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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의 대표 휴식지인 한강시민공원 공중화장실에 각종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가 단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이용하는 시민이 위협을 느낄 때 긴급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비상벨 역시 한 곳도 없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3일 한강시민공원 공중화장실 148곳의 안전 실태를 점검한 결과 출입구를 촬영하는 CCTV는 한 대도 달려 있지 않았다. 일부 산책로와 편의점 주변에만 관리 또는 방범용 CCTV가 있을 뿐이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측은 “노후 화장실 리모델링에 비용이 많이 들어 추가로 CCTV 등 방범시설을 갖출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뿐 아니라 각 지방 공원 내 공중화장실도 CCTV가 없는 곳이 적지 않았다. 본보 여기자들이 한강시민공원과 공용주차장, 노후 주택가 등 열악한 방범시설 탓에 여성들이 다닐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현장을 찾아 그 실태를 알아봤다. 최근 ‘강남 화장실 묻지 마 살인 사건’의 여파로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공중화장실 등에 대한 방범 대책 없이는 언제라도 비슷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 일반 상가의 남녀 공용화장실도 대표적인 성범죄 취약 장소로 꼽힌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서울의 강남, 종로, 신촌 등 상가 밀집지역 화장실은 30% 정도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과 같은 남녀 공용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범죄 위험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한 여성의 비율은 2010년 67.9%에서 2014년 70.6%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 이후 여성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전주영 aimhigh@donga.com·박창규 기자}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 김모 검사(33·사법연수원 41기)가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시신을 수습한 서울 양천경찰서는 자필로 수첩에 쓴 2장 분량의 유서에 “업무 스트레스로 힘들다”는 등 일이 많아서 힘겹다는 내용이 반복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전날 밤 업무를 마치고 늦게 퇴근한 김 검사가 다음 날인 19일 오전 출근하지 않아 동료 검사가 집으로 찾아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과 경찰은 김 검사가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맨 점 등에 따라 자살로 추정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남부지검에 부임한 김 검사는 그해 지검에서 마련한 ‘신임 검사 부모님 초청 행사’에 어머니를 모시고 참여할 정도로 검사에 대한 자부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 사건을 전담했던 김 검사는 신임이지만 군법무관 경력을 인정받아 다른 신임 검사보다 비교적 중대한 사건을 맡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제 사건이 쌓이고 상사의 업무 지시 등에 스트레스를 받아 주변에 힘겨움을 하소연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수억 원대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자(70·전남 영암-무안-신안·사진)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20대 총선 당선자 중 첫 영장 청구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강정석)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 당선자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박 당선자는 국민의당 입당 전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끌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모 씨(64·구속 기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3억5000만 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박 당선자가 받은 돈의 액수가 크고 조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빠르면 1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박 당선자는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당시 박 당선자는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16일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근 박 당선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구체화되자 탈당을 권유했다”며 “박 당선자가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검찰이 박 당선자를 기소할 경우 당헌에 따라 당원권을 정지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aimhigh@donga.com·차길호 기자}

유정이와 승훈이는 같은 6학년이지만 방과후 시간표는 완전히 다르다. 유정이는 오후 3시 학교 수업이 끝나면 5시까지 공부방에서 보낸다. 저녁을 먹은 뒤엔 1시간 동안 영어학원에 가고, 그 후로 주 3회 2시간씩 수학 과외를 한다. 학교 공부로 부족한 건 학원에서, 학원 수업으로 부족한 건 과외로 보충하는 것이다. 학교와 학원 숙제까지 마무리하면 밤 12시는 돼야 잠자리에 든다. 승훈이는 오후 3시 반에 학교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체육 활동을 한다. 봄엔 육상, 가을엔 미식축구다. 그 후엔 학교 밴드 클럽에서 드럼을 배운다. 6시 넘어 집에 돌아오면 저녁 먹고 1시간 정도 숙제를 한 뒤 놀다가 10시쯤 잔다. 동갑내기 유정이와 승훈이의 일상을 갈라놓는 건 교육 환경이다. 유정인 서울, 승훈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산다. 한국의 초등 고학년 중 많은 아이가 유정이처럼 살아가고 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1조가 보장하는 ‘놀 권리’를 빼앗긴 채.○ “예체능은 저학년 때 끝내야죠” 아이들은 뛰고놀아야 할 시간에 다들 학원에 간다. 아동복지 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가 지난해 9∼11월 초등 4, 5학년과 중고교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권장 시간(하루 30분∼2시간)보다 공부를 더 많이 하는 초등학생 비율이 63.5%로 중고교생(41.0∼48.4%)보다 높았다. 10명 중 6명 이상은 운동 시간이 하루 1시간도 안 됐다. 초등 4학년이 되면 예체능은 ‘사치’다. “피아노랑 미술은 3학년 때까지 하고 그만뒀어요. 영어, 수학학원에 들렀다 집에 오면 오후 7시예요. 밥 먹고 나면 학원 숙제해야 해요.”(6학년 남학생) “3학년 때까지 방송 댄스를 배웠어요. 대회에서 상도 타고 잘하는 편이었는데 4학년이 돼 수학학원에 다니면서 그만뒀어요.”(5학년 여학생) 6학년 아들을 둔 엄마 강모 씨는 “영어와 수학에 치중하다 보니 나머지 과목에 쏟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아이가 어렸을 땐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고 운동도 잘하면 평생 자산이 될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고학년이 되면 그런 생각은 사치라는 걸 깨닫게 돼요. 교육에 더 빠삭한 엄마들은 예체능을 초등학교 입학 전에 끝내야 한다고도 해요. 영어, 수학에 집중하려면.” 예체능 교육마저 순수한 즐거움보다는 입시를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예체능도 사실 수행평가 때문에 하죠. 피아노나 미술의 기술적인 부분을 저학년 때 뗀 뒤 수행평가 임박해서 바짝 개인 레슨을 붙이는 게 훨씬 효율적이에요.”(5학년 딸 엄마) “아들 둔 부모들은 체육은 고학년까지 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키 크라고요. 우리 아들은 축구나 야구를 하고 싶어 하지만 농구를 시키고 있어요. 공부 시간 많이 안 잡아 먹고 키 크는 데 효율적인 종목을 찾은 거죠.”