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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강당에 갇혀 있다 창문 밖으로 추락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사고 발생 한 달여 만인 14일 숨을 거둔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경찰은 해당 학생이 창문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실족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족은 “누군가가 밀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추락 경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오전 11시 25분경 서울 마포구의 D초등학교 5층 강당에서 16m 아래 화단으로 추락해 중태에 빠졌던 이 학교 1학년 김모 양(7)이 14일 오후 2시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김 양은 머리와 척추, 다리 등 온몸을 크게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김 양은 사고 당일 체육수업을 마친 뒤 강당에서 나가려고 했지만 먼저 나온 A 군이 문을 닫은 이후 문이 열리지 않아 갇히게 됐다. 남학생 두 명과 함께 갇혀 있던 김 양은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체육수업용 매트를 창 밖으로 던졌다. 창 밖에서 창 위에 서 있는 김 양을 목격한 6학년 학생들이 “위험하다”며 만류하다 김 양을 구하겠다며 5층으로 뛰어올라간 사이 김 양은 그대로 추락했다. 15일 김 양의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유족은 “6학년 학생들이 만류하는 상황에서 딸이 강당에서 빠져나오겠다며 스스로 뛰어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누군가가 뒤에서 실수로라도 밀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혀 달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족사 가능성이 높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앞으로 더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며 “유족이 원치 않아 부검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식자재 창고 및 주방시설로 이용해 온 땅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랑의 빨간 밥차’를 살리기 위한 각계의 후원과 모금 활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사랑의 쌀 나눔 운동본부’가 운영하는 사랑의 빨간 밥차는 2009년부터 매일 노인과 결식아동 등 1200명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해 왔다. 사랑의쌀나눔 운동본부는 15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노인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밥차를 살리기 위해 공동 캠페인을 하고 공동 모금 활동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각계의 기부 손길도 이어졌다. ‘기부 천사’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 씨는 협약식에 참석해 당초 기부하기로 약속했던 2억 원을 ‘밥차를 살리는 데 쓰라’며 내놓았다. 김 씨는 “격동의 시대를 겪었던 노인들에게 무료로 식사 대접하는 것은 그분들이 불쌍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기 때문”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모아 기부를 이어갈 테니 많은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상민 윤명희 이병석 의원(이상 새누리당)은 365일 동안 매일 1만 원씩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일호 의원(새누리당)과 문병호 이낙연 의원(이상 민주통합당)은 각각 금일봉을 전달했다.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도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공동모금회 서울지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슈퍼모델 대회 수상자 모임 ‘아름회’ 회원 온미정 김효진 김라나 신선아 씨도 이 자리에 참석해 기부를 호소했다. 사랑의쌀나눔 운동본부는 8월 15일까지 밥차 구하기 공동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ARS(060-700-1113) 등을 통해 총 15억 원을 모금할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서초구 반포동 A고등학교 학생 17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긴급 역학조사에 나섰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중 학급당 10명 안팎이 11일부터 복통과 설사 등의 증세를 호소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심한 발열과 탈수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식약청이 발병 학생들의 가검물을 분석한 결과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는 ‘캄필로박터 제주니’균이 검출됐다. 식약청은 발병 학생 대다수가 8일 급식으로 나온 비빔밥과 초밥, 냉면 등을 먹은 이후 식중독 증세가 시작됐다고 증언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식중독의 원인이 학교 급식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교는 현재 급식을 전면 중단한 상태이며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고 문제를 해결한 이후 급식을 재개할 방침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임수경 의원이 탈북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모르게 ‘악!’ 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가시로 마구 찔린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지옥 같은 북한을 탈출한 것이 정말 변절자로 욕먹어야 하는 일인가요? 나는 정말 나쁜 사람일까요?”(탈북자 강용필 씨·가명·26) 탈북한 지 2년 이내의 10, 20대 60여 명이 다니는 서울 중구 남산 아래 있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는 최근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의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 3일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 변절자 ××들”이라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탈북한 지 얼마 안 되는 10, 20대 탈북자들은 큰 정신적 충격으로 괴로워하고 있다.8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이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 상당수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 복도를 지나치던 학생들은 외부인과 시선을 맞추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듯 기자의 눈을 피했다. 