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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에 잠든 가족들을 승용차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해 사망케 한 뒤 홀로 탈출한 40대 남성이 빚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 씨는 수면제를 영양제라고 속여 두 아들에게 먹인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일 살인 혐의로 체포된 지모 씨(49)는 “빚이 2억 원 정도 있다. 빚 때문에 힘들어서 아내와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했다”고 진술했다. 지 씨는 평소 건설현장 등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해오다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빚이 크게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지 씨는 1일 오전 1시 12분경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수면제에 잠든 아내(49)와 18, 16살 두 아들을 승용차에 태운 채 바다로 돌진해 살해한 뒤 홀로 탈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지 씨는 당시 차량이 3~5m 깊이의 바닷속으로 내려가자 미리 열어둔 창문을 통해 홀로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막상 물 속으로 들어가자 공포감이 들어 탈출했다는 게 지 씨의 진술이다. 수면제로 잠들어있던 아내와 두 아들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범행 이후 진도항 인근에서 머물던 지 씨는 2일 오후 지인 김모 씨(51)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씨가 제공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광주로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9시 검거됐다. 경찰 수사는 지 씨 둘째 아들의 담임 교사의 신고로 시작됐다. 지난달 30일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간다”고 즐거워하며 자율학습을 조퇴했는데, 나흘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담임 교사가 실종 신고를 한 것이다. 해당 교사는 지금까지 결석하지 않던 학생이 연락 없이 결석했던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알렸다고 한다. 지 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밤 전남 무안 해수욕장 인근 펜션에서 숙박한 뒤 다음 날 전남 신안과 목포 지역을 두루 관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 씨는 지난달 31일 밤 목포 시내의 한 광장에서 두 아들에게 수면제와 음료수를 함께 먹게 한 뒤 승용차에 태우고 진도항으로 이동했다. 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먹은 수면제는 우울증 치료 때문에 평소 복용하던 것”이라면서 “아내는 (범행을) 알고 있었고, 아들들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은 지 씨가 범행을 준비하고 계획한 경위 등을 더 수사한 뒤 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익사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내와 두 아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인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김 씨가 지 씨의 도피를 도운 경위도 수사 중이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진도군 진도(팽목)항 앞바다에서 일가족이 탑승한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머니와 두 아들은 시신으로 인양됐고, 함께 빠진 것으로 추정됐던 아버지는 하루 뒤 광주 시내에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아버지가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혼자 살아 나온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북부경찰서는 2일 지모 씨(49)와 그의 친구 김모 씨(49)를 각각 살인 혐의와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전날인 1일 오전 1시 12분경 지 씨와 부인 정모 씨(49), 큰아들(18), 작은아들(16)이 탄 검은색 승용차가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앞에서 한동안 정차와 주행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바다로 돌진해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정 씨와 두 아들은 숨졌으며, 시신은 2일 인양됐다. 당초 지 씨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조사 결과 그는 차량에서 빠져나와 친구 김 씨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 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출발해 신안과 목포 등지를 거쳐 진도까지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기 전에는 일가족 4명의 휴대전화가 모두 꺼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실종은 2일 오후 두 아들이 다니던 광주 북구의 한 고교에서 작은아들의 교사가 “학생이 며칠째 등교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경찰은 형과 부모도 모두 연락이 끊긴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 씨의 자택에서 유서나 특이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진 않았지만 원룸에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미뤄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 씨가 최근 거액의 빚을 진 정황을 확인하고, 경제적 이유로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 씨가 사건 직전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인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진도군 진도(팽목)항 앞바다에서 일가족이 탑승한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어머니와 두 아들은 시신으로 인양됐고, 함께 빠진 것으로 추정됐던 아버지는 하루 뒤 광주 시내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아버지가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혼자 살아나온 것으로 보고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광주북부경찰서는 2일 지모 씨(49)와 그의 친구 김모 씨(49)를 각각 살인 혐의와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전날인 1일 오전 1시 12분경 지 씨와 부인 정모 씨(49), 큰아들(18), 작은아들(16)이 탄 검정색 승용차가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앞에서 한동안 정차와 주행을 반복하다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바다로 돌진해 추락했다.이 사고로 정 씨와 두 아들은 숨졌으며, 시신은 2일 인양됐다. 당초 지 씨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조사 결과 그는 차량에서 빠져나와 친구 김 씨의 도움을 받아 광주로 도주한 것으로 드러났다.지 씨 가족은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북구의 원룸에서 출발해 신안과 목포 등지를 거쳐 진도까지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기 전에는 일가족 4명의 휴대전화가 모두 꺼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의 실종은 2일 오후 두 아들이 다니는 광주 북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작은아들의 교사가 “학생이 며칠째 등교하지 않고 연락도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후 경찰은 형과 부모도 모두 연락이 끊긴 사실을 확인했다.