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21

추천

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1-11~2026-02-10
일본46%
국제정치16%
국제일반14%
대통령8%
칼럼4%
국제교류4%
미국/북미2%
역사2%
인사일반2%
중국2%
  • 내 詩의 거름이 된 또다른 시인

    “고혈압으로 별세하기 3년쯤 전에 박목월 선생은 사모님과 함께 서울의 변두리 상계동에 있던 우리 집을 문득 방문하였다. 선생님을 대접해드릴 아무 준비도 없었지만 그날 어머니는 기르고 있던 닭을 잡고, 밭에서 갖가지 채소를 뜯어와 저녁밥상을 정성껏 마련했다.” 김종해 시인은 목월 선생과 우연히 함께한 저녁 자리를 이렇게 회고했다. 이날 만남은 목월 선생 타계 후 20년이 지난 뒤 ‘현대시학’에 ‘저녁밥상’이란 시로 되살아났다. ‘스승 목월 내외분이 우리 집에 오셨다/상계동 저녁 어스름이 하늘에 깔리고/그 밑에서 불암산이 발을 씻고 있었다/목월은 지팡이로 불암산을 가리키며/그놈 참 자하산 같구나/저녁밥상 위에는 어머니가 손수 기른/닭 한 마리 올라와 있다/…’ 시가 혼자의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시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때론 동료, 선후배 시인들과 교류하며 독특한 착상을 얻는다. 계간지 ‘시인세계’ 봄호가 ‘내 시 속에 또 다른 시인이 걸어 들어왔다’는 기획 특집을 실었다. 자신의 작품 활동에 영향을 준 다른 시인과의 인연을 털어놓은 이 기획에 김종해 오탁번 정호승 신달자 등 시인 16명이 참여했다. 정호승 시인은 은사 김현승 시인을 떠올렸다. “상병 때이던가, 김현승 시인의 시를 흉내 낸 몇 편의 시를 그만 선생님께 우편으로 보내고 말았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숭실대에 재직 중이셨는데 ‘언제 휴가 나오면 학교로 한번 들르도록 하라’는 내용의 친필 엽서를 보내주셨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정 시인은 은사에 대한 흠모와 존경을 담아 ‘네가 나는 곳까지/나는 날지 못한다’로 시작하는 시 ‘꿀벌’을 쓴 뒤 자신의 첫 시집에 실었다고 밝힌다. 오탁번 시인은 자신의 시 창작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주저 없이 미당 서정주를 꼽았다. “까놓고 말하면, 내 시 속에 느닷없이 들어와서 나를 꼼짝달싹할 수 없게 만든 시인은 미당이다. 시와 소설을 함께 쓰던 젊은 날의 나에게 서정주 말고 다른 시인들의 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 시인은 벌써 10년도 전에 미당을 ‘왕겨빛 그리움’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로 형상화한 ‘미당을 위하여’란 시를 썼다고 밝힌다. 문정희 시인 또한 미당 타계 전 병석에 있던 모습을 보고 시 ‘그의 마지막 침대’를 썼다. 김광규 시인은 자신의 첫 시선집의 해설을 써준 김영무 시인을 떠올리며 시 ‘똑바로 걸어간 사람’을 썼다. 최영철 시인은 김수영 시인의 시를 곱씹으며 ‘통렬한 자기 응시’를 배웠고, 이를 통해 시 ‘오체투지’를 펼쳐냈다고 털어놨다. 때론 한 줄의 농담에서 시 한 편이 탄생하기도 한다. ‘시름시름 앓는 나를 보고/문정희 시인이/신 선생 약은 딱 하나/산도적 같은 놈이 확 덮쳐 안아주는 일이라 한다/그래 그거 좋지/나는 산도적을 찾아/내일은 광화문을 압구정동을/눈웃음을 치며 어슬렁거려 봐야지/…’ 어느 4월 평온한 저녁, 커피를 함께 마시던 문 시인의 농담에 착안해 신달자 시인이 쓴 ‘산도적을 찾아서’다. 시인은 착실하게 다음과 같은 후기까지 남겼다. “며칠 전 택시를 탔는데 글쎄 기사가 대뜸 내게 묻는 게 아닌가. ‘문정희 시인이 처방한 거 이루어졌습니까?’ 아이고 맙소사! 그게 그렇게 소문이 났단 말인가. 산도적은 아직 멀기만 한데….”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2-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문사회]‘꽃’으로 피지 못한 인생도 향기롭다

