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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연설에서 집권 4년차인 지난해 잇따라 터진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사과는 취임 후 네 번째이며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는 대선 과정에서 대기업에 손을 내민 적이 없다. 권력형 비리가 없는 정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점에서 “가장 뼈아픈 사과”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친인척이나 측근과 같은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그 대신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 2월에 따로 기자회견 등의 형식을 통해 친인척 비리 등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당초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잡았던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었지만 12월 19일 김정일 사망 발표에 따라 ‘연내 사과’의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신년 연설은 국정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여서 (사과 대상에 대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몇 차례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2008년 5, 6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촛불시위를 부르자 연달아 사과의 뜻을 밝혔다. 2009년 11월에는 TV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 때 세종시를 원안대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뒤집게 된 점에 대해 “원안대로 하겠다고 했던 발언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 이후 “결과적으로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을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다. 우리는 (북한에) 기회의 창을 열어놓고 있다”며 김정은 체제의 북한 지도부에 변화를 촉구했다. 또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를 우려하며 “올해는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 성장도 중요하지만 물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한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서다. 》● 안보 분야“北 핵 활동 중단하는대로 6자회담 재개 가능”“한반도 평화, 남북한이 해결”… 주도역할 의지이번 연설은 김정일 사망 후 이 대통령이 앞으로 대북정책을 어떻게 끌고 갈지를 처음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고위 안보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에는 외교, 국방, 통일 장관 이외에 원세훈 국가정보원장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진행해온 핵 활동을 중단하는 대로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6자회담 합의를 통해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하는 한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통일은 (주변 강대국이 아닌) 한반도의 주인인 남북한이 해결할 과제다. 주변국도 기꺼이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한 것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반도의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과 가까운 중국이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우리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또 적극적인 남북 교류 의지를 갖고 있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을 중심으로 올 한 해 △인도적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방식의 남북 접촉이 추진될 가능성을 전제로 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북정책의 골간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톤은 바뀐 게 맞다. 우리가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는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거나 5·24 대북 제재조치가 곧 풀린다고 넘겨짚으면 틀린다”고 말했다. ● 민생 분야“물가부터 잡겠다” MB노믹스 사실상 폐기대학생 임대주택 1만채 등 2030정책도 제시이 대통령은 상당 부분을 2030세대의 민생정책에 할애했다. 특히 예산 규모, 채용 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신년 연설 때는 국민이 이명박 정부의 성적을 잘 몰라준다는 생각에 ‘자랑’으로 비칠 만한 내용을 더러 넣었지만 올해엔 대폭 줄였다”고 말했다. 연설문을 ‘겸손 모드’로 작성했다는 얘기다. 연설에는 △올해 신학기 시작 전에 대학가에 대학생용 임대주택 1만 채 공급 △공공부문 신규채용을 지난해 1만 명에서 1만4000명으로 확대 △취업을 전제로 한 인턴 4만 명 채용 등 구직 기회를 박탈당한 20대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정책이 다수 담겼다. 또 이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3%대 초반’이라는 물가억제 목표를 거론했다. 1년 뒤면 달성 여부가 확인되는 만큼 참모들로선 “대통령 말이 틀리면 부담된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이 대통령이 관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성장도 중요하지만 물가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해 ‘이명박=성장주의자’라는 세평을 뒤집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장 없이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성장을 등한시한다는 게 아니다. 물가 인상이 서민의 삶에 영향이 큰 만큼 강한 정책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오늘 제시한 (민생) 과제들의 추진 내용을 분기별로 국민 보고 형식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철저한 이행을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이다. ● 정치 분야“공정 선거관리”가 전부… ‘관여 않겠다’ 뜻인듯정치 분야에 대한 언급은 “역사적 책임을 갖고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겠다”는 게 전부였다. 총선과 대선이 치러지는 2012년 여의도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난해에도 정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때는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인 만큼 일에 매진하겠다’는 의미가 컸다. 이 대통령은 다만 “어렵게 항해하는 ‘대한민국호’가 소모적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올해로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20년. 1992년 8월 24일 수교할 당시만 해도 양국 관계가 지금처럼 밀접하게 교직되고 양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한국전쟁 당시 총부리를 겨누었던 두 나라는 수교 20년 만에 서로 없어서는 안 될 이웃이 됐다. 그렇다고 한-중 관계가 줄곧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어찌보면 수교이후 양국의 역사는 수많은 갈등과 충돌로 점철됐고 그늘도 여전히 깊다. 