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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3일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일종의 자업자득”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석 전 (검찰 개혁) 제도 얼개를 만드는 건 가능하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대출 규제는) 맛보기 정도”라며 주택 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고강도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121분 동안 권력기관 개편과 대미 관세 협상, 부동산 대책 등 현안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대해 “검찰 개혁을 포함한 사법 개혁은 매우 중요한 현실적 과제”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한다, 동일한 주체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지면 안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석 전 검찰 개혁을 완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검찰 개혁은 국회가 하는 것”이라며 “국회의 결단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할 일은 그로 인한 갈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속한 검찰 개혁 요구에 공감하면서도 수사 공백 등에 따른 피해를 막을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미 통상 협상에 대해선 “관세협상이 매우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며 “8일까지 끝낼 수 있는지도 확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8일 이전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아직도 쌍방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태”라며 “(관세협상 타결을 위해) 다방면에서 주제도 많이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대출 규제 정책에 대해선 두 차례에 걸쳐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어 흐름을 바꿀까 한다”며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신도시 지정에 대해선 “목마르다고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것”이라며 “신도시 신규 택지만이 아니고 기존 택지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성과에 대해선 “주식시장이 잘돼 가는 것 같다.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주가 조작 등 부정 요소 제거만으로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봤는데 이런 점이 시장에 반영돼 다행”이라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통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자주 만날 생각”이라면서도 “영수회담을 정례화할 것이냐의 문제는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여야 영수회담에 대해 “필요하면 한다”며 “일정 맞춰서 필요할 때마다 만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영수회담을) 안 하다 보니 부작용이 있다”며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에 일부를 떼서 어디 공격 소재로 쓰거나 하면 다음에 만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그런 것들을 서로 잘 지켜가면서 많은 비공식 비공개 모임, 공식 비공개 모임도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 “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국민의 대리인, 대표이기 때문에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저도 존중해야 한다”며 “야당의 불만이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수용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벽을 세우거나 선을 세워서 가능성을 봉쇄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야당에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면서도 “극단적인 예지만 ‘10개를 매년 훔쳐 왔는데 앞으로는 8개만 훔치자. 아니면 2개를 훔치는 것은 허용하자’, 이것은 양보가 아니라 야합”이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아 3일 오전 10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취임 30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르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100일 전후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30일, 5200만 국민의 간절한 열망과 소망을 매 순간 가슴에 새겼던 치열한 시간이었다”며 “절박한 각오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 3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4년 11개월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당면한 현안부터 국정의 방향과 비전까지, 주권자 국민의 질문에 겸허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첫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된다. 일문일답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기타 등 네 개 분야로 구성된다. 대통령실은 “기자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꾸려지며, 일문일답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광주를 찾아 시민들과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직접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 메시지는 민생과 경제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간결할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담긴, 국민들의 궁금증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멈춰 있던 미국, 일본 등 우방국과의 정상 외교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말로 조율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정상 간 상호 방문(셔틀 외교) 재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데 이어 조기 가동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일 “이 대통령이 미국, 일본 등 우방국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으로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데 이어 우방국 위주로 우선 방문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방일 시점은 이르면 이번 달로 추진 중이다. 한일 정상은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두 정상의 정기적 상호 방문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9월 방한해 이번에는 한국 정상이 일본을 찾을 차례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합의로 시작된 셔틀 외교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방일을 마지막으로 끊겼다가 2023년 3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복원됐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방일은 20일 열리는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는 이번 선거는 이시바 내각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크게 패한 데 이어 참의원 선거에서도 과반을 지키지 못하면 내각 사퇴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한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어 한일 관계 협력을 담은 ‘이재명-이시바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이시바 총리의 핵심 측근인 나가시마 아키히사(長島昭久) 국가안전보장 담당 총리특별보좌관은 지난달 방한해 ‘한일 간 정부 담화가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이 한일 과거사 문제 논의를 최대한 ‘로키(low-key)’로 진행하면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공감한 만큼 이를 구체화할 정상 간 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의 중국 9·3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참석 여부는 한중 간 관련 사안에 대해 소통 중에 있다”며 “한중 양국은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매개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을 토대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군 고위 당국자의 방한이다. 