경찰은 지 씨의 자택에서 유서나 특이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 씨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지는 않았지만, 원룸에 함께 거주했던 것으로 미뤄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경찰은 지 씨가 최근 거액의 빚을 진 정황을 확인하고, 경제적 이유로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 씨가 사건 직전 가족에게 수면제를 먹인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계 양궁인들의 축제인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시와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및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9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광주국제양궁장, 5·18민주광장에서 개최된다고 28일 밝혔다.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 대회의 결승전은 5·18민주광장에서 8일 동안 진행된다. 하경완 광주시 세계양궁대회지원단장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회를 더 많이 즐기도록 하고 세계에 광주를 알리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22일 기준으로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는 46개국 545명이,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에는 22개국 220명의 선수단이 예비 엔트리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두 대회에 세계 100여 국가 선수 14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위는 저개발 국가 양궁 기술 지원을 통해 세계에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전파해 국제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는 등 국제 스포츠 도시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7월에 협회 자격이 있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국가 위주로 지원 대상 국가를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된 국가는 조직위와 양궁협회 등을 통해 장비, 기술 인력을 지원받는다. 또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슬로건인 ‘노 플라스틱, 예스 966!’을 통한 친환경 대회를 만들 방침이다. ‘노 플라스틱, 예스 966!’은 탄소를 줄여 30년생 소나무 966그루를 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직위는 선수단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4성급 호텔 등 8개 호텔 697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각국 선수단의 문화·식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식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결승 경기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경기장과 호텔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장애인대회 선수단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차량, 장애인 객실도 마련했다. 광주시는 예·본선 경기가 열리는 광주국제양궁장은 38억 원을 투입해 8월까지 국제 규격에 맞는 경기시설 확보에 나선다. 양궁장 너비를 기존 210m에서 230m로 총 20m 늘린다. 시는 5개 자치구가 참석하는 준비상황 보고회를 열고 △총괄지원 △문화관광 △홍보 △교통대책 △보건위생 △시민참여 △대회안전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시는 시민들과 청년들이 대회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6월 경기운영, 경기지원, 안전관리, 통역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 자원봉사자 200여 명을 선발해 교육한다.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또 선수단 환영·환송, 경기 응원 등 대회 기간 중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서포터스 3290명을 모집했다. 김성배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방문객들이 광주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연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및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광주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세계 양궁인들의 축제인 광주 2025 현대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광주시와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및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9월 5일부터 12일까지 8일 동안 광주국제양궁장, 5·18민주광장에서 개최된다고 28일 밝혔다.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 동안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두 대회의 결승전은 5·18민주광장에서 8일 동안 진행된다. 하경완 광주시 세계양궁대회지원단장은 “결승전을 5·18민주광장에서 진행하는 것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대회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세계에 광주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조직위는 22일 기준으로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는 46개국 545명이,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에는 22개국 220명의 선수단이 예비 엔트리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두 대회에 세계 100여개 국가 선수 14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조직위는 대회를 저개발 국가 양궁기술 지원을 통해 세계에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전파해 국제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는 등 국제스포츠도시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7월에 협회 자격이 있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국가 위주로 지원대상 국가를 선발할 예정이다. 선발된 국가는 조직위와 양궁협회 등을 통해 장비, 기술 인력을 지원 받는다.또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슬로건인 ‘노 플라스틱, 예스 966!’을 통한 친환경 대회를 만들 방침이다. ‘노 플라스틱, 예스 966!’은 탄소를 줄여 30년생 소나무 966그루를 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조직위는 선수단과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4성급 호텔 등 8개 호텔 697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각국 선수단의 문화·식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식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결승 경기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경기장과 호텔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장애인대회 선수단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차량, 장애인 객실도 마련했다.