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1970년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억울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옥살이까지 한 강종헌 씨(65)가 국가의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윤성식)는 강 씨와 그의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15억5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관들이 국가권력을 이용해 강 씨를 불법 체포·구금하고 증거를 조작해 위법한 재판을 받게 했다”며 “강 씨가 불법 구금된 때로부터 무죄 확정판결을 받을 때까지 약 40년 동안 강 씨와 가족들이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재일교포인 강 씨는 1975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유학중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수사관들에 의해 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고 간첩행위를 한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불법 구금을 당했다. 구타 등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받은 강 씨는 유죄가 인정돼 이듬해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후 사면법에 따라 형이 감형된 강 씨는 13년의 옥살이 끝에 1988년 가석방됐다. 강 씨는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로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무죄를 선고받아 38년이 지나서야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검사와 굴지의 게임업체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30년 지기’가 나란히 피고인 신분으로 16일 법정에 섰다. 9억 원대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진경준 전 검사장(49)과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48)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이날 재판 시작 10분 전 미리 법정에 도착했다. 불구속 기소된 김 회장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갖춰 입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이 “어떤 부분을 소명할 계획인지” “심경이 어떤지” 등 질문을 건넸으나 침묵으로 일관했다. 곧이어 구속 상태인 진 전 검사장이 하늘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들어왔다. 재판부가 도착하자 김 회장은 방청석에서 피고인석으로 이동해 진 전 검사장 옆자리에 앉았다. 진 전 검사장이 몇 차례 김 회장을 향해 시선을 맞추려 했지만 김 회장은 바닥이나 정면을 응시하며 눈길을 주지 않았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둘 사이에는 인사도, 대화도 없었다. 피고인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재판장이 먼저 진 전 검사장에게 직업을 묻자 “현재 없습니다”라고 담담하게 답변했다. 이어 김 회장은 “주식회사 NXC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김 회장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한 진술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진 전 검사장에게 ‘공짜 주식’ 등 뇌물을 건넨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진 전 검사장 측 변호인은 “아직 수사기록 검토를 마치지 못했다”며 혐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재판 준비를 위해 2∼3주의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에게서 9억5000여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 전 검사장은 8일 현직 검사장으로는 처음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진 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9월 12일 열린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나 홀로 소송’에 나섰던 민사소액사건의 원고와 피고가 최저 50만 원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을 위해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변호사단’을 출범했다고 16일 밝혔다. 민사소액사건이란 소송 목적의 값이 2000만 원 이하인 1심 민사 사건을 의미한다. 민사소액사건이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밀린 임금 청구 등 경제적 약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민사소액사건은 전체 민사 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201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1년간 접수되는 민사소액사건은 전체 민사 사건의 70.7%에 이르지만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의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변호사 수임을 원하는 소송 당사자는 서울변호사회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변호사를 안내받을 수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나홀로 소송’에 나섰던 민사소액사건의 원고와 피고가 최저 50만 원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된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약자들을 위해 ‘민사소액사건 소송지원변호사단’을 출범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민사소액사건이란 소송목적의 값이 2000만 원 이하인 1심 민사사건을 의미한다. 민사소액사건이 전세보증금 반환이나 밀린 임금 청구 등 경제적 약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법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민사소액사건은 전체 민사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2014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1년간 접수되는 민사소액사건은 전체 민사 사건의 70.7%에 달하지만 원고와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한 사건의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서울변호사회 관계자는 “변호사단 출범으로 법률서비스에 대한 접근권이 확대되고 합리적인 분쟁해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법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사 수임을 원하는 소송 당사자는 서울변호사회를 방문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변호사를 안내받을 수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송재용 전 한국산업은행 부행장(60)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부장판사 김성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전 부행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1000여만 원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송 전 부행장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600여만 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인정한 송 전 부행장의 성진지오텍 주식거래를 유죄로 판단했다. 