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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38)와 각종 동계스포츠 이권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규혁 스포츠토토 빙상단 감독(39·사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말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로 팀에 피해를 끼쳤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2016년 1월 창단된 스포츠토토 빙상단에는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8)와 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25) 등이 뛰고 있다. 이 전 감독의 중학교(신사중) 후배인 장 씨는 동계스포츠 사업을 빌미로 정부 지원금과 삼성의 후원금을 뜯어낸 혐의 등으로 현재 구속 기소돼 있다. 이 전 감독은 장 씨가 실질적인 운영을 맡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전무이사로 활동했다. 이 전 감독은 재능기부 차원에서 참여한 것이란 입장이다. 이 전 감독이 맡았던 빙상단도 ‘최순실 라인’이라는 의혹을 받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구속 기소)이 창단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가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창단 협조 공문을 보내면서 스포츠토토 운영 사업자인 케이토토는 체육공단에서 빙상단 운영자금 39억 원을 받았다.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한편 사퇴와 관련된 빙상단과 이 전 감독 측의 입장은 엇갈린다. 빙상단 관계자는 “애초 지난해 12월 말까지가 임기였던 이 전 감독이 팀에 피해를 입힌다며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 전 감독의 어머니 이인숙 씨는 “청문회 출석 전 빙상단에서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상황이 진전되면 반드시 명예를 되찾겠다”고 주장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집에만 머무는 것으로 전해진 이 전 감독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전 감독은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6회 출전의 위업을 달성한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설이다. 13세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23년 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하다 2014년 은퇴했다. 이철호 채널A 기자 irontiger@donga.com·강홍구 기자}

한국 권투의 양대 산맥이 모처럼 재도약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국권투위원회(KBC)와 한국권투연맹(KBF)은 9일 서울 강남구 라마다서울 호텔에서 통합 기자회견을 열고 실무진과 관장 등 10여 명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올 상반기에 통합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단체가 오랫동안 서로 비난하고 소송전을 벌이는 등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나날이 열악해지는 상황을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침체된 한국 권투는 두 단체의 분열로 선수 수급과 스폰서 유치 등이 원활하지 못해 더욱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7년 출범해 한국 권투의 역사를 써 온 KBC와 300여 개의 체육관을 보유한 KBF가 통합되면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권투 단체로 거듭나게 된다. 세계챔피언 출신인 홍수환 KBC 회장이 통합 단체의 명예회장을, 이인경 KBF 회장이 회장을 맡는다. 하지만 통합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통합하자고 뜻을 하나로 모았지만 명칭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홍수환 회장은 “(1996년 WBC 주니어미들급 세계챔피언) 김기수부터 (2005년 WBC 페더급 챔피언) 지인진까지 KBC의 역사가 곧 한국 권투의 역사”라며 KBC 고수를 주장했다. KBF 측은 “(인적, 물적) 자원이 우월한 만큼 통합단체명도 KBF로 가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 모두 자신의 단체 이름을 고수할 것을 주장하면서 기자회견 한때 갈등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KBC와 KBF는 22일 인천 선학경기장에서 통합의 발판을 다지는 교류전(드림파이트3)을 벌인다. KBF의 노사명(페더급 챔피언), 서인덕(슈퍼라이트급 랭킹 1위), 배요한(슈퍼플라이급 챔피언)이 KBC의 이남준(페더급 1위), 정이훈(웰터급 챔피언), 송경환(슈퍼플라이급 1위)과 각각 맞붙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답이 안 나온다.”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이 진단한 팀의 현주소다. 2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OK저축은행이 이번 시즌에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체 6라운드 중 4라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4승 17패(승점 11)로 최하위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창단 후 첫 시즌인 2013∼2014 성적(승점 34·6위)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챔피언의 갑작스러운 몰락은 ‘쿠바 몬스터’ 외국인 선수 시몬이 빠진 영향이 크다. 시몬은 지난 시즌 블로킹 1위, 득점, 공격종합, 서브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평균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OK저축은행 전력의 핵심적 역할을 했지만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제도가 도입되면서 연봉 상한에 걸려 팀을 떠나게 됐다. 새로 들어온 외국인 선수들은 계속 골치만 썩였다. 트라이아웃으로 뽑은 세페다(쿠바)는 해외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돼 국내 무대도 밟지 못했다. 대체 선수 마르코(몬테네그로)는 부상에 기량 또한 기대에 못 미쳐 8경기 만에 짐을 쌌다. 다시 선발한 모하메드(모로코) 또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선수들의 부상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중 득점과 공격종합 등에서 가장 앞섰던 왼쪽 날개공격수 송명근은 무릎 수술을 받고 코트에 섰지만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다. 왼쪽 날개공격수 송희채도 발목 부상으로 결장이 잦다. 