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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 80억 원대 뒷돈·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신 이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오너 일가(一家)’가 구속 기소된 것은 신 이사장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과 면세점에 각종 업체를 입점시키는 대가로 35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아들 명의로 설립한 업체를 통해 자녀들의 급여 명목으로 47억3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롯데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이자 각종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 이사장이 또 다른 그룹 비리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사법연수원 19기)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사건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민정수석 소환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부담도 큰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우 수석이 최근 처가의 서울 강남 부동산 매매의혹 보도 등과 관련해 종합일간지 두 곳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우 수석을 고발한 사건을 조사1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다. 당초 고소 사건은 명예훼손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시민단체의 고발이 들어오자 조사1부로 일괄 배당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우 수석 외에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한 대로 고위 공직자가 민간기업과 땅을 거래하면서 특혜를 받은 사실상의 ‘뇌물’ 사건으로 보고 실체를 파헤칠 것인지, 아니면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 등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다룬다면 고위 공직자의 비리, 비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특별검사에 사건을 맡겨야 한다는 외부 요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강도 높게 수사하기에는 검찰의 인사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세 민정수석’이 수사 대상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조사부에 사건을 배당한 것도 검찰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고발 내용에 30억 원 이상의 재산범죄 관련 사항이 있으면 조사부로 배당하는 내규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부가 특수부와 형사부의 중간 성격을 갖는 부서란 점에서 신중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검찰청에서 기업자금비리 공인 전문검사로 인증받은 특수통 이진동 조사1부장이 직접 주임검사로 사건을 맡아 처리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고소·고발 사건 가운데 우 수석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수사의 쟁점은 크게 재산 관련 의혹과 ‘몰래 변론’ 의혹 등 두 가지다. 땅 매각을 둘러싸고 나오는 다양한 의혹 가운데 핵심은 처가의 강남 부동산을 넥슨에 파는 과정에서 진경준 검사장(49·구속)이 알선했는지 여부다. 이는 조사부에서 실체를 어느 정도 규명하느냐에 따라 진 검사장의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검찰이 포착한 단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중개인을 배제했던 배경, 정강 등 우 수석 ‘가족법인’의 탈세 의혹도 진상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우 수석이 변호사로 일할 때 수임한 사건들을 두고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도 검찰 수사로 밝혀질지 관심을 모은다. 우 수석은 “돼지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은 ‘도나도나’ 사건을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구속)와 공동 변론했다는 의혹,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을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롯데그룹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70)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허위 회계자료를 토대로 200억 원대 세금 환급사기를 벌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기 전 사장의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 전 사장은 KP케미칼(현 롯데케미칼)의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존재하지 않는 자산을 있다고 속인 회계자료를 토대로 국세청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법인세 207억 원을 환급받은 혐의다. 가산세, 주민세를 포함하면 롯데케미칼이 돌려받은 세금은 총 253억 원에 이른다. 기 전 사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는 22일 오전 10시 반 열린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검찰에 근무할 때 진경준 검사장(구속)의 비위를 알고 있었지만 내부 감찰에 넘기지 않았고, 지난해 2월 검사장 승진 인사 때에도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우 수석은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으로 일하던 2010년 초 진경준 당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의 비위에 대한 여러 건의 보고를 받았다. 