    지난해 8월 63세로 타계한 소설가 겸 번역가 이윤기 씨는 유고 산문집 ‘위대한 침묵’에서 자신을 한없이 낮춘다. 197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고 알려졌지만 사실 ‘가작 입선’이며,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타인에 의해 ‘졸업’으로 바뀌었으며, 미국 연구원 직함도 월급이 없는 ‘초빙 연구원’인 데다 박사란 직함이 붙었지만 사실은 명예박사라는 사실을 담담히 밝힌다. “입선, 중퇴, 초빙, 객원, 명예…. 보라, 한 번도 ‘꽃’으로 피어보지 못한 채 나는 ‘잎’으로만 살았다. 그래도 잘 살고 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여, 힘들 내시라. 이렇게 살아온 사람도 있으니.” 정규 교육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독학을 통해 교양과 지식을 쌓았고 150여 권의 번역서를 냈다. 2000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경기 양평군에서 전원생활을 했던 그는 나무를 심고 텃밭에서 고추와 땅콩을 키우며 살았다. 자연이 좋지만 자연을 찬양하진 않는다는 그는 “봄이 되면 산나물 먹는 맛이 그저 그만이고 여름이 오면 내 손으로 가꾼 채소를 거두어 먹는 재미가 쏠쏠할 뿐”이라고 말한다.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에도 고인의 일상이 녹아 있다. 행복하게 살고 있는 소녀에게 천사가 와서 내일까지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예쁘게 만들어 달라고 할까, 아버지가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할까 고민하던 소녀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소원을 고민하다 보면 자기 현실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으니 소원은 필요 없다고. “삿된 소원, 삿된 꿈이 우리를 누추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그는 말한다. “빨랫감을 물에 담그기 전에 내 바지의 주머니를 뒤지면서 어머니는 그랬다. ‘나는 네 바지 주머니 뒤질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복권 같은 것이 툭 튀어나올까 봐.’” 묵묵히 걸어왔던 저자의 일생은 로또와는 거리가 멀었고, 그랬기에 독자에게 향기 나는 글을 남길 수 있었을 것이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물사회]꼬리에 꼬리 무는 ‘이야기 미로’에 갇히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책장을 넘길수록 일차방정식 같았던 얘기는 고차방정식으로 난해하게 꼬인다. 현실과 꿈, 소설 안과 밖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뒤섞이며 변주를 이룬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개운한 느낌을 갖기도 힘들다. “자, 이야기를 계속해봐, 잠이 들지 않도록”으로 끝나는 마지막 문장처럼. 끝난 것 같던 얘기는 끈질기게 꿈틀거리고 이어지며 무한 확장한다. 작품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고백하기도 한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말이죠. 내용이 끊임없이 변하는 책이에요. 누군가가 책 속에 자신을 유폐시켜 놓고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써나가고 있는 거죠.” 지난해 9월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을 통해 이야기의 변주, 확장, 덧붙이기 등의 솜씨를 뽐낸 작가는 이번 첫 장편에서 자신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계간지 ‘자음과 모음’에 연재됐던 중편 4편을 모아 하나의 장편을 이루는 ‘픽스업’ 소설을 촘촘히 짜냈다. 여러 변주 중 하나를 끄집어 내보자. 첫 번째 중편 ‘여섯 번째 꿈’에 나오는 여배우 지망생 ‘유혈낭자’는 긴 생머리의 20대 여성. 연쇄살인마 관련 인터넷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가 다른 회원들처럼 산속에서 고립되고 의문의 살인을 당하며 스치듯 퇴장한다. 하지만 두 번째 중편 ‘복수의 공식’에선 샛강모텔 314호에서 킬러와 정사 후 대화를 나누는 무명 여배우와 오버랩되고, 간질을 앓는 쌍둥이 동생을 두었던 여자와도 겹친다. 샛강모텔 314호는 세 번째 중편 ‘π(파이)’에서 여성이 피살됐던 장소이기도 하다. 네 번째 중편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여배우 ‘미미’는 자신을 ‘스토킹’했던 사내를 살해한다. 이들 여성은 동일인인 듯하면서도 다른 인물 같다. “낯선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는 데 관심이 많았어요. 소설이 닫혀 있다가 다시 뻗어나가고 계속 반복을 하면서 변증법처럼 확장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네 편의 중편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중편 안에서도 이야기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어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될까?”로 시작하는 중편 π는 현실과 환상, 소설 안과 밖이 한없이 이어지는 원주율처럼 확장된다. 일본 책 번역가 M은 묘령의 여인을 술집에서 만나고 그녀에게서 ‘하루의 얘기’를 밤마다 듣는다. 하루가 우연히 베란다에서 투신하는 안경사의 모습을 목격하고 그 실마리를 풀기 위해 샛강모텔 314호로 찾아가고 돌아와 베란다에서 떨어지며 다시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제3자를 본다. 뫼비우스 띠처럼 연결되는 이야기는 M이 번역하는 일본 소설(첫 번째 중편 내용이다)과 하루가 겪는 현실과 환상 사이의 착각이 첨가되며 중첩의 극한을 달린다. 하루가 정신병자임을 자각할 때쯤 다시 일침을 날린다. “여기 병원도 어딘가의 다른 현실에서 조각들을 가져다 만든 퍼즐일지 모른다”고. 무엇을 규정하고 이해하기보다는 그 복잡함과 비정형성 자체를 즐기는 게 이 소설의 올바른 독법인 듯하다.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작가는 어떻게 감았을까. “시간이 많이 걸렸죠. 하하. 집필 전에는 네 중편의 구체적인 틀만 잡았고, 작은 부분들은 쓰면서 첨가했어요.” 미로 같은 소설을 푸는 열쇠는 있을까. “‘미미’, 마술사 등이 중심인물이니 이들에 집중해 읽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2-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문화캘린더]주말 오감만족 나들이

