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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김정일 사망에 따라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뀐 상황을 맞아 “한반도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체는 (주변 강대국이 아닌) 남북한”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기존의 대북 원칙을 재천명하지만 북한을 향해 ‘기회의 창’이 계속 열려있다는 점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TV로 생중계되는 신년연설은 이 대통령이 김정일 사망 후 처음으로 국민 앞에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한반도의 앞날을 책임지는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남한과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포스트 김정일시대’를 준비하고 이 과정에 중국이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결코 팔짱을 낀 채 지켜보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일 사후일지라도 중국이 북한의 미래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은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된다”며 강한 개입 의지를 보여 왔다. 이번 연설에서 획기적인 대북 제안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리더십 교체기의 북한에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북한의 생각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렸다’는 점은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30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낸 뒤 1일까지 3일째 이명박 정부를 비방하는 글을 쏟아낸 데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대남 비방은 ‘복잡한 내부 사정을 덮기 위한 대외 선전용’이라는 평가에서다. 한 당국자는 “부자손(父子孫) 3대 세습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게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런 속사정을 모르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2012년 임진년 신년사에서 “국민 여러분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이 대통령은 “작년 한 해 물가, 일자리 문제로 참으로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국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전날 새해 화두로 정한 임사이구(臨事而懼·어려운 시기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성사시킨다)를 설명하면서 “함께 힘을 모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신년 인사를 맺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판세는 매우 유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1.9%는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야권통합으로 창당된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3.2%였다. 기존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도 13.5%나 됐다. 반면에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한 통합진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로 낮았다. 자유선진당은 1.5%로 조사됐다. 일단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한나라당이 최근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민주당이 합쳐 탄생한 민주통합당보다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 놓고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긴 어렵다.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부동층 비율이 26.3%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대개 야권 성향을 띤다. 다만 야권이 민주통합당과 진보통합당으로 분열돼 있는 데다 무소속 후보 지지율도 만만치 않아 지역구별로 다자대결이 벌어질 경우엔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 후보 지지 성향은 4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40대의 28.8%, 50대의 38.1%, 60대 이상의 49.4%가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20대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25.1%)가 한나라당 후보 지지(23.6%)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현 정부에 대해 가장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30대에선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 응답자(28.8%)가 한나라당 후보 지지(20.6%)보다 8.2%포인트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24.4%)이 전국 평균(31.9%)을 밑돌았다.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율도 21.7%로 전국 평균(23.2%)에 미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57.0%)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부산·울산·경남(34.5%)에서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민주통합당은 역시 호남(45.0%)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으며 부산·울산·경남(19.9%)에선 아직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추진하며 당명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당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명을 바꾸는 것이 지지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55.6%로 나온 반면에 ‘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민주통합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1%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으로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권력쟁취를 위한 이합집산으로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도 40.9%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최근 친노 세력이 주축인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함께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긍정적 의견은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정적 답변은 50대와 60대 이상 남성에서 많았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우리 국민은 향후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체제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정부가 고수해온 북한의 ‘선(先)사과’에 매달리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작년 1월 발표된 본보 여론조사 때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유지하라’(47.3%)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온건한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48.4%)는 응답이 엇비슷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결과다. 