요즘도 양국은 곳곳에서 뿌리깊은 불신과 경계심을 확인하고 있다. 어느덧 성년으로 접어드는 한-중 관계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짚어봤다. 》 # 중국 베이징(北京)의 컴퓨터회사에 다니는 주제(朱杰·25) 씨는 한 달에 한두 번 노래방(중국에선 KTV라 부른다)에 간다. 한류를 통해 노래방이 소개되고 한국 가요반주기가 들어오면서 중국 젊은이들의 놀이문화가 바뀌었다. 현재 중국의 하드디스크 방식 가요반주기 시장에서 한국 제품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외교적 수치심을 느꼈다.” 작년 5월 제주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간 회담에 배석했던 한 한국 정부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천안함 폭침사건이 북한의 소행임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견해를 고집한 중국에 큰 실망을 했다는 얘기다. 대(對)중국 외교는 한국 외교관의 무덤으로까지 불린다. 민감한 일은 많은데 중국을 상대하기가 날로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특파원을 오래 지낸 중국 언론인은 올해로 수교 20주년을 맞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한마디로 “수근유원(雖近猶遠) 이교난심(易交難深)”라고 표현했다. 가깝지만 아직 멀었고, 교류하기는 쉽지만 깊어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 특별한 이웃이 되어버린 밀접한 교류 한중 양국의 밀접한 관계를 말할 때 ‘가장 많은 자녀를 상대방에 맡기는 이웃 나라’라는 표현을 쓴다. 2010년 말 기준 중국 내 한국 유학생(대학 이상)은 약 6만3000명, 한국 내 중국 유학생은 약 5만8000명으로 각자 자국 내 외국인 유학생 중 가장 비중이 크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11년 3월 말 현재 한국어학과(조선어학과)가 개설된 중국 대학은 97곳에 이른다. 한국 대학에 개설된 중국어과보다 더 많다. 경제는 양국의 상호협력과 상생을 보여주는 대표적 분야다. 한국의 대중 경제관계는 ‘중국에서 가공 후 수출(made in china)’에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made for china)’를 넘어 ‘중국 기업과의 상생협력(made with china)’ 시대를 향한다. ‘중국과 함께’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나라는 그다지 많지 않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조직인 중국한국상회 박근태 회장(CJ중국본사 대표)은 “양국 기업이 협력해 중국뿐 아니라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한국 공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동안 양국 간 자본 이동은 한국의 ‘짝사랑’에 가까웠다. 수교 이후 19년 동안 한국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495억 달러(2011년 11월 말 현재)지만 중국의 대한(對韓) FDI는 누적으로도 약 33억 달러(2011년 9월 누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추세는 고무적이다. 중국의 대한 FDI는 2007년 연간 3억 달러를 처음 넘었고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FDI는 약 24억 달러 수준이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4년 전부터 중국 자본의 한국행 물꼬가 터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의 제3 무역상대국(홍콩 제외)이고 중국은 한국의 제1 무역상대국이다. 한국 통계에 따르면 1992년부터 2011년(11월 말 현재)까지 교역규모가 무려 32배나 커졌다. 국민의 상호 교류는 지난해 600만 명에 이른다. 매일 1만6000명이 서로 오간다는 얘기다. 양국을 잇는 항공기는 주당 700여 편이다.○ 서로에게 스며든 문화 중국의 한류에 불을 지핀 건 한국 가요와 드라마였다. 지금은 한국 음식,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태권도, 화장품, 의류 등으로 확산됐고 ‘한반(韓版)’이라는 신조어를 낳았다. 한국산 의류를 뜻하던 한반은 한류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한국식 화장 등 한국식 생활문화를 통칭하는 뜻을 담게 됐다. 중국 최대 소비층인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 세대들에게 한반은 필수 아이템이다. 한국인이 많이 몰려 사는 베이징(北京) 왕징(望京)의 미용실에서는 한국인 미용사가 머리를 깎아주면 약 80위안, 중국인 미용사는 30위안 정도로 차이가 크다. 한국의 유명 스타처럼 꾸민 중국 청소년들이 한국인 미용사를 찾아 머리 손질을 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초에 완공된 랴오닝(遼寧) 성 선양(瀋陽) 시 황구(皇古) 구의 아파트는 전체 2100가구 중 400가구가량에 온돌이 깔려 있다. 중국 아파트는 원래 라디에이터를 이용해 난방을 한다. 한국식 온돌의 탁월한 난방과 건강효과가 알려지면서 온돌을 까는 중국인 가정이 늘고 있다. 베이징 순이(順義) 구에 짓고 있는 한 아파트단지는 아예 ‘한국식 온돌’이라는 점을 홍보 포인트로 한다.○ 힘세지는 중국, 불안한 한국 하지만 외교·안보 분야에서 한중 관계는 차갑기만 하다. 양국 국가원수가 상호 방문을 하고 군사교류도 활발히 진행되지만 아직 근본적인 신뢰가 구축되지 못했다. 한국인들은 중국의 커지는 힘을 우려한다. 중국이 주장하는 아시아적 세계질서가 옛 조공 질서의 회복을 꿈꾸는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중국은 중국대로 ‘밥은 우리 집(중국)에서 먹고, 사귀기는 미국과 사귄다’고 불만이다. 한국의 뒤에는 미국이 있어 결정적 순간에 중국에 등을 돌릴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의 한중 관계는 어찌 보면 ‘불완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보인다.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양국 관계에서 경제적 상호이익이 균형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 안보상의 세력 균형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굴기(굴起)와 미국의 견제, 중국의 북한 끌어안기와 한미 동맹 강화가 복합 작용한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중국이 한국을 볼 때 미국의 그림자가 비치는 상황 속에서 한중 관계는 계속 불안한 요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1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축전 교환 형식으로 새해 메시지를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며 “20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더욱 밝은 장래를 후 주석과 함께 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는 가까운 이웃으로 우호 교류는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다”며 “수교 이후 관계는 전면적으로 빠르게 발전했고 정치적 상호신뢰가 부단히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중 중국을 국빈 방문해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김정일 사망에 따라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으로 바뀐 상황을 맞아 “한반도의 미래를 만들어갈 주체는 (주변 강대국이 아닌) 남북한”이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기존의 대북 원칙을 재천명하지만 북한을 향해 ‘기회의 창’이 계속 열려있다는 점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TV로 생중계되는 신년연설은 이 대통령이 김정일 사망 후 처음으로 국민 앞에 대북정책을 설명하는 자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한반도의 앞날을 책임지는 주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남한과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포스트 김정일시대’를 준비하고 이 과정에 중국이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겠지만 결코 팔짱을 낀 채 지켜보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김정일 사후일지라도 중국이 북한의 미래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은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된다”며 강한 개입 의지를 보여 왔다. 