(6학년 아들 엄마) 4학년이 되면 책도 ‘끊는다’. 입시에 도움이 되는 역사나 학습만화 위주로 읽고 문학은 고전 요약본을 본다.(박지은 아동출판 비룡소 편집장) “저학년 땐 하루에 10권 넘게 읽었는데 요즘엔 엄마가 도서관에서 골라주는 역사책이나 과학 책 위주로 읽어요. 난 탐정 소설이 좋은데….”(6학년 남학생) “여가생활은 커서 생활이 안정되고 여유가 생길 때 하는 것 아닐까요. 어른들도 그렇잖아요. 돈 있는 사람이 골프 치고, 취미 생활을 하는 거죠. 나중에 그런 여유 만들어주고 싶어서 아이 학원 보내요.”(6학년 아들 엄마)○ “놀 시간 있어도 놀 줄 몰라요” 여유 시간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여가의 질은 더 큰일이다. 아이들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TV를 보거나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데 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의 조사에서 초등학교 4, 5학년의 TV 시청 시간은 평일엔 하루 1시간 24분, 주말엔 2시간 40분이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합치면 평일은 2시간 48분, 주말엔 4시간 5분이나 된다. 이 중 학습이나 정보검색에 쓴 시간은 35∼37분(평일)이고, 나머지는 게임, 소셜미디어, 동영상 보느라 쓴 시간이다. 대개 남학생은 게임, 여학생은 채팅으로 나뉜다. “모바일 게임 ‘클래시오브클랜’ 레벨 69등급까지 올리고 싫증나면 ‘무한도전’ ‘런닝맨’ 재방송 봐요. 친구들과 만나 1시간에 500원인 싼 PC방에 들어가 리그오브레전드, 서든어택 하죠. 저녁엔 유튜브 동영상 보는데, 턱형 양띵 라포 같은 유명 게임 BJ(개인 방송 진행자)들이 하는 영상을 좋아해요.”(6학년 장모 군의 휴일) “TV로 오락 프로그램 재방송 봐요. 친구들이랑 만나면 대형마트 문구점 캔디숍 돌아다니죠. 노래방 갔다가 집에 와선 채팅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스키니진 구경하고, 남자 친구랑 보이스톡 하고 그래요.”(6학년 김모 양의 휴일) 여가 활동은 아이들의 행복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조사에서 운동 시간이 늘수록 초등학생의 자아 존중감과 생활 만족도는 높아졌다. 반면 미디어 이용 시간이 길수록 자아 존중감과 학업 성적은 떨어지고 우울감, 공격성, 스트레스 정도는 높아졌다. 선진국들이 다양한 방과후 활동과 운동을 중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이 부모를 닮는 것 아닐까요. 어른들도 술 마시고 노래방 다니며 스트레스 풀고, 시간 나면 TV 보면서 뒹굴뒹굴하잖아요.”(회사원 이모 씨·45) “베이징 주재원으로 근무할 땐 주말마다 아이들과 놀았어요. 아버지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불러 모아 축구나 야구를 하면서 놀아주죠. 한국에 와선 주말에도 거래처 사람들과 만나 등산하거나 골프장 가요. 아이들 여가의 질을 높이려면 부모들의 여가 생활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회사원 장모 씨·46)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구가인 기자·전주영 기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사진)이 회사의 회계감사를 담당하는 외부 컨설턴트와 통화한 직후 회사 주식을 집중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통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가 오갔는지를 확인 중이다. 13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에 따르면 최 전 회장은 지난달 6일 한 컨설팅업체 관계자와 통화한 직후부터 20일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자신과 두 딸이 가지고 있던 주식 약 97만 주를 매각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최 전 회장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확인했으며, 금융위는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을 통해 이 내용을 검찰에 전달했다. 검찰은 또 최 전 회장이 주식 매각 전 대주주의 주식 변동사항 등을 점검하고 매수·매도 시점을 조언하는 한진해운 측 관계자들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얻은 정황도 포착했다. 최 전 회장에게 정보를 건넨 내부 인사 중에는 임원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 전 회장이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전 관련 정보를 통화 또는 이메일 등으로 미리 보고받은 뒤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전 회장 측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주식의 상속세를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았고 이를 갚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최 전 회장 상황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급히 주식을 팔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최 전 회장에게 내부 정보를 보고한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헐, 이런 것도 처벌받나요? 욕먹을 만한 사람이잖아요.” 정규 수업이 끝난 11일 오후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여중 미술실. ‘악플(악성 댓글) 예방 교육’ 강의를 들으러 모인 이 학교 학생 36명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공공장소에서 장애인을 못살게 굴고 욕을 한 사람을 찍은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정의감에 악플을 달아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말에 학생들이 놀란 것이다. 이날 강의는 선플운동본부 산하 선플인성교육연구원과 안양시청소년육성재단 만안청소년수련관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강의를 진행한 윤상용 선플인성교육연구원 사무국장은 “요즘 청소년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하지만 정작 악플의 상세한 기준과 처벌 내용은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모르고 된 ‘악플러’ 학생들에게 이날 강의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서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행동하며 벌인 사소한 것들이 사이버 모욕죄 고소 대상 사례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요즘 여중생들 사이에서는 친구의 생일날 친구의 ‘엽사(엽기 사진)’를 몰래 찍어 동의 없이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다. “나만 볼게”라며 찍은 엽사도 ‘생일빵’이라며 무작정 SNS에 공개하기도 한다. 이 사진이 첨부된 글에 친구들이 “ㅈㄴ 못생겼다 ㅋㅋ” “저 얼굴로 어떻게 살까?”라고 댓글을 달며 놀리는 식이다. 이런 행태에 대해 윤 사무국장은 “심각할 경우 나중에라도 당사자가 사이버 모욕죄로 처벌을 원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며 “졸업앨범에 웃기게 나온 친구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려도 고소당할 수 있다. 나중을 대비해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지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헐” “대박” 등 추임새가 터져 나왔고 이윽고 교실이 숙연해졌다. 이혜빈 양(15)은 “친구들이 SNS에서 장난으로 욕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폭력이고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들었다.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김기문 청소년지도사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벌이는 짓궂은 장난들을 SNS에서도 똑같이 한다. 공개적인 공간이라는 개념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교육이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카카오톡 등에서 개설된 단체대화방에서 친구에게 욕을 하면 다른 사람이 보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점도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비록 욕을 하지 않았지만 친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행동도 고소 대상이라는 내용이 나오자 학생들은 토끼 눈을 뜨고 서로를 쳐다봤다. 