    ■ MOVIE◆생텀동굴 탐험가 프랭크는 탐험대와 함께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태평양의 거대한 해저동굴 ‘에사 알라’를 탐험한다. 어린 시절부터 탐험에 동행한 아들 조쉬는 수개월 째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 대원들에게 냉정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해 잦은 충돌을 빚는다. 탐험 비용을 지원하는 칼과 그의 약혼녀 빅토리아도 동굴 탐험에 합류하면서 갈등은 깊어진다. 지난해 ‘아바타’ 열풍을 일으킨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을 맡았다. 앨리스터 그리어슨 감독. 리처드 록스버그, 라이스 웨이크필드, 이언 그루퍼드, 앨리스 파킨스 출연. 10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자연재해와 폐소공포의 만남, 그러나 뻔히 드러나는 스토리 전개. ★★☆ (정지욱)클라이맥스가 좀 더 극적일 수는 없었을까. ★★★ (민병선 기자)◆오슬로의 이상한 밤40년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노선만 운행해오던 기차 기관사 오드 호텐은 은퇴하기 하루 전 은퇴 파티를 하며 이상한 사건들을 겪는다. 호텐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담력이 약한 편이어서 사건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사건들을 우스꽝스러운 상황으로 만들어버리는 그의 성격이 은퇴로 인한 쓸쓸함과 맞물려 블랙코미디를 만들어낸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노르웨이 영화로 이국적인 정서가 담겼다. 벤트 하머 감독. 바드 오베, 기타 뇌르비, 에스펀 스콘버그 출연. 10일 개봉. 15세 이상.20자평: 추운 나라에서 온 판타지 혹은 눈 위의 인생찬가 ★★★ (이상용)북유럽에서 날아온 어른들을 위한 곱디고운 판타지 ★★★☆ (정지욱)◆라푼젤18년 동안 탑 안에서만 지낸, 끈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녀 라푼젤. 그는 어느 날 탑에 침입한 왕국 최고의 도둑을 단번에 제압한다. 과잉 보호하는 모친의 영향으로 세상을 험난한 곳으로만 상상하던 라푼젤이지만 도둑을 협박해 집밖으로의 모험을 떠난다. 바깥세상에서는 군기가 바짝 든 왕실 경비마 맥시머스가 추격하고, 가짜 엄마 고델의 무서운 음모가 얽히며 흥미로운 사건들이 터지기 시작한다. 처음 접하는 스릴 넘치는 세상을 라푼젤은 맘껏 즐기고 싶다. 네이슨 그레노, 바이론 하워드 감독. 맨디 무어, 재커리 레비 목소리 연기.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20자평: 적절하게 3D를 사용한 디즈니의 탁월함. ★★★ (정지욱)◆친구와 연인 사이애덤은 헤어진 여자친구가 아버지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만취한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나 보니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엠마의 집. 애덤은 출근 준비로 바쁜 엠마와 충동적으로 잠자리를 갖는다. 사랑은 믿지 않지만 육체적인 욕구는 해결하고 싶은 엠마는 애덤과 잠자리만 같이하는 관계를 맺는다. 두 사람은 잠자리 뒤 스킨십 금지, 전화번호 1번 저장 금지 등의 원칙을 세우지만 애덤은 엠마에 대한 감정을 점점 키워간다. 이반 라이트만 감독. 내털리 포트먼, 애슈턴 커처 출연. 10일 개봉. 18세 이상.20자평: 섹스에 대한 판타지이자 섹스 뒤 몽상 정도의 영화. ★★ (이상용)밸런타인데이를 맞은 여성을 위한 데이트무비. ★★★ (정지욱)▶dongA.com에 동영상■ CONCERT◆원모어찬스 ‘조금 더 가까이’작곡가와 가수로 활동해 온 정지찬,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이름을 알려 온 보컬 박원으로 구성된 듀오 원모어찬스가 어쿠스틱 콘서트를 연다. 이승환 하림 노영심 스윗소로우 이적 요조가 번갈아가며 게스트로 출연한다. 4만4000원.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4시 오후 8시, 13일 오후 6시, 14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장충동 웰콤시어터. 1544-1555◆테일러 스위프트 내한공연2010년 미국에서 가장 ‘핫’한 팝의 요정 테일러 스위프트의 첫 내한 공연. 히트곡 ‘러브 스토리’ ‘유 빌롱 위드 미’ 등을 부른다. 8만8000∼13만2000원. 11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02-3141-3488◆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고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15년, 4CUS(박학기 강인봉 박승화 이동은), 바비킴, 이적, 동물원, 유리상자, 나무자전거 등이 모여 그를 추억한다. 7만7000원. 12일 오후 4시, 오후 7시 반.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 1544-1555◆NAVI(나비) 첫 콘서트 ‘HELLO’2008년 싱글 ‘아이 러브 유’로 데뷔한 이후 ‘마음이 다쳐서’ ‘길에서’ ‘눈물도 아까워’ 등 강렬한 가창력과 감성으로 주목받는 가수 나비의 첫 콘서트. 4만5000원.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7시, 1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라이브홀. 02-541-7110■ PERFORMANCE◆늘근도둑이야기1989년 초연 후 6번째 무대화되는 인기 시사풍자극. 늙은 도둑 둘이 금고를 털다 잡히는데…. 이상우 극본. 민복기 연출. 김승욱 이대연 김뢰하 이성민 박원상 최덕문 출연. 3만5000원. 7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극장. 02-762-0010◆해님지고 달님안고깊은 산속 단둘이 사는 아비와 아이의 섬뜩한 사연을 신화적으로 풀어냈다. 한예종 출신 극작가 동이향 씨와 연출가 성기웅 씨가 새롭게 호흡을 맞췄다. 오달수 정재성 김은희 박성연 출연. 2만5000원.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문화공간 이다 2관. 02-762-0010◆뉴 씨저스패밀리작은 미용실에서 복권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서민적 웃음코드로 푼 창작 뮤지컬. 2006년 초연작을 새로 다듬었다. 최승진 작. 이종오 연출. 조원희 이병준 서영주 노현희 출연. 5만∼5만5000원. 4월 24일까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02-766-5200◆마당을 나온 암탉병아리를 낳고 싶은 양계장 암탉을 주인공으로 한 황선미 작가의 동명 장편동화를 테이블 위에서 연기자들이 물체마임극으로 풀어낸다. 송인현 각색·연출. 이경성 박정용 송인현 윤태민 출연.1만7000원.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02-3663-6652■ CLASSICAL◆더 모스트와 함께하는 밸런타인 콘서트 지난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피아노 5인조로 재결성해 활동을 펼치는 클래식 그룹 더 모스트의 밸런타인 콘서트. 클래식, 영화음악 등에서 달콤한 선율들을 추렸다. 진행 탤런트 이병욱, 게스트 가수 짙은 등. 2만5000∼3만5000원. 13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02-3274-8502 ◆2011 부산국제음악제 ‘오프닝콘서트’20일까지 열리는 제6회 부산국제음악제의 개막 공연. 포퍼의 ‘3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레퀴엠’,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등 연주. 피아노 장형준, 첼로 정명화 이강호 데이비드 게이버 등 출연. 2만∼4만 원. 14일 오후 7시 반 부산 남구 부산문화회관대극장. 051-740-5833◆피아노 콰르텟 ‘조이어스’김지선 심윤선 문정원 이주희 등 피아니스트 4명이 밸런타인데이에 펼치는 감미로운 피아노 연주. 브람스의 ‘사랑의 노래’, 맥 윌버그의 ‘칼멘 테마에 의한 환타지’ 등 연주. 2만 원.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세종로 세종체임버홀. 02-581-5404◆코리아나 챔버 뮤직 소사이어티 정기연주회작곡가 집중연구 프로젝트 첫 번째로 브람스의 음악을 연주.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3중주 c단조 작품 101 등 소개.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협연. 1만∼3만 원. 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15-5123■ EXHIBITION◆외국인이 그린 옛 한국풍경전1900년대 초중반 이 땅을 방문해 시대상을 그림으로 남겼던 엘리자베스 키스, 폴 자클레, 릴리안 메이 밀러, 윌리 세일러의 작품들. 혼례식에 참여한 하객을 그린 키스의 작품(사진)을 비롯해 조선의 경치와 풍속 등을 담은 50여 점을 전시. 21일까지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롯데백화점 청량리점 8층 롯데갤러리. 02-3707-2890◆팔방미인전경기도 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으로 1970, 80년대 개념미술을 주제로 삼았다. 아방가르드 작가들(김구림 김용익 박현기 이강소 성능경 이건용 홍명섭 곽덕준)의 작품을 소개한다. 3월 20일까지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기도미술관. 031-481-7000◆벗이 있어 즐겁지 아니한가전포스코미술관 개관 13주년 기념전. 한지의 투박한 맛을 살려 소박하고 순후한 정감을 표현하는 강미선 씨를 비롯해 문봉선 김덕기 장영숙 홍수연의 개성적 회화 등. 3월 3일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2층 포스코미술관. 02-3457-1655◆장리라, 아이노 카니스토전일상의 낯익은 사물을 변형시켜 새로운 시각을 부여하고 사물의 본질을 묻는 설치작품을 선보인 장리라, 몽환적 분위기의 사진들을 내놓은 아이노 카니스토의 작품을 볼 수 있다.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1층 조현화랑 서울. 02-3443-6364}