이달 말을 목표로 한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 케인 의장이 주한미군 역할 및 규모 재조정과 관련한 미국 측 의중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대통령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케인 의장은 10일 열리는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8, 9일 방한한 직후 미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도 한국을 방문하는 것. 미국 합참의장의 방한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11월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방한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케인 의장과 김명수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일본 통합막료장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안보상황을 공유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케인 의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합참의장 간 양자 회담도 열릴 예정이다. 또 국가안보실 고위 당국자나 이재명 대통령을 면담하는 일정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케인 의장의 방한을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의 국방비 지출 증액과 함께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8월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동맹국 기여 강화를 담은 새 국방전략(NDS)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 시기에 맞물려 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를 조기 가동하는 것이다.내주 한미 합참의장 회동, 주한미군 규모-역할 조정 다룰수도미군 서열 1위, 美국무 이어 방한이달말 추진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국방비-주한미군 현안 조율 가능성한미일 합참의장 회의도 병행… 北도발 대응 3국 협력 강조할듯8, 9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하는 데 이어 미군 서열 1위인 댄 케인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9, 10일 연쇄 방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고위급 대화가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한미 통상 실무협상에 이어 한미·한미일 3국 안보협력 등 이르면 이달 말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의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이어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국방비 증액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케인 의장의 방한을 계기로 미국의 ‘동맹 기여’ 확대 요구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케인 “주한미군 규모 재평가할 것” 미 합참의장으로선 찰스 브라운 전 의장에 이어 1년 8개월 만에 방한하는 케인 의장은 김명수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吉田圭秀) 일본 통합막료장과 합참의장 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일 3국의 대응 공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 의장은 방한을 계기로 한미 합참의장 간 양자 회담을 갖는 데 이어 국가안보실 고위 당국자 및 이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부터 한미일 공조를 강조해 온 가운데 케인 의장의 이번 방한은 3국 협력의 목적인 북한 도발 대응에 대한 3국 군 당국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된 한미일 정상회담은 미 측 일정 문제 등으로 불발됐다. 미군 서열 1위의 방한을 계기로 북한 대응에 따른 한미일 공조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본격화하고 있는 해외 주둔 미군 재편 문제와 동맹국의 자국 방위 역할 확대 등과 관련한 미 측의 설명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8월 중국 견제를 위한 아시아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동맹국 기여 강화를 담은 새 국방전략(NDS)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한미군 역할 및 규모 재조정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질한 브라운 전 의장 후임으로 지명됐던 케인 의장은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은 미국에 대한 즉각적인 안보 도전을 야기한다”면서도 “인준이 되면 일본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를 평가하고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중국 견제 목적으로 해외 주둔 미군의 역할 재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 합참의장이 직접 주한미군에 대한 재평가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 그는 “점점 공격적인 중국은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도전을 제기한다”며 중국 견제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국방비 증액 논의 주목 G7 및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됐던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된 만큼 우리 정부는 이달 말 추진 중인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루비오 장관 등 미 측과 고위급 소통을 통해 안보 현안을 둘러싼 리스크를 줄여 나갈 방침이다. 다만 G7과 나토 정상회의 당시 한미 정상회담 조율 과정에선 국방비 증액 문제는 양국 간 핵심 의제로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최근 국방비 증액의 필요성을 여러 채널로 정부에 전달한 만큼 이번 루비오 장관 및 케인 의장 방한을 계기로 국방비 증액 문제에 대한 고위급 소통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국방비 증액이 정부의 재정 여건과 안보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 주권적 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관세 협상과 분리해 ‘투 트랙’으로 국방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향후 미 측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세 협상과 안보 현안을 패키지로 연계하자고 요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를 만나 “우리 무지하게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 목소리를 들은 것보다 훨씬 더 젊고 미남이다”라고 인사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정말 친절하다(you are very kind)”라며 웃었다. 이 대통령이 G7 참석차 출국 전 앨버니지 총리와 정상 통화를 했던 일을 소재로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20∼30분간의 정상회담은 현안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통해 성과를 내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임팩트 있는 ‘아이스브레이킹(ice-breaking·어색함 풀기)’, 스몰토크를 통한 정상 간의 친밀감을 구축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와의 회의는 물론이고 공식 행사에서도 애드리브(즉흥 발언)와 농담을 즐긴다. 