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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으로 수백억대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했던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59)이 16년 만에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은 이달 12일 김 전 사장을 증권거래법 및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48시간 동안 조사 후 신병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업무상 배임 등 2개 혐의로 발부받았던 체포영장을 집행해 조사하고 귀가시켰다. 검찰 관계자는 "17년 전 도피해 조사가 안 된 상황에서 기소중지가 된 사건으로 48시간을 넘길 수 없는 상황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해 풀어줬다. 출국금지를 했고 소재도 계속 파악하고 있어 신속하게 보완수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전 대표는 1999년 인터넷 벤처기업 골드뱅크가 발행한 해외전환사채(CB)를 해외 투자자가 인수한 것처럼 속여 주가를 올리는 수법으로 660억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거둔 혐의 등을 받다가 2000년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 중지됐다. 8월 김 전 사장은 영국 체류 중 사법당국에 소재가 드러나자 국내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자수서를 내고 도피 16년 만에 귀국했다. 그는 "부모의 건강이 좋지 않고 오랜 시간 부인과 아이들과 떨어져 생활해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게 맞겠다"고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를 낸 경위를 설명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이 가지고 있는 김 전 사장 사건을 넘겨받아 함께 수사하고 구속 영장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무허가로 제조하거나 중국에서 밀수한 수백억 원어치의 가짜 성기능 개선제를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약사법·상표법 위반 혐의로 김모 씨(58)와 손모 씨(58) 등 4명을 구속하고 이모 씨(58)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씨 등 4명은 올 6월부터 약 5개월간 서울 중랑구 주택가 가정집에 허가 없이 제조공장을 차린 뒤 시가 267억 원 상당의 성기능 개선제를 만들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손 씨 등 4명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시가 129억 원 상당의 중국산 가짜 성기능 개선제를 밀수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제조 조직을 운영하며 가짜 시알리스나 비아그라를 만들었다. 또 배합 비율을 알고 원료 분말을 옥수수 전분과 섞어 '아드레닌'이라는 이름을 붙여 미국산으로 속여 팔기도 했다. 쑥 분말, 십전대보탕 등을 섞은 환약을 만들어 '신기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한방 성기능 개선제라고 속여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두 제품은 실제로 등록된 의약품이 아니라 이들 조직이 임의로 만든 제품명이다. 손 씨는 밀수조직을 이끌며 중국에서 가짜 시알리스나 비아그라를 들여와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 조직과 손 씨 조직은 수급이 불안정할 때 서로 원료나 가짜 제품을 주고받는 거래 관계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66억 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등 성기능 개선제와 범죄수익금 2500만 원, 80만 정 제조분량 원료 16kg, 75만 정 포장 부자재 등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기능 개선제 가짜 제품은 성분과 용량이 일정하지 않아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25년 전 한국으로 와 한국 문화, 한국 사람이 좋아 2012년에 귀화한 방글라데시 출신 심동민 씨(47). 그는 지난달 17일 경남 김해시 자신이 운영하는 인도 카레 식자재 가게 근처에서 “도둑이야”라는 날카로운 목소리를 들었다. 곧장 달려 나간 그는 200m를 추격해 범인을 잡았다. 2370만 원 상당의 귀금속 34점을 훔친 사람이었다. 경찰청은 그를 ‘2016 경찰청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했다. 심 씨는 외국인명예경찰대와 외국인자율방범대원이기도 하다. 그는 야간에 거리에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주일에 두세 차례 방범 순찰활동을 벌인다. 그는 “처음 정착했을 때 한국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가르쳐줬던 것이 고마워 나도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며 “이제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으로서 우리 동네 안전을 지키고 싶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강도를 잡기 위해 돌진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심 씨가 잡은 강도는 필리핀 사람이었다. 그는 “강도가 마스크를 벗자 필리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같은 외국인으로서 마음이 아팠다”면서도 “나의 선행으로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9년째 지인 아들이 운영하는 슈퍼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하는 나모 씨(67)는 행인들의 “잡아라”라는 소리를 듣고 눈앞에 뛰어가는 사람이 범죄자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곧바로 추격해 붙잡았다. 범인은 80대 할아버지가 모은 아내의 수술비 3000만 원을 훔쳐 달아나던 중이었다. 나 씨는 “배달 일을 하면서 골목길을 잘 알고 있어 범인이 도망치는 행로를 파악하고 있었다. 노부부의 소중한 돈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나 씨는 한 달 월급 200만 원으로 치매를 앓고 있는 장인과 장모, 아내, 대학 4학년인 딸을 부양하고 있다. “나는 행복한 남자”라고 말한 나 씨는 “긍정적인 성격 덕분에 위급한 순간에도 솔선수범해 남을 도와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보안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는 박지원 씨(23)는 지난달 13일 새벽 수성구 범어동 인근을 순찰하다 원룸 건물 2층에서 나는 “사람 살려”라는 비명을 들었다. 불이 난 것을 발견한 박 씨는 119에 신고한 뒤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 사다리를 이용해 2층 주민을 구조했다. 유독가스 때문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방문을 두드려 아침잠을 자던 다른 주민을 깨워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됐다. 