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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류자강·34) 씨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노트북컴퓨터를 건넨 혐의(국가보안법상 편의 제공)를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를 확보했다며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에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유 씨에 대한 또 다른 고발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최근 유 씨의 e메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유 씨가 중고 노트북의 제원과 이 노트북을 중국에 보낼 계획을 적은 e메일을 확보해 유 씨 재판에 참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에 넘겼다고 21일 밝혔다. 유 씨는 2006년 8월 중고 도시바 노트북을 인터넷으로 구입한 뒤 외당숙을 통하여 국제특급우편(EMS)으로 전달해 북한 보위부 반탐부부장에게 건넨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검찰은 유 씨가 보낸 EMS 접수대장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1심 재판부는 “접수대장만으로는 우편물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e메일이 북한에 노트북을 제공한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라고 보고 법원에 직권으로 증거로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유 씨 변호인 측은 “검찰이 확보한 e메일은 유 씨가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를 받을 때 진술을 준비하며 본인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변론을 재개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18일 제출했다. 항소심 선고는 25일 오전 10시 반이며, 재판부는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들일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이서현 baltika7@donga.com·신동진 기자}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채모 군(12) 모자에게 거액을 송금한 의혹을 받고 있는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 이모 씨(56)가 18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강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행위가 중대하고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서봉규)는 이 씨에 대해 케어캠프 회삿돈 17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케어캠프는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삼성서울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하는 업체다. 삼성물산에 재직했던 이 씨는 1999년 퇴사한 뒤 2012년까지 케어캠프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회삿돈 1억2000만 원을 채 군 명의의 계좌를 통해 채 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 씨에게 보냈다. 이 씨는 검찰 조사에서 회사 측이 사실상 횡령을 용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씨가 채 군 명의 계좌로 보낸 1억2000만 원은 삼성그룹 관계사에서 횡령한 돈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하고 이 씨를 상대로 채 전 총장이 임 씨를 도와줄 것을 부탁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모 씨(61)가 법원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씨는 10일 변호인을 통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우수)에 국민참여재판 의사 확인서를 제출했다. 김 씨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피고인 유우성 씨의 출입경기록 관련 문서를 위조해 국정원에 건넨 혐의(모해증거위조, 모해위조증거사용 등)로 구속 기소됐다. 함께 재판을 받는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47·4급)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재판은 다른 피고인들이 원하지 않거나 재판의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서 지난달 5일 검찰 진상조사팀의 수사를 받은 뒤 모텔에서 자살을 기도했던 김 씨는 건강을 거의 회복한 상태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내 아들 이름 부르지 말란 말이야… 차라리 너 감형 받고 내 아들 살려내…" 17일 오후 3시 서울고법 형사 404호 법정. 방청석에 앉은 한 어머니가 피고인석을 향해 울부짖었다. 녹색 수의를 입고 최후진술을 하던 30대 초반의 여성 피고인의 입에서 숨진 아들의 이름이 나온 직후였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이날 친아버지 나모 씨(36)와 조선족 동거녀 권모 씨(34)가 8세 아들을 무참히 폭행해 숨지게 한 일명 '건희 사건'의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 측에 요구해 아이에게 장기매매를 시키겠다고 협박한 정황이 드러난 카카오톡 메시지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여줬다. 이 메시지에는 "이 새끼(건희)가 생쑈 부리는 거 안한다고 장기매매 부르지 말래"(동거녀) "(내가) 장기매매 아저씨로 연기하려고 전화했어요"(친부) 등 믿기 힘든 대화들이 드러났다. 