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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전일빌딩 계엄군 헬기사격은 10일간의 항쟁 마지막 날, 최후 항쟁을 하던 시민군 기선제압을 위해 치밀하게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주시 5·18진실규명지원단은 3개월간 5·18관련 군 문서와 검찰 수사 기록, 헬기부대 출신 장교 증언 등을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지원단은 전일빌딩 헬기 사격이 육군본부 1항공여단 소속 202·203대대 소속 UH-1H 헬기에서 1980년 27일 오전 4시부터 1시간 반 사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분석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탄흔은 정지비행(호버링) 상태 헬기에서 M60기관총을 발사한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토대가 됐다. 당시 육군 헬기부대인 1항공여단 산하 202·203대대는 M60을 기체 옆으로 설치할 수 있는 헬기(UH-1H)를 유일하게 보유했다. 이들 부대 헬기(UH-1H) 10대는 1980년 5월 21일 광주에 투입됐다. 일부 시민들은 1980년 5월 27일 새벽 전남도청 진압작전 당시 헬기에서 계엄군이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당시 헬기에서 사격을 이뤄졌다는 증언도 했다. 그때 병력 수송과 헬기사격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헬기 기종은 UH-1H가 유일했다. 지원단은 헬기(UH-1H)의 M60사격은 27일 새벽 계엄군이 전일빌딩을 점령하면서 시민군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며 사격명령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치밀한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시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맡았던 육군 20사단 작전일지에는 ‘27일 오전 5시 13분 전일빌딩에서 총성 소리가 들렸다’, ‘27일 오전 5시 18분 헬기 무력시위 전개’라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윤장현 시장은 “전일빌딩 헬기 사격을 조사했지만 진실의 벽은 여전히 높고 멀다”며 “국가가 나서서 5월 진실 규명을 통한 새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월호의 296번째 희생자의 유해가 수습됐다. 2014년 10월 해저면(海底面)에 가라앉은 세월호 선체에서 황지현 양의 시신을 발견해 인양한 지 929일 만이다. 미수습자는 9명에서 사실상 8명이 됐다.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13일 오후 3시경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4층 선미 좌현 구역 4-11에서 사람의 상반신 뼈를 수습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12일에는 이 지점에서 1∼2m 떨어진 곳에서 하반신 뼈를 수습했다. 이 상반신과 하반신은 동일인의 것으로 판단돼 유해(遺骸) 대부분을 수습한 것으로 보인다. 수습된 치아의 오른쪽에 금니가 한 개 있었으며, 청바지와 양말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당시 세월호 일부 생존자는 여학생 객실이 있던 구역 4-11에서 조은화 양과 허다윤 양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진술했다. 조 양은 당시 청바지를 입고 있었고 허 양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14일 유전자(DNA)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비교적 온전한 유해로 수습된 296번째 희생자의 신원을 추정으로라도 밝히지 말아줄 것을 해양수산부와 언론에 요청했다. 이들은 3월 28일 세월호를 인양해 임시 거치해 뒀던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말린’ 갑판에서 발견된 ‘돼지 뼈’ 오인 사건 이후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100% 정확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수습자 인적 사항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지청은 미수습자 신원 확인을 지휘하고 있다. 14일 목포신항에서 만난 조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아직 미수습자 8명이 남았다. 8명 모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 양의 아버지 허흥환 씨도 “100% 확실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면 신원 확인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선체 수색 작업이 속도를 내 유전자 검사 결과 발표 전에 모두 수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미수습자 권재근 씨의 형이자 권혁규 군의 큰아버지인 권오복 씨는 “미수습자 가족 9명은 2년여 동안 슬픔과 기쁨을 함께했다”며 “‘가족’을 찾더라도 우리가 미수습자 가족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정부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원 추정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해수부는 “유골의 치아 상태와 치과 기록을 비교하는 절차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정확한 신원은 유전자 검사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미(船尾)에서 40∼50m 떨어진 3층과 4층 중앙구역에서는 13일부터 이틀 동안 육안 감식을 통해 인골(人骨)로 추정되는 뼈 19점이 발견됐다. 이 유골도 유전자 검사를 거쳐 신원이 확인돼야 가족 품에 안길 수 있다. 현장수습본부는 미수습자 유해가 발견된 3층과 4층에 대한 정밀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이르면 15일 세월호 선체 수색 방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목포=이형주 peneye09@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11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4층 여학생 객실에서 발견된 안산 단원고 조은화 양의 소지품. 평소 조 양이 즐겨 쓰던 각종 색깔의 필기도구와 지갑 등에 펄이 잔뜩 묻어 있다. 조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는 “공부하겠다고 색색 다 가지고 갔는데”라며 탄식했다.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총사업비가 1697억 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대회 준비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광주시는 2019 세계수영대회 총사업비가 정부 국제행사 심사위원회를 거쳐 확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총사업비 1697억 원은 대회 유치 때 승인받은 635억 원에 비해 2.7배로 늘었다. 이 중 국비는 482억 원으로 당초 승인된 55억 원보다 8.8배로 증가했다. 2019 세계수영대회는 2019년 7월 19일부터 8월 16일까지 29일 동안 광주에서 개최되며 세계 207개국 수영선수와 동호인 1만50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조만간 정부와 국제행사 개최 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협약은 국제행사의 책임성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광주시는 기업 후원 등 자체 수입으로 조달하고 부족한 비용을 시비로 충당할 방침이다. 