경찰청은 이처럼 올해 각종 사건 사고 현장에서 경찰관 못지않은 활약으로 범인 검거나 위험 예방, 인명 구호 등에 기여한 16명을 ‘2016 경찰청 용감한 시민’으로 선정해 22일 포상했다. 부산에서 유치원생 21명을 태운 통학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진 현장에서 경찰과 소방대원이 도착하기 전에 차량 유리를 깨고 들어가 어린이들을 구출한 시민 김모 씨(63)와 신모 씨(50), 편의점에서 여성의 비명을 듣고 달려가 폭행당하던 피해자를 구하고 가해자를 제압한 남모 씨(42) 등도 포함됐다. 경찰청은 시민사회 참여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치안’의 의미를 새기고 모범 시민들의 공적을 알리고자 처음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수상자들에게는 경찰청장 명의의 감사패와 기념 선물이 주어졌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치안은 용기와 희생정신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용감한 시민들 덕분”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시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포상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성탄절 이벤트에 당첨되셨습니다.' '송년회 참석 투표하세요.' 연말연시에 휴대전화로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된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 스미싱 사기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URL을 클릭하면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깔려 개인정보, 금융정보를 탈취당하거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소액결제가 진행될 수 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선물 택배 주소지 확인' '크리스마스 이벤트 쿠폰 확인' '대학 합격자 안내' '신년 연하장' 등을 미끼로 링크를 보내는 수법의 스미빙 사기가 연말에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내년 1월 3일까지 '스미싱 예방 경보활동 집중 기간'으로 정했다. 또 인터넷 사기 예방·피해경보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이버캅'과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스미싱 유형과 예방수칙을 적극 알릴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미싱 발생 건수는 작년 1120건에서 올해 들어 11월까지 529건으로 감소했으나 연말 분위기를 이용한 스미싱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우리는 승리했지만 아직 축배는 이릅니다. 탄핵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처음 열린 7차 주말 촛불집회는 전보다 홀가분한 분위기에서 축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민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의식해 “안심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영하의 날씨였지만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80만 명(경찰 추산 12만 명)이 모여 다시 촛불을 들었다.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을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로 선포했다. 3일 6차 촛불집회 때 전국적으로 232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난 민심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주말 촛불집회에 7번 모두 참석했다는 회사원 김병탁 씨(32)는 “역사의 현장에서 ‘촛불의 힘’을 기억하고 서로의 노고를 칭찬하고 축하하자는 의미에서 광화문광장에 다시 왔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도넛, 닭발 진액, 커피 등을 서로 나누며 축제 분위기에 동참했다. 이곳저곳에서 “우리가 승리했다”를 외치며 북과 장구 등 풍물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자녀와 함께 집회에 나온 이성희 씨(45·여)는 “지난주 집회보다 분노감이 많이 사그라졌다. 먹을거리도 많아지고 밝아진 분위기 속에서 탄핵안 가결의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본행사에 앞서 시민들은 6차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100m 거리까지 동·남·서쪽으로 에워싸는 방식으로 행진했다. 동쪽은 청와대 춘추관 방면 진입로인 종로구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 서쪽은 효자치안센터 앞까지다. 경찰은 집회와 행진 일부를 금지 또는 제한했지만 법원은 전과 마찬가지로 시간 제한을 조건으로 이를 허용했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많은 시민은 “박 대통령이 여전히 청와대에 머물고 헌재 결정과 특검 수사 등이 남은 만큼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에 사는 윤나영 씨(43·여)는 “주말·평일 촛불집회 규모가 점점 줄어들면 특검 수사와 헌재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 봐 걱정된다. 이럴 때일수록 촛불 민심에 더욱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탄핵안 가결을 반영한 기발한 풍자물이 쏟아졌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야 3당 탄핵 추진 합의가 성사되면 장을 지진다”고 발언했던 것을 두고 ‘이정현 의원, 장 지지러 갑시다’라는 구호가 쓰인 깃발과 피켓이 등장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와 ‘암살’ 포스터를 패러디해 ‘근혜, 중독된 여자’ ‘닭살’로 풍자한 포스터들도 곳곳에 나붙었다. 서울 외 지역에서도 탄핵안 가결을 축하하고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계속됐다.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는 등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전남 여수시 거문도 해상에서는 주민들이 어선 10척에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깃발을 걸고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날 지방에는 24만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4만6000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퇴진행동은 17일 8차 집회도 예고했다.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행사를 열고 행진 경로에 헌재 주변도 포함할 계획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7차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은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에서만 6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동시에 촛불의 불을 모두 끄는 '1분 소등'행사를 가졌다. 이 때 인근 식당 등 상점들도 대부분이 참여해 점포 내 불을 껐다. 이후 집회 본무대에서는 가수 이은미 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 씨는 '애인 있어요' '깨어나' '가슴이 뛴다' '애국가' 등을 불러 청중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시민들은 '촛불의 힘'으로 탄핵안 가결을 이뤄냈다며 앞선 6차례에 걸친 앞선 집회와는 달리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준비하거나, 눈에 띄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이 많았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하정민기자 dew@donga.com}