인다운 양(14)은 “악플에 해당되는 것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작은 실수나 사소한 것들은 악플이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앞으로 온라인에서 말을 조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게임을 잘 못하는 사용자에게 ‘ㄲㅈ(꺼져)’ ‘ㅅㅂ’ 등 초성으로 욕을 하거나 실명이 아닌 아이디를 지칭해 욕을 해도 처벌받는다는 내용에서도 학생들은 웅성거렸다. 윤 사무국장은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고소를 당하는 이유가 게임하다가 채팅창에서 발생한 일 때문”이라며 “아이디만 지목해 욕을 한 경우도 처벌되는 추세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인 교육은 부재 악플은 10대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피의자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20대 이상 성인 악플러는 62.6%에 달한다. 10대 악플러(11.3%)의 6배 정도 되는 수치다. 그런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악플 예방 교육은 활성화되어 있는 반면 성인에 대한 교육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대부분의 악플 예방 교육은 초중고교에 집중돼 있다. 악플 관련 교육에 대한 일반 성인들의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이버 윤리 교육을 실시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관계자는 “학부모와 군인을 제외한 일반 성인의 사이버 윤리 교육 수요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른댓글실천연대 관계자는 “성인 대상 교육은 전체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행사를 열 때 찾아오는 학생들과 함께 오는 부모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 이찬성 선플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인력과 예산도 부족해 성인보다는 미래의 인터넷 주 사용자인 학생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악플러와 청소년 악플러의 범행 동기가 달라 교육 내용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사이버 폭력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의 범행 동기는 ‘남들이 하니까’(38.1%)가 가장 많았다. 반면 청소년은 ‘보복하기 위해서’(43.9%)가 가장 큰 이유였다. 임종인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청소년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악플을 달고 있어 잘못인 줄 모른다. 또 온라인과 현실을 구분 못해 충동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성인들은 커뮤니티에서 집단을 만들어 함께 공격할 때 쾌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장은 “성인은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내적인 불행감이나 공허감, 고립감을 느낄 때 악플러로 변한다. 성인 악플러의 폐해도 많기 때문에 성인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안양=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지난달 말 중국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 시 푸톈(福田) 구의 한 사무실에서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이지웨이’ 우경식 대표(36)를 만났다. 이 회사는 중국과 홍콩을 오가는 관광객에게 인터넷, 스마트폰 앱으로 렌터카를 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우 대표는 이곳에 오기 전 미국 뉴저지에서 창업에 도전했다가 6개월 만에 실패의 쓴맛을 본 ‘글로벌 창업 재수생’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중국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우 사장은 “중국 현지 렌터카 회사들이 전화로 예약을 받는 것을 보고 예약 시스템을 앱, 인터넷 방식으로 바꾸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촹커(創客·창의적인 벤처사업가)’의 요람으로 꼽히는 선전에는 우 씨처럼 대륙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청년들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 ‘촹커 한류(韓流)’ 이끄는 선전의 한국 청년들 내수와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서 ‘제2의 알리바바’와 ‘샤오미’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하는 모바일 경제는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寶庫)다. 중국 정부도 한 해 600만 명이 넘는 대학 졸업생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창업 지원과 촹커 육성에 나섰다.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사장님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창업이 활발하다. 제품 디자인과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소형 공장이 많은 데다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는 벤처캐피털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KOTRA 선전무역관 박은균 관장은 “중국 벤처캐피털의 3분의 1이 선전에 있어 한국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하는 ‘더알파랩스’의 이준희 대표(27)도 올해 2월 선전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선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투자회사의 지원을 받아 ‘중국 제조업의 성지(聖地)’인 선전에 진출한 것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을 하겠다고 했더니 ‘특별한 경력도 없고, 학벌도 변변찮은데 글로벌 기업 구글이 제작하는 첨단 기기를 만들 수 있겠느냐’고 비웃는 사람도 있었다”며 “더 큰 기회와 시장을 찾아 꾸준히 도전하다 보니 중국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제조업의 창업 기지로 꼽히는 선전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에서도 창업이 활발하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회사인 텐센트, 드론 제조회사인 DJI 등이 선전에 본사를 둔 회사들이다. 한류 연예인의 메이크업을 주제로 동영상을 만드는 창작자를 발굴해 인터넷에서 글로벌 스타로 데뷔시키는 ‘레페리’의 최인석 대표(27)도 선전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 카페를 돌며 창업을 준비했던 그는 지난해 7월 선전의 거대 부동산 기업 ‘싱허(星河)그룹’이 운영하는 선전 룽강(龍崗) 구 ‘선전 글로벌 ICT센터’에 입주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한류 연예인 스타일의 메이크업 동영상이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것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 디자인, 미디어 등 창조산업의 무대 넓어져 중국 대학을 졸업한 한국 유학생들도 중국 현지 청년들과 함께 창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잠금 화면을 통해 앱을 설치하고 사용 빈도에 따라 사용자에게 보상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2014년 6월 상하이(上海)에서 ‘머니 라커(MONEY LOCKER)’를 창업한 강민규 대표(29)도 유학생 출신 창업자다. 상하이에서 고교를 다닌 그는 상하이 푸단(復旦)대를 졸업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유명 브랜드 신발을 중국에서 구매해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에 팔거나, 한국의 한류 기사를 중국인 친구와 함께 중국어로 번역해 온라인 매체에 제공하며 창업 경험을 쌓았다. 