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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컬러 골프공의 대명사 ‘볼빅’이 뜻밖의 제품을 내놨다. 흰색 볼이다. 1일 ‘화이트칼라 S3’와 ‘화이트칼라 S4’ 등 두 가지 모델(사진)의 프리미엄 흰색 공을 출시하면서 “화이트도 컬러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굳이 따지자면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모든 골프공은 색깔을 내기 위해 안료(색깔을 내는 페인트)를 사용하는데 안료가 흰색이면 흰색공이 되고, 빨간색이면 빨간색 공이 된다. 오히려 흰색 공이 컬러 볼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안료가 들어간다. 그렇다 해도 볼빅의 흰색 공 출시는 모험으로 보일 수 있다. 볼빅은 컬러 볼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볼빅하면 컬러 볼이라는 인식이 골퍼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볼빅은 국내 골프공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데 컬러 볼로만 따지면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는다. 2009년 30억 원 정도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280억 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경쟁업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흰색 볼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일까. 문경안 볼빅 회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와 대적할 만한 명실상부한 최고 골프공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다”고 했다. 또 그는 “볼빅의 기술력과 품질은 이미 국내외 대회 등을 통해 입증됐다. 신제품 화이트칼라는 볼빅의 제2의 성장기를 이끌어줄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컬러 볼이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여전히 흰색 볼이 대세다. 해외 매출 비중을 점점 늘려가고 있는 볼빅으로서는 흰색 볼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해외시장 개척이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품질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속에 흰색 공을 출시하게 됐다. 볼빅은 지난해 130만 달러(약 14억 원)어치를 수출했는데 올해는 700만 달러(약 77억 원), 내년에는 1000만 달러(약 110억 원)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회장은 “화이트칼라는 볼빅만의 코어 기술을 적용해 일관된 거리와 방향을 제공한다. 또 최첨단 우레탄 커버를 씌워 부드러운 타구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말 골퍼들은 대개 1m 남짓한 거리의 퍼팅이 남았을 때 상대방에게 ‘컨시드(일명 OK)’를 준다. 실제로 퍼팅을 하지 않아도 성공한 걸로 친다. 물론 내기 결과와 큰 상관이 없을 때의 얘기다. 1타에 억대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는 OK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30cm짜리 퍼팅을 놓쳐 다 잡았던 우승을 날린 선수도 있다. 그러면 세계적인 프로 선수들이 생각하는 심리적인 OK 거리는 어느 정도일까. 선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박인비(25)에 대한 평가는 엄청 후하다. 전 세계랭킹 1위 쩡야니(대만)가 “4m 이내면 무조건 OK”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을 정도다. ‘컴퓨터 퍼팅’을 앞세워 올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박인비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인비는 29일 미국 텍사스 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노스텍사스 슛아웃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3승째이자 개인 통산 6번째 LPGA투어 우승. 우승 상금으로 19만5000달러(약 2억1600만 원)를 받은 박인비는 다승(3승)과 시즌 상금(84만1068달러·약 9억3100만 원),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127점) 등에서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더욱 굳건히 했다. 올해 통계를 보면 쇼트게임의 중요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박인비의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50.714야드로 하위권인 76위다. 페어웨이 적중률도 70%(47위)로 평범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쇼트게임은 얘기가 달라진다. 박인비의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07개로 전체 1위다. 지난해 69%로 33위였던 그린 적중률이 올해 74%(10위)로 좋아지면서 버디 찬스가 크게 늘어났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퍼팅 실력을 갖췄으니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 박인비를 보면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계 격언이 딱 들어맞는다. 박인비는 “쇼트게임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솔직히 나도 쇼트게임을 잘하기 위해 굉장히 연습을 많이 한다. 쇼트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감이다. 샷을 할 때도 그렇지만 퍼팅을 할 때는 더욱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5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파72·7302야드)에서 막을 올린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국내 프로 골프대회 중 상금이 가장 많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개막전인 이 대회는 유럽 투어를 겸해 열리기 때문에 상금 규모가 크다. 총상금 220만5000유로(약 32억 원)에 우승 상금은 36만7500유로(약 5억3000만 원)가 걸려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한국 선수에게는 거액의 상금 외에 또 하나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KGT 상금왕 타이틀이다. KGT에서 역대 한 시즌 최고 상금을 받은 선수는 배상문(27·캘러웨이)으로 2009년 2승을 거두며 5억6500만 원을 벌었다. 