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김철중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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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가깝고도 먼 베이징에서 중국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tnf@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중국39%
국제일반18%
일본13%
국제정치7%
국제사고7%
아시아4%
인사일반4%
미국/북미4%
국제정세2%
중동2%
  • 가죽점퍼 벗고 넥타이 맨 젠슨황 “中서비스 지속”

    미국의 대중(對中) 인공지능(AI) 수출 통제의 직격탄을 맞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방중해 17일 중국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다. 황 CEO는 미국에 ‘딥시크 충격’을 안긴 량원펑(梁文鋒)도 만나는 등 미중 관세 전쟁 국면에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허 부총리를 만나 향후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미중 경제무역 협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총리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더 많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깊이 다지고 중국에서 산업적 우위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세계 경쟁에서 앞선 기회를 잡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황 CEO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성능 AI 반도체 H20의 대중 수출 통제를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 이날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색 가죽 점퍼 대신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중국을 찾은 건 올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거대 테크기업 CEO들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때 그는 대만을 거쳐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했다. 앞서 그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인 2023, 2024년에도 중국을 한 차례씩 방문했는데,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황 CEO는 과거 방중 시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공개되는 걸 피했다”며 “이번 방문은 중국 국무원이 엔비디아의 면담 요청을 수락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황 CEO는 런훙빈(任鴻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도 만나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 있는 소비시장 중 하나이자, 발전된 산업 생태계와 선도적 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춰 우리(엔비디아)가 혁신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지만, 흔들림 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AI 개발업체 딥시크를 창업한 량원펑 등 중국 내 주요 고객을 만나 이들을 위한 신규 AI 반도체 설계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딥시크의 AI 모델 학습에 사용됐다. 엔비디아는 연매출의 13%를 중국에서 거둬들이는 등 중국 시장 비중이 작지 않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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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中지도부 찾아 “흔들림 없이 中시장에 서비스”

    3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중국의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다고 이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허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새로운 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의 최적의 무대이자 외국 기업들의 투자와 무역에 좋은 토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더 많은 미국계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선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에 황 CEO는 “중국 경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미중 간 경제 및 무역 협력을 촉진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CEO는 이날 평소 즐겨입는 검정색 가죽 점퍼가 아닌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황 CEO는 중국을 찾은 건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당시 중국 엔비디아 직원들과의 춘제 행사에 참여했다. 황 CEO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3년, 2024년에도 중국을 1차례씩 방문했지만,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젠슨 황은 과거 중국 방문 시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공개하는 걸 피해놨지만, 이번 방문은 중국 국무원이 최근 엔비디아 측의 면담 요청을 수락한 직후 이뤄졌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황 CEO은 허 부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과도 만났다. 황 CEO는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국 수출 통제와 관련해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지만, 흔들림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황 CEO는 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梁文峰) 등 중국 내 주요 고객들과 만나 미국의 추가 수출 통제 조치 이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F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를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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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가수, 8년만에 中본토 공연… 한한령 변화 기대

    한국 국적 대중가수의 중국 본토 공연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됐다.17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외교가 등에 따르면 국내 3인조 래퍼 ‘호미들’은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열었다. 2019년 데뷔한 호미들은 2000년생 3인으로 이뤄진 힙합 그룹이다.한국 국적을 가진 대중가수가 중국 본토에서 공연 무대에 오른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2017년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중 대사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연 3주를 앞두고 돌연 무산된 바 있다.변화가 조금씩 감지된 건 지난해 초부터였다. 미국 국적의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지난해 1월 중국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고, 5월엔 2017년 중국 투어가 취소된 적 있는 성악가 조수미의 공연이 베이징에서 열렸다. 영화계에서는 이달 초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등이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들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연예계에선 중국의 한한령 방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공연이 풀리는 기류가 보여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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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아시아적 가치로 정글의 법칙에 대응”…말레이서 반미전선 강조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반미 공동 대응’ 전선 구축에 힘을 쏟았다. 안와르 총리 역시 “말레이시아사은 언제나 중국은 확고하고 원칙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중·말레이시아 정상회담에서 “디커플링과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높은 장벽과 작은 울타리 쌓는 행위’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적 가치로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에 대응하자. 중국-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의정서를 조속 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안와르 총리도 사실상 미국의 관세 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화답했다. 그는 환영 만찬사를 통해 “현재 다자주의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일부 국가는 공동 책임의 원칙을 저버리고, 또 다른 일부는 오랜 약속을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접근이 무기화되고, 자의적인 파괴가 난무하고, 공동 성장을 위한 다자간 약속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9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시 주석에게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와르 총리는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구상들은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었고, 분열이 아니라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강건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였다”면서 “언제나 중국의 확고하고 원칙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격화되는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현재와 미래에 예상되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미국에 대해 강경한 시 주석의 태도가 꺽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동양은 흥하고 서양은 쇠퇴한다’는 사상을 굳게 믿고 있으며 최근 중국의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와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이 시 주석의 이런 태도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체제 유지와 지속 성장 유지를 위해 단기·중기적으로 제조업과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지만, 중국의 국가 부채와 과잉 생산에 따른 폐해는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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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공은 中코트에” 협상 촉구… 中 “공갈 멈춰라”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은 중국 쪽 코트로 넘어갔다”며 중국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향해 “위협과 공갈을 먼저 멈추라”고 맞섰다. 또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주변국과의 외교적 결집에 나서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중국과의 합의에 열려 있지만 합의는 중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 소비자, 다시 말해 우리의 돈을 원한다”며 “중국이 우리와 합의를 해야지, 우리가 중국과 합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중국과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격화된 통상전쟁 국면으로 진입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공을 중국에 떠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것이며, 미국이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극도의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먼저 대(對)중국 상호관세 유예나 폐지 등 성의를 보여야만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전 재정부 부부장(차관)도 “미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한 존중을 보일 때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비방 자제와 협상 책임자 임명도 대화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순응하는 대신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전열을 다지고 있다.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 중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현지 매체 기고문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라는 역류를 함께 돌파하자”고 했다. 이날 베이징 대형쇼핑센터 등을 시찰한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를 확대하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활력과 잠재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미국의 고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 피해를 내수 확대로 극복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 대비해 브라질과의 농산물 교역 논의도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겨냥한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폐지에 대한 맞대응도 이어졌다. 이날 홍콩특별행정구는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한 우편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된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은 장관급인 상무부 국제무역대표를 왕서우원(王受文)에서 리청강(李成鋼)으로 교체했다. 리 대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국대사를 지냈고, 상무부에서 국제 협상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향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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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분기 5.4% 성장… “밀어내기 수출 영향”