중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디자인 방송미디어 등 창조적인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뛰어드는 한국 청년도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저장(浙江) 성 이우(義烏)에서 창업한 기능성 디자인 전문회사 ‘디자인 방위대’의 사장은 4명의 한국인 청년들이다. 신동건(35·건축) 구석모(29·제품기획) 이승용(30·시각디자인) 김윤지 씨(36·여·가구)는 기능성 볼펜부터 커피메이커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제작한다. 이들은 이달 초 베이징 차오양(朝陽) 구 ‘농업전람관’에서 열린 ‘2016 베이징 디자인’ 전시회에 1대 가격이 최고 2만 달러(약 2300만 원)인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무동력 커피메이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신동건 공동대표는 “중국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심미적 기준이 깐깐해지고 있다”며 “한국인의 창의적 디자인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류의 인기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의 기회가 되고 있다. 차오양 구 예술특구와 맞붙은 751구역에서 창업한 ‘플러스원 미디어’의 정혜미 대표(33)는 한국에서 ‘방송 코디’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신서유기’ ‘무한도전’ ‘슈퍼차이나’ ‘최후의 제국’ 등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중국 현지 기획 제작에 참여했다. 동아일보와 KOTRA가 진행한 중국 창업경진대회 수상 경력도 있는 그는 “중국 전역의 방송국이나 인터넷 미디어 등과의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사업 영역을 한국 프로그램 판매 등 ‘판권 소싱’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 2014년 10월 진출한 ‘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강정우 지사장(30)은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와 함께 나오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도 주목을 받고 있다”며 “한국에서 OST를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선전=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수억 원대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자(70·전남 영암-무안-신안)에 대한 구속영장이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청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강정석)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 당선자의 구속영장을 이번 주 안에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영장이 발부되면 20대 총선 당선자 중 첫 구속 사례가 된다. 박 당선자는 국민의당 입당 전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끌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모 씨(64·구속기소)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3억6000만 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2일 박 당선자, 지난달 30일 박 당선자의 부인 최모 씨(66)를 소환조사한 검찰은 이번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판단해 이들을 다시 소환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15일 박 당선자의 선거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선거일지 등을 확보하고 회계책임자 김모 씨(51)와 정모 씨(58)등도 박 당선자와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학교 운동장도 동네 놀이터도 아니다. 요즘 10대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모이는 곳은 소셜미디어다. 빽빽한 학원 스케줄 때문에 생일잔치 일정 잡기도 어려운 아이들은 학원 수업 짬짬이 페이스북(페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카스)에 들어가 남 흉도 보고 고민도 털어놓는다. 그런데 소셜미디어가 마음 편한 소통의 공간만은 아니다. 아이들은 ‘좋아요’와 친구 숫자를 서로 견주어보며 우쭐해하기도, “나 왕따 아닐까” 걱정도 한다. 마치 소셜미디어 마케팅 직원처럼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페북이나 카스의 친구와 팔로어 수 늘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 ‘좋아요’, 친구, 팔로어 늘리기 경쟁 ‘7월 15일까지 느낌 715개만요!’ 카스에 열심히 글을 올리는 초등학교 5학년 권모 양은 7월 15일까지 카스에 올린 글의 ‘느낌’(페북의 ‘좋아요’에 해당)을 715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학교와 학원 친구들만 동원해서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렵다. 권 양은 친구들이 귀띔해준 ‘느낌’만 눌러주는 전용 계정을 이용한다. 계정 ‘느공이’(느낌 공유해주는 사람) ‘느공해주는 천사’(느낌 공유해주는 천사) ‘느낌 필요하면 언급하숑’ ‘느낌 달아줌’ 등을 자신이 올린 글에 태그하면 해당 계정이 느낌을 눌러준다. 5학년 김모 군은 ‘멤놀(멤버 놀이)’로 방문자 수를 늘린다. 멤놀이란 유명 아이돌의 이름을 딴 가짜 계정을 만들어 활동하는 걸 뜻한다. 김 군은 방탄소년단의 인기멤버 정국의 본명인 ‘전정국’으로 카스 계정을 개설해 “설현 누나, 오늘 잘 지냈어?” 같은 글을 올린다. “이렇게 하면 하루 방문자 수가 500∼600명은 훌쩍 넘어요. 친구와 방문자 수를 늘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죠. 자랑할 만한 목표치만 채우면 내 이름으로 바꿀 거예요.” 친구 수 늘리기 계모임을 하는 아이들도 있다. 카스의 계모임 계정 ‘멤놀 친구만들기’에는 8만9000명 이상이 참여한다. 게시글에 ‘친구 걸어주세요’ ‘ㅅㅊ(선친구 걸기·상대방이 먼저 친구를 걸어달라는 뜻)’ 같은 댓글을 달면 그걸 본 사람들이 서로 친구를 신청해준다. 페북은 회원 가입 조건을 만 14세 이상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아 아이들은 가짜 생년월일로 쉽게 계정을 만든다. 페북은 프로필 사진(프사)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또래 아이들의 믿음이다. 친구 수를 늘리려면 풍경 사진은 좋지 않다. 본인 사진도 별로란다. 셀카를 올리면 반응이 없거나 최악의 경우 페친(페북 친구)이 끊길 수도 있다. 그 대신 연예인이나 인터넷 얼짱 사진을 올린다. 특히 여학생들은 프사가 절대적이라고 여기는 만큼 프사 올리는 노하우도 풍부하다. “프사가 예뻐야 모르는 남자들로부터 ‘몇 살이세요?’라는 작업 멘트가 날아와요.”(4학년 때 페북을 시작했다는 6학년 정모 양) “너무 연예인스럽지 않고 훈녀스럽게 나온 사진을 써야 해요. 일반인스러운데 예뻐야 하는 거죠. 얼짱들의 희귀한 사진이 좋아요. 친구들이 나랑 똑같은 사진을 쓸 때가 있어요. 엄청 기분 나쁘죠.”(6학년 강효진 양) “화장을 하거나 얼굴이 예쁘게 나오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진을 찍어 올려요. 연예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해시태그로 달거나 ‘소통해요’ 해시태그를 붙여 방문자 수를 늘리죠.”(4학년 박모 양) ○ “페북 팔로어는 300, 카스는 500은 돼야죠” 이 또래 아이들이 좋아요, 느낌, 친구와 팔로어 숫자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 숫자가 자존감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카스 방문자 수는 내 인기 점수라고 생각해요. 방문자 수가 많으면 ‘나는 강하다’ ‘다른 친구들이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죠.”(5학년 박시은 양) “페친이 많으면 학교에서 잘나가는 애처럼 보여요. 페북에는 중학교 언니들이 많아서 페북에서 놀다 보면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죠.”(6학년 최윤정 양) 거꾸로 숫자가 적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가 고민해서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 수가 친구보다 적으면 우울해요. 학원에서도 페북을 계속 ‘새로고침’ 하면서 숫자를 확인하게 돼요.”