금융기관의 범죄를 단속해야 할 진 부장이 저축은행 및 증권업계 관계자들과 술자리, 골프 등 부적절한 만남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진 부장이 사석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 이모 변호사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 수석이 당시 진 검사장의 비위를 윗선에 보고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진 검사장의 비위는 다른 검사들의 비위 첩보와는 달리 대검 감찰본부 등에 이첩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진 검사장의 부적절한 행태는 다른 통로로 대통령민정수석실에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8월 검찰 인사에서 진 검사장은 사법연수원 동기 중 ‘1등 자리’로 통하는 법무부 검찰과장에 내정됐지만 인사 발표 직전 부산지검 형사1부장으로 밀려났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이상 징후’를 몰랐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한 직후인 지난해 2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때 진 검사장을 승진 대상자에서 걸러내지 않은 데는 그와의 특별한 친분이 있었기 때문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진 검사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중용됐다. 그가 화려하게 재기하자 “우병우 수석이 세게 밀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편 우 수석의 처제 이모 씨는 2013년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 수석 아내의 4자매가 25%씩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C빌딩의 등기부에는 이 씨의 국적이 세인트크리스토퍼네비스로 바뀌었다고 명시돼 있다. 카리브 해에 있는 영국령 섬인 이곳은 2000년대 후반부터 조세회피처로 떠오른 지역이다.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롯데홈쇼핑의 방송채널 사용 재승인 로비 의혹을 받는 강현구 사장(56)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강 사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이는 동시에 기준 전 롯데케미칼 사장(70)을 270억 원대 법인세 환급 사기 혐의로 소환해 압박 공세를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새벽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및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앞서 강 사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뒤 14일 방송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 기각으로 재승인 로비 수사는 며칠 미뤄지게 됐지만 차분히 보강 수사를 벌인다는 입장이다. 강 사장은 회삿돈 9억여 원을 횡령해 로비용 ‘실탄’ 성격이 짙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영난에 빠진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에 8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기 전 사장을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실적 개선 압박을 받자 국가 기관을 속여 법인세를 환급받는 과정을 지시 또는 묵인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기 전 사장은 롯데물산 사장을 지내 제2롯데월드 로비 의혹도 받는 인물이다.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하던 기 전 사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왜 사기라고 생각하느냐. 너무 앞서가지 말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검찰이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변호사가 부동산을 중개하는 ‘변호사 복덕방’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정순신)는 공승배 트러스트부동산 대표(45·사법연수원 28기)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19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공 대표는 공인중개사가 아님에도 ‘부동산’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르면 개업 공인중개사가 아닐 경우 ‘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 중개’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공 대표는 관할 구청에 중개사무소 개설 등록을 하지 않은 혐의, 중개 매물 801건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변호사들이 공인중개사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고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공 대표를 3월 경찰에 고발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변호사의 중개 활동이 위법하다는 유권 해석을 내렸고 트러스트부동산 관할인 강남구청도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편 트러스트부동산 측은 “변호사로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쳤다”며 “최종 판단을 내릴 법원에서 상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맞서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18일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을 구속 기소했다. 남 전 사장은 지인들의 업체에 특혜를 준 뒤 20억 원 상당의 뒷돈을 받고, 회삿돈 4억78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11년 9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잠수함 수출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지인이 중개인으로 선정될 수 있게 해달라”는 브로커 최모 씨의 청탁을 받고 2013년 4월과 2014년 10월 총 46만 달러(당시 약 5억 원)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돈을 모두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 2011년 1월에는 고교 동창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손자회사인 부산국제물류(BIDC)의 하청업체로 선정되게 해달라는 청탁을 들어준 뒤 2014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 월급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남 전 사장은 앞서 BIDC의 대주주이자 대학 동창인 정준택 씨(65·구속 기소)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12억4000여만 원의 뒷돈을 받고 퇴직 후에는 개인사무실 비용 2억2000여 만 원을 받아낸 혐의,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의 오슬로·런던지사 자금 50만 달러(당시 약 4억7000만 원)를 빼돌린 혐의(횡령)로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오만 선상호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빌딩 신축, 삼우중공업 인수 과정에서 배임죄를 저지른 단서를 포착했다. 