김 부장판사는 권 씨에게 "조그만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악감정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있냐"면서 "아이가 죽은 뒤엔 (죄책감에) 자살을 기도했다는데 그 심리는 어떤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권 씨는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권 씨는 최후진술에서 "아이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날마다 죽음을 생각했다"면서도 "공소사실처럼 악독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방청석에 있던 생모 이모 씨에게도 발언권을 줬다. 재판 내내 허리를 숙이고 울던 이 씨는 "(검찰이) 아동학대 치사로 판단했지만 어미로선 당연히 사형이다. 제발 감형만은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학대치사죄를 적용해 권 씨에게 징역 8년, 나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고, 피고인만 형량이 너무 높다며 항소했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만 항소했을 때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없다. 피해 아동 측 법률지원을 맡은 한국여성변호사회 고은희 변호사는 "1심 당시 검찰은 친부와 동거녀에게 징역 7년과 10년을 구형했다. 당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지금처럼 관심이 크지 않아 검찰이 항소할 필요를 못 느낀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나 씨와 권 씨는 지난해 8월 건희 군을 골프채와 안마기로 무차별하게 폭행당해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씨는 아이가 거짓말한다는 이유로 나흘간 잠을 재우지 않기도 했고, 권 씨가 안마기로 수십 차례 폭행하자 나 씨는 합세해 골프채로 온몸을 구타했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달 13일 열린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간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던 배드민턴 이용대(26) 김기정 선수(24·이상 삼성전기)가 재심의에서 구제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1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WF가 14일 재심의를 열어 두 선수에게 내려졌던 1년 자격정지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월 24일 징계 이후 석 달 가까이 소속팀 훈련조차 금지됐던 두 선수는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용대는 BWF 선수위원회 위원 자격도 회복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지난해 도핑테스트와 관련해 자신의 소재지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를 세 차례 어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징계 처분이 번복된 데에는 두 선수를 대리한 박은영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인단의 공이 컸다. 당초 국내에선 1년 징계를 6개월로 줄이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분위기였지만 변호인단은 처분 취소로 방향을 잡았다. 중재 절차를 무상으로 지원하며 두 선수를 매주 만나 재판 진행 과정, 전략 등을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BWF의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중재를 진행하는 동시에 BWF에 원심 처분을 취소하도록 설득하는 ‘투 트랙 전략’을 썼다. 박 변호사는 BWF가 1월 두 선수에게 징계를 내리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에도 ‘선수들에게 도핑테스트 통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린 점에 주목했다. 협회가 선수의 도핑테스트와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행하는데 협회 잘못으로 통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선수가 도핑테스트를 받지 못한 것이지 고의로 회피한 적이 없다고 BWF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평생 운동만 해온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로 출전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징계 처분을 내렸던 3명의 도핑청문위원은 다시 모여 “두 선수에게 테스트를 회피한 고의가 없었다”고 인정하며 처분을 취소했다. BWF의 징계 취소에 대해 WADA가 항소할 수 있지만 변호인단은 두 단체가 서로 협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항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박 변호사는 14일 오후 7시 e메일로 결정문을 전달받고 두 선수에게 바로 연락했다. 이용대 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되는 줄 알다가 뜻밖의 징계를 받아 막막했는데 취소됐다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당분간 소속팀인 삼성전기에서 훈련을 하다 다음 달 인도에서 열리는 세계혼합단체전에서 태극마크를 달 것으로 보인다. 권승택 삼성전기 감독은 “몸 상태는 아주 좋아 보인다. 용대가 고마움을 표시하며 인천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종석 기자}
