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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보좌관이자 현역 참의원 의원이 지난해 말 미국이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놓은 데 대해 “오히려 우리 쪽(일본)이 실망했다”며 미국을 정면으로 비난했다.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보좌관(사진)은 ‘에토의 보고’란 제목으로 18일 동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다. 그는 동영상에서 “미국은 중국에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중국에 대한 변명으로 (실망이라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11월 20일 미국을 방문해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회담했을 때 ‘총리는 언젠가 참배한다. 꼭 이해를 부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또 “작년 12월 초에는 주일 미국대사관에 ‘가능하면 찬성 의사를 표명하길 바라지만 어렵다면 반대는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에토 보좌관은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거론하며 “일본이 아무리 자제하려 노력해도 중국의 팽창정책은 중단되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총리의 (참배) 결단이 있었다”며 “미국은 동맹관계인 일본을 왜 이리 중시하지 않는가”라며 불만을 토해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9일 정례회견에서 “에토 보좌관의 동영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로 일본 정부의 견해는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 후 직접 에토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발언을 진화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토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19일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삭제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만든 도덕 교과서에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이론적 토대였던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한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사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부과학성은 14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쓸 도덕 교과서인 ‘우리들의 도덕’ 4종을 발표했다. 이 교과서는 총 1000만 부를 인쇄해 4월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도덕은 정식 교과목이 아니어서 ‘마음의 노트’라는 부교재나 지방자치단체 독자적인 교재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내년부터 도덕을 정식 교과목으로 채택할 방침이며 이렇게 되면 정부가 만든 도덕 교과서는 필수 교재가 된다. ‘우리들의 도덕’ 교과서에는 국내외 위인의 전기와 격언이 실렸다. 이 중 초등 고학년(5, 6학년) 교과서의 ‘성실’ 부문에 실린 요시다 쇼인은 일본 내외에서 논쟁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요시다 쇼인은 메이지유신 직전의 사상가로 대외 침략의 근거를 마련한 침략주의의 원조다. ‘조선을 취할 것이냐, 중국을 취할 것이냐’라는 외정(外征) 사상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등 제자들에게 계승돼 조선정벌론과 대동아공영론으로 발전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지난해 8월 아베 총리는 야마구치(山口) 현에 있는 그의 묘를 참배하기도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피겨스케이팅은 2010년 밴쿠버 대회까지 역대 겨울올림픽에서 금 1, 은 2, 동메달 1개를 땄다. 이번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처음 정식종목이 된 단체전에 출전했고 여자 싱글에서는 아사다 마오(24)를 포함해 3명이나 대기하고 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에게만 의지하는 한국보다 선수층이 훨씬 두껍다. 1989년 이토 미도리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이후 저변 확대를 위해 아이스링크를 크게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한 덕분이다. 1996년 토리노에서는 아라카와 시즈카(34)가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런 일본이 아시아 최초의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까지 배출했다. 하뉴 유즈루(20)가 15일(한국 시간) 싱글에서 합계 280.09점을 얻어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한 우승후보 패트릭 챈(캐나다·275.62점)을 제치고 일본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것이다. 1994년 12월 7일에 태어난 하뉴는 만 19세 61일 만에 금메달을 따 1948년 생모리츠 대회 딕 버튼(미국·18세 202일)에 이어 이 종목 두 번째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0∼2011시즌 시니어무대에 데뷔한 하뉴는 지난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챈을 제치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소치에서의 이변을 예고했다. 하뉴가 금메달을 딸 때 옆에서 환호했던 이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다. 밴쿠버에서 김연아가 정상에 오를 때 함께했던 그다. 201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이름을 알린 하뉴는 2012년 4월 오서 코치를 만나면서 기량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올림픽에서는 은메달만 2개를 땄던 오서 코치는 올림픽 남녀 금메달리스트를 모두 가르친 지도자로 남게 됐다. 