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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내 활주로 이륙 대기선. 굵은 빗줄기를 뚫고 미국 공군의 U-2 정찰기 1대가 고막을 찢는 굉음을 내며 서서히 들어섰다. 30m가 넘는 날개를 단 시커먼 기체는 비상(飛上) 직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거대한 용처럼 보였다. ‘드래건 레이디(Dragon Lady)’라는 U-2 정찰기의 별칭에 걸맞은 위용이었다. 바로 옆에선 360마력짜리 폰티액 G8 차량의 운전대를 잡은 스티븐 베일리 대위가 조종사와 무선교신을 하면서 U-2기 곳곳을 육안으로 점검했다. 이 차량은 U-2기의 이착륙 때마다 뒤를 바짝 쫓아가면서 이상 유무를 알려주는 ‘체이스카’ 역할을 한다. U-2기는 현존 항공기 가운데 이착륙이 가장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체이스카가 필요하다. 체이스카의 운전도 U-2기 조종사가 맡는다. 조종사가 이륙 준비를 끝냈다는 수신호를 보내자 베일리 대위는 뒷좌석에 동승한 기자에게 “소음에 대비하라”고 외쳤다. U-2기가 곧바로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높이며 활주로를 내달렸다. 기자가 탄 차량도 그 뒤를 쫓아 고속으로 질주했다. 차량 계기반의 속도계는 순식간에 180km를 가리켰다. 그 순간 U-2기는 벼락같은 엔진음을 토하며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북쪽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출격한 U-2기는 8∼12시간 비무장지대(DMZ) 인근 상공에서 북한군 동향을 정찰한 뒤 귀환하게 된다고 부대 측은 밝혔다. 최근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강원 원산 지역도 집중 감시 대상이다. U-2기를 운용하는 미 공군 제5정찰대대는 대북 정보 수집의 최일선 부대다. U-2기는 거의 매일 대북 정찰 임무에 투입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그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후 바빠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2대의 U-2기가 1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출격해 휴전선 상공으로 날아갔다. 최첨단 전략무기가 배치된 이 부대는 그동안 언론에 내부를 공개한 적이 거의 없다. 고도의 보안시설이라 외부인이 출입하려면 미국 정부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산기지 내에서도 별도의 비밀취급 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드나들 수 있다. U-2기는 1976년 5월 대북 정찰 임무에 최초 투입된 뒤 40년간 한반도 상공의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U-2기 운용 부대도 몇 차례 바뀌었다. 현 제5정찰대대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빌 공군기지 소속 미 공군 제9정찰비행단 소속 부대로 1994년 10월 오산기지에서 재창설됐다. 이 부대는 조종사 8명과 정비 및 관제요원 등 200여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격납고와 연결된 사무실에서는 곧 U-2기를 타고 대북 정찰에 나설 조종사가 우주복처럼 생긴 특수 비행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 비행복은 상용 여객기 고도의 2배가 넘는 약 7만 피트(약 21km) 상공을 비행하는 U-2 조종사가 엄청난 기압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부대 관계자는 “조종사는 출격 한 시간 전 100% 산소 호흡으로 체내 질소를 최대한 제거한다”며 “고공 상승 시 체내 압력과 외부 기압 차로 몸속에 녹아 있던 질소가 기포가 되는 감압증이 발생하면 기억력 상실 등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2기 조종사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에도 대북 정찰에 나섰던 제임스 핑거슨 소령은 “비좁은 조종석에 10시간 넘게 앉아 있으면 등과 허리 등에 통증이 온다”며 “U-2기 조종사는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C-5 수송기를 조종하다 2년여 전 U-2기로 전환한 그는 500시간의 U-2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음식물 섭취와 생리현상 해결도 어려운 과제다. U-2기 조종사는 비행복을 입은 채 치약 형태로 된 음식물(튜브 푸드)을 입과 연결된 헬멧 투입구에 빨대로 꽂아서 먹는다. 엄청난 기압차 때문에 비행복을 벗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부대 관계자가 건넨 튜브 푸드를 시식해 보니 딸기잼 맛이 났다. 소변도 별도의 수거장치를 속옷 안에 착용해 비행복을 입은 상태에서 해결한다. 1950년대 중반 미국이 ‘철의 장막(소련)’을 들여다보고자 극비리에 개발한 U-2기는 냉전시대를 거쳐 50년 넘게 운용 중이다. 그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현재 한국에는 가장 최신형인 U-2S가 배치돼 있다. 17억 달러를 들여 개량된 U-2S는 초기 모델보다 기체가 40% 커졌고, 더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다. 또 전자광학 멀티센서와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 적외선 센서, 주야간 악천후에도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레이더, 신호정보 수집 장비 등을 갖춰 최대 160km 밖 적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휴전선 상공에서 원산은 물론이고 평양 인근까지 북한군 병력이나 전차, 이동식발사차량(TEL) 움직임을 샅샅이 훑는다는 얘기다. U-2기가 수집한 대북 정보는 지상 및 위성통신망으로 한미연합사령부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등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북한의 도발 징후를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U-2기가 대북 억지력의 핵심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런 능력 덕분이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과 의도를 파악해 도발을 억지하는 데 최우선 목적을 두고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평택=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의 최근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미국 공군이 U-2 고공정찰기 2대를 한꺼번에 휴전선(DMZ) 상공으로 출격시켜 북한군 동향 집중 감시에 나섰다. 이 같은 대북감시 강화 움직임은 본보 기자가 24일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내 U-2기 운용 부대인 미 공군 제5정찰대대를 한국 언론 최초로 동아일보가 단독 취재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일 이 부대 소속 U-2기 2대는 1시간 간격으로 기지를 이륙해 휴전선 상공으로 향했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초부터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지속하면서 우리를 매우 바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U-2기를 운용하는 이 부대는 대북감시임무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U-2기가 휴전선 인근 20㎞가 넘는 고고도(高高度)에서 수집한 고해상도 영상정보와 신호정보 등은 한미 군 당국이 북한군의 도발 징후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U-2기에 장착된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는 20㎞ 이상의 상공에서 북한군 병사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대 측은 이날 조종사의 특수비행복 착용부터 기체 탑승, 격납고를 나온 U-2기가 활주로로 이동해 출격하기까지 대북정찰임무 투입의 모든 과정을 동아일보에 전격 공개했다. 본보 기자는 U-2기의 이륙을 지원하는 ‘체이스카’에 탑승해 그 과정을 지켜봤다. 평택=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24일 오전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 내 활주로 이륙 대기선. 굵은 장마 빗줄기를 뚫고 미국 공군의 U-2 정찰기 1대가 고막을 찢는 굉음을 내며 서서히 들어섰다. 30m가 넘는 날개를 단 시커먼 기체는 비상(飛上) 직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거대한 용처럼 보였다. ‘드래건 레이디(Dragon Lady)’라는 U-2 정찰기의 별칭에 걸맞은 위용이었다. 바로 옆에선 360마력짜리 폰티악 G8 차량의 운전대를 잡은 스티븐 베일리 대위가 조종사와 무선교신을 하면서 U-2기 곳곳을 육안으로 점검했다. 이 차량은 U-2기의 이착륙 때마다 뒤를 바짝 쫓아가면서 이상 유무를 알려주는 ‘체이스카’ 역할을 한다. U-2기는 현존 항공기 가운데 이착륙이 가장 까다롭기 때문에 이런 체이스카가 필요하다. 체이스카의 운전자도 U-2기 조종사가 맡는다. 조종사가 이륙 준비를 끝냈다는 수신호를 보내자 베일리 대위는 뒷좌석에 동승한 기자에게 “소음에 대비하라”고 외쳤다. U-2기가 곧바로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높이며 활주로를 내달렸다. 기자가 탄 차량도 그 뒤를 쫓아 고속으로 질주했다. 차량 계기판의 속도계는 순식간에 180㎞를 가리켰다. 그 순간 U-2기는 벼락같은 엔진음을 토하며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구치더니 순식간에 북쪽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출격한 U-2기는 8~12시간 비무장지대(DMZ) 인근 상공에서 북한군 동향을 정찰한 뒤 귀환하게 된다고 부대 측은 밝혔다. 최근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강원 원산 지역도 집중 감시 대상이다. U-2기를 운용하는 미 공군 제5정찰대대는 대북 정보 수집의 최일선 부대다. U-2기는 거의 매일 대북 정찰 임무에 투입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그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 이후 바빠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2대의 U-2기가 1시간 간격으로 잇따라 출격해 휴전선 상공으로 날아갔다. 