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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논란을 일으킨 재미동포 신은미 씨(54·여)의 저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문학도서 목록에서 7일 제외된 뒤 이 책과 대척점에 있는 재미동포 수키 김(45·여)의 책이 13일 발간될 예정이어서 화제다. 책의 제목은 ‘평양의 영어선생님’(디오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된 책의 원제는 ‘Without You, There Is No Us’(당신이 없으면 우리도 없다)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하자는 ‘당신이 없으면 조국도 없다’는 노래의 가사에서 따왔다. 수키 김은 1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전업 작가. 선교사로 위장해 북한에 들어가 2011년 7~12월 6개월간 북한평양과기대(PUST)에서 학생 270명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수키 김은 ‘책을 쓴 절실하고도 솔직한 이유’라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엘리트들의 생활과 단면을 포착했다. 북한을 알려 북한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책을 내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피력했다. 그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는 사람들이 책을 냄으로써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비난했다”며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그려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고 책에 나온 학생들이 보복당하지 않도록 신분이 드러나지 않게 모호하게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평양과기대에 다니는 엘리트조차 “세계 모든 사람이 조선말을 한다”라고 알고 있거나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인터넷’을 경험한 적이 없는 학생도 있었다. 설령 알더라도 감시의 눈 때문에 모르는 척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학생들이 수키 김의 수업 내용과 발언을 감시하는 내용도 담았다. 특히 선교사로 온 교사들 사이에 전달되는 ‘주의 사항’에는 △청바지는 금지. 김정일이 청바지를 미국과 연관지어 싫어함 △밖에서 누구와도 대화하지 말 것 △음악은 아이팟으로 들을 것. CD는 전파될 수 있어 두려워 함 △통신은 항상 감청 등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폐쇄공포증을 느꼈다”고 밝혔다. 수키 김이 학생에게 민주주의를 설명해준 후 강제출국될까봐 전전긍긍하거나 영화 ‘해리포터’를 보여주려고 허가를 받아가는 과정 등이 다큐멘터리처럼 그려진다. 책의 말미에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하자 혼란스러워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나온다. 최근 종북 논란 속에서 이 책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출판사는 기대하고 있다. 일반 단행본 초판(약 2000부 내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000부를 찍은 상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가 우수 문학도서에서 빠진 상황에서 이 책이 선정돼 전국 도서관, 청소년 시설에 보급될지도 관심이 쏠린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세균 한 종이 1분마다 둘로 나뉘면서 증식한다. 오전 11시. 병에 세균을 넣었다. 낮 12시가 되니 병이 세균으로 꽉 찼다. 세균이 병의 절반을 채우는 시점은 언제일까? 놀랍게도 오전 11시 59분이다. 일정 수가 제곱이 되면 어느 순간 증폭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세균을 인간으로 치환해보자. 인류가 사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점이 언제일까? 11시 55분? 그때는 병의 32분의 1밖에 채워지지 않는다. 이 책은 현재 인류가 이 같은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세계 인구는 20만 년 동안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0.1% 기간에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1815년 10억 명을 돌파한 후 2015년 현재 72억 명이 넘는다. 4.5일마다 10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2082년이면 100억 명에 이른다. 이에 저자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비롯해 이민자 증가를 우려하는 영국 등 유럽 사회,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온 중국, 피임법이 보급되면서 출산이 준 아프리카, 줄어드는 인구에 대비 중인 일본 등 20여 개국의 현장을 방문했다. 단순히 연구 결과, 통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면서 여러 문화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인구문제를 탐색하기 위해서다. 탐사 끝에 내린 결론은 현재 인구로는 식량, 에너지, 환경이 버틸 수 없다는 것. 인구 증가로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온난화가 심화됐다. 지구 온도가 1도만 올라도 곡식 생산량이 10% 감소한다. 더구나 지구의 얼어붙지 않은 육지 표면 중 40%를 식량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경작지로 쓸 만한 땅은 거의 다 이용했지만 앞으로 20억 명을 더 먹여야 한다. 인구가 100억 명이 넘어가면 에너지 수요도 8배 늘어나지만 에너지는 고갈 위기다. 그렇다고 ‘인구 증가가 무섭지’라는 식의 경고만 하진 않는다. 저자는 우선 인구가 줄면 경제규모가 줄고 침체의 늪에 빠진다는 ‘경제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간이 어떻게 지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를 논의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의 독자들에게’라는 제목의 서문을 따로 쓰면서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는 한국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한국은 평균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고 고령층을 위한 연금이 부족해지는 사태가 없도록 자녀를 더 낳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인구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진짜 이유는 감추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람이 많을수록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할 수 있어요. 