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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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문화 일반52%
문학/출판23%
연극13%
교육3%
무용3%
산업3%
학술3%
  • 3차원 디지털북으로 ‘동의보감’ 읽어볼까!

    조선시대 전국의 목장을 표기한 ‘목장지도’(1678년·보물 제1595-1호)를 담은 인터랙티브 지도에 손을 대면 해당 대상에 대한 설명이 뜨고 말과 사람, 풍경이 움직인다. 디지털북으로 만든 허준의 ‘동의보감’(국보 제319-1호)을 펼치면 간을 설명하는 대목에 토끼가 튀어나오는 영상이 뜬다. 토끼의 간을 다룬 ‘별주부전’을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구현한 것. 국립중앙도서관이 첨단 기술을 통해 도서관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인 ‘실감서재’를 22일 개관했다. 실감서재에는 도서관이 보유한 고지도를 고해상도 콘텐츠로 구현한 인터랙티브 지도, 실물로 보기 어려운 고서를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디지털북이 있다. 수장고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3차원(3D)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도서관 자료를 역동적인 화면으로 검색하고 이를 다른 관람객과 공유할 수 있는 ‘검색의 미래’ 공간도 있다. 조선시대 무예 동작을 그림으로 풀어 설명한 ‘무예도보통지’도 디지털북으로 만들었다. 원본의 무예 동작은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했다. 김정호가 1840년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한양 지도인 ‘수선전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296호) 역시 인터랙티브 지도로 제작돼 이미지를 터치하면 확대해 볼 수 있다. 서혜란 국립중앙도서관장은 “도서관이 보유한 지식문화자원을 새로운 실감 콘텐츠 형태로 선보이는 등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실감서재는 사전 예약을 통해 23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예약 신청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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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손효림]쓸모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 無用해도 의미 있는 걸 찾아

    “수컷은 쓸모가 없어. 알도 못 낳고 맛도 없어. 그래서 버려지는 거야. 버려지지 않으려면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지?” 영화 ‘미나리’에서 제이컵(스티븐 연)은 수컷 병아리를 폐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를 가리키며 뭔지 묻는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에게 말한다. 미국에 이민 온 제이컵은 병아리 감별소에서 암컷을 골라내는 일을 한다. 아빠 말이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데이비드의 천진한 얼굴과 제이컵의 진지한 표정은 존재 가치를 입증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버려지는 비정한 현실을 또렷하게 일깨운다. 제이컵이 아내 모니카(한예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칸소주의 허허벌판을 필사적으로 일궈 농장을 만들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이들에게 뭔가 해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거 아니야!”라는 제이컵의 외침에는 간절함과 초조함이 배어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는 이 시대 인간에 대해 ‘쓸모 있다(useful)’, 혹은 ‘쓸모없다(useless)’는 판단을 내리는 건 경제 시스템이라고 진단했다. 인간이 하는 특정한 일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지 역시 경제 시스템이 결정한다는 것. 우리는 그 거대한 바퀴 아래에서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버둥치고, 불안해한다. 한 50대 외벌이 가장은 집에서 아내, 딸과 거의 대화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내와 딸은 친구처럼 온갖 이야기를 하지만 그가 끼어들 틈은 없다는 것. 정확히 말하면 그는 아내, 딸과 나눌 이야깃거리가 없다고 한다. 그는 “나는 월급을 갖다 주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퇴직하면 필요 없는 존재가 될 거다”라고 씁쓸히 말했다. 경제적 성취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절대 기준일까. 모두가 이에 동의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달 15일로 30주년을 맞은 학전소극장의 김민기 대표는 어린이극을 만드는 데 공들인 지 오래됐다. 어린이극은 공연계에서도 ‘돈벌이가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가수 김광석의 1000회 공연으로 유명한 학전소극장에 줄곧 어린이극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어린이극일수록 잘 만들어야 한다. 처음 접하는 공연의 수준이 높아야 공연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자라서도 좋은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먼 미래를 내다보며 묵묵히 씨를 뿌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외진 골목에 작은 책방을 낸 이는 “계산기를 두드리면 답이 안 나오지만 좋아하는 일을 해 보고 싶다”고 했다. 김민정 시인의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은 제목에 이끌려 샀다는 독자들이 많다. 쓸모를 강조하는 세상을 향해 대놓고 반기를 든 이 감각적인 제목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아닌가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돈의 가치가 다른 가치들을 집어삼키는 속도가 숨이 찰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런 세찬 흐름에도 불구하고 자기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들이 존재하기에 세상에 숨 쉴 만한 곳이 있는 게 아닐까.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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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모자 벗고 한 발짝 용기 내 볼래요

