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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SK의 경기가 열린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전을 앞두고 양 감독 모두 표정이 밝지 않았다. 홈팀 삼성의 안준호 감독은 수비 걱정부터 했다. 경기 전까지 삼성의 평균 득점은 83.3점으로 리그 1위. 문제는 실점도 평균 81.6점으로 가장 많다는 데 있었다. 안 감독은 “수비가 안정되지 않으면 연승을 이어갈 수 없다.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고비마다 삼성이 무너지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100점 이상 득점하면 1.5승으로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SK 신선우 감독의 고민은 더 컸다. 시즌 전만 해도 우승 후보로 꼽힌 호화군단 SK는 7연패의 부진에 허덕였다. 성적도 7위까지 떨어졌다. 신 감독의 진단은 조직력에 있었다. 그는 “시즌 전부터 강도 높은 훈련으로 손발을 맞췄는데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모래알’ 조직력으로 돌아갔다. 최근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은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이날 삼성은 약점을 극복했고, SK는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삼성은 SK의 득점을 65점에 묶었다. 앞선에서부터 끈끈한 수비로 상대를 압박했다. 특히 포워드 이승준(11득점)은 리바운드 등 궂은일을 도맡으며 수비를 이끌었다. 반면 SK는 1 대 1 공격에 의존했다. 김효범(13득점), 테렌스 레더(12득점) 등의 공격이 막힐 땐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승부도 여기서 갈렸다. 삼성이 경기 내내 리드를 지키면서 84-65로 승리했다. 올 시즌 SK에 3연패 끝에 첫 승을 기록한 삼성은 최근 3연승 휘파람도 불었다. 반면 지난 8시즌 동안 단 한 차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쥔 SK는 8연패에 빠지며 또 한 번 플레이오프 진출을 걱정하게 됐다. 창원 경기에선 홈팀 LG가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진 동부를 72-66으로 제압하고 역시 3연승을 달렸다.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한 3위 동부(21승 13패)는 4위 삼성(20승 14패)에 한 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국 축구가 51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컵을 차지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중동 징크스’. 23일 이란과의 8강전을 앞둔 대표팀은 개최국 카타르가 일본을 꺾는다면 준결승 역시 중동 팀 카타르와 붙는다. 결승에서도 중동 팀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중동 축구에 대한 시원한 해법은 없을까. ‘중동 킬러’로 이름을 날린 3명의 전·현역 선수들이 대표팀 킬러들에게 조언을 건넸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영준 인턴기자 서강대 경제학과 4년 ■ 초반 10분-막판 10분 거칠게 몰아붙여야1980년 아시안컵 본선 아랍에미리트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본선 중동 팀과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한국 선수는 그가 유일. 큰 키에 넓은 시야, 폭발적인 중거리 슛으로 선수 시절 중동 팀 감독들로부터 경계대상 1순위로 꼽힘. ○ 조언: 중동 수비수들은 개인기가 좋고 대인 마크 능력이 수준급이다. 반면에 짧고 빠른 패스 공격엔 약하다. 2 대 1 패스나 침투 패스로 수비 뒤 공간을 노려야 한다. 중동 팀들은 대체로 경기 초반과 막판 집중력이 떨어진다. 초반 10분과 막판 10분 바싹 몰아붙인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키 플레이어는 역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란도 이 점을 잘 알아 박지성 수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 점을 이용해 박지성이 수비를 끌고 다닐 때 다른 선수들이 빈 공간에 침투한다면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다. ■ 한템포 빠르게 패스 반박자 빠른 슈팅을 A매치 103경기 50골, 1994년 아시아경기 득점왕 등 시대를 풍미한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동 강호들에 유독 강한 모습 보이며 중동 킬러로 자리매김. 카타르 아시안컵(1988년) 이란전 골,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1989년) 사우디아라비아전 골 등이 그가 꼽은 명장면.○ 조언: 중동 수비수들의 최대 장점은 탄력이 좋은 유연한 몸과 공격수 못지않은 개인기. 태클 범위도 넓다. 한 템포 빠른 패스와 반 박자 빠른 슈팅이 필요하다. 특히 세트 플레이 찬스를 잘 이용해야 한다. 프리킥이나 코너킥은 무릎 정도 높이로 낮고 빠르게 올리는 게 좋다. 중동 선수들은 기분에 따라 경기력이 크게 달라진다. 개인기로 상대를 제압하기 힘들다면 처음부터 거칠게 밀어붙여 상대 수비수를 찍어 눌러야 한다.■ 측면돌파 다소쉬워 과감한 플레이 필요 아시안컵 본선 통산 10골로 역대 최다 골 2위.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중동 기자들이 “박지성은 몰라도 이동국은 안다”고 할 만큼 중동에선 유명 인사. A매치 통산 25골 가운데 9골을 중동 팀 상대로 기록.○ 조언: 8강 상대 이란은 다른 중동 팀들에 비해 체격과 힘이 좋다.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 하지만 측면 돌파엔 비교적 취약하다. 이청용(볼턴), 박지성 등 측면 공격수들의 과감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키 플레이어는 스피드가 좋고 크로스가 정확한 이청용. 순간 돌파와 슈팅 타이밍이 빠른 손흥민(함부르크)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 대표팀 멤버는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D조 전적이란(3승) 3-0 아랍에미리트(1무 2패)이라크(2승 1패) 1-0 북한(1무 2패)}

모비스-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린 19일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 직전 두 감독 입에서 같은 이름이 나왔다. 홈 팀인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이 앞 선에서 워낙 수비를 잘 해줘 팀 분위기가 산다. 전자랜드전에서도 앞 선 수비들이 얼마나 상대를 터프하게 압박해 신장에서 밀리는 골밑 수비 부담을 덜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공격력을 언급했다. 그는 “동근이는 모비스 공격의 시발점이자 분위기 메이커다. 동근이 발을 묶기 위해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근 양동근 분위기가 그만큼 좋다. 경기 전까지 양동근의 시즌 평균 득점은 16.1점으로 팀 내 1위. 어시스트는 더 좋다. 5.7개로 리그 전체 1위. 강력한 수비도 변함없다. 터프하기로 유명한 그의 수비 앞에 최고 가드 중 한 명인 전태풍(KCC)도 3경기 평균 6득점에 그쳤다. 양동근은 이날 또 폭발했다. 32분 30초를 뛰며 25득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 전자랜드는 경험 많은 신기성, 신장이 월등한 이현호, 높이와 경험을 두루 갖춘 문태종이 돌아가며 그를 막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유 감독의 전략대로 앞 선 수비도 강력했다. 