또 재임 기간에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오만 선상호텔과 당산동 빌딩 신축을 맡았던 유명 건축가 이창하 씨(60)는 특혜를 받고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16일 구속됐다. 검찰은 당분간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를 집중 조사한 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과 정치권 로비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14일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 등을 상대로 회계사기로 입은 손해 489억 원을 배상하라고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다음 날 공무원연금공단,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도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17일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구속한 검찰은 기소 전까지 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주식 등 거액을 받은 대가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밝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진 검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이 앞으로 밝혀야 할 의혹은 △넥슨 측이 제공한 주식과 제네시스 등 각종 특혜의 대가성 △진 검사장이 가족 명의 등 차명 재산 및 추가 은닉 재산을 관리한 정황 △넥슨의 기업 비리 등 크게 세 가지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4억2500만 원을 받아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산 뒤 이듬해 11월 넥슨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했다. 이명박(MB)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을 마친 직후인 2008년 3월 넥슨으로부터 3000만 원대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에 소환된 김 회장이 “‘검사’ 친구의 도움을 받기 위해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대가성 의혹은 짙어졌다. 넥슨이 인수위에 파견된 진 검사장을 다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2006, 2007년은 게임 관련 규제 법안이 강하게 대두되던 시기로, 진 검사장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와 별도로 넥슨이 대관(對官) 창구로 진 검사장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년 9200만 원이던 넥슨의 접대비 지출은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총 174억3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취득한 무렵 넥슨이 줄소송을 당했던 점도 눈길을 끈다. 재벌닷컴이 NXC 연결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넥슨은 2005∼2012년에 저작권, 특허권, 지적재산권 침해 등 10여 건의 송사에 휘말렸다. 소송가액은 총 250억∼280억 원 수준이다. 진 검사장 모친 명의로 등록된 벤츠 등 미신고 차명 재산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벤츠 차량 구입 대금을 진 검사장과, 한진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연루된 진 검사장의 처남 등이 대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진 검사장이 2011년 국내 보안업체 파수닷컴의 주식을 친인척 명의로 투자해 차명 소유했다가 지난해 매각해 수억 원대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 비리와 별도로 김정주 회장을 재소환 조사하며 넥슨 기업 비리도 파고들고 있다. 검찰은 앞서 NXC 자회사 헐값 매각 의혹이 불거진 김 회장의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넥슨 재무담당자들도 줄줄이 소환했다. 이 밖에 비상장 주식이 진 검사장에게 건너간 무렵인 2005년 ‘바다이야기’ 수사 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된다. 넥슨은 바다이야기 게임기 개발 하청을 맡았던 엔버스터에 지분 55%(3억8500만 원)를 투자했다가 이듬해 말 이 업체가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후로 투자 지분을 전액 회수했다. 당시 법무부 검찰과(科) 검사였던 진 검사장이 검찰의 본격적 수사에 앞서 지분 회수가 어려울 것에 대비해 미리 넥슨에 수사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진 검사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넥슨재팬 주식과 제네시스 차량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된 지 이틀 만인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및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진 검사장은 16일 오후 2시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앞서 ‘법조 비리’로 구속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사법연수원 27기)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17기)도 영장심사를 포기한 바 있다. 이들이 변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은 향후 재판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해 검찰과 맞서 혐의 사실을 다투다 보면 이후 수사 과정이나 기소 단계에서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의 생리를 잘 아는 만큼 검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 사실을 인정하되,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고 재판부의 선처를 받아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함으로써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고, 법정에서 발언한 해명이 외부로 새나갈 경우 여론이 악화되는 것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김민 기자}