지난해 상금왕 김비오(23·넥슨)는 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 등 굵직한 2개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총상금은 4억4400만 원에 그쳤다. 발렌타인 챔피언십 우승은 사실상 KGT 상금왕으로 가는 열쇠인 셈이다. 지난해까지 열린 5차례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는 없었다. 매년 유럽과 다른 아시아 국가의 강호들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올해는 사상 첫 한국인 챔피언이 탄생할 수 있을까. 1라운드만 보면 분위기가 괜찮다. 김기환(23·CJ오쇼핑)은 이날 5언더파 67타를 치며 매슈 볼드윈(잉글랜드) 등 4명과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섰다. 또 4언더파를 친 이정환(22)이 공동 6위에 자리했고, 류현우(32) 김대섭(32·우리투자증권) 등은 3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오르는 등 4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컷오프 탈락하는 등 유독 이 대회와 인연이 없던 양용은(41·KB금융그룹)도 2언더파로 공동 19위에 자리했다. 이 대회에 5번째 출전한 양용은이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오전에 내린 폭우로 경기가 2시간가량 중단되면서 많은 선수가 1라운드를 마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7위)은 이날 16번홀까지 경기를 펼쳐 4언더파로 공동 6위를 달렸다. 이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시즌 전 전문가들은 넥센을 ‘4강 후보’ 또는 ‘다크호스’로 꼽았다. 여기에 대한 넥센 선수들의 반응은 “우리가 겨우?”였다. 선수들의 눈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원래부터 어느 팀과 맞붙어도 뒤지지 않을 전력이었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경험 부족도 메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넥센의 한 관계자는 “올해 성적이 어떨지 가장 먼저 체감하는 건 선수단이다. 누구도 드러내 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4강은 기본이고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했다. 요즘 넥센은 그야말로 ‘못 말리는 팀’이다. 2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9-1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6연승을 질주했다. 이는 올 시즌 9개 팀을 통틀어 최다 연승이다. 넥센은 13승(6패)째를 거두며 이날 NC와 5-5로 비긴 선두 KIA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진 2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전반기에도 넥센은 돌풍의 팀이었다. 5월 15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23일 LG전까지 파죽지세의 8연승을 달리면서 2008년 팀 창단 후 처음으로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여름이었다. 8월 이후 이택근과 강정호 등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장기영 서건창 등 신예 선수들도 체력 저하를 극복하지 못했다. 순위는 추락했고 결국 6위(61승 3무 69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9월 17일에는 김시진 감독(현 롯데 감독)도 옷을 벗었다. 올해 염경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넥센은 전혀 새로운 팀이 됐다. 멤버 구성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짜임새가 크게 좋아졌다. 주전과 백업 멤버 간 실력 격차도 줄었고 상·하위 타선의 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도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하위 타선이었다. 0-0이던 2회말 2사 1루에서 7번 타자 김민성의 좌익수 옆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곧바로 유한준이 노경은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민성은 3타수 3안타 1타점, 유한준은 2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날은 침묵했지만 이성열은 홈런 1위(6개)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실패는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재 넥센 선수단의 분위기다. 한편 잠실 경기에서는 삼성이 LG에 3-2로 역전승했고, 롯데는 SK를 8-7로 꺾었다.이헌재·박민우 기자 uni@donga.com}

맙소사, 그는 경기 중 담배를 꺼내더니 불을 붙였다. 동네 야구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 경기 중에, 그것도 더그아웃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22일 레인저스볼파크에서 열린 텍사스와 시애틀의 경기 9회초.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더그아웃 벽면에 기대 연신 연기를 내뿜었다. TV 중계 해설자가 소리쳤다. “아, 저기서 저러면 안 되는데요.” 워싱턴 감독의 못 말리는 담배 사랑은 팀 간판 타자였던 마크 테세이라(뉴욕 양키스)와의 갈등의 원인이 됐다. 2007년 테세이라는 워싱턴 감독의 더그아웃 내 흡연에 대해 여러 차례 팀 동료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단지 담배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는 워싱턴 감독과 마찰을 빚다가 그해 7월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왕젠민(대만)도 2005년 양키스에 입단했을 당시 라커룸에서 멋모르고 담배를 꺼냈다가 팀 동료들의 비난을 받았고, 올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도 스프링캠프 도중 달리기 훈련에서 꼴찌를 하자 “담배를 끊어라”는 현지 언론의 지적을 받았다. 이웃나라 일본은 흡연에 관대한 편이다. 가장 인상에 남는 담배 연기는 지난해까지 오릭스를 이끌었던 오카다 아키노부 전 감독이다. 일본 미야코지마 전지훈련 당시 그는 매일 훈련이 끝나면 비좁은 감독실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손에선 담배가 떠나질 않았다. 그를 취재하기 위해선 좋든 싫든 담배 연기를 맡아야 했다. 요미우리 시절 이승엽(37·삼성)의 동료였던 아베 신노스케도 훈련 틈틈이 니코틴과 타르 함량이 높은 독한 담배를 피웠다. 축구와 농구, 배구 등에 비해 야구 선수 중에는 유독 흡연자가 많다. 경기 중간 쉬는 시간이 많기도 하거니와 다른 종목과 달리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안타 제조기로 이름을 날렸던 국내 프로야구 J 선수(36)가 있다. 