특히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고 국제수영연맹(FINA)과의 협상을 통해 사업비를 경감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자체 수입을 높이기로 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대회 기반시설 준비에 주력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주공아파트 자리에 들어서는 2019 세계수영대회 선수촌은 2월 착공했다. 또 6월까지 대회 슬로건과 엠블럼 등의 개발을 끝내고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7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대회기를 인수한다. 광주시는 총사업비 확정에 따라 대회 경기시설은 2019년 3월까지, 선수촌 부대시설과 경기장 진입도로 등 지원시설은 2019년 6월까지 완공해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지속적인 설득과 소통으로 2019 세계수영대회 총사업비를 확정했다”며 “정부가 국비 추가 지원을 약속한 만큼 광주U대회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명품 대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월호 선체에서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됐다. 인골(人骨)로 확인되면 인양된 선체 안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 1121일, 선내 수색 22일 만이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0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4층 선미(船尾) 좌현 4-11구역에서 뼛조각 2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 구역은 침몰 당시 해저면에 부딪히며 5층과 함께 심하게 찌그러진 곳이다. 단원고 여학생 객실인 4-10구역과 가깝다. 여학생 객실을 수색하기 위해 진입로를 만들다 뼛조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전문가가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동물의 뼈가 아닌 사람 뼈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뼛조각 2점이 인골이라면 동일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습본부는 강원 원주시 국과수 본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방침이다. 정확한 유전자(DNA) 감정에는 한 달가량 걸린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류품은 아직 찾지 못했다. 목포=조윤경 yunique@donga.com / 이형주 기자}
5월 단체가 5·18민주화운동을 되새기는 첫 번째 오월 걸상을 국회에 설치하는 것을 모색하는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 판매·배포 금지를 위한 법적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잠시 앉아서 1980년 5월 당시 광주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오월 걸상 1호를 국회의사당에 설치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오월걸상위원회 공동대표인 김희중 대주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의사당에 오월 걸상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월 걸상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정신을 기리기 위해 광주를 비롯해 전국 100여 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오월 걸상은 일본군 위안부의 만행을 고발하는 평화의 소녀상처럼 5·18민주화운동을 알리는 조형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월 걸상을 기존의 기념물과 달리 누구나 사색하고 쉬어가는 공간이 되도록 지역별 특성에 맞게 제작할 방침이다. 대부분 오월 걸상의 제작은 시민모금 등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5·18기념재단 한 관계자는 “국회에 오월 걸상을 설치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며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이전에 첫 번째 오월 걸상을 설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5·18기념재단은 18일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이전에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자작나무숲) 판매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광주지법에 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념재단은 역사 쿠데타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전 전 대통령 회고록 3권(2000쪽)에 적힌 5·18민주화운동 관련 거짓 내용을 일일이 분석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전 전 대통령 회고록 분석 작업을 끝낸 뒤 관련 자료를 법률대리인인 광주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8명에게 건네 법률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다. 기념재단과 법률대리인은 1차적(주위적 청구)으로 전 전 대통령 회고록 3권 모두의 판매·배포를 금지해 달라는 청구를, 2차적(예비적 청구)으로 5·18 관련 허위 내용을 삭제해 달라는 청구를 법원에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5·18이 갖는 의미를 감안해 전 전 대통령 회고록 3권 전체를 판매·배포 금지해 달라는 청구만을 할 수도 있다. 전 전 대통령 회고록 가처분 신청이 이뤄지면 이후 징벌적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률 지원을 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전 전 대통령 회고록 가처분 신청을 빨리 제기하는 것보다 가처분이 인용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처분 신청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 회고록과 관련해 형사 책임을 묻는 일도 진행되고 있다. 고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지난달 27일 광주지검에 “전 전 대통령이 5·18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리켜 거짓말쟁이로 묘사해 고인과 광주 시민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달 28일 광주 북구 양산동 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앳된 외국인 여성들과 나이 지긋한 한 중년 주부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마치 친정집에 온 딸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정겨워 보였다. 