    • 2011-0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미술해설의 달인 클래식을 말하다

    “8년 전 유럽 박물관에서 관광객 상대로 미술 해설 가이드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서게 될 줄 상상이나 했겠어요.” 미술 해설가가 클래식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 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되는 밸런타인데이 아르츠콘서트 ‘세기의 사랑’의 미술 해설을 맡은 윤운중 씨(44). 그의 이력은 본디 미술과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에 공채로 입사해 12년 동안 제어알고리듬 연구원으로 일했다. 5년간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다 이탈리아 관광사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바티칸박물관의 한국어 가이드가 필요하단 말을 들었다. 건조한 삶을 바꿔보고자 무작정 로마행 비행기를 탄 게 2003년 3월이었다. “일반인 평균치보다도 미술 지식이 없었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도 헷갈렸지요.” 닥치는 대로 미술사를 달달 외웠고, 틈만 나면 박물관을 찾았다. 8년 동안 프랑스의 루브르와 오르세, 영국 대영박물관 등 유럽의 30여 개 박물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설을 했다. 그를 거쳐 간 관광객만 4만 명. 파리, 런던, 로마에 지점을 둔 여행사 ‘헬로우 유럽’의 대표도 됐다. 이번 공연도 3년 전 루브르박물관에서 윤 씨의 해설을 들었던 스톰프뮤직 김정현 대표의 제의로 열리게 됐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루브르박물관은 1000번 넘게 갔지요. 여기 앉아서도 작품들을 줄줄 해설할 수 있어요.” 이번 공연에서도 독학과 현장 경험을 통해 얻은 미술 지식을 버무린다. “로코코 미술의 대가인 와토의 ‘시테라 섬으로의 순례’란 그림이 있어요. 드뷔시는 와토의 이 그림을 보고 영감을 얻어 ‘기쁨의 섬’을 작곡했어요. 그런데 와토도 프랑스 희곡작가 당쿠르의 시를 보고 그림의 영감을 얻은 것이거든요.” 이렇게 샤갈 클림트 고흐 등이 그린 20여 개 미술품을 대형 스크린에 띄워놓고 그 작품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예정이다.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와 윤한, 뮤지컬배우 김소현 손준호, 남성보컬 4인조 스윗소로우 등이 해당 그림과 연관된 20여 곡을 들려준다. 박물관 복도에서 20, 30명을 상대로 해설하다가 2000석이 넘는 콘서트 무대에 서는 느낌은 어떨까. “해설하는 것은 똑같은 거니까 사실 덤덤해요. 다만 박물관에서는 좀 진한 농담을 섞기도 하고, 단체관광객 성향에 맞게 ‘맞춤형 해설’이 가능한데, 콘서트에서는 스탠더드하게 정제된 말로 해야 하니 밋밋해질까 봐 걱정이죠.” 윤 씨는 앞으로 미술을 곁들인 콘서트를 시즌제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는 유럽 박물관들의 작품 해설서도 낼 예정이다. “미술 공부를 한다고 억지로 책을 보면 금세 잊어버리게 돼요. 먼저 열린 마음을 갖고 관심 있는 작품이나 분야를 아주 쉬운 책으로 따라가다 보면 점차 흥미를 갖게 되죠.” 미술에 관심을 갖고 싶은 초보자에게 주는 윤 씨의 조언이다. 3만∼8만 원. 02-2658-3546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로미오지구착륙기’로 창작극 무대 9년만에 올리는 장 진 감독

    “예정보단 좀 늦어졌지만 후년쯤부터 연극에 주력할 겁니다. 이제 레퍼토리(희곡)가 10여 개 돼요. 1년간 제 작품만으로 무대를 꾸릴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주변에서 ‘왜 배고픈 연극판으로 가려 하냐’ 하면 ‘이젠 편하게 연극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집도 사고 싶다’고 답해요. 연극인의 자존심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할 자신도 있습니다.” 영화판에서 그만큼 연극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연극은 고향”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는 그는 영화감독으로 더 유명한 장진 씨(40)다. ‘간첩 리철진’(1999년) ‘킬러들의 수다’(2001년)부터 지난해 ‘퀴즈왕’까지 영화 10여 편을 연출했고 2005년 최다 관중을 동원했던 ‘웰컴 투 동막골’ 등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영화도 많다. 그런 그가 2002년 연극으로 먼저 선보인 ‘웰컴 투 동막골’ 이후 9년 만에 창작극 ‘로미오지구착륙기’를 들고 돌아왔다. 16∼20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8회 공연한다. 9일 충무로의 한 영화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희곡 쓴 지가 그렇게 오래됐는지 몰랐다”며 “짜릿하고 기대되고 스릴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연극은 서울예대 89학번인 그가 대학 시절 참여했던 창작극 동아리 ‘만남의 시도’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공연된다. 동아리 9기인 장 감독 외에도 ‘만남의 시도’는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배우 황정민, 정재영(이상 10기), 신하균(13기) 등이다. 연극은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재개발이 예정된 달동네에 불시착한 뒤 재개발이 백지화될 위험에 빠지면서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그는 “한국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을 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업영화에선 자제했던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을 SF장르를 통해 마음껏 풀어냈다는 것. 스스로 작가로 규정하는 장 감독에게 연극은 상상력의 출발이자 자양분이다. “초등학교 시절 한 유랑극단 공연을 본 뒤부터 연극에 빠졌어요. 중학교 때는 성당 친구들과 연극을 만들어 올리며 만드는 기쁨을 알게 됐죠. 고등학교 시절엔 연극만 250편쯤 봤지요.” 고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희곡을 썼던 그는 군 생활을 하며 쓴 희곡 ‘천호동 구사거리’가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고 1998년에는 영화 ‘기막힌 사내들’을 연출하며 활동영역을 넓혀 왔다. 그의 영화에서 대사가 스토리를 주도해 연극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은 엉뚱하면서도 밝은데 한때 TV 개그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장 감독의 성향이 많이 반영됐다. “중학교 1학년 때 색약인 걸 알게 됐어요. 그 일 이후로 결과를 좋은 쪽으로 해석하는 습관이 붙었어요. ‘넌 이게 무슨 색인지 모르지’라고 놀리면 ‘난 너희가 보지 못하는 색깔을 본다’고 응대하죠.” 요즘 연극계의 아쉬운 점을 물었더니 그는 “외유를 많이 한 사람으로 조심스럽다”면서도 “연극계도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 흥행에 대해 ‘거 봐 좋은 작품이니까’라고 하는 대신 ‘거 봐 유명 배우를 쓰니까’라고 반응하는 구조는 아쉽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진 뒤 얼마 후 장 감독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공연 때 꼭 오세요.’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장진 감독은…△출생: 1971년 2월 24일 △학력: 광문고-서울예술대 연극과 △희곡 데뷔: 1995년 ‘천호동 구사거리’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영화감독 데뷔: 1998년 ‘기막힌 사내들’ △주요 작품: ‘서툰 사람들’(2007) ‘세일즈맨의 죽음’(2005) ‘택시 드리벌’(2004) ‘웰컴 투 동막골’(2002) ‘박수칠 때 떠나라’(2002) ‘아름다운 사인’(1999) ‘매직타임’(1998) ‘허탕’(1995) ‘로맨틱 헤븐’(개봉 예정) ‘퀴즈왕’(2010) ‘굿모닝 프레지던트’(2009) ‘아들’(2007) ‘거룩한 계보’(2006) ‘박수칠 때 떠나라’(2005) ‘아는 여자’(2004) ‘킬러들의 수다’(2001) ‘간첩 리철진’(1999) ‘기막힌 사내들’(1998)}

    • 2011-02-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시인협회상 허형만 씨, 젊은 시인상엔 손택수 씨

    허형만 시인이 제43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로 8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그늘이라는 말’. ‘젊은 시인상’에는 시집 ‘나무의 수사학’의 손택수 시인이 뽑혔다.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 손 시인은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상식은 3월 19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예장동 ‘문학의 집, 서울’에서 열린다.}