하뉴의 우승 소식에 일본은 크게 흥분했다. 4년 후 만 23세의 나이로 도전할 평창 겨울올림픽 우승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하뉴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피해지역인 센다이 출신으로 당시 훈련 중에 스케이트를 신은 채 대피하기도 했다. 일본 언론은 “햐뉴의 금메달이 동일본 부흥과 재건을 위한 용기를 선사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총리도 직접 전화를 걸어 “많은 일본인에게 감동을 주었다”며 축하했다. 한편 남자 싱글 3위를 차지한 카자흐스탄의 데니스 텐(21·255.10점)은 구한말 강원도 일대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했던 민긍호 선생(?∼1908)의 고손자다. 2010년 자신의 첫 올림픽이었던 밴쿠버 대회 때 경기 전 자신을 소개하는 멘트에 고조부의 얘기를 넣어 달라고 부탁해 화제가 됐다.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역사적 사실을 늘 부정하고 있다. 고노 담화 이후에도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보여주는) 여러 공문서들이 발굴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3차 조사가 필요하다.”(와타나베 미나·渡邊美奈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 사무국장) “최근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인종이나 종교에 대한 증오 섞인 발언)가 사회문제가 됐다. 구체적인 차별 철폐법을 만들어야 한다.”(모로오카 야스코·師岡康子 변호사) 일본 지식인들이 16일 도쿄(東京)에서 ‘일한(日韓) 다시 잇는 캠페인 2015’ 출범식을 열고 위안부, 강제징용, 원폭피해자,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문제들을 점검했다. 캠페인 실행위원회의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사무국장은 “한일 정상회담은 2년 이상 없었고 정치적으로 험악한 관계가 된 배경에는 역사 인식문제와 식민지배 문제가 있다”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시민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행위는 앞으로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11월 마에다 아키라(前田朗) 서울조형대 교수, 와타나베 사무국장 등 4명의 일본 지식인이 모여 처음 구상됐다. 한국에서도 시민단체인 한일시민선언실천협의회가 공동 파트너로 참석했다. 한편 이날 회의장에는 시민 160여 명이 모여 지식인들의 강연을 경청했다. 대부분 50대 이상 노인들이었고 20, 30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야노 사무국장은 “일본 젊은 세대는 과거 역사를 제대로 모르고 흥미도 없다. 경제적 위축으로 패배감이 높아 한국 중국을 적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세계적 권위의 과학잡지 네이처에 일본의 30세 여성 과학자가 발표해 화제가 된 ‘제3의 만능세포’ 관련 논문에 조작 의혹이 제기돼 과학자가 속한 이화학연구소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이화학연구소는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이 미국 하버드대 등 국제 연구팀을 이끌며 개발한 만능세포인 ‘STAP(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를 다룬 논문을 검증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논문은 동물 몸에서 떼어 낸 기존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간단하게 STAP 세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1월 30일자 네이처에 게재됐고 일본 과학계는 젊은 여성 과학자의 성과에 흥분했었다. 하지만 이 논문이 발표된 뒤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논문의 화상 데이터 일부가 조작된 흔적이 있고 STAP 세포로 만든 쥐의 태반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는 등의 의문이 제기됐다. 연구소는 13, 14일 오보카타 주임을 상대로 직접 조사를 벌인 뒤 “현 시점에서 연구 성과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지적이 있기 때문에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한국과 일본이 공동 방송으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 녹이기에 나섰다. 정구종 동서대 일본연구센터소장(사진)과 하라다 요시쓰구(原田令嗣) 전 일본 중의원 의원이 각각 발기인 대표인 한일공동채널추진기구는 1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설립 기념식을 연다. 추진 기구는 올해 9월 인터넷TV(IPTV)를 개국해 한일 문화, 관광 등을 주제로 공동 프로그램을 만들고 세계에 24시간 발신할 예정이다. ‘한일 공동 방송국 설립’은 지난해 11월 한일 의원연맹총회가 결정해 공동성명에 명기한 내용이기도 하다. 한국 측에서 6개 광역시와 9개 도,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원 등이 참여하고 일본 측에서는 47개 지자체, 일본문화원 등이 참여한다. 정 대표는 “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역사 화해를 위해 공동으로 만든 ARTE 채널이 한일 사이에도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국경을 넘은 공동 방송은 한일의 역사 화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구체적 상대방으로 북한을 거론했다.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대상 사례로 북한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경제제재를 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무기, 탄약이 운송되고 있을 때 막지 않아도 좋은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사실 고유명사를 거론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집단 자위권 행사를) 알기 쉽게 이야기하려고 북한이라는 예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대상 국가의 예를 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최상위 국가지침인 국가안전보장전략(NSS)을 만들면서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위협 요소로 규정했다. 