공간을 주지 않는 적극적인 수비에 전자랜드 외곽 슛 성공률이 뚝 떨어졌다. 3점 슛 8개를 던진 전자랜드는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결국 66-57로 모비스의 승리. 2위 전자랜드를 꺾은 8위 모비스는 올 시즌 첫 4연승. 양동근이 빠진 아시아경기 기간 1승 8패로 부진했지만 양동근 합류 이후 10승 13패로 눈에 띄게 성적이 좋아졌다. 꼴찌였던 순위도 어느 새 6위 LG와 승차를 4.5경기까지 좁히며 6강 플레이오프까지 노려보게 됐다. 대구 경기에선 방문 팀 인삼공사가 용병 데이비드 사이먼(29득점, 9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75-57로 제압했다. 10승 24패가 된 인삼공사는 꼴찌 자리를 오리온스(9승 24패)에 물려줬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가장 고민 많은 두 팀이 만났다. 동부와 인삼공사. 16일 맞대결 직전까지 모두 2연패 중이었다. 한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던 동부는 15일 하위권 모비스에도 패하는 등 최근 부진하며 3위로 떨어졌다. 인삼공사의 고민은 더 컸다. 최근 10경기에서 단 1승. 6강까지 노리던 성적도 꼴찌까지 곤두박질쳤다. 고민은 같았지만 원인은 달랐다. 동부의 걱정은 ‘기둥’ 김주성의 체력 저하. 광저우 아시아경기까지 소화한 김주성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 인삼공사는 주전들의 경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6일 안양에서 열린 인삼공사의 홈경기. 최근 분위기를 말해주듯 양 팀 모두 내용은 나빴다. 외곽 슛 성공률이 아쉬웠다. 동부는 3점 슛 14개 가운데 3개, 인사공사는 15개 중 2개만 적중시켰다. 동부는 약점으로 지적된 지나친 주전 의존도가 여전했다. 2쿼터까지 벤치 멤버 득점이 1점도 없었다. 인삼공사는 무려 15개의 실책에 허덕였다. 4쿼터 중반까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며 팽팽하던 경기는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동부는 4쿼터 6분 30초를 남기고 김주성이 5반칙 퇴장을 당했지만 안 터지던 외곽 슛이 폭발하며 점수를 쌓았다. 결국 66-60으로 동부의 승리. 최근 매서운 상승세를 보인 두 팀이 맞붙은 부산 경기에선 홈 팀 KT가 연장 접전 끝에 KCC에 96-9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KT 제스퍼 존슨(46득점)은 4쿼터를 15초 남겨 두고 동점 3점 슛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6연승을 달린 KT는 24승 8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최근 12승 1패를 기록했던 KCC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잠실경기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홈팀 삼성이 오리온스를 102-98로 제압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14일 카타르 도하의 알가라파 경기장. 경기가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경기장은 세계 각국의 취재진으로 북적거렸다. 7회 연속 출전 대회인 지난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진출한 한국 축구의 명성은 카타르에서도 자자했다. 또 ‘아시아의 유럽’으로 표현되는 호주는 아시아축구연맹 랭킹 1위인 데다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스타 선수들이 많아 양 팀의 경기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 것. ‘미리 보는 결승전’으로까지 표현하며 관심을 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고의 빅게임답게 한국 호주와 같은 C조에 속한 바레인 인도 취재진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이라크 등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나라 취재진이 모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막이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호주와 접전 끝에 한 골씩 주고받으며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과 호주 모두 1승 1무를 기록했지만 인도전에서 4-0으로 이긴 호주가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조광래 한국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부터 호주에 대해 자신만만했다. 이미 분석은 다 끝났다고 했는데 그건 빈말이 아니었다. 전반 내내 호주가 자랑하는 날카로운 측면 공격은 한국 수비에 막혔고 좋은 신체조건을 앞세운 몸싸움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투지가 오히려 앞섰다. 한국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한 수비수 곽태휘(교토상가) 대신 황재원(수원)이 나섰을 뿐 나머지 선발 선수들은 바레인전과 같았다. 전반은 한국이 지배했다. 좌우 풀백의 이영표(알힐랄) 차두리(셀틱)가 상대 측면 미드필더들을 압박 수비하면서 호주의 크로스를 철저히 봉쇄했고 특히 이영표는 중간에 볼을 가로채면 오버래핑으로 상대 진영 깊숙이 진출하며 공격의 시작점 역할도 했다.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왼쪽 측면에 섰지만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을 총지휘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 56%에서 보듯 경기를 주도했고 전반 24분 먼저 골 맛을 봤다. 주인공은 바레인전에서 두 골을 넣은 구자철(제주). 골키퍼 정성룡(성남)의 깊은 골킥이 한 번 크게 튄 것을 지동원(전남)이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잡아 뒤로 밀어줬고 달려온 구자철이 오른발 슛으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 이후 한국의 공세는 더욱 매서워졌지만 후반에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17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높이 뜬 볼을 호주의 장신(189cm) 미드필더 마일 제디낙이 솟구쳐 정성룡이 미처 공을 쳐내기 전에 머리로 받아 넣었다. 양 팀은 추가 골을 넣기 위해 공방을 거듭했지만 어느 쪽 골 문도 더는 열리지 않았다. 앞서 열린 B조 경기에서 일본은 선제골에 이어 시리아와 페널티킥을 한 차례씩 주고받는 공방 끝에 2-1로 이겨 대회 첫 승을 맛봤다.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은 요르단과 나란히 1승 1무(승점 4)가 됐지만 다득점에서 앞서 조 1위로 나섰다. 도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이라크는 시간 끌기의 달인이다. 그래도 우리는 차분하게 대응했다.”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한창인 카타르의 알라얀 스타디움. 11일 이라크와의 라이벌전에서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란의 아프신 고트비 감독은 흥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상대팀의 시간 끌기에 희생양이 될 뻔했다는 뉘앙스였다. 시간을 되돌려 지난해 9월 한국-이란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고트비 감독의 이란은 전반 선제골을 넣은 뒤 본격적으로 드러누웠다. 