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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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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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대신 장갑 끼는 미국인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에서 장갑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NBC방송에 따르면 춥지도 않은 3월에 열심히 장갑을 끼는 미국인이 늘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시에 대한 보상심리로 장갑을 택한 것이다.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의료용 라텍스장갑부터 부엌 찬장에 굴러다니던 일회용 비닐장갑까지 온갖 장갑이 총동원됐다. 셀러브리티들은 이를 ‘패션 아이템’으로 승화시켰다. 영화배우 다코타 패닝은 핫핑크 장갑을 선보였고 유명 모델 카이아 거버는 흰 장갑을 끼고 슈퍼마켓에서 사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장갑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미지수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은 찢어지기 쉬워 금세 구멍이 생긴다. 의료인들은 이런 장갑은 끼지 않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또 맨손보다 장갑을 낀 채 얼굴을 만지면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장갑의 재질이 각종 세균과 오염물질의 저장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교수는 “‘장갑을 끼면 내 손은 깨끗하겠지’라는 잘못된 안도감을 버려라”고 충고했다. 얼라인 홈스 뉴저지주 간호사는 “여러 가지 요행을 따르지 말고 정직하게 손에 물을 묻혀 30초 이상 닦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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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선 마스크 대신 ‘장갑’ 패션 주목…코로나 예방 효과는 ‘글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미국에서 장갑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NBC방송에 따르면 춥지도 않은 3월에 열심히 장갑을 끼는 미국인이 늘었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시에 대한 보상심리로 장갑을 택한 것이다.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의료용 라텍스장갑부터 부엌 찬장에 굴러다니던 일회용 비닐장갑까지 온갖 장갑이 총동원됐다. 셀러브리티들은 이를 ‘패션 아이템’으로 승화시켰다. 영화배우 다코타 패닝은 핫핑크 장갑을 선보였고 유명 모델 카이아 거버는 흰 장갑을 끼고 슈퍼마켓 사재기에 나섰다. 하지만 장갑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미지수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은 찢어지기 쉬어 금세 구멍이 생긴다. 의료인들은 이런 장갑은 끼지 않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또 맨손보다 장갑을 낀 채 얼굴을 만지면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장갑의 재질은 각종 세균과 오염물질의 저장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메쉬 아달자 존스홉킨스대 보건안전센터 교수는 “‘장갑을 끼면 내 손은 깨끗하겠지’라는 잘못된 안도감을 버려라”고 충고했다. 에이라인 홈즈 뉴저지주 간호사는 “여러 가지 요행을 따르지 말고 정직하게 손에 물을 묻혀 30초 이상 닦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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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군중심리에 엉뚱한 화장지 품귀

    “화장실 휴지가 없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신문사는 8개 페이지를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이 페이지들은 부드러운 재질에 잘 뜯어지도록 절개선도 박혀 있습니다.” 최근 호주 신문 NT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지 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화장지 대용 신문’이라는 묘수를 내놨다. 이 신문사의 맷 윌리엄스 편집국장은 “화장지용 8개 페이지는 신체 부분과 닿는 만큼 뻣뻣한 재질의 종이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자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3대 제품으로 마스크, 손 소독제, 두루마리 화장지가 꼽힌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예방품이지만 화장지가 왜 구매 수위를 다투는지에 대해서는 의학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CNN이 9일 보도했다. 화장지가 귀해지자 1롤을 구하기 위해 원거리 슈퍼마켓을 찾아 헤매는 ‘화장지 노마드족’까지 등장했다. 최근 홍콩 도심의 대형 슈퍼마켓에 침입한 3인조 강도는 다른 상품들은 그대로 두고 화장지만 가져갔다. 비싸게 되팔기 위해 600롤을 훔쳐갔다. 호주 슈퍼마켓에서는 마지막 화장지 롤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육탄전을 벌이는 여성 3명의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지가 비교적 여유 있던 미국의 콜스, 영국의 테스코 등 대형 슈퍼마켓들은 화장지를 서로 차지하려는 고객들의 난투극이 빈번해지자 1인당 5롤로 구매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영국 남서부 데번주에는 인형 대신 두루마리 화장지를 뽑는 기계가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화장지가 마스크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덩달아 품귀 현상을 빚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화장지 재료는 펄프인 반면 마스크 재료는 폴리에틸렌으로 엄연히 다르다. 또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화장지 생산 수출을 멈췄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화장지는 수입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자체 생산된다. CNN은 “화장지의 폭발적 인기는 의학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리적 공포와 군중심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사면 내 것은 없을 것이라는 공포와 남들이 하면 무조건 따라 해야 한다는 떼거리 정신이 이유로 꼽힌다. 화장지는 꼭 필요한 생필품인 만큼 미국에서는 다량 보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방전략화장지보관소 설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수억 개의 화장지를 부패 방지 기술을 이용해 땅속에 묻어둔 뒤 재난 발생 시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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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 부족하면 신문지 쓰세요”…세계 각국 ‘화장지’ 대란, 왜?