이번 연설에서 획기적인 대북 제안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리더십 교체기의 북한에 기회를 주자는 차원에서 ‘북한의 생각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렸다’는 점은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30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낸 뒤 1일까지 3일째 이명박 정부를 비방하는 글을 쏟아낸 데 대해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대남 비방은 ‘복잡한 내부 사정을 덮기 위한 대외 선전용’이라는 평가에서다. 한 당국자는 “부자손(父子孫) 3대 세습을 통한 정권교체라는 게 결코 손쉬운 일이 아닌 만큼 그런 속사정을 모르지 않는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지난해 12월 30일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나라를 굳건히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2012년 임진년 신년사에서 “국민 여러분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이 대통령은 “작년 한 해 물가, 일자리 문제로 참으로 국민 여러분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국민들을 위로했다. 이어 전날 새해 화두로 정한 임사이구(臨事而懼·어려운 시기에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성사시킨다)를 설명하면서 “함께 힘을 모아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이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신년 인사를 맺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판세는 매우 유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총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1.9%는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야권통합으로 창당된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23.2%였다. 기존 정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도 13.5%나 됐다. 반면에 민주노동당 등이 참여한 통합진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3.6%로 낮았다. 자유선진당은 1.5%로 조사됐다. 일단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한나라당이 최근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민주당이 합쳐 탄생한 민주통합당보다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 놓고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을 달고 나온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긴 어렵다.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부동층 비율이 26.3%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은 대개 야권 성향을 띤다. 다만 야권이 민주통합당과 진보통합당으로 분열돼 있는 데다 무소속 후보 지지율도 만만치 않아 지역구별로 다자대결이 벌어질 경우엔 한나라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 후보 지지 성향은 40대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40대의 28.8%, 50대의 38.1%, 60대 이상의 49.4%가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20대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25.1%)가 한나라당 후보 지지(23.6%)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현 정부에 대해 가장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30대에선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 응답자(28.8%)가 한나라당 후보 지지(20.6%)보다 8.2%포인트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한나라당 후보 지지율(24.4%)이 전국 평균(31.9%)을 밑돌았다.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율도 21.7%로 전국 평균(23.2%)에 미치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대구·경북(57.0%)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부산·울산·경남(34.5%)에서는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민주통합당은 역시 호남(45.0%)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으며 부산·울산·경남(19.9%)에선 아직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추진하며 당명 교체를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당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명을 바꾸는 것이 지지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은 55.6%로 나온 반면에 ‘당 지지율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응답은 19.2%에 그쳤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렸다. ‘민주통합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2.1%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통합으로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권력쟁취를 위한 이합집산으로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도 40.9%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최근 친노 세력이 주축인 시민통합당,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함께 민주통합당을 창당했다. 긍정적 의견은 40대 남성과 20대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정적 답변은 50대와 60대 이상 남성에서 많았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우리 국민은 향후 남북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체제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우리 정부가 고수해온 북한의 ‘선(先)사과’에 매달리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작년 1월 발표된 본보 여론조사 때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유지하라’(47.3%)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온건한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48.4%)는 응답이 엇비슷했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결과다. 