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설기현 김동진 등 유명 축구선수가 뛰었던 해외 명문 축구팀에 진출시켜 주겠다며 축구선수 부모들에게서 수억 원을 받은 전·현직 학교 축구감독과 브로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1일 국제축구연맹(FIFA) 에이전트 자격 없이 일본과 벨기에 등 해외 프로축구팀이나 국내 수도권 대학 축구부에서 뛰게 해주겠다고 속여 알선료 명목으로 수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정모 씨(40)를 구속하고 정 씨에게 돈을 받고 자신이 가르친 선수를 소개해준 대학 축구감독 김모 씨(42) 등 감독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축구선수 부모 16명에게서 알선료 명목으로 모두 4억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프로축구 2부 리그 선수인 정모 씨(23)의 경우 일본과 벨기에로 보내주겠다는 이들의 말에 두 번이나 속아 4800만 원을 잃고 극심한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감독 등 축구 지도자들이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자신이 가르치는 선수들을 돈벌이로 악용했다”며 “정 씨 등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오히려 축구계에서 매장시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가 떨렸다.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 피해자의 아버지 박창옥 씨는 15일 1심 선고공판이 끝난 뒤에도 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딸이 떠난 지 벌써 8개월이 지났다.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는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27년간 애지중지 키운 딸이었다. 사위 백모 씨(31)와 6년간의 연애 끝에 2009년 결혼했을 때만 해도 이런 비극을 보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출산 한 달을 앞두고 사위 손에 목이 졸려 숨졌다니…. 사위가 집에 오면 컴퓨터게임만 해 많이 외롭다며 딸이 속상해할 때도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딸은 영원히 떠나버렸다.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이 다 똑같겠지만…. 참 이겨내기가 힘드네요.”박 씨는 7월 21일 법정 피고인석에서 자신을 바라본 사위의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박 씨가 법정 스크린에 처참한 모습으로 죽어 있는 딸의 사진을 외면하는 사위에게 “너도 이 사진을 봐야 한다”고 고함을 쳤을 때 돌아온 섬뜩한 눈빛이었다. “딸이 저런 사위와 함께 살았으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박 씨는 1심 공판 내내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때로는 흥분과 절망, 불안이 엄습했지만 자신이 흥분하면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남들은 속도 모르고 “딸을 잃은 사람이 너무 담담해 보인다”고 했다.그는 사위의 유죄를 확신했다. 검찰이 밝힌 증거가 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선고를 앞두자 마음이 불안했다. ‘혹시 무죄가 나오면 어쩌나. 불쌍한 우리 딸은….’ 재판장이 징역 20년을 선고하는 순간 박 씨는 눈을 질끈 감았다. 눈가엔 ‘이슬’이 맺혔지만 마음은 눈물로 채워지고 있었다.박 씨는 “이제야 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현재 가족과 장례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딸은 죽음 이후 246일째 냉동고에 갇혀 있다. 그는 딸의 사망 원인을 놓고 사위 가족과 갈등이 생기면서 장례를 치를 엄두도 못 냈다. 사위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이 “상주(喪主)는 우리”라며 상을 치르겠다고 했다. 진실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장례일은 일단 24일로 잡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출산을 한 달 앞두고 숨진 딸의 몸에는 아직 태아가 있다. 불교신자인 박 씨는 딸과 외손주를 따로 입관해야 이승의 업보가 내세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시신을 분리 수술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씨는 경찰에 딸과 외손주를 분리해 달라고 민원을 냈다. 그는 “한 달 뒤면 세상에 나올 녀석이었는데 따로 장례를 치러 엄마랑 나란히 묻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1심 선고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다. 경찰과 검찰은 사위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공방은 더 치열해졌다. 이 과정에서 양가의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깊어졌다. 공판 내내 욕설이 오가고 심지어 멱살잡이까지 벌어졌다.치열한 공방 속에 사위 측이 해외 법의학자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을 증인으로 데려왔을 때 박 씨는 긴장했다. 