동아일보사가 1970년대 유신독재정권에 굴복해 언론통제에 항거했던 소속 기자들을 해고했다는 취지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의 결정은 진실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동아일보사가 과거사위의 상급기관인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낸 과거사진실규명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과거사위의 결정은 언론통제가 심했던 당시 시대적 상황에만 근거해 막연히 내린 잘못이 있다”며 “진실규명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언론인 해직은 비용 절감을 위한 ‘경영상 판단’일 뿐 정권의 압력을 수용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해임은 정권의 광고탄압으로 경영이 악화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당시 해임된 기자들이 정권에 비판적인 기자들만 선별된 것은 아닌 점 △해직이 완료된 이후에도 광고탄압이 2개월간 지속된 점 등을 들어 정권과의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아일보 해직사태’는 1974년 10월 동아일보 기자들이 유신정권의 언론통제에 항거하며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당시 중앙정보부가 광고주들을 압박해 동아일보에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국민의 성금과 격려 광고로 연명하던 동아일보사는 재정위기 때문에 100여 명의 기자를 해임 또는 무기 정직시킬 수밖에 없었다. 과거사위는 2008년 해직사태가 국가의 공권력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 국가와 동아일보사에 해직자들에게 사과 및 피해보상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고, 동아일보사는 이의 신청을 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청솔학원을 운영하는 이투스교육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최근 개봉한 영화 ‘방황하는 칼날’의 배급사 CJ 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투스교육 측은 “이 영화에서 청솔학원이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살인범을 숨기는 장소로 그려져 학원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이투스교육 측은 청솔학원이 입게 될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 엔터테인먼트 측은 “청솔학원 측과 만나 원만한 합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1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대법정.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항소심 결심 공판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의 심리로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공판에서 결심(結審)의 주요 순서인 검찰의 구형의견, 변호인의 최후변론, 피고인의 최후진술은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야 이뤄졌다. 그사이 검찰과 변호인은 3명의 추가 증인 신문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피고인 유우성(본명 류자강·34) 씨의 일부 혐의(국가보안법 편의제공)를 놓고 이례적으로 10시간 동안 공방을 벌였다. 종종 결심 공판에선 이전에 미처 못 마친 심리를 진행하는 일이 있지만 대부분 짧게 끝내는 편이다. 오후 8시부터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총 5시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어 피고인 유 씨가 30분에 걸쳐 최후진술을 마치자 시계는 다음 날 오전 1시를 가리켰다. 14시간 넘게 걸린 마라톤 공판. 검찰, 변호인 할 것 없이 하품을 하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 등 제각각 피로한 모습을 보였지만 유독 병풍처럼 꼼짝 않고 있는 사람들이 문득 눈에 띄었다. 3명의 재판부였다. 재판 막바지 무더기 증인 신청, 중언부언하는 변론에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재판장의 목소리는 시종 친절했다. 막바지 항소심 공판 내내 보여준 재판부의 경청과 배려는 검찰과 변호인의 마음을 울렸다. 이현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은 의례적인 표현을 넘어 재판부에 검사들이 많이 배웠다며 ‘특별한 존경’의 뜻을 표했고 피고인 유 씨도 어떤 결과도 달게 받겠다는 ‘신뢰’를 전했다. 재판부는 2월 13일 중국 측의 회신으로 증거 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여론의 부담감 속에서도 양측을 배려했다. 추가 기일을 원하는 검찰과 서둘러 결심해줄 것을 보채는 변호인 사이에서 재판부는 소송지휘권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는 대신 양측의 합의를 이끌었다. 지난 공판 때 장경욱 변호사가 검찰을 향해 ‘범죄자’라는 독설을 했을 때도 중재를 자처했다. 법정 밖에서는 기자회견과 브리핑을 자청하며 여론전을 펼쳤던 검찰과 변호인도 법정에서는 정정당당한 논리 대결을 벌였다. 열띤 공방을 이끈 노련한 심판은 되레 선수들의 활약을 치하했다. 김 부장판사는 공판을 마치며 “날 섰지만 치열하고 수준 높은 공방을 접해 법조인의 한 사람으로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정작 경기의 수준을 높인 것은 심판의 품격이었다. 7개월 동안 이어진 항소심 공판은 이제 25일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이번엔 검찰과 변호인이 경청할 차례다.신동진·사회부 shine@donga.com}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기소된 유우성 씨(34)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11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유 씨는 북한 공작원으로 포섭된 뒤 탈북자로 위장해 각종 지원금을 챙기고 국내의 탈북자 정보를 북에 넘겼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반 시작된 재판은 3번의 휴정을 거치며 10시간 넘게 진행됐다. 앞서 재판부는 유 씨가 화교 신분을 숨기고 탈북자 정착지원금을 받은 부분에 대해 북한이탈주민 보호법 위반 외에 사기죄를 추가하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공소장 변경으로 유 씨의 범죄 수익은 2560만 원에서 8500만 원으로 늘었다. 