이 학교 조명숙 교감은 “자유를 찾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밝았던 학교 분위기가 (임 의원의 발언 이후) 며칠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며 “남한 사회에 적응해가던 학생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면서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임 의원의 폭언 사실이 보도된 직후인 4일 학생들이 등교하자마자 ‘선생님, 남한 사람들 모두가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생각하나요?’ ‘우리가 탈북한 게 잘못한 거예요?’라는 질문을 쏟아냈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학교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있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북한 억양을 듣고 변절자라고 손가락질할까 봐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조금씩 마음을 열던 아이들이 주눅 들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정말 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어렵게 입을 연 탈북 학생들은 임 의원에 대한 배신감에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해 5월 탈북한 한나현(가명·23·여) 씨는 “진짜 내가 변절자인 것만 같다. 임 의원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는 말만 반복했다. 임 의원을 우상으로 여겨왔던 김은혜(가명·20·여) 씨가 받은 충격은 더 컸다. ▼ “우상이었던 임수경 의원이… 믿을 수 없어” ▼“北에서 죽지 뭐하러 왔냐고 따귀 때린 셈”2년 전 탈북한 김 씨는 1989년 6월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방북해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 의원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자라며 임 의원을 선망의 대상으로 여겼다고 한다. 김 씨는 “북한 정부에서나 할 법한 폭언을 한 사람이 임 의원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지난해 1월 탈북한 김민우(가명·26) 씨 역시 “사람답게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내려왔는데 변절자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임 의원은 탈북자들에게 ‘거기서 그냥 죽지 뭐 하러 내려왔느냐’고 다그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감도 “탈북자들이 신적인 존재로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도리어 탈북자들에게 따귀를 때린 격”이라며 분개했다.학교 측은 학생들이 받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임 의원뿐이라고 보고 그의 진심어린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학교 이흥훈 교장은 “중요한 건 탈북자에게 ‘탈북이 나쁜 게 아니라 더 나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임 의원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상처받은 탈북자들을 끌어안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 나라의 미래라던 2030세대가 울고있다.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아보려 대학에서 몰래 강의를 들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이 사회가 원망스러워 눈물이 난다. 이렇게 절박한 때 일확천금을 유혹하는 악덕 업체의 악랄하고 교묘한 상술에 당한 청춘은 더 쓰디쓴 눈믈을 흘려야 한다. 이리보고 저리 봐도 출구를 찾지 못한 벼랑 끝 청춘은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회한의 눈물을 떨구고 있다. 》 ■ 경제난에… 좋은 일자리 줄자 20대 보험사기범 급증전북 전주시에 있는 한 렌터카 업체 직원 김모 씨(27)는 월급 150만 원으로 매달 생활비와 유흥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김 씨는 렌터카 일을 하며 배운 자동차 보험 상식을 악용해 보험사기를 계획했다. 그는 퀵서비스 배달원, 중국집 종업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던 선후배를 설득했다. 이들은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김 씨의 말에 죄의식 없이 보험사기에 가담했다. 취업준비생, 대학 휴학생까지 가담했다. 김 씨 등 20대 20여 명은 가해차량과 피해차량으로 역할을 나눠 차량 두 대에 탄 뒤 고의로 사고를 내는 방식으로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9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의 보험금을 타내다가 올 초 경찰에 덜미가 붙잡혔다. 경제난으로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20대가 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적발된 20대는 2006년 5527명에서 지난해 1만1166명으로 2배가량으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 구직자나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 등이 힘들게 일하기보다 보험사기로 쉽게 돈을 버는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 보험사기범도 20대를 유혹하고 있다. 처음 보험에 가입했거나 보험금 수령 기록이 없는 20대는 보험사의 눈을 속이기도 쉽다. 20대는 적은 보수에도 범행에 동참한다. 2009년 전문 보험사기범 이모 씨(32)는 인터넷 구인광고 홈페이지에 ‘정선카지노 자리지킴 아르바이트 일당 10만 원’이란 광고를 냈다. 이를 보고 찾아온 대학생 30여 명은 이 씨의 꾐에 빠져 멀쩡한데도 교통사고로 부상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다가 결국 전과자가 됐다. 생활이 힘들다 보니 고의로 병원 생활을 택하는 20대도 있다. 중소기업 직원인 부산 동래구 거주 정모 씨(29)는 2010년 6월부터 3개월간 질병 및 상해보험을 17개나 가입했다. 정 씨는 같은 해 9월 자신의 집에서 세탁기를 옮기다가 허리를 다쳤다며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탔다. 정 씨는 보험금으로 고생 없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자 회사도 관둔 채 지난해 7월까지 10개월 동안 4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 5700만 원을 탔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대 가운데 취업을 포기하고 ‘나이롱환자’를 직업으로 택한 사람도 있다”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취업난에… 졸업후에도 대학생 행세 ‘가짜 대학생’ 급증2007년 지방대 졸업 후 세무사 시험을 준비해 온 최모 씨(29·여)는 지난해 학원에 다니려고 서울에 왔다. 친구 집에 얹혀 지내기로 해 생활비를 줄였지만 4개월 과정에 140만 원이라는 학원비에 좌절했다. 고민 끝에 한 대학에서 ‘도둑강의(도강)’를 듣기로 했다. 학원에서는 꼭 필요한 과목만 단과로 듣고 대학에서 세무사 시험 관련 과목을 들으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씨는 지난해 3개월간 회계학과 전공 2과목을 수강했다. 그는 “같은 강의를 듣는 학생이 ‘전공이 뭐냐’고 계속 물어 난감했다”며 “부모가 이혼한 뒤 신용불량자가 돼 손을 벌릴 수 없었다”고 했다. 