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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백운규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보건복지부 장관에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아직 청문회 관문이 남아 있지만 17개 부처 장관 인선은 모두 마무리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54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또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이효성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를,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지명했다.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에는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가, 일자리수석비서관에는 반장식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로써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선도 완료됐다. 새 정부 내각 및 청와대 인사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교수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다. 이날 발표된 백운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전체 17명의 장관 및 후보자 가운데 교수 출신이 6명(35.3%)에 달한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이상 15명 중에 교수 출신은 이날 임명된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포함해 6명(40%)이다. 마지막 남은 두 곳의 장관 자리에 지명된 백 후보자와 박 후보자는 모두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백 후보자는 대선을 앞둔 4월 신재생·청정에너지 전문가로 캠프에 합류했다. 박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 출신으로 문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총괄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방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청와대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제고, 방송콘텐츠 성장 및 신규 방송통신서비스 활성화 지원 등 새 정부의 방송통신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대표적인 ‘모피아’(옛 재무부) 인사로 새 정부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EPB’(옛 경제기획원) 출신 인사들의 약진을 보완하기 위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홍 경제수석은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내놓았던 ‘소득주도 성장’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의 반 일자리수석은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을 총괄하게 됐다. ● 새 검찰총장 후보자 4명 추천 한편 새 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군이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 4명으로 압축됐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사법연수원 15기),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 조희진 의정부지검장(55·19기)을 차기 총장 후보로 추천했다.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인 이금로 차관(52·20기)이 이들 중 한 명을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하게 된다.한상준 alwaysj@donga.com·전주영 기자※ 장·차관급 6명 인사산업장관 백운규 / 복지장관 박능후방통위원장 이효성 / 금융위원장 최종구경제수석 홍장표 / 일자리수석 반장식}

3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후보 4명은 청와대의 검찰 개혁 추진과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 여파로 어수선한 검찰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안정적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검찰을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비(非)법조인 출신이지만 검찰총장 후보 4명은 모두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다. 추천위 관계자는 “검찰 본연의 업무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검찰 조직의 자존심이나 사기를 꺾지 않는 데 방점을 뒀다”고 후보 선정 배경을 밝혔다. 추천위와 검찰 안팎에선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사법연수원 15기)와 문무일 부산고검장(56·18기)의 검찰총장 낙점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 교수는 후보군에서 유일한 전직 검사다.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후보자로 줄기차게 거론됐다. 추천위가 소 교수를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한 건 2013년 3월과 같은 해 10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소 교수는 검찰 내 전·현직을 통틀어 손꼽히는 ‘기획통’이다. 평검사 때부터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 검사와 대검찰청 연구관을 거쳐 법무부 검찰1, 2과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기획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에는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북풍사건’ 합동 수사에 참여했다. 문 고검장은 소 교수와 마찬가지로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고려대 법대 출신 ‘특별수사통’으로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전지검장을 거쳤다. 2007년 중수1과장 당시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에 참여했고 2014년 말∼2015년 초 서울서부지검장 때는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또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다양한 대형 비리사건 수사를 잡음 없이 마무리 지어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은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과 2차장검사, 대검찰청 공안기획관과 공안부장을 거쳤다. 