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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갈등을 빚고 있는 ‘서산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는 “가로림조력발전㈜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20일 반려했다”고 23일 밝혔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은 정부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태안군 이원면 내리 사이 가로림만에 1조2000억 원을 투자해 520MW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최근 지역개발과 환경파괴 논리가 맞서 지역민끼리 갈등을 빚어왔다. ○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환경부는 가로림만 조력발전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사유로 △방조제 건립 시 발생할 계절별 침식·퇴적 변화 △이끼 등의 규조류 증가로 인한 수질 악화 △바지락 감소 등 생태에 영향을 줄 염분도 변화 △물범, 표범장지뱀 등 보호종 감소 등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개발업체는 발전소 등 대규모 건설 추진 시 환경훼손을 줄이기 위해 공사지역의 환경훼손 정도와 범위, 생태 보존방법 등을 조사해야 한다. 이후 조사 결과를 담은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해 심의를 통과해야 개발이 가능하다. 김필홍 환경부 국토환경평가과장은 “환경영향평가서 심의 후 통과, 조건부 통과, 보완, 반려 등 4가지 조치를 내린다”며 “가로림만 조력발전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것은 사실상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가로림조력발전㈜은 지난해 6월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 환경영향평가서가 반려된 상태에서 사업자가 공사에 착공하면 처벌(징역 1년 이하, 벌금 1000만 원)을 받게 된다. ○ 환경훼손 논란 확산 이날 결정으로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생태환경 훼손이 크다는 점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가로림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박정섭 위원장은 “갯벌 훼손을 막기 위한 환경부 조치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로림만조력발전서산태안보상대책위원회 박형호 사무국장은 “반려 여부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접수 때 이뤄져야 하는데 환경부가 보완 지시를 하다 법적 처리 기일(60일)을 훨씬 넘겨 반려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24일 환경부 장관과 차관 등 4명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고발했다. 가로림조력발전㈜은 당황하는 분위기다. 가로림조력발전㈜ 측은 “사전환경영향평가를 이미 통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비한 부분은 추가 조사하고 반영한 뒤 평가서를 다시 제출하겠다”며 “2006년부터 추진해온 신재생에너지 사업인 만큼 추진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서는 반려되더라도 사업 주체가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재작성해 평가받으면 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서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학생들이 공부를 못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 난독증 등의 ‘정신건강’ 장애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를 운영하면서 전국 1045개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습 부진의 원인 가운데 정서행동 장애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교육청이 정서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습종합클리닉센터’를 시교육청과 서부 및 동부교육청에 26일부터 연다. 교과부 공모에 선정된 대전과 서울 등 전국의 5개 시도교육청도 이달 안에 클리닉센터를 연다. 클리닉센터는 학습 문제를 유발하는 정서행동상의 요인을 진단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학습지도 방안을 수립해 줄 계획이다. 학습 상담과 코칭, 의학적 치료를 지원해 학습 저해 요인을 제거하도록 돕는다. 클리닉센터는 우선 학습부진 학생 전체(대전의 경우 전체 학생의 2% 수준)를 대상으로 정서 장애가 있는지 표준화 검사를 한다. 정서 장애가 있는 경우 학습 상담 및 코칭, 심리상담 등을 실시한다. 이런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학부모에게 의학적인 치료를 권고하고 원할 경우 전문 심리치료기관 및 병원을 알선해 준다. 이를 위해 상담과 사례 관리 경험이 많은 석사급 전문가 12명을 채용했다. 대전시교육청 윤형수 교수학습지원과장은 “중요한 학습 부진의 원인이면서도 사실상 방치됐던 정서 장애 등 다양한 원인을 파악해 치유하는 모델을 클리닉센터가 확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042-480-7620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남대-디지털플러스시스템 산학협력 ○…한남대와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인 ㈜디지털플러스시스템(대표 정계관)이 23일 ‘선취업 후면학’ 형태의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이 회사가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및 유사학과 4학년생 중에서 자질이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5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에는 해당자 전원을 채용하게 된다. LG CNS의 전략적 협력파트너인 디지털플러스시스템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우수 인력 양성을 대학에 의뢰하고 대학은 기업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을 반영해 바로 실무가 가능한 인재를 제공한다.강원대-썬밸리리조트 자매 결연 ○…강원대(총장 권영중)는 설악 썬밸리리조트와 자매결연을 했다. 