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민주통합당은 14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 씨(38)를 서울 노원갑에 전략공천했다. 노원갑은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다. 김 씨의 공천으로 민주당의 ‘나꼼수 마케팅’은 정점을 찍었다. 김 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입당 행사에서 “국민도, 야권도, 노원구도 꼭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2012년을 점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선 “MB(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김 씨가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정치인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총선에 출마한 상황에서도 김 씨는 나꼼수에 계속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김 씨의 나꼼수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나꼼수는 방송사업자가 유통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개인 팟캐스트 방송”이라며 “국회의원 후보가 개인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무방하다”고 밝혔다. 회당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나꼼수가 4·11총선에 끼칠 영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서는 “정봉주의 ‘감방 지시’를 받고 나꼼수 눈치 보면서 공천하는 게 수권정당의 태도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 지도부는 지역구 세습 논란을 의식해 다른 후보의 공천을 검토했으나 김 씨의 공천을 고집하는 정 전 의원의 뜻을 꺾지 못했다. 인터넷에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누리꾼 ‘피플**’은 “더러운 MB 정부에 당당히 맞서주길 바란다. 수많은 소시민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반면 나꼼수가 지금껏 비판하던 기성 정치에 편승해 권력을 잡으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누리꾼 ‘podae****’은 “결국 너희들의 지향점도 제도권 정치 진입이었냐”고 꼬집었다. 국민생각 전여옥 대변인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김 씨를 공천한 민주당을 겨냥해 “‘나꼼수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초등학교도 못 갈 줄 알았던 아들이었는데…도저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꿈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작은 기금을 동봉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과대학 학장실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자신의 아들을 받아주고 보살펴준 대학에 감사하다는 말과 장애가 있는 아들을 30년간 돌봐온 소회를 담은 편지 속에는 5000만 원권 수표가 있었다. 편지에는 “그동안 연세대를 통해 많은 위로와 사랑을 받았다”며 “아들을 위해 더 힘내겠다”는 말도 담겨 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연세대 스티븐 호킹’으로 알려진 신형진 씨(29)의 어머니 이원옥 씨(66)였다. 생후 7개월 때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아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신 씨는 2002년 이 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해 휴학을 거듭하다 지난해 2월 9년 만에 졸업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모교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취직했고 이번 달부터는 컴퓨터과학과 석·박사 과정에도 다니고 있다. 어머니는 입학 당시부터 10년 넘게 차에 신 씨를 태워 학교에 함께 다니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1분이면 뛰어갈 수 있는 거리에서 늘 아들을 기다렸다. 이 씨의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이미 1억5000만 원을 연세대에 내놨다. 이 씨는 아들이 2004년 호흡곤란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생사를 오가다 회복해 2006년 3월 복학했을 때 기부를 결심해 2008년 2월 학교에 1억 원을 처음 기부했다. 그는 “아들이 그토록 좋아하던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죽을 고비를 맞았을 때 다시는 캠퍼스로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며 “당시 아들을 버티게 해준 건 캠퍼스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꿈이었다”고 했다. 2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된 아들이 2006년 봄 다시 캠퍼스를 밟았을 때 이 씨는 감격했다. 함께 학교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이 씨는 “형진이가 다시 학교에 돌아갔을 때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쏟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학교 측에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아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도 5000만 원을 내놨다. 아들을 무사히 졸업하게 해준 학교와 학과 교수,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학교는 우리 모자가 절망하고 있을 때 희망이 돼 줬다”며 “형진이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꾸게 해준 학교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힘닿을 때까지 기부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명문 사립대 4학년 김모 씨(26)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오자 지난달 26일 “취직해서 돈 벌면 등록금 금방 갚을 수 있는데 왜 시립대를 가나? 