사기죄가 북한이탈주민보호법보다 공소시효가 길어 기존 공소장에서 제외된 지원금 수령액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25일 선고하기로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사기성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으로 개인투자자 수만 명에게 피해를 입힌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5·사진)이 숨겨놓은 골동품 수백 점이 발견돼 법원이 가압류에 나섰다. 동양그룹 5개 계열사의 회생절차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현 회장 부부 소유의 미술품, 도자기, 고가구 등 골동품 330여 점에 대한 보전 처분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이 골동품은 김형겸 동양네트웍스 회생절차 관리인이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양네트웍스 사옥과 종로구 가회동 사택에서 발견해 법원에 신고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검찰은 동양네트웍스 사옥을 압수수색했지만 당시엔 이 골동품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검찰 수사 당시 발견하지 못한 골동품의 출처가 주목되는 한편 현 회장 측의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 회장 측은 법원의 가압류를 막기 위해 골동품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경북 칠곡군 의붓딸 학대사망사건의 계모 임모 씨(35)가 지난해 10월 구속 이후 지금까지 재판부에 20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상해치사는 물론이고 일부 폭행 혐의까지 부인하는 등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임 씨는 또 구치소에서 숨진 A 양(당시 8세)의 언니 B 양(12)에게 내가 나가면 꼭 함께 여행 가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B 양이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 씨는 지난해 10월 구속 이후 재판부에 선처를 바라는 반성문을 계속 내고 있다. 지난달 25일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모두 20차례나 냈다. 대부분 ‘아이들을 아낀 나머지 체벌이 심했다. 말로 하면 되는데 등을 때리거나 회초리를 들었다. 풀려나면 친딸과 A 양의 언니를 사랑으로 키우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하지만 임 씨는 지금까지 상해치사는 물론이고 폭행 부분까지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반성문이 진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 씨의 국선변호인 김모 변호사는 8일 기자와 만나 “임 씨를 처음 봤을 때 ‘실제로 당신이 한 것(A 양을 때려 숨지게 한 일)이 맞으면 자백해야 형량이 줄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임 씨는 ‘내가 하지 않은 일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임 씨는 A 양이 숨진 지난해 8월 14일 상황에 대해서도 “A 양과 언니가 느닷없이 서로 심하게 때리며 싸워 겨우 말렸고 A 양이 잘못한 것 같아 언니에게 사과하라고 했지만 따르지 않아 조금 더 혼냈다. 이어 신체 어느 부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약간 밀쳤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언니 B 양의 비공개 증언은 전혀 다르다. B 양은 지난달 대구지법 판사실에서 사건 당시 계모의 범행을 소상하게 밝혔다. B 양은 “(계모가) 오후에 누워 있는 동생의 배를 10차례 밟고 밤 10∼11시 주먹으로 배를 15차례가량 때렸다”고 증언했다. 검찰도 지난달 26일 B 양이 동생을 다섯 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한 차례 배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공소장 내용을 임 씨의 단독 범행으로 바꿨다. 검찰 관계자는 “임 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구체적 증거가 확보됐기 때문에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 씨가 A 양이 숨졌을 때 병사 처리하려고 하는 등 계속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에 임 씨의 범행 부인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진상을 알려온 A 양 자매의 친척과 한국여성변호사회 관계자들은 “임 씨가 자기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선처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말 그대로 ‘악어의 눈물’일 뿐”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임 씨는 또 재판 시작 전 구치소에서 친딸과 언니 B 양에게 ‘내가 나가면 꼭 함께 여행을 가자. 맛있는 것 사먹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는 ‘곧 구치소에서 나가니 진술을 임 씨에게 유리하게 하라’는 내용이 담겨 B 양이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된다. 2일 결심공판 때 임 씨가 최후진술을 통해 “풀려나게 되면 앞으로 B 양(12)을 친딸처럼 키우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평소 임 씨가 친딸과 의붓딸 자매를 차별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A 양과 친딸이 함께 다녔던 초등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 씨가 친딸은 소풍을 보내면서도 A 양에 대해선 비용 1만500원이 없다며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측에서 “돈을 학교에서 부담할 테니 보내 달라”고 권했지만 끝내 거절했다는 것. 한편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달 10일 친아버지(37)가 합의해 A 양의 언니 B 양의 친권자를 생모 이모 씨(36)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친아버지가 사실상 친권을 포기한 것이며 이 때부터 B 양이 마음 놓고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는 게 변호사회의 설명이다. 이 씨는 5일 대구가정법원에 전 남편의 친권상실청구서를 냈다. 친권의 부활을 막기 위한 조치다.대구=장영훈 jang@donga.com / 신동진 기자}