김정일 사망 및 후계자 승계 과정에서의 북한 내 권력다툼 가능성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실제 상황’으로 현실화하면서 불안 요인을 정부가 관리해 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체제 오래갈 것” 응답자의 56.4%는 “북한은 무너질 사회가 아니며 중국도 지원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당분간 유지되지만 2, 3년 내로 무너진다”는 답변(28.9%)이나 “내부 권력투쟁과 민심 이반으로 1년 안에 무너진다”는 응답(4.3%)보다 훨씬 많았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높이 내다본 응답은 30∼50대 남성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응답성향은 한나라당 지지층 혹은 자신을 보수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54.9%와 보수성향 응답자의 55.7%가 ‘오랜 지속’을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20대 남성은 9.8%가 ‘1년 내 붕괴’를 전망했다. 20대 남성은 지난해 발생한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계기로 북한 체제에 대해 젊은층 가운데 비판적인 의식이 가장 높은 그룹이다. ○ “김정은의 태도 봐 가며 대화해야” 이명박 정부가 3대 세습을 통해 집권하는 김정은 체제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북한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응답자의 47.9%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정은을 대화상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답변(32.5%)도 적지 않았다. “대화상대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김정은 인정’ 응답이 평균(32.5%)보다 낮은 22.9%였다. 반면에 민주통합당 지지층에서는 “인정하라”는 답변(44.5%)이 평균보다 높았다. “태도를 봐가며 판단하라”는 답변(43.3%)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조금 더 높은 점이 눈에 띈다.○ “북한 사과에 얽매일 필요 없다” 응답자의 53.3%는 “북한의 사과에 얽매이지 말고 남북관계를 전향적으로 풀 때가 됐다”고 답했다. 반면 37.3%는 “북한의 사과가 없으면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면 안 된다”고 답했다. 보수층 및 한나라당 지지자,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지층은 양쪽 의견이 오차 범위 내에서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3040세대에서 남북관계의 전향적 관리 요구가 컸다. 386세대가 주축이 된 40대 남성은 ‘사과에 얽매이지 말라’는 응답이 65.8%에 이르렀다. ‘사과 필요’(41.0%)의 응답이 ‘얽매이지 말라’(39.4%)보다 더 많은 연령층은 60대 이상이 유일했다. 다만 20대 남성층에서는 ‘북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4.3%로 전체 성별 연령별 그룹 가운데 사과 요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는 29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신년 화두를 임사이구(臨事而懼)로 정했다. 어려운 시기, 큰일을 맞아 신중하고 치밀하게 지혜를 모아 일을 잘 성사시킨다는 뜻이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김정일 사망에 따라 격동이 예상되는 한반도 상황 등 국내외 안보·경제 위기국면을 맞아 신중하고 치밀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세종실록에 나온다. 재위 31년을 맞은 세종이 “옛사람은 큰일을 당하게 되면, 반드시 두려움과 같은 엄중한 마음을 지니고 동시에 지모(지혜)를 내어 일을 성사시키라고 했다”고 말한 기록이 있다. 신중함을 강조한 이 말에서 1년 전 이맘때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낸다’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을 화두로 제시할 때의 자신감과는 적잖은 거리감을 찾을 수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시화연풍(時和年豊·화평한 시대를 열고 해마다 풍년이 들도록 함), 2009년에는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기회로 삼아 잘못됨을 고침), 2010년에는 일로영일(一勞永逸·지금의 노고를 통해 안락을 누림)을 신년 화두로 제시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꺼내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구상은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일반 국민과 달라선 안 된다”는 기본적인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누구라도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는 헌법 44조 1항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결과 1992년 출범한 14대 국회 이후 30건 안팎의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됐고, 그때마다 소집된 임시국회는 ‘방탄 국회’라는 오점을 남겼다. 비대위는 의원총회를 통해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결정짓겠다는 생각이다. 의총 결정이 헌법상 권리를 제약할 수 없는 만큼 법률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해당 의원’이 정치적 부담을 느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헌법을 제약하자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이 스스로 결의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검찰이 28일 내놓을 디도스 사건 수사 결과가 첫 적용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혹시라도 검찰이 한나라당의 특정 정치인 이름을 거론하고 당사자가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당이 방패막이 역할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튼 한나라당은 앞으로 당 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제출되더라도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지기 어려워졌다. 한나라당은 “장기적으로는 (민주당 등 야당을 포함하는) 국회로 확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불체포특권이 헌법 조항이라고 해서 개헌 논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대한변협이 과거 대안으로 제시한 것처럼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뒤 일주일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국회가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식의 국회법 개정이 시도될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앞으로 국회의원들의 각종 특권 포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헌법상 면책특권이다. 그동안 국회에서 진행된 무책임한 폭로전을 가능하게 한 이 조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정치문화 선진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는 대구 한 중학생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청와대 대책반(TF)을 구성해 27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대책반은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학원폭력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각한 단계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지시한 데 따라 만들어졌다. 