푼돈 아끼지 말고 좋은 사립대에 가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힘들게 사시는 분들 많네요. 5만 원씩 드릴 테니 계좌번호 남겨주세요”라고 해 시립대생을 자극했다. 누리꾼들이 “시립대생을 가난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돈 자랑을 한다”며 반격하자 김 씨는 2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할 능력이 안 되는 ××들이니 ‘시립 아카데미’에 갔을 것”이라고 재차 공격했다.그의 글은 결국 한 누리꾼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6일 오전 3시경 한 누리꾼은 “만나서 손봐 줄 테니 전화번호와 주소를 대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 씨는 ‘설마’하는 마음에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남겼다. 1시간 후 이 누리꾼은 김 씨의 집을 찾아가 “시립대를 욕하지 말라”며 김 씨를 마구 폭행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들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대기업 직원인 A 씨(36)로 시립대 졸업생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씨가 모교 욕을 심하게 해대서 화가 나 찾아간 것”이라며 “나도 김 씨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한 건 중국 공안에 잡혀 표현할 수 없을 공포에 떨고 있는 그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념기념관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 콘서트 현장. 이날 참석한 탈북 청소년 및 대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이경화 씨(26·여·연세대 국문4)만은 민얼굴이었다. 그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눈물의 편지를 읽었다.탈북자들이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는 건 사생결단의 결정이다. 북한 당국에서 탈북자 신원을 파악해 북한의 가족이나 친척을 보위부로 끌고 가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고문하거나 심지어 처형할 수도 있다.9일 오후 연세대에서 만난 이 씨는 “마스크를 벗고 편지 낭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친척들이 걱정돼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 씨의 마음을 움직인 건 본인의 강제 북송 경험이었다. 그는 2005년 중국으로 최종 탈북하기 전 강제 북송돼 보위부에서 신문을 당한 악몽 같은 기억이 있었다.이 씨가 탈북하기 직전 어머니는 두 번의 탈북 끝에 강제 북송돼 모진 고문을 당한 뒤 다리를 쓰지 못하고 기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몇 달을 아무 말 없이 앓기만 했다. 먹을 것이 없어 하루 종일 굶던 이 씨는 살기 위해 2003년 12월 탈북을 했지만 3일 만에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됐다.보위부에서의 생활은 끔찍했다. 그들은 탈북자 수백 명을 창문이 없어 한겨울 칼바람이 들어오는 보위부 복도의 의자에 빽빽하게 앉혀놓았다. 의자에서 다리를 움직이기라도 하면 욕설과 함께 폭행이 시작됐다. 밤이면 탈북자가 각목으로 수백 대씩 얻어맞으며 내는 비명소리를 들어야 했다.짐승보다 못한 생활에 시달리던 이 씨는 한 달 반 만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딸이 탈북했다는 이유로 끌려갈 위기에 처한 어머니는 다시 탈북한 상태였다.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이 씨는 2005년 재탈북해 중국 브로커를 통해 가까스로 2006년 한국 땅을 밟았다.한국에 왔지만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은 찢어졌다. 어머니가 붙잡혔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씨는 “강제 북송을 앞둔 탈북자의 심정은 세상의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며 “여러 번 북송돼 고초를 겪었던 탈북자들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처럼 모든 걸 체념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그는 2010년 인터넷의 한 새터민 카페를 통해 중국에 있는 어머니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이 씨는 지금도 보위부에 끌려가 ‘의자 고문’을 당한 기억 탓에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 틈에 있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이 씨를 괴롭히기 때문이다.그 대신 그는 과감히 얼굴을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공안에 잡혀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이렇게 고통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며 “우리가 알고 있다는 걸, 당신들을 이토록 걱정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도 관련 행사 때마다 탈북자 대표로 얼굴을 드러내고 눈물로 호소할 계획이다. 그는 “남한 사람들에게 통일과 탈북자에 대한 강의도 하면서 죽음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딸을 1시간 넘게 때려 숨지게 하는 등 부모가 자녀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80일 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 씨(29·무직)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5일 오전 아내가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간 뒤 오후 10시경 잠에서 깬 딸이 칭얼대자 손톱으로 입 주위를 마구 찍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이 씨는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딸의 온몸을 사망할 때까지 때렸다. 이 씨의 부인 A 씨(29)는 6일 오전 6시 50분경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 사망한 딸과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동생을 시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키우던 개를 가리키며 “개가 딸을 물어 죽인 것 같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울고 있었다. 