협약안에는 양 기관이 지속적인 상호 교류 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발전에 앞장서고 화합과 우의를 다진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썬밸리리조트는 강원대 교직원 및 학생들이 리조트 이용 시 요금 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청주대 종별펜싱 에페 단체 우승 ○…청주대 펜싱부가 제41회 회장배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에페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청주대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국제대와 대전대를 각각 꺾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965년 창설된 청주대 펜싱부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대회에서 단체전 우승 10회, 준우승 2회, 개인전 우승 3회, 준우승 6회를 차지했다.}
충남도가 홍성에서 마을 식수원에 독극물이 투입된 사건을 계기로 도내 전체 간이상수도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충남도는 21∼23일 도내 2400여 개 간이상수도에 대해 식수원 오염 및 보호시설 훼손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홍성군은 독극물사건이 밝혀진 20일 군내 150여 개 간이상수도 시설을 점검했으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극물 투여 사실은 홍성군에서 청소위탁업체 직원 A 씨(30)가 물탱크 청소를 하기 위해 20일 오전 10시 반경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간이상수도 시설을 찾으면서 밝혀졌다. A 씨는 물탱크 속에서 제초제병 3개(병당 300cc)와 분말 세 봉지(봉지당 3kg)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배양마을과 주변 3개 마을 등 모두 4개 자연마을 100여 가구가 이용하는 물탱크는 30t 규모로 마을 뒷길에서 50m 올라간 뒷산에 있다.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m가량의 물탱크의 철판 덮개는 한쪽 부분이 파손돼 있었고 물탱크 보호시설인 주변의 철조망도 1.2m가량 훼손돼 있었다. 경찰은 제초제병과 봉지, 물탱크의 물, 배양마을 가정의 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20일 배양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성의료원이 검진을 벌였으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의료원 관계자는 “해독제가 필요한 사람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물탱크 속의 액체와 분말 모두 용해된 상태였지만 일부 다른 맹독성 제초제에 비해 독성이 약한 데다 물탱크의 물이 30t이나 돼 희석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누군가가 마을사람들을 협박하기 위해 철조망을 훼손하고 덮개를 부순 뒤 독극물을 넣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설물을 부수고 물탱크 속에 병과 봉지를 남겨 놓은 것은 누군가가 발견할 것을 예상하고 한 행동 같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적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순신이 흰옷을 입고 병사 행렬 사이에서 터벅터벅 걷는다. 병사들의 막사에서 생활할 때 대다수 병사는 극진히 예우하지만 일부는 같은 병사라며 멸시한다.’ 졸병으로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드라마 등에서 이렇게 묘사돼 왔다. 하지만 역사적 문헌은 이순신 장군이 졸병으로 백의종군한 적은 없다고 전한다.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우리의 상식과 역사적 진실 사이에는 이처럼 괴리가 적지 않다.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소장 임원빈)가 충무공 탄신 467주년(28일)을 앞두고 24일 아산시 충무교육원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이순신 정론(正論) 찾기’에 나선다. 폄훼가 아니라 ‘성웅 이순신’에 대한 바로 알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자별로 고증 내용을 나눠 맡았다. 해군리더십센터 제장명 교수는 ‘백의종군 면사첩(免死帖) 해전횟수’를, 해군사관학교 이민웅 교수는 ‘출신배경, 명량해전 철쇄설’을, 임원빈 소장은 ‘명량해전 승리 원인과 그 이후의 전황’을, 해군사관학교 정진술 해군사 해양사편찬위원은 ‘거북선 철갑선설’을, 연기교육청 홍순승 장학관은 ‘자살·은둔설’에 대해 발표한다.① 졸병으로 백의종군한 게 아니다 이순신 장군은 조정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백의종군을 명령받았다. 삼도수군통제사이던 1597년(당시 52세) 조정신료의 모함으로 백의종군 형벌을 명령받았지만 도원수 권율의 진영에서 똑같은 통제사 예우를 받으며 지휘부 전쟁자문을 하고 한산도 수군 지휘관들에게서 수군 상황을 보고 받았다. 또 그에 앞서 조산보만호 겸 녹둔도 둔전관이던 1587년 녹둔도 전투에서 패해 백의종군 형을 받은 뒤에도 만호(중령 또는 대령)급인 우화열장(右火烈將)이라는 지휘관 자격으로 여진족을 토벌했다. 과거 급제자 이상에게만 적용되는 백의종군은 조선 문종 때 처음 문헌에 등장해 조선왕조실록에 60건의 사례가 나온다. 다만 백의종군 형을 받더라도 대부분은 직전 계급의 예우를 받았다.② 거북선은 철갑을 두르지 않았다 거북선이 철갑선이라는 주장은 임란 때의 일본 문헌인 ‘고려선전기(高麗船戰記)’가 안골포 해전을 묘사하면서 ‘조선의 큰 함선 3척이 맹선(盲船)이며 핵심 부분이 철로 장식돼 있었다’고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1929년 편찬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도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순신의 장계를 비롯한 우리 측 사료에는 거북선 등에 판자를 깔고 송곳과 칼을 꽂았다고만 돼 있다. ‘이충무공전서’의 거북선도(圖)에도 판자만 깔려 있다. 일본군이 패배를 변명하기 위해 철갑선으로 과장한 것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는 분석도 있다.③ ‘23전 23승’도 부정확한 통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등장한 ‘23전 23승’ 역시 근거가 불분명하다. 제장명 교수는 “2008년 드라마 제작진에게 전화로 문의한 결과 ‘대략적으로 셈을 해본 것’이라고 답했다”며 말했다. 