기획 분야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박근혜 정부 초인 2013년 대검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수사를 하지 않고 지휘만 하는 대검 반부패부를 만드는 작업을 주도했다. 2015년 서울남부지검장 때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이끌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 동아원의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성과를 거뒀다. 후보 중 유일하게 고검장이 아닌 검사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55·19기)은 여검사들 사이에서 ‘맏언니’로 통한다. 부장검사, 차장검사, 지청장, 검사장으로 승진할 때마다 매번 ‘여성 1호’ 기록을 세웠다. 조 지검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 사건과 성범죄 등에 관심이 많아 2005년 후배 여검사들과 함께 여성폭력 범죄 자료집 ‘여성과 법’을 펴냈다. 조 지검장의 남편은 송수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56)이다.전주영 aimhigh@donga.com·김준일·배석준 기자}

“일부 당원의 행위를 일반화해 불법 정당으로 판단한 후 해산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는 것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위협으로 비친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박상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5)는 2015년 1월 한 언론 기고문에서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이렇게 비판했다. 통진당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청구했던 법무부의 수장에 통진당 해산을 반대한 학자가 지명된 것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 당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이수 헌법재판관(64)을 헌재소장 후보자로 선정했다.○ “공수처 신설·법무부 탈검찰화” 포부 청와대는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11일 만에 박 후보자를 지명했다.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및 안 전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비(非)사법시험, 비검찰’ 출신이다. 법무부 안팎에서는 박 후보자 낙점으로 문 대통령의 ‘법무부 탈(脫)검찰화’ 의지가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 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자와 시민운동가의 경험을 토대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개혁을 실현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7년부터 연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해온 박 후보자의 전공은 형사법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한국형사정책학회장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2002년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2006년에는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형사·사법제도 개혁에 참여했다. 또 올해 5월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지난해 1월 한 일간지 칼럼에서 박 후보자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지침이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검사들이 사회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는 과잉된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9월 언론 기고문에서 “검찰이 독립적으로 검찰권을 행사하는 상황이라면 특별조직(공수처)이 불필요하지만 국민이 이를 낙관적으로 기대하지 않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공수처 설치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형사정책연구원장 법인카드 부당 사용 박 후보자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재직했던 2010년 법인카드를 주말과 공휴일에 사용하는 등 360여만 원을 부당 결제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2013년 국무조정실은 형사정책연구원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해 부당 사용액 회수를 지시했다. 박 후보자는 주말에 자택 근처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술집에서 법인카드를 쓰지 못하도록 한 내부 규정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감사에서 박 후보자는 업무추진비 일부를 업무와 무관한 축의금과 조의금으로 썼다는 지적도 받았다. 당시 감사 결과 박 후보자는 법인카드 부당 사용액 360여만 원을 형사정책연구원에 반납하라는 처분을 받았고, 연구원 측에서 부정 지출된 업무추진비 가운데 100만 원을 추가 반납하라는 요구도 받았다. 박 후보자는 반환 요구액 460여만 원을 현금으로 내지 않고 자신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원 발간물의 인세 수입으로 수년에 걸쳐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무안(65) △연세대 법과대 학장 △대검찰청 검찰제도개혁위원회 위원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법무부 형사법개정특별심의위원회 위원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신광영 neo@donga.com·김준일·전주영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41·구속 기소) 변호인들이 고 씨가 관세청 인사에 개입하고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재판에서 핵심 증인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조만간 이 문제를 재판부에 알리고 해당 변호사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고 씨의 변호는 김모, 조모 변호사 등이 맡고 있다. 