    다리만 살짝 보일 정도로 아주 큰 파란 모자를 쓰고 다니는 아이는 ‘파란모자’로 불린다. 인사를 해도 파란모자는 반응이 없다. 파란모자가 길을 가다 여기저기 부딪히고, 사람들은 슬슬 그를 피한다. 사람이 없는 숲으로 간 파란모자는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낮잠도 즐긴다. 낯선 세상과 마주하기 어려워하는 이의 마음을 파란모자를 통해 절묘하게 표현했다. 아이는 사람들이 자기를 보면 놀랄 거라 걱정해 모자 안으로 숨은 것. 몸이 쑥쑥 자라 모자가 터지는 바람에 아이의 모습이 드디어 공개된다. 동글동글 감자처럼 생겼다. 놀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누구도 아이를 피하지 않는다.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는 게 두려워도 일단 한번 해 보라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고, 어쩌면 더 괜찮을 수 있다고.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시작을 앞둔 이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같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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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바도르 달리-로이 릭턴스타인 작품 보러 오세요”

    살바도르 달리, 로이 릭턴스타인, 박서보, 이수경….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김희근 컬렉션전: Begin Again’이 전남 여수시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열리고 있다. 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장(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이 소장한 작품 가운데 68점으로 구성했다. 1전시실에는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팝아트 등의 서양 대표 작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달리의 ‘The Giraffe on Fire(불붙은 기린·1966년)’는 초현실주의 화가인 달리가 기린, 새, 거북이, 뱀을 나열해 무의식과 꿈의 세계를 구현했다. 릭턴스타인의 ‘불완전한’(1988년)은 작가가 말년에 시도했던 기하학적 작업을 보여준다. 그의 대표작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과감한 색상을 사용해 팝아트적 요소를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2전시실에 배치했다. 박서보의 ‘묘법’(描法·2009년)은 한지에 물을 먹이고 색을 입혀 손가락으로 작업했다.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2008년)는 깨진 도자기로 만들었다. 완벽해 보이는 도자기 그 자체가 불안하다고 여긴 작가는 도자기가 깨지면 편안한 상태가 된다고 느꼈고 이를 이어 붙여 새로운 세계를 구현했다고 한다. 3전시실은 17, 18세기 러시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상화(聖像畵) 9점으로 구성했다. 4월 4일까지. 4000원. GS칼텍스 예울마루 홈페이지에서 가상현실(VR) 전시로 무료 관람할 수도 있다. 김찬용 도슨트가 해설하는 유튜브 영상도 볼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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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윤여정 “상 탄거나 마찬가지…이 나이에 상상도 못해”

    윤여정(74)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데 대해 상상도 못한 일이며 영광이라고 16일 밝혔다. 그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 “저와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다.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보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배우 윤여정 소감 전문 죄송합니다. 제가 여러분을 직접 뵙고 감사를 드려야 하는데 캐나다에서 어젯밤에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이 시기에 놀러 다녀온 것은 아니고 나름 외화벌이를 하러 촬영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한다는 건 너무 아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서 너무 죄송합니다. 지인들도 축하를 해주고 싶어 하는데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합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습니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순위를 가리는 경쟁 프로는 애가 타서 못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노미네이트가 되면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응원에 정말 감사드리고 이 나이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저도 상상을 못했습니다.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이 영화 시나리오를 저에게 전해주고 감독을 소개해 주고 책임감으로 오늘까지도 함께해 주는 제 친구 이인아 피디에게 감사합니다. 같이 자가격리 중이라 어제 소식을 같이 들었는데 제 이름 알파벳이 Y 다보니 끝에 호명되어 이 친구도 많이 떨고 발표 순간엔 저 대신 울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이런 영광과 기쁨을 누리기까지 저를 돕고 응원하고 같이 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감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유가 없을 땐 원망을 하게 되지요. 제가 많이 여유가 생겼나 봅니다.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다시 한번 상황상 직접 인사 못 드려 죄송합니다.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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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고추 도둑 섰거라, 매운맛을 보여주마!