김정일 사망 및 후계자 승계 과정에서의 북한 내 권력다툼 가능성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실제 상황’으로 현실화하면서 불안 요인을 정부가 관리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체제 오래갈 것” 응답자의 56.4%는 “북한은 무너질 사회가 아니며 중국도 지원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당분간 유지되지만 2, 3년 내로 무너진다”는 답변(28.9%)이나 “내부 권력투쟁과 민심 이반으로 1년 안에 무너진다”는 응답(4.3%)보다 훨씬 많았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높이 내다본 응답은 30∼50대 남성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응답성향은 한나라당 지지층 혹은 자신을 보수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54.9%와 보수성향 응답자의 55.7%가 ‘오랜 지속’을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20대 남성은 9.8%가 ‘1년 내 붕괴’를 전망했다. 20대 남성은 지난해 발생한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북한 체제에 대해 젊은층 가운데 비판적인 의식이 가장 높은 그룹이다. ○ “김정은의 태도 봐 가며 대화해야” 이명박 정부가 3대 세습을 통해 집권하는 김정은 체제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북한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응답자의 47.9%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정은을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답변(32.5%)도 적지 않았다. “대화상대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김정은 인정’ 응답이 평균(32.5%)보다 낮은 22.9%였다. 반면에 민주통합당 지지층에서는 “인정하라”는 답변(44.5%)이 평균보다 높았다. “태도를 봐가며 판단하라”는 답변(43.3%)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조금 더 높은 점이 눈에 띈다.○ “북한 사과에 얽매일 필요 없다” 응답자의 53.3%는 “북한의 사과에 얽매이지 말고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 때가 됐다”고 답했다. 반면 37.3%는 “북한의 사과가 없으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면 안 된다”고 답했다. 보수층 및 한나라당 지지자,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지층은 양쪽 의견이 오차 범위 내에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3040세대에서 남북관계의 전향적 관리 요구가 컸다. 386세대가 주축이 된 40대 남성은 ‘사과에 얽매이지 말라’는 응답이 65.8%에 이르렀다. ‘사과 필요’(41.0%)의 응답이 ‘얽매이지 말라’(39.4%)보다 더 많은 연령층은 60대 이상이 유일했다. 다만 20대 남성층에서는 ‘북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4.3%로 전체 성별 연령별 그룹 가운데 사과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는 29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신년 화두를 임사이구(臨事而懼)로 정했다. 어려운 시기, 큰일을 맞아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이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김정일 사망에 따라 격동이 예상되는 한반도 상황 등 국내외 안보·경제 위기국면을 맞아 신중하고 치밀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세종실록에 나온다. 재위 31년을 맞은 세종이 “옛사람은 큰일을 당하게 되면, 반드시 두려움과 같은 엄중한 마음을 지니고 동시에 지모(지혜)를 내어 일을 성사시키라고 했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신중함을 강조한 이 말에서 1년 전 이맘때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낸다’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화두로 제시할 때의 자신감과는 적잖은 거리감을 찾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시화연풍(時和年豊·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들도록 함), 2009년에는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못됨을 고침), 2010년에는 일로영일(一勞永逸·지금의 노고를 통해 안락을 누림)을 신년 화두로 제시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꺼내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구상은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과 달라선 안 된다”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누구라도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 44조 1항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결과 1992년 출범한 14대 국회 이후 30건 안팎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됐고, 그때마다 소집된 임시국회는 ‘방탄 국회’라는 오점을 남겼다. 비대위는 의원총회를 통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결정짓겠다는 생각이다. 의총 결정이 헌법상 권리를 제약할 수 없는 만큼 법률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해당 의원’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헌법을 제약하자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스스로 결의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검찰이 28일 내놓을 디도스 사건 수사 결과가 첫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혹시라도 검찰이 한나라당의 특정 정치인 이름을 거론하고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당이 방패막이 역할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튼 한나라당은 앞으로 당 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더라도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워졌다. 한나라당은 “장기적으로는 (민주당 등 야당을 포함하는) 국회로 확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불체포특권이 헌법 조항이라고 해서 개헌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대한변협이 과거 대안으로 제시한 것처럼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뒤 일주일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가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식의 국회법 개정이 시도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앞으로 국회의원들의 각종 특권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헌법상 면책특권이다. 