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훈

지명훈 기자

동아일보 대전충청취재본부

구독 3

추천

안녕하세요. 지명훈 기자입니다.

mhj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지방뉴스65%
사회일반13%
사건·범죄7%
건강3%
행정3%
과학일반3%
사고3%
인사일반3%
  • [대전/충남]“친구 금연 도와줘도 장학금 줍니다”

    대전대 산업광고심리학과 4학년 인봉후 씨는 지난해 2학기 책 250여 권을 빌리고, 열람실을 887시간 이용해 최근 장학금 20만 원을 받았다. 도서관 이용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도서관 마일리지 장학금 제도’ 덕분이다. 대전과 충남지역 대학들이 학생 개개인의 자기계발과 외국어 능력 신장, 사회성 개발을 독려하는 장학금을 앞다퉈 늘리고 있다. 이런 성과들이 학생 취업과 학교의 대외적 위상을 높여 주기 때문이다.○ 도서관 열심히 다녀도 장학금 대전대 도서관 장학금은 도서 대출 시 1권에 1점, 열람실 이용 2∼3시간에 2점, 3시간 이상은 3점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도서 대출 포인트와 열람실 이용 포인트를 각각 7 대 3 비율로 반영해 1위부터 50위까지는 20만 원, 51위부터 250위까지는 10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 대전대 관계자는 “마일리지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후 도서관 도서 대출이 90% 이상 증가했다”며 “이 장학금을 주려면 30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높일 수 있는 만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들은 2005년부터 급여와 연구비 등을 모아 매년 제자 10명을 해외 자매대학에 어학연수를 보내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높여 주기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 교수들은 학과 자체로 2000년도부터 토익 700점에 못 미치면 졸업을 유보시키는 자체 졸업인증제도 도입했다. 이 대학 생명시스템과학과 전공 교수들은 이전 학기에 비해 성적 상승 폭이 가장 큰 학생에게 50만 원을 주는 ‘개구리 장학금’을 2003년부터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학기당 13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한 학생 가운데 학기당 10명을 선발해 5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는 ‘보람장학금’은 이 대학 설립 정신인 ‘사회와 나누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대학들 ‘개인 발전도 결국 학교 성과’ 인식 건양대는 학생들의 건강을 장려하는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개월 동안 금연했을 때와 이를 4학년 2학기 최종 점검 때까지 유지했을 때 두 번에 걸쳐 각각 25만 원의 장학금을 준다. 체지방 지수를 비만 기준 아래로 6개월 안에 낮췄을 때, 그리고 이를 1년 6개월 이상 유지했을 때 25만 원씩 지급한다. 백석대는 금연에 성공한 학생에게 장학금 70만 원을 줄 뿐 아니라 곁에서 이를 도와 준 학우에게도 장학금 30만 원을 별도로 지급한다. 배재대는 토익 시험을 잘 봐도 장학금을 준다. 학기별로 모의 토익시험을 실시해 성적 향상이 두드러지거나 높은 점수를 획득한 학생들에게 10만∼50만 원을 지급한다. 학생이 전공 관련 자격증을 따도 개인당 10만 원의 격려 장학금을 준다. 전국 및 국제대회 공모전에서 수상하면 대회 시상금과는 별도로 20만∼100만 원의 ‘수상 장학금’을 지급한다. 배재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 개인의 자기계발이나 진로 개척 노력에 대해서도 장학금을 늘려 나가는 양상”이라며 “이는 학생 개인의 성과가 곧 학교의 성과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당진 현대제철 보수작업중 협력사 근로자 5명 질식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5명이 아르곤 가스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질식해 숨졌다. 이 제철소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감전과 추락, 질식 등 각종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심각한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유족들은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한 현대제철의 무리한 작업 지시와 관리감독 부재가 빚은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고는 10일 오전 1시 45분경 제강공장 제3 전로(轉爐)에서 발생했다. 전로는 고로에서 녹인 쇳물을 공장 내 철로시설을 통해 운반한 뒤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협력업체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남정민 씨 등 5명은 내화벽돌 교체 작업을 끝낸 뒤 유압 작업대를 제거하다 산소 부족으로 쓰러졌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2시 반경 모두 숨졌다. 현대제철 측은 “밖에 있던 다른 근로자들이 전로에 들어간 동료 근로자들이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름 8m, 높이 12m의 전로 맨 위에서부터 아래로 작업대를 제거하면서 내려오다 높이 5m 부근에서 질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공기보다 무거운 아르곤 가스가 스며들어 전로의 아래 부분을 채우면서 산소가 부족해져 질식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로 가동에 쓰이는 아르곤 가스는 자체로 독성은 없지만 밀폐 공간에서 산소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 현대제철이 사고 당시 현장의 산소농도를 측정한 결과 작업 기준치인 22%에 못 미치는 16%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가스 누출에 대비한 산소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아르곤 가스를 전로에 주입하는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산소마스크는 필요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아르곤 가스가 어떻게 전로에 유입됐는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업자들은 내화벽돌 교체 공사를 위해 2일 전로 바닥의 아르곤 가스 배관(6개)을 제거했다가 9일 다시 설치했다. 숨진 채승훈 씨의 부친인 채상옥 씨는 “배관 설치와 가스 주입은 작업이 끝나고 작업자들이 모두 철수한 상태에서 해야 하는데 미리 하는 바람에 참변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일단 배관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미뤄 누군가가 고의로 밸브를 풀었거나 부주의 또는 기계 고장으로 밸브가 풀려 아르곤 가스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밸브를 모두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현대제철과 한국내화는 사고 신고도 뒤늦게 했다. 사고 현장을 발견한 지 45분 후인 오전 2시 반경 119구조대에 연락했다. 경찰은 사고 근로자들이 모두 숨진 지 1시간여가 지난 오전 3시 44분경에야 이들 회사가 아닌 119구조대에서 연락을 받았다.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은 오전 6시 37분에야 보고를 받았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그동안 사고가 계속돼 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당진제철소에서는 지난해 9월 이후 7건의 안전사고로 근로자 9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이다. 지난해 9월 5일 철 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던 홍모 씨(50)가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숨졌다. 한 달여 뒤인 10월 9일에는 크레인 전원공급 변경을 위해 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던 근로자가 고압 트롤리바에 감전된 뒤 추락해 숨졌다. 이번 사고 유족대표인 홍석훈 씨(39·홍석원 씨의 형)는 “모든 작업은 원청업체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이번 사고는 원청업체의 살인행위”라며 “장례식장에 현대제철의 책임자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나와 사고 경위를 설명하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분개했다. 이번 사고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다 발생했다는 점에서 최근 발생한 중대 산업재해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망자 △이응우(42) △홍석원(35) △이용우(32) △채승훈(30) △남정민(25)당진=지명훈·이성호 기자 mhjee@donga.com}

