활보해 어린 자녀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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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원이 위험하다] 쉴곳 못되는 시민쉼터

    “우리 동네에 공원이 하나 있는데 밤에 거기서 죽이면 아무도 몰라. 시체는 공원 숲에 버리면 아침에 청소 아줌마가 치워줄 거야.”4월 30일 서울 신촌 바람산공원에서 대학생 김모 씨(20)를 살해한 이모 군(16)은 범행 전 공범 윤모 군(19)에게 카카오톡으로 이런 문자를 보냈다. 이 군은 경찰 조사에서 “집 근처 바람산공원에 자주 갔는데 밤이 되면 사람도 없고 폐쇄회로(CC)TV도 없는 것 같아 김 씨를 공원으로 유인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원룸 주택가 끝 고지대에 위치한 이 공원은 밤이 되면 어둠에 잠겨 주민들이 찾지 않는 곳이다. 이들이 김 씨를 살해한 곳은 공원 초입 가로등 아래였다. 아직 암흑이 찾아오지 않은 오후 8시 15분경 흉기를 휘둘렀다. 이 군은 “초저녁만 돼도 사람이 안 지나다녀 밝은 데서 죽여도 안 들킬 것 같았다”고 했다. 어두워지면 인적이 끊기는 공원의 으슥함이 이 군에게 살인의 ‘영감’을 준 셈이다.○ 시민 안식처가 강력범죄 온상으로시민의 안전한 휴식처가 돼야 할 도심 공원이 강력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공원이 방치돼 발길이 끊기면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 최적의 범행 장소가 되는 것이다. 무더위를 피해 공원을 찾고 싶은 시민들은 혹시나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외국에선 공원이 우범지대가 되지 않도록 공원 내 수목의 조밀도와 조명, CCTV 배치 기준 등을 상세히 규정하는데 우리는 무분별하게 공원만 늘려왔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동네 공원들이 범죄의 섬으로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한다.서울지방경찰청은 조만간 공원 치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공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할 계획이다. 공원이 살인이나 강간, 시신 암매장 장소로 이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4일 오전 1시 전북 전주시 평화생태공원에서는 외삼촌이 여섯 살 된 조카딸을 벤치에 눕혀놓고 성폭행을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달 28일에는 50대 남성이 내연녀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부산 맥도생태공원으로 옮겨 암매장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 한강 주변 공원들은 자살 카페 회원들이 집단 자살을 시도하기 전 회합을 갖는 ‘죽음의 광장’으로 활용된다.2009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시내 공원 2143곳에서 발생한 살인 강간 강도 절도 폭력 마약 방화 등 7대 범죄 발생 건수는 3618건에 이른다. 서울에서만 하루 3건의 범죄가 공원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범죄의 절반은 밤에 일어나지만 낮 12시∼오후 8시에 발생한 범죄도 36.8%를 차지할 만큼 공원은 대낮에도 치안의 사각지대다.○ 공원의 무법자들 만나 보니동아일보 취재팀이 찾은 서울의 공원들은 노숙인 집단 거주지로 변질돼 있었다. 14일 오후 10시경 서울 중랑구 봉화공원에는 노숙인 11명이 공원 입구에 돗자리를 깔고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오른팔에 잉어 문신을 한 노숙인 박모 씨(61)는 “여기서 노숙인 13명이 객사했어. 다 술 마시고 자다 죽었지. 여긴 원혼이 깃든 곳이랄까”라고 했다. 그는 운동기구 주변에 옷가지가 든 박스를 쌓아두고 그 옆에 취침용 리어카까지 설치하는 등 아예 ‘살림’을 차렸다. 그는 “복지관에는 계급도 있고 끼워주지도 않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고 했다.서울 중구 서소문공원은 주변에 무료 급식시설들이 있어 여름이 되면 서울역 노숙인들의 ‘성지’로 변한다. 15일 오후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노숙인 김모 씨(52)와 30대 여성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김 씨가 산책을 나온 이 여성에게 신발을 던진 것. 김 씨는 운동을 하던 노인들에게도 “얼마나 오래 살려고 운동을 하느냐”며 시비를 걸었다.14일 저녁 서울 도봉구 생잇돌공원에는 교복 차림의 청소년 8명이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남학생 3명이 벤치에 앉아 있는 일행 한 명의 뒤통수와 뺨을 여러 번 때렸다. 기자가 ‘무슨 일이냐’고 말을 걸자 “좋은 말로 할 때 가던 길 가라”며 노려봤다. 15일 서울 금천구 쌈지어린이공원에서는 주민 윤모 씨(37)가 담배를 피우는 고교생 4명을 나무라다 싸움이 났다. 윤 씨가 집에서 몽둥이를 들고 나오자 고교생들은 욕설을 하며 달아났다. 윤 씨는 “그놈들이 가로등에 돌을 던져 계속 깨뜨리는 바람에 밤에는 아예 불을 못 켜 더 위험해졌다”며 “매일같이 몰려와 오토바이로 굉음을 내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공원에서 만난 고교생 성모 군(17)은 “PC방이나 노래방을 가면 돈 내라고 하는데 여긴 공짜고 아무도 간섭을 안 해 최고의 아지트”라고 말했다.동네 술판으로 변질된 공원도 많았다. 15일 저녁 서울 용산구 새꿈어린이공원은 입구 30m 전부터 음식물 썩는 냄새와 술 냄새가 났다. 곳곳에서 구린내와 지린내가 진동했다. 주민들은 이곳을 ‘술 공원’으로 불렀다. 어린이용 미끄럼틀 앞에선 50대 남성 6명이 팩소주를 놓고 담배를 피우며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어린이 두 명이 그네를 타고 있는데 주민 이모 씨(49)가 그 옆 미끄럼틀에서 비틀거리며 소변을 봤다. 그는 “여기(공원)는 우리 집이다. 집에서 술 마시는데 이유가 있느냐”며 횡설수설했다.○ 각목 들고 장사하는 공원 주변 상인들공원 주변 상인들은 수시로 몰려드는 무법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봉화공원 앞에서 편의점을 하는 김모 씨는 계산대 뒤에 각목을 세워둔 채 장사를 했다. 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노숙인들이 깨진 술병을 휘두르며 돈이나 술을 달라고 위협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김 씨는 “노숙인도 손님인데 경찰에 신고하면 손님이 떨어질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방어 차원에서 각목을 옆에 끼고 산다”고 했다. 새꿈공원 앞 슈퍼마켓은 외상으로 술을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주인이 외상장부를 넘겨 보며 취객들과 말씨름을 하는 사이 한 50대 남성은 냉장고에서 맥주 2병을 꺼내 달아났다.새꿈공원 옆에서 음식점을 하는 임모 씨는 “인근에 사는 쪽방촌 사람들이 공중화장실이 조금 멀다는 이유로 공원 바닥에 변을 보는데 가게 쪽으로 오는 손님들이 냄새에 기겁을 하고 발길을 돌린다”며 “냄새가 심해 ‘저리 좀 가라’고 했더니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물빛공원 앞 포장마차는 공원 내 노숙인과 취객이 막무가내로 음식을 집어 간다. 주인 우모 씨는 “달라는 음식을 안 주면 손님들 안주 접시를 뒤엎으며 행패를 부려 할 수 없이 몇 개 쥐여준 뒤 보낸다”고 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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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온라인 설문 10가구 중 4가구 “태극기 없다”