당시 집단적 자위권이 북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유사시 한반도에 자위대가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 허용을 공식화하지 않은 단계”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그 대신 한반도 안보와 관련해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한국의 동의 없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71·사진) 전 일본 총리의 ‘극장 정치’는 더이상 통하지 않았다. 패전 후 3번째로 긴 5년 5개월 동안 총리를 지낸 그는 화려한 연기를 하듯 정치를 해 ‘극장 정치가’란 별칭을 얻었다. 하지만 9일 치러진 일본 도쿄(東京) 도지사 선거에서 그가 총력을 기울여 지지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6) 전 총리 후보는 3위에 그쳤다. ‘고이즈미 돌풍’이 불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정치 스타일 ‘원 이슈 돌파형’ 때문이다. 이는 선거전에서 한 가지 테마를 집중적으로 내걸어 국민적 지지를 얻는 식이다. 2005년 9월 총선 때 그는 연설의 81%를 우정 민영화에 집중시키며 개헌 가능한 의석수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대승(327석)을 거뒀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선 연설의 85%를 ‘탈(脫)원전’에 쏟았다. 하지만 도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원전이 아니었다. 도쿄 도 안에 원전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도민들은 원전을 ‘시급한 이슈’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65) 전 후생노동상의 당선 이유에 대해 “경제나 의료 복지에 대한 호소를 (유권자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이해했다”고 자평했다. 신선미도 떨어졌다. 호소카와-고이즈미 조합은 전직 총리를 지낸 ‘거물’들의 연합이었다. 하지만 70대 거물은 젊은 세대에게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사히신문 출구조사 결과 호소카와 후보는 20, 30대에서 각각 11%, 15%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주요 후보 4명 중에서 최하위였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자신의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선언했다. 9일 자필로 발표한 소감문에서 “아쉬운 결과지만 앞으로도 ‘원전 제로’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미력하나마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60) 총리가 직접 나서 유세를 벌일 정도로 전폭 지지한 마스조에 후보가 도쿄 도지사로 당선되면서 아베 정권의 원전 재가동, 집단적 자위권 허용 등 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원전 재가동 방침을 담은 중장기에너지정책 지침 ‘에너지 기본계획’을 이르면 이번 달 안에 내각회의에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에너지 기본계획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균형성을 고려하겠다”고 밝혀 각의 통과 의지를 내보였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도쿄(東京) 도민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자민당은 지방선거의 연패 사슬을 끊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향후 정국 운영에 더욱 자신의 색깔을 내보일 수 있게 됐다. 9일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이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 50%에 가까운 득표율을 거둬 당선이 확정적이라고 NHK 방송이 보도했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집권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아베 총리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마스조에 당선자에 이어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 전 일본변호사연합회장과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전 총리가 득표율 20% 내외로 뒤를 이었다. 9일 오후 10시 반 현재 40%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마스조에 당선자가 43.3%를 득표해 확고한 1위를 달렸고 호소카와 후보 21.4%, 우쓰노미야 후보 21.1%, 다모가미 후보는 13.1%로 뒤를 이었다. 이번 선거에는 16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유권자의 관심은 마스조에 당선자와 민주당 생활당 결속당이 지지한 호소카와 후보에게 몰렸다. 애초 마스조에 당선자의 1위가 유력했지만 호소카와 후보가 ‘탈(脫)원전’을 앞세워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 손을 잡고 출마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두 후보의 대결은 아베 현 총리와 그의 정치 스승인 고이즈미 전 총리의 대결로도 불렸다. 결국 도쿄 도민들은 마스조에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출구조사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사상 최고의 올림픽으로 만들어 도쿄의 매력을 세계에 발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호소카와 후보가 판세를 뒤집지 못한 것은 우쓰노미야 후보와 진보 성향의 표를 나눠 가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전’이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되지 못한 점도 호소카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NHK가 투표자에게 ‘중시한 정책’을 물은 결과 31%가 경기·고용, 22%가 원전·에너지, 21%가 의료·복지를 꼽았다. 결국 아베노믹스로 인한 경기 활성화에 표심이 움직인 셈이다. 마스조에 당선자는 도쿄대 법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부터 10년간 도쿄대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99년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당시 지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해 낙선했다. 2001년 국회(자민당)에 진출해 2007∼2009년 후생노동상을 지냈다. 