경찰은 영아 시체에 난 손톱자국의 간격과 개 발톱 간격이 일치하지 않는 점, 사건 발생 당일 1∼2시간 아기가 심하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추궁한 결과 이 씨에게서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무려 11시간 동안 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두 딸을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도 발생했다. 전북 부안경찰서는 9일 A 양(10)과 B 양(7)을 살해한 혐의로 어머니 권모 씨(38)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A 양은 이날 낮 12시경 전북 부안군 격포면 한 모텔 객실 방바닥에서, B 양은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 씨는 현장에 “큰딸은 객실 목욕탕에서 익사시켰고 둘째는 베개로 질식사시켰다. 빚 독촉에 시달려 괴롭다. 아이들을 죽인 뒤 모텔에서 투신하려고 했으나 무서웠다”는 메모를 남기고 달아났다. 권 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공중전화로 119에 전화를 해 “모텔에 가 보라”고 신고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부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국내 이동통신업체의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SKT) 협력업체 직원들이 이동통신 가입자의 실시간 위치·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불법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프로그램은 브로커 등을 거쳐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정보 20만 건을 불법 조회하는 데 사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개인정보 불법 조회 프로그램을 개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KT 협력업체 A사 및 SKT 협력업체 B사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개인정보조회업자, 심부름센터 직원, 정보조회 의뢰자 등 총 83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사 직원 이모 씨(34) 등 2명은 위치정보 조회 서비스인 ‘친구 찾기’ 등의 서비스 유지 업무를 하며 가입자의 위치·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악용해 지난해 4월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인터넷에 연결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가입자의 동의를 받은 뒤 정해진 PC를 사용해 복잡한 인증절차를 거쳐야만 조회가 가능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3월 B사 직원 3명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두 회사의 프로그램은 같은 해 6, 7월 필리핀 거주 한국인인 이모 씨(31·범죄인 인도 요청 중)에게로 넘어갔다. 경찰 조사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은 “업무상 편의를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라며 “프로그램 유출 경로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곧 포털사이트에 심부름센터 광고를 올려놓은 개인정보조회업자 이모 씨(46·구속)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10일에 200만 원을 주면 무제한으로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조회업자 이 씨는 8월부터 11월까지 1000만 원을 내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회한 정보를 심부름센터와 연계된 개인정보 브로커 김모 씨(41·구속) 등 3명에게 건당 10만∼30만 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브로커들은 이렇게 입수한 개인정보를 “바람난 남편의 위치를 알아봐 달라”는 여성 등에게서 위치정보 조회 의뢰를 받은 심부름센터 직원 윤모 씨(37·구속) 등 31명에게 건당 30만∼50만 원을 받고 팔았다. 센터 직원들은 이를 다시 의뢰인 42명에게 건당 30만∼60만 원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불법 조회된 정보는 19만8000건에 달했지만 이통사들은 경찰이 범행 사실을 통보하기 전까지 정보 유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화여대가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해외에 사회복지센터를 설립했다. 이화여대는 캄보디아의 저소득층 아동과 여성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캄보디아 이화 사회복지센터’를 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과 사회복지관은 신한금융그룹, 우석장학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333m²(약 100평) 규모로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현지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 아동 권리 교육, 문화 체험 교육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언어 프로그램, 컴퓨터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비정부기구(NGO)가 아닌 외국 대학이 캄보디아에 복지센터를 짓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센터 설립을 계기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캄보디아 아동과 청소년들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2009년 12월 센터에서 일할 사회복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프놈펜왕립대 내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설립해 센터 개관을 준비해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들은 2009년 12월부터 방학마다 한 명당 2주씩 프놈펜왕립대에 머물며 석사과정 학생에게 무보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한 학기 과정을 한두 달 안에 끝내야 해 교수들은 하루 종일 강의하는 강행군을 했다. 그 결과 2009년 12월 입학한 석사과정 학생 14명 중 12명이 이달 17일 석사학위를 받는다. 