그동안 국회에서 진행된 무책임한 폭로전을 가능하게 한 이 조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정치문화 선진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는 대구 한 중학생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청와대 대책반(TF)을 구성해 27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대책반은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학원폭력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각한 단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한 데 따라 만들어졌다. 첫 회의에는 정일환 교육비서관을 중심으로 정무, 사회통합, 고용복지 등 3개 수석비서관실 소속 비서관 6, 7명이 참석했으며 향후 수석비서관이 참석하는 회의로 격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도 구성할 예정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대구 중학생의 자살을 부른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학원폭력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각한 단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일선 교육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범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27일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을 구성해 첫 회의를 열고 곧 전국 16개 시도교육감회의를 긴급 소집해 현장 중심의 해법 마련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 대응팀은 앞으로 직접 학교를 방문해 상황을 세밀히 살필 계획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르면 내년 6월부터 300만 원 이하 벌금은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또 내년 12월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제도가 도입된다. 현행법상 벌금은 현금 납부만 가능하다. 벌금형 집행유예도 불가능하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2년 법무부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법무부가 두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서민 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을 신용카드로 내면 한 달 정도 납부 기간이 유예되는 효과가 있다”며 “벌금을 못 내 노역장에 유치되는 서민이 줄어들어 서민 생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범죄 수사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선거범죄의 입건 및 구속 기준(양형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준은 내년 4월 총선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한 단속 기준도 마련된다. 재외국민선거사범 대책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를 중심으로 재외선거수사전담반을 설치해 수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일본 등 재외공관에 선거사범을 수사하기 위한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력범죄 대책도 마련된다. 법무부는 살인 강간살인 강도살인 등 생명파괴 범죄에 대해서는 아예 공소시효를 없애기 위해 내년에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다.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 범죄에 강도죄도 추가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를 들은 뒤 “검찰은 법치의 중심으로 조그마한 흠이라도 굉장한 지탄의 대상이 된다”며 검찰 구성원의 분발을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다른 부처 보고 때 칭찬과 격려를 주로 내놓았던 것과 달랐던 분위기에 대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 더 노력해 달라는 말씀으로 안다”고 말했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새해 벽두에 남북한이 내놓는 메시지는 앞으로 남북관계를 읽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이자 북한 김정은 승계 첫해이기 때문이다. 1월 1일엔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2일엔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가 나온다.대통령 신년사에는 이 대통령이 22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남북관계는 얼마든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밝힌 기조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 대통령이 큰 틀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 신년사를 주목해서 보라”고 말했다. 전날 고위 당국자가 “천안함, 연평도 도발은 김정일이 최종 책임자”라며 후계자 김정은과 분리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단행된 5·24 대북 조치의 부분적 해제 등이 신년사에 담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관건은 하루 전에 나올 북한의 메시지다. 북한이 최근 기조대로 ‘불바다’ 운운하며 어깃장을 부릴 경우 남측 메시지도 수위 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사에 담을 각론을 고민하고 있다”며 “북한 신년공동사설을 보고 최종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가 김정일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를 신년공동사설에 반영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던 만큼 주목할 만한 대남 메시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김정일 업적 정리, 유훈관철 의지 표명이 70∼80%를 차지할 것”이라며 “상황이 변해도 대외적인 입장을 잘 바꾸지 않는 북한 특성상 대남, 대미 관계 언급은 원칙론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명분축적용 대남 유화 제스처는 있겠지만 겉치레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더욱이 북한은 지난해 1월 1일 신년공동사설,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로 잇달아 대화 공세를 이어갔지만 소득이 없었던 ‘학습효과’도 있어 과감한 대화 메시지를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시 남측은 ‘천안함, 연평도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북한의 대화 공세를 외면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김정일 사망’ 정국을 맞아 미뤘던 정부부처의 새해 업무보고를 다시 받으면서 일상적인 업무 체제로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효했던 ‘비상근무 제4호’를 해제했다. 