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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가 9년 만에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결정전(CS)에 진출했다. 토론토는 9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AL 디비전시리즈(DS·5전 3승제) 4차전에서 안방 팀 뉴욕 양키스에 5-2로 승리하며 3승 1패로 시리즈를 끝냈다. 류현진이 2023년까지 4년간 뛰었던 토론토가 ALCS에 향하는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클리블랜드에 1승 4패로 패했다. 토론토는 1992, 1993년 월드시리즈 2연패를 차지한 뒤로는 AL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다. AL 동부지구에 속한 토론토와 양키스는 똑같이 94승 68패(승률 0.580)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토론토는 상대 전적에서 8승 5패로 앞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AL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토론토 간판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는 “우리 팀에도 스스로를 믿지 못한 이들이 있었지만 늘 ‘온 나라’가 우리 뒤에 있다고 말해 왔다. 캐나다에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MLB 30개 팀 중 유일하게 캐나다 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다.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 시니어(50)가 몬트리올(현 워싱턴)에서 뛸 때 태어난 게레로 주니어는 캐나다 국적도 보유하고 있다. 반대편 ALDS 4차전에서는 안방 팀 디트로이트가 시애틀에 9-3 승리를 거두고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갔다. 두 팀은 11일 시애틀에서 ALDS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내셔널리그(NL)에서는 LA 다저스가 필라델피아에 2-8로 패해 올해 포스트시즌 5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다저스가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두 팀은 10일 LA에서 4차전을 치른다.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던 시카고 컵스는 이날 안방 경기에서 밀워키를 4-3으로 꺾고 기사회생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삼성 오른손 투수 최원태(28)는 올해까지 통산 86승 65패 평균자책점 4.42를 거둔 수준급 선발 투수다. 안정감 있는 투구에 젊은 나이를 앞세워 지난 시즌 후 삼성과 4년 70억 원짜리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하지만 ‘가을 무대’의 최원태는 전혀 다른 투수다. 8일까지 포스트시즌 18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만 당했다.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11.16에 이른다. 올해 NC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도 7회 2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구원 등판했으나 몸에 맞는 공만 내준 뒤 곧바로 교체됐다.최원태는 9일 SSG의 안방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시작되는 삼성과 SSG의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수로 꼽힌다. 최원태는 이날 1차전 삼성 선발 투수로 등판해 SSG 외국인 투수 화이트(31)와 맞대결한다. 지난해까지 치른 총 34번의 준PO 1차전 승리 팀은 29차례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85.3%의 확률이 1차전에 걸려 있다. 삼성이 이토록 중요한 1차전에 최원태 카드를 꺼낸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정규시즌 4위 삼성은 7, 8일 열린 NC와의 WC에서 1∼3선발을 모두 소진했다. 7일 1차전에서 에이스 후라도를 내고도 패(1-4)한 뒤, 8일 2차전에서 2선발 원태인과 3선발 가라비토를 모두 기용해 겨우 승리(3-0)했다.최원태가 상대할 SSG는 그에게 가을야구 최대 트라우마를 안긴 팀이다. 2022년 한국시리즈 당시 키움 소속이었던 최원태는 2승 2패로 맞선 5차전 4-2로 앞선 9회말 대타 김강민(은퇴)에게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시리즈의 물줄기를 바꾼 이 홈런 한 방으로 키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물거품이 됐다. 최원태는 이듬해인 2023년 선발진이 헐거웠던 LG에 ‘우승 청부사’로 트레이드됐다. 최원태는 정규시즌에선 9승 7패로 선전했지만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4실점 한 뒤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최원태는 이제껏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한 번도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최원태에게 9일 SSG전은 포스트시즌 첫 선발승의 기회이자 그간의 가을 악몽을 날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원태는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SSG를 상대로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삼성전 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화이트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삼성 타자들은 경기 초반부터 최원태에게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삼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홈런(161개)과 득점권 타율(0.291) 1위에 오른 타격의 팀이었다. 하지만 NC와의 WC에서는 구자욱, 디아즈 등 중심 타선이 동반 침묵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7일엔 5안타에 그치며 완패했고, 8일엔 안타 하나만 치고도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안타 기록으로 승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49)은 “SSG는 투수력이 좋다. 초반에 점수를 내야 이길 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SSG는 마운드의 힘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특히 불펜 평균자책점은 3.36으로 10개 팀 중 1위를 했다. 피안타율(0.244)도 리그에서 가장 낮다.1선발 앤더슨(31)이 장염에 걸리는 바람에 1차전에 나서지 못하지만 2선발 화이트가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 오히려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경기 중반까지 앞서면 리그 최초로 ‘동반 30홀드’를 달성한 노경은(41), 이로운(21)이 뒤를 지킨다. 30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투수 조병현(23)이 버티는 뒷문도 든든하다. 이숭용 SSG 감독(54)은 “정규시즌 3위에 멈추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현대에서 함께 뛰며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했던 박 감독과 이 감독은 지도자로는 처음 포스트시즌에서 맞붙는다. 정규시즌에서는 삼성이 8승 7패 1무로 조금 앞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소노가 SK를 꺾고 2025∼2026시즌 남자 프로농구 개막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소노는 8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SK와의 안방경기에서 82-78로 승리했다. 3쿼터까지 69-54로 15점이 앞섰던 소노는 경기 종료 13초를 남기고 SK의 주포 자밀 워니에게 3점포를 허용해 2점 차(80-78)까지 쫓겼다. 하지만 소노는 경기 종료 8초를 남기고 아시아 쿼터 선수 케빈 켐바오(필리핀)가 SK 오재현에게 U파울을 당한 뒤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소노는 네이던 나이트(25점, 14리바운드)와 켐바오(18점, 10리바운드)가 나란히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개막 후 두 경기 동안 외곽포가 침묵했던 소노의 슈터 이정현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16점을 올렸다. 