최첨단 전략무기가 배치된 이 부대는 그동안 언론에 내부를 공개한 적이 거의 없다. 고도의 보안시설이라 외부인이 출입하려면 미국 정부의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오산기지 내에서도 별도의 비밀취급 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드나들 수 있다. 미 공군은 이날 처음으로 부대의 대북 출격 임무 전 과정을 동아일보에 공개했다. 존 로스 주한 미7공군 공보실장(소령)의 안내로 신분 확인을 거쳐 부대 출입문을 통과하자 격납고에서 대기 중인 U-2기 4대가 눈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1대가 격납고를 빠져나와 활주로로 향했고, 다른 1대는 엔진과 정찰 장비 점검작업을 받고 있었다. U-2기는 1976년 5월 대북 정찰 임무에 최초 투입된 뒤 40년간 한반도 상공의 ‘감시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U-2기 운용 부대도 몇 차례 바뀌었다. 현 제5정찰대대는 캘리포니아 주 빌 공군기지 소속 미 공군 제9정찰비행단 산하 부대로 1994년 10월 오산기지에서 재창설됐다. 이 부대는 조종사 8명과 정비 및 관제요원 등 200여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격납고와 연결된 사무실에서는 곧 U-2기를 타고 대북 정찰에 나설 조종사가 우주복처럼 생긴 특수비행복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 비행복은 상용 여객기 고도의 2배가 넘는 약 7만 피트(약 21㎞) 상공을 비행하는 U-2 조종사가 엄청난 기압 차이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체를 보호한다. 부대 관계자는 “조종사는 출격 한 시간 전 100% 산소 호흡으로 체내 질소를 최대한 제거한다”며 “고공 상승시 체내 압력과 외부 기압 차로 몸속에 녹아 있던 질소가 기포가 되는 감압증이 발생하면 기억력 상실 등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2기 조종사의 고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날에도 대북 정찰에 나섰던 제임스 핑거슨 소령은 “비좁은 조종석에 10시간 넘게 앉아 있으면 등과 허리 등에 통증이 온다”며 “U-2기 조종사는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C-5 수송기를 조종하다 2년여 전 U-2기로 전환한 그는 500시간의 U-2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음식물 섭취와 생리현상 해결도 어려운 과제다. U-2기 조종사는 비행복을 입은 채 치약 형태로 된 음식물(튜브 푸드)을 입과 연결된 헬멧 투입구에 빨대로 꽂아서 먹는다. 비행복을 벗는 순간 엄청난 기압 차이 때문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대 관계자가 건넨 튜브 푸드를 시식해보니 딸기잼 맛이 났다. 소변도 별도의 수거장치를 속옷 안에 착용해 비행복을 입은 상태에서 해결한다. 1950년대 중반 미국이 ‘철의 장막(소련)’을 들여다보고자 극비리에 개발한 U-2기는 냉전시대를 거쳐 50년 넘게 운용 중이다. 그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현재 한국에는 가장 최신형인 U-2S가 배치돼있다. 17억 달러를 들여 개량된 U-2S는 초기 모델보다 기체가 40% 커졌고, 더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다. 또 전자광학 멀티센서와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 적외선 센서, 주야 간 악천후에도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특수레이더, 신호정보 수집 장비 등을 갖춰 최대 160㎞ 밖 적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휴전선 상공에서 원산은 물론이고 평양 인근까지 북한군 병력이나 전차, 이동식발사차량(TEL) 움직임을 샅샅이 훑는다는 얘기다. U-2기가 수집한 대북정보는 지상 및 위성통신망으로 한미연합사령부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등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북한의 도발 징후를 판단하는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U-2기가 대북 억지력의 핵심으로 불리는 이유도 이런 능력 덕분이다. 부대 관계자는 “북한군의 동향과 의도를 파악해 도발을 억지하는 데 최우선 목적을 두고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평택=윤상호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주와 가까운 고고도(高高度)에서 남과 북의 극명한 차이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U-2 정찰기 운영부대인 제5정찰대대의 토드 라슨 대대장(중령)은 U-2 정찰기를 타고 야간 대북감시정찰 임무를 수행하면서 느낀 소감을 기자에게 이렇게 밝혔다. 캄캄한 상공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는 휴전선을 경계로 빛과 암흑의 세계로 대비됐다는 것이다. 라슨 중령은 “대한민국은 화려한 불빛으로 채워진 섬(island)처럼 보였지만 북한은 땅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적막한 어둠뿐이었다”고 말했다. 분단 반세기가 지난 남북한의 극적인 현실을 한반도의 밤하늘에서 절감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U-2기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1400시간이 넘는 U-2기 비행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선배들의 뒤를 이어 40년간 대한민국의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데 모든 부대원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도의 긴장과 힘든 여건에서도 U-2기가 대북 정찰임무를 완수하는 원동력은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최선을 다하는 부대원들의 땀과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U-2기 조종사가 출격을 위해 기체에 오르기 전 격납고에 도열한 동료 조종사, 정비 관제요원들과 경례와 악수를 나누는 의식도 각별한 동료애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에게 “U-2기로 대북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위협을 경험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훌륭하지만 대답하기 힘든 질문(good and tough question)”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밀 관련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향후 U-2기의 대북정찰임무를 무인정찰기(글로벌호크)로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그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U-2기가 한국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당국이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과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최대 3500km를 비행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군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기존 엔진을 개량해 무수단에 장착한 뒤 83도의 고각(高角)으로 발사한 것으로 최종 분석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국자는 “괌 기지의 타격 능력을 입증한 성공적인 발사로 판단된다”며 “미군 당국도 무수단의 위협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고 괌 기지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대응 태세를 강화하는 등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무수단 미사일을 정밀 분석한 결과 기술적 진전도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하단부에 ‘보조날개’ 역할을 하는 격자형 날개 8개를 달아 동체의 무게중심을 맞추고 공기저항에 따른 비행궤도 이탈을 방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는 옛 소련의 미사일 제작 기술로서 북한은 무수단의 안정적 비행을 위해 격자형 날개를 이번 6차 발사 과정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번에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한국이 도입을 결정한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는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이 분석한 결과 무수단은 대기권을 벗어나 1413km까지 치솟은 뒤 재진입할 때의 강하 속도가 음속의 15∼16배였다. PAC-3의 요격 고도인 40km 상공에 진입해서도 음속의 10배에 가까운 속도로 떨어졌다. 군 당국자는 “음속의 10배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은 PAC-3로 요격할 수 없다”며 “사드로는 40∼150km 고도에서 음속의 14배로 떨어지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대체로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북한이 2007년부터 작전(실전) 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의 엔진 성능과 최대 비행거리를 점검하기 위해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류제승 국방정책실장, 켈리 매그저먼 미 국방부 아태차관보, 마에다 사토시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은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에 대한 3국 간 정보 공유 및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근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분야 무기 전시회(유로사토리·Eurosatory)는 한국 방위산업의 역량과 잠재성을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과거 소총 한 자루도 만들지 못하던 ‘방산 불모국’에서 40여 년 만에 초음속 항공기와 전차, 정밀유도무기까지 생산하는 ‘방산 강소국’으로 도약한 한국 방위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 방산업체들이 선보인 다양한 무기의 성능을 확인한 여러 나라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수출로 이어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등 70여 개국 1600여 개 사 치열한 수출 홍보전 올해로 25회를 맞은 유로사토리는 13일(현지시간)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까지 진행됐다. 1967년 프랑스의 사토리 기지(Camp Satory)에서 처음으로 열린 뒤 격년제로 개최되다가 1992년부터 유로사토리로 명칭을 변경해 파리 드골 국제공항 근처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70개국 1600여 개 업체가 전차와 헬기, 미사일, 통신장비 등 지상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첨단 신무기를 대대적으로 선보여 전시장은 연일 관람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한국은 21개 업체가 참가했다. 2014년 16개 사가 참가한 것에 비해 참가 업체가 다소 늘어났고 한국 전시관의 규모도 2014년 205m²에서 올해는 638m²로 약 3배로 확대됐다. 