    짱구 엄마와 누나가 땀 흘리며 키운 고추밭에서 고추가 무럭무럭 자란다. 한데 고추를 훔쳐가는 도둑 때문에 강 건너 대추마을이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가 돈다. 어느 날 밤, 포대 자루를 든 그림자가 짱구네 고추밭으로 다가가 사정없이 고추를 따서 자루에 꽉꽉 채운 후 떠난다. 고추는 그렇게 사라졌을까. 천만의 말씀. 고추들은 분노한다. “영차! 영차!” 큰 소리를 내며 부풀어 오르는 고추들 때문에 자루는 점점 무거워지고, 도둑은 결국 미끄러진다. 자루가 폭발해 고추들은 하늘 위로 날아 올라간다. 작고 여린 존재들이 불의에 맞서 똘똘 뭉쳐 싸우는 모습이 강렬한 색채의 그림과 어우러져 힘찬 기운을 선사한다. 때마침 불어온 바람을 타고 고추들이 원래 있던 가지에 사뿐히 걸리는 광경은 몽환적이다. 남의 것을 넘보지 말고 부당한 일은 바로잡기. 삶에 대한 마음가짐과 용기를 단단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당부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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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의 일상 담은 책 발간

    서울 강남구 대치도서관의 사서들이 도서관의 일상과 역할을 담은 ‘도서관 별책부록: 우리는 도서관에 산다’(사진)를 출간했다. 은마아파트 상가 한편에 자리한 강남구립대치도서관은 1999년 문을 열었다. 도서관의 이용자 수, 대출 권수, 문화 강좌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많다. 유순덕 관장은 코로나19로 휴관이 장기화되자 예약 대출 서비스를 시작하고 생애 주기별 독서프로그램 영상을 만들어 올린 경험을 소개했다. 이숙진 과장은 책의 위치, 주제별 책 목록뿐만 아니라 특정 문장이 어떤 책에 있는지 찾아달라고 요청받은 사례를 소개하며 사서에게 물어볼 수 있는 내용을 안내했다. 각종 영상을 제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점점 진화하는 도서관의 기능도 알려준다. 도서관 이용자들과 부대끼며 겪은 각종 에피소드도 담아 도서관이 한결 친근하게 다가온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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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뽀오옹∼ 뿌우웅’ 방귀가 나오려고 해!

    소풍 가는 버스 안. 방귀가 나올 것 같다. 며칠 전 체육 시간에 “뽀옹∼” 방귀를 뀐 친구는 놀림거리가 됐다. 참아야 한다. 아, 그런데 이러다가 몸이 풍선처럼 커질까 걱정된다. 방귀를 참느라 진땀 흘리며 애쓰는 아이의 심정이 생생하게 묘사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몰래 방귀를 뀔 수 있는 방법도 상상한다. 코끼리를 놀라게 해 큰 소리를 내게 만들기, 잠자는 사자의 코털 당기기…. 마침내 기회가 온다. 버스가 소똥 냄새가 나는 ‘뿡뿡 목장’을 향해 가고, 하늘에서 비행기가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길 앞에 돌멩이도 보인다. 버스가 돌멩이를 지나며 흔들릴 때 거사(?)를 치른 것. 그때 온갖 방귀 소리가 터져 나온다. 모두들 방귀를 참다 같은 생각을 하며 동시에 해결한 거다. 아이들의 변화무쌍한 표정과 각각의 상황을 깜찍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담아낸 그림 덕분에 이야기는 힘차게 펄떡인다. 보고 또 봐도 깔깔 웃음이 나온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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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MC 송해와 함께하는 ‘힘내라 힘! 특별콘서트’ 4일 개최