9일 국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박근혜 체포" "탄핵하라" 등을 외치던 시위의 현장은 "우리가 이겼다" "우리가 승리했다"를 거듭 외치며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서로 껴안기도 하고 기념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면서도 망가진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해 "이제는 평정심을 찾아야한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이날 오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국회 본회의 표결 전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시민 1만여 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5500명)은 국회 정문 앞 인도를 채우며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 참가자는 '박근혜 구속'이라는 피켓을 들고 국회 담장을 둘러싸며 국회를 포위했다. 오후 7시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3000여 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500여 명)이 모여 국회의 탄핵 결정을 환영하는 행사를 가졌다. 공무원 김모 씨(56)는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리더에게는 권한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법이다.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일로 국민들이 예전보다 정치적으로 성숙해졌고 민주주의 시민의식이 높아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컸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교사 김모 씨(52·여)는 "가결되었다는 희열과 동시에 걱정도 밀려온다"며 "촛불 민심이 정치권에 이용되지 않고 모처럼 살아난 주권자들의 감시 태세가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 침체를 피부로 느꼈던 시민들은 "생활이 하루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박하연 씨(33·여)는 "연말에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식당들이 북적거려야 하는데 이번 일로 국민들이 우울감에 빠져 모든 게 엉망이 됐다"며 "이제는 우리 모두가 무너진 국가를 일으켜야 할 때"고 말했다.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들은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안 부결을 촉구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50여 명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 없는 탄핵을 반대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7차 주말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동시에 '시민 승리의 날'을 자축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행사를 주최하는 퇴진행동은 지난주 '즉각 퇴진'에서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로 집회 주제를 바꿨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박 대통령은 바로 하야해야 한다는 의미다. 퇴진행동은 매회 청와대에 근접했던 행진을 이번에도 효자치안센터(청와대에서 100m 지점)까지 진행하기로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곳은 법원의 결정으로 지난주 처음으로 집회와 행진 장소로 개방된 곳이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주 일부 참가자가 법원의 허용시간을 넘겨 집회를 계속했다"며 불허했다. 이에 퇴진행동이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2주 연속 이 지점까지의 행진과 집회가 열리게 됐다. 앞으로 열릴 주말 촛불집회는 대통령 퇴진촉구 투쟁과 문화행사가 한데 어우러질 전망이다. 퇴진행동은 대통령 탄핵과는 별개로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공기업 성과연봉제, 한일 위안부 합의 및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공공부문 민영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정책 재검토·폐기도 주장할 계획이다.전주영 aimhigh@donga.com·서형석 기자}

여야가 9일 압도적 찬성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99명 중 78.3%인 234명이 박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했다. 10월 29일 주최 측 추산 2만 명으로 시작된 박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가 이달 3일 232만 명으로 100배 이상 커진 데 대해 정치권이 응답한 결과다. 박 대통령의 직무는 이날 오후 7시 3분 정지됐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맡는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건 2004년 3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다.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이 결정되면 박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된다. ‘12·9 탄핵안 가결’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내 비주류는 물론이고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까지 비선 실세 의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박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결과다. 탄핵안 찬성 비율이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친박계도 ‘정치적 탄핵’을 받았다는 말이 나온다. 친박계와 비주류는 당 쇄신을 두고 더 치열한 내전(內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여권발 정계개편’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오늘은 국민이 승리한 날”이라고 밝혔다.