그는 “연구 결과 이순신이 참여한 해전(조선 육군 및 명나라 수군 및 육군과의 합동 전투 포함)은 45회인데 이 중 이순신 장군이 직접 지휘한 36회 전투에서 모두 승리해 ‘36전 36승’이 맞다”고 밝혔다. ④ 명량해전엔 철쇄 없었고 일본군도 전멸하지 않았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바다에 철쇄를 설치해 일본 해군을 격파했다는 얘기는 당대의 1차 사료인 이순신의 난중일기에도 없는 내용이다. 18세기 중반 이중환의 택리지에 처음 기록된 것으로 미뤄 민간의 설화가 전승된 것으로 보인다. 임 소장은 상상 이상으로 강한 판옥선과 명량의 좁은 물목을 이용한 병법을 명량해전 승리의 핵심 이유로 꼽았다. 일본군이 이 해전에서 전함 500여 척이 대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31척만 파괴되고 나머지 170∼270척의 주력 부대는 그대로 남았다.⑤ 면사첩은 일본 부역자 회유문서 면사첩은 명량해전에서 승리한 공의 대가로 선조가 이순신 장군에게 ‘죽음만은 면해 주겠다’며 보내준 표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면사첩은 적(敵)에게 붙었던 사람이라도 돌아와 자수하면 죽음에서 면제한다는 일종의 포고문이다. 적에게 어쩔 수 없이 협조한 백성을 구제하는 데 쓰라며 명나라가 이순신 장군에게 준 문서이지 선조가 준 특별사면 문서가 아니다.⑥ 어렵고 가난한 환경은 소설적 배경 이순신 장군은 본가, 외가, 처가가 모두 어느 정도의 사회 경제적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오대조 이변은 20여 년간 판서를 지냈다. 어머니 변씨도 현감의 딸이고 부인 방씨도 군수의 무남독녀였다. 이순신 장군의 형제들은 한성의 동학에서 유성룡과 동문수학할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투구를 벗고 스스로 적탄에 맞아 자살했다거나 죽음을 가장하고 16년 더 살았다는 설도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견해다. 이민웅 교수는 “근대화 과정에서 지나친 성웅화가 이뤄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두 차례 국제꽃박람회를 연 충남 태안군이 연중 꽃동산으로 탈바꿈한다. 화훼농민들이 기획 추진하는 ‘태안 사계절 꽃 축제’가 탄생해 연간 133일 동안 꽃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봄날의 설렘, 수줍은 사랑의 고백’을 주제로 22일 막이 오르는 이 축제의 봄철 편은 튤립 축제다.○ 농민들이 만드는 사계절 꽃 축제 태안군꽃축제추진위(위원장 한상률)는 22일부터 5월 17일까지 남면 신온리 26만 m2 부지에서 튤립꽃축제를 연다. 28일을 전후해 개화 절정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네이처와 서해, 태안반도백합수출 등 태안지역 3개 영농조합법인이 주축이 됐고 태안군은 진입로 등 간접 지원만 한다. 해변에 위치한 축제장에서는 빨강, 노랑 등 갖가지 색깔과 모양의 튤립 140종 100만 포기가 꽃망울을 드러냈다. 유채, 피튜니아, 메리골드 등 다양한 꽃도 구경할 수 있다. 자연사박물관, 민속박물전시관, 백합전시관, 네덜란드홍보관, 캐릭터홍보관 등 전시시설도 볼거리다. 튤립 축제는 여름의 백합꽃축제(6월 20일∼7월 1일), 가을의 달리아축제(9월 1일∼10월 31일), 빛과 노을 꽃축제(12월 20일∼2013년 1월 31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 달리아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태안의 기적 만든 자원봉사 보답 기부 사계절 꽃 축제는 기존의 백합꽃축제가 기반이 됐다. 한상률 추진위원장은 “1차 산업에 머물던 태안의 화훼산업을 꽃을 원료로 하는 각종 가공 산업과 관광 등 2, 3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것이 축제 배경”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1인당 입장료(성인 기준 9000원, 예매 7000원)에서 사회환원 적립금 120원(기름유출 자원봉사자 120만 명 상징)을 떼어 장학금을 주고 지역발전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지난해 4건의 학생 자살이 발생했던 KAIST에서 17일 또다시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7일 오전 5시 40분경 대전 유성구 KAIST 기숙사 앞 잔디밭에 이 학교 전산학과 4학년 김모 씨(22)가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던 학생들이 발견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로 김 씨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이 있는 15층으로 올라간 장면을 확인했다. 2007년 KAIST에 입학한 뒤 군대를 다녀와 올해 2월 4학년에 복학한 김 씨는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이 4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벌여 우울증 지수가 높은 경우 개별면담을 했는데 김 씨는 대상도 아니었다. 경찰은 김 씨가 기숙사에 ‘전에는 무슨 일을 해도 즐거웠는데 지금은 열정을 내보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미뤄 진로 문제로 고민해 온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자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 씨는 이날 기숙사 책상 위에 부모와 동생에게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이런 행복한 가정은 없을 겁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또 룸메이트에게는 ‘형님 노릇해서 미안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김 씨의 주변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같이 연구실에서 지낸 A 씨는 “공부도 잘했고 항상 잘 웃는 성격이었다. 진로 고민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전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적성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어 좋아요.” 배재대 다문화교육센터(센터장 김정현)가 진행하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1인 1재능 개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의 소감이다. 삼성꿈장학재단의 지원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한국에 와서 재혼한 중도입국 가정과 다문화가정 아이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센터는 중고교에 입학하기 전 학생들에게는 한국어와 교과목을 가르치는 예비학교,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한다. 이 센터는 ‘나는 탤런트! 