    • 2013-05-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평점 2.0 이상 전액장학금 칠전팔기 도전적 인재 키워”

    2007년 3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주 UC머시드대학 교정에서 학생 1명이 숨졌다. 실족사였지만 "폭력배가 살해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렇지 않아도 신입생 부족난을 겪던 학교는 당혹했다. 한인 최초의 미국 대학 총장인 이 대학 강성모 총장은 학생들을 강당으로 불러 모아 호소했다. "우리 가운데 '건설자(builder)'와 '파괴자(destroyer)' 두 부류가 있다. 다 같이 학교를 건설하는데 참여해 달라." 학생들은 대형 플래카드에 숨진 학생에 대한 추모 글을 적었다. 소송을 벼르던 학부모가 감동한 나머지 "내 아들은 죽었지만 훌륭한 학교"라며 학생들을 되레 안심시켰다. 이를 계기로 학교는 학생수 5000명 대학으로 성장했다.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준 강 총장은 '부드러운 선장(Captain Smooth)'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강 총장이 2월 26일 KAIST 총장에 취임하자 오랜 내홍을 극복하고 안정 속의 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하지만 두 전임 총장이 중도하차할 정도로 갈등의 뿌리가 깊어 계속 부드러운 선장으로 남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7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KAIST 총장실에서 국내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낮 12시 반까지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강 총장은 "독립운동에 평생을 바친 할아버지(강대현)를 생각하면서 조국에 봉사할 기회를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남표 전임 총장의 개혁을 높이 평가했지만 소통의 방식과 학생 정책, 연구 및 프로젝트의 주체 등 여러 부문에 대해 이견을 보여 적지 않는 변화를 예고했다. ―취임 일성으로 소통을 강조했지만 '제 맘에 들어야 소통'이라는 편의적 해석도 있다. "머시드대학에서 보여준 게 소통이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통한다. 불평을 무작정 다 들어주겠다는 건 아니다. 소통을 해보고 안 되면 그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신뢰가 있어야 공동의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다." 그는 아침 일찍 부인 강명화 여사와 함께 교정의 커피숍과 도서관 등을 돌며 학생과 환경미화원 등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인터뷰 때 서양 문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생각나지 않았다면서 프랑스 빵의 이름 '크루아상(croissant)'을 기자에게 메일로 보내온 시각은 다음날인 8일 오전 4시 48분이었다. 그가 학교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시각은 이 즈음이다.―전임 총장의 개혁 조치 가운데 공감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고 평가가 다른 부분은 무엇인가. "서 총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도 많았다고 본다. 우선 테뉴어(정년보장) 심사 강화는 잘한 일이다. 기부문화 확산도 공로다. KAIST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분들이 거액을 기부해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었다. 정부가 허가한 정원 외에 교수를 더 많이 선발한 일도 잘했다. KAIST 총장회의와 국제협력으로 학교 위상이 높아졌다. 하지만 개혁을 너무 빨리 추진했다. 그래서 소통의 문제로 넘어졌다. 정책의 추진과 지속을 위해 구성원들이 하나하나의 협조가 중요하다." ―전임 총장이 수백원을 들여 추진한 온라인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를 시장에 맡긴다는데. "더 이상 학교 예산은 투입하지 않겠다. 두 사업은 기술개발 단계를 지나 사업 단계여서 시장에 맡겨야 한다. 전기자동차는 이미 기업 투자가 이뤄졌고 철도 분야의 진출이 유망하다. 모바일하버는 사업성 때문에 기업의 투자가 없다. 앞으로 프로젝트는 교수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따오면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겠다. 총장이 직접 추진하지는 않겠다. 치어리더 역할만 하겠다." ―KAIST에서 앞으로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생각인가? "KAIST는 큰 재목을 길러내는 것으로 세금을 지원하는 국가와 국민에 기여해야 한다. 풀에 베일 것(bleeding edge)을 각오하면서 나아가려면 도전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다양성과 개성이 있고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용기를 가져야 한다. 현재 평점 2.9점 이하는 돈(기성회비)을 내야하기 때문에 그 이하의 점수를 맞은 학생들이 교수에게 애걸복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동아리 활용을 많이 하고 다양한 교양과목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평점 2.0이상 3.0미만의 경우 기성회비 부과를 면제해 줄 방침이다. 패자부활이 가능하도록 연차초과자 수업료 부과와 학점 재수강 제한(3과목)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엉어강의는 그대로 유지하되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은 입학 전에 영어캠프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 고르게 B학점을 받은 학생보다는 A도 C도 있는 학생이 더 가능성이 있다. 모 난데도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KAIST에서는 평점 2.0 미만의 낙제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장학금을 받는 셈이다.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다른 대학 학생들에 비해 과도한 혜택 아닌가. "더 좋은 인재를 길러내려면 그 정도의 투자는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과도할 만큼의 예산이 수반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총장은 학교의 시멘트 공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좋은 과일이 열리는 나무를 길러내는 사람이다." 지난 봄 학기를 기준으로 KAIST의 2.0이상 3.0미만 학생은 학부생 전체 4060명 가운데 14.58%인 592명. 이들이 낸 기성회비는 9억7600만원이다. 학기마다 기성회비를 면제해주려면 이 정도의 예산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교수의 경쟁력도 높여야 하지 않은가."우선 전임 총장보다 테뉴어 평가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현재의 테뉴어 심사와 승진, 재계약 평가기준은 교육 30%, 연구 40%, 학교기여도 30%였다. 강의와 학생지도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은 기본점수를 주어 대동소이했다. 유예기간 후인 내년부터는 교육을 소홀히 하면 테뉴어 통과가 어렵다. 동영상 강의를 만들에 미리 배포하고 실제 수업시간에는 토론을 한다든지, 별도로 시간을 내 영어강의에 미숙한 학생들을 지도한다든지, 영어강의를 잘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학생 상담을 많이 하고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구부문은 전문가 평가(peer review)를 그대로 시행해 현행 수준을 유지할 생각이다. 노벨상 수상자에 준하는 스타교수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겠다. 임용 교수의 수를 줄이더라도 스타교수를 영입하겠다." ―대덕특구를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특구를 만든다고 했다. "카이스트와 주변의 유수한 연구소들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를 마련해야 한다. 다양성과 소통, 융합의 문화가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와 벨연구소의 많은 아이디어는 식당과 커피숍에서 일어난다. 식당에서 한두 시간씩 식사를 하다가 냅킨에 메모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러려면 격식없이 어울리는 공간과 마음을 트는 일이 필요하다. 대전시에 실리콘밸리의 주요 도시들과의 자매결연을 할 것을 제안했다. 정부가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교수와 학생의 창업을 어렵게 만드는 휴직기간 제한 규정 같은 것을 개정해야 한다. 창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학교 기숙사를 활용하고 싶어도 재학생 수용하기에도 부족해 그러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크게는 정부가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죽이지 않고 기술을 매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입지전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들었다. "할아버지는 1919년 4월 경성 독립본부에서 상하이 임시정부로 헌법원문 등을 가져가는 등 독립운동을 했다. 집이 평양 근처에 있었는데 일본 경찰이 불을 질러 경기 양평으로 이사를 갔다.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다른 집에 들어가 입주 가정교사를 했다. 고교 1학년 때 고교 2학년 과외하기도 했다. 비전(Vision), 이노베이션(Innovation) 인내(Perseverance)를 의미하는 'VIP'가 좌우명이다. 목표를 정하고 더 잘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인내하면 좋은 결실을 거둔다는 뜻이다. 머시드대학 퇴임기념석의 동판에 이렇게 썼다. '열정과 마음을 다해 뜻하는 바가 있으면 보다 좋은 길이 열린다(Where there is a will with a heart, there is a better way).'" 강 총장은 1963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공군에 입대해 복무한 뒤 1966년 연세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연세대 4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페어래이디킨슨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UC 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AT&T 벨연구소 연구원, 일리노이대 교수,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공대 학장 등을 지내며 전자회로 설계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대전 진잠초교 100돌… 졸업생 1만1000명 배출

