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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산칼륨(폭탄 재료) 구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주변 화공약품점에 가보세요. 중학생이라고 하면 할인해 줘요.”사제폭탄 제조법과 폭발실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경찰에 붙잡힌 중학생 김모 군(15)이 1월 인터넷 무기제작 카페에 적은 댓글이다. 김 군은 “쇠구슬을 이용하면 재료가 잘 섞인다” “질산칼륨, 황, 목탄을 75 대 10 대 15 비율로 섞으면 찌꺼기가 남는다” 등 폭탄 제조 ‘비법’까지 상세히 적었다. 김 군은 직접 만든 폭탄을 터뜨리는 동영상도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으로부터 압수한 폭탄을 두고 “폭탄을 감싸고 있던 쇠파이프가 찢어질 정도의 위력”이라며 혀를 내둘렀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사제폭탄 제조법과 폭발실험 동영상을 올린 혐의(폭발물사용선동)로 김 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현행법에 따르면 허가 없이 폭탄을 만드는 것은 불법이지만 재료가 되는 화학물질 거래에 대한 규제는 없다. 경찰이 압수한 화학물질 중에는 폭발성이 강해 ‘사고대비물질’로 분류된 것도 있었지만 김 군은 “동네 화공약품점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른 피의자 김모 군(14)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산 폭음탄으로도 사제폭탄을 만들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조선시대에는 부모가 죽으면 3년상을 했다. 피고인은 상을 치르는 마음으로 3년에서 3년 6개월간 징역을 살며 마음을 치유하고 사회에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판사의 선고와 함께 의사봉을 두드리는 소리가 20일 서울동부지법 1호 법정 안에 울려 퍼지자 피고석에 앉아 있던 지모 군(19)은 고개를 숙였다. 지 군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방안에 8개월 방치한 혐의로 기소돼 19, 20일 이틀간 국민참여재판을 받았다. 형사11부(부장판사 윤종구)는 장기 기준 2∼5년형을 평결한 배심원 9명의 의견을 참고해 장기 3년 6개월에 단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19세 미만 소년범의 존속살해에 대한 법정 최고형은 20년이지만 재판부는 범행 당시 지 군이 심신이 미약했다는 점을 참작했다.이날 공방의 초점은 범행 당시 지 군의 정신상태를 양형에 얼마나 반영할지였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어머니의 학대 탓에 공포감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을 뿐 지 군이 반사회적 인격을 지닌 것은 아니다”라는 서창원 경찰대 교수의 의견서를 증거자료로 내며 “지 군의 형을 감경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전문심리위원으로 지명한 허찬희 영덕제일병원 병원장이 “지 군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의견을 낸 것도 피고 측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검찰 측이 범행 전후 지 군이 정상적으로 생활한 점을 들어 “정신병적 증상을 보였다는 증거가 없고 범행 당시 냉정한 사고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법정 최고형에 가까운 15년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변호인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지 군이 장기간 가혹한 환경에 놓여 범행 즈음에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정신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며 심신 미약을 인정했다. 현행 소년법에 의해 만 19세 미만 소년범은 형의 단기가 지난 후 개선 여부에 따라 출소가 가능하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폭침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초중고교 학생들은 아직도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북좌파단체들이 정부 발표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온라인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제기하고 일부 정치권이 이에 동조하면서 학생들마저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동아일보가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서울과 경기 지역 초중고생 379명을 대상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 관련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고학년일수록 천안함 폭침과 관련한 정부 발표를 믿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인식조사에는 서울 및 경기 지역 초등학교 6학년 131명, 중학교 3학년 102명, 고등학교 3학년 146명 등 379명이 참여했다.초등학생은 전체의 32%인 42명이 “정부의 발표를 완전히 믿는다”고 답변해 학생 중 가장 정부 발표를 신뢰했다. 하지만 중학생은 18.6%인 19명만 ‘완전히 믿는다’고 했고 고등학생은 8.2%만 같은 대답을 했다. 중학생의 54.9%는 “믿는 편이지만 의심스럽다”고 했고 12.7%는 “절반만 신뢰한다”, 6.9%는 “대부분이 거짓이다”, 6.9%는 “전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교생의 91.1%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정부 발표를 믿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상당수 학생들은 “정부가 이전에도 거짓되거나 과장된 발표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중학생 중 42명은 “다른 사건을 덮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터뜨렸을 수도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중 14명은 “정부는 불리한 기사가 나올 것 같으면 연예인 스캔들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은데 천안함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했다. 