이번 시즌부터 소노의 지휘봉을 잡은 손창환 감독은 2연패를 벗어나 프로 사령탑 첫 승을 거뒀다. 손 감독은 경기 후 소노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1승 2패가 된 소노는 현대모비스와 공동 8위에 자리했다. 개막 후 연승 행진을 2경기에서 멈춘 SK(2승 1패)는 KT, DB, 정관장과 공동 1위가 됐다. 이날 DB는 정관장을 75-69로 꺾고 이번 시즌 안방경기 첫승을 기록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SK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 패배를 새 시즌 개막전에서 되갚았다. SK는 3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첫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디펜딩 챔피언’ LG에 89-81 승리를 거뒀다.SK는 4쿼터 종료 5분 35초 전까지 LG에 57-70으로 뒤졌다. 그러나 이후 20점을 몰아 넣는 동안 7점만 내주면서 77-77으로 4쿼터를 마쳤다. 흐름을 뒤집은 SK는 연장에서 12-4로 앞서며 역전승을 완성했다.‘슈퍼 팀’ KCC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안방 팀 삼성에 89-82로 이겼다. KCC에서는 허웅(29점), 숀롱(23점), 최준용, 송교창(이상 15점) 등 주전 선수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 지휘봉을 잡은 이상민 감독은 2022년까지 자신이 이끌던 삼성을 상대로 사령탑 복귀 첫 승을 올렸다. 울산에서는 방문 팀 DB가 현대모비스를 71-68로 꺾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11년 프로농구 SK의 신인 감독과 루키로 만나 10년간 함께하며 정규리그 우승 2번, 챔피언결정전 우승 1번을 합작했던 문경은 감독(54)과 김선형(37)은 올해 나란히 휴대전화 통신사를 SK텔레콤에서 KT로 바꿨다.통신사를 먼저 갈아탄 건 문 감독이었다. 문 감독은 2021년 SK 감독에서 고문으로 물러난 뒤 한국농구연맹(KBL) 경기본부장과 방송사 해설위원을 지냈다. 하지만 첫 우승에 목마른 ‘통신사 라이벌’ KT가 그를 우승 청부사로 영입하며 통신사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문 감독은 5월 23일 KT와 계약할 때만 해도 포인트가드 허훈(30)을 중심으로 대권 도전을 꿈꿨다. 그런데 닷새 뒤 자유계약선수(FA) 허훈이 KCC로 이적하며 계획이 바뀌었다. 그때 문 감독이 제일 먼저 전화한 사람이 SK 사령탑 시절 10년 내내 포인트가드를 맡겼던 김선형이었다. 김선형도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상태였다. 2011년부터 14년 동안 SK 한 팀에서만 뛴 김선형은 문 감독의 전화를 받은 그날 바로 KT와 계약했다.문 감독은 “(영입 제안을 하려고) 만나자고 했을 때 와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는데 그날 바로 결정까지 해줬다. 선형이가 신인 때도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해야 했는데 군말 없이 잘 따라와 줬다. 정상급 선수가 된 지금도 나를 믿고 뒤도 안 보고 와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그렇게 ‘LTE 시절’ 초보 감독과 신인으로 첫 인연을 맺은 둘은 ‘5G 시대’에 베테랑 감독과 선수로 다시 만났다. 둘 모두 ‘검증된 경력직’이기에 적응 속도도 5G급이다. 김선형이 계약서에 사인한 지 이틀 만에 두 사람은 KT스포츠 산하에 같이 있는 프로야구 팀 KT 위즈 경기에서 시구·시타에 나섰다.시구·시타도 경력직이었다. SK에서 2017∼2018시즌 챔프전 우승을 했을 때도 둘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경기에서 시구·시타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문 감독은 김선형이 던진 공을 받아치면서 운동 신경을 자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선형이 던진 공을 치지 않았다. 문 감독은 “이번에도 치려면 충분히 칠 수 있었다. 그런데 힘들게 겨우 데려왔는데 혹시 타구에 맞기라도 할까 봐 무서워서 못 치겠더라”라며 웃었다.유니폼은 바꿔 입었지만 김선형은 여전히 문 감독의 ‘뛰는 농구’를 코트 위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페르소나’다. 문 감독은 “내 농구를 가장 잘하고, 잘 아니까 팀원들에게 잘 전달해 달라”며 김선형에게 주장을 맡겼다. 김선형은 “감독님이 교수님이면 제가 조교인 느낌이다. 추구하시는 농구를 잘 아니 옆에서 얘기해주면 (동료) 선수들도 빨리빨리 알아듣는다”며 “SK에서 함께 많은 걸 이루고 같이 팀을 옮겼다. KT에서 창단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함께 쓰는 것도 기대된다”고 했다.문 감독은 “선형이는 퍼포먼스를 유지만 해도 충분한데 KT 장신 포워드진이 함께 달리면 더 강해질 수 있다. 선형이가 이렇게 달리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안 달릴 수 없다. 저는 내비게이션만 켜주면 된다”고 했다.KT는 4일 두 사람의 친정팀 SK와 2025∼2026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SK 전희철 감독(52)은 문 감독이 SK 사령탑을 지낼 때 10년간 수석코치로 함께한 사이다. 다음 날인 5일 만나는 KCC는 농구대잔치 시절 문 감독과 연세대에서 함께 활약한 이상민 감독(53)이 이끌고 있다. 문 감독은 감독실 벽에 적은 일정표 중 이 두 경기에는 따로 빨간색 표시까지 해놨다.“두 경기는 꼭 잡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저 두 경기만 잘 넘기면 이번 시즌이 잘 풀릴 것이다. 서로 스타일을 너무 잘 알아서 수싸움이 엄청날 것 같다. (디펜딩 챔피언) LG에 SK, KCC 세 팀을 상대로 각 3승 3패 이상만 하면 충분히 대권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31)는 지난달 베를린 마라톤에서 ‘서브3’를 달성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42.195km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서브3’는 마스터스 러너들에겐 ‘꿈의 기록’으로 통한다. 3월 도쿄 마라톤 때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3시간24분7초에 완주했던 스타일스는 베를린에서 2시간59분13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타일스가 그날 입고 뛴 러닝 팬츠에도 폭발적인 관심이 쏠렸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 브랜드 제품인 이 팬츠는 베를린 마라톤 이후 판매량이 50% 넘게 늘었다. 러너들이 이 팬츠에 열광한 건 단지 ‘스타 효과’ 때문만은 아니었다. 스타일스는 도쿄 마라톤 때도 이 팬츠를 입고 뛰었다. 이 브랜드가 대대적 홍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 브랜드 창립자조차 ‘너네 제품 아니냐’고 지인들이 알려준 덕에 스타일스가 자사 팬츠를 입고 뛴 사실을 알게 될 정도였다. 같은 사람이 같은 팬츠를 입고 풀코스를 뛰었는데 유독 이번에만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풀코스 완주자’ 스타일스와 ‘서브3 달성자’ 스타일스를 대하는 러너들의 온도 차가 극명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서브3를 하려면 1km를 최소 4분 15초에 달려야 한다. ‘4분 16초는 안 되냐’고 묻는다면 답은 ‘절대 불가’다. 1km당 두세 걸음 차이지만 완주 기록은 3시간1초92가 된다. 1km당 4분 15초 페이스는 시속 약 14.12km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페달을 부지런히 밟아야 나오는 속도다. 따릉이를 탄 사람과 3시간 내내 나란히 뛰어야 ‘서브3’가 가능하다. 누구나 꾸준히만 뛰면 3시간대 풀코스 완주는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서브3는 10년을 뛰어도 달성하기 힘든 벽이다. 그런데 스타일스는 6개월 만에 풀코스 기록을 25분 가까이 줄였다. 러너들이 줄지어 팬츠를 따라 살 만큼 동경할 만한 일이었다. 사람들이 열광한 대상은 ‘팝스타’ 스타일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을 흘렸을 ‘러너’ 스타일스였다. 따지고 보면 서브3를 위해 필요한 그 ‘각고의 노력’은 결과적으로 다음 한 걸음을 내딛는 ‘별것 아닌 일’이다. 결국 한 걸음 한 걸음이 쌓여야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별거 아닌 일도 쉼 없이 반복하는 게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풀코스 완주가 불가능한 일인 이유이기도 하다. 