    ‘하이컨디션 국민운동본부’(총재 황설)와 ‘호돌이응원단’은 4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남예종 아트홀에서 MC 송해와 함께하는 ‘힘내라 힘! 특별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노트북 기증 운동 발대식도 함께 열린다. 하이컨디션 국민운동본부는 댄스와 체조를 결합한 ‘댄조’를 보급하고 있다. 황설 총재는 “코로나19로 힘든 국민이 활력을 되찾아 다시 행복한 일상을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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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박한 환경서 핀 ‘미나리’ 낯선 땅 뿌리내린 이들 응원[광화문에서/손효림]

    “어머니는 다듬고 난 미나리 뿌리를 버리지 않고 예쁜 항아리에 물을 받아 담가두셨지. 그게 다시 잎이 올라와 겨울의 방 안을 연두색으로 생기 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끊어서 먹기도 했다. 알뜰했던 어머니, 아니 그 시절 엄마들은 다 그러셨지. 뿌리의 생명력을 그냥 버리기가 아까웠던 마음이 읽힌다. 창가에 미나리가 돋아나면 겨울에도 봄을 느낄 수 있었지. 그러고는 ‘창밖은 봄’ 같은 작품을 쓰셨을지도 모른다.” 박완서 작가의 맏딸 호원숙 씨가 박 작가의 10주기인 올해 1월 펴낸 에세이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에 담긴 내용이다. 부제 ‘엄마 박완서의 부엌’이 보여주듯 부엌과 음식에 얽힌 박 작가와의 추억을 정리했다. 미나리는 박 작가의 일상은 물론이고 작품 세계에도 조용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영화 ‘미나리’에서도 미나리는 강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미국 아칸소주로 이민 간 한국인 가족이 애써 기른 농작물은 모두 엉망이 됐지만 아무렇게나 자란 미나리만 살아남는다. 20억 원가량의 소규모 제작비에, 섭씨 40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촬영한 이 영화 역시 제목처럼 척박한 환경을 딛고 탄생했다. 뜨거운 호평 속에 지금까지 받은 상만 74개나 되는 ‘미나리’의 열풍을 보며 한 가족이 떠올랐다. 2017년 미국 워싱턴주에 사는 70대 한국인 부부의 자택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들은 40여 년 전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 갔다. 남편은 트럭 운전, 세탁소, 핫도그 가게 등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내도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등 지금의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기자는 선물로 소설 ‘채식주의자’와 비잔틴 제국의 최후를 그린 역사서 ‘술탄과 황제’를 건넸다. 부부는 책장을 찬찬히 넘기며 “처음 여기 왔을 때 한글로 된 책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정신없이 사느라 책을 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지만…”이라며 감회에 잠긴 표정으로 말했다. 아내는 “일하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게 늘 미안하다”고 했다. 두 아들은 잘 자라 각자 기반을 잡았다. 큰아들은 동생과 주로 지낸 어릴 적 기억을 해맑게 떠올렸다. “동생과 TV를 실컷 보다가 엄마가 퇴근할 때면 얼른 끄고 공부하는 척했어요. 그런데 TV를 많이 본 걸 엄마가 알아서 깜짝 놀랐어요. TV가 뜨뜻했던 거죠. 그 뒤엔 찬 물수건을 TV에 올린 뒤 치웠는데 그것까지 엄마가 단박에 알아채서 더 놀랐어요.” 깔깔 웃는 큰아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는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뒤섞였다. 거실에 있는 노래방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 노래방에 있는 것과 똑같은 노래책에는 옛 가요가 가득했다. 한국 노래를 부르며 향수와 고단함을 달랬을 부부의 모습이 애잔하게 그려졌다. 오늘 골든글로브 수상작을 발표한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미나리’의 수상을 응원하면서도 영화는 그 자체로 위로와 공감이라는 선물을 한 아름 건넸다는 생각이 든다. ‘미나리’는 낯선 땅에 뿌리내리기 위해 애쓴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이기에.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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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빛나지 않아도 돼, 지금도 충분히 예뻐