(5학년 유태민 군) “친구들이 내가 올린 게시물에는 ‘좋아요’를 누르지 않았는데 다른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에는 ‘좋아요’를 누른 걸 발견했을 때, 혹시나 내가 따돌림을 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나를 모르는 친구들이 봤을 때도 내가 얼마나 유머 있는 사람인지, 친구가 많은 사람인지를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숫자에) 신경이 쓰여요.”(4학년 정민지 양) “여자애들은 얼굴이 예쁘거나 인기가 많으면 친구 수가 올라가요. 친구 수가 적으면 내가 좀 못생기고 인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4학년 박모 양) 요즘은 학교에서 ‘짱’ 노릇을 하려면 페북이나 카스의 추종자 숫자가 어느 정도는 나와 줘야 한다. “좀 잘나가는 애라면 페친 300명은 기본이죠. 중학교 언니 오빠 페친이 많을수록 인정받아요. 저도 언니가 중학생이어서 페친 중에 중학생 언니가 많다 보니 친구들이 따르는 편이죠.”(6학년 김가희 양) “인스타그램은 팔로어 200명, 페북은 300명, 카스는 500명 정도 되면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죠. 소셜미디어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게 좋아요.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다른 학교 애라도 친구 신청을 해서 ‘나 어느 학교 다닌다’고 하면 친해져요.”(인스타그램 팔로어가 735명인 6학년 전혜린 양)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박지혜 채널A 기자}
왜 10대 초등학생들은 소셜미디어의 ‘좋아요’와 친구 수에 민감해하는 걸까.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독립적인 인격체로 세상 사람들과 말하고 싶은 욕구와 사회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그것이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순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 관계를 넓히고자 하는 사춘기의 욕구, 자존감을 높이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추앙받으려는 욕구,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다 결합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에게도 소셜미디어는 교류의 장이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자기 개념과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성장의 공간이다.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의 이나미 원장은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은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하는 시기로 실제 만나는 친구들은 경쟁 관계인 경우가 많다. 소셜미디어는 자유롭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공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실에선 공부만 해야 하고 인기도 없는 나이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적인 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아이들을 가상공간에 몰입하게 만든다”며 “이것은 거짓된 자존감으로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의 사용 시간이나 횟수를 무조건 줄이게 하는 건 좋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엄마가 통제하려고 하면 자녀는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자녀에게 무턱대고 친구 신청을 해서도 안 되고, 친구 신청을 받아주더라도 엄마의 ‘좋아요’는 싫어할 것”이라며 “아이의 사생활은 지켜주되, 엄마가 모범적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부모와 사회와의 유대감을 통해 내면의 힘을 길러줘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친구들과 운동을 함께하는 등 바깥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의 한 고물상에서 북한 위조지폐 5000원 권이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과 국가정보원, 군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후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고물상에서 위조된 북한 지폐 5000원 권 150kg이 발견됐다. 당일 오후 2시경 북한 말투를 쓰는 40대 남녀가 판 폐지 660kg 속에 섞여 있던 이 지폐는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때 새로 발행돼 2014년까지 사용된 것으로, 북한 화폐 중 가장 고액권이었다. 고물상 업주는 박스에 담겨있던 폐지를 마대 자루에 옮겨 담는 과정에서 이 위조지폐들을 발견했고, 근무자 주모 씨(66)는 이를 심상치 않다고 여기고 이날 오후 10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북한 위조지폐를 판매한 일당을 쫓고 위폐 제작방식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국정원, 군 당국과 합동으로 위조의 목적, 대공 용의점 등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선전=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20대 총선에서 수억 원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자(전남 영암-무안-신안)의 부인 최모 씨(66)가 “전 신민당 사무총장 김모 씨로부터 조그만 상자를 건네받아 열어보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최 씨는 수억 원의 공천헌금 가운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박 당선자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강정석)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최 씨는 검찰조사에서 “선거사무소에서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건강식품이라며 조그만 상자를 김 씨가 건넸는데, 홍삼인 줄 알고 상자를 열어보지도 않고 정모 실장에게 줬다. 그걸 선거사무소 운영경비로 썼다고 한다”며 “돈을 받은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4·13총선 당일 선거운동 문자를 보낸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2일 검찰에 소환된 박 당선자는 공천헌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당선자는 “김 씨가 사무소 직원들에게 줬고, 밑에서 오간 돈이라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장시간 조사한 박 당선자의 진술 내용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재소환 할 수도 있다”며 “돈을 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씨와 대질 조사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박 당선자가 소속된 국민의당과 공천헌금 수수 의혹과의 관련성은 현재까지 없다고 선을 그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벌써 땀이 나는 게 보이죠? 우리가 한국 최초로 개발한 미세전류발생기(EMS) 슈트는 20분 운동으로 6시간 운동 효과를 내 바쁜 중국인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입니다.” 26일 오전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베이징(北京) 중관춘(中關村) 창업거리에 위치한 ‘3W 카페’에서 열린 한국 스타트업 투자설명회(IR). ‘코어무브먼트’의 김명철 대표(35)가 직접 EMS 슈트를 입고 스쿼트 자세를 잡았다. 슈트가 근육에 주는 자극으로 김 대표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목덜미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자 참석한 중국 투자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시연을 마친 김 대표는 “중국도 한국처럼 운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아직 EMS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직접 제품을 개발해 현지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IR는 KOTRA 베이징무역관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한중 스타트업 파트너링데이’ 행사 중 하나다. 