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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올해 7∼9급 신규 공무원 1803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17일 밝혔다. 채용 분야는 행정직군 1127명, 기술직군 676명이다. 직급별로는 7급 103명, 8급 22명, 9급 1678명을 선발한다. 장애인은 채용 수요 인원의 10%인 170명, 저소득층은 경력 경쟁 채용을 제외한 9급 공채 인원의 10%인 144명을 채용한다. 이는 법정의무 채용 비율(장애인 3%, 저소득층 1%)보다 7∼9%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고졸자는 기술직 9급 공채 인원의 30%인 114명을 뽑을 계획이다. 고졸자 채용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7월 중 서울시 인재개발원 홈페이지, 서울시 인터넷원서접수센터에 공고된다. 가사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과 종일 근무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시간선택제 공무원도 204명을 채용한다. 서울시 자체 감사 역량과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감사직류 공무원도 5명 선발한다. 응시원서 제출은 3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시 인터넷원서접수센터(gosi.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필기시험은 6월 25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8월 24일이며 최종 합격자는 11월 16일 발표된다. 자세한 사항은 인재개발원 홈페이지(hrd.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3·1운동 이틀 전인 1919년 2월 27일 인쇄된 ‘3·1독립선언서’의 문화재 등록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3·1독립선언서 보성사판(사진)을 등록문화재로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등록문화재는 1876년 개항 이후부터 6·25전쟁까지의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가치가 높아 관리하는 문화재다. 3·1독립선언서는 아직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다. 독립선언서는 손병희를 비롯한 민족대표 33인이 조선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임을 선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용운은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명월관 앞 민족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이 선언서를 낭독했다. 선언서는 초안을 작성한 육당 최남선 선생의 출판사 ‘신문관’과 당시 최대 인쇄사인 ‘보성사’ 두 곳에서 인쇄됐다. 인쇄본 2만1000장이 전국으로 배포됐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많지 않다. 보성사판은 독립기념관과 서울역사박물관, 독립운동가 오세창 집안, 박종화 집안 소장본 등 5점이 공개된 상태다. 서울시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백용성 스님(1864∼1940)의 한글 불경인 ‘조선글화엄경’과 ‘조선어능엄경’도 등록문화재로 지정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전문가 조사와 위원회 심의를 거친 후 3월경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2013년 7월 서울시 자치구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송파, 노원, 강서, 강남, 관악구 순이었다. 하지만 이 순위는 2033년이면 송파, 강동, 강남, 노원, 은평구로 바뀔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봤다. 서울시가 16일 발표한 ‘2013∼2033년 자치구별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0년 뒤 인구가 증가하는 곳은 강동, 서초, 은평구 세 곳뿐이었다. 서울시 전체 인구는 2013년 992만6000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년 뒤면 946만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자치구별 출산율과 사망률, 전출입 추세, 거주민의 연령 등을 감안해 이 같은 예측 결과를 내놨다. 전출 인구에서 전입 인구를 뺀 ‘순이동’이 많고, 비교적 젊은 세대가 많이 사는 곳일수록 인구 손실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가 2013년 46만 명에서 2033년 53만여 명으로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강동구는 주변 경기 지역에서 인구 유입이 많고, 출산율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순이동이 많아진 서초구, 은평구는 같은 기간 인구가 각각 12.4%,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학생이 많은 지역의 순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송파, 노원, 강남, 양천, 강서구 순으로 학령인구(6∼21세)가 많았지만 2033년에는 송파, 강남, 노원, 강동, 서초구 순이 된다. 인구가 늘어나는 강동, 서초구가 양천, 강서구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추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자치구별 학령인구도 20년 동안 3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강동구(16.5%) 서초구(5.5%) 강남구(1.9%)에서 초등학생이 소폭 증가하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자치구에서 학생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자치구는 금천구(―42.2%) 동대문구(―41.2%) 중구(―38.4%) 순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예견한 경제학자 해리 덴트는 2018년 한국의 소비가 정점에 이르고 이후 인구절벽에 떨어져 장기 불황을 겪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는 개인의 소비가 47세를 전후해 가장 높아진다고 보고, 한국에서 출산율이 정점을 찍었던 1971년에 태어난 이들이 40대 후반이 되는 2018년을 위기로 예측했다. 추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40대 후반 인구도 2018년까지는 81만6609명으로 증가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33년에는 61만6694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2026년에는 서울시가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32년에는 서울시의 모든 자치구가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인구수가 2013년 30.9명에서 2033년에는 57.2명으로 증가한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자치구별 중위연령, 부양비 등을 측정한 자료를 ‘서울 통계’ 홈페이지(stat.seoul.go.kr)에 공개했다. 