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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49·사법연수원 19기)의 고소·고발 사건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사건 처리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현직 민정수석 소환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부담도 큰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우 수석이 최근 처가의 서울 강남 부동산 매매의혹 보도 등과 관련해 종합일간지 두 곳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우 수석을 고발한 사건을 조사1부(부장 이진동)에 배당했다. 당초 고소 사건은 명예훼손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1부에 배당했지만 시민단체의 고발이 들어오자 조사1부로 일괄 배당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우 수석 외에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 서민 전 넥슨코리아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한 대로 고위 공직자가 민간기업과 땅을 거래하면서 특혜를 받은 사실상의 ‘뇌물’ 사건으로 보고 실체를 파헤칠 것인지, 아니면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 등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다룬다면 고위 공직자의 비리, 비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특별검사에 사건을 맡겨야 한다는 외부 요구가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강도 높게 수사하기에는 검찰의 인사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세 민정수석’이 수사 대상이라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조사부에 사건을 배당한 것도 검찰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고발 내용에 30억 원 이상의 재산범죄 관련 사항이 있으면 조사부로 배당하는 내규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사부가 특수부와 형사부의 중간 성격을 갖는 부서란 점에서 신중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검찰청에서 기업자금비리 공인 전문검사로 인증받은 특수통 이진동 조사1부장이 직접 주임검사로 사건을 맡아 처리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고소·고발 사건 가운데 우 수석이 직접적으로 연루된 수사의 쟁점은 크게 재산 관련 의혹과 ‘몰래 변론’ 의혹 등 두 가지다. 땅 매각을 둘러싸고 나오는 다양한 의혹 가운데 핵심은 처가의 강남 부동산을 넥슨에 파는 과정에서 진경준 검사장(49·구속)이 알선했는지 여부다. 이는 조사부에서 실체를 어느 정도 규명하느냐에 따라 진 검사장의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검찰이 포착한 단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땅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중개인을 배제했던 배경, 정강 등 우 수석 ‘가족법인’의 탈세 의혹도 진상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우 수석이 변호사로 일할 때 수임한 사건들을 두고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들도 검찰 수사로 밝혀질지 관심을 모은다. 우 수석은 “돼지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은 ‘도나도나’ 사건을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구속)와 공동 변론했다는 의혹,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을 몰래 변론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민 기자}
2014년 5월 9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기소된 관련자들의 처벌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2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터미널 지하 1층 가스배관 작업반장 조모 씨(56)와 터미널 방재담당 연모 씨(47), 터미널 관리소장 김모 씨(50)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화재 원인이 된 배관 용접작업을 했던 용접공과 배관공에게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현장소장은 징역 1년과 벌금 100만 원이 유지됐다. 공사면허를 빌려준 혐의 등으로 벌금이 선고된 나머지 피고인도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공사를 발주한 CJ푸드빌 관계자와 터미널 건물 관리업체 직원들에 대해서는 “공사의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2014년 5월 26일 오전 9시께 고양터미널 지하 1층에 CJ푸드빌 푸드코트 입점을 위해 가스 배관 용접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터미널 이용객 등 9명이 숨지고 60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해 피해를 입는 등 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검찰은 사고 책임을 물어 관련자 20여 명을 재판에 넘겼다.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경북 영주시가 ‘단산면’의 지명을 ‘소백산면’으로 임의로 바꿀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웃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특정 명칭을 선점해 사용하려는 행위는 통제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명칭변경 추진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지자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2일 영주시장이 소백산면 개명의 근거가 된 조례를 개정하라고 한 옛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이행명령 이의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영주시가 2012년 1월 단산면의 행정명칭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는 조례안을 추진하자 소백산 국립공원의 일부를 소유한 이웃 지자체인 충북 단양군이 “소백산은 단산면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같은 해 2월 영주시의회가 단양군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개명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단양군은 