그는 한때 굳은 금연 결심을 하고 한동안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 그런데 몇 경기 무안타에 그치더니 다시 담배를 찾았고 공교롭게 그때부터 안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틈틈이 담배를 피우며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트레스 탈출구로 ‘흡연파’로 전향하는 선수도 적지 않다. 지난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가 대표적이다. P 선수(34)와 J 선수(33) 등은 30대 초중반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담배를 처음 손에 들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흡연을 하지 않는 선수가 더 오래, 그리고 더 건강히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인 최향남(42·KIA),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홈런을 펑펑 쳐 대는 이승엽, 한국 나이 40에 여전히 포수 마스크를 쓰는 조인성(39·SK) 등은 모두 비흡연자이다. 물론 ‘늘 푸른 소나무’ 김용수처럼 담배를 피우면서도 40세 넘게 선수 생활을 한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그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면 50세까지 현역 생활을 연장했을지도 모를 일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1년 6월 25일 클리블랜드 소속의 추신수(31·신시내티)는 샌프란시스코와의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조너선 산체스의 빠른 공에 왼손을 정통으로 얻어맞아 왼손 엄지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몸쪽 공포증의 여파는 컸다. 6주 후 돌아왔지만 그해 타율 0.259에 8홈런에 그쳤다. 몸쪽 승부는 투수-타자 대결의 핵심이다. 몸쪽 공을 잘 던지는 투수는 타자의 공포감을 이용해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활용한다. 반대로 타자는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야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추신수의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올해부터 신시내티 톱타자로 변신한 그는 2년 전 아픔을 잊고 몸쪽 공에 대한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했기 때문이다. 21, 22일 열린 마이애미와의 안방 2연전에서 그는 야구 만화 속 주인공 같았다. 정면 승부를 걸어오면 안타를 쳤고, 승부를 피하면 볼넷으로 걸어 나갔으며, 몸쪽 깊은 공은 몸에 맞았다. 그는 이틀간 12번 타석에 들어서 11번 출루했다. 2루타 2개, 단타 3개, 볼넷 4개, 그리고 몸에 맞는 볼 2개였다. 22일 경기에선 5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시즌 출루율 0.523으로 팀 동료 조이 보토(0.522)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출루율 1위에 올랐다. 그 배경에는 타자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은 몸에 맞는 볼이 있었다. 추신수는 이날까지 18경기에서 9차례 공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개인 최다 사구(死球)로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팀 전체 몸에 맞는 볼과 똑같은 개수다. 필라델피아와 휴스턴의 팀 전체 사구는 2개밖에 되지 않는다.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경기 후 “(추신수가) 약간 홈 플레이트 뒤로 물러섰으면 좋겠다. 이러다가 머리같이 민감한 부위에 공을 맞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 달 동안 9개의 몸에 맞는 볼은 1903년 마이크 돈린 이후 팀 역사상 110년 만의 기록이다. 하지만 정작 추신수는 담담하다.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몸에 맞는 볼은)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 머리나 뼈 등 민감한 부위에 공을 맞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타격은 무척 민감한 작업이다. 지금 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몸쪽 공에 대한 극복은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추신수는 22일 현재 득점(17개)과 OPS(출루율+장타력·1.155)에서 내셔널리그 2위다. 타율(0.382)은 리그 3위.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대박 계약도 바라볼 수 있다. 빠른 발을 가진 외야수 셰인 빅토리노가 올해 보스턴과 3년간 3900만 달러(약 437억 원)에 계약했고, 타점 생산 능력이 좋은 닉 스위셔가 클리블랜드와 최대 5년간 7000만 달러(약 784억 원)에 계약한 것을 감안하면 추신수는 계약 연수에 따라 1억 달러(약 1120억 원)를 돌파할 수도 있다. 그는 “모든 공에 집중한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한 개의 투구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추신수는 모든 투수가 두려워할 만한 톱타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드디어 봄이다. 긴 겨울을 견뎠던 주말 골퍼들의 마음은 이미 필드에 가 있다. 봄 골프장은 거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 여기에 공까지 잘 맞는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 골프의 계절을 맞아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상급 여자 프로 10명이 주말 골퍼들을 위한 팁을 전해 왔다. ‘봄 골프 200% 즐기는 법’이다. 이들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봄 필드를 누벼보자. 나이스 샷.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259.03야드)에 오른 양수진(22·정관장·사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표 장타자다. 스윙만 호쾌한 게 아니다. 패션 감각도 남다르고 말도 시원하게 한다. 많은 여자 프로가 성형을 한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성형 사실을 공개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양수진은 성형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21일 KLPGA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대회 초대 우승자로 기자회견에 임한 그는 “요새 예뻐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코만 (수술) 했는데 인터넷에 양악 수술을 했다는 말이 돌기도 하더라. 