송 전 부행장은 2010년 포스코가 성진지오텍을 인수한다는 정보가 공시되기 전에 미리 주식을 사들여 3600여만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산업은행은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당시 매각주관사였다. 1심은 “송 전 부행장이 성진지오텍의 인수합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M&A 추진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반면 항소심은 “송 전 부행장이 성진지오텍과 관련된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송 전 부행장이 2011년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풍력발전기 생산업체 유니슨을 인수한다는 미공개정보로 7500여만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는 1심과 항소심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송 전 부행장은 공적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데도 사사로이 주식매각에 따른 시세차익 취득에 몰두했다”며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엄한 죄책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사채업자에게 사건 청탁 명목으로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민호 전 판사(44)가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최 전 판사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6864만 원을 선고했다. 파기환송심 전 항소심 형량보다 추징금만 1억 원이 늘었다. 최 전 판사는 2009년 2월¤2012년 1월까지 ‘명동 사채왕’ 최모 씨로부터 자신이 연루된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6864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2억6884만 원을 선고받은 최 전 판사는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돼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6884만 원으로 감형됐다. 이후 대법원이 2심이 일부 무죄로 판단한 혐의까지 모두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최 전 판사가 현직 판사로 재직하면서 사채업자로부터 형사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상당한 금액을 받아 죄가 무겁다”며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돼 이를 회복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그에 합당한 대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심이 무죄로 본 1억 원에 대해서는 “최 전 판사는 향후 형사사건 알선 청탁의 명목으로 제공된 금품이라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경품 행사 등을 통해 얻은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돈을 받고 판매한 홈플러스 전·현직 임원들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부장판사 장일혁)는 12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성환 전 사장(60) 등 홈플러스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응모권 용지에 개인정보 수집 목적으로 경품 추천 발송뿐 아니라 보험 마케팅까지 기재하는 등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고 한 이상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목적을 모두 고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홈플러스가 얻게 된 경제적 효과까지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품 응모권에 개인정보 공개 고지사항이 1mm로 기재된 것에 대해서는 “같은 크기의 활자가 복권이나 공산품 품질표시 및 각종 서비스 약관 등 다양한 곳에서 통용된다”며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응모자들도 상당수 있어 정보 제공 사항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11번의 경품행사로 모은 고객 개인정보 700여만 건과 패밀리카드의 회원정보 1700여만 건을 보험사에 231억7000만 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올 1월 1심 재판부가 같은 취지로 무죄 판결을 내리자 검찰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수집에 관한 동의를 부정한 방법으로 받았다”며 이에 항소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인터넷 사이트에서 ‘좌익효수’라는 아이디로 야당 후보를 비방한 전 국가정보원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선거운동 개입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김연하)는 국가정보원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기소된 전 국정원 직원 유모 씨(42)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이 국정원법 위반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정보원법상 금지하는 ‘선거운동’은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하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계획적 행위를 말한다”며 “유 씨가 사건 이전부터 선거와 관계없이 상당한 기간 동안 야권 정치인들에 대해 저속하고 과격한 표현의 댓글을 작성해 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 씨는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등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댓글을 수차례 올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2011년 4·27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는 같은 당 손학규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유 씨가 인터넷 방송 진행자인 ‘망치부인’ 이경선 씨를 비방한 혐의에 대해서도 1심에 이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유 씨는 2014년 1월~2월 이 씨 부부와 딸을 비방하는 댓글을 반복적으로 올렸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한국전력공사는 원고 1인당 10원씩을 배상하라.” 