    대전 유성구 원내동의 진잠초등학교(교장 김철현)가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1913년 5월 20일 개교한 이 학교는 변두리 농촌지역 학교여서 한때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까지 겪었지만 2000년대 이후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 병설 유치원생까지 포함해 재학생 1000여 명의 큰 학교로 다시 성장했다. 100년 동안 이 학교를 거쳐 간 졸업생은 1만1000여 명. 김해인 애국지사(17회·2006년 작고), 홍선기 전 대전시장(33회), 송자 전 연세대 총장(33회), 조용무 전 대전지방법원장(38회·변호사) 등이 잘 알려진 동문들이다. 총동문회는 11일 모교 교정에서 100주년 개교 기념식을 열고 100주년 기념 조형물 및 테니스장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학교 측은 100년 전 개교식 사진과 함께 1회 졸업식부터 지난해까지의 졸업식 사진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동문회는 ‘개교 100년사’와 함께 총동문회 회원 명부, 졸업식 사진을 담은 자료집도 발간했다. 운동장 한편의 300년 된 팽나무는 학교의 ‘산증인’이자 ‘산역사’이다. 조용무 총동문회장은 “어렸을 적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시골의 정든 학교라서 모교에 대한 동문들의 사랑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진잠은 백제시대부터 진현현, 진령현, 진잠군으로 회덕현과 함께 대전 지역의 향토사를 지탱해 온 대전의 뿌리다.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진잠향교가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1200자 주문에 226자 엉터리 답안 내고 합격

    지난해 발생한 충남 장학사 시험의 부정은 복마전의 극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7월 18일 충남 공주시 충남도교육연수원에서 치러진 충남교육청 제24기 초등 장학사(교육전문직) 공개 전형 논술시험의 3교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그동안 추진해온 충남교육청의 충남학력 New 프로젝트의 성과를 지속하고 미래 핵심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보고서를 교육 정책 의사결정 모형을 동원해 작성하라.’ 문제의 글자 수는 222자. 답안은 1200자 내외로 작성하라는 주문이 곁들여져 있었다. 하지만 이모 교사가 낸 답안의 글자 수는 226자에 불과했다. 문제보다 4자 많았고 주문한 답안 분량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형식도 논술형이 아니었다. 정책명, 정책기간, 정책목표 등의 항목을 번호 순서대로 적은 뒤 한 줄 정도 설명했다. 모든 문장은 명사형 어미로 끝났다. 내용 어디에도 교육정책 의사결정 모형을 통해 설명한 대목은 없었다.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 교사는 논술 6문제 가운데 2문제를 이같이 허술하게 작성했지만 합격점을 받았다. 충남교육청 인사담당 안모 장학관(58)으로부터 이 교사를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받은 채점위원이 채점을 하다가 “거의 백지 답안 수준이다. 도저히 합격시킬 수 없다”고 안 장학관에게 전화를 걸어 호소했다. 하지만 안 장학관은 “(김종성) 교육감의 지시다. 그 사람은 꼭 합격시켜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장학사 시험을 준비하지 않았던 응시자들은 시험 문제를 이틀 전에 알았지만 이처럼 엉터리 답안을 써냈다”며 “중등 5명과 초등 3명 등 채점위원 8명이 서로 교차 채점을 해야 했는데 그런 원칙마저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출제 관리도 엉망이었다. 출제를 위해 합숙소에 격리된 출제위원들이 몰래 휴대전화를 숨겨 가지고 들어가 출제가 끝나자마자 문자로 문제를 유출했다. 면접 문제도 면접 당일 볼펜 속에 숨겨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6일 이 같은 내용의 충남교육청 장학사 시험 비리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김 교육감의 차기 선거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결론짓고 연루된 46명 가운데 김 교육감 등 6명을 구속하고 39명을 불구속했으며 1명을 수사 중이다. 장학사 시험 비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장학사(구속)는 교사들로부터 모두 3억8000만 원을 받았다. 김 장학사는 김 교육감 지시로 이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학사는 김 교육감이 2010년 10월과 2011년 4월 딸과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축의금으로 받은 5억6000만 원 가운데 2억 원을 맡길 정도로 교육감의 자금 관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충남교육청 일반직 4, 5급 승진과 세종시교육청 전출 과정에서도 1인당 1000만∼2000만 원씩이 뇌물로 건네졌다는 추가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KAIST 석사과정 성신웅씨 세계 최대 비즈니스 분석대회 우수상