중국과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업체들도 다수 참가했다. 한국 전시관에는 한화테크윈과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S&T모티브, 비츠로셀, LS엠트론 등 8개 사가 단독으로 부스를 설치했다. 나머지 13개 중소업체들은 중소기업관에 자리를 잡고 각사가 보유한 첨단 기술이 접목된 방산 제품을 선보였다. 한화테크윈 측은 K-9 자주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유럽 여러 나라와 전시회 현장에서 상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9 자주포의 실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화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의 발사 시험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 표적탄(K-BATS) 실물을 현장에 전시하고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섰다. 세계 주요 방산업체들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지대공 미사일 표적탄 시장에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앞세워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또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KUH-1) ‘수리온’의 모형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KAI는 앞으로 수리온을 개량한 다양한 파생 제품을 개발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 밖에 한국군의 개인화기를 주로 생산하는 S&T모티브는 K2 소총 개량형인 K2C1, K3 경기관총, K6 대공용 중기관총, K14 저격용 소총 등 최신 제품을 선보였다. 기아자동차는 ‘한국형 험비’로 불리는 소형전술차량(LVT)의 실물을 전시관에 비치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각국의 군 관계자들은 다른 나라의 동종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이 차량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기아차는 한국군 최초의 다목적 전술차량인 소형전술차량을 개발해 현재 양산 준비 단계를 밟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세계적 수준의 철갑탄 방호력을 갖춘 기갑수색차량과 카고 차량 등 2종의 콘셉트카를 전시해 미국의 험비와 프랑스의 셰르파, 이탈리아 이베코사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중소업체들도 첨단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장비를 전시했다. 기존에는 8명이 2시간 동안 청소하던 전차나 자주포의 포신을 1사람이 10분 만에 끝낼 수 있도록 한 포구자동청소기(수성정밀기계), 전 세계 어디에서든지 통화 및 위치 정보 공유가 가능한 휴대용 디지털 무전기(인소팩), 국산화에 성공해 올해 우리 해군에 처음으로 납품한 잠수함 음파탐지부표(메타네트웍스) 등이 선보였다소총에서 초음속 고등 훈련기까지, 도약 거듭한 한국 방산 한국 방산의 첫걸음은 참으로 미약했다. 1970년대 초 북한의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등 안보 위기에 맞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무기 국산화를 내걸고 자주국방을 선언했다. 방산 관련 기술이 전무했던 시절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군산학(軍産學)의 인력과 자원이 집중적으로 투입돼 미제 무기 복제로 시작한 한국의 방산은 1970년대 중반 대규모 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도약기를 맞았다. 이후 소총과 탄약을 비롯해 군용 차량과 호위함, K-1 전차와 한국형 장갑차(K-200), 자주포를 독자적으로 생산했고, 잠수함까지 자체 건조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 또 F-5E/F 제공호 전투기와 F-16 전투기, 500MD 헬기 등도 조립 생산해 방산 자립 기반을 구축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다양한 어뢰(청상어, 백상어, 홍상어)와 함대함 유도미사일(해성), 휴대용 지대공유도미사일(신궁) 등 각종 정밀유도무기와 K-9 자주포를 비롯해 K-2전차(흑표)와 K-21 보병장갑차, K-10 탄약운반차 등 K 계열의 지상무기와 기본훈련기(KT-1),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경공격기(FA-50)까지 설계 제작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최근에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최첨단 무기통제 및 모의전투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개발도 하나둘씩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한국 방산, 수출로 활로를 뚫어라 한국의 최초 방산 수출은 1975년 미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에 판매한 소총 탄약(약 47만 달러)이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2015년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3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3년 3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34억1000만 달러)한 뒤 3년 연속으로 30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품목도 탄약과 기동 및 항공장비 부품이나 일반 장구류에서 고등훈련기(T-50)와 경공격기(FA-50), 호위함, 군수지원함 등 첨단 제품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2001년 KT-1 기본훈련기, K-9 자주포를 인도네시아 터키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07년엔 K-2 전차의 터키 수출이 성사됐다. 2011년엔 T-50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을 체결해 한국은 세계 여섯 번째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수출국이 됐다. T-50 계열의 항공기는 2013년 이라크에 24대, 지난해 필리핀에 12대가 각각 수출됐다. 2008년에는 터키의 차기 전차 개발 사업에 한국 업체가 참여하고,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에 고등훈련기와 디젤 잠수함(1200t급)을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특히 잠수함 수출은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 ‘잠수함 대국’을 제치고 이뤄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2012년에는 해양 강국인 영국으로부터 3만5000t급 군수지원함 4척도 수주했다. 수출 업체도 2006년 45개에서 2014년 137개로 3배 정도로 늘었고 같은 기간 수출 시장도 45개국에서 87개국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4년 12월 발간된 ‘KIET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 방산 제품의 경쟁력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84∼88% 수준까지 상승했다. 정부가 창조경제의 주요 동력으로 방위산업에 주목하는 것은 고용 창출과 수출 등 국가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3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방위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1년 방위산업의 연평균 고용 증가율은 6.3%로 같은 기간 국내 제조업(1.1%)보다 높게 나타났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방산 분야는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정부는 방산분야의 군사 관련 기술을 민간 분야에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가령 미사일의 유도기술을 무인자동차나 무인로봇 개발에 적용하거나 전투용 근력(筋力)증강 로봇기술을 산업 현장의 고위험작업 로봇이나 노약자 및 장애인의 신체보조장치 개발에 활용하는 사례 등이 해당된다. 방산업계에서는 민군 기술 융합을 촉진시켜 군사 및 민간 분야의 혁신을 선도할 신제품을 만들어 안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청사진 마련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23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동원해 ‘화성-10(무수단 미사일)’의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 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고 북 매체들은 보도했다. 