평가전이었음에도 인정사정없이 드러누운 덕분에 이란은 승리를 챙겼다. 조광래 한국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말로만 듣던 중동의 침대축구. 과연 대단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동축구 하면 떠오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침대축구(선제골을 넣은 뒤 약간의 신체 접촉만으로도 그라운드에 벌러덩 누워 시간을 지연시키는 행위)다. 세계 축구 흐름이 빠르고 정직한 축구로 나아가고 있지만 중동에선 여전히 남의 얘기다. 중동에서만 유독 침대축구가 성행하는 이유는 뭘까.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사람들의 기질에서 원인을 찾았다. “중동 사람들은 남 눈치를 별로 안 본다. 자기표현도 강하다. 그래서 상대 선수나 관중이 아무리 비난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같은 대학 오명근 아랍어과 교수는 “오래전부터 중동은 상업이 중심이 됐던 지역”이라며 “장사의 핵심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윤을 창출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 축구에서도 과정보다 승패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중동의 폐쇄적인 축구문화와 연관지었다. 자국 리그의 양적인 성장만 노려 오일머니를 동원해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막다 보니 결국 세계화 흐름에 역행하게 됐다는 얘기다. 한 위원은 “폐쇄적인 문화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등 최근 중동축구의 침체 이유와도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후진적인 축구행정과 떨어지는 심판 수준을 침대축구의 이유로 들었다. 신 교수는 “주먹구구식 축구행정으로 유명한 중동지역 축구협회들이 침대축구에 뚜렷한 제재 방법을 마련하지 못했다. 거기에 심판들까지 권위가 떨어지고 무능하니 개선 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들의 오버 액션에 비교적 관대한 중동지역 팬들과 언론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중동의 침대축구 10계명 ①막판 30분을 노려라(침대축구가 시작되는 시점은 보통 후반 10분 지날 무렵) ②다리를 잡고 쓰러져라(가장 꾀병 부리기 쉬운 부위가 다리. 시간 오래 끌기에도 적합) ③주심이 멀리 있을 때를 노려라 ④표정은 리얼하게, 동작은 과장되게 해라 ⑤지원사격을 받아라(한 명이 쓰러지면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항의해 침대축구에 정당성을 부여) ⑥벗어나면 살아나라(일단 경기장 밖으로 실려 나가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신속하게 그라운드로 복귀) ⑦계속 자극하라(드러눕지 않았을 때도 상대 선수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침대축구 효과를 극대화) ⑧대범해라(침대축구의 핵심은 뻔뻔함. 관중 야유, 상대 선수 비난 등은 한 귀로 흘릴 만큼 대범함이 필수) ⑨타이밍을 잡아라(상대 공격이 거셀 때, 볼 점유율이 밀릴 때 적극적으로 시도) ⑩번갈아가며 해라(한 선수만 하면 찍히게 마련. 여러 선수가 번갈아 가며 할 때 상대 초조하게 만드는 효과 극대화)※도움말: 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해설위원, 박문성 SBS해설위원, 송준섭 축구 대표팀 주치의}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에서 신인왕 후보 0순위로 주목받는 ‘괴물 신인’이 우승 후보 0순위를 막아섰다. 주인공은 LA 클리퍼스의 새내기 블레이크 그리핀(22). 그리핀은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만점 활약을 펼치며 ‘킹’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는 마이애미 히트의 10연승을 막았다. 클리퍼스는 서부 콘퍼런스 13위(13승 24패)에 처져 있지만 그리핀의 활약만큼은 독보적이다. 시즌 평균 21.8득점에 12.6리바운드. ‘덩크 스페셜리스트’란 별명답게 호쾌한 덩크와 화려한 플레이도 탄성을 자아낸다. 덕분에 1970년 창단 이래 5할 이상 승률을 올린 게 6시즌에 불과한 만년 하위 클리퍼스에도 팬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날도 위력은 여전했다. 43분을 뛰며 24득점, 14리바운드, 6어시스트. 특히 상대가 추격의 고삐를 당길 때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리며 팀이 111-105로 승리하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클리퍼스는 에릭 고든이 26득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배런 데이비스가 20득점, 9어시스트로 거들었다. 마이애미는 ‘빅3’ 제임스(27득점)-드웨인 웨이드(31득점)-크리스 보시(26득점 13리바운드)가 이름값을 했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9연승 행진을 마감한 마이애미(30승 10패)는 이날 새크라멘토 킹스를 119-95로 대파한 보스턴 셀틱스(29승 9패)에 승률에서 밀리며 동부 콘퍼런스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LA 레이커스는 ‘에이스’ 코비 브라이언트(39득점)의 변함없는 활약을 앞세워 방문경기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115-110으로 제압했다. 6연승을 달린 레이커스는 29승 11패로 서부 콘퍼런스 2위를 지켰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유명 변호사였어요. 남편은 판사였고. 하지만 자식 앞에선 법도 없었죠. 아들 불법 과외는 물론이고 자기소개서 대필까지 제가 해줬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강사 원모 씨“딸의 인터넷 수강신청을 대신 해주기로 했다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묻더군요. 기말고사 앞두고 ‘애가 아파서 공부를 못했다’며 제 계좌번호를 묻는 엄마도 있었어요. 이젠 엄마 전화면 조교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유모 교수“어떨 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가 와요. 자식이 왜 입사시험에 떨어졌는지, 승진에선 왜 물을 먹었는지…. 회사로 찾아오는 분도 있고, ‘얼마면 되겠느냐’며 노골적으로 묻는 분도 봤습니다.” ―대기업 인사담당 박모 부장세 가지 사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엄마’다. 엄마의 그늘은 이제 자녀의 연령을 초월한다. 대학 보내기에 ‘올인(다걸기)’한 뒤에도 엄마는 자녀를 품는다. 대학생 자녀의 동아리 활동 관리, 취업정보 제공 등은 물론이고 자식이 결혼한 뒤엔 손자 학교 상담까지 해결해 주는 세상이다. ‘슈퍼맘’들은 묻는다. “내가 능력 있고, 여유 있어 자식을 챙긴다는데 뭐가 문제냐”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나친 내 자식 감싸기가 촌지 제공, 불법 과외 등 반칙으로 이어진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공평하지 못한 경쟁을 일삼는 ‘반칙맘’들은 반칙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어 못하는 ‘원칙맘’들과의 공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반칙맘은 어떤 방식으로 왜 반칙을 하는 걸까. 동아일보는 2명의 반칙맘을 만나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이런 현실 “아이가 못하는 건 내 탓” 반칙맘 2人이야기를 들어보면○ 축구맘 태원이 엄마… 작년에 들인 돈만 2000만원 감독님 용돈은 주전보장 보험제 아들 태원(가명·초등학교 4학년)이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유명한 축구 선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덕분에 제 하루 일과도 축구 관련 기사 검색으로 시작하죠. 