김기병 서울시 통계데이터담당관은 “이번에 처음 추계한 자치구 전망치를 어르신·청소년정책은 물론이고 서울시 주요 중장기계획의 효과적인 수립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주택 담장을 허문 자리나 자투리땅을 이용해 주차 공간을 만드는 ‘그린파킹’ 사업 지원이 확대된다. 서울시는 주택가 주차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주차장 조성 지원비를 늘리고 주택으로 한정됐던 사업 대상도 확대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1면에 850만 원, 2면은 1000만 원 이내로 지원돼 종전보다 5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사업 대상은 주택가에 인접한 근린생활시설, 뉴타운·재개발 지역으로 확대된다. 단,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해 야간에는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거주자우선주차장’으로 개방해야 한다. 뉴타운·재개발 지역은 5년 이상 주차장 기능 유지가 가능하면 참여할 수 있다. 토지 소유주가 자투리땅에 주차장을 조성하면 1면에 최대 200만 원을 지원받는다. 최대 20면까지 조성할 수 있지만 개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거주자우선주차장으로 개방해 월 3만∼6만 원의 운영 수입금을 받거나 재산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리는 자치구 시설관리공단에서 맡는다. ‘그린파킹’으로 조성된 담장 허물기 주차장은 5년, 자투리땅 주차장은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자치구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에 따라 사업비를 환수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 말까지 그린파킹 참여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희망자는 각 자치구 교통 관련 부서나 서울시 주차계획과(02-2133-2357)로 문의하면 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의 카셰어링 서비스인 ‘나눔카’ 이용지점이 현재의 두 배 규모로 늘어난다. 서울시는 공공 카셰어링 서비스인 나눔카 사업 2기를 맞아 2018년까지 이용지점을 2400곳으로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나눔카 이용지점은 1262곳이다. 이렇게 되면 시내 어디서나 5분 안에 나눔카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지점은 업무지역과 도심에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각 지역을 생활권과 산업 특성에 맞춰 구분한 뒤 권역별 특성에 맞는 운영 모델도 개발한다. 또 편도 서비스를 확대해 대여한 지점에 차량을 다시 반납해야 했던 번거로움도 없애기로 했다. 기관이나 단체, 기업이 나눔카를 업무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인회원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체 부설 주차장에도 차량을 배치한다. 한양도성(사대문) 안의 나눔카는 2020년까지 모두 친환경 전기차로 교체한다. 서울시는 최종적으로 모든 나눔카 차량을 전기차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모든 차량에 후방카메라를 장착해 사고도 예방한다. 카셰어링은 시내 여러 지점에서 필요한 시간만큼 승용차를 빌려 사용하는 일종의 공유경제 서비스다. 서울시의 나눔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카셰어링 업체는 공영주차장 이용과 주차료 할인 등의 혜택을 받게 돼 고객들도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1기 사업에는 쏘카와 그린카 에버온 등 5개 민간업체가 참여했다. 서울시는 2기 사업에 참여할 민간업체를 15일부터 모집한다. 2013년 2월 시작한 나눔카 서비스의 누적 이용자는 220만 명이며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이용자는 4200명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앞으로 유통기업이 서울에 대형마트나 복합쇼핑몰을 지을 경우 건축허가 전부터 지역 상권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주변 상권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점포 개설 등록 한 달 전까지 협력 계획을 관할 구청장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때가 입점 업체를 구성하고 건물을 완공한 단계이므로 실효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건축허가 단계 혹은 그 이전에 서울시가 객관적으로 상권 영향을 조사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생 특별전담기구(TF)에서 조정안을 마련해 실제 건축에 반영하기로 했다. 상생TF에는 갈등 조정가, 유통 전문가 등이 참가하고 이해 당사자와 대면 회의도 갖는다. 앞서 서울 마포구 상암DMC롯데복합쇼핑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자 지난해 1월 서울시는 상권영향조사를 실시하고 7차례에 걸쳐 상생TF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상인들이 거리로 뛰쳐나가는 등 갈등이 악화되기 전에 서울시가 갈등조정자로서 역할을 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갈등이 예상되는 다른 사업에도 상생협력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생TF가 조정안을 논의하는 회의체일 뿐 강제 조정 권한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 상권과 대기업이 상생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이해한다면 기업에서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경제민주화 특별시, 서울’ 선언식을 열고 유통기업과 골목상권의 상생협력 지원 강화 방안 등 경제민주화 실천과제 16개를 제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의 보호와 개인의 더 나은 삶,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경제민주화 정책은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서울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앞으로 행정기관에 고충민원을 제기하면 2주 안에 조사를 마쳐야 하고 동일한 내용의 민원을 반복해서 내면 감사 부서가 해당 내용을 처리하게 된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어 행정기관의 민원처리 절차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은 ‘민원사무 처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을 의결했다. 새 민원처리 법령에 따르면 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말로 설명한 내용을 민원담당자가 문서로 작성해 대신 신청할 수 있다. 5가구 이상이 관련된 민원은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거친 뒤 종결 처리해야 한다. 또 민원담당자는 연 1회 이상 개인정보보호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할 의무가 생겼다. ‘안심 상속 원스톱 서비스’나 ‘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처럼 민원인이 여러 기관과 관련된 민원을 신청할 경우에는 접수기관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근거도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정부 3.0 생애주기별 맞춤 서비스가 확대될 계획이다. 