특히 무수단 미사일이 ‘최정점고도(1413.6km)’까지 치솟은 뒤 400km 밖 목표 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며 성능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재돌입 구간에서 전투부(탄두) 열견딤(내화) 특성과 비행 안정성도 검증됐다고 주장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무수단의 엔진 성능에 기술적 진전이 있었지만 최대 사거리(약 4000km)의 10분의 1에 불과한 비행거리를 볼 때 성공으로 단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6000∼7000도의 고열과 고압에서 탄두를 보호하는 재진입체(RV) 기술의 확보 가능성도 낮다고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다만 “북한은 2000∼3000도의 고열을 버티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무수단 미사일의 실전 성능이 검증될 경우 한반도 유사시 미군 개입을 저지할 대미 억제 ‘미사일 4종 세트’가 완성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주된 이유는 개전 초기 주한미군을 무력화하고, 미 증원전력의 개입을 막는 것이다. 군 고위 당국자는 “미군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주한, 주일 미군기지와 미 본토를 겨냥한 탄도미사일은 미군의 보복을 주저하게 만들어 최악의 경우에도 체제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김정은은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한국 전역의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KN계열 및 스커드 미사일(단거리) 수백 기를 배치했다. 주일 미군기지를 사정권에 둔 노동 미사일(준중거리)도 여러 차례 발사에 성공했다.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노동 미사일을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도 과시했다. 또 2012년과 올해 2월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잇따라 성공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한반도 유사시 B-52 전략폭격기와 B-2 폭격기 등 대한(對韓) 핵우산 전력이 발진하는 괌 기지를 겨냥한 무수단 미사일까지 완비하면 미국의 전쟁 개입을 전방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미사일 벨트망’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B-52 폭격기 등은 한 번에 수십 발의 정밀유도무기를 투하해 북한 지휘부를 제거할 수 있어 김정은으로서는 반드시 저지해야 할 공포의 대상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올해 초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하 사장은 당시 방명록에 “호국영령의 뜻을 받들어 항공산업 발전을 토대로 안보를 튼튼히 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제작사인 KAI는 올 들어 대형 국책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사업과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TX) 교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본격 착수된 KFX 사업은 공군의 노후 전투기(F-4, F-5)를 대체하고, 2020년 이후 미래 전장 환경에 적합한 성능을 갖춘 신형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올 1월에 KFX의 기술적 요구 사항이 확정된 데 이어 능동위상배열(AESA)레이더와 엔진 등 전투기의 핵심부품을 제공할 우선협상업체도 선정됐다. 또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서 KFX의 기체 형상설계를 위한 풍동시험도 착수했다. KFX는 전체 개발비용 중 한국 정부가 60%, 인도네시아 정부가 20%, KAI 등 업체들이 20%를 분담해 2022년 첫 시험비행을 시작으로 2026년 6월까지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KAI는 수출물량 700여 대를 포함해 총 1000대 이상의 KFX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총 232조 원의 산업 및 기술 파급 효과와 연인원 113만 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TX 사업을 수주하기 위한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TX 사업은 미 해군과 공군용 고등훈련기 1000여 대(약 200억 달러)를 교체하는 것으로 미국 정부는 올해 말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말 최종 기종을 선정할 계획이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T-50을 개량한 T-50A로 도전장을 냈다. T-50A는 미 공군이 요구한 대화면시현기(LAD)와 공중급유장치 등 7가지 기능들을 추가해 체공 및 작전시간을 늘리는 등 최신 전투기 조종사 양성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T-50A 1호기 공개 행사 이후 최근에는 경남 사천에서 첫 시험비행에도 성공했다. T-50A가 TX 사업 기종으로 선정될 경우 총 100조 원대의 산업 파급효과와 35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 시장을 선점하면서 세계 고등훈련기 및 경공격기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AI 측은 “올 하반기부터 록히드마틴과 미국 현지 마케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1)’도 해외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KAI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지상장비전시회(유로사토리·Eurosatory)에 참가해 유럽 최대의 항공우주업체인 에어버스와 수리온을 개량한 해상작전헬기를 공동 개발해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상작전헬기는 최대 70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1100여 대가 운용되는 가운데 향후 10년간 약 250여 대의 교체 소요가 예상된다. KAI와 에어버스는 이 중 최소 60여 대에서 최대 120여 대를 수출한다. 목표를 세웠다. KAI는 이 전시회에 수리온 모형을 전시해 해외 바이어들과 수출 상담도 진행했다. 수리온은 육군의 노후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KAI를 비롯한 98개 국내 협력업체와 18개 대학, 10개 연구소가 개발에 참여한 대규모 국책 사업의 결과물이다. 자동비행시스템과 야간항법 장비, 3차원 전자지도 등 최첨단 장비를 탑재해 탁월한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 측은 “수리온 개발을 통해 국내 헬기의 개발 기술력은 59% 수준에서 84%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KAI는 소형무장헬기(LAH)와 민수헬기(LCH) 사업도 주도하고 있다. 두 사업은 세계 최초로 민수용 헬기와 군용헬기 개발을 동시 추진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두 헬기는 전체 구성품의 60% 이상을 공유해 개발비(약 3400억 원)와 양산 및 운용유지비가 크게 절감될 것으로 KAI는 기대하고 있다. LCH는 2021년, LAH는 2023년 각각 개발이 끝날 계획이다. KAI는 수출(570대)을 포함해 총 1000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7조 원의 산업기술 파급효과와 13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KIA 측은 설명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LIG넥스원은 1976년 설립 이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신궁(新弓)과 천궁(天弓), 해성(海星) 등 다양한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해 각종 레이더와 센서 등을 개발 생산하며 자주국방을 주도하는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 1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매출액도 2004년 3463억 원에서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래전장이 기존의 ‘소모전 및 전격전’에서 첨단 정보기술(IT)이 접목된 네트워크 중심의 ‘장거리 정밀교전’으로 진화하면서 정밀유도 및 레이더 분야가 주력인 LIG넥스원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는 LIG넥스원이 그간 개발한 ‘명품무기’에서도 확인된다.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인 ‘천궁(天弓)’은 기존의 호크 미사일보다 대전자전 능력과 명중률이 크게 향상됐다. 다기능 레이더와 교전통제소, 발사대로 구성된 천궁 1개 포대는 동시에 여러 표적과 교전할 수 있고, 차량 탑재형 수직발사 시스템을 갖춰 발사 후 신속한 이동 은폐가 가능하다. 해성(海星)도 LIG넥스원의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함대함 유도무기다. 최신 유도탐색 및 터보제트 엔진 기술이 적용돼 최대 사거리가 150km에 이르고 발사된 뒤 물 위를 스치듯 초저고도로 비행해 요격이 힘들다. 2006년부터 한국형 구축함에 실전 배치돼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림팩·RIMPAC) 등에서 탁월한 명중률을 기록했다. LIG 넥스원 관계자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창사 이래 ‘기술경영 최우선’의 경영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전체 임직원 32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연구원이고, 연구원의 60% 이상이 석·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연구두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LIG넥스원 측은 기술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당장의 실적보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오랜 기간 우수연구인력 확보에 투자를 지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은 지휘통신정보체계 및 감시정찰(C4ISR)과 정밀유도무기(PGM) 분야의 선두주자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LIG넥스원은 급변하는 전장 생태계와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역량 확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2017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는 ‘대전 R&D센터(대전하우스)’는 LIG넥스원의 기술경영 노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총 1200억 원이 투자되는 LIG넥스원 대전하우스는 대한민국 국방과학의 본산인 국방과학연구소 인근(대덕연구개발특구)에 위치하고 있다. 