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을 향해 “촛불 민심을 제대로 읽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탄핵안 처리 전 황 권한대행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와 정부 간 정책협의체 구성도 제안했다. 탄핵 결정은 헌법 절차에 따라 헌재에 맡기고, ‘대통령 부재’로 인해 유일하게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국회가 국정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탄핵안 가결로 여권의 분열과 야권의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정치권 전체가 급속히 ‘대선 블랙홀’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황 권한대행이 이날 오후 8시 긴급 대국민 담화에서 “국가와 국민이 하루속히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이) 힘과 지혜를 모아 달라”고 요청한 것도 조기 대선 레이스로 인한 정치 불안정성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방향을 잃고 혼란에 빠지면 국민의 분노는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황 권한대행은 탄핵안 가결 직후인 오후 4시 25분 가장 먼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해 “군은 비상한 각오로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날 저녁 긴급 국무회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잇달아 열어 권한대행으로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탄핵안 가결 직후 가진 국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제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돼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면서도 “헌재의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즉각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이재명 egija@donga.com·장택동·전주영 기자}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자 시민들은 "오늘은 '촛불 민심'이 승리한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라며 환호했다. "긴 국정공백으로 경제, 사회 등 각 분야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전문직 종사자 박정완 씨(33)는 "국민의 '광장 정치'가 엘리트 정치를 이겼다는 승전보를 얻어낸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정치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을 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호중 씨(61)는 "그 동안 국민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아 얼마나 고생했느냐. 매주 촛불집회에 나가느라 금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잡지 않았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불금'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직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 했다. 국회 앞에서 탄핵 촉구집회를 벌인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환호하며 국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공무원 김모 씨(56)는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리더에게는 권한에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법이다.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이 결정됐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자영업자 박하연 씨(33·여)는 "가결은 예상된 결과였고 이게 끝이 아님을 아니다"라며 "가결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이 있는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주영 씨(26·여)는 "탄핵안 가결은 하나의 전환점일 뿐 앞으로 어떻게 정치를 쇄신시킬 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모처럼 살아난 주권자들의 감시 태세가 탄핵 가결과 동시에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 침체를 피부로 느꼈던 시민들은 "하루 빨리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박찬일 씨(55)는 "대한민국이 죽은 사회가 아니며, 민의가 통하는 사회라는 데서 희망을 보았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 모두 다시 무너진 국가를 일으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탄핵 표결에 주춤거리는 새누리당 ‘비박계’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집결했다. 국회는 이날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탄핵 찬반 단체 회원들이 설치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고 국내외 언론의 취재차량이 국회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만약의 부결 가능성에 대비해 국회와 경찰은 일반인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이 국회 경내에서의 집회와 시위를 거부했다. 정 의장은 국회를 통제하면서도 경찰 차벽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표결 과정을 누구나 지켜볼 수 있도록 당일 본회의장 내 방청석 100석을 정당별로 배분해 참관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 국회 본관 앞 광장에서 열려던 ‘유권자 시국 대토론회’를 KDB산업은행 본점 주변으로 옮겨 연 뒤 국회로 행진하며 촛불을 든 참가자들이 국회를 에워싸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찰은 정 의장의 뜻과는 반대로 시위대의 국회 진입에 대비해 국회 경계 100m 지점에 이중 차벽 등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라 이 지점에서는 옥외집회와 시위가 금지됐다. 국회 개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까지 진행했던 퇴진행동 측은 국회의 방침에 “국회의원들이 국민 위에 있다는 오만의 표현”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국회 압박 집회는 곳곳에서 열렸다. 비가 내렸지만 국회포위만인행동은 이날 여의도공원에서 만장(挽章·고인에 대하여 슬퍼하며 지은 글이나 그 글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 1000개를 만들어 들고 퇴진행동 측과 함께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행진하면서 국회 정문 앞 폴리스라인을 무너뜨리고 국회 정문 앞까지 진출을 시도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진보연대, 예술행동위원회 등의 집회도 여의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국회 앞에서는 민노총 조합원들이 횃불을 드는 등 촛불집회가 열렸다.