김정주 NXC 회장(48·넥슨 창업주)이 진경준 검사장(49)에게 제네시스 승용차를 건넨 시기는 진 검사장이 이명박(MB) 정부 인수위원회 파견을 다녀온 직후인 2008년 초순경인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또 진 검사장은 검사 신분으로 넥슨 외에 다른 기업 여러 곳에 차명으로 억대 주식투자를 했고 검사장 승진 심사를 앞두고 대량 매각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4일 진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수뢰 혐의를 집중 추궁한 뒤 긴급체포했다. ○ 김정주, “든든한 ‘백’이 될 걸로 기대하고 줬다” 김 회장은 13일 검찰 조사에서 “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 원을 그냥 주고 이후 120억 원대 차익을 누리게 한 데는 진 검사장이 향후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건넨 측면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는 진 검사장이 13일 자수서에서 “돈을 받았지만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은 없다”고 부인했던 것보다 진전된 진술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동창으로 진 검사장의 미국 하버드대 연수 시절에도 부부간 모임을 가질 만큼 가까운 사이다. 특히 검찰은 넥슨이 10년이 넘도록 진 검사장의 든든한 ‘스폰서’ 역할을 해온 만큼 2005년 비상장 주식 대금 4억2500만 원→2006년 넥슨재팬 주식으로 교환→2008년 초순 제네시스를 건넨 과정을 ‘하나의 범죄’로 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하게 되면서 ‘시효 완성’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진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초췌한 표정이던 진 검사장은 자신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말을 몇 차례 더듬었다. ○ 陳, 인수위 파견에 검찰총장 심복으로 승승장구 검찰은 진 검사장이 MB 정부 인수위원을 지낸 직후를 주목하고 직무관련성 유무를 폭넓게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MB 측 인사로 분류된 진 검사장은 2007년 말∼2008년 초 법무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위원회로 파견됐다. 당시 정부에서 파견된 전문위원 34명 중 최연소(40세)였다. 공교롭게도 넥슨은 MB 정부 초기인 인수위 시절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당시 인수위 고위관계자와 인수위원들이 넥슨 본사를 방문해 넥슨 대표 및 연구진과 직접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넥슨의 인기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의 개발실을 찾아 개발 환경과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특임검사팀은 인수위의 넥슨 본사 방문이 진 검사장의 역할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또 이 시기를 전후해 넥슨의 대정부 접촉이나 대관(對官) 활동의 표면적이 넓어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진 검사장은 특히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총장에 임명되면서 인사의 ‘절정기’를 맞았다. 한 총장은 2011년 7월 총장에 지명되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진 검사장(당시 부산지검 형사1부장)을 귀국시켜 청문회 준비단에서 자신의 신상 검증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한 전 총장과 그의 가족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이 자신의 친구이자 검찰 내 핵심으로 급성장한 진 검사장의 ‘힘’을 배경으로 두고 싶어 했을 대목이다. 더욱이 진 검사장이 기업의 금융 비리를 내사하고 수사할 권한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을 지낸 만큼 앞서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 때와 같이 직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陳과 서울대 법대 동문 대한항공 임원들 서초동에 수시로 보여” 서울 명동에서 2008년까지 주점을 운영한 진 검사장의 처남 강모 씨(46)가 2010년 7월 설립한 청소 용역업체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측에서 130억 원대 일감을 넘겨받은 부분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이던 2010년경 대한항공 및 한진 오너 일가의 탈세 의혹을 내사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시 내사 종결 자체에 특별한 문제점은 없었다는 기류가 많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사건 결론의 방향이나 방침을 먼저 알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대한항공 측이 처남 쪽에 경제적 이익을 몰아주도록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경우가 사실이라면 진 검사장은 검찰의 직무 권한을 사적으로 악용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게 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진 검사장이 묵시적으로도 사건 해결과 관련해 금전적 이익을 요구하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서야 대한항공이 먼저 처남 쪽에 거액의 일감을 줄 리가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대한항공 측은 명시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2009년 전후 진 검사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대한항공 임원들이 서초동에 자주 드나들며 검찰 인사 여럿을 접촉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민 기자}
진경준 검사장이 자신의 고향을 정권에 따라 다르게 기재한 사실을 두고 법조계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진 검사장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 환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법무부는 검사장 승진 인사를 발표하며 그의 출신지를 서울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공개하는 주요 공직자 프로필은 해당 인물이 직접 부처에 제출한다. 2012년 7월 인천지검 2차장 발령을 비롯해 검사장 승진을 전후해서도 진 검사장의 출신지는 서울로 소개됐다. 하지만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시 이명박 당선자 인수위의 법무행정분과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발탁된 진 검사장의 출신지는 ‘전남 목포’로 돼 있었다. 