연면적 4만2800m²(약 1만 평) 규모에 정밀유도무기 및 우주항공 분야 연구개발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 회사 측은 “대전하우스 건립을 통해 주력사업 분야인 유도무기 체계종합 부문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수출 확대에 대비한 생산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성 분야 등 중장기 미래사업 참여를 위한 첨단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해 기존의 판교와 용인, 구미 R&D센터와 함께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최첨단 기술개발 거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LIG넥스원의 기술경영은 첨단 핵심 부품의 국산화로 결실을 보고 있으며 이는 세계 수출시장 개척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인 신궁의 한국형 탐색기 개발 성공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미사일이 표적을 탐지 추적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하는 탐색기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이다. 올해 5월 국방기술품질원은 한국형 탐색기를 탑재한 신궁의 품질인증 사격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이로써 향후 양산되는 신궁 유도탄에는 한국형 탐색기가 탑재된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 러시아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독자 기술로 개발한 탐색기를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에 적용하는 국가가 됐다. LIG넥스원은 신궁의 탐색기를 개발하는데 4년 넘게 약 150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유도무기 핵심 부품을 업체자체 투자 및 연구를 통해 개발한 최초 사례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렸지만 LIG넥스원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도전을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많은 국가에서 신궁 도입을 검토했지만 외국 업체와 공동 개발한 탐색기에 대해 해당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수출승인을 내주지 않아 번번이 수출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기존 탐색기보다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한국형 탐색기 덕분에 신궁의 수출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LIG넥스원 측은 “세계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시장은 약 22억 달러(약 2조5640억 원)로 추산된다”며 “신궁은 유사제품 가운데 성능 대비 가격 측면에서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LIG넥스원은 레이더 국산화를 위한 연구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2012년 개발을 완료해 군에서 전력화가 진행 중인 저고도레이더는 방산 최초로 업체 주관 연구개발이 낳은 성과로 꼽힌다. 최신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방식을 적용한 3차원 탐색레이더인 저고도레이더는 대공레이더 가운데 최초로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이를 통해 약 10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공항관제레이더 및 중거리 3차원레이더 분야 세계시장 진출도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한화그룹은 삼성탈레스(현 한화탈레스)와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에 이어 두산DST(현 한화디펜스)까지 인수하면서 탄약과 정밀유도무기 중심에서 항공기와 레이더, 기동 및 대공무기 등 육해공 무기체계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 방산회사로서의 면모를 구축했다. 한화는 이 같은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방산업계 1위로 발돋움하는 한편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10위권의 방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과가 하나둘씩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최근 경남 창원 사업장에서 폴란드 수출용 K-9 자주포의 차체 양산 출고식을 열고 초도 생산분 6대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테크윈은 2014년 12월 폴란드 국영방산업체인 HSW사와 폴란드 육군에 K9 자주포 차체 120대(약 3억1000만 달러·약 3610억 원)를 납품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한-폴란드 정부 간 국제품질보증협정에 따라 한국 정부를 대표해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이 수출장비의 품질 보증을 맡아 신뢰성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품원은 차체의 제작 과정 초기부터 참여해 폴란드에서 요구하는 성능 조건을 충족하도록 무결점 품질 보증을 위한 활동을 펼쳤다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이런 활동이 세계시장에서 한국 무기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폴란드 육군이 지난해 한화테크윈이 폴란드 HSW사에 납품한 시제품을 기반으로 제작된 Krab 자주포에 대해 올 3월까지 주행과 사격, 환경적응 시험 등을 실시한 결과 모든 평가기준을 완벽하게 통과했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시제품 개발이 양산과 수출 성과로 이어지면서 세계 굴지의 방산업체들이 공략했던 유럽시장에서 한화테크윈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북유럽과 중동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분야 무기전시회(유로사토리·Eurosatory)에서도 이 같은 기류가 감지됐다. 한화테크윈은 K9 자주포 실물을 전시장에 선보여 유럽과 아시아, 중동 국가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부 국가와 수출 계약 상담도 구체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9 자주포의 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터키(2001년)와 폴란드(2014년)에 이어 세 번째 해외시장 진출이 성사되는 셈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터키와 폴란드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K9 자주포의 입소문이 인근 국가에 퍼지면서 유럽 전역에서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K9 자주포가 세계 시장에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실전에서 운용하고 있는 자주포 가운데 가장 최신형이고,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40km 밖의 적 표적을 향해 15초에 3발의 포탄을 사격할 수 있는 K9 자주포의 급속사격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로 꼽히는 독일제 PHZ 2000자주포와 대등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한화디펜스도 이번 전시회에서 수출 성과를 올렸다. 우선 독일 MBDA사와 1600만 달러(약 187억 원) 규모의 패트리엇 발사대 분야 정비 및 성능개량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디펜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패트리엇 개량사업에도 참가하며 향후 MBDA사와 발사대 및 레이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또 벨기에 CMI 디펜스사와 750만 유로(약 99억 원) 규모의 포탑 구조물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CMI디펜스사는 군용 장비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미군 등에 공급하는 업체다. 이 계약을 통해 한화디펜스는 K21 장갑차 차체에 CMI 디펜스사의 105mm 포탑을 탑재한 신형 경전차를 만들어 세계 무기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디펜스는 두산DST 시절인 최근 2∼3년간 CMI 디펜스사의 포탑과 두산DST의 장갑차체를 결합한 콘셉트형 경전차를 만들어 세계 유수의 무기 전시회에 참가하며 시장성을 분석해왔다. 신현우 한화디펜스 대표는 “세계 방산시장에서 중형 전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 전술적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경전차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기존 K21 장갑차에 해외에서 기술력을 이미 인정받은 CMI 디펜스사 포탑을 탑재한 신형 경전차를 만들어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경전차는 국내에서 우리 군용으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국내 방산업체가 만든 무기가 내수용이 아니 수출 전용으로 생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대표는 “중동, 남미, 동남아 등에서 경전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이번 유로사토리 전시회를 계기로 CMI 디펜스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조만간 신형 경전차 완성형을 제작해 해외 무기 전시회에도 적극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방산부문도 이번 전시회에서 정밀유도기술 기반의 표적탄을 비롯해 155mm 사거리 연장탄, 60mm 및 81mm 박격포탄, 40mm 유탄, 회로지령탄, 기동저지탄, 화포 및 유도무기 신관류 등을 전시했다. 