박 씨는 “1995년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가 된 데는 해외 법의학자가 큰 역할을 했다”며 “어떻게 잘 헤쳐 나갈까 고민하느라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진실을 밝혀준 검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말로 표현할 수없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박 씨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위 백 씨는 16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과 이후 계속될지 모르는 상고심에서도 박 씨는 진실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밝혀진 진실은 결코 덮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혜원, 규원이가 아직도 꼭 살아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통영의 딸’ 신숙자 씨(69)와 딸 혜원(35) 규원 씨(33) 모녀가 2003년까지 생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5일 경기 수원시에서 만난 탈북인 김기철(가명·46)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91년부터 4년간 요덕수용소에서 신 씨 모녀와 함께 생활했고 2003년까지는 소식을 확인했다”며 “내 증언이 북에 남은 가족을 위태롭게 할 수 있지만 신 씨 모녀 생환 운동에 도움이 되고 싶어 입을 열었다”고 말했다.신 씨 모녀는 1985년 남편 오길남 박사(69)와 독일 유학 중 북한에 납치됐다. 오 박사는 1986년 11월 북한을 빠져나왔지만 신 씨는 다음 해 평안남도 요덕수용소에 갇혔고 1991년 음성 편지를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김 씨는 1991년 겨울 요덕수용소에서 신 씨를 처음 만났다고 말했다. 국군 포로 아들로 태어나 차별과 냉대를 받으며 자란 김 씨는 11년간 군 생활을 마친 뒤 탄광으로 가라는 명령에 불복해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다. 김 씨는 수용소에서 오리 닭 등을 키우는 가축농장을 맡았고 이곳으로 일을 나온 신 씨와 알게 됐다. 김 씨는 “신 씨는 늘 멍한 상태로 ‘죽고 싶어도 딸 때문에 죽을 수 없다’고 읊조렸다”며 “몸이 아파 물가에 노는 오리들을 지켜보는 일이 전부였다”고 말했다.당시 26세이던 김 씨는 막내 동생뻘인 혜원 규원 씨와 깊은 정을 쌓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독일에서 온 혜원이와 규원이는 늘 나를 오빠라고 불렀다”며 “이북에서는 친남매가 아니면 아저씨라 부르는데 오빠라고 부르니 더 친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픈 신 씨를 대신해 집안일은 늘 어린 자매 몫이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는 “자매가 거적때기만 걸친 채 발에 맞지 않는 노동화를 신고 물을 길으러 가고 땔감을 구했다”며 “불이 잘 붙는 마른가지를 구해주려고 자매 대신에 (내가) 산에 오르기도 하고 물지게를 몸에 맞게 고쳐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 씨 모녀는 수용소 생활과정에서 북한으로 오 박사를 다시 불러들이려는 북한 당국에 갖은 고초를 겪었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는 “당시 (오 박사를 다시 부르기 위한) 신 씨 모녀의 편지와 사진은 모두 북한이 연출한 것”이라며 “억지로 쓴 편지 안에는 오 박사가 속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김 씨는 1994년 수용소를 나온 뒤 수용소 안과 밖 소식을 전해주는 일을 보위부 몰래 하며 살았다. 김 씨는 “1년에 두 차례 수용소를 찾을 때마다 잘 아는 보위부 지도원에게 신 씨 모녀 소식을 물었다”며 “잘 살아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용하다, 죽지 않고 살아만 있어라’라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1995년 신 씨 모녀는 종신구역으로 옮겨졌고 2003년까지는 살아 있었다고 한다. 김 씨는 아버지가 숨진 뒤 2006년 가족과 함께 탈북했다.김 씨는 “명절 때만 되면 혜원이와 규원이 생각이 더 난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풍족하게 살았던 자매가 명절마다 더 간절히 아버지와 독일 생활을 그리워했기 때문.김 씨는 “두 자매가 (수용소) 종신구역에서도 10년을 버틸 정도로 의지가 강했는데 이후 10년을 더 버티지 못했겠느냐”며 “한국이 죄 없이 갇힌 자매의 생환을 위해 발 벗고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임신 중인 아내 박모 씨(29)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의사 남편 백모 씨(31)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한병의)는 15일 1심 선고에서 “아내 박 씨는 목 눌림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법의학적 증거, 증인 진술 등을 검토했을 때 백 씨가 살해했다는 검찰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무표정하게 판결문을 받아 적던 백 씨는 선고 순간 깜짝 놀란 듯 손을 멈추더니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재판부는 박 씨의 사인에 대해 “목 부위 피부 까짐과 내부 출혈, 얼굴과 뒤통수의 여러 군데 상처 등을 볼 때 목 눌림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해 출산이 한 달 남짓밖에 안 남은 아내를 목 졸라 태아까지 사망에 이르게 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백 씨가 사건 직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이동하는 등 알리바이를 만든 점, 아내에 대해 애도를 표하거나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자신의 방어에만 몰두한 점 등을 볼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백 씨가 아내와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형보다는 (20년의) 유기징역형을 택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백 씨 측 이정훈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무죄를 선고할 줄 알았는데 황당하다. 