기사를 검색해서 스크랩한 뒤 태원이에게 건네줍니다. 오전 10시부터 다섯 시간 정도 학교에서 태원이를 응원해요.태원이는 저녁에 쉬지만 전 더 바빠집니다. 학교 담임선생님이나 감독님도 자주 뵙고, 운동장에 가서 프로축구 등 경기도 꼼꼼히 챙겨 봐요. 학교 축구부 후원회에 참석해서 엄마들과 진학 관련 정보도 교환합니다.지난해 축구 때문에 태원이한테 든 돈만 2000만 원이 넘어요. 전지훈련비, 축구용품비 등 눈에 보이는 지출도 꽤 크지만 음성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1년에 4, 5차례 감독님께 용돈이나 상품권을 드려요. 보통 한 번에 50만 원 정도 씁니다. 대회 앞두곤 그 액수가 커져요. 집안 형편이 여유 있는 몇몇 부모만 할 수 있는 특권이자 주전을 보장받는 ‘안전판’이죠.태원이와 경쟁 포지션에서 뛰는 아이의 부모는 철저히 따돌려요. 감독님께 은근슬쩍 안 좋은 얘기를 흘리고, 진학 정보를 공유하지도 않죠.이런 게 반칙이란 건 알지만 남들 다 한다는 생각에 안 하면 불안해요. 태원이가 주전으로 못 뛰면 저 때문이란 생각에 자책감도 들고요. 요즘엔 ‘집을 왜 샀지’란 생각이 들 만큼 아이만 쫓아다니고 있습니다.○ 예고맘 예진이 엄마… 매달 교수님 찾아 ‘성지순례’ 대학 간판은 엄마하기 나름제 딸 예진(가명)이는 예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음악 시키려면 매년 집 한 채 내놓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실제로 지난해 예진이한테 쓴 돈만 수천만 원이 넘습니다. 각종 연주회비, 레슨비, 의상비, 교통비 등에 2000만 원이 넘는 그랜드피아노까지 샀어요.예고 엄마들은 필요에 따라 서로 뭉쳤다가 등을 돌려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죠. 엄마들은 ‘대학은 엄마가 보낸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학교 선생님, 음대 교수님 등을 얼마나 자주 찾아뵙느냐에 따라 대학 간판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죠. 저도 매달 한 번 이상 ‘성지순례’(선생님들을 찾아뵙는 일)를 합니다. 위스키, 핸드백 등 선물은 물론이고 상품권, 현금 등을 드립니다.음악 콩쿠르 등을 앞두곤 항상 “○○ 엄마는 얼마를 썼네”라는 말이 돌아요. 저도 쓸 만큼 쓰지만 딸이 좋은 성적을 못 받으면 ‘내가 부족해서 그렇게 됐나’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쳐요. 그러다 보니 더 쓰게 되고, 더 집착하게 되는 거죠.전 사실 맞벌이로 일해서 다른 엄마들보단 딸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해요. 그러다 보니 돈을 더 쓰죠. 일종의 보상심리라고 할까요. 사실 반칙을 해도 죄책감은 없어요.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딸을 ‘공주님’으로 만들고 싶은 건 모든 엄마의 바람 아닐까요. ▼ “애정이 아닌 집착이었다” 원칙맘 변신 철중이 엄마의 반성문 ▼■ 이런 대안 철중(가명·12)이 엄마 김미숙(가명) 씨. 그녀는 반칙맘이었다. 그랬던 그녀가 2년 전 원칙맘(반칙을 하지 않는 엄마)을 선언했다. 무엇이 그녀를 변하게 만들었을까. 지금 후회하진 않을까. 다음은 그녀가 전하는 ‘원칙맘 변신 스토리’.철중이는 어릴 때부터 좋다면 남 눈치 안 보고 다 시켰어요. 그거 다 시키려면 당연히 반칙도 해야죠. ‘약육강식’ 강남 사교육 시장에서 애가 살아남으려면 반칙을 해서라도 앞길을 터 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초 전국 초중고교 재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6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8.6%가 ‘촌지 제공 경험이 있다’, 53.2%가 ‘촌지는 뇌물이 아니다’고 응답생각이 바뀐 건 2년 전 ‘그 일’이 있고부터였죠. 애가 갑자기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만 가면 울었어요. 말도 없어지고, 학교 숙제도 안 하고. 한동안 그런 행동을 해서 남몰래 애를 데리고 병원 정신과로 갔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8년 7∼19세 아동·청소년 정신질환 진료현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학생의 진료 수치가 100명당 3.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의사 선생님은 “아이는 멀쩡하다. 집중력도 좋다. 다만 과도한 스트레스가 아이를 위축시켰다”고 했어요. 엄마가 지나치게 자기 아이만 챙기다 보니 사회성이 떨어지고, 성격도 자기중심적이라는 얘기까지 하더군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난해 ‘학생 정서·행동 발달 인성검사’ 결과 학생 24만2055명 가운데 12.8%인 3만908명이 정밀검진이 필요하다고 나왔다남편과 상의 끝에 일단 서울 강남구 개포동 집을 정리하고 경기도에 있는 한적한 동네로 이사를 갔어요. 저도 제 취미를 갖기 시작했죠. 사회봉사활동도 이때부터 다녔습니다. ―신의진 연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엄마가 아이의 학교, 학원, 그리고 다른 학부모들이란 ‘트라이앵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반칙맘 유혹을 떨칠 수 있다”고 강조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반년쯤 지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철중이가 달라졌거든요. 말도 많고, 항상 웃고, 본인이 나서 반장까지 할 만큼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했어요. 지금 담임선생님 도움도 컸습니다. 넌지시 촌지 얘기를 꺼냈더니 “그런 것 받아본 적 없다”며 오히려 속 깊은 얘기를 해주셨거든요. ―서울시교육청 이범 정책보좌관은 “학부모 교사 정부 사이 신뢰의 끈이 회복되고, 반칙을 강요한 교사에는 강력한 처벌이 따를 때 반칙맘을 원칙맘으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애정과 집착이 다르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반칙을 하면 시험 성적 10점은 올릴 수 있어요. 하지만 아이도 똑같이 반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된다면? 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못하는 ‘애 어른’이 된다면? 그때도 엄마가 아이를 책임질 수 있을까요.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동영상=검사가 높을까? 판사가 높을까?}