    KAIST는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석사과정 학생이 미국경영과학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INFORMS 비즈니스 분석 학술대회’의 학생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비즈니스 분석은 빅 데이터(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이나 조직이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성신웅 씨(22·사진)는 지난달 8일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시에서 열린 이 학술대회의 ‘학생 사례 경연대회’ 프로그램에서 전 세계 3명의 수상자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 학술대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비즈니스 분석 관련 전문가 모임. 올해는 산업공학, 경영과학, 비즈니스 분석, 계량 경영, 생산관리 분야 연구자와 기업인, 정부 관리자 등 870여 명이 참석했다. 성 씨는 그동안 웅진케미칼과 함께 빅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분석 연구과제를 수행했던 경험을 활용해 이번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충남 해미읍성 담쟁이넝쿨 제거 논란

    충남 서산시의 관광 명소인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의 성벽 1.8km에는 담쟁이넝쿨이 무성하다. 담쟁이넝쿨은 성 전체를 고풍스럽고 운치 있게 만들고 있다. 여름이면 성곽의 절반가량을 뒤덮어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이 명물이 사라지고 있다. 서산시가 성벽의 구조물 정밀진단을 위해 담쟁이넝쿨을 17일까지 모두 걷어내기로 하고 지난달 22일부터 제거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는 성벽에서 배부름 현상이 나타나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에 진단을 의뢰한 결과 읍성의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고, 안전진단을 위한 계측을 위해 담쟁이넝쿨을 제거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배부름 현상이란 성벽의 중간 부분이 위와 아래에 비해 볼록하게 돌출되는 것.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담쟁이넝쿨 줄기가 성벽 내부까지 파고들어 정교하게 쌓였던 내부 석축들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배부름 현상을 초래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담쟁이넝쿨은 오랜 기간 성벽에 자생하면서 굵기가 지름 5cm 이상 될 정도로 크고 거칠어졌다. 그동안 시에서 다듬고 잘라 주기도 했으나 번식력이 강해 점차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자랐다. 담쟁이넝쿨 제거 작업이 시작되자 서산시에는 “왜 담쟁이넝쿨을 제거하느냐”는 항의성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담쟁이넝쿨 제거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그대로 두면 시야를 가려 성곽 고유의 멋과 가치를 느낄 수 없다”는 찬성론과 “해미읍성의 고풍스러움을 더는 맛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대론이 엇갈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성곽의 훼손 등 변화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원형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정밀 실측과 정기적인 계측을 위해서는 담쟁이넝쿨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며 “읍성 보존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해미읍성은 조선 성종 때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됐고 1886년 천주교 박해 때 이곳 관아로 1000여 명의 천주교 신자들이 잡혀 와 고문과 처형을 당한 성지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세종시 7개 주요시설 명칭 확정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시 정부 세종청사 앞 호수공원을 비롯해 주요 시설 7곳의 명칭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청사 앞 호수공원은 ‘세종호수공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명칭제정자문위에서 순우리말 제정 원칙을 적용해 ‘누리마루 호수공원’이라고 잠정 제정했으나 좀 더 부르기 좋은 이름을 선택했다. 건설청은 “해당 지역의 역사성, 특수성 등을 반영해 부르기 쉽고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말모이 역사공원’은 ‘한솔동 백제고분 역사공원’, ‘나릿재 역사공원’은 ‘나성동 독락동 역사공원’, ‘두물 역사공원’은 ‘합강리 합호서원 역사공원’, ‘솔밭티 역사공원’은 ‘고운동 어서각 역사공원’으로, ‘모래 역사공원’은 ‘세종리 은행나무 역사공원’으로 각각 바꾸어 확정됐다. 금강에서 받아 정화한 물을 세종호수공원과 정부세종청사 실개천으로 공급하는 푸른뜰공원 내 수원지 명칭은 ‘행복폭포’로 확정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세종청사 1만명을 고객으로” 지자체, 공무원 마케팅 후끈

    충남도 관광산업과 공무원들은 30일 정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관광홍보전을 연다. 중앙부처 공무원들만 앞으로 1만 여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이들의 입소문이 홍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에 중앙부처가 속속 이전하면서 이들 부처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주변 자치단체의 관광 및 먹거리, 숙박 등 서비스 관련 산업의 마케팅이 활발하다.○ ‘충남에 다 있슈!’ 충남도는 관광홍보전의 슬로건을 ‘충남에 多 ISSUE’로 정했다. ‘충남에 다 있슈’로 읽히는 슬로건은 ‘우수한 관광 자원은 충남에 다 있다’는 의미를 충남 사투리 발음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구내식당을 방문해 개인 명함을 주는 모든 공무원에게 소포장 충남쌀을 제공한 뒤 이들을 충남관광 웹진의 고객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윤선 충남도 관광산업과장은 “충남의 주요 관광호텔과 리조트, 물놀이 시설 등 체류형 관광시설을 홍보해 중앙공무원과 주변 사람들을 지속적인 고객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주시는 지난달 12일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찾아 ‘전원주택 용지 안내 설명회’을 열었다. 세종시와 인접한 의당면과 정안면, 우성면, 반포면, 계룡면, 신관동, 월송동, 옥룡동 일대의 전원주택단지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아울러 공산성과 무령왕릉, 공주밤 등 공주시의 주요 관광지와 특산물을 소개하는 책자도 나눠 줬다. 공주시 상생발전사업과 관계자는 “공주는 세종시와 바로 인접한 데다 금강과 계룡산 등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이 많아 전원주택지로 제격”이라며 “앞으로 2, 3차 연속으로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마케팅은 이날 동시다발로 열렸다. 점심 식사 시간인 낮 12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는 천안시의 ‘병천 순대 시식회’가 열렸다.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천안의 별미 병천 순대는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순대 2000명 분(600kg)을 준비해 농림수산식품부 식당과 국토해양부 등 2개 부처 식당을 찾았더니 금세 순대가 바닥났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천안시는 시 승격 50주년과 천안 방문의 해를 맞아 마련한 각종 행사와 천안 국제웰빙엑스포, 흥타령 춤 축제 행사도 소개했다. ○ 이주 공무원 조기 정착 지원도 대전시는 세종시의 배후 도시라는 점을 감안해 세종시 이주 중앙공무원들의 조기 정착 지원과 마케팅 전략을 동시에 펴고 있다. 우선 시내버스 통합요금제 도입과 택시요금 일원화, 대전월드컵경기장 어린이회관 문호 개방, 세종시민의 대전생활체육회 동호회 가입, 반석역 부근 병원 진료시간 연장 등 이전 공무원의 편의를 위한 시책을 마련했다. 대전지역 숙박 및 음식점, 이·미용업소도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을 상대로 가격 할인에 나섰다. 식당과 편의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겪는 공무원들을 대전으로 끌어들이자는 게 업소들의 전략이다. 대전시 조사 결과 1차로 71개 업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들 업소는 10∼60%의 가격 할인과 차량 운행 서비스를 약속했다. 대전시는 각 업소의 서비스 내용을 정부세종청사 각 기관 홈페이지에 올렸다. 세종시에는 지난해 입주한 12개 기관(중앙행정기관 및 소속기관 각 6곳)을 비롯해 2014년까지 1실 2위원회 9부 2처 2청 등 16개 중앙행정기관과 20개 소속 기관이 입주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지금 떠나요]사색하며 토론하는 ‘대전 문학의 메카’