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때 경찰 통제로 무산된 ‘트랙터 상경 시위’도 다시 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8일 경기 평택시에서 트럭과 트랙터를 10여 대씩 몰고 9일 국회 앞, 10일 광화문광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을 막을 방침이다. 온라인에서도 탄핵 촉구 열기는 뜨거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당장탄핵해’ 등의 해시태그 달기와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 사무실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인증샷 올리기 운동 등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원에게 탄핵 찬성을 촉구하는 홈페이지 ‘박근핵닷컴’을 통한 청원은 8일 기준 90만 건에 육박했다. 의원 한 사람당 3000건씩 받은 꼴이다.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는 1972학번 졸업생부터 16학번 재학생 등 1121명이 시국선언문을 냈다. SNS에서 뜻을 모은 이들은 국문, 영문으로 작성한 선언문에서 “참담한 현실을 만든 주범은 박근혜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미 드러난 진실만으로도 박근혜는 대통령일 수 없고 더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어서는 안 된다”고 탄핵안 가결을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 796명으로 구성된 ‘국회의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도 이날 서울대 4·19기념탑 앞에서 2차 시국선언문을 냈다. 이들은 “국회의원 전원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에 동참해야 한다”며 “특히 여당이 탄핵 표결에 집단 반대하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수들은 이날 선언문을 국회의원 300명에게 팩스로 전달했다. 한편 탄핵 반대 맞불집회도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새누리당사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갖고 “우파 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며 ‘백만인 새누리당 당원가입운동’을 선언했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전주영·홍수영 기자}
이화여대가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20)를 퇴학시키고 입학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또 정 씨에게 각종 특혜를 준 남궁곤 전 입학처장 등 5명을 중징계하고 최경희 전 총장은 검찰 수사 종료 후 수사 결과에 따른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이화여대 학교법인인 이화학당은 정 씨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특별감사를 진행한 결과 학교 측에 정 씨를 퇴학시키고 입학을 취소하는 한편 영구적으로 재입학을 불허하는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특별감사위에 따르면 정 씨의 퇴학 조치 요청 사유는 수강 교과목 수업 불출석과 기말시험 대리 응시다. 정 씨가 자퇴한다고 해도 재입학은 할 수 없다. 정 씨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전형 면접 당시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승마 금메달을 지참하고 “메달을 보여줘도 되느냐”고 질문한 행동도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입학취소 조치도 요청했다. 특별감사위는 “입학처장이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이 있다’고 면접위원들에게 발언한 점, 정 씨가 금메달을 면접 장소까지 휴대하는 것을 용인한 점 등은 면접심사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위로 입학전형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정 씨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나 징계가 요구된 인사는 총 15명이다. 특별감사위는 남궁 전 입학처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체육과학부 교수 2명, 의류산업학과 교수 등 5명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요청했다. 중징계는 파면, 해임, 정직으로 앞서 교육부는 남 전 처장과 김 전 학장을 해임할 것을 이화여대에 요구했다. 특별감사위는 체육과학부 교수 1명과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1명 등 2명은 경징계, 전 교무처장과 전 기획처장, 체육과학부 교수 2명 등 4명은 경고, 의류산업학과 초빙교수, 체육과학부 초빙교수, 체육과학부 강사 등 3명은 주의, 의류산업학과 겸임교수 1명은 해촉 등으로 총 15명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다만 최 전 총장의 경우 대면 조사를 했으나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수사가 종료된 이후 조치할 방침이다. 지난달 18일 교육부 특감 결과와 마찬가지로 특별감사위도 정 씨가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체육특기자 전형 지원자들의 면접·서류 점수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입학처와 면접위원들이 입학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정 씨에게 특혜를 준 점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특별감사위는 정 씨가 입학한 체육특기자 전형도 폐지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또 예체능 실기전형과 온라인 교과목 학사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별감사위는 “일부 교직원의 공정성을 해치는 언행과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화여대의 신뢰 회복을 위한 자기반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밝혔다.전주영 aimhigh@donga.com·최지연 기자}