주전 센터 박원빈마저 발목 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런 가운데 OK저축은행은 10일부터 현재 상위권인 한국전력, 현대캐피탈, 대한항공과 3연전을 벌인다. 이번 시즌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 대한항공과 각각 3번 만나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김 감독이 3일 발표된 올스타전 투표에서 남자부 감독 1위를 하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6일 KB손해보험에 3-2로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여자부 GS칼텍스도 IBK기업은행을 3-2로 이겼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알파인 스키의 대표 주자 정동현(29·사진)이 알파인 스키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고 성적을 거뒀다. 정동현은 6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16∼2017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월드컵대회에서 1, 2차 합계 2분2초62의 기록으로 14위를 차지했다. 1차 시기에서 선두 마누엘 펠러(오스트리아·58초13)와 0.99초 차이인 59초12로 17위를 기록한 정동현은 2차 시기에서 1분3초50으로 최종 14위에 올랐다. 우승은 이탈리아의 만프레드 묄그(35·2분03)가 차지했다. 정동현은 2014년 12월 국내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결선에 올라 25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월드컵보다 등급이 낮은 FIS 레이스 오스트리아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국내 선수 첫 유럽 알파인 대회 우승이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엄마 배 속에서 운명이 정해진다는 게 이런 걸까.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게 된 신생아 ‘리글리 로즈 댈비’. 2017년 새해가 된 지 12분 만에 태어나 ‘올해 시카고 첫 신생아’가 된 리글리의 이름은 컵스의 안방구장 ‘리글리 필드’에서 따왔다. 컵스의 열혈 팬인 부모 때문이다. 리글리의 아버지 에런 댈비(29)는 “아내의 임신 소식을 접하자마자 우리는 아이의 이름을 리글리로 정했다. 아내와 나의 가족은 오래전부터 컵스 팬이다. 분명 딸도 자신의 이름을 좋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글리는 컵스의 로고가 새겨진 카 시트에 태워져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컵스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미스 아메리카 출신의 한 여성이 아들 이름을 리글리로 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야구팬이 많은 미국에서는 야구장과 관련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볼티모어의 안방구장인 ‘캠던 야즈’를 이름으로 쓰는 소년과 보스턴의 안방구장 ‘펜웨이 파크’를 이름으로 쓰는 고등학교 야구 선수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컵스의 팬인 부모가 올해 첫날 태어난 아이에게 컵스의 주전 유격수인 애디슨 러셀의 이름을 따 애디슨 켈리라는 이름을 붙이는가 하면,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컵스의 벤 조브리스트가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뒤 셋째 딸의 이름을 블레이즈 로열 조브리스트로 짓는 등 유명 선수나 구단에서 따온 이름을 사용하는 이도 많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결정은 일단 유보했지만 다시 한 번 의지를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70)이 대표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사진)을 뽑을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이순철 타격코치, 선동열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 구성 회의를 마친 뒤 “오승환은 틀림없이 필요한 선수다. 본인도 에이전트를 통해 대표선수가 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해 왔다. 만약 뽑는다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며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이번 대회 대표팀을 구성하기가 너무 힘들다. 도와 달라”는 말도 되풀이했다. 해외 원정도박 문제로 50인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않은 오승환의 합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건 대표팀의 현 상황 때문이다. 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발 투수 SK 김광현은 왼쪽 팔꿈치 수술로, 유격수 피츠버그 강정호는 음주운전 사고로 선발 논의에서 배제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롯데 강민호마저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표팀은 김광현, 강정호, 강민호를 28인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앞서 두산 투수 이용찬도 팔꿈치 부상으로 교체된 바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인 추신수, 김현수 역시 소속 구단의 만류 등으로 합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가운데 오승환은 구단 설득이라는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입증한 데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실제로 대표팀 내부 회의에서는 김 감독을 중심으로 코칭스태프들이 오승환 선발에 어느 정도 뜻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김 감독이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 사실을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건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국가대표로서의 자질 논란 때문이다. ‘성적 만능주의’라는 여론의 따가운 비판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음주운전 사고를 저지른 강정호를 뺀 상황에서 오승환을 합류시킬 경우 일관성이 없다는 비난도 나올 수 있다. 애초 오승환을 예비 엔트리에서도 배제했던 만큼 말 뒤집기에 대한 부담이 분명 있다. 