    가끔 2층 문학사랑방에서 들려오는 토론만 아니라면 절간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도심이지만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아 조용하기 때문이다. 건물 뒷산으로 1.5km나 이어지는 산길은 사색이 저절로 깊어질 법한 오솔길이다. 앞마당의 시비(詩碑)에 적힌 금당 이재복의 ‘꽃밭’의 중간 한 구절이 주변 풍경과 참 잘 어울린다. ‘보아라 이 한나절 다사로운 바람결에….’ 신록이 돋아나는 계절에 찾은 ‘대전문학관’의 모습이 그랬다. ○ 활기차게 피어오르는 대전문학 대전문학관은 지난해 12월 동구 용전동에 문을 열었다. 지상 2층, 지하 1층, 야외문학관에 걸쳐 1100m² 규모. ‘토지’의 박경리나 ‘혼불’의 최명희 같은 대문호가 없는 대전에서 과연 문학이란 어떤 의미일까. 문학관을 찾아가면서 내내 이런 의구심이 생겼다. 하지만 문학관을 둘러보면서 대전 문학의 활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의 문인 모임은 60여 개나 된다. 1951년 발족된 ‘호서문학’은 국내에서 꼽히는 최장수 동인지다. 문학이 작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갑남을녀의 삶의 표현양식이라고 할 때 소수 대문호의 걸작에만 집착할 바는 아니었다. 한밭, 우암, 호연재, 서포, 갑천 등의 이름을 내건 대전의 각종 문화제에서는 문학의 밤과 시화전, 백일장, 시낭송회가 열린다. 박용래, 한성기, 정훈, 대전, 호서 등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 그 열기를 돋운다. 대전 문학의 원류로는 한글창제 학자인 박팽년, 조선후기 4대 문장가인 신흠, 송자(宋子)라 칭송받는 송시열 등을 꼽을 수 있다. 조선 규방문학의 명장인 김호연재는 여성문학의 진수다. 이들의 문학 정기에 힘입어 ‘눈물의 시인’ 박용래, ‘충청시단의 선구’ 정훈, ‘의연한 선비 소설가’ 권선근, ‘둑길의 시인’ 한성기, ‘한국 50년대의 대표작가’ 최상규 등 대전의 대표 문인이 탄생했다. ‘바람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10일부터 문학관에서 막을 연 ‘작고 문인 회고전’의 이덕영, 이재복, 신정식, 박희선, 김대현, 김동직, 박명용, 김영배, 원종린, 홍희표 등 10인도 대전을 대표하는 문인이다. 문학관 전시실에서 대전 문학의 흐름과 문인들의 발자취를 알아보고 문학 체험 등을 해볼 수 있다. 박헌오 관장은 “대전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육필원고와 유품, 작품집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며 “시인 이재복의 아들인 이동영 우송대 교수가 기증한 육당 최남선의 ‘백두산 근참기’와 ‘108번뇌’ 초판본, 정지용의 ‘산문’ 초판본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많이 머문다”고 전했다. ○ 시비, 문학유적, 대청호 500리길… 대전시민이 많이 찾는 보문산 사정공원 한쪽에는 박용래 시인의 ‘저녁눈’이라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말집 호롱불 밑에 붐비다/ 늦은 저녁 때 오는 눈발은 조랑말 발굽 밑에 붐비다….’ 대전에는 이를 포함해 ‘서포 김만중 문학비’(유성구 전민동) 등 18개의 문학비가 있다. 하나씩 찾아가 문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대전문학의 진수가 한눈에 보인다.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중구 어남동)와 ‘정훈 시인 옛 가옥’(중구 대흥동) 등은 ‘문학 여행 코스’가 될 수 있다. 문학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송시열 선생을 기념한 ‘우암사적공원’이 있다. 아름다운 호반을 만끽하면서 시 한 수 지어볼 요량이라면 대전시에서 지정한 ‘대청호 500리길’을 추천한다. 문학관에서는 ‘토요일은 문학과 놀자’와 ‘꿈다락 토요 문화’ 등 창작수업을 해볼 수 있는 문화학교가 열린다. 올해 적지 않은 행사가 마련돼 있다. 우선 문학관 운영 주체인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박상언)이 한국문학관협회와 공동으로 이달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행복한 문학생활’을 주제로 ‘제1회 전국문학관대회’를 연다. 연말까지 ‘출향 문인전’ ‘명사 시화전’ ‘원로문인 회고전’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042-621-5022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24 재·보선 이후]이완구 “포스트JP? 국민이 만들어 주는것”