항소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은 1월 발생 이후 사망 원인을 놓고 검찰과 남편 백 씨 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백 씨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한 반면에 백 씨는 “아내가 사고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국내 법의학자 대부분이 검찰 주장에 동의하자 백 씨는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을 증인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박 씨의 사망 원인에 대해 재판부는 “(남편 측 주장인)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의 경우 약물 또는 알코올의존증, 실신 등 선행 요인이 있어야 하지만 박 씨 부검 결과와 건강상태를 볼 때 사건 당시 실신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설사 박 씨가 실신했다고 해도 (다툰 흔적으로 보이는) 박 씨와 백 씨 몸의 여러 상처를 설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폴라넨 박사가 주장한 이상자세 가능성에 대해 “이상자세를 뒷받침하는 폴라넨 박사의 실험 논문이 실제 사건과 차이가 있다”며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사망 추정 시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사망 추정 시간이 백 씨가 집을 나간 오전 6시 41분 이전 이후가 모두 포함될 수 있다”면서도 “평소 일찍 출근하는 아내가 출근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숨진 정황을 보면 오전 6시 41분 이전에 박 씨를 숨지게 한 자가 남편이라는 사실이 합리적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오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자 서울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대는 안 원장이 취임 3개월도 안 돼 시장에 출마한다는 설이 나오자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었다. 안 원장이 속한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윤의준 부원장은 “불출마 선언을 생중계로 지켜봤는데 안 원장이 학교에 남게 돼 다행”이라며 “앞으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안 원장의 출마설이 나왔을 때 많은 교수가 당황스러움과 섭섭한 감정을 느낀 것이 사실”이라며 “그가 진흙탕 같은 정치판에 휘말려 본래의 깨끗한 이미지를 잃을까 걱정했는데 불출마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서울대 경제학부 임병훈 씨(27)는 “안 원장이 학교에 남아 기쁘다”며 “앞으로 좋은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과 누리꾼들은 안 원장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보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안 원장은 자기 위치와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아는 분 같다”며 “정치인이 돼서 괴물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는데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 교수가 국민을 위해 출마하려 했다면 자신과 박원순 변호사의 의견보다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의견에 좀 더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그의 출마설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지켜본 시민 여모 씨(38)는 “평소 정치적 발언 한마디 없이 좋은 이야기만 하던 분이 갑자기 출마 이야기를 꺼냈을 때 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

고(故) 전태일 열사의 모친 이소선 여사(사진)가 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2세. 고인은 7월 18일 심장 이상으로 의식을 잃었으며 서울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한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왔다. 1929년 대구 달성군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아들 전태일 열사가 1970년 11월 분신한 뒤부터 민주화 및 노동운동에 앞장서 ‘노동운동의 대모’로 불렸다. 전태일 열사는 당시 22세의 나이로 서울 청계천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며 열악한 평화시장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했다. 그는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한 인사들이 경찰과 정보기관을 피해 찾아올 때마다 숨겨 주기도 했다. 고 조영래 변호사와 애인으로 위장해 경찰의 수배를 따돌린 일은 아직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민주화 및 노동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구속돼 옥살이를 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 여사는 1986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1998년에는 의문사 진상 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422일간 천막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1988년 ‘선한 마리아인상’, 1990년 ‘4월 혁명상’ 등을 수상했다. 딸 전순옥 씨는 “어머니는 41년 전 오빠가 숨진 뒤 오빠의 뜻을 잇는 데 온 삶을 바치셨다”며 “힘든 삶에도 단 한 번 불평 없이 민주화 운동에 헌신한 바탕에는 다른 사람을 아끼고 보살피는 사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는 정계, 노동계, 사회시민단체 및 일반 시민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오후 빈소를 찾아 “과거 청계천 조합을 같이 만들고 서로 가족같이 살아왔다”며 “아프다고 하셨지만 금방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민주화운동 시절 전태일 야학 강사로 일하며 이 여사와 인연을 맺었다. 