    식빵이는 자기 모습이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한다.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진 크루아상, 알록달록한 도넛, 겉은 매끈하고 속은 꽉 찬 크림빵과 단팥빵, 달콤한 시럽과 과일이 가득한 핫케이크까지. 식빵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주눅이 든다. 그러다 토마토와 양상추가 담긴 화려한 빵이 보인다. 샌드위치였다. 멋진 빵이 된 비결을 물어보자 샌드위치는 얘기한다. 그도 처음에는 평범한 식빵이로 태어났다고. 그러다 딸기잼을 만나면 딸기잼빵이 되고 달걀과 프라이팬 위에서 만나면 토스트가 된다. 연어, 아보카도와 함께하면 연어 샌드위치가 된다. 평범하기에 다른 이들과 잘 어우러지고,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고소한 빵 냄새로 가득 찬 듯한 그림과 함께 정답게 들려준다. 그리고 지금 빛나지 않아도 된다고 용기를 불어넣는다. 평범한 모습 그 자체로도 충분히 어여쁘니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아끼자고 토닥토닥 응원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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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가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10가지 삶의 가치

    스포츠 및 교과 융합을 통해 독서, 논술, 토론을 할 수 있는 ‘학교 체육의 놀라운 힘: 스포츠가 청소년에게 알려주는 10가지 삶의 가치’(224쪽·1만6000원·꿈엔비즈)가 출간됐다. 이태구 정진영 서광석 김소정 황용석 박은경 이정석 이용진 교사가 함께 썼다. 이들은 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 연구위원이다. 저자들이 ‘체육수업 독서논술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이 책은 스타 농구 선수이자 미국 대통령 예비선거에 도전했던 빌 브래들리가 삶의 가치에 대해 쓴 ‘나를 점프해’(2018년)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미국 상원의원을 지낸 브래들리는 농구를 하며 깨달은 원칙이 삶의 모든 순간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열정, 규율, 이타심 등 10가지 가치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풀어내 ‘나를 점프해’를 출간했다. ‘학교 체육의 놀라운 힘’은 브래들리가 강조한 10가지 가치인 △열정 △규율 △이타심 △존중 △통찰력 △용기 △리더십 △책임감 △회복력 △상상력을 생각하기, 토론, 쓰기를 통해 익히고 곱씹어보도록 구성했다. 이를 위해 영상 자료(QR코드), 뉴스, 영화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했다. 마이클 조던 등 유명 인물들의 인생관과 교훈, 성찰도 담았다. 이태구 백신중학교 교사(연세대 체육학 박사)는 “동시대 유명 인물들은 물론 스포츠, 과학, 예술, 인권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기 때문에 체육 수업 뿐 아니라 여러 교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를 점프해’는 이 교사가 고양국제고등학교에 근무하던 중 2017년 학생 13명과 함께 번역동아리 ‘The Renders’(번역자들)를 만들고 책의 원서인 ‘Values of the Game’을 번역해 출간됐다.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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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상수업, 강연에 꼭 필요한 줌 활용을 알려줌’ 출간

    줌 활용에 대한 정보를 쉽게 풀어 정리한 책 ‘화상수업, 강연에 꼭 필요한 줌 활용을 알려줌’(176쪽·1만5800원·비전코리아)이 출간됐다. 고정욱 김원배 정병길 정은상 정종영 씨가 함께 썼다. 강연 일정 관리법, 강연의 질을 높이는 자료를 공유하는 법, 라이브 방송을 이용한 수업법 등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학교 교사, 강연을 많이 하는 작가 등 줌 프로그램을 직접 사용하는 저자들이 실제 받은 질문들을 바탕으로 썼다. 저자들이 현장에서 겪은 실수와 시행착오도 공개한다. 준비한 자료가 보이지 않는 경우, 갑작스레 화면이 꺼지는 경우에도 흐름을 깨지 않고 매끄럽게 강의를 이어갈 수 있는 노하우를 담았다. 자신의 말을 더 잘 전달하는 방법, 참가자들의 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이는 방법도 소개한다. 회의 참가자 초대 방식, 줌 설정 방법, 단축키 사용법도 부록으로 넣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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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아픈 찰리와 외로운 잭, 서로 도우며 살아가요