최근 고시 및 기업 입사 준비에 필요한 대학 강의를 몰래 듣는 20, 30대 ‘가짜 대학생’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1970, 80년대 가짜 대학생은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던 백수들이 대학 배지를 달고 캠퍼스를 활보했던 ‘추억의 상징’이었지만 요즘 가짜 대학생은 ‘장기 미취업의 상징’인 셈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장기간 취업과 고시에 매달리면서 경제 사정이 악화되자 고육지책으로 도강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박모 씨(27·여)는 요즘 모교에서 미시경제학 수업을 도강 중이다. 그는 “공기업 중 경제학 시험을 보는 곳이 있는데 학원비가 없어 혼자 공부하다 보니 능률이 오르지 않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격증 취득’도 도강 목적 중 하나다. 정모 씨(28)는 대학 졸업 후 1년 반 동안 증권사, 은행 등 40여 기업의 취직시험에서 떨어졌다. 자격증이 없어 낙방했다고 생각한 그는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3, 4월 모 대학 경영학과에서 재무관리 재무회계 수업을 도강했다. 그는 “CFA 학원비가 100만 원이나 돼 도강을 했는데 교수가 수업 때마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계속하는 바람에 마음 졸이다 앞으론 강의를 듣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청년 실업률이 지속돼 가짜 대학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청년 실업률은 8.5%였다. 올해 1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학 졸업(전문대 포함) 이상은 302만3000명이었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시 및 입사 준비로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이 최빈층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가짜 대학생은 요즘 20, 30대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새로운 풍속”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LS산전 고위 임원인 이모 씨(55)에 대해 효성중공업의 영업 비밀 및 핵심 기술을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효성중공업 최고기술책임자(CTO)로 근무하다 2010년 6월 퇴사한 이 씨는 지난해 초 경쟁사인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고압직류송전(HVDC) 시스템 관련 핵심기술 등을 빼돌린 혐의다. 이 씨는 현재 LS산전에서 HVDC기술사업 단장을 맡고 있다. HVDC 시스템은 전력 송전 과정에서 송전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력망 효율화 시스템으로 효성은 이 분야 국내 선두 기업이다. 효성은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한 손해액이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LS산전도 곧바로 반박 자료를 내고 “영업비밀 유출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에 가담한 LS산전 임원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의 대남(對南) 공작기구인 정찰총국이 운영하는 게임 프로그램 개발업체에서 사이버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악성코드가 숨겨진 게임 수십 건을 수입해 유포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문제의 프로그램 개발업체는 인천국제공항 전산망 해킹까지 시도했던 곳으로 밝혀졌다. 정찰총국 연계 업체와 거래하며 북측의 사이버 테러를 도운 사람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북측이 이 프로그램 사용자의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다음에 이를 ‘좀비 PC’로 이용해 국가 중요 기관을 해킹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북한 정찰총국이 중국 선양(瀋陽)에 설립한 ‘조선백설무역회사’에서 만든 카지노, 바카라 등 불법 사행성 게임 프로그램 수십 건을 수천만 원에 구입해 유포한 조모 씨(39)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이 업체의 정체와 악성코드가 숨겨진 사실을 알면서도 국내 업체 대비 3분의 1 수준의 가격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램 수십 건을 구입했다. 또 지난해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위대한 민족의 영도자 김정일 장군은 현 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치가였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전을 e메일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조 씨는 “국내 기술 유출 등의 간첩 활동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선백설무역회사 직원들은 지난해 4월 조 씨가 사용하는 국내 업체 서버에 몰래 접속해 인천공항 전산망을 해킹하려 했으나 국내 보안 당국이 이를 알아내 실패했다. 또 조 씨가 구입한 게임 프로그램에 숨겨둔 악성코드를 이용해 게임 사용자 수십만 명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국내 유명 카지노 전산망을 해킹해 개인정보 수십만 건을 빼내기도 했다. 조선백설무역회사에는 북한 당국이 김일성대나 김책공대 컴퓨터 관련 학과에 입학시켜 ‘정보기술(IT) 전사’로 양성한 전문 해커 7∼10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찰은 이 회사가 개인 정보 수집 및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 가능한 악성코드를 숨겨놓은 게임 프로그램을 조 씨 외에도 국내 업자 수십 명에게 팔아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붕 위 내 친구는 어디로 사라졌나.’지난달 30일 오후 11시 25분경 만취한 재미교포 2세 권모 씨(22)는 교포 친구 A 씨와 함께 A 씨의 친척집에 가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마포동의 한 골목에 들어섰다. 그러나 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길을 헤매다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 권 씨는 지붕을 타고 친척집까지 가자며 이모 씨(47) 집의 담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지붕을 타고 가면 친척집에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권 씨는 담에 올라간 뒤 담과 이어진 이 씨 집 창고 지붕 위에 올라 다른 집 지붕으로 건너갈 준비를 했다. 그때 창고 슬레이트 지붕이 무너지면서 권 씨가 창고 안으로 떨어졌다. 권 씨는 지붕 파편과 함께 떨어져 온몸이 긁힌 상태로 신음하고 있었다. 창고에 갇혀 있던 권 씨는 소란스러운 현장으로 나온 집 주인 이 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권 씨는 “미국에서도 지름길을 찾아 이런 방식으로 지붕을 타고 다녔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며 “슬레이트 지붕이 뭔지, 이렇게 약한 건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권 씨를 주거 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피부염,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납, 구리 등이 포함된 ‘중금속 물수건’ 수억 장을 음식점에 납품해온 물수건 세탁업자들이 대거 붙잡혔다.