“공은 손보다 빠르다.” 미국프로농구의 전설적인 포인트가드 존 스탁턴(은퇴)이 남긴 말이다. 컴퓨터 패스로 유명했던 스탁턴은 “화려한 개인기는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조직력이 좋은 팀이 우승 반지를 낀다”고 했다. 통신사 라이벌인 SK와 KT의 경기가 열린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경기 전까지 공동 1위를 달리던 방문 팀 KT와 6위 SK의 승부였지만 KT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긴 어려웠다. SK는 주포 방성윤과 포워드 김민수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KT는 주전들의 체력 부담이 심했다. 전창진 KT 감독도 “1 대 1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이 별로 없다. 힘든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까지만 해도 경기는 예상대로 팽팽하게 흘렀다. 37-34로 KT의 근소한 우세. 그러나 3쿼터 시작과 함께 점수 차가 벌어졌다. 스탁턴의 말이 새삼 실감났다. KT는 특유의 기계 같은 조직력이 살아나며 점수를 쌓았고, SK는 개인기에 치중한 공격에 의존하다 실책을 연발했다. SK는 18점까지 벌어졌던 점수를 4쿼터 7분 30초를 남기고 7점까지 좁히며 마지막 불씨를 살리는 듯했다. 하지만 KT는 차분하게 외곽 패스로 수비를 허문 뒤 조성민이 3점포를 꽂으며 다시 10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SK는 이어진 공격에서 테렌스 레더가 무리한 돌파로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결국 KT의 86-65 승리. 조성민(21득점)과 박상오(15득점, 7리바운드)가 맹위를 떨친 KT는 신선우 감독이 모친상을 당해 이지승 1군 코치와 문경은 2군 코치가 벤치를 지킨 SK를 무너뜨리고 21승 8패로 단독 선두가 됐다. 2위 전자랜드와는 0.5경기 차. 창원에서는 인삼공사가 접전 끝에 홈팀 LG를 83-80으로 꺾고 7연패에서 벗어났다. LG는 문태영이 한국 무대 데뷔 이후 최다인 43점을 퍼부었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원주에선 용병 로드 벤슨이 36점을 집중시킨 홈팀 동부가 오리온스를 81-64로 꺾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새해부터 한국 스포츠가 약물로 얼룩졌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는 6일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 출전 선수를 대상으로 한 도핑검사 결과 8명(보디빌딩 6명, 근대5종 1명, 사격 1명)의 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특히 금메달리스트 3명을 포함해 6명의 소변 시료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된 보디빌딩계는 충격에 빠졌다. 보디빌딩은 지난해 9월에도 보디빌딩 미스터&미즈 코리아 선발대회 선수 가운데 7명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모두 보디빌딩협회로부터 영구제명 당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협회는 규정에 따라 이번에 적발된 6명도 모두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사격 선수는 치료 목적이 인정돼 3개월 자격정지, 근대5종 선수는 병원 처방에 따른 치료라는 점이 감안돼 견책에 머물렀다. 프로농구에서도 처음으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이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10개 구단 선수 2명을 대상으로 도핑검사를 실시한 결과 SK 선수 가운데 한 명에게서 금지약물인 이뇨제 성분이 검출됐다. 구단은 재심을 청구했고 해당 선수는 “비시즌 기간에 다이어트 관련 제품을 먹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KBL 도핑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금지약물 복용으로 판단을 내리면 해당 선수는 아홉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장애인 체육도 약물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지난해 11월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진행한 도핑검사에서 두 명의 선수가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자격정지 등 징계를 받았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5일 프로농구 전자랜드-KT의 경기가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1위(전자랜드), 2위 팀 경기답게 시작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선 방문 팀 KT가 2전 2패로 열세. 전창진 KT 감독은 “전자랜드가 동부와 더불어 가장 어렵다. 우리 팀 장점이 스피드와 조직력인데 일단 신장에서 너무 밀리면 장점을 살릴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그래도 오늘은 ‘믿는 구석’ 2가지가 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가 믿는 것은 첫 번째로 포워드 박상오. 올 시즌 그의 활약은 눈부시다. 지난 세 시즌 평균 8.1점에 머문 득점이 올 시즌엔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전 감독은 “원래 돌파가 좋은 선수였는데 최근 외곽 슛까지 살아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번째는 부상에서 돌아온 포워드 송영진. 전 감독은 “영진이가 없을 땐 상대 서장훈을 막을 선수가 없었다. 그래서 수비가 그쪽으로 몰리다 보면 상대 슈터 문태종에게 아주 쉽게 점수를 허용했다”고 했다. 전 감독의 믿는 구석은 통했다. 박상오의 득점포는 초반부터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불을 뿜었다. 1쿼터에만 11득점. 반면 서장훈은 송영진의 그물 수비에 막혔다. 전반 4득점으로 부진하며 전반 서장훈-후반 문태종으로 이어져 온 전자랜드의 득점 공식이 깨졌다. 후반에도 KT가 계속해서 리드를 지켰다. 3쿼터 중반엔 점수차가 20점까지 벌어졌다. 결국 74-65로 KT의 승리. KT에선 박상오(20득점)와 조성민(14득점)이 공격을 이끌었고, 전자랜드에선 문태종(19득점)이 분전했다. 원주 경기에선 홈 팀 동부가 SK를 83-63으로 대파했다. 14득점,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동부의 김주성은 개인 통산 세 번째 트리플더블을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공동 2위였던 KT와 동부가 이날 승리를 챙기면서 전자랜드, KT, 동부 등 세 팀이 19승 8패로 동률을 이루며 공동선두가 됐다.인천=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

“축구는 선수들이 하지만 지휘자는 감독이다. 지휘자가 없으면 팀도 없다.” 세계적인 명장 조제 모리뉴 감독(레알 마드리드)의 말이다. 축구에선 감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감독의 생각에 따라 팀 컬러가 바뀐다. 아시안컵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전문가들이 꼽는 강력한 우승 후보 4개국은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4인 4색 감독을 비교해봤다.○ 다른 상황, 같은 꿈 아시안컵을 앞두고 4개국 감독들은 저마다 다른 숙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숙제를 푸는 방법은 같다. 우승컵을 안는 게 정답이다. 조광래 한국대표팀 감독의 숙제는 아시안컵에 서린 한을 푸는 일이다. 한국은 1960년 대회 이후 51년 만에 우승컵에 도전한다. 조 감독이 “과정은 필요 없다. 아무리 잘해도 우승컵이 없다면 실패”라고 말하는 이유다. AC 밀란, 인터 밀란, 유벤투스 등 세계적인 클럽을 이끌며 명성을 쌓은 알베르토 차케로니 일본 감독도 우승이 절실하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차케로니 감독은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 승리 등으로 어느 정도 지도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의 의구심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롱런하기 위해선 좋은 성적표가 필수다. 아프신 고트비 이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이란의 한 언론은 “국민 영웅으로 기억되느냐, 그저 그런 감독으로 남느냐가 이번 대회에 달려 있다”고 표현했다. 