정부 부처는 이번 결정으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외교 안보 국방 치안 담당 부서는 비상근무를 지속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당초 김정일의 영결식이 열리는 28일까지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비상근무 제4호를 앞당겨 해제한 데 대해 “국내외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을 우려하는 문의를 해오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연말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비심리 위축요소를 조금이라도 덜자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제 등장에 따른 대북정책 유연성 검토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인복지의 중심은 가정이고, 가정의 시스템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또 “노인들이 일자리를 고민할 때 본인이 쌓은 경력을 생각하면 생산적일 것이며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는 “우리 가정이 화목해야만 우리 사회가 밝아질 것이다. 모든 직장, 공직사회도 가정친화적인 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몰고 온 회오리가 한국 정치의 ‘불통 문화’를 흔들고 있다. 한번 성사시키려면 몸살을 앓아야 하는 여야 대표의 청와대 회담도 하루 만에 성사됐고, 야당은 국회로 돌아와 연말 예산안을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는 22일 본회의와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를 여는 등 비상 상황을 맞아 소임에 충실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일 뻔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새로운 활력을 얻어 국정을 주도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외형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합의처리 문화가 정착할지, 민생우선의 일처리 등 국민이 원하는 소통정치가 제 기능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와대에 모인 여야 지도부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 김진표 원내대표와 청와대에서 마주 앉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회담이 하루 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반응했다. 이 대통령이 2개월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의제로 야당 지도부를 초청했을 때 민주당은 “일방적인 한미 FTA 비준안 찬성 요구라면 의미가 없다”며 거부했다. 그만큼 김정일 사망 정국을 우려 속에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낸 기폭제가 된 것이다.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김정일 사후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태도를 밝혔다. 위기상황 초기 단계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 주민에 대한 위로 표시 △조문단의 제한적 허용 △전방지역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유보 결정을 그 사례로 들었다. 다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통화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후 주석은 우리뿐 아니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나라와도 직접 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거듭 소통에 문제가 없음을 항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06년 6자회담 당시 중국인들은 ‘북-중 정상 간에도 전화 통화는 않는다’고 할 정도로 전화 정상외교에 중국이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 사망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자 “북한 발표를 보고 알았던 게 사실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몰랐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사항이 있다. 하지만 억울하더라도 이를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청한 △한미 FTA 비준안 재협상 촉구 결의안 채택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개편 및 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원혜영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하겠다. (조문 등에 대해) 정부가 적절히 대응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대표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단체를 거론하면서 “북한 돕기에 나선 민간단체를 적극 활용해 북한과 신뢰회복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민간 차원 방북조문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6개월 만의 이명박-박근혜 독대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따로 배석자 없이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독대는 6월 3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국회 차원의 평양 조문(弔問)에 박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정부의 뜻에 따라줘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를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나 “(독대 자리에서) 현 시국과 예산국회 진행과 관련해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짤막하게 소개했다. 한나라당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박 위원장에게 이 대통령이 적잖은 배려를 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북한 상황에 대한 비중 있는 정보가 공유됐을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평소 지론대로 서민, 복지 정책 강화와 관련 예산 증액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크다. 박 위원장은 황영철 원내대변인을 통해 “회담 내용 중 밖으로 말씀 내놓지 못할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감한 정치적 내용이 오갔을지도 관심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위원장 중심의 당 운영에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국정운영에 있어 협조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편 박 위원장이 이날 출판기념회를 연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이재오 전 특임장관에게 축전을 보낸 것도 화제였다. 