한신애 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64·여)은 이들에게 친정 엄마나 다름없다. 한 센터장은 “처음에 이민여성들과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서 “각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니 한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1호 사단법인인 광주이주여성지원상담센터를 설립하고 이민여성들과 인연을 맺었다. 다문화라는 말이 낯설었던 때부터 이들을 보살펴 왔지만 그의 선행을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광주이주민건강센터 박성옥 사무국장(48·여)은 한 센터장과 이민여성들이 가족처럼 지낼 정도로 정이 돈독하다고 전했다. 박 국장은 외국인 근로자 치료를 돕는 통역 봉사요원이 필요해 이민여성들을 알게 됐다. 박 국장은 “한 센터장을 오랫동안 만났지만 사비를 털어 형편이 힘든 이민여성들을 돕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주부에서 시민운동가로 한 센터장은 광주 광산구 송정동이 고향이다. 1971년 전남대 화학과를 입학한 뒤 교내 방송국 활동을 계기로 대학 4학년 때 1974년 전일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방송부스 안에서는 말을 잘했지만 밖으로 나오면 수줍어했다. 전일방송에서 2년간 일하다 당시 PD였던 이상옥 씨(68)를 만나 결혼한 뒤 직장을 그만뒀다. 전일방송은 5·18민주화운동 직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문을 닫았다. 전업 주부로 지내던 한 센터장은 1982년부터 광주YWCA 사회문제부 간사를 맡으며 시민사회운동에 눈을 떴다. 이후 광주열린가족상담센터 사무국장, 광주YMCA·YWCA이사, 광주민주언론운동협의회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에게 시민사회운동의 출발점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였다. 가장 먼저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1990년대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독일 이민 현장을 답사하기도 했다.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느껴 1998년 동신대 사회복지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2001년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동신대 종합사회복지관 재가복지팀장, 광주 남구 양지종합사회복지관 복지행정팀장 등 사회복지 전문가로 활동하며 현장의 감을 익혔다. 그는 현장에서 답을 찾는 활동가다. “시민사회운동은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환경문제를 예를 들어 볼까요. 저는 승용차에 폐지를 가득 싣고 다닙니다. 폐지를 모아 팔아 각계의 후원금으로 씁니다. 작은 힘이 모여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한 센터장은 2005년 광주의 한 상담지원센터에서 이민여성을 처음 만났다. 2007년 광주지역 이민여성이 급격히 늘자 다문화가정 지원에 뛰어들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을 병원에 데려가거나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기초수급자를 보살피는 것보다 다문화가정을 챙기는 것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했다. 일부 다문화가정은 이민여성의 가출, 나이 많은 남편의 폭력, 궁핍한 가정 형편 외에 문화 격차와 언어소통의 어려움이 더해져 아예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 30년, 이해와 배려 필요 한국의 다문화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 걸음마를 뗐다. 이어 농촌 총각들의 결혼 붐이 이어졌다. 1992년 한중 수교로 중국동포가 다문화 2세대를 이뤘다. 2000년대부터 한류 열풍이 불면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이민여성들이 ‘코리아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왔다. 다문화가정 통계는 2007년 처음으로 집계됐다. 당시 결혼이민자는 8만9002명, 다문화가정 자녀는 5만8007명이었다. 2015년에는 결혼이민자가 23만8161명, 다문화가정 자녀는 19만7550명으로 약 3배로 늘었다. 호남제주 지역 결혼이민자는 2만7806명, 다문화가정 자녀는 2만9409명으로 전국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한 센터장은 한국이 외형은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지만 내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민여성들은 대화를 주저하는 등 우리 문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동남아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 돈 벌러 온 사람이라는 편견까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혹 동남아 이민여성들에게 영어로 말을 거는데 사실 한국말을 잘하는 여성이 많아요. 한국에 온 동남아 근로자 대부분이 현지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인데 미국·유럽 백인이 아니면 무시하는 문화가 잘못된 것이죠.” 그는 “한국이 진정한 다문화사회가 되려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민여성이 외국인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며 “최근 한국 남성들이 베트남 여성과 결혼을 많이 하는 이유는 베트남이 가족 중심 가치관 등 정서적 동질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이 정서적 동질감은 있지만 문화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밥그릇을 들고 먹으면 복이 달아난다고 싫어하지만 베트남에선 밥그릇을 들고 식사를 해도 상관없으며 베트남에서는 어른 앞에서 양팔을 끼고 있어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이민여성들을 보살피며 가장 가슴 아팠던 사연을 털어놨다. 20대 초반에 시집와 스무 살 많던 남편과 사별한 베트남 출신 A 씨(27)다. A 씨는 4년 전 남편을 떠나보낸 뒤 초등학생 아들을 홀로 키우면서 중고교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해 대학 진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민여성들은 통상 자녀를 한 명 이상 낳고 이혼율은 30%대로 한국 여성들과 비슷하다. 그가 만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신생아부터 25세 대학생까지 다양하다. 그는 정작 군에 입대한 아들의 면회를 가지 못했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항상 챙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인구감소 절벽에 놓인 한국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느냐 여부는 우리 사회의 포용력에 달렸습니다. 다문화 30년을 맞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해와 배려입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북구다문화지원센터는 이민여성들을 위한 40∼5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산모 도우미 사업이다. 이민여성의 친정 엄마가 한국에 없는 것을 감안해 같은 처지의 여성이 출산 과정을 돕는 것이다. 출산 이민여성에게 모유 먹이기와 목욕 방법 알려주기, 이유식 제조법과 한국말 가르치기 등 아동 양육 지도 사업도 벌이고 있다. 