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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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출입하며 산업 현장의 변화상을 기록합니다.

monami@donga.com

취재분야

2025-11-28~2025-12-28
산업34%
기업25%
경제일반20%
자동차11%
미국/북미3%
정치일반2%
무역2%
중남미2%
기타1%
  • 정부, 50개기업 집중공략… 헤드쿼터-R&D센터 유치, 질 좋은 일자리 늘린다

    글로벌 기업의 헤드쿼터와 연구개발(R&D)센터 유치는 한국 경제에 왜 중요한 것일까. 헤드쿼터와 거점 R&D센터는 특정 사업 분야나 지역의 전체적인 경영전략과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기능을 지닌다. 그만큼 이를 유치할 경우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난다. 일자리의 질도 높아진다.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헤드쿼터와 R&D센터는 일반 생산이나 판매 법인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며 “중·장기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고급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물론이고 글로벌 기업의 전략과 기술 노하우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올 4월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열고 글로벌 기업 헤드쿼터와 R&D센터 유치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170억 달러(약 17조4080억 원)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2일 산업부와 KOTRA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20개 글로벌 기업과 R&D센터 및 헤드쿼터 유치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했다. 정부가 접촉 중인 기업들은 주로 유럽과 미국계로 업종은 석유화학, 의료기기, 전자와 화학 소재 부문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업부는 총 600여 개의 잠재적 유치 대상 글로벌 기업 리스트를 마련했다. 이 중 50개의 ‘중점 타깃 기업’을 올해 안에 선정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집중 유치 대상인 동시에 정책 지원 대상인 외국계 기업의 헤드쿼터나 R&D센터는 글로벌 시장과 관련된 △전략 △인사 △자회사 관리 △장기적인 R&D 등과 관련된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체 근무 인력과 외국인 전문경영인 상주 인력 규모도 일정 수준 이상이어여 한다. 정부는 이미 한국에 헤드쿼터와 R&D센터를 운영 중인 기업들과도 투자협력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추가 투자 유치와 정책 지원 관련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오랜 기간 글로벌 기업들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주요 법령에 대한 영문 번역 서비스 미비, 정책 설명회 부족 등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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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셧다운제에 막힌 게임업체 30%, 해외로 판로 변경

    4월 헌법재판소가 심야시간대에 16세 미만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뒤 국내 게임업체 중 30% 이상이 해외로 판로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무역협회가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와 함께 국내 90여 게임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0.5%가 셧다운제 합헌 판결 이후 ‘해외로 판로를 변경했다’고 응답했다.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 들지 않은 성인용 게임에 집중했다’는 응답이 22.4%, ‘게임 개발 계획을 철회했다’, ‘고용 및 자금 감축으로 인해 저사양 게임으로 변경했다’는 응답이 각각 19%와 16.1%로 집계됐다. 셧다운제로 우려되는 점에 대해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32.2%)과 ‘게임산업 위축 가속화’(27.6%), ‘법 적용이 유예된 모바일 게임 대상 셧다운제 적용’(26.4%), ‘게임 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 확대’(13.8%) 등을 꼽았다. 응답 업체 중 80.5%는 외국 정부로부터 정착금 지원, 세제 감면 등 혜택이 주어지면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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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장 개척-기업가치 상승 뒤엔 ‘D의 마술’