한편 장례식장에 있던 일부 인사들은 3일 오후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빈소를 찾자 “변절자가 왜 왔느냐”고 쏘아붙이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 여사의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발인은 7일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영결식은 이날 오전 10시 대학로에서 열리며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노제를 지낸 뒤 장지인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동한다. 이에 앞서 5일 저녁에는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을 중심으로 청계천 전태일다리를 출발해 전 열사가 분신한 장소와 창신동 전태일재단 사무실, 이 여사 자택 등을 거쳐 서울대병원 영안실로 오는 ‘어머니의 길 걷기’ 행사가 열린다. 또 6일 오후에는 제주 강정마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앞 등에서 추모의 밤 행사가 열린다. 유족으로는 아들 태삼 씨와 딸 순옥 태리 씨가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수시와 정시 선발비율을 70 대 30으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수시와 정시의 선발비율이 60대 40이었으므로 올해는 수시가 더 늘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전형을 단순화해 수시 1차는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 중심으로, 수시 2차는 논술과 외국어 중심으로 뽑는다. 수시 1차의 학생부전형인 학업우수자전형은 유형1(284명)과 유형2(674명)로 나뉜다. 두 전형 모두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나누는데 유형2에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우선선발은 학생부 교과성적을 100% 반영한다. 일반선발의 유형1은 학업적성능력을 평가하는 면접으로 진행한다. 유형2는 면접이나 필답고사 없이 학생부를 평가한다. 자연계의 유형2에서는 수학과 과학교과만 반영하므로 두 과목에 자신 있는 학생이 도전해볼 만하다. 수시 2차의 수시일반전형에서 우선선발은 논술 70%+학생부 30%, 일반선발은 논술 50%+학생부 50%이다. 논술비중이 줄었다. 학업적성 평가는 객관식으로 수리사고역량과 논리적 추론역량을 평가한다. 확대된 글로벌리더 전형에는 3가지 유형이 있다. 유형1(126명)은 공인어학성적과 영어학업적성 면접으로, 유형2(51명)는 공인어학성적과 해당 외국어 면접으로 선발한다. 신설된 유형3(144명)은 공인어학성적과 학생부로 뽑는다. 수시 1차의 학업우수자 유형2와 수시 2차 수시일반전형(논술)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작년보다 높였다. 또 모집단위를 몇 개 군으로 묶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차등 적용한다. 지원자는 수시모집 요강을 꼼꼼하게 읽고 이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서 접수 기간은 9월 9∼16일까지다. admission.cau.ac.kr, 02-820-6395∼9}

수시모집을 1차∼3차로 나눈다. 1차에서는 일반전형 466명, 전문계고 전형 88명, 입학사정관 전형인 ‘옵티머스리더 전형’ 121명을 뽑는다. 2차에서는 일반전형 471명, 나라사랑 전형 40명, 크리스찬리더 70명, 어학우수자 87명 등 921명을 모집한다. 3차에서는 일반전형 372명을 선발한다. 수시 1차 일반전형 및 전문계고 특별전형은 학생부 교과(50%)+전공적성평가(50%)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옵티머스리더전형은 모집정원 5배수를 학생부 교과(30%)+학생부 비교과(70%)로 1단계에서 고르고, 2단계에서 심층면접(50%)+1단계 성적(50%)으로 최종 학격자를 가린다. 수시 2차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만으로 6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50%)+면접평가(50%)로 뽑는 식이다. 수시 2차 특별전형인 나라사랑 전형과 크리스찬리더 전형, 기회균형 전형도 마찬가지다. 어학우수자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33%)+어학실적(67%)로 6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학생부 교과(20%)+실적 40%+면접평가(40%)를 반영한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실시되는 3차 일반전형은 학생부 교과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서울캠퍼스(인문사회계열)는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의 백분위 80점 이상, 용인캠퍼스(자연공학계열·예체능계열)는 수능 4개 영역 중 2개 영역의 백분위 70점 이상이다. 접수는 인터넷으로만 가능하다. 수시 1차의 전공적성평가 전형일 9월 8일∼10일이다. 수시 2차는 10월 5일∼7일, 수시 3차는 11월 16일∼18일이다. ipsi.mju.ac.kr 02-300-1799, 1800}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 정원의 약 67%(1104명)를 뽑는다. 올해 지식융합학부가 신설돼 예술과 기술(Art&Technology)학과, 국제한국학과가 늘었다. 학교생활우수자 전형 선발 인원은 114명에서 279명으로 크게 늘었다. 사고력 및 창의력을 평가하는 에세이를 도입해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도 평가한다. 수시 1차 모집에는 예술과 기술, 학교생활우수자, 알바트로스 인재, 특기자 등 4개 전형이 있다. 예술과 기술 전형(30명)은 서류 50%+면접 50%로 평가한다. 학교생활우수자는 입학사정관 전형(260명)으로 뽑는다. 학생부 60%+서류 20%+구술면접 20%로 평가한다. 알바트로스 인재(156명)는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외국어 에세이 80%+서류 20%로, 자연계열의 경우 서류 60%+심층면접 40%로 평가한다. 특기자 전형(입학사정관 18명)은 서류 60%+일반면접 40%다. 1차 모집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 수시 2차 모집에는 일반전형 가톨릭지도자추천 기회균형 사회통합 등 4개 전형이 있다. 여기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일반전형(560명)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로 각각 50%씩 선발한다. 신설된 우선선발은 학생부 30%+논술 70%, 일반선발은 학생부 50%+논술 50%이다. 일반전형 우선선발 기준의 경우 인문사회계열은 수능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의 백분위 합 288 이상, 상경계열은 수능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백분위 합 292 이상이어야 한다. 자연계열은 수리(가)·과학탐구 백분위 합이 188 이상이면 된다. 논술시험은 인문사회계열이 11월 12일, 자연계열이 13일에 치른다. admission.sogang.ac.kr 02-705-8621}