    “충청권의 이익을 대변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보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24 재·보선 충남 부여-청양에서 승리한 이완구 의원(63·사진)은 24일 77.4%의 지지를 얻은 것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그는 25일 충남 청양군 대치면사무소 면장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JP(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80%를 넘는 압승을 거뒀을 때는 충청권 홀대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을 때였다”며 “이번 선거는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압승해 충청권 표심의 변화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감사인사를 전하기 위해 부여군과 청양군 26개 읍면을 차량으로 모두 도는 강행군을 했다. 그는 생기가 넘쳤다. 3년 동안의 공백기를 거쳐 정치권으로 복귀한 기쁨이 묻어났다. 2012년 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 판정을 받고 10개월여 동안 투병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는 건강에 대한 부담이 없느냐는 질문에 “주치의 판단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어 괜찮다. 국회의원직과 목숨을 바꿀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다”며 활짝 웃었다. 이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지사직을 사퇴한 뒤 정치 사찰을 받고 병마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쇼를 한 것처럼 몰아붙여 큰 상처를 받았다”며 “이제라도 진심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세종시가 조기에 안정되는 데 필요한 예산과 충남도청 이전으로 발생한 부채를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학비즈니스벨트 용지 매입비의 정부 부담 등도 충청권에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라고 진단한 뒤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을 ‘포스트 JP’ 또는 ‘충청권 맹주’라고 부르거나 차기 대권 및 당권 도전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그는 “가당치 않다. 그런 높은 지위와 역할은 국민이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겸허한 자세로 현직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이제 정치인으로서 마지막 봉사 기회라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JP는 이날 이 의원의 당선인사 전화를 받고 “허허, 옛날 내 득표율에 거의 근접했더구먼”이라며 기뻐했고 이 의원은 “예의를 지켜야죠. 총재님보다는 조금 못 미치게 얻었습니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박근혜정부가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 이 의원은 “박 대통령이 3∼6개월 내에 국정방향과 틀을 명확히 잡겠다는 각오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정부는 난제를 돌파하고 창의적으로 문제 해법을 찾는 데는 미숙한 것 같다. 관료와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진 데다 긴장감과 목표의식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지난 36년 동안 경제 및 치안관료, 외교관, 도지사, 국회의원 등을 지냈지만 국정 현안을 접하면 여전히 당황스러울 때가 적지 않다”며 “‘새 정치’라는 수사만으로 정치를 시작한 안 의원은 실체가 알려질수록 국민의 실망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청양=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4·24 재·보선]이완구, 암-정치공백 딛고 3선 복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역할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누리당 이완구 당선자(충남 부여-청양)는 24일 국회의원 3선 고지에 오르자마자 “대선 승리를 위해 충청지역 곳곳을 찾아다녔다”면서 향후 정치활동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 문화의 고장이자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부여와 청양은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해야 하는 곳이다. 중장기적 청사진부터 다듬어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며 지역발전 의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 당선자는 이날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충청권의 맹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충청권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이후 사실상 대표주자가 없는 상태로 여권에선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과 정우택 최고위원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충남 홍성 태생인 그는 충남·북 지방경찰청장과 국회의원, 충남지사 등 다양한 행정과 의정 경험을 갖췄다. 친박계인 그는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계획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임기를 몇 달 남기고 지사직을 사퇴했다. 당내에서는 수정안에 부정적인 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충청의 대표 정치인’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그는 지사직을 사퇴하면서도 “견해가 달라도 당내에서 싸우는 것이 진정한 정당정치”라며 탈당을 하지 않았다. 정계 복귀를 위해 절치부심하던 그는 지난해 19대 총선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뜻하지 않은 질환으로 출마를 접어야 했다. 2012년 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에 걸려 10개월여 동안 투병생활을 했고 그해 10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곧바로 박근혜 대선후보를 지원하며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당 충남선대위 명예위원장을 맡은 그는 “박 후보는 정치적 생명을 걸고 세종시에 대한 약속을 지켰다”며 “이제 충청도 사람들도 박 후보에게 화끈한 지지를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당선자는 투병 당시 안부전화를 받는 등 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후 국무총리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고성호 기자·부여·청양=지명훈 기자 sungho@donga.com}

    • 2013-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청양군 “산부인과 의사가 없어요”

    “군(郡) 예산을 부담해서라도 산부인과 의사를 확보해야 합니다.” 22일 열린 충남 청양군의회 임시회에서 김명숙 의원은 “여성의 부인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가 (우리 군에는) 없어 인근 홍성의료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출장 진료를 하게 됐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충남 청양군에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다. 자치단체가 여성들의 부인과 진료도 보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구 늘리기 정책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산부인과 의사 한 명도 없는 청양군 인구가 3만 명을 조금 넘는 청양에는 본래부터 개인 산부인과 의원이 없었다. 여기에다 유일한 산부인과 전문의이던 청양군보건의료원 공중보건의가 18일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의료원이 산부인과를 개설하면서 명칭을 보건소에서 바꾼 1988년 이후 25년 만에 산부인과 전문의 공백 사태가 생긴 것이다. 예년 같으면 공중보건의가 제대하면 곧바로 다시 충원 받으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산부인과 공중보건의가 전국적으로 부족해 청양군은 배정을 받지 못했다. 청양군의 경우 고령 인구가 많아 폐경기 여성 관리나 자궁암 검진 등 각종 진료 수요는 커지고 있어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홍성군이나 공주시, 보령시 등 산부인과와 분만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진료를 받으러 갈 수는 있지만 오고 가는 데 2시간은 걸린다. 김 의원은 “산부인과는 임산부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주민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이 마음 놓고 진료 받을 수 없다면 군에서 시행하는 인구 증가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초빙 등 긴급 대책 꾸렸지만… 청양군은 공중보건의를 배정받지 못하게 되자 지난주부터 부랴부랴 인근 홍성의료원의 전문의를 매주 목요일 한 차례 초빙해 부인과 진료를 보도록 긴급 대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산부인과 이용자는 하루 15∼18명(3년 평균)에 주당 75∼90명이어서 하루에 진료를 소화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산부인과 의사 혼자서는 분만도 받아내기 어려운 형편이다. 분만취약지구로 지정되면 보건복지부가 분만시설 설치와 운영비로 5억 원의 국비를 지원하는데 그마저 청양군은 탈락했다. 지역 분만 수요의 30% 이상이 지역 외 분만시설을 활용하고 지역 면적의 30% 이상이 지역 외 분만시설과 거리가 1시간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양군보건의료원 관계자는 “홍성의료원에서 전문의를 초빙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고 보고 하루 더 초빙하거나 조례를 정해 주변 지역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러 나가는 경우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KAIST 30일부터 무료 인문강좌

