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엽

조종엽 차장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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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조종엽 차장입니다.

jjj@donga.com

취재분야

2025-11-26~2025-12-26
문학/출판25%
역사21%
정치일반14%
사회일반11%
문화 일반7%
칼럼7%
정당4%
검찰-법원판결4%
인사일반4%
산업3%
  • “백혈병 엄마 위해” 일곱 살 딸의 선물

    7세 여자 어린이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수원 매화초등학교 1학년 조현아 양(7)은 23, 24일 이틀에 걸쳐 경기 수원시 팔달구 지동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어머니에게 제공할 조혈모세포를 채취하는 시술을 받았다. 성빈센트병원에 따르면 조 양의 어머니 임경란 씨(35)는 6월 29일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조 양 가족과 의료진은 임 씨에게 맞는 골수를 찾으려고 형제자매는 물론이고 대한적십자 등 관련 기관을 알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마지막 희망은 딸인 조 양으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이식받는 것뿐. 가족들은 조심스럽게 조 양에게 이야기를 꺼냈고 평소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무서워하는 조 양이었지만 선뜻 “아픈 엄마가 나을 수만 있다면 내가 조금 아파도 좋다”며 동의했다. 조 양은 조혈모세포를 증식하는 주사를 맞은 뒤 이틀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시간가량 주사기를 양쪽 팔에 꽂고 있어야 했다. 채취된 조혈모세포는 곧바로 어머니 임 씨에게 이식돼 현재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조 양은 일주일가량 집에서 쉬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조 양의 아버지인 조병광 씨(34)는 “현아가 시술을 받은 뒤 힘든 기색도 없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며 “처음에는 무서워했지만 엄마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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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카드에 마약 숨겨 밀반입

    크리스마스카드에 숨겨져 밀반입된 마약을 판매하려던 20대 남자가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PC방 종업원 황모 씨(24)를 24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멕시코에 있는 황 씨의 공범 문모 씨는 지난달 메스암페타민(히로뽕) 5g가량을 국제우편을 통해 황 씨에게 보냈다. 문 씨는 히로뽕을 크리스마스카드 종이 사이에 숨긴 뒤 카드를 편지 봉투에 넣어 한국으로 부쳤다. 마약은 다른 우편물들과 섞여 황 씨가 살고 있는 인천 남구의 한 빌라 우편함까지 배달됐다. 이 히로뽕을 2일 우편함에서 꺼내 보관하던 황 씨는 22일 오후 7시경 인천 남동구 간석3동의 길거리에서 판매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황 씨는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크리스마스를 유치장에서 보내게 됐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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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암소가 생겼어요” 우간다서 날아온 성탄 편지 外

    아프리카 우간다에 사는 14세 소년 프랭크 군에게 6일 암소가 배달됐다. 땅콩농장에서 일하며 8명의 손자손녀를 키우는 할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던 ‘소년 가장’ 프랭크 군은 결연아동목록에 ‘암소가 필요해요’라고 적었다. 프랭크의 후원자인 한국 부산에 사는 평범한 주부 정모 씨는 ‘큰맘’을 먹고 정말로 암소를 보냈다. 크리스마스인 25일 프랭크는 정 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 금융당국-KB금융 싸움 2라운드로금융감독원이 사전조사를 통해 일부 KB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부적절한 권한을 행사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금융당국과 KB금융지주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KB지주 회장 선출을 놓고 시작된 양측의 공방은 회장 선출 권한을 가진 KB금융 측이 1라운드를 주도했지만 2라운드는 감독 권한을 가진 당국이 KB금융에 칼날을 겨누며 공세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 네이버 지식iN에 리플 다는 의사들‘변비약을 먹었더니 배가 아파요’ ‘피임약을 장기복용해도 되나요?’ ‘초등학생이 소프트렌즈 끼면 각막 다쳐요?’ 건강 관련 질문부터 병원 찾기 꺼려졌던 우울증까지…. 이제 누리꾼들은 의사를 병원이 아닌 인터넷에서 먼저 만난다. 포털사이트의 ‘의사답변’ 서비스가 1년이 됐다. ■ 사기꾼에 농락당한 美백악관과 CIA2003년 12월 미국 국토안보부는 테러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한 단계 올렸다. 9·11테러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테러가 예상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것. 미국으로 오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백악관과 미 중앙정보국(CIA)을 감쪽같이 속인 이 사건의 전말. ■ WSJ “美서 잘나간 현대차, 내년엔…”현대자동차는 올 한 해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잘나가는’ 회사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연비로 판매 대수를 늘리며 점유율도 쑥쑥 높아졌다. 하지만 내년에도 잘나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이유가 뭘까. ■ 겨울방학 청소년 금융체험 프로그램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자녀에게 일찍부터 경제관념이나 재테크 개념을 심어주려는 부모가 크게 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금융권이 준비한 무료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보면 어떨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금융지식은 물론이고 합리적인 경제개념을 조기에 체득할 수 있다. ■ 송진우가 뽑은 ‘나의 잊지 못할 5대 순간’승리의 기쁨에 웃을 때도, 패배의 아쉬움에 눈물을 삼킬 때도 있었다. 프로야구의 ‘기록 제조기’ 송진우가 21년 프로선수 생활 동안 잊지 못할 순간 다섯 가지를 꼽았다. 그는 “그래도 웃었을 때가 한 번 더 많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은퇴 후 처음으로 대전 구장을 찾은 그를 만나보자.}