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중금속이 포함된 물수건 3억600만 장을 서울 등 수도권 일대 음식점 600여 곳에 납품하고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성분이 든 폐수를 무단 방류한 혐의(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로 물수건 세탁업자 이모 씨(46) 등 12명을 검거했다고 31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95년부터 최근까지 17년 동안 서울 강동구, 강서구 일대에서 음식점에 물수건을 납품하고, 사용한 물수건을 청산가리 성분인 ‘시안’ 화합물 등이 포함된 물을 사용해 세탁한 뒤 다시 납품해 왔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물수건을 증류수에 넣고 분석한 결과 A업체의 물수건에서는 L당 납 3.7mg, B업체 물수건에서는 L당 구리 6.7mg이 검출됐다. 공중위생관리법상 먹는 물 기준으로 납은 L당 0.01mg 이하, 구리는 L당 1.0mg 이하로 규정돼 있다.이들은 또 청산가리 성분이 섞인 폐수를 연간 3만2000t가량 무단 방류하면서도 정화시설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관련법령상 수질오염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1시간에 1t 이상 배출하는 업체는 정화시설을 설치하고 관할구청에 ‘폐수배출시설’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중금속 물수건을 3억 장이나 납품한 이들은 공중위생관리법의 물수건 위생 기준 중 중금속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폐수 무단 방류에 관해서만 처벌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물수건 위생 기준은 대장균과 세균 수, 외관의 손상이나 변색 등으로만 규정돼 있다”며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물수건 위생 기준에 중금속 관련 규정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최첨단 군사기밀을 빼내 북한에 넘기려 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죄)로 구속 수감된 이모 씨(74)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도 철저히 간첩과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30일 “주범 이 씨가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조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혐의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 확실한 물증을 들이대지 않는 한 일체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수사당국에서의 진술 자체도 투쟁의 한 과정으로 여기는 간첩 등의 행태와 비슷하다는 게 수사 관계자들의 얘기다. 반면 뉴질랜드 교포인 공범 김모 씨(56)는 비교적 순순히 자신의 혐의를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씨는 1994년부터 대북 교역을 해왔다. 그는 고사리 도라지 송이버섯 등 농산물과 평양소주 등을 북한에서 수입해 국내에 판매했으며 2005년에는 30억 원을 들여 북한에 생수 공장을 세우고 ‘강서청산수’라는 상표로 남한에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 이 씨는 대북 교역을 하면서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도 간첩죄로 수감돼 비전향장기수였던 이 씨에게 각종 이권을 주면서 그를 이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000년 뉴질랜드 국적을 얻은 김 씨는 이 씨의 지시를 받아 각종 군사 장비 정보를 수집해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김 씨에게 보낸 e메일에는 ‘현품을 구해줄 수 있느냐’는 내용도 있다”며 “이들이 실제 장비를 구해 넘기려고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가 비전향장기수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전향장기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전향장기수는 과거 국가보안법이나 반공법, 사회안전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돼 7년 이상의 형을 복역하면서도 사상을 전향하지 않은 장기수를 말한다. 광복 이후와 6·25전쟁 당시 빨치산이나 인민군 포로, 6·25전쟁 이후 북한에서 남파된 정치공작원 등이나 남한의 자생적인 반체제 운동가 출신도 있다.현재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는 비전향장기수는 없다. 김대중 정부 때 이미 사면을 통해 모두 출소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출소한 비전향장기수에 대해서도 당국 차원에서 별도로 관리는 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전향장기수에 대해 별도의 관리 규정이 없다”며 “예전에는 비전향장기수의 재범 위험성에 대해 경찰이 동향파악을 하긴 했었지만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인권 침해 등 논란이 빚어져 모두 없어졌다”고 말했다. 비전향장기수는 2000년 8월 기준으로 88명이 있었다. 당시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조성된 남북화해 무드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63명이 북한으로 송환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장치와 레이더 장비, 탄도미사일 기술, 스텔스 항공기 도료 등 최첨단 군사기술 정보를 북한에 넘기려던 비전향장기수 출신 대북(對北) 무역회사 대표 등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달 수도권에서 일어난 북측의 GPS 교란 시도가 이번 기술 유출과 관련이 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은 국군의 GPS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파교란 장치 등 군사기술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넘기려 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죄)로 D무역 대표 이모 씨(74)와 뉴질랜드 국적인 김모 씨(56)를 이달 초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북한군의 공격을 미리 관측할 수 있는 대공망 구축에 필수적인 고공 관측 레이더와 장거리 로켓 위치탐색 안테나(NSI 4.0), 전투기 조종사들이 활용하는 비행시뮬레이션 장비, 해안침투에 이용되는 수중 탐지장비 등 최신 군사기술 정보도 빼내 북한에 넘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이 씨 소유 주택에서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으로부터 ‘군사정보를 수집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이 씨는 지령을 수행하기 위해 김 씨에게 부탁했고, 이 씨의 청탁을 받은 김 씨는 국내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했던 정모 씨 등에게 접근해 각종 군사기밀을 수집한 뒤 이 씨에게 e메일로 보냈다.주범인 이 씨는 1972년 2월 간첩죄로 무기징역형을 받아 복역하던 중 1990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비전향장기수 출신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수집한 정보는 우리 군이 쓰는 장비의 제원 등이 적힌 카탈로그와 장비의 사용 방법 등이 자세히 적힌 매뉴얼로 일반인은 절대로 접근할 수 없는 비밀 정보”라며 “이 정보가 북한으로 넘어갔다면 우리 군의 전력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검찰은 이 씨가 북한에 관련 정보를 넘겼을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웃나라 국민을 강제 동원해 노역을 시켰던 나치 정권을 승계한 독일은 일본과는 180도 다른 태도를 보였다. 