    KAIST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인문강좌’를 30일부터 6월 4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교내 인문사회과학동 국제세미나실에서 총 6회에 걸쳐 마련한다. 이달 25∼28일 인문사회과학과 홈페이지(hss.kaist.ac.kr)에서 접수시키면 누구나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무료. 강좌의 주제는 ‘과학문명사의 발자취’. 세계 과학문명의 탄생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이 인류 문명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알아보고 한국 과학문명 발달사를 고찰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매달 무료진료-미용 ‘외국인 애로 해결사’

    14일 오후 2시 세종시 조치원읍 교리 송덕아시아교회. 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 30여 명이 몰려들었다. 치통을 비롯해 노동으로 인한 근육통, 스트레스성 위장병 등 피부색만큼이나 다양한 문제를 안은 사람들이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외국인 노동자와 이주여성만 다니는 이 교회에서는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오후 2시면 어김없이 이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박경규 목사(57)가 외국인 무료 의료 및 이미용 봉사를 하기 때문이다. 박 목사와 부인 곽희숙 씨(57)는 세종시의 외국인 노동자 및 이주여성 대부, 대모로 통한다. 교회의 문패 주변에 빼곡히 나붙은 ‘세종시 다문화 복지센터’ ‘세종시 이주노동자 복지센터’ ‘외국인 자선진료소’ 안내판들이 교회의 역할을 잘 설명한다. 박 목사는 2003년 2월 충북 청주시에 임금체불과 건강 문제를 상담해주는 외국인선교센터를 열었다. 외국인 노동자들과의 인연은 더 오래됐다. 1990년대 충북 음성에서 한 회사 공장장으로 근무할 때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면서 외국인 노동자 100여 명과 성경 공부, 애로상담을 했다. 이후 전업 전도사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돕다가 1000만 원가량의 빚을 지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2005년부터는 현재의 송덕아시아교회 자리로 이전해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박 목사의 어려움을 전해들은 세종시 전동면 송덕성결교회 이준호 목사가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배려했기 때문이다. 세종시에서 내과와 치과,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종화 이종훈 서성종 이상일 박영준 원장과 대전의 김해경 미용실 원장, 조치원읍의 홍미용실 홍동화 원장 등은 박 목사의 후원자들이다. 누가치과 서성종 원장은 교회에서 매달 20명가량을 진료하고 추가 진료가 필요하면 병원으로 오게 해 무료로 치료를 해준다. 교회에는 한 집사가 기증한 치과진료용 의자가 설치돼 있다. 미용실 원장들은 휴일인 일요일 미용기구를 들고 나오길 마다하지 않는다. 진료 서비스는 질병 치료는 물론이고 예방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이주여성은 얼마 전 진료 과정에서 자궁 외 임신 사실을 발견하고 긴급 수술을 받아 화를 모면했다.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인 카구랑간 테레시타 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근무를 빠져야 한다. 말이 안 통해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남편과 재혼하면서 현지에서 데려온 딸을 호적에 올리려니 무척 절차가 까다로워 막막했는데 교회가 공식 국적취득 과정을 도와줘 큰 걱정을 덜었다”며 “교회는 고민 해결 창구”라고 고마워했다. 박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 등이 헌금을 낼 수 있는 처지도 아니어서 교회 운영과 봉사 비용을 매번 친분 있는 교회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 세종시는 시가 지정한 다문화가족센터가 있다는 이유로 교회의 하계수련회와 연말 후원의 밤 행사 비용 일부만 지원한다. 박 목사는 “외국인 노동자 등은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장애인’이랄 정도로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며 “이들이 보다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 여건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역사비평가 박종평씨 논문 “충무공, 왜군과 싸울때 꿈과 점 활용”

    충무공 이순신 장군(1545∼1598)은 거대한 왜군을 무찌르기 위해 과학적인 전략과 거북선이라는 첨단 무기뿐만 아니라 ‘꿈’과 ‘점(占)’까지 활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무공탄신일(28일)을 앞두고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가 23일 개최하는 ‘인간 이순신 재조명’ 세미나에서 역사비평가 박종평 씨(사진)는 논문 ‘난중일기 속의 꿈과 척자점(擲字占·일종의 윷점)으로 본 인간 이순신’을 발표한다. 박 씨는 논문에서 난중일기 전체 1614일의 기록 가운데 나타난 40개와 이순신을 곁에서 지켜보았던 조카 이분이 남긴 이충무공 행록의 3개 등 모두 43개의 꿈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이 충무공은 인생의 부침이 많았던 1597년 18회(41%)로 가장 많은 꿈을 꿨다. 그해 2월 부산 출전 거부, 3월 삼도수군통제사 파직, 4월 백의종군, 5월 어머니 사망, 7월 원균 칠천량해전 패전, 8월 삼도수군통제사 복직, 9월 명량해전, 10월 둘째 아들 전사 등 길흉이 연속됐다. 충무공이 꾼 꿈은 공적인 꿈이 46.5%로 사적인 꿈(30.2%) 보다 많았다. 왜적의 침입을 예고(1592년 5월 28일, 1593년 8월 25일)하고 영의정 류성룡과 나라를 걱정(1593년 8월 1일)했다. 이순신은 사적인 꿈도 공적으로 해석하고 심상치 않으면 군대를 움직여 대비했다. 아들을 얻는 꿈(1593년 7월 29일)을 ‘포로로 잡혀간 사람이 되돌아 올 것’으로 해석했다. 꿈에 나타난 백발노인이 왜적 출현(1592년 5월 28일)을 알리자 실제로 출전을 준비했다. 충무공은 이와 관련해 “장수를 거느리고 노량 해상에 이르니 적이 과연 와 있었다”고 적었다. 충무공은 9개의 궁금증에 대해 14번의 척자점을 직접 쳤는데 그 결과는 모두 적중했다고 논문은 밝혔다. 1594년 7월 13일 영의정 류성룡의 사망설에 대해 점을 친 결과 점사(占辭)가 ‘의심하다가 기쁨을 얻는 것과 같다’고 나왔고 사망설은 머지않아 헛소문으로 판명됐다. 박 씨는 “이순신이 꿈을 해석하고 점을 친 것은 나라와 백성을 걱정해 닥쳐올 위기를 대비하고 극복하려는 목적이 강했다”며 “책임감 있는 장수이자 진인사대천명의 선비, 인간적인 모습을 지녔던 충무공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대전선병원 “다양한 환자식으로 의료관광객 더 유치”