첫 회의에는 정일환 교육비서관을 중심으로 정무, 사회통합, 고용복지 등 3개 수석비서관실 소속 비서관 6, 7명이 참석했으며 향후 수석비서관이 참석하는 회의로 격상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도 구성할 예정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대구 중학생의 자살을 부른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학원폭력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각한 단계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일선 교육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범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대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27일 범정부 차원의 대응팀을 구성해 첫 회의를 열고 곧 전국 16개 시도교육감회의를 긴급 소집해 현장 중심의 해법 마련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 대응팀은 앞으로 직접 학교를 방문해 상황을 세밀히 살필 계획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르면 내년 6월부터 300만 원 이하 벌금은 신용카드로 낼 수 있다. 또 내년 12월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대해서도 집행유예 제도가 도입된다. 현행법상 벌금은 현금 납부만 가능하다. 벌금형 집행유예도 불가능하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26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2년 법무부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법무부가 두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서민 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벌금을 신용카드로 내면 한 달 정도 납부 기간이 유예되는 효과가 있다”며 “벌금을 못 내 노역장에 유치되는 서민이 줄어들어 서민 생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또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범죄 수사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선거범죄의 입건 및 구속 기준(양형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구체적인 기준은 내년 4월 총선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 선거 운동에 대한 단속 기준도 마련된다. 재외국민선거사범 대책과 관련해서는 내년 2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를 중심으로 재외선거수사전담반을 설치해 수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일본 등 재외공관에 선거사범을 수사하기 위한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력범죄 대책도 마련된다. 법무부는 살인 강간살인 강도살인 등 생명파괴 범죄에 대해서는 아예 공소시효를 없애기 위해 내년에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다.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대상 범죄에 강도죄도 추가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보고를 들은 뒤 “검찰은 법치의 중심으로 조그마한 흠이라도 굉장한 지탄의 대상이 된다”며 검찰 구성원의 분발을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다른 부처 보고 때 칭찬과 격려를 주로 내놓았던 것과 달랐던 분위기에 대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 더 노력해 달라는 말씀으로 안다”고 말했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새해 벽두에 남북한이 내놓는 메시지는 앞으로 남북관계를 읽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이자 북한 김정은 승계 첫해이기 때문이다. 1월 1일엔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2일엔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가 나온다.대통령 신년사에는 이 대통령이 22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남북관계는 얼마든 유연하게 할 수 있다”고 밝힌 기조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3일 “이 대통령이 큰 틀의 변화를 생각하고 있다. 신년사를 주목해서 보라”고 말했다. 전날 고위 당국자가 “천안함, 연평도 도발은 김정일이 최종 책임자”라며 후계자 김정은과 분리 대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단행된 5·24 대북 조치의 부분적 해제 등이 신년사에 담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관건은 하루 전에 나올 북한의 메시지다. 북한이 최근 기조대로 ‘불바다’ 운운하며 어깃장을 부릴 경우 남측 메시지도 수위 조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사에 담을 각론을 고민하고 있다”며 “북한 신년공동사설을 보고 최종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북한 지도부가 김정일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를 신년공동사설에 반영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았던 만큼 주목할 만한 대남 메시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김정일 업적 정리, 유훈관철 의지 표명이 70∼80%를 차지할 것”이라며 “상황이 변해도 대외적인 입장을 잘 바꾸지 않는 북한 특성상 대남, 대미 관계 언급은 원칙론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명분축적용 대남 유화 제스처는 있겠지만 겉치레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더욱이 북한은 지난해 1월 1일 신년공동사설, 5일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로 잇달아 대화 공세를 이어갔지만 소득이 없었던 ‘학습효과’도 있어 과감한 대화 메시지를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시 남측은 ‘천안함, 연평도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북한의 대화 공세를 외면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김정일 사망’ 정국을 맞아 미뤘던 정부부처의 새해 업무보고를 다시 받으면서 일상적인 업무 체제로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19일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효했던 ‘비상근무 제4호’를 해제했다. 정부 부처는 이번 결정으로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해제했다. 하지만 외교 안보 국방 치안 담당 부서는 비상근무를 지속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당초 김정일의 영결식이 열리는 28일까지는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비상근무 제4호를 앞당겨 해제한 데 대해 “국내외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을 우려하는 문의를 해오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연말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비심리 위축요소를 조금이라도 덜자는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북한의 새로운 권력체제 등장에 따른 대북정책 유연성 검토의 연장선에서 나온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노인복지의 중심은 가정이고, 가정의 시스템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일”이라고 말했다. 또 “노인들이 일자리를 고민할 때 본인이 쌓은 경력을 생각하면 생산적일 것이며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는 “우리 가정이 화목해야만 우리 사회가 밝아질 것이다. 모든 직장, 공직사회도 가정친화적인 문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몰고 온 회오리가 한국 정치의 ‘불통 문화’를 흔들고 있다. 