잠깐의 전력 질주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열정만 앞선 오버페이스는 ‘중도 포기(DNF·Did Not Finish)’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자신만의 속도와 호흡으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쌓아야만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결승선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계속 달리는 이들에게만 허락된 선물이다. 이를 얻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내 실력에 맞는 페이스를 유지하며 뛰거나, 내가 원하는 페이스에 맞는 실력을 쌓거나. 시작은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제아무리 ‘마라톤 영웅’ 황영조(55)라도 일단 출발선에 나타나지 않으면 1km도 뛸 수 없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에 와일드카드 시리즈(WC·3전 2승제) 무대는 너무 좁아 보였다. 다저스는 1일 안방에서 신시내티와 맞붙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NL) WC 1차전에서 홈런 5개를 터뜨리며 10-5로 승리했다. 오타니 쇼헤이(31)와 테오스카르 에르난데스(33)가 각각 ‘멀티 홈런’(1경기 2홈런 이상)을 쳤고 토미 에드먼(30)도 3회말 솔로 홈런 1개를 보탰다. 다저스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1회말 첫 타석부터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정규시즌에서 개인 최다인 55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오타니는 상대 선발 투수 헌터 그린(26)이 던진 시속 100.4마일(약 161.6km)짜리 속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오타니가 MLB에서 홈런으로 연결한 가장 빠른 공이 이 투구였다. 오타니는 이어 6-0으로 앞선 6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비거리 138.4m짜리 대형 홈런으로 2점을 추가했다. MLB가 스탯캐스트로 타구 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다저스 타자가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멀리 날린 홈런이다. 다저스 5번 타자로 나선 에르난데스는 3회말(3점)과 5회말(1점)에 연타석 홈런을 쳤다. LA 에인절스에서 뛴 6년 동안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오타니는 다저스 이적 후 첫 시즌이던 지난해 지명타자로만 뛰면서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투수로도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이번 WC가 3차전까지 가게 되면 오타니가 3차전에 선발 등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정규시즌 마지막에 투타 모두 감이 좋아서 깔끔한 마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임하고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26)은 WC 엔트리엔 이름을 올렸지만 1차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시카고 컵스도 이날 안방에서 열린 NL WC 1차전에서 샌디에이고를 3-1로 물리치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아메리칸리그(AL) WC 두 경기는 모두 방문 팀의 승리로 끝났다.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2-1로,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를 3-1로 각각 꺾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팀이 탄생했다. ‘서울의 자존심’ LG 트윈스다.정규리그 우승까지 1승만 남겨둔 채 3연패로 시즌을 마치며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하지 못한 LG가 자존심은 조금 구겼지만 극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LG는 1일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 NC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위 NC에 3-7로 패했다. 정규 시즌 성적은 85승56패3무(승률 0.603)였다. 이날 9회말 LG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오후 10시에 잡혔다. 정규시즌 자력우승이 좌절된 시간이었다. 같은 시간 문학구장에서는 2위 한화가 SSG를 이기고 있었다. 한화는 이 경기를 포함해 3일 KT와의 시즌 최종전까지 모두 이기면 LG와 동률을 이룰 수 있었다. 이 경우 LG와 한화는 4일 1위 결정전이라 불리는 타이브레이크로 우승을 정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경기 막판 LG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한화 마무리 투수 김서현은 5-2로 앞선 9회말 투아웃까지 잡아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김서현이 대타 류효승에게 안타, 현원회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어느새 한 점차 승부가 된 것이다. 흔들린 김서현은 다음타자 정준재까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허용했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올해 신인인 이율예가 김서현을 상대로 끝내기 2점 홈런을 작렬한 것이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한화는 83승56패4무(승률0.597)로 LG를 승률에서 따라 잡을 수 없게 됐다. NC전 패배 후 라커룸에서 TV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LG 선수단은 1시간 넘게 경기장을 지키며 응원가를 부르던 팬들 앞에서 우승 확정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2023년 29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한 LG는 2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에 직행에 V4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LG는 앞선 세 차례(1990, 1994, 2023) 정규시즌 우승 때는 모두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밟았다. SSG가 한화를 잡아주면서 LG는 4번째 통합우승으로 가는 8부능선도 넘었다. 이제껏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85.3%(34회 중 29회)나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어쩔 수가 없다. 프로야구 LG가 결국 올 시즌 144번째, 최후의 경기에서 정규리그 자력 우승 확정에 ‘재재도전’한다. LG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안방경기에서 0-6으로 패했다.반면 한화는 대전 안방경기에서 롯데에 1-0 진땀승을 거뒀다.정규리그 우승 확정에 필요한 1승을 남겨두고 LG가 2연패를, 한화가 2연승을 거두면서 LG가 정규리그 우승 확정을 또 한 번 미루게 됐다.LG는 앞서 27일 대전에서 치른 한화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 중 2차전에서 9-2로 승리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승수를 뜻하는 매직넘버를 ‘1’까지 줄였다. 매직넘버는 1위 팀이 이겨도, 2위 팀이 져도 1씩 사라진다.먼저 경기를 끝낸 LG는 한화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연장 10회 1사 만루에서 리베라토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그 가능성을 닫았다.LG는 NC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LG는 정규리그 자력 우승 확정을 위해, NC는 가을야구행 막차 티켓을 사수하기 위해 물러날 수 없다. 이날 경기 전까지 KT에 1경기 차 뒤진 6위였던 NC는 이날 KT를 9-4로 꺾고 7연승을 달리며 KT와 순위를 맞바꿨다. ●삼성, 오승환 은퇴 경기서 5-0 대승…레전드 마운드에서 팬들과 작별피 터지는 순위싸움 속 삼성은 4위 확정과 함께 낭만도 사수했다.삼성은 올 정규시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마지막 경기이자 오승환의 은퇴 경기로 치러졌던 이날 경기에서 디아즈가 1회부터 시즌 50호 3점포를 터뜨리며 앞서갔다. 