다문화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관이나 장터도 운영하고 있다. 북구다문화지원센터는 2300m² 터에 3층 건물로 다른 곳보다 규모가 크다. 직원 20여 명이 이주여성 1700여 명을 보살핀다. 국내에는 다문화지원센터 217곳이 있다. 다문화지원센터는 이민여성들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한 종합복지관 역할을 한다. 전국 다문화지원센터는 도시, 농촌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문화지원센터와 건강가정지원센터가 통합된 곳이 100곳에 달한다. 한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협회는 통합 운영으로 각각의 전문적 역할이 퇴색하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다문화가정 엄마들에게 ‘이주여성’이라는 용어를 흔히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이주는 잠시 머무는 것을, 이민은 영구적으로 머무는 것을 지칭한다는 것. 한 전문가는 “다문화가정 엄마들을 이민여성 또는 결혼귀화자라고 불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7일 남해안 끝자락 전남 여수시 남면 대두라도. 이 섬은 여수 군내항에서 배를 타고 30분을 가야 도착하는 낙도다. 배에서 내려 다시 차량으로 좁은 산길을 1km 넘게 가자 봉통마을이 나왔다. 마을 이름 봉통은 꽃과 꿀벌이 많아 붙여졌다. 봉통마을 교회 쉼터에 이날 낮 김봉심 씨(88·여)를 비롯한 동네 노인 13명이 모였다. 노인들에게 주민 김재연 씨(48)의 아홉째 막내딸 아헬 양(4)이 “고맙습니다”라며 카네이션을 건넸다. 어버이날 하루 전 감사의 마음이 담긴 꽃을 받자 노인들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꽃 선물에 박수를 치던 황영자 씨(77·여)는 “도시에 사는 친손주보다 더 예쁘다. 키운 정이 더 진하다”고 했다. 다른 노인들은 순간 이구동성으로 “김 씨네 아홉 남매가 예쁜 짓을 해서 그렇제”라고 외쳤다. 장용업 씨(80·여)는 “막내는 기저귀에 실례한 것조차도 예쁘다”며 손을 치켜세웠다. 마을에서 두 번째로 젊은 윤신옥 씨(59)는 “사탕 한 개가 생겨도 애들부터 챙긴다”고 했다. 노인들은 “동네에서 가장 젊은 김 씨는 가스·기름 배달 등 궂은일을 도맡는 손과 발”이라며 고마워했다. 봉통마을에는 이웃을 서로 보살피는 옛 시골의 정이 그대로 남아있다. 섬 모양이 콩을 닮았다는 대두라도의 전체 주민은 153명이다. 두라분교, 보건지소가 유일한 문화시설이다. 봉통마을은 특히 주민이 20여 명에 불과했다. 김 씨의 아홉 남매를 제외한 어른들 평균 연령은 70세다. 예전에는 산등성이에 농작물을 일구는 다랑논과 어업으로 생계를 꾸렸다. 현재는 2월에 방풍나물을 수확해 생계를 챙기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고향이 봉통마을인 김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과 부산 공장에서 돈을 벌었다. 1990년대 초반 고향에 가두리 양식장 열풍이 불자 도시로 떠난 청년들이 귀어했다. 김 씨도 1992년 귀어해 가두리 양식을 시작했지만 3년 만에 태풍으로 꿈이 사라졌다. 귀어한 다른 청년들은 가두리 양식에 실패하자 다시 고향을 떠났다. 하지만 김 씨는 1995년부터 대두라도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됐다. 그의 부인(41)도 8년 전부터 집배원을 맡았다. 김 씨 부부는 낮에는 대두라도와 조발도, 소두라도에 사는 노인들에게 우편물과 생필품을 전한다. 이들 부부가 아홉 남매를 돌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부부가 낮에 일을 나가면 동네 노인들은 14년 전부터 아홉 남매 양육을 도왔다. 유치원 등 육아시설이 없는 섬에서 마을 경로당은 남매들의 놀이터이자 양육공간이었다. 김 씨의 실제 자녀는 2남 5녀다. 2003년 동생이 암으로 사망하자 조카 형제를 양육했다. 이들 부부는 이웃 정이 버팀목이 돼 아홉 남매를 열악한 여건의 섬에서 키웠다. 아홉 남매는 김 씨 부부와 이웃들 사랑 덕분에 잘 자랐다. 큰조카(24)는 현재 직장에 다니고 둘째 조카(22)는 입대했다. 큰딸 혜원 씨(22)도 회사원이 됐고 둘째 딸(20)은 서울 대학에 입학했다. 그 밑으로 다섯째(17·고1), 여섯째(14·여·중1), 일곱째(9·여·초교2), 여덟째(8·초교1), 아홉째 아헬 양이 자란다. 김 씨 부부는 4t짜리 어선으로 화태우체국에서 우편물을 받아 전한다. 이들 부부는 한 달에 10∼20일 일하지만 수입은 200만 원 수준이다. 빠듯한 수입에 애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시켜주지 못한 것 같아 늘 미안하다. 김 씨는 “봉통마을은 콩 한 조각도 나눠 먹는 정이 남아있다”며 “생활이 힘들지만 이웃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사서 전해주는 집배원 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대두라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월호 참사 발생 1115일 만에 침몰 해역에서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뼈가 발견됐다. 3월 25일 선체를 인양한 이후 미수습자의 유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신원 확인까지 3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 36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사람 오른쪽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길이 35cm의 뼈 1점이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오른쪽 정강이 윗부분부터 발목 부위까지로 인골(人骨)이 맞다면 희생자의 키는 160∼170cm로 추정된다. 현장수습본부 신원확인팀의 국과수 전문가는 ‘사람의 뼈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해당 뼈는 신원 확인을 위해 이날 오후 강원 원주시 국과수 본원으로 보내졌다. 유전자(DNA) 감식을 비롯한 각종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3주 이상 소요된다. 빠르면 이달 말 누구의 뼈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수사들은 이 뼈를 발견한 주변에서 인적 사항을 밝힐 수 있는 유류품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뼈가 발견된 특별수색구역 ‘SSZ-2’ 16번 구역은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선체 3층과 4층 객실부와 맞닿은 부분이다. 수중수색은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 밑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 펜스를 치고 잠수부가 2인 1조로 투입돼 손으로 바닥을 훑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 구역에 대해 2차 정밀수색을 하겠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목포 신항 철재부두의 미수습자 유족들은 눈물을 보였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47)씨는 “어젯밤 꿈에 다윤이가 나왔다. 아직 누구의 것인지는 모르지만 유해가 유실됐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해수부와 선체조사위원회가 아홉 명 모두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유족 사이에서는 바닷속 세월호를 인양하기 위해 선체와 해저면 사이에 리프팅빔을 설치할 때 생긴 선미(船尾) 쪽 구멍으로 뼈가 흘러나왔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지난달 11일 뭍으로 올라온 세월호 선체에 대한 수색에서는 이날도 별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날까지 선체에서 뼛조각 680점이 발견됐지만 육안 감식으로 인체의 뼈로 확인된 것은 없었다. 