자신을 낮춰 거리감을 줄이는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문화계 행사에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박윤재 발레리노에게 “키가 185cm라고 하고, 다리로 얘기가 많이 되는 걸 봤다”고 질문하자 172cm의 이 대통령은 “다리 이야기 하지 마세요”라며 웃음을 유발했다. 농담 뒤에 칼이 숨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가진 광주 타운홀 미팅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직접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면서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할 때 무안군이 우선 처분 이익 취득권을 갖는 거로 하면 된다”며 “제가 SPC 전문이잖나, 대장동…. 뭐 해 먹는 전문은 아니다”라고 했다. 2021년 대선 낙선 과정에서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대장동 의혹을 농담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농담 뒤엔 각자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지자체장을 향해 “결론만 말하라”,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변화구 다음 꽉 찬 직구를 던지듯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낸 뒤 날카로운 지적으로 긴장시키는 식이다. 대통령의 농담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미국에선 유머 감각이 대통령이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위기의 순간을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반전시킨 대통령도 여럿이다. 유머가 힘을 발휘하려면 상대를 배려하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지난달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던 김용태 의원은 이 대통령의 면전에서 A4 용지 3장에 적힌 7대 요구사항을 읽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앞에서 내가 발언했을 때보다는 짧은 것 같다”고 농담을 던졌다.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선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이 없는데 이러면 쑥스러우니까”라며 즉석에서 ‘애드리브’를 추가했다. 한 다선 정치인은 “여야 관계에서 받아들이긴 애매하고, 정면으로 반박하기 어려울 때 유머로 풀면 분위기가 싸해지지 않는다”며 ‘잼통령’ 이 대통령의 시도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야당에선 ‘무시한다’, ‘조롱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통령이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유머는 국민과 이어 주는 다리를 놓기 위한 도구라고 한다. 이 대통령은 49.4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나머지 국민까지 웃게 하는 것이 고난도의 정치 유머다. 이제 야당도 웃길 줄 아는 대통령이 보고 싶다.박훈상 정치부 차장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을 맞아 3일 오전 10시 취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취임 30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르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100일 전후로 기자회견을 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30일, 5200만 국민의 간절한 열망과 소망을 매순간 가슴에 새겼던 치열한 시간이었다”며 “절박한 각오로 쉼없이 달려온 지난 3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4년 11개월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당면한 현안부터 국정의 방향과 비전까지, 주권자 국민의 질문에 겸허히 답하다”고 말했다.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첫 기자회견은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 대통령의 모두 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마무리 발언 순으로 진행된다. 일문일답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기타 등 네 개 분야로 구성된다. 대통령실은 “기자들과 보다 가까이 소통하고자 하는 이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꾸려지며, 일문일답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광주를 찾아 시민들과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직접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이 대통령의 모두 발언 메시지는 민생과 경제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간결할 것”이라며 “기자들의 질문에 담긴, 국민들의 궁금증에 대해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국회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권력을 위임받은 기관이다.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가면 직접 선출된 권력에 대해 존중감을 가져 주면 좋겠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개인적으로 좋든 나쁘든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국가의 기본적 질서에 관한 문제니까 최대한 국회를 존중해 주기를 당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내각 후보자 18명의 ‘청문 정국’,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상법 개정안 처리 등을 앞두고 국회에 협조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李 “국무위원들, 국회에 가면 존중감 가져라” 이 대통령은 이날 “우선 제가 이 말씀을 먼저 드려야 될 것 같다. 국회와의 관계에서 오해랄까 이런 것들이 좀 있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은 국민주권 국가다. 이 나라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국무회의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선출된 권력에 의해서 국민주권이 발현되고, 그 선출 권력으로부터 다시 임명 권력이 주어진다”며 “선출 권력은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기초광역의원 등 이렇게 구성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가 외형적으로 높은 자리,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임명된 권력은 선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회도 헌법의 국가기관 순위가 쓰여 있다”고 했다.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인 장차관 간의 서열 순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회 존중’ 발언은 여당이 우위를 점한 여대야소 국면에서 정부가 국회의 권위를 세워줄 때 상법 개정안 같은 ‘민생개혁’ 입법안과 검찰청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 4법’ 등의 처리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실에선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비판한 것이란 말도 나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여당 의원들과 ‘방송 3법’을 두고 설전을 벌인 이 위원장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라며 “일을 제대로 못 하면서 태도까지 나빠서야 되겠냐”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끼어들지 말라”는 경고를 7번 들었다. 다만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원론적인 측면에서 강조한 것도 있고, 특별히 국회하고 마찰을 빚는 답변을 하는 국무위원 혹은 배석자에게 조금 협조를 부탁한 측면도 있다”며 “특별한 질책성 발언은 아니었고 서로 좀 잘해보라는 정도의 권유”라고 말했다.