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이새샘 차장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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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과 시장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부알못’과 ‘부잘알’ 사이, 보통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부동산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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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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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학중앙硏, 29일부터 ‘문명과 평화’ 국제 포럼

    《“2년 전 돌연히 발생한 세계 경제위기 이후 ‘정의’ 문제가 세계의 최우선 관심사로 부각하기 시작했습니다.”(아마르티아 센 미국 하버드대 교수) 세계 정의와 화해를 화두로 해외 학자 1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29, 30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2010 문명과 평화’ 포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장벽 없는 세계를 항하여’를 주제로 정했다. 199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센 교수를 비롯해 에이드리언 비커스 호주 시드니대 교수, 헨리 로즈먼트 미국 브라운대 교수 등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센 교수와 비커스 교수는 10월 1일 경기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리는 ‘세계 석학 초청 집중강좌’에서도 강연한다.》○ ‘완전한 정의’ → ‘현실적 정의’ 센 교수는 ‘윤리학과 경제학’ ‘경제적 불평등’ 등의 저서를 발표하며 빈곤과 불평등, 기아 문제와 복지를 연구해온 석학.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그는 미리 배부한 ‘세계문명과 국가의 경계’에서 “세계의 갈등과 폭력은 인간이 갖는 정체성이 국가나 문명, 종교 등의 단일 요소로 환원될 수 있다는 환상 때문”이라며 “‘문명충돌론’과 ‘문명 간 화해’ 담론 모두 이 같은 오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의의 관념’이라는 저서를 발표하기도 한 그는 세계 석학 초청강좌에서는 ‘정의와 글로벌세계’를 주제로 강연한다. 센 교수는 강연문에서 “완전한 정의가 무엇인지 모색하는 것보다 확실한 부정의(不正義)를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에는 정의를 가리키는 단어가 ‘니티(Niti)’와 ‘니야야(Nyaya)’ 두 가지”라며 “옳고 그른가, 정확성만을 따지는 ‘니티’보다는 현실적 정의를 가리키는 ‘니야야’의 관점에서 사회제도와 규칙을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대 인도-이란의 ‘민주주의’ 센 교수는 부정의를 판단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적 토론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나아가 민주주의 전통을 서구의 것으로만 보는 견해를 비판했다. 기원전 3세기 고대 인도 아소카 왕은 공개 토론 규칙을 성문(成文)화하기도 했으며 고대 이란 남부지방에서는 수세기 동안 의회가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역시 제도의 일부분으로서 글로벌 담론의 현안이다. 적극적인 여론 환기와 뉴스 논평, 비판적 토론을 통해 글로벌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커스 교수는 발표문 ‘동남아 문명의 세계 속 위치’에서 동남아시아의 역사적 문화적 경험이 세계 화해에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종교, 다인종, 다언어 지역인 동남아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가가 세계 평화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것. 비커스 교수는 “동남아는 현재 중국과 인도보다 주목받지 못하지만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많은 인구가 살고 있으며, 동서양이 만나는 무역 중심지이자 문화적 복수성(複數性)을 보여주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로즈먼트 교수는 자본주의 윤리의 대체물로서 유교의 역할윤리에 주목했다. 그는 “자유롭고 이성적이며 자율적인 개인을 전제하는 자본주의는 자유라는 미명 아래 사회 정의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 친구, 이웃 등 관계를 통해 자아를 성립하는 유교 역할윤리가 이 시대 글로벌 윤리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불교의 ‘견(見)’ 개념을 구조주의 인식론과 행동심리학의 실마리로 파악한 찰스 뮬러 일본 도쿄대 교수, 국가 간 화해를 위한 역사교육의 중요성과 함께 최근 중국의 세계사 교육 경향을 분석한 양뱌오 중국 화둥(華東)사범대 교수,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동아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적, 문화적 측면에서 살핀 라브니 타쿠르 인도 델리대 교수 등이 발표에 나선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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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문사회]경국지색 초선은 관직이름…삼국지의 허와 실을 밝히다

    초선(貂蟬)은 후한 말 권력을 쥐었던 동탁과 그의 무장 여포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왕윤이 보낸 경국지색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선’이란 한나라 후궁 내명부의 관직 이름일 뿐, 사람 이름이 아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삼국지’는 대부분 나관중이 14세기 무렵 창작한 소설 ‘삼국지연의’에 바탕을 두었다.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 있는 것이다. 저자는 1944년부터 대중을 상대로 삼국지 강의를 해온 재미 중국사학자. 정사와 야사를 섭렵하고 각종 사료를 참고해 ‘역사로서의 삼국지’를 들려준다. 전체 38장으로 각 장을 주로 조조, 유비 등 주요 인물 중심으로 쉽게 풀이했다. 사실에 기초한 만큼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내용들이 눈에 띈다. 적벽대전에서 불탄 장소는 실은 적벽이 아니었다. 적벽대전이 시작된 장소는 장강 북쪽 기슭인데 이곳의 지명은 오림이었고 적벽은 남쪽 기슭의 이름이었다는 것. 조조 진영에 머물던 관우가 원소 진영의 유비를 만나러 가기 위해 오관을 돌파하고 여섯 명의 장수를 참수했다는 일화 역시 조조가 관우를 그대로 통과시켜 주라고 명령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동풍을 빌렸다는 것은 허구이며 강물의 흐름만으로도 충분히 화공이 가능했다는 점, 장비가 무뢰한이 아니라 서화에 능한 문사였다는 점 등도 밝히고 있다. ‘손책은 삼국시대의 여러 영웅 가운데서도 가장 영웅다운 사람이었다’ ‘유비가 한중왕에 즉위한 것은 다소 성급한 결정이었다’ 등 저자 특유의 역사 해석과 당시 상황에 대한 판단도 읽을 수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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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러시아 발레예술 한국가을 적신다