고 씨는 인천본부세관 소속 이모 사무관에게서 “친한 선배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000만 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 씨의 변호인들이 최근 관세청 A 과장을 통해 이 사무관에게 “법정에서 기존 진술을 번복하면 당신은 관세청 징계를 피할 수 있고, 고 씨도 재판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 사무관은 검찰에서 “고 씨에게 직접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기 때문에 고 씨 재판의 핵심 증인이다. 고 씨에게 적용된 혐의인 알선수재죄는 뇌물죄와 달리 금품을 받은 쪽만 처벌되기 때문에 이 사무관은 형사처벌은 면했다. 하지만 이 사무관은 관세청에 자신이 한 일을 자진 신고했고, 관세청은 이 사무관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사무관은 고 씨 변호인들의 회유 시도가 있은 뒤 이 사실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알렸다. 검찰은 A 과장을 조사해 고 씨 측 회유 시도가 사실임을 확인했으며, 이를 조만간 법원에 알리고 고 씨 변호인들의 징계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 씨의 변호인 김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사무관 회유 시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재판과정에서 나올텐데 그때 반박하겠다. 검찰이 다 알고 있을 거다”라고 답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천홍욱 관세청장(57·사진)이 지난해 관세청장 임명을 앞두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씨(41·구속 기소)와 비밀 면접을 본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천 청장은 관세청장에 취임한 이튿날 최 씨에게 식사 접대를 하며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따르면 천 청장은 지난해 4월 말 서울 강남구 관세청 서울본부세관 근처 카페에서 고 씨와 만나 면접을 봤다. 행정고시(27회) 출신인 천 청장은 서울세관장, 심사정책국장을 거쳐 2015년 3월 관세청 차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고 씨와 면접을 볼 당시에는 관세청 유관기관인 국가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 회장이었다. 이후 천 청장은 관세청장에 내정돼 같은 해 5월 25일 취임했다. 관세청장은 대개 기획재정부 출신이 맡아 온 자리여서 관세청 출신인 천 청장 임명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천 청장은 관세청이 청와대에 추천한 3배수 후보에도 없었다고 한다. 최 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관세청 과장으로부터 천 청장을 추천받아 고 씨에게 검증 지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천 청장은 취임 다음 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식당에서 최 씨를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 천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 씨를 상석에 앉히고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특수본은 최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게 천 청장 임명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씨의 관세청장 인사 개입 정황은 앞서 검찰이 2월 20일 최 씨 재판에서 공개한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에도 담겨 있다. 이 파일에 따르면 고 씨는 “중요한 것 또 하나, (최 씨의) 오더(명령)가 있는데, 세관청장, 세관장, 아니 세관장이란다, 국세청장. 국세청장을 하나 임명하라는데…”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고 씨가 인천세관장 인사에 개입하고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조사하던 중 최 씨가 천 청장 임명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청와대가 천 청장을 내정한 것은 지난해 5월 23일. 고 씨는 이날 청와대 발표에 앞서 관세청 간부에게 천 청장 내정 사실을 알렸다.이를 알게 된 관세청 이모 사무관은 고 씨를 ‘비선 실세’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 사무관은 천 청장 취임 다음 날인 5월 26일 고 씨에게 “친한 선배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고 부탁한 뒤 고 씨의 요구로 20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법정에서 변호인의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한 사실이 들통 나 재판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 씨 등의 공판에서 검찰은 “최 씨를 호송하는 남부구치소 교도관에 따르면 최 씨가 며칠 전과 오늘 두 차례 변호인이 건네준 휴대전화를 작동하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휴대전화로는 인터넷 검색 외에 제3자와의 연락도 가능하다. 추가 수사를 하는 검찰로서는 묵과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소송 지휘 차원에서 경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장은 이에 “법정에서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만지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최 씨와 최 씨 변호인에게 경고했다. 최 씨의 변호인은 “최 씨가 바깥소식을 궁금해하며 휴대전화를 보여 달라고 했다. 주로 딸 관련 기사를 찾아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에 대한 검찰의 2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국정 농단 재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 씨 모녀의 해외 재산 환수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검찰은 최 씨가 불법행위로 형성한 재산을 독일, 덴마크 등 유럽에 빼돌려 숨겼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 정 씨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 씨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검토하고 있다. 