독일 정부와 당시 강제 노역에 관여했던 독일 기업은 나치 정권의 강제노역에 동원됐던 생존자 150만 명에 대해 피해자 변호인과의 장기간 협상 끝에 1999년 12월 배상금 지급 협정에 합의했다. 당시 나치 정권은 유대인 외에 점령 지역 국민도 독일 내 대기업으로 끌고 와 강제 노역을 시켰다. 강제 노역에 관여했던 독일 기업들은 독일 정부가 50억 마르크를 출연하기로 한 것에 더해 강제 노역 보상금 모금 재단을 만들어 기금을 모은 뒤 배상했다. 1999년 6월 다임러크라이슬러 BMW 폴크스바겐 알리안츠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드레스드너방크 BASF 바이엘 데구사-휠스 획스트 티센크루프 지멘스 RAG Veba 도이츠 등 16개 대기업은 기업 공동 기금을 통한 배상계획을 공개하면서 “과거의 죄악을 잊지 않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돈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 3월 재단은 기업들이 약속한 금액을 계획대로 출연함에 따라 보상금 목표액이었던 50억 마르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재단은 독일 기업들에 대해 개별적인 배상 소송을 면제해준다는 강제노역 보상금 협정 규정을 바탕으로 피해자에게 1인당 5000∼1만5000마르크(약 300만∼92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옷 수선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씨(58·여)는 유학 중인 아들에게 보낼 돈이 없어 근심하다 2004년 불법 사채업자에게서 200만 원을 일수로 빌렸다. 김 씨는 유학자금이 또 부족해지자 다른 사채업자에게서 일수를 추가로 썼다. 늘어난 일수 이자를 낼 돈을 구하려고 또 다른 일수를 써서 ‘돌려 막기’까지 했다. 김 씨는 7년여 동안 사채업자 6명에게 원금 1억 원을 빌리고 3억 원이 넘는 돈을 갚아야 했다.그는 많게는 하루 6개 이상의 일수를 찍으며 매일 20만 원에 이르는 이자를 내려고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끼니를 거르며 일했다. 이자를 못 내는 날이면 사채업자들은 오후 11시부터 ‘당장 돈 내세요’라는 똑같은 내용의 문자를 시간마다 보내며 괴롭혔다. 김 씨는 “하루 16시간씩 미친 사람처럼 일해 이자를 겨우 틀어막다시피 했는데 더는 감당할 수 없었다”며 “매일 찾아오는 일수업자들에게 시달리고 남편과 아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마음을 졸이다가 내가 자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해 4월 사채업자 6명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고 나서야 ‘일수의 덫’에서 풀려날 수 있었다.그러나 해방감은 잠시였다. 법원은 김 씨가 죽음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사채업자들에게 50만∼300만 원의 벌금형만 선고했다. 이들은 다시 김 씨 가게 주변 상인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불법 사채업을 하고 있다. 김 씨는 “내가 받은 고통을 고려하지 않고 내린 가벼운 처벌이다”라며 “이웃들이 또 고통받는 걸 지켜보려니 내가 다시 빚 독촉을 받는 듯하다”고 말했다.▼ 사채업자들 법정 나서자마자 또 악질영업 ▼불법 사채업자는 법정이자율인 연 39%를 초과해 100%를 웃도는 초고금리로 서민에게 ‘사채 올가미’를 씌우고도 이처럼 벌금이나 집행유예처럼 ‘솜방망이’를 맞는 데 그친다. 이 때문에 사채업자들은 재판정을 나서자마자 마음 놓고 ‘사채의 칼’을 서민의 목에 들이대고 있다.대법원이 매년 발간하는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0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판결이 난 1253건 중 징역형 선고는 37건(2.95%)에 불과했다. 벌금형이 대부분인 재산형이 964건(76.9%), 집행유예가 192건(15.3%)인 것에 비춰 보면 가볍기 그지없는 수치다. 선고유예 21건(1.7%)까지 합치면 93.9%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같은 기간 채무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공정추심법 위반으로 1심 판결이 난 52건 중 징역형 선고는 단 1건이었으며 집행유예가 7건, 재산형은 32건에 달했다. 사채업자가 처벌받고도 마음 편히 영업할 수 있도록 법원이 멍석을 깔아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법은 눈감고 사채는 신종 수법에 눈떠사채업자 J 씨(48)는 무역업을 하던 K 씨(50)에게 5억 원을 빌려준 뒤 이를 채권으로 만들어 다른 사채업자에게 더 높은 이자를 붙여 넘겼다. 자금이 급한 K 씨에게 추가로 돈을 빌려주며 선심을 쓰는 척했지만 다른 사채업자 9명에게 채권이 연이어 넘어가는 동안 원금 29억 원은 이자가 원금의 절반 이상 붙어 45억 원으로 부풀었다. K 씨는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리다 부모와 동생 집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빚을 얻어 갚은 뒤에야 사채업자의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J 씨는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은 상태였지만 K 씨를 먹잇감으로 삼아 계속 불법을 저지르고 있었다.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이 뻔하다는 이유로 일부 경찰은 대부업법 위반 고소장 접수를 꺼리기도 한다. 2005년 유흥업소 선불금 1000만 원을 갚으려고 사채 400만 원을 쓴 P 씨(33·여)는 다 갚았지만 6년 만인 지난해 4월 또 다른 사채업자에게서 “700만 원을 갚아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원래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가 P 씨가 돈을 갚지 않은 것처럼 허위 채권을 만들어 다른 사채업자에게 팔아넘긴 것. P 씨는 경찰서를 찾아가 이들을 대부업법 및 공정추심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려 했다. 그러나 담당 경찰은 “고소해서 이들이 기소돼도 벌금형 이상 나오기 힘드니 민사소송을 해 이자 차액이라도 돌려받는 게 낫다. 형사 고소는 놔두고 민사 소송이나 알아보라”며 P 씨에게 면박을 줬다. P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찾아간 경찰이 외면하니 ‘소용없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고소를 포기한 사이 사채업자는 채권 양수금 청구 소송을 걸었고 P 씨는 피해자인데도 피고 신세가 되고 말았다.○ 불법 사채업자, ‘30% 이자 합법’ 인정 말아야불법 사채를 인권 유린의 차원이 아닌 단순한 금전 문제로 보고 판결하는 법원의 태도가 솜방망이 처벌을 양산하는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등록 사채업자는 적발되더라도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 30%까지는 합법이자로 인정받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만 무효로 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등록 사채업자의 연간 최고이자율은 39%다. 이헌욱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은 “무등록 업체는 존재 자체가 불법인 만큼 돈 빌려준 사실을 무효로 해야 한다”며 “법원이 무등록, 불법 사채업자의 권리를 보호하면 불법 사금융은 뿌리 뽑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인터넷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농기계, 유모차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임모 씨(24) 등 3명을 구속하고 임 씨의 여자친구인 신모 씨(19)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 10여 곳에 유모차, 농기계, 스마트폰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120여 명에게서 5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에서 구입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사이트 10여 곳에 가입했으며 2, 3일에 한 번씩 차명폰을 바꾸는 수법으로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다.}