    미국과 중국 간 관세를 앞세운 통상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올 1분기(1∼3월) 중국 경제가 5.4% 성장률을 달성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이 최근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올린 만큼 본격적인 통상전쟁의 여파는 2분기(4∼6월)부터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31조8758억 위안(약 6187조 원)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5.1%)과 블룸버그통신(5.2%)이 보도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 안팎의 성장률을 목표로 세웠다. 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은 수출과 국내 소비 증가가 견인했다. 1분기 수출은 위안화 기준 1년 전에 비해 6.9% 늘었고, 특히 3월 한 달간 13.5%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서둘러 상품을 출하하며 3월 수출액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3월 산업생산도 7.7% 늘어 로이터 전망치 5.8%를 상회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활성화에 힘을 쏟는 가운데 1분기 소매 판매는 지난해보다 4.6% 늘었다. 보상 판매 독려 등 정책 지원으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통신장비(지난해보다 26.9% 증가), 스포츠 레저용품(25.4%), 문화사무용품(21.7%) 등이 소매 판매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발효된 미국의 대중 관세 여파로 2∼4분기 중국의 수출 및 내수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15일 UBS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4%로 낮췄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4.5%에서 4%로, 씨티그룹은 4.7%에서 4.2%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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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자국 업체에 보잉 항공기 인수 중단 지시

    14∼18일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첫 방문지인 베트남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며 인공지능(AI)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는 베트남 등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앞둔 국가들에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라”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동남아시아 주요국에 자신들의 반(反)미국 노선에 합류하라는 ‘회유’와 ‘압박’ 작전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최고 권력자인 또럼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함께 반대하고 세계 자유무역 체제와 공급망 안정을 지키자”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이어 “작은 배는 거칠고 큰 파도를 지날 수 없고, 함께 배를 타고 가야만 멀리 나아갈 수 있다(同舟共濟·동주공제)”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또럼 서기장은 이날 AI, 철도, 검역, 문화·체육, 인재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45건의 양자 협력 문건도 체결했다. 시 주석은 15일 다음 순방국 말레이시아로 떠났다. 베트남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46%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받았지만 90일간 유예됐다. 높은 상호관세의 배경으로 ‘베트남은 중국산 제품의 주요 우회 수출 통로’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협력 강화 요청으로 베트남이 중국과 미국의 눈치를 동시에 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중국과 베트남의 협력 강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하면 미국을 망치게(screw) 할까를 파악하기 위한 만남인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15일 중국 당국이 자국 항공사에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를 추가로 인수하지 않는 것을 포함해 미국 기업으로부터의 항공 관련 장비와 부품 구매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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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김철중]비보호 유턴도 능숙한 中자율주행택시… 교통통제 구간 들어서니 ‘깜깜이’