    한국과 러시아 간 발레 교류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1920년 동아일보가 안나 파블로바의 ‘빈사의 백조’ 공연 사진을 실었고 1931년에는 발레리나 옐리아나 파블로바가 내한공연을 가진 뒤 한국 무용수들을 문하생으로 받았다. 수교가 이뤄진 1990년 이후 한국은 러시아의 발레 테크닉을 수입했고 유학을 다녀온 무용수들이 국내 무대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한-러 수교 20주년을 기념하는 발레 공연이 올가을 줄을 잇는 것도 이런 교류사가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9월 25∼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르는 국립발레단의 ‘라이몬다’에는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 네 명이 주역으로 출연해 국립발레단과 합동 공연을 펼친다. ‘라이몬다’는 러시아의 발레 거장 마리우스 페티파가 말년에 창작한 작품. 13세기 중세 십자군 시대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십자군 전쟁에 출정한 기사 장 드 브리엔의 약혼녀 라이몬다가 사라센 영주 압데라흐만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마침내 장과 결혼한다는 줄거리다. 이번 공연에는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재안무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2003년 ‘라이몬다’로 주역에 데뷔한 마리아 알라시, 2004년 주역 데뷔 뒤 볼쇼이발레단에서 왕자 역할을 도맡아온 알렉산데르 볼치코프 등이 출연한다. 한국 무용수로는 김주원, 김지영, 김현웅, 이동훈이 출연한다. 10월 7, 8일 러시아 볼쇼이극장 무대에는 한국 무용수들이 ‘로미오와 줄리엣’ 주역으로 오른다. 5000∼12만 원. 02-587-6181 11월 9∼14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대극장에서는 마린스키발레단이 내한해 ‘백조의 호수’와 ‘지젤’, 갈라 공연을 펼친다. ‘지젤’은 마린스키발레단의 첫 국내 공연이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폐막식에서 소치 올림픽을 소개하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출연했던 울리아나 로파트키나를 비롯해 알리나 소모바, 다닐 코르순체프 등 주역 무용수들이 여럿 출연한다. 14일 갈라 공연에서는 페티파의 마린스키극장 데뷔작 ‘파키타’와 마린스키발레단 출신으로 미국 발레의 체계를 세운 안무가 조지 발란신의 ‘스코틀랜드 심포니’, 발란신에게 영향을 받은 미국 안무가 제롬 로빈스의 ‘인더 나잇’이 공연돼 러시아 발레의 역사와 영향력을 한눈에 보여준다. 컨테이너 3대 분량의 무대의상과 세트를 가져오고 마린스키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와 악장, 수석 연주자들도 방한해 공연에 참여한다. 3만∼25만 원. 1577-7766 10월 29일∼11월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유니버설발레단 ‘라바야데르’는 국내 발레단이 러시아 발레의 정수를 어떻게 소화했는지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역시 페티파가 안무한 작품으로 150여 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며 1막에서는 코끼리가 출연하는 등 화려한 볼거리가 많다. 1만∼10만 원. 이 외에 전설적인 발레리나 마이야 플리세츠카야가 창단한 국립 러시안 클래식 발레단은 9월 25,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잠자는 숲 속의 공주’와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02-737-6614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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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예술]영화로도 선보일 ‘올빼미 모험담’

    인간 대신 올빼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소설이다. 타이토 숲 왕국에서 태어난 평범한 올빼미 소렌은 심술궂은 형 클러드 때문에 둥지에서 떨어진 뒤 성 애골리우스 학교로 끌려간다. 이곳은 세계의 모든 올빼미 왕국을 지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악한 올빼미들의 성채. 세뇌 교육을 받으며 날아가는 본능을 점점 잊어가던 소렌은 한 올빼미의 도움으로 친구 길피와 함께 성채를 탈출한다. 소렌과 길피는 회색 올빼미 트와일라잇, 사막에 홀로 버려진 굴 파기 올빼미 디거 등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 악한 세력을 물리치기 위한 힘을 기르려 전설의 가훌 기사단이 사는 가훌 나무를 찾아 떠난다. 뉴베리 영예상 수상작가인 저자는 올빼미들의 삶에 매료돼 논픽션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모으던 중 소설을 구상했다. 올해 하반기 애니메이션 개봉을 앞두고 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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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축구샛별 민지 파이팅”… From: 소연 外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을 8강으로 이끈 여민지(왼쪽)의 역할 모델은 최근 끝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8골을 몰아치며 한국을 3위로 이끈 지소연이다. 여민지는 “소연이 언니의 활약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동생 민지에게 보낸 언니 소연이의 응원 메시지를 들어보자. ■ 어느 대학원생의 특별한 노숙체험 72일지난겨울 경희대 대학원생 김준호 씨는 72일 동안 ‘서울역의 노숙자’였다. 노숙인 체험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 편견이 있음을 입증하려고 했다. 그의 결론은 ‘공적인 공간을 그들 방식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 김 씨는 이 체험을 바탕으로 석사 논문을 썼다. ■ 흑진주 3남매만 남겨두고… ‘흑진주 아빠’ 황정의 씨(40)의 유해는 사망 하루 만에 서울 납골당에 안치됐다. 2년 전 먼저 세상을 뜬 아내가 잠든 곳 바로 옆이다. 어려운 형편에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다. 먼 길 배웅은 아프리카 출신 엄마를 닮은 세 남매가 큰절로 대신했다. ■ 14일 신한금융 이사회 표대결 어떻게롤러코스터를 탔던 신한금융 사태가 14일 이사회 개최로 1차 시험대에 오른다. 아직까지 어떤 안건이 오를지, 표 대결은 어떻게 될지 오리무중이다. 한국 금융권의 오점을 남긴 신한사태가 어떻게 정리될지 한국 경제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 中-日경제문제까지 충돌최근 중국의 대미(對美), 대일(對日) 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역학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영해 분쟁을 위시한 외교 문제를 넘어 경제 분야의 대립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서해상 연합훈련 등으로 살얼음판을 걷던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빠르게 호전되는 양상이다. ■ 신간 ‘여자가 섹스를…’ 리뷰‘애정을 증명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두통을 없애려고’…. 여성 1000여 명으로부터 ‘섹스하는 이유’를 듣고 심리학, 생리학, 정신의학을 동원해 그 심리를 파헤친 새 책이 나왔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카를 융 분석 심리학자인 이나미 씨가 이 책을 읽었다.}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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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부자들의 음모 外