김민 kimmin@donga.com·전주영 기자}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인터뷰했던 인터넷방송 ‘정규재TV’의 운영자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고문(60)이 2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 고문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축구경기 관람을 했다고 발언해 김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정 고문을 소환해 2시간가량 조사했다. 정 고문은 1월 초 한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김 전 대통령은 연평해전 당시 일본에 축구를 보러 갔지만 탄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정 고문이 김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김 전 대통령이 2002년 6월 29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과 터키의 월드컵 3, 4위전을 관람하려다 교전 발생 보고를 받고 취소했는데도 정 고문이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이정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55·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박 전 대표가 올해 2월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서울시향 직원 3명을 무고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함께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 서울시향 직원들이 주장한 내용이 모두 개연성은 있지만 혐의를 입증할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무혐의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여성 직원 한 명의 가슴팍을 손가락으로 찌른 데 대해서는 폭행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은 2014년 말 “박 전 대표가 단원들을 성추행하고 폭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박 전 대표도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64)을 중심으로 사조직화한 서울시향 직원들에게 음해를 당했다”고 맞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경찰과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덴마크에 구금됐을 당시 지중해 연안 국가 몰타의 시민권을 얻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19일 밝혀졌다. 검찰은 20일 오전 10시 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정 씨의 영장실질심사에서 이를 근거로 정 씨의 도주 가능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에 구금됐던 올 초 최 씨의 ‘집사’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 씨를 통해 몰타의 시민권 취득을 시도했다. 당시 정 씨는 윤 씨에게 비용에 상관없이 시민권 취득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몰타의 시민권 취득을 위해서는 65만 유로(약 8억2500만 원)를 정부에 기부하고, 35만 유로(약 4억4400만 원) 상당의 부동산을 구입하면 된다.하지만 정 씨는 몰타 시민권 취득 전 덴마크 고등법원에 제기한 한국 송환 취소 청구 항소심의 승소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지난달 24일 항소심을 포기했다. 만약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면 몰타 시민권을 획득한 뒤 도피했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2일 정 씨의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정 씨를 추가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돈이 많이 들어 시민권 취득을 포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씨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변호인 입회 없이 정 씨에게 유도신문을 해 얻은 부당한 진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정 씨 진술의 기록열람등사를 신청했지만, 검찰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씨 측은 “현행 법령이 규정하는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검찰이 기록 등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전주영 aimhigh@donga.com·허동준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특수본은 정 씨에게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 등 앞서 1차 구속영장 청구 때 적용한 혐의 외에 최 씨가 삼성 측과 협의해 이른바 ‘말 세탁’을 하는 데 관여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추가했다. 특수본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 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하면서, 삼성이 최 씨 측에 독일 승마훈련 지원 명목으로 78억 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자 이를 숨기기 위해 ‘말 세탁’을 시도했다고 공소장에서 밝힌 바 있다. 정 씨에게 네덜란드산 명마 ‘비타나V’를 사준 사실을 감추기 위해 비타나V를 스웨덴산 명마 ‘블라디미르’로 바꿔줬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정 씨에게는 어머니 최 씨 소유의 독일 법인 코레스포츠에서 일한 것처럼 허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월급 명목으로 매달 5000유로씩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독일 기업정보사이트 머니하우스에 따르면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는 16일 청산됐다. 