광주시는 예·본선 경기가 열리는 광주국제양궁장은 38억원을 투입해 8월까지 국제규격에 맞는 경기시설 확보에 나선다. 양궁장 너비를 기존 210m에서 230m로 총 20m 늘린다. 시는 5개 자치구가 참석하는 준비상황 보고회를 열고 △총괄지원 △문화관광 △홍보 △교통대책 △보건위생 △도시경관 △시민참여 △대회안전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시는 시민들과 청년들이 대회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6월 경기운영, 경기지원, 안전관리, 통역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 자원봉사자 200여명을 선발해 교육한다. 자원봉사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또 선수단 환영·환송, 경기응원 등 대회 기간 중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서포터즈 3290명을 모집했다.김성배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찾는 방문객들이 광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광주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연 광주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및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은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광주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1980년 5월 21일 오전,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군의 집단발포 직전 상황을 시민의 시선으로 담은 원본 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27일, 시민 문제성 씨(70)가 43년 전 촬영한 5분 40초짜리 8㎜ 영상 기록물을 공개했다. 계엄군이 시민을 향해 집단 발포하기 직전 상황을 편집 없이 담은 것으로, 기존 영상들과 달리 신군부의 손을 거치지 않은 원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문 씨는 1980년 5월 21일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금남로 전남도청 앞 대치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당시 그는 신도리코 직원이었으며, 사내 포상으로 받은 8㎜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에 나섰다. 촬영 장소는 현재의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건물(당시 가톨릭센터) 앞 아치형 구조물 위였다.문 씨가 촬영한 영상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계엄군에 의해 숨진 희생자 2명의 시신을 손수레에 실어 항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당시 구용상 광주시장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어 시민군이 장갑차를 몰고 금남로에서 전남도청 방향으로 진출하자, 계엄군 11공수여단 61·62대대가 후퇴하면서 최루탄을 터뜨리는 장면이 전개된다.최루탄 연기에 밀려 시민군 장갑차가 후진하자, 시민들은 손수레에 실린 희생자 시신을 지켜내며 현장을 벗어났다. 이후 시민군이 몰던 군용 차량이 잇따라 전남도청 방향으로 진입했고, 계엄군은 계속 후퇴했다.이날 금남로에는 약 10만 명의 시민과 공수부대 4개 대대가 대치 중이었다. 시민과 계엄군 간 거리는 약 50m로 좁혀졌으며, 하늘에는 헬기와 수송기(C-123)가 금남로 상공을 빠르게 선회했다. 계엄군은 실탄을 계속 배분하고 있었고, 시민들은 각목과 화염병, 돌로 맞섰다.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은 “이 영상이 촬영될 당시 장갑차 2대 중 한 대에서는 기관총에 실탄을 장착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도 있다”며 “계엄군이 실탄으로 무장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각목을 들고 저항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말했다.긴박한 대치 상황은 정오까지 이어졌고, 1시간 뒤인 오후 1시경 계엄군 저격병의 조준 사격과 집단 발포로 금남로 상황은 급변했다. 이때 금남로에서만 시민 41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날 공개된 영상은 발포 직전 상황을 사실 그대로 담고 있어 5·18 당시 정황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의 많은 5·18 영상들이 신군부에 의해 편집됐지만, 이번 영상은 시민의 시선에서 촬영된 편집되지 않은 원본”이라며 “당시 상황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기록물”이라고 말했다.차영귀 서강대 서강국제한국학선도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영상은 5·18기록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사적 유산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문 씨는 “그날의 광주를 제대로 알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제라도 진상 규명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북구는 2025년 청춘페스타를 함께 만들어갈 추진기획단을 모집한다고 25일 밝혔다. 추진기획단은 청년 친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청춘페스타를 청년 중심의 내실 있는 행사로 기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모집에는 축제 기획에 관심 있는 북구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다음 달 5일까지 서류 심사 등을 거쳐 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추진기획단은 6월부터 9월까지 활동하며, 청춘페스타가 종료되면 해산한다. 주요 역할은 △축제 슬로건 및 콘셉트 결정 △프로그램 구성 △축하 영상 제작 △홍보 활동 등 행사 전반에 대한 논의와 결정이다. 북구는 추진기획단으로 활동하는 청년에게 참여 수당을 지급하고, 회의 참석률이 80% 이상인 경우 북구청장 명의의 활동 인증서를 발급할 계획이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재)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1년 동안 서울시, 부산시를 비롯해 섬 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한국관광학회 등 9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제 행사인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전남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여수엑스포장, 남면 금오도, 화정면 개도 일대에서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이달 13일 전남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부산시, 전남도, 여수시와 함께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 개최와 해양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섬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 행사인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남해안을 하나의 해양경제권으로 연결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 협약 내용에는 △섬 관광과 연계한 연안 크루즈선 신규 노선 개발 △전남도와 부산시의 지역 관광지를 기반으로 한 공동 관광상품 기획 △행사 공동 마케팅 △남해안 해양경제벨트 활성화 대응 등이 담겼다. 