예뻐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선두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양수진은 이날 김해 가야CC(파72·666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치며 최종 합계 6언더파 210타로 홍진의(22·롯데마트)를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0년 2승, 2011년 1승, 지난해 1승에 이어 개인 통산 5번째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2월 베트남 전지훈련 때 당한 왼쪽 손목 부상이 전화위복이 됐다. 인대가 늘어난 왼 손목에 깁스를 하느라 샷 훈련을 거의 못한 대신 쇼트 게임에 집중했는데 이 덕분에 약점으로 지적되던 쇼트 게임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양수진은 “지금처럼만 한다면 3승은 거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타이틀이 없는데 상금왕도 노려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는 또 “장하나가 장타왕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장타왕 2연패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따른 남북 관계 경색이 계속되는 가운데 5월 18, 19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슈퍼GT(Grand Touringcar) 한국 대회가 전격 취소됐다. 슈퍼GT 대회를 운영 및 총괄하는 일본 GT어소시에이션(GTA)은 18일 저녁 홈페이지를 통해 “5월 18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던 2013 슈퍼GT 한국 대회를 제반 사정에 따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향후 개최에 대해서는 한국 측 프로모터인 우명홀딩스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연기 사유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 경색을 이유로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 스포츠 행사가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슈퍼GT는 국제자동차연맹(FIA) GT,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어링 카 경주로 꼽히는 대형 모터스포츠 대회다. 연간 10경기를 치르며 시판되는 차량을 레이스 규정에 맞춰 개조해 레이스를 벌인다. 5월 이벤트 대회 형식으로 열릴 예정이던 한국 대회에는 BMW와 포르셰, 람보르기니, 페라리, 렉서스, 혼다 등 유럽과 일본의 30개 팀 소속 800여 명의 드라이버와 관계자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한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몇몇 레이싱 팀에서 ‘북한 문제가 심각한 것 같은데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느냐.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참가하지 않겠다’고 GTA 측에 항의했다. 이후 수차례 논의를 거듭했지만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결국 어제 저녁 대회 연기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대회를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연기 통보를 받은 슈퍼GT 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팔린 입장권에 대해서는 즉각 환불 조치를 하고 대회 스폰서들에도 양해를 구할 것”이라며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슈퍼GT 측과 대회 개최를 위해 다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모터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10월 4∼6일 열리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사전 분위기 띄우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한다. KIC는 F1 그랑프리 개최를 앞두고 약 4000억 원을 들여 2010년 개장한 국내 최대 자동차 경주장이다. 하지만 F1을 제외하고는 국제 규모의 레이싱 대회를 유치하지 못해 적자에 허덕여 왔다. 한편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은 예정대로 21일 KIC에서 개막전을 펼친다.이헌재·이진석 기자 uni@donga.com}

우승이 좋긴 좋은가 보다. 우승 한 번 했더니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한 김세영(20·미래에셋·사진) 얘기다. 19일 경남 김해 가야CC(파72·6664야드)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5억 원·우승상금 1억 원) 1라운드. 1언더파 71타로 공동 2위에 오르며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김세영은 “예전 이민영이나 배희경 등 친구들과 함께 다니면 갤러리들이 걔들과 사진을 찍고 내가 사진을 찍어주곤 했다. 그런데 이번 주부터는 역할이 바뀌어 내가 사진 속 주인공이 됐다”며 웃었다. 그의 장타 능력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키 163cm에 가녀린 체격의 김세영은 이날 장하나(21·KT)와 동반 플레이를 했는데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장하나는 올해 303야드를 날린 적이 있는 KLPGA 최장타자다. 올해 최고 293야드를 날렸던 김세영은 “신체비율을 보면 엉덩이가 큰 편이다. 엉덩이 힘으로 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렸을 때 산을 많이 탔다. 그냥 오른 게 아니라 뛰어다녔다. 비거리는 역시 하체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강한 바람 속에서도 언더파를 친 5명에 이름을 올린 김세영은 “우승하면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 3승 정도를 거두고 미국 무대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박세리 선배님이나 최경주 프로님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2언더파 70타를 친 조윤지(22·하이원리조트)가 단독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김세영과 홍진주, 최유림, 홍진의 등 5명이 한 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지난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김하늘(25·KT)은 올해 처음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공동 80위(6오버파 78타)로 부진했다.김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국적을 불문하고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선망하는 건 비거리일 것이다. 