인구가 감소해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해도 국민 1인당 소득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노동력이 귀해지다 보니 임금은 오르고 복지가 높아집니다. 당장은 연금 지급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기반시설 투자 금액 감소와 정부 예산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한 세대가 지나고 고령층과 후세대 사이에 다시 균형을 이루면 복지 문제는 완화됩니다.”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한 성장 위주의 현 체제는 영속적일 수 없기 때문에 인구와 지구가 균형을 이루는 ‘성장 없는 번영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어떤가. 인류 전체의 시각에서 보면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다만 중국처럼 출산을 1명으로 제한하자는 막무가내식 주장은 아니다. 현 위기에 대한 최소한의 문제의식부터 공유하자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여성 1인당 자녀를 0.5명 덜 낳으면 지속 가능한 수준인 62억 명 선에서 그친다. 반면에 0.5명 더 낳으면 인류는 158억 명까지 늘어난다. 앞으로 15년. 세계가 달라질 수 있는 시간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가 ‘종북 콘서트’ 논란을 빚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 씨(54·여·사진)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네잎클로바)를 우수문학도서 목록에서 7일 공식 제외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근 50일 만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보급대상 도서 목록에서 신 씨 저술이 제외된 만큼 기부 형식으로 책이 배포된 각 기관을 대상으로 회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신 씨의 책은 2013년 6월 문인과 공공도서관 관계자 등 10여 명의 심사를 거쳐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 우수문학도서 선정 사업은 문체부가 매년 집행해온 문학나눔 사업의 일환으로 시민단체인 ‘책읽는사회 문화재단’이 주관한다.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된 책은 정부가 구매해 각 지역의 작은도서관과 청소년시설, 교도소 등에 보급돼 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병현)는 7일 신 씨를 소환해 북한 찬양 발언의 진위, 북한 방문과 비용 조달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미국인 신분인 신 씨의 출국정지 기간이 10일 만료됨에 따라 이번 주에 기소유예 처분을 한 뒤 강제 출국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검찰은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는 사람은 강제 퇴거시킬 수 있다’는 출입국관리법 규정에 근거해 법무부에 강제 추방을 건의할 예정이다. 강제 추방되면 5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경찰은 신 씨와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인터넷 방송인 ‘주권방송’ 등에서 북한 체제를 찬양·미화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선 씨(41·여)에 대해 이적단체 활동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김윤종 zozo@donga.com·변종국 기자}

길게는 1년 이상 공백이 이어졌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장 인사가 최근 마무리됐다. 하지만 김종덕 장관(58)이 지난해 8월 취임 후 임명한 기관장들이 특정 학교와 분야에 쏠려 있는 ‘편중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홍익대 공예과(그래픽디자인 전공)를 졸업한 뒤 영상 관련 석·박사 학위를 받고 1년여간 광고회사 ‘선우프로덕션’에서 감독으로 일했다. 이후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디자인학회장과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장, 영상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주로 홍익대와 광고,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한 셈이다. 이번 문체부 기관장 인사에서 김 장관과 같은 홍익대 출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31일 임명된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51)은 홍익대 산업도안과 출신이다. 김 위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장관이 미대 선배여서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건 맞지만 최근에는 왕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내정이 알려지자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영화단체들은 반대 성명을 냈다. 감독협회 관계자는 “영화계에서는 만화애니메이션 전공인 김 위원장이 영화계 현안을 해결할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영진위 비상임위원에 임명된 신보경 미술감독도 홍익대 출신으로 김 장관이 교수로 재직한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왔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오승종 위원장(56)은 홍익대 법대 교수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 사장에 임명된 방석호 신임 사장(58) 역시 홍익대 법대 교수를 하다가 자리를 옮겼다. 광고와 영상 분야 인물도 눈에 띈다. 최근 임명된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57)은 국민대 장식미술과를 거쳐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 상무와 광고업체인 머큐리포스트 대표 등을 지냈다. 