한번 성사시키려면 몸살을 앓아야 하는 여야 대표의 청와대 회담도 하루 만에 성사됐고, 야당은 국회로 돌아와 연말 예산안을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국회는 22일 본회의와 안보 관련 상임위원회를 여는 등 비상 상황을 맞아 소임에 충실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서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일 뻔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새로운 활력을 얻어 국정을 주도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외형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합의처리 문화가 정착할지, 민생우선의 일처리 등 국민이 원하는 소통정치가 제 기능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와대에 모인 여야 지도부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 김진표 원내대표와 청와대에서 마주 앉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회담이 하루 만에 성사됐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반응했다. 이 대통령이 2개월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의제로 야당 지도부를 초청했을 때 민주당은 “일방적인 한미 FTA 비준안 찬성 요구라면 의미가 없다”며 거부했다. 그만큼 김정일 사망 정국을 우려 속에 바라보는 국민의 눈길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낸 기폭제가 된 것이다.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김정일 사후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해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태도를 밝혔다. 위기상황 초기 단계의 안정적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 주민에 대한 위로 표시 △조문단의 제한적 허용 △전방지역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점등 유보 결정을 그 사례로 들었다. 다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통화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후 주석은 우리뿐 아니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나라와도 직접 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거듭 소통에 문제가 없음을 항변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06년 6자회담 당시 중국인들은 ‘북-중 정상 간에도 전화 통화는 않는다’고 할 정도로 전화 정상외교에 중국이 익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김 위원장 사망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자 “북한 발표를 보고 알았던 게 사실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몰랐다”며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사항이 있다. 하지만 억울하더라도 이를 얘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이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청한 △한미 FTA 비준안 재협상 촉구 결의안 채택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개편 및 교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원혜영 대표는 “어려운 상황에서 초당적으로 하겠다. (조문 등에 대해) 정부가 적절히 대응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대표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단체를 거론하면서 “북한 돕기에 나선 민간단체를 적극 활용해 북한과 신뢰회복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민간 차원 방북조문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6개월 만의 이명박-박근혜 독대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따로 배석자 없이 20여 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독대는 6월 3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국회 차원의 평양 조문(弔問)에 박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정부의 뜻에 따라줘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를 떠난 뒤 기자들과 만나 “(독대 자리에서) 현 시국과 예산국회 진행과 관련해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짤막하게 소개했다. 한나라당의 ‘구원 투수’로 등장한 박 위원장에게 이 대통령이 적잖은 배려를 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북한 상황에 대한 비중 있는 정보가 공유됐을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평소 지론대로 서민, 복지 정책 강화와 관련 예산 증액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크다. 박 위원장은 황영철 원내대변인을 통해 “회담 내용 중 밖으로 말씀 내놓지 못할 내용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감한 정치적 내용이 오갔을지도 관심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박 위원장 중심의 당 운영에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국정운영에 있어 협조를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한편 박 위원장이 이날 출판기념회를 연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이재오 전 특임장관에게 축전을 보낸 것도 화제였다. 박 위원장은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라며 “이 의원님이 미래 희망 책임의 정치를 통해 우리 정치와 국가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덕담을 했다. 박 위원장이 화합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이명박 정부가 꽉 막힌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식 후 내년 상반기 정식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여야 정당대표를 만나 “(며칠 동안 정부가) 취한 조치들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이기 위함이고 북한도 이 정도까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 사회가 안정되면 이후 남북관계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김정일이 최종 책임자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책임자인 김정일은 죽었지만, 김정은이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할지는 확실한 정보가 없어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명확하게 김정은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 정부가 요구해온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문제에서 김정일과 김정은을 구분해 설명한 것이다. 다시 말해 김정일이 사망함으로써 천안함 연평도 사건 사과 문제에서 유연한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한 것. 이 관계자는 “북한이 어떤 남북관계를 원하느냐, 비핵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정하고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이 넓어질 것이다. 지금은 ‘관망 모드’다”고 말했다.