정부에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행안부 지자체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그해 6월 단양군의 손을 들어줘 영주시에 이 명칭을 쓰지 못하도록 조례 개정을 이행하라고 했으나 영주시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소백산은 영주시 뿐만 아니라 산에 인접한 여러 지자체와 주민들이 다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므로 이웃 지자체와 주민들의 이익을 침해할 경우에는 합리적으로 통제될 필요가 있다”며 “해당 개명 문제는 중앙정부의 분쟁조정대상으로 위법하지 않으며, 조례를 바꾸라는 합법적인 명령을 따르지 않은 영주시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51·사법연수원 18기·사진)가 9월 1일로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60·연수원 11기)의 후임 대법관으로 지명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 교수를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통과하면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시작한다. 그가 대법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2014년 9월 양창수 대법관 퇴임 이후 맥이 끊긴 학계 출신 두 번째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민법, 도산법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 후보자는 이미 학계 출신 대법관 후보로 종종 거론됐었다. 전북 임실 출신인 김 후보자는 명지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마친 1992년부터 서울서부지법,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로 일했다. 이후 1995년 서울대 법대로 옮겨 21년 동안 민사법을 연구하고 강의했다. 김 후보자는 학계를 대표해 민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위원으로 여러 입법 과정에 참여했다. 또 한국언론법학회 이사, 한국민사법학회 이사, 대법원 비교법실무연구회 운영위원, 민사판례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학계와 실무의 가교(架橋)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 왔다. 대법원은 “법률 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은 물론이고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갖췄다”며 후보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헌법재판소가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정한 ‘음식점 전면 금연정책’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음식점 주인 임모 씨 등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국민건강증진법 및 시행규칙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금연구역과 관련된 3건의 헌법소원 심판도 모두 합헌으로 결정났다. 2011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후 음식점 면적에 따라 차등 적용해오던 금연정책은 지난해 1월 모든 영업 음식점으로 확대됐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음식점주 임 씨 등은 “음식점 전면 금연에 따른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없어 재산권이 침해됐고, 자유로운 음식점 운영도 제한돼 행복추구권 역시 침해됐다”며 지난해 8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음식점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영업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간접흡연을 차단해 이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 및 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이 더욱 크다”고 판시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치과의사가 보톡스 시술을 해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보톡스 시술은 치과의사의 의료면허 범위를 넘는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것이어서 치과의사들의 시술이 활발해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환자들에게 보톡스 시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치과의사 정모 씨(48) 사건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정 씨는 서울 강남에서 치과를 운영하며 2011년 10월 환자의 눈가와 미간 주름을 펴는 보톡스 시술을 두 차례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 미간의 주름 치료는 치과 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질병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했다. 항소심도 “의료법상 치과 의료행위란 치아와 그 주위 조직 및 구강을 포함한 턱과 턱뼈를 둘러싼 (악안면) 부분에 한정된다”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 문제가 국민 의료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5월 공개변론을 열어 집중 심리해 왔다. 대법원은 “치과 의료행위에 대한 관념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시대 상황과 의학 기술의 발달, 소비자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현행 의료법은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고 한정했지만 치아, 구강, 턱 등 전통적 치과 진료영역을 넘어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새로 생겨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판결에는 이미 치과 의료 현장에서 사각턱 교정, 이갈이 및 이 악물기 치료 등에 보톡스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 양악 수술이나 구순구개열(언청이) 수술처럼 의학-치의학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고 양쪽 모두 시술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치과대학에서 안면교육을 하고 있고, 치과의사 국가시험에 구강악안면외과 과목이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 위험도가 