    “봉사자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태극기를 주면서 걸어달라고 부탁해도 귀찮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태극기 게양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해마다 약 2500개의 가정용 태극기 보급 운동을 하고 있는 배영만 서울시새마을회 운동지원부장(56)은 태극기 게양에 대한 인식 교육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내거는 집이 점차 줄고 있다”며 “인식 전환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혼 가구 10가구 가운데 4가구는 가정에 태극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 브랜드 듀오가 현충일을 즈음해 1일부터 4일까지 기혼 가정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미혼 남녀 177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태극기가 없는 가정은 전체의 38.4%였다. 결혼을 앞둔 미혼 남녀도 38.8%가 ‘결혼할 때 태극기를 장만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태극기가 없거나 장만할 계획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주로 ‘태극기 장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42.6%) ‘필요성을 못 느껴서’(35.3%)라고 이유를 밝혔다. ‘지금껏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라는 답변도 16.1%나 됐다. 지난달 결혼한 김모 씨(29)는 “태극기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굳이 마련할 필요성도 못 느껴 결혼하면서 태극기를 사지 않았다. 국경일에도 태극기를 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태극기 판매도 저조한 형편이다. 한 대형마트의 점포별 월평균 태극기 판매량은 1.04개에 그쳤다. 3·1절이나 광복절을 앞두고도 점포당 평균 8.33개만 팔렸다. 온라인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태극기를 팔고 있는 김재휘 사장(33)은 “올해 국경일을 앞두고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주문량은 늘지 않았다”며 “현충일을 앞두고도 가정용 태극기 주문 건수가 아직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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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핵-백일해’… 전염병이 학생 건강 위협하는데 전국 학교 35% 보건교사조차 없다

    3월 초 학생 180여 명이 다니는 강원도의 한 공립고교에서 2학년생 A 군이 복통을 호소하며 교무실을 찾았다. 담임교사는 보건교육 담당 체육교사에게 학생을 봐달라고 부탁했지만 보건교사 자격증이 없는 체육교사는 “왜 아픈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담임교사는 “의료전문가가 학교에 없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며 “단순 복통이었지만 큰 병이었다면 대처가 안 돼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때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3학년생 B 군이 배가 아프다며 교무실을 찾았다. 담임교사는 새 학기부터 꾀병 부리는 학생의 ‘군기’를 잡아야 한다며 병원에 보내지 않았다. 옆에 있던 이모 보건교사는 학생의 상태를 보고 급성충수염(맹장염)이 의심된다며 담임교사를 설득해 병원으로 옮겼다. B 군은 보건교사의 판단으로 제때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환자가 자주 발생하는 학교에 의료 전문 인력이 없어 학생의 응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등 학교 보건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경기 고양외고에서 결핵으로 학생 4명이 격리되고 120명이 잠복환자로 판정받은 데 이어 같은 달 26일 전남 영암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36명이 백일해를 앓는 등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보건 인력은 충원되지 않고 있다. 스트레스가 늘면서 학내 질병은 늘고 있지만 학교 보건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4일 교육기술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일선 학교 보건교사 배치율은 65.4%였다. 2006년 67.1%에 비해 오히려 2%가량 감소했다. 학교 10곳 중 3곳 이상에는 보건교사가 없는 셈이다. 특히 도시와 지방 간 격차가 심각했다. 서울 보건교사 배치율은 95.7%였지만 제주는 45.1%, 강원 전남은 각각 49.2%에 불과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국가직 교육공무원 정원과 예산이 제한되다 보니 주요 과목이 아닌 보건교사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보건 교육도 등한시되고 있다. 학교보건법 및 교육과학기술부 고시에 따르면 2009년 3월 1일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은 17시간 이상의 보건교육을 받고 중고등학생도 2010년부터 재량시간에 선택과목으로 보건교육을 배운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보건교사는 “각종 법령에는 일선 학교에서 일정 시간 보건교육을 하도록 돼 있지만 실상은 재량시간에 형식적으로 수업이 이뤄져 내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학교에서는 올해 보건교육이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 5441개교 중고등학교 중 보건교육을 선택과목으로 선택한 비율은 7.8%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일본은 학교교육법에 따라 2002년부터 보건교육이 체육교과와 함께 정규 교과 대접을 받으며 일선 학교에서 전면 실시되고 있다. 고등학교 보건교사 배치율도 90.9%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네덜란드 핀란드 등도 학교보건교육을 선택과목이 아닌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미란 보건교사회 회장은 “도서 벽지 지역에는 보건교사가 부족해 2009년 신종 플루가 확산됐을 때 대책 회의에 미술교사가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한국 학생들은 심각한 전염병이나 질병에 걸려도 무턱대고 참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 2012-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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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한국다문화학회 국제토론회]“2020년엔 인구의 5%가 외국인… 새로운 법-제도 절실”