    ‘동물 쉼터 농장’에는 한쪽 눈이 안 보이는 말 찰리와 늘 혼자 있는 염소 잭이 산다. 자꾸 부딪히고 길을 잃는 찰리. 잭은 그런 찰리를 지켜본다. 어느 날 마른 흙덩이를 발로 계속 긁는 찰리를 보던 잭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용기를 내 말한다. “이쪽이야, 찰리.” 잭은 들판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함께 풀을 뜯는다. 다음 날도 잭은 한 걸음 앞서며 찰리를 언덕, 물가로 이끈다. 잭은 찰리에게 빠르게 달리는 게 어떤 느낌인지 묻는다. 찰리는 헛간과 비 오는 날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에 비가 와도 헛간으로 들어오지 않는 잭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한다. 상처 입은 존재들이 조금씩 다가가며 온기를 나누는 모습이 서정적인 그림과 어우러진다.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어떤 건지 같이 헤아려 보게 된다. 마음을 나눌 이가 있고, 자신 역시 작은 힘을 줄 수 있다는 건 참 따뜻하고 근사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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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브레터2 만든다는 생각으로 찍었어요”

    “영화 ‘라스트 레터’는 ‘러브레터 2’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작은 계기가 부풀어 올라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 걸 좋아하는데요, 이를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와이 슌지(岩井俊二·58) 감독은 17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신작 ‘라스트 레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4일 개봉하는 ‘라스트 레터’는 국내에서 일본 영화 최초로 14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러브레터’(1995년)가 그랬듯 편지를 매개로 첫사랑의 기억을 그렸다. 두 아이의 엄마인 사서 유리(마쓰 다카코)는 고교 시절 첫사랑인 소설가 교시로(후쿠야마 마사하루)를 우연한 계기로 만나 편지를 주고받는다. 유리의 휴대전화가 망가져 교시로에게 연락할 방법이 편지뿐이었기 때문이다. 교시로의 첫사랑은 유리의 언니 미사키(히로세 스즈)로, 한 달 전 숨졌다. 세상을 떠난 첫사랑을 잊지 못한 채 가슴 아프게 그리워하고, 우연한 계기로 편지가 오가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등 라스트 레터는 러브레터의 주요 장치를 충실하게 잇는다. 모리 나나가 고교생 유리와 유리의 딸로 1인 2역을 하고, 히로세 스즈 역시 고교생 미사키와 미사키의 딸을 연기한다. 러브레터에서는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을 했다. 영화의 색채는 대조적이다. 한여름이 배경인 라스트 레터는 쨍한 햇빛이 모든 걸 드러나게 하듯, 때로 비루하고 종종 모양 빠지는 생활인으로서 중년의 삶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첫사랑에 설레고 가슴 졸이던 과거만이 풋풋하고 맑다. 러브레터는 세상을 온통 하얗게 뒤덮어 몽환적으로 만드는 눈처럼,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도 투명하고 예뻤다. 설원에서 “오겐키데스카(잘 지내고 있나요)”를 하염없이 외치던 나카야마 미호가 발산한 절절함과 청순함을 라스트 레터에서 느끼기는 어렵다. 마음을 뒤흔들었던 러브레터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지닌 음악의 힘은 라스트 레터에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영화에서 교시로가 미사키를 그리며 쓴 장편소설 ‘미사키’는 이와이 감독이 직접 썼다. 그는 “언젠가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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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화는 질병, 치료할 수 있어… 채소 많이 먹고 매일 걸어야”