최근 들어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로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골프용품박람회에 참가한 볼빅의 제품 중 박람회에서 가장 인기를 모았던 공은 비거리 전용 볼인 마그마였다. 무게 46.5g에 직경 41.7mm로 제작된 마그마는 이른바 비공인 골프공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정한 기준(무게 45.93g 이하, 직경 42.67mm 이상)을 벗어나 무게는 1g가량 늘리고 직경은 1mm 정도 줄였다. 크기가 작아야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아 좀더 멀리 날아가고, 무거울수록 런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볼빅의 중국 총판 업체 미노스골프의 박경석 사장은 “비거리가 20야드 정도 더 나간다는 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모았다. 마그마뿐 아니라 4피스 프리미엄 볼인 ‘뉴 비스타 iV’ 등 컬러 볼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 같은 관심을 바탕으로 앞으로 3년 안에 중국 내 골프공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볼빅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중국 내 각 지역 대회 및 청소년 대회 등을 후원하는 동시에 아마추어 골퍼를 대상으로 시타회도 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6만 더즌(1더즌은 12개)을 팔았고 올해는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한 8만 더즌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볼빅의 해외 진출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향하고 있다. 볼빅은 지난해 미국과 일본, 호주 등 13개국에 130만 달러(약 15억 원)어치의 공을 팔았다. 올해도 4월 중순까지 약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유럽 국가 진출을 앞두고 있어 올해 해외 매출은 700만 달러(약 78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전체 매출의 5% 정도였던 해외 매출 비율이 올해는 약 15%까지 높아지게 된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볼빅 볼의 품질은 세계적으로도 이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국산 골프공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부터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괴물 투수’ 류현진(26)과 볼티모어에서 뛰고 있는 ‘대만 특급’ 천웨이인(28).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며 두 투수를 모두 상대해 본 이승엽(37·삼성)에게 둘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 적이 있다. 이승엽은 17일 현재 한국에서 347개, 일본에서 159개 등 개인 통산 506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홈런 타자다. 이승엽은 “두 명 모두 치기 힘들 정도로 좋은 선수다”라는 전제를 먼저 깔았다. 이어 직구 구위에선 천웨이인의 손을 들어줬고, 변화구와 제구력에선 류현진이 낫다고 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뛰면서 만난 천웨이인은 지금까지 상대한 투수 중 직구가 가장 좋은 투수다. 볼 끝이 날카롭고 힘이 넘친다. 한가운데로 몰린 공도 제대로 치기 힘들 정도”라고 했다. 실제로 천웨이인의 직구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직구가 워낙 좋으니 슬라이더의 위력도 배가된다. 류현진의 직구는 스피드와 힘에서 천웨이인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경기 운영 능력은 류현진이 한 수 위라는 게 이승엽의 평가였다. 그는 “(류)현진이는 직구 제구가 좋은 데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거의 마음먹은 곳에 꽂아 넣는다. 특히 체인지업은 오른손, 왼손 타자를 막론하고 타이밍 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한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두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첫 맞대결을 벌인다. 당초 20일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 나올 예정이던 류현진의 시즌 네 번째 등판일이 21일로 변경되면서 천웨이인과의 빅 매치가 성사됐다. 류현진이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로 올해 다저스로 이적했다면 역시 좌완인 천웨이인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5년간 36승 30패에 평균자책 2.59를 기록한 뒤 지난해 볼티모어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12승(11패)을 거두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연봉은 6년간 3600만 달러를 받는 류현진이 천웨이인(3년 1200만 달러)보다 많다. 올 시즌 성적에서도 류현진이 다소 앞선다. 류현진은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에 평균자책 2.89를 기록 중이다. 반면 천웨이인은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 4.00을 마크하고 있다. 1년 전 천웨이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본 류현진이 천웨이인을 넘어 3연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8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사진)는 14일 미국 하와이 오아후 섬의 한 호텔에서 부모에게 큰 효도를 했다. 나비스코 대회 마지막 날 박인비는 직접 응원을 오겠다는 부모를 만류하면서 “우승하면 ‘포피스 폰드(Poppie's pond)’의 물을 담아서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포피스 폰드는 대회가 열린 미션힐스CC의 18번홀 그린을 둘러싼 연못으로 대회 우승자는 가족이나 캐디와 함께 이 연못에 뛰어드는 전통이 있다. 우승 후 함께 연못에 뛰어든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 씨(32)가 플라스틱 물병 2개에 소중히 물을 담았다. 박인비의 부모인 박건규 씨와 김정자 씨는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18∼21일)을 앞두고 딸을 응원하기 위해 14일 하와이에 도착했다. 박인비 가족의 특별한 의식은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호텔 내 수영장에서 조용히 치러졌다. 박인비는 엄마 김 씨의 머리에 포피스 폰드에서 떠 온 물을 뿌렸고, 약혼자 남 씨는 예비 장인인 박 씨의 머리에 물을 부었다. 