    부동산이나 주식투자로 수십억,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는 흥분을 자아낸다. 마치 19세기 금광을 발견한 사람들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곰곰 따져보면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10여 년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재테크 저서를 내놔 히트를 친 바 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 열심히 저축하고 절대 빚은 지지 말고 장기 투자를 하되 위험을 분산하라”와 같은 말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류에 가득 찬 조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저자의 조언대로 좋은 직장을 구하지 말고 저축하지도 않고 빚을 지고 단기 투자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었을까. 이 책의 저자는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고 주장했다. 부자들의 생각을 알고 그들의 언어를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렇다면 부자들에게 점심을 사고 부자를 만나본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문제는 실천이다. 실천에는 고통과 절제가 따라야 한다. 당장 좋은 직장을 구하지 않고 돈버는 일에만 전념한다면 가족들이 도저히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공연히 빚을 지면 주위에서 불안해하는 바람에 생활을 지탱하기조차 힘들 것이다. 주식투자로 돈을 꽤 번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절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사람이 많다. 적당히 하려면 그만두라는 얘기다.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아 주식을 사고 나서 겪은 고통과 가족과의 갈등은 그의 건강을 나쁘게 만들었다. 금융과 주식에 관한 지식을 갖추지 못했더라면 계속 투자를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할 정도다. 실천을 하려면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주식 투자를 하려면 적어도 매일 한두 시간씩 주식에 관한 공부와 정보 수집을 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하게 아는 분야와 종목을 골라서 해야 한다. 적당히 남의 말을 듣고 하려면 차라리 관두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일례로 주식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여러 종목에 투자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자신이 잘 아는 한두 종목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가 부자들의 음모에 대한 결과로 가장 우려하는 공황에 대한 언급은 흥미롭다. 공황의 유령이 아직도 금융 세계를 떠돌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공황이 온다면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미국식 공황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독일식 공황이 온다고 한다. 독일식의 살인적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금과 은에 대한 투자를 권한다. 투자하기에 앞서 금과 은에 대한 지식부터 쌓으라고 조언한다. 그는 개인적인 예측이라며 금은 31.1g(1온스)에 3000달러를 넘을 것이고 은은 결국 금과 비슷한 가격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금과 은에 대한 사기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어렸을 적부터 조기 금융교육을 강조하는 워런 버핏과 비슷한 점이 많다. 저자는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부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질 좋은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은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은퇴로 인해 오히려 부자가 되는 반면 제대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하면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은퇴의 힘에 눌려 살아간다는 것이다. 은퇴 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빚을 지고 돈을 아끼면서 주식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다. 저자는 출판 인세를 급료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수입원으로 소개하고 있다. 급료 이외에 인세 판권 부동산임대 같은 여러 가지 수입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난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책을 사서 읽으면 저자의 인세 수입이 늘어나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일하는 행복직원이 행복한 회사 이렇게 만들었다오야마 야스히로 지음·고경문 옮김192쪽·1만2000원·페이퍼로드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가와사키(川崎) 시에는 일본 분필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중소기업 ‘일본이화학공업’이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작년 10월 첫 국회연설에서 3분이나 되는 시간을 할애해 이 회사를 소개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무엇보다 이 기업의 고용정책 때문이었다. 이 회사의 전체 직원 74명 중 53명이 지적장애인이었던 것이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저자는 1960년 회사 근처 양호학교(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세워진 학교) 교사의 간청에 따라 장애인 2명을 고용했다. 특별한 고용철학을 갖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식사시간까지 잊어가며 일하는 그들로부터 ‘일하는 행복’을 배우게 됐다고 소개한다. ‘회사는 이익을 내면서 직원에게 행복을 제공하는 장소’라는 저자의 철학에도 눈길이 간다. 직원들은 혼신의 노력을 다해 제품을 생산했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공업규격 인증을 받아냈다. 이들이 정성들여 만든 친환경 분필과 어린이용 ‘키트 파스’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 아이패드 혁명아이패드가 바꿔놓을 IT산업 지형도김광현 외 9명 지음304쪽·1만5000원·예인2010년 4월 3일, 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기기, 아이패드가 등장했다. 출시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 전문가들이 성공이 불확실하다고 점쳤던 아이패드는 “가장 컴퓨터처럼 느껴지지 않는 컴퓨터”라는 평을 들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접근성이 높은 기기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연 아이패드가 도서와 동영상, 게임 등 각종 콘텐츠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IT 관련 전문가들이 답했다. 저자들은 아이패드의 큰 화면과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가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다. 처음 출시 때보다 뉴스나 동영상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다. 큰 화면에 적합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넷북과 노트북을 대체할 조짐도 보인다. 일본에서는 전자책 콘텐츠가 부족하자 개인이 직접 책을 스캔해 전자책으로 만드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저자들은 강력한 콘텐츠와 앱 시장,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이 아이패드를 통해 일상생활은 물론 비즈니스 환경까지 바꿀 것으로 예측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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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새 인생 찾으려 실업자가 된 15인 이야기

    광고회사 임원에서 요리사로,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기자에서 의사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에서 숲 생태 전문가로…. 17년 넘게 다닌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한 저자가 ‘자발적 실업’을 택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 나선 15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어떤 계기로 ‘내가 행복해지는 일’을 찾아 나섰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꿈을 현실로 이뤘는지 등을 담았다. 각 인물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지금이 그때인지를 어떻게 알까?’ ‘꿈을 꿈으로만 남겨둬야 할까?’ 등의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한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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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0자 다이제스트]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과거와 현재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전모를 담은 책. 영국 BBC 작가 겸 프로듀서로 정보 관련 전문가인 저자가 전현직 모사드 부장 및 관련 사건 담당자 200여 명을 인터뷰했다. 나치 대학살 주범인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체포하고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을 암살한 게릴라를 끝까지 추격해 암살하는 등 모사드가 가담한 각종 공작의 배경과 상세한 과정, 1980년대 이후 첨단기술 도입과 국제 정세에 따라 변화한 모사드의 면모 등을 상세히 실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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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대석]“전통 노리개에 현대적 감각 번쩍”-“유튜브 등 새 미디어 활용 홍보를”