진 검사장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본인의 출신지를 전남 목포로 기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진 검사장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출신지를 전남이라고 밝히다가 정권이 교체된 후 인수위원 발탁으로 출신지를 미처 바꾸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권에 따라 고향을 적절히 고쳐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넥센 구단주 이장석 씨(50)의 사기 등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구단 사무실과 이 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이진동)는 14일 서울 구로구 넥센 히어로즈 사무실을 포함한 4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자료, 이 씨의 수첩 등을 확보했다. 이 씨는 5월 재미동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71)으로부터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홍 회장은 이 씨가 대표로 있는 센테니얼인베스트(현 서울히어로즈)의 지분 40%를 받는 조건으로 이 씨에게 20억 원을 투자했는데 지분을 받지 못했으며, 자신이 투자한 돈을 이 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2년 12월 대한상사중재원은 넥센 구단이 제기한 홍 회장의 지위 부인 중재신청을 각하하고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할 것을 판정한 바 있다. 이 씨가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조만간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
비리백화점이란 오명 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또 억대의 금품수수 비리가 터졌다. 광주지검 특별수사부(부장 노만석)는 14일 ‘한국농어촌공사의 공사계약을 따도록 돕겠다’며 농업기반시설 관련 회사들로부터 1억 여 원씩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농어촌공사 전직 간부 박모 씨(68)와 윤모 씨(63)를 구속했다. 농어촌공사 전직 1급 간부 출신인 박 씨는 2013년 1월부터 2014년 1월까지 A 산업에서 ‘농어촌공사가 발주하는 공사계약을 하도록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9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1급 간부 출신인 윤모 씨(63)도 2014년 1월부터 같은 해 6월까지 B 회사로부터 공사수주를 위한 로비 비용 명목으로 1억9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전남의 한 지방자치단체의 공사를 수주하도록 돕겠다며 A 산업으로 1억16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브로커 김모 씨(55)도 구속했다. 농어촌공사는 농어촌기반시설을 유지관리하고 농어촌 용수와 지하수를 개발하며 농지재개발 사업 등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기업이다. 전체 직원은 5100여명이며 올해 공사예산은 3조 원이다. 농어촌공사는 인건비 착복, 인사비리 등으로 비리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농어촌공사는 전국 93개 지사 중 12개를 감축했다. 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조직개편은 비리 예방하고 농어촌 환경이 변화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단행된 것”이라며 “현장 인부 인건비 지급제도 개선 등 비리근절을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농어촌공사 전직 직원들이 관련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정황을 확인하고 현직 직원들에게 금품이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공사 로비가 성공해 실제 공사로 이어졌는지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김민기자 kimmin@donga.com}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유명 건축가 이창하 씨(60)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씨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 재임 기간(2007년~2012년) 중 각종 사업 추진 과정에서 회삿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와 이 돈 일부를 남 전 사장에게 상납한 혐의(배임증재)를 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이 씨는 남 전 사장의 추천으로 2006~2009년 대우조선건설 관리본부장(전무급)으로 일했다. 또 그가 실소유주인 건축업체 ‘디에스온’은 2007년 대우조선해양의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사옥 건축과 2011년 오만 선상호텔 사업 시행사로 선정돼 모든 사업 절차를 이 씨가 도맡아 진행하기도 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선거운동 동영상 홍보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12일 서울 강남구의 동영상 제작업체 M사 사무실 등 2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총선 당시 새누리당 홍보 업무를 총괄했던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등 관련자들을 출국 금지했다. 검찰은 사건이 배당된 지 하루 만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새누리당 선거운동 홍보 비리를 빠르게 수사하고 있다. M사는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의뢰를 받고 선거운동용 방송광고 동영상 등을 만들면서 인터넷 광고와 홈페이지 게시용 선거운동 동영상 등까지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이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선관위는 조 전 본부장 측이 인터넷 광고와 홈페이지 게시용 선거운동 동영상을 요구해 업체로부터 받은 동영상의 대가를 8000만 원 상당으로 추산했다. 조 전 본부장은 동영상을 제공받기에 앞서 해당 업체에 수억 원짜리 선거 광고물을 맡겼던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가로 동영상을 무료로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고발된 혐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조 전 본부장과 실무자였던 당 사무처 소속 강모 국장, M사 대표 오모 씨가 피고발인에 포함됐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당이 정치활동에 사용한 물품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받은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김민 기자}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은 범행 이틀 전 한 여성이 범인의 신발에 던진 담배꽁초가 범인의 감정을 폭발시켜 살인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5월 17일 서울 서초구의 한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김모 씨(34)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재범 방지를 위해 김 씨에 대한 치료감호와 위치추적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은 여성 혐오가 아닌 피의자의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라며 “조현병(정신분열) 환자인 김 씨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9년부터 조현병 진단을 받고 6차례 입원 치료를 했지만 환청과 피해망상 등의 증세에 계속 시달렸다. 