박인비는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한 병은 남겨 한국으로 갖고 가시겠다며 소중히 챙겼다”며 웃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6일 박인비는 또 하나의 효도를 했다.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위에 오른 것이다. 박인비는 9.28점을 얻어 스테이시 루이스(9.24·미국)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2006년 여자골프에 세계랭킹이 도입된 이후 한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신지애(25·미래에셋) 이후 두 번째다. 박인비는 “롯데챔피언십에서 잘 쳐서 1위에 올라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은 ‘단 한 주라도 세계랭킹 1위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무척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당초 미국 언론에서도 박인비의 세계랭킹은 2위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가산점을 받고, 최근 13주 이내에 열린 대회 성적에서도 가산점을 받으면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박인비는 “내 골프 인생 최고의 날이다. 목표로 했던 1위가 된 만큼 이제는 오랫동안 지켜 나가고 싶다. 비슷한 점수대의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올리나 골프장(파72·6383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박인비를 포함해 루이스, 쩡야니(대만), 최나연(26·SK텔레콤) 등 세계랭킹 1∼4위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82년 스페인 하카에서 열린 세계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헝가리에 2-18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 후 지난해까지 30년간 헝가리와 9차례 더 맞붙어 1무 8패를 기록했다. 그랬던 한국(세계랭킹 28위)이 사상 처음으로 헝가리(19위)를 이겼다. 그것도 3골 차 열세를 딛고 이뤄낸 대역전승이었다. 한국은 1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 A(2부) 헝가리와의 2차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승점 2를 챙긴 한국은 카자흐스탄, 이탈리아(이상 승점 6), 헝가리(승점 4)에 이어 6개 팀 가운데 4위를 달렸다. 한국은 2피리어드까지만 해도 1-4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3피리어드 들어 김기성, 김원중(이상 상무), 신상훈(연세대)이 연달아 골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장전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한국은 승부치기 끝에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 IIHF는 홈페이지에서 “한국의 역사적인 승리가 헝가리에는 악몽이 됐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17일 오후 7시 반(한국 시간)에 시작되는 일본전에서 승리하면 목표로 했던 디비전1 그룹 A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다. 이번 대회 상위 2개 팀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6개 팀이 속한 톱 디비전으로 승격하지만 최하위 한 팀은 디비전1 그룹 B(3부)로 강등된다. IIHF는 한국이 세계랭킹 18위 안에 들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주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한국이 잔류에 성공하면 18위 내 진입이 한층 유리해진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공개적으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를 ‘흑인 멍청이’라고 부르고, 필 미켈슨(43·미국)을 ‘비열한 녀석’이라고 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이 남자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티브 윌리엄스(50·뉴질랜드). 그는 캐디다. 선수를 보조하고, 선수를 보스로 모셔야 하는 바로 그 캐디다. 그런데 윌리엄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는 그냥 평범한 캐디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캐디가 천직임을 깨닫고 캐디로서 한 우물을 판 그는 젊은 시절부터 세계적인 골퍼들의 동반자였다.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5차례 우승한 피터 톰슨(호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0승을 거둔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 PGA 투어 22승에 빛나는 레이먼드 플로이드(미국)가 그의 고객이었다. 그 정점에는 타이거 우즈가 있었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우즈와 그는 ‘찰떡궁합’이었다. 둘은 13년간 PGA 투어에서 72승을 합작했다. 마스터스 우승 3회를 포함해 메이저대회 우승도 13차례나 했다. 우즈를 위해서라면 그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셔터 소리 때문에 우즈가 방해를 받았다”며 우즈의 스윙 모습을 찍던 갤러리의 카메라를 빼앗아 연못에 던져버렸고, 자신을 찍던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그는 PGA에서 뛰는 어지간한 골퍼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우즈와 함께한 13년간 그의 수입은 1200만 달러(약 134억 원)를 넘었다. 아쉬울 것도, 무서운 것도 없었다. 2008년 그는 우즈의 라이벌로 불린 미켈슨을 “비열한 녀석”이라고 비난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논란이 불거진 이튿날 그는 “그는 내게 존경을 표하지 않는다. 내가 그에게 존경을 표할 이유가 없다”고 정면 돌파했을 정도다. 영원할 것 같았던 우즈와의 인연은 2009년 말 터진 우즈의 성 추문 이후 막을 내렸다. 좀처럼 예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던 우즈는 2011년 7월 “변화가 필요하다”며 윌리엄스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 윌리엄스는 곧바로 “13년간 충성한 결과가 이렇게 돌아오다니 너무 실망스럽다. 앞으로 애덤 스콧(33·호주)의 캐디 백을 멜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이 그해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자 윌리엄스는 “내 생애 최고의 승리였다”며 우즈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해 11월 한 인터뷰에서는 우즈를 지칭해 “그 흑인 멍청이를 이기는 게 목표였다”는 강경 발언도 했다. 15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제77회 마스터스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된 선수는 다름 아닌 스콧이었다. 