한 학생은 “정부는 평소에도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발표할 뿐 진실을 말한 적이 별로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중학생 8명은 최근 방송사들의 파업과 연결해 “정권 입맛에 따라 언론이 통제된다는데 천안함 사건이라고 TV 뉴스를 전부 믿을 수 있느냐”며 불신했다. 이 밖에 “뛰어난 기술력으로 어뢰나 지뢰를 찾지 못했다는 게 의심스럽다”거나 “북한 소행이라는 확실한 근거를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학생도 많았다.학생들 사이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불신이 커진 데에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각종 음모설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이나 트위터에는 정부를 칭찬하는 글보다 비판하는 글이 많다”며 “온라인 정보가 더 정확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19일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게시판에는 ‘내가 천안함 사건의 국방부 발표를 믿지 않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비롯해 천안함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여러 건 올라와 있었다. 글쓴이 ‘nic****’는 “사건 초기 미국도 북한 짓이 아니라고 했고 어뢰 폭발이면 까나리가 떼로 죽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어거지로 결과를 짜 맞춰 믿음을 강요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미국이 제주 해군기지를 확보하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일으킨 것’ ‘천안함 당시 미국에 뭔가 빚진 게 있는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 강정마을을 바친 것’이라는 등 최근 제주 강정마을에서 빚어진 충돌을 천안함 사고와 연결짓는 황당한 음모론도 인터넷 공간에 떠돌았다.천안함 사건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학생도 많지 않았다. 사건을 일으킨 국가가 어딘지 묻는 질문에 북한(169명, 44.6%)이라고 답한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92명(24.3%)은 ‘모른다’고 했고 ‘한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답한 학생도 29명(7.6%)이나 됐다. 특히 초등학생의 20%는 ‘천안함 사고 자체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답했다. ‘천안함이 무엇인지’ 묻는 주관식 문항에 대해 ‘천안 지역에 있는 배’ ‘하늘(天)의 편안함(安)’ ‘나라 이름’ ‘문화재’ ‘바다에 기름을 유출했던 배’ 등 엉뚱한 답변이 쏟아졌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심신미약 상태에서 어머니를 살해했을 뿐입니다.”(변호인 측) “정신병 증상이 없었다니까요.”(검찰 측) 지난해 3월 어머니 박모 씨(당시 51세)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 동안 방치한 지모 군(19)의 정신상태를 두고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윤종구) 심리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변호인은 “평소 지 군이 어머니의 무리한 성적 향상 요구 속에 학대와 집착 체벌에 시달렸다”며 “사건 2일 전부터 어머니가 잠도 안 재우고 음식도 주지 않아 지 군의 심신이 매우 미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검찰 측은 공주치료감호소 검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며 ‘사건 당시 지 군이 정상이었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검찰은 “지 군이 어머니를 살해할 당시 칼날이 부러지자 칼날을 손으로 잡고 범행할 정도로 범행 동기가 확실하고 정신도 멀쩡했다”며 “심신미약은 추측이나 피고인의 일반적 주장이 아닌 객관적 증거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표창원 경찰대 교수와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서를 통해 당시 지 군이 정상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며 “심신미약은 의사 진단서에 적혀 있지 않아도 사건 동기와 경위를 참작해 판단할 수 있다”고 맞섰다. 9명의 배심원은 재판을 지켜본 뒤 유무죄 평결을 내려 재판부에 의견을 제시한다. 선고 공판은 20일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18일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동물원에서 돌고래들이 마지막 공연을 하고 있다. 서울시는 동물 학대라는 시민단체 주장에 따라 돌고래 공연을 19일부터 잠정 중단하고 돌고래 제돌이(왼쪽)를 1년 정도 적응훈련을 시켜 2014년에 바다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과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동아마라톤대회에는 이색 참가자들과 특별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참석해 즐거움을 더했다. ○ 곤룡포 입고… 여장하고… 요리사 복장을 하고 참석한 일식집 주방장 김여상 씨(57)는 “제 직업이 자랑스러워 마라톤을 하며 ‘내가 요리사다’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장을 입은 조의행 씨(62·제조업)는 ‘참여 4·11’이라는 피켓을 들고 달렸다. 그는 “4·11총선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길 바란다”고 했다. 곤룡포(임금이 입던 정복)를 입은 김주현 씨(52), 분홍색 가발과 망사스타킹으로 여장을 한 이정환 씨(51·현대차연구소 연구원) 등은 “마라톤은 축제”라며 사람들이 특이한 복장을 한 자신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맨발의 러너’ 이한기 씨(49)는 2시간58분31초를 기록해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했다. 이 씨는 굳은살이 잔뜩 박인 발을 들어 보이며 “맨발로 3시간 벽을 깬 것은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라톤은 사연을 싣고 오류고 3학년 담임교사 구자형 씨(51)는 ‘미래 경찰청장 ○○○’ 등 제자들의 염원이 빼곡히 적힌 조끼를 입고 참가했다. 그는 “전국 고3 학생들 모두가 마라톤 선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특허청 마라톤동호회는 회원 74명이 참가해 51명이 완주했다. 