특히 부산과 여수를 잇는 연안 크루즈선 노선 운영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여수세계섬박람회 기간 동안 두 지역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선을 취항시키는 등 해양관광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두 지역의 섬 체험, 야간 관광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연계형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 전남도와 부산시는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해양관광 외에도 항만 개발 권한, 해양관광 인허가 등 해양 자치권 확보를 위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남해안 9개 시군이 참여하는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와 섬 관광 활성화, 여수세계섬박람회와 각 지자체 축제 연계 및 홍보 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서울시와도 섬 관광 활성화와 공동 마케팅 등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는 아라뱃길을 따라 서울과 여수를 잇는 해양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통해 여수를 세계적 해양관광 도시로 도약시키고 섬을 미래 해양산업과 관광의 중심지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여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입니다.” 박수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장(사진)은 25일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여수는 2012년 엑스포 개최 이후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확충돼 삶의 질이 높아지고 문화 수준도 향상됐다”며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여수를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 도시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수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남해안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세계적으로도 드문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사계절이 뚜렷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여수 화태도 출신인 박 위원장은 누구보다 섬의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섬과 연안 생태계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그 발전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위원장은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YC TEC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40여 년간 여수 지역의 소외계층을 꾸준히 도와 왔다. 또한 무소유를 강조한 법정 스님과 3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오며, (사)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 회장으로서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노력하고 있다”며 “여수 시민들과 호남 지역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성공개최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여수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것입니다.”박수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장(사진)은 25일,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여수는 2012년 엑스포 개최 이후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이 확충돼 삶의 질이 높아지고 문화 수준도 향상됐다”며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여수를 남해안 대표 해양관광 도시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여수부터 부산까지 이어지는 남해안은 호수처럼 잔잔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세계적으로도 드문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사계절이 뚜렷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발전할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여수 화태도 출신인 박 위원장은 누구보다 섬의 경제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섬과 연안 생태계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그 발전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박 위원장은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는 ㈜YC TEC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40여 년간 여수 지역의 소외계층을 꾸준히 도와왔다. 또한, 무소유를 강조한 법정스님과 30여 년간 인연을 이어오며, (사)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 회장으로서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성공 개최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각 분야 전문가들과 노력하고 있다”며 “여수 시민들과 호남 지역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성공개최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재)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1년 동안 서울특별시,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섬지역 기초단체장협의회,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 한국관광학회 등 9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국제행사인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2026년 9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전남 여수시 돌산읍 진모지구, 여수엑스포장, 남면 금오도, 화정면 개도 일대에서 열린다.조직위원회는 지난 13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부산시, 전남도, 여수시와 함께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성공 개최와 해양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섬을 주제로 한 최초의 국제행사인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남해안을 하나의 해양경제권으로 연결하고,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의미가 있다.협약 내용에는 △섬 관광과 연계한 연안 크루즈 신규 노선 개발 △전남도와 부산시의 지역 관광지를 기반으로 한 공동 관광상품 기획 △행사 공동 마케팅 △남해안 해양경제벨트 활성화 대응 등이 담겼다. 특히 부산과 여수를 잇는 연안 크루즈 노선 운영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여수세계섬박람회 기간 동안 두 지역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를 취항시키는 등 해양관광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두 지역의 섬 체험, 야간 관광 등 지역 특색을 살린 연계형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할 방침이다.