    • 200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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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돌프도 없고 나이도 젊지만… 우린 오늘 산타”

    24일 오후 8시경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여관 앞. “자은아, 자영아 나와라!” 갑자기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숭인초등학교 1학년 유자은, 자영(7) 쌍둥이 자매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여관에서 걸어 나왔다. 두 자매와 어머니 송모 씨(38)는 친척 소유의 이곳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다. 휴대전화 모집인으로 일하는 송 씨는 아침 일찍 자고 있는 딸들의 얼굴을 보며 일하러 나가고, 밤늦게 들어와 잠든 딸들의 얼굴을 본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여관을 관리하는 송 씨의 모친이 돌본다. “산타할아버지는 없대. 다 ‘뻥’이래. 민서가 그랬어.” “아냐 있어!” “작년에도 안 왔는걸….” “엄마, 다른 애들은 장갑도 모자도 받았다는데 왜 우리 집에는 산타가 안 와?” 18일 일찍 귀가해 쌍둥이 자매의 대화를 듣고 송 씨는 가슴 한쪽이 아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초콜릿 한 개를 선물했을 뿐이다.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겐 선물을….” 이날 자매 앞에 산타 모자를 쓰고 나타난 청년 11명이 캐럴을 불렀다. 자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들은 삼성-동아일보 열린 장학금을 받은 대학생, 고교생들로 구성된 ‘해피투게더 봉사단(해투봉) 단원들이다. 이날 37명의 학생이 세 팀으로 나눠 서울 종로구와 성북구의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 12가구에 작은 선물을 배달했다. 아이들이 받고 싶어하는 선물은 부모들을 통해 미리 알아냈다. “지난 1년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해서 할아버지가 왔어요.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숙제할 때는 숙제만 하기로 약속할 수 있어요?” “네!” 하얀 수염을 붙이고 산타 복장을 한 채 숨어 있던 해투봉 단장 권지훈 씨(20·한양대 컴퓨터공학과 2년)가 나타나 자매에게 말했다. “와∼ 진짜 있었네”라며 놀라던 자매는 산타할아버지와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권 씨는 털모자와 털장갑을 선물했다. 노지희 씨(21·이화여대 3년)는 풍선으로 꽃과 강아지 모양을 만들어 자매에게 선물했다. 김영롱 씨(20·서울교대 2년) 등은 ‘루돌프 사슴코’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 원호정 양(18·서울 용화여고 2년)은 나무젓가락에서 하트모양 무늬가 갑자기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인 뒤 품속에서 하트 모양 종이를 꺼내 자매에게 건넸다. 어머니 송 씨는 “주변에 취객도 많고, 아이들이 침울해질까 걱정이었는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니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젊은 것 같아요.” 강수진 양(계동초 6) 민석 군(〃 3) 남매는 이날 종로구 가회동 집 앞 골목에서 ‘해투봉 산타’들을 만났다. 수진이 남매는 유전성 하지마비를 앓고 있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인 수진이네도 크리스마스 선물은 꿈도 못 꿀 처지다. 민석 군은 산타 역을 맡아 ‘자석 보드’를 선물한 최일호 군(경성고 3년)에게 “루돌프는 어딨냐”고 물어 최 군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해투봉 단장 권 씨는 산타 수염을 뗀 뒤 “저도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 받았고, 일찍부터 산타할아버지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제가 산타가 돼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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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갑 의원 1년6개월 구형

    검찰은 24일 ‘국회폭력’ 사태와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이동연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1심 공판에서 검찰 측은 “강 의원은 국회의원의 직무와 아무 관계없는 이유로 국회 방호원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국회 사무총장실 등을 찾아가 폭언을 하는 등 국회의 업무를 방해했으며 공공연히 난동을 부려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이같이 구형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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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마구마구’게임 마해영 진필중 이름 못쓴다

    박정태 주형광 진필중 오철민 최태원 임선동 위재영 이정훈 지연규 오봉옥 마해영 홍현우 최익성. 온라인게임 ‘마구마구’에 등장하는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들의 캐릭터들이다. 이 게임 사용자들은 이제 게임에서 이들의 이름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전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마해영 등 은퇴한 프로야구 선수 13명이 온라인게임 마구마구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아 달라며 CJ인터넷을 상대로 낸 성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21일 밝혔다. 200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CJ인터넷의 마구마구는 1982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인 박철순부터 최근까지 1000여 명의 실제 선수기록 데이터를 사용해 사용자들에게 사실감을 불러일으킨 온라인 야구게임으로 ‘2009 프로야구’의 타이틀 스폰서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CJ인터넷은 사적인 영리 추구를 위해 야구선수들의 이름을 무단 사용했다”며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신청인들의 성명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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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비야 씨 1억원 월드비전 기부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은 전 국제구호팀장 한비야 씨(52·사진)가 자신의 수필집 ‘그건 사랑이었네’의 인세 1억 원을 월드비전에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기부금은 아프리카 수단 남부지방의 긴급 식수사업과 한 씨가 시작한 ‘세계시민학교 지도밖행군단’에 사용된다. 세계시민학교 지도밖행군단은 2007년 여름 한 씨가 SK 광고료 1억 원을 기부하며 시작된 청소년 캠프로 매년 여름에 열린다.}

    •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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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님복장 남성 커터칼로 자해 소동