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송 원장 임명 한참 전부터 업계에선 ‘송 원장이 콘진원장에 내정됐다’란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제일기획 다닐 때 광고 감독이던 김 장관과 제작 현장에서 만난 적은 있지만 그 뒤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 안팎에서 김 장관 취임 후 주요 산하 기관장 인사는 ‘홍익대+광고·디자인’의 틀 내에서 이뤄져 ‘문화체육인맥(人脈)부’라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콘진원과 영진위는 연간 예산이 각각 2100억 원, 500억 원 안팎으로 문체부 내에서 ‘알짜’ 기관으로 통한다. 앞서 한양대 출신인 김종 2차관의 한양대 편중 인사도 논란이 됐다. 기관장 인사는 부처 담당 과에서 5∼10명의 후보를 선정하면 이 중 장관이 2, 3명을 골라 청와대에 올린 후 인사검증에서 문제없는 인물을 장관이 임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익명을 요구한 문체부 관계자는 “최대 10명의 후보가 올라가는데 유독 특정 학교와 분야 사람이 임명되는 건 확률적으로도 쉽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문체부 관계자는 “산하 기관장 인사도 출신 학교나 지역을 고려해 안배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우연의 일치일 뿐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를 뽑았다”고 해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새해가 되면 “올해엔 담배 한번 끊어봐야지”라고 다짐하는 사람이 많다. 헬스장이나 학원에도 사람들이 붐빈다. 서점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마다 1월 1일 전후로 대형 서점의 책 판매량은 평소보다 1.5배가량 늘어난다. 독서를 통해 한 해를 준비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주로 어떤 책을 읽으며 새해를 맞이할까. 동아일보가 인터넷 서점 예스24와 함께 2010년부터 2015년 초까지 6년간 1월 1일 전후 일주일 동안의 종합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새해 시즌이 되면 특정 키워드를 가진 서적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키워드가 ‘습관’. 올해 1월 첫째 주,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 베스트셀러 10위권에는 ‘습관의 재발견’이 올랐다. 이 책은 계획을 세워도 ‘작심삼일’에 그치는 원인과 해결방안을 담은 것이다. 2014년과 2013년 1월 첫째 주에도 ‘습관의 힘’, ‘하루 15분 정리의 힘’ 등 습관을 다룬 책의 판매가 늘었다. ‘부자’, ‘독해져라’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도 새해의 선호 대상이다. 2014년 1월 첫째 주에는 ‘부자들의 생각 법’이 종합베스트셀러 11위를 차지했다. 이 책은 11월 말, 12월 초에는 순위에 없다가 연초가 되면서 급부상했다. 예스24 김현주 MD는 “새해에는 사회적 성공을 주제로 한 구간(舊刊) 판매량이 다시 늘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재진입한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 초를 비롯해 2013년 1월 첫째 주에는 목표를 위해 자신을 강하게 몰아붙이라는 주제가 담긴 책 ‘한 번은 독해져라’ ‘드림 온’ ‘언니의 독설’ 등이 베스트셀러에 들거나 판매가 늘었다. ‘스무 살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서른과 마흔 사이’ ‘내 인생 5년 후’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등 연령별로 자기 계발이나 성찰을 담은 책을 찾는 독자도 많았다. 결국 새해에는 ‘생존형 콘텐츠’를 찾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극명한 사례가 ‘영어 학습서의 약진’이다. 올해 1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영단기 토익 RC’(6위), ‘해커스 토익 VOCA’(8위), ‘해커스 토익 리딩’(10위), ‘해커스 토익 리스닝’(14위), ‘태어나서 처음 하는 진짜 영어 공부’(17위) 등 20위 안에 든 토익 및 영어회화 학습서가 무려 5권이나 됐다. 올해뿐 아니라 2010년 이후 매해 1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20위 내 25∼30%는 영어 관련 도서였다. 평소에는 영어 학습서가 종합베스트셀러 20위 안에 드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회사원 김재훈 씨(40)는 “주변을 봐도 새해에는 막연한 자기계발서보다는 스펙을 확실하게 높일 수 있는 어학이나 자격증 책을 더 많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새해를 맞아 ‘습관 고치기’ ‘부자 되기’를 비롯해 영어 시험, 승진 시험 등 살아남기 위해 꼭 봐야 하는 ‘생존 노하우’ 도서를 찾는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깨지는 물건을 감싸거나 단열을 위해 창문에 붙이는 에어캡(air cap)을 뜻하는 ‘뽁뽁이’가 순화어로 공식 채택됐다. 순화어란 낯선 외국어·외래어를 알기 쉬운 국어로 바꾼 것을 뜻한다. 국립국어원은 ‘에어캡’ 외에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백패킹(backpacking)’ ‘오티피(OTP·One Time Password)’ ‘파노라마 선루프(panorama sunroof)’ 등 5개 외래어의 순화어를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차량에 탄 채 음식 등을 사는 ‘드라이브스루’는 ‘승차 구매’, 배낭여행을 뜻하는 ‘백패킹’은 ‘등짐 들살이’, 인터넷뱅킹 보안기술인 OTP는 ‘일회용 비밀번호’, 차량 지붕 전체를 덮은 ‘파노라마 선루프’는 ‘전면 지붕창’으로 바뀌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월간 ‘현대문학’이 창간 60주년 기념 특대호(통권 721호·사진)를 출간했다. 1955년 처음 출간된 ‘현대문학’은 현재까지 출간되고 있는 문학잡지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호도 없었다. 1950년대 이전에도 ‘문예’ 등 문학잡지가 있었지만 대부분 중도에 폐간됐다. ‘현대문학’ 이후 ‘창작과비평’(1966년 창간), ‘문학과지성’(1970년·1980년에 폐간됐다가 1988년 ‘문학과사회’로 복간), ‘문학사상’(1972년), ‘실천문학’(1980년), ‘문학동네’(1994년) 등으로 국내 문학잡지 계보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문학’ 창간 60주년 특대호에는 소설가 김서령 김숨 김원일 송하춘 정소현 최수철의 단편소설을 비롯해 강은교 김명인 김사인 김종길 황동규 등 시인 20여 명의 신작 시가 포함됐다. 현대문학 윤희영 팀장은 “1955년대 창간 즈음에 등단한 원로 작가부터 현재의 젊은 작가까지 시대별로 폭넓은 스펙트럼의 문인 작품을 특대호에 넣었다”며 “이를 통해 한국문학의 큰 흐름을 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국립중앙도서관이 ‘옛 문서와 책에서 만나본 어보(御寶)’ 전시회를 3월 3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조선 임금의 도장이자 권위와 정통성인 상진인 ‘어보’가 찍힌 고문헌을 통해 당시 왕실문화를 조명한다. 