중국 벤처캐피털 40여 곳의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해 한국 스타트업 14개 업체 청년들의 열정을 지켜봤다. 이날 행사에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KOTRA,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제3회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 본선 진출자들도 참석해 IR 전 과정을 보고 배웠다. ○ 중국에서 창업 꿈꾸는 한국 청년들 중국 현지에서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옛날 중국이 아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과거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싼 제조단가가 매력적이었지만 품질이 떨어지고 외국인이 창업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인명구조 드론 스타트업 회사 ‘숨비’의 박성열 과장(32)은 “중국은 곳곳에 하드웨어 공장이 집적돼 있고 세계의 여러 회사를 상대해본 경험이 많아 생산 조건이 한국보다 유연하다. 생산 시간이 과거보다 빨라졌고, 질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통상 스타트업 IR에서 각 회사에 주어진 시간은 약 10분. 청년들은 이 짧은 시간에 중국 현지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한국식 메이크업 노하우 콘텐츠를 제공하고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클레오파트라’의 김상진 대표(36)는 IR 하루 전날 중국어로 작성한 대본을 외우느라 밤을 꼴딱 새웠다. 김 대표는 “동시통역은 뉘앙스나 정보 전달에 한계가 있어 중국어로 작성한 A4용지 3장짜리 분량의 발표문을 통째로 외웠다. 중국 투자자를 만나 반드시 중국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정된 대기업 나와 ‘차이나드림’ 도전 중관춘은 중국 대표 스타트업 기업의 집결지이자 청년 창업의 중심지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와 중국 1위 스마트폰 기업 ‘샤오미’, 컴퓨터·스마트폰 기업 ‘레노버’ 모두 이곳에서 시작해 성장했다. 지금은 스타트업 투자회사, 창업지원기관 사무소들도 모여 있다. 이날 IR가 열린 3W 카페는 2012년에 탄생한 중관춘의 대표적인 ‘창업 카페’. 1인 창업자들이 업무를 보고 동료와 투자자들이 만나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다. 노트북 한 대만 있으면 사무실, IR 행사장, 멘토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 청년들도 이곳에 모여 중국 청년들과 함께 ‘제2의 샤오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날 IR에 나선 김상진 대표와 반려견용 사물인터넷(IoT) 제품 개발회사인 네오팝의 서영진 대표도 안정된 한국 대기업을 다니다가 창업에 도전한 케이스다. 김 대표는 “대기업에서 부품처럼 일하기보다 작더라도 직접 기획한 서비스로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기섭 창조경제추진단 선임전문위원은 “중국 경제가 뉴노멀시대(중속 성장기)로 접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돌파구를 청년창업으로 삼고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한다”며 “한국 청년들이 중관춘의 생태계를 활용해 중국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이 중국 진출의 골든타임 이날 오후 열린 중국 투자자와 한국 스타트업 회사의 1대1 상담회. 온라인 남성복 맞춤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 업체 ‘십분정제(十分定制)’ 부스에 중국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베이징에서 본보와 KOTRA,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공동 주최한 제2회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받았다. 지난해 6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투자도 받았고 이달 말 중국 법인도 세웠다. 박민수 십분정제 대표(35)는 “10억 원이 필요했는데 한 중국 투자자가 ‘20억 원 정도는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박인수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중국 투자자들은 초기 스타트업도 가능성이 보이면 과감히 투자한다”고 말했다. 모듈 기반으로 자신이 원하는 로봇을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럭스로보’ 부스에는 “특허와 핵심 기술뿐 아니라 팀원 전체를 사고 싶다”는 ‘통 큰’ 바이어가 찾아오기도 했다. 현지 대표 창업보육기관인 치디S&T의 왕충충(王聰聰) 매니저는 “미국 창업시장은 아주 혁신적이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제품의 격이 지나치게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먼저 제품을 내놓고 품질을 점차 개선하는 식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네오팝의 홍석현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리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으로 해외 IR에 참석한다”며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베이징=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KOTRA 베이징무역관,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청년드림 중국 창업경진대회에서 타액을 이용한 배란 측정 장치 및 스마트폰 앱을 내놓은 ‘바이탈스미스’ 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27일 중국 베이징 신윈난(新雲南) 크라운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예선에 참가한 45개 팀 중 본선에 진출한 8개 팀이 참여해 열띤 경연을 벌였다. 대상을 차지한 ‘바이탈스미스’ 팀은 고려대 보건과학대 바이오의공학부 출신인 석준우 대표(26)와 경제, 의학, 디자인 전공자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난임 여성들이 손쉽게 배란일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바이탈스미스 팀은 한국과 미국에 특허도 출원했다. 심사위원인 권순태 베이징 KCBC 회계법인 대표는 “바이탈스미스는 핵심 역량과 사업 모델이 뛰어나 자금력, 유통을 보완해 주면 가장 빨리 사업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위(최우수상)는 신고 있는 신발의 모델과 사이즈를 입력하면 브랜드별로 발에 꼭 맞는 신발의 사이즈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선보인 ‘더핏슈즈’ 팀이 차지했다. 이 팀은 중국 소비자의 65%가 온라인으로 신발을 구매하지만 브랜드별로 사이즈가 다르다는 문제점에 착안했다. 한성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현호 대표(30)는 “브랜드와 관계없이 신발끼리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3등(우수상)은 중국 런민대 학생들이 학교 구내식당 음식을 서로에게 배달해줄 수 있도록 한 캠퍼스 소셜딜리버리 서비스를 발표한 ‘호방락교(互방樂校)’ 팀이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신연수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장은 “대회가 계속될수록 단순 소비재에서 바이오 의료, 교육 쪽으로 창업 아이템이 다양해지고 참가 팀도 늘고 있다”며 “성공 사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개그맨 이창명 씨(47)가 음주운전으로 의심되는 빗길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나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20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모병원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들이받은 뒤 달아났다. 