한편에서는 이미 오승환이 벌금으로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KBO 상벌위원회의 제재는 리그 총 경기 수의 50% 출장 정지뿐이었지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야구장에서 명예 회복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동정론도 나온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승환의 최종 합류 여부는 11일 선수단 미팅 후 결판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감독은 어깨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진 KIA 투수 양현종을 만나 정확한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투수 교체를 논의할 계획이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선두를 탈환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3-0(28-26, 25-14, 25-21)으로 승리했다. 1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는 등 시즌 초반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다가 3위로 내려앉았던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승점 40점으로 두 계단 상승하며 현대캐피탈(39점)을 제치고 다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주전 공격수인 김학민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신영수가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17득점을 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신영수는 이날 득점은 물론이고 공격성공률(55%)에서도 팀의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16득점·44%)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신영수는 3세트 24-21에서 한국전력의 외국인 선수 바로티의 백어택을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등 블로킹으로만 5득점했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경기 뒤 “신영수의 몸 상태가 최근 좋다. 5라운드 중반까지 가급적 선발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선두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 3-0(25-18, 25-23, 25-22) 완승을 거뒀다.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발표는 일단 유보했지만 다시 한번 의지를 보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70)이 대표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인 마무리 투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을 뽑을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이순철 타격코치, 선동열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단 구성 회의를 마친 뒤 "오승환은 틀림없이 필요한 선수다. 본인도 에이전트를 통해 대표선수가 되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해왔다. 만약 뽑는다면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해야 한다"며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감독은 "이번 대회 대표팀을 구성하기가 너무 힘들다. 도와 달라"는 말도 되풀이했다. 해외 원정도박 문제로 50인 예비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않은 오승환의 합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건 대표팀의 현 상황 때문이다. 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선발 투수 SK 김광현은 왼쪽 팔꿈치 수술, 유격수 피츠버그 강정호는 음주 운전사고로 선발 논의에서 배제됐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롯데 강민호마저 무릎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표팀은 김광현, 강정호, 강민호를 28인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앞서 두산 투수 이용찬도 팔꿈치 부상으로 교체된 바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인 추신수, 김현수 역시 소속구단의 만류 등으로 합류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가운데 오승환은 구단 설득이라는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기량을 입증한 데다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실제로 대표팀 내부회의에서는 김 감독을 중심으로 코칭스태프들이 오승환 선발에 어느 정도 뜻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애초 이날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김 감독이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 사실을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이 선뜻 결심하지 못하는 건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국가대표로서의 자질 논란 때문이다. '성적 만능주의'라는 여론의 따가운 비판 또한 무시하기 어렵다. 음주 운전 사고를 저지른 강정호를 뺀 상황에서 오승환을 합류시킬 경우 일관성이 없다는 비난도 나올 수 있다. 애초 오승환을 예비엔트리에도 배제했던 만큼 말 뒤집기에 대한 부담이 분명 있다. 한편에서는 이미 오승환이 벌금으로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KBO 상벌위원회의 제재는 리그 총 경기 수의 50% 출장정지 뿐이었지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운동장에서 명예 회복의 기회를 줘야한다는 동정론도 나온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승환의 최종 합류 여부는 11일 선수단 미팅 후 결판이 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어깨 재활 중인 것으로 알려진 KIA 투수 양현종을 만나 정확한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투수 교체를 논의할 계획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핑크폭격기’ 이재영(21)의 또 다른 별명은 ‘표정부자’다. 경기 때마다 코트 위에서 거리낌 없이 다채로운 표정을 짓는다고 해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귀여운 외모 때문에 ‘베이비판다’로도 불리는 이재영은 입속에 교정기를 끼고도, 때론 굴욕적인 표정이 카메라에 담기더라도 자신의 흥을 표출하는 데 늘 주저함이 없다. 최근에는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인기를 끌었던 가수 박남정의 ‘ㄱㄴ춤’을 따라하는 모습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재영에게 배구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프로 데뷔 3년 차인 이재영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는 현재 2만5000여 명 수준이다. 배구 팬들이 자주 찾는 한 커뮤니티에는 이재영의 팬들을 위한 별도의 게시판도 마련돼 있다. 