시즌 50홈런은 2015년 넥센 박병호(현 삼성) 이후 10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9회초까지 5-0으로 넉넉히 앞선 삼성은 이날 은퇴 경기 기념 특별 엔트리로 등록된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자 KIA 벤치도 예고한 대로 KIA의 리빙 레전드 최형우를 대타로 내보냈다. 오승환은 최형우에게 헛스윙 삼진을 뺏어낸 뒤 모자를 벗고 안방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삼성은 정규리그 1경기를 남겨두고 5위 NC와 2.5경기 차이로 벌려 4위를 확정했다. 3위 SSG도 이날 최하위 키움에 4-3 승리를 거두며 순위를 확정했다. 이제 가을야구 순위표 중 빈자리는 1, 2, 5위뿐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부산에 광안대교가 있다면 미국 뉴욕에는 브루클린 브리지가 있다. 부산에 롯데 자이언츠가 있는 것처럼 뉴욕에는 메츠가 있다. 한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기 구단인 두 팀은 올해 데칼코마니 같은 시즌을 보냈다.두 달 전까지만 해도 두 팀의 기세는 대단했다. ‘가을 야구’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고,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는 KBO리그 10개 팀 중 3위(55승 3무 43패·승률 0.561)로 7월을 마쳤다. 당시 4위 SSG와는 5경기 차이가 났다. 메츠는 62승 47패(승률 0.569)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동부지구 1위였다.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예상하는 ‘psodds.com’에 따르면 롯데의 당시 가을 야구 진출 가능성은 91.4%에 달했다. 같은 날 기준으로 MLB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스’가 예상한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5.3%였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팀 모두 가을 야구 무대에 초대받지 못했다. 지난달 12연패를 당한 롯데는 8, 9월에 11승 3무 28패(승률 0.282)로 무너졌다. 메츠도 같은 기간 21승 32패(승률 0.396)에 그쳤다.롯데는 지난달 28일 두산과의 잠실 방문경기에서 2-7로 패하며 8년 연속 가을 야구 탈락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2017년이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던 롯데는 10개 팀 중 가장 오래 가을 야구를 하지 못한 팀이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올해 안방 최종전이 끝난 뒤 “마지막에 힘을 발휘하지 못해 팬들께 실망을 드렸다”며 “내년까지 한번 믿어 달라”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의 계약 기간은 내년까지다. 개막전 기준으로 30개 팀 중 가장 많은 연봉 3억2300만 달러(약 4528억 원)를 쏟아부은 메츠는 NL 동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년에 계약 마지막 해를 맞는 카를로스 멘도사 감독에게 계속 팀을 맡기기로 했다. 데이비드 스턴 메츠 구단 야구 부문 사장은 멘도사 감독의 유임을 발표하며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낸 건 맞지만 멘도사 감독은 여전히 좋은 사령탑이고 이를 증명해 낼 것”이라며 지지를 보냈다. 두 팀은 패배와 직결된 결정적 수비 실책으로 팬들의 분노를 유발한 것도 닮았다. 올겨울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전문가들이 수비력 강화를 꼽은 이유다. 롯데는 ‘페어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한 비율’을 뜻하는 범타처리율(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이 0.663으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그쳤다. 메츠는 DER 0.678로 NL 15개 팀 중 공동 13위였다.경기 후 야간 추가 수비 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내년에는 운동장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결과를 내겠다”며 수비 체질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멘도사 감독 역시 “계속 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개선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30년이 넘는 우승 가뭄도 두 팀 팬들이 공유하는 고통이다. 메츠가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39년 전인 1986년이다. 롯데도 1992년 이후 33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팀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마다 ‘케미스트리 문제’를 지적받는 것도 두 팀 사령탑이 똑같이 느끼는 고충이다. “팀 케미스트리는 결국 함께 나가 이기는 것”이라는 멘도사 감독의 말처럼 모든 감독에게 적용되는 유일한 생존 방법은 결과로 증명하는 것뿐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LG와 한화의 ‘왕좌의 게임’이 결국 끝까지 간다. 한화는 29일 안방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정규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그러면서 정규리그 우승 확정까지 1승만 남겨두고 있던 LG가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것을 막아냈다. 경기 전만 해도 승부의 추가 LG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LG 선발 투수 임찬규는 한화 상대 4경기에서 29이닝 동안 2실점에 그치며 ‘한화 킬러’ 면모를 자랑했다.반면 한화는 올 시즌 선발 등판 경험이 한 차례에 불과했던 루키 정우주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정우주는 15일 키움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2실점 한 게 선발 등판 경력의 전부였다. 하지만 정우주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증명하는 투구를 했다. 이날 첫 상대 타자로 리그 최고의 선구안을 자랑하는 홍창기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부터 심상치 않았다. 정우주는 2사 후 오스틴을 내야안타, 김현수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문성주를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이후 2, 3회는 모두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반면 임찬규는 이날 3이닝 만에 3실점 한 뒤 5회에도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책임 주자 두 명을 남긴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함덕주와 이정용이 2점씩 추가 실점하며 팽팽했던 승부는 순식간에 1-7까지 벌어졌다. LG는 7회 박상원을 상대로 오지환과 박동원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황주서-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진 한화 불펜은 추가 실점 없이 그대로 승리를 굳혔다. 다만 한화의 자력 우승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한화가 우승하는 길은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잡고 LG가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길 바라는 것뿐이다.이 경우에도 두 팀 모두 85승 3무 56패로 1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LG로서는 이날 패배가 아쉽지만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다.불행 중 다행은 LG가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다는 점이다. LG는 30일 두산전에서 승리하면 사상 처음으로 안방 팬들과 함께 자력 우승의 기쁨을 나눌 수 있다.같은 날 롯데를 상대하는 한화가 패해도 LG의 우승이 확정된다. LG는 아직 안방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던 적이 없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김하성(29·애틀랜타), 김혜성(26·LA 다저스)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 삼총사가 절반의 아쉬움과 절반의 기대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025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가장 꾸준히 얼굴을 비춘 선수는 이정후였다. 