한전을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낸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 등 20명은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의 심리로 열린 마지막 변론 기일에서 원고 1인당 청구금액을 10원으로 변경하는 신청을 했다. 재판 직후 곽 변호사는 청구금액 변경 취지에 대해 “소송 중에도 전기 요금이 인상돼 청구 금액을 다시 계산하면 선고가 늦어질 것 같다”며 “여론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누진제 요금 규정이 무효라는 판결을 빨리 받기 위해 청구금액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예상 판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비정상의 정상화가 돼야한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곽 변호사는 2014년 8월 “한전이 위법한 누진제 요금 규정을 통해 부당하게 받아온 전기요금을 돌려 달라”며 시민 20명과 함께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약관규제법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 조항’은 무효로 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곽 변호사 등은 이에 따라 실제 전기요금과 누진제가 없다고 가정했을 경우 요금의 차액을 계산해 1인당 적게는 8만1000원, 많게는 133만2000원을 한전에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날로 변론기일을 모두 마치고 9월 22일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이 접수된 지 2년 만으로 전기요금 반환 소송 관련 첫 판결이 돼 선행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기요금 반환 소송은 서울, 광주, 대전 등 전국 5개 법원에서 7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민 600여 명이 한전과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법무법인 인강에 따르면 11일 기준 추가 소송 신청자는 1만4000명을 돌파했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대우조선해양 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기소)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자금거래 등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의 심리로 열린 남 전 사장의 배임수재 및 업무상횡령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남 전 사장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략적으로 큰 내용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 전 사장이 계좌 조회를 통해 드러난 자금거래 등의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부정청탁과 자금의 대가성 여부에 대한 입장은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 직후 남 전 사장의 변호인은 “아직 기록 검토나 남 전 사장과의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금품이 오갔더라도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배임수재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남 전 사장은 재임기간인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대학 동창인 정준택 휴맥스해운항공 회장(65·구속기소) 등에게 사업상 특혜를 주는 대가로 20억여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남 전 사장은 정 회장이 대주주인 해상화물운송업체의 주식 50만 주를 차명으로 사들여 배당금 3억 원과 주식 매각 차익 6억7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정 회장은 다른 주주들과 달리 회사가 어려워졌는데도 남 전 사장의 차명지분의 원금을 보장해줬고 또 원하는 대로 지분을 처분할 수 있게 해줬다”며 “단순한 투자가 아닌 특혜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인명용 한자를 제한한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박모 씨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중 인명용 한자의 범위를 제한해둔 조항이 부모가 자녀의 이름을 지을 자유를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대해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해당 법률 조항에 따르면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한자 8412자만을 인명용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가족관계등록업무가 전산화됨에 따라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 역시 전산시스템에 모두 구현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를 통상 사용되는 한자로 제한한 것”이라며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정미, 김창종, 조용호 등 3명의 재판관은 “행정전산화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름에 사용되는 한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따라 부모는 원칙적으로 자녀의 이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출생한 아들의 이름에 ‘사모할 로(¤)’자를 넣어 출생신고를 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인명용 한자가 아니라며 가족관계등록부에 한글로 기재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가슴성형, 20년 이상의 경력!” 김모 씨(42·여)는 2013년 3월 가슴확대 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의 B성형외과를 찾았다. 20년 이상의 수술 경력을 지닌 의료진들로 구성돼 언론에도 수차례 등장한 곳이었다. 김 씨는 화려한 경력의 원장 S 씨를 믿고 수술을 맡겼다. 870만 원의 비용도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김 씨는 수술 직후 왠지 모를 불편함과 오른쪽 가슴이 왼쪽 가슴에 비해 지나치게 돌출돼 있다는 점을 느꼈다. 