    “화장실 휴지가 없으시다구요. 걱정을 마세요. 저희 신문사는 8개 페이지를 추가로 발행했습니다. 이 페이지들은 부드러운 재질에 잘 뜯어지도록 절개선도 박혀 있습니다.” 최근 호주 신문 NT뉴스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화장지 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화장지 대용 신문’이라는 묘수를 내놨다. 이 신문사의 맷 윌리엄스 편집국장은 “화장지용 8개 페이지는 신체 부분과 닿는 만큼 뻣뻣한 재질의 종이가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자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티나게 팔리는 3대 제품으로 마스크, 손 소독제, 두루마리 화장지가 꼽힌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예방품이지만 화장지가 왜 구매 수위를 다투는지에 대해서는 의학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CNN은 9일 보도했다. 화장지가 귀해지자 1롤을 구하기 위해 원거리 슈퍼마켓을 찾아 헤매는 ‘화장지 노마드족’까지 등장했다. 최근 홍콩 도심의 대형 슈퍼마켓에 침입한 3인조 강도는 다른 상품들은 그대로 두고 화장지만 가져갔다. 비싸게 되팔기 위해 600롤을 훔쳐갔다. 호주 슈퍼마켓에서는 마지막 화장지 롤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육탄전을 벌이는 여성 3명의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교적 화장지 여유가 있던 미국의 콜스, 영국의 테스코 등 대형 슈퍼마켓들은 화장지를 서로 차지하려는 고객들의 난투극이 빈번해지자 1인당 5롤로 구매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화장지가 마스크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덩달아 품귀현상을 빚는다고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화장지 재료는 펄프인 반면 마스크 재료는 폴리에틸렌으로 엄연히 다르다. 또 중국이 코로나 사태 때문에 화장지 생산 수출을 멈췄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화장지는 수입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자체 생산된다. CNN은 “화장지의 폭발적 인기는 의학이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리적 공포와 군중심리 때문이라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사면 내 것은 없을 것이라는 공포와 남들이 하면 무조건 따라해야 한다는 떼거리 정신이 이유로 꼽힌다. 화장지는 꼭 필요한 생필품이니 만큼 미국에서는 다량 보관의 연구가 진행돼 왔다. 연방전략화장지보관소 설립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수억 개의 화장지를 부패 방지 기술을 이용해 땅속에 묻어둔 뒤 재난 발생 시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 중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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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시간 잡으면 승기 굳히는 바이든… 트럼프 “양로원 가라” 공세

    3일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대승을 거둔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이 10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기 굳히기에 나섰다. 3일 경선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치러졌고 한 주 후 7개 주 동시 경선이 열려 ‘미니’ 슈퍼 화요일로 부른다. 바이든 후보와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은 10일 미시간, 미시시피, 미주리, 아이다호, 워싱턴, 노스다코타, 하와이에서 맞붙는다. 특히 대선 때마다 지지 정당이 바뀌는 미시간이 격전지로 꼽힌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미시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에게 0.2%포인트 뒤져 미시간과 백악관 주인 자리를 모두 내줬다. 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반드시 미시간을 탈환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인구 998만 명의 미시간은 백인(79%)과 흑인(14%)이 대부분이다. 샌더스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라틴계가 많지 않아 흑인 지지가 높은 바이든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다. ‘슈퍼 화요일’ 패배 직후 경선 포기를 선언한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바이든 캠프에 거액을 후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진영이 축제 분위기인 것만은 아니다. 노회한 이미지, 그와 외아들 헌터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 거듭된 말실수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는 최근 부인 질 여사(69)를 “내 여동생”, ‘슈퍼 화요일’을 “슈퍼 목요일”이라고 칭해 구설에 올랐다. 3일 캘리포니아에서는 동물보호 단체 회원들이 유세 무대에 진입해 난장판을 만드는데도 대처를 하지 못해 질 여사가 육탄전까지 벌여가며 남편을 보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은 바이든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대선의 최대 격전지이자 538명의 선거인단 중 20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의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난 바이든 후보가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진 백인 남성 유권자를 사로잡을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보다 4세 많은 바이든 후보의 나이를 거론하며 “양로원에 가라”고 조롱했고, 바이든의 말실수 목록을 모아 트위터에 올렸다. 바이든 주변의 일부 인사는 샌더스보다 더 나쁜 급진 좌파라고도 공격했다.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은 “조만간 헌터와 우크라이나 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의 유착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부자(父子)의 비리 의혹을 거론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사실도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어 공화당의 자승자박이란 평가도 나온다. 