    《C20(Culture 20) 서울 행사가 10일 폐막한다. 8일 개막한 C20 서울은 G20 국가의 문화계 리더들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토론하는 대회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그룹 회장과 브루스 도버 호주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대표가 한국에 왔다. 패션과 방송으로 각기 다른 분야지만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주역이라는 점은 같다. 두 사람은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대해 “한국은 너무 겸손하다. 아직 한국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다. 더 알려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伊패션그룹 ‘미소니’ 비토리오 미소니 회장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복집. 비토리오 미소니 미소니그룹 회장(이탈리아 패션협회 부회장)은 진열장 안에 있는 색색의 노리개와 가락지, 비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건 ‘첩지’라는 머리장식이에요. 이 장식의 문양에 따라 여자의 신분을 알 수도 있었죠.” 영화 ‘쌍화점’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의상을 담당했던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 씨가 장신구와 옷을 하나하나 설명하자 미소니 회장은 “매혹적이다” “흥미롭다”며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20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위해 자주 한국을 방문했다”면서 “처음엔 한국이 전쟁과 식민지 역사로 기억되는 회색의 나라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천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만든 옷감(보자기)을 봤는데 색깔 배치와 아이디어가 절묘하더군요. 지금 저에게 한국은 그렇게 생동감 넘치는 나라예요.” 미소니 회장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사계절이 있고 반도라는 점, 오랜 역사와 전통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이런 다양한 기후와 문화는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 내는 데 좋은 자극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의 ‘장인정신’을 강조했다. “20년 전부터 꾸준히 찾은 한국은 색동보자기처럼 생동감 있는 나라” “이탈리아 사람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물건을 사용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렇게 교육받습니다. 그래서 장인정신이 자연스레 생활에 녹아 있죠. 이탈리아 정장이나 가죽제품의 명성 역시 여기서 나옵니다.” 의류와 핸드백 등 패션 액세서리를 만들어 온 미소니 역시 5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브랜드다. 미소니라는 이름 한마디면 독특한 무늬와 색감을 사용한 옷감을 떠올릴 정도다. 그는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 감각을 유지하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한국도 전통의 세계화와 현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석 조각에 긴 술이 달린 장신구(노리개)가 제 눈에는 굉장히 현대적으로 보여요. 옷이든 모자든 손쉽게 달아서 장식할 수 있겠더군요. 무에서 새로운 걸 창조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모든 이탈리아 디자이너도 전통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죠.” 그는 미소니그룹 내에서도 마케팅 분야를 주로 담당해 왔다. 이 때문인지 그는 여러 차례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잘 마케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세계화, 국제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너무 수줍어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보기에 한국은 수준 높은 상품을 생산하는 그 자체로 고품격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나라예요. 겸손해하고 수줍어만 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한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濠방송사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브루스 도버 대표 “저는 ‘한국은 두 김의 저주에 걸려 있다’고 말하곤 해요. 하나는 김정일, 또 하나는 김치죠. 김정일은 한국이 위험한 나라라는 선입견을, 김치는 한국 음식은 다 맵기만 하다는 선입견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9일 오후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브루스 도버 호주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 대표는 “한국은 오면 올수록 매력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도버 대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기자로 한국에 처음 온 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는 문화교류에 초점을 두고 호주를 알리는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거나 호주 방송 프로그램을 해외에 송출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에는 자국을 알리는 광고를 제작하지만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알리려는 것 같아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가 뭔지, 한국 사람들도 아직 잘 모르는 게 아닐까요?”“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문화체험 아직 외국인에 잘 알려지지 않아” 도버 대표는 대표적인 예로 음식을 들었다. 호주에도 큰 규모의 한인 사회가 있지만 호주인들에게는 김치 같은 몇몇 음식을 제외하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 “한식은 생각보다 훨씬 맛이 부드럽고 섬세하며, 음식문화가 풍부한데도 그런 점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 사람들은 화끈하게 일하고 화끈하게 놀죠.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템플스테이 같은 경험도 가능해요. 부산에 간 적이 있는데 서울과는 정말 다른 곳이더군요. 이토록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에 잠깐 머물다 돌아갈 뿐입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스트레일리아네트워크는 최근 유튜브에 방송 프로그램을 업로드하고 있다. 도버 대표는 “사람들이 호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당장 인터넷을 검색하지 방송을 찾아보지는 않을 것이다. 저작권 문제가 있지만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하기 위해 인터넷도 활용해야 한다”고 권했다. 도버 대표는 이날 오전 C20 행사의 일환으로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봤다. 그는 “트럭과 산소탱크를 이용해 생선이 살아있도록 유지하는 걸 봤는데 호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문화다. 한국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한다면 호주와 비교해서 왜 이런 독특한 문화가 생겼는지를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만큼 더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죠. 그런 일을 할 가장 중요한 외교관은 바로 한국 사람들 자신입니다. 한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세계와 소통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알게 될 겁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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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동해안별신굿에 빠져든 현대무용