이 중 2명은 센터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 나머지 학생들도 현지 NGO의 사회복지 전문가로 활동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연세대는 제18회 연세대 용재(庸齋)학술상 수상자로 남기심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75·사진)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에서 1년 동안 석좌교수로 활동하게 될 용재석좌교수에는 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66)가 임명됐다. 남 전 교수는 국어 문법의 핵심인 통사론 연구방법을 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조 교수는 실학연구를 통해 조선 후기 사상사를 동아시아사 맥락에서 이해하는 방법론을 구축한 공로를 각각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9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탈북자들은 더는 외롭지 않았다.탈북자들을 위한 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위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강제송환돼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탈북자들을 위해 제발 함께 울어 달라”고 호소했다.연예인들이 진심으로 탈북자 문제에 공감하게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주인공은 연기자 부부인 차인표 신애라 씨. 신 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이념이나 거창한 생각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북송된다면 어떨까’ 하는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신 씨는 공연장에서 탈북자들에게 쓴 눈물의 편지를 읽던 탈북자 이경화 씨(26·여)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 강제 북송된 뒤 2년 만에 다시 탈북했다. 신 씨는 “‘나라면…’이라는 평범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이날 동료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큰 역할을 한 차 씨는 “세계인 모두가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까지 온 힘을 모아 관련 문화 행사를 계속하겠다. 절대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쥬얼리 “일반인에 문제 심각성 알리고 싶어” … 우리는 이래서 나섰다 ▼송재호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이윤미 “같은 말 쓰는 피붙이같은 동포인데…”“북송은 ‘죽음’의 다른 말이다. 사람이 당할 수 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이충희 KBS 농구 해설위원)“후원 탈북자가 북송 위기에 처했다. 이념과 거창한 무언가를 떠나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개그우먼 이성미 씨)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가 주최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탈북자의 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모았다. “정치적인 것도 이념적인 것도 아니고 인권 차원에서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탤런트 최란 씨) “함께 울어야 힘도 커진다.”(가수 박지헌 씨)탤런트 송재호 씨는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개그맨 임우일 씨는 선배 개그맨의 독려로, 남성 듀엣 ‘지기독’은 소속사의 대표 권유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동포를 돕는 데 이유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그룹 ‘소방차’의 멤버였던 김태형 씨는 “동포로 우리가 마땅히 돌봐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편인 작곡가 주영훈 씨와 함께 탈북 청소년 돕기에 꾸준히 나서 온 배우 이윤미 씨도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생김새를 가진, 가장 가까운 피붙이에게 너무 소홀했다.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이면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주 씨는 이 모임의 이름이자 차인표 씨가 주연한 탈북 문제 영화 ‘크로싱’의 주제가 ‘크라이 위드 어스’를 작곡했다.이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신들이 북송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밝혔다.“탈북자들은 신상을 공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활동이 제한적이다. 그래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이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대신해 알리고 싶었다.”(걸그룹 ‘쥬얼리’) “연예인들이 앞서면 일반인들도 많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아티스트 낸시랭 씨)개그우먼 김영희 씨는 “더 많은 동료 개그맨들과 동참하겠다”, 가수 나오미 씨는 “탈북자들을 위해 계속 노래하겠다”, 탤런트 이매리 씨는 “북송 반대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돼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각오와 계획을 밝혔다.이 밖에 강경헌 구준엽 권재관 김범수 김영희 노현희 박미선 박상민 박완규 버벌진트 별 송은이 심태윤 안선영 윤복희 이하늬 장혜진 장희웅 전익령 조향기 진미령 최정원 최필립 한그루 황보 황선희 씨와 이무송 노사연, 강원래 김송 부부도 콘서트에 참여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톤도의 아이들을 만났을 때 그곳의 모든 현실이 거짓말 같았어요. 그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작가인 제가 어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죠.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습니다.”‘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등 자기계발서 세 권을 이 분야 베스트 10위(인터넷 교보문고 집계) 안에 올려놓은 ‘미다스의 손’ 이지성 작가(38). 