원장에게 호소했지만 “보형물이 수술 후 1~2달은 지나야 자리 잡으니 밴드를 착용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3달 동안 밤낮없이 밴드를 착용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김 씨는 결국 같은 해 9월 다른 병원을 찾아 보형물이 비대칭적으로 위치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990만 원을 들여 재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재수술을 통해 오른쪽 가슴의 보형물이 거꾸로 삽입돼 있던 게 드러났다. 화가 난 김 씨는 S 씨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S 씨가 김 씨에게 2025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3일 밝혔다. 부 부장판사는 “보형물이 거꾸로 들어 있었던 원인이 S 씨의 수술상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S 씨는 수술 후 경과를 잘 관찰해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김 씨의 지속적인 가슴 비대칭 호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76)은 중앙대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9월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범훈 당시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8)에게 공연 협찬금을 주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2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건넸다. 박 전 수석이 중앙대에 특혜를 베풀어준 대가였다.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기소된 박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양형기준상 권고 최저형인 징역 1년보다 낮은 것.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전과가 없고, 공연 협찬금 3000만 원에는 문화예술단체를 후원하는 뜻도 포함됐다는 점 등을 감경 사유로 들었다. 4월 항소심 선고에서도 박 전 회장의 형량은 그대로 유지됐다. 대법원이 양형기준 제도를 시행한 지 7년이 넘었지만 고위 공직자, 기업인과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양형기준 제도 시행 이후 연도별 준수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화이트칼라 범죄의 양형기준 미준수율은 뇌물 범죄 22.1%, 증권·금융 범죄 21.8%, 선거 범죄 22.0%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범죄의 양형기준 미준수율 평균(10.3%)의 두 배 이상에 이르는 수치다. 특히 폭행 범죄(3.7%), 교통 범죄(4.9%) 등 일반 범죄와 비교하면 화이트칼라 범죄의 양형기준 미준수율은 확연히 높아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논란이 줄지 않고 있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판사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참고해야 한다. 구속력이 없는 권고기준이지만 이를 벗어나 판결할 때에는 판결문에 그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대법원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2009년 7월 양형기준 제도를 도입했다. 살인, 뇌물, 성범죄, 강도, 횡령·배임, 위증, 무고 범죄 등 7개 유형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현재 32개 유형의 양형기준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양형기준 제도 시행 후에도 돈과 권력이 있는 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고무줄 양형’ 의혹은 계속돼 왔다.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고위 공무원 등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과 관련된 범죄일수록 양형기준을 더 엄격하게 준수해야 법 집행이 공평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수긍할 수 없는 사유로 양형기준을 무시하면 국민의 신뢰를 높이려는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1. 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학용 전 의원(64)은 입법 청탁의 대가로 이해관계자들에게서 4860만 원을 받고 1억6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한 혐의(뇌물수수 등)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3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이 권고하는 최저 형량은 징역 3년이지만 6개월이 깎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1심 재판부는 “헌법상 청렴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으로 상임위원장의 직책을 맡고 있었음에도 뇌물을 받고 정치자금을 기부받아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의정 활동을 성실히 수행한 점과 피고인의 연령, 가정환경 등을 고려할 때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의 하한(징역 3년)은 다소 높다”고 감경(減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신 전 의원에게 실형을 선고했지만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2. 공인회계사 이모 씨(32)는 지난해 1월 회계감사에 참여 중인 동료 회계사들에게서 미리 모 기업의 실적 정보를 입수했다. 영업실적이 공개되면 주가가 변동할 것이라 예상한 이 씨는 직접 주식을 미리 사들이거나 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지인들에게도 정보를 알려줘 총 1억2000여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하거나 취득하게 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재판을 받은 이 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 씨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인정하고 범행 기간이 비교적 짧다는 점 등을 이유로 권고 최저형(1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한 것이다. 대법원의 ‘양형 기준 제도 시행 이후 연도별 준수율 현황’에 따르면 미준수율이 20%를 넘어선 범죄 유형은 뇌물(22.1%), 증권·금융(21.8%), 선거(22.0%), 지식재산(20.5%), 변호사법 위반(23.1%), 성매매(21.2%), 식품·보건(23.6%), 약취·유인·인신매매(28.6%) 등 8개 유형으로 나타났다. 이 중 뇌물, 증권·금융, 선거, 지식재산 범죄 등 다수는 주로 사회 지도층이나 고학력자들에 의한 ‘화이트칼라 범죄’로 불린다. 특히 뇌물 범죄는 2013년(18.1%)부터 2015년까지 양형 기준을 지키지 않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판결의 양형 기준 미준수율은 평균 10.3%다. 