탐험단’을 주제로 매주 한 번씩 음악 스포츠 진로탐구 등 3개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음악은 피아노와 성악, 스포츠는 농구와 태권도, 진로탐구는 요리 미술 컴퓨터 글쓰기 등을 지도한다. 강사진은 배재대의 관련 분야 전공교수와 대학원생들이며 프로그램은 분야별로 30회씩 내년 1월까지 진행된다. 고교 입학을 앞둔 중국동포 최영문 군(16)은 “엄마를 따라 학기 중에 입국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집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미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정현 센터장은 “더 많은 다문화가정의 자녀와 중도입국 가정 학생들이 자신의 꿈에 한발자국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배재대 다문화교육센터(042-520-5996∼7)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유성구에 지체장애 2급 이상인 중증 장애인들이 마음 놓고 주차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유성구는 중증장애인 우선주차구역인 ‘배려-존(Zone)’을 이달 안에 34개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배려-존’은 중증 장애인이나 가족 등의 차량이 집 가까이에 주차할 수 있도록 주변에 마련하는 주차공간을 말한다. 주차 장소에 차량 번호까지 명기해 다른 차량이 주차할 수 없도록 했다. 유성구는 어린이들이 버스에 오르내리면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어린이 집 주변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배려 존을 마련해 운영하기로 했다. 5월부터 어린이 집 주변 64곳에 배려 존을 설치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문의 042-611-2588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가을철 은행나무 가로수는 도시를 노랗게 물들인다. 하지만 나무 아래는 은행 열매가 떨어져 악취가 나고 도로를 지저분하게 한다. 이를 밟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냄새 때문에 곤혹스럽다. 충남도는 앞으로 은행이 열리지 않는 수나무만 가로수로 심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성장이 빠르고 병충해와 공해에 강한 은행나무는 충남도내 가로수의 16%를 차지한다. 은행이 열리면 교통안전도 문제였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이번 총선에서 충청과 강원은 새누리당에 표를 몰아줬다. 새누리당이 과반의 기적을 일으킨 데는 중부권의 선택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개 선거구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3석씩 나눠 가졌다. 18대에서 5석을 차지했던 자유선진당(민주당 1석)은 ‘대안정당’으로 희망을 주는 데 실패해 몰락했다. 특정 정당에 몰표를 주는 ‘표 쏠림’은 없었다. 전국적으로 압승했던 18대 때 대전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이번에 3석을 차지했다. 대권후보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바람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 강창희 당선자(중구)가 6선에 성공하면서 벌써부터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인 박성효 전 대전시장(대덕)이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대선과 중앙 정치무대에서 일정 역할이 기대된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내리 4선에 성공한 민주당 박병석 당선자(서갑)와 3선 이상민 당선자(유성)도 상임위원장 등 국회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에서는 “충청권에서는 어떤 정당도 무조건 보장받거나 일방적으로 내쳐지지 않는다”며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정서는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충남, 박근혜 바람에 선진당 ‘우수수’ ▼충남 선거 결과는 ‘선진당의 텃밭 침몰’로 요약할 수 있다. 새누리당 대 민주당 대 선진당 의석은 18대 ‘1 대 1 대 8’에서 19대 ‘4 대 4 대 3’(세종시 추가)으로 바뀌었다. 선진당의 침몰은 계속되는 당내 갈등과 쇄신 및 비전 부재, 무기력한 현안 대처 등으로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수권 능력 없는 지역당 지지를 사표(死票)로 여기는 분위기도 작용했다. 박근혜 바람이 충남 전역을 휩쓴 가운데 안희정 충남지사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안 지사의 선거 캠프에 있던 4명이 출마해 2명이 당선됐다.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종민 후보가 안 지사 고향(논산)에서 선진당 이인제 의원에게 패배했다. 천안을 박완주 당선자는 천안이 야도(野都)로 변한 데 힘입어 지난번 보궐선거 때와 달리 ‘안희정 마케팅’에 덜 의존했는데도 당선됐다. 세종시 유권자들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였던 심대평 선진당 대표를 버린 대신 토박이 출신 시장과 교육감을 뽑아 자존심을 유지했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육동일 교수는 “지역당 부활 여부는 유권자의 기대나 희망에 대한 양당의 부응 여부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 지역심판론이 정권심판론 눌러 ▼전체 8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5석, 민주당이 3석을 차지하면서 17대 이후 계속되던 ‘여소야대’ 지형이 ‘여대야소’로 바뀌었다. 당초 새누리당은 최소 4석, 민주당은 최소 5석을 내다봤지만 결과는 달랐다. 18대 때는 민주 6석, 한나라 2석이었다.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의 ‘지역 심판론’이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을 누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7, 18대 선거에서 탄핵과 세종시 수정안, 과학벨트 백지화 같은 이슈로 덕을 봤던 민주당은 이번에도 ‘MB 정권 심판론’과 ‘암센터 분원 무산 정부 책임’ 등을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들고 나온 ‘지역 심판론’과 ‘현역의원 교체론(인물론)’이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8년 동안 한 게 뭐냐”는 새누리당의 문제 제기에 수긍하는 유권자들이 많아졌다. 