목욕과 세수, 양치를 잘 하지 않아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청결상태를 수차례 지적을 받아왔던 그는 어느 순간부터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착각에 빠져 여성에 대한 반감과 불만을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월 병원에서 퇴원한 김 씨가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상이 악화된 것도 간접적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사건 이틀 전 “공터에서 한 여성이 나에게 담배꽁초를 던졌다”고 진술한 김 씨는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여성들로 인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해소하려고 공용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해당 사건의 진위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김 씨의 감정을 폭발시켜 살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된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해 검찰은 “여성에 대한 무차별적 편견이나 여성을 없애야 한다는 신념 체계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김 씨가 수년 전 교제한 여성이 준 편지를 간직하고 있고, 휴대전화에서 성인물을 접속한 기록이 발견되는 등 외려 여성에게 흥미를 갖고 있었다는 것. 검찰은 범행 전에 얻게 된 피해망상 때문에 여성에 대한 반감과 공격성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남 살인사건’과 맞물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 종합대책도 내놓았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박민표 검사장)는 10일 여성, 장애인, 노인, 아동 등을 대상으로 폭력범죄를 저지를 경우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는 내용의 처벌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폭력사범 삼진아웃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특별한 범행 동기 없이 △술 취한 상태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4주 이상의 폭행치상 등을 입힐 경우 초범이거나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속한다고 밝혔다. 또 3년 이내 두 차례 이상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를 지닌 폭력전과자가 재범할 경우 예외 없이 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지방 명문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공직 생활을 하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A 씨는 출신 지역 및 동창회와 관련된 온갖 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특유의 사교성을 바탕으로 동문들의 경조사를 앞장서서 챙기는 건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자리를 만들어 식사를 대접한다. 그가 관리하는 인맥 가운데는 자신의 사업 분야와 무관한 공직자도 숱하다. 후배들은 그를 “사업가로 성공하고 선후배 경조사도 두루 챙기며 아낌없이 베푸는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극찬한다. 하지만 A 씨의 속내는 다르다. ‘장차 힘 있는 기관의 간부 자리에 오르거나, 유력 정치인의 측근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오랜 기간 ‘보험’처럼 쌓아올린 인맥이 언젠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돼도 이런 ‘보험용 관리’는 법 그물망에서 빠져나가기 쉽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1회 100만 원 이하, 연간 300만 원 이하의 식사 대접, 선물, 경조사비는 허용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만 식사비 3만 원, 선물 값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을 초과해 제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따라서 김영란법의 허술하고 과잉 규제적인 대목을 보완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직무 관련성 없음’이라는 구멍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는 ‘권력형 비리’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한 규정 강화와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력형 부정부패에 대한 대책 없이 ‘곁가지’만 건드리는 것으로는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거악 비리 뿌리 뽑으려면 많은 국민은 김영란법이 권력층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하지만 9월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돼도 정작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는 ‘거악(巨惡)’들의 은밀한 부정부패 토양은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권력 유착형 비리는 ‘3만 원짜리 식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공을 들이며 작업해 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간을 뒤흔들었던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의 정관계 로비나 ‘박연차 게이트’ 등은 모두 관련자들이 전현직 대통령 친인척을 비롯한 다양한 정관계 인사들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으며 ‘대가성 없이’ 금품을 건넨 사건들이다. 상습 도박 혐의로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역시 재판 과정에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인맥을 활용하려 한 점이 논란이 됐다. 