하지만 성향은 보수적으로 헌법 9조에 자위군 보유를 명기하고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는 헌법 해석 변경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선 젊은층의 우경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아사히신문 출구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극우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한국의 공군참모총장)에게 호소카와 후보보다 2배 정도 많은 표를 던졌다. 특히 20대의 24%가 다모가미 후보를 지지했다. 다모가미 후보는 유세 때 “군 위안부는 거짓이다” “재일 한국인에게 참정권을 줘선 안 된다” 등의 망언 수준의 주장을 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냉각된 한일관계에 대해 상당시간을 할애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케리 국무장관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의 회담에서 한일관계가 삐걱대는 상황은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지적한 뒤 “(한일관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상은 “구체적인 협력을 쌓아가며 끈기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케리 장관이 회담시간의 3분의 1 이상을 한일관계에 할애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 건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4월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 국빈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며 “미국이 결정을 내리면 일본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큰 성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시다 외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대한 답을 케리 장관에게서 듣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케리 장관은 또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해 “우리(미일)는 이를 수용할 수 없고,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들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훙레이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60여 년 전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놓은 미국이 어떤 자격으로 중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리 행사에 이래라저래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유덕영 기자}
난징(南京)대학살을 부정해 물의를 빚은 일본 공영방송 NHK의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경영위원이 경영위원회 회의에서 독도, 도쿄재판, 재일 한인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 제작을 제안했던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이는 ‘NHK 경영위원은 개별 프로그램 편집에 관여할 수 없다’는 일본 방송법을 위반한 것으로 NHK의 공정성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회의록에 따르면 햐쿠타 위원은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역사적 과제를 포함해 현대 일본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사실을 알리는 방송이 있어도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센카쿠(尖閣) 열도나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대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과 재일 한국인에 관한 것 등에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만 가질 뿐 지식을 얻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햐쿠타 위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식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독도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주장을 적극 홍보하고 도쿄재판이 부당하다는 인식을 소개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극우 인사의 자살을 예찬하며 일왕을 신격화한 글로 물의를 빚은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 경영위원도 당시 회의에서 “올바른 국민적 논의를 유도하기 위해 단순하고 정확한 사실을 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현하기는 어렵겠지만 목표로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동조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8일 일본 열도에 강풍이 불고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일본 남쪽 해상에서 급속히 발달한 저기압 탓이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도쿄 도심은 1969년 이후 45년 만에 27cm가 넘는 적설량을 보였다. 도쿄는 겨울 최저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는 때가 거의 없어 눈이 귀하다. 하지만 이날은 바람도 강하게 불어 제대로 서 있기가 힘들었고 눈발이 옆으로 날려 우산이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서 내린 눈이 얼어붙자 도쿄 시내에는 차량이 거의 사라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도쿄에는 13년 만에 대설경보가 발령됐다. 마쓰모토(松本) 시에 49cm, 후쿠시마(福島) 시 44cm, 고후(甲府) 시 43cm, 지바(千葉) 시에 22cm의 눈이 쌓이는 등 8일부터 9일 새벽 사이 일본의 폭넓은 지역이 폭설 피해를 봤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9일 오후 9시 현재 일본 전역에서 11명이 사망하고 1200여 명이 부상했다. 