    《9일 베이징 도심에 있는 베이징남역 주차장. 전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한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택시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차 지붕에 달린 라이다(LiDAR·레이저 레이더) 장비와 차량 옆면에 붙은 카메라 장비를 통해 자율주행차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뒷좌석에 올라탄 뒤 모니터 화면에 예약자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도심 정체 구간도 무리 없이 주행이날 기자는 자율주행택시를 타고 베이징남역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는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까지 이동했다. 베이징 도심 속 기차역 주변에서는 지난달부터 자율주행택시가 운행을 시작했다. 해당 차량은 사람 없이 운행 가능한 4단계 기술력을 갖췄지만, 복잡한 주차장 환경과 운행 시 돌발상황에 대비해 안전 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했다. 베이징남역은 철도, 지하철, 버스, 택시가 통합된 종합 교통 허브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30만 명에 달한다. 또 역 주변의 차량 정체도 심하다. 실제 주차장을 나오자마자 우회전 차로에 들어오려는 차들은 물론이고 자전거, 오토바이, 행인까지 뒤엉켜 상습 정체 구간임을 실감케 했다. 택시는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스스로 운전대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조금씩 전진했다. 늘어선 차량들 탓에 안전거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제없이 정체 구간을 빠져나왔다. 잠시 뒤 도착한 유턴 구간. 중국 도로는 대부분 비보호 유턴을 해야 하는 구조다. 반대편 차로의 차량이 오지 않을 때 재빠르게 차를 돌려야 하는데 이 역시 문제없이 해냈다. 뒷좌석 앞에 있는 모니터에는 전방 약 20m에 있는 자동차와 차도 옆 인도를 지나는 행인까지 정확하게 표시됐다. 급출발과 급정거가 없다 보니 승차감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현재 서비스 가격도 일반 택시 호출서비스와 같은 수준이다. 그동안 자율주행차는 일반 운전자에 비해 판단이 느려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체증을 유발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날 체험 결과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보조도로에서 주도로로 들어설 때는 뒤따라오는 차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속도를 시속 70km까지 올려 빠르게 진입하기도 했다. 초록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우회전할 때도 잠시 멈췄다가 행인 1명이 지나가자 늦지 않게 교차로를 빠져나가기도 했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안전 요원은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 안전 요원은 “한 달 가까이 자율주행차에 동승하고 있지만, 교통 통제 등에 따른 돌발상황을 제외하곤 한 번도 수동으로 전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정체 구간에서는 불쑥불쑥 차량 앞머리를 밀어 넣는 다른 얌체 운전자에게 매번 양보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자율주행 차량이라는 걸 확인한 운전자들이 오히려 더 부담 없이 끼어들기를 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돌발 구간에서는 역시 한계가 느껴졌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가 길게 늘어선 탓에 한쪽 차로가 길게 막힌 상황에서 안전 요원이 나서 다른 차로로 분산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통제 요원의 수신호를 알아들을 리 없는 자율주행택시는 해당 차로를 묵묵히 지킨 채 앞차들이 빠져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예고 없는 교통 통제는 가장 큰 난관이었다. 필자가 목적지에 다다를 무렵 차량 예약 앱에는 ‘일부 도로에서 교통 통제가 진행될 예정이며, 더 이상 오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 자율주행차법 추진하는 中 중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차가 일상이 됐다. 상하이, 충칭, 우한 등 중국 주요 도시 여러 곳이 자율주행택시의 운전석에 안전 요원이 탑승하지 않는 레벨 4단계의 운행을 승인했다. 9일 자율주행택시의 목적지였던 베이징경제기술개발구에서는 지난해부터 정해진 구간 안에서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운영되고 있다. 바이두가 운영하는 ‘아폴로 고’는 중국에서 가장 앞서 있는 자율주행차 서비스 업체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현재 베이징과 우한 등 중국 10여 개 도시에서 무인 자율주행택시를 운영 중이다. 2013년부터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온 바이두는 올해 3월 기준 누적 주행거리가 1억5000만 km이며, 서비스 제공 건수도 1000만 건을 넘어섰다. 로빈 리 바이두 회장은 2월 한 포럼에서 자율주행차의 실용화가 머지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 회장은 “현재 자율주행은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 10배 더 안전하다”면서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두의 주행 테스트 결과 자사의 자율주행차 서비스인 ‘아폴로 고’의 실제 사고율이 일반 교통사고의 14분의 1에 그쳤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올해 양회(兩會)에서는 국가 차원의 자율주행차법을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충칭시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인 푸쯔탕(傅子唐)은 “각 지방마다 규정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산업 발전과 국민 안전을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법이 필요하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자율주행차법 제정 작업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게 중국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기존 도로교통법은 물론이고 자율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각종 데이터 수집과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그리고 사고 시 탑승자의 책임 소지를 정할 보험업법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 그럼에도 푸 대표는 “법이 제정되면 중국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국제 표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라며 입법을 촉구했다. ● ‘스마트 주행 모드’ 사고로 자율주행 우려 재점화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적지 않은 것도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달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켠 채 운전하던 여대생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중국 내에서 자율주행 서비스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해당 사고는 지난달 29일 밤 안후이성의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가드레일에 부딪히면서 발생했다. 사고 차량이 중국의 대표급 테크기업인 샤오미가 제작한 최신형 전기차 SU7이었다는 것 때문에 더욱 큰 화제가 됐었다. 사고가 난 곳은 공사로 인해 차로 일부가 폐쇄된 상태였다. 당시 차량은 스마트 주행 보조 시스템(NOA)이 켜져 있는 상태였고, 장애물을 인지한 시스템이 경고음을 울린 지 2초 만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의 주요 도로에는 “스마트 주행 기능을 끄라”는 경고문이 등장하기도 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은 사고 발생 3일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차체와 시스템 결함 등에 대한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은 이번 사고가 자율주행차 업계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칭녠보는 “자동차 업체들은 스마트 보조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야 하고, 운전자 역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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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순방 나선 시진핑 “美 일방주의에 공동대응하자”

    14~18일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첫 방문지인 베트남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며 인공지능(AI) 협력 강화 등을 제시했다. 반면 중국중앙(CC)-TV 등 중국 관영매체는 베트남 등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을 앞둔 국가들에게 “중국의 이익을 해지지 말라”고 위협했다. 중국이 동남아시아 주요국에 자신들의 반(反)미국 노선에 합류하라는 ‘회유’와 ‘압박’ 작전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트남 최고 권력자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함께 반대하고 세계 자유무역 체제와 공급망 안정을 지키자”고 촉구했다. 베트남은 최근 미국으로부터 46%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받았지만 90일간 유예 처분을 받았다. 높은 상호관세의 배경으로 ‘베트남은 중국산 제품의 주요 우회 수출 통로’라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불만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시 주석은 이어 “작은 배는 거칠고 큰 파도를 지날 수 없고, 함께 배를 타고 가야만 멀리 나아갈 수 있다(同舟共濟·동주공제)”라고 강조했다. ‘동주공제’는 고대 병법서 ‘손자병법’에서 나오는 표현이다. 춘추전국시대에 사이가 좋지 않던 오나라와 월나라가 위기의 순간에는 서로 도왔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시 주석과 럼 서기장은 이날 AI, 철도, 검역, 문화·체육, 인재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45건의 양자 협력 문건도 체결했다. 시 주석은 이날 럼 서기장 외에도 팜 민 찐 총리 등 베트남 주요 인사를 모두 만났다. 시 주석은 15일 다음 순방국 말레이시아로 떠났다.반면 13일 CC-TV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엔탄톈’은 “누군가 중국의 이익을 미국에 대한 충성 표시로 사용한다면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지 말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중국과 베트남의 협력 강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떻게 하면 미국을 망치게(screw) 할까를 파악하기 위한 만남인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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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희토류 통제 등 ‘비관세 급소’ 공략… 美국채 매각할수도