부상으로 지난해 MLB 데뷔 시즌을 37경기(38안타) 만에 접었던 이정후는 올해 처음 풀타임을 소화했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안방 콜로라도전에서 안타 3개를 치면서 팀의 4-0 승리를 이끌고 149안타로 시즌을 마쳤다.이정후는 4월 한 달간 타율 0.324, 3홈런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6월에는 1할대 타율(0.143)로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7월 타율 0.278로 반등했고, 8월 이후에는 타율 0.306으로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이정후는 결국 올 시즌을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34로 마쳤다. 타율은 샌프란시스코 팀 내 1위 기록이다. 이정후는 또 MLB 전체 3위에 해당하는 3루타 12개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정후는 올해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싱커 등 속구 계열에는 타율 0.294를 기록했다. 반면 커브, 슬라이더 같은 브레이킹볼 계열에는 타율 0.208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면 승부에는 강했지만 수싸움에는 약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버스터 포지 샌프란시스코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빅리그는 직접 풀 시즌을 치러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다음 시즌을 더 철저히 준비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김하성도 올해보다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선수로 통한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탬파베이와 2년짜리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던 김하성은 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한 채 웨이버 공시됐다. 유격수가 필요했던 애틀랜타가 김하성의 계약을 이어받았다. 김하성은 내년에 연봉 1600만 달러(약 224억 원)를 받고 애틀랜타에서 그대로 뛰거나 계약을 파기한 뒤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아쉬운 쪽은 애틀랜타다. 김하성이 없으면 당장 유격수 자리가 빈다. 2023년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은 유격수뿐 아니라 내야 수비가 고민인 팀들에 매력적인 자원이다. 애틀랜타에서 내년 시즌을 치른 뒤 몸값을 더 올려 다시 대형 계약을 노리든, 유격수 공급이 부족한 올 시즌 시장에 나오든 키는 모두 김하성이 쥐고 있다. 한인 커뮤니티가 많고 샌디에이고 시절 절친이었던 유릭손 프로파르(32)가 있다는 점은 애틀랜타 잔류를 고민해 볼 요소로 꼽힌다.올해 빅리그에 데뷔한 김혜성은 생존 경쟁이 ‘현재 진행형’이다. 김혜성은 올 시즌 빅리그(161타석)보다 마이너리그(169타석)에서 더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5월 빅리그 데뷔 후 7월까지 타율 0.304를 기록했던 김혜성은 어깨 부상으로 마이너리그에 내려갔다. 그리고 복귀 후에는 타율 0.130에 그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왼손 타자 김혜성에게 타격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146타석에 들어서는 동안 왼손 투수를 상대한 건 20타석밖에 되지 않는다. 김하성은 또 한국인 빅리거 가운데 유일하게 팀이 ‘가을 야구’ 무대에 진출했지만 포스트시즌 로스터 합류 여부도 불확실하다. 김혜성은 “상황이 어떻게 되든 경기를 준비할 뿐”이라고 말한다. 김혜성은 29일 시애틀과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부터 선제 2점 홈런으로 6-1 승리를 도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팀 동료 오타니 쇼헤이(31)는 시즌 55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개인과 구단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동반 경신했다.이날 30개 팀이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면서 포스트시즌 대진이 완성됐다.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양대 리그 4개 팀(밀워키, 시애틀, 토론토, 필라델피아)은 디비전 시리즈로 직행한다. 지구 우승팀이지만 승률에서 밀린 다저스와 클리블랜드는 각각 가을 야구 막차를 탄 신시내티,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1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3전 2승제)을 치른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건설 현장 비계공으로 일하는 심진석 씨(29)가 2025 공주백제마라톤 남자 풀코스에서 우승했다.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하며 마스터스 마라톤계에서 ‘낭만 러너’로 불리는 심 씨는 28일 충남 공주 시민운동장 앞을 출발해 백제큰길 일대를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 2025 공주백제마라톤 남자 풀코스 부문에서 2시간35분43초로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주변 러너들에게 심 씨는 ‘연구 대상’이다. 심 씨의 트레이드마크는 초반부터 전력 질주다. 마라토너들 사이에선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제1의 금기’를 매번 한다. 이날도 심 씨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마자 100m를 달리듯 홀로 무리에서 치고 나왔다. 대개 풀코스 초반을 이런 식으로 뛰면 얼마 못 가 페이스가 처지기 마련이다. 심 씨도 레이스 초반부터 울상이었다. 그런데도 이날 심 씨의 페이스는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3분 30초대(1km당)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심 씨는 “많은 분들이 ‘오버페이스’라고 걱정하시는데 저는 적응이 돼 정신력으로 버틴다. (초반에) 천천히도 뛰어 봤는데 빨리 뛰는 게 더 편하다”고 했다. 이날 심 씨는 급수대에서 물이나 이온 음료를 한 번도 마시지 않았다. 심 씨는 “원래는 마시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 안 마셨다”고 했다.심 씨에게는 러너들 대부분이 착용하는 스포츠 시계조차 없다. 스포츠 시계는 러너들에게 분당 페이스를 알려줘 페이스 조절을 돕는다. 케이던스(1분 동안 발이 지면에 닿는 횟수), 심장 박동수 등도 알 수 있어 풀코스 훈련의 필수품으로 꼽힌다. 그의 왼손목에는 대신 낡은 전자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심 씨의 동료는 “신기하죠?”라며 “(시계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도 안 된다. 케이던스가 뭔지도 모르는 친구”라고 했다. 심 씨는 “표지판에 쓰여 있는 km 표시를 보면서 페이스를 체크한다”며 웃었다.이날 심 씨가 허리춤에 차고 뛴 힙색도 화제였다. 에너지 젤 여섯 개가 들어 있어 심 씨가 뛸 때마다 좌우로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온 힘을 쥐어짜듯 달리는 폼 역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다른 러닝 고수들과는 다르다. 심 씨는 “불편함은 없다. (에너지 젤이 담긴) 그게 없으면 저는 풀코스 못 뛴다”고 했다.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심 씨는 평일에는 오전 5시에 일어나 오전 7시에 출근한다. 오후 7시가 퇴근 시간이라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에게 기본 훈련은 4km 남짓한 거리의 출퇴근길을 뛰는 것이다. 심 씨는 “건설 현장에 다니기 때문에 안전화를 신고 뛴다. 가끔은 단련한다는 마음으로 일부러 안전화를 신고 장거리를 뛰기도 한다”고 했다. 모자란 훈련은 ‘실전’으로 대신한다. 심 씨는 “주말마다 나가는 각종 대회가 내게는 훈련”이라고 했다.고교 시절 체력장을 할 때마다 늘 1등을 했다는 심 씨는 마라톤을 해보라는 친구들, 선생님의 권유로 2015년 9월에 마라톤에 입문했다. 