박 위원장은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라며 “이 의원님이 미래 희망 책임의 정치를 통해 우리 정치와 국가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 박 위원장이 화합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이명박 정부가 꽉 막힌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 후 내년 상반기 정식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 “(며칠 동안 정부가) 취한 조치들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이기 위함이고 북한도 이 정도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사회가 안정되면 이후 남북관계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김정일이 최종 책임자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책임자인 김정일은 죽었지만, 김정은이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할지는 확실한 정보가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명확하게 김정은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문제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을 구분해 설명한 것이다. 다시 말해 김정일이 사망함으로써 천안함 연평도 사건 사과 문제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이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남북관계를 원하느냐, 비핵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정하고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넓어질 것이다. 지금은 ‘관망 모드’다”고 말했다.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할 2012년에 한반도의 역사가 새로 쓰일 것이란 점에서 민족의 장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큰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란 의무감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MB “정부 조치, 北적대시 않는다는 것 보여줘” ▼이에 따라 ‘김정은 체제’를 부인할 게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가 부자손(父子孫) 3대 세습, 주민의 굶주림, 폭압정치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현 상황의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인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의 이런 기류는 핵무기 개발,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무력 도발행위를 단호히 규탄해 온 그동안의 원칙을 훼손시킨다는 보수 지지층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형성된 것이다. 한 참모는 “북한의 변화를 도모할 새로운 창이 열린 지금 타이밍을 놓친다면 ‘더 큰 손실’이라는 생각에 이 대통령이 끌리고 있다”며 “실제 청와대 내엔 보수층의 비판을 받게 되겠지만 피해가지 않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유연성이 필요한 국면은 맞았지만 아직 북한의 태도를 엿볼 단서가 없어 방향은 최종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년사(1월), 김정일 탄생 70년(2월), 김일성 탄생 100년(4월)을 통해 북한이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상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이 대통령이 신년 연설을 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유연한 대북인식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남은 10일 안팎의 기간에 북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변화의 틀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김정일 사망 이후 진행한 토론을 통해 ‘안보위기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김정일 사망 정국에서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안보위기 국면을 맞아 최고지휘관인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시시콜콜하게 설명될수록 불필요한 오해를 살 개연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자칫 민감한 시기에 국론분열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일 사망 사실이 확인된 19일 청와대 입장을 짧게 설명한 후 기자들의 각종 질문에 “이미 발표하고 설명한 내용 이외에 추가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20일 김정일 조문 여부에 대한 정부 담화문 발표를 앞두고는 아예 대통령수석비서관급 고위 참모들에 대한 전화 취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정부 담화문 발표 일정도 3분 전 기자들에게 통보됐다. 류 장관은 2∼3분간 담화문을 읽은 뒤 발표장을 떠났다.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말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이리저리 설명하지 않는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일반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벌어진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초기 상황 관리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천안함 폭침사건 때는 고위 참모가 “북한의 소행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해 불필요한 논란을 빚었다. 나중에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일엔 이 대통령이 마치 “확전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와 여론의 호된 비판을 샀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관련해 “온 세계가 동시에 알았다. 정상들을 통해 들어 보니 다들 똑같은 시점에 알게 됐더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19일 낮 12시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파악한 것처럼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조차도 그 시점에 알았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7대 종단 대표들을 만나 “국론 분열을 막도록 종교계가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최근덕 성균관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가 19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최고위급 인사로부터 ‘한국이 북한 방송을 보고 알았다지만 우리도 한국보다 먼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18, 19일 이틀에 걸쳐 장쑤(江蘇) 성으로, 대북외교의 핵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9일 아침에 미얀마 출장을 떠난 것이 중국 정부도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온 세계가 동시에 알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층에게만 김정일 사망 사실을 전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엔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설명하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에서 원혜영 공동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나온다. 당초 청와대 회동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빠졌다. 