    • 2011-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사]한국청소년상담원

    ◇한국청소년상담원 △역량개발실 기초연구팀장 오혜영 △〃 직무연수팀장 조은경 △통합상담지원실 상담팀장 이영선 △복지개발실 인터넷중독대응팀장 배주미}

    • 2011-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세계문학상 강희진 씨

    방송작가 출신인 강희진 씨(47·사진)의 장편소설 ‘유령’이 고료 1억 원의 제7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온라인 게임에 빠져 살아가는 탈북자 청년을 중심으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게임중독자들, 그들이 온라인게임상에서 벌이는 ‘바츠 해방전쟁’ 등을 그렸다. 강 씨는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KBS 다큐드라마 ‘그때 그 사건’ 등의 작가로 활동했다.}

    • 2011-02-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인사]SH공사

    ◇SH공사 ▽1급 △행정직 이종언 이은호 △토목직 윤종한 △건축직 진선호 △전기직 권일혁 ▽2급 △행정직 이건희 박인 이영철 민경배 홍동환 김해철 △토목직 전재성 △건축직 김병석 문명렬 김길상 △기계직 이청용 △전기직 이병우 권희집 △조경직 장택상}

    • 2011-02-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 극장을 소개합니다]서울 구로동 프라임아트홀/식당-극장-쇼핑몰이 한 건물에… 푹신한 좌석 자랑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고 바로 헤어지기엔 아쉽다. 공연 전에 식사를 간단히 해야 할 때도 많다. 2시간여 이어지는 공연 전후로는 으레 ‘끼니 걱정’을 하기 마련. 볼거리, 놀거리가 많은 대형쇼핑몰에 있는 극장은 이런 고민을 쉽게 해결해준다. 2007년 12월 개관한 프라임아트홀(사진)은 서울 구로구 구로동 테크노마트 지상 11층에 있다. 지하철 1, 2호선 신도림역에서 지하통로로 바로 연결되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극장까지 10분도 안 걸린다. 건물 내에서 식사와 휴식, 쇼핑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코엑스처럼 추운 날 나들이하기 좋다. 지하 2층에는 이마트, 지상 2∼9층에는 컴퓨터 휴대전화 가구 패션잡화 등 쇼핑몰, 10층에는 치과 한의원 내과 등 병원, 12층에는 10개 영화관을 갖춘 멀티플렉스 극장 CGV가 있다. 출출할 때는 음식점 수십 개가 밀집한 지하 1층과 지상 10층 전문 식당가로 가면 된다. 지상 14층에는 야외 공원도 있어 바람 쐬기에 좋다. 프라임아트홀은 단관으로 총 400석. 이광식 팀장은 “CGV 좌석을 만든 업체가 극장 좌석을 맡아 영화관 객석처럼 편하다”고 말했다. 또 앞뒤 좌석 간 높이 차가 큰 편이어서 시야 확보에 좋다. 목재로 꾸민 바닥과 벽도 고급스럽다. 스피커 17개가 설치된 음향 시설은 특히 뮤지컬 공연에서 풍부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02-2111-3524황인찬 기자 hic@donga.com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 쉼터=테크노마트 건물 바로 옆에 ‘신도림 센트럴파크’ ‘테크노가든’ 등 야외 공원이 있다. 건물 6층에는 유아 놀이방과 키즈 카페가 있어 가족 관객들에게 인기. 먹을거리=지하 1층과 지상 10층에 한식 일식 중식 태국식 등 다양한 종류의 식당이 있다. 극장 관계자가 추천한 음식점은 지하 1층의 퓨전레스토랑 ‘반가’(02-2111-1452)로 생맥주 500cc 2500원, 갈릭 스테이크 2만5000원. 교통=지하철 1, 2호선 신도림역에서 도보 5∼10분(주말에는 혼잡해 더 걸릴 수 있음). 지하 3∼7층 주차장에 총 2300대 주차 가능. 공연을 보면 3시간까지 무료. 공연작=연극 ‘보잉보잉 1탄’ 3월 31일까지.}

    • 2011-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어설픈 랩에 웃음, 투박한 로맨스에 눈물

    연극 ‘수상한 흥신소’(작·연출 임길호)는 딱 두 토막 낼 수 있는 작품이다. 전반은 뻥뻥 웃음이 터지지만 후반은 객석에서 대놓고 훌쩍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가슴 짠하다. ‘웃음과 감동이 있다’는,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난제를 제법 매끄럽게 풀어냈다. 지난해 6월 대학로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고, 4일부터 시작한 재공연에서도 객석이 꽉 차는 이유다. 전반부 웃음 코드는 대학로 흥행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연상시킨다. 주인공 오상우(박상협)는 허울만 고시준비생일 뿐 놀고먹는 백수다. 하지만 그에겐 남다른 재주가 있다. 귀신을 볼 수 있는 것. 그는 이를 이용한 신종사업을 구상한다. 우연히 친해진 남녀 귀신 둘과 힘을 합쳐 귀신들의 하소연을 듣고 이를 대신 풀어주는 흥신소를 차린다. 김종욱 찾기의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떠올리게 하는 발상이다. 이 흥신소를 찾는 국회의원, 동성애자, 가수 지망생, 외판원 출신의 귀신 의뢰인을 단 한 명의 배우, ‘멀티맨’(이장원)이 숨 가쁘게 변신하며 소화하는 점도 닮았다. 가수 지망생이었던 귀신이 어설픈 랩을 선보이면 오상우가 “제 점수는요∼” 하며 받아치는 식으로 톡톡 튀는 웃음을 안겨주던 연극은 후반엔 촉촉하게 젖어든다. 후반부의 감동코드는 대학로의 또 다른 뮤지컬 흥행작 ‘빨래’를 떠올리게 한다. 경비원인 남편을 두고 먼저 세상을 뜬 아내는 오상우를 찾아가 남편에게 대신 문자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부탁하고, 메시지를 확인한 경비원은 “거기선 아프지 말고…”라며 아내를 마음에서 떠나보낸다. 가정 폭력을 행사하다가 아내가 피워 놓은 연탄가스에 피살된 장애인 깡패는 오상우를 통해 아내에게 반지를 주며 화해의 손을 내민다. 이런 서민들의 투박하지만 훈훈한 로맨스에 객석은 훌쩍였다. 극은 전체적으로 깔끔했지만 개운치 못한 부분도 있다. 일부 배우의 지나친 즉흥 대사나 혀 짧은 발음이 몰입을 방해했다. 오상우가 귀신을 볼 수 있는 데엔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맨 끝에야 슬쩍 언급해 의아했다. 주연 커플보다 조연들의 로맨스가 더 절절한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i:2만5000원.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상명아트 홀2관. 02-2075-2173}

    • 2011-0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 극장을 소개합니다]서울 신사동 윤당아트홀/쉴 공간-먹을 공간 넉넉… 딱딱한 좌석 흠