조석준 기상청장(58·사진)이 기상 관측 장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입찰 참가 업체 대표에게 입찰 관련 정보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 청장과 박광준 한국기상산업진흥원장(59), 케이웨더 대표 김모 씨(42)가 지난해 3∼12월 레이더 장비 라이다(LIDAR·순간 돌풍 탐지 장비) 입찰 과정에서 라이다 납품 측정거리 기준을 기존 15km에서 10km로 변경하게 하고 관련 정보를 기상장비 판매 업체인 케이웨더에 제공한 정황을 잡고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은 기상청의 장비 구매대행 및 장비 유지 업무를 위임받은 곳으로 기상청에서 분리된 법인이다. 경찰에 따르면 1차 입찰 과정에서 이뤄진 1, 2차 평가에서 케이웨더 장비의 측정거리는 15km에 못 미쳤지만 입찰 기준이 10km로 바뀐 뒤 이뤄진 재입찰에서 가격을 낮게 써낸 케이웨더 장비가 낙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국무총리실이 조사한 뒤 3월경 수사를 의뢰한 것”이라며 “총리실 조사에서 조 청장이 입찰에 개입했다는 진흥원 관계자들의 진술과 정황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만큼 조 청장과 박 원장, 김 대표의 신분이 현재는 참고인이지만 곧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한국기상산업진흥원과 진흥원 전산실, 김 대표의 자택과 차량, 케이웨더 사무실과 전산실 등 6곳을 전격 압수수색해 관련 문서를 압수했다. 조만간 이 3명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과 기상청에 따르면 조 청장은 케이웨더에서 책임연구원, 기상예측연구소장 등을 지내며 김 대표와 친분을 쌓았다.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기상청 차장을 지냈던 박 원장과는 조 청장이 청장으로 취임한 지난해 2월부터 2개월가량 기상청에서 함께 일하며 가까워졌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이날 보도 자료를 내 “기상청의 기상장비 입찰과 관련한 모든 사업은 한국기상산업진흥원과 조달청 간에 이뤄졌으며 기상청은 이 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사고 직후 피범벅이 된 상태에서도 ‘급발진’이라는 말만 계속하셨어요. 얼마나 억울하셨으면….” 회사원 최광석 씨(37)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최 씨의 아버지 최공식 씨(당시 64세)는 26년의 무사고 운전 경력을 가진 베테랑 택시 운전사였지만 차량이 갑자기 출발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현장을 찍은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최공식 씨는 지난해 8월 20일 광주 북구 신안동의 왕복 6차선 도로의 2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를 받고 출발한 지 몇 분 후, 갑자기 SM5 택시 차량 엔진에 굉음이 들리더니 몇 초 만에 속도가 시속 90km까지 올랐다. 급히 핸들을 돌려 앞서 가던 차량 두 대를 가까스로 피했지만 결국 버스 후미를 들이받았다. 최 씨는 모든 장기를 다쳐 10일 만에 숨졌다.경찰은 육안 검사와 계기판 검사 등을 통해 최 씨 과실로 결론 냈다. 아들 광석 씨는 “도로에 차가 많아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돌진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토해양부와 차량 제조업체에도 문의했지만 ‘급발진은 증명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있는데 원인은 ‘불명’차량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계속되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급발진 정황이 뚜렷한데도 사고 후 검사에서는 운전자 과실로 결론이 나면서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감싸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물론 피해자들은 자동차 업체로부터 한 푼도 보상받지 못했다.급발진 사고는 대표적인 ‘피해자는 있는데 원인이 없는’ 사고다. 그 바람에 피해자들은 “억울해서 미치겠다”고 하소연한다. 직장인 김현숙 씨(39·여)도 아찔한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 지난해 8월 25일 출근을 하기 위해 차를 빼려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채 기어를 후진으로 맞췄다. 문제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마자 시속 50km로 후진해 버린 것. 김 씨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결국 뒤에 있던 주택 담벼락과 창문을 모두 부수고서야 멈췄다”며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데 모든 급발진이 운전 부주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관합동조사, 원인 규명은 힘들 것지금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조사를 통해 급발진 사고를 인정한 적은 없다. 국토부는 1999년 탤런트 김수미 씨 시어머니의 교통사고사 이후 급발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24건의 급발진 신고를 정밀 조사했지만 모두 운전자 과실로 결론을 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게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급발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지난해 신고 건수도 34건이나 되자 정부는 14일 급발진 피해자를 포함해 21명의 민관합동조사반을 꾸렸다. 조사 참여 신청 접수 하루 만에 20여 명이 자원했다. 조사를 담당하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자신의 급발진 사고를 조사해 달라는 전화까지 포함하면 하루 200여 건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미국에서는 일가족 사망 사고 직전 911에 전화해 급발진을 호소했는데도 결론은 운전자 과실인 사건이 있었다. 미국 교통부는 미국 내에서 렉서스 급발진 논란의 시작이 됐던 2009년 8월 경찰관 마크 세일러 씨 일가족 4명 급발진 사망 사고를 10개월 이상 조사한 결과 “전자장치 결함으로 발생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를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까지 동원됐지만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민관합동조사 역시 새로운 조사 기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원인 규명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재생 버튼을 누르면 영상이 나옵니다) (▶ 재생 버튼을 누르면 영상이 나옵니다)}