완주에 성공한 이수원 특허청장(57)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회원 모두 ‘희망 저금통’을 모아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수 씨(58) 가족은 4형제가 참가해 모두 완주했다. 이 씨는 “극한의 운동을 함께하니 서로를 점점 더 아끼게 된다”며 우애를 과시했다.○ 119 통신봉사단 10년째 봉사 오전 8시 8분 마스터스 선수 2만여 명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옆을 통과하자 쌍용차, 한진중공업 등의 해고자들로 구성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뚜벅이’ 회원 6, 7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수차례 대열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119재난통신봉사단은 10년째 대회에 참가해 응급 지원 봉사를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특별취재반▽스포츠레저부안영식 부장, 이원홍 황태훈 김종석 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헌재 이종석 유근형 정윤철 조동주 기자▽사회부박진우 손효주 조건희 김준일 서동일 송금한 전주영 권기범 기자 ▽사진부김동주 신원건 차장, 원대연 박영대 최혁중 김재명 홍진환 장승윤 양회성 기자▽스포츠동아전영희 김민성 권현진 기자▽채널A김동욱 한일웅 기자}

교육환경이 낙후된 지역 수험생들이 화상카메라로 입학사정관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양대는 13일 입학사정관 면접 전형을 원격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고 투게더(Go Together)’를 국내 최초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전국 460여 개 고교 학생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연중 무상으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학생은 자기소개서와 신청서 등 제반 서류를 내고 각 학교에서 화상카메라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면 된다. 담당 입학사정관이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캠퍼스 화상회의실에서 응답하면 예비수험생은 15분간 원격으로 1 대 1 면접을 보고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대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대상으로 우선 선정된 곳은 입학사정관 관련 교육을 받기 어려운 읍·면 단위 소재 고등학교다. 특히 15일에는 인천 옹진군 백령도 등 도서지역 학생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9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열린 ‘주먹밥 나눔’ 행사에서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출근길 시민에게 주먹밥을 나눠주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다이어트 전문업체 쥬비스는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행사를 열어 아침밥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설환경팀 관계자들이 교통센터 외벽을 물청소하며 겨우내 낀 때를 씻어내고 있다. 26일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 53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사진공동취재단}
건국대 교수 29명이 성과급으로 받은 상금 3500만 원을 형편이 어려운 제자를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한다고 9일 밝혔다. 건국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2011학년도 학문단위 기관평가에서 각각 계열별 최우수 및 우수 전공으로 선정된 영화학과와 경영학과 전임교수들은 지난달 28일 개인별로 최우수 300만 원, 우수 10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초등학생까지 포함된 10대들이 여성가족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부 홈페이지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을 감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 디도스 공격을 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등학생 A 군(16) 등 10대 청소년 7명을 붙잡아 A 군을 입건하고 중학교 1학년생과 초등학교 6학년생 등 2명을 가정법원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초등학생 2명(4학년 1명, 6학년 1명)과 중학생 2명(1학년 1명, 3학년 1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해 불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개인 PC로 특정 사이트에 대량의 접속을 유발하는 악성프로그램을 돌려 지난달 26∼29일 4차례에 걸쳐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에 개설된 ‘여성가족부 안티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군 가산점 폐지나 셧다운제, 유명 가수 음반의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 등 여성가족부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 및 악성프로그램 유포행위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단순한 호기심이나 사이버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고 접속지가 외국인 것처럼 허위로 표시되도록 인터넷주소(IP) 변경 프로그램까지 사용하는 등 전문 정보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당국이 디도스 공격 모의를 사전에 인지하고 해당 IP를 차단해 홈페이지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경찰은 핵안보정상회의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등 중요 국가행사를 앞두고 정부 공공기관 사이트에 해킹이나 디도스 공격 같은 사이버 테러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감시와 단속을 해나갈 방침이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재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엄마손 들고 안전하게 길 건너기 캠페인’에서 어린이들이 손바닥 모양 팻말을 들고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너는 교육을 받고 있다. 