현재 국과수 감식이 진행 중이다. 수중수색 작업은 지난달 9일부터 시작됐다.목포=조윤경 yunique@donga.com / 이형주 기자}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는 뭍에서 39km 떨어져 있다. 영광군 홍농읍 계마항에서 배를 2시간이나 타고 가야 도착한다. 생김새가 말안장을 닮아 안마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면적은 2.9km². 현재 30가구 주민 170여 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안마도의 주인은 이들이 아니다. 어느 순간 안마도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사슴으로 바뀌었다. ○ 낙도 점령한 사슴 떼 3일 안마도의 한 폐교에 들어서자 풀을 뜯던 사슴 여러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 급히 도망갔다. 섬 곳곳에는 최대 3m 높이의 그물망이 설치돼 있다. 사슴 침입 방지용이다. 안마도 사슴들의 먹성은 보통이 아니다. 벼와 마늘 등 가리지 않고 먹어 치운다. 일부 주민은 농사를 포기했다. 사슴들은 산에서 나무와 풀까지 싹쓸이하고 뿔 갈이 때는 조상의 묘소까지 파헤친다. 주민 이모 씨(52)는 “겨울에는 사슴들이 마을까지 내려오고 잘 도망가지도 않는다”며 “발정기에는 뿔로 공격할까 봐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안마도에 사슴이 유입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당시 주민 4명이 꽃사슴 5마리, 엘크 10마리를 구입해 방목한 것이 시작이다. 영광군은 현재 안마도에 있는 사슴을 적게는 200마리, 많게는 500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주민들은 2015년부터 사슴 떼 포획을 영광군에 호소했다. 사슴은 무게가 최대 100kg(뿔 5kg)까지 나가고 움직임도 빠르기 때문에 전문 수렵인이 총기를 이용해 잡아야 한다. 사슴 떼로 인한 분쟁까지 일어났다. 영광군에 따르면 얼마 전 한 남성이 “2000년대 중반 돈을 주고 사슴을 샀는데 주민들이 목장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10년 넘게 사슴이 입힌 농작물 피해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섬마다 야생동물 증가로 몸살 인천 옹진군 굴업도 주민들도 사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굴업도 사슴은 10년 전 목장에서 키우던 것이 탈출해 번식하면서 약 100마리에 이른다. 한 주민은 “사슴 주인이 소유권을 포기해 포획이 이뤄지고 있지만 좀처럼 줄지 않아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 노화읍 죽굴도는 뭍에서 온 토끼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이재언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원(65)은 “육지와 가까운 섬들은 서식지 파괴로 헤엄쳐 온 멧돼지가 극성”이라고 했다. 전국의 섬들이 사육과 관광 목적으로 들여온 사슴 토끼 같은 동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계를 무차별로 파괴하지만 주인 있는 가축인 경우가 많아 포획이 쉽지 않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07년부터 10년간 섬 23곳에서 염소 2840마리를 잡았다. 올해는 섬 7곳에서 포획 작업을 이어간다. 공단은 지난해 전남 여수시 금오도에서 사슴 10마리를, 2009년 전남 진도군 불무도에서 토끼 떼를 포획하기도 했다. 영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가 미래 먹을거리로 선택한 친환경자동차산업과 에너지 신산업의 토대가 될 빛그린산업단지와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산구 덕림·삼거·동호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 일대 406만 m²에 조성 중인 빛그린산업단지를 자동차 전용산업단지로 용도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3일 밝혔다. 빛그린산단에는 자동차 이외에 신소재, 디지털정보가전, 첨단부품, 광산업 공장 등도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빛그린산단 면적은 광주 광산구 185만 m², 함평군 221만 m²다. 빛그린산단은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 기지 기능을 하게 된다. 빛그린산단 1단계 247만 m²는 2019년 12월까지, 나머지 2단계 159만 m²는 2022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빛그린사업단 관계자는 “광주에서 15km, 호남고속철도가 통과하는 송정역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데다 수출 차량을 선적할 목포신항과도 가깝다”며 “완성차 기업 1곳만 유치되면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주시는 빛그린산단 완공이 가시화되자 관련 기관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는 빛그린산단에 친환경차 인증업무를 맡을 친환경차안전연구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엔진이 장착된 국내 자동차 생산·판매에 대한 인증은 경기 화성시에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인증은 브레이크나 충돌 안전시험 등 안전성과 배출가스 등 환경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전기차나 수소차 수요가 늘면서 친환경자동차도 별도의 인증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친환경차 인증을 전담하는 친환경차안전연구원을 설립해 친환경자동차 생산 메카 조성에 디딤돌을 놓을 계획이다. 광주시는 2021년까지 빛그린산단에 303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를 조성한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각 대학과 연구기관도 친환경자동차 산업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 남구에 조성 중인 도시첨단산업단지(에너지밸리산단)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가산업단지(56만 m²) 부지 조성 공사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 지방산업단지(94만 m²)에 대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됐다. 국가산업단지에는 한국전기연구원 광주분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광주분원 등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전력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방산업단지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 사물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둥지를 틀게 된다. 에너지밸리산단은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와 가깝고 대도시에 위치해 인력 확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에는 공동주택 670채와 상가 등이 들어선다. 