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이 선진당을 제외시킬 것을 주장했다고 하는데 이는 자당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정치행태”라며 “청와대가 민주통합당에 끌려다니며 결정을 번복한 것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도 “청와대가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만 상대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인 기준이 아니다”라며 “통합진보당은 일정한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청와대가 큰 세력과만 이야기하고 작은 세력과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소통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원혜영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민간 조문단 범위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중심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민주통합당 측은 설명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 사망’ 확인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2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의 일반주민’을 향해 위로의 뜻을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자체에 대한 공식적인 조의(弔意)를 내놓지는 않았다.정부는 또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 차원의 방북 조문도 불허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한해서는 방북을 허용하기로 했다. 북한은 과거 깊은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각각 2009년, 2003년 숨졌을 때 공식 조문단을 서울로 보낸 바 있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이 예상된다.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가 끝난 직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부 담화문을 발표했다.청와대는 이날 장관회의 전 북한 주민과 한국민을 동시에 겨냥한 담화문을 발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속하게 결정하고 △남남갈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큰 원칙이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등 자문교수단 8명과 조찬 회동을 갖고 ‘조문 논란’을 넘어서기 위한 조언을 들었다. 담화문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유연한 대응을” vs “독재자 조문 안돼”… 고육지책 선택 ▼또 “정부는 조문단을 안 보내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과 정 전 회장의 유족에 대해서는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여사는 정부 발표를 듣고 “정부가 정말 잘했다. 우리가 가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이 전했다.정부가 나름대로 신속하게 방침을 정한 것은 조문 여부를 놓고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론분열을 막는 걸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평가다. 담화문은 ‘보는 각도’에 따라 공식 조의를 삼갔다고도, 우회적 조의를 표했다고도 해석될 수 있게 작성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기 국면에서 국론분열은 최악”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사실 정부가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선 2030세대의 정서를 감안해 “조문 문제에 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접수됐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장래가 불확실하다는 점에 젊은 세대가 불안해하는 만큼 최소한 이명박 정부가 ‘상황 관리’에는 성공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나름대로 중립적 방안을 취했다. 가깝게는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 멀게는 아웅산 테러(1983년), KAL기 폭파사건(1987년)에 대한 김정일 책임론을 감안해 그를 직접 언급한 조의는 표할 수 없다는 쪽으로 정리됐다.정부는 통상 12월 23일 시작되는 전방지역 초대형 성탄절 트리의 점등을 자제하도록 기독교계에 건의하겠다는 뜻도 담화문에 담았다. 북한은 그동안 수십 m 높이의 초대형 성탄절 트리의 화려한 불빛이 전방에 배치된 북한군과 주민에게 자극적이라는 점에서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왔다. 김정일 영결식이 열리는 28일에 화려한 불빛을 북쪽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담았다.군 당국은 이날 군 선교연합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교계에 이러한 뜻을 전달했고, 수용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점등 유보 기간에 대해 ‘금년에는’이란 표현을 썼지만 ‘올겨울’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트리는 1월 중순까지 불을 밝혔다고 한다. 정부 내에서는 한때 “영결식이 끝나는 29일부터는 재점등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담화문에는 전날에 이어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안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유지해주기 바란다”는 국민에 대한 당부가 빠지지 않았다. 류우익 장관은 또 “군은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북한에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흔들림 없는 상황장악력을 강조했다.정치권은 정부의 결정을 대체로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한나라당은 정부 담화문 내용에 대해 조의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도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뉴스가 나온 첫날 조의를 밝힌 민주통합당은 “정부가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보낸다는 조의를 표명한 것은 참으로 잘한 것이다. 