이번 폭설로 하네다(羽田) 공항에서는 항공기 결항이 잇따르고 일부 고속도로의 통행도 금지됐다. 수도권의 일부 전철 운행이 한때 중단되고 도호쿠(東北)와 나가노(長野) 지역 신칸센(新幹線) 등 곳곳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거나 연착됐다. 일본 기상청은 도호쿠 지역에는 9일 밤까지도 눈이 계속 내려 적설량이 50cm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책에 비판적인 유력지 아사히신문을 “아베 정권 타도가 사시(社是)인 신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특정비밀보호법과 관련한 언론의 비판 보도에 불만을 나타내면서 특히 아사히신문을 지칭해 “아베 정권 타도가 아사히의 사시라고 들었다. 그런 신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읽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공영방송 NHK의 간부들이 최근 잇따라 망언을 쏟아내면서 아베 정권의 언론 장악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 비판 언론을 공개적으로 매도한 것이다. 지지통신은 “총리가 아사히신문이라는 언론사명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 태도를 보여 왔다. 특히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반대했고 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또 안전보장과 관계된 기밀 정보를 누설한 공무원을 엄벌하는 내용의 특정비밀보호법에 대해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예산위원회에서 특정비밀보호법 관련 보도와 관련해 “최근 수개월간 나온 언사들이 옳았는지 검증하면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날고 있는 오스프리(미군 수직이착륙기)의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면 징역 5년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말을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 측은 아베 총리의 발언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했다. 아사히신문의 한 기자는 “정권을 감시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처음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50) 씨와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특별히 그가 듣지 못한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일본의 청각장애인 작곡가 사무라고치 씨에게 돈을 받고 대신 곡을 써 준 니가키 다카시(新垣隆·43·사진) 씨가 6일 도쿄(東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폭로했다. 그는 도호가쿠엔(桐朋學園)대 비상근 강사이자 작곡가다. 사무라고치 씨는 35세 때인 1999년 청력을 완전히 잃고 귀 대신 손으로, 선율 대신 진동으로 음악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현대판 베토벤’으로 불려왔던 인물. 니가키 씨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사무라고치 씨는 어느 정도 청각 기능이 있는데도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꾸며온 것이다. 이에 앞서 5일 사무라고치 씨는 변호인을 통해 “나는 악곡의 구성과 이미지만을 제안하고 나머지는 다른 인물이 작곡했다”며 대리 작곡 사실을 인정했다. 니가키 씨는 기자회견에서 “18년 전에 영화음악을 제공한 것을 계기로 사무라고치 씨를 알게 된 뒤 18년간 20곡 이상을 제공했다. 그 대가로 700만 엔(약 74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저작권은 포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라고치 씨의 고백 이후 그의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그의 고향인 히로시마(廣島)의 마쓰이 가즈미(松井一實) 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리 작곡가를 사용해 온 것이 확인되면 (2008년에 준 ‘히로시마 시민상’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을 대표하는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高橋大輔·28)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그가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사용하기로 한 배경음악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티네’의 작곡가가 “지금까지 돈을 주고 대리 작곡가를 사용했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청각 장애인 작곡가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50) 씨는 5일 변호인을 통해 “나는 악곡의 구성과 이미지만을 제안하고 나머지는 다른 인물이 작곡했다. 팬들을 속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히로시마(廣島) 출신의 피폭 2세인 사무라고치 씨는 35세 때인 1999년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귀 대신 손으로, 선율 대신 진동으로 음악과 소통했다. 청력을 잃은 뒤에도 ‘교향곡 제1번 히로시마’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세계 언론은 이런 그를 ‘현대판 베토벤’으로 높게 평가했다. 그만큼 충격도 크다. 사무라고치 씨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레퀴엠’을 피아노 소나타로 새로 쓴 뒤 초연자로 한국의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를 선택하기도 해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음악가다. 다카하시는 이번 사건으로 마음이 편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쇼트프로그램에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티네’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매니저는 “다카하시 선수는 작곡가가 아니라 곡이 마음에 들어 선택한 것이다. 