이날 행사는 국제어린이 안전단체인 세이프키즈코리아와 경찰청, 대교가 마련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6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 장기중학교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교실에서 경찰관이 호신술을 선보이고 있다. 김포경찰서와 김포교육지원청은 12일부터 관내 55개 초중교에 ‘경찰관 선생님’ 55명을 투입해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핵안보정상회의를 20일 앞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경찰청 주관으로 열린 회의장 대테러 종합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래펠을 이용해 시민을 구조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방송통신대(방송대) 강의실. 영문학과 12학번 새내기로 입학한 아흔 살 정한택 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수업을 처음 듣는 날이었다. 방송대 수업은 거의 모두 인터넷과 방송으로 이뤄지지만 이날 수업은 영문학과가 강사를 초빙해 오프라인 공간에서 마련한 특별수업.그는 강의실 맨 앞에 앉아 책상에 커다란 돋보기와 ‘대학생 길라잡이’ 책을 나란히 꺼내놓았다. 정 전 교수는 방송대가 1972년 개교한 뒤 40년간 입학한 240만여 명 가운데 최고령이다. 함께 강의를 들은 동기들은 “정말 아흔 살이세요”라며 놀라워했다. 11세 아래인 영문학과 2학년 이성재 할아버지(79)는 “어딜 가든 항상 내가 최고령이었는데 이젠 명함도 못 내밀겠다”며 웃었다. 강의실 막내 전지은 씨(19)도 자기보다 나이가 71세나 많은 정 전 교수가 신기한 듯 “공부하려는 의지와 자세가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전 교수는 “배움에 나이가 어디 있느냐”며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교재에 밑줄을 그으며 강의에 집중했다.넉넉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난 정 전 교수는 중학교 대신 농업학교를 나와 열일곱 살 되던 1939년 농업기술학원에 입사했다. 당시 쌀 두 가마니를 살 수 있는 적지 않은 돈이 월급으로 나왔다. 그는 돈을 벌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될 무렵 일본의 식민지 수탈과 핍박이 더욱 심해지자 큰 자괴감을 느꼈다. 그는 ‘핍박받지 않으려면 공부를 해 나라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생각에 두 달 만에 일을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이듬해 서울대 사범대의 전신인 경성사범학교에 입학했다. 1943년 졸업과 함께 충남 연기군 조치원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초중고교 교사와 서울대 호서대 교수를 거쳐 2009년 은퇴할 때까지 60년 넘게 교직에 있었다. 그는 “나는 평생 배우고 가르치는 일만 한 셈”이라고 말했다.현대사의 굴곡도 정 전 교수의 교직 인생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광복된 1945년 부임한 공주농업학교에서는 일본인 교사들이 모조리 본국으로 도망가는 바람에 교장과 단둘이 학교를 일으켜야 했다. 6·25전쟁 중에는 서울 성동고를 지키다가 수도를 점령한 인민군에게 총살될 뻔하기도 했다.정 전 교수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 수만 명 중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있었다. 그는 1971년경 서강대로 심리학 교양강의를 나갔던 당시 만났던 ‘학부생 박근혜’를 기억해내며 “항상 네 번째 줄 맨 오른쪽 같은 자리에 앉아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수업을 경청하던 학생이었다”고 말했다.그의 자녀들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4남 1녀 모두 미국 하버드대와 서울대 등 국내외 명문대를 졸업하고 현재 병원장, 기업 최고경영자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 전 교수는 “내가 일어나 잠들 때까지 항상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으니 아이들도 자연히 따라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2009년 교직을 떠난 뒤에도 정 전 교수는 하루 종일 손에서 읽을 것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지역 문화센터에 나가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구순(九旬)의 나이에 영문학과에 입학한 이유도 영어로 된 원서를 자유롭게 읽으면서 공부에 빠져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나이 따지며 망설이지 말고 당장 시작하면 된다”고 강조하며 “나는 10년 뒤 백 살이 되더라도 지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걸 배우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방송대 동기들은 “정 전 교수를 보니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 말이 정말인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영어 문장이 뭐냐’는 물음에 말없이 수첩에 ‘I can do it(나는 할 수 있다)’이라고 적으며 웃었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4·11총선 일정에 관계없이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정연 씨 지인을 통해 아파트 대금을 송금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경모 씨(43·여)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이날 이금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경 씨의 귀국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귀국하는 대로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며 일부 언론의 ‘수사 잠정 중지’ 보도를 부인했다.검찰은 아파트 구입 자금 13억 원(약 100만 달러)의 한국 내 전달과 미국 송금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경 씨의 귀국을 앞당기기 위해 대기업 최고경영자였던 아버지(73)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경 씨는 정연 씨에게 미국 맨해튼 허드슨 강변에 있는 ‘허드슨클럽’ 아파트를 판 인물이다. 