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사회부총리는 이날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총리 대행으로서 마지막 국무회의”라며 “전 정부 시절에 임명된 국무위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 대통령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李-5당 회동 예정 “野와 대화 폭 넓히기” 이 대통령은 3일 낮 12시 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당 지도부와 회동한다. 지난달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했었다. 우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날 모임은 지난번 교섭단체 당 지도부들과의 만남에 이어 다른 야당과도 대화의 폭을 넓히려는 것이고 의제 제한 없이 자유롭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수석은 이어 “이 대통령은 최근 국정 상황이나 여러 외교 현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야당에 협조를 부탁할 예정”이라고 했다. 참석자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서왕진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윤종오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당 대표 겸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겸 원내대표 등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1인 체제가 되면서 사실상 전체회의를 개최할 수 없게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권 출범 후 정무직 고위공무원을 교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절차”라며 “절차에 따른 면직 처리”라고 밝혔다. 이날 방통위는 이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 면직안을 재가했다는 인사혁신처 정부인사발령통지문을 받았다. 김 부위원장은 4월 말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이후 출근하지 않다가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자 1일 복귀를 결정하고 방통위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 당일 면직안이 재가된 것이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과 여야가 추천하는 3명 등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기구인데, 김 부위원장이 사표를 내면서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3명은 국회가 지명해야 하는데 지명되지 않고 있고, 부위원장 한 명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대통령 몫 위원 1명을 지명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2인 체제에서 일대일 구조가 됐을 때 일종의 길항 작용이 강화돼, 가부 동수로 부결된다는 점에 대안이 있느냐”고 반문했는데, 이 위원장이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전했다. 방통위가 이 위원장과 대통령 추천 인사 등 2인의 대결 구도가 되면 지상파 재허가 등 중요 안건이 제대로 심의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이것을 산업으로 키워서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드러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폭싹 속았수다’의 김원석 감독, 미국 토니상 6관왕을 수상한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코망되르’를 수훈한 조수미 성악가,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 남성 무용수 최초로 우승한 박윤재 발레리노, 칸 국제영화제 학생 부문에서 단편영화 ‘첫여름’으로 1등상을 받은 허가영 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선 이 대통령이 ‘폭싹 속았수다’를 보다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혜경 여사는 “이 사람(이 대통령)은 주말에 시간이 있으니 주말에 몰아서 보는데, 이 사람이 참아서 뒤에서 울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는 거야 당연히 갱년기라서 그런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 듯하다”며 “근데 이게 남미나 유럽 이런 데서도 그렇게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까 정말 큰 가능성이 있겠다”며 웃었다.이 대통령은 이날 “문화예술인들 불쌍하니까 도와주자 이런 차원이 아니고 사회 전체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투자로서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같은 것을 도입하자는 생각을 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당시에는 문화예술인 기본소득(연 100만 원)을 공약에 포함했었다. 이 대통령은 문화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못 뽑고 있다. 이걸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해야 되는데”라며 “고민 좀 해달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30일을 맞아 첫 기자회견을 갖는다. 통상 출범 100일을 맞아 열리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대폭 앞당긴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 내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선으로 첫 조각(組閣)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한 달 만에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출범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이어 내각 인선까지 이례적인 속도전에 들어간 것이다. 30일 대통령실은 3일 오전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타운홀 방식의 대통령 첫 기자회견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더욱 가까이 소통하자는 취지에서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언제나 질문하고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적극적으로 대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체 19개 부처 장관 중 남은 국토부, 문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이번 주 안에 발표하기 위해 막바지 검증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1개 부처, 같은 달 29일 법무부 등 6개 부처 인선을 단행했다. 이재명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1기 내각 지명을 끝내기까지 54일 걸린 것은 물론 윤석열 정부는 36일, 박근혜 정부는 60일이 걸렸다. 추경은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내란 종식’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이 대통령은 3대 특검도 속도전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인 지난달 12일 국회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자 곧바로 특검을 지명했다. 민생 회복과 ‘내란 종식’을 내걸고 국정 시스템을 조기에 복원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취임 첫 한 달 주요 국정과제를 몰아친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취임 한 달간 방향성 있고 신속한 국정 운영을 통해 준비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면서도 “추경, 인선 등에선 야당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쇠도 달궈졌을 때 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6·3 대선 기간 사석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취임 초부터 ‘속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고 한다. 실제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주요 인선 발표, ‘3대 특검’ 임명, 다자 외교 참석 등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내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과정에서 무너진 정부 시스템 복원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부터 준비했던 인재 풀과 집권 100일 계획을 바탕으로 이례적인 속도전에 나선 것.