물론 대가성 없이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한 김영란법의 규정은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직무 관련성 없음’이라는 대목은 구멍으로 남을 수 있다. ‘동향, 동문 선후배’식의 외피로 포장한 만남을 통해 1회 100만 원 이내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접대할 경우 법망을 벗어난 ‘스폰서’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직무 관련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직무 관련성이 없는 접대의 허용 기준을 현행(100만 원 이하)보다 훨씬 낮춰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법학)는 “현재로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하며, 이는 헌법에 나와 있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김영란법이) 일부에 대한 표적 수사나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김영란법으로 부정부패가 일소될 것’이라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면서 정작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숙원 대책들을 어물쩍 외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비롯해 대통령 친인척, 고위공직자,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부패 방지 대책들은 김영란법 시행과 상관없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자를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 적용 대상자를 명확히 해 ‘화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정부패가 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 보니 일부는 ‘부정부패=정부’라고 생각할 정도”라며 “정부의 확고한 실행 의지가 일반인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라고 말했다.○ 민간의 자정 노력 동반돼야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민간에 만연한 비리나 ‘갑(甲)질’ 관행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업 간 구매나 납품, 하청 등의 과정에서 이뤄지는 은밀한 리베이트나 뇌물 상납 같은 행태는 김영란법의 ‘그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민간의 접대 및 상납은 더욱 은밀해지는 추세다. 원청업체(대기업) 직원들이 하도급업체(중소기업) 직원의 개인 신용카드를 빌려다가 자신들의 회식 비용을 결제하거나 ‘납품 계약’을 무기로 각종 향응을 제공받는 일은 요즘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경찰 수사로 드러난 제약회사들의 리베이트 행태 중에는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감성 영업’이라는 명목으로 의사의 자녀를 학원에 태워주거나 가족들을 데리러 공항에 나가는 ‘픽업 서비스’까지 들어가 있다. 김용철 한국반부패정책학회장은 “처벌은 단기적 처방일 뿐이므로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국민 전체의 가치관과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박창규 기자 kyu@donga.com·김민·김창덕 기자}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구속된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의 측근으로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유명 건축가 이창하 씨(60·사진)를 11일 오전 9시 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씨는 남 전 사장의 추천으로 2006년부터 2009년경 대우조선건설의 관리본부장을 지내는 등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각종 공사 수주와 관련한 특혜를 받은 혐의다. 검찰은 이 씨가 남 전 사장이 재임한 시절(2007∼2012년) 대우조선해양이 추진한 오만 선상호텔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빌딩 사업 등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업 특혜를 받은 단서를 확보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민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은 7일 오전 2시 반경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되자 “내가 왜 구속돼야 하느냐”며 검사 등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롯데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신 이사장이 처음으로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의 종착지로 보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35억 원대의 뒷돈을 받고 40억 원대의 회삿돈을 빼내 딸들에게 준 횡령과 배임 혐의로 7일 새벽 신 이사장을 구속 수감했다. 신 이사장은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백화점 등 그룹의 유통 사업에 40여 년간 관여해 온 유통업계의 ‘대모’로 불리는 상징적 인물이다. 그런 신 이사장이 한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직후 구속 수감되면서 롯데그룹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의 ‘파괴력’이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 롯데그룹과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검찰이 구속된 신 이사장을 압박해 그룹 내 ‘치부’에 대한 내밀한 진술을 확보할 가능성도 열렸다. 특히 검찰은 신 이사장을 상대로 호텔롯데가 2013년 개발이 완료된 롯데제주리조트 전체를 34억 원이라는 헐값에 흡수 합병하는 데 관여한 단서를 잡아 압박 카드는 충분한 상황이다. 신 이사장은 2013년 8월 14일 오전 9시 호텔롯데 이사회에 참석했고 리조트 합병 안건에 찬성했다. 신동빈 회장의 검찰 소환이 이번 수사의 정점이라고 한다면 현재 검찰의 수사는 반환점을 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롯데그룹 정책본부와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수사해 수천억 원의 횡령 배임 혐의를 잡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인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69),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61)의 개인 비리 혐의를 수사한 뒤 소환할 계획이다. 신 회장의 소환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초중반경으로 점쳐진다. 