고트비 감독 입장에선 이번 대회가 최근 극심한 부진을 털어내고 명예회복할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호주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홀거 오지크 감독 역시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감독 선임 당시 “명성보다는 경험과 인간적인 측면을 고려해 뽑았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최근 선수 장악 능력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 4인 4색 이들 감독은 색깔이 뚜렷하다. ‘컴퓨터’ 조 감독과 ‘백과사전’ 고트비 감독은 별명처럼 잘 짜인 전술을 바탕으로 세밀한 축구를 선호한다. 조 감독은 그가 생각하는 축구철학을 선수들에게 수시로 A4 용지에 직접 써 나눠준다. 짧은 패스와 많이 뛰는 축구, 중원을 장악하는 확률 높은 축구는 그가 강조하는 3대 포인트. 한국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활약했던 고트비 감독 역시 ‘생각하는 축구’로 명성이 높다. 그도 반 박자 빠른 패스와 체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징이 있다면 측면 공격에 비중을 크게 둔다는 것. 오지크 감독과 차케로니 감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압박’이다. 오지크 감독은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지 못하면 현대축구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차케로니 감독은 수비축구로도 이름이 높다. 한 일본 언론은 그의 이름과 ‘카데나치오(이탈리아식 빗장수비)’를 합성해 ‘차크나치오’란 별명을 붙여줬다. 선수와의 의사소통도 차케로니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그가 AC 밀란 감독 시절 선수로 뛰었던 레오나르두 감독(인터 밀란)은 이렇게 기억했다. “그는 항상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줬다. 모든 선수가 배려할 줄 알고 따뜻한 그를 좋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6강 감독들이 말하는 ‘가장 껄끄러운 팀’“아무리 강팀이라도 천적은 있다. 하지만 그 천적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승반지도 낄 수 없다.” 미국프로농구 통산 11차례 우승에 빛나는 명장 필 잭슨 감독(LA 레이커스)의 얘기다. 팀당 54경기씩 치르는 프로농구가 반환점을 눈앞에 뒀다. 올 시즌엔 상하위권 팀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공동 5위인 KCC와 SK가 7위 LG에 각각 2패와 1승 2패로 밀릴 뿐 6강팀은 모두 하위권 네 팀(LG 오리온스 한국인삼공사 모비스)에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하지만 6강 사이에선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서로 먹고 먹히는 복잡한 먹이사슬 관계 속에서 사령탑들은 그들의 천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선두 전자랜드(19승 7패)는 한 팀을 제외하고 상대 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 한 팀은 바로 삼성.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매치업상 삼성 용병 애론 헤인즈를 막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또 “우리 팀엔 서장훈 문태종 등 노련한 선수가 많지만 삼성에도 경험 많은 선수가 많아 그런 장점마저 상쇄된다”고 덧붙였다. 2위 KT(18승 8패)는 동부와 삼성에 각각 1승 2패, 전자랜드에는 2패로 열세. 전창진 KT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 스피드인데 동부는 스피드가 좋은 데다 신장까지 월등해 어렵다. 삼성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전자랜드와 관련해선 “높이가 좋은 서장훈과 허버트 힐을 협력 수비로 막다 보니 문태종에게 찬스를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전자랜드와 KCC에 1승 2패로 열세인 공동 2위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KCC를 천적으로 꼽았다. 최대 장점인 높이가 하승진(KCC)이란 ‘절대 높이’에 막혀서다. 또 골밑에 비해 다소 취약한 앞선 수비를 헤집는 KCC 전태풍의 존재도 위협요소로 꼽혔다. 4위 삼성(15승 11패)은 유독 SK에 약했다. 3전 전패. 안준호 삼성 감독은 “SK의 뛰는 농구에 말렸다. 또 에이스 이승준이 상대 용병 테렌스 레더 수비를 유독 어려워하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KCC(13승 13패)는 어떨까. 허재 KCC 감독은 “특별히 어려운 팀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3전 전패로 열세인 KT만큼은 껄끄러워했다. 감정 기복이 심한 KCC 선수들이 KT의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에 휘말리면 실책이 이어지며 경기가 힘들어진다는 것. KCC와 동률인 SK 신선우 감독은 높이가 좋은 전자랜드(3패)와 동부(2패)를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들었다. 신 감독은 “김민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생긴 높이의 공백이 너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증권시장이 올해 처음 문을 연 3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2,070.08)를 달성했다. 2007년 10월 31일의 기존 최고치(2,064.85)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코스피가 최고치에 오르면서 올해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은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새로운 기록은 많은 이를 열광시킨다. 신기록은 인류와 사회가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신기록의 짜릿함이 주식시장보다 뜨거운 곳은 스포츠다. 사람들은 한계를 극복하고 또 다른 한계를 세우는 선수들에게 환호한다.2011년은 월드컵,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없다. 대신 0.01초, 0.1점에 희비가 엇갈리는 기록 종목 대회들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3월에는 세계피겨선수권(일본 도쿄), 7월에는 세계수영선수권(중국 상하이), 8∼9월에는 세계육상선수권(한국 대구)이 열린다. 주요 대회들이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2011년 세계 스포츠팬의 눈은 동아시아로 모일 것으로 보인다.세계피겨선수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다. 세계 신기록 달성이 기대되는 선수 역시 김연아가 첫손에 꼽힌다. 김연아는 지난해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사상 최초로 220점대 점수(228.56점)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생 깨지지 않을 기록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법. 세계 기록이 다시 세워진다면 그 주인공은 다시 김연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녀는 국제 대회에서 200점, 210점대를 가장 먼저 깨뜨리며 피겨 역사를 써왔기 때문이다.수영은 지난해부터 첨단 수영복이 금지된 이후 세계 신기록 탄생이 뜸하다. 지난해 나온 세계 신기록은 12월 쇼트코스(25m)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라이언 록티(미국)가 세운 3분55초50이 유일하다. 