갈 길이 급해진 샌더스 후보 측은 노선이 비슷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경선 사퇴 및 지지 표명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둘이 올해 초 여성 대선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두고 격한 공방을 벌인 터라 워런이 샌더스를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CNN은 워런이 바이든과 샌더스 지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전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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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코로나 사태 국가재난 프로그램 가동 추진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에 대비해 무보험 환자의 치료비를 보전해주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무보험 환자에 대한 치료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국가 재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퍼지면서 무보험 미국인들이 제때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건강보험 체계의 허점이 부각되면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치료비를 병원에 보전해주는 국가 재난 복구 프로그램 적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2017년 허리케인 어마 사태 때 이 프로그램을 가동해 환자들의 치료비를 보전해준 바 있다. 2018년 현재 고용주나 메디케이드 및 메디케어가 제공하는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보험자는 미국 전체 인구의 8.5%인 약 2750만 명에 달한다. 미 병원협회에 따르면 2017년 현재 병원이 받지 못한 치료비는 380억 달러로 집계됐다. 톰 니켈스 미국병원협회 수석부회장은 “비용 때문에 환자에 대한 검진이나 치료를 재고해선 안 되기 때문에 당국이 국가재난 프로그램을 옵션으로 사용하는 것을 살펴보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9명으로 늘었다. 미 워싱턴주 보건당국은 이날 킹카운티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3명 더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사망자는 워싱턴주에서 모두 나왔으며 킹카운티에서만 8명이 숨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퇴치에 써달라며 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HHS)에 자신의 월급을 기부했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HHS가 주도하는 코로나19 퇴치 노력을 지원하가 위해 2019년 4분기(10∼12월) 급여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 당시 “대통령이 되면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그는 취임 후 3년 동안 국토안보부, HHS 등에 기부해 왔다. 미국 대통령의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7000만 원) 수준이다. 시민단체들은 “10만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즐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생색 내기용 기부’”라고 비난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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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으로 뭉치는 美민주 중도후보들… 샌더스 ‘사면초가’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의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3일)을 하루 앞두고 경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경선 하차를 선언한 주요 주자, 당 수뇌부가 잇달아 조 바이든 전 부통령(78) 지지를 표명하면서 바이든과 ‘강경 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의 대결 구도가 굳어졌다.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4개 주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 화요일’에는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일반 대의원 3979명의 34%인 1357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에이미 클로버샤 후보는 2일 바이든 후보의 텍사스 유세장에 나타나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바이든은 나라를 통합시키고 민주당, 중도 성향의 공화당 및 무소속 유권자까지 아우를 인물”이라며 “우리는 대승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하루 전 경선 포기를 선언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우리 모두로부터 가장 좋은 점을 이끌어낼 지도자는 바이든”이라고 외쳤다. 모두 중도 성향인 클로버샤와 부티지지의 잇따른 사퇴는 급진적인 샌더스 후보가 대선주자로 뽑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결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샌더스 후보가 현직 대통령과 대결하면 중도층 유권자 포섭이 어려워 공화당의 재집권을 막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부티지지와 통화하며 중도파 후보의 단일화를 종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해리 리드 전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오바마 행정부의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태미 더크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 등도 모두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다. CNN은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가 ‘슈퍼 화요일’ 경선부터 참가하지만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 그 역시 ‘사퇴 후 바이든을 지지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의 지지율도 상승세다. 이날 모닝컨설트에 따르면 샌더스와 바이든의 지지율은 각각 29%, 26%로 별 차이가 없다. 두 사람이 각각 라틴계와 흑인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고 동성결혼 등 진보 의제를 달가워하지 않는 편인 흑인들은 바이든을 지지한다. 반면에 라틴계는 샌더스 후보의 불법이민자 포용 및 국경장벽 건설 중단 공약에 환호하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당내의 급격한 반(反)샌더스 흐름에 개의치 않겠다며 “나를 막으려는 거대한 시도가 있다는 건 비밀이 아니다. 기업 및 정치 기득권이 뭉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중도파가 바이든을 중심으로 뭉치듯 샌더스 후보와 노선이 비슷한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 역시 경선을 포기하고 샌더스를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워런 캠프 측은 “경선 중단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티지지의 사퇴 배경에 대가성 거래가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이들을 탄핵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중도 주자 결집을 비난했다. 