일반의사보다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김용덕, 김신 대법관은 “의료법에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별한 취지는 서로의 영역을 분리해 전문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치과적 치료 목적 없이 안면부에 대한 시술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넘는 행위”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도 “이번 판결이 치과의사의 안면부 시술을 전면 허용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즉각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공개변론 치과 측 참고인이었던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부규 교수는 “보톡스 치료는 치과의사들이 예전부터 해왔던 시술”이라며 “이번 판결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의사면허의 기본적인 것들이 무너지게 됐다”고 반발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치과의사가 보톡스 시술을 해도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보톡스 시술은 치과의사의 의료면허 범위를 넘는다’는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것이어서 치과의사들의 시술이 활발해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환자들에게 보톡스 시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치과의사 정모 씨 사건(48)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정 씨는 서울 강남에서 치과를 운영하며 2011년 10월 환자의 눈가와 미간 주름을 펴는 보톡스 시술을 두 차례 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보톡스 시술법을 이용한 눈가, 미간의 주름 치료는 치과 의료행위의 대상이 되는 질병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했다. 항소심도 “의료법상 치과 의료행위란 치아와 그 주위 조직 및 구강을 포함한 턱과 턱뼈를 둘러싼 (악안면) 부분에 한정된다”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 문제가 국민 의료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5월 공개변론을 열어 집중 심리해왔다. 대법원은 “치과 의료행위에 대한 관념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시대상황과 의학기술의 발달, 소비자 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현행 의료법은 ‘치과의사는 치과의료와 구강보건지도를 임무로 한다’고 한정했지만 치아, 구강, 턱 등 전통적 치과 진료영역을 넘어 치과의사에게 허용되는 의료행위의 영역이 새로 생겨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판결에는 이미 치과의료 현장에서 사각턱 교정, 이갈이 및 이 악물기 치료 등에 보톡스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 양악 수술이나 구순구개열(언청이) 수술처럼 의학-치의학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렵고 양쪽 모두 시술하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치과대학에서 안면교육을 하고 있고, 치과의사 국가시험에 구강악안면외과 과목이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대법원은 “치과의사의 보톡스 시술 위험도가 일반 의사보다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김용덕, 김신 대법관은 “의료법에서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 범위를 구별한 취지는 서로의 영역을 분리해 전문화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치과적 치료 목적 없이 안면부에 대한 시술은 치과의사의 면허범위를 넘는 행위”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도 “이번 판결이 치과의사의 안면부 시술을 전면 허용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즉각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공개변론 치과 측 참고인이었던 서울아산병원 구강안면외과 이부규 교수는 “보톡스 치료는 치과의사들이 예전부터 해왔던 시술”이라며 “이번 판결은 당연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무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의사면허의 기본적인 것들이 무너지게 됐다”고 반발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김재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51·사법연수원 18기·사진)가 9월 1일로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60·연수원 11기)의 후임 대법관으로 지명됐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1일 박근헤 대통령에게 김 교수를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했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임명동의 절차를 통과하면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시작한다. 그가 대법관으로 정식 임명되면 2014년 9월 양창수 대법관 퇴임 이후 맥이 끊긴 학계 출신 두 번째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민법, 도산법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김 후보자는 이미 학계 출신 대법관 후보로 종종 거론됐었다. 전북 임실 출신인 김 후보자는 명지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마친 1992년부터 서울서부지법, 서울민사지법에서 판사로 일했다. 이후 1995년 서울대 법대로 옮겨 21년 동안 민사법을 연구하고 강의했다. 온화한 인품으로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교육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 후보자는 학계를 대표해 민법,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등의 개정위원으로 여러 입법과정에 참여했다. 또 한국언론법학회 이사, 한국민사법학회 이사, 대법원 비교법실무연구회 운영위원, 민사판례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며 학계와 실무의 가교(架橋)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왔다. 