    올해 7월 안무가 전인정 씨(37)는 독일 베를린에 있었다. 동해안별신굿 인간문화재 김용택 씨(63)와 역시 동해안별신굿 전수조교인 김정희 씨(49)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양 현대음악에도 이런 음악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한 장단 안에서도 수없이 박을 가르고 들어가는 그 즉흥성은 정말 최고였죠.” 그때의 감동을 공연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전 씨는 3년여 전 함께 무대에 섰던 김정희 씨에게 연락해 작품을 제안했다. 전 씨는 주로 독일에서 활동하며 피나 바우슈가 수상하기도 했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NRW 무대예술상’과 독일 뒤셀도르프 시가 수여하는 2006 공연예술상을 수상하며 인정받고 있는 컨템포러리댄스 안무가. 그런 그가 한국 전통음악 가락 중에서도 가장 복잡하고 어렵다는 동해안별신굿에 빠져들게 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현대무용과 동해안별신굿이 만나 작품이 탄생했다. 9∼11일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에서 ‘페스티벌 장(場)’의 참가작으로 공연되는 ‘원’이다. 7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전 씨는 연방 몸을 들썩이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연을 위한 공연은 하고 싶지 않아요.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치유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굿도 결국 그 장단과 가락으로 사람을 두들기고 정신을 차리도록 만드는 거잖아요.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전 씨가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자 김용택 씨가 천천히 한마디 거들었다. “인간문화재라고 너무 목에 힘을 주고 그러면 안 돼. 받침이 될 수 있어야지. 내가 받침이 돼줄 만하다고 생각을 했어. 현대무용 처음 봤지만 참 좋은 걸 하더라고. 춤이 사람의 한을 풀어주는 춤이야. 요즘은 그런 게 없지. 많이 하지도 않고.” ‘원’에는 푼어리장단, 동살풀이장단, 휘모리장단, 드렁갱이장단, 어청보장단 등 동해안별신굿의 다섯 장단이 등장한다. 여기에 맞춰 전 씨를 포함한 무용수 3명이 춤을 추고, 때로는 의자나 공 같은 간단한 소품으로 놀이를 하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미디어아트 작가 박미향 씨의 작품이 등장한다. 화를 잠재우거나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의미가 있는 불교의 다양한 수인(手印)이 교차, 반복되는 영상이다. 공연 말미에는 푼어리장단과 함께 이 수인이 산산이 꽃으로 화한다. 현대식 굿판을 벌이는 셈이다. 공연을 위해 지난달 9일부터 거의 매일 8시간씩 강행군을 해왔다. 김정희 씨는 “처음에는 현대무용이라는 낯선 분야라 약간 긴장을 했는데 하다 보니 이젠 굳이 말로 안 해도 서로 금방 알아듣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전 씨는 “한번은 연습 때 선생님께 ‘연습 중에 딴 짓하지 마세요!’라고 버럭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는데 인간문화재에, 제자들도 그렇게 많은 분이 웃으면서 알았다고 하셨다. 그만큼 순수한 분이셔서 나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전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번 공연은 직접 전단을 돌려가며 꼭 보러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동해안별신굿이기 때문이다. “이분들은 정말 수십 년간 해온 분들이에요. 덩기덕, 하면 쿵덕! 하고 ‘착’ 들어올 줄 아는 분들요. 그 장단 안에 철학도 있고 다 있거든요.” 김 씨가 덧붙였다. “그냥 우리 공연이 최고라는 말이야.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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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레바논… 쿠바… ‘변방 춤’들의 몸부림

    레바논, 이스라엘, 쿠바 등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비주류 혹은 제3세계 춤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무용축제가 열린다. 제13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가 30일부터 10월 20일까지 20개국 58개 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서울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등에서 개최된다. 이 축제는 올해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이른바 ‘무용 선진국’ 작품보다는 비주류 춤사위에 초점을 맞췄다. 레바논 마카맛 시어터 댄스의 ‘오마르 라제의 암살’은 레바논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언론인 암살을 소재로 했다. 오마르 라제는 안무가의 이름. 이 시사적 소재를 존재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이스라엘의 두 신예 안무가 요시 베르그와 오뎃 그라프의 ‘네 남자, 앨리스, 바흐 그리고 사슴’도 주목할 만하다. 4명의 남자가 궁극의 남자를 찾아 나선다는 줄거리로 우스꽝스럽고 음울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남성성은 무엇인지 탐구했다. ‘어느 더운 나라의 정비공 트리오’도 함께 공연된다. 개막작은 쿠바 단사비에르타의 ‘말손’으로 쿠바인의 일상을 그렸다. 한국과 스페인 수교 60주년을 맞아 플라멩코 공연도 펼쳐진다. 호아킨 그릴로 플라멩코 무용단의 ‘개인의 전설’이 정통 플라멩코의 정수라면 이스라엘 갈반의 ‘황금시대’는 이 춤이 어떻게 현대무용과 결합하는지를 보여준다. 공연장을 벗어난 작품들도 눈에 띈다. 2007년 시작한 서울세계무용축제의 독특한 프로그램인 ‘춤추는 도시’는 공연장 밖 장소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제상가,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등에서 공연을 펼친다. 축제 속 또 다른 축제인 ‘2010 디지털 댄스(DiDance)’에서는 미디어아트와 춤이 결합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인다. 폐막작 역시 현대무용과 힙합을 결합한 작품들이다. 김성한 세컨드 네이처의 ‘미스터 좀머’, 김원/그룹 콜라보레이션 오아르(OR)의 ‘진화하는 꿈’, JC 댄스프로젝트 ‘대칭의 합’이 함께 공연된다. 2만∼7만 원. 02-3216-1185. www.sidance.org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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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극장 노사 갈등… 공연 취소사태

    오디션과 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국립극장과 국립극장예술단원노조(예술노조) 사이의 갈등으로 7일 오후 국립무용단 ‘Soul, 해바라기’ 공연이 취소됐다. 국립극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후 8시 시작할 예정이었던 이 공연이 예술노조의 공연 거부로 약 20분간 지연돼 공연을 취소하고, 관객 600여 명에게 입장권 값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과 교통비 1만 원을 환불했다고 밝혔다. 예술노조는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 등 국립극장 전속단체 단원 90여 명이 속해 있으며 그동안 오디션 실시 횟수와 평가반영 비율을 놓고 극장 측과 대립해왔다. 이에 앞서 국립무용단이 지난달 27일 경북 성주문화예술회관 공연을 거부해 극장이 비노조원으로 대체해 공연했고, 국립국악관현악단이 1일 ‘국악관현악 명곡전 5’를 앞두고 시위 및 구호를 제창해 공연이 15분 늦게 시작되기도 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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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고정프로 펑크 낸 채… 신정환, 필리핀서 못오나 안오나

    사전 통보 없이 잇따라 방송 녹화를 ‘펑크’낸 방송인 신정환 씨(35·사진)가 필리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이날 방송사와 소속사 등에 따르면 신 씨는 5일 진행된 MBC 추석 특집 예능프로그램과 6일 KBS 2TV ‘스타 골든벨 1학년 1반’ 녹화에 사전 통보 없이 불참한 데 이어 7일 MBC ‘꽃다발’ 녹화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신 씨가 한인 대부업자에게 여권을 맡기고 자금을 빌려 도박하다 돈을 잃는 바람에 억류돼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영사담당 관계자는 “신 씨가 지난달 27일 필리핀으로 출국해 현재 세부 섬에 있는 한 카지노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현지 영사관이 신 씨와 통화한 결과 서울의 소속사와 갈등이 있어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현재 억류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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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뮤비 속 한국가수에 반해 덴마크 → LA 15시간 걸려 왔어요”