청산인은 정 씨의 승마코치 크리스티안 캄플라데 씨가 맡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퇴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도장 위조 혼인신고 전력이 드러나면서 자진사퇴 여론에 직면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체적인 평가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나고 사퇴 여론이 더 거세지자 오후 8시 40분경 “문재인 정부의 개혁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안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1975년 12월 사귀던 여성 김모 씨의 도장을 위조해 허위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데 대해 “당시 저만의 이기심에 눈이 멀어 사랑했던 사람과 그 가족에게 실로 어처구니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70년 인생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당시 형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만약 형사 문제로 제재를 받았다면 당연히 법무부 장관 자격 요건에 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결혼 횟수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술을 파르르 떨며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인데 제가 결혼을 몇 번 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답변을 거부했다. 결혼 문제에 질문이 집중되자 안 후보자의 표정은 굳어졌다. 안 후보자는 기자회견 내내 수차례 ‘반성’과 ‘사과’를 언급하면서도 “제가 이혼을 하고 그런 거 자체가 국정 수행에 결정적 장애가 될 정도의 도덕적인 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혼인무효 판결문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 “그게 어떻게 언론에 유출됐는지 그 절차에 대해 국민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불쾌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안 후보자와의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김 씨의 가족 A 씨는 “안 후보자와 김 씨는 부모님 간 친분으로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다 안 후보자가 김 씨를 짝사랑했다”며 “김 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경황이 없는 사이 안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시에도 몰래 한 혼인신고는 형사처벌이 가능했지만 김 씨의 아버지가 조용히 사건이 처리되길 원해 덮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자 주변에는 두 사람이 진지하게 사귀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김준일 기자·이동재 채널A 기자}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69·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과거 첫 혼인신고를 하면서 상대 여성의 도장을 위조하고 허위로 신고해 법원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서울가정법원 제3부는 1976년 3월 11일 “김모 씨(당시 23세)와 안 후보자(당시 28세)가 한 혼인은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김 씨가 자신의 의사에 반해 혼인 신고가 됐다며 낸 소송의 결과였다. 재판부는 “김 씨와 안 후보자는 대학을 졸업한 뒤 친지의 소개로 알게 되어 교제했다. 하지만 생각이 서로 맞지 않아 김 씨는 안 후보자와의 약혼 및 혼인을 주저하고 있었다”며 “안 후보자는 김 씨와 혼인신고가 돼 있으면 김 씨가 안 후보자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되고 혼인을 하리라 막연히 생각해 1975년 12월 21일 김 씨의 도장을 위조 날인해 허위의 혼인신고를 일방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당시 김 씨의 가짜 도장으로 경남 밀양군(현 밀양시) 부북면장을 찾아가 혼인신고를 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사생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이후 다른 김모 씨와 결혼한 뒤 이혼하고 현재의 부인 박숙련 순천대 교수(55)와 결혼했다. 또 안 후보자는 박사 학위 위조 논란에 휩싸였다. 안 후보자는 그동안 위원장을 지낸 국가인권위 홈페이지와 저서 등에 최종 학력을 ‘미국 샌타클래라대 법학박사’라고 밝혔다. 실제 안 후보자는 3년제인 샌타클래라대 로스쿨을 졸업하며 ‘J.D.’(Juris Doctor) 학위를 받았다. 미국 로스쿨을 졸업할 때 받는 J.D.엔 박사 논문이 필요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해외에서 미국 J.D.를 박사학위가 아니라 석사학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J.D.를 박사학위 신고 제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학위 체계가 다르고 그동안 단순 비교가 어려워 J.D.는 법학박사, 법무학 박사, 로스쿨 박사, 법무박사, 법률박사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어 왔다”며 “학계에서도 J.D. 학위 과정을 ‘영미법계의 박사학위’로 취급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에 ‘법학박사’를 쓰지 않고 J.D.라고만 표기했다.배석준 eulius@donga.com·전주영 기자}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56·사진)이 재단의 주거래 은행 두 곳을 찾아가 대기업들의 재단출연금 275억 원 등 법인계좌에 예치된 돈의 인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K스포츠재단에 따르면 정 전 이사장은 올해 초 이사회에서 해임당한 뒤 법원에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최근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이사장 임기는 끝났지만 상임이사 지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정 전 이사장은 7일 법원 결정문을 들고 재단에 나타나 “내가 다시 이사장이 됐다”며 난동을 피웠다. 또 이튿날인 8일에는 결정문을 들고 재단 법인계좌가 있는 은행 두 곳을 찾아가 자금 인출이 가능한지 물었다. 은행 측은 해당 계좌가 거래중지 상태여서 재단에 연락해 인출을 해줘야 할지 물었다. 재단은 은행 측에 “정 전 이사장은 정식 이사장이 아니어서 자금 인출은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은행 측에 재차 “서울 강남경찰서에 전화해서 법원 결정문 내용이 뭔지 물어보라”고 요구했다. 은행 측의 연락에 경찰은 “계좌 거래중지는 우리와 무관하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은행 측은 결국 법인계좌 자금 인출 요구를 거부했다. 