청와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할 2012년에 한반도의 역사가 새로 쓰일 것이란 점에서 민족의 장래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큰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란 의무감을 갖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 MB “정부 조치, 北적대시 않는다는 것 보여줘” ▼이에 따라 ‘김정은 체제’를 부인할 게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찾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정은 체제가 부자손(父子孫) 3대 세습, 주민의 굶주림, 폭압정치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현 상황의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인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의 이런 기류는 핵무기 개발,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무력 도발행위를 단호히 규탄해 온 그동안의 원칙을 훼손시킨다는 보수 지지층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형성된 것이다. 한 참모는 “북한의 변화를 도모할 새로운 창이 열린 지금 타이밍을 놓친다면 ‘더 큰 손실’이라는 생각에 이 대통령이 끌리고 있다”며 “실제 청와대 내엔 보수층의 비판을 받게 되겠지만 피해가지 않겠다는 용기가 필요한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다만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는 “유연성이 필요한 국면은 맞았지만 아직 북한의 태도를 엿볼 단서가 없어 방향은 최종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신년사(1월), 김정일 탄생 70년(2월), 김일성 탄생 100년(4월)을 통해 북한이 ‘포스트 김정일’ 체제의 구상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이 대통령이 신년 연설을 한다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유연한 대북인식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남은 10일 안팎의 기간에 북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변화의 틀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김정일 사망 이후 진행한 토론을 통해 ‘안보위기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김정일 사망 정국에서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안보위기 국면을 맞아 최고지휘관인 이명박 대통령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시시콜콜하게 설명될수록 불필요한 오해를 살 개연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자칫 민감한 시기에 국론분열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일 사망 사실이 확인된 19일 청와대 입장을 짧게 설명한 후 기자들의 각종 질문에 “이미 발표하고 설명한 내용 이외에 추가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20일 김정일 조문 여부에 대한 정부 담화문 발표를 앞두고는 아예 대통령수석비서관급 고위 참모들에 대한 전화 취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류우익 통일부 장관의 정부 담화문 발표 일정도 3분 전 기자들에게 통보됐다. 류 장관은 2∼3분간 담화문을 읽은 뒤 발표장을 떠났다.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말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이리저리 설명하지 않는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일반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벌어진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초기 상황 관리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천안함 폭침사건 때는 고위 참모가 “북한의 소행으로 볼 근거가 없다”고 해 불필요한 논란을 빚었다. 나중에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일엔 이 대통령이 마치 “확전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와 여론의 호된 비판을 샀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관련해 “온 세계가 동시에 알았다. 정상들을 통해 들어 보니 다들 똑같은 시점에 알게 됐더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19일 낮 12시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파악한 것처럼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조차도 그 시점에 알았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7대 종단 대표들을 만나 “국론 분열을 막도록 종교계가 협조해 달라”고 당부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길자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최근덕 성균관장,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 임운길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규형 주중 한국대사가 19일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최고위급 인사로부터 ‘한국이 북한 방송을 보고 알았다지만 우리도 한국보다 먼저 알지 못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18, 19일 이틀에 걸쳐 장쑤(江蘇) 성으로, 대북외교의 핵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19일 아침에 미얀마 출장을 떠난 것이 중국 정부도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온 세계가 동시에 알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한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중국 공산당의 최고위층에게만 김정일 사망 사실을 전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2일 오전 10시엔 청와대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설명하고 초당적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에서 원혜영 공동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나온다. 당초 청와대 회동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에 빠졌다. 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민주통합당이 선진당을 제외시킬 것을 주장했다고 하는데 이는 자당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정치행태”라며 “청와대가 민주통합당에 끌려다니며 결정을 번복한 것 역시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도 “청와대가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만 상대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인 기준이 아니다”라며 “통합진보당은 일정한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청와대가 큰 세력과만 이야기하고 작은 세력과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소통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원혜영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민간 조문단 범위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중심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민주통합당 측은 설명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정부는 ‘김정일 사망’ 확인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2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의 일반주민’을 향해 위로의 뜻을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자체에 대한 공식적인 조의(弔意)를 내놓지는 않았다.