그는 본보가 연재하는 ‘또 다른 울지마 톤즈-빈민촌의 코리안’시리즈 중 필리핀 마닐라 톤도 편을 읽은 뒤 충격을 받고 팬클럽 회원 3명과 함께 톤도로 직접 날아갔다. 지난달 10∼13일 빈민촌의 실상을 직접 보고 돌아온 그는 자신의 돈과 팬클럽(폴레폴레) 회원·출판사·독자를 설득해 모은 475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최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톤도의 비참한 현실을 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아이들은 벌레가 우글거리는 쓰레기 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고 쓰레기 강에서 잡은 ‘기괴한’ 물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맨손으로 뒤져 돈이 될 만한 걸 찾는 아이도 많았어요.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한 끼도 못 먹었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죠.” 인터뷰 내내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이 작가가 내놓은 돈은 톤도 지역 등 필리핀 빈민촌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숙향 씨(53·여)가 톤도 지역 아이들을 위해 교육센터를 매입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의 기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달 10일엔 팬카페 회원들과 함께 책걸상 교체 비용 250만 원과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어린이 영어책 100여 권 등을 들고 톤도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톤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해 인세를 모두 기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의 기부활동은 톤도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말부터 강연회 입장료 수익, 팬클럽 후원금 등을 포함해 2억 원에 가까운 돈을 빈민촌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아대책에 내놓았다. 빈민촌에 학교와 병원 100개를 세운다는 ‘드림 프로젝트’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짐바브웨, 캄보디아에 학교 1개씩을 세웠다. 자신이 쓴 책에는 빈민촌 아동 일대일 후원 엽서를 첨부하고 강연회를 열 때마다 버려진 아이들과 빈민촌에 대한 동영상을 상영하며 후원을 촉구한다. 이 작가의 ‘후원 홍보’를 통해 일대일 후원을 하게 된 사람들이 900명에 가깝다. 작가로서 그의 성공이 쉽게 얻어진 건 아니었다. “10년 넘게 무명작가 생활을 했고, 20대에는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물려받은 빚 4억 원을 지고 달동네에서 비참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본 가난한 이들이 잊혀지지 않았어요.” 책이 잇달아 성공을 거둔 뒤 재벌가에서 ‘내 자녀에게 강의를 해달라’며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도 들어왔지만 이를 마다한 채 서울역 쪽방촌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기부를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제가 코엘류 같은 세계적인 작가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면 톤도의 아이들을 비롯해 세계의 모든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더 크게 성공하지 못해서, 더 도와주지 못해서 그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후원계좌 하나은행 353-933047-53337(예금주 (사)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ARS 후원 060-700-0770(통화당 2000원), 후원 신청 02-544-9544, www.kfhi.or.kr}

500여 개의 북한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뒤를 이을 ‘2기 단식팀’을 구성했다. 2기 단식팀에는 서경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김길자 대한민국사랑회 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등 3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3일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에서 11일간을 목표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연예인들도 탈북자 북송 반대 호소에 동참했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탈북자들을 위한 연예인 모임 ‘Cry with us(우리와 함께 울어요)’가 탈북자들을 위로하고 강제 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배우 차인표 신애라 부부, 가수 박상민 윤복희 강원래 이무송 등 연예인 40여 명과 탈북자 가족이 참석했다. 연예인들은 한 명씩 무대에 나와 “나 ○○○는 탈북자들을 위해 함께 울겠습니다”라고 서약했다.한편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은 상태가 호전됐지만 두통과 안면근육 마비를 호소하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전철 안에서 등산객들이 술판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 ‘hn****’는 2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경춘선 술판 벌인 등산객’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두 장과 함께 글을 올렸다. 해당 블로그에 따르면 이 글을 올린 누리꾼은 1일 오후 강원 춘천역에서 서울 상봉역으로 가는 경춘선 전철을 탔다가 열차 바닥에 빽빽이 모여 앉아있는 등산객들을 발견했다. 중년인 이들은 등산복을 입은 채 깔판이나 낚시용 의자에 앉아 종이컵에 맥주를 따라 마시고 있었다. 이들이 열차 통로에 앉아 술을 마시는 바람에 대부분의 승객들이 통로로 이동하지 못한 채 발이 묶인 것은 물론이고 출입문으로는 승객이 오르내리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누리꾼은 “공공시설에서 어떻게 술을 마실 수가 있는지…정말 한심하다”고 했다. 또 “경춘선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경기 가평군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서였을 텐데 그들이 이 광경을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라는 말도 남겼다. 