자금 인출에 실패한 정 전 이사장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항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68)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김 후보자의 경기도교육감 재직 당시 비서실장이 뇌물죄로 처벌받은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법원과 검찰은 비서실장이 받은 뇌물 중 일부가 김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등 공적인 용도로 쓰인 사실을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뇌물을 받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9급 공무원 출신으로 경기도교육청 5급 사무관이 된 정모 씨(47)는 김 후보자가 교육감이던 2012년 7월∼2014년 3월 교육감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2014년 11월 정 씨를 경기도교육청 관련 업체 2곳에서 49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구속 기소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 씨는 당시 교육청이 추진하던 도내 학교 옥상의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자 차모 씨로부터 사업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등 도움을 준 대가로 1814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또 교육청에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던 업체 대표 윤모 씨에게서 계약 연장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183만 원을 받았다. 정 씨는 검찰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교육감의 비정상적인 특수활동비 지출로 인해 불가피하게 뇌물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육감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업무추진비는 월 50만 원 수준인데, 김 교육감이 매달 200만 원 이상을 쓰는 바람에 150만 원 이상 적자가 났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부정한 돈을 받게 됐다는 것이었다. 정 씨는 재판부에 “업체로부터 받은 뇌물 중 1300만 원은 김상곤 교육감에게 현금으로 교부됐고 1400만 원은 (경조사의 교육감 명의) 화환 값으로 지출됐다”며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운동권처럼 돈 문제를 감히 교육감에게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분위기여서 비서실장이 알아서 막아야만 했다”고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씨가 업자들로부터 받은 돈의 일부를 경기도교육감의 업무추진비 등 공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도 “정 씨가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의 업무추진비를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1, 2심 법원은 “부족한 업무추진비를 뇌물로 충당하는 행위 자체가 직무의 염결성(廉潔性·청렴하고 결백한 성질)을 해하는 것이어서 용인될 수 없다”며 정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정 씨가 온전히 개인의 이익을 위해 뇌물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법적으로 선고 가능한 최저 형량인 징역 2년에 벌금 4000만 원을 선고했다. 정 씨는 뇌물죄로 2년간 수감생활을 했지만 김 후보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나 재판을 받지 않았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정 씨가 뇌물을 받는 과정에 (김 후보자가) 직접적으로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아 소환조사 등을 하지 않았다”며 “정 씨가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고 김 후보자에게 보고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정 씨가 뇌물을 받게 된 점은 당시에도 사실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신광영 기자}
구치소 감방 안에서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며 지난주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이번에는 치과와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며 재판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등의 재판에서 최 씨는 몸 상태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래 뼈와 허리가 안 좋았는데 아직도 (아프다)”라고 답했다. 최 씨는 지난 재판 기일인 5일 ‘어지럼증으로 방에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을 입고 요추와 꼬리뼈를 다쳤다’는 내용의 사유서를 내고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어 최 씨는 “15일에 그동안 미뤘던 치과와 정신과 치료를 같이 받고 싶다”며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 재판에서도 양해를 구해서 일정을 뺀 적이 있는데 당일 오전 재판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다른 날짜로 진료 일정을 바꿀 수 없느냐’고 물었지만 최 씨는 “담당 의사가 목요일에만 구치소에 와서 불가피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검찰이 “구치소에 확인해보니 이번 주 목요일 치과 예약은 수요일로 바꿀 수 있다고 한다”고 밝히면서 최 씨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는 이날 검찰에 다시 소환됐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9일 만이다. 정 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에 출석했다. 흰색 승합차량을 타고 온 정 씨는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을 두 바퀴가량 돌았다. 차에서 내린 뒤에도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대기 중인 취재진의 등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려고 시도했다. 회색 면 티셔츠에 모자를 눌러 쓴 정 씨는 “(검찰에서) 자세한 얘기는 못 들었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최 씨 모녀의 독일 재산 현황 및 취득 과정 등에 대한 수사가 쉽지 않아 실제 구속영장 재청구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김민 kimmin@donga.com·전주영 기자}