    아시아지역 내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를 이동하는 이주자가 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는 인구가 늘어나는데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3%인 140만 명에 이른다. 2020년에는 5%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사회로의 변환을 요구받고 있다.○ 이주자에 대한 편견 여전 한국으로의 이주자는 인원수도 늘었지만 체류 유형도 다양해졌다. 단순기능 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이 여전히 많지만 유학, 생산숙련직, 단기취업 등 다양한 유형의 인력이 들어오는 중이다. 또 거주 기간이 늘어나고 정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진입 중이라는 뜻이다. 한국인이 이주자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한국인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으로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혈통적인 요인보다 국적, 한국 정치제도와 법 존중 등 정치적·법적 요인을 중시한다. 단일민족을 신봉하는 폐쇄적인 국민성이 점차 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에 따른 편견은 여전했다. 미국 출신을 가장 높게 평가한 반면 동남아시아 또는 서남아시아 출신은 낮게 평가했다. 국가에 상관없이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이 좋다고 생각한다는 반응도 유럽 국가에서는 74%에 이르지만 한국은 36%에 그쳤다. 이주자들이 한국을 보는 시선도 다르다. 미국계 혼혈이나 백인들은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지만 유색인은 반감이 적지 않았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 이주민에 대한 편견은 사회 결속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다양한 문화를 공적으로 인정하는 제도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이주자 정책은 외국인의 인권보호보다는 국가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준에서 볼 때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 제도와 현실의 격차 줄여야 한국은 이주자의 권리를 △경제 △건강 교육 영양 △정치 △사회문화 △보호 등 5개 영역에서 법과 제도를 통해 보장한다. 이런 법과 제도는 실제 현실과 격차를 보이는 점이 문제다. 예를 들어 법 조항은 이주자에게 필요한 점을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적극적인 의무와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 이주노동자가 노동 3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만들고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주자를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시키려고 한다. 다문화가족지원법에는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다’고 명시했지만 실제 프로그램은 대부분 공존보다는 이주자의 적응과 한국사회에의 동화를 목표로 한다. 거주기간이 짧은 외국인은 정치적, 제도적 권리보다 당장의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 그러나 거주 기간이 길어질수록 공존을 위한 과제는 다양해진다. 더 나은 직업, 교육, 의료, 사회보장을 둘러싼 권리 확보와 차별 반대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얘기다. 차별을 없애려면 다문화성을 고려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다문화주의 정책을 공표하고 시행하는 국가는 인종주의나 외국인 혐오증을 타파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채택한다. 누구도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정치계층 안에 이주자 출신자를 포함하는 등 소수집단의 정치적 대표성이 중요하다. 이주자 문제를 해결하는 답은 이주자에게서 나온다. 다문화주의는 재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 정의의 문제인 셈이다. 다문화주의를 위한 재정 지출에는 이주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과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의 역할이 필요하다. 토론1 : 정치적 통합 - 이병하 서울시립대 교수“시민-참정권에 대한 원칙 만들어가야 할 시점”한국은 짧은 기간에 이민 송출국에서 이민 수용국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국가경쟁력을 우선 고려하는 외국인 인력 정책, 인구·가족정책 시각에서 결혼 이민자 정책에 접근함으로써 국내 이주 외국인을 권리를 가진 사회구성원으로 보지 못한다. 이주자의 정치적 통합은 이들이 새롭게 정착한 국가에서 정치적 구성원으로서 권리를 행사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식이어야 한다. 이주자의 정치적 통합의 핵심 이슈인 시민권에 대해 어떤 원칙을 세울지도 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행 혈통주의 원칙을 고수할지, 거주지주의 원칙을 혼합할지 등 다양한 대안이 있다. 이민자의 정치적 통합 논의는 대부분 선거권 또는 피선거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제는 선거운동, 정당 활동 같은 참정권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외국인이나 이민자의 정치적 참여를 논의할 때 이들의 의무를 간과하기 쉽다. 참정권을 논의할 때 이들의 납세 의무, 군 복무 문제도 중요한 의제로 부각시켜야 한다. 토론2 : 경제적 통합 -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주자에게도 공존 위한 협력-책임 요구해야”이주 유입의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은 짧은 시간에 사회문화는 물론이고 노동시장을 둘러싼 경제환경의 변화를 겪었다. 이 때문에 유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함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이주자가 많아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주자와 내국인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늘고 새로운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이주자가 집단이 되면 이에 대한 반발과 편견, 차별의식이 혼재돼 나타난다. 이주자 또한 초기의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점에서 이주 문제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이주자 유입에 따른 사회문화적 갈등이나 비용 부담을 얼마나 감내해야 할지 정책의 방향을 정립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내국인과 동등한 권한을 부여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정책을 표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문화사회에서 공존에 필요한 상호 협력과 책임은 이주자에게도 요구해야 한다. 토론3 : 한국의 다문화 - 루이스 크루즈 주한 필리핀 대사“아내-며느리 나라의 문화 이해하려는 노력을”한국 정부는 다문화가정에 사회적응, 직업훈련, 가정상담, 육아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때 외국인을 한국 문화에 동화(同化)시키려는 것인지, 적응시키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지금까지의 프로그램은 동화를 위한 것이었다. 외국인 아내가 한국문화를 배우고 익숙해지도록 하지만 한국 남편과 친척들은 아내의 문화를 배우지 않는다. 아이에게 엄마 나라의 언어를 가르치지 않는 가정도 적지 않다. 이중 언어 능력을 가질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법적인 부분에서도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2010년 7월 이후 결혼한 외국인에게는 이중국적을 허용하지만 그 전에 결혼해 귀화한 사람에게는 허용하지 않는다. 법이 포괄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별거나 이혼을 하려는 가정에 대한 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다문화센터는 부부의 화해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법률 서비스가 필요하다. 토론4 : 한국의 다문화 - 응우옌 만 동 베트남 공사참사관“서로의 문화차이 배울 수 있는 교육의 場 필요”많은 이주자가 들어오면서 한국 사회도 윤택해지고 다양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주민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다문화정책이 필요하다. 