    ■ SM소속 가수들 美콘서트 현장“유튜브에서 슈퍼주니어의 ‘U’ 뮤직비디오를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선 한국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다 볼 수 있거든요. 한국 가수들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아요.”(샬럿 린가드 씨·21) 4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앞.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참여하는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10 월드투어 인 LA’가 열리는 이 공연장 앞에는 시작 시간인 오후 7시를 기다리는 수백 명의 팬으로 붐볐다. 린가드 씨는 “덴마크에서 15시간 걸려서 왔다”며 옆에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카르멘 카토니 씨(27)와 미국 아칸소 주에서 온 브리타니 리딩 씨(25)를 소개했다. 카토니 씨는 “웹사이트에서 만나서 친해진 사이다. 3년 전부터 슈퍼주니어를 좋아했는데 특히 친구들과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고 싶어 모였다”고 말했다. 아시아계와 라틴계, 백인과 흑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팬들은 분홍색과 파란색 등 그룹을 상징하는 색깔이나 ‘사랑해 SNSD(소녀시대의 영어 약자)’ 등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줄리아나 브루어 씨(19·대학생)는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좋아하지만 소녀시대, 샤이니 등도 모두 함께 좋아한다. 빅뱅이나 2NE1 같은 다른 한국 가수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샤이니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가 차례로 등장하자 1층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함께 춤을 추거나 무대로 몰려들었다. 가장 큰 환호성이 터진 것은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와이어를 매달고 공중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동방신기 히트곡 메들리를 부를 때였다. 노래를 마친 가수들이 영어나 중국어로 인사를 할 때는 더 큰 환호성이 터졌다.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콘서트 소식을 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연은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경 출연 가수들이 모두 나와 H.O.T.의 ‘빛’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공연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자신이 촬영한 공연 사진이나 동영상을 돌려 봤다. 이날 공연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43명이 모여 미국에서 처음으로 연 콘서트다. 이들은 전세기로 현지에 도착했다. 동원된 스태프는 모두 200여 명으로 영화 ‘아바타’의 3차원(3D) 영상 촬영팀인 ‘PACE HD’도 참여해 콘서트 현장을 촬영했다. 7월 예매가 시작된 뒤 40∼180달러인 좌석 1만5000여 석이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예매자의 성(姓)으로 파악했을 때 70% 이상이 비(非)한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에는 아시아계 외 관객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공연에 앞서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오후 5시 반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전미투어 기회도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연 후반부 보아가 선 무대에서는 음향사고가 나기도 했다. 미국 1집 수록곡 ‘Energetic’과 한국 정규 5집 수록곡 ‘Dangerous’의 반주가 뒤섞이고 보아의 마이크 상태가 나빴던 것. 이 때문에 예정과 달리 두 곡의 순서가 바뀌었다. 한편 이날 공연장 인근에서는 한류 관련 웹사이트의 이벤트가 연달아 벌어져 한국 가요산업의 미국 내 위상을 보여줬다. 오후 2시 스테이플스센터 인근의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 팬 2000여 명이 참석한 팬미팅이 열렸다. 영어권 한류 정보 사이트로 개설을 준비 중인 코리아부(www.koreaboo.com)가 페이스북을 통해 팬미팅을 제안하고 팬들이 참여해 이뤄진 행사다. 영어권 한류 연예정보 사이트 올케이팝닷컴(www.allkpop.com)은 오후 4시 반경 비행기 다섯 대를 동원해 ‘RELIVE SMTOWN(SM타운을 새롭게 체험하라)’이라는 문구를 스테이플스센터 상공에 그리는 웹사이트 홍보 이벤트를 벌였다.로스앤젤레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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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튜브 뮤비 속 한국가수에 반해 덴마크 → LA 15시간 걸려 왔어요”

    "유튜브에서 슈퍼주니어의 'U' 뮤직비디오를 보고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유튜브에선 한국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다 볼 수 있거든요. 한국 가수들은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느낌이어서 좋아요."(샬롯 린가드 씨·21) 4일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앞.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참여하는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2010 월드 투어 인 LA'가 열리는 이 공연장 앞에는 공연 시작인 오후 7시를 기다리는 팬 수백 명으로 붐볐다. 스테이플스센터는 그래미상 시상식을 비롯해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미국 톱가수들이 콘서트를 개최하는 곳이다. 린가드 씨는 "덴마크에서 15시간 걸려서 왔다"며 옆에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카르멘 카토니 씨(27)와 미국 아칸소 주에서 온 브리타니 리딩(25) 씨를 소개했다. 카토니 씨는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만나서 친해진 사이다. 3년 전부터 슈퍼주니어를 좋아했는데 특히 친구들과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고 싶어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아시아계와 라틴계, 백인과 흑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팬들은 분홍색과 파란색 등 그룹을 상징하는 색깔이나 '사랑해 SNSD(소녀시대의 영어 약자)' 등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LA 출신의 줄리아나 브루어(19·대학생) 씨는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좋아하지만 소녀시대, 샤이니 등도 모두 함께 좋아한다. 빅뱅이나 2NE1 같은 다른 한국 가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샤이니와 소녀시대, 슈퍼주니어가 차례로 등장하자 1층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함께 춤을 추거나 무대로 몰려들었다. 가장 큰 환호성이 터진 것은 동방신기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이 와이어를 매달고 공중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동방신기 히트곡 메들리를 부를 때였다. 무대를 마친 가수들이 영어나 중국어로 인사를 할 때는 더 큰 환호성이 터졌다. 좋아하는 가수의 무대를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콘서트 소식을 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연은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경 출연 가수들이 모두 나와 H.O.T.의 '빛'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팬들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공연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자신이 촬영한 공연 사진이나 동영상을 돌려 보며 아쉬워했다. 이날 공연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43명이 모여 미국에서 처음으로 여는 콘서트다. 이들은 전세기로 현지에 도착했다. 동원된 스태프는 모두 200여 명으로 영화 '아바타'의 3D영상 촬영팀인 'PACE HD'도 참여해 콘서트 현장을 촬영했다. 7월 예매가 시작된 뒤 40~180달러인 좌석 1만 5000여 석이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예매자의 성(姓)으로 파악했을 때 70% 이상이 비(非) 한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공연장에는 아시아계 외 관객이 절반 정도를 차지했다. 공연에 앞서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오후 5시 반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 전미투어 기회도 생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연 후반부 보아가 선 무대에서는 음향사고가 나기도 했다. 미국 1집 수록곡 'Energetic'과 한국 정규 5집 수록곡 'Dangerous'의 반주가 뒤섞이고 보아의 마이크 상태가 나빴던 것. 이 때문에 예정과 달리 두 곡의 순서가 바뀌었다. 또 소속 가수 43명이 댄스퍼포먼스 포함 56곡을 부르느라 완성도 있는 콘서트라기보다 길이가 긴 쇼 케이스 수준에 그쳤다는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날 공연장 인근에서는 한류 관련 웹사이트의 이벤트가 연달아 벌어져 한국 가요 산업의 미국 내 위상을 보여줬다. 오후 2시 스테이플스센터 인근의 LA 컨벤션 센터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 팬 2000여 명이 모여 팬미팅이 열렸다. 영어권 한류 정보 사이트로 오픈 준비 중인 코리아부(www.koreaboo.com)가 페이스북을 통해 팬미팅을 제안하고 팬들이 참여해 이뤄진 행사다. 영어권 한류 연예 정보 사이트 올케이팝닷컴(www.allkpop.com)은 오후 4시 반경 비행기 다섯 대를 동원해 'RELIVE SMTOWN'(SM타운을 새롭게 체험하라)는 문구를 스테이플스센터 상공에 그리는 웹사이트 홍보 이벤트를 벌였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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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이야기’ 20선] 지중해, 문명의 바다를 가다