전남도와 부산시는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계기로 해양관광 외에도 항만 개발 권한, 해양관광 인허가 등 해양 자치권 확보를 위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조직위원회는 지난달 남해안 9개 시군이 참여하는 남해안남중권발전협의회와 섬 관광 활성화, 여수세계섬박람회와 각 지자체 축제 연계 및 홍보 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3월에는 서울시와도 섬 관광 활성화와 공동 마케팅 등 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 개최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는 아라뱃길을 따라 서울과 여수를 잇는 해양관광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김종기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여수세계섬박람회를 통해 여수를 세계적 해양관광 도시로 도약시키고 섬을 미래 해양산업과 관광의 중심지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동구가 주민들 민원에 홀짝제 주정차 안내현수막을 설치했다가 낭패를 겪었다.22일 광주시 동구에 따르면 올해 1월 16일부터 2월 10일까지 전남대병원 주변 성빈여사 담장과 그 건너편에 ‘홀짝제 주정차 단속 안내’라는 큰 제목의 현수막 2개를 설치했다. 제목 밑에는 홀짝제 주정차 구간 설명을 적어놓았다.백석로 전남대병원 주차장입구에서 Y식당까지 325m 구간 중 주정차 금지구간은 120m, 홀짝제 주정차 구간은 205m이다. 해당 현수막이 설치된 곳은 주정차 금지구간 중간이었다. 현수막 주변에는 주정차 금지구간을 알리는 문구, 황색복선이 있었다. 하지만 홀짝제 안내현수막만 본 많은 사람들이 주정차 금지구간에 차를 세웠다. 주정차 금지구간에 홀짝제 안내 현수막이 설치된 24일 동안 120m구간에서 불법주차로 단속된 건수는 74건(과태료 297만 원)이었다.백서로 주정차 금지구간과 홀짝제 주정차 구간 총 325rn 구간에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단속된 각종 불법 주정차 단속은 총 3077건, 과태료 1억 786만 원이었다. 동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백석로 홀짝제 주정차 구간을 설명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해 안내현수막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하지만 다른 주민들은 광주시에 “주정차 금지구간에 홀짝제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어 착오를 부른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동구는 착오 유발민원이 제기되자 동일한 장소에 ‘불법 주정차 즉시 단속구간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2개를 재설치했다. 동구 관계자는 “홀짝제 주정차 안내현수막에 적용구간이 적혀 있어 74건도 부당한 과태료 부과는 아니다”고 말했다.동구는 2022년 7월부터 백서로, 학서로, 경향로, 의재로 등 4개 구간에서 홀짝제 주정차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홀수일은 왼쪽 도로, 짝수일은 오른쪽 주정차만 1시간 동안 허용해 1개 차로 주차를 유도한다. 이는 불법주정차로 인한 상습 교통 혼잡구역에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백서로 주정차 금지구간과 홀짝제 주정차 구간 총 325rn구간에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단속된 각종 불법 주정차 단속은 총 3077건, 과태료 1억 786만 원이었다. 동구 관계자는 “홀짝제 주정차 안내 현수막으로 주민 민원에 친절하게 대응하려다 일부 주민들의 착각을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순천시는 순천만 람사르길 인근 농경지에 철새들의 쉼터 역할을 할 무논 10개소, 총 6ha를 조성했다고 21일 밝혔다. ‘무논’은 농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물을 채워 유지하는 논 형태의 습지로, 갯벌이 만조로 잠길 때 철새들에게 안정적인 쉼터와 먹이터를 제공하는 생태 기반 시설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순천만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의 핵심 기착지로, 매년 20만 마리 이상의 철새가 찾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다. 시는 이번에 조성된 무논이 흑두루미,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 계절에 따라 순천만을 찾는 다양한 철새들의 서식지를 확장하고, 종 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조성된 무논은 세계적인 탐조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순천만 람사르길 인근에 있으며, 철새 서식지 보전과 탐조 중심의 생태관광, 웰니스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순천만 람사르길은 연안과 내륙의 람사르 습지를 연결하며, 맨발로 걸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생태탐방로다. 걷기 명상과 치유 경험을 원하는 웰니스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무논 조성을 계기로 생태자원 보전과 생태·웰니스 관광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 생물다양성 모니터링과 주민 참여형 관리 체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만의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습지 관리를 통해 최고의 생태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학생을 상대로 갑질 성추행을 저지른 서울대 전직 교수가 법정 구속됐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교수의 꿈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광주지법 형사3단독 장찬수 부장판사는 21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서울대 교수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전형적인 갑질 성범죄로, 수법이 불량하고 피해자에 대한 영향력까지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A 씨는 지난해 5월 10일 광주의 한 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 강연자로 참석했다가, 세미나 이후 인근 식당에서 열린 3차 술자리에서 대학생 B 씨를 두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자리에는 교수와 학생 등 여러 명이 동석해 있었고, 일부는 상황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피해자 B 씨는 첫 번째 추행 직후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으나, 돌아온 뒤에도 A 씨는 다시 접근해 성추행을 반복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술에 취해 잘못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B 씨는 “A 씨가 자신이 준비 중인 논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현장에서 즉각 항의하지 못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해당 사건으로 지난달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국내에는 A 씨와 같은 분야 전공 교수가 10명 남짓에 불과해, 피해자는 사건 이후 진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재판부는 “피해자는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사건의 충격으로 교수의 꿈을 접은 상황”이라며 “피고인이 공탁금 3000만 원을 냈지만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에도 서울대 재직 중 학생을 강제추행해 논란을 빚은 전력이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러시아어, 몽골어, 베트남어, 태국어, 영어 등 학교 홈페이지는 8개 언어로 번역됩니다.” 올 초 ‘러시아어 동시통역 입학식’으로 화제가 된 광주 광산구 하남중앙초교 관계자가 20일 말했다. 학교가 동시통역에 다개국어 홈페이지까지 준비하는 이유는 학생 240명 중 66%(158명)가 다문화 학생이기 때문이다. 경기 안산원곡초교의 경우 전체 89%가 다문화 학생이다. 