    ‘디자인 전략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가치가 달라졌다.’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디자인경영과 창조경제 포럼’에 참석한 국내 기업의 디자인경영 담당자들은 “디자인을 단순한 외형 꾸미기가 아닌 경영전략의 방법으로 인식하면 제품은 물론이고 기업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동아일보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200여 명의 국내 기업 디자인 부문 관계자가 참석했다.이날 포럼에서는 삼성전자, KT, 현대카드 등 국내 대기업의 디자인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 사례와 욕실 인테리어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중소기업 세비앙의 사례가 다뤄졌다.김영준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선행디자인팀장(전무)은 삼성전자의 디자인경영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최고경영자(CEO)의 확고한 철학과 의지 △강한 조직 역량 △우수 인력 확보와 양성 △강한 선행디자인 프로세스 구축을 꼽았다.김 전무는 “기업이 제품을 넘어 문화와 철학을 팔아야 하는 시대에 디자인은 중요한 차별화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디자인 성공 경험이 많아지면서 파격적이거나 실험적인 디자인 시도도 과거보다 더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KT는 기업이미지(CI)를 새로 바꾸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성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임재희 KT 그룹디자인정책팀장은 “‘올레’ 브랜드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디자인을 활용해 매장 인테리어, 로고 글씨체, 서비스 아이콘 등을 세련되고 고객친화적으로 바꿔 구태의연하고 권위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T는 셋톱박스 같은 제품에도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 국내 서비스 기업 중 처음으로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의 하나인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현대카드는 디자인을 통해 다른 금융회사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정원 현대카드 디자인실장은 “현대카드는 굉장히 모던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도 ‘현대카드답다’고 할 수 있는 이미지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디자인을 더욱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류인식 세비앙 대표는 ‘수납형 샤워기’라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과정을 발표했다. 이 회사 제품은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인테리어 기업의 신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장기적인 디자인 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조재경 한국디자인경영학회장(이화여대 교수)은 “유럽의 장인들이 시도했던 것처럼 디자인을 이용해 차별화된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종석 산업부 디자인생활산업과장은 “정부는 디자인을 성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보고 있다”며 “산업계 전반에서 디자인 역량을 키우고 국제적인 수준의 디자인 전문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책과 교육 지원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세형 turtle@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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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도 다 잡혀가도 兪 前회장 못 내놔”… 구원파, 檢에 맞서 정면대결 선언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일부 신도들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행방을 추적하는 검찰을 향해 “유 전 회장을 끝까지 보호하겠다”며 강한 저항 의사를 밝혔다. 검찰이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 씨(44)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신도 6명을 체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자 검찰과 다시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 구원파 “우리도 현상금 5억 원 걸겠다” 이태종 구원파 평신도복음선교회 대변인은 26일 오후 2시 반경 경기 안성시 금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만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을 하루씩 숨겨줘 모두 (검경에) 잡혀가는 한이 있더라도 최후까지 그를 내놓지 않고 보호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평신도회는 유 전 회장을 비호하는 구원파 내 강경 신도들의 모임이다. 이 대변인은 “1991년 오대양 사건 당시 유 전 회장이 검찰에 출두했다가 본질과 무관한 혐의(상습사기)로 4년간 옥살이를 했다”며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유 전 회장을 최후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구원파 내 극렬 신도들이 ‘세월호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잠잠해질 때까지 유 전 회장을 도피시키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평신도회는 이날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짜 원인을 밝히는 사람에게 주겠다”며 ‘현상금’ 5억 원도 내걸었다. 이는 25일 검경이 유 전 회장 검거 현상금을 5억 원으로 인상하며 ‘내부 제보’를 유도하자 일부 신도의 배신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녹취록 공개로 ‘검찰 망신주기’ 기자회견에서 평신도회는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녹음파일 4개를 공개했다. 평신도회 측은 “금수원에서 압수된 현금 5000만 원과 ‘우리가 남이가’라는 현수막을 내린 것과 관련해 검찰의 해명이 (사실과) 달라 우리가 거짓말쟁이가 될 위기에 처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우리가 남이가’ 등의 현수막을 검찰이 내려달라고 구원파 측에 요청한 적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검찰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현금 5000만 원과 관련해 “현금을 이렇게 놔두고 막 쓰실 정도가 되면 굉장히 부도덕한 것 중 하나인데 그쪽(구원파)에서 뭔가 성의를 보여야…(우리가 언론에 공개하지 않겠다)”라며 협상을 유도하는 듯한 검찰 관계자의 발언 등이 담겨 있었다. 대화는 편집된 채 공개됐고, 검찰 관계자의 목소리는 변조한 상태였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수사팀에선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검찰 관계자가 했다는) 발언의 내용이 구원파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법을 조언하고 법질서 준수를 권고하는 수준으로 문제될 것 없다고 판단되지만 (그 내용을 공개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 “저항 신도 많다” vs “일부에 불과” 평신도회 신도 400여 명은 이날 오전부터 대형 버스 등을 나눠 타고 금수원에 집결해 정문에 “김기춘 갈 데까지 가보자”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는 현수막을 붙이고 농성을 다시 시작했다. 신도들의 농성은 금수원 압수수색 이후 5일 만이다. 금수원 압수수색을 전후해 구원파 내에서는 ‘유 전 회장이 당당하게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온건파와 ‘끝까지 저항해야 한다’는 강경파(평신도회)가 의견을 달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을 감싸며 검찰 수사에 저항하는 신도의 비율을 놓고 평신도회와 검찰의 해석이 달랐다. 이 대변인은 “신도 개개인이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지만 평신도회와 뜻을 함께하는 신도가 아주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구원파 내 복수의 협력자들의 말을 빌려 “신도 90%는 유 전 회장 일가의 범행에 환멸을 느끼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극소수가 유 전 회장을 비호하며 수사에 저항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안성=조건희 becom@donga.com·김재형인천=장관석 기자}