법조계는 학계 출신 김 후보자가 대법원에 합류하면 대법관 구성 다양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법원은 “법률지식,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국민의 권익수호 및 기본권 보장 의지, 인품과 경륜 등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자질은 물론,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했다고 판단했다”며 후보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헌법재판소가 모든 음식점을 금연구역으로 정한 ‘음식점 전면 금연정책’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음식점 주인 임모 씨 등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국민건강증진법 및 시행규칙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금연구역과 관련된 3건의 헌법소원 심판도 모두 합헌으로 결정났다. 2011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후 음식점 면적에 따라 차등 적용해오던 금연정책은 지난해 1월 모든 영업 음식점으로 확대됐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음식점주 임 씨 등은 “음식점 전면 금연에 따른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없어 재산권이 침해됐고, 자유로운 음식점 운영도 제한돼 행복추구권 역시 침해됐다”며 지난해 8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음식점 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영업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간접흡연을 차단해 이로 인한 폐해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익이 더욱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관련 조항이 음식점 시설과 장비 등을 철거하거나 변경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청구인의 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53·사진)이 29일로 예정된 7월 가석방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정부에서 실형을 살고 있는 유력 기업인이 가석방 대상에 오른 건 최 부회장이 처음이다. 20일 사법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18일 회의를 열고 최 부회장에 대해 “가석방 대상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 부회장은 친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그룹 계열사에서 펀드 출자한 돈 465억 원을 해외로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하도록 횡령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다. 20일 현재 형기의 92.3%를 채웠다. 강원 강릉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그는 교도소 내 의료과에 배정돼 중증 수형인 간병과 목욕, 의료시설 청소와 같은 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부회장은 5월 부처님오신날 기념일 가석방 심사 대상에 처음 올랐다. 그러나 형기의 90% 이상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탈락됐다. 그가 ‘가석방’ 재수에 성공한 데는 모범적인 수형 생활 등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반면 최 부회장과 함께 가석방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아 온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46·수감 중)에게는 심사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구 전 부회장은 20일 현재 형기의 93%를 채운 상황이나 심사위는 “죄질이 나쁘고 다수의 피해자를 고통 받게 했다”는 취지로 석방을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 전 부회장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2000억 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을 발행한 혐의로 2014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가석방은 매달 일선 교도소장이 수형 기간과 생활 태도 등을 고려해 심사 대상자를 선별하고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대상자를 결정한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최종 허가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형벌의 전부 또는 일부를 소멸시키거나 형 선고를 받지 않은 자의 공소권을 없애는 사면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한 심사위원회는 다음 달 둘째 주 초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석방 대상에 오른 최 부회장을 비롯해 다른 기업인들이 사면돼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검찰이 넥슨으로부터 주식 등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140억 원대 불법 재산을 미리 묶어 놓기로 했다. 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처가 땅 매각 의혹’을 보도한 언론을 고소한 사건도 수사에 착수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9일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공무원범죄몰수법)’을 적용해 약 140억 원 상당의 예금 채권 및 부동산 등 진 검사장의 전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 명령’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기소 전 추징 보전은 피고인이 범죄 행위로 얻은 재산을 수사 도중이나 재판이 제기되기 전에 은닉하거나 처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묶어 두는 조치다. 법원은 검찰 수사 자료를 토대로 검토해 추징 보전 명령을 내릴지 판단한다. 17일 구속된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회장에게서 4억2500만 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구입했고 이를 되판 돈으로 2006년 넥슨재팬 주식에 투자한 뒤 지난해 상장 이후 126억 원에 처분해 122억여 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넥슨으로부터 3000만 원대 제네시스 차량도 제공받고 대한항공에 처남의 청소용역업체 ‘일감 몰아주기’를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우 수석이 모 언론을 검찰에 고소한 사안을 형사1부(부장 심우정)에 배당했다고 19일 밝혔다. 형사1부는 인권, 명예 보호와 관련된 사건을 전담해 처리하는 부서로 특임검사팀 구성 전까지 진 검사장의 사건을 수사했던 곳이다. 