한국과 베트남은 20년 넘게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많은 베트남 여자들이 한국에서 결혼해 정착했다. 최근 5년 동안 한국 정부가 그들을 위해 많은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불행한 일도 있었다. 전 사회에 팽배한 것은 아니지만 가정 폭력은 존재했고, 문제가 있는 배우자도 있었다. 다문화사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교육이다. 한국 남자와 결혼한 베트남 여성들을 상대로 조사했더니 70% 정도는 행복하다고 했지만 30%는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언어와 문화 차이 때문에 결혼 후 3개월∼1년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인과 이주민들이 문화적 차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우리 모두가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다. 상호 존중, 차별 금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만들고 실천해야 사회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정리=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2012-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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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부, 2005년 법무부 반대 묵살하고 간첩출신에 대북사업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장치 등 군사기술 정보를 북한에 넘기려다 적발된 비전향 장기수 출신 대북(對北)사업가 이모 씨(74)에 대해 법무부가 ‘다시 간첩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통일부가 이를 묵살하고 대북사업권을 내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간첩죄로 18년간 복역하고 1990년 가석방돼 피보안관찰자 신분이었던 이 씨는 통일부의 승인 아래 최근까지 180여 차례 중국과 북한 등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사업과 간첩활동을 병행하다 지난달 구속됐다.31일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당시 장관 정동영)는 2005년 10월 법무부(당시 장관 천정배)를 비롯한 남북경협 관련 부처에 이 씨가 1991년 설립한 남북교역업체 대동무역의 남북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승인 신청에 대한 검토의견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 씨는 피보안관찰자 신분으로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거나 재차 간첩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등 재범 우려가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사업 수행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반대했다.이 씨는 1972년 ‘김일성 회갑 선물 간첩단’ 사건 때 검거된 9명의 고정간첩 중 한 명으로 북한 노동당 연락부 소속으로 활동해왔다. 그해 1월 간첩 권영섭과 경제·군사정보를 수집보고하고 국가전복 등을 꾀했으며 통일혁명당 재건에 협조했다가 국가보안법 및 반공법 위반, 재일 북한 공작원 포섭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1990년 3·1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뒤 보안관찰 대상으로 지정됐다. 보안관찰법에 따르면 이 씨처럼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 같은 중범죄나 내란음모 외환죄 등으로 기소돼 확정 판결을 받고 형기를 마친 사람은 주거지를 옮기거나 열흘 이상 집을 떠나 여행할 경우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는 등 당국의 관리를 받도록 돼 있다. 검사 및 사법경찰관리는 이들의 재범을 막기 위해 필요한 지도와 조치를 할 수 있다고도 규정돼 있다.하지만 통일부는 법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 달 뒤인 2005년 11월 대동무역에 대해 강서청산수 생산 및 판매사업 관련 남북 경제협력사업자 및 협력사업 동시 신청을 승인했다. 당시 통일부는 “이 사업은 교역사업에서 경협사업으로 확대 발전된 것으로 그동안의 대북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간 경제교류와 상호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1970년대에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형을 살았다고 해서 협력사업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승인 사유를 설명했다.이 씨는 이듬해 8월 평안남도 남포에 강서청산수 생산 공장을 짓고 2008년까지 수시로 남북한을 오갔다. 그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8년 정권이 교체되면서 남북 관계가 경색됐고 정부의 민간인 대북접촉 제한 때문에 북한으로부터 계약무효 통고를 받았다”며 “하루빨리 남북교류 제한 조치가 풀려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비전향 장기수 별도 관리규정 없어… “범죄 우려땐 특별관리해야” 목소리▼경찰 관계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 교류가 활성화되다 보니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 등 국보법 위반 전과자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대했다”며 “이 씨는 일관되게 북한을 자신의 조국이라고 생각해왔고 GPS 기술정보 유출 시도 건도 경제적 이익보다는 북한에 대한 충성심으로 벌인 것 같다”고 전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씨 같은 비전향 장기수를 특별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김영삼 정부 이후 인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비전향 장기수의 동향 파악을 모두 중단했다. 현재 남아 있는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피보안관찰자로 포괄돼 있고 이들에 대한 별도 관리 규정도 없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전향 장기수는 교화된 일반 전과자와 달리 언제든지 유사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며 “인권도 중요하지만 그들로 인해 국가와 사회질서, 그리고 다른 선량한 시민들의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법무부는 31일 비전향 장기수 현황 및 통계에 대한 자료 요청에 대해 “보안관찰 대상의 규모나 현황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고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어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국회에서 자료 제공 요청이 와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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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PS교란기술 유출범, 당초 타깃은 ICBM 안테나 시스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관련 군사기술을 북한에 넘기려다 적발된 비전향 장기수 출신 대북 사업가 이모 씨(74)가 당초 빼돌리려 한 군사기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안테나 성능 테스트 장비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공범인 뉴질랜드 국적의 김모 씨(56)는 방위산업체 출신의 정모 씨에게 “북한 당국이 꼭 필요로 하는 물건인 것 같다”며 안테나 측정기기, NSI(Near-Field System)4.0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NSI4.0은 안테나 성능 및 정상작동 여부를 측정하는 장비다. 