모든 교실에 동시통역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크와 전자칠판이 있다. 휴대전화 번역기가 보급되기 전까진 가정통신문도 3개 언어로 번역해 보냈다. 21일 ‘문화다양성의 날’을 맞은 가운데 외국인·국제결혼 부모를 둔 다문화 가정 초중고교 학생이 2014년 6만7806명에서 2024년 19만3814명으로 10년 새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조사 결과다. 하지만 교내외 다문화 학생 교육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주 인구 증가를 감안해 이들 자녀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화다양성의 날’은 문화 간 이해와 존중을 촉진하기 위해 2002년 유엔 총회에서 공식 지정한 국제기념일이다. ● 전남·충남 등 다문화 학생 비율 5% 넘어교육부의 ‘2025∼2031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분석’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20만 명을 넘어 전체 학생 중 4%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학생 수는 줄고 다문화 학생은 증가하면서 2027년에는 전체 학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5%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통상 전체 인구 5%가 다문화 인구이면 다문화 사회라고 한다. 학교도 다문화 사회에 돌입하는 셈이다. 충북 청주시 봉명초교의 경우 학부모들에게 보내는 안내장을 베트남어 등 5개 언어로 만들어 각 가정에 배포하고 있다.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다문화 학생 비중이 5%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전남의 다문화 학생은 1만1117명, 도 전체 학생의 6.4%였다. 이어 충남 1만3430명(5.8%), 경북 1만2814명(5.2%), 전북 9010명(5.0%) 순이었다. 다문화 학생 증가 속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초저출산 상황 탓에 장기적으로 외국인 유입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이주민 밀집지역 소재 학교 혁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전교생의 30% 이상인 초중고교가 2023년 기준 전국에 350곳에 달했다.● 학교 1만 개 넘는데 한국어 학급 500여 개뿐 하지만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전국 초중고교 수는 1만2186곳인 데 비해 전국 다문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학급(KSL·Korean is Second Language class) 수는 526개에 불과했다. 여성가족부 산하 이주배경청소년재단이 운영하는 다문화 청소년 한국 적응 프로그램 ‘레인보우스쿨’의 경우 올해 3월 기준 전국 13곳뿐이다. 이용 청소년도 지난해 937명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다문화 학생들이 한국어 습득은 물론이고 교과 과정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에 사는 파키스탄 출신 아만울라 씨(35)는 “첫째가 초등학교 2학년인데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거의 하지 못해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아내도 한국말이 서툴러 막막하다”며 “학교에 다문화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에서 초등학생을 키우는 한 중국인 부모도 “참관 수업을 가봤더니 애가 한국어를 잘 못 알아들어서 수업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더라”며 “지방이다 보니 지역 센터나 프로그램도 부족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KSL 반과 다문화 강사를 늘리고 지역 시설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우 국립창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한국어 교육을 집중 교육해 다문화 학생의 공교육 진입과 학교 적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 한국어 공유학교’를 통해 지역사회가 공간을 제공하면 교육청이 프로그램과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다문화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혜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거점 학교를 지정해 다문화 자녀들의 한국어와 한국 생활 관련 교육을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안산=이경진 기자 lkj@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가 지역 경제 2%가량을 차지하는 금호타이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매출은 8500억∼9000억 원으로 분석된다. 지역 총매출이 4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가량으로 추정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17일 불이 났고 나흘 동안 진화작업이 이어졌다. 공장 재가동 시기는 불투명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진화작업이 끝난 후 공장 내부를 확인해야 재가동 시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1974년 가동을 시작했고 전체 근로자 수는 2350명이다. 직원들 급여는 한 달 120억 원, 연간 1600억 원 규모다. 고용 불안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고용위기지역 지정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했다. 시는 고용노동부에 근로자의 고용안정성 유지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우선 건의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도 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가동과 피해 복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근로자 고용 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주민들의 불편 최소화, 일상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주민 2차 피해 최소화, 근로자 고용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화재처럼 중대한 환경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자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우선하는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가 지역 경제 2%가량을 차지하는 금호타이어 화재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매출은 8500억~9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지역 총매출인 4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이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가량으로 추정된다.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17일 불이 났고 나흘 동안 진화작업이 이어졌다. 공장 재가동 시기는 불투명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진화작업이 끝난 후 공장내부를 확인해야 재가동 시기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1974년 가동을 시작했고 전체 근로자 수는 2350명이다. 직원들 급여는 한달 120억 원, 연간 1600억 원 규모다. 고용 불안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이에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와 관련해 고용위기지역 지정과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했다. 