올해는 7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아시아의 쌍별 한국 박태환(22·단국대)과 중국 쑨양(19)이 신기록 경신의 선봉에 선다. 쑨양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자유형 1500m에서 세계 기록에 불과 0.87초 뒤진 14분35초43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은 전담 코치인 마이클 볼(호주)로부터 현재와 같은 성장 속도라면 자유형 400m 세계 기록 달성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들었다.뜨거운 여름을 더욱 타오르게 할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은 인간 탄환들이 최고 기록에 도전한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9초69)과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9초58)에서 잇달아 남자 100m 세계 기록을 갈아 치우며 인간 한계의 역사를 다시 썼다. 볼트는 지난해 8월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올해 세계선수권을 대비한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올림픽 2회 연속 챔피언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지난 2년의 부진을 딛고 자신이 보유한 최고 기록(5.05m)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여기는 미국이다. 스포츠에 살고 스포츠에 죽는 나라. 난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 스포츠 에이전트다.” 영화 도입부. 그의 독백이다. 그의 전화기는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울린다. 때로는 달콤한 말로 고객을 유혹하지만 필요하다면 윽박지르며 협박에 가까운 설득도 잊지 않는다. 하루를 1년같이 사는 남자. 영화 ‘제리 맥과이어’(1996년)의 주인공 제리 맥과이어(톰 크루즈) 얘기다.○ ‘몸값 거품 제조기’와 영웅 사이 줄거리는 간단하다. 잘나가는 스포츠 에이전트였던 맥과이어는 어느 날 회사에 한 장의 제안서를 낸다. 돈 때문에 선수에 대한 인간적인 끈을 놓친 회사의 정책을 따끔하게 질책한 제안서. 이 때문에 괘씸죄에 걸린 그는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보받는다. 한때 모든 걸 가졌던 그의 곁엔 두 사람만 남는다. 마지막 남은 고객인 퇴물 미식축구 선수 로드 티드웰(쿠바 구딩 주니어)과 여직원 도로시 보이드(러네이 젤위거). 하지만 벼랑 끝에서도 소신을 지킨 그는 결국 일과 인생, 모두에서 성공을 거머쥔다. 제리 맥과이어를 보면 오버랩되는 인물이 있다. 스포츠 에이전트계의 ‘살아 있는 전설’ 스콧 보라스(56). 한 미국 언론은 영화가 나온 뒤 “맥과이어를 보면 보라스가 떠오른다. 세련된 외모와 유창한 말솜씨, 일에 대한 열정이 닮았다”고 했다. 지독한 일벌레란 것도 둘의 공통점. 맥과이어는 항상 고객 주변에 있다. 선수를 지켜보고 관리하고 홍보하느라 24시간이 부족하다. 보라스도 마찬가지. 에이전트 초년병 시절 며칠 동안 구단 단장을 기다려 설득해 대형 계약을 성사시킨 이야기는 유명하다. 보라스의 별명은 ‘악마의 에이전트’.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자’로도 불린다. 맥과이어 역시 구단으로부터 “선수 몸값에 거품을 끼게 만들었다”는 질책과 함께 싸늘한 시선을 받는다. 하지만 선수들에겐 누구보다 따뜻하다. 맥과이어의 따뜻함에 감동한 티드웰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뒤 “맥과이어는 나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운다.○ 일 그리고 가족 영화 속 맥과이어와 달리 선수와 인간적인 유대를 계속 유지하기엔 보라스는 고객이 너무 많다. 보라스 사단엔 추신수(클리블랜드)를 비롯해 유명 메이저리거만 170명이 넘는다. 맥과이어는 티드웰이 “Show me the money(나에게 돈을 벌게 해 달라)”라고 외치자 그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우스꽝스럽게 따라 외쳤지만 보라스는 선수들까지 쥐고 흔들 만큼 막강한 지위를 누린다.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돈으로 물들였다는 불명예도 짊어지고 있다. 그가 에이전트 초창기 강조했던 인간적인 유대는 퇴색됐다는 비난도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에도 이들을 연결해주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바로 가족. ‘최고의 친구지만 최고의 애인’은 될 수 없었던 맥과이어는 순수한 영혼을 지닌 보이드를 만난 뒤 사랑에 눈을 뜬다. 인간관계의 소중함도 그녀를 통해 다시 배운다. 3명의 자녀를 둔 보라스가 밝힌 인생의 목표는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가 되는 것. 가장 기억에 남는 계약을 묻는 질문에 보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아내와의 결혼이죠. 고도의 전략과 오랜 기간 협상 끝에 나온 최고의 계약이었습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23일 프랑스 리그 AS모나코와 소쇼의 경기가 열린 루이2세 스타디움. 1-1로 맞선 후반 종료 직전 모나코 박주영(25)의 오른발이 불을 뿜었다. 강등권 순위로 떨어질 뻔한 팀을 구한 극적인 결승골. 박주영은 여느 때처럼 무릎을 꿇고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제는 다음 상황. 무릎을 펴고 일어나려던 순간 ‘뚝’ 하는 소리가 났다. 워낙 귀중한 골이다 보니 주변 동료들이 기쁨에 겨워 그를 덮쳤고 그 과정에서 무릎에 과부하가 걸렸다. 박주영은 24일 입국해 축구대표팀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가 있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유나이티드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 ‘4주 이상 안정 필요’ 진단… 아시안컵 못뛴다 결과는 ‘우측무릎대퇴골 외측 박리성 골연골염’. 뼈를 덮은 연골 일부가 벗겨지면서 생긴 증상으로 최소 4주 이상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송 박사는 “박주영은 원래 오른쪽 무릎에 작은 부상을 달고 살았는데 최근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몸을 지나치게 혹사했다. 이렇다 보니 부상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또 “겨울이라 딱딱하게 언 그라운드도 부상에 한몫했다. 콘크리트 위에서 스파이크를 신고 뛰었다고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송 박사는 부상 이후 불거진 “기도 세리머니가 부상을 불렀다”는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는 종교적인 신념이 없더라도 흔히 하는 행위”라며 “최소한 루이스 나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로슬라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등이 하는 텀블링 세리머니보단 안전하다”고 했다. 또 “세리머니 자체엔 문제가 없다. 단지 일어나려는 타이밍에 동료들이 그에게 올라타 운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박주영은 부상으로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그 대신 수비수 홍정호(21·제주 유나이티드)를 명단에 넣었다. 