광주시는 빛그린산단과 에너지밸리산단 근로자를 위해 주거, 교육복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만들 계획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친환경자동차와 에너지 신산업은 문화콘텐츠 산업과 함께 광주의 미래를 여는 3대 핵심 동력”이라며 “최적의 빛그린산단과 에너지밸리산단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최장 11일의 황금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나들이에 나선 일가족이 전복된 대형 레미콘 차량에 깔려 숨지거나 다쳤다. 30일 전남 나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2시경 전남 나주시 드들강 유원지 입구 삼거리에서 김모 씨(55)가 몰던 레미콘 차량이 직진하다 넘어졌다. 넘어진 레미콘 차량은 반대편 차로에 있던 카니발 차량을 덮쳐 운전자 김모 씨(36)와 바로 뒷좌석에 탔던 부인 이모 씨(37)가 숨졌다. 조수석과 그 뒤에 앉은 김 씨 부부의 아들(6)과 이 씨의 언니(39)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차량 운전자 김 씨도 경상을 입었다. 골재를 가득 싣고 있던 레미콘 차량은 사고 당시 급제동을 해 도로에 스키드 마크를 22m정도 남겼다. 레미콘 차량 운전자 김 씨는 경찰에서 “갑자기 도로변으로 나온 렉서스 승용차를 보고 급제동하다 차가 좌측으로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렉서스 운전자 이모 씨(38)는 “레미콘 차량을 보고 도로 앞에서 대기했다”고 맞섰다. 경찰은 두 사람을 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오후 3시 전남 함평군 월야면 편도 1차로에서 나들이를 다녀오던 정모 씨(41)가 몰던 승용차가 진행 방향 도로 건너편 가로수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석 뒷좌석에 타고 있던 정 씨의 부인(37)이 숨졌다. 운전자 정 씨와 정 씨의 어머니(63), 조카(15)는 부상했다. 차량 블랙박스 확인 결과 졸음운전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봄 행락철(3∼5월)은 교통사고 위험이 평소보다 높다. 교통안전공단이 2012∼2015년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행락철에는 1, 2월보다 교통사고 및 사망자가 각각 24%, 8% 많았다. 3명 이상이 숨지거나 20명 이상 다친 대형 사고는 37%나 늘었다. 고속도로에서도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봄철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와 사망자 수가 겨울보다 각각 9%, 12.2% 많았다. 봄 연휴에 교통사고가 많은 이유로는 계절 변화로 인한 졸음운전, 들뜬 마음으로 인한 안전 부주의 등이 꼽힌다. 고속도로에서의 졸음운전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는 최근 3년 간 14.3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6.2명)의 2배 이상이었다. 생체리듬상 잠이 많이 오는 새벽과 식사 직후의 사고 발생 비율이 높았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모든 좌석 안전띠 착용, 운전 중 DMB 및 스마트폰 사용 금지 같은 안전수칙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며 “졸릴 때는 반드시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차를 세우고 자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 / 나주=이형주 기자}

공업도시이자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전남 제일의 관광도시인 여수는 구국(救國)의 도시라는 또 하나의 자긍심이 있다. 그 중심에는 호국의 성지 진남관(鎭南館·국보 304호)이 있다. 조선시대 당시 왜구를 진압해 평안한 남해를 만들기를 소망한다는 뜻이 담긴 진남관. 진남관 기둥은 원래 70개였지만 현재 68개밖에 없다. 기둥 2개가 잘린 시기와 이유가 미스터리였다. 그런데 최근 일제가 민족혼을 말살하기 위해 진남관 기둥을 잘랐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향토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증언을 채록한 것이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최근 동아일보에 2000년대 중반 박인수 씨(사망·증언 당시 93세)가 “일제가 진남관을 학교로 바꾸면서 기둥 2개를 자르고 벽을 해체했다”고 증언한 녹취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박 씨는 1911년 일제가 진남관을 개조해 만든 여수보통공립학교를 다녔다. 김병호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장(65)은 “박 씨 외에 이 같은 증언을 한 주민이 여럿 있다”며 “일제는 경술국치 이후 전라좌수영 성곽을 허물고 진남관 주변 고소대(姑蘇臺)에 있는 좌수영대첩비(보물 571호)를 빼돌려 경복궁 뜰에 묻어놓는 등 민족혼 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과 여수시는 2008년부터 4년간 진남관 안전진단을 한 결과 기울기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았다. 2013년 보수공사를 위한 조사 과정에서 진남관 기둥인 고주(高柱) 2개가 잘린 것이 확인됐다. 진남관 기둥은 둘레 2.2∼2.7m, 평균 높이 4.5m다. 조사를 맡았던 주우일 거창대 교수(53)는 “기둥이 잘린 흔적이 있어 일제가 기둥 2개를 훼손한 것으로 막연하게 추정을 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 등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 여수시는 10일부터 진남관 보수 정비를 위해 가설 덧집 공사를 시작한다. 덧집은 해체 과정에서 비바람으로부터 목재나 기본 골재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다. 진남관은 높이 28m, 가로 80m, 세로 30m 크기의 덧집 안에서 하나하나 해체된 뒤 정비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진남관 터의 각종 유물 발굴 작업도 이뤄진다. 발굴조사 이후 복원되면 진남관은 2020년 새 모습을 드러낸다. 훼손된 기둥 2개와 벽체도 원형대로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제연구실장(58)은 “진남관이 크게 기운 것은 사람으로 치면 갈비뼈 기능을 하는 고주 2개와 내부 벽이 제거됐기 때문”이라며 “관광객들이 보수·정비 현장을 살펴볼 수 있어 민족혼을 일깨우는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남관은 여수 종포해양공원 끝자락 ‘이순신 광장’ 뒤편에 있다. 이순신 장군 동상과 거북선, 벽화가 있는 이순신 광장 터에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진수했다고 알려진 좌수영 선소(船所)와 바다가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매립됐다. 진남관 주변은 고려 공민왕 때 왜구를 물리치면서 수군 중심지가 됐다. 조선시대 들어 1479년 지금의 해군함대사령부 격인 전라좌수영이 들어섰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직전인 1591년 전라좌수영 절도사로 부임해 진해루라는 누각에 머물며 전쟁을 지휘했다. 진해루는 정유재란 때 왜구에 의해 불탔다. 1718년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진해루 터에 진남관을 중건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보험사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병원 사무장이 ‘가짜 환자’ 100여명에게 범행을 부인하는 대응법을 강의하며 은폐를 시도하다 끝내 구속됐다.