양형 기준 미준수율이 5% 미만인 항목은 폭력(3.7%), 교통(4.9%), 손괴(1.7%), 무고(4.3%) 등 5개 범죄 유형으로 대부분 일반 사범에 의한 범죄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판사들의 재량에만 맡겨 두기엔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판결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처벌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양형 기준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양형 기준 제도의 취지에 대해 양형의 균등성과 적정성을 높이고 ‘고무줄 양형’이나 ‘불공정 양형’을 줄여 사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증진하는 것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뇌물, 증권·금융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서는 양형 기준 미준수율이 여전히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상황은 양형 기준과 실제 판결 간의 괴리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양형 기준이 모든 사례에 예외 없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마다 서로 다른 양형 인자나 참작 사유를 반영하는 건 판사의 재량권 범위에 속한다. 다만 양형 기준을 벗어난 사건이 지나치게 많아질 경우 양형 기준 제도를 도입한 취지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일부 화이트칼라 범죄에서 여러 감경 요인이 고려되는 이유로는 복잡한 범죄 특성상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작용한다. 범죄 사실이 명확하고 입증하기 쉬운 일반 범죄에 비해 화이트칼라 범죄는 제대로 된 증거가 부족해 입증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또 ‘금전적 피해 보상’이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등 감경 요인에 대한 재판부의 재량권 행사범위가 각자 다른 점도 미준수율이 높은 원인으로 꼽힌다. 대법원 양형위 관계자는 “일부 범죄 유형의 준수율이 80%대로 다른 범죄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80%가 결코 낮다고는 할 수 없다”라며 “특히 뇌물 범죄는 사회 정서를 반영하고 법정형 자체가 높다 보니 다른 범죄에 비해 기준이 엄격하게 설정됐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양형위 측은 현재까지 미준수율이 높은 범죄 유형에 대해 특별한 원인 분석이나 대안을 논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양형 기준 제도의 시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형 기준이 절대적일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양형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실증적 자료 분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동욱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화이트칼라 범죄는 범죄 실체가 명확한 일반 사범에 비해 범죄 입증이 어려워 재판부에서 여러 감경 요소를 더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사회 상황이 변화된 만큼 양형 기준도 현실에 맞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김정만)는 1일 주식회사 STX중공업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STX중공업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 이후 10일만이다. STX중공업은 이번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금융기관 차입금 등 채무가 동결돼 파산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 법원은 회계법인을 선임해 다음달 말까지 실사를 통한 STX중공업의 회생가능성을 보고 받고 10월 안으로 구체적인 회생계획을 제출하게 할 예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사내협력업체협의회 등 채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STX중공업의 상거래채권자들 중 특히 중소기업자들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STX 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제작과 플랜트 부문을 주력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1조 원대의 매출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국제 유가 하락과 국내외 조선업 침체 등으로 인해 회사 상황이 악화되자 지난달 22일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법무법인 태평양은 27일 회계법인 딜로이트 안진과 ‘반부패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종합서비스’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영란법’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태평양 측이 이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국내외 기업을 상대로 반부패 관련 자문 응대 서비스를 해온 딜로이트 안진과 미리 손을 잡은 것이다. 태평양은 김영란법 시행 전부터 관련 기업의 자문이 늘어날 것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올해 초 전문가 20여 명 규모의 전담팀을 꾸려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6일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개최한 김영란법 관련 세미나에는 예상된 인원보다 훨씬 많은 400여 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김영란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기업들의 자문이 쇄도하면서 변호사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해 온 대관 업무, 대외 활동과 내부 통제 시스템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영란법에 따르면 기업 임직원이 해당 법을 위반할 경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도 처벌받도록 규정돼 있다. 기업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한 경우에는 면책이 가능하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줄이고자 기업들은 김영란법 시행 이전부터 로펌의 도움을 받아 김영란법 대응 매뉴얼 등을 만들고 있다. 로펌들도 이에 맞춰 기업의 내부통제 시스템 업무, 준법교육 업무, 국내외 부패방지법령 관련 업무, 기타 부패방지와 준법감시 업무에 관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로펌들은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전부터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달 30일 열린 법무법인 세종의 김영란법 세미나에도 200여 명의 기업 관계자가 몰렸다. 