새 민원처리 법령은 12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해 10월 시범 개장해 큰 인기를 모았던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 올해부터 상설 개최된다. 장소도 지난해 열렸던 여의도 한강공원을 비롯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목동운동장, 청계광장 등지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밤도깨비 야시장을 태국 방콕, 뉴욕 브루클린 등의 유명 야시장처럼 관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특히 단순한 관광 차원을 넘어 신규 창업자가 새로운 상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상설화된 야시장은 개최 장소의 특성을 감안해 시작하는 시기에 차이를 뒀다. 여의도 한강공원 야시장은 3월 말 시작하고 DDP 야시장은 5월, 목동운동장 야시장은 7월에 시작한다. 종료 시기는 모두 10월까지로 이 기간 중 매주 금·토요일 주 2회 열린다. 청계광장은 시민 문화행사나 축제가 잦다는 점을 고려해 5, 7, 9, 12월에 가정의달과 추석 크리스마스 등을 주제로 한 시즌 마켓이 열린다. 장소에 따라 야시장의 콘셉트도 차별화한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하룻밤의 세계여행’을 콘셉트로 세계 각국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 등이 판매된다. DDP는 패션에 초점을 둔 ‘청춘 런웨이 댄싱 나이트’ 시장이 열린다. 넥센 히어로즈가 떠나면서 지역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개최지로 선정된 목동운동장은 스포츠·아웃도어 용품을 중심으로 하는 ‘레포츠 마켓’이 들어선다. 앞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지난해 10월 매 주말 야시장이 열려 총 7일간 19만8770명이 찾았다. 이 중 20대가 67%, 여성이 76%를 차지했고 만족도도 높았다. 하지만 구매율이 전체 방문객의 55%(구매자 10만9198명)에 그쳤고 이마저 먹거리에 집중된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야시장 개최지 주변 상인들의 상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상품성과 창의성, 콘셉트 적절성을 갖춘 상인을 선정하고 판매자 정기교육도 진행한다. 주변 상권과의 상생을 위해 야시장 안에 ‘지역존’을 구성하거나 연계 마케팅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올해까지는 서울시가 민간 운영사를 선정해 총괄 관리하지만 내년부터는 민간 자율에 맡길 예정이다. 서울시는 추후 야시장 장소 협의나 홍보 등 행정적 지원만 제공할 계획이다. 정상택 서울시 소상공인지원과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을 생각할 때 야시장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야시장을 ‘창업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기 위해 창업 인큐베이팅과 멘토 시스템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장은 낮에 문산에서 봤지. 그거 알아? 거리로 따지면 여기서 문산 가는 거랑 개성 가는 거랑 같아.” 4일 오후 경기 파주시 군내면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만난 김태유 씨(72)의 말을 듣고서야 실감이 났다. 이곳에서 북한의 ‘기정동 마을’까지는 불과 1.8km. 마을회관 2층에만 올라가도 북녘 땅이 훤히 보였다. 김 씨는 “전쟁 나기 전 어렸을 땐 개성도 다 우리 생활권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남한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민간인 거주지역인 대성동 마을의 분위기는 삼엄하다. 주민들조차 출입카드가 없으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다. 0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금시간’도 있다. 1953년 6·25전쟁 정전협정에 따라 DMZ 안에 만들어졌다. 현재 47가구 202명이 살고 있다. 100m 높이의 국기게양대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반공소년 이승복’ 동상이 서 있다. 이곳은 유엔군사령관의 관할 아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도 명절이 다가오면 들뜨기 시작한다. 수십 년 전 만들어져 제대로 된 수리 한 번 받아본 적 없는 작고 낡은 집들이지만 외지에서 식구들이 꾸역꾸역 들어오면 정겹기 그지없다. 주민들 역시 분주해진다. 논과 밭, 초등학교와 마을회관, 체육관 외에는 아무 시설도 없는 마을에서, 주민들은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차를 끌고 20km가량 떨어진 문산의 5일장을 찾는다. 평소 무뚝뚝한 표정으로 경비를 서던 유엔군사령부 공동경비구역 경비대대 소속 미군들도 마을의 터줏대감인 최고령 어르신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린다. 설날만큼은 싹싹한 ‘군인청년’ 혹은 ‘군인양반’이 되는 것이다. 불안과 평화가 묘하게 공존하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북녘 동포와 함께 설맞이를 할 ‘그날’을 그리고 있었다.▼ 사할린 귀국 동포 ‘고향 노래’에 어깨춤 덩실 ▼대성동의 새해 소망은 63년째 ‘평화’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수십 년째 얼굴을 맞대고 살다 보니 서로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다.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나면 다른 집에 세배를 드리러 가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40, 50대 ‘청년’들이 아이들에게 설빔을 입혀 어르신들의 집으로 세배를 다닌다. 김동구 이장(48)은 “미군들이 세배를 다니는 것도 한국의 정서를 체험하려는 뜻이다”고 말했다. 명절 직전 동네 부녀회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어르신들과 나들이에 나서는 것도 대성동 마을의 오랜 전통이다. 파주 시내로 나가 식사를 대접하고 TV 말고는 볼거리가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오랜만에 영화 구경도 시켜드린다. 매년 비슷한 설이었지만 올해 주민들의 감회는 평소와 다르다. 정부가 대성동 마을을 ‘통일 첫 마을’로 지정해 본격적인 ‘새 단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곳의 주택들은 대부분 1980년대 지어지거나 개량된 뒤 사실상 보수공사를 하지 못한 채 낡아왔다. 집마다 벽에 금이 가고 겨울에는 난방도 잘되지 않아 주민들은 스티로폼을 덧대 단열재로 쓰기도 한다. “공화당(마을회관) 있지, 공화당. 그건 이승만 대통령 때 만든 거야. 정말 오래된 건물이라고.” 김태유 씨가 마을회관을 가리키며 말했다. 봄이 되면 마을 주택과 상하수도 등의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군내면 주민자치위원장인 김인근 씨(63·여)는 “우리 집은 3월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올해 추석은 새집에서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기뻐했다. 그래도 여전히 대성동 마을 주민들의 첫 번째 새해 소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화’다. 