아울러 최근에 새롭게 수주에 성공한 유도무기 개발사업과 기존의 탄약 성능 개량사업 등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춘 만큼 앞으로 해외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국가경제와 안보에 적극 기여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2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발사한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2기 가운데 1기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면서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위협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58분과 8시 5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첫 번째 미사일은 150여 km를 비정상적 궤도로 비행한 뒤 공중 폭발해 실패했다고 합참은 밝혔다. 이어 두 번째 미사일은 400여 km를 날아 해상에 낙하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4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5차례 연거푸 실패한 이후 여섯 번째 만에 무수단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의 비행 궤도와 모의 핵탄두 탑재 여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두 번째 무수단 미사일을 의도적으로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사거리가 3000∼4000km인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를 최대한 줄여 발사해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성능을 점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올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로켓 시험 발사를 단행하라’고 지시한 후 5차례의 실패 끝에 무수단의 성능과 위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앞으로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무수단의 성능을 더 정교화한 뒤 대미 협상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압박에 나설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무수단 미사일의 위협이 조만간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절반의 성공’으로도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달여간 여섯 차례나 발사해 단 한 차례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위협을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30∼50여 기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유지 관리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수단 미사일은 옛 소련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을 복제한 것으로, 북한이 시험발사를 하지 않고 2007년부터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전역의 주일 미군기지와 서태평양의 괌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제4차 회의(29일)를 1주일 앞두고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초 36년 만에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웠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핵무장을 해제시키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개꿈”이라며 “미국의 선택은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윤완준 기자}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2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미 정부의 모든 경제 제재를 1년 연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의회에 보낸 통지문에서 “북한이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국제비상경제권법에 따라 북한을 ‘국가비상(national emergency)’ 대상으로 1년간 더 지정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 제재를 연장하는 이유로 △한반도에서 무기로 사용 가능한 핵물질의 확산 △끊임없는 핵과 미사일 개발 △미군과 동맹을 위협하는 북한 정부의 도발적 행위와 정책을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6월 발효된 대북제재 행정명령 13466호의 효력 마감 시점인 2009년 6월부터 매년 북한을 국가비상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대북제재 행정명령의 효력을 연장해왔다. 한편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쏴 올린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2기 중 1기는 공중 폭발로 실패하고 다른 1기는 400km를 날아가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군 당국은 4월 중순 이후 이날까지 5차례 연속으로 발사에 실패했지만 6차 발사를 통해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기술이 일부 진전된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북한이 22일 오전 5시 58분경과 오전 8시 5분경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중거리미사일(IRBM)을 1발씩 잇달아 발사했다. 이 중 한 발은 수 분간 비행한 뒤 해상에 떨어졌지만 8시 5분에 쏜 1발은 400km를 날아간 뒤 공중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북한은 올해 6차례 발사에 나섰고, 6번째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그 중 가장 멀리 날아감으로써 중거리미사일로써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셈이다. 군 소식통은 이날 “오전 5시 58분경 발사된 미사일은 발사된 뒤 포물선 궤도가 아닌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 최소 사거리도 날아가지 못한 채 낙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 8시 5분에도 같은 지역에서 무수단 미사일 1발이 추가로 발사됐는데 한미 정보당국 분석 결과 400km가량 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시로 4월 15일 이후 두 달여간 6차례에 걸쳐 무수단 미사일을 쏴 올렸다. 5차례 실패 끝에 한 발은 상당한 거리의 비행에는 성공한 셈이지만 무수단 사거리(3000~4000km)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능력을 입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선 총 30여 발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과 유지 관리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난달 31일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폭발한 이후 20여 일만에 일부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한 발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태평양의 괌 미군기지를 타격권에 둔 것으로 알려진 무수단 미사일의 거듭된 발사 실패로 구겨졌던 김정은의 체면도 조금이나마 회복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계기를 틈타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 위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했을때도 북한은 무수단 발사를 시도했다. 또한 6.25전쟁 66주년과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개막 행사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이날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밝혔다. 북한이 옛 러시아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R-27(SS-N-6)을 모방해 만든 무수단 미사일은 주일미군 기지와 괌 기지를 사정권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무수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이 21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동해안에서 발사하려는 징후가 한국과 일본 군 당국에 포착됐다. 한국군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동해안에서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전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징후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미일 양국 정부가 6·25전쟁 발발 66주년인 25일이나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29일에 맞춰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1일 북한 미사일이 자국 영공이나 영해로 진입할 가능성에 대비해 자위대에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고 NHK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자위대는 이날 오후부터 고성능 레이더와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을 일본 주변 해역에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경계 감시 활동에 들어갔다. 