경북 칠곡 계모 사건의 진상이 뒤늦게 속속 드러나면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가해자 부모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지금까지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선 대부분 살해할 의도까지 없다고 봐 살인죄가 아닌 치사(致死·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함)죄를 적용해 왔다. 지난해 계모가 아이를 골프채로 폭행해 숨지게 한 나모 군(8) 사건에는 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계모 권모 씨(33)와 친아버지 나모 씨(35)는 나 군을 지난해 8월 19∼22일 베란다에 하루 종일 세워 두거나 골프채와 플라스틱 안마기로 마구 때리는 행위로 숨지게 했다. 권 씨와 나 씨는 1심에서 각각 징역 8년과 5년을 선고받은 뒤 형이 무겁다며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대구지법에서 진행 중인 칠곡 계모 사건의 계모 임모 씨(35)에게도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해외에서는 아동학대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적극적으로 살인죄를 적용하는 등 엄벌하는 추세다. 특히 사형제가 없는 영국과 독일에서는 법정 최고형인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8월 대니얼 펠카 군(당시 4세)의 학대 사망 사건에서 가해자들에게 최소 구금기간 30년의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친모와 동거남이 아이를 굶기고 감금, 구타를 일삼았으며 소금을 강제로 먹이는 등 학대하다 아이가 숨진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체벌이라고 주장했지만 영국 법원은 수개월간 이어진 구타와 학대가 펠카 군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독일 법원도 친모와 동거남에게 심한 구타를 당해 뇌 손상을 입고 3일 뒤 사망한 카롤리나 양(당시 3세) 사건에서 살인과 학대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그동안 가정 내 훈육으로 치부되던 아동학대 범죄의 경우 사건이 아예 드러나지 않거나 드러나더라도 아이들이 학대한 부모를 두려워해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어린이와 학대자를 빨리 분리시켜 증거 수집과 진술 보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9월 시행되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전담 공무원과 교사, 응급구조사, 의사, 상담사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범위를 넓히고 신고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물도록 하는 조항까지 두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이명숙 회장은 “칠곡 계모 사건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를 소홀히 한 관계자들의 의무 위반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이서현 baltika7@donga.com·신동진 기자}
이른바 ‘사법연수원생 불륜 사건’ 파문의 당사자인 A 씨(32)가 장모였던 이모 씨(55)를 폭행 협박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지난달 경찰에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법연수원생 불륜 사건은 A 씨가 여성 사법연수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게 된 부인 B 씨가 지난해 7월 말 자살한 사건이다. A 씨는 지난달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이 씨를 고소하며 이 씨와의 대화 및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영상 파일과 진단서 등을 제출했다. A 씨는 부인 B 씨가 숨진 다음 날 이 씨가 A 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린 것에 대해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A 씨는 뺨을 맞은 다음 날 진단서를 끊었다. A 씨는 또 이 씨가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차라리 너도 마포대교에서 떨어져 죽어라”고 울부짖은 내용도 녹취해 자살교사 미수 증거로 제출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황제 노역’ 판결로 도마에 오른 ‘지역법관’ 제도가 2004년 도입된 지 10년 만에 사실상 전면 폐지된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서 폐지 주장이 나온 지 닷새 만이다. 대법원은 내년 2월 정기인사 때 지역법관 임기 10년을 채우는 법관들을 다른 고등법원 관할 지역으로 전보시키고 지역법관 신규 신청을 더이상 받지 않겠다고 2일 밝혔다. 현재 309명의 지역법관 중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법관은 155명이다. 지역법관 중 근무 기간이 5, 6년이 넘는 70∼80명도 내년 2월 인사 때 전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년 미만인 초임 지역법관들은 일반 법관과 같은 기준으로 인사할 예정이다. 이로써 2004년 2월부터 시행된 지역법관 제도는 그동안 지연 학연으로 얽힌 지역 인사들과의 유착이라는 폐해를 낳았다는 논란을 빚은 채 사라지게 됐다. 지역법관 신청 없이 일반 인사희망원을 통해 계속 지역근무를 하던 ‘지역 연고 법관(향판·鄕判)’들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권역으로 순환근무를 하도록 할 방침이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역법관 제도 폐지로 전체 인사 시스템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지역법관 300여 명을 한 번에 인사조치하는 게 아니어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법관제가 갖는 업무의 효율성과 연속성 등 순기능도 있지만 재판의 투명성과 법원 신뢰를 위해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들을 쏟아냈다. 