    • 201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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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 ‘세계인의 날’ 17명 포상… ‘이민자상’ 벨기에 브라쇠르씨

    법무부는 20일 제7회 세계인의 날을 맞아 다문화 사회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했다.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통령표창 3명, 국무총리표창 7명, 법무부장관표창 7명 등 총 17명이 상을 받았다. 올해 신설된 ‘올해의 이민자상’(대통령표창)의 수상자로는 벨기에 출신 마리 헬렌 브라쇠르(한국명 배현정·68·사진) 전진상의원 원장이 선정됐다. 1972년 26세 때 벨기에를 떠나 한국에 온 브라쇠르 원장은 김수환 추기경의 추천으로 서울 금천구 시흥동 판자촌에 무료 진료소인 ‘전진상(全眞常) 가정복지센터’를 열고 의료봉사를 시작한 이래 40여 년간 저소득층 39만 명을 진료해 왔다. 브라쇠르 원장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살아갈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와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도 각각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 웬티응옥여임 씨 등 7명은 이민자 사회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았다.과천=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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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미엄 리포트]우울증 약물처방 받았다고 민간보험 퇴짜

    최모 씨(51·여)는 매년 2, 3차례씩, 20년 넘게 자살 시도를 했다.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리던 그는 분노가 극에 달할 때마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자살하려 했다. 가족들이 "잘못했다"고 빌면 시도를 멈추는 식이었다. 베개 밑에 늘 칼과 넥타이를 감춰둘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20년 동안 한 번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지 않았다. 최 씨 남편은 "정신과에 가면 평생 정신병자로 낙인찍힌다"고 여겼다. 최 씨는 2012년 아들과 다툰 끝에 목을 매 자살했다. 가족들은 최 씨의 행위를 일상적인 반복 행위로 받아들였지만 정작 최 씨는 20년 넘게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분노를 쌓아온 것이었다. 이동우 인제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자살 시도도 심각한 수준의 질환이므로 첫 시도 당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아주대 연구진과 동아일보 취재팀이 심리 부검한 60명 중 40명(66.7%)은 자살 전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 40명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충분한 진료를 받은 사람은 6명(15%)에 불과했다.자살 위험군에 속한 사람과 그의 가족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지 않는 데는 낙인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작용한다. 대인 관계나 취업 등 사회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것.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통상 우울증 외래 진료 환자 3명 중 1명은 완치 전에 치료를 중단한다"며 "환자나 환자 가족이 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해 중단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사회적인 불이익과 편견이 두려워 그만두는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더라도 건강보험 청구 기록에 정신질환 대신 '일반 상담'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은 환자에게만 해당될 뿐 이전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다시 병원을 찾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게다가 약물 처방을 받으면 정신 질환 기록이 남게 돼 있어 약이 긴급히 필요한 사람이 오히려 병원을 찾지 않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심한 정도에 상관없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병력이 있다는 이유로 민간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6일 신의진 의원(새누리당)은 보험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가벼운 우울증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은 국민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의 기준이 모호해 가입 거절을 막는 데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심리적 부검 프로젝트로 자살률을 절반 가까이 줄인 핀란드는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상대로 정기적인 상담을 진행했다. 자살 징후가 포착되면 그 즉시 전문 상담기관이 개입해 자살을 막았다. 한국도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손효주 hjson@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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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앱으로 가짜 대학생증 만드는 청년들