채널A 프로그램 ‘이제 만나러 갑니다’의 애청자라는 김태유 씨는 “이젠 정말 ‘어서 만나러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인근 씨는 “북한에서 매일 내보내는 대남방송도 시끄럽고 아직도 ‘언제 와서 잡아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불안하다”며 “새해에도 남북 평화가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김 이장은 “그래도 명절인데 같은 동포끼리 설을 함께 잘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소망을 밝혔다.고향 가락에 어깨춤… 사할린 동포의 미소 4일 오전 인천 연수구의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은 연분홍, 연노랑 한복으로 가득했다. 미리 맞는 설 잔치가 열린 이곳에서 사할린 동포 수십 명이 노래에 맞춰 어깨춤을 췄다. 김상유 전 복지관장(62)은 “오랜만에 왔는데 너무 곱게 단장하셔서 알아보기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곳 복지관에 머무는 사할린 동포는 91명. 모두 말년에 영주귀국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전국적으로 이런 사할린 동포들의 거처는 26곳에 이른다. 잔치 분위기로 들뜬 복지관 한가운데 짙은 푸른색의 카디건을 입고 조용히 박수를 치는 할머니가 있었다. 김금옥 할머니(88). 사할린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해 12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영주귀국해 생애 처음으로 고국에서 설을 맞는다. “좋수다. 만족합니다.” 짧게 소감을 말한 뒤 김 할머니는 가슴에 손을 살포시 얹었다. 일제강점기에 이주한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줄곧 사할린에서 살았다. 김 할머니는 “사할린이 너무 작아 손자들은 대륙에 정착해 뿔뿔이 흩어졌다”고 했다. 하바롭스크에 정착한 손자가 그를 모시려 했지만 불편한 마음에 고국행을 선택했다. “여기서는 일 안 해도 밥 주고, 손자들도 편하고, 얘기할 사람도 많아 좋아요.” 김 할머니의 남편은 탄광 노동자로 사할린에 강제징용 됐다. “탄광일이 감옥살이나 같았는데 해방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장가도 왔죠. 그런데 오래 못 살았어….” 김 할머니가 43세일 때 남편은 아들 셋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 후 김 할머니는 텃밭에 꽃과 채소를 심어 돈을 벌었다. “꽃 장사해서 아이들 대학도 다 보냈지. 고생 정말 많이 했어요. 그래도 보람은 있죠.” 할머니가 환하게 웃었다. “고향으로 가는 배∼ 꿈을 실은 작은 배∼ 정을 잃은 사람아 고향으로 갑시다.” 복지관 직원이 나훈아의 ‘고향으로 가는 배’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흐뭇한 표정으로 구경하던 김 할머니 곁에 한 부부가 다가섰다. 사할린 홀름스크에서 동네 이웃으로 지낸 동포 강영희 씨(69·여)와 그의 남편이다. 김 할머니가 남자를 알아보지 못하자 강 씨가 말했다. “큰아드님이랑 친하게 지낸 우리 남편이에요.” 큰아들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왈칵 눈물을 터뜨렸다. “할머니의 첫째, 셋째아들은 예순을 넘기지 못한 채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강 씨가 설명했다. 그러고는 김 할머니를 다독였다. 오전에 만든 만두로 점심 식사를 하는 사이, 보드카가 한두 잔씩 오갔다. 스마트폰에 저장한 손주들의 사진을 서로 자랑하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약 4만3000명의 한인이 사할린에 남았다. 현재 남은 1세대 한인은 700여 명에 불과하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동포들을 위한 영주귀국 지원은 물론이고 역방문, 일시 모국방문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잔치가 벌어지는 내내 김 할머니는 연보랏빛 꽃이 그려진 손수건을 만지작거렸다. 노래 부르는 직원을 보며 “우리 아들도 노래 잘했어”라며 흥겨워했다. 김 할머니와 강 씨는 서로 손을 잡고 “아주머니 고생 많이 하셨잖아요. 여기가 훨씬 좋아요. 잘 왔어요”라며 얼싸안았다. “여기서 죽을 때까지 살고 싶다.” 김 할머니의 미소가 따뜻했다.명절 때 고향 생각은 만국 공통 명절이 다가오면 외국인 이주민 역시 짙은 향수에 젖어든다.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좌동 전통시장에서 만난 중국인 쑤잉(蘇穎·30) 씨. 그는 “아직도 설이 다가오면 긴장이 된다. 주부가 할 일이 가장 많지 않냐”며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부지런히 고르고 있었다.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자란 그는 어느덧 아이 둘을 둔 7년 차 주부. 2009년 12월 1년간 알고 지내던 한국인 남편(39)과 결혼하면서 ‘부산 아지매’가 됐다. 쑤 씨는 과일, 나물, 생선가게를 차례로 들러 물건을 살폈다. 꼼꼼하게 가격을 물으면서도 정작 물건을 사진 않았다. “설이라 장을 크게(많이) 봐야 하기 때문에 일단 물가가 어떤지 미리 둘러보러 온 거예요.” 알뜰함만 보면 한국 아줌마가 다 된 것 같지만 쑤 씨는 아직도 한국의 설이 낯설고 어렵다. 고향의 춘제(春節)와 시기도 같고 음식을 준비해 가족 친지와 나눠 먹는 풍습도 닮았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액운을 쫓기 위해 집마다 터뜨리는 폭죽 때문에 시끌벅적하고 친지나 이웃을 방문하느라 들뜬 춘제와 달리, 한국의 설은 너무 조용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음식 준비도 만만찮은 일이다. 차례상에 올릴 음식이 워낙 많다보니 주방에서 시어머니 보조 역할을 하는 쑤 씨 역시 힘에 부친다. 게다가 두 시누이의 가족이 모이면 끼니마다 10명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 그는 “춘제는 쉬는 날이 길어서 온 가족이 3, 4일 여유 있게 음식을 준비한다”며 “한국에서는 연휴가 짧아 부담이 크다”고 했다. 우리가 설에 떡국을 먹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춘제에 꼭 만두를 먹는다. 그는 “대추 두부 땅콩 등 만두피 속에 넣는 다양한 재료마다 복을 비는 의미가 달라서 먹는 재미도 크다”며 “동전을 넣은 만두를 고른 사람에겐 올해 재물 운이 넘칠 것이라며 축하해주는 등 식사 내내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명절 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정한 시댁 식구의 도움과 격려가 큰 힘이 된다. 쑤 씨는 “차례상 차리는 법 등 한국 문화를 잘 몰라 허둥댈 때마다 어머니께서 차근차근 가르쳐 주셔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새 옷과 세뱃돈, 맛있는 음식에 웃음꽃이 피는 아이들을 보면 힘든 것도 고향에 대한 향수도 싹 잊는다”며 활짝 웃는 얼굴로 덧붙였다. 한국에서 일곱 번째 설을 맞는 네팔 출신의 우샤 가우텀 씨(35)는 명절 때 깊어지는 향수를 동포들에 대한 봉사로 달래고 있다. 우샤 씨는 2004년 카트만두에 선교사로 온 인도 출신 바쿨 다이마리 씨(45)와 결혼했다. 이어 광주신학대 석사과정에 입학한 남편을 따라 2009년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낯선 한국생활 탓에 카트만두에 있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힌 적도 많다. 그러나 서툰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딸(12·초등학교 5학년)과 함께 다문화학교인 새날학교를 다니며 조금씩 나아졌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그는 학교생활 1년 만에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하게 됐다. 