그는 “바이든은 자신이 무슨 공직에 도전하는지도 모른다. 8개월 후 급진 사회주의자들을 물리치겠다”며 바이든과 샌더스 모두를 깎아내렸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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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탈레반, 분쟁 18년 4개월 만에 평화협상 타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이 무력 충돌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합의를 29일 전격 타결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발생 한 달 후 탈레반이 테러 주범인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을 비호한다는 이유로 같은 해 10월 아프간을 공격했다. 18년 4개월 만에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지만 아프간 정부가 곧바로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이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과 탈레반 대표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일명 ‘도하 합의’로 불리는 평화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현재 1만3500명인 아프간 내 미군을 135일 안에 86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도 14개월 안에 모두 철수하기로 했다. 아프간 중앙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약 5000명의 탈레반 포로도 석방하기로 약속했다. 탈레반 역시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과격 무장조직이 군인을 모병해 훈련하거나 자금 조성을 하지 못하게 하고 이들 조직의 여행증명 등 법적 지원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해외주둔 미군 철수를 공약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최장기 전쟁이 끝났다. 미군을 집으로 데려오는 역사적 걸음을 내디뎠다”고 반겼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에 약 7600억 달러(약 920조 원)를 쏟아부었고 미군 사망자만 2400명에 이른다. 유엔, 나토, 유럽연합(EU) 등도 일제히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승리에 필요한 외교적 성과를 위해 탈레반과의 협상을 무리하게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에 “합의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조차 “탈레반이 합의 사항을 지킬지 회의적”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합의가 국가 대 국가의 협정 및 조약이 아닌 미 정부와 무장조직의 조건부 약속이라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1일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관한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 포로 교환은 미국의 권한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프간 내정을 안정시킬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 역시 일반 미군 철수와는 별개로 대테러부대를 계속 주둔시킬 방침이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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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의 날’에 설전 벌인 트럼프-오바마

    ‘미국의 경제 호황은 누구의 업적인가’를 두고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판 붙었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의 날’인 이날 전·현직 대통령이 유치한 수준의 설전을 벌여 “대통령 망신 다 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망쳐 놓은 경제를 내가 살려 놨다”고 자랑했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드디어 이날 입을 열었다. 자신의 트위터에 “11년 전 최악의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 법안(ARRA)’에 서명했다”며 “이후 10년 넘게 경제성장과 고용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썼다. 법안 원본과 함께 법안에 서명할 때 썼던 만년필 사진까지 첨부했다. 올해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각하고 있는 경제 성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대응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지 30분도 안 돼 폭스뉴스에 보낸 장문의 e메일에서 “아직 경제성장이 지속된다고?”라고 반문하며 “오바마 시대의 경제정책은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9년부터 10년에 걸쳐 8320억 달러를 인프라, 고용 등에 투자하는 초대형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는 시점에 집권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회복 법안이 아닌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본인의 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주장해 왔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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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제호황, 누구 업적?’ 두고 설전 트럼프·오바마…“대통령 망신” 비난

    ‘미국의 경제 호황은 누구의 업적인가’를 두고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한판 붙었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의 날’인 이날 전·현직 대통령이 유치한 수준의 설전을 벌여 “대통령 망신 다 시켰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망쳐놓은 경제를 내가 살려 놨다”고 자랑했지만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드디어 이날 입을 열었다. 자신의 트위터에 “11년 전 최악의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미국의 회복과 재투자 법안(ARRA)’에 서명했다”며 “이후 10년 넘게 경제성장과 고용호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썼다. 법안 원본과 함께 법안에 서명할 때 썼던 만년필 사진까지 첨부했다. 올해 대선 캠페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각하고 있는 경제성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대응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지 30분도 안돼 폭스뉴스에 보낸 장문의 e메일에서 “아직 경제성장이 지속된다고?”라고 반문하며 “오바마 시대의 경제정책은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9년부터 10년에 걸쳐 8320억 달러를 인프라, 고용 등에 투자하는 초대형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회복법안이 아닌 규제완화, 세제혜택 등 본인의 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주장해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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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햄프셔 2차전… ‘터줏대감’ 샌더스냐, ‘깜짝스타’ 부티지지냐