여기에다 도내 상당수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를 차지한 민주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위원장의 접전지역 지원 유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의 영향력이 대선까지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다.▼ 강원, 민주 자충수에 역풍 맞은 야풍 ▼9개 선거구를 새누리당이 싹쓸이했다.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이 강원도지사와 18개 시장 군수를 모두 석권했지만 18대까지 총선에서 한 당이 전 선거구를 독식한 적은 없었다. 이 때문에 이번 결과는 여야 모두에 충격적이다. 선거 초기만 해도 2010년 지방선거 때 불기 시작한 ‘야풍(野風)’으로 민주당이 다소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고 결과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의 승리 배경으로 세 차례나 강원도를 방문한 박근혜 효과를 꼽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의 근본적인 인물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공천 실패, 이광재 최문순 도정에 대한 실망 등 민주당의 총체적 문제점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다 서울발(發)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도 보수적 지역정서를 자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강원도의 보수 회귀’로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진보 진영 인사는 “이번 선거 결과는 뼈아프지만 깊은 자성과 함께 진보의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선을 앞두고 쓰지만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9부 2처 2청의 정부기관이 올가을 이전할 행정도시 세종시의 초대 시장에는 자유선진당 유한식 후보가 당선됐다. 세종시가 광역자치단체(특별자치시)이기 때문에 세종시장은 국내 17번째 광역자치단체장이 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현 정부의 세종시 폐기 추진에 맞섰다는 점을 부각했고 민주통합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획한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승자는 충청권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 후보가 차지한 것이다. 유 당선자는 “당선의 영예를 안겨주신 시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며 “더는 혼란 없이 세종시를 지켜내야 한다는 의지와 열정의 승리로, 충청인의 자존심을 지켜낸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세종시를 정상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시 곳곳이 균형 발전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3대 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종시는 연기군민 이외에도 중앙부처 공무원과 유관 기관 및 단체, 타지 이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는데 아직 도시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군민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져 대표성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62세 △홍익대 산업대학원 경영정보 석사과정 △전 연기군수세종=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유천호 강화군수(새누리당) “교동산단 개발 꼭 실천”유천호 인천 강화군수 당선자(새누리당)는 당내에서 공천 경합을 벌였던 3명이 무소속 후보로 나서면서 힘겨운 싸움을 했지만 결국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유 당선자는 “교동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 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 때 2위로 낙선했지만 오랜 기간 다져온 지지 기반에 힘입어 승리했다. △61세 △평생교육진흥원 졸업(학사) △전 인천시의원(부의장) ■ 조충훈 순천시장(무소속) “유권자들 정책 보고 투표”전남 순천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신화를 쓴 조충훈 당선자는 “시민들이 민주당이라는 당만 보고 투표하는 낡은 시대의 구습을 타파하고 정책 공약 능력을 보고 선택했다”며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순천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노관규 전 시장을 선택한 바 있다. 민선 3기 순천시장을 지낸 저력이 선거 막판 힘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58세 △중앙대 행정대학원 졸업 △한국청년회의소(JC) 40대 중앙회장 ■ 강진원 강진군수(민주통합당) “행정경험 살려 지역발전”강진원 전남 강진군수 당선자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황주홍 전 군수에게 석패했지만 이번에는 정통 민주당 후보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2년여 동안 고향인 강진에서 ‘와신상담’하며 바닥 민심을 훑은 덕에 경선과 본선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청렴성과 행정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공직 경험과 폭넓은 인맥을 활용해 강진 발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52세 △미국 시러큐스대 문학 석사 △전남도 기업도시기획단장 ■ 김철주 무안군수(민주통합당) “농촌살림 주름살 펴 줄 것”김철주 전남 무안군수 당선자는 전 연령층에서 고른 지지를 얻어 통합진보당 김호산 후보의 거센 추격을 따돌렸다. 김 당선자는 “돌아오고 싶은 농촌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 농가 소득 창출에 올인(다걸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약사 출신인 그는 교육위원과 도의원을 지낸 교육전문가다. 