우샤 씨는 2010년 광주에 있는 네팔 출신 근로자 400여 명과 이주여성 50여 명을 위해 통역 봉사를 시작했다. 몸이 아픈 동포들과 함께 직접 병원에 가 한국 의사들에게 ‘아픈 증세’를 설명했다. 임금체불 등 법적 분쟁 등을 겪을 때도 통역은 물론이고 모든 과정을 챙겼다. 네팔 동포들 사이에 ‘똑순이’로 불리는 이유다. 그는 광주 광산구 평동주민센터 옆 건물에 있는 네팔인센터에 머물고 있다. 설 연휴 때인 7일에는 남편이 있는 광산구 네팔인교회에서 동포들과 조촐한 잔치를 열고 치킨카레와 콩죽을 함께 만들어 먹으며 고향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우샤 씨는 “집에서는 네팔 풍습에 따라 손으로 음식을 먹지만 동포들과 함께 식사할 때는 숟가락을 사용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인천=김민 kimmin@donga.com /부산=강성명 /광주=이형주 기자파주=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돼지의 날, 세 번에 걸쳐 빚는 술이 있다. ‘삼해주(三亥酒).’ 해일(亥日)마다 세 번 빚는다는 뜻에서 이렇게 부른다. 정월 첫 돼지날 멥쌀을 발효하고, 음력 2월과 3월 다시 찹쌀을 넣어 발효한다. 그리고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날릴 무렵 마신다. 이 술은 지금도 서울에서 맛볼 수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방에서 만난 전수조교 김택상 씨(66·사진)는 삼해주를 ‘기다림의 술, 느린 술’이라고 했다. 김 씨는 제조 과정을 직접 보여주며 어떤 의미인지 설명했다. 공방을 가득 메운 항아리에서 술을 꺼내 증류기에 담았다. 증류기를 가열하자 알코올이 수증기처럼 피어오르고, 차가운 천장에 막혀 술방울이 됐다. 이 술방울이 하나둘 모여 삼해주가 된다. 김 씨는 어머니 이동복 씨(89)로부터 삼해주 만드는 법을 배웠다. 어머니에게는 시어머니가, 시어머니에게는 시할머니가 제조법을 전수했다. 1993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로 삼해주가 지정되자 김 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삼해주 제조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김 씨는 “어릴 적 땅에 묻힌 술독에 퐁당 빠진 적이 있다”며 “그때부터 나는 술을 만들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어머니에게 그해 만든 술을 가져가면 “요즘엔 네가 낫다”는 칭찬을 듣는다고도 했다. 이제는 서울 강남이나 용산구 이태원 등지의 고급 식당에서 삼해주를 내놓고 싶다는 연락이 온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의 한식당에서 삼해주를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시설 규모가 작아 직접 찾아오는 사람에게만 소량을 판매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시에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설 연휴를 맞아 전통놀이부터 오케스트라 콘서트까지 30여 개의 다양한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설 연휴 수도권에 있는 시민과 역귀성객을 위해 도심에서도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체험행사와 문화예술 공연을 마련했다고 3일 밝혔다. 행사는 보신각과 덕수궁,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세종문화회관 등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연휴 첫날인 6일 서울 보신각에서는 ‘2016 설맞이 보신각 타종행사’가 열린다. 행사에는 고향을 방문하기 어려운 실향민과 중국동포, 다문화가족이 참석해 합동 차례도 지낸다. 같은 날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는 ‘해피 뉴 이어! 2016’ 포토존에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윷놀이와 제기차기, 투호 등 전통민속 놀이마당도 열린다. 당초 9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던 스케이트장도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연장 운영한다. 7일에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함께해요! 새해맞이 북소리’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1년의 마지막 날인 ‘제석(除夕)’ 때 풍속 중 하나인 ‘연종제’를 재현한다. 연종제는 궁중에서 악귀를 쫓기 위해 탈을 쓰고 북을 치며 궁궐 안을 돌아다니는 의식이다. 사전 신청한 시민 10명이 직접 연종제 재현에 참여할 예정이다. 흥선대원군의 사가였던 운현궁에서는 8일과 9일 오후 3시에 ‘가족대항 설날 윷놀이대회’가 열린다. 선착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여덟 가족이 경쟁을 펼친다. 이 밖에 8일과 9일 오후 2시에는 ‘새해맞이 대북 퍼포먼스’ ‘퓨전 사물놀이 콘서트와 우리 소리’ 공연이 열린다. 같은 기간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세시풍속 체험행사와 신년 운세 보기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박물관과 공연장에서는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은 9일 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예술단의 북한 인기가요, 전통무용 시연 무대를 마련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크렘린 체임버오케스트라’가 7일 오후 3시와 7시에 차이콥스키, 비발디의 명곡과 러시아 민요 ‘백만송이 장미’를 연주한다. 삼청각은 한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악 앙상블 놀음판 연주를 8일과 9일 낮 12시에 선보인다. 월드컵공원 등 서울시내 13개 공원에서도 개성 있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8일부터 10일까지 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리는 딱지왕 대회와 굴렁쇠 달리기에는 현장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창작 동화 ‘산속의 왕’과 ‘무지개 도깨비’ 공연을 설 연휴 동안 하루 2회씩 선보인다. 서울대공원에서는 원숭이탈을 만들어볼 수 있다. 고홍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서울 시내에서도 설 명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풍성한 문화행사를 준비했다”며 “행사마다 시간과 일정이 다르니 미리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를 중심으로 한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공사가 3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7017 프로젝트’는 서울역 고가를 지은 연도인 1970년과 이 프로젝트의 완공 시기인 2017년을 합성해 만든 것이다. 서울시는 45년 동안 자동차도로로 제 역할을 다한 서울역 고가 939m를 ‘걷는 길’로 재생하는 서울역 7017 프로젝트의 기본설계안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국제 공모로 선정한 네덜란드 건축조경전문가 비니 마스의 계획안 ‘서울수목원(The Seoul Arboretum)’이 7월부터 계속된 전문가, 시민들과의 논의 끝에 7개월 만에 완성된 것이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설계안에 따르면 고가 위에는 카페, 도서관, 야외무대, 꽃집 등 20여 개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에 서식하는 식물 중 인공 지반에서 키울 수 있는 49과(科) 186종의 수목이 656개의 원형 화분에 담겨 가나다순으로 배치된다. 