해당 언론은 18일 우 수석이 진 검사장의 주선으로 팔리지 않던 처가 땅을 2011년 1326억 원에 넥슨에 팔았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우 수석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해당 언론 법인과 편집국장,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을 형사 고소하는 한편 3억5000만 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우 수석은 ‘몰래 변론’ 의혹을 제기한 다른 언론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9월 1일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의 후임이 조재연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60·사법연수원 12기), 이종석 수원지법원장(55·15기), 김재형 서울대 로스쿨 교수(51·18기), 이은애 서울고법 부장판사(50·여·19기) 등 4명으로 압축됐다. 대법관 후보 추천위원회(위원장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는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천거된 심사 대상자 34명에 대한 검증을 거쳐 이들 4명을 새 대법관 후보로 선정해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명단과 추천사유를 제출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이들 중 1명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법관으로서의 기본 자질과 능력, 인품 등을 고려했고, 법원 안팎에서 제기되는 대법관 구성 다양화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조 변호사(성균관대 법대)를 제외한 세 후보는 모두 50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강원 동해에서 태어난 조 변호사는 덕수상고 졸업 후 한국은행에 취업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 야간대학을 다니며 판사의 꿈을 키운 끝에 사법시험 22회에 수석 합격했다. 1993년 서울가정법원을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다. 경북 칠곡 출신인 이 원장은 경북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9년 인천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단기간에 회생절차 졸업을 유도하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민법과 도산법 분야 전문가인 김 교수도 양창수 전 대법관 이후 끊겼던 학계 출신 대법관 명맥을 이을 유력한 후보다. 1992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된 뒤 1995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변신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이 부장판사는 전남 나주 출생으로 광주 살레시오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서부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인천고법과 광주고법,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고 헌법재판소 파견 경력도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수남 검찰총장이 넥슨으로부터 ‘뇌물 주식’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해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고 범죄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18일 전국 고검장들을 긴급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검찰 조직의 고위 간부가 본분을 망각하고 공직을 치부(致富)의 수단으로 이용한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을 상대로 여러 번 거짓말한 데 대해 허탈을 넘어 수치심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당사자의 신분과 불법 수익을 박탈하는 등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검사장에 대한 신분 박탈은 현행법상 최고 수준의 징계인 해임을 뜻한다. 이날 고검장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검찰 고위직에 대한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주식 정보 관련 업무를 하는 검찰 공무원의 주식 투자와 거래를 금지해 직위를 남용한 부정행위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또 공직을 이용해 금품 수수 등을 저지른 사람의 변호사 자격 취득을 제한하는 강력한 제재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진 검사장 구속에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며 국민들께 어떤 말씀을 드려도 부족할 것”이라며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 엄중하게 처벌하고 범죄수익 환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 다만 김 장관은 “사의 표명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 상황을 무겁게 인식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게 책임 있는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일부 언론의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처가 부동산 특혜 매각 의혹에 대해 “당사자(우 수석)가 (해당 언론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안다. 법적 대응 과정에서 사안의 진상이 상당 부분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강경석·장택동 기자}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17일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구속한 검찰은 기소 전까지 진 검사장이 넥슨으로부터 주식 등 거액을 받은 대가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밝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진 검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이 앞으로 밝혀야 할 의혹은 △넥슨 측이 제공한 주식과 제네시스 등 각종 특혜의 대가성 △진 검사장이 가족 명의 등 차명 재산 및 추가 은닉 재산을 관리한 정황 △넥슨의 기업 비리 등 크게 세 가지다. 진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4억2500만 원을 받아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산 뒤 이듬해 11월 넥슨재팬 주식 8537주로 교환했다. 