한미약품 악재 정보를 공시 전에 유출하고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검찰이 이 회사와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직원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한미사이언스 법무팀 직원 김모 씨(31)와 박모 씨(30), 한미약품 인사기획팀 직원 김모 씨(35)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9월 30일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악재 정보가 공시되기 하루 전인 29일 이 정보를 알고 주식을 팔아 1억1550만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지인 16명에게 악재 정보를 알리고 3억300만원의 손실을 피하도록 도운 혐의도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악재 정보가 공시되면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보유하고 있던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공시 전에 판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금까지 미공개 정보 유출 당사자와 1차 정보수령자 20여명을 입건했다. 과징금 대상인 2차 정보수령자 20여명도 적발했다. 검찰은 10월 한미약품과 증권사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공시 전 이뤄진 대규모 공매도를 주도한 세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수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4·13 총선을 앞두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승제 전 새누리당 후보(64·구로 갑)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후보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김 전 후보의 범행을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그의 5촌 조카인 김모 선거대책위원회 사무차장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전 후보는 올 2월 지역구 당원과 지인 등 1만2000여 명에게 정당 명칭과 자신의 직책 등이 적힌 선거사무소 개소식 초청장을 우편으로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가 되려는 자의 성명을 나타낸 인쇄물을 배부할 수 없다. 재판부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선거를 어지럽혔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지만,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한 달 새 점점 커져 가는 촛불을 보니 시민의 힘으로 나라를 바꾸고 역사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런 기세를 청와대가 무시할 수는 없을 겁니다.”(서인석 씨·28)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6일 5차 촛불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눈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서울 도심에는 주최 측 추산 150만 명(경찰 추산 27만 명)이 참가했다. 지역에서는 40만 명(경찰 추산으로는 6만 명)이 모여 전국적으로 19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지난달 29일 1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2만 명(주최 측 추산)보다 100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본행사에 앞서 오후 4시부터 1차 행진을 진행했다. 서울행정법원이 오후 1시∼5시 반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청와대 앞 200m 지점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청와대 앞 460m), 삼청로 세움아트스페이스 앞(400m), 신교동 사거리(200m) 등 청와대 인근을 지나는 3개 경로로 행진했다. 청와대를 동·서·남쪽에서 포위하는 ‘U’자형 ‘청와대 인간 띠 잇기’가 처음으로 연출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면서 구호의 강도도 점점 세졌다. 눈비를 맞으며 사전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우리의 목소리를 청와대가 듣도록 하자”며 박자에 맞춰 일제히 “박근혜를 체포하라, 구속하라” “이제는 항복하라” “하야하라”를 외쳤다. 김희수 씨(39)는 “법원이 청와대 코앞까지 행진을 허용한 것은 나라 걱정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준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6시부터 2시간가량 열린 본집회는 가수들의 공연 외에 시민들의 시국발언과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영상이 이어진 ‘진지한 축제’였다. 오후 8시에는 참가자들과 광화문 일대 상점들이 대거 참여한 ‘1분 소등’ 행사도 진행됐다. 본집회 후 청와대 인근 8개 경로로 2차 행진이 마무리된 뒤 대부분의 시민들은 해산했다. 하지만 300여 명은 27일 오전 5시까지 광화문광장에서 ‘밤샘집회’를 이어갔다. 직장인 김기철 씨(44)는 “이번이 두 번째 촛불집회 참석인데 ‘폭력사태가 벌어지면 우리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갈수록 더 침착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촛불집회 물결이 이어졌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 춘천시에서는 김 의원의 석사동 사무실 앞에서 2000여 명(경찰 추산 1000명)의 시민이 참여해 ‘박근혜 정권 퇴진 및 김진태 의원 규탄대회’가 열렸다. 박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었던 부산 대구 울산 등 영남권은 물론이고 충청과 전라, 제주도에서도 촛불이 타올랐다.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도 주민 300명(경찰 추산 100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해외 교민들도 동참했다. 미국 워싱턴과 뉴욕에서는 각각 30명, 150명이 촛불을 들었다. 중국 베이징(北京)과 칭다오(靑島)에서도 교민 수십 명이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여했다.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행동’은 미국 휴스턴, 캐나다 토론토 등 23개국, 67개 도시에서 시국 집회가 열린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 등 보수단체도 서울역광장에서 1만여 명(경찰 추산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맞불집회로 박 대통령의 하야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19일 4차 집회 때(주최 측 추산 7만 명, 경찰 추산 1만1000명)보다는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한편 주최 측이 26일 집회 참여 인원을 총 190만 명으로 집계하면서 ‘3.5%의 법칙’도 주목받고 있다. 에리카 체노워스 미국 덴버대 정치학 교수가 2013년 발표한 이 법칙은 전체 국민의 3.5% 이상이 비폭력 시위에 나설 경우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1986년 필리핀의 마르코스 정권을 붕괴시킨 ‘피플 파워’, 2000년 세르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비폭력 저항운동 등이 예다. 5차 촛불집회에는 국민의 3.5%(약 180만 명)가 넘는 인원이 평화적으로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전주영 aimhigh@donga.com·서형석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군중이 대통령 퇴진을 외친 야간 집회였는데도 경찰에 연행되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이 떠난 길거리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듯 깨끗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 뒤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고 일상에 복귀했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주말 촛불집회가 한 달째 계속되며 26일에는 참가 인원이 전국적으로 190만 명(주최 측 추산)으로 불어났다.