이 가운데 135개는 벤치 겸용 화분이다. 장미광장, 목련광장을 비롯한 16개의 크고 작은 광장과 최고 17m 높이에서 서울을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도 4군데 생긴다. 발밑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직경 60cm 강화유리 바닥판도 3곳에 설치된다. 이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서울 도심 보행길 회복에 방점을 뒀다. 고가로부터 회현역, 한양도성, 대우재단빌딩·호텔마누, 퇴계로 교통섬, 서울역광장, 청파동, 중림동 등 7개 방향으로 총 17개 보행길이 연결된다. 접점의 특색에 따라 각각 엘리베이터 6기, 에스컬레이터 1기, 직통계단 3개, 브리지 2개 등을 통해 고가를 오르내릴 수 있다. 4월로 예정된 보행길 조성공사에 앞서 3월부터 교량 보수 및 보강공사를 진행한다. 서울역 고가 바닥판 중 516m는 철거하고 거더(대들보)와 교각은 통행 하중을 13t에서 21t 이상으로 보강해 재활용한다. 바닥판은 빠른 시공을 위해 미리 제작한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또 안전등급 E등급인 받침장치 264개는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전면 교체한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에 도시재생사업 비용을 포함해 2018년까지 총 1469억 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예산은 545억 원이다. 서울시는 주민 등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시보와 홈페이지에 기본설계안을 게재한 뒤 설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역 7017 프로젝트는 노후화한 자동차길을 사람길로 재생시켜 사람, 지역, 역사를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새로운 살림의 프로젝트이며 도시재생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는 세운상가 재생 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세운상가는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해 1968년 지어진 국내 최초 주상복합타운이다. 한 때 대규모 전기·전자, 기계·공구, 인쇄·기획, 인테리어 용품점이 몰리며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 이후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은 △다시 걷는 세운(보행 재생) △다시 찾는 세운(산업 재생) △다시 웃는 세운(공동체 재생) 3가지. 세운상가 보행데크를 재정비하고, 대림상가 간 공중 보행교를 복원하며 종묘까지 이어지는 경사광장을 세워 보행로를 확보한다. 최종적으로 종묘부터 남산까지 보행로로 잇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창의제조산업혁신지를 조성해 세운상가의 잠재력과 외부 스타트업 등의 성장동력이 연결되는 중심지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재생을 위해 자생적 주민 조직을 운영하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한다. 386억 원이 투입되는 1단계 재생사업을 통해 서울시는 유동인구가 5배 증가하고 상가 매출이 30% 증가하며 200개소 이상 신규창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사는 다음 달부터 시작되며 201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28일 오전 10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정호준·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세운상가 소유자, 임차인,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공공선도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박 시장은 “70년대 세운상가가 대한민국과 서울의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요람이었다면, 오늘부터 세운상가는 서울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창의제조산업의 혁신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베트남 퀴논 시를 주제로 한 거리가 서울에 생긴다. 서울 용산구는 퀴논 시와의 자매교류 20주년을 기념해 이태원에 퀴논 테마거리를 조성한다고 27일 밝혔다. 퀴논은 베트남전이 벌어졌던 1965년부터 1972년까지 한국 맹호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용산에서 창설된 맹호부대는 베트남전에서 많은 전과를 거뒀지만 그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등 상처를 남겨 ‘한국군 만행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용산구는 1996년 퀴논 시를 방문해 자매결연 협약을 맺으며 조금씩 관계 개선에 나섰다. 19년 동안 퀴논 시에 컴퓨터와 백내장 치료센터를 지원하고 우수학생 유학지원, 불우학생 장학사업, 사랑의 집짓기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이 덕택에 한국군 만행비는 이제 ‘피해자 위령비’로 불릴 정도로 상처가 아물고 있다. 베트남 퀴논 거리가 생기는 곳은 이태원 보광로 59길. 도로 주변 자투리 녹지공간에 ‘퀴논 정원’을 조성하고 퀴논 시와 함께 디자인한 그라피티 벽화도 만든다. 벽화 제작에는 숙명여대 베트남학생회, 다문화가정, 주민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용산구는 이 밖에 베트남어를 퀴논 거리의 주요 언어로 채택해 홍보 책자에 베트남어를 표기하기로 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런 노력이 더해져 한국과 베트남 간 역사적 상처가 하루빨리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를 둘러싼 서울시와 중앙정부의 갈등이 헌법재판소 소송으로 비화됐다. 서울시는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의 위헌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받고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고 27일 밝혔다. 청년수당에 쓰이는 지방교부세를 삭감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에 대응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은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정부와 협의·조정을 하지 않거나 그 결과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집행한 금액만큼 지방교부세를 삭감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서울시는 “개정 시행령은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삭감을 수단으로 지자체의 지방자치권, 자치재정권, 지방교부세수급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있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주는 보조금이 아니라 지자체가 사무처리를 위해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이므로 감액·반환은 엄격한 요건에 따라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별도로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보장기본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복지부와 충실히 협의하기로 하고 12일 복지부에 협의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덧붙였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2014년 12월 서울시는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간편카드’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신용카드나 티머니카드, 후불교통카드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비접촉(RF) 방식으로 결제가 되는 서비스다. 5만 원 이하의 소액 거래는 서명도 필요 없어 소비자들이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간편카드 결제 서비스는 2015년 1월 시내 전통시장 6곳에서 처음 시작됐다. 