“사고 직후 피범벅이 된 상태에서도 ‘급발진’이라는 말만 계속하셨어요. 얼마나 억울하셨으면….” 회사원 최광석 씨(37)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 최 씨의 아버지 최공식 씨(당시 64세)는 26년의 무사고 운전 경력을 가진 베테랑 택시 운전사였지만 차량이 갑자기 출발하는 급발진 의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현장을 찍은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최공식 씨는 지난해 8월 20일 광주 북구 신안동의 왕복 6차선 도로의 2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를 받고 출발한 지 몇 분 후, 갑자기 SM5 택시 차량 엔진에 굉음이 들리더니 몇 초 만에 속도가 시속 90km까지 올랐다. 급히 핸들을 돌려 앞서 가던 차량 두 대를 가까스로 피했지만 결국 버스 후미를 들이받았다. 최 씨는 모든 장기를 다쳐 10일 만에 숨졌다.경찰은 육안 검사와 계기판 검사 등을 통해 최 씨 과실로 결론 냈다. 아들 광석 씨는 “도로에 차가 많아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돌진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토해양부와 차량 제조업체에도 문의했지만 ‘급발진은 증명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돌아왔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있는데 원인은 ‘불명’차량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계속되면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급발진 정황이 뚜렷한데도 사고 후 검사에서는 운전자 과실로 결론이 나면서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체를 감싸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물론 피해자들은 자동차 업체로부터 한 푼도 보상받지 못했다.급발진 사고는 대표적인 ‘피해자는 있는데 원인이 없는’ 사고다. 그 바람에 피해자들은 “억울해서 미치겠다”고 하소연한다. 직장인 김현숙 씨(39·여)도 아찔한 급발진 사고를 겪었다. 지난해 8월 25일 출근을 하기 위해 차를 빼려고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채 기어를 후진으로 맞췄다. 문제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마자 시속 50km로 후진해 버린 것. 김 씨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결국 뒤에 있던 주택 담벼락과 창문을 모두 부수고서야 멈췄다”며 “피해자가 이렇게 많은데 모든 급발진이 운전 부주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관합동조사, 원인 규명은 힘들 것지금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조사를 통해 급발진 사고를 인정한 적은 없다. 국토부는 1999년 탤런트 김수미 씨 시어머니의 교통사고사 이후 급발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24건의 급발진 신고를 정밀 조사했지만 모두 운전자 과실로 결론을 냈다. 브레이크를 밟는다는 게 실수로 가속페달을 밟아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급발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지난해 신고 건수도 34건이나 되자 정부는 14일 급발진 피해자를 포함해 21명의 민관합동조사반을 꾸렸다. 조사 참여 신청 접수 하루 만에 20여 명이 자원했다. 조사를 담당하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자신의 급발진 사고를 조사해 달라는 전화까지 포함하면 하루 200여 건의 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말했다.미국에서는 일가족 사망 사고 직전 911에 전화해 급발진을 호소했는데도 결론은 운전자 과실인 사건이 있었다. 미국 교통부는 미국 내에서 렉서스 급발진 논란의 시작이 됐던 2009년 8월 경찰관 마크 세일러 씨 일가족 4명 급발진 사망 사고를 10개월 이상 조사한 결과 “전자장치 결함으로 발생했다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조사를 위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까지 동원됐지만 문제를 찾을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민관합동조사 역시 새로운 조사 기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원인 규명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동영상=2011년 8월 광주 SM5 택시 급발진 추정사고 동영상 전면▲동영상=2011년 8월 광주 SM5 택시 급발진 추정사고 동영상 후면}

‘통영의 딸’ 신숙자 씨 남편 오길남 박사 외에도 납북되거나 북한에 강제 구금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유엔에 청원서를 제출한 가족이 여섯 가족 더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신숙자 씨는 구출 서명운동 등으로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면서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망 확인 통보를 해 왔지만 이들은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한 채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유엔의 압박에도 꿈쩍 않는 북한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와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황인철 씨(45) 김영숙 씨(71·여) 이종성 씨(58)는 1969년 12월 대한항공(KAL)기 납치사건으로 납북된 가족의 생존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2010년 유엔인권이사회(UNHRC)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청원서를 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60)도 1967년 6월 5일 연평도에서 어로작업을 하다 납북된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 3월 같은 곳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새터민 강철환 씨(44)와 신동혁 씨(30)가 각각 여동생과 아버지의 강제 구금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산하 ‘임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에 청원서를 냈다.유엔 실무그룹은 청원서를 접수한 다음 자료의 사실 여부를 1년가량 검토한 뒤 북한에 해명을 요청한다. 북한은 6개월 내 답변을 보내야 하지만 올해 2월 해명시한이 지나도록 KAL기 납북자 가족들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러면서 “정치 공세를 멈추라”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 바람에 복잡한 절차를 거쳐 마지막으로 유엔의 문을 두드린 가족들은 다시 한번 좌절하고 있다. 유엔 실무그룹은 북한이 답변을 거부할 시 6개월 단위로 해명 요청을 반복하고, 유엔에 연례보고서를 올리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답이 올지는 미지수다. ○ “102세 아버지…살아계시겠죠?”강원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KAL기에 탑승했다가 납북된 남편 최정웅 씨(당시 30세)를 43년째 기다리고 있는 김영숙 씨는 둘째 아이를 낳고 15일째 되던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당시 김 씨는 온몸에 부기도 채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종일 울다 눈이 붙어버려 10여 일간 앞을 보지 못했다. 