소치 올림픽에서 배경음악을 바꿀 계획이 없고 동요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카하시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 스타로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은퇴할 계획이다. 2011년 일본의 간판 여자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淺田眞央·24)와 열애설이 불거졌지만 양측 모두 소문을 부인했다. 대리 작곡가도 모습을 드러냈다. 5일 저녁 도호가쿠엔(桐朋學園)대의 비(非)상근 강사이자 작곡가인 니가키 다카시(新垣隆·43) 씨는 각 언론사에 팩스를 보내 “내가 18년간 사무라고치 씨의 고스트라이터였다. 국민 앞에 사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6일 도쿄(東京) 도내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뉴스와 ‘NHK 스페셜’ 프로그램 등에서 사무라고치 씨를 크게 부각시켜 소개했던 NHK방송은 5일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공영방송 NHK가 핵심 인사들의 연이은 망언으로 시청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위안부는 어느 나라에도 있었다”(1월 25일 모미이 가쓰토·인井勝人 신임 회장), “난징(南京) 대학살은 없었다”(3일 햐쿠타 나오키·百田尙樹 경영위원회 위원)는 망발에 이어 언론사에 난입해 권총으로 자살한 범죄자를 찬양하는 경영위원까지 나왔다. 이들 모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친분이 깊거나 성향이 같은 인물이고 아베 정권 출범 이후 NHK에 몸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베 총리의 영향이 언론의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마이니치신문은 5일 NHK 경영위원인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사진) 사이타마(埼玉)대 명예교수가 과거에 자살한 우익단체 인사를 예찬하는 추도문을 썼다고 보도했다. 하세가와 교수는 지난해 10월 한 모임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글을 배포했다. 그는 우익정당 ‘시라미당(슬の黨)’ 소속 노무라 슈스케(野村秋介) 씨의 자살에 대해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은 신(神)에게만 가능하다. 아사히신문 관계자는 죽음을 바칠 만한 대상은 아니다. 노무라 씨는 신에게 죽음을 바쳤다”고 적었다. 또 “노무라 씨가 (일왕의) 이름을 불렀을 때 우리나라의 폐하(일왕)는 다시 현세에 살아있는 신이 됐다”고 썼다. 노무라 씨는 시라미당을 야유하는 내용의 ‘주간 아사히’ 삽화에 불만을 품고 1993년 10월 20일 아사히신문 도쿄(東京) 본사를 항의 방문해 신문사 고위 인사들과 면담한 뒤 ‘천황(일왕) 번영’을 3차례 외치고 권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핫토리 다카아키(服部孝章) 릿쿄(立敎)대 교수는 “하세가와 씨는 언론기관에 총을 들고 들어간 테러행위를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예찬하고 있다. 이런 인물을 NHK 경영위원으로 임명한 정부에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왕을 살아있는 신으로 묘사함으로써 ‘일왕은 상징적 존재’라고 규정한 헌법을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세가와와 햐쿠타 모두 작년 11월 새로 NHK 경영위원으로 선임됐다. 당시 선임된 4명 모두 아베 총리 주변 인물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NHK 경영위원회는 이 방송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중의원과 참의원 동의를 얻어 총리가 임명하는 12명(임기 3년)으로 구성된다. 새로 선임된 인사들이 연이어 NHK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언동을 했지만 NHK 측은 비(非)상근직인 경영위원이 자신의 사상과 신조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5일 “NHK 경영위원이 자신의 사상, 신념을 표현하는 것은 방송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두둔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중국 어선들이 접근하면 일본이 해상자위대 군함을 출동시켜 무기까지 사용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자위대는 ‘방위만 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사실상 버리는 조치다. 산케이신문은 5일 어민으로 위장한 중무장 집단이 센카쿠 열도에 상륙하면 해경이 아니라 자위대가 대응하도록 총리관저가 법 정비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자위대에 부여한 영토경비 임무와 무기사용 결정권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어서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일본은 타국 무장 어선이 낙도에 상륙하거나 잠수함이 일본 영해에 들어갔을 때 해경(海警)에 해당하는 해상보안청 경비정을 출동시켰다. 현행 자위대법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는 무력공격으로 간주할 수 없다. 이제는 이런 사태를 ‘회색지대’로 보고 자위대 출동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4일 열린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 참석해 “회색지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자위대가 충분한 권한을 가지고 적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법 정비에 빈틈 없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올가을 임시국회 때 관련 내용을 담은 자위대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변경’ 보고서 초안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정권이 자위대 권한 확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 신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 해석을 바꾸는 것보다 더 쉽게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합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되면 일본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처음으로 전쟁터에서 피를 흘려야 한다. 평화를 기초로 한 일본의 국시(國是·국가이념)가 바뀔 뿐 아니라 동북아에 군비경쟁도 일어날 것이다.” 