    《“헤라클레스의 좁은 두 기둥 사이로 물을 흘려보낼 뿐 온통 육지에 둘러싸여 지중해라 불린 바다는 단지 ‘바다’만을 가리키지 않았다.… 지중해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그리고 유럽의 광활한 대륙들로 뻗어나가고 마침내 아메리카 대륙까지 팽창하는 엄청난 변용을 보여왔다. 지중해를 들여다보면 지혜로웠던 시절이든 오만했던 시절이든 지금까지 인류가 걸어온 길이 보인다.”》 육지에 갇혀 문명을 낳은 바다 지중해는 문명을 낳은 바다다. 그리스와 로마가 지중해에서 태어났고 그 뒤로는 비잔틴제국과 유럽문명의 바다였다. 각종 상품과 각 나라의 문화를 실은 배가 오가는 바다였고 때로는 전쟁에 휩싸이기도 했다. 육지에 갇혀 있지만 그만큼 육지에 수많은 영향을 준 바다, 지중해에 관해 학자 13명이 모여 글을 썼다. 분야는 역사와 건축, 문학, 해양생태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지중해는 유난히 푸르다. 단순히 단어에서 연상되는 느낌으로만 푸른 것이 아니라 지중해 바닷물 성분이 유난히 짙은 푸른빛을 내도록 구성돼 있다. 지브롤터 해협의 좁은 입구로만 바닷물을 받아들이는 지중해는 담수의 유입이 많고 바닷물의 교체 주기가 70년 정도다. 1000년을 훌쩍 넘기는 다른 대양의 바닷물 순환에 비해 바닷물 나이가 적은 셈이다. 그 덕분에 지중해의 영양염 수준은 다른 바다보다 매우 낮고, 지중해의 기초생산력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시킨다. 따라서 플랑크톤 역시 빈약하다. 깊이 40m에 이르는 놀라운 투명도와 청명한 파란빛은 이 때문이다. 이 짙푸른 바다를 건넌 것은 ‘소’였다.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소가 그려져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황소 숭배는 오래된 전통으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리스 신화 속 에우로파 이야기에도 소가 등장한다. 지금의 레바논에 해당하는 페니키아의 공주인 에우로파는 황소로 변신한 제우스의 등에 올라타고 유럽 대륙으로 건너갔고 그 이름이 ‘유럽’의 기원이 됐다고 전해진다. 성경에서 모세가 시나이 산으로 계명을 받으러 간 사이 형 아론이 만들어낸 우상 역시 금송아지였다. 페르시아 조로아스터교에도 소와 얽힌 신화가 있다. 최고신의 부관쯤 되는 미트라 신이 어느 날 산에서 발견한 소의 등에 올라탔고, 소가 반항하자 소의 옆구리를 찔러 죽였다. 이때 소의 옆구리에서 온갖 곡식과 채소, 물고기가 생겨났다고 한다. 지중해는 이후로도 유럽 건축, 문학, 미술 등의 밑거름이 됐다. 그리스, 로마에서 시작된 건축의 전통은 초기 기독교시대와 비잔틴제국, 르네상스 등을 거치며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특히 지중해 건축에 녹아있는 동양적인 면모와 자연과의 일체성을 중시하는 특징은 19세기 아르누보 양식과 20세기 근대건축의 거장 르코르뷔지에의 건축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페인의 문화와 풍광에 영향을 받은 피카소의 그림, 지중해 지역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가난의 어둠과 지중해 푸른 바다의 눈부신 빛을 동시에 경험했던 카뮈의 소설 역시 지중해가 갖는 문화적 힘을 확인시켜준다. 그렇다면 지중해를 지금 여기에 사는 우리가 좀 더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아시아 바다를 보면 알 수 있다. 서해, 동해, 남해, 동중국해, 타타르 해 등 대부분의 바다가 전형적인 지중해는 아니더라도 각 나라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공유하는 문화 특성이나 역사적 경험도 많다. 유연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독특한 문화와 국가 간 관계를 형성해온 서양의 지중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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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춤꾼 50인의 50가지 무용담

    춤꾼 50명이 50가지 인생을 무대 위에서 춤춘다. 17일까지 매주 화∼금요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리는 한국무용페스티벌 ‘삶은 춤이다 춤은 삶이다’. 수십 년간 춤을 춰온 명인부터 최근 활약이 두드러진 신예들까지 한국 전통 춤꾼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다. 축제의 부제는 ‘나의 무용담’이다. 춤꾼마다 가장 잘 출 수 있는 춤을 무대에 펼치며 자신의 인생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3일 출연하는 박수정 씨는 최근 음악극 ‘미롱’, 서울시무용단 ‘백조의 호수’ 등에 주역으로 출연하며 주목받은 신예. 14일 무대에 오르는 김진홍 씨는 부산시무형문화재 제14호 동래한량춤 예능보유자 후보인 한국 전통춤 원로다. 16일 무대에는 임이조 서울시무용단장이 출연해 승무를 춘다. 각 공연에는 춤꾼들의 성장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한다. 청소년 2만 원, 일반 3만 원. 02-2261-0512∼5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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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 쑥쑥!…책, 동심을 만나다]금벌레와 은벌레가 변해서 男女가 됐다고?