이날 3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쳐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공동 선두가 된 스콧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호주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전년도 챔피언 버바 왓슨(미국)으로부터 그린재킷을 받아 입은 스콧은 두 팔 벌려 환호했지만 그 뒤에서 더 큰 웃음을 짓고 있던 것은 ‘킹 메이커’인 윌리엄스였다. 스콧은 연장 두 번째 홀에서 3m 버디 퍼팅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상황에 대해 “어두워져 그린이 잘 보이지 않아서 라이를 읽기가 어려워 윌리엄스를 불렀다. 그 퍼트 때 윌리엄스는 나의 눈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윌리엄스는 캐디로서 생애 146번째 우승을 함께했다. 마스터스 4번을 포함해 메이저대회만 따져도 14번째 우승이었다. 한편 통산 다섯 번째 이 대회 우승을 노렸던 타이거 우즈는 2라운드에서 논란이 됐던 ‘타이거 룰’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5언더파 283타로 공동 4위에 머물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 마스터스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사진)를 둘러싼 특혜시비로 시끄럽다. 논란이 된 건 13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2라운드 15번 홀(파5)이었다. 우즈는 87야드를 남기고 웨지로 세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은 깃대를 맞고 그린 아래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우즈는 원래 친 위치에서 2야드 뒤로 물러나 5번째 샷을 했고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2야드 후방 지점에 드롭한 뒤 친 우즈의 마지막 샷은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지점에서 되도록 가까운 곳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워터해저드에 관한 골프규칙 26조 1항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우즈는 오소(誤所) 플레이로 2벌타를 받아 트리플 보기가 돼야 한다. 그런데 규정 위반 사실을 몰랐던 우즈는 이 홀을 보기로 기록한 채 경기위원회에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스코어카드 오기(誤記)는 실격 사항이다. 본격적인 논란은 다음 날 시작됐다. 우즈의 오소 플레이에 대한 시청자의 제보를 받고 하루 뒤 영상을 재검토한 경기위원회는 우즈에게 2벌타만 부과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그러자 우즈만을 위한 ‘타이거 룰’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USA 투데이는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다면 그것은 더러운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우즈를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개정된 골프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실격 면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작년부터 골프규칙 33조 7항에 ‘경기자가 규칙을 위반한 결과로 일어난 사실을 합리적으로 알 수 없었거나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을 경기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납득한 경우 실격을 면제할 수 있다’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규칙 개정은 메이저대회를 3차례 제패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의 플레이가 계기가 됐다. 해링턴은 2011년 1월 유럽 투어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서 볼 마커를 집어 들다 볼을 살짝 건드리는 실수를 했다. 본인은 이 사실을 모든 채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는데 TV 시청자의 제보를 받은 경기위원회는 하루 뒤 스코어카드 오기로 해링턴을 실격시켰다. 우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기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1, 2년 전이었다면 실격이 맞다. 그런데 규칙이 바뀌었다. 지금 상황은 해링턴 룰에 따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친 우즈는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7위에 자리하며 그린재킷을 사정권에 뒀다.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와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7언더파 209타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화에선 이제 28년 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삼미 슈퍼스타즈의 ‘향기’가 난다. 삼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1985년 시즌 중반까지 3년 6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존재했던 팀. 삼미가 연관된 많은 불명예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최다 연패(18연패·1985년), 특정 팀 상대 연패(대OB전 16연패·1982년), 시즌 최저 승률(15승 65패로 0.188·1982년) 등이 대표적이다.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쓴 박민규는 책에서 1982년의 삼미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삼미는 프로야구의 영원한 영양 간식, 프로야구의 영원한 깍두기로 완전히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프로야구에 두 번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던 삼미의 추억을 되살린 팀은 다름 아닌 한화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또 졌다. 0-8의 완패였다. 이로써 한화는 3월 30일 개막 후 13번을 연속해서 졌다. 2003년 롯데가 기록한 개막 후 팀 최다 연패 기록(12연패)을 넘었다. 과연 영양 간식다웠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LG 우규민에게 9이닝 동안 한 점도 뽑지 못하며 데뷔 11년 만의 생애 첫 완봉승을 안겼다. LG 톱타자 오지환에게는 3일 연속 밀어 친 홈런도 내줬다. 