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특유의 성과주의를 앞세워 빠르게 국정을 장악하고 성과를 유도해 내년 지방선거까지 대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재 풀 준비했던 李 “원샷 인선 하자”이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안 돼 대통령실 고위 참모와 부처 장관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한 것을 두고 대선 때부터 인재 풀을 준비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선 때부터 인재 풀 구성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인재위원장을 맡은 정성호 의원을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최측근 인사들로부터 당 안팎의 인재를 추천받고 부처별 장관 후보자 명단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집권 직후 대통령실 주요 참모에게도 “내각 구성을 빨리 하는 게 좋겠다”며 “가급적 원샷으로 발표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 당시 6차에 걸쳐 장관 후보자를 나눠 지명한 것과 달리 신속한 인선에 방점을 둔 것.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과 29일 등 2차례에 걸쳐 장관 후보자를 각각 11명, 6명 일괄 발표하면서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제외한 후보자 지명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김 후보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등에게 ‘집권 100일 구상’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안에는 추경을 비롯한 민생경제 대책,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 개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주요 일정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수위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일정을 주로 참고하면서 위기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성과주의 앞세운 속도전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친 이 대통령의 12년 행정 경험도 국정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당일 비상경제점검TF 회의에서 추경 편성을 지시하고, 닷새 후 열린 2차 TF 회의에선 ‘2000원 라면값’을 거론하면서 직접 물가 점검에 나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늦은 밤에도 텔레그램을 통해 직접 참모들에게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전달하거나 업무 지시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받은 시중 여론을 참모진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경우도 많다”며 “참모들로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국정 속도전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내년 지방선거 이후의 국정 운영 주도권까지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취임 1년 만에 정권이 힘 빠지는 상황 아니냐”며 “이 대통령으로서는 초반부터 국정 운영 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내각과 대통령실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속도를 중시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홀로 만기친람형으로 이슈를 주도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국정 위기가 왔을 때 모든 책임이 대통령에게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치적 공격을 많이 받다 보니 장기적인 개혁 과제보다는 당장 유권자들에게 효능감을 줄 수 있는 성과에 강박적으로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대통령 취임 첫 기자회견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조기 안착을 알리고, 앞으로 국정 운영 방향과 주요 정책 등에 대해 활발히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될 것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한 달을 맞아 열리는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기자회견은 7월 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회견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별로 나뉘어 진행된다. 타운홀 미팅 방식을 도입해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이 대통령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강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기자들과 격의 없는 대화의 플랫폼으로 한 번 사용했던 형식”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30일 만에 첫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가장 빠르다. 김영삼·김대중·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100일째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9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6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6일 만에 첫 회견을 열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취임 첫 기자회견은 지지율과 직결될 수 있는 자리”라며 “통상 100일 전후 열리는 첫 기자회견을 대폭 앞당긴 것은 국정 현안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인 지난달 13일 주요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단체장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또 이 대통령은 취임 18일 만인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를 대통령 관저에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약 2년 만인 2024년 4월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 대통령은 울산과 광주를 방문하면서 영호남 소통 행보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했다. 5일 뒤인 지난달 25일에는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를 열었다.이 대통령은 외부 인사들과 비공개 만찬을 갖고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 인사뿐만 아니라 보수 쪽 인사도 구분 없이 만난다고 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북한이 휴전선 일대에서의 ‘대남 단절’ 작업 재개를 비무장지대(DMZ)를 관할하는 유엔군사령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는 대남 방송 중지로 호응했지만 대남 단절을 위한 국경화 작업은 지속하고 있는 것. 남북 채널은 단절됐지만 북한이 유엔사와는 소통하는 것도 긍정적인 시그널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 및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5일 DMZ 내 여러 지역에서 국경화 작업의 일환으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면서 관련 계획을 유엔사에 통보했다. 휴전선 일대 북한의 국경화 작업은 대규모 인원이 동원돼 장기간 진행됐던 지난해와 달리 소규모로 드문드문 진행돼왔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4월부터 대규모 인원을 투입해 MDL 인근에 대전차 방벽 설치, 지뢰 매설, 철책 보강, 불모지 공사 등을 해오다 같은 해 12월 말 작업을 중단했다. 이후 기온이 오르자 올해 3월부터 재개된 대남 단절 작업은 또다시 중단된 뒤 이후엔 비정기적으로 수십∼수백 명 등 소규모 인원으로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유엔사에 DMZ 내 공사 계획을 통보한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시 북한 총참모부(우리 합동참모본부)는 보도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면서 유엔사-북한군 채널을 통해 이를 통보한 바 있다. 