    서울 D대 4학년 재학생 김모 씨(27)는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중앙도서관에 들어가는 순간 ‘고려대 미디어학부 최○○ 씨(26·여)’가 된다. 김 씨는 최 씨와 일면식도 없지만 최 씨의 이름으로 도서관을 드나들고 열람실 좌석도 예약한다. 학번만 넣으면 학생증 바코드를 만들어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덕이다. 안암동 집에서 가까워 고려대 도서관을 이용하는 김 씨는 “옆자리에 다른 학생이 앉는 것이 귀찮을 땐 학생증 바코드를 4, 5개 만들어 주변 좌석을 전부 예약해버린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바코드 생성 앱을 이용해 다른 학생의 신분으로 대학가를 활보하는 학생들이 생겨나면서 개인정보 도용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서관 등 대다수 대학교 시설은 학생증에 부착된 고유 바코드를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에 갖다 대면 얼굴 확인 없이 출입할 수 있는데 앱을 활용하면 모르는 사람의 학생증 바코드도 손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모바일 장터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바코드 생성 앱은 20종이 넘는다. 20, 21일 취재팀이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대학교 네 곳의 도서관에서 시험한 결과 스마트폰 앱으로 위조한 바코드는 전부 실제 학생증과 다름없이 작동했다. 앱에 미리 양해를 구한 재학생들의 학번을 입력하니 도서관 출입은 물론이고 열람실 좌석 예약까지 가능했다. 연세대와 성균관대의 무인 대출기에서는 도서까지 빌릴 수 있었다. 학번을 제공한 중앙대 재학생 최모 씨(27)는 “누군가가 내 신분을 도용해 학교에 돌아다닐 수 있다니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학번을 몰라도 바코드를 만들어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학교 측이 학번을 부여할 땐 입학연도 4자리(20××)와 학과 고유번호 2∼3자리, 개인 고유번호 2∼4자리 등 일정한 규칙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러한 ‘학번 패턴’을 공유하는 글이 쉽게 검색됐다. 취재팀이 성균관대에서 해당 패턴으로 추정한 학번을 바코드 생성 앱에 입력해 키오스크에 갖다대니 2008년에 입학한 육모 씨의 이름이 화면에 나타났다. 소지품 도난 문제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학생증 바코드 도용은 형법상 사문서 위조 및 부정행사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앞자리에 다른 학생이 앉으면 다리를 쭉 펴기 힘들다’거나 ‘도서관에서 혼자 모의 토익시험을 치를 때 옆자리에 사람이 있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별다른 죄의식 없이 바코드를 위조해 주변 좌석을 독차지하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박모 씨(26)는 “친구 5명과 ‘자리 맡아주기’ 당번을 정하고 매일 아침 좌석을 10여 개씩 무더기로 예약한다”며 “떳떳하진 않지만 편리함 때문에 그만둘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외부인이 학교 시설에 자유롭게 출입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조가 어려운 ‘무선 주파수 검지(RFID)’ 방식 학생증을 발급하는 것이 대안이지만 해당 학생증에 맞게 키오스크를 교체하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김재형 monami@donga.com·조건희 기자}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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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어머니 이인숙씨 “규혁이에게 그만하자고 설득도 많이 했죠”