    中 희토류 수출중단, 美와 ‘하이브리드 통상전쟁’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총 145%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는 관세에 초점을 맞춰 통상전쟁을 벌였지만, 트럼프 2기에는 희토류, 영화, 채권, 유학생 제재 등으로 전장을 넓히고 있다. 관세와 비관세 요소가 합쳐진 ‘하이브리드(Hybrid) 통상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NYT에 따르면 중국은 사마륨, 가돌리늄, 루테튬, 스칸듐, 테르븀, 디스프로슘, 이트륨 등 7종의 희토류를 당국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할 수 있는 통제 목록에 올렸다. 앞서 올 2월에도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5개 희토류의 수출 통제를 실시했고, 이달 초 예고했던 것처럼 수출 통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통제 목록에 오른 광물들은 무인기(드론), 로봇, 배터리 등에 널리 쓰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작에도 사용된다. 그간 중국이 이 광물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 와 미국 산업계가 무방비 상태에 놓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NYT는 진단했다.이 외에도 중국은 10일 자국 내 상영 미국 영화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도 개시했다.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절하하며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올 1월 기준 7610억 달러(약 1103조3450억 원)를 보유한 미 국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원 통제, 기업 제재, 채권 매각, 환율 조작 등 통상전쟁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은 셈이다.미국도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취소, 고성능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제재 강화 등으로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일주일 안에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하겠다. 누구도 (관세) 면죄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에는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중국 생산 비중이 87%에 이르는 애플 아이폰 등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을 감안해 일부 제품에는 관세를 면제하거나 관세율을 낮출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中, 희토류-국채 ‘비관세 급소’ 공략… 美, 中유학생 비자취소 압박[하이브리드 통상전쟁]美국채 하락에 상호관세 유예하자NYT “中, 트럼프 아킬레스건 확인”… “美, 경제 베트남戰 수렁에” 지적도美, 과학 전공 中유학생 실태 파악… 트럼프 1기땐 1000여명 비자 취소“중국이 미국에 해를 끼칠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145%에 달하는 미국의 ‘관세 폭탄’에 연이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서는 중국을 두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평가다. 중국은 올 2월과 이달 총 12종의 희토류를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수출할 수 있는 통제 목록에 올렸다. 특히 13일 수출 통제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된 사마륨, 가돌리늄,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작에 많이 쓰인다. 미국과 통상전쟁 중인 중국이 미국에 필요한 광물 위주로 ‘맞춤형 제재’를 가했단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다른 나라와의 협력은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18일 동남아시아 주요 교역국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순방에 나섰다. 그는 베트남 매체 기고에서 “관세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미국도 중국인 유학생 단속 같은 압박카드의 활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는 최근 주요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 중인 중국인 유학생 실태 파악에 들어갔다. 규제를 위한 사전 조사일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또 이달 들어 12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이 교통법규 위반 등 사소한 일로 학생 비자를 취소당했다. 양국의 통상전쟁이 관세와 비관세 요소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테크, 영화 수입 규제로도 반격 나선 中 중국은 최근 다양한 비관세 조치로 반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올 2월 4일 대중국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같은 날 미국의 대표 빅테크 기업 구글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개시하며 받아쳤다. 이달 10일에는 미국 영화의 수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미국 국채 매각도 사용 가능한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상호관세 부과 후 각국 투자자들이 보유했던 미국 국채를 매각하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국채 수익률 상승) 같은 달 9일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일본에 이은 세계 2위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국채 투매임을 확인했다고 진단했다.중국의 최근 행보를 두고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 1차 양국 통상전쟁을 교훈 삼아 미국을 압박할 다양한 카드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대미 수출 비중을 2018년 19.2%에서 지난해 14.7%로 낮췄다. 그 대신 희토류처럼 확실한 우위가 있는 반격 카드를 마련했다. 1차 통상전쟁 때처럼 수출 경쟁력을 위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출 가능성도 있다. 애덤 포즌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소장은 포린어페어스(FA) 기고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경제적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美, 中 유학생 카드 만지작미국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규제에 나서는 것도 검토 중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스탠퍼드대, 카네기멜런대 등은 미 의회로터부터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등 STEM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의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핵심 과학기술 분야를 전공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이 규제 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일부 과학기술 전공 중국인 유학생을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2020년에는 1000명 이상의 중국인 유학생 비자가 취소됐다. 현재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은 약 28만 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반도체 분야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준비 중인 미국이 대중국 첨단 기술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동맹국들과의 상호관세 협상에서 중국에 대한 제재 동참 여부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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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45% vs 中 125%… 관세전쟁 ‘치킨 게임’