통보 6일 뒤 북한은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한 남북 관계 복원 구상을 밝혀온 만큼 정부도 북한의 의도 등을 분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등 정부는 지난해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 작업을 지속해온 북한이 관련 계획을 이번엔 유엔사에 사전 통보한 데 주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는 아니지만 유엔사와 소통에 나선 만큼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긍정적인 시그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이번 작업 계획 통보가 지난해 10월과 달리 적대적이거나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유엔사와 사전 소통을 했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 변화의 징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아직은 작은 움직임으로 본다. 더 진척돼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북한은 2023년 4월 판문점 통신선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비롯한 남북간 대화 채널을 모두 끊은 뒤 우리 측 연락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원전 생태계 핵심 기업 출신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29일 지명됐다.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 장관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두산 출신을 발탁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대통령은 이날까지 지명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김 후보자까지 기업 출신 4명을 발탁했다. 역대 정부 첫 내각 중 가장 많은 기업인이 포진한 것이다. 대통령실의 김용범 정책실장과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가 발탁한 고위직 인사 가운데 기업 출신은 6명에 이른다. 이들의 출신 기업은 AI와 가상자산, 소형모듈원전(SMR) 등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탈원전에 부도 위기 몰렸던 두산서 발탁 김 후보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과 한국은행 자본시장부장 등 정책·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8년 두산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2년에는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담당 사장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진행하는 사업 전반의 마케팅을 총괄해 왔다. SMR 관련 국제 협력 등 회사의 주요 성과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는 평가다. ‘팀코리아’의 일원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이끌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사업 수주에 참여했으며 원전 사업 지역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까지 넓히는 등 사업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전략적 대응과 무역구조 혁신을 통해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당면한 통상위기 극복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저성장을 돌파하고 글로벌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부도 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던 두산에너빌리티 출신을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자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민주당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차별화된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에너지 믹스 정책’을 앞세워 일정 부분 원전 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육성 차원에서 SMR 분야의 연구개발(R&D)도 적극 지원할 구상도 갖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인선이 새 정부의 원전 정책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인사가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알리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저희는 에너지 믹스라고 하는 대통령의 철학을 잘 구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역대 정부 내각 중 가장 많은 기업인 포진 역대 정부는 출범할 때마다 주요 경제부처에 전문 경영인, 기업인 등을 장관으로 발탁하려 했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식 백지신탁 제도’ 때문에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는 LG전자 평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윤석열 정부에선 벤처기업인 출신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을 내각에 발탁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첫 내각에 지금까지 4명의 기업 출신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대통령의 기업인 발탁은 특히 AI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지명했다. 또 초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발탁했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 1977년생인 하 수석 모두 40대 기업인 출신이다. 관료 출신이지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이도 대거 발탁됐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30년 넘는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LG경영개발원 글로벌전략센터장을 지냈다. 기재부 1차관 등을 지낸 김 정책실장은 공직 퇴임 후에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았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실용적 인선이란 기준을 세우고 인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요한 부처나 자리에 기업인이 발탁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주요 5대 그룹 총수를 만나 직접 인사 추천을 당부하는 등 기업인 발탁 의지를 드러낸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관 후보자 △전남 장성(57)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6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선임 협조금융 전문가 △한국은행 국제경제부장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두산 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 △두산에너빌리티 사장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한국과 미국이 7월 넷째 주 이재명 대통령 방미를 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개최를 목표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관세 협상과 국방비 지출 증액 등에 대한 실무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7월 21일 시작되는 주로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가급적 8월 이전에 하자는 방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과 미국은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면 정상회담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이 다음 달 10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장관급 회의를 전후로 방한해 구체적인 한미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조만간 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미는 당초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2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과 중동전쟁 확전 우려로 연기됐다.