누리꾼들은 “전철을 호프집 정도로 아는 시민의식이 개탄스럽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저런 개념 없는 사람들은 어른으로 대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도 했다.경춘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도 난감해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경춘선은 행락객이 특히 많은 구간인 탓에 질서를 해치는 승객이 많아 지난해 4월부터 질서유지반을 투입해 음주 행위 등을 제지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승객들도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경춘선은 춘천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편의 도모 등을 위해 2010년 12월 개통했다.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역까지 79분밖에 걸리지 않아 지난해 경춘선을 타고 춘천을 찾은 승객 수가 470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지난달 2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의 한 지하철역 유실물센터로 20대 남성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그는 애인이 잃어버린 유명 브랜드의 명품 핸드백을 찾으러 왔다며 가방 모양이나 크기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센터 직원 A 씨가 분실 장소와 시간을 묻자 이 남성은 척척 ‘정답’을 말한 뒤 당당하게 신분증까지 제시했다. 분실물 정보를 모두 알고 있는 이 남성에게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분실물 인수증을 받은 뒤 80만 원 상당의 가방을 건넸다. 앞서 1월 17일 충남의 한 경찰서에도 이 남성이 나타났다. 잃어버린 순금반지들(300만 원 상당)을 찾으러 왔다는 남성은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반지를 찾아준 시민에게 사례금으로 30만 원을 준 뒤 반지를 들고 사라졌다. 그러나 가방도 반지도 실제 주인은 따로 있었다. 이 남성은 서울메트로 유실물센터 및 경찰청 유실물 종합안내 인터넷 홈페이지에 분실물 사진과 분실물 관련 각종 정보가 공개된다는 사실을 악용해 주인 행세를 하며 분실물을 찾아갔다. 그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을 돌며 40회에 걸쳐 15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가로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실물센터에 수십 번 나타나 분실물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벌인 끝에 이모 씨(27·무직)를 붙잡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제주국제아이스링크 회장이자 세계역도선수권대회 한국선수단 단장을 지낸 신모 씨(49)가 마약을 소지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국제아이스링크는 10월 개관을 목표로 제주시에 짓고 있는 국제 규격 아이스링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히로뽕 0.05g과 소량의 엑스터시를 옷 주머니에 넣어 소지하고 있던 신 씨를 지난달 28일 오후 5시경 마포구 상암동의 한 영화관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부족하고 배움도 없는 할머니입니다. 부모 없이 자란 우리 손자를 장학생으로 뽑아주셔서 뭐라 표현할 수 없습니다. 배움이 부족해 좋은 글은 올리지 못하고….”21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로 연습장에 쓴 편지 한 장이 도착했다. 편지는 글씨를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누군가가 쓴 듯 삐뚤빼뚤하고 맞춤법도 많이 틀렸지만 정성들여 꾹꾹 눌러 쓴 흔적이 가득했다. 편지의 주인공은 전남 순천에 사는 이은옥 할머니(72). 할머니는 성균관대가 올해 신입생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를 받고 1시간 동안 공을 들여 답장을 썼다. 할머니의 손자 손모 군(19)은 28일 이 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계열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성균관대는 2010년 입학식부터 독서진흥운동의 일환으로 ‘오거서(五車書·다섯 수레에 실을 만한 책이라는 의미로 많은 책을 뜻하는 말) 운동’을 하고 있다. 그해 신입생 학부모에게 총장의 축하편지, 추천도서 목록표, 빈 편지지 한 장을 보내 자녀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 한 권과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를 답장으로 받는 행사다. 학교는 입학식 당일 부모가 추천한 도서와 편지를 학생에게 선물한다. 편지를 받은 할머니는 동이 트지도 않은 시간에 돋보기를 쓰고 힘겹게 쓴 편지에서 “조부모가 키워 모든 것이 넉넉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성균관대와 나라를 빛낼 수 있는 인재로 키워주기를 바란다”고 썼다. 할머니는 손 군이 100일 때 교통사고로 사망한 큰아들과 3년 뒤 재가한 며느리를 대신해 하숙집을 하면서 손자를 키웠다. 할머니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교 측에 정말 고마워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내가 글을 잘 못써 학교 측에 폐가 되지나 않았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정시 합격자들의 학부모에게 편지 3500여 통을 보내 26일까지 할머니의 편지를 포함해 답장 1700여 통을 받았다. 속속 도착한 답장에는 자녀와 손자를 항한 절절한 마음과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 있었다. 뇌병변 장애 1급으로 이 학교 인문학부에 ‘자기추천전형제’로 당당히 합격한 홍성훈 군의 어머니 김옥희 씨(47)도 눈물의 편지를 보냈다. 말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지도, 움직이지도 못했던 아들에게 늘 책을 읽어주고 아들을 매일 업어서 학교에 보내는 등 20년 가까이 홍 군을 보살펴 온 김 씨는 “편지를 쓰며 지난 20년의 세월이 생각나 펑펑 울었다”며 “아이를 비장애인 못지않게 잘 키워보려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었는데 편지를 쓰면서 처음으로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의 노력 덕분에 홍 군은 한국작가회 백일장 등 전국 규모 백일장 대회 6개에서 상을 휩쓸기도 했다. 