    10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84%에서 125%로 수정 발표하자, 중국도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똑같이 84%에서 125%로 올리겠다고 11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율은 중국산 펜타닐(좀비 마약) 원료를 문제 삼아 기존에 부과한 20%를 합쳐 총 145%에 이르게 됐다. 앞서 중국도 미국의 펜타닐 관세에 맞서 농산물에 한해 최대 15%의 관세를 매긴 바 있어 대미 관세율은 품목에 따라 최대 140%로 엇비슷해졌다. 미중의 상대국 수출 가격이 2배 넘게 치솟은 것이다. 다만, 양국은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거의 상실될 정도로 관세 폭탄을 주고받음에 따라 더 이상 추가 관세 인상을 하진 않기로 했다. 11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25%로 올려 12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미국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 상식에 어긋나는 일방적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백악관은 10일 공개한 ‘무역 보복 및 정책 공조를 반영한 상호관세율 조정’이란 제목의 행정명령에 대중 상호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대체한다고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미국을) 심하게 등쳐 먹었다(ripped)”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매우 존경한다. 우린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길 희망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어 “그(시 주석)는 오랜 기간 진정한 의미에서 내 친구였다”며 “나는 양국 모두에 매우 좋은 결과로 끝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125% 보복 관세 발표 이후인 11일 트루스소셜에 별다른 추가 보복 언급 없이 “우리의 관세 정책이 정말 잘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전 세계에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썼다. 전날 그는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인상 계획에 대해선 “더 올릴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미중이 극단의 고율 관세를 서로 주고받은 가운데 양국 정상이 결국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관세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양국 경제에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요 외교 행사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나 해결책을 논의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글로벌 경기와 정치 일정, 양국 국민 여론 등에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올가을 안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벼랑끝 관세전쟁… “트럼프-시진핑 톱다운 방식 외엔 타개 어려워”[美中 관세전쟁 ‘치킨 게임’]시진핑 “두려워 안해” 상무부는 “대화”… 트럼프 “시진핑은 오랜기간 내 친구”6월 14일 트럼프, 15일 시진핑 생일… WSJ “생일회담서 해법 찾을수도”“중국은 70여 년 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했고(자력갱생·自力更生), 어떤 부당한 압박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 맞불 관세를 발표한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렇게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건 처음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동시에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전날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0일(현지 시간) “시진핑 주석은 오랜 기간 진정한 의미에서 내 친구였다”며 국면 전환의 여지를 남겨놨다. 관세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면 이와 연동된 미중 경제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적당한 시점에 만나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1, 2개월 내 협상 모멘텀 만들기 어려워”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첫해인 2017년,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처음 만났다. 당시도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 등을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백악관 입성 76일 만에 마주 앉았다. 이때를 포함해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정상은 모두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 차례씩 서로 자국에 초청해 진행한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모두 다자회의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했다. 트럼프 2기에선 양국이 1기보다 대폭 수위를 끌어올려 통상 전쟁에 나선 만큼, 당장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당장 관세 협상을 진행할 국가만 70개국이 넘는다”며 “일단 핵심 타깃인 중국은 가장 후순위로 미뤄둔 만큼 1, 2개월 내 미중 간 극적인 모멘텀이 마련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정치)도 “이미 미중 갈등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격화돼 당분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지만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90일 상호관세 유예 결정을 이끈 ‘시장의 힘’이 미중 정상 간 자존심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역시 부동산 경기 등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기간 수출 감소를 감내하기엔 한계가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는 미중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제일 높다”며 “다만 누가 먼저 양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오바마 ‘서니랜즈 정상회담’ 성격 될 수도일각에선 미중 정상이 이르면 6월에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생일이 각각 6월 14일과 15일로 이른바 ‘생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것.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정상이 “6월 워싱턴에서 ‘생일 정상회담’을 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경북 경주에서 10월 말∼11월 초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미중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 주석은 그간 APEC 정상회의에 줄곧 참석해 왔는데, 올 2월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을 때도 경주 APEC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2013년 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 시설인 ‘서니랜즈’에서 가진 정상회담 성격의 만남이 될 거란 관측도 있다. 회담 직전 오바마 대통령이 ‘피벗 투 아시아’ 정책을 펼치자, 중국이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었다. 하지만 서니랜즈 정상회담을 거치며 양국은 ‘협력적 경쟁과 상생’으로 관계를 재설정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2025-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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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유럽-아세안 손잡고 對美 견제 외교전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미국 견제를 위한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직면한 유럽 등 미국의 우방에도 협력의 손길을 내밀며 미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18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한다고 11일 전했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며,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순회 회장국이다. 캄보디아는 최근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레암 해군기지를 확장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친중 국가다. 시 주석은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의지를 대대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압박에 함께 맞설 것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자국의 인권 문제와 전기자동차 관세로 갈등을 빚어 온 유럽과 화해 모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위원은 EU가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를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7월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EU 집행위가 11일 밝혔다. 이런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0일 해외 주재 외교단 회의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를 추진하고 새로운 국면을 창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자신의 X 계정에 한국어로 “잊지 마십시오. 중국의 단호한 반격과 저지가 없었다면 이 90일 유예기간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써 눈길을 끌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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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美中 관세전쟁…“트럼프-시진핑 톱다운 방식 외엔 타개 어려워”

    “중국은 70여 년 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했고(자력갱생·自力更生), 어떤 부당한 압박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 맞불 관세를 발표한 1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렇게 밝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시작된 이후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건 처음이다.그러나 중국 정부는 동시에 대화의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전날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0일(현지 시간) “시진핑 주석은 오랜 기간 진정한 의미에서 내 친구였다”며 국면 전환의 여지를 남겨놨다. 관세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면 이와 연동된 미중 경제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적당한 시점에 만나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1, 2개월 내 협상 모멘텀 만들기 어려워”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첫해인 2017년,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처음 만났다. 당시도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 등을 놓고 양국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백악관 입성 76일 만에 마주 앉았다. 이때를 포함해 트럼프 1기 당시 미중 정상은 모두 5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 차례씩 서로 자국에 초청해 진행한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모두 다자회의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동했다.트럼프 2기에선 양국이 1기보다 대폭 수위를 끌어올려 통상 전쟁에 나선 만큼, 당장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당장 관세 협상을 진행할 국가만 70개국이 넘는다”며 “일단 핵심 타깃인 중국은 가장 후순위로 미뤄둔 만큼 1, 2개월 내 미중 간 극적인 모멘텀이 마련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정치)도 “이미 미중 갈등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격화돼 당분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지만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외 국가들에 대한 90일 상호관세 유예 결정을 이끈 ‘시장의 힘’이 미중 정상 간 자존심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 역시 부동산 경기 등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장기간 수출 감소를 감내하기엔 한계가 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현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는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일 높다”며 “다만 누가 먼저 양보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오바마 ‘서니랜즈 정상회담’ 성격 될 수도일각에선 미중 정상이 이르면 6월에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생일이 각각 6월 14일과 15일로 이른바 ‘생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것.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정상이 “6월 워싱턴에서 ‘생일 정상회담’을 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이 밖에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와 경북 경주에서 10월 말~11월 초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미중 정상이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시 주석은 그간 APEC 정상회의에 줄곧 참석해 왔는데, 올 2월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났을 때도 경주 APEC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2013년 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서니랜즈 정상회담’ 성격의 만남이 될 거란 관측도 있다. 회담 직전 오바마 대통령이 ‘피벗 투 아시아’ 정책을 펼치자, 중국이 이를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었다. 하지만 서니랜즈 정상회담을 거치며 양국은 ‘협력적 경쟁과 상생’으로 관계를 재설정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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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유럽-아세안 손잡고 ‘대미 견제’ 외교전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유럽연합(EU)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협력을 중심으로 미국 견제를 위한 외교전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관세 공격에 직면한 유럽 등 미국의 우방에도 협력의 손길을 내밀며 미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다.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18일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한다고 11일 전했다. 시 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이다.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 중 중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며,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순회 회장국이다. 캄보디아는 최근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레암 해군기지를 확장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친중 국가다. 시 주석은 이번 순방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의지를 대대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압박에 함께 맞설 것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은 자국의 인권 문제와 전기자동차 관세로 갈등을 빚어 온 유럽과 화해 모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과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위원은 EU가 지난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관세를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7월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EU 집행위가 11일 밝혔다.이런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0일 해외 주재 외교단 회의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중국 특색의 대국 외교를 추진하고 새로운 국면을 창조해야 한다”고 했다.한편,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자신의 X 계정에 한글로 “잊지 마십시오. 중국의 단호한 반격과 저지가 없었다면 이 90일 유예기간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써 눈길을 끌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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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안전자산 국채 투매에 관세 전략수정… 中은 “끝까지 저항”