우선 2015년부터 법정녹음제도를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민사 재판의 모든 증인 신문을 법정에서 녹음하고 변론 과정은 원고와 피고 양측 모두가 동의하는 경우 녹음하기로 했다. 형사 재판은 증인 신문에 한해 녹음하고 심급별로 녹취(속기록 작성)도 병행하기로 했다. 1심 단독 재판은 법정 녹음을 원칙으로 하고 항소하면 사후 녹취가 가능하다. 1심 합의재판과 2심에서는 속기록 작성과 현장 녹음을 병행한다. 또 현재 형사 판결문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것을 내년부터는 민사 판결문도 공개하기로 했다. 아울러 판결문과 결정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삭제해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또 ‘황제 노역’ 판결을 내린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의 사표를 이날 오전 수리했다. 대법원은 “장 법원장과 대주그룹 간의 아파트 거래는 문제가 된 판결(황제 노역 판결)보다 2, 3년 앞서 이뤄져 위법행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관 징계 시한인 5년을 넘겨 더 조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도 ‘황제 노역’ 방지책을 내놨다. 대검찰청은 거액의 재산이 있는데도 노역으로 벌금을 대신하는 일이 없도록 전국 검찰청에 ‘재산 집중 추적·집행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1억 원 이상의 고액 벌금 및 추징금 미납자는 재산을 집중 추적하기로 했다. 미납자의 과거 재산 보유 내용까지 파악해 재산 은닉이 드러날 경우 사해행위 취소소송까지 제기하기로 했다. 또 해외 도피 우려가 있는 미납자는 적극적으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법원이 노역 일당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할 때에는 항소 또는 상고하기로 했다.:: 지역법관제도 ::법관이 신청하면 대전·대구·부산·광주고등법원의 관할 법원 내에서만 근무하도록 한 제도. 10년 이상 근무하면 다른 지역으로 전보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에 관행으로 있던 향판(鄕判)을 2004년 제도화한 것이다. 법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고 지역 사정에 밝은 법관을 양성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지연과 학연을 통한 유착 등 폐해가 지적돼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지난해 12월 6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으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의 항소심 공판에서 비공개로 증언을 했던 탈북자 A 씨는 한 달 뒤인 올해 1월 6일 북한에 있던 딸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딸은 다급한 목소리로 “1월 3일 보위부 요원들에게 잡혀가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딸은 “보위부 조사관이 ‘네 아빠가 재판에 나가서 조국의 권위를 훼손시키는 나쁜 일을 한다. 아빠와 연락이 되면 조국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할 경우 남매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전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황한 A 씨는 1월 16일 “비공개 재판과 신변 보호를 약속받고 나간 것인데 증언 사실이 북한에 알려져 의문이다”라며 비공개로 했던 자신의 법정 증언 내용이 북한으로 유출된 경위를 조사해 달라고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2월 말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런 사실을 얘기하면서 “그 후로 아들과 딸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언론에 난다면 내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 씨의) 재판에 나갔다는 걸 확인해주는 꼴이 되기 때문에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이달 1일 일부 언론이 A 씨가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를 하면서 그의 아들과 딸의 안전을 더욱 확인하기 어렵게 됐다. A 씨는 이날 통화에서 “국가와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하겠다. 내 탄원서를 유출한 사람은 아들, 딸도 없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있는 자신의 아들과 딸의 안전을 크게 걱정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A 씨가 법정에 출석했던 당시 증인신문은 재판부와 검사, 피고인인 유 씨와 유 씨의 변호인 5명 등 모두 10여 명만 참석했다. 그 외에는 누구도 법정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A 씨에게는 보위부가 어떻게 중국에 있는 탈북자를 적발하는지, 탈북자들이 어떻게 두만강을 도강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는 유 씨의 여동생 유가려 씨가 두만강을 건너 오빠에게서 탈북자 정보를 받아 북에 전달했다고 한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 유 씨의 변호인은 A 씨의 탄원서에 대해 1월 22일 재판부에 “A 씨의 증언이 유 씨에게 불리하지 않은데 A 씨의 증언을 북측에 알릴 이유가 없다. 유 씨가 북한과 연결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의견서를 냈다. A 씨는 2003년 국내에 들어온 뒤 그동안 신분을 숨긴 채 살아왔다.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의 안전에 해가 될까 봐 이름 등을 모두 바꿨다. 