배구여제 김연경(29), 꽃사슴 황연주(31) 등의 뒤를 잇는 인기 스타로 거듭나고 있다는 신호다. 3일에는 올스타 투표 최다득표자라는 새로운 타이틀도 안았다. 이날 한국배구연맹(KOVO)이 발표한 2016∼2017시즌 올스타전 투표에서 이재영은 남녀부 통틀어 가장 많은 6만4382표를 얻었다. 4년 연속 여자부 최다 득표 1위를 노리던 연봉 퀸 양효진(28·현대건설)을 뛰어넘었다. 이날 훈련 뒤 투표 결과를 전해 들었다는 이재영은 “효진 언니가 늘 해 와서 (최다 득표는) 생각지도 못했다. 깜짝 놀랐고 앞으로 배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영은 쌍둥이 동생 이다영(현대건설)과 함께 코트를 누비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이번 올스타전에 함께 서는 기쁨도 누린다. 총 4만6108표를 얻은 이다영은 이재영과 같은 K스타팀의 세터로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해머던지기 대표선수였던 아버지 이주형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세터 김경희의 딸인 이재영과 이다영은 2014∼2015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 2순위로 나란히 뽑힌 여자배구의 미래다. 이재영은 “(4일) 동생이 있는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마친 뒤 올스타전에서 같이 할 세리머니를 고민해 보기로 했다. 다영이가 최근 용돈이 떨어졌다며 세리머니상에 욕심을 내던데 나는 뭘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웃었다. 평소 “칭찬을 받을수록 힘을 내는 스타일”이라고 스스로를 설명해 온 이재영은 최근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를 ‘피그말리온 효과(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효과)’로 바꿨다. 올스타전 최다 득표라는 ‘당근’을 얻은 이재영이 남은 시즌 어떤 질주를 이어갈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복권을 가진 이는 누구나 대박을 꿈꾼다. 지난해 NC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31·사진)를 영입한 메이저리그 밀워키 역시 마찬가지다. 현지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인 ‘스포츠 온 어스’는 1일 올해 이름을 기억해 둬야 할 선수 11명 중 하나로 테임즈를 선정했다. 테임즈는 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23)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지의 팬랙스포츠는 지난달 테임즈를 ‘판타지 복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테임즈가 후한 평가를 받는 건 무엇보다 장타력 때문이다. 같은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피츠버그 강정호의 기록은 테임즈의 활약을 예상하는 데 참고자료가 된다. 팬랙스포츠는 “한국에서 보여준 장타력을 메이저리그 기록과 동일시하긴 어렵지만 한국에서 강정호가 22.08타석당 하나꼴로 홈런을 친 반면 테임즈는 10.83타석당 1홈런을 기록했다”며 테임즈를 높게 평가했다. 밀워키의 안방구장인 밀러파크가 왼손 타자에게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점 또한 테임즈의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실제로 현지 스포츠 관련 사이트인 ‘로토그라인더스’에 따르면 밀러파크의 왼손 타자 홈런 파크팩터(야구장의 타자 친화도)는 1.55로 오른손 타자(1.16)보다 높다. 왼손 타자의 타율, 장타력 등 대부분의 파크팩터가 평균을 상회한다.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2017년 새해가 밝았다. 봄을 기다리는 야구팬들의 간절함도 한층 커졌다. 4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리는 등 올해도 풍성한 야구 이야기들이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야구장 위에 쓰이길 바라는 2017년 희망 뉴스들을 정리해봤다. ①사회면에서 야구 선수 이름이 사라지다 사건 사고와 관련된 신문 사회면에 1년 내내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게 된다. 승부조작 등 각종 사건 사고로 얼룩졌던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진다. 사고를 저지른 뒤 “야구로 대신 갚겠다”고 하는 말을 듣지 않게 된다. 국내 선수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코리안 메이저리거들 모두 마찬가지다. ②2017 WBC 세대의 등장 4년 전 WBC 조별예선 탈락의 수모를 완전히 만회한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는 대표팀이지만 김인식 대표팀 감독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해 챔피언십 라운드가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 입성한다. 일본 진출의 꿈을 잠시 미룬 양현종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다. ‘2017 WBC 세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대표팀 세대교체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③1000만 관중 디딤돌 1000만 관객 영화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 1000만 관중 스포츠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지난해 800만 관중 돌파 신기록을 세웠던 프로야구가 내친김에 900만 관중도 넘어선다. 이제 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을 바라보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두산과 LG는 잠실구장 첫 130만 안방 관중 동원 목표를 두고 자존심 경쟁을 벌인다. 사직구장도 ‘세계에서 제일 큰 노래방’이라는 명성을 이어간다. ④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코리안 빅리거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로서 입지를 다진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시즌 뒤 어느 구단으로 가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박병호(미네소타) 또한 빠른 공 공략에 성공하며 시즌 내내 중심 타순을 지킨다. 진로를 모색 중인 이대호, 김현수(볼티모어)는 ‘반쪽 출전’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다년 계약에 성공한다. 다저스타디움에도 다시 한인 팬이 늘어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한국 선수 돌풍의 비결’이라는 기사를 메인 화면에 건다. ⑤36년 역사 첫 퍼펙트게임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첫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 나타난다. 신인 에이스 투수의 등장에 팬들이 열광한다. 시즌 내내 풍성한 기록 잔치가 이어진다. 삼성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그가 세워놓은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의 기록이 깨진다. 