당시 서울시는 ‘콩나물 1000원어치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2018년까지 330개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올 1월 현재 서비스가 가능한 전통시장은 16곳에 불과하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단말기 600대를 전통시장에 보급하기로 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377대에 불과하다. 목표의 절반을 겨우 넘은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해 7월에는 408대였는데 6개월 동안 오히려 30여 대가 줄었다. 소비자들의 호평 속에 거래액은 조금씩 늘었지만 서비스가 정착된 일부 시장의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단말기를 설치하고도 3개월 연속 거래 실적이 없는 점포가 51곳에 달했다. 이는 전통시장 상인들이 단말기 설치를 꺼리는 탓이다. 바로 결제 수수료 때문이다. 간편카드 결제 1건의 수수료는 지난해 1.7%에서 올해는 1.2%로 낮아졌다. 또 서울시는 상인들의 부담을 감안해 3만 원 이하의 소액 결제에 대해 수수료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율은 매년 20%포인트씩 줄어 4년째엔 완전 폐지된다. 그러나 전통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수수료 지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구입해 한 번에 결제하는 대형 마트와 달리 물건 한 개를 구입할 때마다 결제하는 전통시장 특성상 소액 결제가 많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택시와의 형평성을 들어 수수료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조례에 따라 택시요금이 5500원 이하면 카드 결제 수수료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한 전통시장 상인 A 씨(63)는 “카드 결제를 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수수료 지원이 폐지된 이후를 생각하면 선뜻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간편카드 결제 서비스가 비교적 활발하게 이뤄지는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회장 서정래 씨도 “수수료가 영세 상인에게 가장 큰 걸림돌인 상황에서 서울시 예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수수료 자체의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올해도 단말기 1000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상인들의 분위기를 볼 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상인들의 의견을 더 반영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티머니 선불 교통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최대 2.2%의 적립금 혜택이 제공된다. 서울시는 ‘티머니 마일리지 적립 서비스’를 정식으로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티머니 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이용 금액의 0.2%가, 선불 충전할 경우 충전 금액의 2%가 마일리지로 적립된다. 충전 금액은 월 1500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다.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에 티머니 홈페이지(t-money.co.kr)에서 T마일리지 서비스를 등록해야 한다.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사용할 교통카드를 등록하고 추후 적립된 마일리지 사용을 위한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된다. 적립된 마일리지는 티머니 가맹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서비스센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1마일리지는 1원으로 계산되며 기존 충전금과 동일하게 대중교통을 비롯한 전국 티머니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 시범서비스 시작 이후 6개월간 지급된 마일리지는 24억 원에 이른다. 이 기간에 T마일리지에 새롭게 가입한 사람도 30만 명에 이른다. 이원목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카드 이용 실적 등이 필요한 신용카드와 달리 티머니 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만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시민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 모임인 ‘4·16 가족협의회’의 사단법인 등록을 허가했다고 24일 밝혔다. 4·16 가족협의회는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학생의 유가족 등이 지난해 1월 결성한 단체다. 가족협의회는 서울시 허가에 따라 22일 법원 등기를 마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세월호 유가족과의 오찬에서 사단법인 허가 문제에 대해 “절차와 기준에 맞는다면 뒷받침하겠다”며 긍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가족협의회는 해양수산부에 사단법인 설립신청서를 냈으나 불허 결정을 받은 상태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관과 사업계획서, 예산서 등 법적 요건을 충족했는지 검토했다”며 “서울시가 등록 허가한 비영리법인이 약 3000개에 이르러 사실상 등록제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사단법인에 대해 매년 활동내역 실적을 받는 등 관리·감독을 하고 목적에 맞지 않는 활동을 할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다.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서울시의 허가로 좀 더 체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시에서 허가가 난 만큼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와 SH공사가 대학 신입생을 위한 임대주택(희망하우징)을 공급한다고 21일 밝혔다. 