    18일 한명숙 전 총리의 체포영장이 집행되던 도중 현장에서 스님 복장을 한 남성이 자해를 시도하는 해프닝이 일었다.이날 오후 12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 2층 회의실에서 검찰의 영장 집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마친 한 전 총리가 이사장실로 들어간 뒤 스님 복장을 한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회의실과 이사장실 사이 통로에 나타났다.이 남성은 "정의를 위해 왔다" "한 총리는 검찰에 가지 마시라" 라며 한 전 총리 지지자들 사이에 서 있었으나 곧 한 전 총리가 있는 이사장 실로 다가가다 재단 직원 등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했다. 이 남성은 곧 승복 어디선가 문구용 커터칼을 꺼내 오른손에 쥔 뒤 자해를 시도했으나 관계자들이 이 남성의 팔과 몸을 붙잡고 말려 실패했다. 이 남성은 관계자들에 의해 옆방으로 끌려가면서도 "야이 도둑놈들, 너희들이 법을 집행하는 놈들이야"라고 외쳤다.이 남성은 오른손 중지 끝 부분에 작은 상처가 났으며 약간의 출혈로 그쳤다. 이 남성은 기자의 질문에도 자신의 법명이나 속명을 밝히기를 거부했다.조종엽기자 jjj@donga.com한 전 총리 체포영장 집행 도중 스님복장 남성 자해}

    • 20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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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임진강 참사, 사망자 잘못” VS “국민관심 잠잠하자 발뺌”

    ▶ 水公은…‘임진강 참사’ 희생자 보상을 둘러싸고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수공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수공은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조정에서 대리인을 통해 “유족 측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조정비용은 유족 측이 모두 부담한다”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수공은 답변서에서 “당시 임진강의 급격한 수위 상승은 북한 측의 무단 방류로 발생한 것으로 천재지변과 유사한 사고”라며 “수공이나 연천군에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수공이 운영하던 경보설비 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수위정보 등이 다른 경로로 연천군에 전달된 이상 재난방치 조치는 연천군의 업무에 속하므로 수공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공은 “이경주 씨 등 5명은 물놀이가 금지된 모래섬에서 보트나 구명조끼 없이 야영했으며 낚시객 김대근 씨는 강 가운데 바위 위에서 낚시를 했다”며 “사망자들의 잘못으로 초래된 사고”라고 규정했다.이에 앞서 유족들은 9월 6일 북한이 황강댐을 예고 없이 방류해 임진강 임진교 하류에서 야영하던 이경주 씨 부자 등 6명이 불어난 물에 휩쓸린 참사와 관련해 보상협의가 지연되자 “수공과 연천군은 유족들에게 모두 36억7555만 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신청을 냈다.▶ 유족은…답변서를 접한 유족들은 “천재지변 운운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족 대표 이용주 씨(48)는 “사고 당일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경보 기준 수위 3m를 넘어선 것은 오전 3시경으로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수공 담당직원과 연천군청 담당자에게 경보를 알리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하류의 희생자들을 대피시킬 시간이 충분했다”고 반박했다. 이 씨는 “당시 비가 오지 않아 사고 전날 밤까지만 해도 물은 매우 얕았다”고 덧붙였다.경찰 조사 결과 당시 경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수공 직원 송모 씨(34)가 4일 임진강 필승교 수위관측소 원격단말장치를 교체한 뒤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송 씨는 사고 직전까지 모두 26차례나 통신장애를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또 당일 수공 당직자 임모 씨(28)는 사고 전날인 5일 밤 근무 규정을 어기고 서울에서 친구들과 당구를 쳤으며 연천군의 전화를 받고 뒤늦게 현장에 나가 임진강 수위가 상승한 사실을 육안으로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연천군청 당직자 고모 씨(40)도 종합상황실 내 필승교 수위 전광판과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았다.임진강 참사로 남편 이경주 씨(38)와 아들 이용택 군(9)을 잃은 김선미 씨(36)는 “수공은 사고 뒤 ‘통상의 보상금과 특별위로금(보상금의 60%)을 지급한다’고 유족들과 합의했다”며 “국민의 관심이 잠잠해지자 후안무치하게 아예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과 수공 측은 내년 1월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2차 조정에 들어간다. 조정에 실패하면 정식 재판에 들어간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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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교육 1번지,방송대]TV·인터넷은 물론 휴대전화로도 원격 수강