은퇴 투어를 시작한 이승엽은 가는 야구장마다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는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반환점을 돈 2016∼2017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한국전력의 돌풍이 거세다. 시즌 개막 전에 열린 KOVO컵 대회에서 전승으로 프로 출범 후 첫 우승을 차지한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에 이어 남자부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5위(14승)로 봄 배구에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엔 전체 6라운드 중 절반을 마칠 때까지 13승을 따냈다.○ “주전 전원이 MVP” 27일 경기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안방경기에서 풀세트 끝에 패배한 뒤 감독대기실에 들어선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52)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 팀 전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다행이다. 선수들에게 늘 고맙게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전력과의 계약(2년 뒤 2년 재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은 신 감독은 “팀을 맡은 4년 중 올해가 선수들 간의 역할 분담이 가장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날개 공격수인) 전광인(25), 서재덕(27)을 빼면 다른 포지션에서는 선수 층이 얇고 실력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선수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3라운드까지 팀 내 최우수선수(MVP)로 ‘주전 전원’을 꼽는 이유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신 감독의 퍼즐 맞추기는 올 시즌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에서 벤치를 지키다가 지난 시즌 중반부터 한국전력에 합류한 세터 강민웅(31)은 올 시즌 세트 1위(세트당 11.640개)로 잠재력을 터뜨렸다. 은퇴 기로에 서 있다가 올 시즌 현대캐피탈에서 한국전력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센터 윤봉우(34)도 블로킹 선두(세트당 0.733개)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신 감독은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그만큼 잘했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니 그 자체를 즐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익숙했던 ‘지는 팀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한 신 감독의 노력이다. 올 시즌 1경기를 뺀 모든 경기에서 노란 넥타이만을 매는 것 또한 좋은 흐름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신 감독은 “3라운드까지 경기가 골프의 드라이브, 아이언 승부였다면 매 경기가 중요한 후반부는 쇼트 게임이다. 좀 더 세밀한 플레이를 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세터 민웅이와 (외국인 선수) 바로티(25)가 어떻게 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마지막 날(31일)에 열리는 현대캐피탈과의 경기는 선두 다툼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밑바닥 팀 끌어올리는 게 내 팔자” 1996년 삼성화재의 플레잉코치로 출발한 신 감독의 지도자 생활은 어느덧 20년 차에 접어들었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에 이어 한국전력 감독을 맡은 신 감독은 “무슨 업보가 있는지.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같은) 명문 팀이 아닌 주로 밑바닥에 있는 팀을 끌어올리는 게 내 팔자”라고 말했다. 2013년 선수 생활을 했던 친정팀 한국전력의 사령탑으로 17년 만에 돌아왔지만 상황은 더욱 나빴다. 신 감독은 “친정팀에 돌아왔다는 기쁨보다 난감함이 앞섰던 게 사실”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는 배구를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요새 유행한다는 스피드 배구를 하고 싶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선수 구성이 되지 않는 걸 어떻게 하겠나. 그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단 운영 등 행정가로서의 감독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 월드리그에서 세터상을 두 차례나 받았던 신 감독의 남은 꿈은 세터 후계자 양성이다. 신 감독은 “일단 이번 시즌 우승을 한 뒤 새해에도 팬들에게 사랑받는 팀을 만들겠다”며 운을 뗀 뒤 “장기적으로는 최근 한국 세터 포지션이 침체돼 있는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서라도 제대로 된 국가대표 세터를 키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수원=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일정이 27일 반환점을 돌면서 신인왕 후보 윤곽도 선명해지고 있다. 남자부 KB손해보험의 황택의(20), 여자부 인삼공사의 지민경(18)의 독주 체제다. 소속 팀에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고 있는 두 선수는 신인으로서는 드물게 올스타 투표 후보에도 올랐다. 날개 공격수 지민경은 이미 신인왕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신인 드래프트 전까지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혔던 지민경은 실제 드래프트에선 도로공사 정선아(18)에게 밀려 2순위로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신인왕 경쟁에서는 가장 앞서고 있다. 신인 중 가장 많은 48세트에 출전해 가장 많은 85득점을 올렸다. 포지션이 센터인 정선아는 아직 5세트 출전에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서남원 인삼공사 감독은 “강한 승부욕과 적극적인 자세가 민경이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리베로 김해란(32), 세터 이재은(29) 등 고참급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인삼공사에서 지민경의 활약은 팀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민경이 신인왕이 되면 인삼공사는 프로 출범 후 13시즌 만에 처음으로 신인왕을 배출하게 된다. 지민경이 1980, 90년대 여자 배구를 주름잡던 고모 지경희의 뒤를 이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민경이 롤 모델로 삼는 지경희는 프로 출범 전인 1986년 슈퍼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터로 1순위 호명을 받았던 황택의도 시간이 갈수록 경쟁자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시즌 초 교체 선수로 주로 뛰던 황택의는 3라운드 이후 팀 선배인 베테랑 권영민(36), 신인왕 출신 양준식(25)을 대신해 팀의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찼다.