이명박(MB)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파견을 마친 직후인 2008년 3월 넥슨으로부터 3000만 원대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에 소환된 김 회장이 “‘검사’ 친구의 도움을 받기 위해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대가성 의혹은 짙어졌다. 넥슨이 인수위에 파견된 진 검사장을 다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2006, 2007년은 게임 관련 규제 법안이 강하게 대두되던 시기로, 진 검사장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와 별도로 넥슨이 대관(對官) 창구로 진 검사장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년 9200만 원이던 넥슨의 접대비 지출은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총 174억30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취득한 무렵 넥슨이 줄소송을 당했던 점도 눈길을 끈다. 재벌닷컴이 NXC 연결 감사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넥슨은 2005∼2012년에 저작권, 특허권, 지적재산권 침해 등 10여 건의 송사에 휘말렸다. 소송가액은 총 250억∼280억 원 수준이다. 진 검사장 모친 명의로 등록된 벤츠 등 미신고 차명 재산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벤츠 차량 구입 대금을 진 검사장과, 한진그룹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연루된 진 검사장의 처남 등이 대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진 검사장이 2011년 국내 보안업체 파수닷컴의 주식을 친인척 명의로 투자해 차명 소유했다가 지난해 매각해 수억 원대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 비리와 별도로 김정주 회장을 재소환 조사하며 넥슨 기업 비리도 파고들고 있다. 검찰은 앞서 NXC 자회사 헐값 매각 의혹이 불거진 김 회장의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넥슨 재무담당자들도 줄줄이 소환했다. 이 밖에 비상장 주식이 진 검사장에게 건너간 무렵인 2005년 ‘바다이야기’ 수사 정보 유출 의혹도 제기된다. 넥슨은 바다이야기 게임기 개발 하청을 맡았던 엔버스터에 지분 55%(3억8500만 원)를 투자했다가 이듬해 말 이 업체가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후로 투자 지분을 전액 회수했다. 당시 법무부 검찰과(科) 검사였던 진 검사장이 검찰의 본격적 수사에 앞서 지분 회수가 어려울 것에 대비해 미리 넥슨에 수사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진 검사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넥슨재팬 주식과 제네시스 차량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된 지 이틀 만인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및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진 검사장은 16일 오후 2시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앞서 ‘법조 비리’로 구속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46·사법연수원 27기)와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57·17기)도 영장심사를 포기한 바 있다. 이들이 변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은 향후 재판에 대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해 검찰과 맞서 혐의 사실을 다투다 보면 이후 수사 과정이나 기소 단계에서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재판의 생리를 잘 아는 만큼 검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 사실을 인정하되,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고 재판부의 선처를 받아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함으로써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고, 법정에서 발언한 해명이 외부로 새나갈 경우 여론이 악화되는 것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김민 기자}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환자에게 의사가 처녀막이 파열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더라도 설명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이모 씨(49·여)가 중앙대병원과 산부인과 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위자료 1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2009년 11월 이 씨는 모친과 함께 병원을 찾아 일반건강검진을 받던 중 자궁경부암 검사도 함께 받았다. 미혼인 이 씨는 성 경험이 없어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검사 후 아랫배가 아파 다른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처녀막이 일부 훼손됐다는 진단을 받고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 씨가 검진 뒤 세 차례에 걸쳐 처녀막 파열 여부를 별도로 진료 받았지만 검진으로 처녀막이 손상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과를 받은 점을 들어 위자료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 씨가 검진을 받더라도 처녀막에 손상 위험이 없다는 기대를 하고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며 “병원이 처녀막 손상 또는 파열될 위험이 있음을 알리고 이 씨가 검진 여부를 선택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보고 이 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이 씨가 한 검사는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로 의사가 환자에게 검사 방법과 검사 후 소량의 출혈이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며 이 씨가 검사를 하면서 고통이 있는지 물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뒤집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령에 담긴 ‘3-5-10 규정’의 타당성에 대한 최종 검토 결과가 8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3-5-10 규정은 3만 원 초과 식사 접대, 5만 원이 넘는 선물, 10만 원 초과 