    “관세 유예 결정을 이끈 일등공신은 채권시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배경으로 최근 미국 주식, 채권, 달러 가치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약세’가 꼽힌다. 이 중에서도 특히 채권시장에서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미 국채 가격이 급락(채권 수익률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관세 유예를 결정하게 됐다고 CNN,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관세 폭격’ 후폭풍으로 최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가 한순간에 매도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안겼다. 이에 연동하는 달러 가치, 대출 금리 등이 요동치고 연방정부의 이자 부담 또한 급증하자 트럼프 대통령 또한 관세를 무작정 고수하긴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미 재무부,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연방부채는 36조1400억 달러(약 5경2490조 원)이다. 지난해 국채 이자로만 8820억 달러를 썼다. 지난해 미국 의료보험, 국방비 지출보다 이자로 쓴 돈이 더 많다고 CBO는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 보복하기 위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집중 매각한다면 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CNBC가 진단했다. 재무부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중국은 7610억 달러(약 1103조3450억 원)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1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에 이은 세계 2위다.● 국채 급락에 놀란 트럼프… 中 보유 美 국채도 변수 미 국채 가격은 사실상 글로벌 금융시장의 ‘벤치마크’다. 각국 국채의 가격 또한 미 국채 가격에 연동돼 있다. 또 미국인의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는 통상 6 대 4의 비율로 주식과 채권에 투자돼 있다. 즉,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인의 주택 및 자동차 대출 상환액이 늘어난다. 퇴직연금 또한 줄어드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이번 주초만 해도 3.9% 아래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관세 우려가 고조되자 9일 한때 4.51%까지 올랐다. 같은 날 30년물 국채 수익률 또한 한때 5%를 넘어섰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3거래일간 약 50bp(0.5%포인트) 급등했다. 1982년 이후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은 통상 오른다(국채 금리 하락). 하지만 상호관세 발표 후에는 주식과 국채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를 키웠다. 다만 관세 유예 발표 후 국채 수익률 또한 하락세로 돌아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3%대를 기록했다. 벤 윌트셔 씨티은행 금리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번 매도는 미 국채가 더 이상 전 세계의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체제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투자은행 ‘메이지야스다’의 기타무라 겐이치로 리서치 책임자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 국채를 팔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블룸버그에 “미 국채는 수급보다 ‘정치적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고 진단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더 격화되면 중국의 미 국채를 이용한 보복 수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길리언 테트 FT 칼럼니스트는 미 국채 가격 급락이 계속되면 미국의 국가 부도 우려 또한 고조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 시절 종종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았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中 내수 활용해 “끝까지 저항” 중국은 미국에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10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압력과 괴롭힘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X’에 1953년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미군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 영상을 게재했다. 당국은 이날 “미국 영화 수입 또한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 격인 주홍콩 특파원공서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문에서 미국을 ‘21세기 야만인’으로 규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9일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의 관세에 “단호히 반대하고(堅決反制), 끝까지 저항한다(奉陪到底)”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선 ‘애국 소비’를 장려하고 스타벅스, 나이키, 애플 등 미국 기업 대신 자국 기업 제품을 쓰자는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134조9084억 위안(약 2경6754조 원)으로 2023년보다 5% 늘었다. 이 중 약 44%가 내수로 추정된다. 미국의 압박에도 중국이 버틸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15일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국을 순방하며 미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 “15개국으로부터 관세 협상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라며 “결승선에 가까워진 거래가 많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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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장기전 대비하는 中…“끝까지 싸운다” 대국민 홍보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중국은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내부 결속과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위한 여론전 시작으로 수출 감소로 인한 피해를 상쇄해줄 내수 확대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미중 모두 경제적 피해가 쌓여가더라도 미국에 비해 중국이 상대적으로 사회적 통제와 관리가 용이한 만큼 장기전으로 가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9일 저녁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이날 발표된 중국의 대미 보복조치 내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빨간색 바탕에 ‘단호히 반대하고(堅決反制), 끝까지 싸우겠다(奉陪到底)’는 여덟 글자가 적혀있고, 그 가운데로 ‘이것이 바로 중국의 자세’라는 문구를 넣었다. 런민일보는 게시물을 올리며 “리트윗을 통해 응원해달라”라고 적었고, 다른 중국 매체나 네티즌들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이 문구는 최근 중국 정부나 관영매체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결연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때 자주 쓴 표현이다. 특히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역사적으로 빈곤과 어려움의 시대를 꿋꿋이 버텼다”고 강조했다. 미중 통상전쟁으로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참고 견뎌내자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놓는 것이다.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알려진 지난 2일 이후 중국 SNS에서 ‘애국 소비’를 강조하는 게시물들이 늘어났다. 관세 부과로 해외 수출이 어려워진 만큼 국내 소비를 늘려 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중국 네티즌들은 “소비야말로 진정한 애국”, “국내 소비를 늘려서 미국을 화나게 하자”라고 주장했다. 스타벅스나 나이키, 애플 등 미국 유명 소비업체들의 제품을 쓰지 말자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 이처럼 유례없이 높은 대(對)중 관세 폭탄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내수 확대에도 활용하며 장기전을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는 모양새다.이런 움직임은 일당독재이자 권위주의적인 중국 사회의 특성과 결합 돼 영향력이 더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7일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주요 국유 투자사들을 활용해 중국의 상장지수펀드(ETF)와 국유기업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70여 개의 중국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하루 만에 증시에 100억위안(약 2조 원)이 투입됐다고 관영 매채들은 전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유명 유통업체인 용휘마트는 글로벌 공급망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이 국내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특별 판매 채널을 개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자존심 싸움에서 결코 물러날 생각이 없고,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중국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중국 지도부가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치솟는 관세로 미중 양국이 모두 피해를 보겠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기업 가치 하락 등이 가시화 될 경우 중국보다 미국이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것.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간) “중국은 미국 기업 제재나 희토류 통제 등 통상 전쟁에서 비대칭적 우위를 점할 수단을 갖춰왔고, 이는 미국과의 장기적인 경제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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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 대 84%’ 美中 관세 핵전쟁