니시카와 신이치(西川伸一·사진) 메이지(明治)대 교수(정치경제학부)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미래를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내각법제국’이라는 책을 쓰며 집단적 자위권을 오래 연구한 권위자다. 본보는 지난해 말 메이지대에서 인터뷰했고 28일 전화 통화로 내용을 보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헌법 해석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가능할 수도 있다. 4월경 ‘안전보장 법적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하면 아베 내각은 이에 기초해 헌법 해석 변경을 시도할 것이다.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헌법 해석을 담당하는 법제국이 얼마나 반대 목소리를 낼지가 관건이다.” ―아베 총리는 왜 집단적 자위권에 집착하나. “정치가로서의 지향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동맹관계가 되려면 집단적 자위권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교전권이 없는) 현재 일본은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라고 본다.” ―집단적 자위권이 허용되면 일본에 어떤 변화가 생기나. “일본인들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에 기초해 일본을 ‘평화국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지면 동맹국의 전쟁에 참전해야 한다. 국민이 피를 흘려야 하는 것이다. 국시가 바뀌는 큰 문제다.” ―미국이 시리아 등 다른 국가를 공격할 때도 일본이 참전할 가능성이 있나. “미국이 먼저 공격을 하더라도 상대국은 반격을 한다. 이 반격에 대응하면서 미국은 일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일본도 전쟁에 참여해야 된다.” ―자위대가 한국 땅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나. “예를 들어 북한이 남침했을 때 미국이 일본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한국은 역사적 문제로 자위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일본이 당사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위대를 보내도록 제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호주 영국 러시아 등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찬성하는데…. “아베 총리와 일본 외무성이 적극 설득하기 때문이다. 그 국가들은 ‘적극적 평화주의’를 내세우면서 일본이 더 큰 국제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호주 등이 진심으로 ‘전쟁 가능한 일본’을 바라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법제국 수장이 바뀌면 곧바로 헌법 해석도 바뀌나. “헌법 해석은 법제국 수장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닌 ‘객관적인’ 것이다. 아베 정권이 임명한 고마쓰 이치로(小松一郞) 장관이 헌법 해석을 바꿔버린다면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반복될 것이고 법치국가의 안정성이 무너진다. 더구나 고마쓰 장관 외에는 법제국 대부분의 인사들이 해석 변경에 반대한다. 지난해 8월 고마쓰 장관이 임명됐을 때 전임 법제국 장관들이 ‘해석 개정 반대’ 목소리를 냈던 것은 법제국 후배 관료들을 위한 응원이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북한과 일본 정부의 당국자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26, 27일 비밀 협의를 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은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 한국 미국과의 대북 공조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28일 아사히신문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3명은 하노이에서 북한 외무성의 유성일 일본 과장, 송일호 북-일 교섭담당 대사 등과 접촉했다. 양국 정부 당국자 간 협의는 201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신문들은 일본인 납치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두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양국 정부 당국자의 접촉은 한일 관계 악화로 고전하는 일본 정부가 북-일 관계 개선을 통해 외교적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는 6자회담 이전에 핵 폐기를 요구하는 한미 공동전선에서 멋대로 빠져나가는 행위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고도성장의 간판 기업이던 ‘소니’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 소니의 장기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한다고 밝혔다. 전체 21단계 등급 중 Ba1은 11번째로 ‘정크’(투자부적격) 수준에 해당한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하향 이유에 대해 “소니의 TV 및 PC 사업 분야가 난관에 부닥쳤다. 두 분야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데다 기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니의 수익성은 약하고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니는 지난해 중간 결산(4∼9월 실적)에서 TV 사업 부진 등으로 158억 엔(약 1670억 원)의 적자를 봤다. 중간 결산으로는 3기 연속 적자였다. 이에 앞서 2012년 11월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소니의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 낮췄으며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져 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주가도 동반 추락할 위험이 커진다. 소니의 추락에 따라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시키는 ‘아베노믹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무역적자는 2012년(6조9410억 엔)보다 65.3% 증가한 11조4745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