이 사고로 이 씨가 몰던 수입차 포르셰의 앞 범퍼가 크게 파손됐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차량은 이 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한 법인 명의로 등록돼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씨는 사고 직후 매니저 김모 씨(42)에게 연락해 수습을 맡기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직접 사고를 수습하지 않고 떠난 것으로 보아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 음주 측정을 위해 이 씨의 집에도 찾아갔지만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연락이 닿는 대로 이 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의당 박준영 당선자(전남 영암-무안-신안·사진)가 공천헌금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이 총선 당선자 100여 명을 수사선상에 올린 가운데 박 당선자가 첫 타깃이 된 셈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강정석)는 박 당선자가 국민의당 입당 전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이끌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모 씨(64)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수억 원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를 잡고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3월 말 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 의뢰를 받고 15일 박 당선자의 지역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박 당선자는 김 씨로부터 3차례에 걸쳐 3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7일 김 씨를 구속했으며, 김 씨는 검찰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당선자가 김 씨에게 먼저 금품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해 비례대표 공천 대가 가능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김 씨가 금품을 건넨 시기가 지난해 11월∼올해 3월 초여서 공천 대가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금품 제공 명목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중간 전달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현재 당선자 측근들도 수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박 당선자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와 무관하다”며 “검찰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 진행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수사선상에 오른 다른 당선자들도 마음을 졸이게 됐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황형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온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에게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판사 심우용)는 박 시장이 변 씨를 상대로 낸 허위사실유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변 씨의 행위 및 표현내용, 표현의 정도 등을 감안할 때, 박 시장의 가처분을 신청할 권리와 필요성이 소명된다. 변 씨에 대해 간접적으로 강제를 명할 필요성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변 씨는 보수단체 대표들이 모여 만든 단체인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국민총협의회(병국총)’ 활동을 하면서 “박주신은 대리로 신체검사를 받는 등 병역비리를 저질렀다”는 발언을 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 씨 병역비리 의혹사건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전국을 순회하며 병역비리 논란을 재점화했다. 하지만 앞으로 변 씨는 ‘박 시장의 아들이 병역비리를 저질렀다’ ‘대리로 신검을 받았다’ ‘병역을 면탈했다’ 등의 표현을 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됐다. 법원은 변씨에게 이 같은 내용을 △현수막, 게시판, 피켓, 벽보에 게시하는 행위 △머리띠나 어깨끈을 몸에 부착하는 행위 △구두로 발언하거나 녹음, 녹화물을 재생하는 방법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알리는 집회나 시위를 하는 행위 △사진, 동영상 기타 게시물을 인터넷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해 타인에게 전달하는 행위 △유인물 기타 인쇄물을 배포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변 씨는 이를 어길 경우, 박 시장에게 하루 3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올 2월 “박원순 시장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한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58)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전 흙수저 중에서도 최고 흙수저로 태어났습니다. ‘헬조선’이라며 불평만 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요. 학원에 갖다 바칠 돈과 에너지로 경험이라는 공부를 하는 게 어떨까요.” 김수영 드림파노라마 대표(35·여)는 항구도시인 전남 여수시에서 폭주족으로 칼도 맞으며 싸움질까지 해본 속칭 ‘센 언니’였다. 하지만 지금은 독특한 이력을 살려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꿈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팟캐스트 ‘놀아본 언니의 고민상담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실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조언해주는 방송이다. 또 꿈, 해외취업에 관해 초등학생부터 30대 성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어느덧 300번이 넘었다.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는 각각 20만, 30만 부가 팔렸다. 지금은 꿈에 관한 콘텐츠를 다루고 진로를 컨설팅하는 업체인 ‘드림파노라마’를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맨손으로 자수성가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 세상을 저주하면서 비행을 저지르다 중3 때 가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연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룬 신문기사를 읽은 후 “세상의 변화를 알리고 정의를 지키고 싶다”며 기자를 꿈꾸기 시작했다. 중졸 검정고시를 거쳐 또래보다 1년 늦게 여수정보과학고(당시 여수상고)에 입학했다. 1999년 실업계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KBS ‘도전 골든벨’에서 골든벨을 울리기도 했다. “기자가 되려면 서울의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해서 너는 안 된다”는 선생님의 말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한 끝에 2000년 연세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가족의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백화점 알바(아르바이트), 아파트 청약신청원 알바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대학 졸업 후 2005년 금융투자기업 골드만삭스에 취업했다. 스물다섯이 된 이듬해 암 진단을 받으며 인생의 새로운 고비를 맞았다. 암이 완치된 뒤 “더 이상 가족을 위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며 훌쩍 영국으로 떠났다. 100여 개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넣은 끝에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에서 일했다. 이후 아프리카, 브라질, 인도 등 80개국을 돌아다니며 ‘세계’를 공부했다. “청년들이 해외에 나가 어려움에 직접 부딪혀 보며 경험해야 한다. 