국정농단 사건에서 핵심 증거가 됐던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업무수첩이 추가로 검찰에 제출된 사실이 12일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추가 수사를 지시한 상황에서 검찰이 새로 확보한 수첩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한국으로 송환되던 지난달 31일 안 전 수석의 보좌관 김모 씨를 소환했다. 김 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 증거로 활용됐던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56권을 특수본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제출했던 인물이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검찰에 17권을 제출한 뒤, 올해 1월에는 청와대 경내에 숨겨뒀던 수첩 39권을 마저 특검에 제출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가 꼼꼼히 적혀 있어 3월 21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조사할 때도 중요한 자료로 쓰였다. 학자 출신인 안 전 수석은 늘 수첩을 갖고 다니며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거나 통화 중 들은 내용을 메모했다. 국정농단 관련자들은 수첩에 적힌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 중 상당 부분이 최 씨를 비롯한 측근들의 민원이라 증언하고 있다. 또 안 전 수석은 이 수첩들을 근거로 “모든 일은 박 전 대통령이 시켜서 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제출받은 총 56권의 수첩에 2015년 9월 등 빠진 시점이 있다는 사실을 최근 파악하고 김 씨를 추궁했다. 검찰은 김 씨가 숨겨뒀던 미제출 수첩 7권을 확인하고 추가로 제출받았다. 추가로 제출받은 3차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가 삼성 등 대기업에서 뇌물을 받는 과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수첩이 기록된 2015년 9월은 삼성전자가 최 씨 소유 독일 법인에 총 81만 유로를 송금한 때다. 검찰은 새로 확보한 수첩 7권을 분석해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억울해 말도 못하고 있다. 세상이 그만 다 보기 싫다.” 관정(冠廷)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93)은 지난해 “‘마음의 병’을 얻었다”며 지인에게 한탄했다. 한 남성의 근거 없는 비방 탓이다. 이모 씨(56)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가짜 기부천사 이 (명예)회장은 아침저녁 한두 시간씩 전자오르간을 치면서 일본군 군가 십여 곡을 부른다’ ‘일평생 외도와 부인, 자식을 폭행으로 군림한 대한민국의 가정폭력범 원조실체 공개’ 등 근거 없는 비방글을 올렸다. 이 명예회장의 지인은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비방 내용을 보고 명예회장이 ‘이렇게 얼토당토않은 소설을 쓰는 사람도 있다니 정말 처참하다’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 명예회장의 아들 이석준 삼영화학그룹 회장(63)도 “전부 다 각색하고 편집한 이야기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억울해했다. ‘기부왕’으로 알려진 이 명예회장은 1959년 삼영화학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해 50년 가까이 국내 석유합성수지 가공제품산업을 선도한 기업인이다. 2000년 10억 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한 뒤 지금까지 장학생 7000여 명을 지원하고 서울대 제2중앙도서관(관정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사재 1조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 명예회장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이 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이 씨를 기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는 이례적으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이 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이 씨는 이 명예회장의 종친이었다. 그는 “이 명예회장을 만난 적이 있다”며 20여 년 전의 행사 사진을 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의 지인은 “명예회장이 여러 행사를 다니며 우연히 마주쳤을지 모르지만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범행 이유에 대해 “공익적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명예회장과의 직접 만남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법정에서 전직 국회의원이나 국립대 총장 등 유명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제시하며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 동기와 의도, 시기, 글 내용 등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보통 명예훼손 관련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나 3년 이하의 징역이 나오는 점을 감안하면 징역 5년은 이례적이다. 앞서 검찰도 이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배심원 7명 중 5명이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김예윤 yeah@donga.com·전주영·최지연 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이 법정에서 “심장이 언제 멎을지 모르는 불안 속에 있다”며 재판부에 건강 문제를 호소했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 전 실장은 “심장이 뛰고 있는 동안은 문제가 없지만 가끔 흉통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한 번 밖에 나가 검사를 했지만 그 뒤에는 (구치소 측이 외부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정장 차림이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구치소 병동 환자복을 입고 법정에 나타났다. 재판부가 환자복을 입은 이유를 묻자 김 전 실장은 “그럴 권리가 있어서 늘 사복을 입었는데, 옷을 갈아입을 때 기력이 없어 쓰러지고 중심을 잃는다. 