그는 A4용지 한 장을 가득 채운 편지를 통해 아들에게 “비록 힘든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니며 벅찬 하루를 살았지만 하루하루가 동화처럼 행복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2010년 첫 행사 당시 입학식 당일 편지를 받은 입학생들이 편지를 펴보면서 입학식장이 눈물바다가 됐다”며 “책 선물과 부모의 편지 한 장이 학부모와 학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는 만큼 매년 입학식마다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홍익대는 2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수동 교내 체육관에서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산화한 강태민 상병(당시 21세·사진)에게 공학 학사 명예학위증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강 상병은 2008년 3월 홍익대 세종캠퍼스(충남 연기군) 조선해양공학과에 입학했다. 2009년 5월 해군에 입대했다가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숨졌다. 장영태 총장은 수여식이 시작되기 전 강 상병의 부모를 총장실로 초대해 차를 마시며 위로의 말을 전할 예정이다. 홍익대 관계자는 “동기들이 졸업할 때 함께 학위증을 받으면 의미가 더 클 것 같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세계적인 비정부기구(NGO)들이 국내에 속속 사무소를 여는 등 한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사무소를 연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에 이어 국제민간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도 22일 세계에서 27번째로 한국사무소를 개관한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봉사자 2만5000여 명이 활동하는 MSF는 현재 서울 종로구 수송동 종로구청 인근에 한국사무소를 마련해 공식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말 한국사무소 공식 홈페이지도 연다. MSF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한국 사무총장으로는 스위스 MSF 본부에서 파견한 에마누엘 고에 씨가 부임할 예정이다. 고에 씨와 한국 직원 5명을 포함한 직원 6명이 사무소 창립 멤버로 일하게 된다. 이전에는 해외 의료봉사 및 구호 활동을 원하는 의료인 등의 봉사자가 일본사무소를 통해 봉사를 신청하고 해외로 파견을 나갔지만 이번 개관을 계기로 해외 구호 활동을 원하는 봉사자들은 신속하게 재해현장으로 나갈 수 있게 된다. 후원금 모금 업무도 한국사무소에서 직접 담당하게 된다. MSF는 중립·공평·자원의 3대 원칙과 정치·종교·경제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쟁, 기아, 자연재해 등으로 고통 받는 세계 각지 주민을 구호하기 위해 1971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됐다. 1972년 지진이 발생한 니카라과에서 구호 활동을 시작한 이래 1975년 베트남전쟁, 1995년 르완다 내전, 북한 수해 현장,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등 재해와 전쟁, 기아에 시달리는 세계 곳곳에서 의료봉사 및 구호 활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 덕분에 1999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강대 경영대 동문회는 정진행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신언식 한주흥산 회장, 박민재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 등 3명이 ‘2012 자랑스러운 서강경영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시상식은 23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동문회관에서 열린다.}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D체험학습’ 온라인 고객센터에 기자가 전화를 하자 휴무일인 월요일인데도 당직자가 전화를 받았다. 이 업체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업체는 그동안 자체 휴무일인 월, 일요일에는 당직자가 없었지만 주5일 수업 전면시행을 앞두고 학부모의 문의 전화가 폭주하자 직원들이 돌아가며 출근해 전화를 받고 있다. 이종혁 D체험학습 팀장(37)은 “문의 전화가 평소의 2배가 넘어 정신이 없다”며 “격주 ‘놀토(노는 토요일)’가 시행된 2006년 회사가 설립됐는데 다음 달부터는 제2의 도약기를 맞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5일 수업 전면시행이 임박하면서 학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자녀가 학교에서 보내던 토요일 오전 시간을 학원들이 떠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학원가는 “새로운 시장이 확대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학원들은 학생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토요일 오전반을 신설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B단과학원은 최근 토요일 오전에 시작하는 강좌 4개를 신설했다. 수업은 평일 수업을 보완하는 내용이다. 이영길 단과교무부장(50)은 “인터넷 강의와 EBS 교육방송이 확산되면서 단과 학원 수강생이 5년 전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지만 주5일 수업을 계기로 학원가는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고 말했다. 주5일 수업이 시행됨에 따라 평일에는 국영수 학원, 주말에는 예체능·논술 학원을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늘면서 관련 학원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K논술학원’은 기존 토요 오후반, 일요 오전·오후반으로 짠 수업 시간표에 다음 달부터 토요일 오전 8시 반에 시작하는 수업을 추가했다. 이 학원은 새 시간표를 담은 광고 전단을 20일부터 대치동 일대 아파트단지에 배포했다. 관악구 청룡동의 Y피아노학원도 다음 달부터 토요반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학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초등학교 4학년만 돼도 피아노를 배우지 않아 학원 운영이 어려웠는데 주5일 수업 시행으로 고학년 학부모의 문의가 늘고 있어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귀띔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