“내부고발·부패방지 운동가에서 ‘추첨 민주주의’ 운동가로 새 출발을 꿈꿉니다.” 1992년 ‘군 부재자투표 양심선언’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이지문 씨(43·당시 중위)가 26일 연세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박사논문은 ‘한국 민주주의의 질적 고양을 위한 추첨제 도입 방안 연구’. 이 씨는 이 논문에서 “직접선거로 대표를 뽑는 의회에서 추첨 방식으로 의회권력을 창출하는 추첨 민주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하는 ‘추첨 민주주의’는 쉽게 말해 현재의 선거 방식이 아닌 연령 성별 소득 지역 등으로 전 국민을 분류한 뒤 일정 비율에 따라 대표를 뽑아 ‘시민의원단’을 선출하자는 것. 이 경우 현재 엘리트 중심인 국회보다 서민이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될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이번 논문의 출발은 19년 전 그가 군 부재자투표 양심선언을 할 때부터 시작됐다. 이 씨는 “당시 부하에게 부정투표를 부탁하던 중대장의 눈물을 보면서 참을 수가 없었다”며 “부정투표로 엉뚱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란 생각에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씨의 선언은 군 부재자투표를 영외 투표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양심선언의 대가는 가혹했다. 이등병으로 파면돼 불명예 제대하자 입대 전 특채됐던 대기업은 채용을 취소했으며 공무원시험의 길도 막혔다. 이 씨는 “전역한 동기들이 취직하고 결혼하는 모습을 보며 인생 낙오자가 된 것 같은 좌절을 느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절망 속에 살던 이 씨에게 1995년 2월 대법원의 파면처분 취소 확정 판결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양심선언으로 알려진 덕분에 28세에 서울시의원에도 당선됐다. 이 씨는 정치에 뜻을 두고 2000년 당시 새천년민주당 서울 관악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떨어졌으며 2005년부터 내부고발 운동단체인 ‘공익 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을 만들어 현재 부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이 씨는 각종 기관에서 강의를 하고 받는 강의료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박사학위 취득은 그동안 해온 내부고발 운동을 한 차원 더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부패가 대부분 정치권력에서 나오는 만큼 정치제도를 개선하는 게 한층 높은 내부고발인 셈”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씨도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이 씨는 “현재 정치권력은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두 추첨 민주주의를 반대할 것”이며 “권력을 시민에게 돌려주려면 기존 엘리트의 저항과 반대가 있겠지만 이미 국민참여재판 등 추첨 민주주의의 참여 양상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 첫딸이 태어난다는 이 씨는 “추첨으로 뽑힌 보통사람들이 직접 정책 현안이나 이슈에 관해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칠 때 민주시민으로서 더욱 성숙해진다”며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야전잠바, 방탄조끼, 야간투시경, 훈련용 미사일, 공중요격용 유도미사일 발사기….’ 무기 박람회장에 전시된 군 장비가 아니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군용물품 불법 유통업자들이 시중에 판매한 군 장비들이다.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5일 각종 군용물품을 불법 유통시킨 혐의(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위반)로 판매업자 윤모 씨(54)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윤 씨 등은 2000년부터 서울 이태원과 경기 동두천 등에서 무허가 군용물품 매장을 운영하며 주한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중요격용 유도미사일 발사기(FIM-92), 미군 훈련용 미사일 등과 우리 군이 사용하는 야간투시경, 무전기 겸용 전화기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압수한 군용품 가운데 FIM-92는 주로 미 육군 보병이 어깨에 걸치고 헬리콥터 등을 공격하는 무기. 미군의 훈련용 미사일은 탄두가 없어 폭발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미군이 사용했던 미사일과 발사기이지만 현재는 사용할 수 없는 폐기 물품”이라며 “미군에 해당 물품의 일련번호를 넘겨 정확한 쓰임새와 유통경로를 밝힐 계획이다”라고 말했다.