너무 불편해서 환자복 그대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6일 재판부에 건강 문제로 보석을 청구한 상태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는 이날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아갔지만 구치소 측이 면회를 금지해 어머니 최 씨를 만나지 못했다. 구치소 측은 “최 씨 모녀가 이화여대 부정 입학, 학사비리 혐의 등의 공범이어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면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두문불출하다 6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정 씨는 면회를 금지 당한 소감을 묻자 “속상해요”라고 짧게 답했다. 정 씨의 변호인단은 구치소 접견 불허에 대해 “또다시 면회를 막으면 정식으로 문제 삼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날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덴마크에서 정 씨의 아들을 돌보다 귀국한 60대 보모를 참고인으로 불러 정 씨의 덴마크 도피 과정 및 자금 출처 등을 조사했다.김민 kimmin@donga.com·전주영 기자}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9일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찾았으나 교정당국이 허락하지 않아 면회가 불발됐다. 정 씨 측은 “구치소장의 월권이자 위법한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정 씨는 이날 오전 현재 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미승빌딩에서 나와 서울남부구치소로 향했다. 2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이튿날 변호인을 만나기 위해 한 차례 외출한 것 외에는 두문불출했던 정 씨가 6일 만에 집밖을 나선 것이다. 하지만 교정당국은 “최 씨 모녀가 이화여대 부정입학, 학사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 등의 공범으로 지목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접견을 허락하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형사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을 때 구치소장이 접견을 불허할 수 있다. 정 씨는 최 씨가 독일에서 귀국해 체포된 지난해 10월 이후 반 년 넘게 최 씨를 만나지 못했다. 정 씨는 발길을 돌리며 “어머니가 갇혀 계시니까 제가 딸로서 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면 언제나 그랬듯 최대한 협조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씨의 변호인단은 구치소 측의 접견 불허에 “또 다시 면회를 막는다면 정식으로 문제 삼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 씨 모녀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에서 접견금지를 신청한 것도 아니고 정 씨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끝난 상태”라며 “구치소장이 명백히 위법한 조치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정 씨의 아들을 돌보고 있는 60대 보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보모에게 정 씨의 덴마크 도피 과정과 자금 출처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박근혜 정부에서 ‘실세’로 통했던 검찰 고위 간부들이 8일 대거 좌천성 인사 조치를 당한 뒤 일부는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돈 봉투 만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검찰 ‘빅2(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를 징계 면직하기로 한 데 이어 문책성 인사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수뇌부에 대한 물갈이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이날 윤갑근 대구고검장(53·사법연수원 19기), 정점식 대검 공안부장(52·20기),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51·19기), 전현준 대구지검장(52·20기)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했다. 수사 지휘 보직에 있던 고검장·검사장 4명을 동시에 한직으로 발령 낸 것이다. 윤 고검장 등 4명은 모두 사의를 표명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함께 수사했던 유상범 창원지검장(51·21기)은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정수봉 대검 범죄정보기획관(51·25기)은 서울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이번 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인사 대상자들에게 발표 직전에야 결과를 알렸을 정도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법무부는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 등의 문제가 제기됐던 검사들을 수사 지휘 보직에서 연구 보직 또는 비지휘 보직으로 전보했다”고 밝혔다. 전 정권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우병우 사단’ 솎아내기라는 말도 나왔다. 윤 고검장은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김진모, 정점식, 전현준 검사장은 모두 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84학번 동기이다. 청와대가 검찰에 대해 대대적 인사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점은 이금로 법무부 차관이 임명됐을 때부터 예견됐다.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높아진 검찰 개혁 지지 여론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검찰 수뇌부부터 먼저 교체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날 인사에는 청와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절차에 따라 법무부 차관이 인사안을 올렸고, (청와대가) 이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발탁에 이어 대규모 좌천성 인사까지 이뤄지면서 검찰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인선 이후 단행될 후속 인사는 역대 어느 인사보다도 파격적인 내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전주영 aimhigh@donga.com·배석준·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