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바람에 구호도 하야(下野)에서 체포, 구속으로 강도가 세졌지만 우려했던 경찰과의 충돌 등 불상사는 전혀 없었다. 이를 두고 나라 안팎에서 “박근혜 정권이 무너뜨린 국격(國格)을 국민들이 다시 쌓아올리고 있다”며 극찬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는 150만 명(경찰 추산 27만 명)의 시민이 모여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첫눈에 비까지 흩날리는 궂은 날씨도 이들을 막지는 못했다. 부산 광주 등 각 지역에서도 40만 명(경찰 추산 6만 명)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쓴 참가자들은 “강제 수사하라” “구속하라”를 외쳤고, 일부 참가자들은 27일 새벽까지 밤샘 집회를 하기도 했다. 위태로운 순간도 있었지만 참가자들은 “질서, 비폭력”을 외치며 끝까지 평화 집회를 지켰고, 상황이 모두 끝난 뒤에는 자발적으로 길거리의 쓰레기를 치웠다. 5차에 걸친 집회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자리 잡아 새로운 시위 문화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서울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법원이 청와대 앞 200m까지 행진을 허용하면서 청와대를 동·서·남쪽으로 포위하듯 에워싸는 U자형의 ‘청와대 인간 띠 잇기’를 실현해 보였다. 5차 촛불집회에 대해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 국민들이 축제 형태로 평화로운 집회의 새 장(場)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제는 190만 명이 합심해 이해타산에 따라 싸우는 정치권에 휘말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홍정수·이유종 기자}

“역사가 오래된 저명한 신문에서 편집기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처럼 한국 학술지가 세계적 학술지가 되기 위해서는 원고 편집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올해부터 학술지 형식과 체계를 맞추는 작업을 하는 원고 편집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한국원고편집인자격증(KMEC) 제도가 실시된다. KMEC는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과편협)가 민간 차원에서 실시하는 민간 자격증이다.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만난 허선 과편협 기획운영위원장(한림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교수)은 “한국에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가 나오기 위해서는 논문에 좋은 제목을 달고, 스타일에 통일성을 기하는 원고 편집인의 전문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원고 편집인의 주요 역할은 학술지에 실린 15편 정도의 논문 제목을 독자의 눈으로 편집하고, 양식과 단어들을 보기 쉽게 통일하며, 본문의 내용과 표 또는 그래프를 비교해 통일성을 갖추는 것이다. 참고문헌의 오류도 잡아내야 한다. 허 위원장은 “국내 학술지의 수준은 전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원고 편집인은 전문가 풀이 많지 않다”며 “논문 심사에서는 내용만 검증하는데, 저자마다 표현이 다를 수 있고 크고 작은 오류가 있을 수 있어 권위 있는 학술지일수록 원고 편집인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미 학술지 전문 원고 편집인 자격증 제도가 30년 가까이 이어져 내려왔다. 미국의 BELS, AMWA 등이 부여하는 원고 편집인 자격증은 유럽의 학술지 원고 편집인들도 기본적으로 갖추는 자격증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문가가 아닌 일부 학술지 관련 교수들이 알음알음 공부해 자격증 없이 원고 편집인 역할까지 맡아 왔다. 허 위원장은 “한국 학술지를 해외에 소개하면 해외 학자들이 ‘제목이 끌리지 않고 형식이 난잡하다’며 평가절하하기 일쑤였다”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과편협이 ‘형식이 내용을 좌우한다’는 기치 아래 KMEC 제도를 개발하고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MEC 시험은 원고편집능력, 과학기술 논문에 관한 이해, 출판윤리 및 저작권, 영문·국문 교정능력 등을 평가한다. 학사학위 이상, 실무경력 1년 이상, 최근 3년간 관련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 신청을 받아 19일 첫 번째 시험을 치렀다. 허 위원장은 “1회 시험은 과학기술 분야의 원고 편집인에 초점을 맞췄지만 앞으로는 인문 분야 학술지 원고 편집인까지로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퇴직 교수, 경력단절여성, 장애인들이 원고 편집인 자격증에 도전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일이 많다. 허 위원장은 “꼼꼼한 작업이 필요한 원고 편집인은 특히 여성에게 유리해 경력단절여성이 도전하기 좋다”며 “전문가가 많이 양성돼 국내에서 세계적 학술지가 많이 나와 학술환경이 한층 발전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필리핀에서 일어난 한국인 3명 피살사건의 피의자가 현지에서 검거된 데 이어 국내로 도주했던 공범도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5대는 지난달 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살해하고 국내로 도망친 김모 씨(34)를 18일 체포해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17일 필리핀 현지에서 주요 피의자인 박모 씨(38)를 현지 경찰과 공조해 검거한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로 채무에 시달리던 김 씨는 "1억 원을 줄 테니 카지노 사업에 투자한 사람들을 같이 처리하자"는 박 씨의 제안을 받고 지난달 4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피해자들과 함께 지내며 범행 장소를 사전 답사한 뒤 피해자들을 포장용 테이프로 묶어 사탕수수밭으로 끌고 간 뒤 총으로 머리를 쏴 살해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13일 귀국한 김 씨를 지난달 19일 경남 창원에서 긴급체포했지만 김 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다음날 석방됐다. 하지만 경찰은 박 씨를 현지에서 검거한 뒤 공범으로 지목된 김 씨를 거짓말탐지기 검사 등으로 추가 조사하고 그의 옷에서 나온 화약 잔류반응도 확보해 범행 한 달 만인 18일 자백을 받아냈다. 김 씨는 범행 후 박 씨로부터 약속받은 1억 원은 물론 과거 그에게 투자했던 5000만 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필리핀에 유치 중인 박 씨의 수사 및 국내송환을 위해 필리핀 경찰과 협의하고 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열심히 들으면 수강료 다 돌려준다면서요….” 