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현대캐피탈의 허수봉(18) 등이 대항마로 꼽히지만 비교 대상이 되기엔 역부족이다. 출전 세트와 득점에서 모두 세터 황택의(57세트·20점)가 날개 공격수 허수봉(9세트·10점)에게 앞선다. 한편 27일 경기에서는 우리카드가 한국전력에 3-2(25-23, 25-23, 24-26, 21-25, 20-18)로 승리하며 9승 9패 5할 승률을 맞췄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조심스럽게 당구장 문을 연 소년은 이내 선수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익숙하게 당구장에 맡겨둔 자신의 당구 큐대를 건네받았다. 입가에 막 수염이 나기 시작한 앳된 얼굴과는 다르게 오른손 손바닥엔 오랜 연습의 흔적인 굳은살이 가득했다. 20일 만난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만 22세 이하) 챔피언 조명우 군(18·매탄고 3)은 “4년째 대회에 나갔는데 이제야 한 번 우승한 거잖아요”라며 강한 승부 근성을 드러냈다. 그는 이달 중순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열린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했다. 9월 경기 구리시에서 열린 3쿠션월드컵(성인대회)에서 최연소 4강 기록을 세운 그는 한국 당구계의 특급 유망주다. 당구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교 1학년 때 당구를 시작한 조 군은 금세 재능을 드러냈다. 어떻게 공을 치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결과가 전혀 달라지는 당구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조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당구 300점을 쳤다. 때마침 근처에 사는 경기도당구연맹 회장님의 권유로 당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당구 신동으로 TV에도 출연해 인기를 얻으면서 전학 간 중학교마다 당구 동아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정식 당구부가 있는 매탄고에 다니는 조 군의 일과 대부분은 당구로 차 있다. 오전 4교시 수업을 마친 뒤 교내 당구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는 조 군은 휴일에도 손에서 큐대를 놓는 일이 거의 없다. 조 군은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 게임도 하지만 잘하는 게임이 없다 보니 흥미를 못 느낀다. 같이 당구를 치러 가도 (수준이 달라서) 결국 따로 치게 되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대로 ‘당구의 신’이 되기 위한 조 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당구 특기자 전형으로 한국체대에 진학하게 된 조 군은 “그동안 일반부가 아닌 학생부에 출전하는 일이 많았는데 내년부터는 일반부에서 선배들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구 실력과 연습은 비례한다고 믿는다는 조 군은 “‘어떻게 하면 당구를 잘 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지름길은 없다. 연습만이 답일 뿐”이라며 다시 당구대로 돌아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SK 민경삼 단장(53)이 26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SK는 올 시즌 정규리그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986년 LG의 전신인 MBC에서 프로 데뷔한 민 단장은 1992년까지 LG에서 뛰었다. 이후 LG 코치를 거쳐 2001년 1월부터 SK에 몸담았다. SK에서는 경영지원팀장, 운영본부장 등을 지냈고, 2010년 1월 단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7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일궈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배구 팬들에겐 크리스마스 선물만큼이나 반가운 존재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의 캡틴 김연경(28·페네르바흐체)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약 4개월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2011년 터키에 진출한 김연경은 상황이 허락하는 한 성탄 휴가 때마다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2016년은 김연경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한 해였다. 대표팀 주장으로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른 김연경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24일 전화로 물었다.○ “미모와 식빵이 인기의 비결?”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된 지 오래인 김연경에게도 생애 두 번째 출전한 올림픽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은 무대였다.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는 한편으로 주장으로서의 카리스마까지 발휘한 그에게 팬들은 열광했다. ‘센 언니’ ‘걸 크러시’ 등의 별명이 그의 이름 뒤에 붙기 시작했다. 코트 밖의 김연경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꾸준히 관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한 김연경이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다. 전날도 하루 종일 방송 촬영을 했다는 김연경은 “나의 다른 모습을 팬들에게 알리는 재미가 생기더라. 그동안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가능하면 시간이 되는 대로 팬들 앞에 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에 대해 김연경은 “대표팀의 뛰어난 미모에 ‘식빵’이 큰 몫을 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김연경은 올림픽 경기 도중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식빵’을 연상시키는 욕설을 했는데, 이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식빵’이 그의 별명이 됐다. 그는 “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눈물을 흘렸지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번 올림픽만큼 모든 걸 다 쏟아낸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보다 아쉬움은 덜 남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체계적인 준비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고도 덧붙였다. 