    서울 대학로 소극장은 대체로 이용하기에 불편하다. 최근 기자가 경험한 두 사례는 이렇다. 공연 시작 30분 전 극장을 찾았지만 10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단다. 커피숍에 들어가기엔 애매한 시간. 추운 거리에서 서성이며 시간을 때웠다. 다음은 주차. 주말 차를 끌고 다른 소극장을 찾았다. 1층 주차장에는 6, 7대의 여유 공간이 있었지만 “연극을 보러온 관객은 주차가 안 된다”는 경비원의 호통에 근처 유료 주차장을 찾아 간신히 차를 댔다. 주차비는 2시간에 1만 원. 티켓 가격의 절반이었다. 2009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문을 연 윤당아트홀은 ‘소극장은 불편하다’는 이런 인식을 깬다. 윤당빌딩 지하에 위치한 이 극장은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조일알미늄이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는 곳. 관객을 배려한 쉴 공간, 먹을 공간이 넉넉하다. 극장은 258석의 1관과 142석의 2관으로 나뉜다. 극장에 커피 주스 등 음료와 샌드위치 머핀 등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2곳 있다. 극장 내에는 80여 평 공간의 갤러리가 있어 무료로 미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80대를 수용하는 지하 주차장과 극장이 엘리베이터로 연결돼 겨울철 추위를 막아준다. 극장 내부는 나무, 대리석 마감재를 사용해 깔끔하게 꾸몄다. 기본 환기 시설에 공기 살균기까지 가동해 실내는 지하답지 않게 쾌적하다. 냉난방은 물론이다. 극장 설치에 20억 원을 들였을 정도로 시설이 고급스럽다.단 하나, 좌석은 살짝 실망스럽다. 팔걸이가 없고 좌우 폭이 좁다. 쿠션도 딱딱한 편이다. 앞좌석과 무릎 사이가 주먹 한 개 반 정도 드나들 정도로 넉넉한 건 장점. 스피커가 1관에 8개, 2관에 6개 설치돼 풍부한 음향을 자랑한다. 무대 뒤 공간이 넓어 낮에는 어린이극, 밤에는 일반연극 공연이 펼쳐질 때가 많다. 02-546-8095.황인찬 기자 hic@donga.com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이진형 인턴기자 이화여대 법학과 4학년 쉼터=지하 1층에 테이블 7개, 10개를 갖춘 카페 2개(아메리카노 3000원. 샌드위치 5000원). 극장 내부에 있는 갤러리 무료 관람. 도보 5분 거리에 도산공원 위치. 먹을거리=압구정역 근처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 많지만 가격은 비싼 편. 극장 관계자가 추천하는 음식점은 젠 하이드 어웨이(02-541-1461)로 파스타 1만5000원 선. 교통=압구정역 2번 출구에서 도보 8분. 골목길을 따라 가야 하니 꼼꼼히 약도를 살필 것. 주차는 3시간에 3000원. 작품=1관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보잉보잉 1탄’이 무기한 공연 중, 2관에서는 ‘보잉보잉 2탄’이 30일까지 공연.}

    • 2011-0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로비에서]밥값 아껴 공연찾는 마니아들 애정에 보답하는 혜택 늘려야

    17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소극장 ‘더 스테이지’. 공연제작사 ‘뮤지컬 해븐’이 처음으로 마련한 ‘뮤지컬 해븐의 밤’이 열렸다. 자사 공연을 자주 찾은 관객을 위한 감사의 무대였다. 배우 강필석 김재범 임기홍 씨 등이 나와 뮤지컬 ‘김종욱 찾기’ ‘쓰릴미’ ‘번지점프를 하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마이 스케어리 걸’의 주요 넘버를 열창했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일부 관객은 노래를 따라 불렀고, 배우들의 몸짓 하나하나에 탄성이 터졌다.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으로 코믹 연기를 보여줬던 임 씨가 꽃미남 배우들의 등용문인 ‘쓰릴미’를 재현하며 웃통을 벗었을 때는 박장대소가 터졌다. 이날 초청된 110여 명은 ‘특별한 고객’들이다.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2010년 쓰릴미 등 두 공연 관람 횟수의 합이 27회 이상인 관객을 초청한 것. 이 중에는 40회, 50회를 넘어 100회 이상을 본 관객도 있다. 공연마다의 티켓 가격은 대략 4만∼8만 원. 30회만 봤다고 쳐도 100만 원이 넘는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만나 보니 대부분 30대 전후의 평범한 직장 여성들이었다. 단지 취미생활의 하나로 뮤지컬에 푹 빠져 지낼 뿐이었다. 이날 초청객 중 최다 관람자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103번 본 남궁옥화 씨(31). “지난해 200일 정도 공연을 봤다. 티켓 값만 해도 국산 소형차 한 대는 나올 거다. 주위에서는 ‘미쳤다’고도 하는데 공연이 좋은 걸 어쩌나”라며 웃었다. 6개월간 쓰릴미를 50회나 봤다는 회사원 김현정 씨(29)는 “작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배우별로 각각 공연을 봤고, 같은 배우라도 날마다 느낌이 달라 자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큰손’이 아니었다. 대부분 끼니를 김밥으로 때워가며 아낀 돈으로 공연장을 찾는 ‘개미’들이었다. 이들이 한국 뮤지컬시장 급성장의 주요 동력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그들의 희망사항은 뭘까. 역시 개미들답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 달라는 것이었다. “재관람 관객에겐 할인 혜택을 달라” “커피처럼 공연도 열 번 보면 한 번은 무료로 해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충분한 숙고 없는 할인 정책은 제작 기반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손쉬운 묘안은 없겠지만, 골수 뮤지컬 애호가들과 제작사 모두가 기뻐할 수 있는 답을 생각해 볼 때가 왔다고 느껴졌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2011-01-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유령으로 돌아온 前妻, 왜 돌아가지 않는거야