이날뿐 아니다. 10일 삼성전에서는 최형우와 이승엽에게 시즌 1호 홈런을 선사했고 2∼4일 열린 KIA와의 3연전에서는 3경기를 합쳐 33점을 내줬다. 3월 30, 31일 열린 롯데와의 2연전에서는 두 번 모두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헌납했다. 14일 경기에서도 1회 중견수 정현석이 평범한 뜬공을 2루타로 만들어줬고, 후속 이대형의 번트 때는 김혁민의 송구 실책으로 쉽게 선취점을 선물했다. 3회 공격에서는 정범모의 안타 때 2루 주자 김경언이 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LG 중견수 박용택은 던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화는 16일부터 신생 팀 NC와 3연전을 치른다. 8위 팀 NC는 벌써(?) 3승을 거뒀다. 14일 SK전에서 9회말 스퀴즈 번트로 4-3 끝내기 승리를 거둬 창단 후 연승도 맛봤다. 여기서마저 연패를 당하면 삼미가 보유한 최다 연패 기록 경신은 더욱 가까워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김세영(20·미래에셋·사진)은 지난해 20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으로 1억500만 원(32위)을 벌었다. 그랬던 김세영이 14일 끝난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마트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1억 원을 받게 됐다. 그것도 18번 마지막 홀 이글을 잡아내며 이룬 극적인 대역전승이었다. 14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62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 김세영은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 이정은(25·교촌F&B)을 1타 차로 뒤쫓았다. 운명의 18번 홀(파5)에서 친 세컨드 샷은 우승을 결정지은 회심의 일타였다. 김세영은 핀까지 219m를 남긴 상황에서 3번 우드로 공을 홀 2m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침착히 퍼트를 성공시켜 이글을 기록했다. 김세영은 “우승하는 상상을 하면서 눈물 흘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덤덤하고 붕 떠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미국 무대에 진출해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은, 장하나(20·KT), 장수연(19·롯데마트)은 김세영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1오버파 289타)에 그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챔피언십은 주말 골퍼들에게 은근히 위안을 주는 대회가 될 것 같다. 연일 몰아치는 강풍 속에서 수준급 프로들도 아마추어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롯데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파72·6238야드)에서 계속된 대회 2라운드의 최대 피해자는 전날 유일한 이븐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양수진(22·정관장)이었다. 양수진은 이날 12번홀까지만 해도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맞바꾸며 순항했다. 하지만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악몽 같은 네 홀이 기다리고 있었다. 13번홀(파4) 보기는 그럴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파3인 14번홀에서 더블파(일명 양파)를 했고 이어진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는 각각 더블 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단 네 개 홀에서 9타를 잃은 양수진은 중간 합계 9오버파 153타로 하루 만에 공동 25위로 추락했다. 전날 9오버파를 친 ‘미녀 골퍼’ 김자영(22·LG)은 이날 1오버파로 선전하며 중간 합계 10오버파 154타로 공동 35위에 자리했다. 이날 1타를 줄인 장하나(21·KT)가 이븐파 144타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08년 MC스퀘어컵 크라운CC 여자오픈에서 오채아(24)가 3오버파로 우승한 이후 첫 오버파 우승자가 나올 수도 있다.서귀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세계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인 마스터스 개막 하루 전 열리는 파3 콘테스트는 본 대회 못지않게 인기 있는 이벤트다. 선수들이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을 캐디로 대동하기 때문에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회가 펼쳐진다. 11일 열린 올해 파3 콘테스트 우승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우승이 단 한 번밖에 없는 무명 선수 테드 포터 주니어(미국)에게 돌아갔다. 포터 주니어는 9홀에서 4언더파 23타를 친 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의 우승은 세계 랭킹 1위에 복귀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미국)와 2위로 내려앉은 로리 매킬로이(24·북아일랜드)의 우승 가능성을 더 높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1960년 이 대회가 처음 시작된 이래 지난해까지 파3 콘테스트 우승자가 본 대회까지 우승을 이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날 아예 출전조차 하지 않았다. 우즈는 “아들이 캐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크면 그때 출전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면서 2003년 이후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다. 장남인 샘은 이제 겨우 여섯 살이다. 매킬로이는 이날 여자친구이자 여자 테니스 전 세계랭킹 1위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를 캐디로 데리고 나왔다. 올해 불화설이 돌기도 했던 둘은 이날 그린 위에서 입을 맞추는 등 시종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보즈니아키는 9번홀에서는 직접 티샷을 날려보기도 했지만 공은 워터 해저드에 빠졌다. 그린 위에서는 퍼팅을 해 보기도 했다. 보즈니아키는 경기 후 자신의 트위터에 “매킬로이의 첫 여성 캐디가 돼 매우 즐거웠다”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도박사이트들은 일제히 우즈를 우승후보 0순위에 올려놓았다. 영국 스포츠스카이는 지난달 우즈의 우승확률을 10 대 3이라고 밝혔다. 매킬로이는 9 대 1이었고, 필 미켈슨(미국)은 12 대 1이었다. 미국의 골프닷컴은 지난달 중순 우즈의 우승확률을 4 대 1로 예상했다. 매킬로이와 미켈슨의 우승확률은 각각 9 대 1, 10 대 1이었다.이헌재·황규인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