장거리미사일이 정해진 궤도로 정확히 날아가기 위해선 레이더 및 송수신 안테나의 성능이 중요하다. 안테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안테나를 통해 정상적으로 데이터가 전송되는지에 대한 실험이 필요한데 NSI4.0은 직접 실험을 하지 않고도 시뮬레이션으로 실험이 가능하게 해 좀 더 안정적이고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대부분의 레이더 및 송수신 안테나를 개발하려면 NSI4.0의 안테나 측정기기를 이용한 측정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앞서 NSI4.0 기술을 입수해 정교한 안테나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지만 미국의 통제로 구할 수 없게 되자 이 씨를 통해 한국에서 기술을 빼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9년 북한에 이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북한이 4월 13일 발사한 은하3호 미사일이 발사 135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이유 중 하나로 안테나의 낮은 성능에 따른 원격제어 실패를 꼽고 있다. 이 씨 등은 NSI4.0을 입수하려다 실패하자 같은 해 7월 e메일을 통해 정 씨에게 ‘고공관측레이더 전파탐지기 전파교란기 항공기 시뮬레이터’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정 씨는 항공시뮬레이터 자료로 한국 해군의 대잠헬기사업 기종 중 하나인 SH-2G와 관련한 자료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씨 등이 항공·전파 관련 지식이 깊은 정 씨에게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자 정 씨가 2000년대 초 미국 주력 F-117 스텔스 전투기의 전파흡수도료(RAM·Radar Absorbent Material) 자료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는 국내 모 항공사 전파연구소에서 1999년까지 24년간 연구원으로 활동한 항공 전파 분야 전문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4월 28일부터 16일간 수도권에서 계속된 북한의 GPS 교란 공격이 이 씨가 빼돌리려 한 전파교란기 기술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이 입수한 전파교란 기술을 테스트하고 그것을 군에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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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부조작 이어 납치극… 前축구국가대표의 몰락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축구계에서 영구 제명된 전 국가대표 선수가 최근 부녀자를 납치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6일 오전 2시 20분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라 지하주차장에서 박모 씨(45·여)를 흉기로 위협해 차에 태워 납치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김동현 씨(28)와 전 프로야구 선수 윤찬수 씨(26)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26일 벤츠 승용차를 혼자 몰고 있는 박 씨의 뒤를 쫓아 차량을 빼앗고 납치했다. 윤 씨는 박 씨를 김 씨가 운전하는 차에 태운 뒤 인근 영화관에서 훔친 승용차를 타고 뒤따랐다. 박 씨는 김 씨가 범행장소 인근 대로에서 차를 천천히 모는 틈을 타 차문을 열고 탈출했다. 박 씨는 납치범들에게 다시 붙잡히지 않기 위해 곧바로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고 김 씨와 윤 씨를 뒤쫓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신고도 했다.윤 씨는 훔친 차를 버리고 도망쳤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검문에 걸려 범행 20분 만에 붙잡혔다. 김 씨는 검거된 윤 씨의 동태를 살피려 오전 5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경찰서 주변을 돌아다니다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관여해 대한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된 뒤 금융권에서 1억여 원을 빌려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투자금은커녕 이자도 건지기 힘든 형편이 되자 납치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지난해 성적 부진으로 프로야구팀에서 방출된 뒤 생계가 어려워지자 국군체육부대 선임이었던 김 씨의 제안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경찰은 이들이 범행 전 4시간가량 주위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점과 피해자를 묶어두기 위한 청테이프 등을 미리 준비한 점으로 미루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2002년 아시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김 씨는 2003년 8월 J리그 오이타 구단에 입단하며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총 6경기의 A매치에 출전했다. 2006년 10월 가나와의 평가전에서는 골도 넣었다. 이후 포르투갈과 러시아 리그에 진출했지만 현지 적응 문제를 겪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 씨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상주 상무 선수로 뛰던 2010년 당시 K리그와 컵대회 등 8경기의 승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직접 복권을 구매하고 선수를 섭외하는 등 승부조작에 적극 관여해 4억여 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 구단 관계자는 “실력이 뛰어난 선수였는데 승부조작에 관여하면서부터 몰락의 길을 걸었다”며 안타까워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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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임덕호 총장 칠레서 名博

    한양대 임덕호 총장(사진)이 칠레 산티아고 마요르대(Universidad Mayor)에서 28일(현지 시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루벤 조르다노 마요르대 총장은 “임 총장이 학문의 다양성 확대와 대학 행정의 효율화, 글로벌 대학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한국 대학의 역동성을 창조하고 국제화 시대를 선도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학위수여 이유를 밝혔다. 마요르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는 1998년 개교 이후 처음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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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택시 강도는 택시기사가 잡는다?