어보는 왕위계승, 권력이양, 책봉, 외교문서 등 다양한 의례와 행정에 사용됐으며, ‘국새(國璽)’ ‘옥새(玉璽)’로도 불렸다.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에 위치한 도서관 본관 6층 전시장에서는 왕비를 책봉할 때 쓰던 ‘왕비지보(王妃之寶)’를 비롯해 ‘시명지보(施命之寶)’ ‘선사지기(宣賜之記)’처럼 실무용으로 사용된 어보 등 왕, 왕비, 왕세자의 어보가 찍힌 고문헌 25종 58점을 볼 수 있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새롭게 제작한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지보(皇帝之寶)’ ‘칙명지보(勅命之寶)’등도 소개된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연초부터 출판계가 한 권의 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 담론을 일으키며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21세기 자본’의 후속편이 4월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출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은 ‘불평등(inequality)’. 미국 하버드대 출판부는 “‘21세기 자본’의 후속편”이라며 이 책을 준비해왔다. 이에 앞서 ‘21세기 자본’은 미국 등 8개 국가의 300년간 납세 자료를 거시적으로 분석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돈을 버는 속도(자본수익률)가 경제 성장률보다 빠르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세습 자본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 때문에 발생한 사회 불평등 문제를 미시적 차원에서 조명할, ‘21세기 자본’의 ‘각론(各論)’에 해당되는 서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꾸준하게 제기됐고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후속편을 준비하게 됐다. 하지만 ‘21세기 자본’을 쓴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는 당분간 책을 쓸 계획이 없는 상황. 이에 따라 ‘21세기 자본’의 후속편은 앤서니 앳킨슨 런던정경대 교수(71)가 집필을 맡았다. 앳킨슨 교수는 피케티 교수의 공동 연구자이자 멘토로 불린다. 부의 분배 문제에 관한 세계적 권위자로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불평등’은 능력에 따른 정치 경제적 차이,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불평등과 가난 문제를 중심으로 국가뿐 아니라 소비자, 노동자 등 개인적 차원의 불평등도 조망했다. 또 기술, 고용, 사회보장제도, 자본 공유, 조세제도 등 5개 분야에서 불평등을 감소시킬 구체적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출판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불평등’의 판권을 두고 국내 출판사 간 경쟁이 치열했다. 경쟁하는 출판사가 너무 많아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결정을 한 달간 미뤘을 정도. 결국 ‘21세기 자본’보다 선(先)인세(약 558만 원)가 6배가량 오른 3만 달러(약 3313만 원)에, ‘21세기 자본’ 한국어판을 낸 출판사라는 이점으로 글항아리 출판사가 국내 판권을 가지게 됐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922년 이집트에서 발견된 투탕카멘 왕의 미라는 저주로 유명하다. 당시 피라미드를 발굴한 고고학자 대부분이 일찍 사망했기 때문이다. 과학 기법을 동원해 2006년 조사를 벌인 결과 저주가 아닌 피라미드 내 미생물에 감염된 것이 사망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책은 한국 미라가 생성된 과학적 원인을 비롯해 역사, 문화적 배경을 담았다. 발굴 현장부터 부검 등 실험실 및 현장 스케치를 통해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준다. 다행히 한국 미라는 ‘저주’가 없다. 보존 상태가 좋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라라기 보단 잘 보존된 시체”라고 말할 정도. 해외 미라는 바싹 말라 버렸거나 꽁꽁 언 채 발견됐지만 한국 미라는 ‘반건조 오징어’처럼 촉촉하다는 것. 그 덕에 세포의 형태가 유지돼 조직검사가 가능하다. 인체 수분에 반응하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당시 생활상도 엿볼 수 있다. 조직검사 결과 16세기 한국 미라의 장에서 간흡충이 발견됐는데 이는 민물고기 회를 즐겨 먹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미라는 왜 상태가 좋을까? 회곽묘(灰槨墓)에 답이 있다. 우선 나무 관에 시신을 넣는다. 나무관을 다시 나무로 만든 목곽에 넣는다. 목곽을 땅에 넣은 후 목곽 주변에 횟가루와 모래, 황토를 섞은 물을 붓는다. 회가 돌처럼 굳어져 공기가 완벽히 차단되면 마치 통조림이 썩지 않는 것처럼 미라가 만들어진다. 횟가루와 물이 만나면 화학작용으로 열이 난다. 그래서 관 속 온도는 최대 149도까지 올라가면서 세균이 모두 죽는다. 한국 미라의 뇌 조직, 신경세포 등이 그대로 보전되는 이유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을미(乙未)는 육십갑자(六十甲子) 중 32번째로 양의 해에 태어난 인물은 섬세한 감각이 남다르다고 한다. 실제 역사 속 양의 해 출생자들은 천재나 예술가, 혁신가가 많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탈리아 화가 겸 건축가 미켈란젤로(1475년생).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등으로 르네상스 전성기를 연 천재다. 백열전구, 축음기 등 1000여 종의 특허를 낸 발명천재 에디슨과 전화기를 만든 알렉산더 벨도 1847년생 동갑내기 양띠. ‘디지털 시대의 미켈란젤로’로 통했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도 1955년생 양띠다. 역사 속의 통치자도 많았다. 중국 삼국시대 ‘난세의 간웅’으로 통한 조조(155년생)를 비롯해 이탈리아 파시즘을 구축한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년생),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1931년생)도 양띠 통치자다. 국내의 경우 동여진을 격퇴한 고려 11대왕 문종(1019년생), 호패법을 시행한 조선 3대왕 태종(1367년생), 병자호란을 겪은 조선 16대왕 인조(1595년생), 대동법을 실시한 17대왕 효종(1619년생)이 대표적인 양띠 임금이다. 예학과 주자학을 집대성한 송시열(1607년생), 인현왕후(1667년생), 독립운동가 조만식(1883년생)도 양띠다. 