    방송대는 개교 이래 37년 동안 4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국민의 평생 교육을 담당해왔다. 방송대의 교육은 어떻게 이뤄질까? 방송대는 국내 유명 대학 교수진이 집필한 전문 교과서를 바탕으로 과목에 따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원격 강의와 출석수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 출석수업과 원격매체 활용해 전천후 교육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인 방송대는 TV, 오디오, 멀티미디어, 웹 등 다양한 원격 매체를 활용해 질 높은 원격교육을 제공한다. 방송대에는 모든 강의 콘텐츠가 저장된 아카이브인 ‘러닝온디맨드(LOD·Learning on demand)’ 시스템이 구축돼 학생들이 인터넷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강의를 다시 학습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휴대전화를 강의 매체로 활용하는 모바일 러닝(U-KNOU서비스)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전체 강의의 95%를 휴대전화로 수강할 수 있다. IPTV 강의(실시간방송, VOD서비스)도 제공한다. 원격 강의라지만 관리는 철저하다. 과제물은 온라인으로 받고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인터넷 등에서 보고서를 구매해 자신이 쓴 것인 양 제출하는 등의 편법은 꿈도 꿀 수 없도록 과제물을 질적으로 세세히 관리하고 있다. 원격 교육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방송대는 대면 교육(출석수업)을 병행해 학습효과를 높이고 있다. 학기당 3과목 이내의 교과목을 8시간씩 지역대학의 강의실에서 수강할 수 있으며 기말고사 등 시험은 반드시 출석해서 봐야 한다. 2009학년도부터는 출석수업이 4학년까지 확대됐다. 방송대는 전국 13개 지역대학과 33개 시군학습관을 보유하고 있어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학사 관리도 철저하다. 방송대는 교수-학생 간 상호 작용을 확대하는 ‘튜터링’ 제도와 신입생, 편입생 중도 탈락을 줄이고 학습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멘터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튜터’는 학습 지도와 상담, 논문 지도 등을 하는 학습 도우미다. 멘터는 먼저 학습을 시작한 선배들로 후배들에게 각종 학습 경험과 정보를 제공한다. 또 2007년부터 업무 종합 정보 시스템, 종합 상황 시스템, 정보 상담 콜 센터를 차례로 개설해 학생들의 컴퓨터 사용도 원격 지원하고 있다.○ 졸업생도 재입학, 등록금도 저렴 방송대가 교육의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이 학위를 받는 대학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방송대는 신입생 비율(40%)보다 편입생 비율(60%)이 높다. 편입생 4명 중 1명은 대학 졸업자로 매년 1만5000∼2만 명의 학사학위 소지자가 입학한다. 대학졸업자가 자기 계발을 위해 다니는 대학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자기계발과 자아발전을 위해 입학했다는 학생(33%)이 학사학위를 얻기 위해 입학했다는 학생(18%)보다 많았다. 방송대 재학생의 80%가 직업이 있다. 분야도 다양해 회사원 32.6%, 교원·교육행정 9.1%, 공무원 7.7%, 의료 4.4%, 정치언론예술 등 1.9%, 자영업 5.1% 등이다. 방송대는 직장에 다니며 새로운 전문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최근에는 졸업생의 재입학도 증가 추세다. 방송대를 졸업하고 다시 입학한 졸업생은 2004년에 2945명이었는데 2009년에는 3790명으로 늘었다. 방송대의 장점에 반해 졸업 뒤 다른 학과에 다시 입학하는 ‘방송대 마니아’들이 늘고 있는 것. 방송대 관계자는 “송영길 민주당 국회의원도 방송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학과에 재입학했다”고 말했다. 방송대는 등록금도 매우 저렴하다. 설립 목적이 고등교육 기회 확대에 맞춰진 데다 주로 원격 매체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에는 학부 18학점 기준 인문계 34만3800원, 자연계 36만8800원에 불과하다. 대학원은 6학점 기준 124만1000원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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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자원公, 경보 장비 늘리고 24시간 비상대기

    6명이 희생된 임진강 참사는 북한의 황강댐 방류가 1차적 원인이었지만 경보 시스템만 잘 작동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 9월 6일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의 수위가 경보 발령 기준을 넘어선 것은 오전 3시경이어서 경보만 울렸더라면 하류에 있던 사람들이 대피할 여유가 있었다. 늦었지만 참사 이후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경보체계를 보강했다. 임진강 무인홍수경보시스템은 참사 이틀 전 이미 통신 장애가 생긴 상태였다. 사고 이후 수공은 임진강 필승교 수위의 측정 자료를 보내는 원격단말장치(RTU)와 경기 연천군 군남면 수공 군남홍수조절지 사무소에 있는 경보시스템 서버를 고장에 대비해 각각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또 임진교, 북삼교, 삼곶리, 단풍동 등 4곳에 설치돼 스피커를 통해 수위 상승 때 대피 안내방송을 해주는 경보 설비도 각각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사고 당시 군남사무소에는 야간 재택근무제로 당직자가 없었다. 이후 수공은 군남사무소 당직실에 1명이 반드시 근무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14일 0시 반 기자가 군남사무소에 예고 없이 방문했을 때에도 당직인 임진강건설단 박우양 차장이 근무하고 있었다. 박 차장이 들여다보는 수위 관측 서버 모니터는 필승교 수위를 2.06m라고 표시했다. 박 차장 옆에는 각각 군 28사단, 연천군, 한강홍수통제소로 바로 연결되는 핫라인 전화 3대가 참사 이후 새로 설치돼 있었다. 기자가 군으로 연결되는 수화기를 들고 필승교 수위를 묻자 당번 사병은 “현재 수위는 레이더 기준 2.08m”라고 답했다. 당직실 내 마련된 경광등과 경보도 제대로 작동했다. 연천군청에는 임진교 북삼교 등 주요 다리의 수위가 중계되는 폐쇄회로(CC)TV가 있었지만 참사 당시 연천군은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은 뒤에야 강물이 불어난 사실을 알았다. 연천군은 사고 전보다 당직자를 1명 늘려 5명이 야간에 근무하도록 했다. 14일 오전 1시경 연천군청 야간 당직실을 기자가 예고 없이 방문한 결과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겨울임에도 5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국토해양부는 “건설 중인 군남홍수조절댐의 본체 공사를 2010년 6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며 “군남댐이 완공되면 북한의 황강댐이 붕괴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연천=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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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사건 그 후] 北 임진강 방류 참사