붙박이 공격수가 빠짐에 따라 조 감독은 당장 새로운 공격 조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원톱’(최전방에 공격수를 한 명 두는 형태)을 선호하는 조 감독의 스타일상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지동원(19·전남 드래곤즈). K리그 득점왕 유병수(22·인천 유나이티드)도 대안이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자리는 이청용(22·볼턴)이 붙박이인 가운데 왼쪽 측면과 중앙은 유동적이다. ‘캡틴’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원래 포지션인 왼쪽에 설 경우 중앙은 김보경(21·오이타 트리니타)이나 지동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박지성이 중앙으로 이동할 경우 염기훈(27·수원 삼성)이나 손흥민(18·함부르크)이 왼쪽 측면 한자리를 꿰찰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대팀에 따라 지동원-유병수로 짜인 ‘투 톱’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죠. 다윗 입장에선 죽을 맛입니다.”(모비스 유재학 감독) “저야 편하죠. 팬 입장에서 지켜보면 되지 않겠어요?(웃음)”(KCC 허재 감독) 프로농구 모비스-KCC의 경기가 펼쳐진 23일 울산 동천체육관. 경기 직전 양 감독이 이렇게 말한 배경엔 KCC의 ‘돌아온 골리앗’ 하승진(25)이 있었다. 방문팀인 KCC는 이날 최하위 모비스를 84-71로 제압하고 5연승을 달렸다. 부상에서 회복한 하승진이 KCC 상승세를 이끌었다. 경기 전부터 “몸이 가볍다. 아프지 않으니까 여유도 생기고 슛 감각도 좋아졌다”고 말한 하승진은 초반부터 모비스 골밑을 적극 공략했다. 전반에만 12득점 5리바운드. 하승진은 모비스가 벌떼 수비로 응수하자 외곽의 동료에게 공을 돌리는 노련함까지 보였다. KCC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4반칙을 한 하승진이 3쿼터 중반 벤치로 나간 것. 하지만 용병 크리스 다니엘스가 3쿼터에만 9득점하며 하승진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날 하승진은 15득점 9리바운드.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유투도 10개 가운데 7개(70%)를 성공시켰다. KCC에선 강병현도 13득점 7어시스트로 거들었다. 경기가 끝난 뒤 가드 전태풍(KCC)은 “승진이가 골밑에 버티는 것만으로도 상대 공격이 위축된다. 이제 어느 팀과도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11승 12패가 된 KCC는 6위로 올라섰다. 대구경기에선 선두 동부가 오리온스를 80-69로 꺾고 6연승을 달리며 2위 전자랜드와 승차를 한 경기로 벌렸다.울산=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이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신세계를 대파했다. KDB생명은 23일 구리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한채진(18득점 7리바운드), 신정자(12득점 10리바운드) 등의 활약을 앞세워 신세계를 81-50으로 제압했다. 31점 차는 올 시즌 최다 점수 차 기록(종전 20점 차). 신세계는 가드 김지윤과 주득점원 김정은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해 최다 점수 차로 패배하는 수모를 안았다. 경기 전까지 4위였던 KDB생명은 이날 승리로 신세계와 공동 3위(7승 8패)에 올랐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프로농구 SK와 KT가 맞붙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통신사 라이벌답게 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웠다. 선수들도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주희정(SK)은 “성적과 관계없이 KT와의 대결은 신경이 더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선수보다 더 긴장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양팀 감독. 역대 최다승(389승) 기록 보유자인 신선우 SK 감독과 승률에서 현역 감독 가운데 최고(330승 205패·61.7%)인 전창진 KT 감독의 자존심 싸움도 팽팽했다. 경기 직전 두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말을 했다. “선수들 부상 때문에 죽을 맛이다.” KT는 송영진 최민규 표명일 김도수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SK는 방성윤 김민수의 부상 공백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대처 능력에서 KT가 앞섰다. “이 대신 잇몸으로 뛰는 만큼 수비에서 한 발 더 뛰고, 외곽슛 집중력을 높이면 된다”는 전 감독의 생각이 맞아떨어졌다. KT는 1점 앞선 채 시작한 2쿼터에서 끈끈한 수비로 상대 실책을 8개나 유발하며 전반 끝날 무렵 점수를 9점 차까지 벌렸다. 3쿼터엔 외곽슛이 터졌다. 8개의 3점슛 가운데 6개를 성공시키며 SK에 추격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89-67로 KT의 대승. 14승 7패가 된 3위 KT는 2위 전자랜드에 1경기 차로 다가섰다. 안양경기에선 홈팀인 한국인삼공사가 삼성을 95-79로 꺾었다. 삼성은 최근 6경기 1승 5패의 부진에 허덕였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이번 아시안컵에선 투톱을 쓸까 고민 중입니다. 훈련을 통해 집중 테스트해볼 계획입니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에 대비해 제주 서귀포에서 담금질 중인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의 얘기다. 조 감독이 투톱의 한 축으로 일단 낙점한 선수는 박주영(25·모나코). 관심이 모아지는 건 누가 박주영과 호흡을 맞추느냐다. 일단 아시안컵 예비엔트리(47명)에 속한 선수 가운데 지동원(19·전남), 유병수(22·인천), 손흥민(18·함부르크)이 유력 후보. 프로 감독 8명을 상대로 박주영과 짝을 이룰 최적의 파트너가 누구인지 물어봤다. 전문가들은 지동원(8.8점)에게 가장 후한 점수(감독마다 선수에게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준 뒤 이를 평균)를 줬다. 최근 끝난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박주영과 호흡을 잘 맞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허정무 인천 감독은 “아시아경기에서 둘이 함께 섰을 때 폭발력이 배가됐다. 두 명 모두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춘 선수라 역할 분담도 잘됐다”고 했다. 스트라이커로서 필수 조건인 위치 선정 능력도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 정해성 전남 감독은 “지동원은 나이가 어려도 골 냄새를 맡을 줄 안다”며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순간적인 판단력도 발군”이라고 했다. 지동원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유병수(8.2점). 김호곤 울산 감독은 “해가 지날수록 발끝이 눈에 띄게 예리해지고 있다. 슈팅 타이밍도 빠르고, 몸싸움도 잘해 아시아권에선 그를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올 시즌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무서운 10대’ 손흥민은 7.8점으로 3위. 박경훈 제주 감독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문전에서 침착하다. 슈팅, 돌파력, 위치 선정 모두 A급”이라고 치켜세웠다. 다만 “아직은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하고 다양한 전술에 녹아들기 힘들어 보인다. 지금보단 2, 3년 뒤가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