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와 국방비 지출 증액 등이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을 방문해 통상 협상에 나선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7일 “새 정부는 한미 협상을 최우선 순위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 측에 지금부터 우리가 협상을 가속할 준비가 됐다는 의지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한미 정상회담, 관세협상 최우선 의제될듯李 7월 방미 조율국방비 증액 실무 논의도 가속도한미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를 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조율에 들어가면서 중단됐던 한미 정상 외교가 본격적으로 재가동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 대통령이 내건 실용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대통령실은 정상 간 친분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한미동맹 관계에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산적한 현안을 풀기 위해선 정상급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속한 한미 정상회담 필요성을 미국에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한미 정상회담에선 관세 협상이 최우선 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됐던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미 측은 관세협상을 주요 의제로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상호관세 유예기간 만료(다음 달 8일)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근 미 행정부가 일부 국가들에 유예 연장이 검토될 수 있다고 시사한 만큼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통상 실무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협상 기한 연장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소식통은 “무역 합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 정상 간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아울러 최근 미 측이 국방비 증액의 필요성을 제기한 만큼 이와 관련한 한미 간 실무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국방비 증액이 주권사항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우리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관세 협상과 분리해 ‘투 트랙’으로 국방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을 단행했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경청통합수석에는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전성환 전 세종시교육감 비서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24일 만에 19개 부처 중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제외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윤호중 의원을 각각 지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38년 지기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인선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에 대해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친명’으로 분류되는 윤 후보자는 이번 대선에서 경선 캠프에 이어 본선 캠프에서도 총괄본부장을 맡았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등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민주당 현역 의원 8명이 내각 인선에 포함됐다. ‘경제 사령탑’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가 지명됐다. 구 후보자는 기재부 예산실장, 2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기재부 정책기획관 출신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지명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최대 원전 설비 제조기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에 이어 기업인 출신이 장관급에 발탁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으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지휘했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발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오유경 처장이 유임됐다. 또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장관급)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위촉됐다. 민정수석에는 봉 전 대검 차장이 임명되면서 낙마한 오광수 전 민정수석에 이어 다시 검사 출신이 발탁됐다. 전성환 수석은 아산YMCA 사무총장,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차관급 인선도 발표됐다. 국가정보원 1차장에 이동수 전 해외정보국 단장, 2차장에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안보연구센터장, 기획조정실장에는 김희수 변호사가 임명됐다. 또 과기부 2차관에는 류제명 과기부 네트워크정책실장, 법무부 차관에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 산업부 2차관에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 복지부 2차관에 이형훈 한국공공조직은행장, 국토부 1차관에 이상경 가천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기재부 구윤철 교육부 이진숙법무부 정성호 행안부 윤호중산업부 김정관 복지부 정은경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 김경수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정부 법무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에 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는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60·사법연수원 19기)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29일 내각 후속 인선을 발표할 계획이다.28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법무부, 행안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과 민정수석 인선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29일 발표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맡아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할 법무부 장관에는 정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 의원은 당내 강경파 움직임에 견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5선의 윤 의원은 대선 경선 캠프를 총괄한 데 이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다. 윤 의원은 당초 법무부 장관에 물망이 오르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현재 교육부 장관이 겸직하는 사회부총리를 행안부 장관이 맡는 방안도 유력하게 논의 중이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낙마로 공석인 민정수석엔 봉 전 차장검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 전 차장은 검찰을 특수부 중심이 아닌 형사부 위주로 개편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생각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 전 차장검사는 2019년 6월 퇴임식에서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는 범죄가 아동학대와 성폭력, 살인사건과 같은 형사사건으로 변하고 있다”며 “형사부 검사가 한 사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에 불과하다”며 형사부 역할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었다.