전남도교육감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열악한 지역 교육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54세 △조선대 약학과 졸업 △전남도교육감 비서실장 ■ 고윤환 문경시장(새누리당) “이 순간부터 공약 실행”고윤환 경북 문경시장 당선자는 “미래와 희망이 있는 문경을 만들어 유권자 뜻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천 출신, 새누리당의 낙하산 공천이라는 상대 후보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지방에서 쌓은 행정 경험이 장점으로 부각돼 무난하게 당선됐다. 고 당선자는 “선거 때 약속한 모든 현안은 지금 이 순간부터 하나씩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54세 △서울대 행정학 석사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KAIST 인문사회과학연구소(소장 김동원)가 16일부터 대전시민들을 대상으로 ‘제1회 KAIST 시민 인문강좌’를 연다. 총 8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시민 인문 강좌는 널리 인용되지만 가까이 하기 쉽지 않은 고전 문학작품을 경험해 보는 ‘세계문학 산책’과 ‘조선 후기 성리학과 금강수운’을 주제로 대전지역을 답사하는 ‘역사탐방’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16일과 23일에는 고려대 철학과 양윤덕 교수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와 ‘칼비노의 우주만화’, 30일에는 KAIST 인문사회과학과 조애리 교수가 ‘케이트 쇼팬의 각성’, 5월 7일에는 KAIST 인문사회과학과 이상경 교수가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읽기’를 강연한다. 5월 14일에는 KAIST 인문사회과학과 홍명순 교수가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5월 21일에는 양윤덕 교수가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에서 사랑과 권력의 문제’, 6월 4일과 11일에는 한남대 영문과 강문순 교수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 동물원’을 강의한다. 국사학자인 KAIST 인문사회과학과 고동환 교수는 조선 후기 성리학과 금강수운을 주제로 5월 12일 하루 동안 대전 동춘당, 동춘고택과 우암 사적공원 등을 참가자들과 함께 돌아보는 역사탐방을 한다. 신청은 13일까지. 042-350-8007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입학 정원 100명(올해부터 165명)의 소수정예 대학인 충남 논산의 금강대가 매년 해외 명문 대학원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 대학은 올 졸업생 김호중 씨(통상통역중어전공)와 임진희 씨(통상통역일어전공)가 세계적인 명문인 홍콩대 대학원과 영국 워릭대 경영대학원에 각각 합격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말고도 2002년 개교한 이후 올해까지의 졸업생 230여 명 가운데 10%를 넘는 26명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위스콘신대, 미시간대, 조지타운대, 영국 런던정경대, 일본의 도쿄대 와세다대, 중국의 베이징대 푸단대, 대만 국립대 등 명문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금강대는 엄격한 졸업인증과 군 입대 및 고시 휴학, 어학연수 등으로 실제 졸업생이 입학 정원에 비해 적다. 각각 중국어와 일본어를 전공한 김 씨와 임 씨가 영어권 대학원에 합격한 것은 이 학교의 특화된 외국어 교육 덕분이다. 앞서 영어 전공자 노지은 씨는 중국의 푸단대 대학원(경제학)에, 중국어 전공자인 김하늬 씨는 미국의 미시간대 대학원(중국경제학)에 진학했다. 학교 측은 세계 6개국 25개 대학 및 교육기관과 자매결연을 하고 해외 어학연수를 지원해 학생들이 여러 언어에 익숙하도록 하고 있다. 교내에는 외국인 유학생도 많아 재학생들은 7, 8명당 1명의 외국인 학생과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수업을 듣고 동아리 활동을 한다. 학교 측은 세계 랭킹 100위 이내의 해외 명문 대학원에 합격한 경우 장학금을 지원한다. 현재 유학 중인 26명 가운데 13명이 학교 장학금을, 나머지 13명 가운데 5명이 국비 및 유학을 하는 해당 국가의 장학금을 받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시장은 올가을 이전할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9부 2처 2청의 정부기관이 있는 행정도시를 관할한다. 세종시가 광역자치단체(특별자치시)의 지위여서 국내 17번째 광역자치단체장이 된다.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세종시 수정안 논란의 진원지였던 만큼 정치적 상징성도 높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이 세종시 원안 가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을,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획한 도시라는 점을, 선진당은 세종시 원안 사수 투쟁의 주역이었음을 강조한다. 연기군수 출신의 자유선진당 유한식 후보가 앞서 나가고 그 뒤를 행정도시건설청장과 건설교통부(국토해양부 전신) 차관을 지낸 민주통합당 이춘희 후보와 바로 직전 행정도시건설청장이었던 새누리당 최민호 후보가 쫓고 있다. 5일 발표된 충청투데이와 지방 지상파 방송 3사의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는 46.4%, 이 후보는 25.6%, 최 후보는 14.8%를 차지했다. 4일 대전일보의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 42.2%, 이 후보 24.6%, 최 후보 25.6%였다. 최 후보는 “세계적인 도시로 가꿔야 하고 도농이 어우러진 도시인만큼 공동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리더십과 경륜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초대 행정도시건설청장으로 세종시의 구석구석까지 잘 알고 있다”며 “세종시를 잘 알고 설계를 한 사람이 건설과 마무리를 맡아야 도시가 제대로 건설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세종시의 밑그림을 같이 그린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유 후보는 “우리 시민들과 함께 세종시를 지키는 데 중심에 있었고 늘 어려운 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했다”며 세종시 원안 사수 투쟁 때 거리를 누비던 일을 상기시켰다. 도시 형성이 덜 돼 유권자의 대부분은 기존 연기군민이다. 