시는 고용노동부에 근로자의 고용안정성 유지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우선 건의하기로 했다. 광주시의회도 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줄 것을 촉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가동과 피해 복구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근로자들 고용안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 주민들의 불편 최소화, 일상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주민 2차 피해 최소화, 근로자 고용안전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화재처럼 중대한 환경 재난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로자와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우선하는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시는 자립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의 사회 진입을 지원하는 ‘해시태그 멘토링’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한부모가족 자녀, 자립 기반 취약청년 등을 대상으로 정서적 고립, 정보 부족, 진로 혼란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자립 역량을 키우기 위한 맞춤형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시는 앞서 공개 모집을 통해 청년 20명을 선발했으며, 이달 7일 광주청년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선발된 청년 20명과 청년 지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 5명을 1 대 다로 연결해 9월까지 약 5개월간 총 20회 멘토링을 진행한다. 멘티는 진로 설정, 학업·자격증 취득, 취업 준비 등을 포함한 자립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며, 멘토는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지도, 진로 탐색 등 실질적인 조언과 외부 자원 연계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참여 청년들에게 프로젝트 실행비로 1인당 최대 80만 원과 월 60만 원의 참여 수당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금융·재정관리, 심리·정서 회복 등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 공통 교육도 병행할 예정이다. 권윤숙 광주시 청년정책과장은 “청년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분진, 연기, 냄새로 아직도 목이 아픕니다.”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에 사는 이승길 씨(68)는 통증을 호소했다. 공장 화재 이후 퍼진 연기를 들이마셨다는 이 씨는 대화 도중 연신 ‘목이 아프다’며 생수를 들이켰다. 이어 “주차된 차들에 화산재 같은 분진이 내려앉아 잘 지워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화재 발생 31시간 만에 큰 불길은 잡혔지만, 매연과 분진이 광주 전역으로 퍼져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석탄보다 열에너지 많은 타이어, 31시간 만 진화 18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11분경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주불이 약 31시간 40분 만인 이날 오후 2시 50분경 진화됐다. 국가소방동원령이 해제된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95% 수준이다. 소방 당국은 2공장 내부 생고무와 화학약품을 혼합하는 정련공정 라인의 예열장치(오븐)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 가운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날 고무, 타이어 등 인화성 물질이 가득한 공장에 불이 붙자 커다란 불길과 검은 연기가 겹쳐 공장 일대는 한때 재난 지역을 방불케 했다. 화재 신고 5분 만인 17일 오전 7시 16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소방 당국은 오전 10시경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소방관 462명, 장비 168대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공장에서 대피하던 20대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조선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척추 골절 수술을 받았다. 소방관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인근 아파트 4개 단지 주민 212명이 대피했다. 1974년 설립된 이 공장은 타이어를 연간 1200만 개 생산하는 등 금호타이어 국내 생산의 약 45%를 차지한다. 공장엔 타이어 제작용 고무 20t과 각종 화학물질이 있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이어는 같은 무게의 석탄보다도 더 많은 열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석탄 1kg은 2만7200kJ(킬로 줄·열량 단위)의 열에너지를, 타이어는 3만7600kJ의 열에너지를 가진다. 이에 따라 불이 붙은 타이어는 다량의 연기와 강한 열을 내며 화재 진압도 어렵다. 금호 공장 화재 주불 진화가 31시간 이상 걸린 이유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타이어 고무가 대량으로 있어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이라며 “타이어의 원재료인 고무 및 합성수지 등은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연소 시 다량의 유독가스와 연기, 열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암-호흡기 손상 가능성도… “주민 모니터링 필요”화재와 동시에 뿜어져 나온 유해 물질과 매연에 일대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피소의 주민 69명은 두통(35명), 목 통증(5명), 눈 통증(2명), 호흡곤란(2명), 근육통 등 기타(20명) 증세로 구호센터 의료지원반에서 치료를 받았다. 정신적 고통(트라우마)을 호소하며 심리 상담을 받은 이들도 61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호흡기 손상 등에 대한 추적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광주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진 마스크 등을 쓰고 외출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연기를 마신 공장 근로자와 인근 주민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건강 진단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연구에서 타이어 연소 시 나오는 유해물질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팀이 2023년 3월 12일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 사건을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상기도 감염, 폐질환, 편두통, 두드러기 및 홍반 등의 피부질환 발생이 증가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조사에 따르면 폐타이어 연소로 인한 대기 오염 물질이 암, 돌연변이, 선천적 기형, 유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이번 화재로 광주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자 금호타이어는 재고를 상당량 비축해 뒀고 곡성공장 등으로 생산지를 재배분할 수 있어 공급에 당장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기는 행사가 광주 도심 곳곳에서 펼쳐졌다. 