    남편-아들 잃은 유가족 3명 현장 처음 찾아 오열“아빠가 꿈에 고기 사줬어” 49재 날 딸의 말에 통곡 차에서 내리자마자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켰다. 청주 석 잔에 절 두 번. 방향도 없이 모래톱 위에 북어 한 마리를 놓고 두 번째 절을 하던 부인들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어이 하나, 가지 말라고 할 것을, 불쌍한 우리 남편, 불쌍한 우리 아들….” 김선미 씨(36)가 통곡했다. 한지연 씨(40)와 이경화 씨(38)도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13일 오후 경기 연천군 미산면 임진교 하류 2km 지점 모래섬. 97일 전인 9월 6일 오전 5시 반경 이곳에서 이경주 씨(38)와 아들 용택 군(9), 서강일(40) 백창현(39) 이두현 씨(40) 등 5명이 텐트를 치고 야영하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댐 방류로 불어난 강물에 휩쓸렸다. 하류 비룡대교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김대근 씨(39)도 떠내려갔다. 수마는 이들을 사랑하는 가족과 갈라놓고 말았다.용택 군의 어머니인 김 씨, 서 씨의 아내 한 씨, 백 씨의 아내 이 씨는 사고 뒤에도 현장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남편과 자식이 마지막 머물렀던 곳인데 한 번은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이날 참사 현장을 처음으로 찾았다.“겨우 이만큼인데, 이것을 못 건너다니….” 넓고 평화로운 모래섬에서 부인들이 가슴을 쳤다. 사고 당시에는 강둑까지 수십 m 거리에 거센 물살이 흘렀지만 지금은 물이 발목에도 차지 않을 정도로 얕고, 강물 폭도 좁은 곳은 7m 정도에 불과했다. 흐르는 눈물을 진정시킨 이들은 임진강물을 향해 “용택아, 한솔 아빠” “우택 아빠” “창현 씨”라고 짤막하게 고인들의 호칭을 불렀다. 사건이 난 지 100일이 다 돼 가지만 남은 가족들의 고통은 갈수록 심하다. 김 씨는 손님을 보고 웃을 자신이 없어 1년 가까이 하던 제과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남편들의 직장이던 택배회사 동료들이 자주 안부 전화를 걸어왔지만 이들은 거의 만나지 않는다. 부인들끼리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자주 통화하며 서로를 달랬다.서 씨 아들 우택 군(12)은 사고 뒤 외상성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아버지 서 씨는 우택 군을 아이스박스에 태워 강가로 밀어내 살린 뒤 자신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우택 군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지켜봤다. 우택 군은 “아빠가 엄마한테 나를 선물로 줬나보다”하고 어른스러운 척 하다가도 갑자기 표정이 침울해지며 운다고 한다.“강물은 말랐는데 눈물은 마르질 않아…”아빠 보낸 열두살 아들 악몽에 피 나도록 발등 긁어수자원公“사망자도 과실” 보상금 아직도 줄다리기 우택 군은 사고 뒤 한동안 피가 나도록 양 발등을 긁었다. 딱지가 떨어지기도 전에 긁어 다시 피가 나는 일이 반복됐다. 하룻밤에도 몇 번씩 “물이 빠졌잖아, 아빠…”라고 잠꼬대를 하다 깨는 일이 잦았고 싸우는 꿈도 자주 꿨다. 예고 없이 댐을 방류한 북한에, 아무도 구하러 오지 않았던 데 대해 자주 화를 냈다. 의사는 “우택이에게 분노가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치료를 시작한 한 달 전부터는 그래도 잠을 잘 자 다행”이라고 말했다. 우택 군의 여동생(9)은 “언제 아빠가 가장 보고 싶냐”는 심리 상담사의 질문에 “지금요”라고 답했다.아홉 살 용택 군과 남편을 함께 잃은 김 씨는 “남편과 찍은 사진은 그대로 탁자 위에 놨는데 아들과 찍은 사진은 차마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지막 일기장, 장난감, 태권도복 등 아들의 물건은 장롱 속 깊은 곳에 넣어 놨다. 김 씨는 “친지들은 버리라고 하지만 절대 버릴 수가 없다”며 “늙어 죽을 때까지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의 큰 딸인 한솔 양(12)은 아버지의 사십구재일 아침 “아빠가 어젯밤 꿈에 나와 맛있는 고기를 사주고 갔다”고 말해 김 씨의 가슴을 무너지게 했다. 이경화 씨와 사망한 남편 백 씨는 고향이 충남 청양군 장평면으로 한동네 친구여서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다. 백 씨는 2000년 추석 고향에 왔다가 오랜만에 만난 이 씨에게 “아직 결혼 안 했으면 나에게 시집오라”고 말했다. 둘은 그해 12월 결혼했다. 17일이 결혼 9주년. 지난해 전세금 7000만 원에 저축한 돈과 대출을 합해 1억5000만 원가량의 내 집을 마련한 상태였다. 다른 가족들도 형편은 비슷하다. 이 씨는 “사고 전날인 토요일 ‘잘 다녀올게’라며 떠났는데 그대로 이별이었다”며 “여기 있는 아내들은 아무도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세간에는 유족들의 보상금 지급이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 각기 1억 원가량의 가지급금만 받은 상태다. 유족들은 9월 10일 한국수자원공사 측과 장례일 7일 이후부터 3개월이 지나기 전 보상금과 특별위로금(보상금의 60%)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수공은 임진강은 야간 야영금지 구역으로 사망자에게도 과실이 있어 그 과실비율만큼 보상액에서 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사망자에 따라 4억여 원부터 9억여 원까지 총 36억여 원의 보상금 지급을 요구하는 조정신청을 냈고 16일 법원의 1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유족 대표 이용주 씨(48)는 “고인들은 수자원공사의 경보 시스템만 작동했더라도 살 수 있었다”며 “평생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야 하는 어머니의 처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연천=조종엽 기자}