지난달 말 인구가 1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유입인구는 4000여 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될 세종시장은 연기군민 이외에도 중앙부처 공무원과 타지 이주민들이 공동체를 형성할 도시의 단체장으로서 대표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천안을 선거구는 현역인 새누리당 김호연 후보와 민주통합당 박완주 후보가 2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추격 중이다. 6일 충청지역 지상파 방송 3사와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36.4%, 박완주 후보 27.1%였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1차 여론조사 김 후보 28%, 박 후보 27.3%에 비해 격차가 벌어진 셈이다. 대전일보의 5일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 39.7%, 박 후보 32.8%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중앙일보 2일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27.4%, 김 후보 24.4%로 오차범위 내지만 박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김 후보가 2010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한동안 그의 자리를 넘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정서가 극심한 가운데서도 당선됐고 천안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천안 출신인 그의 부친 고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자는 천안북일고를 세웠고 천안에 한화의 계열사들을 뒀다. 보궐선거 당시 최대 공약이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는 천안이 과학벨트 기능지구로 지정돼 사실상 지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보수진영의 두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가 맞서는 구도인 데다 천안이 최근 들어 야도(野都)의 성격을 띠어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 전부터 개방성이 높았던 천안시는 호남 인구의 비율이 토박이(18% 안팎)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규제 덕분에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천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변인을 맡았던 박완주 후보는 ‘서민 후보’임을 강조하면서 정당 지지 세력의 결집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서강대 동문인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8일 천안 방문이 대세를 갈랐다고 자평하고 있고 박 후보는 젊은층 투표율이 오르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충남도 기획실장을 지내고 정치에 뛰어든 박상돈 후보는 17, 18대 당선 경력에도 불구하고 자유선진당의 힘이 빠지면서 앞선 여론조사에서 최고 18%에 그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충남도지사에 출마한 전력도 부담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내가 죽으면 묘를 쓰지 말라. 묘 쓸 자리에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라.”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고 민병갈 박사(사진)의 유언이 실현된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은 민 박사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민 박사의 유골을 수목장(樹木葬) 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수목원 밀러가든 내 그의 흉상 주변 목련나무가 그가 영면할 장소다. 현재의 묘 터에는 설립자가 10년간 잠든 곳이라는 작은 표지석을 설치했으며, 앞으로 ‘민병갈 추모정원(Carl Ferris Miller Memorial Garden)’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수목장을 치르는 이유는 땅을 아껴 나무를 심으라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민 박사는 1945년 미국 해군장교(중위)로 한국에 와 휴전 뒤에는 한국은행 등에서 근무하다가 1979년 귀화했다. 언젠가는 식물자원의 보유량이 국부의 척도가 될 것이라며 1962년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60만 m² 부지에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한 뒤 세계 36개 국가에서 3800여 종의 식물 종자를 들여와 국내 최대의 민간 수목원을 만들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팔순의 독림가(篤林家)가 50년 이상 관리해 오던 시가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임야를 국가에 조건 없이 기증했다. 산림청은 경기 용인시에 사는 손창근 씨(83)가 최근 용인시와 안성시에 걸쳐 있는 자신의 임야 662ha(약 200만 평)를 산림청에 기부했다고 4일 밝혔다.기부한 땅은 김대건 신부의 묘가 있는 천주교 미리내 성지와 인접한 임야로 서울 남산 면적의 2배 규모. 공시지가는 400억 원, 시가는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려 지난달 대리인을 산림청에 보내 기부 의사를 밝힌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그의 자녀도 기부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는 1960년부터 잣나무와 낙엽송 등 5종류 200만여 그루를 이 임야에 심어 가꿨다. 임도 16km를 조성하고 계곡물이 주변 천주교 성지 등으로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방댐을 설치하는 등 산림 관리에 힘을 쏟았다. 이 공로로 1966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1991년에는 산림청에서 모범 독림가로 지정됐다.이 임야는 양쪽 편에 지방도가 지나고 주변에 골프장이 들어서 개발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손 씨는 대리인을 통해 “대기업들이 임야를 매각하라고 요구해왔는데 그럴 경우 산림이 훼손될 우려가 커 국가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숲이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잘 보호되고 관리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손 씨의 뜻에 따라 이 임야의 조림지는 숲 가꾸기 사업을 통해 임목 생산림으로, 나머지는 생물다양성 증진 및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한 공익공간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손 씨는 ‘좋은 일이니 널리 알리자’는 산림청의 제안을 극구 거절하며 “내 얼굴이 언론에 공개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림 기부 사례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우겠다”고 말했다.