경조사비(화환 포함)를 금지하는 것이다. 14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3-5-10 규정을 ‘중요 규제’로 분류해 행정사회분과위원회가 아닌 23명 위원 전원이 참여하는 본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찬반이 크게 엇갈리지 않는 규제는 금방 결론이 나오지만 김영란법 시행령의 경우 사회적 관심과 논란이 큰 사안인 만큼 법적 기간인 45일을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규개위 안팎에선 원안 통과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결코 예단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원안 통과를 고수하는 정부위원들과 달리 일부 민간위원은 해당 규정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위원들은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금액과 적용범위를 정했는데 그것을 규개위가 뒤집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민간위원은 “실제 적용이 가능한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이 만장일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표결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김영란법 헌법소원 사건 4건에 대해 곧 선고를 할 계획이다. 법 시행일을 감안할 때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선고일이나 8월에 별도로 특별기일을 정해 위헌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 신나리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가습기 살균제 제품 출시 당시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 대표를 맡았던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48·사진)을 업무상과실치사·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리 전 대표는 유해성 검증을 하지 않고 가습기 살균제를 계속 판매하고 유통해 사람들을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올해 1월 특별수사팀을 꾸려 제조업체 등을 상대로 벌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에 대한 검찰의 ‘1라운드 수사’가 약 6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검찰은 2005년 6월부터 5년간 옥시 최고경영자를 지낸 한국계 미국인 리 전 대표가 호흡기 질환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잇따라 제기돼 안전성 검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제품이 그대로 팔려 나가도록 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봤다.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해 납품한 H화학 정모 대표(72)와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제공한 C유통업체 대표 이모 씨(54)도 같은 혐의로 이날 불구속 기소됐다. 리 전 대표는 제품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제품 용기 겉면에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안전한 성분 사용’ 등의 문구를 사용해 허위·과장 광고 혐의(표시·광고의 공정화법 위반)도 받는다. 검찰은 이 광고가 소비자를 속인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리 전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사기 피해액은 32억10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2011년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은 이후 5년 만에 제조업체와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아쉬움도 일부 남는다. 사망자만 100명이 넘는 옥시 제품의 유통 책임 핵심인 리 전 대표의 구속이 좌절됐고 해외에 거주하는 옥시 전 외국인 임원들을 소환해 조사하지 못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특별수사팀이 정부 역할을 규명하겠다고 나선 ‘2라운드 수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로 제조된 1996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 실무진 등을 조사해 과실 여부를 밝힐 계획이다. 또 유해 화학물질 관리 실태와 법·제도의 허점을 짚어 개선 방향을 찾도록 충실히 수사할 방침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김준일 기자}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면서 KDB산업은행에 냈다가 인수 무산으로 받지 못한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의 일부를 돌려받게 됐다. 이행보증금 반환을 놓고 7년간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산은이 이행보증금 전부를 갖는 것이 과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4일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을 돌려 달라”며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1심과 항소심은 확인 실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양해각서대로 이행보증금을 산은이 가져가는 것이 맞다며 한화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막대한 이행보증금을 지급하고도 확인 실사 기회를 갖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산은이 이행보증금을 전부 갖는 것은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밝혔다. 