    70대 노장이 ‘뉴햄프셔 아성’을 지킬까, 30대 ‘떠오르는 별’이 무너뜨릴까.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에서 30대 정치 신인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38)이 1위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두 번째 경선 무대인 뉴햄프셔로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뉴햄프셔주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9)의 지역구인 버몬트주와 맞닿아 있어 대표적인 ‘샌더스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그는 4년 전 이 지역에서 22%포인트 차이로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부티지지가 바짝 따라붙거나 역전한 것으로 나타나 팽팽한 접전을 이루고 있다. 두 사람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다른 후보들과 격차를 크게 벌리며 아이오와에서 확인된 신(新)양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선거 통계 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뉴햄프셔에서 샌더스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68%로 가장 높지만 최근 부티지지 후보가 25%까지 올라왔다. 8일 CNN방송이 뉴햄프셔대와 공동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 후보가 28%, 부티지지 후보가 21%를 기록했다. 같은 날 보스턴글로브-서퍽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티지지 후보의 이 지역 지지율은 25%로 샌더스 후보(24%)를 앞섰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부티지지 후보가 처음으로 1위에 오른 것이다.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부티지지 후보(26.2%)가 0.1%포인트 차이로 샌더스 후보를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급상승하는 부티지지 후보의 인기는 뉴햄프셔의 유세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날 폴리티코는 뉴햄프셔 메리맥에서 진행된 그의 타운홀 미팅은 참가자들로 북새통을 이뤄 일부는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부티지지 후보가 공략하고 있는 대상은 대학생과 퇴역 군인, 중도 성향 부동층 등이다. 이들은 2012년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표를 줬지만 2016년에는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돌아섰던 유권자들이다. 그는 “나는 워싱턴이 귀 기울이지 않는 수많은 미국인과 지역사회, 중소도시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이 자리에 있다”고 역설했다. 부티지지 상승세에 샌더스 후보는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샌더스 후보는 7일 뉴햄프셔 행사에서 부유한 후원자들이 부티지지를 후원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억만장자들이 경제뿐 아니라 우리의 정치적 삶을 통제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날 AP통신 등은 아이오와에서 이변을 일으킨 부티지지 후보가 코커스 다음 날인 4일부터 나흘간 400만 달러(약 48억 원)를 모금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도 8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 없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 부티지지는 흑인 사회를 통합하지 못한다”며 공격에 동참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시장으로서)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개목걸이를 전산화하는 정책이었다. 그런 사람이 후보로 결정되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은 망한다”며 부티지지 후보가 소도시 시장 출신이라는 점을 조롱했다. 샌더스와 부티지지 후보에 연연하지 않는 전략도 이어졌다. 아이오와에서 3위를 기록한 워런 후보는 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평생 동안 이길 수 없는 싸움에서 이겨 왔다”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워런 후보의 전략을 “다른 후보들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분석했다. 3월 3일 ‘슈퍼 화요일’을 노리며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을 포기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8일 워싱턴주 스포캔에 선거 캠페인 사무소를 열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예윤·정미경 기자}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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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굴레’ 벗은 트럼프 재선가도 탄력… 공화당도 똘똘 뭉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압박했다는 소위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야기한 대통령 탄핵안이 5일 미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4일 하원의 탄핵 조사가 시작된 지 4개월여 만에 탄핵 굴레에서 벗어나 재선 캠페인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극심한 국론 분열 등 후유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 100명은 이날 대통령의 권력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했다. 군사원조 중단 등을 빌미로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수사를 압박했다는 권력 남용 혐의는 52 대 48, 탄핵 조사의 증인 소환 및 자료 제출을 가로막았다는 의회 방해는 53 대 47로 ‘무죄’ 결정이 내려졌다. 집권 공화당 53명, 야당 민주당 45명, 친(親)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이 각각 당론대로 표결한 결과다. 표결은 약 25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앤드루 존슨, 빌 클린턴에 이어 하원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세 번째 미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았지만 최종 면죄부를 받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이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백악관에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트럼프 재선 가도 날개 백악관 집무실에서 표결 장면을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부결 직후 종신 대통령을 희망하는 듯한 동영상을 담은 트윗을 올렸다. 재선 유세용으로 만들어진 이 영상에서는 ‘2020’이란 숫자가 2024, 2028 등으로 바뀌다 ‘영원(Eternity)’을 뜻하는 ‘E’로 끝난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그가 과거에도 연임만 가능한 미 헌법을 넘어 그 이상 집권할 수 있다는 농담을 종종 해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트윗에서 “6일 낮 12시 탄핵 사기에 대한 미국의 승리를 말하는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다. 