    “살려주세요.”28일 오전 1시 4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앞에서 택시 운전사 박모 씨(60)가 택시 밖으로 다급하게 소리쳤다. 손님 심모 씨(23)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해 박 씨의 옆구리에 과도를 들이대고 “돈을 내놓으라”고 위협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 몰라 주저하는 사이 근처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 운전사 김모 씨(42)는 택시에서 내려 곧장 박 씨의 택시로 달려갔다. 심 씨가 달려오는 김 씨를 보며 한눈파는 사이 박 씨는 황급히 택시에서 내렸다. 심 씨는 김 씨가 “택시 운전사의 돈을 빼앗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며 겁을 주자 택시 창문 밖으로 칼을 던졌다. 주변 택시 운전사들은 심 씨가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문을 막고 경찰에 신고했다.경찰 조사 결과 무직인 심 씨는 1320만 원가량의 카드 빚 독촉에 시달리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경찰서는 심 씨를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초범인 심 씨가 택시 운전사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들자 겁을 먹고 범행을 포기했다”며 “평소 강도 위험에 노출된 운전사들끼리 의리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감하게 강도를 잡은 김 씨 등을 포상할 계획이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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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日帝 강제징용 배상해야”]“노예처럼 착취… 배상 받을때까지 눈 못감아”

    “한(恨)이 풀릴 때까지 눈을 감을 수 없어요.”24일 서울 강동구 암사동 자택에서 만난 여운택 옹은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첫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은 뒤에도 웃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그의 피해 사실을 인정한 것은 아직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집나이로 구순(九旬)이 되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몸에 힘도 없다”면서도 “일본이 배상할 때까지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192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여 옹은 17세 때 평양의 한 이발소에서 조수로 일했다. 1943년 9월 태평양전쟁이 한창일 때 그는 월급도 많이 주고 공부도 시켜 준다는 일본 기업의 거짓말에 속아 오사카 일본제철소로 갔다. 그는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 하루 10시간씩 일했지만 하루치 식사를 3일 동안 나눠 먹게 해 늘 굶주렸다”며 “일본인은 야구방망이 크기의 ‘정신봉’으로 우리를 수없이 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본인은 매달 담배 2갑 값만 용돈조로 줬다. 기숙사 벽에 한국인 이름과 적금 명세를 표로 그려놓고 “나중에 한꺼번에 찾아갈 수 있다”고 속였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던 한국인들은 고국에 두고 온 가족 생각에 고통을 이겨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이 패전하자 일본 기업인은 도망쳤다.1997년 12월 여 옹은 광복 당시 황소 10마리 값인 460여 엔의 미불임금이 오사카공탁소에 남아 있는 사실을 알고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일본 오사카지방법원에 냈다. 일본 법원은 한일협정을 이유로 일본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 법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15년 동안 양국 법정에서 싸우는 사이 많은 동료들이 절망 속에서 죽었다”며 “젊은 세대들이 일본보다 부유한 나라를 만들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손해배상 소송을 함께 낸 신천수 옹(86)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0년 넘게 일본까지 가서 외롭게 싸웠지만 매번 절망했는데 오늘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일본에 끌려가 피해를 본 위안부 여성 등 한국인 모두가 배상받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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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日帝 강제징용 배상해야”]1990년 이후 日법원에 피해소송 40여건… 대부분 기각

    한국인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전후 보상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처음 벌이기 시작한 때는 1990년 8월. 사할린으로 강제 연행된 한국인 피해자 21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1인당 1000만 엔의 청구소송을 낸 것을 시작으로 강제징병 피해소송, 강제징용 피해소송, 일본군위안부 피해소송, 전범 피해소송으로 확산돼 갔다.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일본법원에 제기된 한국인 전후보상 관련 피해소송 건수는 40여 건에 이른다.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첫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경석 씨가 1991년 3월 일본강관을 도쿄지방재판소에 제소한 것. 1심에서 기각, 2심에서 회사 측과 화해로 소송이 마무리됐다. 이후 미쓰비시조선(1992년), 후지코시(不二越·1992년), 신일본제철(1995년) 미쓰비시중공업(1995년) 등 일제강점기 군수기업을 상대로 소송이 줄을 이었으나 일본재판소는 “청구권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모두 소멸됐다”며 모두 기각했다.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20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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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재 지목했던 ‘이슬’ 알고보니…