또 다른 군용물품 판매업자인 김모 씨(35)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군용품 전문매장을 운영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중국산 야전잠바 300여 벌을 개당 15만∼17만 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군복류는 자이툰부대원이 입었던 사막용 디지털 무늬 잠바 등과 똑같이 만든 가짜로 군 관계자들도 진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경찰 관계자는 “가짜 군복이 테러조직이나 북한군 손에 들어가면 피아 식별이 어려워 테러 공격 등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외국 항공사가 한국인 여성 승무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속옷만 입도록 한 채 가슴까지 만지는 방식으로 신체검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성추행 논란이 일고 있다.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가루다항공은 7월 신체검사 도중 상하의 속옷만 입은 여성 지원자들을 자리에 눕게 한 뒤 말레이시아인 중년 남성 의사가 가슴을 포함한 신체부위를 직접 만져 보며 가슴 보형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몸에 문신이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고 한다. 이 검사는 한국 여직원 1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한 응시자 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루다항공 관계자는 “지원자들은 상하의 속옷 모두 입은 상태에서 담요로 감싸고 있다가 잠시 담요를 내리고 가슴 검사를 받았다”며 “가슴을 손으로 만진 것이 아니라 두드리거나 청진기를 가슴에 댔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문신은 항공사 정책상 꼼꼼히 살폈다”고 덧붙였다. 승무원에 최종 합격한 A 씨(27)는 “5명 정도가 불합격했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질투심에 과장된 내용을 소문낸 것 같다”고 말했다.북유럽 항공사 직원 김모 씨(29)는 “일부 아시아 국적 항공사에서 비키니 검사 등으로 몸매와 외모를 본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보형물 확인과 문신 검사는 금시초문이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안 되면 반만 줄래요?”사업 실패 후 돈을 벌기 위해 막걸리 회사를 협박한 어설픈 협박범들이 범행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동업을 하다 사업에 실패한 강모 씨(47)와 신모 씨(35). 지난달 말 한 술집에서 신세 한탄을 하던 두 사람 눈에 탁자에 놓인 막걸리 병이 들어왔다. 순간 두 사람은 “막걸리 회사를 협박해 돈을 받아 빚을 해결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A탁주회사를 협박 대상으로 정한 두 사람은 치밀하게 대포폰 구입, 협박 편지 등을 작성했다.하지만 머릿속과 달리 행동은 어설펐다. 22일 오후 택배원을 가장해 서울 마포구 A탁주회사를 찾은 이들은 직원에게 “현금 1억200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제초제를 넣은 막걸리를 대형마트에 유통시키겠다”고 협박한 뒤 제초제를 넣은 것으로 추정되는 막걸리 1병과 협박 편지를 놓고 사라졌다. 이들은 또 공중전화와 대포폰으로 회사 측에 협박 전화를 걸었지만 이미 경찰에 신고된 상태. 회사 측은 “당장 돈이 없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며 지연작전을 폈고, 그 사이 경찰은 전화가 걸려온 공중전화 위치를 파악했다. 회사 측의 지연작전에 말린 이들은 금액을 반으로 줄여가며 협박범답지 않게 사정을 했고 그 사이 출동한 경찰에 하루 만에 검거됐다.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강 씨 등에 대해 공동공갈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외국인근로자 지원단체인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은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48년 이전 중국 일본 및 옛 소련지역으로 건너가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동포 300만 명에게 재외동포법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지구촌사랑나눔 김해성 대표는 “국회가 1948년 이전에 출국한 사람도 동포라는 법 개정안을 2004년에 통과시켰지만 법무부가 이를 시행하지 않아 300만 명이 아직 법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된 재외동포법을 조속히 시행해 이들의 자유로운 왕래 취업 체류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400여 명의 중국동포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후 서울 종로구 북촌로 헌법재판소로 이동해 중국동포 등 1만1393명의 서명을 받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또 이들은 청와대 국가인권위원회 국회 대법원 법무부 등을 방문해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을 촉구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어느 날 20여 년 만에 나타난 딸. 그리고 이어진 부모의 죽음. 사고사로 결론 낸 경찰과 잠적한 딸. 의문을 품은 한 경찰관의 집요한 추적. 경찰이 영화에나 나올 법한 미스터리 사건을 다시 파헤친 끝에 딸을 유력한 사건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적에 나섰다.지난해 9월 서울 강북구에 사는 박모 씨(52·여) 집에 딸 장모 씨(32)가 자신이 낳은 딸을 데리고 찾아왔다. 박 씨는 남편 장모 씨(57)와 20여 년 전 이혼하고 친척집에 딸을 맡긴 후 20여 년간 거의 찾지 않았다. 술잔을 기울인 반가운 만남도 잠시. 박 씨는 딸이 찾아온 그날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졌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술을 많이 마신 데다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까지 먹어 깊게 잠이 든 탓에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나는 함께 자던 딸이 연기가 난다고 깨워 겨우 집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안방에서, 장 씨 모녀는 다른 방에서 잠을 잤다. 