그의 재선 가도 역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아이오와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를 연다. 또 11일 예비경선(프라이머리)을 앞둔 뉴햄프셔 등 민주당 경선이 열리는 곳을 찾아다니며 ‘맞불 유세’도 벌이기로 했다. 여론조사 갤럽이 4일 공개한 조사에서 그의 국정 지지율은 2017년 1월 취임 후 가장 높은 49%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도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워싱턴 정가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의 관계가 빈약한 편이었다. 집권 4년 차인데도 국경장벽 설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폐지 등 핵심 공약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가 행정부에 과도하게 의지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탄핵 부결로 공화당 전체가 그의 공약 달성 및 재선을 위해 질주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대통령 측근은 민주당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출석 저지를 주도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탄핵 추진은 어마어마한 정치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전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원고를 찢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구제불능 어린아이 같았다. 분노발작(tantrum)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할 때 종종 쓰는 단어 ‘분노발작’을 차용해 되갚아준 셈이다.○ ‘앙숙’ 롬니는 탄핵 찬성 이날 밋 롬니 상원의원(73·유타)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공화당 53명 중 유일한 ‘유죄’표를 던졌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그는 미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찬성표를 던진 최초의 여당 상원의원이다. 두 사람은 모두 기업가 출신이지만 2012년과 2016년 공화당 경선을 거치면서 원수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당시 “롬니는 공화당 사상 가장 멍청한 후보”라고 비판했다. 롬니 의원도 4년 후 “트럼프는 사기꾼이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맞섰다. 둘의 관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롬니 의원을 초대 국무장관으로 고려하는 듯하다 석유 기업가 출신 렉스 틸러슨을 장관으로 뽑으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일각에서는 롬니의 이날 반대가 2024년 대선 출마 등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롬니 의원을 민주당의 비밀 자산이라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리트윗하며 공화당 제명을 주장했다.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롬니가 대통령이 되지 못해 훼방을 놓고 있다. 민주당원인 그를 상원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거들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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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탄핵 헛발질”… 체면 구긴 민주당

    “이렇게 될 줄 알면서 왜 헛소동을 벌였나.”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부결 후 뉴욕타임스(NYT)는 야당 민주당을 향한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상원 다수당인 집권 공화당의 상원 장악,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이란 중층 구조 속에서 부결이 예견됐기 때문이다. 3일 아이오와 당원대회(코커스) 당시 유례없는 개표 결과 지연에 이어 야심 차게 주도한 탄핵안의 부결까지 맞은 민주당은 재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원고를 찢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다음 날 열린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울분을 내비칠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오와 코커스 유세 기간 동안 탄핵 문제를 거의 거론하지 않았던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탄핵을 넘어 미래가 중요하다’는 선거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탄핵에 연연하지 않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중부 시간 6일 오전 5시(한국 시간 6일 오후 8시) 기준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는 97%의 개표가 완료됐다. 부티지지 후보가 26.2%로 1위, 버니 샌더스 후보는 0.1%포인트 뒤진 26.1%를 기록하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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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볼 중간광고에 130억씩 퍼부은 트럼프-블룸버그

    2일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 TV 중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억 소리’ 나는 광고 전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거금 11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들여 슈퍼볼 중간광고 시간에 60초짜리 정치 광고를 선보였다. 우리 돈으로 초당 2억 원이 넘는 광고에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60초짜리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총기 규제 정책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지만 직접적으로 트럼프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정치자금 기부를 받지 않고 자신의 재산만으로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는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미 TV 광고에 2억8900만 달러(약 3450억 원)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제도 개혁 광고와 자신의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 광고 등 30초짜리 2개를 내보냈다. 두 번째 방송된 경제 성과 광고에서는 ‘더 강하게, 안전하게, 풍요롭게’라는 새로운 선거 슬로건을 선보였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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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앞두고 돈잔치…슈퍼볼 광고에 130억씩 퍼부은 트럼프-블룸버그