그는 “당시 납북된 50명 중 2개월 만에 39명이 돌아온 걸 보면서 남편도 꼭 돌아올 거라고 확신하며 기다리다 어느새 43년이 흘렀다”며 “남편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한 번만 알아봐 달라는 게 어떻게 정치 공세냐”며 울분을 토했다. 황인철 씨도 자신이 두 살 때 납북된 아버지 황원 씨(당시 32세)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해 달라며 2010년 6월 국내 납북자 가족으로서는 최초로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에 청원서를 냈다. 이종성 씨도 아버지 이동기 씨(당시 47세)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는 데 대해 분노했다. 이 씨는 “정부가 확인한 납북자가 517명이지만 복잡한 절차 탓에 유엔에 청원서를 제출한 사람이 7명밖에 안 되다 보니 정부가 관심을 갖지 않고 북한도 큰 압박을 느끼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버지 최원모 씨(당시 57세)가 납북된 최성용 대표는 비공식 소식통을 통해 아버지가 1970년 공개처형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공식적인 확인 없이는 믿을 수 없어 청원서를 제출했다. 새터민인 신동혁 씨와 강철환 씨는 국내외의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2005년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탈출한 신 씨는 “1995년 아버지가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지만 탈북 이후 생존 여부를 알 길이 없다”며 “청원서를 낸 것은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공감하도록 해 북한 정권이 생사 확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력을 넣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음악 영재들이 꿈을 키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의 영재교육기관이 고액과외를 통한 대학교수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됐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교 입시준비생들에게 불법으로 교습하고 부정 입학을 시켜 준 대가로 2억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 학교 콘트라베이스 전공 이호교 교수(45)가 한예종 예술영재교육원과 예비학교(예술실기연수과정)에 다니는 중고교 제자들을 상대로 불법 교습을 하며 3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한예종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수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불법 교습을 한 것으로 확인된 제자 12명 가운데 9명은 고교 재학 시절부터 한예종 영재교육원이나 예비학교에 다니며 이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이 교수와 가까운 한예종 관계자 A 씨는 “이 교수가 콘트라베이스 전공 예비학교나 영재교육원에서 강의하며 중고생들과 친분을 다진 뒤 ‘내 밑에 있는 시간강사나 대학원생에게 개인 교습을 받아야 한예종에 합격할 수 있다’며 교습을 권했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원 신분으로는 현행법상 개인 교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간강사나 대학원생에게 교습을 맡긴 것이다. 학생들은 이들을 ‘중간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한예종 입학이 꿈인 학생 대부분 이 교수의 제안을 거부하지 못하고 ‘중간 선생님’에게 교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이 교수가 학생들 교습에 참여하지 않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교습을 하고 거액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입시 2, 3개월 전이 되면 ‘중간 선생님’에게 ‘교습을 그만하라’고 한 뒤 학생들을 넘겨받아 시간당 15만 원이 넘는 돈을 받고 가르쳤다. 이 교수는 이런 수법으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3000여만 원을 벌어들였다. 이 교수는 주변 시선을 따돌리기 위해 ‘중간 선생님’들에게 직접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소문을 내라고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A 씨는 “시간강사가 교습을 한다고 소문이 나 있어 이 교수는 안심하고 불법 교습을 할 수 있었다”며 “일부 학생은 시험 직전 하루에 3, 4차례 불법 교습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수험생 사이에서는 한예종 영재교육원에 들어간 다음 교수에게 집중 교습을 받아야 합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 있어 불법 교습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A 씨는 “교복을 입은 중고교생이 교수실에 드나들면 불법 교습이라는 의심을 살 수 있지만 영재교육원이나 예비학교 학생은 이런 시선을 피할 수 있어 이 교수가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영재교육원은 음악, 무용 분야 등에서 한 해에 초중고교생 100여 명을 선발해 무료로 교육하는 한예종 부설 기관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설치 승인에 따라 2008년 설립됐다. 예비학교는 영재교육원보다 앞서 설립돼 영재교육원과 함께 예술 영재 교육을 담당했지만 2009년 감사 결과 예비학교 선발 시험에서 교수들이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고 영재교육원과 기능이 겹친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해 초 폐지됐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창천근린공원에서 발생한 ‘대학생 살인사건’ 피해자인 김모 씨(20)의 전 여자친구 박모 씨(21)가 피의자들을 부추기는 식으로 살인을 방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박 씨가 사건 당일 피의자들에게 ‘김 씨를 혼내주고 싶다’고 말하며 이미 살해 결심을 한 피의자들을 자극했다”고 3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블로그를 하며 친해진 피의자 홍모 양(15)과 홍 양을 통해 알게 돼 과외까지 하게 된 또 다른 피의자 이모 군(16)과 함께 사건 당일 창천동에 있는 이 군의 집에 있었다. 박 씨는 평소 “김 씨를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이 군이 인터넷 코스프레 카페에서 알게 돼 친해진 또 다른 피의자 윤모 씨(19)와 흉기 준비 계획까지 세우며 살해를 모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들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통해 알고 있었다. 이후 김 씨가 사건 당일 오후 채팅방에서 대화를 나누며 자주 말다툼을 한 이 군에게 “지금까지의 일들을 사과하겠다”며 신촌으로 찾아오자 박 씨는 이들이 만나는 자리까지 나갔다가 아무 말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박 씨가 돌아간 직후 이 군과 홍 양은 윤 씨를 만나 김 씨를 공원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일부러 자리를 피해줌으로써 피의자들이 계획대로 김 씨를 살해하도록 도운 것이어서 살인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경찰은 이 군과 홍 양, 윤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 씨는 불구속 입건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