한화가 이행보증금 3150억 원 중 돌려받을 액수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에서 추후 심리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이 사건의 정부 책임을 규명하면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한명숙 전 국무총리(72·수감 중) 등 전직 환경부 고위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검찰은 한 전 총리와 강현욱 전 장관(78)을 유력한 조사 대상으로 꼽고 있다. ▼ YS-DJ-盧정부 “유독물 아니다”… 가습기살균제 부실관리 수사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 업체를 넘어서 정부 역할까지 규명하겠다고 나선 것은 수사를 마무리하기 전에 그동안 제기된 ‘정부 책임론’을 명백히 매듭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가습기 살균제가 최초로 제조된 1996년부터 현재까지 20년간 피해 원인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걸쳐 정부 역할을 규명하는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부 관계자들에게 형사책임을 묻기보다 유해 화학물질 관리 실태와 법·제도의 허점을 짚고,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충실히 조사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의 과실 유무를 가려 달라는 피해자들과 여론의 요구에 “처벌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옥시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인 PHMG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6년 12월 30일 유공(현 SK케미칼)이 유해성 심사를 신청하면서 처음 환경부에 신고됐다. 환경부는 이듬해인 1997년 3월 15일 관보를 통해 “유독물 해당 안 됨”이라고 고시했다. 두 시기 모두 강현욱 전 장관의 재임기(1996년 12월∼1997년 8월)와 맞물린다. 김대중 정부에서 김명자 전 장관이 재임(1999년 6월∼2003년 2월)하던 2000년 5월에도 환경부는 관보를 통해 PHMG가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 화학물질이라고 고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은 올해 5월 두 전 장관과 당시 환경부 환경보건관리과·화학물질정책과 담당자들에 대해 책임을 밝혀 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한명숙 전 총리가 8대 환경부 장관(2003년 2월∼2004년 2월)을 지냈던 당시 환경부는 버터플라이이펙트 제품 ‘세퓨’의 원료인 PGH를 2003년 6월 10일 유독물에 해당하지 않는 화학물질로 고시했다. 같은 해 4월 세퓨 측이 고무·목재 보존제로 쓰겠다며 유해성 심사를 신청했을 때 피부와 경구 독성만 평가한 뒤 ‘유독물이 아니다’라고 판정한 것도 이 시기다. 주요 용도로 ‘스프레이, 에어로졸 제품 등에 첨가’가 명시돼 있었지만 흡입 독성은 시험하지 않은 것. 세퓨는 이 고시 이후 6년 뒤인 2009년 출시됐고 2011년까지 2년여간 판매된 뒤 사망자 14명을 포함한 27명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이 같은 원료들은 결국 2011년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발표와 당국의 회수 명령이 떨어진 다음 해에야 유독물로 분류됐다. PHMG와 애경 등 제품의 원료가 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2012년 9월 유독물로 지정됐다. 검찰은 이번 주에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의 존 리 전 대표(48·현 구글코리아 사장)를 업무상 과실 치사·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리 전 대표는 공판에 대비하고 참석하는 것이 기업 경영과 병행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기소를 전후해 구글코리아 사장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에서는 여야 국정조사 위원들이 정쟁보다는 사안을 엄정하게 규명하는 데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54)는 6일 “단순히 박근혜 정권만 탓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더민주가 집권했던 시절부터 시작된 사안으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1야당 원내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에 자성의 목소리를 낸 셈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배석준 기자·김치연 인턴기자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3학년}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 방침을 밝히면서 사면의 폭과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사는 법무부가 사면안을 만들어 올리면 박 대통령이 재가하는 형식으로 이뤄지지만,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만큼 박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법조계와 청와대 안팎에서는 사면 규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광복절 특사(형사범 6500여 명·전체 221만7751명)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광복절 특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생계형 사범 위주로 단행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현 정부는 특사를 2014년 1월 설날과 지난해 8월 광복 70주년 기념 등 단 두 차례 단행해 역대 정부 가운데 특사 횟수가 가장 적었다. 사면에 대해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특사에 기업인이 포함될지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박 대통령이 특사 계획을 밝히기 전에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 악화를 언급하고, ‘재기의 기회 제공’이란 취지를 설명한 것에 비춰 볼 때 기업인이 포함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형이 확정된 상태에서 수감 중이거나 형을 마쳤지만 복권되지 않은 기업인들 사이에서 사면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 사면이 제외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형기를 거의 다 채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형기의 90% 정도를 채운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고 출소한 김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사 대상에서 빠진 점과 출소 이후 정부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 등이 사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원 SK 회장의 친동생으로 징역 3년 6개월을 확정받고 현재까지 복역 중인 최재원 부회장은 올해 10월 중순에 형기가 만료된다. 이재현 CJ 회장은 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법원에 재상고를 취하하면 사면 대상에 오를 수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소 취하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사안이며, 이와 관련해 내부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샘물·한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