    대전 해외 의료관광객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선병원(이사장 선두훈)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식단 개발에 나선다. 선병원은 25일 오후 6시 국제검진센터 1층 카페테리아에서 ‘외국인 환자 식단 전시회’를 개최한다. 외국인 환자 식단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초청된 다문화가족 및 유학생을 통해 가족 및 지인의 의료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전시회에서는 몽골, 러시아, 중국, 베트남, 인도, 중동, 미국 등 6개 국가 80여 가지 음식이 전시된다. 몽골 음식으로는 반시타차(찐 양고기 만두죽)와 노고타슐(채소국) 등을, 러시아 음식은 카샤(수수죽)와 블린(러시아식 팬케이크) 등을, 인도 음식은 차파티(통밀 빵)와 달(콩 수프) 등을, 중동 음식은 피타브레드(아랍 전통 빵)와 후무스(병아리콩 소스) 등을 선보인다. 환자식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음식문화 배경과 특징, 영양 지침, 조리법 등을 소개하며, 참석자들이 직접 시식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한식 코너에서는 외국인들이 비빔밥, 불고기, 삼계탕 등을 맛볼 수 있다. 메뉴별 보드판을 마련해 베스트 음식을 선정한 뒤 경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마련한다. 행사에는 유학생, 다문화가족,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해 대전시민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선병원 영양실 최인자 실장은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급증하면서 국가별 맛과 영양을 고려한 메뉴를 개발해 환자식으로 제공해 왔다”며 “이번 전시회에서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현지식의 장단점을 파악해 향후 식단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대전 ‘연리지 장애인 가족협동조합’ 정부기관 등 대상 출장 세차 사업

    대전시 장애인으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이 정부기관 등에 직접 가서 세차를 해주는 사업을 시작한다. 대전시와 발달장애인과 장애인 부모로 구성한 ‘연리지 장애인 가족협동조합’(이사장 최명진)은 23일 시청에서 ‘건강세차장’ 출범식을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이 조합은 중증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전지역 첫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지난달 말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았다. 이 사업은 발달장애인 4명과 일반인 1명 등 5명이 초음파 멸균 세차와 공기를 활용한 실내 세차 등 친환경 세차를 해주는 것. 이 세차 기술은 최근 일본과 미국, 중국에서 특허의장 등록을 받았다. 세차비는 경차 1만8000원, 소형 2만3000원, 중형 2만8000원, 대형 4만 원, RV 차량 3만5000원으로 일반 세차장에 비해 다소 비싸다. 협동조합 관계자는 “차량 보존에 도움이 되는 첨단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세차장은 정부대전청사,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 연구기관, 공장, 학교 등을 직접 찾아 출장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042-223-0420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2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전/충남]충남 홍성군 독극물 사건 1년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배양마을. 116가구의 이 농촌마을이 1년 전인 지난해 4월 20일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이 마을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마을 야산의 간이 상수도 물탱크에서 독극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청소위탁업체 직원이 물탱크를 청소하다 제초제 ‘근사미’ 300mL들이 플라스틱병 3개와 살충제 ‘파단’ 2kg들이 3봉지가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농약의 내용물은 일부만 남아 물에 이미 용해된 것으로 보였다. 일부 주민들이 복통과 가려움증 등을 호소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물탱크 주변의 높이 2m 철제 울타리 일부가 절단기로 잘린 사실을 확인했다. 홍성군은 즉각 상수도 사용을 중지하고 주민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주민 혈액검사를 실시한 결과 일부에서 농약성분이 발견됐지만 인체에 해가 없는 극히 미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경찰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범죄’이거나 원한 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있다. 500만 원의 신고포상금을 내걸고 형사 30여 명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다각적인 수사에 나섰다. 인근 지역의 농약판매점까지 뒤져 근사미 및 파단 구입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과거 마을에 살았거나 정신질환을 앓은 사람까지 범위를 넓혀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마을이장 선거와 마을회관 공사, 상수도 요금 배분 등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라 갈등 당사자들을 조사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압축했지만 물증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1년간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경찰수사를 받으면서 ‘누가 경찰조사에서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더라’는 소문이 흘러나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잦아졌다. 한 주민은 “당시 갈등을 빚었던 사람들은 지금도 마을에서 마주쳐도 서로 무시한다”고 전했다. 홍성군의 사후 조치에 대한 불만도 많다. 한 주민은 “당시 일부 주민이 건강 이상을 호소하자 홍성군이 우선 자비로 치료하면 나중에 군비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농약성분이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국과수 검사결과가 나오자 ‘농약이 건강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근거를 가지고 오라’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주민들 가운데 지난해 7∼10월 사이 숨진 70대 3명과 40대 1명은 지병이 있었지만 농약성분이 든 물을 마셔 악화됐다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 2013-04-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강성모 “테뉴어 심사 더 강화하겠다”

    KAIST 강성모 총장(68·사진)은 “교수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영어강의도 원칙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패하더라도 만회할 기회를 줘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것을 약속했다. 강 총장은 취임 50일을 맞은 17일 대전 유성구 교내 영빈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테뉴어 심사 강화는 서남표 전 총장의 훌륭한 업적 가운데 하나이고 교내 교수들의 지지도 높다”며 그 기준을 더 높여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임 총장의 영어강의 시행에 대해 적지 않은 교수와 학생들이 반대하지만 자원이 없는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면서도 “급작스러운 (전면) 시행에 문제가 있었던 만큼 보완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총장은 학교가 유능한 학생을 받은 만큼 그 책임은 학교에 있다고 했다. 학생들이 ‘칠전팔기(七顚八起)’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얘기였다. “예컨대 한 학생이 영어실력이 부족하면 집중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 (다른 과목 성적이 미진하더라도) 로봇공학에 재능이 있으면 이 부분을 집중 지원하겠다.” 강 총장은 “학생의 성적이 내려갔더라도 학교가 넓은 마음으로 학업을 장려해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일정 성적이 안 되면 등록금을 내도록 하는 현행 등록금 제도를 바꿀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총장은 KAIST의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창업특구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현재 창업보육 단계의 기업 가운데 가능성 있는 기업을 중견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개발 성과와 경영 노하우, 인재를 제공하는 ‘벤처 비즈니스 파크(VDP)’를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대전=지명훈 기자·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mhjee@donga.com}

    • 2013-04-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