대상은 올해 서울 지역 대학 및 전문대 입학 예정자다. 25일부터 접수를 받는다. 희망하우징은 임대보증금 100만 원, 한 달 임대료가 8만∼9만5000원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년. 자격 요건을 유지할 경우 1회 재계약도 가능하다. 신청 자격은 주택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 가구의 자녀, 아동복지시설 퇴거자로서 서울 제외 지역 거주자가 1순위에 해당된다. 2순위는 차상위 계층 가구의 자녀, 3순위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 이하 가구의 자녀다. 모집 인원은 다가구형 주택 입주자 85명, 원룸형 주택 입주자 26명 등 총 111명이다. 신청은 SH공사 맞춤임대부에 직접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을 통해 가능하다. 접수 기간은 29일까지 5일간이며 등기우편으로 신청할 경우 29일자 소인분까지 유효하다. 대상자는 2월 4일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SH공사 홈페이지(i-sh.co.kr)의 공고문을 참조하거나 콜센터(1600-3456)를 통해 문의할 수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21일 한옥 호텔을 짓겠다는 호텔신라의 계획에 4번째로 제동을 걸었다. 별도 부지가 아니라 서울 중구 동호로 현 신라호텔 면세점 자리에 새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이 네 번이나 신청 거부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이날 공식적으로 “건축과 교통계획 등을 추가 확인해 한옥 호텔 건립 허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심의에 참여한 도시계획위 위원들은 ‘문화재 보호’를 이번 보류의 중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들이 보호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문화재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추모하던 절인 ‘박문사(博文寺)’다.○ 이번엔 ‘이토 히로부미’ 사찰이 문제 호텔신라는 지난해 10월에 4번째 한옥 호텔 건립 신청서를 내면서 3차 때까지의 계획을 대폭 바꿨다. 우선 주변 경관을 가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규모를 축소했다. 8개 층(지상 지하 각 4개 층)이던 것을 6개 층(지상 지하 각 3개 층)으로 줄였다. 건물 최고 높이도 15.8m에서 현재 면세점 높이와 동일한 11.9m로, 객실도 207개에서 91개로 변경했다. 그동안 “서울 성곽과 건물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옥 호텔과 서울 성곽 사이 거리도 기존 20.5m에서 29.9m가 되도록 했다. 이달 20일 개최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에 참여한 복수의 위원들에 따르면 이번에는 문화재 보호에 대한 문제가 새로 제기됐다. 주요 논의 대상이 1945년 광복 전까지 신라호텔 자리에 있던 박문사다. 한 위원은 “박문사 역시 식민지 역사를 담은 ‘네거티브 헤리티지’(부정적인 유산)인 만큼 안내판만 세울 게 아니라 현황 파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참여 위원 역시 “해당 유적 보존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위원들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소위를 구성해 박문사 현장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보완해도 ‘반려’ 도돌이표” 호텔신라 측은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호텔신라는 이번에 한옥 호텔 규모를 크게 축소하며 수익성을 포기하는 ‘강수’를 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양 도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격 거리도 늘리고 건물 높이도 낮췄다”며 “5년 전부터 신청했는데 지금 이토 관련 문화재 조사를 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총선을 앞두고 ‘재벌 특혜’로 비칠 수 있는 호텔신라 건축 허가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호텔신라의 한옥 호텔 건립 계획에 면세점 확장 계획이 포함된 만큼 허가를 보류했다는 관측이다. 호텔신라는 지금의 신라면세점 자리에 한옥 호텔을 세우고 현재의 주차장 자리에 기존 면세점보다 40% 이상 규모가 큰 면세점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호텔신라 측은 “내부적으로 면세점 용도로 쓰겠다는 것이지 관세청의 허가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특허를 받지 못하면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부결 아냐, 추가 논의할 것” 반면 서울시는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서울시 측은 “신라면세점의 확대 때문에 계획을 부결시켰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 전통 호텔이라는 개념이 서울에 처음 도입되는 만큼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20일 회의에서는 호텔신라 계획안의 부대시설이 지나치게 큰 점도 논란이 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시 조례에 따라 서울시 공무원 5명, 서울시의회 의원 5명, 도시계획 관련 분야 전문가 19명 등 총 29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에는 20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 위원은 “객실은 90개에 불과한데 주차장에는 대형 버스만 55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사실상 호텔보다 면세점 비중이 더 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밖에 교통 흐름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내에서 규제 문제를 총괄하는 국무총리실은 “면세점을 늘리는 것은 기업의 판단이며 건축 심의 단계에서 허용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런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면 지자체의 월권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보류 조치가 ‘반려’가 아니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규에 맞지 않으면 반려 조치를 내리지만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한옥 호텔 건립 보류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호텔 등 서비스업 육성 대책까지 내놨지만 국회나 지자체 단계에서 표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당국자는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큰 문제가 없다면 호텔 건립이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 측은 “한옥 호텔과 면세점 확대로 1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며 “서울시에서 명확한 이유를 전달하면 보완해 건축허가를 재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민 / 세종=손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