남북관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원혜영 임시 공동대표는 21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양당의 동시 방북 조문’ 가능성을 타진할 생각이지만 한나라당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북이 불허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아직 불허가 확정됐다는 말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주역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방북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과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 노 전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권 여사가 함께 방북했으면 좋겠다는 게 이 여사의 생각”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결정할 일인 만큼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정부 담화문 全文 ::국민 여러분, 정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방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면서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현재 우리 군은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북한에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안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정부는 북한이 애도기간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12월 23일로 예정했던 전방 지역에서의 성탄 트리 점등을 금년에는 유보하도록 교계에 권유하기로 했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는 현 북한 상황과 관련하여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이어서 조문단 방북에 관한 통일부의 방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다만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입니다.}

정부는 19일 ‘김정일 사망’이 초래할 수 있는 안보위기 국면을 맞아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군 당국은 주한미군과의 협력 강도를 높이되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은 현재의 3단계에서 격상하지 않기로 했다. 북한의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전인 이날 오전에는 북한이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한 사실이 정보당국에 포착됐다. 정부 관계자는 “군 당국이 추적해 온 사안으로 성능 개량을 위한 시험발사로 추정된다. 김정일 사망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KN-06 단거리미사일로 약 100km를 날아 동해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하고 한반도 안정을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섰다.▼ MB, 긴급안보회의 소집… ‘워치콘’은 3단계 유지 ▼이 대통령은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3개 정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초당적 대처를 당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유동적인 상황임을 감안해 회동 일정을 연기했다.○ 이 대통령 “평화와 안정” 강조이 대통령은 19일 오후 3시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사태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도록 대비를 철저히 하고 국제사회와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통령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내년 경제전망치가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가신용도가 영향 받지 않아야 한다”며 “연말연시에 경제, 특히 소비가 위축되면 서민생활에 영향이 큰 만큼 국민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도록 각 부처가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10분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동요 없이 경제활동에 전념해 달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또 복지근로자 격려 일정을 포함한 모든 일정을 취소했고 20일에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를 연기했다.이 대통령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후 2시), 노다 일본 총리(오후 2시 50분)와 잇따라 통화하며 한미일 3각 공조 의지를 다졌다. 또 오후 5시쯤에는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향후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북한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 온 중국 정부와는 이날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중 간 조율은 정상끼리가 아닌 양국 외교장관 사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미 군 당국, 공조체제 강화정승조 합참의장과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은 19일 오후 합참에서 긴급 회동해 한미 공동 대응을 다짐했다.서먼 사령관은 오후 3시 20분경 합참 지휘통제실을 찾아 40분간 북한 및 북한군의 동향 정보를 공유하고 양국 군의 공조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워치콘’을 3단계로 유지해 안정적인 군사태세를 취함과 동시에 양국 연합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해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지도자가 사망해 북한 내부에서도 충격이 있는 만큼 불필요한 위기감을 조성하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북한군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군 당국은 “북한군 초소에 조기가 게양된 것으로 관측됐지만 도발로 판단할 움직임은 식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제당국, ‘실물경제 관리’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상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생필품 사재기 등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정부는 제1차관을 팀장으로 6개 반으로 구성된 관계기관 비상대책팀을 당분간 운영하기로 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긴급 실물경제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북한 리스크에 따른 산업시설 점검 및 경제정책을 모니터링할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다.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북한으로부터 해킹,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등 각종 인터넷 침해 사고 가능성에 대비해 ‘사이버 위기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 국민의 안위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가 대외적으로 미칠 파장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행정안전부는 이날 공무원 비상근무 제4호를 발령했다. 모든 공무원은 연가를 자제하고 행안부 장관이 통보하는 내용에 따라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행안부는 이번 비상근무 명령에 따라 정부 부처의 실·과·팀별로 필수인력 1명 이상은 24시간 근무하도록 했다. 서울시도 오후 2시부터 24시간 비상대비체제에 돌입해 정수장, 지하공동구, 주요 통신시설과 지하철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김정일 사망’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정보수집 및 판단 능력의 부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북한이 ‘특별 방송’을 예고한 19일 오전 10시 부랴부랴 상황 파악에 나섰지만 안보 당국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중대 방송’은 이따금 나오는 반면 ‘특별 방송’ 형식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처음이란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는 예후였다.