    1920년대 함경도 함흥에서 채록된 ‘창세가’를 바탕으로 그려낸 한국 창세신화 이야기다. 하늘과 땅도 구분되지 않던 시절, ‘큰 사람’이 나타나 구리기둥으로 하늘을 받치면서 세상이 시작된다. 생쥐에게 물과 불을 얻는 방법을 알아낸 큰 사람은 이를 나눌 사람을 원해 하늘에 금쟁반과 은쟁반을 들고 빌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금벌레와 은벌레가 떨어져 각각 남자와 여자가 됐다. 한국 창세신화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조현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해설이 실려 신화의 배경과 의미를 알 수 있다.}

    • 20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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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조어 사전-‘가능성’ ‘파급’ ‘본능’ 100년도 채 안된 말

    ‘가능성’ ‘파급’ ‘본능’ ‘가족제도’…. 지금은 일상에서 활발히 사용되는 이 단어들이 처음 한국에 정착한 것은 언제일까. 이를 추적해볼 수 있는 자료가 최근 책으로 나왔다. 1922년 출간된 한국 최초의 신조어 사전 ‘현대신어석의(現代新語釋義)’와 1934년 잡지 ‘청년조선’의 별책부록으로 나온 ‘신어사전(新語事典)’을 지금의 우리말로 풀어 묶은 ‘한국근대신어사전’(한림과학원 엮음·선인). 두 자료 모두 국한문혼용체를 사용했으며 현대 한국어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정년(丁年) 이상의 남자로 공민적(公民籍)을 가진 자에게는 누구든지 선거권이 있다 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대신어석의’에 실린 ‘보통선거’ 정의의 일부다. 보통선거권의 개념은 있었지만 그 범위가 여성까지 확대되지 못했던 시대상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신조어 사전에 실린 단어들은 서양 근대 문물이 유입해 정착되던 당시 환경을 보여준다. ‘해탈’ 항목에는 불교에서 사용되는 뜻 외에도 ‘전제정치시대로부터 벗어나 민본주의 시대로 옮겨감’이라는 뜻이 추가돼 있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공리주의’ 등 서구 사상을 설명하는 항목도 여럿 있으며 ‘표준생활비’ ‘유가증권’ 등 근대 사회, 경제제도를 반영한 단어도 있다. ‘물질적’ ‘다혈질’ ‘감상’ 등 지금은 익숙한 단어가 당시 신조어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신어사전’의 경우 ‘칼-로자 기념일’ ‘유물사관’ ‘프롤레타리아독재’ 등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관한 단어와 ‘폴리스맨’ ‘샐러리맨’ ‘핸드백’ 등의 영어 단어가 다수 등장한다. 이번 책의 출간 책임을 맡은 김윤희 한림대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는 “‘현대신어석의’가 출간된 1920년대엔 여러 잡지가 창간되면서 잡지마다 신술어, 통속어, 모던어 등을 해설하는 코너가 생겼다”며 “이 시기 이런 신조어들이 일반인 사이에도 정착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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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클래식과 무용 음표가 춤추듯 기쁨의 하모니

    “제 작품은 그냥 음악에 대한 표현이에요.”(안무가 안성수 씨) “작품이 마음에 안 드시면 눈을 감고 음악만 들어도 돼요. 음악이 워낙 아름답잖아요.”(안무가 제임스 전 씨) 28일 서울발레씨어터 ‘모던발레프로젝트 JOY’ 공연 뒤 마련된 ‘안무가와의 대화’에서 두 안무가는 작품에 대해 묻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27, 28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 이 공연에서 전 씨는 음악으로 차이콥스키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사용한 ‘세레나데’를, 안 씨는 베토벤 교향곡 제3번(영웅교향곡) 1악장을 사용한 ‘영웅’을 선보였다. 공연 제목처럼 좋은 음악과 안무가 만났을 때의 기쁨(JOY)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안 씨는 현대무용 안무가로 불리지만 ‘영웅’에서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발레 동작을 응용한 작품을 선보였다. 자신의 기존 작품보다 많은 16명의 무용수와 작업한 덕분에 무대를 깊이 있게 활용하는 특유의 공간 구성이 한층 잘 살아났다. 안 씨가 자신의 무용단(안성수픽업그룹)이 아니라 발레단과 함께 작업함으로써 얻은 효과다. 똑같은 동작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구성한 등장 및 퇴장 장면, 음표 하나하나를 그대로 표현하는 세밀한 동작은 규모가 크고 다채로운 선율이 등장하는 음악에 안성맞춤이었다. 안 씨의 작품이 음악 그 자체였다면 전 씨의 작품은 음악을 잘 표현해낸 안무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연출이 조화를 이뤘다. 1999년 초연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전체 4막 중 세 번째 막을 수정했다. 시작과 끝에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도소리를 삽입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벽과 낮, 밤, 다시 아침으로 색이 변하는 배경을 세워 줄거리의 기승전결을 이해하도록 했다. 무용수들이 긴 치맛자락을 손에 든 채 움직이거나 팔을 등 뒤로 한껏 젖힐 때면 자연스럽게 새의 날갯짓이 떠올랐다. 무용수 24명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연속해서 점프하는 1막 마지막 장면, 석양을 배경으로 천천히 숨을 거두는 새의 모습을 그린 3막은 작품의 백미였다. 무대에서 무용수들이 박자를 놓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 점은 아쉬웠다. ‘영웅’과 ‘세레나데’ 모두 음악에 충실한 안무이기 때문에 음악과 동작이 어긋나면 더욱 크게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두 작품 모두 무용과 음악이 만나는 상승효과를 한껏 드러낸 공연으로 짙은 여운을 남겼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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