탈북자 특별관리 기간인 5년이 지났지만 보위부 출신이라는 특수 신분 때문에 10년 넘게 경찰관 3명이 24시간 교대하며 밀착 경호를 하기도 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이 앞으로 전국 법원의 모든 재판 과정을 녹음하도록 하는 법정녹음제도를 전면 실시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최근 내부적으로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시행 시기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지만 법정 녹음을 통해 재판 과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조만간 법정에 녹음 시설 설치 등 준비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주지법 등 일부 지방법원에서 시범 실시 중인 법정녹음제도는 증인신문과 증거조사 등 모든 재판과정을 속기록 대신 녹취해 보존하는 것을 말한다. 현행 형사소송법 56조의 2는 법정녹음을 하고 싶으면 재판장에게 녹음을 신청해 허락을 받도록 돼있다. 하지만 앞으론 재판장의 허락과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녹음을 하는 것이다. 법정녹음제도의 전면 도입은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이 법관의 막말 등을 지적하며 하위 법관 평가를 공개하려고 한 데 대해 대법원이 보완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법정녹음제도가 시행되면 법관의 부적절한 언행을 방지하고 공판조서에 남길 말을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줄여 재판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미법계 국가와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고, 독일에서는 재판장이 각각의 발언을 정리하도록 한 뒤 녹음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판결문이나 결정문을 통해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가해자에게 유출돼 보복 범죄 등 2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문제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에서는 성폭력 범죄 가해자에게 피해 여성의 주소 등 신상정보가 담긴 형사배상명령 각하 결정문이 전달된 사례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26조 등에 형사배상명령 신청자의 인적사항을 판결문에 기재하도록 한 규정과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법률 24조에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등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상충되는 것을 정비할 계획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관련자 이름을 ‘김○○’ 식으로 쓰면 판결을 집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개인정보를 모두 공개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더 크다”고 밝혔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법원이 최근 ‘황제 노역’ 파문으로 불거진 향판(鄕判·지역법관)제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향판제도를 대대적으로 수술하기로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1일 오후 대법관 14명 전원이 참석하는 대법관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모든 구성원이 문제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회의에 참석한 대법관들은 향판제도 자체를 폐지하지는 않되 지역 유력 인사들과의 유착에 따른 ‘봐주기 판결’의 폐해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향판제도 개선방향을 설명했으며, 대법관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를 듣는 등 1시간가량 진행된 회의는 내내 무거운 분위기였다. 대법원은 외부 의견도 수렴해 조만간 확정된 개선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대법관 전체회의는 1년에 10번 정도 판사 임명이나 대법원 규칙을 제정할 때 열리지만 법관 인사제도와 관련해 긴급회의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양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신임 법관 51명에 대한 임명식에서 “법관으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될 때에는 사법부를 용감히 떠나라”고 한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의 말을 인용하며 법관 개개인의 무한책임을 강조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대주그룹 측이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게 ‘일당 5억 원 노역’ 판결을 내릴 당시 재판장이었던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60)이 소유했던 광주 계림동 K아파트를 2007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파트 처분 과정에서 ‘모종의 커넥션’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주그룹 측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시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였던 장 법원장이 거액의 대출을 받아 대주 피오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을 알고, 팔리지 않고 있던 이전의 아파트를 사준 것이다”라고 밝혔다. 장 법원장은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05년 광주 동구 학동의 188m²(약 57평) 대주 피오레 아파트를 분양받아 2007년 5월 입주했다. 