경 씨는 이 아파트 구매대금의 잔금인 13억 원을 제보자 이모 씨의 동생과 지인 은모 씨 등을 통해 환치기 등 수법으로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경 씨를 불러 정연 씨에게 판 아파트가 두 채인지, 아파트 대금을 어떤 방법으로 전달받았는지, 대금의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특히 검찰은 경 씨를 통해 13억 원이 든 돈상자를 건넨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낀 50, 60대 남성’이 누구인지 신원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 씨의 조사가 끝나면 정연 씨 조사가 진행된다. 다만 정연 씨는 현재 출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소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한편 경 씨 부모는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빌라에 2, 3주 전부터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 경비를 맡고 있는 한 보안업체 직원은 4일 “회장님과 부인이 살고 있는데 2, 3주 전부터 보지 못했다”며 “2일에는 회장님의 운전사가 ‘한동안 회장님이 집을 비울 것’이라고 연락해왔다”고 말했다.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현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에게서 나 의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당시 수사검사가 시인했다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주장과 관련해 경찰이 해당 검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진실이 밝혀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재 나꼼수 주장과 관련해 김 부장판사나 박은정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현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 등 논란의 핵심 당사자는 모두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2004년 누리꾼이 나 전 의원 비방이번 사건이 불거진 것은 지난달 28일 인터넷에 올라온 나꼼수 ‘봉주 7회’ 편에서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김 판사의 기소 청탁을 받은) 박은정 검사가 (검찰) 공안수사팀에 자기가 (기소) 청탁 받은 사실을 말해버렸다”며 박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하지만 실제 사건의 시작은 2004년 6월이다.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던 나 의원이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 행사장에 참석한 것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나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나 의원 측은 누리꾼 가운데 “나경원은 친일파다. 이완용 땅 찾는 것을 도와줬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김모 씨를 2005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진정했다. 당시 사건은 경찰을 거쳐 나 의원의 남편이 근무하던 서울서부지법과 관할 지역이 같은 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으로 송치됐다.나꼼수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0월 24일 방송에서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서 수사가 진행되지 않다가 바로 재개됐는데 김재호 당시 서울서부지법 판사가 검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해당 고소사건 피고소인에 대해 기소만 해달라고 기소 청탁을 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별 주목을 끌지 못했던 나꼼수의 기소 청탁 의혹이 큰 파문을 부른 것은 김 판사에게서 기소 청탁을 받았다는 박 검사가 기소 청탁받은 사실을 검찰 측에 밝혔다는 주장을 지난달 28일 추가로 내놨기 때문이다.○ 당사자 함구로 의문만 커져논란이 커지자 의혹의 핵심 두 당사자인 박 검사와 김 부장판사는 언론 접촉을 극도로 꺼리면서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 8시 40분경 부천지청으로 출근한 박 검사는 출근하자마자 우병우 부천지청장을 만난 뒤 “언론에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고 해 줄 얘기도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선 온종일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김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내내 해당 의혹의 진위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오후 1시경 재판을 하기 위해 가던 길에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재판해야 돼서 지금 이야기를 나누기 어렵다”는 말만 남겼다.지난해 10월 나꼼수 방송에서 기소 청탁 주장을 한 시사IN 주진우 기자를 나 전 서울시장 후보 측이 고발한 서울지방경찰청 사건을 지휘 중인 검찰도 “경찰수사 단계여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얘기만 했다.○ 경찰, 사건 윤곽 잡을지 주목 서울지방경찰청은 나꼼수 측이 기소 청탁을 받은 당사자로 지목한 박 검사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 관계자는 29일 “아직 박 검사를 조사할지 말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 소환조사를 포함해 서면조사 등 조사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2, 3일 내에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검사가 근무 중인 부천지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29일 밤까지 박 검사를 응원하는 누리꾼들의 글이 1300여 건이나 올랐다.