내가 해외에서 기회를 찾았듯, 두려워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 라오스, 베트남의 예금 금리가 10%를 훌쩍 넘고 아프리카가 중국인 판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 청년들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는 “요즘 청년들은 ‘결핍’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는 결핍이 있었기에 잠재력을 발휘하며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본인의 삶과 마음의 주인이 돼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흙수저론에 대해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전통적 방식의 성공만 생각하니 흙수저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판이 마음에 안 들면 판을 깨뜨리면 된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각자의 로드맵을 만들어 꿈을 찾아 세계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혹시 외도했어요? 남편분은 아주머니가 여관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하던데요?” 2월 7일 경기 화성시에 사는 정모 씨(46·여)는 남편에게 4시간 동안 골프채로 폭행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관할 경찰서 경찰관에게서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막말을 들었다. 커튼 너머 다른 병상의 환자들이 모두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경찰은 심지어 “일단 아이 셋을 데리고 모텔로 가라”고 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정 씨는 “전치 3주가 나왔을 정도로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는데 경찰의 언행과 이해할 수 없는 사건 처리로 또 한번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척결돼야 할 ‘4대 악’ 중 하나로 가정폭력을 꼽았다. 이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경찰의 미숙한 조치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가정폭력 피해자는 신고 시 경찰의 응급조치를 받는다. 하지만 가정폭력의 특수성에 비해 담당 경찰관들이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경찰 교육 과정에서 가정폭력 범죄의 대응과 관련해 별도의 체계적인 수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경, 간부후보생, 경찰대 학생의 교육 과정에는 가정폭력 과목이 별도로 개설돼 있지 않다. 경찰대는 여성청소년과 수업에 관련 내용이 있지만 재학 4년간 수업시수는 12시간에 그친다. 경찰 관계자는 “대체로 일선 경찰서의 여성청소년계로 발령된 뒤 교육을 받는다. 지구대로 발령받은 경찰들은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도제식으로 알음알음 배운다”고 말했다. 미국, 영국은 신임 경찰 교육 단계부터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를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더욱이 외사계에서 조사를 받는 이주 여성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가정폭력 조사 방침을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는 외사계 경찰들은 잘못된 언행을 일삼거나 사건을 미숙하게 처리하기 일쑤다.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센터장은 “‘외사계 경찰이 남편과 나를 함께 앉힌 채 조사했다’며 신고하는 이주 여성이 많다. 언어가 안 통한다는 이유로 가해자만 조사하는 일도 있다”고 언급했다. 부족한 인력, 미흡한 절차 때문에 유연한 대응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은 현장에서 부부를 격리한다.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의 접근 금지를 원한다면 긴급 임시 조치 신청서를 작성하고 판사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판사가 결정을 내리기까지 하루 정도가 걸리는데 거주지에 마땅한 보호소가 없는 피해자는 아이와 함께 경찰이 제공해 주는 모텔에서 지내는 일도 생긴다. 판사의 결정 전에는 가해자가 접근해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 피해자가 지구대에 ‘지속적인 보호 요청’을 해도 인력 부족으로 매일 거주지를 순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유연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경찰이 피해자의 눈높이에서 언행을 조심하고 사건을 처리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박지혜 채널A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사진)의 논문 표절의혹이 알려진 것보다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보 취재 결과 박 교수의 논문 2개가 제자의 석사 논문과 흡사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제자의 논문을 인용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박 교수가 2007년 수학교육학연구에 낸 ‘한국 수학 수업의 조직 및 교수 활동 분석: LPS 수업 자료를 중심으로)’는 제자 이모 씨의 석사 논문 ‘LPS를 통한 수학과 수업 분석’(2006년)과 분석 방법은 물론이고 결론, 그래프까지 같았다. 박 교수가 2004년 한국여성학에 제출한 ‘교사의 성별에 따른 수학 수업 방식의 비교·분석 연구’도 제자 박모 씨의 석사 논문 ‘수학 교사의 성별에 따른 수업 방식의 차이 비교·분석 연구’(2003년)와 내용과 표, 예시까지 동일했다. 이로써 2007년 처음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박 교수는 총 4편의 논문에서 표절 의혹을 받게 됐다. 박 교수는 본인이 심사한 제자의 석사 논문을 요약해 본인을 단독 저자로 하고 1년도 안 돼 학술지에 발표했다. 석·박사 학생이 학위 논문을 쓴 뒤 지도교수를 교신 저자로 넣어 학술지에 발표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지도교수가 논문에 단초를 제공했더라도 자신이 단독 저자로 해당 논문을 발표하는 경우는 없다. 취재팀과 함께 논문을 검토한 서울 사립대 A 교수는 “학계의 암묵적 관행을 고려해 봐도 죄질이 나쁘다”고 전했다. 그가 쓴 수법은 표절 검사 프로그램이 적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능적이었다. 그는 제자가 쓴 문장을 복사한 후 6어절이 되기 전에 명사 하나를 바꾸거나 조사나 수식어의 위치, 서술어를 바꿨다. 예컨대 ‘…참고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를 ‘…참고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로, ‘의미를 형성시키기 어려운 용어’를 ‘생경한 용어’로 바꾸는 식이다. 박 교수가 6어절 이상 동일해야 표절로 색출된다는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꿰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 보니 표절 검사 프로그램 ‘카피킬러’로 논문을 검증해본 결과 박 교수의 논문과 제자의 논문 표절률은 10% 내외였다. 통상 30% 이상일 때 표절로 본다. 하지만 직접 두 논문을 대조해 읽어보면 내용과 결론은 동일했다. 논문을 살펴본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기반의 논문 표절 검사 시스템을 개발해야 찾아낼 수 있을 정도”라며 “같은 데이터를 쓸 순 있어도 분석, 해석 방식과 결과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7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방대 출신 학생들이 많아 주술관계 등 문장 하나를 쓰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석사 논문을 내가 다 써서 후에 내 논문으로 낼 때는 제자를 교신 저자로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특별히 (표절 검사에) 안 걸리려고 의도적으로 단어와 서술어를 바꾼 건 아니다. 수학 전공이라 글 쓰는 연습이 안 돼서 많이 퇴고한다”고 말했다. 2014년 6월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명수 후보자(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2002∼2010년 발표한 논문들이 제자 것을 베낀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낙마했다. 서울 소재 대학 이공계열 전공 B 교수는 “제1야당이 과거 표절로 문제가 된 교수를 제대로 검증도 안 한 채 비례대표 1번을 줬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된다”며 “이런 인물이 국회의원이 돼 법을 만들고 장관을 검증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박지혜 채널A 기자 sophi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