    부인이 죽고 2년 만에 재혼해 5년을 살았다. 남편은 소설을 쓰려고 심령술사를 통해 귀신을 불렀는데 뜻하지 않게 전처가 유령이 돼 나타났다. 유령 부인은 좀체 돌아갈 생각을 안 하고 눌러 앉으려 하고, 남편은 미치고 펄쩍 뛴다. 한 지붕 아래 두 부인과의 동거라니. 제1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참가작으로 14일 막을 올린 연극 ‘유쾌한 유령’(번역·연출 윤광진)은 이런 기묘한 해프닝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영국 극작가 노엘 카워드의 대표작으로 1941년 런던 초연 당시 1997회 무대에 서며 히트했다. 설정 자체도 재미있지만 70여 년 동안 이 작품이 사랑받아온 이유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에 있는 듯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남편의 변화는 이렇다. 전처가 유령이 돼 나타나자 처음에는 벌벌 떤다. 하지만 매력적이었던 전처의 육체를 탐하며(유령이지만 만질 수 있다) 두 부인을 두게 된 상황을 은근히 즐긴다. 하지만 전처가 자신을 죽여 데려갈 계획을 짜자 배신감에 펄쩍 뛰고, 결국 사고로 두 번째 부인까지 죽자 다시 자유를 만끽한다. 그렇다. 이 과정에서 금과옥조 같던 부부간의 신뢰는 깨지고 과거 폭로전이 이어지고, 결국 뼛속까지 남남이 된다. 설정은 극단적 드라마 같지만 극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위트와 웃음이 넘친다. 그 힘은 통통 튀는 대사와 해학적인 극적 구성에서 나온다. 남편이 첫 번째 부인에게 “왜 이렇게 눈치가 없어”라고 화를 내면, 두 번째 부인이 자신에게 하는 줄 알고 “그래, 난 눈치가 없어요”라고 화를 내는 식이다. 엉뚱한 주술사, 겁먹은 하녀, 뜬금없는 의사의 감초 연기도 눈길을 끈다. 전처인 엘비라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나선 황인영 씨는 요염한 매력을 뽐내며 무난한 연기를 펼쳤고, 중견 배우 남미정 씨는 괴짜 심령술사 아르카티 부인 역을 독특한 매력으로 사랑스럽게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해설지에는 ‘화병이 날아다니고 의자가 춤추고 벽이 무너지는 초현실적 세계가 펼쳐진다’고 쓰여 있다. 말은 맞다. 하지만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 수준을 넘지 못하니 큰 기대는 하지 말 것.황인찬 기자 hic@donga.com:i:2만 원.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쇳대박물관 지하 대학로 예술극장 3관. 02-763-1268}

    • 2011-01-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우리 극장을 소개합니다]마포아트센터/쾌적한 객석… 공연장 ‘A급 음향’ 자랑

    《공연 시장의 성장과 함께 몇 년 새 새로운 공연장들이 문을 활짝 열고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공연장을 주인공으로 한 연재를 시작한다. 시설뿐 아니라 작품 정보, 교통 및 편의시설, 인근 맛집까지 ‘작지만 유용한’ 정보를 모았다.》 12일 신년음악회가 열렸다. 소리꾼 장사익, 가수 부부 노사연 이무송, 코리안재즈오케스트라, 인디밴드 로맨틱펀치와 딕펑스가 출연했다.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출연진에 관객은 매진으로 화답했다. 2월 12일 무대에 오르는 인디밴드 ‘10cm’ 공연의 1차 티켓 분도 매진됐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의 최근 티켓 판매 현황이다. 2002년 4월 세워진 이 5층 건물의 원래 이름은 마포문화체육센터. 쉽게 말해 ‘구민회관’이었다. 구의 주요 행사가 열렸고, 예비군 훈련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2008년 리모델링을 통해 전문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7억 원을 들여 오디오시스템을 교체했고, 시멘트였던 공연장 바닥도 나무로 바꾸었다. 객석을 전부 교체했고 카페 등 편의시설도 추가했다. 가장 강점으로 꼽는 부분은 완전히 면모를 일신한 음향. 이태희 음향감독은 “충무아트홀, 고양아름누리와 메인 스피커를 비롯한 오디오시스템이 같다. 다른 유명 극장과 비교해도 A급의 음향”이라고 말했다. 잔향은 1.1∼1.2초로 다소 짧아 소리가 덜 울린다. 오케스트라보다는 재즈나 성악 공연에 더 적합하다.메인 공연장인 ‘아트홀 맥’은 781석. 1층이 482석, 2층 299석이다. 1층 B열 앞쪽 143석이 VIP석이지만 다른 자리의 시야 확보도 양호한 편. 의자는 푹신하고 특히 앞뒤 좌석 간 거리가 넓어 다리를 꼬거나 가방을 무릎 앞에 놓고 봐도 편할 정도다. 2층은 철제 난간이 5열까지 시야를 가리는 게 흠. 170석의 ‘플레이 맥’은 1년 내내 어린이 공연이 오른다. 예약을 통해 운영하는 유아 놀이방(36개월 이상 이용가능)도 따로 마련돼 있어 부모 관객에게 인기가 높다. 할인 혜택은 마포구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도 적용한다. 홈페이지(www.mapoartcenter.or.kr)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기획 공연을 10∼30% 저렴하게 볼 수 있다. 02-3274-8600황인찬 기자 hic@donga.com주애진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쉼터=1층에는 테이블 11개의 커피숍(아메리카노 2500원, 샌드위치 3000원)이 있다. 옥상에는 두 개의 정원이 있어 도심 속 녹지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인근 서강대 후문을 통해 캠퍼스를 산책하는 것도 추천 코스. 먹을거리=서울의 대표적 냉면집의 하나인 을밀대(02-717-1922)가 주변에 있고, 극장 옆에 위치한 ‘해창숯불갈비’(02-719-2994)도 극장 관계자들이 즐겨 찾는 회식 장소. 교통=6호선 대흥역에서 도보로 10분, 2호선 이대입구역에서는 버스 두 정거장 거리. 주차는 155대가 가능하고 공연을 볼 경우 4시간에 3000원. 작품=아트홀 맥에서는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가 2월 6일까지, 플레이 맥에서는 과학체험 뮤지컬 ‘베티의 과학여행’이 22일까지 열린다.}

    • 2011-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아픈마음 치유하는 ‘국악의 힘’

    국악 실내악 단체인 정가악회는 지난해 9월부터 넉 달 동안 지적 장애인들의 음악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음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숙명여대 음악치료센터와 함께 국악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효과는 긍정적이었다. 평소 말도 없고 사물에 잘 관심도 갖지 않던 지적 장애인들이 국악 연주를 듣고, 직접 악기도 연주하면서 적극성을 띠게 됐다. “다음에 또 언제 오느냐”며 채근하는 사람도 있었다. 천재현 정가악회 대표는 “음악이 사람을 치유할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기회였다. 이런 효과를 좀 더 대중적으로 전달하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중구 필동2가 남산국악당에서 개막한 청소년을 위한 치유음악극 ‘검고소리’(대본 김은선·연출 최여림)는 이렇게 탄생했다. 지난해 황순원의 소설 ‘왕모래’를 국악과 낭독이 만난 동명 음악극으로 풀어내 관심을 끌었던 정가악회가 이번에는 국악의 치유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평온한 가우리 나라와 호전적인 허허벌판 나라의 대립 구도 속에서 세상의 모든 불협화음과 고통, 상처를 잠재울 ‘검고소리’를 찾는 험난한 여정을 그렸다. 문숙현 작가의 동명 창작 동화가 바탕이 됐다. 종교제례악부터 판소리, 민요까지 다양한 국악 장르가 버무려져 있어 한자리에서 다양한 국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국악을 통해 정신을 치유받을 수 있을까. 숙명여대 음악치료센터 이주영 교수는 “임상 경험으로 보면 국악의 템포나 사운드가 현대 음악보다 긍정적인 감정 변화를 유도하기에 적합하다. 기분이 들뜨고 유쾌하기도 하지만 마음의 안정과 신체적 흐름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나무, 동물 가죽 등 자연 소재로 만든 국악기들은 음향적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소리와 템포를 갖고 있어 사람의 호흡, 맥박과도 잘 어우러진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 천 대표는 “타깃 관객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으로 세웠지만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가족극에 가깝다”고 말했다. 2만5000원. 17일까지. 02-2261-0512∼5황인찬 기자 hic@donga.com주애진 인턴기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 2011-0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공연]궁핍했던 그 시절, 맨주먹 신화의 추억