장 법원장은 살던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잔금 2억7000만 원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치렀다. 이사한 지 5개월 뒤 기존 아파트를 2억6000만 원에 팔아 대출금을 갚았는데 매수인이 대주그룹 계열사인 ㈜HH개발이었다. 대주그룹 관계자는 “당시 분양대행팀에서 장 법원장의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대출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HH개발 대주주인 허 전 회장의 부인 황모 씨에게 건의해 계림동 K아파트를 매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당시에는 장 법원장이 나중에 허 전 회장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을지는 전혀 몰랐다”며 “당시 대주 피오레 아파트가 4억 원대의 워낙 비싼 아파트여서 분양이 잘 되지 않아 분양 편의를 봐주려 했던 것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HH개발은 “사원 사택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아파트 매입과 처분 과정을 두고 의혹이 일자 장 법원장은 29일 대법원에 사의를 밝혔다. 대법원은 조만간 장 법원장의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표가 수리되면 2004년 4월 골프 접대로 물의를 빚은 인천지법원장이 사퇴한 뒤 10년 만에 불명예 퇴진하는 법원장이 된다. 장 법원장은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전남에서만 29년간 판사로 일했다. 장 법원장은 이날 법원 출입 기자단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저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보도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한다.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장 법원장은 아파트 거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장 법원장은 보도자료에서 “아파트 거래 과정에서 어떤 이익도 취한 바가 없는 정상적 거래였지만 거래 상대방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점이 불찰”이라고 밝혔다. 또 ‘일당 5억 원 노역’ 판결에 대해선 “당시의 양형 사유들에 대한 종합적 접근 없이 단면만 부각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지역 법조계도 술렁이고 있다. 광주지법의 한 판사는 “새 법원장이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다”며 침통해했다. ‘황제 노역’ 파문으로 지역 법조계 불신을 우려하는 하소연도 나왔다. 28일 전국수석부장회의에선 ‘지역법관(향판·鄕判) 폐지’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광주지역의 한 변호사는 “1심 검찰 구형부터 2심 선고까지 서로 봐주기 의혹이 있는데 2심 재판장이던 장 법원장만 다친 것 같다”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중국 허룽 시 공안국에서 발송됐다는 문서가 서울 국가정보원 본부에서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48·구속)의 부인 이름으로 가입된 인터넷 팩스 사이트에서 발송된 정황을 28일 검찰이 포착했다. 이 문건은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류자강·34) 씨의 출입경 기록을 발급받은 사실이 있다는 발급 확인서로 그동안 검찰과 외교부는 “공식 외교경로(허룽 시 공안국→주선양 총영사관→외교부→대검찰청)로 전달받았다”고 설명해왔다. 검찰 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문서가 국내에서 위조된 뒤 중국 주선양 총영사관으로 보내져 공식 외교경로를 거친 것처럼 둔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 과장이 팩스 발송 요금을 결제한 흔적도 발견됐다. 특히 두 차례 보낸 이 문서의 발송 팩스번호를 보면 처음 보낸 것은 중국 스팸번호였다가 두 번째는 허룽 시 공안국 대표번호로 고쳐졌다. 검찰은 발신번호 수정이 가능한 인터넷 팩스 사이트에서 김 과장이 직접 조작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팩스 발송 경로가 권모 과장(52·대공수사국 전 파트장)이 주도한 국정원 기획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됐으며, 윗선인 이모 처장(대공수사국 팀장) 등이 관여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 과장 측은 “처 명의의 계정은 평소 쓰던 것이라 접속이 돼 있을 순 있지만 이 문서를 내가 보낸 적이 없다. 국정원 사무실에선 팩스 수신은 가능하지만 발송은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 내 협조자 보호를 위해 문건을 국내로 들여온 뒤 중국으로 다시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는 “중국인인 유 씨가 탈북자로 위장해 정착지원금을 받은 행위에 사기혐의를 추가하기 위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검찰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예정된 결심을 2주 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강용석 전 의원(45·사진)의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7일 아나운서를 모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항소심을 깨고 일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부로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강 전 의원의 발언이 부적절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라는 집단의 규모와 경계가 불분명해 개별 아나운서들이 피해자로 특정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이 해당 기사를 쓴 기자를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한 무고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