    “노화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과정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지연하고 중단하고 역전시킬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블러바트닉연구소 유전학 교수(52·사진)의 말이다. 노화와 유전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꼽히는 그가 노화 연구 결과와 장수 비결을 정리한 ‘노화의 종말’(부키·표지)은 지난해 7월 국내 출간돼 6개월 만에 5만 권이나 판매됐다. 싱클레어 교수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가 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건 할머니 때문이었다고 한다. “네 살 때 할머니가 ‘나를 포함해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말씀하셨어요. 비극이라고 생각했죠. 대학 시절 생물학자들이 노화에 대한 연구를 간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직접 연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2006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레드와인에 많이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이란 물질이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레드와인 판매량이 30% 늘었다. 노화를 질병으로 규정한 이유를 물었다. “질병은 전체 인구 중 50% 미만에 영향을 미치지만 노화는 주요 질병 대부분을 일으킵니다. 심장병, 치매, 암은 노화로 인한 증상이고요. 노화는 질병이기에 치료하고 늦추거나 멈출 수 있습니다.” 그는 건강은 놔두고 인간의 수명만 100세, 150세로 연장시키는 건 ‘죄악’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질병과 통증에 시달리고 산소호흡기와 많은 약에 의존하는 건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노화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노화 연구는 현재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지난 30년간 과학자들은 노화 과정을 제어하는 수십 개의 유전자와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일종의 ‘시계’를 찾아냈습니다. 그 시계를 안전하게 되돌리는 방법을 쥐에게서 발견했고요.” 현재 50곳 이상의 생명공학 기업들이 노화를 지연하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고 했다. 그는 “노화를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약물 개발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가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을 경고했고, 얼마 되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덮쳤다. “코로나19는 심장과 폐의 섬유화 같은 노화를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백신을 가급적 빨리 맞아야 한다는 데 찬성합니다. 백신은 코로나19가 새로운 질병으로 진전되는 것을 막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다음 팬데믹을 유발할 바이러스는 코로나19보다 치명률이 20% 더 높을지 모른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화를 늦추기 위해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식사는 조금씩 자주 하세요. 신선한 음식과 채소, 비타민D를 드시고 밤늦게까지 전자기기를 보지 마시고요. 저는 스탠딩 책상을 사용하고 매일 걷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다리, 등,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고요. 가공이 많이 된 식품과 설탕은 피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얘기지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세요.”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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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언론-포털에도 징벌적 손배”… 野 “언론 재갈법”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과 인터넷 포털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야당은 물론이고 언론단체들도 ‘과잉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6개 언론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특별위원회(TF) 단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9일 TF 회의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기존 언론이 포함되느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오늘 회의를 통해 기존 언론도 포함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지지층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 노 최고위원은 “기존 언론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까지 다 포함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포털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입법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성 있는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법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외에도 △명예훼손 온라인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 제도 도입 △악성 댓글 게시판의 운영 중단 요청권 도입 △정정보도 분량을 기존 보도의 2분의 1 수준으로 의무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대상에 방송을 포함 △현행 90명인 언론중재위원을 120명으로 증원 등 6개 언론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정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는 언론 재갈법이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 협박법”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을 통한 명예훼손죄가 있는 상황에서 민법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할 경우 이중 징벌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과도한 징벌은 결국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강성휘 yolo@donga.com·손효림·윤다빈 기자}

    • 20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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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언론·포털에 징벌적 손배’ 추진…野 “언론 재갈법”