    사각의 링. 때론 혈투가 난무하는 권투 경기에 대해 노쇠한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권투는 정직한 거야. 평등하지. 똑같은 체중에, 똑같은 기술에, 똑같이 빤스만 입고 한판 뜨는 거야.” 그렇다. 한때 맨주먹 하나로 세계를 정복한 사나이들이 있었다. ‘4전 5기’의 홍수환, ‘짱구’ 장정구, ‘작은 들소’ 유명우까지. 궁핍했던 1970, 80년대 맨바닥에서 시작해 이들이 일군 성공 스토리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힘들었지만 ‘노력만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가졌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막한 연극 ‘이기동 체육관’(각색·연출 손효원)은 이런 권투에 대한 로망이 가득하다. 2009년 초연 이후 세 번째 공연. 앞서 열거한 한국 권투 스타들의 성공 스토리도 양념처럼 나온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복싱 경기를 기대하진 말 것.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체육관이 배경이고, 스파링이 전부다. 하지만 한때 우리가 열광했던 권투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 하고 싶은 말은? 맨주먹으로 시작하는 권투처럼 삶이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것. 마케팅 전면에 배우 김수로(관원 이기동 역), 가수 솔비(여고생 역)가 나섰지만 그들의 비중은 다른 관원들과 비슷한 조연급. 관장 이기동(김정호)과 그의 딸(강지원)이 빚는 갈등과 화해가 극의 주축이다. 혹독했던 선수생활로 지병을 달고 사는 관장은 딸이 선수로 뛰겠다는 것을 막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된다. 어디선가 본 듯하다. 가슴 먹먹해질 만한 감동도 2% 부족하다. 아쉬움은 다른 관원들의 코믹 연기나 배우들의 현란한 권투 연습으로 채워진다. 마인하 코치(차명욱)가 삶은 계란을 먹다가 목이 막히자 355mL 맥주를 급하게 들이켠 뒤 “커∼억” 트림하고, “아 머리 아퍼∼”라고 할 때 객석은 뒤집어진다. 반대로 관장 딸은 주먹 쥐고 팔굽혀펴기를 10회 이상 하는 포스를 선보인다. 여배우의 연습량은 ‘단내 날’ 정도였을 것이다. 감탄이 나온다. 마지막에는 모든 배우가 나와 줄넘기, 섀도복싱하는 장면을 보인다. 권투 군무다. “바바밤∼바바밤∼”으로 시작하는 영화 록키 주제곡, ‘고나 플라이 나우’가 울려 퍼진다. 뻔한 설정으로 진부하게도 보였다. 아∼. 그런데 권투와 이 음악이 만날 때 이유 없이 가슴 뭉클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i: 4만4000∼5만5000원. 2월 26일까지 서울 중구 필동3가 이해랑예술극장. 02-548-0598}

    • 2011-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11년을 맞아 읽어볼 만한 책 20선’]그린 비즈니스의 미래 지도

    《“생태학적 토론이 새삼스러울 건 없다. 세계 기업의 역사는 때로는 치명적이기도 했던 환경 관련 스캔들로 점철되었으니까. (…)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제까지는 소수의 좌경주의자들 또는 은둔 과학자들이나 부르짖던 전투적이고 사회와 동떨어졌던 환경 발언이 바야흐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조직체의 공식 입장이 됐다. 가히 새로운 행성의 합(合)으로 유발되는 쓰나미라고 할 만하다.”》 프랑스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퇴르’의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환경 문제가 갖는 위기감과 대체 에너지 개발의 이유를 세 가지로 꼽는다. 우선 한정된 석유 자원.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석유 소비 증가로 인해 배럴당 200달러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또한 미국 지도자들은 9·11테러와 이라크전쟁을 겪으면서 오일 달러가 적대적인 세력에 흘러갈 수 있고 이에 따라 (중동의 석유 수입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기후 온난화에 대한 불안감이다. 당면한 생태 재앙을 피하기 위해 전 지구적인 자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녹색 기업들을 소개한다. 신기술을 적용한 ‘그린 에너지’를 개발해 환경 보전을 하고 신성장 동력도 만드는 기업들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아메리카 온라인을 창립한 백만장자 스티브 케이스는 사립학교 네트워크인 카메하메하 스쿨, 부동산 기업인 마우이 랜드 앤드 파인애플 컴퍼니와 함께 하와이 바이오에너지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하와이에서 경작할 수 있는 땅의 10%, 18만2000ha를 관리한다. 이곳에서 키우는 작물은 사탕수수. 에탄올로 가공해 대량의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열대 기후와 강렬한 햇볕을 가진 하와이가 관광지를 넘어 대체 연료의 생산 기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것은 이미 고전적 방법이 됐다. “바이오테크놀로지계의 젊은 기업들은 육상 식물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해조류와 다른 식물성 플랑크톤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유기체들은 광합성을 통해 막대한 바이오매스(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생물자원)를 아주 빠르게 만들어내고, 그 에너지를 지질(脂質) 형태로 천연적으로 저장한다.” 풍력과 태양열 발전, 그리고 전기자동차를 연구하는 기업들의 사례도 전한다. 이들의 키워드는 좀 더 간편하며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에너지의 개발이다.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은 국가나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데이브 샤메이데스 씨는 독특한 친환경 실천을 하고 있다. 지하실에 1만2000마리의 지렁이를 키우며 음식 쓰레기와 분쇄한 종이 쓰레기를 처리한다. 낡은 폴크스바겐 밴의 연료는 디젤이 아니라 인근 가게들에서 얻은 폐식용유다. 샌타모니카에 사는 잰과 폴 스콧 부부는 태양 전지판으로 지붕을 덮고,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며 환경오염 줄이기에 나섰다. 저자는 “(환경 문제에) 기적의 치유책 따위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실천 방향은 간단하다. 우리가 사는 집과 건물을 수동화(手動化)하고, 물과 육류 소비를 줄이고, 자동차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와 기업의 대체에너지 개발과 친환경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도 필수적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녹색혁명은 1년 안에, 아니 10년 안에 완성될 문제가 아니다. 이건 한 세대가 걸린 문제다.”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교보문고 광화문점 삼환재에서 이 서평의 스크랩을 제시하고 해당 책을 사면 도 서교환권(1000원)을 드립니다. 기사 게재일로부터 1주간 유효합니다.}

    • 2011-01-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