정부는 또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민간 차원의 방북 조문도 불허할 방침을 밝혔다. 다만,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한해서는 방북을 허용하기로 했다. 북한은 과거 깊은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이 각각 2009년, 2003년 숨졌을 때 공식 조문단을 서울로 보낸 바 있다.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이 예상된다.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가 끝난 직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부 담화문을 발표했다.청와대는 이날 장관회의 전 북한 주민과 한국민을 동시에 겨냥한 담화문을 발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신속하게 결정하고 △남남갈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큰 원칙이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등 자문교수단 8명과 조찬 회동을 갖고 ‘조문 논란’을 넘어서기 위한 조언을 들었다. 담화문은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유연한 대응을” vs “독재자 조문 안돼”… 고육지책 선택 ▼또 “정부는 조문단을 안 보내기로 했다. 김 전 대통령과 정 전 회장의 유족에 대해서는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여사는 정부 발표를 듣고 “정부가 정말 잘했다. 우리가 가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생각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이 전했다.정부가 나름대로 신속하게 방침을 정한 것은 조문 여부를 놓고 불필요한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론분열을 막는 걸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평가다. 담화문은 ‘보는 각도’에 따라 공식 조의를 삼갔다고도, 우회적 조의를 표했다고도 해석될 수 있게 작성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기 국면에서 국론분열은 최악”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사실 정부가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선 2030세대의 정서를 감안해 “조문 문제에 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접수됐다는 후문이다. “북한의 장래가 불확실하다는 점에 젊은 세대가 불안해하는 만큼 최소한 이명박 정부가 ‘상황 관리’에는 성공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청와대는 나름대로 중립적 방안을 취했다. 가깝게는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 멀게는 아웅산 테러(1983년), KAL기 폭파사건(1987년)에 대한 김정일 책임론을 감안해 그를 직접 언급한 조의는 표할 수 없다는 쪽으로 정리됐다.정부는 통상 12월 23일 시작되는 전방지역 초대형 성탄절 트리의 점등을 자제하도록 기독교계에 건의하겠다는 뜻도 담화문에 담았다. 북한은 그동안 수십 m 높이의 초대형 성탄절 트리의 화려한 불빛이 전방에 배치된 북한군과 주민에게 자극적이라는 점에서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왔다. 김정일 영결식이 열리는 28일에 화려한 불빛을 북쪽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담았다.군 당국은 이날 군 선교연합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 교계에 이러한 뜻을 전달했고, 수용하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점등 유보 기간에 대해 ‘금년에는’이란 표현을 썼지만 ‘올겨울’로 받아들여진다. 통상 트리는 1월 중순까지 불을 밝혔다고 한다. 정부 내에서는 한때 “영결식이 끝나는 29일부터는 재점등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담화문에는 전날에 이어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안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유지해주기 바란다”는 국민에 대한 당부가 빠지지 않았다. 류우익 장관은 또 “군은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북한에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흔들림 없는 상황장악력을 강조했다.정치권은 정부의 결정을 대체로 차분하게 받아들였다. 한나라당은 정부 담화문 내용에 대해 조의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도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뉴스가 나온 첫날 조의를 밝힌 민주통합당은 “정부가 북한 주민에게 위로를 보낸다는 조의를 표명한 것은 참으로 잘한 것이다. 남북관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원혜영 임시 공동대표는 21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양당의 동시 방북 조문’ 가능성을 타진할 생각이지만 한나라당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방북이 불허된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아직 불허가 확정됐다는 말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주역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방북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김 위원장과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한 노 전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권 여사가 함께 방북했으면 좋겠다는 게 이 여사의 생각”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결정할 일인 만큼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정부 담화문 全文 ::국민 여러분, 정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 평화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방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면서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현재 우리 군은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북한에 어떤 이상 징후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는 경제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안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상을 유지해 주시기 바랍니다.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하여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정부는 북한이 애도기간에 있는 점을 감안하여 12월 23일로 예정했던 전방 지역에서의 성탄 트리 점등을 금년에는 유보하도록 교계에 권유하기로 했습니다.국민 여러분께서는 현 북한 상황과 관련하여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이어서 조문단 방북에 관한 통일부의 방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조문단을 보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다만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 대하여 북측의 조문에 대한 답례로 방북 조문을 허용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