당시 경찰은 박 씨가 애연가인 데다 이불에서 라이터 2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담배를 피우려다 발생한 사고사로 결론 내렸다. 박 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월 뒤인 올 2월.장 씨 아버지가 경기 고양시 딸의 아파트에서 베란다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 씨 아버지는 폐암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으나 장 씨가 “친척 결혼식에 참석해야 한다”며 잠시 외출을 시켰다. 아버지 장 씨는 이날 고양시 딸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하지만 장 씨 아버지는 다음 날 아침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딸 장 씨가 폐암 환자인 아버지가 담배 피우는 것을 가족들이 말리자 몰래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우다가 떨어져 숨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별다른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해 사고사로 처리했다. 단순 사고사로 처리된 두 사건은 올 3월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계 이모 팀장의 집요한 추적으로 사건화됐다. 두 사건에 딸 장 씨가 관련됐다는 첩보를 받은 이 팀장은 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어머니 박 씨의 몸에서 검출된 수면제는 장 씨가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어머니와 이혼한 후 재혼한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 수령인이 재혼한 여성이 아닌 장 씨 이름으로 바뀐 사실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 씨는 보험금 수령인을 놓고 아버지의 재혼녀와 크게 다퉜던 것으로 알려졌다. 거동이 불편한 폐암 중증 환자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베란다로 나갔다는 사실도 의심을 품게 했다.재조사에 나선 경찰은 3월 장 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장 씨는 “머리가 아파 다시 조사를 받으러 오겠다”고 말한 뒤 잠적했다. 장 씨는 잠적하기 전 친척들에게서도 상당액의 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장 씨 부모의 사망보험금은 장 씨가 받아 갔다. 경찰은 현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장 씨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딸 장 씨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금과 함께 자신을 20여 년이나 버려둔 데 대한 원한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불우한 청소년을 돕는 활동가로 행세하며 20여 년간 남자 아동과 청소년을 성추행해온 유명 다도(茶道)인이 경찰에 구속됐다.서울지방경찰청은 “다도와 신앙생활로 청소년을 선도하겠다”며 아동 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상습 성추행한 다도사업가 겸 교회 장로 김모 씨(61)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4년 8월 지인인 송모 씨에게 “방학 중 아들(당시 초등학교 5년)을 내게 보내면 다도 교육도 시키고 해외여행을 통해 견문도 넓혀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뒤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말을 믿은 송 씨는 나머지 아들 2명도 방학이나 주말마다 김 씨에게 보냈으며 삼형제 모두 김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김 씨는 이런 수법으로 최근까지 남자 아동과 청소년 6명을 강제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김 씨는 불우 청소년을 돕는 다도인으로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하고 책까지 출판해 어느 정도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인물. 또 교회 장로, 지역아동지원단체 서울지부장 등 사회활동을 많이 해 부모들의 의심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김 씨의 ‘두 얼굴의 행적’은 현재 성인이 된 한 30대 남성이 자신이 중학생이던 시절 김 씨에게 당한 피해를 경찰에 알리는 바람에 적발됐다. 경찰은 “현재 파악된 피해자는 6명이지만 김 씨가 범행을 저지른 기간이 20여 년이나 돼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앞으로 지금보다 더 밑바닥 삶을 살게 되겠죠.”노숙인 이모 씨(51)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이 내민 ‘서울역 야간노숙행위금지조치에 대한 노숙인 인권실태 설문조사’ 종이를 받아 들고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19일 밤 서울역 광장에서 만난 그는 22일 강제퇴거 조치를 앞두고 근심이 가득했다. 그는 “그동안 서울역은 눈과 비를 피하는 ‘생존 공간’이었다”며 “어디까지 밀려날지 두렵다”고 했다.코레일은 22일부터 시민 안전 및 서울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역내 야간 노숙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인권위는 이번 조치가 노숙인 인권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9일부터 3주간 노숙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기자는 11일과 19일 이틀간 조사를 맡은 김선미 성균관대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 이동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와 동행해 노숙인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잠 한번 푹 자고 싶은데”상대적으로 재활의지가 강했던 노숙인들도 이번 강제퇴거를 앞두고는 한숨이 늘었다. 