이들은 “해외에 있는 임직원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가”, “업무와 상관없이 공무원과 식사 자리를 하게 되는 경우도 포함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법무법인 세종의 홍탁균 변호사는 “기업을 상대로 김영란법과 관련한 세미나와 강의를 자주 하고 있으며 대관 업무나 언론 대응 시 주의할 사항을 업무 매뉴얼로 작성해 주기도 한다”며 “이러한 업무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광장은 ‘기업형사 컴플라이언스팀’을 구성해 주요 기업의 법률 서비스 요청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지낸 장영섭 변호사 등 변호사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2005년 국내 최초로 대기업의 법률위험관리체계 수립에 관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한 법무법인 화우는 이달 부패방지 태스크포스(TF)를 새로 만들었다. 양호승 대표변호사를 팀장으로 기존 컴플라이언스팀을 비롯해 법제컨설팅, 준법감시 등 담당 변호사 15명으로 구성됐다. 광장과 화우는 이르면 8월 중 김영란법 관련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법무법인 바른은 6월 말 형사·공정거래·송무 분야 변호사 10명으로 구성된 김영란법 전담TF를 만들었다. 팀장은 서울동부지검장 퇴직 후 프랑스 법무부 부패방지국에서 1년간 연수한 한명관 변호사가 맡았다. 법무법인 율촌도 6월부터 ‘형사 및 기업 컴플라이언스팀’을 중심으로 김영란법에 따른 기업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 최재호 변호사는 “기업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금지 행위와 적용 대상에 대해 추리고 기업의 신뢰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중견 건설사 우림건설이 청산절차를 밟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4부(부장판사 이재권)는 우림건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회생절차 폐지는 회생 법인의 재기 가능성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해당 업체를 청산하는 것을 뜻한다. 재판부는 약 2주 동안 파산원인 등에 관한 판단을 한 뒤 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파산선고를 내리게 된다. 파산선고 이후 회사는 자산 경매 등 해산 절차를 밟게 된다. 우림건설은 1991년 설립돼 한때 시공능력 34위까지 올랐지만 국내 부동산 위축으로 인해 2012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두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인수자가 없어 유찰됐다.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상습적으로 택배물건을 훔친 명문대 졸업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상습절도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34)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유명 대학의 대학원을 졸업한 김 씨는 창업 준비 중 지인에게 1000여만 원을 떼여 빚이 생기자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김 씨는 문 앞에 놓인 박스를 가방에 넣어가는 방식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송파, 강남과 경기도 성남 일대에서 총 519차례에 걸쳐 5400여만 원 상당의 물건을 훔쳤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다세대주택이나 빌라 현관문 앞에 놓인 택배가 김 씨의 주요 타깃이었다. 훔친 물건을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내다팔아 15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 판사는 “1000만 원의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범행에 이르렀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1년 동안의 범행 횟수만 봐도 김 씨가 얼마나 범행을 반복하는 데 전념해온 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최근 퇴직한 서울메트로 직원 230여 명이 “만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모 씨(60) 등 전 서울메트로 직원 223명은 4월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정년확인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어 이달 12일에는 방모 씨(60) 등 10명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 사건들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부장판사 김범준)에 배당돼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정 씨 등은 모두 1956년생으로 생일과 관계없이 지난달 30일 일괄 퇴직했다. 이들은 “서울메트로 인사 규정에서 정년의 기준일을 ‘정년이 되는 해 12월31일’로 정해뒀다”며 “1956년생의 일괄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메트로의 일괄 퇴직 조치는 서울메트로 인사규정에 따른 것이다. 2014년 1월 개정된 서울메트로 인사규정에 따르면 정년을 만 60세로 규정했는데 1956년생에게만 예외적으로 2016년 6월 30일에 정년퇴직한다는 경과조치 조항을 두고 있다. 현행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또한 사업자가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경찰 버스를 파손하는데 사용한 밧줄과 사다리를 미리 준비하는 등 불법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간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범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총 조직국장 이모 씨(45)에게 징역 1년6개월에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도심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 버스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밧줄과 사다리 24개를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버스 차벽이 설치되자 이 씨와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밧줄과 사다리를 이용해 경찰 버스 20대를 파손하고 경찰을 폭행했다. 이 씨는 또 당시 수배 중이던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54)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로 도피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이 판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적인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당시 시위가 격화되고 폭력사태가 심화된 데에는 이 씨가 제공한 밧줄과 사다리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해 이 씨의 범행 가담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