현존 인물로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추기경이 된 정진석 추기경(1931년생)이 있다.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는 양띠 연예인도 적지 않다. 송강호 김희애 차인표 김성령(이상 1967년생), 가수 이효리 성시경, 영화배우 배두나 이나영 수애(이상 1979년생), 아이돌 그룹 ‘엑소’의 수호와 레이, ‘소녀시대’ 서현, ‘2NE1’ 씨엘, ‘샤이니’ 민호와 키, ‘씨엔블루’ 강민혁과 이정신(이상 1991년생) 등이 양띠 스타들이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일본의 청춘(靑春)이 국내 88만 원 세대를 위한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본다면 한국 청춘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아프냐? 우린 행복하다!”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20대 저자가 쓴 이 책은 발간 당시(2011년)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불행해야 할 일본 젊은이들이 ‘스스로 행복해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이상하다. 일본과 한국은 판박이 아닌가. 책 속 일본 청춘들도 취업난에 시달려 비정규직을 전전한다. 책 문장 속 주어 ‘일본’을 ‘한국’으로 바꿔 읽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런데도 일본 청춘들은 행복하다니? 저자에 따르면 일본 젊은이들의 행복지수는 최근 40년 중 가장 높다. 일본 내각부의 ‘국민생활 여론 조사’(2010년)를 보면 20대의 70.5%가 ‘현재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고도 성장기인 1960년대 20대 만족도는 60%대, 1970년대는 50%대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NHK 조사에서도 ‘행복하다’고 답한 20대가 1973년에서 2008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여기서 저자는 극적 반전을 노린다. 일본 젊은이가 행복한 이유는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불행하다’란 생각은 ‘미래에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내일이 더 나아질 리 없다’라고 생각하면 인간은 오히려 오늘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사토리(득도) 세대’가 탄생한 이유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역설적’ 행복이다. ‘살면서 고민이나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한 일본 젊은이는 1980년대 후반 40%대에서 2010년 이후 60%대로 급증했다. 행복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한 모순적 상황이다. 이에 일본 젊은이들은 친구, 동료 등 작은 공동체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부모 세대처럼 대도시로 이동하지 않고 자신이 태어난 지방에서 사는 비율도 증가했다. 거시적 차원에서 사회를 보면 세대 간, 계층 간 빈부 차이로 상대적 박탈감이 크지만 자신과 동질적인 소규모 공동체에서는 박탈감이 작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기성세대는 이런 상황을 잘 모른 채 ‘요즘 신세대는 소극적이고 도전을 안 한다’고 비판한다. 특히 기성세대는 필요에 따라 잘못된 ‘젊은이론(論)’을 만들어 낸다. 1945년 일본 패전 이전에 젊은이들은 병력을 제공하는 자원으로 여겨졌다. 고도성장기에는 산업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집단으로, 이후엔 소비력의 주체로 규정했다. 기존 질서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의미의 ‘태양족’(1950년대)부터 롱스커트 패션으로 무장한 ‘미유키족’(1960년대), ‘오타쿠족’(1990년대), ‘디지털 네이티브족’(2000년대) 등 수많은 ‘족’이 나온 원인이다. 한국에서 X세대, N세대 등이 유행한 것처럼 말이다. ‘신세대’ 개념이 허상에 불과함에도 기성세대는 계속 용어를 만들면서 ‘요즘 애들은 한심하다’고 비판한다. 이는 기성세대가 성실한 사회적 일원이라는 것을 신세대와의 비교를 통해 확인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젊은이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아르바이트로 ‘닌텐도’ 게임기와 ‘유니클로’ 옷을 사고 맥도널드에서 친구와 런치세트 먹으며 행복할 수 있다. 미래는 다르다. 부양해야 할 고령자가 젊은이 2명당 1명이 된다. 부모 세대처럼 재산도 축적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이가 든다. … ‘1억 중산층’이라는 자본주의 신화가 깨진 일본은 ‘1억 명 모두 젊은이가 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씁쓸하다. 한국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자살자도 하루 40명으로 일본(20명)의 2배 아닌가. 한국 청춘에게 ‘위로되지 않을’ 위로를 전한다. “미안하다. 너희 잘못이 아니야. 우리도 노력할게.”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책 자체가 복합미디어가 될 겁니다.” 19일 만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56·사진)은 내년 1월 8일 서울 마포구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열릴 ‘2015년 출판 트렌드’ 강연회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는 내년 출판계 키워드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을 내세웠다. “책의 콘텐츠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어요. 책의 메시지를 독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파해야 합니다. 올해 책 속에 내장된 칩에 스마트폰을 대면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가 나왔죠. 내년에는 이 기술을 이용해 저자와의 토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계, 서평 교환 등이 활발하게 진행될 겁니다.” 한 소장은 출판사들이 “어렵다”는 말만 하지 말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자는 좋은 책을 만드는 역할을 넘어 어떻게 책을 독자와 연결시킬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편집자(Editor)와 발행인(Publisher)이 합쳐진 ‘퍼블리터’가 돼야 합니다. 저자도 책의 메시지를 인터넷, SNS, 강연 등 여러 매체로 전파해야 합니다.” 