올림픽 뒤 불거진 대한배구협회의 부실 지원 논란 때도 소신 발언을 했던 김연경은 “일부러 (쓴소리를) 했다기보다는 나는 항상 솔직하게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는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좋은 사람 짠 하고 나타났으면” 올림픽이 끝나고 터키로 돌아가서는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해 예선, 본선 등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몸이 버텨내질 못했다. 지난달에는 복부 근육이 손상돼 3주가량을 쉬었고 복귀 뒤에도 대상포진을 앓았다. 김연경은 “부상으로 이렇게 오래 쉰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특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부상을 당해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무엇보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큰 목표”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배구장에 찾아오라는 권유도 많이 받는데 나도 쉴 때는 배구장을 벗어나야 되지 않겠느냐”며 웃고는 “28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가야 해 시간이 얼마 없다”고 아쉬워했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는 김연경은 “사람 김연경으로는 아직 모르겠지만 선수 김연경으로서는 서른의 의미가 큰 것 같다. 무게감이 다르다. 머릿속에서 영화 필름이 돌아가듯 자꾸 예전 선수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프로 데뷔 시절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보니 ‘내가 이럴 때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 생각도 자주 한다”고 말했다. “새해에는 좋은 사람이 짠 하고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애인이 생기길 바란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김연경은 한때 모 방송에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배려심, 이해심이 많고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능력도 많았으면 좋겠다”며 거침없이 속내를 밝혀 역시 그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연예인 조인성을 이상형으로 지목해온 그는 올림픽 뒤 조인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오늘 계 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그가 내년에도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최경주(46·SK텔레콤)와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의 벙커샷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25일 발표한 2016년 최고의 ‘벙커샷 톱10’에 들었다. 6월 미국 오하이오 주 더블린에서 열린 메모리얼 토너먼트 3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날린 최경주의 샷이 10위에 선정됐다. 최경주는 티샷을 러프로 보낸 뒤 두 번째 샷마저 그린 옆 벙커에 들어가 보기를 기록할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10m 남짓한 거리에서 시도한 벙커샷을 홀 안에 넣으면서 버디를 기록했다. 김경태의 샷은 2위에 올랐다. 김경태는 3월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2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다. 1위에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9월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8번홀(파5)에서 날린 샷이 선정됐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올 시즌 프로배구의 치열한 순위싸움을 보여주는 수치 중 하나는 풀세트(5세트) 경기 수다. 지더라도 승점 1점을 챙기기 위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2세트를 따내야만 한다. 3라운드 막바지에 돌입한 22일까지 풀세트 경기는 19차례 나왔다. 정규리그가 6라운드로 치러지는 최근 3시즌에서 가장 많은 추세다. 풀세트 경기에서 가장 많이 웃은 팀은 2위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7차례의 풀세트 경기에서 단 한 번만 패했다. 한국전력의 풀세트 선전은 현대캐피탈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세트당 범실의 영향이 크다. 25점이 아닌 15점을 따내는 5세트에서 범실은 더욱 치명적이다. 한국전력이 7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서브득점(세트당 0.671개)을 기록한 것이 풀세트 경기에서는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실책을 의식하다 보니 5세트에는 과감한 서브를 무기로 하는 상대 팀들의 위력이 떨어진다. 우리는 애초 서브 의존도가 높지 않다 보니 5세트에도 평소대로 경기를 풀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꺾는 블로킹(1위)에서 강점이 있다 보니 5세트 분위기 싸움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화재는 풀세트 경기에서 2승 6패로 우리카드(1승 3패)와 함께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타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체력싸움이 되는 풀세트까지 가면 타이스의 체력 저하로 팀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삼성화재는 특히 리그 전체 풀세트 경기의 40%가 넘는 8경기를 풀세트로 치러 다른 팀들에 비해 체력 소모도 컸다. 한편 23일 천안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에 3-1(21-25, 25-22, 25-22, 25-19)로 승리하며 4연승을 이어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별 중의 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올스타전은 팬들과 선수들을 위한 축제다. 팬들에게는 내 손으로 올스타를 선발했다는 기쁨을, 선수들에게는 팬들이 뽑아줬다는 영광을 갖게 한다. 그러나 한국배구연맹(KOVO)이 20일부터 실시 중인 올스타전 팬 투표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한 구단에서 최대 3명밖에 선택할 수 없는 투표 규정 때문에 팬들의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팬심(心)이 투표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OVO는 “여러 구단의 선수들을 고루 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팬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구단별 인원 제한 규정이 있는 상황에서 출전 세트 규정(2라운드 종료 기준 2세트 이상 출전 경기 수가 80% 이상)까지 두다 보니 팬들의 투표권은 더욱 작아졌다. 