도쿄(東京)에선 이날 오후 2시경 항공자위대의 지상배치형 요격미사일 PAC3 부대가 방위성 부지에 도착해 요격미사일 발사기 조립 작업을 하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유관 각방(각국)이 (한반도) 상황을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피하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앞서 북한은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4차례에 걸쳐 강원 원산 일대에서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군과 해양경비안전본부, 유엔군사령부 요원들로 구성된 민정경찰이 한강 하구 중립수역에서 벌이는 중국어선 퇴거 작전에 대해 북한이 20일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무모한 해상 침범과 선불질과 같은 군사적 도발을 절대로 허용할 수가 없다”며 “도발자들은 연평도 포격전의 처절한 피의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위협했다. 민경 대원들이 10일부터 한강 하구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의 퇴거 작전을 실시한 이후 북한 매체가 내놓은 첫 공식 반응이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한국 정부의 민경 작전에 시비를 걸어 한강 하구의 중립수역 해상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같은 군사적 대결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보도 내용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민경의 중국어선 단속 과정에서 북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 중이다. 우리 군의 정당한 활동에 대해 도발한다면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강 하구 중립수역 인근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군은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시모어 번스타인 씨(89·사진)를 비롯한 6·25전쟁 참전용사 70여 명이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23일 방한한다. 그의 6·25전쟁 참전 사실은 올 4월 국내에서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시모어)의 뉴욕 소네트’(원제 ‘Seymour: An Introduction’)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이 영화에서 “최전선에서 피아노 선율을 들려준 위문 행사는 내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회고했다. 그는 1951년 4월 14주 군사훈련을 받고 인천항에 도착한 뒤 대구를 거쳐 최전선에 배치됐다. 이후 부대장에게 클래식 연주로 최전방의 병사들을 위문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그는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를 다니면서 100차례 이상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던 동료들을 위해 위문 공연을 했다. 1952년 11월 전역한 그는 미국 정부로부터 동성훈장과 유엔종군기장을 받았다. 그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참전용사 위로 감사 만찬에서 전우들을 위해 60여 년 전의 피아노 선율을 다시 들려줄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

“아버지의 유품이 6·25전쟁의 실상과 의미를 후세에 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효섭 육군 중령(학사 23기·2작전사령부 통신운영과장)은 19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친이 생전에 촬영한 6·25전쟁 기록 사진 1500여 점을 육군에 기증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그의 부친인 고 한동목 예비역 중령(육사 9기·2001년 작고·사진)은 1950년 소위로 임관한 직후 6·25전쟁에 참전했다. 1사단과 8사단에서 정훈장교를 맡아 전투부대와 격전지를 다니면서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속에는 판문점 포로 교환과 고지에서의 전차 사격, 피란민 행렬 등 전쟁의 아픔과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38선을 넘어 북진하는 미군 고사포대대의 진군 장면과 휴전 석 달 뒤인 1953년 10월 5군단 창설식에서 한국군 군단장 4명이 기념 촬영한 사진은 처음 공개된 사진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미군이나 외신 기자가 아닌 한국군이 찍은 6·25전쟁 기록 사진이 드물고, 사진들이 미공개 사진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6·25전쟁 초기부터 전후 복구기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고, 종군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에서 볼 수 없는 희귀 자료도 많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경기도 화성 어촌마을 17명 “살아온 세월이 아파서… 매일 울었지” 흑백사진 속 김상용 씨(69)의 오른손 약지는 새끼손가락만큼 짧았다. 젊은 날 상경했다가 잇따른 실패로 고향에 돌아온 어느 가을, 콩을 털다가 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갔다. 뼈가 부서졌지만 일을 멈출 수 없어 병원은 가지 못했다. 김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14세부터 밭일, 술장사, 성냥장사, 비누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손등의 거친 주름과 굵어진 손가락 마디가 그 증거였다. 고된 노동의 후유증 탓에 김 씨는 오른 손가락 3개, 왼 손가락 4개를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올 3월 15일 김 씨가 사는 경기 화성시의 작은 어촌 마을인 백미리에 낯선 손님들이 찾아왔다. 김 씨 등 백미리 주민 17명의 자서전을 편찬하는 ‘백미리 자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계원예술대 광고브랜드디자인과 학생들과 교수들이었다. 처음에 “나는 지금껏 내 이야기를 남들한테 해본 적이 없다”고 멋쩍어하던 김 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를 처음 만난 날의 설렘, 홀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날의 충격 등 69년간 살아온 이야기를 손자·손녀뻘 학생들에게 하나씩 털어놓았다. 17일 화성시 서신농협에서 백미리 자서전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4개월 동안 학생들이 인터뷰한 어르신 17명의 사연이 담긴 자서전 17권이 이날 공개됐다. 자서전 표지에는 어르신들의 사진과 이름이 각각 큼직하게 인쇄돼 있었다. 학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인터뷰했던 어르신들에게 자서전을 전달했다. 김 씨는 “학생들이 나를 찾아온 그날 이후 매일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며 또 눈시울을 붉혔다. 시신 염습하는 일을 했던 한광은 씨(80)는 자서전을 가슴에 품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일찍 아버지와 형을 잃었지만 시신 수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 한이 남아 모두가 마다하는 그 일을 떠맡았던 한 씨다. 오래전에 일을 그만뒀지만 자서전에는 평생 ‘염장이’로 살아온 한 씨의 이야기가 세세하게 담겨 있었다. 학생들은 “자서전을 쓰는 게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의왕시에 있는 학교에서 백미리까지는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2시간 넘게 가야 했다. 바쁘다며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영혼이 빠져나간다’며 사진 찍기를 꺼리는 어르신도 있었다. 학과 대표 신봉천 씨(23)는 “과제를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점점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백미리 어르신들이 우리 할아버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지도한 강윤주 교수는 “백미리 자서전을 시작으로 올해 2학기에는 백미리에 ‘커뮤니티디자인센터’를 세우고 이곳에서 커피와 학생들이 만든 디자인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80대 참전용사 4명 “6·25 전우들의 희생정신 기리는 계기되길”한민高 18명이 인터뷰해 출간군인 자녀 기숙형 사립학교인 한민고등학교 학생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4명의 육성이 담긴 자서전을 최근 발간했다. 배민혁 군을 비롯한 한민고 3학년 학생 18명이 ‘6·25전쟁 참전용사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초.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겨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자는 김형중 교사의 제안으로 첫발을 뗐다. 배 군 등은 우선 관련 사료(史料)와 영화, 소설 등을 통해 6·25전쟁의 구체적 내용을 파악한 뒤 학교 인근 마을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아 조선영(89), 장오봉(86), 김구현(85), 엄봉용 옹(82)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학생들은 두 달여간 일요일마다 참전용사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했다. 처음에는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며 고사하던 참전용사들은 학생들의 요청이 거듭되자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회상했다.