그는 또 다른 키워드로 ‘감동 코드의 확산’도 내세웠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블랙홀 등 우주에 대한 특수효과보다 아버지와 딸의 사랑에서 관객이 큰 감동을 받았어요.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보는 ‘영 어덜트(young adult)’ 소설도 판타지물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갑상샘암에 걸린 주인공을 다룬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영화 ‘안녕, 헤이즐’의 원작)처럼 인간적 감동을 주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어요. 인문서, 과학서, 철학서 등도 감동을 더하는 작업이 이뤄질 겁니다.” DIY(Do It Yourself) 북의 유행도 예측했다. 그는 “올해 인기를 끈 컬러링(색칠하기) 책처럼 종이접기, 퍼즐, 퀴즈 등 독자가 움직여야 하는 도서가 쏟아질 것”이라며 “독자는 이야기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스토리텔링보다 자신이 참여하는 ‘스토리두잉(story-doing)’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1위를 축하합니다.” 최근 가진 출판인들의 모임에서 출판사 ‘열린책들’ 관계자를 향한 덕담이 이어졌다. ‘열린책들’이 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올해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기 때문. 그러나 덕담은 곧 출판계 걱정으로 이어졌다. 명색이 1위인 ‘창문 넘어…’의 올해 판매량이 45만 부에 그친 탓이다. 출판사들은 침체된 출판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대박 도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박 도서는 사회 이슈와 시대적 흐름에 맞아야 탄생한다(표 참조). 최근 출판사들이 어떤 사회적 흐름을 키워드 삼아 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 성찰 2000년 이후 연간 베스트셀러의 트렌드를 보면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2005년), ‘마시멜로 이야기’(2006년), ‘시크릿’(2007년) 등 개인의 성공이나 만족을 다룬 책이 유행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프니까 청춘이다’(2011년)처럼 위안과 힐링을 주는 책이 대세였다. 하지만 출판계에선 냉혹한 현실로 인해 힐링이 제대로 되지 않자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성찰’이 뜰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사는 영국 생물학자 루퍼트 셸드레이크의 ‘사이언스 딜루전(Science Delusion)’ 등 성찰과 명상에 초점을 맞춘 책을 여러 권 낼 예정이다. 김영사 고세규 이사는 “해외에서도 영성(靈性) 분야의 도서 판매 시장이 커지고 있어 곧 한국에 상륙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사서 도서 인구 고령화를 주목하는 출판사도 많다. 민음사는 김탁환 작가의 ‘소설 조선왕조실록’ 시리즈, 김선우 작가의 ‘소설 원효’ 등 역사소설을 출판할 예정이다. 한국인의 삶과 역사, 문화의 뿌리를 다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에세이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민음사 신동해 편집부장은 “주요 독자층이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으로 옮겨가면서 이들이 좋아하는 역사 관련 서적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기획형 도서보다는 내용이 뛰어나 오래도록 읽히는 ‘롱셀러(Long-seller)’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복의 정신 알에이치코리아는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전후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미국 남부의 5일간을 다룬 ‘파이브 데이스 앳 메모리얼(Five Days at Memorial)’, 항공사고와 의료사고에서의 대응 실패 사례를 집대성한 ‘블랙박스’ 등을 출간한다. 알에이치코리아 양원석 대표는 “세월호 사건 등의 여파로 실패를 반추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나아가자는 내용의 책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치열한 삶의 현장을 녹인 책들이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230만 부나 팔린 ‘미생’의 후속작 ‘미생2’다. 내년 상반기 출간될 ‘미생2’는 결혼 적령기 직장인들의 고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갑을 관계를 담아낼 예정이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젊은 세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만화 단행본도 많이 출간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글쎄요. 생각 못해 봤는데…. 특별한 대책은 아직 없습니다.” 미디어산업과 관련해 요즘 업계 최대 이슈인 ‘광고총량제’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과 대책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광고총량제’는 방송 광고의 형태 구분을 모두 없애고 전체 광고시간만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지상파 방송사에만 유리한 졸속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중소·지역방송은 물론이고 신문 등 전통 미디어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광고총량제로 광고가 지상파에 쏠리면 국내 광고시장 여건상 인쇄매체나 중소·지역방송의 광고예산은 줄어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내 미디어 관련 정책은 방통위뿐 아니라 문체부도 맡고 있다. 문체부의 업무 중에는 신문 잡지 뉴스통신 출판 방송영상 등 문화미디어산업의 진흥에 관한 종합발전계획 수립이 포함돼 있다. 방송광고 정책의 변경은 방통위 업무지만, 다른 매체에 파급 효과도 큰 만큼 종합적 미디어산업 진흥책을 마련해야 하는 문체부에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문체부는 광고총량제가 전체 미디어산업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는커녕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 한국신문협회 관계자는 “광고총량제로 지상파 방송사로 광고 쏠림이 심화되면 미디어산업 전체에 타격이 크다”며 “문체부가 나서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방송 광고는 문체부와 연관성이 적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구체적인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나서서 뭐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주 방송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면 관계 부처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광고총량제는 하루 이틀 된 사안이 아니다. 