동네 5km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한 게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줄곧 크고 작은 대회에서 종종 입상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1위는 이번이 처음이다. 심 씨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3개 마라톤 대회(서울국제-공주백제-경주국제)를 다 신청했는데 공주백제만 접수됐다. 메이저대회 우승이 처음이라 너무 기쁘다”며 “내년 서울국제마라톤은 신청에 성공했다. 2시간29분이 목표다.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도 받고 싶다”고 했다. 여자부 풀코스에서는 전진희 씨(53)가 3시간11분07초로 우승했다.올해 공주백제마라톤에는 42.195km 풀코스를 비롯해 △3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5개 부문에 역대 최다인 1만2100여 명이 참가했다. 풀코스 출발부터 내린 이슬비는 레이스 후반 시간당 11mm까지 굵어졌다. 하지만 러너들은 “이 대회의 유일한 단점이 레이스 후반부로 갈수록 더운 거였는데 올해는 비 덕분에 시원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공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LA 다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4년 연속이자 최근 13년 중 12번째 지구 우승이다. 다저스는 26일 애리조나와의 방문경기에서 8-0 완승을 거뒀다. 90승 69패(승률 0.566)가 된 다저스는 지구 2위 샌디에이고와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려 남은 시애틀과의 3연전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일본인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도 4-0으로 앞선 5회 2점 홈런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지명타자로만 출전하며 54개의 홈런을 쳤던 오타니는 올해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면서도 같은 수의 홈런을 때렸다. 54홈런은 다저스 소속 선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기도 하다. 동료들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열린 샴페인 파티 때 오타니를 향해 “M-V-P”를 외쳤다. 김혜성(26)도 팀이 우승을 결정지은 이 경기에 6회 대주자로 출전했다. 김혜성은 8회 타석에서는 삼진을 당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승률 1위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지는 못한다. 중부지구 선두 밀워키(0.604), 동부지구 선두 필라델피아(0.591)에 승률이 뒤져 와일드카드 결정전(3전 2승제)을 치러야 한다. 다저스는 이달 불펜 난조로 우승 확정이 늦어졌다. 전날에도 8회 불펜이 무너져 동점을 허용한 끝에 겨우 이겼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전설’ 클레이턴 커쇼(37)도 불펜으로 등판해야 했다. 지구 우승 확정 후 샴페인 파티를 만끽한 커쇼는 “(은퇴하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이런 동지애가 가장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커쇼는 29일 시애틀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각종 투수 부문 기록을 갈아치우며 202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트로피에 이름을 다 새긴 줄 알았던 폰세(31·한화·사진 위쪽)에게 시즌 막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타자 부문 각종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삼성 외국인 타자 디아즈(29·사진 아래쪽)다. 디아즈는 25일 대구 키움전에서 8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점을 쓸어 담아 역사상 처음으로 150타점 고지를 밟았다. 전날까지 146타점으로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현 삼성)와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을 함께 갖고 있던 디아즈는 5회말 2루타로 3루 주자 구자욱을 불러들이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3타점을 더했다. 이 홈런으로 시즌 49번째 아치를 그린 디아즈는 외국인 타자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5년 삼성의 외국인 선수였던 나바로(48홈런)가 보유하고 있었다. 디아즈는 정규시즌 4경기를 남겨둔 25일 기준 홈런(49홈런), 타점(150타점), 장타율(0.636)에서 모두 2위를 넉넉히 앞서 타자 삼관왕이 확정적이다. 여기에 안타(3위·165개), 득점(5위·91득점)도 ‘톱5’ 안에 든다. 디아즈의 ‘막판 스퍼트’는 타이밍도 완벽했다. 시즌 내내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폰세의 기세가 한풀 꺾인 유일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폰세는 개막 후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1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수원 KT전에서 1회부터 안현민(23)에게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5이닝 4실점에 그쳤고, 팀이 2-4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최초 ‘무패 다승왕’ 도전도 끝나게 됐다. 그렇다고 올 시즌 폰세의 활약에 의문을 제기할 수는 없다. 폰세는 이날 현재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탈삼진(242개), 승률(0.944) 등 투수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은 2위와 격차가 뚜렷해 타이틀 획득이 확정적이다. 탈삼진만 2위 SSG 앤더슨(240개)에게 2개 차로 쫓기고 있어 마지막 등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폰세는 이미 16연승 때부터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을 썼고, 3일 NC전에서는 2021년 미란다(36·당시 두산)가 세웠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도 넘어섰다. 폰세에게는 28일 대전 LG전 등판이 중요하다. 폰세가 이날 탈삼진 타이틀까지 지켜내면 1996년 구대성(56·당시 한화), 2011년 윤석민(39·당시 KIA)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투수 4관왕에 오르게 된다. 아직 LG전 승리가 없는 폰세는 이날 승리 투수가 돼야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 시즌 기록이란 기록을 다 갈아치워 2025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트로피에 이름을 다 새긴 줄 알았던 폰세(31·한화)에게 시즌 막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삼성 디아즈(29)는 25일 대구 키움전에서 8회말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점을 올리면서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50타점 고지를 밟았다. 전날까지 146타점으로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현 삼성)의 역대 최다 타점 기록과 타이였던 디아즈는 이날 5회말 2루타로 3루 주자 구자욱을 불러들이며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약속의 8회’에는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오른 담장을 넘기며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썼다. 시즌 49번째 아치를 그리며 프로야구 역사상 외국인 선수로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달성한 것. 종전 기록은 2015년 삼성의 외국인 선수였던 나바로(48홈런)가 보유하고 있었다. 디아즈는 25일 기준 홈런(49홈런), 타점(150타점), 장타율(0.636)에서 모두 2위를 넉넉히 제쳐 3관왕이 확정적이다. 여기에 안타(3위·165개), 득점(5위·91득점)도 ‘톱5’ 안에 든다. 디아즈의 타격 성적은 시즌 초부터 꾸준히 상위권이었다. 다만 시즌 중반까지 팀 성적이 부진해 큰 주목을 못 받았다. 하지만 누적 스탯이 ‘최초 기록’으로 연달아 이어진 데다 삼성이 후반기 3위 싸움을 이어가면서 존재감이 두드러졌다.특히 디아즈의 ‘막판 스퍼트’는 타이밍마저 완벽했다. 