롯데케미칼의 200억 원대 해외 비자금 조성과 240억 원대 법인세 탈루 혐의 수사도 그룹 총수에게 불똥이 튈 수 있다. 검찰이 아직 본격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은 비리 첩보만 여러 건이다. 롯데그룹의 광고계열사인 대홍기획에 대한 수사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대홍기획은 지난해 기준 매출 58%를 국내외 계열사로부터 거뒀을 정도로 일감이 집중됐고 자금 거래 과정에 수상한 단서가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가 벌이고 있는 롯데홈쇼핑 수사는 가장 먼저 로비 수사에 착수했다. 롯데홈쇼핑 방송채널 사용 사업권 재승인 비리에 연루된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정조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검찰은 강현구 대표를 포함해 롯데홈쇼핑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전원이 2015년 1월부터 최근까지 3, 4대의 차명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여기에 롯데홈쇼핑이 다량의 상품권을 사들인 뒤 되파는 등 이른바 ‘상품권깡’을 하는 수법으로 로비용 실탄으로 의심되는 현금을 만든 사실도 드러났다. 접대비 명목의 자금을 부풀려 청구해 현금화한 뒤 로비를 벌인 정황도 불거졌다. 롯데홈쇼핑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한 접대비 62억 원은 최근 8년간 롯데홈쇼핑이 지출한 총 접대비(139억 원)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많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민 기자}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서민들의 개인회생을 도와야 할 변호사들이 제도를 악용해 불법적으로 돈을 챙기다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나이가 지긋한 전관 변호사부터 갓 사회에 나온 새내기 변호사들까지 포함돼 법조시장의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최성환)는 변호사 명의를 빌려 개인회생과 경매사건 등을 처리한 법조브로커 67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33명을 포함한 16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총 562억 원 상당의 개인회생 사건 3만5438건과 16억 원 상당의 경매사건 955건을 법을 어기며 처리했다. 명의를 빌려주다 적발된 변호사 가운데 4명은 전관 출신 변호사로 3명은 부장검사, 1명은 평판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2004년 이전에 개업했다. 또 기소된 변호사 중에 법학전문대학원 1기 출신 등 새내기 변호사들도 포함됐다. 현행법상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할 때는 변호사 및 법무사나 당사자가 직접 해야 하지만 적발된 변호사들은 명의를 브로커에게 빌려줘 브로커가 개인회생을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적발된 변호사들은 변호사 자격증 대여 명목으로 매달 100만∼300만 원씩 총 25억 원을 브로커에게서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브로커가 사건을 처리하면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는 ‘관리비’ 명목으로 한 건당 20만 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 로스쿨 도입 등으로 변호사 수가 급증해 사건 수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갓 사회에 나온 변호사들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호사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이번에 기소된 한 변호사는 사무실 임차료를 낼 여력이 없어 브로커가 마련한 사무실에 방 하나를 제공받는 대가로 명의를 빌려 주는 등 ‘얹혀 지내는’ 변호사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불법을 저지르는 변호사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말했다.김준일 jikim@donga.com·김민 기자}
폴크스바겐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독일 본사가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일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2010년 말부터 2011년까지 폴크스바겐 독일 본사와 한국법인인 폭스바겐코리아가 주고받은 e메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포착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2010년 말 환경부가 EA189 디젤엔진을 장착한 유로5 차량이 주행모드에서 유해물질을 과다 배출하는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대응 방안을 독일 본사와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 본사가 보낸 e메일에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소프트웨어 조작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환경부가 당시 폴크스바겐 뿐 아니라 다른 여러 회사에 문제 제기를 했지만 폴크스바겐만 끝까지 소명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가 조작 사실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5일 소환된 박동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64·현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에게 이 문제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표였던 박 전 사장은 e메일 내용을 확인한 사실을 시인했다. 검찰은 그가 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을 8일 다시 소환해 미인증 차량 수입, 배출가스 및 소음 시험 성적서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조사한 뒤 신병 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에서 승용차 부문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고위 임원인 위르겐 슈탁만 씨가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해 그 목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슈탁만 총괄담당의 이번 방문은 비공식적인 일정”이라며 “청담동 한국지사 사무실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자동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본사 차원에서 해결을 위해 임원을 보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