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부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사진)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의 해외 부동산 매입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에 “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종결됐다고 말한 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29일 대검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8일 중수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수사가 종결된다고 했을 뿐 가족의 수사를 종결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표현이 잘못된 기사가 있으니 기회가 되면 바로잡아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 앞서 김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5월 23일 “노 전 대통령께서 갑작스레 서거하시게 된 점에 대해 충격과 비탄을 금할 수 없다. 현재 진행 중인 노 전 대통령에 관한 수사는 종료될 것으로 안다.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입장자료를 발표한 적이 있다.하지만 지난달 28일 일부 언론이 “김 전 장관이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가족에 대한 수사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하자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중수부에 요청한 것.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 안팎에선 검찰이 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 재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장관의 입을 빌려 정연 씨 등 가족에 대한 수사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기 때문에 공소권이 없지만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함께 불법자금을 받았다면 법리상 공범으로 처벌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봉인해 둔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수사기록을 다시 꺼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대검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과 관련된 2009년 당시의 수사기록은 영구보존 상태로 대검 청사 모처 캐비닛 속에 보관돼 있다. 이 캐비닛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관련 수사기록을 통째로 넣은 채 잠근 뒤로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수사기록을 다시 꺼내보기 위해선 검찰총장의 재가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검찰은 당시 수사기록을 들춰보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다시 겨냥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고심하고 있다. 섣불리 수사기록을 꺼냈을 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중수부는 당장 수사기록을 꺼내들기보다는 당시 수사팀이 작성한 수사보고서 등을 통해 전체 사건의 윤곽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연 씨가 산 아파트의 전 주인인 미국 변호사 경모 씨의 외화 밀반출 혐의에 한정해 수사하고 있다”며 “예전 수사기록을 향후 필요하면 참고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수사기록을 꺼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부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태어나자마자 큰아버지에게 입양된 쌍둥이 형 김모 씨(32)는 열여섯 살 되던 해 큰아버지가 이혼을 하면서 처음으로 동생의 존재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16년 만의 재회를 범죄 모의로 연결시켰다. 형제는 동생이 망을 보면 형이 돈을 훔치는 식으로 절도를 반복하며 청소년 시절부터 교정시설을 들락거렸다.쌍둥이 형제는 지난해 4월 사기로까지 범죄 영역을 넓혔다. 인터넷에 카메라를 판다고 글을 남기고 대포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잠적하는 수법으로 8000만 원을 챙겼다. 형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뽑으며 폐쇄회로(CC)TV를 향해 ‘잡을 테면 잡아봐라’는 식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여유까지 부렸다. 경찰은 “똑같이 생긴 남성이 시간차를 두고 돈을 뽑아가는 장면이 잡혀 수사에 혼선을 빚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형제의 인터넷주소(IP) 접속기록을 추적해 이들을 검거한 뒤 전과기록을 조회해 보고 혀를 내둘렀다. 동생은 지난해 9월 길을 가던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항의하는 남자친구를 때려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도피 중이었고, 형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약국을 털다 체포돼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동생과 형이 저지른 범죄가 각각 9건과 11건으로 도합 20건이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이들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자임해 온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4·11총선을 통해 대거 정치권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심판’ 역할을 해온 시민단체가 ‘선수’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동아일보가 4·11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를 전수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꼴로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가진 예비후보자 중 상당수는 진보 성향 단체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각 당의 예비후보 중 시민단체 활동 경력자 비율이 가장 높은 정당은 통합진보당이었다. 민주통합당과 새누리당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18대 총선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보수단체 출신 인사들이 대거 정계로 진출했던 것과 대비된다.