법무부 차관에는 이진수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일제 치하에 독립운동 그리고 6·25전쟁, 4·19혁명, 월남전, 5·18민주화운동, 서해 수호의 역사를 통해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현대사의 고비마다 기꺼이 청춘을 바치신 여러분, 그리고 여러분의 가족들이 계셨기에 국민들이 자유와 평화 속에서 미래를 꿈꾸면서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등 서해 수호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통합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를 열었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에서 열린 첫 행사다. 이 대통령과 한복을 입은 김혜경 여사는 행사장 앞에서 참석자 모두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비롯해 천안함 폭침 사건 유족과 연평해전 유족,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실제 주인공인 고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 등 160여 명이 자리했다. 이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 씨, 최 전 함장 등 일부 참가자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최 전 함장은 2023년 현충일 추념식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최 전 함장이 ‘천안함 자폭설’에 해명을 요구한 데 대해 민주당이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이냐”고 비판한 것에 반발한 것. 이 대통령은 올 3월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유족의 항의를 받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천안함 장병 이상희 하사의 아버지 이성우 천안함유족회장은 통화에서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천안함 유가족과 생존 장병 마음에 상처받지 않게 해달라 하니 이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며 “이 대통령이 일일이 호명을 해줘서 기분이 풀어졌다”고 말했다. 최 전 함장은 통화에서 “민주당 정부에서 초청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보훈 가족을 최고 예우로 모시겠다고 말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말로써 되는 게 아니라 실천해야 하니 지켜볼 문제”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국가 공동체를 위해서 특별한 희생을 치른 분들에 대해 우리가 상응하는 특별한 보상과 예우를 해야 국가가, 우리 공동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또 다른 희생, 헌신하실 분들이 나타난다”며 보훈을 강조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현대사는 모든 것을 바쳐 희생한 분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소홀했다”며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 (오죽하면) 이런 이야기가 회자되겠느냐”고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갈등의 늪에서 나와 국민 통합의 다리를 건널 때 가장 확실하게 필요한 게 바로 보훈”이라며 “호국 정신, 독립 정신, 민주주의 정신을 앙양할 대통령보훈비서관을 대통령실에 신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오찬 메뉴는 보양식인 홍게살 전복냉채, 갈비살 솔송찜 등과 화합의 의미를 담은 탕평채 등이 마련됐다. 참석자들에게 ‘광목 여름 이불’을 선물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방비 증액과 관세 등 통상·안보 현안을 둘러싼 한미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국방비 증액 요구에 “국방비는 국내외 안보 환경과 정부 재정 여건에 따라 한국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주권사항”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집단방어 체제를 구축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기준에 대한 협정이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는 것.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비 증액에 주한미군 재조정, 관세 협상까지 연계하려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상·안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계속 어깃장을 놓기 어려운 딜레마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정부 “GDP 5% 수준 인상 현실성 없어” 대통령실 등 정부는 일단 상호관세 유예 만료(다음 달 8일)를 앞두고 한미 관세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국방비 인상 요청에 대한 논의는 이와 분리해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으로 (미 측과)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가 나온 건 아니고 두 개의 협상 트랙에서 서로 유연하게 접점을 찾아 정상회의를 준비해 나가자 정도의 얘기가 있었다”고 했다. 국방비 증액과 관련한 한미 간 논의는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나토처럼 GDP의 5% 수준 인상을 요청했다기보단 (국방비 인상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에서도 나토 회원국에 적용된 5% 기준은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올해 한국의 국방 예산은 61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명목 GDP 대비 2.39% 수준인데, 5%는 약 128조 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는 27일 “조만간 미국 본국에서 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안다”면서 이르면 다음 달 이 대통령 방미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대한민국헌정회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일단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야 두 나라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미 간에는 관세 문제와 정치적 문제 두 가지 분야에 큰 현안이 있다”며 “정치적 문제로는 주한미군의 역할 문제와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이 있는데, 두 정상이 만나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美 국방비-관세 협상 연계 요구도 대비 정부는 미국이 국방비 증액과 관세 협상을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나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을 향해 “(관세) 두 배를 내게 하겠다”고 말하면서 국방비 증액 거부에 관세 폭탄으로 보복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나토 회원국들이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스페인은 목표가 지나치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해 왔다. 한미 간 논의 과정에서 국방비 증액 문제가 동아시아 미군 전력의 재편과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해외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이나 역할 재조정 등을 미 측이 국방비 인상을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조선 협력 등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협력 분야를 추려 협상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국방비 인상은 일단 관세 협상과 따로 논의가 될 것”이라면서도 “나중엔 뭉뚱그려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묶든 안 묶든 간에 양측이 통상만큼 (국방비 문제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를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