방통위는 올 1월에도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방송총량제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문체부가 개정안이 나온 후에야 의견을 내놓겠다는 것은 안일한 태도다. 방통위가 40일간의 입법 예고 기간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한 만큼 문체부는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체부는 올 한 해 인사로 내내 시끄러웠다.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고 오랜 장관 공백에 이어 전 장관과 현 차관의 갈등까지 겹쳐 부처가 어수선하다. 이 같은 혼란 속에서 문체부는 광고총량제 문제를 자신의 업무로 여기지 못하고 방치해 온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김윤종기자 zozo@donga.com}
“그곳에 가면 수지를 만날 것 같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을 본 많은 남성 관객의 반응이다. ‘그곳’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작은 한옥. 서울 종로구 서촌 수성계곡 옆길이자 배화여대 후문 부근 골목에 있다. 영화에서 대학 건축학과 신입생인 승민(이제훈)과 음대생 서연(수지)은 우연히 비어 있는 한옥을 발견하고 함께 들어가 음악을 감상한다. 그리고 첫눈이 오는 날 이 한옥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아련한 첫사랑의 감성이 투영됐던 이 한옥이 21일 한옥체험 카페로 변신해 일반에 공개된다. 단가의 명인 고 손호연 시인과 함께 ‘모녀 시인’으로 알려진 이승신 시인이 글방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하지만 건축학개론 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아예 카페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태어나서 책을 한 권도 읽어본 적 없습니다. 난독증이에요.”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말이다. 이에 ‘책을 안 읽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은 책을 끼고 살았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나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는 독서광. 올해의 책 선정위원들이 ‘올해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당신에게 권하는 책’을 추천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민음사)는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인간과 환경이 연결되면서 물리적 제품의 생산과 유통에 투입되는 한계비용이 대폭 하락한다는 내용. 자본주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통찰을 준다. 김열규 전 서강대 명예교수의 유작 에세이집 ‘아흔 즈음에’(휴머니스트)는 나이 듦과 병듦, 외로움 등을 철학과 경험으로 풀어냈다. 고령화 사회 속 우리의 자화상과 삶의 지향점을 투영해 볼 수 있다. ‘작가란 무엇인가’(다른)는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무크, 무라카미 하루키 등 세계적 작가 12명의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위대한 작가들의 창의적 사고를 체득할 수 있다. 이 밖에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문학동네) ‘델 문도’(사계절) ‘세계의 역사’(은행나무) 등을 추천했다. 선정위원들은 “술술 잘 읽히는 책보다는 내용의 깊이가 있는 책이 결국 사람들을 독서로 끌어들인다”고 설명했다.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73·사진)이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직접 쓴 편년체 역사서 ‘광복 1775일’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회장이 설립한 출판사 ‘우정문고’를 통해 출간된 이 책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에서부터 1950년 6월 24일 6·25전쟁 발발 전야까지 1775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6·25전쟁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를 다룬 ‘6·25전쟁 1129일’을 출간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우리 역사를 후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게 하는 것이 나이 든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해 역사서를 냈다”고 출판 소감을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관심과 우려 속에 시행된 새 도서정가제가 20일로 도입 한 달을 맞는다. 할인율을 최대 15%로 제한하는 새 도서정가제 도입을 앞두고 할인 가격에 사려는 소비자가 몰리면서 인터넷서점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을 겪었고 ‘제2의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란 비판도 나왔다. 새 정가제 시행 한 달간 출판계에 생긴 변화를 이슈별로 분석했다.○ 도서 판매량, 온·오프라인 차이 커 우려와 달리 도서 판매가 급감하진 않았다. 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의 경우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25일간 판매된 도서 권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하락했다. 온라인 서점 판매량은 하락 폭이 조금 더 컸다. 온라인 교보문고는 7.2%, 예스24는 17.8% 감소했다. 분야별로 보면 ‘가정과 생활’ 분야가 36.7%, ‘국내문학’과 ‘해외문학’이 각각 33.5%, 29.5%로 감소 폭이 컸다 중소서점의 경우 새 정가제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성미희 총괄실장은 “동네서점은 매출이 늘지도, 줄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예스24 윤미화 컨텐츠미디어팀 대리는 “성수기인 12, 1, 3월이 지나봐야 변화 추이가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책값 거품은? 