    “그만하자 규혁아. 스케이트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니.” 12일 이규혁의 마지막 레이스를 TV 생중계로 지켜보며 어머니 이인숙 씨(55·전국스케이팅연합회장)는 4년 전 밴쿠버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아들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당시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안 되는 걸 도전한다는 게 너무 슬펐다”며 눈물을 보인 아들의 모습에 이 씨도 가슴을 움켜잡고 울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 이후 한 번도 아들의 국제대회 경기를 생중계로 본 적이 없었던 이 씨는 12일 경기 시작 4시간 전 아들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이번에는 꼭 경기 (생중계로) 봐줘요. 진짜 마지막이니까….” 이 씨는 힘주어 답했다. “알겠어. 엄마가 눈 동그랗게 뜨고 잘 지켜볼 테니까 걱정 마”라고. 이 씨는 “규혁이가 여느 겨울올림픽보다 편하게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12일 마지막 레이스에서 이규혁은 초반 전성기 때의 스피드를 보였다. 진작 욕심을 버렸던 이 씨도 순간적으로 아들의 메달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규혁은 600m 이후 체력이 떨어졌다. ‘조금만 나이가 어렸어도 충분히 메달권에 들었을 텐데….’ 이 씨의 마음속에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떠올랐다. 하지만 레이스를 마친 뒤 밝은 표정으로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아들을 보고 이 씨는 생각을 바꿨다. 이전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웃는 아들을 보니까 그제야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이 나더라고요.” 이 씨는 13일 이 말을 꼭 팬들에게 전해 달라고 했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직후에는 저도 아들에게 ‘스케이트 그만하자’고 했는데…. 규혁이가 마지막 레이스에 설 수 있도록 성원해 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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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 연세로 승용차 ‘쌩쌩’

    8일 0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왕복 2차로.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번화가에 나왔던 시민들이 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 바쁘게 도로를 가로질렀다. 연세로는 지난달 6일 서울의 첫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돼 일반 차량의 통행이 24시간 금지되고 인도가 넓어졌다. 그때 연세로 한쪽에서 ‘빠앙’ 소리가 들려왔다. 검정 쏘나타 승용차가 차로를 횡단하던 시민 2명을 발견하고 급정거하며 경적을 울린 것. 이 승용차는 시민들이 길을 건너자 다시 속도를 올려 연세로를 빠져나갔다. 오전 7시∼오후 9시에는 모범운전자회 회원들이 양쪽 진입로에서 일반 차량 통행을 막고 있지만 이들이 퇴근한 시간에는 무단 진입하는 차가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22, 25일, 이달 8일 총 3차례에 걸쳐 관찰해 보니 0시∼오전 3시에 1시간 평균 20대의 일반 차량이 연세로 550m 구간을 통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찔한 상황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인도 턱과 신호등이 전부 철거된 뒤 무단 횡단하는 시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횡단보도 표시가 없는 곳에서 길을 건너는 시민은 시간당 평균 80여 명이었다. 택시의 통행이 허용되는 유일한 시간대인 0시∼오전 4시가 되면 차로 양쪽을 택시가 점령했다. 주정차한 택시가 통행하는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길을 건너는 시민을 뒤늦게 발견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오전 3시가 되자 연세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연세로7길에서 음식점에 식자재를 나르는 2.5t 냉동 탑차가 빠져나와 슬그머니 연세로에 정차했다. 상점 영업에 필요한 업무차량은 서대문구로부터 미리 허가를 받아 오전 10∼11시, 오후 3∼4시에만 제한적으로 통행할 수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인근 음식점의 배달 오토바이들은 턱이 없어진 인도와 차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곡예 운전을 했다. 연세로를 이용하는 시민 대부분은 ‘일반 차량의 통행을 엄격히 단속해야 한다’는 시각이지만 상인 일부는 통행금지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취업준비생 임모 씨(26)는 “새벽 시간대에도 보행자가 많은 번화가의 특성을 감안해 밤과 낮 구분 없이 단속반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48)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손님이 줄었다”며 “오후 9시 이후에는 차량 통행 제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대문구는 2월까지 계도 기간을 둔 뒤 이르면 3월부터 연세로 진입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카메라 4대를 활용해 통행 제한 위반 승용차에 과태료 4만 원, 승합차에 5만 원을 각각 물릴 계획이다.조건희 becom@donga.com·김재형 기자}

    • 201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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