하지만 청와대의 움직임에선 급박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대통령은 71세 생일을 맞아 아침에 참모들과 케이크를 잘랐다. 수석비서관회의 때도 북한 동향을 논의했다는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이 대통령이 낮 12시 조선중앙TV ‘특별 방송’을 직접 시청했는지, 방송 전에 김정일 사망 소식을 보고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그 시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어떻게 파악했는지는 일일이 설명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결국 “청와대는 몰랐다”는 게 좀 더 사실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사망 시간인 17일 오전 8시 반부터 무려 51시간 반 동안 북한의 권력 공백을 몰랐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정보 부재 속에 이 대통령은 김정일 사망 4시간 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나 정승조 합참의장도 안보위기를 상정한 행보와는 거리가 있었다. 김 장관은 오전 내내 국회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나 국방개혁법안을 논의하다가 낮 12시 20분 국방부 상황실로 돌아갔다. 정승조 합참의장도 전방부대를 순시하던 중 이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급히 귀경했다. 김태효 대통령대외전략비서관은 마침 18일 맹장수술을 받았고 병가를 하루 쓴 뒤 20일 출근한다.정보 전문가들은 “후계구도가 안정화되기 전 상황인 만큼 김정일 유고는 극소수에게만 알려졌을 것”이라며 불가항력이란 점을 호소하고 있다.실제로 북한의 미국 내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북한 유엔대표부도 TV 보도 이후에야 사망 사실을 알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현지 시간 일요일 오후 11시에 나온 깜짝 뉴스 직후 현지 언론의 방송카메라에 유엔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들이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잡혔던 것이다.그렇다고 해도 한국 정보당국이 중국이나 미국 등 주요국과의 정보공유가 아니면 북한 내부의 민감한 사정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1차 북한 핵실험 계획도 북한이 중국 등 제3국에 알려준 것을 전달받는 방법이 유일한 창구였고, 2차 실험 땐 그나마도 정보를 받지 못했다. 올 5월 20일 김 위원장의 중국 동북 3성 방문 때도 우리 정부는 출발 이후 4, 5시간 동안 “3남인 김정은이 동행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다가 비판을 자초했다.한미 간 정보공조가 없었다는 점에서 미국도 김 위원장의 사망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사전 통보를 받았을 개연성이 높다. 미국 CNN은 중국 정부가 김정일 사망을 미리 알았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류웨이민(劉爲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사전 통보를 묻는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소집해 북한 내 급변사태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오후 일정은 전면 취소됐다. 김 위원장의 사망에 따라 전 군은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다. 합동참모본부는 즉각 위기조치반 및 작전부서 관계자들을 긴급 소집해 경계태세 강화 방안을 논의한 뒤 비상경계태세 강화조치를 하달했다. 한미 군 당국은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현재 전방지역의 북한군이나 북중 국경지대에서 특이 동향이 포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모든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중앙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휴가와 여행 등이 엄격히 제한되며 언제든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비상 연락망을 가동해야 한다. 외교통상부도 전체 재외공관에 비상대기 체제에 돌입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1시 현재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 지하 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류우익 통일부 장관, 김관진 국방부 장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점심 식사를 취소하고 급히 청와대로 들어와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미래 협력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을 강하게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날 교토(京都) 영빈관에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일 양국은 공동번영과 역내 평화, 안보를 위해 진정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 걸림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데 진정한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할머니들의 마음을 풀어주지 못해 한국과 일본의 미래관계에 걸림돌이 생겨선 안 된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한일정상회담 발언 90% 위안부에 할애 ▼양국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는 종종 거론됐지만 이날처럼 이 문제만 고강도로 거론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57분 동안의 회담에서 의례적 인사말을 제외한 발언의 90%를 위안부 문제에 할애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노다 총리는 이에 “(한일 수교협상 때 완전히 종결된 사안이라는) 우리의 법적 입장은 반복하지 않겠다. 일본은 인도주의 배려를 해 왔고 앞으로도 인도주의 견지에서 지혜를 내겠다”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한 걸음 더 나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평화비가 세워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통령께 철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조금만 관심을 보였다면 안 일어났을 일로, 성의 있는 조치가 없으면 (위안부) 할머니 한분 한분이 돌아가실 때마다 제2, 제3의 평화비가 세워질 것”이라고 맞받았다.그러자 노다 총리는 정상회담 뒤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상이 한국 국회의원의 독도 방문 등에 대해 항의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한일 정상 만찬이 시작되기 전 수행원 대기 장소에서 겐바 외상이 비공식적으로 얘기를 걸어왔다”면서 “겐바 외상은 독도 구조물 설치와 국회의원 방문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소개했다.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7일 오사카 동포간담회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영원히 한일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교토=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