도서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교보문고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출간된 신간 2302종의 평균 가격을 분석한 결과 1만540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신간 가격(1만7333원)보다 11.1% 싸졌다. 특히 아동서는 2만4569원에서 1만3129원으로 1만1000원이, 유아서는 1만3775원에서 9888원으로 39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이들 분야 책의 가격 거품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다만, 이 기간에 출간된 도서권수(2302종)는 지난해(2891종)보다 20.3% 감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일환 출판인쇄산업과장은 “신간 가격이 내렸지만 시행된 기간이 짧고 책 종수도 적어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6개월가량 지나야 가격, 판매량의 실질적 변화가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내년 1학기 참고서 가격 4.5% 인상될 듯 새 정가제로 ‘초등학교 참고서’에 대한 할인 제한(15%)이 생기면서 참고서 값을 걱정하는 학부모가 많았다. 할인 혜택이 줄어 사실상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의견과 거품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문체부가 새 정가제 전후 국내 대형 참고서 출판사 4곳의 참고서 가격을 조사한 결과 곧 시판될 2015년 1학기 참고서 가격은 지난 학기보다 평균 4.5% 인상됐다. 2014년 1학기 인상률(3.3%), 2학기 인상률(0.5%)보다 1∼4%포인트가량 오른 것. 참고서 출판사들은 “새 정가제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저작권료 인상, 구매자 감소로 인한 단가 상승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 재정가 도서는 턱없이 부족 새 정가제에는 18개월이 지난 책의 가격을 다시 정할 수 있는 ‘재정가제도’가 포함됐다. 가격을 낮추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재정가 상황은 기대에 못 미친다. 지난달 21일 이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도서 재정가 공표시스템에 공지된 재정가 신청 도서는 1300여 종이다. 이들 책의 약 80%는 어린이 책이거나 철 지난 실용서, 어학서다. 한 출판사 대표는 “양질의 스테디셀러는 재정가를 안 해도 잘 팔리는 데다 재정가를 하려면 책을 반품 받아 일일이 표지를 갈아야 한다”며 “재정가가 스스로 가치를 낮추는 일이라는 인식도 있다”고 귀띔했다. ○ 각종 ‘편법 할인’에 우려의 목소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제유아교육박람회에서 출판사 2곳이 15%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팔다가 정가제 위반으로 적발됐다. 또 연말을 맞아 온라인 서점에는 장난감과 책을 묶은 세트 상품을 통해 책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세트 상품은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아닌 일반상품으로 등록돼 정가제 적용이 안 된다. 책 크기와 종이 질을 조금만 변형시킨 후 홈쇼핑을 통해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새 정가제의 사각지대만 연구하는 출판사가 많다’란 소문이 돌 정도.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새 정가제에서 세밀히 정리하지 못한 부분은 시행령으로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판유통심의위원회는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회의를 열고 새 정가제 한 달간의 문제점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청와대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인사 개입 의혹을 제기한 발언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뒤 잠적했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사진)이 15일 서울 광화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후 7시경 광화문 인근의 한 중식당을 찾았다. 유 전 장관은 이 중식당 별실에서 저녁 식사 모임을 가졌다. 모임에는 문화계 인사 3명과 전직 고위 관료 1명 등 5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는 “한 달쯤 전에 잡아놓은 개인적인 송년 모임이었다. 유 전 장관은 이번에 나오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정대로 참석하셨다”고 전했다. 검은색 상의를 입은 그는 다소 초췌한 얼굴이었고 신경이 날카로워 보였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접근하자 유 전 장관은 “그만하자.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더이상 나를 찾아오지 말아 달라”며 인터뷰를 거부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서울 광진구에 있는 그의 자택을 찾아간 기자에게 “일체 이야기 안 할 것이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추가 의혹을 제기하거나 해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석자들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이날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최근 파문을 일으킨 한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는 “문자메시지로 물어봐서 몇 마디 했는데 인터뷰처럼 썼다”며 화가 많이 난 모습이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유 전 장관이 술이 센데 평소와 달리 술은 거의 마시지 않았고 힘들어 보였다”고 말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이 유 전 장관과 갈등을 빚은 김종 차관을 비판하는 투의 말을 꺼냈을 때도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는 의혹 관련 사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내일 가족들과 스키장에 놀러간다”고 말했다는 것. 유 전 장관은 식사를 마친 뒤 오후 8시 반경 일행보다 먼저 식당을 빠져나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