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7일 의료인이 아니면서 의사를 고용해 한방병원을 운영하면서 보험사기를 벌인 혐의(사기) 등으로 이 병원 사무장 오모 씨(52)와 한의사 유모 씨(42)를 구속했다. 보험사기에 가담한 김모 씨(50) 등 환자 165명도 입건했다. 오씨 등은 2013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에서 한방병원을 운영하며 건강보험공단 요양급여, 민영보험금 139억 원을 부당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139억 원 가운데는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165명을 입원수속을 밟아 이른바 가짜 환자로 만들어 허위 청구한 3억50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오 씨는 1월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김 씨를 비롯한 가짜 환자 165명 대부분을 병원으로 불러 경찰 수사에 대응하는 방법을 강의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병원에 있어야 할 환자가 밖에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경찰의 조사기법을 부인하기 위해 ‘입원 당시 휴대전화를 타인에게 빌려줬다’, ‘휴대전화는 집에 놔두고 입원했다’는 둥 오리발을 내밀도록 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잘못한 것이 없는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민원을 올리라고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들이 보험사기 범행에 오리발을 내밀더라도 휴대전화 위치기록 등 각종 증거로 범행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오 씨는 여전히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LG화학 여수공장은 24일 전남 여수지역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 500명에게 3000만 원 상당의 여성 위생용품을 지원하는 ‘꿈을 품다 희망박스’ 전달식(사진)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LG화학 여수시 안산사택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LG화학 사회봉사단, 사택부녀회 회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전달된 여성 위생용품은 개인이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청소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박스 포장을 하거나 택배로 배달해 주기로 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정부에서 여성 위생용품을 지원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를 후원하게 됐다”며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화학 여수공장은 이날 결연을 맺은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 19명에게 학자금 2300만 원을 후원하는 증서도 전달했다. 청소년들은 고교 졸업 때까지 매달 10만 원씩을 학자금으로 받는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섬 마을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감형을 받은 학부모 3명이 공모관계를 부인하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25일 광주고법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50) 등 피고인 3명이 상고했다. 검찰도 조만간 상고하기로 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5월 21일 오후 11시 16분부터 다음 날인 오전 1시 44분까지 전남의 한 섬 초등학교 관사에서 취해 쓰러진 여교사를 한두 차례씩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여교사에게 술을 마시라고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0월 박 씨 등이 사전 공모를 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2년, 13년, 18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달 20일 원심을 파기하고 ‘여교사가 합의를 해줬다’는 등의 사유로 박 씨 등에게 징역 7년, 8년, 10년을 선고했다. 여교사는 ‘악몽을 빨리 잊고 싶다’며 어쩔 수 없이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고에 대해 2심 재판부를 비판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박 씨 등이 공모관계를 부인하며 반성을 하지 않는데도 합의만을 내세워 5~8년씩 감형해준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박 씨 등이 지난해 5월 22일 0시경 관사 앞에서 서성일 때부터 공모가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박 씨 등은 항소이유로 ‘잘 도착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사에 갔다’, ‘전화를 받고 관사에 갔다’며 공모를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박 씨 등이 관사에 갈 때 차량 간격이 200~300m에 불과했고 주차된 공간은 서로를 볼 수 있었다’며 사전 공모임을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여수시에서 뱃길로 두 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광도. 면적 74만9956m²인 이 섬에는 1970년대만 해도 어업에 종사하는 수십 명이 거주했다. 분교가 있을 만큼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도 살았다. 하지만 현재 주민은 노인층 10여 명에 불과하다. 이들마저도 주로 여수 시내에 살면서 일주일에 1, 2일씩 섬으로 들어가 마을을 돌보는 정도다. 광도 어촌계장 허종윤 씨(68)는 “주민 대부분이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로 며칠 전에도 두 분이 돌아가셨다. 내가 아주 젊은 축에 속한다”며 “섬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지금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인구 감소로 인해 향후 50년 내에 무인도로 바뀌는 섬이 1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섬의 인구변화 분석 및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와 독도를 제외한 전국 유인도서(有人島嶼) 469개 가운데 63개 섬의 인구가 50년 이내 ‘0’명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섬들이 속한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출생률과 사망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다. 계산상 한두 명만 남아 사실상 마을이 사라지는 섬도 38곳이었다. 1년에 유인도 2곳이 무인도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469개 유인도서의 인구는 모두 84만4156명. 그러나 2066년에는 55만8583명으로 33.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섬을 제외한 전체 육지 인구 감소율(31.5%)보다 빠른 추세다. 육지보다 더 빠르게 진행된 섬 주민의 고령화 탓이다. 