시민들은 오월 광주가 위법·위헌적 비상계엄으로부터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민주·평화·인권’의 5·18정신을 헌법에 수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묘지 참배객 30% 증가 12·3 불법 비상계엄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등의 영향으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는 참배객이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 늘었다. 18일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은 13만828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227명보다 30.5%가 늘어난 것이다. 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계기로 계엄군에 맞서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5·18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일본의 시민운동가 8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후쿠오카에서 온 이우치 데쓰야 씨(64)는 “광주의 5·18 정신을 배우기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했다”며 ‘일본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부러워하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연구하는 일본인 모임 회원 32명은 기념식에 참석한 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사카에서 온 후카쓰 아쓰고 씨(71)는 “김길자 여사의 사연을 듣고 같은 어머니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금남로 전야제에 시민 2만여 명 몰려 17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가 진행된 광주 금남로는 군부 독재에 항거하며 외치던 그날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올해 전야제는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을 주제로 한바탕 축제로 진행됐다. 금남로 일대에는 경찰 추산 2만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금남로와 민주광장 일대에는 오월시민 난장 부스와 풍물패 공연 등 전야제 사전행사가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난장 부스에서는 체험과 공연·전시·주먹밥 나눔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졌다. 5·18 유가족들로 꾸려진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이 금남로 거리 한복판에서 주먹밥을 나누며 전야제를 찾은 시민들을 반겼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주먹밥 나눔을 통해 오월 대동정신과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실천했다. 오늘 5000인분을 준비했는데 금방 동났다. 여느 해보다 더 많은 분이 금남로를 찾아주셔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5·18민주광장 인근에 마련되던 전야제 무대는 금남공원 앞 사거리로 옮겨져 4면을 활용한 무대로 조성됐다. 뮤지컬 ‘봄의 겨울, 겨울의 봄’ 팀이 무대에 올라 지난해 12·3 계엄과 80년 5·18을 중첩적으로 보여 줬다. 무대 속 국회로 가는 지하철이 80년 5월의 광주로 변하면서 도청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국회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겹쳤다. 이를 본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시민들은 추운 겨울 광장에서 유일하게 기댔던 응원봉을 다시 꺼내 흔들며 45년 전의 역사를 되새겼다. 100여 개 부스가 설치돼 다양한 체험 행사가 펼쳐진 17일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가장 인기를 끈 소품은 택시였다. 5·18민주광장 한가운데 세워진 택시 옆으로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에 등장한 택시가 광장 한복판에 나타나자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택시기사 의상을 입으며 차 안으로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던 시민들은 마치 영화 주인공 김사복 씨가 된 것처럼 여러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했다. 시민 송모 씨(71·여)는 “광주 시민으로서 ‘택시운전사’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는데 실제 촬영에 쓰인 택시를 보니 설레고 반가웠다”며 “친구들과 함께 포니 택시를 타고 사진을 찍으며 45년 전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는 1980년대 시내버스의 모습을 복원해 만든 시민항쟁버스에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버스에는 ‘피로써 써진 자유, 이제는 우리가 지켜가자’ 등 당시 시민군의 투쟁 의지를 불태우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이를 본 아이들은 그 옆에 ‘전두환은 물러가라’ 등을 적으며 항쟁의 순간을 재연했다.● 학생들 기념전, 선거빵 등 행사 다채 광주시는 18일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정부 기념식’을 도심 3곳에 설치된 시정 홍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 송출했다. 시정 홍보 LED 전광판은 서구 금호동 빛고을 국악전수관 교차로 풍금사거리, 서구 빛고을대로와 무진대로가 만나는 계수 교차로, 광주도시철도 농성역 시민소통공간 등 3곳에 설치됐다. 5·18 기념식 생중계는 현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시민과 방문객들이 기념식을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광주시는 5·18 전야제, 5·18 기념식, 민주의 종 타종식 등 오월 주간 주요 행사를 518초 동안 소개하는 콘텐츠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광주 예술중고교 학생들은 ‘오월 정신’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 전시와 기념 공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13일부터 23일까지를 ‘5·18민주화운동 기념 주간’으로 정한 학생들은 5·18 정신을 표현하고 감동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술 전공 학생들은 ‘광주는 끝나지 않았다’를 주제로 720X260cm 크기의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었다. 작품에는 1980년대 이후 민중의 연대와 역사의 흐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담았다. ‘민주·인권·평화전’을 열어 그림책과 평면 입체 작품을 전시하고 이를 활용한 키링·엽서·티셔츠·마우스패드·배지·액세서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음악 전공 학생들은 19일 피아노·바이올린·성악 협연곡 ‘상록수’와 ‘아름다운 나라’,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민중의 노래’ 합창곡 등을 공연한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중 하나인 궁전제과는 5·18 전야제가 열린 금남로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선거빵’을 선보였다. 표면에는 선거에 사용되는 기표 모양이 찍혀 있고 내용물은 단팥과 크림으로 채워졌다. 궁전제과 측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낸 오월을 기념하고 ‘민주주의 꽃’인 주권자 선거를 독려하기 위해 선거빵을 선보였는데 2000여 개가 한 시간도 안 돼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궁전제과를 비롯한 지역 제과점 49곳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7∼18일 광주를 찾는 이들에게 제품을 10% 할인 판매하는 ‘오월광주 나눔세일’을 펼쳤다.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