프로농구에서도 구단별 인원 제한 규정(2명)이 있지만 올스타전 팀을 구단이 아닌 나이 기준 시니어, 주니어로 구분해 같은 구단 선수를 뽑을 수 있는 폭은 넓다. 배구 팬 커뮤니티에서는 “(제한 규정 때문에) 도대체 누구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 “같은 팀에 스타플레이어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선수가 많다”는 비난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V스타팀 여자부 세터 투표에서는 부상으로 결장 중인 GS칼텍스 세터 이나연이 올 시즌 여자부 돌풍의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인삼공사의 세터 이재은을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남녀 전 포지션에서 선수를 선택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보니 ‘안 좋아하는 선수도 억지로 뽑아야 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올스타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정 구단의 올스타전 독식 현상이 축제의 의미를 퇴색시킬 순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연맹이 조정하기보다는 팬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더구나 특정 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전문위원회 추천 선수(팀당 5명)라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팬들을 위한 축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때다.강홍구·스포츠부 windup@donga.com}

“올림픽 끝나면 여행부터 떠나려고 했는데 여기에 와 있네요.” 재활이 답답할 법도 한데 목소리는 밝았다. 20일 경기 용인시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동메달리스트 김현우(28)는 “선수 생활 하면서 별다른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데 꼭 올림픽만 다녀오면 수술을 받는다”며 웃으며 말했다. 2010년 런던 올림픽 때 엄지손가락 골절을 숨기고 금메달을 따냈던 김현우는 4년 뒤 리우 올림픽 때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부상과 예선에서의 오심 논란을 딛고 메달을 따낸 그에게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영광의 순간은 흘러갔지만 재활은 시작이었다. 김현우는 “끊어진 인대가 버텨주질 못하니 자꾸만 팔이 뚝뚝 빠지더라. 제 기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에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수술부터 받았다”고 했다. 재활에 집중하기 위해 태릉선수촌 대신 소속팀(삼성생명)으로 돌아간 김현우는 “주위 사람들도 못 만나고 좀이 쑤셨지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재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주까지 재활 치료를 받았던 김현우는 이번 주부터 기초적인 체력 훈련 등으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현우는 “일상생활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비틀기 같은 기술을 사용할 때는 통증이 있다. 내년 2월 정도는 돼야 100% 몸 상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개월의 재활 기간은 김현우에게 리우 올림픽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됐다. 김현우는 “지는 것보다 후회가 남는 것이 두려웠는데 그런 면에서 리우 올림픽은 100% 만족스럽다. 내가 아무리 간절하게 원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이 큰 수확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아쉽지만 굴곡이 있어야 인생이 재밌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동메달 결정전을 꼽았다. 김현우는 “1회전에 부상을 당하고 나서 감독님과 2회전 작전에 대해 얘기하는데 상대 선수가 내 팔만 쳐다보더라. 테이핑을 하면 이 팔만 공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맨몸으로 나갔다. 아프다는 생각도 없이 정말 무아지경으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경기 뒤 태극기를 펼쳐놓고 엎드려 눈물을 흘렸던 세리머니는 김현우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 김현우는 “때마침 시간이 한국 시각으로 광복절 아침이어서 태극기를 힘차게 휘날리려고 했는데 팔이 아파서 흔들지를 못했다. 금메달을 땄던 런던 올림픽 때보다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자랑스럽다’, ‘감동했다’는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재시동을 거는 그의 목표는 완벽한 레슬링이다. 김현우는 “(예선에서 승리를 내준) 러시아의 로만 블라소프와 비교했을 때 정신적, 체력적으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는 아직 내가 부족한 게 맞다. 기술적으로도 완벽한 레슬링, 누가 봐도 멋진 레슬링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4년 뒤 도쿄 올림픽에 대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런던 올림픽 때부터 너무 혹독하게 준비를 하다 보니 올림픽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선수로서는 늘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은 게 진심이다. 실력이 안 돼서 못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미리 겁먹진 않겠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을 끝으로 내 약점인 파테르가 사라졌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는 김현우에게 올해는 운동선수로 새로운 후반전을 시작하는 한 해였다. 김현우는 “인생의 꿈인 올림픽 금메달을 이뤘다는 것만으로 나의 20대는 영광스럽고 행복한 시기였다. 여태껏 레슬링을 패기만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베테랑으로서 노련미를 가지고 레슬링을 진심으로 즐기면서 하고 싶은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새해 계획에 대해 그는 “당장 국가대표 선발전부터 시작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는 세워놨지만 이를 밝히면 (경쟁자들이) 경계할 테니 일단 지금은 발톱을 숨길 때”라며 웃었다. 발톱을 드러낸 김현우의 모습은 내년 2월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이 끝난 뒤에야 볼 수 있을 것 같다.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