    미국과 중국의 관세 및 환율 전쟁이 격화하면서 ‘경제 핵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대(對)중국 추가 상호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높이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관세는 미국 동부 시간 9일 0시(한국 시간 9일 오후 1시)부터 발효됐다. 올 2월 마약 펜타닐 유통 등을 문제 삼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20%의 관세를 포함하면 총 104%의 ‘관세 폭탄’을 투하한 것이다. 미국은 이날 한국을 비롯한 57개국을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 역시 시작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도 9일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사실상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57개국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되면서 9일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다. 원화 가치 또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두 패권국의 대립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시장에 안긴 것이다. 특히 시장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관세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4% 하락한 2,293.7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3년 10월 31일(2,273.97) 이후 1년 5개월여 만에 2,300 선이 무너졌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도 3.93%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4%(10.9원) 오른 1484.1원에 마쳤다.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원화가 약세를 보일것이란 우려도 나온다.트럼프 “우리가 갈취할 차례”… 中, 美 추가 관세에 똑같이 보복[트럼프 관세 폭풍]트럼프 “中에 104% 관세 부과 정당… 中 제외 70개국과는 ‘맞춤복’ 협상”베선트 “美증시 中기업 퇴출 배제안해”中 “美 WTO제소” 기술기업 추가 제재… 시진핑 “주변국과 운명공동체” 세 규합EU, 美 철강 등에 25% 보복 관세“중국 등 많은 나라가 미국을 ‘갈취(ripping)’했지만 이제 우리가 갈취할 차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맹목적 압박과 횡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의 권익을 보호하겠다.”(중국 상무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對)중국 관세를 총 104%로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또한 9일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관세를 총 84%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두 나라의 ‘강 대 강’ 대치를 두고 “양국 모두 통상 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일시적이지만 두 나라의 교역이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중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철저히 맞춤화된(highly tailored) 거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 및 안보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엔 ‘관세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갈라치기’ 전략을 강조했다.● 美中 관세 난타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 부과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104%를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많은 미국 상품에 100%, 125% 관세를 부과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관세의 정당성도 강조하면서 “최근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하며 (각국에) 평화와 부(富)를 안겼지만 서울(한국), 도쿄(일본), 베를린(독일)에서 미국 차를 찾을 수 없다”고 동맹국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조만간 의약품 관세도 발표하겠다”며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상장 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9일 거세게 반발하며 역시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웃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겠다며 “주변국과의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실드AI’ 등 미국 기술기업 6곳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없다. 미국 레이더 플랫폼 기업 ‘에코다인’ 등 12개 기업에는 중국산 이중 용도 품목(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수출을 금하기로 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미국의 ‘보수 거두’로 경제 부흥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美, 韓·日에는 협상 의사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받은) 모든 국가들이 내게 굽신거리고 있다(kissing my ass)”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입으로만 하루에 거의 20억 달러(약 2조9700억 원)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무역 협상에서 관세 외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 원조, (해당 국가의) 미군 주둔 및 비용 부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의미라면 그런 요소도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 협상들은 나라별로 ‘원스톱 쇼핑’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상대국에 요구하고 싶은 사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관세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담배, 요트, 아몬드, 가금류 등에 대한 25%의 관세 조치 부과안에 대해 회원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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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난타전…中 “대미관세 34%→84% 올리고 WTO에 제소도”

    “중국 등 많은 나라가 미국을 ‘갈취(ripping)’했지만 이제 우리가 갈취할 차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미국의 맹목적 압박과 횡포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 권익을 보호하겠다.”(중국 상무부)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해 대(對)중국 관세를 총 104%로 만들었다. 그러자 중국 또한 9일 미국에 50%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관세를 총 84%로 제시했다.뉴욕타임스(NYT)는 이런 두 나라의 ‘강 대 강’ 대치를 두고 “양국 모두 통상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일시적이지만 두 나라의 교역이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중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한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오고 있다”며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철저히 맞춤화된(highly tailored) 거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경제 및 안보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엔 ‘관세 융단폭격’을 퍼부으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와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갈라치기’ 전략을 강조했다.● 美中 관세 난타전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국공화당의회위원회(NRCC) 만찬 행사에서 중국에 대한 104%의 관세 부과를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104%를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은 많은 미국 상품에 100%, 125% 관세를 부과했다”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어느 시점에는 미국과 협상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자동차 관세의 정당성도 강조하며 “최근 70년간 미국 함정은 세계를 순찰하며 (각국에) 평화와 부(富)를 안겼지만 서울(한국), 도쿄(일본), 베를린(독일)에서 미국 차를 찾을 수 없다”고 동맹국에 불만을 드러냈다.그는 또 “조만간 의약품 관세도 발표하겠다”며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많은 제약기업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9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 증시에서 중국 기업을 상장폐지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중국은 9일 거세게 반발하며 역시 미국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추가했다. 미국의 조치가 일방적인 괴롭힘이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웃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겠다며 “주변국과의 ‘운명 공동체’ 구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중국은 실드AI 등 미국 기술기업 6곳을 제재 목록에도 올렸다. 이 기업들은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을 할 수 없다. 미국 레이더 플랫폼 기업 ‘에코다인’ 등 12개 기업에는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군사 및 민간 목적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제품)의 수출을 금하기로 했다.마오닝(毛宁)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7일 X에 미국의 ‘보수 거두’로 경제 부흥을 이끈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美, 韓·日에는 협상 의사 강조트럼프 대통령은 8일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모두 우리와 거래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부과 받은) 모든 국가들이 내게 굽신거리고 있다(kissing my ass)”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관세 수입으로만 하루에 거의 20억 달러(약 2조9700억 원)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했다.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무역 협상에서 관세 외 의제가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외교 원조, (해당 국가의) 미군 주둔 및 비용 부담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의미라면 그런 요소도 협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이 협상들은 각 나라별로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포함해 상대국에 요구하고 싶은 사안을 모두 패키지로 묶어 관세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의도다.한편 유로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9일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담배, 요트, 아몬드, 가금류 등에 대한 25%의 관세 조치 부과안에 대해 회원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지를 확보했다며 15일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꺼리는 버번 위스키는 부과 대상에서 제외됐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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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한국과 관세-방위비 분담금 등 논의… 훌륭한 딜 가능”