    더불어민주당이 언론과 인터넷 포털을 대상으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야당은 물론이고 언론단체들도 ‘과잉 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6개 언론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미디어·언론상생특별위원회(TF) 단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9일 TF 회의 후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기존 언론이 포함되느냐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오늘 회의를 통해 기존 언론도 포함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에 언론을 포함하는 것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민주당은 지지층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이 같이 결론을 내렸다. 노 최고위원은 “기존 언론과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1인 미디어까지 다 포함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한 것”이라며 “포털에 대해서도 (가짜뉴스 유통)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입법도 함께 하겠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고의성 있는 거짓·불법 정보로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법원에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외에도 △명예훼손 온라인 기사에 대한 열람 차단 제도 도입 △악성 댓글 게시판의 운영 중단 요청권 도입 △정정보도 분량을 기존 보도의 2분의 1 수준으로 의무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처벌 대상에 방송을 포함 △현행 90명인 언론중재위원을 120명으로 증원 등 6개 언론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정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민에게 재갈을 물리는 언론 재갈법이고,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언론 협박법”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법을 통한 명예훼손죄가 있는 상황에서 민법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까지 도입할 경우 이중 징벌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과도한 징벌은 결국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수 있다”고 했다.강성휘 기자 yolo@donga.com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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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희 “월 생활비 60만 원 아니라 280만 원…3인가구 평균보다 약간 적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의 한 달 생활비는 60만 원이 아니라 280만 원이라고 밝혔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9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생활비 60만 원? 관련 사실을 바로 잡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자료를 냈다. 황 후보자 측은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생활비 60만 원’은 2019년 연말정산 내역 중 후보자 카드사용액 720만 원을 단순히 12개월로 나눠 계산한 것이며, 다른 소비 지출 항목을 모두 제외하고 계산한 결과다. 배우자 카드사용액 682만 원은 2019년 연말정산에 미반영 됐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 배우자의 카드사용액 682만 원을 추가하고 △월평균 월세 100만 원 △관리비 28만 1000원 △보험료 26만 4000원 △기부금 8만 2000원 등 기타 소비 지출 항목을 합산하면 월평균 생활비는 280만 원이 된다고 밝혔다. 황 후보자 측은 “월 생활비 280만 원은 통계청 2019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른 3인 가구 평균 298만 원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고 덧붙였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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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가 오가는 미술관 사람 간 교감이 그립다[광화문에서/손효림]

    아이가 그린 듯 삐뚤빼뚤한 자동차들과 함께 비명처럼 쏟아지는 대문자 ‘A’, 소의 목줄을 잡고 있는 깡마른 이의 해골 같은 얼굴, 샛노란 바탕 위에 얼굴과 팔 다리 없이 몸통만 그리고 쓴 ‘VENUS(비너스)’….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쉘 바스키아: 거리, 영웅, 예술’에서 만난 작품들이다. 자유분방하고 거침없이 질주하는 듯하면서도 상처와 아픔이 엿보이는 작품들은 신선했다. 28세에 요절한 유명 미국 작가 바스키아(1960∼1988)의 작품 150여 점을 모은 이 전시회는 7일 폐막할 예정이었지만 20일까지로 연장됐다. 지난해 10월 8일 개막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최근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이번 전시 작품들의 보험가액이 1조 원에 달하는 점도 화제가 됐다. 지난달까지는 평일에 전시 해설을 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한 도슨트는 쉽고 깔끔한 설명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자는 전시를 볼 때 가급적 도슨트 프로그램 시간에 맞추려고 하지만 아쉽게도 바스키아전은 이를 놓쳤다. 오디오 가이드도 내용이 잘 정리돼 있었지만 궁금한 걸 물어볼 수는 없었다. 도슨트는 전시 정보를 제공하는 건 물론이고 재미와 인간미를 더해 관람을 풍성하게 만든다. 도슨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오디오 가이드에 나오지 않는 이야기와 작가에 대한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다. 관람객이 질문도 할 수 있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 다른 이가 물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특히 전시가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어린이들은 기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된다. 예전에 한 전시에서는 도슨트가 “이 작품은 퐁피두센터가 이번을 끝으로 외부 대여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답니다. 퐁피두센터를 가지 않는 한 다시 보기는 어려우니 충분히 감상하세요”라고 알려줘 한참을 더 들여다봤다. 또 다른 전시에서 빼어난 입담을 지닌 도슨트는 “강력한 경쟁자인 오디오 가이드를 뛰어넘기 위해 저만의 필살기를 준비했습니다”라고 말해 관람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전시회에서 도슨트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많은 사람이 한 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디오 가이드 내용이 작품 옆에 써 놓은 해설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 도슨트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지난달 막을 내린 한 전시가 그랬다. 너무 급하게 준비했기 때문일까. 오디오 가이드를 듣는 게 별 의미가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전시장이 문을 열고 이를 감상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 간의 대화와 교감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걸 또 한번 실감했다. 이런 갈증은 전시뿐 아니라 수많은 분야에서 느낄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서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낯설면서도 정말 반가울 것 같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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