    • 2009-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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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공노 압수수색 정보 사전유출 내사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하는 등 불법 정치활동을 벌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옛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이 파악돼 검찰이 수사정보 사전 유출 가능성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14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전공노는 서울영등포경찰서가 1일 오전 6시경 서울 영등포구 소재 본부 및 서울지부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을 때 주요 서류와 컴퓨터는 물론 홈페이지 및 e메일 데이터 등이 담긴 캐비닛 형태의 서버를 미리 치운 상태였다. 경찰은 압수수색 당일 전공노 전산 담당자가 수사관들이 모두 돌아간 것으로 착각해 서버를 사무실로 다시 가지고 들어오는 것을 붙잡아 조사한 끝에 숨겨둔 서버를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은 전공노가 미리 압수수색 정보를 알고 대비한 것으로 보고 수사정보 유출 경위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법원 관계자가 압수수색 영장 발부사실을 전공노 측에 알려줬거나 경찰 수사팀 내부에서 보안이 샜을 가능성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편 서울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전공노 조합원들에게 민주노총 주최 집회에 참석하도록 독려한 혐의(국가공무원법 위반)로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 등 전공노 간부 3명을 불러 조사했다.전성철 기자 dawn@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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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생 101명 ‘섬마을 소녀’ 서울대行

    전남 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거리인 신안군 도초도. 이 섬의 유일한 고교인 도초고가 1978년 개교 이래 최고의 경사를 맞았다. 3학년 문가영 양(18)이 처음으로 서울대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2010학년도 서울대 인문계열 수시모집(지역균형선발)에 합격한 문 양은 11일 합격 축하 전화를 받으며 연방 함박웃음을 지었다. 문 양의 합격은 사교육 한번 받지 않은 ‘섬마을 학생’의 쾌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나온 ‘토종’이 서울대에 합격한 것은 문 양이 처음이다. 도초고는 전교생이 101명으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학생은 19명. 3000여 명이 사는 도초도에는 학원은커녕 변변한 문방구조차 없다. 문 양은 중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목포의 학원에서 한 달간 영어, 수학 강의를 들어본 게 사교육의 전부다. 문 양은 “인터넷 공부방을 뒤지고 EBS 강의를 들으며 부족한 학과 공부를 보충했다”며 “인터넷으로 영자신문을 읽고 CNN 뉴스를 들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남매 중 넷째인 문 양의 부모는 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자녀 3명을 대학에 보낼 정도로 교육열이 높다. 문 양은 “영어나 중국어 관련 전공을 공부해 유니세프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11일 서울대가 발표한 수시모집전형 합격자 2030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 비율은 67.9%(1378명)로 지난해 71.6%(1336명)보다 줄었다. 반면 과학고 출신은 19.4%(393명)로 지난해 17.7%(330명)보다 늘었으며 외국어고 출신도 7.1%(144명)로 5.1%(96명)였던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군(郡) 지역 출신 합격자는 146명(7.2%)으로 지난해보다 2.8%포인트 늘었으며 광역시 출신 합격자는 561명(27.8%)으로 1.4%포인트 줄었다. 합격자 배출 고교는 지난해 807개교에서 879개교로 72개교가 늘었다.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의 합격자 배출 고교 수는 126개교로 지난해 30개교보다 96개교가 늘었으며, 충북 괴산고 등 최근 3년 동안 고교 3학년생 합격자가 없었던 10개 군 10개 고교에서 1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신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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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참 나쁜 유부남

    “내가 아내에게 알리면 너도 간통죄로 감옥 간다.” 회사원 A 씨(24·여)는 자신과 교제하던 유부남 정모 씨(41)의 협박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A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2년 PC방에서 게임을 하다 정 씨를 처음 만났다. 정 씨는 자신을 미혼이라고 소개했다. A 씨는 2003년부터 그와 사귀기 시작했고 교제한 지 5년이 다 된 지난해 5월에야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정 씨에게 헤어지자고 하자 정 씨는 “교제 사실을 당신 어머니와 가족에게 알리겠다”며 되레 협박했다. A 씨가 계속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정 씨는 올 4월 퇴근하는 A 씨를 세 차례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회사에 알려 못 다니게 하겠다”고 겁주고 성폭행했다. “네가 나를 배신할 수 있느냐”며 길거리에서 마구 때리고 바닥에 쓰러뜨려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협박은 도를 더해갔다. 정 씨는 A 씨를 성폭행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잠든 A 씨의 나체 사진을 찍은 뒤 “사람들이 금방 알아볼 수 있지 않겠어? 30장이 넘는데 스타가 되는 것 멋지지 않겠어?”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A 씨의 휴대전화로 이를 전송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강신엽)는 10일 정 씨를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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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빙간음, 무죄…무죄…