시즌 내내 막강했던 폰세의 기세가 한풀 꺾인 유일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폰세는 개막 후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28경기에 등판해 17연승을 거뒀다. 그런데 직전 등판이었던 20일 수원 KT전에서 1회부터 안현민(23)에게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5이닝 4실점에 그쳤고 팀이 2-4로 패하면서 시즌 첫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최초 ‘무패 다승왕’ 도전도 끝나게 됐다.하지만 어디까지나 작은 스크래치일 뿐이다. 폰세는 16연승 때부터 이미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을 썼고 3일 NC전에서는 2021년 미란다(36·당시 두산)가 세웠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도 넘어섰다.폰세는 현재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탈삼진(242개), 승률(0.944) 모두 1위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은 2위와 격차가 뚜렷해 타이틀 획득이 확정적이다. 탈삼진만 2위 앤더슨(240개)에 2개 차이로 쫓겨 마지막 등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폰세는 28일 대전 LG전 등판만 남겨두고 있다.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인 이 경기에서 폰세가 타이틀 4개를 모두 차지하면 1996년 구대성(56·당시 한화), 2011년 윤석민(39·당시 KIA)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투수 4관왕이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테니스 전설 라파엘 나달(39·스페인), 로저 페더러(44·스위스)가 26일부터 미국 뉴욕 베스페이지 블랙에서 시작되는 골프 국가대항전 라이더컵에 나서는 ‘팀 유럽’을 응원했다.이날 라이더컵 유럽 소셜미디어에는 두 선수가 나란히 선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영상에 먼저 등장한 페더러는 “안녕하세요, (스페인) 마요르카 골프장에 있습니다”라고 인사하며 “라이더컵에 나서는 팀 유럽을 응원합니다. 아마 조만간 우리 팀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할 수도 있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카메라 앵글은 뒤에서 샷을 준비하는 나달의 뒷모습을 보여준다.나달은 호쾌하게 골프채를 휘두르지만 공을 목적지에 제대로 보내지 못한 듯 아쉬워하자 페더러는 “그 스윙으로?”라며 웃음이 터진다.나달은 “아마 (합류하려면)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웃은 뒤 “골프 광팬으로서 여러분들이 최고의 골프를 보여주길 바란다. 팀 유럽에 승리가, 특히 뉴욕에서 승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분이 정말 열정을 다 한 플레이를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에는 페더러가 스윙하는 모습도 나온다. 패더러는 OB를 친 듯 나달을 보며 “공이 저쪽으로 넘어갔어”라며 웃는다. 페더러도 “전 골프 초보지만, 대회 분위기를 잘 만끽하고 (팀 유럽이) 하나가 돼 승리를 이뤄내길 바란다”는 응원을 덧붙였다.팀 유럽과 팀 미국이 맞붙는 라이더컵은 최근 10년간 늘 홈팀이 5점 이상 앞선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이제껏 최다점수 차 승리는 2021년 미국이 기록한 10점 차다.현역 선수 최다인 8회 연속으로 라이더컵에 출전하는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는 “지금도 내 자신을 위해 잘하고 싶지만 커리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부분의 순간은 라이더컵이었다”며 “아마 라이더컵 방문 경기에서 또 한 번의 승리를 한다면 내 커리어 최고의 성취가 될 것”이라고 했다.격년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열리는 이 대회에서 최근 30년간 방문 팀이 승리한 건 세 번(1995, 2004년, 2012년)뿐이다. 다만 그 세 번을 모두 유럽 팀이 했다.마지막 방문 승리였던 2012년 라이더컵에서 팀 유럽은 마지막 날 대역전승을 일궜고 미국 시카고 메디나 골프장에서 열렸던 이 대회는 ‘메디나의 기적’이라 불렸다. 2010년 데뷔한 이래 라이더컵에 빠진 적이 없던 매킬로이는 이 대회 우승 멤버였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을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2025 공주백제마라톤이 28일 오전 9시 충남 공주 시민운동장을 출발해 금강을 따라 백제큰길을 돌아오는 코스에서 열린다. 공주시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공주백제마라톤은 2003년 첫 개최 이후 중부권을 대표하는 마스터스 대회로 성장했다. 올해 대회에는 42.195km 풀코스를 비롯해 △3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5개 부문에 역대 최다인 1만2100여 명이 참가한다. 지난해보다 1800여 명 늘어난 숫자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대회 참가자 편의 제공 차원에서 마련한 서울∼공주 왕복 45인승 셔틀버스 20대도 전석 매진됐다”고 말했다. 2023년 신설된 32.195km 코스는 경주국제마라톤(10월 18일) 등 가을 마라톤 시즌을 준비하는 마라토너에게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정상 속도의 60% 정도로 달리는 LSD는 풀코스 도전을 앞둔 이들에게 필수 훈련으로 꼽힌다. 올해 대회에는 ‘대학 크루 대항전’도 신설됐다. 같은 대학 소속 재학생(휴학생 포함) 4, 5명이 성별 구분 없이 한 팀으로 10km를 달린 뒤 상위 4명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1위 팀은 120만 원, 2위 팀은 80만 원, 3위 팀은 40만 원을 각각 상금으로 받는다. 이번 대회에는 건양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한국체육대 3개 팀 등 총 7개 팀이 도전장을 냈다. 올해 대회 참가자 네 명 가운데 한 명(3845명)은 ‘동아마라톤멤버십’ 회원이다. 올해 처음 생긴 이 멤버십 회원은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3개 마라톤 대회(서울국제마라톤, 공주백제마라톤, 경주국제마라톤)에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이번 대회 골인 지점 옆에 있는 백제체육관에는 ‘멤버십 존’도 마련된다. 멤버십 회원은 레이스를 마친 뒤 이곳에서 스포츠 마사지, 완주 메달 기록 각인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멤버십 회원이 아니라도 동아마라톤 3개 대회를 모두 완주한 러너는 경주 대회가 끝난 뒤 ‘런저니 메달’을 받는다. 공주백제마라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 700년 백제 역사가 담긴 유적지를 두루 지난다. 참가자 전원은 공산성, 무령왕릉과 왕릉원, 석장리박물관 무료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대회 전날인 27일에는 짧은 거리를 가볍게 뛰며 컨디션을 점검하는 ‘셰이크아웃런’도 열린다. 공주 특산품인 알밤에서 따와 ‘알밤런’으로 이름 붙인 이 레이스에는 500여 명이 참가한다. 알밤런은 공주시민운동장에서 출발해 제민천을 끼고 옛 공주읍사무소를 돌아오는 왕복 6km 코스로 열린다. 공주백제마라톤 후원사인 기능성 스포츠웨어 브랜드 ‘컴프레스포트’의 얀 추미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대회 기간 방한해 공주 한옥마을에서 묵으며 10km 코스를 직접 뛸 예정이다.“백제의 역사와 숨결 느끼며 달려보세요”최원철 충남 공주시장“백제 역사와 숨결이 깃든 공주에서 힘차게 달려봅시다.” 최원철 충남 공주시장(사진)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그는 “세계유산도시 공주에서 다시 한번 참가자들을 맞이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마라톤은 긴 여정을 묵묵히 스스로의 힘으로 완주해야 하는 경기”라며 “고통도 성취도 오롯이 자기 몫인 만큼, 이번 도전이 참가자 여러분께 삶의 활력을 불어넣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대회 코스는 공주의 대표 명소들을 지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는 “가족과 친구, 이웃이 함께 응원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달리는 만큼 기록보다 즐거움과 화합에 더 큰 의미가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대회를 위해 흘린 땀과 열정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공주의 역사적 숨결과 가을 풍경을 즐기며 안전하게 완주하길 기원한다”고 참가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공주시는 10월 3일부터 우리나라 대표 역사문화 축제인 ‘백제문화제’를 개최한다. 