내년 상반기 취업을 위해 토익시험을 준비 중인 대학생 최모 씨(25). 과외로 번 돈 40만 원을 내고 한 토익학원의 ‘100% 환급반 인강(인터넷 강의)’을 신청했다. 강의에 빠지지 않고 일정 성적 이상을 얻으면 수강료를 환불해주는 강의다. 최 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빠짐없이 강의를 들었다. 그러나 최근 출석 체크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수강료 환급은 물거품이 됐다. 최 씨는 “나중에 다시 보니 광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들으면 출석 인증이 안 될 수 있어 가능하다면 PC를 통해 출석 확인을 하라’는 문장이 있었다”며 “학원비를 아끼려고 기를 써서 수업을 듣고 꼬박꼬박 출석 체크한 것이 무용지물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토익과 토플 등 각종 어학시험 응시생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 공무원시험 준비생(공시생) 등을 대상으로 학원들이 ‘100%, 200% 환급, 0원 합격반’ 강의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실제 혜택을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여서 수강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수강료 환급 제도는 학령인구가 줄면서 학원가 사정이 어려워지자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신종 마케팅 방식이다. ‘100% 출석에 토익 850점 달성 시 150% 환급’ ‘출석만 하면 100% 환급, 성적에 따라 최대 200% 환급’ 등 광고문구로 수험생들을 유치하고 있다. 수능 인강의 경우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의·치대 합격은 300% 환급’ ‘인서울 대학·지방 거점 국립대 합격은 100% 환급’ 등을 내세우고 있다. 수강료는 20만∼100만 원으로 다양하다. 수험생들은 비싼 수강료에도 100% 환급을 기대하며 신청했다가 뒤늦게 까다로운 환급조건을 발견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구석에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글씨로 환급조건을 표기하기 때문이다. 또 출석이나 성적 외에도 지인 소개 등 각종 ‘미션’을 부대조건으로 내거는 경우도 많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목표 점수를 넘어도 2000바이트(한글 1000자) 이상의 후기 작성을 의무화한 곳도 있다. 스마트폰에서의 출석 인증이 누락돼 탈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수강기간을 조정하거나 아파도 휴강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행정고시 준비생 이모 씨(26·여)는 “강의 동영상 중 마지막 5분을 듣지 못해 결국 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학원에 전화했더니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해도 실제 환급액은 광고에 쓰인 100%나 200%가 아니다. 수강료 결제금액에서 교재 정가금액과 제세공과금 22%를 제외하기 때문이다. 한 학원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0원 완성반’은 환급조건을 달성한 수험생에게 수강료의 절반만 현금으로 주고 나머지 반은 학원 포인트로 지급한다. 이런 내용마저도 홈페이지에 작은 글씨로 표기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환급조건은 광고 최하단에 적혀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고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도 따져봐야 한다”며 “학원들도 무분별한 환급 마케팅 경쟁보다는 주요 사항을 분명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문서에 악성코드를 심은 이메일이 나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우려되는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최순실 씨(60·구속)의 국정 농단을 다룬 내용의 문서가 이메일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이메일을 열어 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첨부 문서를 열면 악성코드가 작동해 해당 PC를 감염시킨다. 아직까지 피해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북한발(發)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신지를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이슈를 소재로 한 한글 문서에 악성코드를 탑재해 이메일로 유포하는 것은 북한에서 흔히 쓰는 수법”이라면서도 “북한과의 관련 여부는 발신지 인터넷주소(IP) 추적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중견 제약회사인 '유유제약'의 대표가 판매대행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의사 등에게 10억 원 상당의 의약품 판매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인석 유유제약 대표이사(60) 등 이 회사 임원 4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이들로부터 의약품 구매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등 29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최 대표 등 유유제약 임원들은 2014년 4월~지난해 12월까지 의약품 판매대행업체를 설립하고 영업사원들에게 허위로 여비, 교통비를 주거나 판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가장해 2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들은 올해 3월까지 자사 의약품을 처방하거나 거래를 유지하는 대가로 병·의원 189곳의 의사와 사무장 등 총 199명에게 9억6100여만 원의 리베이트를 건네는 데 비자금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이용된 판매대행업체는 형식상으로는 별도 법인이었다. 하지만 기존 영업사원들을 퇴사시킨 뒤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해 사실상 유유제약 소속이었다. 이들은 해당 업체에 영업을 맡겨 본사가 판매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수수료는 현금화돼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수사 과정에서 영업사원에 대한 의료인들의 '갑질' 행태도 적발됐다. 경기도 수원의 한 개인의원 의사는 의사가 유유제약 영업사원에게 자신의 집 마당에 있는 고사목을 뽑고 새 나무를 심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 청소기 수리, 개인차량 정비·세차, 소모품 구입 등을 시킨 의사도 있었다. 경찰은 리베이트 수수 의사 175명을 관계기관에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대상자로 보건복지부에 통보하고 유유제약도 제조·업무정지 등 처분 대상임을 알렸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