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거나 전우들을 떠나보낸 순간을 얘기하다 눈시울을 붉히는 참전용사들의 모습에 배 군 등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령인 참전용사들은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는 누워서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인터뷰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일부 참전용사는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 인터뷰를 마칠 테니 자서전을 꼭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총 100부가 인쇄된 자서전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문도 함께 수록됐다. 학생들은 19일 “6·25전쟁을 겪으신 모든 참전용사에 대한 헌사를 담고 싶었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화성=이호재 기자 ho@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군인자녀 기숙형 사립학교인 한민고등학교 학생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4명의 육성이 담긴 자서전을 최근 발간했다. 배민혁 군을 비롯한 한민고 3학년 학생 18명이 ‘6·25전쟁 참전용사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 초. 더 늦기 전에 이들의 생애를 기록으로 남겨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자는 김형중 교사의 제안으로 첫 발을 뗐다. 배 군 등은 우선 관련 사료(史料)와 영화, 소설 등을 통해 6·25전쟁의 구체적 내용을 파악한 뒤 학교 인근 마을 관계자들의 추천을 받아 조선영(89), 장오봉(86), 김구현(85), 엄봉용 옹(82)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학생들은 두 달여간 일요일마다 참전용사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할 말이 뭐가 있겠느냐’며 고사하던 참전용사들은 학생들의 요청이 거듭되자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회상했다. 젊은 시절을 떠 올리며 미소를 짓거나 전우들을 떠나보낸 순간을 얘기하다 눈시울을 붉히는 참전용사들의 모습에 배 군 등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령인 참전용사들은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는 누워서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인터뷰 일정을 미루기도 했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 인터뷰를 마칠 테니 자서전을 꼭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총 100부가 인쇄된 자서전에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문도 함께 수록됐다. 학생들은 “6·25전쟁을 겪으신 모든 참전용사들에 대한 헌사를 담고 싶었다”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민고는 23일 자서전의 주인공들을 학교로 초청해 책을 전달하는 한편 매년 ‘참전용사 자서전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해외에 파견된 특전사 장교와 여의사의 로맨스와 함께 위험과 역경 속에서 임무를 다하는 파병 장병들의 활약을 그렸다. 현실의 태양의 후예들도 드라마보다 진한 감동을 펼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태극마크와 유엔기를 달고 평화 재건과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파병 장병들이 그 주인공이다. 아프리카 오지와 열사의 땅, 내전과 재해로 얼룩진 난민촌이 그들의 활동 무대다. 가난과 질병, 테러로 신음하는 현지 주민들은 구원의 손길을 건네는 한국군을 ‘신의 축복’, ‘진정한 친구’로 부르고 있다. ‘한국과 한국민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찬사도 이어진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國格) 향상과 국익 창출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베트남전 파병은 대한민국 부흥의 발판 한국군의 해외 파병 역사는 ‘대한민국 성공 신화’와 맥을 같이한다. 6·25전쟁 때 한국은 16개 유엔 참전국의 파병으로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국제사회의 물적 재정 지원은 전쟁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는 원동력이 됐다. 한국군의 최초 해외 파병은 베트남전 파병이었다. 1964년 9월 비전투요원(의료진, 태권도 교관) 140여 명을 시작으로 1973년 종전 때까지 3개 전투사단 등 연인원 32만 명이 투입됐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6·25전쟁에서 피를 흘린 미국 등 자유진영을 도와 아시아의 공산화를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막대한 경제·군사·외교적 실익도 거뒀다. 파병 장병의 송금액과 전사상자 보상금은 경부고속도로 등 경제 기반 시설을 짓는 데 사용됐다. 상사와 건설, 서비스업 등 70여 개의 한국 업체가 남베트남에 진출해 ‘특수’를 누렸다. 7년간의 파병으로 벌어들인 외화(약 10억3600만 달러)는 한국이 최빈국에서 개도국 대열로 들어서는 ‘쌈짓돈’이 됐다. 미국의 군사원조 증대로 방산 육성과 무기 현대화, 실전 경험을 통한 전술 발전 등 군사적 이익과 함께 외교적으로도 미국의 방위 공약이 확고해져 해외 자본 투자와 차관 공여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도움 받던 최빈국에서 도움 주는 선진국으로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파병은 한국이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전환점이 됐다. 유엔 가입 2년 뒤인 1993년 7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파병된 상록수 부대(250여 명·공병)가 그 첫발을 뗐다. 부대원들은 내전으로 폐허가 된 도로를 보수하고, 관개수로를 건설하는 등 재건 활동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군에 대한 ‘PKO 러브콜’이 쇄도했다. 1994년 서부 사하라에 국군의료지원단이, 1995년 앙골라에 공병대대가 각각 파병됐다. 1999년에는 상록수부대가 동티모르에서 치안 회복과 대민 지원 활동을 벌였다. 다국적군으로 파병된 이 부대는 2000년 유엔평화유지군(PKF)으로 전환돼 3년간 PKO 임무를 수행했다. 2007년부터 현재까지 레바논에서 정전 감시 임무를 수행 중인 동명부대는 대민 진료는 물론이고 주민들의 소중한 재산인 소, 양 등 가축까지 돌봐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부대는 한국어와 태권도, 컴퓨터 교실을 열어 한류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수만 건의 감시정찰과 2500차례가 넘는 급조폭발물(IED) 수색작전을 완수해 현지 유엔사령부로부터 ‘최고등급(outstanding)’ 평가를 받았다. 2010년 2월∼2012년 말 아이티에서 지진 피해 복구와 주민 진료 활동을 펼친 단비부대도 현지에서 ‘레오간(주둔지 명칭)의 축복’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012년 3월부터 남수단에서 재건 지원에 나선 한빛부대도 현지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강 범람이나 화재 같은 위기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는 한국군을 향해 ‘코리아 넘버 원’이라고 불러주는 주민이 많다”고 전했다.해외 파병의 법적 제도적 지원 절실 다국적군 파병 활동도 활발히 벌여 왔다. 2001∼2014년 아프가니스탄에 해·공군 및 의료·공병부대를 번갈아 보내 다국적군의 재건 활동을 지원했다. 2003∼2008년에는 서희부대(공병), 제마부대(의료),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서 다국적군으로 활약했다. 2009년부터 소말리아 아덴 만 해역에서 해적 퇴치와 선박 호송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도 같은 사례다. 2011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돼 활동 중인 아크부대는 비분쟁 지역에서 벌이는 군사협력 차원의 파병 사례다. 군 안팎에선 파병 기간 연장이 정쟁(政爭) 대상이 되거나, 이로 인해 파병 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해외 파병은 실전 경험을 통한 전투력 향상과 국가 위상 제고, 경제 외교적 국익 증진의 호기(好機)인 만큼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바탕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일본은 지난해 안보법제를 개정해 자위대의 해외파병 활동을 확대하고, 중국도 파병 규모와 지역을 늘리고 있다”며 “국군의 파병 활동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 “국익 위한 값진 투자 해외파병법 꼭 필요”▼ “해외 파병은 포괄적 국익 차원에서 미래를 위한 값진 투자입니다.”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육사 42기·사진)은 1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위상과 국익 증진을 위해 파병 활동이 적극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차장은 2014년부터 국방부와 외교부, 국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성과평가단을 이끌고 해외 파병부대를 점검했다.박 차장은 파병 유형이 재건과 의료지원 위주에서 비전통적 위협(난민, 질병 등)과 재외국민 보호, 국방 협력 등으로 다양해지고, 그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10월 전 세계적인 에볼라 위기 때 민군 합동 구호의료진을 시에라리온에 급파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군의 해외파병법 제정이 필요하지만 19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그는 “올해 안에 정부안을 확정한 뒤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20대 국회에선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