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집권 기간에 움츠렸던 진보 성향 시민사회단체가 총선을 통해 제도권 진입을 노리면서 출마 러시가 생기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도 체제 비판, 반권력적 토양에서 출범한 시민단체 특성상 진보단체가 보수단체보다 수가 많고 활발하다”고 설명했다.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속속 정치권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기성 정치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시민단체가 권력기관화하면서 정치권 진출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심판’에서 ‘선수’로동아일보 취재팀이 20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 1982명의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시민사회단체 활동 경력이 있는 후보는 모두 415명으로 집계됐다. 각 예비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약력과 동아일보 인물 데이터베이스(DB) 및 한국신용평가정보 DB에 올려진 약력을 활용했다. 시민단체는 시민운동정보센터가 2009년 발간한 ‘한국민간단체총람’에 등재된 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감시자에서 ‘선수’로… 진보성향 단체 출신, 보수의 6.3배 ▼예비후보들의 주요 이력을 바탕으로 직업군을 분석하면 시민운동가는 모두 54명이었다. 직업군별로는 정당인 989명, 기업인 194명, 법조인 180명, 학계 170명, 공직자 80명, 언론인은 58명이었다. 직업군에서 시민운동가로 분류된 예비후보들은 시민단체의 대표를 맡거나 다른 주요 경력 없이 시민단체 활동 경력을 내세워 정치에 출마한 후보들이다.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여연대 초대 사무처장을 지낸 박원순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후 이번 총선에서 시민단체 출신 인사의 정치권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특히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 인사들은 민주당과 손잡고 민주통합당을 창당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서면서 19대 총선은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입문 무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보수보다 진보정당에 몰려예비후보들이 활동했던 시민단체는 대부분 진보단체였다. 이들의 경력을 분석해보면 진보단체에서 활동한 후보가 228명으로 보수단체 경력자 36명보다 6.3배나 많았다.이는 예비후보자 한 사람이 활동했던 모든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복수로 집계한 것이다. 예를 들어 홍길동이라는 예비후보가 A라는 시민단체와 B라는 시민단체에서 모두 활동했다면 홍길동 후보는 A단체 경력도 있고 B단체 경력도 있는 것으로 계산한 것이다. 결국 각 시민단체가 배출한 예비후보의 수를 더하면 실제 시민단체 경력 예비후보 수보다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진보단체 중에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했던 후보가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환경운동연합(14명),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13명), 참여연대(7명) 순이었다. 이 단체들은 각각 1989년과 1993년, 1994년에 출범한 진보단체의 맏형 격이다.반면 보수단체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6명)와 뉴라이트연합(5명) 2곳만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8대 총선에서는 뉴라이트계 단체 활동가들이 대거 출마해 당선됐지만 19대 총선에선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2000년대 진보지향 시민운동을 견제하고 보수세력 집권을 위해 출발한 뉴라이트연합 등은 이념정치운동 단체에 가깝다”며 “탈냉전 흐름 속에서 이념정치운동은 주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예비후보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단체는 한국YMCA로 모두 25명이었다. YMCA 출신 후보가 많은 것은 전국 65개 지부인 지역조직이 활발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마 지역도 지역 구분 없이 고른 편이다.이런 경향은 정당별 출마자에서도 이어졌다. 예비후보 중 시민단체 경력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통합진보당이 25.6%(전체 203명 중 52명)로 가장 높았다. 예비후보 4명 중 1명이 시민단체 출신인 셈이다. 민주통합당은 23.1%(168명), 새누리당은 17.3%(137명)였다. 무소속 후보는 168명 중 22명(13.0%)이었다.○ 시민단체 출신 누가 뛰나예비후보 중 대표적인 인물은 민주통합당 이용선 공동대표다. 서울 양천을에 도전장을 낸 그는 1995년 경실련 기획실장을 지내고 1996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공동대표와 진보성향 시민단체의 연대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를 지낸 시민운동 1세대다. 지난해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경기 의왕-과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송호창 변호사도 시민단체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당시 촛불 변호사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송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민변 사무차장 등을 지냈다.예비후보로 등록하진 않았지만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학영 YMCA 전 사무총장과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지낸 김기식 민주통합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전략공천이나 비례대표 공천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보수단체 중에선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새누리당 신지호(서울 도봉갑), 김성회 의원(경기 화성갑) 등 현역 의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활동경력을 지닌 새 인물을 찾기 어려웠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