    검찰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70)와 관련된 '뭉칫돈' 수사 내용을 발표하기 전 인터넷에서 건평 씨의 자금 관리인으로 추정되는 박영재 씨(57)를 지목했던 아이디 '이슬(sos6831)'은 건평 씨나 박 씨와 관련이 없는 인물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슬' 아이디를 쓰는 정모 씨(50)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국의 정상이 자살했다고 해서 피해자처럼 보여지는 것과 이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싫어서 댓글을 달았다"며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박영재 씨가 노건평 씨의 돈을 관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그는 7일 오전 2시 40분경 정 씨는 한 인터넷매체의 '조현오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모두 까겠다"'란 기사에 '한 가지만 언급을 드릴까요? 경남 김해 진영읍에 영재고철 하는 또 바보오리 하는 박영재라는 사람 있습니다. 계좌 캐볼까요?'란 댓글을 달았다. 앞서 5일에는 '노무현 관련 정보 중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 아직 내게도 몇 개는 있는데… 참고로 노무현 시절 나는… 그냥 다음에!'란 댓글로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별수사부(부장 김기현)가 18일 건평 씨와 친분이 있는 김해 진영읍 번영회장이자 영재고철의 실질적 대표인 박 씨 관련 계좌에서 뭉칫돈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열흘 이상 앞서 관련 내용을 알고 있었던 셈이다. 정 씨는 노건평 씨와 박영재 씨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노건평 씨의 집사로 노 전 대통령 행사 때마다 참석하고 노건평 손발 돼 움직였다는 것을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댓글을 통해 계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고철업체가) 대우해양조선 같은데서 고철을 납품받았다는 것은 권력의 입김이 개입되지 않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씨는 그동안 인터넷 매체의 정치 관련 기사에 통합진보당 사태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행보를 비판하는 댓글을 주로 남겼다. 9일에는 "뭉텅이 표 부정 아냐…풀이 살아나 붙기도 한다"는 통진당 관련 기사에 "임기응변에 능통해야 하고 이리저리 말이 되든 말든 갖다 붙여야 하고 그래야 정치판때기에서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썼다.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 201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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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무더위에 전력수급 벌써부터 빨간불… “전기 절약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이달 초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224.8m²형(68평) 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50) 가족은 때 이른 더위에 에어컨 청소를 시작했다. 5인 가족인 박 씨 집의 한 달 전기요금은 20여만 원. 지난달에는 585kWh를 사용해 전기요금 19만6000원을 납부했다. 수입이 넉넉한 편인 박 씨 가족은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는다. 날씨가 더워지면 에어컨을 틀기 시작해 여름철 내내 사용한다. 전기요금도 수십만 원으로 오른다. 중고교생인 박 씨의 자녀들은 집에서 각자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게임을 한다. 휴대전화 5대도 늘 충전기에 꽂혀 있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122.3m²형(37평) 아파트에 사는 주부 이경미 씨(39) 가족은 보통 220kWh를 사용해 3만 원이 넘지 않는다. 4인 가족인 이 씨 집에 있는 가전제품은 강남의 박 씨 가정과 별 차이가 없다. 에어컨 TV 노트북 식기세척기 트레드밀(러닝머신)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을 사용한다. 하지만 한 달 수입이 400만 원 정도인 이 씨 가족은 전기요금에 민감한 편이다.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거의 틀지 않고 가전제품에는 ‘멀티탭’을 달아 대기전력 낭비를 막았다. 이 씨는 “빠듯한 살림이다 보니 전기요금도 최대한 아끼려고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5월부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국내 전력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동아일보가 지난해 7∼9월 구별 1인당 월평균 주택용 전력 사용량을 분석한 결과 서울시 25개 구 중 소득이 높은 강남구가 136.9kWh로 전기를 제일 많이 썼다. 대규모 주상복합아파트와 고급 단독주택이 밀집한 용산구(135kWh) 서초구(134.2kWh)가 강남구의 뒤를 이었다. 이 3개 구민들은 한 달 동안 서울 평균 112.7kWh보다 20kWh나 더 사용했다. 20kWh는 선풍기 2대를 매일 6시간씩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금천구(96.2kWh) 구로구(100.6kWh) 영등포구(101.3kWh)는 전력 사용량이 가장 적었다. 건국대 박종배 전기공학과 교수는 “고소득층이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을 덜 느끼다 보니 여름철에도 에어컨을 하루 종일 켜놓고 있다시피 한 경우가 많다”며 “누진제에 따라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고소득층 가정이 요금을 많이 내고는 있지만 올여름 우려되는 에너지 대란을 막으려면 전기 절약 실천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 거주민의 전기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전력 대란 예방 차원에서 도시민의 자발적인 전기 아끼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같은 기간 시도별 1인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은 서울(112.7kWh) 대전(107.8kWh) 대구(107.3kWh) 경기(107.1kWh) 울산(106.8kWh) 인천(106.7kWh) 부산(106kWh) 광주(104.5kWh) 순이었다. 이에 따라 전기 절약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체 전기 사용량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용에서 절감 효과를 보려면 고소득층과 도시민이 전기 절약에 앞장서야 한다는 얘기다. 최승철 환경정의연구소 부소장은 “전기를 덜 쓰는 지방은 수도권과 광역시보다 발전소와 고압선로가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피해를 더 받고 있다”며 “전기 생산 혜택을 누리고 있는 도시민들이 전기를 절약하고 비용도 더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 2012-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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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 GPS 위치추적… 휴대전화 사용 5명중 1명만 된다

    경찰이 112 신고자의 위치를 조회하도록 하는 위치정보법이 최근 통과됐지만 신고가 들어왔을 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휴대전화 사용자는 5명 중 1명뿐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삼성 LG 등 국산 스마트폰을 쓰는 SK텔레콤 가입자만 GPS 위치추적을 할 수 있고 아이폰 등 외국 스마트폰 사용자나 KT,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추적이 불가능해 GPS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현행 위치추적 방식은 통신사 기지국 기준으로 반경 200m∼수km까지만 알 수 있어 오차가 크지만 GPS를 활용하면 신고자 위치를 20∼50m로 좁힐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GPS 기능이 대부분 들어가 있어 ‘GPS 위치추적’이 가능해진 것이다.경찰이 통신사에 신고자 위치 확인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신고자 스마트폰에서 보내오는 위치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스마트폰에 사용자의 GPS 정보를 통신사로 보내도록 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어야 한다. 