최 시장은 “공주시는 백제의 숨결을 간직한 역사·문화도시”라며 “‘세계유산 백제, 동탁은잔에 담다’를 주제로 열리는 백제문화제에도 많은 분들이 방문해 백제의 매력을 느끼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축제의 장 되도록 안전과 질서유지 만전”정재일 충남 공주경찰서장“‘2025 공주백제마라톤’은 많은 시민과 참가자가 함께하는 큰 행사인 만큼, 교통 안전과 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정재일 충남 공주경찰서장(사진)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는 달리기를 넘어 서로를 격려하고 건강과 희망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경찰서는 28일 열리는 대회를 앞두고 교통 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정 서장은 “마라톤 코스 주변 및 통제 구간에 경찰 인력은 물론이고 모범운전자, 전의경회, 자율방범대 등과 함께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할 예정”이라며 “의료진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돌발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끝마쳤다”고 설명했다. 대회 당일에는 출발지인 공주시민운동장 주변 도로에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차량을 통제한다. 공주생명과학고 사거리, 의당면, 금강교(전막) 사거리는 오전 8시 50분부터 오전 11시까지 구간별로 탄력 통제를 시행한다. 풀코스 반환점이 있는 나래원 방향 백제큰길도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통제할 계획이다. 정 서장은 “15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공주시 방문을 환영한다”며 “모든 참가자가 무사히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공주=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마침내 ‘로봇 심판’을 콜업했다. 구단주 6명, 선수 4명, 심판 1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MLB 경기위원회는 2026시즌부터 볼·스트라이크 자동판정시스템(ABS)을 도입하기로 24일 결정했다. 100년 넘게 인간 심판이 맡았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기술이 개입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변화다. 한국프로야구는 2024시즌부터 이미 1군 경기에 ABS를 도입했다. 인간 심판은 ABS 판정 결과를 오디오로 듣고 그대로 신호만 취한다. 인간이 기계의 판정에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이에 비해 MLB는 심판에게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할 수 있는 권리를 계속 준다. 그 대신 판정에 이의가 있을 때는 ABS 판독을 신청할 수 있다. 이의 신청은 투수, 포수, 타자 등 선수만 가능하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선수들이 모든 판정을 기계에 맡기는 것보다 ‘챌린지’ 방식을 선호했다. 이게 오늘 발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각 팀은 경기마다 ABS 판독을 두 번 신청할 수 있고 연장전 때는 이닝마다 판독권을 1회 보장받는다. 판독 요청은 볼 판정이 나오고 2초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선수는 모자나 헬멧을 쳐 판독을 신청한다. 판정이 뒤집히면 판독권은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 MLB는 판독 신청이 접수되면 ‘호크아이’를 통해 공이 지나간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는 판정 그래픽을 경기장 전광판에 띄워 선수, 관중이 함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프로야구는 태블릿PC를 통해 구단에만 그래픽을 제공하고 있다. MLB가 ABS를 부분 도입한 이유는 그동안 인간 심판이 적용해 온 스트라이크 존이 ABS가 기준으로 삼는 야구 규칙의 스트라이크 존과 다르기 때문이다. 야구 규칙은 사각형의 가상 존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인간 심판은 코너 쪽으로 들어온 공에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잘 하지 않아 스트라이크 존이 타원형 모양으로 나온다. 이 차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경기 흐름이 끊기고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MLB 경기위원 중 한 명인 뉴욕 양키스 선수 오스틴 슬레이터는 “어떤 기술이라도 100% 정확하지 않다. 기술에 설령 미세한 결점이 있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생기는 오차는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도 ABS 도입 초기 ‘구장마다 ABS 존에 편차가 있다’, ‘신장을 기준으로 하는 건 실제 타격 자세와 맞아 불공정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완벽한 스트라이크 존은 어디에도 없다. MLB는 내년부터 기술과 전통의 균형점 위에서 또 다른 스트라이크 존을 찾아 나선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남자 골프 세계랭킹 1, 2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가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맞붙는다. 올해 45회째를 맞는 라이더컵은 26일부터 사흘간 미국 뉴욕 베스페이지 블랙코스(파70)에서 열린다. 격년제로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열리는 이 대회에서 최근 30년간 원정 팀이 승리한 건 세 번(1995, 2004년, 2012년)밖에 되지 않는다. 세 번 모두 유럽이 원정승을 거뒀다. 유럽은 2023년 안방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서도 미국에 5점 차 압승을 거뒀다. 당시 출전했던 12명의 선수 중 11명이 그대로 출전하는 유럽은 이번 원정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유럽을 이끄는 선수는 라이더컵에 여덟 번째 출전하는 매킬로이다. 4월 마스터스 오픈 우승으로 인생의 목표였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매킬로이의 또 다른 버킷리스트가 바로 라이더컵 원정 승리다. 매킬로이 외에도 저스틴 로즈(45·6회), 토미 플리트우드(34·3회·이상 잉글랜드) 등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미국의 선봉장은 셰플러다. 셰플러는 이번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만 6승을 거두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50·미국) 이후 최고의 골프선수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2023년 로마 대회 때 2무 2패로 부진했던 셰플러는 24일 기자회견에서 “로마에선 기대 이하의 플레이를 했지만 분명 배움의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번엔 어느 때보다 제대로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평소 PGA투어와 갈등 관계인 LIV골프 소속 선수들도 각 대륙의 승리를 위해 라이더컵 멤버에 포함됐다. 브라이슨 디섐보(32)는 미국, 욘 람(31·스페인)은 유럽 유니폼을 입는다. 이번 대회에는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미국을 응원할 예정이다. 잰더 쇼플리(32·미국)는 “대회 첫날 티샷 때 홈팬들이 ‘U-S-A’를 연호하는 모습을 보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팀별 12명의 골퍼가 나서는 라이더컵은 첫 이틀은 2인 1조로 포볼(각자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과 포섬(두 명의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 매치를, 최종일에는 12명의 선수가 개인전을 치른다. 승리하면 1점, 비기면 0.5점을 받고 무승부일 경우 직전 대회 우승 팀이 트로피를 지킨다. 역대 전적에서는 미국이 27승 2무 15패로 앞서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