한편 산림청은 제67회 식목일(5일)을 맞아 산림사업 유공자 9명에 대한 포상 전수식도 열었다. 수상자는 △동탑산업훈장 정에드워드(영농조합법인 윤제림 대표이사) △철탑산업훈장 김윤오(한국산양삼협회 회장) △산업포장 정의용(한국표고톱밥 재배자협회장), 고명호(한솔홈데코 대표이사) △대통령 표창 양종광(영도목재 대표이사)·이후원(한국산양삼협회 충북도지회장) △국무총리 표창 하호종(한국임업후계자협회 경남도지회장), 장대훈(죽산표고영농조합법인 이사), 윤석승 씨(아그파인 농장 대표) 등이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대전 중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강창희 후보와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2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강 후보가 점차 지지율 격차를 벌리는 추세다. 3일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는 32.3%로 권 후보(21.1%)를 10%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지난달 22일 발표된 충청투데이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는 30.4%로 28.6%의 권 후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그 이후의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서령 후보는 16.9∼19.4%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6선에 도전하는 강 후보와 3선에 도전하는 권 후보는 이번이 세 번째 대결이다. 한나라당 최고위원,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역임한 강 후보가 대전시 부시장 출신의 권 의원에게 두 번이나 내리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선거구에서는 올해 말 충남 홍성-예산으로 이전하는 충남도청의 건물과 용지 활용 방안이 최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곳의 활용 방안이 원도심 살리기라는 단골 선거 이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둔산 신도시 개발로 대전시청과 법원 및 검찰청, 세무서 등을 빼앗긴 중구 지역민들에게는 민감한 이슈다. 권 후보는 “일제의 잔재인 충남도청사(1932년 공주에서 이전 개청)를 철거한 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립 한국예술종합학교 제2캠퍼스, 방송예술원 등을 유치해야 한다”며 ‘도청 철거론’을 제기했다. 강 후보는 “도청 건물이 일제강점기에 지어졌다고 치욕의 역사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대전시가 제안한 문화예술 관련 시설을 더 구체화하고 보완해 상권 활성화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도청 철거론은 문화계 및 사회단체의 찬반 논란으로도 옮아붙었다. 대전문화연대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무시하고 일제의 잔재라고 무조건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광복유족회는 “충남도청은 일제의 충청권 수탈의 상징인 만큼 철거해야 한다”고 맞섰다. 강 후보는 충청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물인 데다 6선 의원이 되면 국회의장 등 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권 의원 측은 뚜껑을 열어보면 여론조사 때보다는 지역당에 높은 지지를 보였던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태안군의 여러 중학교 홈페이지를 꼼꼼히 훑어본 뒤 선택했어요.” 충남 태안군 원이중학교 1학년 배서영 양(13)은 읍내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더 시골인 원북면에 있는 학교에 입학했다. 부모님을 졸라 초등학교 6학년 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로 학구열이 대단한 배 양을 매료시킨 이 학교의 교육은 어떤 것일까.○ ‘사제동행 아침 독서’로 여는 하루 원이중 도서관은 매일 오전 7시면 열린다. 멀리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학교에 일찍 도착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다. 미리 출근한 당번 교사가 같이 책을 읽으며 독서를 지도한다. 원이중의 아침은 이렇게 ‘사제동행 독서’로 시작된다. 독서지도를 맡은 박미옥 교무부장은 “버스 운행이 많지 않은 농어촌이라 학생들이 버스 시간에 맞춰 차를 타다 보니 너무 일찍 학교에 오는 경우가 많아 독서 시간으로 정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시간에 양서 50권 읽기에 도전하고 매일 독서일기를 쓰며 2주에 한 번씩 ‘비전조회’에서 꿈을 발표한다. 학교생활은 오후 8시 45분까지 이어진다. 귀가해도 학원이 마땅치 않고 조손가정이 많아 학교 측이 별도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후 3시 20분경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특기적성 교육이 시작된다. 주당 1시간의 검도와 주당 2시간의 악기 배우기, 자율 동아리 활동이 저녁식사 시간인 오후 5시 20분까지 이어진다. 저녁 식사 뒤부터 귀가할 때까지 학생들은 수준별로 교사들과 공부를 한다. ○ 충남 최초의 공립기숙 중학교 1980년대 1000여 명이나 됐던 이 학교 학생수는 지난해에는 82명(3학급)으로 줄었지만 학교 측은 고무돼 있다.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태안군내 학생 6명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기숙사인 ‘세종학사’가 문을 열어 학생들은 106명으로 불어났다. 원이중은 소외계층 배려 및 농어촌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충남도교육청의 기숙학교 공모에 선정됐다. 교육프로그램이 우수한 데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 덕분이다. 세종학사는 충남도교육청 15억 원, 태안군 5억 원, 태안화력발전소가 3억 원을 지원해 60명을 수용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