    2일 미국프로미식축구(NFL) 결승전 ‘슈퍼볼’ TV 중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억 소리’ 나는 광고 전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거금 11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들여 슈퍼볼 중간광고 시간에 60초짜리 정치 광고를 선보였다. 우리 돈으로 초당 2억 원이 넘는 광고에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셈이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60초짜리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극적인 총기 규제 정책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지만 직접적으로 트럼프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정치자금 기부를 받지 않고 자신의 재산만으로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는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미 TV 광고에 2억8900만 달러(약 3450억 원)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투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제도 개혁 광고와 자신의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 광고 등 30초짜리 2개를 내보냈다. 두 번째 방송된 경제 성과 광고에서는 ‘더 강하게, 안전하게, 풍요롭게’라는 새로운 선거 슬로건을 선보였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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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탄핵 심리 하루 앞두고… 백악관 “탄핵안 무효”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 탄핵심판 심리를 하루 앞두고 백악관과 야당 민주당이 정면충돌했다. 백악관은 20일 ‘탄핵소추안은 헌법적으로 무효’라며 신속한 부결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당장 해임하고 공직 수행을 영원히 금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백악관 법률팀은 트럼프 대통령을 두둔하는 110쪽 분량의 변론 요지서를 상원에 제출하며 ‘대통령의 권력남용 및 의회방해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 즉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치 매코널 집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탄핵심판 일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되, 하원이 넘긴 증거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상원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WP는 백악관 법률팀이 대통령과의 불화로 지난해 9월 사퇴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증언하지 못하도록 물밑에서 설득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있고 증인 소환 과정이 길어지면 다음 달 4일 대통령의 연두교서 이전에 탄핵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상원은 탄핵심판의 절차 및 규정을 담은 결의안을 21일 상정한 후 22, 23일 변론을 거친다. 이후 상원의원들이 질의, 증인 소환, 신문 등을 진행한다. 빠르면 이달 말 최종 표결을 할 수도 있다. 상원 100석 중 53석을 집권 공화당이 보유해 최종 통과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공화당 지도부가 정한 취재 규칙에 대한 언론의 반발도 상당하다. 탄핵심판이 열리는 워싱턴 의회 본회의장에는 개별 언론사 카메라가 입장할 수 없다. 비영리 의회 전문방송 시스팬(C-SPAN) 카메라도 금지된다. 상원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방송 카메라 몇 대만 설치된다. 본회의장 앞 복도는 기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재구역이지만 복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일도 허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20일 스위스로 향했다. 탄핵심판이 시작되는 시점에 일부러 워싱턴을 비우고, 주요 국제 행사에서 자신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2020-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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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내 편으로 만들겠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일각에서는 말합니다.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요. 기생충은 작품상을 비롯해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이유는 너무 잘 만들어서 그렇다는 겁니다. 작품성으로만 본다면 ‘기생충’은 확실한 수상감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러나 수상할 경우 할리우드는 체면을 구기게 됩니다. “‘기생충’ 같은 훌륭한 영화가 받는 상을 왜 그동안 허접한 할리우드 영화에 줬던 거야” 하는 원성을 듣게 되겠지요. △Parasite‘s awards season domination would extend to the Nickelodeon Kids Choice Awards. 이달 초 뉴욕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배우 벤 스틸러가 ‘기생충’에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주러 나와 이런 농담을 합니다. “영화상 시즌에 보여준 ‘기생충’의 압도적인 성과는 니켈로디언상까지 연장될 것이다.” 니켈로디언은 어린이용 케이블 채널입니다. 영화상만 발표됐다하면 ‘기생충’이 휩쓰는 걸 보니 니켈로디언의 키즈 초이스상까지 섭렵할 기세라는 뜻이죠. △It’s worth bringing your glasses. 미국인들은 자막 있는 영화를 싫어합니다. 한국인들은 자막에 익숙한데 말이죠. 그래서 미국 수입배급사 네온은 ‘기생충’ 포스터에 이런 문구를 넣었습니다. 자막 있는 영화라는 말 대신 ‘당신의 안경을 가져올 만한(안경을 쓰고 자막을 읽을 만한) 영화’라고 홍보합니다. △Bong will win you over.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유쾌한 사람입니다. 미국의 다양한 영화 행사에 참석해 움츠러들지도 않고 온갖 유머를 구사합니다. 개그가 준비되지 않았을 때는 할리우드 영화 대사를 흉내 내기도 합니다. 한 영화매체는 “봉 감독이 마이크 앞에 서면 설수록 그의 팬은 늘어난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영화인은 “봉 감독이 마이크를 잡으면 집이 무너진다(bring the house down)”고 합니다. 집이 무너질 정도로 관객을 열광시키고 웃긴다는 거죠. 여기서 ‘win over’는 ‘이기다’라는 뜻입니다. ‘봉 감독은 당신을 이길 것이다’는 ‘당신을 자기편으로 만들 것이다’라는 뜻이 되겠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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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부동산 개발업자, 2011년 방북 ‘불법 통치자금’ 관리 제안”