    헌법재판소가 11월 26일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법원 항소심에서 이 죄로 기소당한 이들에게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승호)는 4일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백모 씨(30)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헌재의 혼인빙자간음 위헌 결정으로 법률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했고, 범죄가 성립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유부남인 백 씨는 여성 정모 씨(29)와 혼인할 뜻이 없었는데도 2007년 5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처음 든 여자다. 결혼을 허락해 주지 않으면 다른 여자와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정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은 정 씨는 백 씨와 잠자리를 함께했다. 백 씨는 정 씨의 가족을 만나 결혼할 사이라고 인사를 하고 서울 강남구의 한 빌라에서 정 씨와 수개월간 동거를 하는 등 2008년 7월까지 1년 넘게 정 씨를 속였다. 사실을 알게 된 정 씨에게 고소당한 백 씨는 9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백 씨는 잘못을 뉘우치며 피해를 보상하기로 한 점이 참작돼 실형을 피할 수 있었지만 선고 뒤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한편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홍성주)는 4일 사기와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씨(43)에 대한 항소심에서 혼인빙자간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김 씨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이 없다”며 “그러나 돈을 편취한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유부남인 김 씨는 이모 씨(36)에게 “아내가 바람이 나서 이혼을 했다. 결혼하자”고 속인 뒤 2006년 12월∼2007년 1월 3차례에 걸쳐 호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47)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박 씨는 평소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최모 씨(49)에게 “결혼하겠다”고 속인 뒤 2008년 1∼5월 5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최 씨의 돈을 빼돌린 혐의(사기)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내렸다. 대검찰청은 지난달 헌재가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직후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1심에 계류 중인 경우에는 공소 취소, 항소심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무죄를 구형하도록 일선 검찰청에 지침을 내려보냈다. 한경환 서울남부지법 공보판사는 “항소심 무죄 판결뿐 아니라 과거 유죄 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남부지법에도 2004년 혼인빙자간음과 사기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사건, 1990년 혼인빙자간음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가 들어왔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 2009-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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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인빙자간음 항소심서 무죄판결 잇따라

    헌법재판소가 11월 26일 혼인빙자간음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뒤 법원 항소심에서 이 죄로 기소당한 이들에게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 중에는 여성의 가족에게까지 결혼할 사람이라며 인사를 하고 1년 넘게 총각이라고 속이며 성관계를 맺은 유부남도 있다. 서울남부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승호)는 4일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백모 씨(30)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헌재의 혼인빙자간음 위헌 결정으로 법률이 소급해 효력을 상실했고, 범죄가 성립하지 않아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유부남인 백 씨는 여성 정모 씨(29)와 혼인할 뜻이 없었는데도 2007년 5월 서울의 한 모텔에서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처음 든 여자다. 결혼을 허락해주지 않으면 다른 여자와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거짓말을 하며 정 씨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이 말을 그대로 믿은 정 씨는 백 씨와 잠자리를 함께 했다. 백 씨는 정 씨의 가족들을 만나 결혼할 사이라고 인사를 하고 서울 강남구의 한 빌라에서 정 씨와 수개월간 동거를 하는 등 정 씨를 2008년 7월까지 1년 넘게 속였다. 사실을 알게 된 정 씨에게 고소당한 백 씨는 9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백 씨는 잘못을 뉘우치며 피해를 보상하기로 한 점이 참작돼 실형을 피할 수 있었지만 선고 뒤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이에 앞서 부산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홍성주)는 4일 사기와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 씨(43)에 대한 항소심에서 혼인빙자간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김 씨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 조항이 없다"며 "그러나 돈을 편취한 사기 혐의는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유부남인 김 씨는 이모 씨(36)에게 "아내가 바람이 나서 이혼을 했다. 우리 결혼하자"고 속인 뒤 2006년 12월∼2007년 1월 사이 3차례에 걸쳐 호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재판부는 이날 혼인빙자간음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씨(47)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박 씨는 평소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최모 씨(49)에게 "결혼하겠다"고 속인 뒤 2008년 1∼5월 5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가진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최 씨의 돈을 빼돌린 혐의(사기)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내렸다. 검찰은 헌재 위헌 결정 뒤 혼인빙자간음죄로 수사가 진행 중인 고소사건은 무혐의 종결 처리하고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공소를 취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공소 철회가 불가능해 이처럼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 한경환 서울남부지법 공보판사는 "항소심 무죄 판결 뿐 아니라 과거 유죄 판결에 대한 재심 청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남부지법에도 2004년 혼인빙자간음과 사기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사건, 1990년 혼인빙자간음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재심 청구가 들어왔다"고 말했다.부산=윤희각기자 toto@donga.com조종엽기자 jjj@donga.com}

    •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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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관을 차로 친 혐의 민노총 조합원, 법원 “도주우려 없다” 영장기각 논란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검문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피의자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해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일 오후 3시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민주노총 사무실 건물 앞에서 철도노조 집행부를 검거하려고 검문하던 박모 순경(31)을 카니발 차량으로 친 혐의로 민주노총 조합원 김모 씨(36)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 이동연 판사는 3일 이를 기각했다. 이 판사는 “불심검문은 범죄 혐의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 김 씨는 철도노조와 아무 관계가 없었고 검문 장소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들이 있는 건물이 아니라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길이어서 적법하지 않았다”며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도 없어 김 씨 영장을 기각했다”고 말했다. 한경환 공보판사는 “심문 결과 김 씨는 동승자를 내려주려고 서행하고 있어 고의가 없던 것으로 판단됐고 차량이 박 순경을 스쳐 지나간 정도여서 거의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병원에 간 박 순경은 외상없이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민주노총 건물 안에 체포 대상자들이 있었고, 또 다른 체포 대상자가 건물로 들어가려는 것인지를 확인하려 했던 것이므로 검문은 정당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경찰들이 30m 앞에서 경광봉으로 정지 신호를 보냈지만 김 씨는 차량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냈다”며 “박 순경을 친 뒤 5m가량 더 진행해 멈춘 것으로 볼 때 김 씨가 고의로 그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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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의 빛 찾은 18명 “아산테 사나” 연발