삼성 갤럭시, LG 옵티머스, 팬택 베가 등 국산 스마트폰에는 이 기능이 있지만 애플 아이폰, 림(RIM) 블랙베리폰, 구글 넥서스원 등 외국 스마트폰에는 없다.이 외에도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폰의 위치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재 SK텔레콤만 이 시스템이 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12와 119에서 신고자들의 위치를 파악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관련 시스템을 갖췄고 스마트폰 제조사에도 기기 안에 연동 기능을 넣어 달라고 요청했다”며 “국내 업체만 요청을 수락해 국산 스마트폰만 GPS 위치조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현재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 5260만 명 가운데 SK텔레콤 가입자는 2657만 명. 이 중 1046만 명이 국산 스마트폰을 쓰고 있어 휴대전화 이용자 중 19.8%만 GPS 위치추적이 가능한 셈이다.KT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GPS 위치확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건 ‘위치추적이 불필요한 기능이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KT 관계자는 “긴급구조기관에서 GPS 위치조회 요청이 많지만 고객 위치가 제3자에게 노출될 수 있어 시스템까지 갖추고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애플 등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고객 사생활 보호’를 내세워 GPS 위치추적 기능을 넣지 않고 있다.하지만 긴급 신고자에 대한 GPS 위치조회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12와 119 신고자에 대해서만 위치추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통신사가 해당 고객에게 문자로 조회사실을 고지하게 하면 남용의 소지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시민에게 긴급 상황에서 구조될 권리와 사생활 보호 중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며 “휴대전화 구입 전 어느 기종과 어느 통신사를 골라야 GPS 위치추적이 가능한지 관련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 201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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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B 힐끗 볼때마다… 50m씩 눈감고 운전하는 셈

    1일 차량 내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보던 화물차 운전자가 훈련 중인 사이클 선수들을 덮쳐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난 것을 계기로 ‘죽음을 부르는 운전습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DMB 시청 뿐 아니라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 조작, 애완견을 옆에 두고 주행하는 등의 사소한 습관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디지털 기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최근 5년 사이 전방주시 태만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DMB 운전 얼마나 위험한가운전 중 DMB를 시청하면 크게 세 가지 위험에 봉착한다. 우선 전방을 주시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상 주행일 때 75.5%인 전방주시율이 DMB를 보며 운전하면 50.3%까지 떨어진다.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의 음주 운전을 할 때 전방주시율인 72%와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차량이 차선 좌우를 이탈하는 정도인 차량이탈도도 정상운행 땐 0.91m지만 DMB 운전 땐 1.44m로 높아져 삐뚤삐뚤하게 주행할 가능성이 60%가량 높아진다.운전 중 장애물이 나왔을 때 반응하는 시간도 DMB를 시청하면 0.6초 더 걸린다. 시내 평균주행 속도를 시속 60km로 가정했을 때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는 급정거 시 10m가량을 더 움직이게 된다. 횡단보도의 폭이 평균 6m인 점을 고려하면 DMB 시청이 인명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것이다.실제로 전방 주시 소홀에 따른 안전거리 미확보로 사망사고가 난 현황을 보면 2001∼2004년 50명 수준이던 사망자가 내비게이션과 DMB가 보급되기 시작한 2005년 79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매년 늘어 2009년엔 128명이 사망했다. 5년 새 2.5배로 늘어난 것이다.○ 살인자로 만드는 운전 습관들최근 카카오톡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확산되면서 운전 중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액정화면이 3∼5인치 수준인 스마트폰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다. 시속 100km로 주행할 경우 2초만 앞을 못 봐도 이동거리가 55m나 된다. 축구장(110m) 길이의 절반을 눈감고 주행하는 셈이다. 애완견이나 영유아를 운전석이나 조수석에 앉힌 채 운전하는 것도 위험하다. 돌발적으로 운전대를 꺾거나 운전자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운전 도중 음식을 섭취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도 삼가야 한다. 옷이나 시트에 떨어진 음식물이나 담뱃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빈발한다. ○ 솜방망이 처벌에 운전습관은 악화운전자의 그릇된 운전 행태에 대해 한국은 매우 관대한 편이다. 운전 중 DMB 시청 금지는 도로교통법상 훈시조항에 불과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경찰은 당초 DMB 시청 행위에 범칙금을 부과하려 했지만 “그런 것까지 제재하면 국민이 수긍하지 않는다”는 국회의 논리에 부닥쳐 좌초됐다.호주에서는 차 내에 DMB 화면 영상이 잠깐이라도 보이면 최고 225호주달러(약 29만7000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일본도 DMB 시청 사실이 적발되면 약 10만 원의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애완견을 앉히고 운전하는 행위도 한국엔 처벌규정이 없지만 영국은 100파운드(약 18만3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처벌이 약하다 보니 한국 운전자의 주의력 분산은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다. 도로교통공단이 2008년 발표한 논문을 보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비율이 한국은 84%였지만 미국은 49%에 그쳤다. 흡연이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비율도 한국은 70%로 미국(49%)보다 1.5배가량 많았다. 한편 경북 의성경찰서는 2일 상주시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을 뒤에서 덮쳐 7명의 사상자를 낸 화물트럭 운전자 백모 씨(66)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

    •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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