    영국의 유명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보수당 후원자인 데이비드 롤랜드가 2010년대 초반 북한을 방문해 통치자금을 관리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롤랜드는 2011년 5월 북한을 방문했고, 북한의 외교 당국자들과 회동했다. 홍콩의 대북사업가 조니 혼이 롤랜드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해줬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최근 롤랜드의 아들이 롤랜드와 혼이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서신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롤랜드의 통치자금 관리 제안에 큰 관심을 가졌으며 그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융숭한 대접을 했다. 롤랜드 일행들만 참석한 가운데 특별 연주회가 열렸고, 북한 고위 지도부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고속도로를 이용하는 특권도 누렸다. 롤랜드와 북한 당국은 최고지도층과 국영기업의 자산을 해외 비밀 은행시설에 관리하는 방안, 롤랜드를 비롯한 영국 기업들이 북한의 금광과 철광에 투자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북한 당국과 롤랜드의 의견 차이로 통치자금 관리 문제는 실현되지 못했고 롤랜드는 이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다. 롤랜드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형 부동산 개발로 유명하며 영국 보수당에 최근 10여 년 동안 600만 파운드(약 90억 원)의 정치자금을 후원해왔다. 그는 영국 앤드류 왕자를 비롯한 일부 왕족들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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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7개월 전 이미 솔레이마니 제거 승인”

    ‘임박한 공격 위협’ 때문에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사실들이 밝혀질 때마다 말 바꾸기를 하며 신뢰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미 NBC방송은 13일 전·현직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7개월 전에 솔레이마니 제거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NBC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 인근 상공에서 미군 정찰무인기를 미사일로 격추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를 승인했다. 당장 사살하진 말고 ‘미국인 사망’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을 때 실행하도록 명령을 내렸다는 것. 백악관 국가안보팀이 앞서 2017년부터 솔레이마니 제거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임박한 위협 때문에 그를 폭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물러섰다.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솔레이마니)의 끔찍한 과거로 볼 때 ‘임박한 위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이 “4개 미국 대사관에 대한 임박한 위협의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낸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할 수 없는 기밀 정보”라고 둘러대며 임박한 위협 출처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한 보수매체가 올린 합성 사진을 리트윗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이란 국기를 배경으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슬람 성직자가 쓰는 터번과 여성이 쓰는 히잡을 각각 머리에 두르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에는 ‘아야톨라(이란의 최고지도자)를 구하기 위해 민주당은 최선을 다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무슬림들의 반발을 불러오는 한편 이슬람권과의 관계 악화에 기름을 붓는 위험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이란 사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은 이미 백악관 참모진의 제어 영역을 벗어났다”고 전했다. 참모들의 충고에 관심이 없고 자신의 판단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때문에 이란 사태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우왕좌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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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감하게 버티다[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참 헷갈립니다. 영국 언론은 최근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해리 왕손 부부를 대역죄인 취급합니다. 반면 미국 매체들은 ‘잘됐다’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관심사는 오직 ‘해리 왕손 부부가 독립하면 돈을 얼마나 벌까’에 모아져 있습니다. 어느 쪽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 건가요. △“I really tried to adopt this British sensibility of a stiff upper lip.”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 왕손빈이 지난해 11월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이 말 한마디로 영국인들의 미움을 왕창 받게 되는데요. ‘Stiff upper lip’은 직역으로 ‘뻣뻣한 윗입술’입니다. ‘입술을 꽉 문다’는 뜻이지요. 영국의 국민성을 말해주는 표현입니다. 아무리 힘든 고난에 부딪쳐도 입술을 꽉 물고 불굴의 정신으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메건 왕손빈은 “영국 특유의 감성인 불굴의 정신으로 왕실 생활을 이겨내려 했다. 그러나 바보 같은 짓이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감히 네가 영국의 국민성을 들먹거려?” △“It‘s a masterclass in wanting to have your cake and eat it.”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됩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하죠. ‘You can’t have you cake and eat it too’입니다. 한국 버전으로 한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다.’ 해리 왕손 부부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말입니다. 왕실의 특권은 버리지 않으면서 왕실의 간섭이나 의무로부터는 자유로워지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겁니다. 그냥 욕심도 아니라 욕심의 명작(masterclass) 수준. △Harry and Meghan show us what happens when you have ‘an heir and a spare.’ 영국 왕위 계승자는 형 윌리엄 왕세손입니다. 서열 6위인 해리 왕손은 사실 가능성이 없습니다. 계승 라인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spare(여분)’라고 부릅니다. ‘An heir and a spare(계승자와 여분)’는 왕실이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 제목입니다. 여분의 삶을 살아야 하는 해리 왕손이 자기 인생을 건설적으로 찾아가겠다는 것은 욕먹을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 前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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