    “저는 에밀리 완자예요. 여덟 살 때 왼쪽 눈을 다쳐 시력을 잃었어요. 고향은 케냐 이시올로 시(市)예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서쪽 언덕 위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매일 제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제 꿈은 변호사입니다.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고 반에서 1등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오른쪽 눈마저 점점 흐려지고 칠판의 글자가 안 보이더니 2월부터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실명했다고 변호사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선생님이 말해줬지만 저는 다시 앞을 보고 싶습니다. 다시 석양을 바라보고 싶고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눈을 맞추고 싶어요.” 1일 아프리카 케냐 케리초 시 케리초지역병원에서 만난 완자 양(13)은 기자에게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완자 양은 전날 13시간 동안 덜거덕거리는 버스를 네 번이나 갈아타고 해발 5200m인 ‘케냐 산(山)’ 능선을 지나 케리초에 왔다. 어릴 때 다친 왼쪽 눈이 안 보이는 완자 양은 2월 백내장으로 오른쪽 눈마저 시력을 잃었다.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어머니가 버는 돈은 한 달에 30달러가 안 된다. 완자 양이 수술을 받으려면 교통비 등을 합쳐 최소한 100달러 이상이 든다. 6명의 아이를 먹여 살리기에 벅찬 부모는 완자 양의 수술을 포기한 상태였다. 저개발국가 아동구호단체 월드쉐어의 ‘아프리카에 희망의 빛을’ 지원자로 결정된 완자 양은 백내장 수술을 무료로 받기 위해 케리초에 왔다. 월드쉐어는 2007∼2008년 100여 명의 소말리아 아동에게 백내장 수술을 지원했다. 내전 격화로 소말리아 활동이 제한되자 올해부터 케냐 아동 지원을 시작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인 주천기 교수가 집도를 맡았다. 주 교수는 백내장 수술만 2만 건 이상 집도한 베테랑이다. 저개발국 실명예방 단체인 사이트세이버(Sightsaver)에 따르면 영양 부족과 비위생적인 환경, 부족한 물 등으로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 명의 아이가 실명한다. 1분에 한 명꼴로 시력을 잃는 셈이다. 16세 이하 실명 아동은 1400만 명 정도로 98%가 저개발국에 산다. 아동 실명의 39%는 백내장 탓인데 대부분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는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다음 해에 수술비용의 1500%까지 환자의 경제적 생산력이 높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이날 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그나마 행운아였다. 소말리아 난민인 이스탈린 후세인 모시 양(10)은 케리초 병원까지 왔지만 백내장에 변성이 생겨 수술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수술을 받지 못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 수술 받는 걸 무서워하자 “너희들이 두렵다는 그 수술을 진심으로 받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전 11시경 시작된 18명의 수술은 오후 6시경 끝났다. 세상의 빛을 다시 찾게 된 아이들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 수술이 진행되던 날 케리초 전역에는 반가운 비가 내려 큰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케냐의 대지를 적셨다. 수술 다음 날인 2일 아이들이 안대를 풀었다. 시력을 회복한 아이들은 병실에서 시력 측정표를 보며 뛸 듯이 기뻐했다. 양 눈을 수술 받은 살레시오 말리 군(8)은 뛰어다니고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며 놀았다. 말리 군은 기자를 똑바로 바라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쪽 눈을 수술 받은 마우린 체켐모이 양(18)도 “다시 일을 해 가족의 생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산테 사나(고맙습니다라는 뜻의 스와힐리어)”를 연발했다. 수술을 받은 아이들 가운데 완자 양만 안타깝게도 수술이 성공하지 못했다. 완자 양의 오른쪽 눈은 빛을 인식할 수 있게 됐지만 수정체 외에 망막에도 문제가 있어 색과 형태를 완전히 보는 데는 실패했다. 완자 양은 케리초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기로 했다. 주 교수는 “고가의 장비로 추가 수술을 해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완자 양은 “포기하지 않고 꼭 시력을 되찾아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케냐시각장애인협회(KSB) 회장 줄리아나 키바수 씨는 “안약 나눠주기 등을 하고 있지만 케냐의 실명 아동은 수십만 명에 달한다”며 “케냐 인구는 3800만 명인데 안과의사는 83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안과의사가 3000명이다. 월드쉐어는 이날 시가 4000만 원 상당의 안과용 항생제 소염제 등을 케리초 병원 등에 기증했다.케리초=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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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중앙대 용산병원, 이사해야 할 판

    서울 용산에 있는 중앙대 용산병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1부(부장판사 장진훈)는 코레일이 중앙대 용산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 등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토지와 건물 일체를 인도하고 미지불 임차료 18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중앙대와 코레일 측의 임대차 계약이 2007년 완료됐으므로 중앙대는 토지와 건물 등을 넘겨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1만885m² 규모의 용산병원은 1907년 철도국 전용 용산동인병원으로 개원해 철도병원으로 운영되다가 1984년부터 중앙대 법인이 시설을 임차해 종합병원으로 운영해 왔다. 코레일은 인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의료종합시설 계획이 포함돼 있다는 등의 이유로 2007년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지했지만 중앙대가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자 같은 해 12월 소송을 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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