    트럼프 “한국과 관세-방위비 분담금 등 논의… 훌륭한 딜 가능”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통화에서 “상호 관세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보호 비용 지불(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권한대행과 28분간 통화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업,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규모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그리고 한국에 제공하는 우리의 대규모 군사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상을 대문자로 ‘원스톱쇼핑(ONE STOP SHOPPING)’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라고 했다. 상호관세를 낮추려면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고 에너지 구입과 조선업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내 첫 임기 중 처음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며 방위비 재협상을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재임 당시 1조 원 수준이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약 5배인 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협상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양측은 상호 윈윈(win-win) 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미 정상급 통화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11월 7일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152일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중국, 일본과 협력해 미국에 맞설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중국이 미국에 부과하기로 한 34% 보복 관세(10일 발효 예정)를 8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104%에 이를 전망이다.트럼프, 관세 청구서… “방위비-조선업-LNG 등 원스톱 쇼핑”[트럼프 관세 폭풍]2기 취임 후 韓대행과 첫 통화“韓협상팀 美 향해… 상황 긍정적”알래스카 가스관 투자도 압박백악관 “트럼프, 관세 협상서… 韓日 같은 동맹 우선하라 지시”“‘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했다. 상호 관세를 협상 지렛대(leverage)로 조선업 협력과 에너지 구매는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까지 함께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가 9일 발효되는 가운데 관세 인하 협상에 나섰던 정부가 방위비 재협상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셈이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 구매와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공동 프로젝트 등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참여를 압박해 온 사안들까지 직접 언급하면서 트럼프 2기 한국에 대한 청구서가 본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날 한미 정상 간 첫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 행정명령이 발효되기 약 17시간 전 이뤄졌다. 정부는 이날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을 미국에 급파해 관세 협상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최고위 협상팀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고 상황은 좋아 보인다”며 “한미 양국 모두에 훌륭한 거래(deal)를 할 수 있는 조건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미국 주식시장 급락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에 협상을 제안해 왔다는 점을 부각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가진 뒤에도 “일본은 최고위 협상단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8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합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맹과 교역 파트너들을 우선하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대화 여부와 시기는 대통령이 정하겠지만 지금 당장에는 한국과 일본 등 우리 동맹과 교역 파트너들을 우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급 통화에서 관세는 물론 방위비 분담금 등을 언급하면서 정부는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정상 통화 후 “한국은 내 첫 임기 중 처음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이는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며 “졸린(sleepy) 조 바이든(전 대통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합의를 폐기했다”고 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현금지급기)’이라고 표현하며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은 (방위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 원)를 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재협상뿐만 아니라 한국에 미국산 에너지 구입과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 참여를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현지 시간) 첫 미 의회 연설에서도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건설에 한국과 일본 등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한 권한대행은 통화에서 백악관이 권한대행 체제하의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표명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한 권한대행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신정부하에서도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조선, 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또 한미 양국은 북한 비핵화 대응 등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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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보복 나선 中에 ‘104% 관세’ 압박… 中 “끝까지 싸울것”

    “중국은 연간 5000억∼6000억 달러(약 730조∼880조 원)를 군사력 확충에 쓴다. 우린 그걸 원치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중국이 대미(對美) 교역으로 번 돈을 군사력 증강에 투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 대한 고강도 관세 정책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강조하며 관세 부과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중국과의 경제·안보 새판 짜기에 나서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전엔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 아닌, ‘미국 후순위(America Last)’였다. 그런 상황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중국을 정조준했다. 이어 “내가 집권 1기 초기 때 중국에 매우 강경하게 대응한 이유는 그들이 (미국과의 교역으로 번) 돈으로 군대를 키웠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조 바이든이 집권하자 중국은 완전히 제멋대로 날뛰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잘 지내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집권 1기 때인 2020년 중국과 체결한 ‘1단계 미중 무역합의’도 거론했다. 2020년부터 2년간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2000억 달러 늘리고, 미국은 추가 고율 관세를 자제한다는 내용의 합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통해) 500억 달러어치 상품을 중국에 팔았지만 내가 원했던 협정은 그 이상”이라며 “완전히 폐쇄된 국가의 문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미국에 부과하기로 한 34%의 보복 관세를 8일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2월 1일과 27일에 각각 10%씩 부과한 20% 관세와 34% 상호 관세에 50% 관세까지 더해지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만 104%의 관세가 중국에 추가 부과되는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글로벌 패권 경쟁자인 중국에 관세 공격을 집중하는 건 예고된 수순이란 평가도 나온다. 주가 폭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을 타깃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방위 관세 압박에 중국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상무부는 8일 담화문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높이겠다고 위협하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시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 최소 6가지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산 농산물 관세 대폭 인상, 미국산 영화 수입 축소 및 금지, 펜타닐 관련 협력 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미국이 중국에 관세 폭격을 집중하는 등 ‘갈라치기’에 나서면서 유럽은 보복보다는 협상 우선 기조로 방향을 잡았다. 유럽연합(EU)은 7일 모든 공산품에 걸쳐 대미 관세 철폐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260억 유로(약 42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축소를 예고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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