인구 변화가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제도 인구를 뺀다면 전체 58만7156명에서 30만2587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특히 현재 주민이 10명 미만인 47개 섬 중 37개는 50년 내 완전히 비게 된다. 소멸 위기를 맞은 섬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전남이다. 전남에서만 40개 섬이 50년 후 무인도가 된다.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18km 떨어진 각흘도는 최근 마지막 주민인 조모 씨(80·여)가 주소를 옮기면서 무인도가 됐다. 여수시 초도는 아직 주민 408명이 살고 있지만, 초도분교가 올해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는 등 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다. 함한종 진도군 관매도 이장(54)은 “젊은이들이 들어가 살지 않으면 결국 무인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섬마을 소멸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낙도(落島)보전 기본방침’을 바탕으로 외딴섬의 국유화 및 주민 이주 장려, 행정기관 설치 같은 무인화 방지 대책을 강력히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한때 일본인이 거주했지만 무인도가 된 뒤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는 섬의 수 통계마저 정부 부처마다 다를 정도로 정책 수준이 미흡한 형편이다. 행정자치부의 ‘도서백서’(2010년)에는 3339개로 적시돼 있지만 해양수산부의 ‘무인도서 실태조사’(2006년)에서는 3169개, 국토교통부의 ‘지적통계연보’(2016년)에는 3677개로 돼있다. 이제연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사는 “섬은 해양주권 수호와 국토의 외연적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원을 지니고 있다”며 “인구 감소 현상을 일정 부분 수용하면서도 섬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황태호 taeho@donga.com / 여수=이형주 기자}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25분 전남 진도군 의신면 밀매도 해상. 전남도 소속 어업지도선 201호와 207호는 불법 조업을 하는 국내 연안 어선을 단속하고 있었다. 어업지도선에서 내려진 고속 보트 두 척은 불법 그물로 어린 고기를 잡던 7t 어선 한 척을 붙잡았다. 고속 보트에 승선한 어업지도관 5명이 단속을 마치고 철수하려는 순간 201호로부터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인근 해상에서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 승객들을 구조하라’는 긴박한 무선 연락이 왔다. 이들은 해상 구난구조 훈련을 받은 적이 없지만 주저하지 않고 시속 74km 속도로 40여 km 떨어진 사고 해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사고 해역에 도착하기 직전 침몰 상황을 파악한 뒤 오전 10시 7분부터 세월호 선미 쪽으로 다가가 승객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구조 현장은 위험천만했다. 선체가 기울어 각종 물건이 떨어지고 물살이 고속 보트를 빨아들일 듯 거셌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면서 14분 동안 승객 43명을 구했다. 어업지도관들은 20∼30년 넘게 원양어선과 대형 상선 등을 탄 경력이 있지만 세월호 침몰 같은 대형 참사는 처음 겪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가 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학생들을 모두 구조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왜 학생들이 선실 밖으로 나오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을 지우지 못하면서 한결같이 해상 안전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현재 환경정화선인 전남914호에 근무하고 있는 임종택 씨(50)는 “모두 구조하고 싶었는데 학생들이 많이 희생됐다. 지금도 세월호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져 눈물이 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뱃사람들은 바다에서 선박이 일정 각도 이상으로 기울면 회복 불능이라고 판단하고 선실 밖에서 대기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침몰 위험성이 큰 카페리가 일정 각도를 넘어섰는데 퇴선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소속 해양7호에 근무 중인 오흥식 씨(53)도 “선체가 기울면 선실 밖으로 나와 살펴보는 것이 뱃사람들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목포시 소속인 전남 219호에서 근무하는 이래은 씨(50)는 3년 전 세월호 구조에 참여했고 현재는 미수습자 수습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한 학생들이 ‘배 안에 있는 친구들을 살려 주세요’라며 울부짖던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업지도선 207호 어업지도관 박승기 씨(47)는 “해상 구난구조는 각자 역할을 일사불란하게 수행할 수 있는 훈련이 중요한 것 같다”며 “승객들의 해상 안전 교육 강화도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교훈”이라고 밝혔다. 전국 해안선의 46%(6475km), 바다 면적의 37%(2만6450km²)를 차지하는 전남은 병원선 어업지도선 정화선 등 각종 행정선 46척을 보유하고 선박직 공무원 181명이 근무한다. 이들은 한 해 평균 150일 정도 거친 바다에서 각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세월호 참사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상 구조 구난 교육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 한 선박직 공무원은 “국내 어선 불법 어업 지도 단속이 주 업무여서 심폐소생술 훈련이나 선원 안전 교육 정도만 받고 있다”며 “선박 재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조가 급선무이기 때문에 해상 구난구조 훈련을 받을 필요가 있고 훈련 과정을 참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각종 대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2015년 기준으로 발생한 광주 지역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 537t으로 1인당 360g에 달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가장 많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해마다 320억 원이 소요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등으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주택가에 악취를 풍기는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는 음식물 쓰레기 감량을 위해 공동주택 종량제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종량제가 도입돼 전자태그 시스템이 적용된 공동주택의 배출량은 30% 정도 감소했다. 이 시스템은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공동주택 13만 가구에 설치했다. 올해는 공동주택 1만6000가구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