그나마 역사 안에서 몇 시간이라도 눈을 붙이면 다음 날 일자리를 구하러 가거나 소일거리라도 할 수 있는 체력이 생기지만 잠을 못 자 피로가 누적된 날은 힘이 나질 않는다. 11일 밤 서울역 앞에서 만난 노숙인 김모 씨(43)는 “낮에 폐지라도 주워야 동전 몇 개라도 벌 수 있는데 이제 그조차 어렵게 됐다”며 “몇 시간이라도 푹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신변 안전도 걱정이다. 한 50대 남성 노숙인은 “서울역 인근의 퇴물 조직폭력배들이 술만 마시면 우리 괴롭히는 재미로 광장에 나온다”며 “노숙인은 맞아도 싸다고 생각하는지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19일 오후 11시경 덩치 큰 사내 여러 명이 노숙인들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광경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한 여성 노숙인은 설문조사도 거부한 채 종종걸음으로 광장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김 연구원은 “여성 노숙인은 성폭력 위협 때문에 불안과 망상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마음이 불안하니 잠도 못 자고 계속 이곳저곳 옮겨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호 시설 입소 꺼려노숙인이 역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는 이번 강제 퇴거 조치를 앞두고 역 인근 여관과 여인숙, 고시원 등에 5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응급구호방 10곳을 비롯해 노숙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유카페’를 마련했다. 거리 청소 등의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구속받기 싫어하는 노숙인이 단체 시설에 입소할 의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설문조사에 응한 노숙인 대부분은 ‘대책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거나 알더라도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 노숙인은 “쉼터 등 보호시설마다 노숙인 통제가 엄격하다”며 “억압되는 단체 생활은 싫다”고 했다. 올해로 32년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정모 씨(63)는 “불쾌감을 주는 것은 알코올의존증이 심한 일부 노숙인뿐”이라며 “노숙인 전체를 내모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연구원은 “서울역 내에 노숙인을 포함해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노숙인에게 필요한 복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권위는 다음 달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코레일 등에 대안 마련을 권고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

북한인권개발법률협회(LANK), 한국대학생포럼, 북한인권학생연대, 세이브엔케이, 바른사회대학생연합,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자유북한청년포럼 등 ‘북한인권개선을 위한 청년모임’(북청모)은 20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북한인권 청년문화제’를 개최했다. 북청모는 이날 행사에서 북한에 ‘통영의 딸’ 신숙자 씨(69)와 그의 두 딸 혜원(35), 규원 씨(33)의 송환을 요구하며 정치범수용소 해체, 이산가족 간 서신왕래 허용, 납북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국회에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했다. 북한인권개발법률협회 인지연 회장은 “북한 인권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 인권문제를 알리고 싶어 문화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서는 북한 주민에게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선정된 수상작 낭독과 탈북자 12명의 증언이 담긴 영화 ‘김정일리아’ 상영 및 북한 수용소 음식체험 행사가 열렸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한잔의 추억’ ‘그건 너’ 등의 가수 이장희 씨가 저작권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신상호 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 씨는 6월 초 서울서부지검에 낸 고소장에서 “1988년부터 절친한 친구인 신 씨에게 저작권료 관리를 위임했는데 신 씨가 4억8000만 원을 횡령했다”며 “그간 발생한 저작권료를 확인한 결과 내가 지급받은 액수와 차이가 컸다”고 밝혔다. 이 씨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며 신 회장에게 자신의 음악저작권 관리를 위임하고 ‘저작권 관리를 맡긴다’는 위임장을 1988년, 1991년, 지난해까지 세 차례 썼다.}
임신 중인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남편 백모 씨(31)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8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한병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국내 법의학자 소견, 현장 상황, 거짓말 탐지기 결과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아내와 다투다 살해한 것이 명백해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백 씨 변호인은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은 피해자가 타살이 아닌 사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백 씨는 이날 공판에서 검찰의 피고인 신문을 거부했으며 서면으로 최후진술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5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